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이 많다. 원체 돌아다니길 좋아해 여행을 자주 다녔다. 흥미가 생긴 분야는 끝까지 파고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공부하는 아빠’, 한의사 문성택 씨는 6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을 만날수록 아쉬웠다. 식사만 잘 챙겨도 훨씬 나아질 텐데. 나이 들어서도 내 집, 집밥을 고집하는 부모님을 향한 걱정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실버타운을 발견하자마자 생각했다. 이거다!
남편 문 씨가 아내 유영란 씨를 설득했다. 전국 실버타운 중 스무 군데를 추려낸 목록과 함께. 남편의 끈질김에 두손 두발 다 든 아내도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하고 함께 견학을 다녔다. 벌써 6년 전 일이다. 직접 다녀보니 ‘노인들 가둬두고 막 대하는 요양 시설’, ‘현대판 고려장’ 정도의 취급이 말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실버타운이야말로 나이 들어 고생하지 않고도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편견 때문에 노후 거주지로 고려조차 않는 게 안타까워 동영상을 제작해 올린 것이 공빠TV의 시작이다.
처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때만 해도 입주자 정원을 채운 실버타운이 거의 없었다. 이제는 실버타운마다 대기자가 수두룩하다. 입주하려면 최소 몇 달, 몇 해는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견학을 위해 방문한 실버타운에서 ‘공빠TV’를 보고 입주를 결심했다며 반가워하는 이들도 종종 만난다. 실버타운의 이미지 제고를 이끈 주인공, 공부하는 아빠 문 씨와 공부하는 엄마 유 씨에게 실버타운에 대해 물었다.
실버타운을 고를 때 무얼 체크해야 하나?
먼저 ‘일반 아파트형’이 아닌 ‘업체 관리형’인지 확인한다. 직접 분류하고 정의 내린 개념 중 하나인데, 업체 관리형은 운영사 측에서 고용한 직원들이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실버타운이다. 반면 아파트형 실버타운은 아파트와 똑같은 형태에 60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으나,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이 없다. 시설만 존재할 뿐 정작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일반 아파트형은 거르는 게 좋다. 다음은 보증금을 잃을 위험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화로 전세등기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혹은 보증보험을 들 수 있는지 꼭 물어보도록 하자. 직접 방문 시엔 직원들 수가 충분히 많은지, 태도는 어떠한지도 눈여겨본다. 그 다음으로 식사가 건강식으로 운영되는지, 시설과 프로그램 운영 현황이 어떤지 체크한다. 시설만 있을 뿐 관리가 안 되거나, 막상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버타운 과대광고에 속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운영자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운영자가 누구인지, 경영 마인드가 어떠한지, 그동안 어떻게 운영해왔는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경매’, ‘부도’, ‘파산’과 관련 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역시 직접 방문하기다. 직원들과 입주자들의 모습이 어떠한지, 실버타운 내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
실버타운에 들어가면 안 되는 유형도 있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자신의 집과 요리를 너무 좋아하는 분들이다. 고집 센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실 이런 분들이야말로 실버타운에 일찍 들어갈수록 더 오래 살 수 있다. 자가를 갖고 매일 직접 요리하며 밥 차려먹는 게 은근 고생스러운 일이라 늙기 십상이다. 두 번째는 경제력이 약한 분들. 부부 기준 실버타운 생활비는 월 200만~300만 원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실버타운에 입주할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매달 지불해야 하는 생활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알뜰실버타운, 즉 고령자 복지주택을 추천한다. 세 번째로는 공동생활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이다. 실버타운에는 공동생활 공간이 무조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느낀 실버타운의 단점은 무엇이었나?
우선 좁다. 보통의 실버타운 전용률은 공동생활 공간을 제외하면 50% 내외다. 높아봐야 70%인데, 이마저도 많지 않으니 입주 초반에는 생활 공간이 좁게 느껴질 수 있겠다. 나이 제한도 아쉽다. 현재 실버타운 입주가 가능한 나이는 만 60세 이상이다. 또한 보통 80~85세가 넘어가면 암묵적으로 입주가 제한된다. 실버타운은 일찍 들어갈수록 건강과 비용 모든 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에, 노인을 위한다면 미국처럼 만 55세로 제한 연령을 낮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비싸게 ‘느껴진다’는 점. 월 300만 원을 생활비로 한 번에 지출하려니 비싸게 느껴지지만, 자가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관리비, 식비, 운동 등의 취미 활동에 쓰이는 지출을 모두 합치면 크게 차이 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버타운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만 60세 이상 인구는 약 12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그런데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세대는 고작 1만 세대에 불과하다. 즉 0.1%의 선택받은 사람만이 실버타운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할수록 이 점이 가장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실버타운을 택해야 할 이유는?
독신과 부부 등 가구 형태와 무관하게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아예 모르고 있거나,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유튜브로 좋은 실버타운을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알리고, 입주율을 높여서 실버타운이라는 사업 자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실버타운을 포함한 실버 사업은 사실 돈이 안 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잘 운영되는 모범 사례가 생긴다면 실버타운 공급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버타운을 이용할 예비 입주자 입장에서도 실버타운 증가는 좋은 일이다. 양질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건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니까.
지금 당장 입주할 수 있다면 어느 실버타운을 선택하겠는가.
현재 분양 중인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택하겠다. 고급형인 데다 막 지어진 신축 건물이고,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용률도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보증금으로 자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가평의 청심빌리지, 강남에 있고 최신축 건물을 자랑하는 더시그넘하우스도 좋다. 언급한 곳들 말고도 살아보고 싶은 곳이 많아 고민이다. 빨리 60세가 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최대한 다양한 실버타운에서 직접 살아보며 이점을 누리고 싶다.
[TIP] 공빠TV가 추천하는 시니어 유형별 실버타운
부부 동반 입주형 부부가 입지와 주변 시설, 가성비, 전용률 등 다양한 요소 중 어떤 것을 기준으로 두느냐에 따라 갈린다. 가성비와 전용률 면에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를, 입지나 대형 병원 접근성 면에서는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를 추천한다. 각종 인프라가 구축된 도심에 살고 싶거나 신축 시설을 이용하고 싶다면 서울의 더시그넘하우스가 좋겠다.
무조건 럭셔리형 90식으로 환산한 의무식과 2인 가구 부부 기준으로 생활비를 따졌을 때 1위는 더클래식500, 2위가 삼성노블카운티다. 서울 2호선 건대입구역에 있는 더클래식500은 건국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건너편에 건국대병원이 있고, 주변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있어 실버타운으로는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삼성에서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 역시 최고급 실버타운으로, 행정구역은 용인이지만 수원 영통역과 가까우며 청명산과 기흥호수를 조망할 수 있어 전원형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1인 입주형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남성 가구에게는 입지와 가성비를 기준으로 용산 하이원빌리지,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서울시니어스 강남타워를 추천한다. 문화 시설이나 쇼핑 시설 유무,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여성 가구에게는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 성북 노블레스타워, 가평 청심빌리지가 안성맞춤이다.
가성비 추구형 보증금이나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한 전원형 실버타운이 좋다. 보증금이 저렴한 곳을 원한다면가평 청심빌리지(보증금 2000만 원), 미리내실버타운(보증금 5000만 원)이 좋다. 생활비가 저렴한 곳으로는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월 80만 원), 김천 월명성모의 집(월 90만 원)을 추천한다.
반려동물 동반형 현재 반려동물 동반 입주가 허용된 곳은 없다. 그러나 부산 오시리아의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시작으로 신축 실버타운에서는 가능해질 것이다.
●Exhibition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 노실의 천사
일정 5월 22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조각가 권진규(1922~1973)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규모 전시 ‘노실의 천사’(Angel of Atelier)가 이번 달까지 열린다. 전시 제목 ‘노실의 천사’는 권진규가 쓴 글에서 따온 것으로, 노실은 거미가 있는 방, 천사는 그가 만들어낸 작품들을 뜻한다.
권진규는 이중섭, 박수근과 함께 ‘한국 근대미술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그는 구상과 추상,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 여성과 남성, 현세와 내세의 경계를 편견 없이 넘나들었으며 세속을 떠나 이상을 추구했다.
권진규는 생전에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비운의 천재 조각가’로도 불렸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세상의 무관심과 생활고 등으로 고통받던 그는 1973년 5월 작업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유족이 기증한 작품(총 141점)과 이건희 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 고려대학교박물관, 리움 등 기관과 개인 소장자로부터 대여받은 작품이 포함됐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개인 소장하던 작품 ‘말’도 있다. 총 240여 점으로 권진규 개인전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시는 자작시를 바탕으로 불교에 한평생 귀의해왔다는 점에 착안해 시기별로 입산(1947~1958), 수행(1959~1968), 피안(1969~1973)으로 구분해 진행한다.
◇화각 : 오색의 향연展
일정 5월 22일까지 장소 용산공예관
‘화각 : 오색의 향연’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09호 화각장 이재만 특별초청전이다. 화각은 황소의 뿔을 이용한 우리나라 고유 각질 공예다. 황소 뿔 하나를 가공하면 10~20cm 정도의 작은 각지(角紙) 단 한 장이 만들어진다. 재료의 수급·가공 과정이 까다로워 예로부터 화각 공예품은 특수 귀족층이나 왕실에서만 사용했다. 1996년 최연소 국가중요무형문화재가 된 이재만 작가는 화각 공예로는 유일하게 지정된 장인이다. 유물을 재현한 화각 봉채함, 바둑판을 비롯해 이재만 화각장이 새롭게 창작한 12지신 필통, 불감, 보석함, 은장도, 가야금, 삼층장 등 화각 공예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Book
◇산산조각(정호승 우화소설)(정호승·시공사)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로 유명한 정호승 시인이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아 우화소설집 ‘산산조각’을 펴냈다. 시의 압축된 묘사 이면에 숨겨진 서사를 동화적 상상력으로 재탄생시키고 우화소설이라는 그릇에 담아 보다 친근한 이야기로 인간의 삶이 지닌 깊은 의미를 전달한다. ‘산산조각’에 등장하는 화자와 주인공은 동식물과 사물이다. 망자(亡者)가 입는 수의, 못생긴 불상, 걸레, 숫돌, 오래된 절간 화장실의 받침돌 같은 하찮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엄연히 이 세상에 실재하고, 심지어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참나무 이야기’의 참나무는 대웅전의 대들보나 목불(木佛)이 되겠다는 꿈을 키운다. ‘선암사 해우소’의 바윗돌은 싱그러운 차밭에서 안락하게 지낸다. 하지만 참나무와 바윗돌은 전혀 뜻하지 않은 처지에 놓인다. 참나무는 장작이 되고 바윗돌은 해우소의 기둥을 받치며 똥물을 맞고 사는 신세가 된다. 꿈꾸던 미래와 안락함을 빼앗긴 두 존재는 낙담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묵묵히 견디는 가운데 삶의 더 높은 경지에 다다른다. 그 자리에 있는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듯 ‘나’ 역시 분명한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이 세상에 왔으며 존재하기에 살아가야 할 이유 또한 명백하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전해진다. 정호승 시인은 “인간의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가치인가, 그 가치를 통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우화의 방법으로 성찰했다”고 말했다.
◇작별인사(김영하·복복서가)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년 만의 장편소설이다. 머지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수용소로 끌려간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삶이란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 등을 묻는다.
◇다시 말해 줄래요?(황승택·민음사)
‘저는, 암병동 특파원입니다’의 채널A 황승택 기자가 쓴 두 번째 투병 에세이다. 저자는 인생 42년 만에 급작스럽게 찾아온 급성중이염으로 200여 일 동안 청력을 손실한다. 그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비장애인 중심 사회의 면면들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혐오의 과학(매슈 윌리엄스·반니)
범죄학자인 저자가 혐오하는 마음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탐구한 책으로, 신경과학·심리학·사회학·통계학적 접근이 눈에 띈다. ‘혐오를 어떻게 멈추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책을 찾고 혐오범죄 예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탐구한다.
●Stage
◇넥스트 투 노멀
일정 5월 17일 ~ 7월 31일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연출 로라 피에트로핀토
출연 박칼린, 최정원, 남경주, 이건명, 양희준, 노윤, 이석준, 이아진, 이서영, 이정화 등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이 7년 만에 돌아온다. ‘넥스트 투 노멀’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굿맨 패밀리 가족 구성원의 아픔과 화해,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 16년째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엄마 다이애나, 그런 엄마에게 소외감을 느끼는 딸 나탈리, 다이애나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며 흔들리는 가정을 지켜내려 노력하는 아빠 댄, 다이애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들 게이브까지 여러 상황으로 저마다 한계에 다다르며 괴로워한다. 그러나 위태로웠던 가족은 서로의 상처를 진심으로 바라보고 작게 피어나기 시작한 희망을 붙잡으려 한다. 이번 프로덕션에는 연기력과 가창력을 갖춘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뭉쳤다. 국내 프로덕션 초연부터 두 번째, 세 번째 재연까지 참여한 배우 박칼린이 다이애나 역으로 다시 돌아온다. 한국 뮤지컬계의 레전드라 불리는 배우 최정원도 다이애나로 새롭게 합류한다.
◇모래시계
일정 5월 26일 ~ 8월 14일
장소 대성 디큐브아트센터
연출 김동연
출연 민우혁, 온주완, 조형균, 최재웅, 송원근, 남우현, 박혜나, 유리아, 나하나 등
뮤지컬 ‘모래시계’가 2017년 초연 이후 5년 만에 돌아왔다. 동명의 SBS 드라마가 원작이며,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대서사시 속에서 방황하는 우리네 청춘의 이야기를 담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격동의 시대 속 엇갈린 선택과 운명에 처한 ‘태수’ 역에는 민우혁, 온주완, 조형균이 캐스팅됐다. 태수의 절친한 친구이자 세상의 정의가 되고 싶었던 ‘우석’ 역은 최재웅, 송원근, 남우현이 연기한다.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좌절했던 ‘혜린’ 역에는 박혜나, 유리아, 나하나가 함께한다.
◇돌아온다
일정 5월 7일 ~ 6월 5일
장소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연출 정범철
출연 강성진, 박정철, 김수로, 정상훈, 이아현, 홍은희, 김곽경희 등
연극은 ‘돌아온다’라는 이름의 식당을 배경으로 한다. 허름하고 작은 식당에서 욕쟁이 할머니, 군대 간 아들을 기다리는 초등학교 여교사, 집 나간 아내를 기다리는 청년, 작은 절의 주지 스님 등의 사연이 펼쳐진다. ‘돌아온다’ 제작진은 “누구나 가슴속에 ‘그리운 사람 혹은 무언가’를 하나쯤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 주변에 있을 평범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온 가족과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감동과 웃음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고령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용산구는 청파동에 사는 70대 남성이 지난 15일 확진 판정을 받아 관내 48번 환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 4일 확진된 용산 40번 환자(60대 남성, 효창동 거주)와 접촉해 자가격리 중이었다. 지난 10일 몸살 등 증상이 나타나 14일 검사를 받았다.
용산 40번은 건강식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인 용산 39번 환자(60대 여성, 효창동)의 접촉자다. 용산 39번→40번→48번 순으로 연쇄 감염이 일어난 것이다.
이날 용산구의 다른 확진자인 용산 47번 환자(70대 남성, 한강로동)도 전날 확진된 46번 환자(70대 여성, 한강로동)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용산 46번 환자는 다른 지역 확진자와 접촉했는데, 구체적인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약 40%에 달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기저질환이 있는 중·고령층 코로나19 중증환자 증가로 치명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국민의 협조를 거듭 당부한다”고 말했다.
◇exhibition
다빈치 얼라이브: 천재의 공간
일정 2018년 3월 4일까지 장소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
예술, 과학, 음악, 해부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사적 업적을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애를 색과 빛, 음향으로 재조명한다. 전시는 ‘르네상스, 다빈치의 세계’, ‘살아있는 다빈치를 만나다’, ‘신비한 미소, 모나리자의 비밀이 열린다’ 등 총 3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제1섹션에서는 실물 크기로 재현한 다빈치의 발명품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 베네치아에 보관된 ‘비트루비우스의 인체비례도’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영상을 볼 수 있다. 다빈치의 걸작으로 꼽히는 ‘모나리자’에 관심이 있다면 제3섹션을 확인하자. 세계적 미술 감정 기업인 뤼미에르 테크놀로지가 모나리자 원화를 10년간 분석해 밝혀낸 25개의 비밀을 공개한다. 당시의 색감을 그대로 복원해 재현한 진짜 모나리자를 감상해보자.
더 아트 오브 더 브릭
일정 2018년 2월 4일까지 장소 아라아트센터
전시회의 주인공인 네이선 사와야는 세계 최초로 오직 ‘레고’만을 사용해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다. 지구본, 전화기 등 아기자기한 생활 소품부터 인체의 다양한 움직임을 표현한 작품까지 약 100만 개의 레고를 사용해 제작한 총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연인(키스)’,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등 유명 예술가들의 대표작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품 관람 이후엔 레고를 활용해 작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디 아트 오브 더 브릭’전은 세계에서 꼭 봐야 하는 10개의 예술 전시 중 하나로 소개되었으며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book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저·나무생각)
늙은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가 매일 100개의 도토리를 심으며 기적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황량했던 언덕이 생기를 되찾고, 말라버린 하천에 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진정으로 옳다고 믿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언가를 처음 시도하는 사람의 용기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환자 혁명 (조한경 저·에디터)
현직 의사가 기존의 의료 상식에 반기를 들었다. 환자를 향해 ‘자기 병에 더 큰 관심을 가지라’고 잔소리하는 저자는 ‘약과 병원에 의존하지 말고 건강 주권을 회복하라’고 주장한다. 성인병 치료의 열쇠는 환자에게 달려 있다며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쉬우면서도 다양한 ‘혁명’을 제시한다.
◇movie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스타워즈’ 시리즈가 첫선을 보인 지 40년이 되는 올해 또 하나의 시리즈가 탄생했다. “선과 악의 전쟁, 거대한 운명이 결정된다”는 문구가 눈에 띄는 이번 영화는 비밀의 열쇠를 쥔 ‘레이’를 필두로 ‘핀’, ‘포’ 등 새로운 세대가 중심이 되어 운명을 결정지을 빛과 어둠, 선과 악의 대결을 보여준다.
이번 영화는 ‘레아 공주’ 역으로 얼굴을 알린 캐리 피셔가 지난해 작고하기 전 연기한 시리즈로 그의 마지막 ‘레아 공주’를 감상할 수 있다. 전편에서 감독으로 활약한 J.J. 에이브럼스가 제작에 참여하고 향후 시리즈 3부작 연출이 확정된 라이언 존슨이 연출을 맡았다.
개봉 12월 14일 장르 액션, SF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마크 해밀, 캐리 피셔, 아담 드라이버 등
아들에게 가는 길
코다(CODA, 청각장애인의 정상인 아이) 가정의 한 장애인 부부가 아들을 키우면서 겪는 문제를 다룬다. 아들의 미래를 위해 시골 할머니 댁에 보내지만 떨어져 지내는 만큼 아이와의 거리도 멀어진다. 진심으로 다가서려 하는 부모와 자신의 말을 듣지 못하는 부모가 답답한 아이.
자식은 어떤 존재이고 부모는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묻고 가족 해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이 시대에 가족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이 영화로 2016년 제17회 장애인영화제에서 우수상, 관객심사단상을 수상한 최위안 감독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봉 11월 30일 장르 드라마 감독 최위안 출연 김은주, 서성광, 이로운 등
◇stage
빌리 엘리어트
2010년 한국에서 최초로 초연된 뮤지컬 가 7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에 오른다. 198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이 배경이다. 복싱 수업 중 우연히 접한 발레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소년 ‘빌리’의 여정을 보여준다.
장소 디큐브아트센터 일정 2018년 5월 7일까지 연출 스테판 달드리 출연 천우진, 김갑수, 최정원 등
블라인드
시각을 잃은 후 세상과 단절된 청년 ‘루벤’과 몸과 마음이 상처로 가득한 여자 ‘마리’가 만나 마음으로 서로를 느끼며 교감을 해나가는 사랑 이야기다. 오로지 마음으로만 교감하는 둘의 관계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봐야 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만든다.
장소 수현재씨어터 일정 2018년 2월 4일까지 연출 오세혁 출연 박은석, 이재균, 김정민, 정운선 등
거미여인의 키스
남성 2인극으로, 이념이 다른 두 주인공인 몰리나와 발렌틴이 감옥에서 만나 서로를 이해하며 다가가는 슬픈 사랑을 연기한다. 몰리나 역은 배우 이명행과 김호영이, 발렌틴 역은 송용진과 김선호가 지난 공연에 이어 재연을 확정했다.
장소 아트원씨어터 2관 일정 2018년 2월 25일까지 연출 문삼화 출연 이명행, 이이림, 김주헌 등
타이타닉
타이타닉 사건이 발생한 지 105년, 브로드웨이 초연 2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상륙한다. 영화가 이 사건의 비극적인 사랑에 집중했다면 영화보다 앞서 제작된 뮤지컬 은 배가 항해하는 5일 동안의 사건과 인물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장소 샤롯데씨어터 일정 2018년 2월 11일까지 연출 에릭 셰퍼 출연 김용수 왕시명 이상욱 등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4년여 전 필자가 은퇴연구소 소장이 되었을 당시만 해도 은퇴연구소라는 곳이 생소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주위의 친구와 동료, 후배들뿐 아니라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를 하신 선배님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셨다. 몇몇 분은 도대체 은퇴연구소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며 직접 찾아오기도 하고 여럿이 함께 하는 식사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셨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 식사 자리에서 일어난 해프닝 한 토막.
필자가 미리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필자를 주빈(?)으로 초청한 선배님이 들어오셨다. 필자가 일어나서 인사하는 걸 보신 선배님께서 대뜸, “아니, 은퇴도 안 해본 양반이 무슨 은퇴연구소장을 한다고 그래?” 이 말에 머리만 끄덕거릴 필자가 아니지 않은가? “선배님, 외람되지만 이런 말이 있습니다.” “뭔데요?” “현명한 사람은 들으면 알고, 보통 사람은 보면 알고 우둔한 사람은 당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가 꼭 당해 봐야 알겠습니까?” 좌중이 웃음보가 터진 것은 당연지사! 그 선배님께서도 함께 박장대소를 하시다가 자리에 앉으시면서 왈, “역시 은퇴연구소장 할 만 하구만.”
당해야 아는 우둔한 사람을 넘어 당해도 모르는 사람이 있다지만 은퇴를 하고 나서도 자신이 은퇴를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한두 번은 은퇴를 하고 그러다 완전히 은퇴하는 게 인생이다. 그러다 보니 은퇴연구소장인 필자는 은퇴자와 은퇴예비자들에게 둘러싸여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큰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유명한 점쟁이에게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가고 그에 따라 점점 더 경험과 통계가 쌓이면서 더 용한(?) 점쟁이가 되는 것과 같다. 용한 점쟁이가 스스로 익힌 이론과 타고난 식견에 더해 실전을 통해 쌓인 사례와 결과를 가지고 이리 엮고 저리 엮어서 처방(?)을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은퇴 컨설팅을 통해 터득한 제1 원칙은 “눈높이를 낮춰라!”이다. 2500년 전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한 말 “너 자신을 알라!”와도 통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다는 걸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수천년 전부터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오죽하면 다음 노래 가사가 우리 마음에 와 닿겠는가?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가수 김국환의 ‘타타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인생. 사실 이 말은 절반만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우리들은 그에 맞게 옷차림을 바꾸고 또 우산을 들고 나서는 등 상황에 맞게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십중팔구 마음의 준비 등 나름 은퇴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막상 은퇴를 하고 나면 그게 아니더라는 말을 많이 한다. 우리 인생의 크고 작은 사건 중에서 말과 실제가 가장 크게 달라지는 이벤트가 은퇴라는 것이다. 특히 고위직 공무원이나 군인, 회사 임원을 하거나 자영업자로 한때 잘나가던 사람들이 은퇴 후를 잘 견디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은퇴 후에도 예전의 영광과 지위(?)를 잊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행복한 마음과 생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내가 왕년에 ~~”하는 마음가짐과 말이다. 겉으로는 다 내려놓았다고 하면서도 행동거지와 말투를 보면 아직도 어깨와 목소리에 힘이 많이들어가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복지회관이나 문화센터에 남자들은 거의 없고 여자들이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가을 단풍철에 서울역이나 용산역에 가보면 남자들끼리 여행가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다. 대부분 여자들끼리 가거나 남자 몇몇이 끼어 있을 뿐이다. 도대체 남자들은 다 어디에 가 있는 것일까? 필자의 추측으로는 하루에 1만원을 받아서 TV를 끼고 있거나 당구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조금 나은 경우가 친구들과 청계산이나 북한산 산행을 다녀오는 정도일 것이다. 함께할 친구가 없거나 혼자가 좋다면서 나홀로 산행을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은퇴한 후에도 뭔가 할 일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사진찍기 또는 그림그리기 등과 같은 취미활동에 나서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요리학원에서도 50~60대 남성들의 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눈높이를 낮추는 일이다. 내가 왕년에 뭐하던 사람인데 이 사람들과 이 시간에 이런 쓸데없는 장난(?)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면 몸과 마음이 따로 놀기 마련이다. 반대로 내가 그간 일에 바빠 이렇게 좋은 것과 좋은 사람들을 모르고 지냈구나, 세상에는 할 일, 재미있는 일과 나와 다른 사람, 재미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모든 게 새로워 보이고 좋아 보인다. 눈높이를 낮추는 데서 시작되는 변화가 바로 이런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눈높이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 회사에 들어가면 그 회사에 맞는 눈높이가 필요하고 결혼을 하면 배우자와 함께 눈높이를 맞추면서 살아야 한다. 그러다가 아이가 태어나면 그들과 눈높이를 맞출 줄 아는 부모가 되어야 더없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갈 수 있다. 손자손녀를 보게 되면 더 극적으로 눈높이가 낮아진다고들 한다. 내 눈높이를 맞추거나 낮추면 배우자와 아이들은 물론 손자손녀들의 눈도 보이고 그들과 생각도 함께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내가 눈높이를 낮추면 보다 많은 친구들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못 본 / 그 꽃”
고은(高銀) 시인의 ‘그 꽃’이라는 짧은 시이다. 산에 오를 때는 정상을 향해 앞만 보고 가느라고 정신이 없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면서 내려오면 그때서야 주위가 눈에 들어오면서 못 보던 꽃도 보일 것이다. 우리 인생도 젊어서는 앞만 보고, 위만 보고 정신없이 살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이가 웬만큼 들고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를 했다면 이제 그런 짐들을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봐야 한다. 그래야 그간 미처 보지 못한 세상과 미처 보지 못한 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새로운 꽃이나 새로운 세상이 아니라 내 눈높이에 따라 예전과는 다른 느낌과 모습으로 말을 걸어오는 것이다. 눈높이를 낮추면 할 일도 친구도 더 많아지는 것은 물론 더 넓은 세상이 보이는 것이다.
△ 최성환(崔聖煥)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한국은행 과장, 조선일보 경제 전문기자, 고려대 국제전문대학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상무, 은퇴연구소장 등 역임.
서울시민 비만율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에 거주하는 여성이 가장 날씬하고, 용산구 남성은 비만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서울시 통계 포털 '서울통계' 비만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서울시민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3.0, 비만율은 23.7%를 기록했다. 남성의 비만율은 31.0%로 여성(16.5%)의 두배에 가까웠다.
이 가운데 강남구는 비만율이 19.2%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20%를 밑돌았다. 이어 서초구와 중구가 20.9%, 광진구 21.3%, 은평구 21.4% 순으로 비만율이 낮았다.
특히 강남 여성의 비만율이 8.7%로 눈에 띄게 낮았다. 반면 이들의 저체중 비율은 17.2%로, 정상 체중에 미달하는 강남 여성 인구는 서울시민 평균(5.9%)의 세배에 달했다.
용산구는 27.7%로 비만율 1위에 올랐다.
동대문구가 27.4%로 그 다음이었고 성북구(26.6%), 금천구·서대문구(25.7%), 노원구(25.3%), 도봉구(25.1%)의 비만율이 25%를 넘었다.
용산구 남성의 비만율은 36.7%로 3명 중 한명이 비만이었고, 송파구 남성(36.1%), 성북구 남성(35.1%), 양천구 남성(34.6%), 동대문구 남성(33.3%)의 비만율도 높은 축에 속했다.
서울시민 비만율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서울시민 비만율, 역시 강남 여자", "서울시민 비만율, 용산 남자 왜 뚱뚱하지?", "서울시민 비만율, 난 영등포구 사는데 엄청 뚱뚱한데"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춤을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 영화 ‘쉘 위 댄스’는 강신영(63) 씨의 두 번째 인생과 닮아 있는 듯하다. 지긋한 나이에 단단히 춤바람이 났으며, 그 춤이 남녀가 함께 추는 댄스스포츠라니… 게다가 순수한 열정으로 뒤늦게 춤을 배워 멋진 댄서로서의 꿈까지 이뤘으니 말이다.
“흥겹죠? 원래 인간은 ‘호모 루덴스’라고 하잖아요. 본능적으로 유희를 즐기는 동물이란 의미지요.”
건설자, 스포츠장갑 회사 공장장, 스포츠 브랜드 사장으로 이어지는 25년간의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마흔 여덟 나이에 시작한 제2의 인생. 강 씨는 댄스스포츠 지도자이자 댄스칼럼니스트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타고난 춤 달인 기질에 꿈틀거리는 열정
강씨가 춤을 처음 접한 것은 1960년대 까까머리 고등학생이던 시절이다. 영화를 상영하는 동네 ‘용산극장’에 가끔 쇼단의 공연이 펼쳐졌는데 ‘댄스의 달인’으로 이름을 날리던 ‘트위스트 김’ 쇼를 하는 날이면 온 동네가 들썩였다. 학생 신분이라 입장 불가였던 그는 쇼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 추는 춤을 흉내내며 따라하곤 했다. 그의 다져진 춤 실력은 경주 수학여행에서 위용을 뽐냈다.
“트위스트 음악이 나오자마자 총알같이 나가 춤을 췄더니 모두들 경탄하며 환호하던 걸요. 내성적이고 조용한 학생이던 저는 그 일을 계기로 확실히 ‘튀는 아이’가 됐습니다. 또 친구들에게 춤을 가르치는 춤 선생으로 여기저기 불려 다녔지요.”
‘젊음의 행진’이라는 인기 쇼 프로 무대까지 나가 춤을 췄을 정도였으니 그는 학교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는 ‘춤의 지존’으로 통했다.
“춤에 대한 열정은 이때부터 늘 제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른이 된 그는 좋아하는 춤을 계속 출 수 없었다. 학생 때는 춤을 추면 마치 불량학생들이나 하는 짓으로 치부하고 성인이 배우는 사교댄스도 퇴폐문화로 보던 그 시절, 결혼을 약속한 애인의 심한 반대로 춤추기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금 그를 춤의 세계로 이끈 것은 독일에서 건설 해외지사 주재원으로 일할 때 본 로렐라이 마을축제의 춤이었다. 강씨는 할아버지와 손녀가 선율에 맞춰 밟는 스텝에 깊이 매료됐다.
“그들의 춤은 우리와 달리 매우 밝아 보였어요. 퇴폐적인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가족이 어울려 즐겁게 같이 출 수 있는 춤도 있구나. 문화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춤은 댄스스포츠의 한 종목인 ‘자이브’였다. 저걸 꼭 배워야겠다고 그는 굳게 결심했다. 하지만 당장은 어려웠다. 서른 세 살의 젊은 청년에겐 먹고 사는 일이 더 급했다.
IMF 외환위기로 1999년 어려운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기까지 청춘을 불사르며 정말 열심히 달려왔더니 어느 덧 마흔 여덟. 그동안 가슴 속에 담아두고만 있었던 춤에 대한 열정, 로렐라이 언덕에서의 다짐을 실현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때였다.
◆독일서 본 ‘자이브’에 매료돼 댄스스포츠 입문
“그 즈음 우리나라에서도 ‘부부 볼룸댄스’라는 이름으로 문화센터에서 댄스 스포츠의 붐이 일기 시작했어요. 춤에 대한 인식이 워낙 안 좋던 때라서 ‘부부’를 내세웠던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아내를 설득해 댄스스포츠 중에서도 자이브를 함께 배웠죠. 자이브는 재즈음악에 맞춰 추는 격렬한 춤이에요.”
이후 댄스에 더 열정적으로 빠져 들게 된 강 씨. 문화회관이든 댄스장이든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곳만 있으면 일주일 내내 틀어박혀 춤만 췄다. 춤을 추는 무리 가운데 남자는 그가 거의 유일했다. 청일점이라도 쑥스러워하거나 쭈뼛쭈뼛해하지 않았다. 언제나 용기백배 당당한 댄서의 모습이었다.
댄스스포츠 외에도 살사, 재즈댄스, 방송 댄스 등으로 장르를 확대했다. 댄스 동호회에도 나가고 경기 대회에 나가 챔피언의 영광도 안았다. 커플댄스로 댄스스포츠 10종목, 사교춤인 블루스 지터벅, 사교 라틴 살사, 메렝게, 바차타, 스윙, 맘보, 아르헨티나 탱고, 포크댄스까지. 자유자재로 출 수 있는 달인 경지에 올랐더니 가르침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엔 ‘지도자’에 도전했다. 2003년 경기대 사회교육원에서 댄스스포츠 코칭 아카데미 1급 자격증을 1년 만에 땄다. 강 씨는 댄스스포츠의 본고장인 영국 유학도 계획했다. 2004년 여름,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 받은 돈으로 쉰 두 살에 영국 댄스스쿨 ‘셈리(Semley) 스튜디오’에서 두 달간 과정을 이수, 국제댄스스포츠지도자(IDTA) 자격증을 땄다.
“웬만한 실력자들도 3번 정도는 떨어지는 게 보통이라는데 나는 최우수 성적을 기록했다”는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과 자부심이 묻어난다. 항상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써왔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자신만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단다.
귀국 후 그는 곧바로 ‘댄스앤조이’라는 댄스동호회를 만들고 댄스지도자 및 댄스칼럼니스트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댄스스포츠 전문 잡지의 기자로 일하며 댄스스포츠 관련 책도 4권이나 냈다.
“댄스 칼럼을 쓰면서 보람 있게 생각하는 것은 댄스스포츠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바로 잡아 주고 옳지 않은 부분은 밝혀내 정설을 알려주는 거예요. 그 중에서도 댄스스포츠가 건강에 여러 가지로 좋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설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죠.”
유산소 운동이라서 운동 효과가 크고 친목을 도모해 우울증 개선에도 좋다고 했다. 좋아하는 춤을 마음껏 추니 행복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저절로 젊어진다는 게 강 씨의 얘기다.
그는 춤 전도사를 자처한다. 댄스스포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보급을 위해서다. 요즘은 사교춤과 구분해 댄스스포츠를 건전한 체육행위로 보는 경향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단다. 그는 “앞으로 내게 남은 8만 시간을 오롯이 건전하고 아름다운 춤을 나누는 일에 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