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활용에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일대일 밀착 과외를 받을 수 있다.
‘2021 서울서베이-스마트 도시 격차 분야’에서 2018년 고령층의 디지털 활용 수준은 61.9점, 2019년 65.8점, 2020년 70.2점으로 차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자동화 기기가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 격차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디지털재단은 스마트폰 설정, 카카오톡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기차 예약 등에 난항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7월부터 9월까지 일대일 교육 ‘어디나지원단’을 무료로 진행한다. 어디나지원단은 ‘어르신 디지털 나들이 지원단’의 줄임말로, IT 역량을 보유한 어르신 100여 명으로 구성돼있다. 교육을 희망하는 55세 이상 서울시민은 ‘어디나지원단 콜센터’로 전화해 신청할 수 있다.
교육 장소는 은평구 서울혁신파크를 비롯해 은평종합재가센터, 노원구 상계중앙시장, 관악구 신한은행 디지털라운지 등이며 향후 더 확대될 예정이다.
재단은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사용을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15일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시 내 고령층 방문객이 많은 신한은행 영업장에서도 어르신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에 방문한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IT 강사에게 1:1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서울디지털재단이 신한은행 영업점에 ‘어디나 지원단’ IT 강사를 파견해 1:1 디지털 금융 교육과 헬프데스크 운영을 지원한다. 교육 내용은 △은행 앱 △ATM기 △금융사기 예방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교육은 7월 중 고령층 방문 비중이 높은 서울 시내 신한은행 영업점 일부를 선정해 9월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더불어 신한은행은 재단과 고령층 디지털 금융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글로 보는 서비스 등을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재단과 신한은행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개발도 진행한다. ‘어디나 5분 클래스’ 디지털 금융 편을 신규 개발해 보다 많은 시민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어디나 5분 클래스는 서울디지털재단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내 콘텐츠로, 디지털 강사들이 교육 활동을 하며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짧은 영상으로 구성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최근 무인점포가 “어르신들이 주로 어려워하는 은행 앱 사용법을 알려주거나, 금융사기 관련 사례와 자료를 공유하는 등 금융 관련 콘텐츠를 신한은행과 함께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디지털재단은 2019년부터 4년째 ‘어디나지원단’ 어르신 디지털 교육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시 25개 전 자치구의 복지관, 도서관 등에 파견돼 올해 ‘어르신 1만 명 이상 교육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가 자체 디지털 역량 실태를 조사하고, 분석 결과에 맞춰 무인기기(키오스크)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을 위한 교육에 나섰다.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키오스크의 이용률이 45.8%로 나타났다. 사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 혹은 필요가 없어서였다. ‘2021 서울서베이-스마트 도시 격차 분야’에서 2018년 고령층의 디지털 활용 수준은 61.9점, 2019년 65.8점, 2020년 70.2점으로 차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자동화 기기가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 격차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 초부터 어르신을 위한 '서울시 디지털 역량강화 추진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시는 서울시디지털재단을 통해 1대1 밀착 교육 방식의 '어디나(어르신디지털나들이)지원단'을 운영한다. 어디나지원단은 IT 역량 보유 어르신들로 구성된 100명 규모의 강사진이 구성돼 면대면 교육을 진행한다.
어디나지원단 강사는 어르신 이용시설을 거점 삼아 키오스크 활용법을 가르친다. 키오스크 화면을 스마트폰에 그대로 재현해 놓은 교육용 앱을 통해 무인 발급기, 패스트푸드, 영화관, 카페 등 다양한 유형의 키오스크 작동을 실습할 수 있다.
또한, 시는 과기부와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는 디지털 배움터에서도 키오스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배움터의 디지털 기초생활 과정에 어르신, 다문화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키오스크 활용법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대형버스 내에 이동형 키오스크를 비롯, 스마트패드, 와이파이(wifi) 등 디지털 교육환경이 완비된 ‘찾아가는 디지털 교육버스’가 운행 중이다. 어르신들이 계신 경로당, 아파트 커뮤니티를 순회하며 디지털 교육이 운영된다.
시는 시내 곳곳에 디지털 안내사들을 배치해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의 불편을 현장에서 바로 해소해 드리는 사업을 7월부터 추진한다. 더불어 길찾기 앱을 활용해 관공서의 무인 발급기와 카페의 셀프 주문기 등을 찾아가 직접 키오스크를 작동해보는 ‘온동네가1일 체험장’ 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다.
박종수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디지털을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가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것 인만큼 어르신들이 쉽고 편하게 디지털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점과 같은 음식점·카페 등에 키오스크 시스템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비대면 주문 문화가 퍼지자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소외되고 있다.
서울디지털재단의 ‘서울시민 디지털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만 55세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기술 이용 수준은 100점 만점에 43.1점으로 서울 시민 평균인 64.1점보다 32.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54.2%는 한 번도 키오스크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키오스크 이용률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줄어든다.
75세 이상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13.8%에 불과했다. 75세 이상이 사용하기 어려운 키오스크로 꼽은 곳은 패스트푸드점(53.3%), 카페(45.7%), 음식점(44.4%)이다.
고령층은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33.8%), ‘필요가 없어서’(29.4%),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17.8%)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한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20%는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도움을 받을 때는 ‘전화문의(73.7%)’, ‘지역거점방문(45.3%)’을 선호했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대면 서비스를 선호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디지털 교육이라고 해서 거창한 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기차표 예매하는 일 등을 알려드리는데, 교육을 받고 나면 생활이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며 “중장년층의 디지털 교육은 1:1 혹은 2:1로 이뤄져야 가장 효과적이고, 대면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디지털 배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지만 비대면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한편으로는 디지털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었지만, 아직도 디지털 도구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장년층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잘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틈이 크게 벌어지자 정부는 ‘디지털 포용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디지털배움터 140여 개를 운영하고 키오스크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시니어 강사가 고령층에 일대일로 디지털 교육을 하는 ‘어디나 지원단’, 어르신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로봇 리쿠(LIKU) 보급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보고서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 인구로 진입하면서, 고령층 내에서도 디지털 격차 문제가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고령층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사 배경을 밝혔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디지털 사회에서 시민 모두가 소외나 배제 없이 디지털 기술이 가져오는 기회와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포용 사업을 더 촘촘히 기획하고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서울시 어르신 디지털 교육을 위한 만 55세 이상 어르신 강사단으로 구성될 '어디나 지원단'을 내달 2일까지 모집한다. '어디나 지원단'은 '어르신 디지털 나들이 지원단'의 줄임말이다. 고령층의 디지털 기기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서울디지털재단이 실시해온 디지털 교육 사업이다.
어디나 지원단 교육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과 강사가 일대일로 만나, 스마트폰·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활용법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강사와 교육생을 모두 고령층으로 구성한 일종의 노노(老老)케어로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으로 학습효과를 높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 3년간 강사 350명이 어디나 지원단에 참여해 서울시 전역의 고령층 1만여 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 확산으로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현상이 심화되었고 이에 재단은 올해 교육 규모를 작년 대비 확대한다.
올해는 지난해 기록한 교육생 8000여명의 수치를 상회하는 1만명 이상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 활동처 역시 복지관, 도서관, 경로당 등 다양한 형태의 기관에서 진행해 어르신들의 교육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선발된 어디나 지원단은 오는 4월부터 7개월간 디지털 포용 교육프로그램에 강사로 참여하게 된다. 월 최소 20시간, 최대 30시간의 강의 시간을 준수하여야 한다. 활동 강사는 1시간당 2만2000원의 활동비를 지원받는다.
이밖에도 어르신 대상 교수법 교육과 ICT 기술체험, 디지털 역량 보수교육 등 강사들의 역량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시에 거주하며 디지털 기기 활용 역량을 갖춘 55세 이상 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문제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는데 반해 어르신들이 체감하는 지원책은 여전히 부족한 현실"이라며, "어디나 지원단을 통해 모두가 디지털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QR이 신분증을 대신하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음 날 원하는 물건이 집 앞으로 온다. 식당에서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고, 창구에 갈 필요 없이 모바일로 송금이 가능하다. 버스에서는 현금이 사라졌다. 덕분에 일상은 편리해졌지만, 디지털에 익숙하지 못한 시니어는 막막하다. 디지털 양극화 속에서 살아가는 시니어를 조명한다.
팬데믹은 새로운 사회의 분기점이 됐다. 이전까지 디지털은 새로운 ‘기술’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생존’과 연결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해 코로나19가 불어닥치면서 발생한 마스크 대란이다.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면서 약국 등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젊은 층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거나, 재고량을 알려주는 앱을 통해 마스크를 구매했다. 이와 달리 디지털에 서툰 노인들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수급 사각지대에 놓였다.
노인은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과 더불어 디지털 취약계층 중 하나다. 문제는 이러한 4대 취약계층 중 노인이 가장 디지털에 취약하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2020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노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8.6%로 4대 취약계층 중 가장 낮았다. 2017년과 비교했을 때 10%가량 증가했으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기간에 한 번도 꼴찌를 탈출하지 못했다.
세대 간 디지털 격차도 심하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OECD 주요 회원국에서도 세대 간 디지털 격차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회원국 중 세대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OECD의 자료에 따르면 16~25세의 디지털 문제해결 능숙도는 60% 이상인 반면, 55~65세의 경우 5% 이하였다. 인터넷 사용 물품 구매율도 젊은 세대(16~24세)는 80%가 넘지만, 노인 세대(55~74세)의 경우 20% 수준에 불과했다. 디지털 격차로 인한 양극화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세대 내 격차와 심리적 장벽
세대 ‘간’ 격차도 발생하지만, 세대 ‘내’의 격차도 존재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층은 정보화 수준에 따라서 디지털 소외형, 저역량·저활용형, 적극 활용형으로 나뉜다. 디지털 소외형(24.7%)은 접근 및 활용 수준이 모두 낮았고, 반대로 적극 활용형(39.1%)은 전반적으로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높았다. 저역량·저활용형(36.2%)은 접근 수준은 높았지만, 역량과 활용 수준은 낮은 편이었다.
김남숙 숭실대 교육대학원 평생교육·HR D 전공 전임교수는 “디지털 기기 이용 유형에 따라서 맞춤형 교육 여건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1인 여성 노인과 같이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분들에게는 기기 보급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며,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높은 노인들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판단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디지털에 대해 심리적 장벽을 느끼고 있었다. 서울디지털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노인의 50% 이상이 스스로 새로운 기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과 정보 노출에 대한 두려움을 디지털 이용의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그래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조력자가 필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소외형과 저역량·저활용형의 약 80%는 PC 및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때 가족의 도움을 받았다. 윤정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노인은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디지털 기기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 또한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 디지털 기기 역량을 꾸준히 익힐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천차만별 키오스크… 가입조차 어려운 전자상거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사회 전반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으나, 전자상거래와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은 처음 비대면 거래를 할 때 회원 가입 및 로그인, 용어 이해, 기기 조작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키오스크의 인터페이스를 어려워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고령자의 51.4%가 단계의 복잡함을 키오스크 이용 시 어려움의 1순위로 꼽았으며, 다음 단계의 버튼을 찾기 어려움(51%), 뒷사람에게 눈치 보임(49%) 순으로 어려워했다. 윤 연구원은 “빠른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디지털 기기 보급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많다. 키오스크는 장소나 기기마다 인터페이스 구성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는 사용 시 혼란을 가중하는 요소이므로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키오스크는 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기술이다. 다이소는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한 셀프 계산대와 현금 계산대를 같이 운영 중인데, 키오스크 조작이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계산대 옆에 키오스크 조작을 안내하는 종업원이 대기하고 있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김모 씨는 “어르신들은 키오스크보다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 젊은 사람들은 키오스크를 곧잘 이용하지만, 어르신들은 어려워하시기에 자세히 여러 번 설명한다”라고 말했다. 매장에서 현금 결제를 자주 한다는 시니어 박모 씨는 “늘 현금으로 결제하는 게 익숙해서, 다소 과정이 복잡해 보이는 셀프 계산대는 이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도 비슷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경험이 있는 고령 소비자의 79.9%는 스마트폰을 이용했는데, 이용 시 단계별로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달랐다. 특히 ‘회원 가입 및 로그인’, ‘포인트 적립 및 쿠폰 사용’, ‘결제’, ‘쇼핑 사이트·앱 찾기 및 설치’ 순으로 어려워했다. 자녀와 떨어져 사는 시니어 장모 씨는 “얼마 전 집에 놀러 온 자녀의 도움으로 G마켓에 회원 가입을 했다. 최근에 혼자 앱을 사용해 옷을 사려고 했는데, 결제 방식이 복잡해 어쩔 수 없이 아들에게 대신 주문을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사라지는 현금과 사람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노인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현금 없는 버스가 등장했다. 서울시는 10월 1일부터 8개 시내버스 노선을 대상으로 현금 없는 버스를 운영 중이다. 버스 탑승 현금 이용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금 승객 비율은 2010년 5.0%에서 2019년 1.0%로 내려갔고, 지난해 0.8%를 기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금 이용객 중 어르신의 비중은 10% 남짓으로 추정된다. 잘 모르는 분들이 많지만 지하철 탑승 시 사용하는 시니어패스 카드도 버스 탑승할 때 사용할 수 있다”라며 “현금 승객 저하와 더불어 코로나19 예방 차원으로 시범 운영 중인데, 앞으로 9개월간 현금 없는 버스의 효과를 다각도에서 살펴보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시범 노선의 버스를 운행 중인 김모 씨는 “현금 없는 버스 운영 전에도 하루에 현금을 내는 이용객은 2~3건에 불과했다. 시범 운영 후 현금을 내려고 하는 승객은 하루에 1건 정도가 다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박모 씨는 “승객의 70%가 노인인데, 카드를 이용하는 분이 많다. 다만 여전히 현금을 이용하는 분이 종종 있어서 돈통을 아예 없애는 것은 힘들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면서 어려움에 봉착한 시니어도 생겼다. 한국소비자원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금융거래 미경험자의 50%는 창구를 통한 거래를 선호했다. 여전히 대면 업무에 익숙한 것이다. 온라인 금융거래를 해본 고령자의 90%는 계좌조회, 이체와 같은 간단한 금융 업무만 진행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점포 수는 올해 6월 기준 6326개로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은 무인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은행원과의 화상 상담을 통해 진행되는 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도 고령 소비자들은 영문명, 이메일 주소 등 개인 정보 입력을 위한 키보드 조작을 어려워했다”라고 말했다.
성공적 노화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이제 디지털은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전까지는 하나의 선택 사항이었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앞서 마스크 대란에서 살펴본 것처럼 디지털 격차가 만드는 사회적 불평등은 노인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생존을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다만 단순한 PC 보급과 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빠른 변화에 발맞춰 콘텐츠의 이해와 활용, 정보 공유, 소통과 참여 등이 강조되는 디지털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서울시는 어르신 맞춤형 스마트폰을 보급하고 있으며,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월 2만 원 이하의 요금제를 제공한다. 올해 연말까지 서울 시내 삼성디지털프라자 34개소를 방문하면 가입할 수 있다. 한편 ‘어디나 지원단’을 통해서 디지털 기기 역량 강화 교육도 하고 있다. 이 지원단은 ‘어르신 디지털 나들이 지원단’의 줄임말로, 강사와 교육생이 모두 중장년이며 일대일로 만나 진행하는 눈높이 맞춤 교육이다. 또한 로봇 ‘리쿠’를 활용해 스마트폰 이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아울러 음식 주문, 티켓 발매, 요금 정산 등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마련해 키오스크 연습을 할 수 있는 체험존도 운영 중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노인의 성공적 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지적 유연성이 높을수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았다. 인지적 유연성이란 개방적 태도를 뜻하는데, 열린 마음을 가진 노인일수록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궁극적으로 리터러시 수준이 높을수록 성공적 노화를 측정하는 설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노인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은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인에게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히 기능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 효능감과 더불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유능성을 증명하는 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디지털은 생존과 성공적 노화를 위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