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9

세액공제만 받고 내버려 둔 내 IRP,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입력 2026-07-09 06:00

[금융 도슨트의 은퇴 금융 이야기(51)] IRP 궁금증 파헤치기①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간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5년 기준 500조 원을 넘어섰다. 확정급여형(이하 DB)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개인형퇴직연금(이하 IRP)도 130조 원에 육박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또는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IRP 계좌를 만든 사람은 많다. 하지만 가입 이후 계좌를 얼마나 자주 확인해 보았을까. 입금만 해두면 저절로 불어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적립금이 현금성 자산 등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 있다. 세액공제 혜택은 받았지만, 장기로 굴려야 할 노후자금은 사실상 쉬고 있는 셈이다.

내 IRP, 지금 어디에 투자되고 있나?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불안한 마음에 계좌를 아예 외면하거나 반대로 최근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한꺼번에 투자하기 쉽다. 그러나 IRP는 단기 수익을 노리는 계좌가 아니라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장기 자금이다.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 적립금이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먼저 적립금 운용은 가입한 금융회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IRP는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금융회사마다 운용 가능한 상품과 주문 방식에 차이가 있다. 국내 상장 ETF를 일반 주식처럼 장중에 직접 사고판다면 증권사 IRP가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반면 은행이나 보험사의 경우 ETF 제공 방식과 주문 구조가 다를 수 있으며, 일부는 펀드 형태로 가입하거나 실시간 매매가 제한되기도 한다. 따라서 본인이 이용하는 금융회사 상품에 따른 내 IRP의 투자처를 확인해야 한다.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같은 IRP라도 수익률은 왜 이렇게 다를까

2025년 퇴직연금 전체의 연간 수익률은 6.4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IRP 수익률은 9.44%였다. 다만 가입자별 성과 차이는 상당했다. 상위 10%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19.5%, 하위 10%는 0.5%에 그쳤다. 상위 가입자의 높은 성과가 평균을 끌어올렸지만, 실제 가입자 절반의 수익률은 여전히 2%대에 머물렀다.

원금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원리금보장 상품 중심으로 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간 운용하는 노후자금은 그대로 놔두기만 하면 안 된다. 나무에 물을 줘야 잘 자라듯 노후자금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자산이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자산 배분을 점검하고 장기 투자에서 중요한 복리 효과를 활용하면 좋다.

20년 뒤에는 1억 원 이상 차이 날 수도

매년 1000만 원씩 20년(2006~2025년) 동안 IRP에 납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총 2억 원을 적립했을 때 적극적으로 자산을 배분한 경우(A)에는 약 4억 3000만 원, 대부분 원리금보장 상품으로 운용한 경우(B)에는 약 2억 7000만 원을 받게 된다. 운용 방식에 따라 약 1억 6000만 원, 1.6배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원금 보장을 우선하더라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자산 배분을 적절히 활용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2006년~2025년 중 실제 연기금(A) 및 퇴직연금(B)수익률을 적용하여 계산

위험자산은 70%까지만 투자 가능

IRP는 일반 주식계좌와 달리 투자 비중에도 제한이 있다. 주식형 펀드와 주식형 ETF 등 위험자산은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나머지 30% 이상은 원리금보장 상품이나 퇴직연금 규정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어 IRP에 1000만 원이 있다면 위험자산에는 최대 70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으며, 나머지 300만 원 이상은 예금이나 안전자산으로 인정되는 상품에 배분해야 한다.

여기서 ‘채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모두 안전자산은 아니다. 편입 자산과 상품 구조에 따라 위험자산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투자 전에는 금융회사 앱이나 상품 설명서를 통해 ‘퇴직연금 투자 가능’ 여부와 위험자산 분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IRP에서는 개별 주식을 살 수 없으며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에도 투자할 수 없다.

금융회사 수익률 광고, 숫자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최근 금융회사들은 ‘퇴직연금 수익률 1위.’, ‘IRP 수익률 상위권’ 등을 내세우며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에 나온 숫자 하나만 보고 퇴직연금 금융회사를 옮기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먼저 수익률의 기준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최근 1년인지, 3년•5년•10년 장기 수익률인지에 따라 평가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시장이 크게 상승한 시기의 성과만 보면 특정 금융회사나 상품이 유난히 좋아 보일 수도 있다.

▲퇴직연금사업자_비교공시_수익률(금융감독원 홈페이지 캡쳐)
▲퇴직연금사업자_비교공시_수익률(금융감독원 홈페이지 캡쳐)

비교 대상도 살펴봐야 한다. DB형인지 DC형인지, IRP인지에 따라 성과가 다르다.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원리금보장형과 실적배당형도 역시 구분해서 봐야 한다. 위험자산 비중이 높은 가입자가 많은 금융회사는 시장 상승기에 수익률이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하락기에는 손실도 커질 수 있다.

수수료도 중요한 요소다. 퇴직연금은 수십 년 동안 운용하는 만큼 작은 수수료 차이도 장기적으로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금융 앱 사용 편리성, ETF 거래 가능 여부, 상담과 상품 변경이 쉬운지, 연금 수령 단계 서비스가 충분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쓸모 있는 TIP

금융회사의 광고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의 퇴직연금 비교공시를 활용하면 사업자별 수익률과 수수료, 상품 위험도 등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 IRP가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예상 연금액과 함께 보유 상품, 수익률, 자산 배분을 점검한다면 노후 준비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IRP 안에서 상품을 어떻게 선택하고 연령대별 자산 배분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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