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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핸들을 고치면, 행복한 두 바퀴 술술 굴러가요”
-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서울시 양천구 신월6동 행정복합타운에는 ‘닥터 자전거’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는 40세 이상 중장년들이 주민의 자전거를 무상으로 정비·점검해준다. 닥터 자전거는 어떻게 탄생했고, 그곳의 닥터는 어떤 사람들일까. 창립 멤버인 손현건(65)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20년 중견기업체 임원으로 은퇴한 손현건 씨는 1년간 국내와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며 취미 생활인 스쿠버다이빙을 즐겼다. 원 없이 노는 시간을 보내고 난 후 인생 2막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거주지 근처에 있는 양천50플러스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양천50플러스센터에서 동년배분들을 만나보니 봉사활동이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인생 2막을 의미 있게 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도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었으나 남들보다 특출나게 잘하는 분야가 없고,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참 스스로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느꼈어요.” 자전거 만나 봉사활동 꿈 이뤄 손현건 씨는 지난해 양천50플러스센터에서 ‘자전거 정비학교’ 1기 교육 과정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자전거 정비학교에서 수강생들은 자전거 안전·법률·정비에 대한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받았다. “대학교 때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자동차정비기사, 산업안전기사, 품질경영기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자동차와 자전거의 원리가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이해가 잘되고, 공부를 할수록 흥미롭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따로 공부해서 자전거 정비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자전거 정비학교 교육을 수료한 12명 중 손현건 씨를 포함한 5명이 뜻을 모아 봉사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바로 ‘닥터 자전거’다. 그해 12월 양천50플러스센터에서 커뮤니티성과공유회 ‘다누리 데이’ 행사를 열었는데, ‘닥터 자전거’도 수리 자전거 판매 부스로 참여했다. 손현건 씨는 준비 과정에서 건강상의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자전거 점검에 대한 열의 또한 더욱 커졌다. “양천지역자활센터에서 방치된 자전거 5대를 기증받았고, 그것을 우리가 점검·수리해 행사장에서 팔기로 했어요. 자전거 수리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물청소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심장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심근경색증 증상이 나타난 거죠. 그날이 토요일이었는데 다행히 운 좋게 스텐트(금속 그물망) 삽입 시술을 받았어요. 그리고 퇴원 3일 뒤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가 잘 수리되어 주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죠.” 그 이후 ‘닥터 자전거’ 회원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좀 더 확대하고자 했다. 이에 양천50플러스센터에서 운영하는 보람일자리 사업에 신월6동 주민센터가 수요처로 참여하여 주민센터 옆 공간에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양천50플러스센터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보람일자리 활동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중장년이 스스로 모든 과정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행복이 넘치는 닥터 자전거 신월6동 행정복합타운의 ‘닥터 자전거’는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됐다. 다른 사람들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했고, 손현건 씨와 이인철 씨 2명이 일을 시작했다. 여기에 자전거 정비학교 2기 수료생 3명이 추가되면서 현재는 5명이 닥터로 일하고 있다. 닥터 자전거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근처 아파트에 3000세대 넘게 거주 중인데, 자전거에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면 주민들은 자전거를 끌고 방문한다. “우리 동네에는 자전거를 정비해주는 곳이 없어요. 그래서 자전거를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주민들이 그런 자전거를 끌고 오면 저희는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바퀴에 바람을 넣어줄 뿐 아니라 체인도 청소하고, 브레이크도 잘 들게 해주고, 안장 높이도 조정해줍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자전거의 문제점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게다가 이 모든 것이 무료이니 주민분들이 상당히 고마워하죠.” 주민들이 ‘닥터 자전거’의 서비스에 감동하는 만큼, 닥터들도 주민들의 반응에 뿌듯함을 느낀다. ‘닥터 자전거’ 공간은 천막이 쳐져 있지만 협소하고 더위와 추위를 피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구슬땀을 흘리며 자전거를 열심히 봐주는 닥터들을 보면서 주민들은 감사 인사를 한 번이라도 더 하고, 먹을 것도 소소하게 챙겨준다고 한다. “QR코드를 통해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결과지를 보면 ‘기대 이상의 점검을 받았다’면서 칭찬 일색이에요. 그런 후기를 볼 때마다 뿌듯하고 보람을 느껴요. 주민분들의 칭찬과 격려가 제 삶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손현건 씨의 목표는 닥터 자전거의 성장이다. 2025년에는 서울시 ‘따릉이’ 정비 점포인 ‘따릉이포’ 사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따릉이포 지원 자격은 자전거 수리 점포 운영 기간이 3년 이상이며, 정비 환경 기준을 갖춰야 한다. 그는 ‘자전거’의 의미에 대해 “보람일자리를 하게 해준 존재”라면서 “재밌으니까 자전거 닥터 일을 할 수 있는 거다.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 2024-01-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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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례 비용서 재산 분할까지, 알아야 할 재산 상속 상식
- 상속을 ‘사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재산이 많아도 문제, 적어도 문제, 없어도 문제, 빚만 남아도 문제일 수 있다. 게다가 남은 사람들은 아픈 가족의 병간호에만 힘쓰다가 어느 날 황망한 일을 겪고, 상까지 치르게 된다. 어렴풋이 알던 상속 절차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몰라 황당한 일까지 겪기 일쑤다. 이번 호에서는 시니어들이 궁금해할 만한 몇 가지 상속법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장례 부담 비용은 어떻게 나눌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장례 비용에 관한 문제가 가장 먼저 발생한다. ‘마지막 가시는 길이니 좋은 것으로 해드려야지’ 하는 마음에, 또는 정신이 없어 장례식장에서 얘기하는 대로 알겠다고 하면 장례 절차가 끝난 후 날아온 청구서에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부의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의금은 부의금대로 나누면서 장례 비용은 장남이 내라는 등의 황당한 주장을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비슷한 다툼이 많았던지 판례도 다양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의금은 누구에게 얼마나 들어오든 관계없이 일단 장례비로 먼저 충당되어야 한다. 부의금이란 장례비에 먼저 충당될 것을 조건으로 조문객들이 증여하는 금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의금의 총합계액이 장례 비용보다 많다면 어떻게 할까? 상속인은 장남, 장녀, 차남이 있고, 장남의 손님이 낸 부의금이 400만 원, 장녀의 손님이 낸 부의금이 200만 원, 차남의 손님이 낸 부의금이 400만 원으로 부의금은 총 1000만 원이고, 장례 비용은 500만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장례 비용 역시 부의금 비율대로 4:2:4로 나누어 장남, 장녀, 차남의 부의금으로부터 200만 원, 100만 원, 200만 원을 충당하고, 남은 200만 원, 100만 원, 200만 원을 각각 장남, 장녀, 차남이 가져가면 된다. 상속재산의 분할 방법은 무엇일까? 장례 절차가 끝났다면 고인의 상속재산을 나눌 차례다. 유언장이 있다면 그대로 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결국 공동상속인 간 협의를 통해 진행한다.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법원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게 된다. 유언장을 공정증서로 남겼다면 유언공정증서에 기재된 유언 집행자가 유언공정증서를 가지고 바로 상속등기를 하는 등 내용을 집행할 수 있으므로 비교적 수월하다. 그러나 자필 유언장의 경우 유언 집행자를 지정하지 않으면 공동상속인 전원이 유언 집행자가 되기 때문에 문제가 복잡해진다. 유언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은 공동상속인이 협조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공동상속인 전원을 상대로 유언효력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판결받은 후 단독으로 유언에 따른 등기 등 집행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참고로 유언에 공증을 받는 경우는 그 효력에 거의 문제가 없지만, 자필 유언이나 말로 하는 유언(구수 유언)의 경우 유언으로 인정받기 위한 법적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유언의 효력이 부정되기도 한다. 번거롭더라도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을 권한다. 끝끝내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 재산분할심판의 단골 주제는 특별수익과 기여분이다. 아들이 결혼할 때는 집을 사줬는데 딸에게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으니(아들의 특별수익이 발생) 상속재산은 딸이 더 받아야 한다거나, 병든 노모를 둘째가 모시고 첫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둘째의 기여분 발생) 상속재산은 둘째가 더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흔히 발생한다. 상속을 포기하고 싶을 때는? 많은 빚을 상속받을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인이 재산을 전혀 남기지 않았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상속을 포기하면 되지만, 고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있는 등 상속받을 재산의 가액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라든가, 근저당권이 설정된 아파트가 있는 등 채무와 자산이 모두 있는 경우에는 한정승인을 선택할 수 있다. 상속 포기는 상속인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여 고인의 재산과 채무를 일절 상속받지 않는 것이지만, 한정승인은 고인으로부터 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채무를 갚는 것이다. 상속 포기와 한정승인은 모두 고인의 사망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한다. 고인의 빚을 3개월이 지난 다음 알게 됐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특별한정승인’ 신고를 해야 한다. 다만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했다는 내용을 소명해야 특별한정승인 신고가 수리된다.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법적 지식도 부족하고 도움받을 길도 부족하다. 때문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미성년자일 때 비록 알았거나, 법정대리인이 단순승인을 한 경우에도 성년이 된 후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2022년 미성년자 빚 대물림 방지법인 민법 제1019조 제4항이 신설됐다. 사망보험금과 실버타운 보증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고? 사망보험금은 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고인)가 사망할 경우 그 사망보험금을 수령하는 사람(보험 수익자)이 누구로 지정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보험 수익자를 단순히 ‘법정상속인’으로만 지정했거나, 특정 1인을 명시하여 지정하는 등 어느 경우에도 사망보험금은 그 수익자의 고유재산이지 상속재산이 아니다. 보험 수익자를 보험계약자 자신(고인)으로 지정한 경우에는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해당한다. 다만 위의 예는 사망보험금에 한정된다. 고인의 사망 전에 지급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 고인의 보험 중도해약 환급금, 교통사고 가해자로부터 지급받은 보상금은 상속재산에 해당된다는 점을 유의하자. 실버타운 보증금 역시 본인이 사망했을 경우 보증금을 반환받을 자로 지정된 자는 그 보증금을 고유재산으로 취득하는 것이지 상속재산으로 취득하는 것이 아니다. 이쯤 되면 상속재산과 고유재산을 구별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상속재산은 고인이 사망한 후 그의 재산을 상속인들이 상속분에 따라 나누어 가진다. 즉 상속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고 한정승인이나 상속 포기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에도 속한다. 반면 고유재산은 상속의 법리에 따라 수령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계약에 따라 수령 권한이 있다. 고유재산으로 분류되는 사망보험금과 실버타운 보증금은 상속재산 분할의 대상도 아니고, 이를 수령한다고 하여 한정승인이나 상속 포기를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아직 끝이 아니었다, 유류분청구 유류분청구소송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재산을 유리하게 가져간 상속자를 상대로 나머지 상속자들이 유류분 권리를 주장하는 소송이다. 고인이 생전에 상속인들에게 증여한 ‘모든 재산’까지 유류분반환청구 대상이 된다.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다. 상속인이 태어났을 때부터 고인이 사망했을 때까지 행해진 모든 증여, 즉 통상의 학비보다 비싼 유학비, 사준 자동차, 결혼할 때 해준 집, 가끔씩 준 목돈이나 생활비 등이 모두 끄집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생전에 아버지가 아들에게는 집을 사주고, 딸에게는 전세보증금만 주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유류분반환청구 과정에서 산입되는 총재산은 ‘집의 시가+전세보증금’이다. 그리고 그 재산의 가액은 고인의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집과 같은 경우에는 KB시세 등으로 해당 시점의 시가를 확인할 수 있고, 현금을 준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정해진 비율을 곱하여 계산한다. 그러면 딸은 여기서 얼마나 유류분을 가져갈 수 있을까? (계산의 편의상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시고 상속인이 아들과 딸만 있다고 가정하겠다.) 딸이 가져갈 수 있는 유류분은 ‘(집의 시가+전세보증금)/4’다. 만약 이 금액이 본인이 이미 가져간 전세보증금보다 많다면 그 차액을 청구할 수 있다. 유류분 비율에 따라 산정한 금액보다 전세보증금을 이미 많이 받았다면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은 없다. 유류분반환청구권은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 사실을 안 때부터 1년 안에, 또는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10년이 지나기 전에 반드시 소송으로 제기하여 청구해야 한다. 때문에 고인의 사망 후 10년까지는 덜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유류분청구 가능성, 더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유류분청구를 당할 위험이 있는 셈이다. 다만 유류분에 대해서는 “재산 형성 과정에 기여가 없고 불효나 불화 등으로 관계가 악화된 자녀들에게 재산이 무조건 귀속되도록 강제한 현행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해 헌법에 반한다”는 등의 비판이 있다. 헌법재판소에 유류분 규정에 관한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청구도 10건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고, 아예 민법 개정으로 유류분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도 커지고 있다.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증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사망 전 1년간 증여한 경우에만 그 대상이 되지만, 고인과 제3자가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한 경우, 즉 이 증여를 하면 상속인들이 받아갈 것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증여를 한 경우에는 1년 전에 증여한 경우에도 가액산정의 대상이 된다.(민법 제1114조) 형제의 상속세를 대신 납부했는데, 돌려받을 수 있을까?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상속된 상속세 산출세액을 그 상속인이 받을 재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을 각자가 상속세로 납부할 의무가 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 그런데 이 납부 의무는 연대 의무라서, 공동상속인들 각자는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상속세에 관하여도 자신이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 납부할 의무가 있다. 쉽게 말하자면 과세관청은 공동상속인 중 누군가가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는다면 다른 상속인들에게 미납 상속세의 납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형제 중 한 명이 납부하지 않으면 가산세를 물 수 있어 상속인 중 형편이 나은 사람이 상속세를 미리 납부하고 골머리를 앓는 일이 종종 있다. 만약 형이 대신하여 상속세를 내준 경우, 형은 동생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하여 위 돈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부당이득반환채권은 형이 상속세를 납부한 날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되므로 반드시 그로부터 10년 안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하자. 상속 문제는 간단해 보이지만 변호사들도 헷갈릴 만큼 어려운 법적 분야다. 더 큰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잘못된 정보로 괜한 오해를 하지 않도록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
- 2023-05-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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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후 아파트 인테리어, “알아서 해주세요” 하지 말아야
- 60세 전후의 나이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자녀가 출가했거나 할 예정으로 아파트 인테리어를 바꿔볼까 고민하고 있는가? 세상에 인테리어 업체는 많은데, 지나치게 많아서 어디를 찾아가야 할지 ‘멘붕’이 왔는가? 당신이 궁금해할지 모를 질문을 인테리어 업계 현직자에게 대신 물어보고, 그들의 조언을 정리했다. 도움말 김정경 프리랜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정현 디자인에이드 대표, 손웅익 건축사, 정민우 스페이스베이스 디자이너 Q 신뢰할 수 있는 인테리어 업체, 어떻게 선별하면 좋을까? A 창호 교체, 바닥 교체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부분 공사는 직접 발품을 팔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만약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수준으로 진행하고자 한다면 우선 온라인 검색을 통해 업체를 선별해내기를 권한다. 이때 회사의 업력, 그동안 맡았던 프로젝트와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정확한 방법이다. 원하는 이미지와 가까운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지, 그러한 형태의 공사를 진행한 적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공사 계약 시 추후 진행 프로세스, A/S 기간 등을 확인한다면 인테리어 공사를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다. (정민우 스페이스베이스 디자이너) A 지인에게 소개받기를 추천한다. 최근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사람이라면 더욱 좋다. 해당 업체에서 공사한 지인의 집을 방문해 완성도를 직접 확인하고, 지인으로부터 비용과 공사 진행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에 대해 듣는다면 앞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파트 상가에 있는 인테리어 업체를 선택할 생각이라면, 두 군데를 골라 각각 상담을 받아보자. 가격에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는 업체 대표와 소통이 잘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의뢰인을 존중하고 요구사항에 대해 정확한 이해와 대안 제시가 가능한 곳으로 선정하자. (손웅익 건축사) A 업체 선정은 제품을 고르는 것과 같다. 온라인으로 회사 몇 곳을 검색해보고, 회사 홈페이지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공사 후기를 살펴보자. 후기를 보면서 함께 체크해야 할 것은 포트폴리오다. 어떤 공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과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 가늠하려면 포트폴리오를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서너 곳으로 추리고 나면 직접 만나 나와 말이 통하는지 알아봐야 한다. 업체의 주장이 너무 강하면 원하는 작업을 하기 어렵기 때문. 이외에도 사업체가 실제로 있는지, 상담할 때 받은 명함의 주소지에 회사 혹은 매장이 있는지 꼭 확인해야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할 수 있다. (김정현 디자인에이드 대표) A SNS를 많이 참고하자. 요즘 인테리어 트렌드와 각 회사의 특장점, 고유의 디자인을 내세워 홍보하기 때문이다. 디자인뿐 아니라 시공 사진을 확인할 수 있고 A/S까지 가능한 업체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정경 프리랜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Q 견적서를 더욱 빠르고 자세히 받아보려면 어떻게 상담에 임해야 할까? A ‘알아서 해달라’는 말은 금물이다. 희망하는 분위기와 비슷한 사진 자료를 보여주면 업체가 인테리어의 방향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작업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둬야 한다. 섀시나 싱크대 교체, 단열공사 여부, 레이아웃 변경 등의 요소에 따라 작업 범위, 견적 비용 편차가 커지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수전은 어떤 회사의 어느 제품을 사용하고, 세면대나 변기 등 위생도기는 어떤 브랜드의 것을 사용할지 결정해도 좋다. 구체적으로 요청할수록 빠르고 정확한 견적을 받을 수 있다. (김정현 디자인에이드 대표) A 희망하는 작업 범위, 예산 규모가 명확해야 한다. 화장실을 예로 들면 화장실 도기만 교체하고 싶은지, 타일까지 교체하고 싶은지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료 사진도 준비하기를 권한다. 인터넷에서 보거나 잡지에서 찾은 사진 등 업체와의 원활한 소통을 도울 수 있는 자료라면 어떤 것이든 좋다. 그러나 도면이나 3D 제안서를 받기 전까지는 대략적인 금액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실질적인 견적서 내용은 디자인 작업에 들어가고, 형태나 마감재의 종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정민우 스페이스베이스 디자이너) A 함께 살 가족 간에 디자인에 대한 의견 조율부터 마치고 상담에 임해야 한다. 또 전체 공사에 들일 수 있는 예산, 공사 범위, 시공 기간에 대해서도 결정을 마친 상태여야 한다. 디자인의 경우 인터넷이나 인테리어 책자에 실린 사진을 따로 찍어뒀다가 상담할 때 보여주면 시공자와 의견 접근 및 조율이 쉽다. 붙박이 가구를 제작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위치와 크기, 디자인, 재료, 색상 등에 대한 의견을 취합한 뒤 상담받기를 권한다. (손웅익 건축사) [TIP] 시중 ‘몇 평에 얼마’ 맹신은 금물 같은 규모의 아파트라도 설비의 노후 상태나 고장 정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시공 인건비와 자재값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또 원하는 디자인에 따라서도 공사 금액이 달라져 다른 집의 비용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출처 ‘예산 따라 선택하는 30PY 아파트 인테리어’(주택문화사) Q 인테리어를 계획할 때 아파트 연식에 따라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A 연식에 따라 벽체의 형태가 다르다. 오래된 아파트는 시멘트 벽돌 등으로 쌓아 만든 조적 벽체로 새로운 평면 구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신축 아파트(타워형)는 경량 벽체가 대부분이라 자유롭게 공간을 배치할 수 있다. 또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수리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설비 난방이나 화장실 방수 등은 공사를 진행할 때 새로 교체하거나 보수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어진 지 15년이 넘었다면 수리와 보수에 초점을 두고 공사를 진행하기를 권한다. 방수 설비의 경우 공사 규모가 커서 부분 진행이 불가능하므로 한 번에 전부 진행해야 한다. 이때는 신식 아파트에 비해 평당 비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정민우 스페이스베이스 디자이너) A 연식이 10년 이상인 아파트는 배관과 배선 점검이 필요하다. 또 인테리어 공사는 진행 과정에서 상황에 따라 추가 공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는 최초 예상 공사보다 추가되는 공사도 많아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손웅익 건축사) Q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 우선순위에 따라 타협이 필요한 순간이 생긴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타협해도 되는 부분과 안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예산이 적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적당히 골라서는 안 된다. 디자인, 특히 인테리어에서는 더 그렇다. 굳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면 집의 전체적인 인상을 좌우하는 주방과 거실, 현관은 타협하지 않도록 하자. 조명, 창호는 한번 공사하면 수정하기 힘들다. 설계 단계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가구처럼 나중에 설치할 수 있는 것들은 힘을 빼고 추후에 설치하거나, 아예 뒷순위로 미루는 것이 좋다. 쉽게 공사하기 힘든 바닥, 천장, 조명, 창호 등을 먼저 구성해놓은 뒤 가구와 부가적인 요소들은 천천히 채워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정민우 스페이스베이스 디자이너) A 사람이 항상 거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미적인 면도 고려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실제로 살 때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번 작업하면 바꾸기 힘든 요소, 예를 들어 단열공사 같은 공정은 타협하면 안 된다. 거주하다가 시간이 흘러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번거롭지만 변경이 가능한 작업(페인트 컬러, 도배지 등의 마감재)은 어느 정도 타협의 여지를 열어둘 수 있겠다. (김정현 디자인에이드 대표) Q 한번 해놓고 나면 뒤집기 어려운 인테리어, 리모델링 공사. 최대한 만족스럽게 진행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A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삶의 패턴이 어떠한지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집에 있는 동안 주로 어디에 머무는지, 혹은 손님이 자주 오는지 등의 조건에 따라 리모델링의 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 그래서 먼저 내 삶의 패턴을 살펴보고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의 방향성을 구체화해야 최대한 후회 없는 인테리어 공사를 마칠 수 있다. (김정현 디자인에이드 대표) A 인테리어 공사 중 디자이너의 제안에 귀를 기울여보자.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각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업체를 선정할 때부터 리모델링을 마칠 때까지 의뢰인과 디자이너 사이의 다른 시각을 원활하게 조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정민우 스페이스베이스 디자이너)
- 2023-05-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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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기능사, 70대까지 현역 생활 문제 없어”
- 정진광(64) 씨는 50대 중반부터 7년째 아파트 기전기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이전에 의료장비 무역회사에서 기술사업부 엔지니어로 오래 일했다. 전기·기계 등 다방면으로 능숙해야 하는 직업이었기 때문에 경력을 인정받아 기전기사로 어렵지 않게 취업했다.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그 역시 선임인 전기안전관리자를 목표로 하면서 전기산업기사나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했다. 이에 앞서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 정 씨는 “경력이 없는 사람은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지만, 사실 기능사 자격증만 있으면 잘 알아주지 않는다”고 현실을 짚었다. 정진광 씨는 격일제로 근무하면서 자격증 필기시험 공부를 했다. 야간에 혼자 동영상을 보면서 약 5개월간 독학했다고. 그는 “전부 다 암기 과목인데 자꾸 까먹어서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수학 문제는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기시험은 평소에 하던 일이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진광 씨는 아파트 기전기사로 취업하기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경쟁률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이라고. 30대의 젊은 나이에 일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KT전화국에 다니다가 정년퇴직한 사람도 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파트 기전기사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수전 설비, 배수 설비 등은 물론 정전이 났을 때 발전기 수리, CCTV 및 인터폰 민원도 해결해야 한다. “한마디로 아파트 기사는 맥가이버가 되어야 해요. 거기다 관리소 안에 있을 때는 입주민 민원 전화를 받고 처리하는 일도 하죠. 야간에 특히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데, 층간 소음, 담배 냄새 등 사소한 민원이 많아요. 경비나 아파트 소장보다는 직접적이지 않으니 덜하겠지만 저희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마음의 수양이 덜 된 사람은 버티기 힘들어요. 주민들과 싸우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정진광 씨는 아파트 기전기사는 중장년이 하기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추천했다. 노동력이 강하게 요구되는 직업이 아니면서 안정적인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얘기했다. “저는 현재 반장으로 월 300만 원 가까이 받고 있어요. 주 40시간 일하고, 격일제로 일해서 결국 한 달에 보름 근무하는 건데 300만 원 버는 것이면 적은 돈이 아니죠. 퇴직금, 연차도 다 있고, 공휴일에 쉬는 것도 장점이에요.” 그렇다면 전기와 관련된 전공자가 아니거나 경력이 없다면 기사 일을 하기 어려울까. 이에 대해 그는 “문과를 나와도 손재주가 있고 습득력이 빠른 사람들이 있다. 현장에서 부딪혀보고 자신한테 맞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70대 진입을 앞둔 정진광 씨는 현재 고민이 많다. 선임이 되면 70대까지 일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전문 분야를 전기 쪽으로 살릴지 기계 쪽으로 살릴지 고심하고 있다. 정 씨는 최근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 수첩을 받았다. 900세대 아파트에서 근무 중인 정진광 씨는 내년부터 선임 자격을 갖는다. “이 아파트에서 5년 동안은 선임으로 과장급 대우를 받는 거예요. 5년이 지나면 저도 70대인데 그 사이 전기기사나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자격증을 따야 할 것 같은데 아직 고민 중입니다. 이 일을 하다가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서 아파트 소장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 2022-05-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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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일자리로 찾은 황혼 인생 2막
- 활기찬 노후 정착을 위한 노인 일자리 사업이 더욱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환경 미화나 교통 지도를 하는 공익활동형 일자리를 넘어 사회 서비스형, 시장형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가 등장했다. 음식 정기 배송, 농산물 재배, 취약계층 돌봄 등 보다 다양해진 일자리 현장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삶의 활력을 찾은 두 번째 청춘들을 만났다. 하나금융그룹의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중장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만 60~64세의 60%는 70세가 넘어도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통계청이 공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1000만 명이 넘는 장래 근로 희망자 중 70~74세는 79세까지, 75~79세는 평균 82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와 같은 이유로 대부분 은퇴 이후에도 근로 의욕을 드러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책이 바로 ‘노인 일자리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고령층에 제공되는 일자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지역사회 공익 증진을 위한 ‘공익활동형’(공공형)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를 참여 대상으로 하며, 주로 노노케어(건강한 노인이 병이나 다른 사유로 도움을 받고자 하는 노인을 돌보는 일), 학교 급식 지원, 도서관 등 공공시설 봉사활동을 한다. 10~12개월간 하루 3시간, 월 30시간 이상 활동하면 한 달에 27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 서비스형’은 만 65세 이상 참여할 수 있고 복지시설, 보육시설, 금융기관 등에서 10개월간 월 60시간 이상 활동한다. 급여는 근로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월 71만 원 정도의 활동비를 받는다. 참여자 인건비를 일부 보충 지원하고 추가 사업소득으로 운영하는 ‘시장형’은 식품 제조·카페와 같은 소규모 매장, 아파트 및 지하철 택배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근로 수익금에 따라 활동비를 배분한다. 다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계 급여 수급자나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 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자, 정부 부처나 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타 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인 자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 서비스형’ 2021년 우리나라는 2조 6000억 원의 예산으로 82만 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 중에서 73.8% 정도가 공공형 사업이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참여자 평균 연령은 77세 수준으로, 참여에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 않은 주거환경 개선이나 스쿨존 안전 지킴이 등 단순한 활동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최근 변화하는 노인의 특성과 경력을 활용하는 사회 서비스형과 시장형 일자리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삼척시니어클럽은 사회 서비스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희망을 담는 빨래바구니’를 운영 중이다. 장애인, 독거노인,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을 방문해 대형 빨래를 수거하고 세탁해 집으로 배송해준다. 이외에도 필요한 생필품이나 상비약을 주문받아 함께 전달하고, 가스·수도·전등 수리 및 가스 누출 점검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세탁이 불가한 낡거나 보온성이 떨어지는 이불은 무료로 교체해주기도 한다. 백창석 강원도 일자리국장은 “빨래방 서비스와 더불어 생필품 구매 대행과 우유 배달을 진행해 취약계층 어르신과 지역사회의 연결고리를 하나 더 만든 셈”이라며 “통합 생활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발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1월 16일 사회 서비스형 노인 일자리 ‘방역지원 사업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재택치료 원칙으로 전환되면서 재택치료자·자가격리자 증가에 따른 일선 방역 현장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사업단의 주요 업무는 재택치료 키트, 자가격리 물품 점검·배달 및 지역사회 방역 등 지자체와 보건소가 수행하는 포괄적인 방역 현장 지원이다. 방역수칙과 개인정보보호 교육을 통해 노인 일자리 참여자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고, 재택치료자의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예정이다. 주철 복지부 노인지원과 과장은 “재택치료 키트 배달 등 방역 현장 지원이 절실한 지금, 노인 일자리 방역지원 사업단은 건강하고 경험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역량을 사회에 환원해 국민의 안전에 이바지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어르신과 함께 키워나가는 ‘시장형’ 구로시니어클럽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장형 일자리 사업으로 주택가 한복판에 꽃송이버섯 재배 농장을 마련했다. 서울도시주택공사가 매입한 임대주택을 활용해 ‘시티팜’을 운영한다. 집 전체가 버섯 생육장이다. 여기서 자라는 꽃송이버섯은 암세포를 억제하는 베타글루칸 성분을 다량 함유해 항암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습도와 온도에 민감해 생장 요건이 맞지 않으면 금방 죽어버리는 탓에 키우는 과정이 꽤 까다롭다. 이곳에 근무하는 어르신들은 비치된 기계에 배양액을 채우고, 방 안에 고루 퍼지도록 버섯의 위치를 바꿔주는 등 생육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일을 한다. 다 자란 버섯을 수확하고 무게별로 포장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수익은 어르신들의 급여와 관리 유지비, 재료비 등으로 사용된다. 때문에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양임순 구로시니어클럽 관장은 “신생 사업이라 판로 확보를 위해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식당, 대형마트 등 직접 발로 뛰며 납품 계약을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꽃송이버섯은 원래 1kg당 10만 원에 거래될 정도로 고가지만, 중간 유통 과정이 없어 시중가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로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담아드림’ 역시 시장형 일자리 사업 중 하나다. 담아드림은 샐러드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자재 마트에서 직접 장을 봐 신선한 재료로 매일 아침 샐러드를 만든다. 재료를 깨끗이 씻어 말리고, 껍질을 까거나 고기를 삶는 등 하나하나 어르신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포장과 배송도 다 이들의 몫이다. 샐러드 종류는 아보카도, 훈제오리, 닭가슴살, 새우, 게살, 버섯 등이 있다. 가격은 5000~6000원으로 시중의 다른 가게들보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어르신들은 제작 및 포장팀과 배송팀으로 나뉘어 주 2~3회 근무한다. 현재 인근 관공서, 공공기관과 가산디지털단지를 판매 지역으로 정해두고 있다. 양 관장은 “시장형 일자리는 어르신들이 일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면서 “앞으로도 어르신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현장 근무자들의 말말말 희망을 담는 빨래바구니 유을자(65) “원래 보험 설계사 일을 했어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본사에서 영업소를 축소하는 바람에 근무 지역이 멀어져 직장을 그만두게 됐죠. 구직 활동을 하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알게 돼 신청했고, 참여자로 선정됐을 땐 다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어요. 지금은 한 달에 총 12일, 하루 5시간을 일해요. 수거한 이불을 빨아서 생필품과 우유를 함께 배달하고, 도움이 필요한 집을 선정해 이불을 교체해요. 혼자 사는 어르신을 보면서 나중에 나도 더 나이 들었을 때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 일 같지 않죠. 그래서 진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드리려고 노력해요. 몸은 바쁘지만 사회에 도움 되는 좋은 일이니,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담아드림 조규숙(68) “일자리 모집 공고를 지역 소식지에서 발견했어요. ‘아, 이거다!’ 싶었죠. 자식들도 다 커서 집에 아무도 없는데,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으면 심심하잖아요. 많으면 100인분가량의 샐러드를 만들 때도 있는데, 아침부터 재료를 손질하려면 전쟁터예요. 특히 훈제오리나 닭가슴살은 기름기를 일일이 다 빼고 알맞은 크기로 잘라야 해서 굉장히 손이 많이 가죠. 그래도 소스나 재료를 어디에 배치하면 좋을지 의논하면서 메뉴를 발전시키는 재미가 있어요. 출근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같이 일하는 언니들과 중간중간 이야기도 하고, 바쁘게 움직이니 운동도 되는 것 같아요. 삶의 활력소를 찾은 셈이죠.” 시티팜 최수자(80) “꽃송이버섯에 대해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효능을 알고 나니 좋은 농산물을 재배한다는 자부심이 생겼어요. 출근하면 버섯 보며 잘 잤냐고 말도 걸어보고, 비닐이 구겨져 있으면 일일이 손으로 펴주기도 하죠. 시간이 지날수록 손주 보듯 사랑으로 돌보게 된달까요. 판로 확보가 중요하다 보니 책임감을 갖고 어떤 요리에 넣어 먹으면 맛있을지 개발해보는 등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월급으로 가족들에게 선물을 한다거나 용돈을 줄 수 있어서 좋아요. 얼마 전에는 손주에게 시계를 선물로 사줬는데, 기뻐하는 아이를 보니 굉장히 뿌듯하더라고요.” 시티팜 송현순(65) “집에 있으면 겉모습에 신경 쓰기보다 편하게만 있게 되는데, 여기 나오고부터는 얼굴에 화장품도 찍어 바르고, 눈썹도 그려보면서 관리를 하게 돼요. 아무래도 밖에서 사람들과 만난다고 생각하면 신경을 안 쓸 수 없더라고요. 불면증이 있었는데 열심히 활동하니 잠도 잘 오고, 좋은 배양액을 덩달아 맞아서 그런지 피부가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전체적으로 제 삶이 윤택해졌죠. 저도 얼마 전에 손주가 입학한다고 해서 책가방을 선물로 사줬어요.”
- 2022-02-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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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은 영원하지 않아서 더 아름답다”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
- 16년간의 방송작가 생활을 정리하고, 서른아홉 살에 가드닝 공부를 위해 영국 유학길에 올랐던 오경아(55) 디자이너는 한국으로 돌아와 정원과 식물 디자인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정원과 식물에 관한 다수의 책을 출간했으며, 현재는 속초에서 정원학교를 운영 중이다. 최근 ‘식물 디자인의 발견’을 출간한 그녀를 만나 정원의 가치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신간 ‘식물 디자인의 발견’은 정원생활 입문자를 위해 쓴 지침서다. 오래전부터 출간 리스트에 담겨 있던 책을 올해 드디어 출간했다. “흔히 정원의 식물은 키우는 존재로 생각할 뿐, 디자인적 가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식물도 예술처럼 색, 형태, 질감, 식생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한 디자인적 접근이 필요하다. 책의 108가지 식물은 직접 길러보고 디자인에 적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선정했다. 정원생활 입문자들이 꼭 알았으면 싶은 내용을 정리했다. 대중에게 어려울 수 있는 식물 디자인을 쉽게 풀어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탈고는 오래전에 했는데, 입문자가 보기에 너무 어려울 것 같아 몇 번의 수정을 통해 지금의 책이 나올 수 있었다.” 탄탄한 커리큘럼을 갖춘 수업처럼 책은 식물 디자인의 가치부터 시작해 디자인에 필요한 미적 요소와 더불어 자생 조건 등 식물과 관련한 과학적 지식을 쉽게 전달한다. “식물 디자인은 복합적인 아트다. 색감, 형태, 질감과 같은 미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자생 조건이나 계절별 특징을 잘 알아야 한다. 하지만 입문자가 처음부터 이 모두를 고려할 수 없기에, 처음엔 색 조합을 신경 쓰면 좋다. 색의 조합을 고려한 옷차림처럼 화단을 만들 때 색감의 조합을 고려하면 좋다. 미술관이나 패션쇼에 가서 색 조합을 유심히 살펴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백화점 쇼윈도에 걸린 옷의 색감을 기억해뒀다가 디자인에 응용해도 좋다.” 정원은 안식처 16년 동안 매일같이 글을 쓰는 방송작가로 쉼 없이 달려왔던 그녀가 가드닝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신체적·정신적으로 많이 지쳤다. 16년을 쉬지 않고 달렸더니 진이 많이 빠졌다. 인풋은 적은데 계속해서 아웃풋을 내는 것이 힘들었다. 오랜 세월을 하면 창작의 고통이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갈수록 더 힘들었다. 당시 가꾸던 작은 정원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재미로 시작했는데 점점 빠져들었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영국의 대학에 문의하고 있더라. 정원 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서 유학 준비를 3년 정도 했다. 준비가 끝났을 때, 작가를 그만두고 2주 만에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아무리 정원이 좋아도, 낯선 땅에서 새로운 학문을 배우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 “영국에서 현실의 벽을 느꼈다.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했고, 이 학문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 디자인, 건축학, 식물학 등 복합적인 요소가 많은데 모두 내 전공인 불문과와 거리가 멀었던 탓에 진도가 더뎠다. 오죽하면 교수가 언급하는 포토샵이 첨엔 사진을 현상하는 숍의 이름인 줄 알았다.(웃음) 교수의 추천으로 영국 식물원 ‘큐가든’의 인턴 정원사로 일할 수 있었는데, 그때 참 많은 걸 배웠다. 식물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배웠고, 직접 식물을 가꾸면서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다. 학교로 돌아왔을 때 공부 자체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그때의 경험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영국에서 돌아와서는 속초로 내려왔다. 외양간이 딸린 한옥에 반해서 그날 계약을 했고, 수리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현재는 정원학교를 만들어 원예교실을 운영 중이다. “정원생활을 꿈꾸는 분들을 위해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을 알려드리는데, 시니어들에게 인기가 많다. 남녀 할 것 없이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꽃이나 식물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 것 같다. 정원학교 수강생 중 3분의 1은 아직 정원이 없지만 정원생활을 꿈꾸며 수업을 듣는다. 다들 원예수업을 받으면 마음이 정화된다고 좋아하신다. 아파트가 밀집된 환경에 살다 보니 탁 트인 공간과 더불어 정원의 식물이 가진 에너지로부터 자연스럽게 힘을 얻는 것 같다.” 일시적 아름다움 그렇다면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 정원을 디자인할 때 어떤 것을 고려하면 좋을까? “가을은 식생으로 보면 비수기다. 봄과 여름에는 쓸 수 있는 식물군이 많아서 원하는 색깔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하지만 가을에는 상대적으로 적어서 쓸 수 있는 색이 한정적이다. 다만 단풍이 들면서 색감의 절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색 조합을 할 때 이런 것을 고려하면 좋다. 시간의 흐름을 고려한 스타일링도 좋다. 가을은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이다. 갈대와 수국은 그대로 두면 누렇게 변하는 잎과 함께 이미 졌으나 형태가 뚜렷한 꽃을 겨울 동안 감상할 수 있다. 지금 보살피고 있는 정원의 갈대는 겨울이 돼도 자르지 않는다. 갈대의 이삭에 흰 눈이 맺히면 눈꽃이 핀 것같이 예쁘다.” 끝으로 정원이 가진 미학과 더불어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줬다. “정원은 영원하지 않아서 더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다. 영원히 같은 식물을 볼 수 있다면 아름답게 조합할 이유가 없다. 그 계절에만 볼 수 있는 식물이 가진 일시적 아름다움. 연출 아닌 연출을 통해서 그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살리는 것. 그게 디자이너로서의 모토다. 정원학교를 통해 가드닝 디자인 수업을 해보고 싶다. 이를 통해 정원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자연의 일부인 식물을 정원으로 데려오는 일에 대해 “식물에게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고 말했다. 디자이너로서 아름다움도 좋지만, 식물이 가진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는 연출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복잡한 디자인의 세계를 정확히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정원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부담스러운 사랑이 아닌 적정한 무관심과 약간의 보살핌을 오가는 그녀의 안온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녀의 손길이 닿은 아름다운 정원을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마친다.
- 2021-10-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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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리지만 차근차근 안착할래요~”
- 경북 성주군 대가면에 있는 참외 농장. 푸릇푸릇한 잎사귀 사이엔 샛노란 참외가 가득 숨어 있다. 참외 농사는 한 번 심어 늦겨울부터 늦여름까지 연속 수확이 가능해 어떤 작물보다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성주로 내려왔다는 50대 부부. 수확한 참외를 선별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4월에 부부를 만났다. 30년을 서울에서 살아온 서울 남자, 서울 여자인 곽창신, 박미영 부부는 귀농을 결심한 후 두 아들을 데리고 전국 곳곳을 찾아 헤맸다. 남편 곽창신 씨는 ‘6시 내 고향’, ‘나는 자연인이다’, ‘인간극장’ 등을 시청하며 시골에서의 삶을 동경해왔다고 한다. 다니던 직장에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약 6개월의 준비 기간에 이들 부부는 곽창신 씨의 고향인 강원도에서 충청도, 경상도까지 귀농할 곳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귀농지를 찾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한겨울에도 수확되는 딸기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충청도 제천에서 얼음딸기를 생산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제천을 몇 번이나 방문해 그 지역 농부들을 만나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쟁자가 오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며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 농부들에게 결국 두 손 들고 좌절하기도 했다. 귀농귀촌지원센터를 통해 몇 군데 문을 두드린 끝에 마침내 2017년 1월 성주참외로 유명한 경상북도 성주로 귀농, 참외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됐다. 귀농은 2017년이었지만 참외를 첫 수확한 것은 2018년 3월. 첫 실습치고는 큰 착오 없이 성주참외를 수확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직거래를 시작했다. 남편 곽창신 씨가 주로 참외 농사를 도맡아 하고 있다면 아내 박미영 씨는 농사를 거드는 것은 물론, 직판매를 위한 사이트 및 블로그 운영으로 판매 채널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서울에서 책 편집 디자이너로 일해왔던 만큼, ‘호호네성주참외’는 참외 농사를 기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귀농 생활 체험 정리 등 다양한 콘텐츠가 소개된 알짜배기 귀농 블로그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 귀농 생활 5년 차. 지난 4년간 겪은 고생을 말로 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이라는 부부는 귀농을 결심했던 그 즈음을 떠올리며 헛웃음을 짓는다. 아직 귀농인의 성공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도시에서의 삶을 시골로 모종한 후 조심스럽게 뿌리 내리고 있는 곽창신, 박미영 부부의 귀농 체험을 브라보가 귀알못(귀농귀촌에 관심은 많지만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주제별로 묶어본다. Q 왜 귀농을 결심했을까요? A 다니던 직장이 발전소였어요. 하루 24시간 운행되는 곳이라 3교대로 근무하는데 밤 근무가 되면 꼴딱 밤을 새서 일해야 했어요. 아이들 얼굴을 볼 수 없는 생활의 연속이었죠. 같은 공간에서 살고만 있을 뿐이지 아이들과 밥 한 끼 편하게 먹을 수도 없고 학교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었어요. 불현듯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던 참에 회사에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공지가 떴어요. 오랜 고민 끝에 아내에게 귀농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았죠. 흔히 아내와 함께 온 가족이 귀농하면 반은 성공한 것이란 말이 있어요. 행복하게도 아내의 동의를 얻게 됐고, 이런 점에서 정말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이죠. Q 내려오길 참 잘했다, 이런 생각이 드는 지점은 뭘까요? A 저희 부부가 자주 이야기하는데… 매일 아침 우리 가족 4명이 같이 밥을 먹어요. 저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좋아요. 참 우습죠? 쉬운 일처럼 보이는 이걸 직장생활 할 때는 할 수가 없었거든요. 저녁에는 같이 텔레비전 보면서 깔깔거리고 웃기도 하고… 소소한 일상이 너무 행복해요. 귀농하면서 예전에 누리지 못했던 일상의 행복을 보상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물론 모든 것을 내가 판단하고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는 점도 있지만요.(웃음) Q 경북 성주로 꼭 집어서 귀농한 이유는? A 제가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라, 귀농을 결심한 후 준비하면서 귀농한 선배들의 조언도 듣고 인터넷 강의도 듣고 귀농귀촌지원센터에 등록해 교육도 듣고 상담도 받았죠. 전 전원생활을 즐기며 부업으로 농사를 짓는 귀촌이 아니라, 아직 한참 키워야 하는 어린 두 아들이 있기 때문에 경제적 생활이 가능한 특화작물 쪽으로 열심히 알아봤어요. 이때 참외가 눈에 띄더라고요. 비닐하우스 생산을 하면서 일 년에 수확을 몇 차례 한다고 하니 수익성도 높을 것 같았고요. 참외 하면 성주참외가 특화돼 있는 상태라 경북 성주에 관심을 갖고 지원센터에 상담을 요청했죠. 그렇게 성주를 여러 번 방문해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간 다른 지역에서 폐쇄적으로 이야기도 잘 안 해줬던 것과 달리 개방적으로 따뜻하게 맞아주시더라고요. 최종적으로 성주로 귀농을 결심하기 전에 아이들까지 데리고 4~5번은 왔던 것 같아요. 농장에서 참외 체험도 해보고요. Q 귀농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뭘까요? A 마을 주민들과 잘 어울리려면 제가 먼저 도움이 많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준비하면서 용접도 배우고 기계 수리도 배우고. 그런데 제가 내려와서 정착한 마을이 집성촌이에요. 오랜 시간 동안 거의 친족들이 모여 사는 곳에 불쑥 이방인이 참외 농사 짓겠다고 내려온 것이니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죠. 그나마 두 아들이 마을에서 뛰놀고 그러는 게 좋아 보였던 마을 주민들도 계셔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지만. 저희는 시골 생활이라고 강아지도 키우고 닭도 키우고 그렇게 시작했는데 마을 주민들은 워낙 그런 생활이 일상이잖아요. 그래서 이제 그런 생활이 지겨워서 닭도 안 키우시고 그러세요. 근데 갑자기 마을에서 새벽에 닭이 울어대니까 좀 뭐라고 하셨죠. 웃픈 이야기죠? 정말 어려웠던 건 참외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땅이 필요한데 땅을 구매하기가 어려웠죠. 현재까지 저희는 땅을 구입하지 못했어요. 이제야 농지 구매를 위해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농업인에 선정돼 3억 원을 대출받게 됐어요. 이 자금으로 참외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밭을 알아볼 예정이에요. 물론 밭을 구매하는 게 또 어려움이 있죠. 이런 시골에서의 논이나 밭 거래는 주위의 아는 사람들끼리 알음알음 거래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가 귀농한 지 이제 5년 차지만 아직도 주민분들에게 이런 거래를 귀동냥 듣기에는 친밀도가 아무래도 떨어지니까…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할 수밖에 없어요. 근데 또 이렇게 조금 비싼 금액으로 거래하면 그 땅에 관심을 갖고 있던 마을 주민이 뭐라 하세요. 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거죠. 그래도 어떻게 하겠어요. 열심히 농사지으며 소통하고 관계 맺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죠. 결국 진심을 다해서 대하다 보면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Q 거주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하였나요? A 저는 4인 가족이 당장 생활을 해야 하는 상태라 농지보다 거주지를 먼저 장만했어요. 답답한 아파트에서 살다 보니 마당 있는 단독주택에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게 하고 싶었죠. 옆에 밭을 포함해 411평에 건평은 29평 정도 되는 단독주택을 직접 지었습니다. 귀농귀촌지원센터에 가면 농가주택 전용으로 지을 수 있는 기본 평면도까지 업로드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생활의 터전이 되는 농지 확보부터 한 후 주거지를 해결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요즘에는 주거 공간에 관해서 각 지방자치 정부마다 빈집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어요. 시골의 빈집을 리모델링해서 1년간 살아보고 귀농을 준비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집주인은 돈을 들이지 않고 집을 리모델링해서 좋고, 귀농을 꿈꾸는 도시인들은 첫 1년을 테스트 기간으로 삼아 적은 월 임대료로 살아볼 수 있어서 좋고, 일석이조죠. Q 농사일이힘들지는 않았나요? A 모든 농사는 힘들죠. 농사가 처음이니까 교육이란 교육은 다 참가했어요. 강소농 교육, 농민사관학교, 현장실습, 심화교육… 다 쫓아다녔죠. 아내는 사이버농업인 e비즈니스 교육까지, 2017년과 2018년은 교육의 해였습니다. 그러면서 2018년 3월에 참외 첫 수확을 하게 된 겁니다. 그때까지는 아직 자신이 없어서 공판장에는 출하를 못 했고, 밭에서 키우던 소소한 채소들과 참외까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가족과 친지, 친구들에게 직판매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제 이름으로 공판장에 첫 출하한 게 2018년 4월이었어요. 참외 농사짓는 걸 처음 해본 거잖아요. 모종판에 참외씨 넣고 또 모판에 호박씨 넣고 접목하고 수정시키고, 참외순이 자라면 순 자르기, 참외순과 호박줄기 접붙이기, 자꾸 성장해서 참외 성장을 가로막는 호박잎 떼어주기 등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참외는 열대작물이라 겨울에는 보온성 좋은 부직포로 이불도 덮어줘야 해요. 또 물을 대는 방법이나 비료 쓰는 법 같은 것도 터득해야 해요. 매일 마을 어른들에게 혼도 나면서 배웠어요. 모종을 키워서 본밭에 심어 3개월 정도 되면 수확하는 거죠. 그리고 농부는 부지런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 말이 정말 맞아요. 특히 참외는 새벽에 따야 해요. 새벽 시간에 못 따서 기온이 올라갈 때 따면 참외의 아삭한 맛이 덜하고 물러져요. 아침 11시면 경매가 시작되거든요. 그때까지 오늘 출하량을 맞춰야 하니까 성주 분들은 새벽부터 참외 따느라 부지런하게 움직이죠. 저희 같은 경우는 아이들 학교를 보내야 해서 이게 참 힘들었어요. 참외 따랴, 아이들 학교 보내랴. Q 참외 농사로 매출액이 얼마나 되나요? A 비닐하우스 1동당 연간 매출액이 1000만 원 정도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농사짓는 사람의 노하우에 따라서 위아래로 20% 정도는 왔다 갔다 하죠. 비닐하우스 10동이 있다면 연간 매출액 1억 정도죠. 그래서 성주에는 억대 농부들이 많아요. 물론 자신 소유의 밭에 비닐하우스 시설을 갖췄을 때 이야기고… 이 시설을 임대해서 하는 저희 같은 경우에는 비용이 더 들어가겠죠. 자가 소유라고 하면 기본 경비를 매출액의 30~40% 잡으면 될 것 같아요. 제일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이 비료입니다. 땅의 토양을 좋게 해야 상품 가치도 높아지고 당도도 높아지죠. 성주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미생물을 배양해 토양을 좋게 하는 것들도 지원하고, 토양을 좋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씁니다. 무엇보다 성주의 토양이 다른 곳보다 미네랄 함유치가 높다고 해요. 그리고 가야산이 있어서 바람을 막아주고 눈이 잘 안 오고, 다른 곳보다 일조량이 많다는 점 등이 참외 재배에 장점이라고 들었습니다. Q 성주를 대표하는 귀농인에 선정됐던데 어떤 점이 어필됐을까요? A (취재에 동행한 성주군 귀농귀촌지원센터의 담당 이태일 계장이 보충 설명을 곁들였다) 박미영 씨의 꾸준한 SNS 활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지 농사짓는 것만 올리시는 게 아니라 농촌 생활을 꾸준히 업로드하면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고 계셨는데, 이게 저희 센터가 할 일을 직접 해주신 거죠. 경험자로서 생생하고 유익하게 말이죠. 어린 자녀와 함께 귀농하셔서 자녀들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고요. 성주를 대표하는 귀농인에 선정되셔서 저금리로 융자를 받게 됐으니 앞으로 참외 농사를 더 늘리실 수 있을 겁니다. Q 가장 큰 문제는 농지 확보겠네요? A 그렇죠. 현지 분들이 귀농인 때문에 땅값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근데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농사를 짓기 위해 귀농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귀촌을 통해 현지 주민들과 교류하면서 인맥을 쌓고 직거래 등의 포장 판매 부분에서 뭔가 경제활동을 할 수도 있어요. 꼭 농사짓는 것만이 농촌에서의 경제적 활동은 아니라고 봐요. 농사 힘들어요. 어느 정도 연세 들어서 오시는 분은 차라리 현지에서 생산된 참외를 직접 구매해 소포장 판매를 통해 수익 창출을 하는 부분도 고려했으면 해요. 특히 온라인 판매 등 관련 기능이 뛰어나다거나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던 분이라면 판매 채널 다양화에 훨씬 도움이 될 수 있거든요. Q 귀농 혹은 귀촌을 원하는 분들은 어떻게 도움을 받으면 될까요? A 일단 귀농귀촌지원센터를 방문해 귀농하고 싶다고 상담을 요청하면 어떻게 해서든 연결해주세요. 그리고 어떤 혜택이 있는지 상세히 설명해주시죠. 요즘은 1년짜리 현장실습 교육도 받을 수 있는데, 센터에서 농사 잘 짓는 멘토를 연결해 멘토멘티 프로젝트에 넣어주기도 합니다. 멘토에게 월 30만~40만 원, 멘티에게는 월 80만 원의 훈련 참가비를 줘요. 하루 8시간 농사를 배우는 거죠. 5개월 정도 배울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더 자세한 내용은 지원센터에 상담해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Q 귀농귀촌을 원하는 이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뭘까요? A 어렵네요, 하나만 꼽기가요. 그런데 제가 살면서 느낀 게 하나 있어요. 서울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결국 농촌 마을도 사람이 모여 사는 거잖아요.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희가 처음 이사 왔을 때 저희 집에 인터넷 설치가 안 됐어요.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죠. 아니, 저 높은 가야산 꼭대기에서도 인터넷이 되는데 제가 이사한 성주의 읍내 권역에 인터넷을 설치할 수 없다고 하니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죠. 그래서 도시에 살 때처럼 군에 민원 넣고, 심지어 청와대에도 민원 넣었어요. 그런데 공무원은 원칙만 읊으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어느 날 저희 옆집에 이사 왔는데 이 사람은 그 지역에 인맥이 있던 사람이에요. 이 사람 집에는 그 다음 날 인터넷을 바로 설치해주더라고요. 또 한 가지 꼽자면 요즘 소확행이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정말 귀농은 소확행을 실천하는 거예요. ‘없으면 없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냥 가족끼리 행복하게 살자.’ 정신없이 빠르게 변해가는 도시에서 ‘느리지만 차근차근’ 그렇게 인생을 음미하며 살아갈 수는 없잖아요. 귀농해서 비로소 우리 가족은 ‘느리지만 차근차근’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성주군 귀농인들 연간 수입과 비용 귀농 A 사례(농지 임대의 경우) 선택 작목: 참외, 평균 투자비: 2억 원(주택 구입 포함), 연간 운영비: 3000만 원(1년), 평균 수입: 8000만 원(1년) 귀농 B 사례(농지 구입의 경우) 선택 작목: 참외, 평균 투자비: 5억 원 (농지·주택 구입 포함), 연간 운영비: 1억 원(1년), 평균 수입: 3억 원(1년) 귀농 C 사례(농지 구입의 경우) 선택 작목: 상추, 평균 투자비: 1억 5000만 원, 연간 운영비: 400만 원(1년), 평균 수입: 4500만 원(1년)
- 2021-05-1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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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촌, 어디에 어떻게 꾸릴 것인가
- 귀농이나 귀촌을 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살 집이다. 기존 주택을 살 수도 있고, 새로 지을 수도 있다. 또 현장에서 건축을 할 수도 있고, 이동식으로 구입해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주택을 이동식으로 짓는 사람들도 최근 많이 늘었다. 집을 이동식으로 짓더라도 현장에서 건축하는 것과 똑같이 건축신고를 한 후 설치해야 한다. 건축신고를 하려면 토지의 지목이 대지라야 하고, 대지가 아니라면 대지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게 시골 생활이다. 귀농·귀촌을 위한 집 만드는 방법을 정리해본다. 지어진 주택을 사는 방법 시골에 집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집을 만드는 방법 중 가장 쉬운 것은 물려받는 거다.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물려받을 수만 있다면 가장 쉽게 내 집을 만들 수 있다. 상속이나 증여를 따져 세금만 내면 내 집이 된다. 그 다음 절차적으로 쉬운 방법은 누군가가 지어서 살고 있는 집을 구입하는 방법이다. 건설사나 주택사업자, 개인업자들이 팔려고 지어놓은 집이 많다.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이런 집은 복잡한 허가 절차도 필요 없고 건축 공사를 하는 데 직접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위치를 보고 평면이나 사용 자재 등을 확인한 후 가격이 합당하다 여겨지면 구입하면 된다. 도심의 아파트는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 방법이 좀 쉽다. 어떤 입지의 어떤 브랜드, 몇 평짜리 아파트는 가격이 이미 정해져 있다. 하지만 전원주택은 다르다. 토지대장과 건축물대장을 확인하고 평면과 평수를 보고 정상적인 건물인지, 불법적인 요소는 없는지, 제대로 공사를 했는지, 자재는 어떤 것을 사용했는지 등을 검토한 후 계약을 해야 한다. 매매 가격은 위치와 평수, 건축 사양, 구조, 부대시설 등에 따라 같은 위치에서도 차이가 난다. 잔금을 치른 후 소유권 이전을 하면 내 집이 된다. 지어서 누군가 오랫동안 살던 시골집의 경우 건축물대장과 현재 건물의 모습이 바뀐 경우도 많다. 사는 동안 불법적으로 증·개축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런 집은 그대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도 증·개축을 하거나 용도변경을 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자 할 때는 어렵다. 오래된 옛집을 사서 수리해 전원주택이나 주말주택, 별장처럼 사용하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새로 짓는 집처럼 건축신고나 허가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편리한 점은 있다. 하지만 건축 비용을 줄일 생각으로 옛집을 구입한다면 잘 알아봐야 한다. 고치는 비용이 새로 짓는 집보다 더 많이 들 수 있다. 고쳐 살 생각으로 집을 구입한 후 막상 수리를 하려니 비용이 터무니없이 많이 들어 아예 헐어버리고 다시 짓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집을 헐고 폐기물로 버리는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에 이중 삼중으로 돈이 든다. 설령 집을 고쳤다 해도 단열이나 설비 등이 새로 짓는 집처럼 완벽하게 되지 않아 만족도가 떨어진다. 면적이나 높이에 변경이 있거나 주요 구조부가 변경되었을 때, 구조가 바뀌는 등의 증·개축을 해야 할 경우에는 건축신고를 해야 한다. 쓸 수 없을 정도라면 헐어버려야 하는데 건축물대장이 있는 집이라면 멸실신고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지를 구입해 짓는 방법 지어져 있는 집을 사는 것이 마땅치 않다면 집을 지을 수 있게 만들어놓은 토지를 구입한 후 내가 원하는 대로 집을 짓는 방법이 있다. 이때는 지목이 대지인 토지를 구입하거나, 전원마을이나 전원주택단지 내의 필지를 구입하면 된다. 지목이 대지인 토지는 바로 건축신고를 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진입도로다. 도로가 확보돼 있지 않은 대지에는 건축신고를 할 수 없다. 시골에 있는 대지는 진입도로가 없는 경우도 많다. 대지라 해도 집을 짓기 위해 복토나 옹벽 석축 등을 해 지형이 바뀐다면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전원주택단지, 전원마을 등으로 개발한 후 분양하는 토지의 경우 대부분 대지는 아니지만 바로 집을 지을 수 있다. 이런 토지는 일반적으로 농지(전, 답, 과수원)나 산지(임야)를 택지로 개발해놓은 것들이다. 농지나 산지에 바로 집을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개발사업자가 개발행위허가, 농지(산지)전용허가를 받아 공사한 후 집 지을 사람에게 파는 토지다. 복잡한 허가를 받고 공사를 해놓았기 때문에 주변의 일반 농지나 산지보다 가격이 바싸다. 집을 짓겠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토지에 관한 인허가와 공사 및 건축신고까지 마쳤기 때문에 집만 지으면 된다. 신고된 건축사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하는 대로 설계를 변경할 수도 있다. 집을 지어 준공이 나면 그때 농지나 산지였던 토지를 대지로 지목을 바꿀 수 있다. 전원마을 택지를 분양받을 때는 허가받은 상태를 우선 봐야 한다. 이때는 토지와 건축신고 면적이 중요하다. 택지를 구입할 때 공유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구입하는 토지의 면적은 넓은데 도로나 공원 등으로 빠지는 면적이 많아 실사용 면적이 작아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 중요하게 볼 것은 공사가 어디까지 돼 있는가다. 집을 짓고 살려면 수도, 전기통신, 정화조, 오폐수관로 등이 있어야 한다. 이런 공사가 완벽하게 돼 있다면 바로 집을 짓고 살 수 있겠지만, 무엇인가 빠져 있다면 내가 해야 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도로포장이나 전기통신, 마을 상수도 등은 함께 사는 사람들과 공동으로 부담해야 하는데 다들 의견이 제각각일 때는 힘들어진다. 그래서 공사가 돼 있는지, 안 돼 있다면 내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농지나 산지에 집 짓는 방법 대지도 아니고 택지로 개발돼 있지도 않은 농지나 산지에 집을 짓는 방법도 있다. 이때는 토지부터 대지로 만드는 절차가 필요한데 개발행위허가, 농지(산지)전용허가다. 집을 지을 목적이라면 건축신고를 함께 해야 한다. 용도 지역에 따라 면적 제한이 있고, 또 아예 집을 지을 수 없는 토지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진입도로가 있어야 한다. 개발행위허가와 단독주택신고를 할 때 법에서 요구하는 도로는 폭 4m 이상이다. 마을도로는 폭이 4m 미만인 경우가 많아 단독주택의 경우 폭과 관계없이 허가를 내준다. 하지만 1,000㎡가 넘는 개발일 경우에는 법에서 정한 도로폭을 맞추어야 한다. 도로가 있어도 개인이 만들어 사용하는 도로일 경우에는 바로 허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도로 주인의 도로사용승낙서가 필요할 수도 있다. 또 지적도에는 도로가 없지만 실제 현장에 가보면 현황도로가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시군청과 협의를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토지를 진입도로로 사용할 경우에는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 도로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추어 허가나 신고가 처리되면 허가받고 신고한 대로 공사를 해 개발행위허가 준공, 건축 준공이 나면 건축물대장이 생성된다. 토지의 지목도 전, 답, 과수원, 임야 등에서 대지로 바뀐다.
- 2021-03-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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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파트 하자, 수리할까? 소송할까?
- 지금 입주자들 사이에 일상적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이 아파트 하자 소송이다. 각 아파트 소유 세대로부터 동의서 또는 위임장을 받고, 각 소유자가 입주자대표회의에 채권 양도를 하거나 공동 원고가 되어 변호사에게 아파트 하자 소송의 수임을 맡기면, 그 변호사는 시공사와 시행사를 상대로 아파트 하자 소송을 진행한다. 이런 아파트 하자 소송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파트 하자 소송은 아파트의 나쁜 면을 스스로 부각하는 것이 되어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린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수분양자들이 아파트 하자 소송을 기피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 아파트 가격이 내려가자 입주자들이 하자 보수 비용이라도 받자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아파트 하자 소송에 나서게 되었고, 이제는 응당 아파트 입주자들이 고려하는 하나의 선택지가 되었다. 아파트 하자 소송이 한창 진행될 당시에는 당장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각 아파트들이 너도 나도 무작정 하자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하자 소송을 언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면밀한 고려 없이 시작했다가 낭패를 보는 아파트들도 적잖게 생겨났다. 그렇다면 어떤 면을 고려해서 아파트 하자 소송을 진행해야 할까. 우선 중대한 하자인지 아니면 일상적인 하자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건축물은 사용승인과 동시에 하자가 없을 수 없다. 하자는 크게 주관적인 하자, 객관적인 하자로 나뉘는데, 주관적인 하자는 설계도면과 상이한 것이고, 객관적인 하자는 기능상·미관상 부족함이 있는 것이다. 소송을 결행할 판단의 기준이 되는 중대한 하자는 객관적인 하자다. 결로나 누수 등 생활이 불편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 아파트 하자 소송이 아니라 시공사에 수리 요청을 해야 한다. 아파트 하자 소송은 수리비 상당액을 금전으로 받는 청구를 하는 것이다. 수리비를 받아서 직접 보수를 해야 하는데, 중대한 하자는 아파트 사정을 잘 아는 기존 시공사에 맡겨야지 별도의 업체에 맡겨서 수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수리 작업을 완료했지만 다시 동일한 하자가 발생하면 입주자들은 기존 시공사에 더 이상 수리를 요구할 수 없다. 시공사는 이미 금전으로 배상한 이상 수리 의무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중대한 하자의 경우 완전한 수리가 이루어지도록 기존 시공사에 수리를 요청하는 것이 입주자들의 이익에 훨씬 부합한다. 이는 하자가 너무 중대하면 아파트 하자 소송을 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얼핏 아이러니하게 들린다. 그러나 입주자들이 이 부분을 간과하면 아주 큰 낭패를 보게 된다. 다음으로 신축 후 너무 이른 시간에 하자 소송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건물의 하자는 시간을 두고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집단소송의 특성상 다수의 인원을 동원하여 하자 소송을 한 번 진행하면 나중에 추가 하자를 이유로 다시 소송을 진행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또한 신축 후 초기에는 딱히 법률적으로 하자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을 건설사에 요구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아파트 하자 소송이 진행되면 그와 같은 추가적인 요구를 할 여지가 없다. 시행사 및 시공사가 책임져야 하는 하자 보수 보증 기간은 각 공정마다 달리 규정되어 있고, 특히 주요 구조부의 하자는 10년으로 가장 장기다. 따라서 10년 안에 아파트 하자 소송을 진행하되, 적정한 시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설 감정업체가 만든 하자보고서를 너무 과신해서는 안 된다. 무수히 많은 하자 항목과 그 하자 항목에 대한 금액을 표로 만들어내는데, 이때 하자 여부에 대한 판단이나 그 금액에 대한 판단은 모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입주자들이 선정한 사설 감정업체는 추후 소송을 대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하자 판단을 하고, 그 금액도 넉넉히 산정하는 편이다. 어떤 분들은 참여 세대를 늘리기 위해 위와 같이 부풀려진 하자금액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핑크빛 전망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소송 결과는 이와 달라 실망감으로 바뀌고 감당할 수 없는 분란 속으로 빠지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각 세대 소유자들이 이를 감안해 실제 법원 감정금액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어야, 소송 진행 여부 결정 또는 그 소송 판결 이후 입주자들 사이의 분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상의 사항을 냉철히 고려해서 판단했다면, 우리 아파트 하자에 대해 소송을 할지 수리를 할지 기본적인 판단이 설 것이다. 결국 입주자들에게 사실 관계를 소상히 밝히고 현실적인 부분을 이해시키는 것이 아파트 하자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제1조건임을 잊으면 안 된다.
- 2021-02-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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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리배출, 제대로 해야 지구를 살린다!
- 그동안 환경을 위해 분리배출해온 쓰레기가 재활용이 안 되고 있었다면? 그 노력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노력이 되어버렸다면? 모호한 단계를 넘어서, 아예 잘못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당신의 필환경 습관. 오답노트를 통해 함께 점검해보자. 도움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참고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슬로비), ‘재활용품 분리배출 가이드라인’(환경부) [X] 신문지와 종이컵, 우유팩을 모아 ‘종이’로 분리배출했어요 [O] 신문지는 ‘종이’로, 종이컵과 우유팩은 각각 묶어 ‘종이팩’으로 배출해요 [해답노트] 먼저 ‘종이’와 ‘종이팩’을 구분해야 한다. 종이는 신문, 책자나 노트, 상자류 등을, 종이팩은 종이컵, 우유팩 등을 이른다. 특히 종이컵과 우유팩은 한 번 더 나눠 버리는 게 좋다. 종이컵은 안쪽만, 우유팩은 안팎 모두 코팅이 되어 있다. 이렇듯 코팅 정도가 차이 나면 재활용 공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심화문제] • 물기만 닦은 핸드타월은? 종이류로 배출 • 감열지 영수증은? 일반쓰레기 • 프링OO’ 감자칩 통은? 일반쓰레기(통 안쪽과 바닥에 포함된 알루미늄 때문) • 종이 컵라면 용기는? 일반쓰레기 • 종이 포일과 기름종이는? 일반쓰레기 • 물감으로 그림 그린 종이는? 일반쓰레기 (크레파스, 물감 등은 재활용 공정에서 이물질로 구분) [우유팩 모아 휴지로 바꾸기] ① 주민센터 지자체마다 담당부서나 교환 방식이 다르므로 각 주민센터에 문의한다. 보통 500㎖ 30개당 휴지 1개로 교환해준다. ② 한살림 상시로 수거하며, 900㎖ 10개당 2겹 휴지 1개로 교환해준다. [X] 칫솔, 볼펜 등을 분해해 작은 플라스틱까지 모아 배출했어요 [O] 플라스틱 소재라도 부피가 작다면 일반쓰레기로 버려요 [해답노트] 분리배출 대상이 아닌 플라스틱 생활용품은 크기를 기준 삼아 종량제봉투로 배출한다. 애써 분리했더라도 부피가 작으면 선별 작업이 어려워 결국 쓰레기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가령 볼펜을 분해해 스프링은 고철로, 심은 쓰레기로, 나머지는 플라스틱으로 각각 배출하더라도 선별장에서 걸러지기엔 너무 작다. 칫솔 역시 솔 부분을 따로 버린다고 해도 같은 이유로 재활용 과정에서 일반쓰레기로 분류된다. [심화문제] • 휴대폰 케이스나 안경집은? 일반쓰레기 • 젖병이나 실리콘 주걱 등은? 일반쓰레기 • 문구나 완구, 악기는? 일반쓰레기 or 대형쓰레기 (재사용 가능하다면 ‘아름다운 가게’ 등에 기부하기) • 복합 재질의 텀블러는? 일반쓰레기 • 샴푸 등 펌핑식 용기는? 본체는 플라스틱, 펌핑 부분은 일반쓰레기 • 껌이나 알약 포장재는? 일반쓰레기 [플라스틱 재활용 커뮤니티] ① 플라스틱 방앗간(ppseoul.com/mill) 플라스틱 재활용 작업 공간. 재활용이 어려운 작은 플라스틱을 모아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시민과 나눈다. ② 피프리미(pfree.me) 플라스틱 프리 활동가들이 운영하는 플랫폼. 전국의 제로 웨이스트 관련 장소를 표시한 ‘플라스틱 프리 방방곡곡 대동여지도’ 및 행사와 자료, 일상 실천법 등을 망라한다. [X] 음식 포장에 쓰인 랩과 알루미늄 포일을 분리배출했어요 [O] 업소용 랩과 알루미늄 포일 모두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버려요 [해답노트] 랩을 비닐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재질에 따라 다르다. 흔히 배달음식에 사용되는 업소용 랩은 절대 비닐류로 버리면 안 된다. PVC 재질에 열을 가하면 염화수소 가스가 발생해, 재활용 기계를 부식시키고, 재활용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반면 가정용 랩은 PE 재질이므로 비닐로 분리배출 가능하다. 알루미늄 포일도 간혹 ‘캔류’(알루미늄) 쪽으로 잘못 버리는데 이 역시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면 된다. [심화문제] • 라면수프가 담겼던 봉지는? 세척 후 비닐로 배출(수프 속 나트륨에 염소 성분이 재활용을 방해한다. 세척이 어렵다면 일반쓰레기로 배출) • 프레임을 분리한 우산천은? 일반쓰레기(우산천은 재활용 가능한 소재이지만 따로 모으는 체계가 없어 일단은 일반쓰레 기로 배출) • 아이스팩(냉동팩)은? 속 재질을 분리했다면 비닐로, 통째로는 일반쓰레기로 배출 • 비닐과 종이가 합쳐진 쌀 포장재는? 단면이 비닐 코팅됐다면 종이류, 양면이 비닐 코팅됐다면 비닐류로 배출 • 상품을 포장한 뽁뽁이(버블랩)는? 비닐로 배출 [분리배출 만점 위한 4단계 공식] ① 비운다(용기 속 내용물 깨끗이 비우기) ② 헹군다(재활용품에 묻은 이물질, 음식물 등은 닦고 헹구기) ③ 분리한다(라벨 등 다른 재질 제거하기) ④ 섞지 않는다(종류별, 재질별로 구분해 배출하기) [X] 주방용 유리 용기와 냄비 뚜껑, 와인잔, 사기그릇 등을 유리로 분리배출했어요 [O] 주방용 내열유리, 크리스털유리, 도자기류는 신문지에 싸서 종량제 봉투에 버려요 [해답노트]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유리로 된 ‘락OO’ 반찬통은 내열유리 제품이다. 이는 재활용이 가능한 소다석회유리와는 다른 재질인 붕규산유리로 분리배출하면 안 된다.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안전한 유리 용기, 직화 냄비와 뚜껑, 믹서 유리 등이 해당된다(제조사마다 상이할 수 있음). 또 고급 식기나 와인잔 등에 사용되는 크리스털 유리나 흙을 구운 도자기류 그릇 역시 재질이 달라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심화문제] • 재활용 가능한 유리가 깨졌다면? 일반쓰레기 • 거울이나 식탁용 유리는? 작으면 일반쓰레기, 크면 대형쓰레기 • 전구나 전등 유리는? 일반쓰레기 (주의! 형광등은 유해 물질을 포함해 전용 수거함에 배출) ※ 재활용이 가능한 형광등의 종류 직관형 형광램프(FL), 환형(원형)형광램프(FCL), 안정기 내장형램프(CFL), 콤팩트형 램프(FPL) [소주병, 뚜껑을 닫아버려야 좋다?] 흔히 소주병, 맥주병 등에는 ‘빈 용기 보증금’ 라벨이 있어, 이를 마트 등에 가져가면 표시된 금액만큼 돌려받는다. 이러한 유리는 재활용이 아닌,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수된 빈 병은 주류 회사 등에서 세척 및 살균을 거쳐 재사용한다(수입 맥주병은 불가). 깨진 병은 재사용이 안 되므로, 가급적 입구 훼손 등을 막기 위해 소주병 등은 마개를 닫아 내놓는 것이 좋다고 한다(뚜껑은 캔류이지만!). 물론 각각을 분리배출해도 된다. 또, 기름병으로 썼던 소주병은 재사용 불가이니 유념하자. [X] 음식물 건조기를 이용한 덕분에 음식물쓰레기를 버리지 않아 좋아요 [O] 아무리 바싹 건조돼도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야 해요 [해답노트] 음식물 건조기로 말린 음식물쓰레기는 종량제봉투 배출이 금지돼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 퇴비로 만들어 사용하면 좋다. 최근 홈쇼핑 등에서 판매하는 음식물 처리기의 경우(싱크대로 바로 음식물을 흘려보내는 제품),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반드시 확인 후 사용한다. 건더기거름망 장치를 제거하거나 형식적으로 달아, 자칫 하수구가 막혀 역류하거나 하수처리장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화문제] • 한약재나 차(茶)의 찌꺼기는? 일반쓰레기 (티백 역시 마찬가지!) • 양파, 마늘, 생강 껍데기는? 일반쓰레기 • 어패류와 갑각류 껍데기는? 일반쓰레기 (복어내장도 일반쓰레기) • 메추리알과 달걀 껍데기는? 일반쓰레기 • 생선가시나 육류와 털은? 일반쓰레기 (털도 일반쓰레기) [치킨 먹고 남은 ‘목’ 어떻게 버릴까?] 엄밀히 따지자면 치킨 튀김옷과 닭살은 음식물쓰레기, 뼈는 일반쓰레기가 맞다. 하지만 알다시피 닭목에는 살이 얼마 없다. 그렇더라도 살과 뼈를 발라 분리해 버리는 게 맞을까? 물론 틀리지 않겠지만, 그런 것 하나하나에 신경 쓰다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홍수열 소장은 “음식물쓰레기는 단속이나 구분이 어려워 정작 사료 등으로 재활용이 어렵다. 사실상 요즘은 웬만한 껍데기나 뼈 등은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식사할 때 나오는 모든 음식물은 음식물쓰레기로 배출해도 큰 문제가 없다”며 “그보다는 재활용을 방해하는 물질을 섞어 버리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재활용업체 관계자들은 실제 비닐, 식칼, 수세미 등 누가봐도 음식물이 아닌 걸 버리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라 토로한다”고 당부했다. [X] 보풀이 심해 못 입는 옷과 속옷, 침구를 아파트 의류수거함에 넣었어요 [O] 손상됐거나 낡은 옷, 위생상 재사용이 어려운 속옷, 침구는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요 [해답노트] 수거함에 모인 의류 대부분은 선별 작업을 거쳐 수출된다. 그러니 입을 수 없는 옷을 넣으면 안 된다.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찢어진 옷이나 보풀이 심한 옷, 음식물이나 페인트 얼룩으로 손상된 옷 등 누가 봐도 낡은 물품은 내놓지 말아야 한다. 속옷이나 이불, 베개 등 침구류도 마찬가지다. 이는 위생 상태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누군가의 속옷이나 베개 등을 가져다 쓰고 싶은가? 상태가 괜찮더라도 일반쓰레기로 버리고, 그 외 부피가 큰 이불이나 커튼 등은 대형쓰레기로 배출한다. [안 입는 옷에 날개 달기] 멀쩡하지만 ‘안 입는 옷’은 필요한 이웃에게 나눈다. ‘아름다운가게’를 비롯해 ‘구세군희망나누미’, ‘굿윌스토어’, ‘행복한나눔’, ‘녹색가게’ 등을 통해 취업 준비생을 위한 나눔 서비스 ‘열린옷장’에 정장을 기증하면 청년들에게 무료로 정장을 대여해준다. 또 최근에는 의류를 포함한 중고품을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헬로마켓’ 등 앱을 통해 사고팔 수 있으니 활용해보자. [X] USB, 전자담배, 휴대폰, 이어폰 등을 모아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했어요 [O] USB와 이어폰은 일반쓰레기, 배터리가 내장된 전자담배나 휴대폰은 전용 수거함이나 대리점에 반납해요 [해답노트] USB나 이어폰 등은 잘 분리하면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일반 가정에서 소량으로 발생하는 것들은 따로 모을 방법이 없어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부피가 작아 선별장에 보낸다 해도 골라내기 어렵고, 자칫 기계가 고장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자담배나 휴대폰 등 배터리가 내장된 제품의 경우에는 주민센터 등에 마련된 전용 수거함에 내놓거나 대리점에 보낸다. 휴대폰의 경우 ‘폐가전품 배출예약시스템’(www.15990903.or.kr)을 통해 기타 소형 가전과 함께(5개 이상) 모은 뒤 예약 신청하면 수거해간다. [고장 난 가전제품 되살리는 마법 같은 서비스] ① 인라이튼: 배터리 재생을 통해 제품의 기능을 복구하는 특화 서비스 제공. 무선청소기, 공기청정기, 커피머신 등 전자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② 리페어라이프앤디자인: 고장 난 유·무선 키보드를 세척, 수리하는 서비스. 잔고장으로 쉽게 버려지는 키보드를 재생해 플라스틱 쓰레기 감소에 일조한다. ③ 에코티앤엘: 휴대폰 및 배터리를 재생하는 사회적 기업. 버려진 휴대폰 중 사용 가능한 것을 알뜰폰, 선불폰, 중고폰으로 재생하거나 배터리를 보조배터리로 되살린다. ④ 나눔폰: 폐휴대폰 기기의 자원재활용을 위해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에서 운영하는 휴대폰 수거 서비스. 수익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된다. 수거된 휴대폰은 파쇄 처리하므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없다.
- 2020-11-11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