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을 땐 마음껏 우세요. 눈물은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치유의 물’입니다.”
하루하루 살다 보면, 울고 싶은 순간들이 생긴다. 그러나 나이를 먹을수록 눈물을 흘린다는 게 부끄러워지기 마련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독자층인 중년은 더욱 그렇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는 부서를 이끄는 팀장이며, 가장인 경우가 많은 그들.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눈물을 삼킬 때가 많을 터다. 그런 그들이 반가워할 공간이 있다. 바로 ‘T.T존’이라는 곳이다.
특이한 이름의 T.T존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예상이 어렵다면, 걸그룹 트와이스의 노래 ‘TT’를 떠올리면 되겠다. ‘TT’는 눈물을 의미하며, T.T존은 마음껏 울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T.T존은 전국에 딱 하나 있다. 경기도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안에 위치한다.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사람이 눈물을 흘릴 수 있게 할까? T.T존이 선택한 방법은 ‘영상 시청’이다. 방문자에게 맞춤형 동영상을 제공해 울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정말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눈물이 주르륵 흐를까? 눈물이 부끄러운 이 시대에 그곳에서는 왜 마음껏 울라고 말할까? 여러 가지 궁금증을 가득 안고 T.T존을 방문했다.
50분간 영상 시청…나도 모르게 눈물
T.T존 이용 방법은 이렇다. 사전에 방문 예약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찾아가면 된다. T.T존을 찾아간 날, 취재를 위해서지만 기자도 체험을 신청한 터라 가슴이 두근거렸다. 처음 이곳을 찾을 경우, ‘너무 우울해 보이지는 않을까?’, ‘용기 낸 것이 잘한 일일까?’ 등의 걱정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걱정과 두려움은 금세 가라앉는다. T.T존이 있는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문을 활짝 열면, 상담사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기 때문이다.
T.T존 내부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상담사 선생님과 얘기를 나눈다. 내담자가 어떤 고민 또는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지, T.T존에서 무엇을 치유 받고 싶은지 등을 상담사가 듣는 시간이다. 이와 함께 T.T존 사전 질문지도 작성한다. 질문지는 쉽고 간단하다. T.T존은 어떻게 알고 왔는지, 눈물에 대한 평소 생각은 어떤지 등에 관해 묻는다.
사전 과정을 마친 후, 마침내 T.T존에 입성했다. 입장과 동시에 슬리퍼로 갈아 신으니 진짜 방(룸)에 들어온 듯이 편안하다. 조금 전까지 사무실 공간에 있었는데, 순간 이동한 느낌이다. 제일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텔레비전과 그 앞에 놓인 소파다. 누워도 될 정도의 크기이며, 그 위에 놓인 곰돌이 인형도 시선을 붙잡는다. 담요, 쿠션과 함께 필수품인 티슈도 준비되어 있다.
곳곳을 둘러보니 세심한 손길이 눈길을 끈다. 방음벽으로 되어 있는 것은 물론 감정을 추스르는 데 도움을 주는 세면대도 한편에 마련돼 있다. 여기서 포인트는 심리적 동요가 커질 상황을 대비해 깨지지 않는 거울을 걸어 놨다는 점이다. 전원 케이블 또한 최대한 보이지 않게 했으며, 응급 상황이 생기면 구급차를 바로 호출할 수 있는 비상벨도 설치해 놓았다.
시청 영상은 내담자의 상황과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대학생, 신혼부부, 중년 남성 또는 여성, 노인 등으로 구분돼 있고, 맞춤형 영상을 제공한다. 러닝 타임은 50분 정도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기자로 T.T존을 방문한 기자는 ‘중년 남성을 위한 영상’을 시청했다. 홍보용으로 제작된 영상으로, 러닝 타임은 10분 정도였다. 실제로는 기자가 시청한 10분 정도의 영상을 4~5편 보는 방식이라고 했다. 모든 영상은 저작권 허락을 거쳐 사용되고 있다.
T.T존 담당자가 안내를 마치고 나가자, 불이 꺼졌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다. 평소 눈물이 많은 기자는 ‘일부러 울지는 말자. 정말 슬프면 울자’고 다짐하며 영상 시청에 몰두했다. 그래서 영상을 다 본 후에는 눈물이 나왔냐고? 결과부터 말하면,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감정이 많이 벅차올랐다. 아무래도 풀 영상이 아닌 짧은 영상을 시청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는 맞춤형 영상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자는 30대의 미혼으로, 중년 남성의 이야기에 100% 공감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중년 남성을 위한 영상을 시청한 후 신혼부부를 위한 영상도 시청했는데, 동년배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감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맞는 연령대의 영상을 쭉 본다면 눈물이 충분히 흐를 수 있겠다.
눈물 치료에 대해 아시나요?
T.T존에서 영상 시청을 마친 후에는 다시 상담사와 이야기를 한다. 영상 치료로 해소된 부분이 있는지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데, 상담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주기적으로 T.T존을 방문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사후 설문지도 작성한다. T.T존 이용 후기, 눈물 치료의 효과 등에 관해 묻는다.
또한 T.T존 이용자에게는 심신을 평온하게 도와주는 온열 안대, 도라지차 티백 등을 제공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있는데, 일명 ‘눈물 리트머스지’다. 평상시 하품을 해서 나오는 눈물, 양파·마늘 등 자극을 받았을 때 반응하는 눈물, 정서적인 이유로 인한 눈물 등, 감정에 따라 리트머스지에 색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더욱이 맛도 다르다고 하는데, 슬플 때 흐르는 눈물은 산성 성분이 많은 신맛, 분노로 인한 눈물은 염류가 많은 짠맛이 난다고 한다.
T.T존은 이처럼 ‘눈물’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마음을 괴롭히는 문제들을 눈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 웃음 치료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눈물 치료는 들어본 적이 없어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알고 보면 눈물의 효과는 생각보다 대단하며, 의학적으로 입증된 자료도 많다. 외과전문의 이병욱 박사는 “눈물이 병든 마음과 몸을 치유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임상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T.T존은 2019년 문을 열었다. 시민정책제안사업 당시 한 시민이 “중년 남성도 마음껏 울고 싶다”면서 울음방을 제안한 것이 채택됐다.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임하나 팀장은 “나이가 들수록 우는 게 창피하다고 생각하고, 운다고 해결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이곳을 찾는 중장년분들도 처음에는 그런 경향을 보인다”면서 “어린 애들이 혼나면 울지 않나. 그러고 나면 풍선에서 바람 빠지듯이 감정적으로 올라왔던 것들이 해소되는 부분이 있다. 눈물이 가진 힘이다. 그래서 T.T존은 ‘울고 싶을 땐 울어라’라는 메시지를 담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T.T존은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만들어졌다. 해외 선진 사례를 견학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아워하우스(OUR HOUSE)’라는 곳을 방문했다. 스스로를 슬픔지원센터(Grief Support Center)라고 소개하는 곳이며, 사람들이 슬픔을 나누면서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에는 루이카츠라는 민간단체가 있다. 단체의 사람들은 함께 모여서 눈물을 흘리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갖는다. 또한 일본 도쿄의 미쓰이 가든 요쓰야 호텔(Mitsui Garden Yotsuya hotel)에는 20~40대 여성이 마음껏 울 수 있는 ‘울음방’이 있다. 최루성 영화와 만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특별한 호텔 룸이다. 이 호텔의 축소판이 T.T존이라고 할 수 있다.
T.T존 이용자는 월 20명~30명 정도다. 중년 남성이 원했던 곳인 만큼, 실제로도 40대~50대의 이용률이 높다고 한다. 지난해 이용자 추이를 보면, 성별은 여성 69%, 남성 31%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24%, 50대가 12%로 가장 많이 방문했다. 즉, T.T존 이용자 1순위는 중년의 여성이라는 사실도 도출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중년 남성은 직장과 경제적 문제 등의 스트레스를, 중년 여성은 갱년기와 가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가졌다. 임하나 팀장은 “여기 동탄 신도시는 외부에서 유입된 사람이 많은 동네다. 서울에서 거주하다가 집값으로 인해서 여기까지 내려오신 분들이 많다”면서 “더욱이 중년 남성분들은 투자로 인한 손실, 퇴직 압박 등의 이유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많이 호소한다”고 말했다.
또한 임 팀장은 “자살율이 제일 높은 연령층도 40·50대의 남성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중년 남성의 이용률이 가장 낮다.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에 T.T존이 운영되기 때문에 시간적 제약을 받는 것이다. 비교적 시간이 여유로운 중년 여성분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종합해 보면, T.T존이 만들어진 이유도 중년 남성 때문이고, 가장 필요해 보이는 세대도 중년 남성이다. 마음껏 울고 싶은 중년 남성이 있다면, 하루 쯤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 T.T존을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마음에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해소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 T.T존 맞은편에는 ‘메모리존’이라는 곳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애도의 공간인 이곳은 향초의 향기로 가득하다. 하늘에 있는 그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너무 큰 슬픔에 갖고 있을 수는 없지만 버릴 수는 없는 소중한 유품도 보관 가능하다. 매달 한 번씩 자살 유가족 모임도 갖는다.
이용 방법 : 예약 및 문의→시설 이용→사후 관리→평가
대상 : 화성시민 누구나(중학생 이상)
주소 : 경기도 화성시 동탄대로 8길 36
운영 시간 : 평일 09:00~18:00
지난해 서울특별시교육청 공식 유튜브에 ‘조부모참견시점’이라는 교육 콘텐츠가 올라왔다. 손주 육아를 위해 배움을 마다치 않는 요즘 조부모 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기본적인 육아 방법부터 인성 교육, 소통 기술 등을 비롯해 조부모의 심신 건강 솔루션까지, 손주 돌봄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황혼육아 프로그램과 더불어 참여자들의 이야기까지 함께 들여다본다.
취재 협조 및 장소 제공=광진구육아종합지원센터
◇황혼육아 그룹 인터뷰 참여자들
ㆍ최영숙(63) 6살, 2살 두 명의 손주를 함께 케어하는 육아 베테랑이다. 노후에 다소 여유로워진 시간을 육아로 힘들어하는 자녀들을 위해 손주 돌봄에 할애하기로 했다.
ㆍ김혜경(74) 손주의 등교 전, 하교 후 부모의 돌봄 공백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있다. 오히려 요즘은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손주에게 배우는 점도 많단다.
ㆍ송영희(68)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가 우려돼 직접 손주를 돌보게 됐다. 자신 역시 과거 자녀들을 조부모에게 맡겼던 경험이 있다.
ㆍ윤옥경(64) 맞벌이인 아들과 며느리를 돕기 위해 2년 전 황혼육아에 뛰어들었다. 남편 또한 교육에 관심이 많아 함께 손주 육아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최근 지자체 및 민간 기관 등을 통해 조부모를 위한 교육이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다. 기존에 부모와 아이 대상 프로그램 위주였던 광진구육아종합지원센터의 경우에도 올해 황혼육아 대상자를 위한 특별 수업을 열었다. 송영희 씨와 윤옥경 씨가 참여한 7월 ‘지혜로운 조부모의 육아법’을 시작으로 9월 ‘즐거운 조부모 놀이법’ 등을 펼치며 지역 조부모들에게 유익한 강의로 호평을 얻었다. 프로그램 내용을 살펴보면 ‘손자녀 개월 수에 따른 놀이법’, ‘오감발달 신체 놀이법’ 등 아이들을 위한 부분도 있지만, ‘스트레스 없는 손주 육아 비법’, ‘조부모의 몸과 마음 챙김’ 등 조부모를 배려한 구성도 눈에 띈다.
최영숙 씨가 참여한 ‘손주돌보미 양성교육’의 경우 구 단위로는 유일하게 조부모 교육과 더불어 이수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총 25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매달 30만 원을 지원받는다. 올해 교육은 총 11과목으로 ‘영아 발달의 이해’를 비롯해 ‘베이비 마사지’,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교육’, ‘아동 인성지도 및 성교육’ 등으로 다채롭게 마련됐다.
김혜경 씨가 참여한 강남구 못골도서관의 ‘황혼육아 마스터 프로젝트’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조부모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6월부터 9월까지 운영했는데, 도서관이라는 특성에 알맞게 그림책을 활용한 육아 기법을 전수했다. 아울러 창의 미술, 음악 놀이, 오감 놀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뿐만 아니라 조부모의 뇌 건강과 인지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수강생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Topic 1 황혼육아 프로그램 및 정책
Q 황혼육아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는무엇인가요?
옥경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육아할 수 있을까, 공부하는 마음으로 참여했어요. 남편도 함께 수업을 들었는데, 너무나 즐겁고 유익했습니다.
혜경 남편이 치매를 앓고 있어서 손주 돌보는 시간 외에는 남편을 케어했어요. 근래에 남편이 데이케어 센터에 다니면서 내 시간이 좀 생겼어요. 덕분에 도서관에도 가고 거기서 하는 황혼육아 프로그램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희 저희 아이들도 조부모님 손에 컸어요. 그 영향인지 다들 예의도 바르고 인성도 훌륭하게 잘 큰 것 같아요. 저도 우리 손주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서 이런저런 정보를 보던 중에 강의도 듣게 됐습니다.
Q 황혼육아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영희 조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육아 교육은 참 좋다고 생각해요. 무슨 교육이 있다고 하면 필히 가보고 싶고, 알고 싶어요. 우리 손주를 어떻게 관찰하고 육아를 해야 할지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잖아요. 다만 기간이 조금 짧다고 생각해요. 한두 번으로는 부족해요.
영숙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홍보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주면 사람들도 많이 올 테고, 같은 입장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겠죠. 그리고 EBS 같은 공영채널에서 손주 연령별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줬으면 좋겠어요.
혜경 저희 손주는 초등학생이에요. 요즘 교과서는 옛날과 다르게 수준이 많이 높아졌더라고요. 우리 애 숙제라도 도우려면 내가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죠. 물어보는 데 모른다고만 하면 대화 자체가 안 되니까요. 육아 교육이 아니더라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지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육도 많이 만들어줬으면 해요.
Q 구체적으로 원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 더 있다면요?
영희 이론 교육도 좋지만 몸으로 하는 놀이를 알려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과거 세대가 즐겼던 오자미(헝겊에 콩이나 모래를 넣어 만든 주머니) 던지기 같은 것은 우리 세대도 재밌고, 손주들에게는 새로울 테니 그 나름대로 즐겁잖아요.
옥경 저희 집 애도 요즘 오자미로 촉감 놀이를 하고 있어요. 그게 아이들 발달에 그렇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Q 서울시 육아 조력자 수당에 대해 알고 있나요?
영숙 손자 손녀를 안 봐주려는 조부모들도 있는데, 수당을 준다고 하면 아무래도 자녀를 도우려는 사람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요.
혜경 수당이 얼마인지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지원해주는 손주 연령대가 너무 낮은 것 같아요. 아이가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육아 부담은 더욱 커지는데 말이에요.
영희 육아 수당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정부에서 황혼육아를 하는 조부모들을 신경 써준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봐요. 더불어 이 정책을 모르는 분들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육아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옥경 수당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봤는데요. 생각은 해보지 않았지만 준다고 하면 받아야죠.
Topic 2 우리들의 황혼육아
Q 어떤 방법으로 육아 정보를 얻나요?
옥경 주로 유튜브나 책을 참고해요. 사례도 다양하고 전문가 의견도 많거든요. 공부한 내용을 노트에 적어 요약본을 만들어 자녀들에게 주기도 했어요.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 항상 그 고민을 하고 있어요.
영희 저는 ‘금쪽같은 내 새끼’를 많이 봐요. 오은영 박사님 말씀은 항상 육아에 도움이 돼요.
Q 내가 하는 육아 방식을 자녀가 틀렸다고 지적한다면?
옥경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지내면 아이들 정서 발달에 큰 보탬이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애들 엄마, 아빠의 의견을 따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요즘 젊은 부부들이 똑똑해서 잘못된 정보로 육아하지도 않고요.
영희 우리 세대의 방식을 고집한다고 아이들이 말을 잘 듣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제가 자녀를 키울 때는 ‘안 돼’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오 박사님이 부정적인 언어는 아이 성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시는 걸 봤어요.
옥경 맞아요. 내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그 고집에서 갈등이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그냥 나도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빨리 고치는 게 서로한테 좋다고 생각해요.
Q 자녀를 육아할 때와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옥경 자녀를 키울 때는 제가 주 양육자여서 그런지 여유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부 양육자니 부담이 덜하고, 내 생각대로 하는 게 없어서 오히려 편해요. 손주도 너무 예쁘고요. 부모 자식 간 관계도 예전보다 더 좋아졌어요.
혜경 젊을 땐 직장 생활을 했으니 거의 방치하면서 아이들을 키웠어요. 늦게 퇴근해서 제대로 돌봐주지도 못하고. 애들 볼 때마다 미안해요. 손주 육아를 할 때는 제 주관을 고집하기보다 자녀들이 부탁하는 방식대로 해주죠.
영숙 저는 애들을 굉장히 엄하게 키웠어요. 바르게 자라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손주들에게는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하고, 자식들이 손주를 혼내는 것 같으면 오히려 그러지 말라고 말리는 편이에요.
영희 다들 그때는 부모가 처음이었으니까요. 서툴 수밖에 없었죠.
영숙 사회적 분위기도 그랬어요. 우리 세대는 자식들에게 ‘뭐든지 열심히,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쳤어요.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제가 보기엔 손주가 저 나이쯤 되면 해야 하고 밟아야 할 단계가 있는데 말이죠. 자녀들은 아이가 하고 싶다고 의사 표현을 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아이에게 의견을 묻더라고요. 억지로 시키려고 애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다나요.
옥경 지금은 할아버지들도 손주 돌보는 데 참여를 많이 하잖아요.
영희 맞아요. 우리 손주는 요즘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남편한테 “할비, 할비” 하면서 그렇게 할아버지를 따라다녀요. 그러니까 남편도 손주를 더 예뻐하죠.
Q 손주를 돌보면서 즐거울 때는 언제였나요?
혜경 우리 할머니 항상 고맙다고 편지를 써주더라고요. 뒤쪽에 그림도 열심히 그려가지고. ‘어른돼서 맛있는 것 사드릴게요’라는 문구도 너무 기특했어요. 그걸 코팅해서 아직도 가지고 있죠.
영희 우리 손주가 “할미, 할미” 하면 피곤했던 것도 싹 가셔요. 애 돌볼 맛 난다 싶어요. 물론 체력적으로 한계가 올 때도 있어요. 삶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어떻게 좋은 일만 있겠어요. 그래도 좋은 일이 많으니 행복하게 지내려고 해요.
영숙 저도 같은 맥락인데요. 손주가 제 얼굴을 보고 반갑다며 팔짝팔짝 뛸 때 너무 예뻐요.
옥경 편지는 정말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요즘, 심혈관질환을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심혈관질환은 실제로 가을의 정점인 10월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12~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작스러운 기온 하락이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동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가을철 이후 심혈관질환 환자가 많아지는 이유는 우리 몸이 차가운 날씨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라며 “심혈관은 평소엔 괜찮다가도 갑자기 악화해 건강을 위협하는데, 심할 경우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한다”라고 경고했다.
심혈관질환은 세계 사망원인 1위, 국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도가 높은 질환이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6만 3000여 명(추정치)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
심혈관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여러 가지 이유로 막혀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혈관 안에 콜레스테롤 등 노폐물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것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이 이에 속한다.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심장의 근육(심근)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될 때 심장이 제 기능을 한다. 관상동맥이 막히면(경색) 심근이 괴사하고 심장 기능의 일부가 정지하는데, 이를 ‘심근경색증’이라고 한다. 보통 심장마비로 불리며 돌연사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는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협심증’과는 다르다.
한 해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는 2만 명에서 2만 5000명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2916명)의 7~8배가 넘는 규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심근경색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2만 7066명으로 2017년 10만 600명 대비 4년간 2만 6466명(26.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40대부터 발병하기 시작해 주로 50대 이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40세 미만 환자는 전체의 약 2%에 불과했다.
심근경색증은 원인은 다양하지만, 결국 그 발병 위험을 키우는 것은 흡연을 계속하고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방치하는 좋지 못한 생활 습관이다. 심근경색증 가족력이 있다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족력은 당뇨‧고지혈증‧고혈압 등에 영향을 미쳐 돌연사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장병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을 경우 심장병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이 있으면서 흡연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심근경색 위험이 약 6배 높았다.
심근경색증의 증상으로는 가슴에 통증이 발생하고 숨이 찬다거나, 가슴이 뻐근하고 뜨겁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있다. 특정 부위가 아닌 가슴 가운데가 전반적으로 아플 수 있고, 드물게는 가슴 왼쪽이나 오른쪽, 배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화가 안 되거나 목이 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환자도 있다. 이러한 통증이 15분 이상 지속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1시간 이내에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이 거의 남지 않고, 1시간을 넘어가면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다.
이동재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가족력에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이 있으면 더 위험하고, 흡연이나 비만 역시 심혈관에 악영향을 끼쳐 좋지 않다”라며 “급성심근경색은 발견 즉시 치료를 한다고 해도 사망률이 30~40%가 넘고, 증상이 심각하면 1~2시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심근경색증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간인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재개통해 피가 다시 흐르도록 해야 한다. 심평원은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 생명을 건지기까지의 시간을 120분 이내로 권장하고 있다.
심근경색증의 치료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약물치료와 시술, 수술이다. 환자 입장에서 가장 편한 건 약물 치료지만, 혈관 재개통 확률이 떨어지고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의료진은 신속하게 막힌 혈관을 넓힐 수 있어 시술을 권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스텐트(금속그물망)삽입술로, 막힌 혈관 안에 철사를 통과시켜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라는 금속망을 넣는다.
전문가들은 수술이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과정이 어렵고 회복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시술이 힘든 경우 불가피하게 선택한다. 다리나 유방 쪽 혈관을 잘라 막힌 심장혈관 쪽에 이어주는 관동맥우회술 등을 활용한다.
심근경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활 및 질병 관리가 중요하다.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하며 생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채식과 저염식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적당히 먹고 걱정 없이 푹 자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주면 좋다. 또 심근경색증의 주요 위험요인인 고혈압과 고지혈증, 기타 심장질환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이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높은 사망률에 비해 그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비만이라면 체중을 감량하고,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다면 평상시에 잘 조절하고, 흡연자라면 반드시 금연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1인가구에서 50대 이상 어르신들이 6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은 돌봄과 가사 지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1인가구는 최근 5년 동안 1인가구가 절반 가깝게 늘었으며, 1인가구 72%가 계속 혼자 살 계획이라고 밝혀 앞으로 1인가구가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8일 전국 1만99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소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가구는 2015년 21.3%에서 2020년 30.4%로 9.1% 포인트 크게 증가했다. 반면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뤄진 가구는 2015년 44.2%에서 2020년 31.7%로 12.5% 포인트 감소했다.
가족구성원수로 보면 2020년 기준 2인가구가 31.1%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1인가구 30.4%, 3인가구 17.9%, 4인가구 15.7%, 5인이상가구 4.4%로 나타났다. 2015년에는 4인가구가 26.4%로 가장 높았다. 평균 가구원수도 2015년 2.8명에서 2020년 2.3명으로 크게 줄었다.
1인가구 남녀 비율과 연령대별 비율
1인가구를 연령별로 보면 70세 이상이 26.7%로 가장 높았고, 60대 19.0%, 50대 15.4%로 50대 이상 어르신들이 전체 1인가구에서 61.1%을 차지했다. 성별로는 여성 53%로 남성 47%보다 많았으며, 혼인상태는 미혼 40.2%, 사별 30.1%, 이혼 또는 별거 22.3%, 유배우자 7.4%로 나타났다.
가족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서도 70세 이상은 다른 연령대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대와 가장 많은 차이를 보였다.
가족에 대한 인식과 태도-20대와 70세 이상 비교
구체적으로 2020년 20대와 70세 이상을 비교하면 비혼독신(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한다)에서는 53.0% vs 12.1%, 비혼동거(결혼하지 않고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동의한다) 46.6% vs 10.0%, 무자녀(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 52.5% vs 7.5%, 비혼출산(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동의한다) 23.0% vs 8.8%로 10%포인트에서 40%포인트까지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대는 2015년과 2020년 각 항목별로 14.4%포인트에서 23.4%포인트까지 동의율이 크게 오른 반면, 70세 이상은 5년 동안 오히려 비율이 더 내려갔다. 비혼독신은 3.3%포인트, 비혼동거는 2.8%포인트, 무자녀는 2.2%포인트가 내렸고, 비혼출산만 0.1% 올랐다. 이 같은 70세 이상의 동의율 하락 경향은 60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과 태도-20대와 70세 이상 비교
명절문화와 제사, 가부장적 가족 호칭 등에 대해서도 20대와 70세 이상이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70세 이상에서도 당사자 중심으로 결혼식을 치르는 것에 동의하는 비율이 43.8%, 장례식을 가족 중심으로 치르는 것에 동의한다가 48.8%로 절반에 가까운 분들이 동의할 정도로가족 의례가 당사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부부가 각자의 가족과 명절을 보내는 것에 동의한다는 20대 48.4%, 70세 이상 13.0%는 무려 세 배가 넘게 차이가 났으며,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는 20대 63.5%, 70세 이상 27.8%, 가부장적 가조호칭(도련님, 처남 등) 개선에 동의한다는 20대 56.5%, 70세 이상 27.1%로 둘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인식에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성인 자녀간 상호지원 비율(부모 관점)
보통 50세 이상인 성인 자녀가 있는 시니어들의 63.2%는 자녀와의 관계에 만족하고 있었으며, 부모·자녀 간 지원은 ‘정서적 지원’이 2020년 기준 50%를 넘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는 비율은 32.5%로 2015년에 비해 4.7%포인트 내린 반면 ‘정서적 지원’을 받는 비율은 56.7%로 6.4%포인트 올랐다.
성인 자녀에게 부모님 생활비 마련 방법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부모님 스스로 해결한다’는 응답이 61.4%로 2015년 41.6%보다 19.8%포인트 올라,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경제적 지원보다 정서적 친밀성과 유대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자 전체 가구의 4.8%가 ‘신체적・정신적 이유로 장기간 돌봄을 필요로 하는 가족원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들의 가장 어려운 점은 경제적 어려움이 29.7%, 신체적 고단함 26.6%, 정신적 스트레스 26.2% 순으로 응답해 실질적 돌봄 지원뿐만 아니라 돌보고 있는 사람에 대한 정서적 지원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 가족지원서비스 수요(1순위)
가장 필요한 가족 지원 서비스로 노인돌봄지원이 23.3%로 가장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는 가족여가․문화프로그램 지원 14.3%, 임신․출산과 자녀양육방법 교육․상담지원 9.9% 순이었다. 50세 이상일수록 노인 돌봄 지원 수요가 높았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금융기관에서 줄줄이 대규모 희망퇴직이 발생했다. 비대면 금융이 늘어나면서 필요한 영업점의 인원이 줄어든 탓이다. 은퇴한 전문직 종사자들은 근로 의욕이 상당히 높아서, 퇴직 이후에도 쉬지 않고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전문직 출신 은퇴자는 창업이나 창직에 관심이 많다.
참고 한국고용정보원,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적성을 고려한, 창업
박 씨는 대기업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선박 전문가였다. 선박 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임원까지 올랐다. 오랫동안 일한 회사를 떠나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예전부터 사업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실제로 적성검사를 하면 사업가 체질로 나왔다. 그래서 잘할 수 있고 자신 있는 분야인 선박 기술 서비스와 선박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을 설립했다. 다른 일도 생각했지만, 이제껏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은 포기할 수 없는 큰 자산이었다.
실제로 시니어 창업이 늘고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창업 기업은 34만여 개로 2019년과 비교해 13.3% 늘어났다. 특히 연령별로 규모를 파악했을 때 60세 이상의 전체 창업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8% 올랐고, 기술창업은 28% 상승했다.
이들이 창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은퇴 후 재취업이 쉽지 않고, 창업의 진입 장벽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경련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중장년 구직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6명 이상은 6개월 이상의 장기 실업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100년행복연구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퇴직자 3명 중 1명은 자영업을 선택했다. 선호하는 이유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업의 장기화와 손쉬운 접근성이 창업의 주요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창업의 길도 어렵다. 국민의힘 소속 양금희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창업 기업 생존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창업 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9.2%로 집계됐다. OECD 주요국 창업 기업 5년 생존율 41.7%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한편 코로나19도 창업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중장년 취업 컨설팅 관계자는 “창업 문의는 많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창업을 미루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만약 창업을 준비한다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창업을 위해서는 4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창업자, 아이템, 상권, 창업자금이다. 어느 하나도 부족함 없이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창업자의 역량을 스스로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아이템을 찾았다면 적합한 상권을 알아보고, 그 상권에 입점하기 위한 창업자금을 비축해야 한다. 다음은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예비 창업자를 위한 4계명을 살펴보고, 최근 부상 중인 유망 창업 아이템을 소개한다.
예비 창업자를 위한 4계명
#1 적성이 최우선
창업은 만만치 않다. 남들이 한다고 덩달아 휩쓸려 창업을 시도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우선은 ‘자신이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좋다. 퇴직한 중장년 세대는 성격이나 장단점 같은 본인의 정확한 특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중장년 취업 컨설팅 관계자는 “평소에 즐기는 취미나 흥미, 그리고 자신이 쌓아온 역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 유망 아이템은 적합성을 고려
유망 아이템을 정하라고 하면 모두 장사가 잘되는 일을 선택한다. 물론 수익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창업자와의 적합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직접 자료 조사도 하고, 발품을 팔면서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황윤정 한국열린사이버대학 디지털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시니어인 만큼 동년배의 니즈와 트렌드를 파악하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3 상권의 분위기와 유동 인구
점포 창업에서 상권은 중요하다. A급 상권에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무조건 A급 상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A급 상권의 점포는 임대비용도 비싸고 권리금도 장난이 아니다. 상권이 좋다고 해서 모든 상품이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상권 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입지에 맞는 업종이 다 다르다. 황 교수는 “상권의 분위기가 업종과 어울리고, 유동 인구가 많은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4 비용과 매출
이제까지 조금 이상적이었다면 지금은 현실적인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 창업에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창업자금은 총투자비용의 70%를 자기 자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기 자본이란 그 돈이 없어도 당장 사는 데 문제없는 자산을 말한다. 만약 자금이 부족하면 선택한 업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창업 규모를 줄이는 것이 낫다. 중장년 창업 컨설팅 관계자는 “예상 비용이나 예상 매출액을 꼼꼼히 따져보고, 관련 분야의 비용 지원 제도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2021 뜨는 창업 아이템
맞춤형 향기 서비스 ▶ 최근 향초와 디퓨저 같은 향기 산업이 급성장 중이다. 영국 시장 분석 업체 ‘IAL컨설턴트’에 따르면 글로벌 향기 산업 규모는 2022년까지 약 40조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쾌적한 실내 환경 유지 및 스트레스 해소로 향기 제품이 많이 애용된다.
공유 주방 ▶ 공유 경제를 활용한 공유 주방 사업이 뜨고 있다. 점포 창업을 하는 대신 공유형 주방을 이용해 배달음식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점포 창업보다 초기 비용이 저렴하다. 공유 주방은 4평 정도의 공간에 1000만 원 내외의 보증금과 월 160만 원 정도의 이용료만 지불하면 된다. 배달을 이용하는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창문농장 ▶ 반려식물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창문농장(Windowfarm)이 뜨고 있다. 창문농장은 아파트 거실이나 베란다 창문에 수직으로 설치하는 수경 재배 시스템이다. 계절과 상관없이 친환경 채소를 직접 재배해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홈가드닝과 플랜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많아 앞으로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다.
새로운 대안, 창직
A씨는 호텔리어로 20년 동안 일하다 은퇴했다. 은퇴 후 여가를 즐기려고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했다. 아내의 잔소리와 더불어 계속해서 비는 통장 잔고를 메워야만 했다. 얼떨결에 대리운전을 시작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취객의 난동과 폭언 및 욕설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다 우연히 아들의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 이동 서비스에 영감을 받아 결혼식 당일 웨딩카로 신랑 신부를 이동시켜주는 웨딩쇼퍼 사업을 시작했다. 호텔리어와 대리운전 경험을 발휘해서 창직을 시도한 것이다.
위는 대표적인 창직 사례다.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탓에 중장년의 재취업도 쉽지 않다. 음식점, 숙박업, 카페 등 이미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는 창업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이러한 현상과 맞물려 고학력 베이비붐 세대가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창직’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관계자는 “생계유지와 함께 일로써 보람을 얻기를 원하는 중장년층이 많아지면서 창직을 원하는 수요가 생기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원하는 진로 유형을 파악했는데, 창직 추구형이 64.27%로 가장 높았다. 이 유형은 자신의 경력을 활용해 지속해서 경제적 소득을 얻기를 희망했다. 주로 장기 근속한 도시의 화이트칼라 남성 노동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양한 사회관계망을 통해 구직하고 있었으며, 정부의 창업과 자영업 지원 정책을 선호했다.
창직은 쉽게 말해서 새로운 직무를 만드는 일이다. 그 직무를 하기 위한 내용과 지식, 기술 등이 포함된다. 창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주로 제품이나 기술이다. 반면에 창직은 직무를 분석하고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창업과 창직을 자주 혼동하는데, 이는 창직을 통해 구현되는 방법이 대부분 창업이기 때문이다.
창직을 위해서는 참신성, 수익성, 실현 가능성,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 일은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것인 만큼 참신해야 하고, 새 직업의 직무 수행은 기존의 일과는 확실히 다른 특성을 가져야 한다. ‘직업’이기에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어야 하고,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법적 및 제도적 여건을 살펴야 한다. 창직 관련 전문가는 “창직은 새로운 업을 만드는 일이기에 업으로서 지속할 수 있고, 경제적 소득이 있어야 한다.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도 이상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창직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미래에 전망이 밝은 창직 업종을 소개한다.
예비 창직자가 알아두면 좋은 Tip
#1 다방면으로 탐색하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웰빙에 대한 관심과 주 5일 근무 확산으로 여가 생활이 늘어나면서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나 파티 플래너가 생겨났다. 또한 빅데이터의 발달로 빅데이터 분석가도 유망한 직업으로 부상했다. 이처럼 새로운 직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변화, 수요자의 욕구, 과학기술의 발전 등 다방면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2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해외 직업 중에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해 적용 가능한 직업을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다. 맥주 주조사나 VJ 같은 직업도 해외에 있던 직업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경우다. 다만 각 나라의 문화, 제도, 시장에 따라 현실이 다르기 때문에 직업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조정해야 한다.
#3 융합을 고려하자
기존 학문, 직업 간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음악치료사나 미술치료사가 있다. 기존 노동 시장에 전혀 없던 직무보다 기존 직업 간의 결합 또는 융합으로 발생한 직업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직업 간의 결합과 융합 가능성을 찾아보자. 특히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을 주의 깊게 보면 좋다.
#4 분화를 검토하자
새로운 수요에 따라 기존 직업에서 분화되거나 전문화하여 직업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애견 옷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애견 옷 디자이너가 나타났다. 이 직업은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핵가족 및 독신 인구 증가로 애완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패션 디자이너에서 분화된 것이다. 기존의 직업과 사회 전반적인 현상을 살피면서 분화할 수 있는 직업을 눈여겨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직
로봇 컨설턴트 ▶ 일반 기업의 로봇 사업 도입 및 전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콘셉트 디자인, 타당성 연구, 품질 관리 등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한다. 고령화와 자동화 추세에 따라 생활 전반에 로봇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심 RPG개발자 ▶ 도시를 게임판 삼아 참여자가 직접 역할을 수행하면서 도시의 문화나 역사를 체험하는 일종의 놀이마당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게임을 문화 체험, 도시 체험 등 다양한 영역에 접목하여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VR이나 AR 체험이 늘어나면서 유망한 직종으로 뜨고 있다.
스마트팜 전문가 ▶ 시설 원예 및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사물인터넷 등 ICT를 활용해 농가 시설을 현대화하고, 이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 및 수익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팜 설계, 구축, 운영 등에 관해 조언한다. 스마트팜은 한국고용정보원이 정한 8대 혁신성장 산업 중 하나다.
2021년은 흰 소의 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몰살을 앓았던 2020년을 지나, 다가오는 신축년에는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조부모부터 손주 세대까지, 연령대별 소띠생들이 주의할 질환과 건강 관리법을 자생한방병원 김노현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환갑 맞은 61년생, ‘척추관협착증’ 주의
환갑을 앞둔 1961년생 소띠. ‘영 올드’(young old) 이른바, 젊은 노인으로 인식되며 요즘은 환갑잔치도 생략한다지만, 신체 노화가 가속되는 시기다. 각종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되기 쉬우며, 특히 최근 빠른 추세로 증가하는 척추관협착증을 주의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퇴행으로 척추 중앙의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요통과 신경 증상 등이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함께 대표적인 척추 질환으로 알려졌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60% 이상이다. 2015년 85만1599명에 그쳤던 노인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지난해 113만2823명으로 약 33%(28만1224명) 증가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비수술 치료를 권한다. 최근에는 약침액인 ‘신바로2(SHINBARO2)’의 척추관협착증 치료 효과에 대한 기전이 밝혀지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공동연구팀이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실험용 쥐들에게 ‘신바로2’ 약침을 투여한 결과, 쥐들의 보행 능력과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빠르게 향상됐다. 통증을 유발하는 주원인인 염증 반응도 효과적으로 억제됐으며 척추관협착증으로 손상됐던 척수구조가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김노현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완치가 쉽지 않고 재발 우려도 커 미리 예방과 관리에 나서야 한다”며 “척추관협착증 예방의 핵심은 꾸준한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과 가벼운 근력 운동을 병행해 평소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갱년기 앞둔 73년생, ‘골다공증’ 대비해야
1973년생 소띠 중에는 갱년기를 앞두고 각종 근골격계 질환을 겪는 이가 적지 않다. 갱년기가 다가올수록 호르몬 저하로 골밀도가 줄어들고 척추와 관절의 퇴행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을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
중장년 여성에게 골다공증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50세 전후 폐경기부터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파골세포를 억제하는 호르몬인데,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 골조직의 생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빠른 속도로 골밀도가 줄면 사소한 충격에도 골절될 가능성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노년기에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중년기부터 서서히 진행되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
골다공증 예방에는 뼈를 강화하는 비타민D와 칼슘 등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을 키워 골밀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평소 관리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전문의의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한방에서는 골밀도 감소를 억제하는 한약을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 활용한다. 생약 복합물인 ‘연골보강환(JSOG-6)’은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천연물과학연구소의 공동연구를 통해 골다공증을 억제하고 뼈를 보호하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85년생 직장인, 소처럼 일하다 ‘일자목’ 될라
직장 생활에 성숙기를 맞은 1985년생들은 평소 일하는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 장시간 모니터를 볼 때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본다면 ‘일자목 증후군’의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자목 증후군은 앞으로 목을 길게 빼는 자세 때문에 정상적인 C자 형태의 경추(목뼈) 곡선이 소실돼 외부적인 충격에 취약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일자목 증후군을 방치하면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올바른 자세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해 일자목 증후군을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니터를 볼 때는 상단 부분을 눈높이에 맞추고, 화면의 정중앙은 눈높이보다 10~15도 아래가 되면 좋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가능한 눈높이로 들어 올려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일자목 증후군 치료에 추나요법을 주로 활용한다. 추나요법은 긴장된 근육과 인대를 풀고 경추의 정렬을 바르게 교정함으로써 통증 원인을 해소한다.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쇄골 잡아 앞뒤 스트레칭’은 일자목 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이다. 먼저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아 양손을 교차시켜 쇄골을 잡는다. 그다음 천천히 코로 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뒤로 젖혀 15초간 유지한다. 이 스트레칭은 일자목 증후군으로 인해 목과 어깨가 받는 비정상적인 하중을 줄여주고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97년생 취준생, 스트레스부터 해소해야
1997년생 소띠들은 대개 취업 준비로 여념이 없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고용 시장은 20대에게 정서적 불안을 안기고 있다. 아울러 최근 5년간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수를 보면 20대 증가율이 가장 높다. 20대 우울증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정서적, 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면역력도 감소시킨다. 따라서 취미, 운동, 명상 등 다양한 해소법을 통해 제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적인 증상으로 발현돼 불면증, 소화장애 등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는 ‘태충혈(太衝穴)’ 지압이 효과적일 수 있다. 태충혈은 전신의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대표적인 혈자리로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 발등 쪽으로 2cm가량 올라온 지점이다. 태충혈을 엄지손가락으로 3초간 지긋이 10회 정도 눌러주면 각종 스트레스성 증상이 완화된다.
09년생 초등학생, 성장기 ‘척추옆굽음증’ 주의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2009년생 소띠들은 본격적인 골격 형성이 진행되는 중요한 성장기다. 하지만 학습으로 인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척추에 무리를 줘 척추옆굽음증에 노출되기 쉽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초등학생의 평일 평균 학습시간은 6시간 9분에 달해 대학생(4시간 8분)보다 많았다.
척추옆굽음증(척추측만증)이란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C자형이나 S자형으로 휘어져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말한다. 틀어진 척추 배열이 주변의 근육, 인대, 신경에 압박을 주기 때문에 요통이나 어깨결림,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골반 불균형으로 이어져 키 성장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특히 겉으로 봤을 때 골반 또는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인다면 척추옆굽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김노현 원장은 “척추옆굽음증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특발성 측만이 대부분이나 주로 잘못된 자세나 습관이 원인이므로 기대어 몸을 틀어 앉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는 자제하고 무거운 책가방을 한쪽으로 메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지난 1년간의 건강관리를 스스로 살펴보고, 연령별로 주의해야 할 질환과 관리법을 숙지해 다가오는 새해를 알차게 계획해보는 것도 건강한 일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 차이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면서 오래 사는 수명의 증가
지난 6월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10년 전(79.6년)보다 3.1년 증가했으며, 전년과는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남자와 여자의 기대수명 차이는 감소 추세로 그 격차가 1980년 8.5년에서 2017년 6.0년까지 좁혀졌으며, 2018년에는 2017년과 동일한 수준이었지만 여전히 남자의 수명은 여자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것과는 다르게 2012년 65.7년에서 2018년 64.4년으로 오히려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기대수명보다 18.3년 짧게 나타났다. 이러한 ‘아프면서 오래 사는 수명’의 증가는, 건강수명을 늘리는 보건 대책 및 운동 및 여가생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2018년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으로, 10만 명당 154.3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명별로는 심장질환(62.4명), 폐렴(45.4명), 뇌혈관질환(44.7명) 순이었다.
나이 들수록 스트레스 덜 받아
한편 연령별 스트레스 인지율의 경우는, 나이가 들수록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중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한 스트레스 인지율은
2018년 27.3%로 전년보다 1.8%p 감소하였다. 성별 스트레스 인지율은 여자가 29.6%, 남자가 24.9%로 여자가 남자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9∼29세(35.7%) > 30대(34.3%) > 40대(28.1%) > 50대(22.8%) > 60대(21.3%) > 70세 이상(16.8%)으로 나타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스트레스 인지율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인간의 삶에는 어쩔 수 없이 지나야 하는 많은 관문들이 존재한다. 학교생활이나 입시, 첫사랑 등 사회적, 감정적 과정들을 거친다. 사람의 몸도 비슷하다. 성장에 따른 성장통도 있고, 연령별로 예방을 필요로 하는 질병도 있다. 사춘기도 마찬가지. 갱년기는 그중 가장 대표적인 관문이다. 노화를 비켜갈 수 없는 누구나 이 갱년기를 경험한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에서 만난 김진분(金珍粉·56)씨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이 과정을 맞닥뜨린다. 그리고 이어 찾아온 당황스러움은 평범한 중년 여성들과 다르지 않았다.
건강한 남편과 별 탈 없이 잘 자라준 아들 녀석, 곧 취업을 앞둔 딸아이. 김진분씨의 가정은 전형적인 화목한 가정이었다. 마치 행복을 대표하는 광고 속 모델의 미소와 같은 그런 흠잡을 것 없는 나날들이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아차 싶었다. 이미 어둡고 긴 그림자가 그에게 드리워져 있었다. 갱년기였다.
소리 없이 다가오는 병, 갱년기증후군
김씨는 처음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한다.
“언젠가부터 목과 어깨가 뭉쳐 아프기 시작했어요. 그저 피로가 좀 덜 풀렸거나 무리한 부분이 있어 그런가 싶었죠.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도통 사라지질 않았어요. 몸이 불편하니 잠도 잘 안 오고, 잠을 제대로 못 자니 피로는 점점 더 쌓여가고, 악순환이었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동네에서 마사지도 받아보고, 혹시나 해서 정형외과도 가봤다. 당연히 별 문제 없다는 소리만 들었다. 용하다는 한의원도 가봤는데 역시 허탕이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냥 찌뿌둥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운동량을 늘려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래서 많이 걷고 할 만한 운동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어느 날부터 발바닥이 찌릿찌릿해지면서 그것마저 여의치 않아졌어요. 몸이 무거워서 좀 움직여보고 싶은데 발이 받쳐주질 않으니 여러모로 곤란했죠.”
그러고 나서 그녀는 갱년기 증상을 겪는 중년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증상과 마주친다. 바로 울화였다. 누군가에게 화를 잘 내지 못하는 김씨의 성격이 더해져 중년의 홍역은 그대로 독이 됐다. 가족이나 누군가에게 윽박지를 법도 한데 모두 다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품은 화는 다시 열이 됐다.
“밤에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몸이 덥고 뜨거우니 겨우 잠이 들어도 얼마 안 돼 깨버리는 과정이 반복됐죠. 이런 좋지 않은 과정이 반복되니까 혹시 큰 병은 아닐까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병원을 찾기로 마음먹었어요.”
다행히 다시 물색한 병원은 효과가 있었다. 비슷한 증상들로 고생한 지인의 추천 덕분이었다. 그렇게 지난 4월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여성건강클리닉 이창훈(李昌勳·53) 교수를 만났다.
이창훈 교수는 김씨를 갱년기증후군 증상을 겪는 중년 여성의 전형이라고 정의했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초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나이를 먹는 과정에서 4명 중 1명은 이런 증상을 겪기 마련이에요.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을 겪으면서 신체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데요, 사람에 따라 적응을 하기도 하고, 못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지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 열이나 안면홍조 등도 이 때문이에요. 나이가 많아지면서 마르는 것 역시 열 때문입니다.”
남성보다 여성의 증상이 더 다양
이 교수는 누구나 갱년기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겪는데 김씨처럼 신체적 질환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갱년기 장애라고 설명했다.
“갱년기는 대개 4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 사이를 말하는데 여자가 남자보다 10여 년 정도 일찍 맞는 경향이 있어요. 남자도 갱년기 증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자는 남자보다 생리적인 면에서 변화가 많고, 정서적인 면에서도 민감한 편이어서 심신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최근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경향과 달리 갱년기는 심하면 30대 초반에도 증상이 나타나는 조기화를 보이고 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환경적 요인 등이 여성호르몬의 감퇴를 촉진한다는 것. 또한 난소낭종 등으로 난소를 일찍 절제했거나, 자궁근종 등으로 자궁을 적출한 경우에도 수년 내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갱년기 증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교수가 설명하는 갱년기 증상은 흔히 알려진 것 이상으로 다양했다.
“갱년기 과정에서 겪는 증상들은 셀 수 없이 많아요. 안면홍조에서부터 식은땀, 불안,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잦은 소변, 요실금 등이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갱년기 증상입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두통, 목의 통증, 어깨 결림, 손발 저림, 냉증, 요통, 발 통증, 질 건조로 인한 질염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빈혈이나 갑상선 이상, 우울증, 유방암, 관상동맥질환, 소화기질환, 담석증, 담낭염, 방광염증, 자궁암, 골다공증, 각종 관절염과 관절 부상 등도 갱년기증후군과 무관하지 않아요.”
또 폐경 후 시간이 지나면서 골다공증이 급속도로 진행되기도 하고, 고지혈증이 증가하면서 고혈압, 심장병, 중풍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김씨는 첫날 이 교수를 만나 치료했던 날을 기억했다.
“교수님을 처음 찾은 날 굉장히 힘들었어요. 병명도 모르겠고 게다가 큰 병일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있었으니까. 처음엔 몰랐었는데, 온갖 걱정을 하고 있었나봐요. 교수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제 이야기는 하소연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교수님께서 너무 공감을 잘 해주신 덕분인 것 같아요. 마지막에는 부끄럽게 눈물까지 들켰으니까요(웃음).”
김씨는 이 교수가 증상에 대해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해준 덕분에 온갖 걱정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그녀는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했단다. 특히 “병은 마음에 담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두고 다니는 것”이라는 이 교수의 조언이 가장 와 닿았다고 말했다.
‘몸의 적응’에 초점 맞추는 한의학
이 교수가 선택한 치료는 초기에 선택하는 치료법 중 하나인 수기치료. 병원에 따라 추나요법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치료법은 굳어져 있는 근육을 풀어 긴장도를 완화하고 몸의 순환을 도와준다.
“양의학이 갱년기로 인한 호르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데 집중한다면, 한의학의 관점은 다소 다릅니다.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몸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씁니다. 노화로 인해 부족함이 계속되더라도 불편함이 생기지 않게 만드는 것이 치료의 지향점입니다.”
좀 더 자세히 풀이하면, 갱년기증후군의 한방치료는 크게 노화로 인한 생식력·생명력 저하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을 개선하는 방법과, 스트레스 등 정서적인 변화로 나타나는 현상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구분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한약치료는 초기 또는 갑자기 나타나는 증상과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구분해서 처방하는데 가미소요산, 시호가용골모려탕, 육미지황탕, 사육탕, 귀비탕 등의 한약이 쓰인다. 이외에 침이나 뜸치료, 수기치료 등 환자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고, 환자에게 맞는 운동법을 추천해 집에서 하도록 만드는 자율훈련법도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좋아 자주 쓰인다.
주치의처럼 새로운 동반자로
김씨는 모든 증상이 완치됐지만 계속 병원에 다닐 것이라고 선언했다. 의외였다.
“이번 경험은 제게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 그래도 병이 더 심해지기 전에 맘 맞는 의사를 만나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교수님 조언대로 식생활에도 변화를 주고, 운동도 시작했어요. 아쿠아로빅 수업도 시작했고, 수업이 없는 날을 대비해 헬스클럽도 끊어놨어요. 또 아파트 주변 산책로가 잘되어 있어서 걷기운동도 꾸준히 하려고 해요. 하지만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겠다고 다짐한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새롭게 주치의가 생겼다 생각하고 교수님도 뵙고 가족의 건강도 부탁드릴 계획이에요.”
이창훈 교수도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무조건 참지 말고 병원을 찾아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자신의 갱년기 증상이 어떤지는 갱년기지수(Kupperman’s index) 설문지를 통해 어느 정도 체크해볼 수 있어요. 만약 심상치 않다 싶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 조기치료하시길 바랍니다. 요즘 한방병원에서는 적외선 체열촬영법을 통해 상열감은 물론 전신에 나타날 수 있는 통증, 수족냉증, 손발 저림 등을 시각적으로 판단하기도 하고, 수양명경경락기능검사로 스트레스 상태나 민감도, 자율신경 균형 상태 등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참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시는 경우가 많은데 무모한 일이에요.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나을 수 있으니 꼭 조기에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가정의 달 5월이 되면, 필자 집안에는 매년 아주 특별한 여행을 떠난다. 올해는 예년보다는 적은 규모이지만 30여 명의 많은 인원이 참가해 ‘경기도 가평군 소재 남이섬-청평 자연휴양림에서 숙박-아침 고요수목원’ 코스로 1박 2일간 진행됐다.
남쪽 지방이 고향인 필자 집안은 대가족이고 고유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집안으로, 화목을 최고의 덕목으로 하는 가풍이 있다. 필자는 본인 포함 사촌이 총 16명(배우자 포함 32명)인 대가족 집안의 장손으로, 돌아가신 아버님의 권유로 필자와 나이 많은 회원 몇 분이 주도해 1994년도에 ‘사촌회’를 결성해 올해로 22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해마다 나이에 따라 순번을 정하여 장소 예약 및 진행을 준비해야 하는데, 올해는 필자 차례로 예약 및 현지답사 등이 편리한 수도권으로 모임 장소를 정했다. 사는 곳이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기에, 해마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맛도 있다.
모임 초기에는 미혼, 또는 나이가 적은 사촌 부부들의 미온적 자세로 참여율이 매우 저조하였다. 특히 IMF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등 경제적 대형 사건들이 있을 때에 일부 회원의 미납회비를 면제해야 하는 힘든 시기가 있었다.
어려움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 회비가 쌓임에 따라 자녀들이 유치원부터 초, 중, 고등 및 대학교 입학 시에 약간의 장학금을 지급해 모두가 평등하게 혜택을 받게 하고, 모임 시에는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바꾸는 등의 노력으로 이제는 불가피한 사정을 제외하고는 국내 거주 회원의 대다수가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대가족 축제’가 됐다.
아울러 삼촌 부부 해외여행 시 경비를 보조했고, 또한 나이 많은 회원들의 회갑 및 칠순 시에는 기념 케이크와 축의금을 전달하는 등으로 함께 동고동락하는 분위기가 됐다.
한국은 급격한 사회구조의 변화, 즉 핵가족화, 연령별ㆍ계층 간의 갈등 심화, 전통문화의 퇴색 및 경시 풍조 등 많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IMF 사태와 금융위기, 지속적 경기 불황, 수명연장과 고령화 등으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가정의 해체와 이에 따르는 자녀들의 비정상적 성장, 정신적 질환자의 증가, 고령자의 경제적 어려움 및 외로움 등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 지속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촌회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필자 집안에는 비교적 이러한 문제가 많이 해소되고 있다. 개성이 강하고 이질적 요소(연령 간의 문화적 차이, 다양한 종교, 출생 지역, 학력, 빈부의 차 등)가 매우 많은 점은 필자 집안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만남은 상호 간의 소통, 배려 및 공감을 만들어 주고,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워서 인간애를 느끼게 하고 있다.
모든 부부가 이혼 없이 화목하고, 자녀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며, 모두가 집안의 대소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함께 기뻐하고, 같이 아파한다.
부차적으로 각 직계 형제자매들의 소모임도 활성화하고 있다. 필자도 5남매 가족 중 회갑이 되면 함께 2박 3일 간 국내여행을 하면서 우애를 다져 왔는데, 올해는 청산도와 남도 일대를 즐겁게 여행했다.
우리 집안의 사촌회 모임이 시대에 안 맞고 거추장스럽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이해를 잘 해주고, 동반자가 될 수 있는 것이 가족이다. 또 대가족에서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더욱더 배려하고, 소통하고, 인내하는 자세가 필수적이고, 이러한 힘든 것을 감내했기에 나름대로 긍지를 가진다.
개인 맞춤형 건강검진이 좀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진행돼 다소 불편했던 이동시간이나 대기과정이 점차 사라지고, 회사나 집 근처에 고품격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한다.
검진에서 뷰티케어까지 가능한 서울중앙클리닉, 스마트 검진으로 개인 의료정보 활용이 구체화된 한국의료재단, 100세 시대를 맞이해 만성질환 관리를 시행할 수 있는 하나로의료재단을 찾아가 각 검진센터의 장점을 분석해 봤다.
검진에서 뷰티케어까지, 신중년 ‘삶의 질’ 초점
서울중앙클리닉
최근 건강검진센터들은 ‘원스톱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수진자는 곧바로 연계되는 외래에서 질병 치료를 시작하며, 건강관리를 받게 된다. 이는 대다수 검진센터의 운영 목표가 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발전될 것이다.
그런데 특정 질병을 진단하는 검진에 머무르지 않고 본인에게 어울리는 뷰티케어가 맞춤설계된다면 만족도는 더 높아지지 않을까? 검진에서 뷰티케어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서울중앙클리닉을 찾아가 봤다.
서울중앙클리닉은 서울의 중심부, 명동 포스트타워에 위치해 있다. 세련된 외관의 최신 IT 빌딩 속에 있지만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나무’의 느낌이 강조된 인테리어가 매력적이다.
1500평의 대규모 시설 곳곳에 대기 공간, 휴식 공간,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물론 PET-CT, 64ch MDCT, 1.5T MRI 등 최상급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14명의 전문의가 참여하고 있다.
검진과 진단, 치료를 한 번에 진행하고 당일 분석을 목표로 하는 운영방침을 잡고 있지만, 주목할 점은 안티 에이징에 대한 고민을 잡아주는 세심한 배려에 있었다. 신중년 여성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뷰티케어까지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진자들은 건강검진을 받은 후 본인이 원하는 관리를 신청해 진행할 수 있다.
뷰티케어는 기미, 주근깨 등 잡티 개선부터 리프팅까지 총 12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 IPL, CO2 프렉셔널, ND:YAG 레이저, 보톡스, 필러 등이 적용된다. 미백효과를 내는 백옥주사, 지방분해를 도와주는 신데렐라 주사의 경우는 3만원부터 가격이 형성돼 있어 선택의 폭이 크다.
가장 인기있는 토탈 레이저 패키지는 색소톤업(IPL), 재생(프락셀), 탄력(뉴테라 리프팅), 보습(물광주사+PRP), 비타민(비타민 주사) 관리로 이어지는데 특화된 레이져를 사용해 개인의 피부상태에 맞게 진행된다. 가격은 100만원이다.
양우진 대표원장은 “갱년기 이후의 여성은 쉽게 우울증에 노출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노화되는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라며 “검진을 통해 건강의 질을 높이는 것은 필수적인 부분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피부미용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검진에서 뷰티케어까지, 안티에이징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신중년세대의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연구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검진 시스템·6성급 숙박프로그램 제공
한국의료재단 IFC 종합검진센터
건강검진을 위한 다채로운 시스템 도입은 이미 활성화됐다. 스마트 기기로 개인 의료정보를 관리하고, RFID를 활용해 대기시간을 줄이는 과정을 거쳐 신속하고 편리한 검진이 시행된다. 여기에 연령별 맞춤 검진 프로그램과 숙박까지 제공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처럼 다채로운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한국의료재단을 찾아가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한국의료재단은 100% 생흙과 허브로 만든 친환경 마감재와 아이비와 산호수 등 인체에 유익한 음이온과 원적외선이 방출되는 식물벽, 국내외 유명 화가들의 갤러리로 꾸며져 있어 ‘힐링’이라는 콘셉트가 딱 들어맞는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내부구조와 대비되는 특징은 스마트 검진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 모바일개인 의료정보(HeSeL), 통합의료정보시스템(코메프 IMIS), 전자태그(RFID)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모바일개인의료정보(HeSeL)는 모바일 헬스케어 어플리케이션으로 검사결과와 검사 영상정보를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통합의료정보시스템(코메프 IMIS)은 예약관리, 수진자의 등록, 접수 관리, 진료비 수납, 의사처방, 약품정보 등 개별적으로 처리된 여러 정보를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으로 종이차트 없이 검사 결과를 컴퓨터에 저장·보관해 진료 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의료재단은 이를 활용해 자체적 전자태그(RFID) 시스템인 ‘원 키 솔루션(One Key Solution)’을 구현해 내고 있다. 수진자들이 실별 대기 현황을 태그하면 대기 시간과 인원을 직접 모니터에서 확인 할 수 있으며, 안내 모니터에서 다음 검사 순서를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스마트 검진 시스템 도입과 함께 숙박검진도 운영하고 있어 다채로운 구성을 맛볼 수 있다. 여의도 콘래드 호텔과 연계된 숙박 검진은 건강검진도 하고 6성급 호텔에서 휴가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1대1 전담 코디네이터가 상주하며, 검진 후 1년간 사후관리를 제공한다. 주요 건강검진 항목은 혈액 및 소변 검사, 심혈관계, 간기능검사, 면역검사, CT, MRI, 내시경, 심장초음파 등이다. 호텔에서는 스파와 미용, 레스토랑, 조식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가격선은 300만원, 500만원, 1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해선 대표원장은 “건강의 파수꾼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수준 높은 진료와 사랑의 실천으로 수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헬스케어 기기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스마트 검진 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하고 고품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세 시대, 건강을 위한 체계적 관리
하나로의료재단
현대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자연의학(Naturopathic Medicine)은 질병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해독, 신진대사 균형, 영양 균형, 생활환경 습관개선, 스트레스 관리 등 전인적인 치료법을 제시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자연의학은 필수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건강검진부터 적용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고 있는 하나로 의료재단을 찾아가봤다.
하나로 의료재단은 국내 최초 종합검진 전문기관이라는 문패를 달고 30여 년간 질병의 예방효과 극대화에 앞장섰다. 그간 종로구 인사동 하나로 빌딩에서 운영해오다 지난해 2월 청진동 그랑서울타워로 확장 이전했다.
새롭게 바뀐 하나로 의료재단은 모든 설계와 인테리어를 철저하게 고객 중심으로 구성하는 한편 모바일 의료영상 전송 시스템 등을 갖춰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문화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며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변화했다.
타 검진센터와 구별되는 특징은 ‘100세 건강수명연구소’를 만들어 만성질환 바로잡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연구소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대표적인 기능의학 검사는 유기산 대사 균형검사와 MDS검사이다.
우선 유기산 대사 균형검사는 인체의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산되는 대사물인 유기산을 측정하는 것이다. 즉 소화기관 내의 세균증식 상태, 영양소 결핍 상태,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 능력, 인체 내 독성 물질의 축적 상태 등 대사 불균형 상태의 확인과 그 원인 파악이 가능하다.
MDS 검사는 웰빙, 안티에이징, 만성 질환 원인 찾기의 첫걸음으로 알려졌다. 말초혈액검사와 생화학 검사를 이용해 만성질환의 원인인 영양 불균형과 환경오염, 물 중독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궁극적으로 약물치료로 완치되지 않는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 치료가 가능해진다.
성상엽 100세 건강수명연구소장은 “개인의 평균수명도 이미 80세를 넘어서고 있고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과학과 문명의 발달 속에서 인류는?긍극적인 목표인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소장은 ‘출생부터 100세까지’?개인의 최적화 된 건강한 삶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