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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론가가 말하는 하루키·헤밍웨이 소설 속 음식의 비밀은?
-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로 만든 집,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호랑이가 달라고 보채던 떡, ‘디즈니 동화’의 오리 스크루지 영감이 끓인 단추 수프… 어릴 적 읽던 책에 나온 음식에 괜히 군침 삼킨 적이 있는가?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우리는 그 요리를 탐내는 것으로 모자라, 참지 못하고 한밤중에 라면 물이라도 올리게 된다. 열혈 문학 독자인 이용재 음식 평론가는 신간 ‘맛있는 소설’을 통해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깊이 있게 먹음직스러운 문학 속 음식들을 차려냈다. 음식은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 문화와 사회적 인식이 담긴 주요 지표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 살피면 세상의 외피와 내면을 고루 들여다볼 수 있다. 이용재 음식 평론가는 15년간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식재료, 조리 도구, 요리, 식문화를 폭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글로 풀어내 좌표에 올려놓는 작업을 해왔다. 이탈리아 음식 분야 최고의 요리책 ‘실버 스푼’ 외 ‘패밀리 밀’, ‘식탁의 기쁨’ 등 음식 관련서를 번역했으며, 비평의 성격을 띠는 ‘냉면의 품격’, ‘한식의 품격’, 생존을 위한 조리 지침을 담은 ‘조리 도구의 세계’, ‘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등을 펴냈다. 세 종류의 맛있는 인생 이용재 평론가의 인생 궤도는 ‘먹고’, ‘읽고’, ‘쓰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맞벌이를 했던 터라 할머니가 해준 음식을 먹거나 직접 요리하는 일이 많았다. 자연히 음식에 관심이 생겼고, 관련 책을 탐독하기도 했다. 스물여덟 무렵 건축학도였던 그는 미국으로 유학 가면서 적적함을 달래려 요리를 독학했다고 한다. “빵을 반죽하고, 스테이크를 굽고, 와인을 곁들여 마시기도 했어요. 본격적으로 전채부터 후식까지 코스를 짜서 만들고 먹는 모든 과정을 직접 소화해보는 거죠. 문득 취미 생활을 기록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블로그에 글을 5년 정도 꾸준히 올렸어요. 그러던 중 대학원을 졸업하고 애틀랜타의 건축회사에서 일했는데, 경기가 나빠지면서 정리해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충동적으로 ‘글 쓰는 일을 해볼까?’ 하며 이력서와 몇 편의 글, 미국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의 번역 기획안 등을 만들어 출판사와 잡지사에 보냈어요. 글쓰기의 뿌리는 그때부터였네요.” 맛을 둘러싼 가치와 철학 평론이나 비평은 가치를 분석하고 판단해 명료하게 전달하는 일이다. 그러나 음식 평론 자체만으로는 전문가의 자격을 심사받지 않는 분야인 탓에 비교적 고된 길을 걸어왔다. 7~8년 전, 그가 음식 전문지 ‘올리브’에 ‘한국 최초의 레스토랑’이라는 주제로 글을 연재하던 때였다. 당시 한국은 모던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개념이 막 주목받던 시기였다. 오랜 타국 생활로 다양한 음식 문화를 접한 데다, 건축 공부를 통해 균형 있는 관점까지 몸에 배 있으니 평론에 좀 더 객관적일 수 있었다. ‘먹고 겪은 대로 쓴다!’며 너무도 솔직한(?) 후기를 작성했고, 독자들은 ‘우리나라에 없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려는데 응원하지는 못할망정 알지도 못하면서 혹평한다’고 손가락질했단다. “음식이 맛있다, 맛없다로 단순하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에요. 재료의 특성과 조화, 조리의 원리, 사회적인 맥락 등을 통틀어 보거든요. 경력에 도움이 될 거라는 이유만으로 젊은 사람들을 싼 임금으로 고용해서 혹사하는 노동 현실, 유행처럼 번진 단기 요리 교육 과정, 부족한 실무 경험 등 여러 원인으로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음식들의 완성도가 낮은 상태였어요. 감사하게도 제 글을 읽은 뒤 현실을 깨닫고 제대로 공부했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일종의 순기능이죠. 아무쪼록 개인의 의견과 괴리가 있을지라도, 요리라는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과정이 와 닿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상상력에 불을 댕길 작품 속 음식들 수년의 경험과 철학을 꾹꾹 눌러 담은 저서는 어느덧 여덟 권이 됐다. 신간 ‘맛있는 소설’은 2019년 여름께, 한 방송국으로부터 교양 프로그램 출연 제안을 받고 기획했다. 소설 내 음식을 탐구하는 주제를 제안했는데, 소통이 매끄럽지 못했고 대우도 나빠서 결국 출연 결정을 철회했다. 방송 기회는 물 건너갔지만 출판의 가능성을 두고 기획안을 만들었다. 마침 지난 저서 ‘외식의 품격’을 함께 만든 편집자와 다시 뭉치게 됐다. 장난감 대신 세계문학 전집을 죽어라 읽던 어린 그로부터 시작된 산물일 테다. 그는 몇 번이고 되풀이해 보던 명작 ‘작은 아씨들’과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식재료의 속사정을 이야기한다.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비프스튜와 콘비프샌드위치, ‘노르웨이의 숲’의 김에 싸서 간장에 찍은 오이, ‘댄스 댄스 댄스’의 유키가 마시는 피나콜라다 등을 한 울타리에 모았다. 비교적 최근 출간된 ‘채식주의자’,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사회적 현실도 내포했다. “2022년 내내 원고를 썼는데, 예상보다 훨씬 힘들고 버거웠어요. 항상 글로써 스스로를 증명하고 누군가를 납득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있던 터라, 냈던 책들과는 다른 시도를 했거든요. 특히 하루키 부분은 심한 압박을 받았습니다. 하루키의 소설은 음식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죠. 크게 소문난 식당은 반드시 찾아가 맛보고 리뷰를 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요. 흐름이 끊길까 봐 잠도 푹 자지 못했죠.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기 일쑤였어요. 그래도 완성하고 나니 소설이라는 식재료로 구성한 모든 메뉴가 충실한 뷔페 같더라고요. 책 만들기와 글쓰기는 제게 언제나 병증과도 같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독자들은 마음껏 맛보고 즐기셨으면 해요. ‘이 작가가 허투루 책을 내는 사람은 아니네, 두고두고 읽을거리가 있구나’라고 느낀다면 더 좋고요!”
- 2024-02-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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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무더위를 식혀주는 힐링 도서
- 노후의 재구성 마이크 드락 외·유노북스 저자는 더 이상 기존의 은퇴와 노후를 대하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바로‘이모작 은퇴’다. 노후 20년, 30년을 경제적・사회적으로 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스니커즈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을까 박상우·반니 스니커즈가 힙합과 재즈, 스포츠 스타와 얽힌 사연부터 트렌드와 문화의 상징이 되기까지 그 자취를 추적한다. 다양한 스니커즈 브랜드의 히스토리도 담았다. 걸어서 코리아 이준목 · 미다스북스 환갑 겸 은퇴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버킷리스트인 전국일주 걷기를 하겠다’고 선언한 저자는 총 201일에 걸쳐 6012km(약 1만 5000리) 전국일주를 마쳤다. 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 모모 60년 전 만난 첫사랑과의 재회를 꿈꾸며 매일 88번 버스에 오르는 노인 프랭크와 그를 돕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영국 소설이다.
- 2023-08-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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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득한 시작을 함께할 ‘인생 첫 선생님’, 최순나
- 첫 등굣길, 가방끈을 꼭 움켜쥔 작은 뒷모습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가볍지 않다. 최순나 교사는 그런 부모의 걱정을 기대로, 아이의 설렘은 계기로 바꾼다. 어른들이 만든 딱딱한 교육의 틀은 잠시 접어둔 채 맨발로 땅을 딛거나 풀을 만지며 계절을 사색하게 하고, 글로 풀어내게 돕는다. 그 덕분인지 2학년이 되면서 1학년 후배들에게 전하고픈 글을 담은 ‘1학년이 쓴 1학년 가이드북’ 속 제자들은 말한다. “후배들아, 학교는 재미있어!” “수업 중에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 시계를 볼 줄 모르는데, 쉬는 시간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먹기 싫은 반찬이 급식으로 나온다면?” 초등학교 생활을 앞둔 일곱 살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법한 고민이다. ‘1학년이 쓴 1학년 가이드북’은 먼저 학교를 겪어본 대구 대봉초등학교 2학년과 최 교사가 모든 것이 낯선 예비 1학년을 위해 만든 책이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하지만 속 깊은 조언과 응원이 담겼다. 부모들을 위해서는 자립심이 부족한 아이를 학교에 잘 보내는 방법, 담임선생님과 원활히 소통하는 법, 자녀의 친구 관계에 대처하는 법 등 다양한 지침도 적었다. ‘1학년’을 위한 선생님 최 교사는 1988년 초등학교에 부임해 지금까지 열세 번을 1학년과 보냈다. 올해는 1학년 7반 담임을 맡았다. “초등학교 입학으로 아이는 자신의 삶을 근사하게 살아내기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되죠. 여덟 살 인생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첫 선생님이 되고자 해요.” 그는 주로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의 향을 물씬 느낄 수 있다. 강아지풀로 손을 간질이거나, 여름비를 가만히 손으로 받아보고 어떤 기분이었는지 글로 쓰게 한다. 자연과 교감하며 관찰력과 감각을 발달시키고, 경험을 글로 쓰며 어휘력이 발달하도록 돕는다. 고사리손으로 눌러쓴 시와 이야기들이 모이면 최 교사는 책으로 엮어내고, 다시 선물한다. ‘어린이 저자’들의 탄생이다. “신규 교사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매일 글쓰기를 권했어요. 바빠서 못 쓰는 날은 나름의 이유와 함께 바빴다고 한 줄이라도 쓰게 했죠. ‘글’이라는 표현 수단으로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기록하며 스스로 한 다짐과 후회는 다음 날 아침, 조금은 괜찮은 선생으로 살아낼 힘이 됐어요. 아이들도 그 기분을 느꼈으면 해요. ‘일기’라는 이름보다 ‘하루 담기’, ‘삶이 있는 글쓰기’라는 다소 낯선 이름을 붙여 압박감을 줄여주고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게 했습니다. 아이들의 글을 읽어보면 어쩜 이렇게 정성껏, 따뜻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놀랄 때가 많아요.” 우리는 맨발 교실의 주인공 탁 트인 운동장에서 매일 아침 최 교사와 아이들은 신발을 벗고 운동장을 빙빙 돈다. 해가 쨍쨍한 날은 발바닥을 뜨끈히 덥히고, 비 온 다음 날은 촉촉하고 되직한 흙을 느끼며 대화를 나눈다. 특히 줄넘기, 오래달리기 등을 통해 온몸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우선 억지로 시키기보다 얼마나 뛸 건지 먼저 묻는다. 스스로 목표를 선택하고, 그걸 이뤄냈을 때 성취감을 맛보게 하기 위해서다. 어떤 아이는 다섯 바퀴를 뛰고도 거뜬하지만, 또 다른 아이는 한 바퀴도 힘들어한다. 많이 달리지는 못하지만 ‘나는 행복하다’며 그대로를 즐기는 아이가 있고, 매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점차 나아지는 아이가 있다. 어떤 경험이든 다 배움이 된다. 그 상황을 온전히 겪어내면서 자신만의 대응 방법을 찾는 과정이다. “무엇이든 아이들에게 선택과 결정을 하도록 기회를 줘요. 어른이 되기 전,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기반을 닦아주는 거죠. 얼마 전 ‘교실의 주인은 당연히 선생님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교실의 주인은 우리였네요!’라는 한 아이의 말이 스미더라고요.” 엄마 아빠, 걱정 마세요! 최근 과도한 사교육, 끝없는 비교,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이 뒤섞여 학부모들의 염려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최 교사는 그럴수록 자녀를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의젓하고 성숙하게 세상을 알아가기 때문이다. 한 달 동안 삑삑 소리만 나던 리코더에서 어느 날 맑은 음이 날 때, ‘나, 이것도 해냈으니까 다른 일도 곧 잘하게 될 거야!’라고 생각한다. 어른은 그저 지켜봐 주고, 응원하면 된다. “공동체 사회에서 약간의 잡음을 견딜 줄 알아야 멋진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교육의 위기 속에서도 학교는 여전히 의미 있는 곳이죠. 아이의 성취에 부모만큼 기뻐할 교사, 마음을 나누고 함께 자랄 친구들이 있어요.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성장하죠. 학생을 존중하고 자존감을 키워주려 노력하는 선생님을 믿고 맡겨주세요. 경쟁과 결과 중심이 아닌, 본질을 깨닫는 교육을 위해 힘쓸 테니까요.”
- 2023-05-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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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 피해 실내로…7월의 문화 소식
- ● Exhibition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일정 8월 8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환경보호가 전 세계의 과제로 당면한 가운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전시가 열렸다. 모든 생태계의 집인 지구, 인간이 거주하는 건축물, 새와 곤충의 서식지 등 세 개의 집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해 그 안에서 벌어진 참혹한 환경오염을 이야기한다. 이상 기후로 집단 고사한 침엽수, 아사한 동물, 남·북극의 해빙 등 죽어가는 지구의 모습을 실제 고사목과 박제 동물, 영상 등으로 선보이며, 아파트를 짓고 부수는 과정에서 생산 및 폐기되는 사물을 작품으로 재해석한다. 전시실뿐 아니라 마당, 로비, 건물 외벽 등 여러 곳을 전시 장소로 활용해 미술관 전체를 인간을 둘러싼 환경처럼 보이도록 했으며, 특히 옥상에는 서식지를 잃은 새와 곤충의 보금자리를 설치해 전시 일정과 무관하게 올가을까지 남겨둔다. 기후위기에 대한 전시지만 그 자체가 탄소 배출 행위라는 모순을 고려해, 전시 준비 과정에서도 폐기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생활화했다. 배우 박진희가 국문 오디오 가이드 녹음에 참여해 진심 어린 목소리로 인류가 직면한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나무 인형의 비밀 - 체코 마리오네트 일정 8월 29일까지 장소 서울역사박물관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지구 반대편 국가 체코의 전통문화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체코의 흐루딤인형극박물관과 협력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체코 인형극을 중심으로 156점의 인형과 무대 배경, 실황 영상 등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18세기 유랑극단에서 출발한 체코 인형극은 라디오나 TV가 없던 시절 도시 간 소식을 전달하며 민족의식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시는 이 같은 기원을 시작으로 인형극 부흥기를 맞은 20세기 초중반, 다양한 인형극장이 탄생한 20세기 후반까지 인형극의 발전을 연대기적 구성으로 살펴본다. 또한 단순히 역사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존을 마련해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체코에서 직접 공수해온 마리오네트 인형과 손가락 인형, 음향 장비 등을 통해 인형극을 재현해볼 수 있으며, 유랑극단이 타고 다니던 마차에 들어가 가까이 감상할 수 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좋아 여름방학이 시작된 손주와 함께 방문하면 더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 Book ◇영혼을 품다, 히말라야 (박경이 저·도트북)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용감하게 오르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고산 등반가다. 이들은 동상에 걸려 손가락을 자르고, 때로는 목숨을 위협받으면서도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그 모습을 보면 죽음을 무릅쓰면서까지 산을 오르는 이유가 궁금해질 때도 있다. ‘왜 산을 오르는가?’ 어쩌면 산을 사랑하는 모든 산악인에게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 여성 산악가 박경이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의 삶으로 대신한다. 에세이 ‘영혼을 품다, 히말라야’는 고산 등반가의 삶과 철학을 저자가 ‘죽음의 지대’ 히말라야 고산에 직접 오르며 만난 이들의 이야기로 현장감 넘치게 풀어낸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극한의 자연환경에서 자기 존재의 참된 의미를 사유하고, 자신을 포함해 편견과 차별이란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했던 세계 여러 여성 산악인의 고충을 담담히 반추한다. 책은 단순히 감상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산 등반을 떠나려는 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흥미롭게 알려준다. 셰르파와 루트 개척, 베이스캠프 생활 등 기본 상식부터 트레킹 준비물, 고산병 극복 방법 등 실전에 필요한 정보까지 한데 담아 등반 의욕을 고취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죽으러 산에 가지는 않지만 죽을 걸 알면서도 산을 오른다”는 많은 고산 등반가의 마음을 대변한다. 관중도 심판도 없지만 반칙하지 않고 정직하게 산을 오르는 이들의 삶을 간접 체험하다 보면 서문에서 던졌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이 풀린다. 등산의 진정한 묘미는 정상이란 결과보다 자신을 믿으며 한 발씩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인생이란 산을 탈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말이다 ◇시가 인생을 가르쳐 준다 (나태주 엮·앤드) ‘풀꽃시인’ 나태주가 한국 시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역작을 갈무리해 엮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국민 시 ‘엄마야 누나야’부터 조지훈의 희귀 시 ‘병에게’까지 총 125편이 담겼다. ◇킵 샤프 (산제이 굽타 저·니들북) 나이가 들어도 인지 기능을 총명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뇌에 관한 오해와 진실, 구체적인 12주 프로그램을 통해 막연하게 느껴지는 뇌 건강 영역을 실용적으로 접근한다. ◇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한기봉 저·디오네) 평생 세상을 뾰족하게 바라보았던 언론인 출신 저자가 평범한 중년으로 돌아와 세상살이의 단상을 덤덤하게 풀어놓는다. 짧지만 강렬한 60여 개의 글이 또래 독자에게 위로를 전한다. ● Stage ◇마리 앙투아네트 일정 7월 13일~10월 3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로버트 요한슨 출연 김소현, 김소향, 김연지, 정유지, 민우혁, 이석훈, 이창섭, 도영 등 18세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뮤지컬로 다시 돌아온다. 올 7월 막을 올리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한때 고귀한 신분이었지만, 각종 오명 속에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녀의 삶을 통해 진실과 정의의 의미를 조명한다. 사회의 부조리를 타파하고자 혁명을 선도했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 오리지널 버전과 달리, 한국 버전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에 비중을 실어 두 여인의 삶을 더욱 극적으로 대비시킨다. 특히 당대 부의 상징이었던 파리 베르사유 궁전과 빈민가 마레지구를 무대 위에 재현해 계급 간 갈등 구조를 명확히 그려낸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로코코 시대의 화려한 귀부인 드레스와 다채로운 가발도 재미를 높이는 포인트.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대중에게 친숙한 사건을 위주로 재해석해 공감대를 더한다. ◇렁스 일정 9월 5일까지 장소 아트원씨어터 2관 연출 박소영 출연 이동하, 성두섭, 오의식, 이진희, 류현경, 정인지 등 매 순간 선한 의도로 행동하기 위해 고민하는 한 연인이 사랑, 환경, 출산 등의 주제로 치열하게 토론하며 ‘좋은 사람’의 정의를 찾아나가는 이야기다. 환경을 위해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여자와 아이를 낳아 좋은 부모가 돼야 한다는 남자의 정답 없는 갈등이 진정한 ‘선’(善)의 의미를 묻는다. 특별한 장치 없이 두 배우의 대화로만 이어지는 전개가 몰입도를 높인다. ◇비틀쥬스 일정 8월 7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알렉스 팀버스 출연 유준상, 정성화, 홍나현, 장민제, 김지우, 유리아 등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2019년 현지 초연 이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라이선스 공연이다. 황당한 사고로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의 신혼집에 이사 온 한 가족을 쫓아내기 위해 장난꾸러기 유령 ‘비틀쥬스’와 합세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중부양을 하는 캐릭터와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 등 마술 같은 연출이 놀이공원에 온 듯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 2021-07-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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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여름을 맞이하며 펴보는 신간
-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저·아날로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인 앨런 크루거의 유작. 콘텐츠 산업 중 가장 큰 변화를 맞고 있는 음악 업계를 통해 최근 경제학의 주요 이슈와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개관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 (로버트 스키델스키 저·안타레스) 원로 경제 석학인 저자가 주류 경제학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진단한다. 180여 명의 최고 권위 학자들의 이론을 통해 애덤 스미스부터 현재까지 경제사 300년의 흐름을 꿰뚫는다. 완전한 행복 (정유정 저·은행나무) 베스트셀러 작가 정유정의 신작. 자신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부딪치는 순간 발생하는 잡음에 주목한다. 압도적인 서사와 속도감 있는 문장, 정교한 플롯이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걷는 독서 (박노해 저·느린걸음)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박노해 시인의 문장 423편이 그의 사진과 함께 담겼다. 흑백 사진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시인의 사진 중에서 흔치 않은 컬러 작품만을 엄선해 실었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강원국 저·웅진지식하우스) 청와대 연설비서관 출신 저자가 삶의 품격을 높이는 화법을 이야기한다. 진정한 어른으로서 말 한마디로 공감과 신임을 얻고 존중받을 수 있는 여러 실질적인 노하우를 소개한다.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 (김서울 저·놀) 유물 해설가인 저자가 서울의 5대 궁궐을 거닐며 느낀 감상을 위트 있게 풀어낸다. 청기와를 집값에 비교하고 해치를 강아지에 비유하는 등 현대인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재미를 더한다.
- 2021-06-0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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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은 살아 있는 책”
- 해외여행이 낯설었던 1990년대 초반, 대학생 신분으로 유럽 여행을 다녀와서 쓴 책 ‘유럽 일기’를 시작으로 여행작가 채지형(51)은 세계 일주 1세대로 불리며 세계 곳곳을 누볐다. 숱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책, 강연과 연재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여행의 매력을 알리는 데 앞장섰던 그녀가 2016년 이후 5년 만에 그간의 여행을 정리하며 써 내려간 신간 ‘여행이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로 돌아왔다. 신간은 지난 5년의 공백을 설명하는 주석과 같은 여행기다. 잊지 못할 여행의 순간부터 여행지에서 수집해온 영수증, 냉장고 자석, 인형 등과 관련된 사연, 아버지와의 추억, 여행에서 마주친 사람과의 대화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녀에게 지난 5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지난 5년은 참 다사다난했어요. 좋았던 순간도 있었지만 괴로웠던 시간도 많았어요. 평생을 함께할 짝꿍이 생겨서 좋았지만,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아파서 큰 수술을 받기도 했어요. 틈날 때마다 여러 군데에서 강의도 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의뢰받은 원고를 쓰면서 바쁘게 살다 보니 정작 다녀온 여행을 스스로 정리할 시간이 없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출장이 줄어들면서, 지난 여행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이번에 책을 내게 됐어요.”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혔다. 실제로 2020년은 1994년부터 매해 해외로 떠났던 그녀가 유일하게 해외를 못 나간 해라고 한다. 대신 새로운 여행의 맛을 알게 됐다고. “작년은 국내 여행의 재발견이라 부르고 싶어요. 예전과 달리 깊게 국내 여행을 다녔어요. 물론 해외를 못 나가서 아쉬웠지만요. 사실 그동안 국내 여행은 일로 가거나, 가끔 부모님과 함께 가는 효도 여행이 전부였던 탓에 즐길 새가 별로 없었어요. 이번엔 일주일이나 한 달씩 진득하게 한곳에 머무는 방식의 여행을 했는데, 참 새로웠어요. 이렇게 조금 느긋한 여행을 하면서 마음의 여유도 찾고, 스스로 돌이켜보는 시간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여행 유전자와 귀여운 앨범 1994년 대학생 신분으로 떠났던 배낭여행은 그녀를 세계 일주 1세대로 이끌었고, 세계 일주의 경험은 어엿한 여행작가의 길로 가게 했다. 도대체 여행의 어떤 매력에 매료된 것일까? “6개월이나 1년씩 긴 여행을 떠나던 유럽 친구들이 되게 부러워서 긴 여행을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세계 일주를 하면 여행에 대한 갈증이 해소될 줄 알았는데, 하고 나니 더 하고 싶더군요. 제일 무서운 맛이 아는 맛이라는 것, 그때 깨달았어요.(웃음) 생각해보면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가서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우쿨렐레나 카타칼리 메이크업처럼 평소에 배우지 못했던 것도 배워보고, 다양한 문화나 종교를 접하면서 느꼈던 것들이 제 삶에 끊임없이 좋은 자극을 불어넣어 준 것 같아요.” 사실 그녀에게 여행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유년 시절 매년 여름이면 친척들끼리 모여서 야외로 캠핑 가는 것은 기본이고, 한번은 외갓집 식구들과 함께 45인승 버스를 빌려서 전국을 유랑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진짜 여행을 좋아하셨어요. 신문·잡지 레저면에서 소개하는 여행 기사를 전부 스크랩하셨어요. 어찌나 열심히 하셨던지 스크랩북을 보지 않고도 전국 여행지 맛집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말할 정도로 줄줄 꿰고 계셨어요. 여행지에 가면 ‘종’이나 ‘배지’ 같은 걸 꼭 사서 돌아오셨는데, 제가 인형이나 냉장고 자석을 수집하는 것도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일종의 여행 유전자라고 할까요?” 실제로 냉장고 자석은 냉장고의 옆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고, 그녀의 작업실은 인형의 방이라 불러도 될 만큼 세계 각지에서 공수한 인형으로 꽉 차 있었다. 아무리 유전자라고 해도 이토록 열심히 수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인형처럼 귀여운 걸 좋아했어요. 크면 달라질 줄 알았는데 제 공간이 생긴 후로는 더 열심히 모으게 되더라고요.(웃음) 인형을 살 때는 좋은데 돌아올 때는 짐이 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라요. 집에 있는 다른 친구들하고 어울릴지도 살펴보고요. 첨엔 귀엽고 좋아서 샀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이게 앨범 같아요. 예전에 좋아하던 노래를 들으면 그때 생각이 나는 것처럼, 인형을 보면 그 여행지의 순간을 다시 곱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새로운 무대의 출발, 책방 여행은 일종의 모험이지만, 이방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외롭고 힘들 때도 분명히 있었을 터. 오랫동안 여행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하면서 도둑맞아 빈털터리가 된 적도 있고 여자로서 불쾌한 경험도 있었지만, 여행을 떼놓고 제 삶을 말할 수 없게 됐어요. 같은 시간이라도 여행지와 일상에서 받는 느낌은 달라요. 한번 여행을 떠나면 다른 인생을 산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주어진 배역을 통해서 다른 삶을 체험하는 배우와 비슷해요. 다만 여행은 역할에 얽매이지 않고 동화 속으로 들어가서 주인공도 만나보고, 주인공이 처한 시대적 배경이나 역사를 같이 보는 느낌이에요. 말하자면 살아 있는 책이라고 할까요?” 여행작가를 배우로 비유했을 때, 그녀가 목표로 하는 다음 무대는 어디일지 궁금해서 살포시 물어봤다. “일단 작년에 4개월 정도 머문 동해에 관한 얘기랑 신혼여행기를 늦기 전에 정리하고 싶어요. 최근에는 동네 책방에 흥미가 생겨서 관련된 서적을 탐독 중인데, 앞서 말한 작업이 정리되면 여행과 관련된 책방을 만드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싶어요. 책방 주인이 새로운 무대의 출발이 될 것 같아요.” 그녀에게 여행이 곧 삶이었고, 삶이 여행 그 자체였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미지의 세계로 떠나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며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인형을 수집하며 그 추억을 오래도록 마음에 새겼다. 여행에 대한 열정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컸고, 늘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새로 적은 버킷리스트는 여행을 통해 하나씩 지워갔다. 동시에 일상과 잠시 거리를 둔 채 스스로 성찰하면서 더 나은 삶을 살고자 다짐했다. 앞으로도 그녀의 삶은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 끝내 바다에 닿듯 결국 여행으로 이어질 것이다. 언젠가 그녀가 운영하는 여행 책방에서 여행자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활짝 피우는 날을 기대하며 마친다.
- 2021-04-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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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휴가철 느긋하게 펼쳐보는 신간!
- # 차의 시간을 걷다 (김세리 외 공저·열린세상) 5000년에 걸친 동아시아 차 문화의 역사를 향긋하고 산뜻하게 풀어낸다. 고전에서 낭만, 실용의 시대까지 차의 시대별 변천사를 다양한 문헌과 회화로 소개한다. # 나이 따위, 잊고 살랍니다 (시모주 아키코 저·이터) 왕년에는 아나운서로, 현재는 일본여행작가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인 82세 저자의 유쾌한 에세이.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픈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아갈 것을 제안한다. # 황야의 이리 (헤르만 헤세 저·을유문화사) 자아를 찾아 끊임없이 방황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전후 사회에 대한 헤세의 인식이 고스란히 담긴 자전 소설로, 그의 사상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 퀸 메릴 (에린 칼슨 저·현암사) 최고의 배우이자 어머니인 메릴 스트립의 삶을 조명한다. 치열한 할리우드 생존기부터, 인생을 바라보는 가치관까지 '철의 여인'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 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A. 싱클레어 외 공저·부키) 노화는 정상이 아닌 질병이다? 장수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가 노화의 비밀을 밝힌다. 인간을 늙게 하는 한 가지 원인과 획기적인 장수 비법을 공개한다. #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 (최갑수 저·보다북스) 여행작가 최갑수가 직접 다녀온 국내 여행지 50곳을 테마별로 소개한다. 모든 코스는 당일치기 또는 1박 일정으로 긴 여행이 어려운 현대인의 맞춤형 여행서다.
- 2020-08-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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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싱그러운 여름 맞이를 위한 신간!
- #초록의 집 (엑스날러지 저 · 한즈미디어) 자연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집과 아름다운 정원을 꾸민 집들을 소개한다. 집의 크기나 햇볕에 상관없이 늘 초록 식물을 즐길 수 있는 집과 정원의 사례를 다양한 사진과 도면 등으로 보여준다. #숲으로 가면 깨닫는 것들 (이시형 저 · 자음과모음)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에게 이젠 천천히, 때론 멈춰 설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잠시 멈춤'을 제안하며 도시문명과 떨어진 고요한 자연 속에서 잠시 멈춰 기다릴 것을 권한다. #아무튼, 여름 (김신회 저 · 제철소) 1년 내내 여름만 기다리던 저자가 여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처럼 써내린 스물두 편의 에세이가 담겼다. 휴가, 여행, 수영, 낮술, 머슬 셔츠, 전 애인 등 여름에 관한 다채로운 소재를 다뤘다. #여름을 지나가다 (조해진 저 · 민음사) 2015년 문예중앙에서 출간됐던 조해진의 장편소설로, 오늘의 작가 총서 리뉴얼 판으로 다시 나왔다. 사회의 그늘에 주목하며 여름이 깊어지는 시간, 고립된 이들과 버려진 공간에 대해 말한다. #인퓨즈드 워터 (조지나 데이비스 저 · 테이스트북스) 과일, 채소, 허브 등을 넣어 우려낸 물로 알려진 ‘인퓨즈드 워터’ 레시피북. 첨가하는 재료에 따라 맛과 향은 물론 그 효능까지 다르게 나타나는 인퓨즈드 워터 50가지를 상세히 소개한다. #삼림욕의 행복 (멜라니 추카스브래들리 저 · 이봄) 자연에 굶주린 현대인들을 위한 산림욕 가이드. 저자는 “산림욕은 자연에서 보내는 고요한 시간의 유익한 경험”이라 말하며 흙과 나무가 있는 곳 어디서든 자연을 즐기도록 방법을 일러준다. #음식의 위로 (에밀리 넌 저 · 마음산책) ‘뉴요커’의 편집자였던 저자가 인생이 절망스러웠던 순간 음식으로부터 위로받았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리를 통해 삶을 되돌아보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더불어 사는 법을 터득해나간다.
- 2020-06-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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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에 쉬어가며 읽을 만한 신간
- 무더운 여름의 한복판 7월, 시원한 음료 한잔하며 읽을 만한 신간을 소개한다. ◇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공저ㆍ위즈덤하우스) 71세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와 할머니의 행복한 노후를 응원하는 손녀 김유라가 함께 쓴 에세이다.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온 박막례의 인생 전반전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전향한 뒤 펼쳐진 인생 후반전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느 날 치매 위험 진단을 받고 온 박막례를 ‘그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한 손녀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며 할머니와 호주 여행을 결심한다. 그렇게 시작된 동행이 두 사람의 인생에 전환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들의 여행기 영상은 조회수 100만을 훌쩍 넘겼고, 이를 계기로 박막례는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차세대 유튜브 스타로 떠올랐다. 박막례는 “부침개처럼 인생이 확 뒤집혔다”고 호쾌하게 말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70여 년 인생을 충실히 살아온 그녀 스스로가 만든 결실임을 깨닫게 된다. 더불어 손녀 김유라가 관찰한 할머니의 삶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느낄 수 있다. ◇ 할매의 탄생 (최현숙 저ㆍ글항아리) ‘할배의 탄생’의 저자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가 이번엔 대구의 한 산골짜기 마을에 사는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농촌, 젠더, 노년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투리와 정제되지 않은 언어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 100세 철학자의 인생, 희망 이야기 (김형석 저ㆍ열림원)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행복한 삶의 중요 조건으로 ‘성장하는 인생’을 꼽았다. 그런 그가 제안하는 성장하는 삶 속 진짜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에 대해 ‘인생의 조건’, ‘행복한 인생을 위하여’ 등 총 4부로 나눠 설명한다. ◇ 나만의 시크릿 홈카페 (예나 저ㆍ레시피팩토리) 레시피 제공뿐만 아니라 홈카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홈카페 추천 도구, 식재료, 식기를 비롯해 예쁜 얼음 만드는 법, 풍성한 우유 거품 내기 등 저자만의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한다. ◇ 전원주택 짓고 즐기며 삽니다 (정문영 저ㆍ청림Life) 은퇴 전 전원생활의 로망을 이룬 저자가 경험을 통해 터득한 좋은 땅 보는 법, 건축주가 알아야 할 예산 설정법, 시공업체 선정기준 등을 공개한다. 전원주택 구매자를 위한 99가지 체크리스트 등 유용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 2019-06-2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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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이 짙어지는 계절 읽기 좋은 신간
- ◇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이근후 저ㆍ메이븐) 베스트셀러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의 신작이다. 죽음의 위기를 수차례 경험하고도 7가지 병과 더불어 지내며 여생을 유쾌하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노학자의 인생 내공이 느껴진다. 유년기와 청년기에 지독한 생활고를 겪었던 저자는 “사람은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살아야 한다. 사소한 기쁨과 웃음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며 즐거움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50년 경력의 정신과 의사로서 중년 이후 마주하게 되는 일, 자아, 인간관계 등의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담았다. 소중한 사람에게 연락 미루지 말기, 죽도록 일만 했다고 후회하기 전에 열심히 일한 자신의 노고 인정하기, 다 큰 자식은 되도록 빨리 독립시키기 등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안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인생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 오늘의 메뉴는 제철 음식입니다 (박찬일 저ㆍ달) 여름은 물론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제철 식재료 27가지에 대해 정리했다. 식재료가 나는 현장에 직접 찾아가 취재한 결과물로 재배 과정부터 산지 환경, 보관 방법, 맛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비법들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 엄마는 이제 졸업할게 (사이바라 리에코 저ㆍ해의시간) 최근 떠오른 ‘졸혼’처럼 ‘졸모’(卒母)를 선언한 엄마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저자는 졸혼이 혼인은 유지하되 서로 간섭하지 않듯, 졸모 또한 자녀와의 관계는 지키면서 아이의 독립과 엄마의 생활을 동시에 인정해주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 정신 위에 지은 공간, 한국의 서원 (김희곤 저ㆍ미술문화) 유생들에게 단순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을 가르쳤던 인문학당과 같은 공간으로 서원을 의미 있게 다룬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 서원 9곳을 중심으로 ‘정신 위에 지은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 백년편지 (이만열 저ㆍ삼우반)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100분의 독립운동 선열에게 100명의 국민이 쓴 편지를 엮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해 독립운동가의 삶에 대한 존경심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 2019-06-03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