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1월 8일 강북·도봉·마포·동작·서초·중구 등 6개 자치구에서 사용 가능한 서울사랑상품권을 749억 원 규모로 추가 발행한다고 밝혔다. 9월 초 발행했던 4790억 원 규모의 상품권이 조기 소진되면서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의 추가 발행 요청이 많아서다.
상품권은 서울페이플러스, 신한SOL, 티머니페이, 머니트리, 신한pLay 등 5개 앱에서 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1인당 구매 한도는 월 70만 원, 총 200만 원까지다. 상품권 선물하기는 보유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가능하다. 상품권은 구매일로부터 5년 이내(도봉구는 3년)에 발행 자치구 내 서울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구매한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보유 기간에 상관없이 전액 환불할 수 있고, 일부 금액을 사용했다면 60% 이상 소진한 경우에만 잔액 환불이 가능하다. 시는 서울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7% 할인 서울사랑상품권(광역)도 다음달 초 1000억 원 규모로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발행 일정은 추후 서울페이플러스 앱 등에 공지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비플제로페이, 체크페이 등 지난해까지 이용하던 24개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앱에 흩어져 있는 상품권 잔액을 지난 7월부터 서울페이플러스 등 5개 결제 앱으로 이용자가 직접 이관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상품권 잔액을 서울페이플러스 앱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먼저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나 앱스토어(IOS)에서 ‘서울페이플러스’를 다운로드 받은 후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기존에 사용 앱 중 하나를 실행하고, 메인 화면 알림배너 또는 이관하기 메뉴를 누르면 이관이 완료된다. 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상품권 잔액을 이관하는 이용자 전원에게는 12월 중순 마이신한포인트 100포인트를 지급한다.
보통 회사는 젊은 세대 채용을 선호한다. 그들의 트렌디함과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한 분야에서 베테랑인 고령자를 선호하는 회사도 있다.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회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정보시스템 감리 전문회사 ‘케이씨에이’(KCA)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베테랑이 많은 회사는 어떤 곳인지 궁금해 케이씨에이를 직접 찾아가 봤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중소기업 케이씨에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눈에 봐도 재직자의 평균 연령이 높아 보인다. 전문가 분위기를 내뿜는 머리 희끗한 직원들은 각자의 일에 열중한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기준 케이씨에이 전 직원 378명 중 만 60세 이상 근로자는 94명이라고 한다.
올해 케이씨에이는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고령자친화기업 41곳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고령자친화기업은 만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를 5년간 의무 고용해야 한다. 대신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다. 41개 회사 중 케이씨에이는 단연 눈길을 끈다. 대부분 생산직이나 단순노무직이지만 케이씨에이는 IT 전문가를 고용한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그런데 왜 IT 회사인 케이씨에이는 고령 인력을 활용하는 것일까. 이는 케이씨에이가 정보시스템 감리에 특화된 회사이기 때문이다. 감리란 정보시스템이 잘 구축되었는지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조정·권고하는 업무다. 케이씨에이는 이외에도 IT 컨설팅, 정보 보호, PMO(사업위탁관리) 운영 지원 등의 사업을 한다.
사실 감리 업무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정보시스템 감리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데, 정보처리 분야의 실무 경력이 있어야만 취득 요건을 갖춘다. 한 예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정보처리기사로 7년은 일해야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감리사는 최소 30대는 되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감리 업무는 IT 업계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안정된 노후를 위해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케이씨에이도 60대가 주축이고 70대도 많이 재직 중이다. 국방과학연구소를 은퇴하고 20년째 감리 일을 하는 80세(1943년생) 베테랑도 있다고. 현재 감리사로 일하는 김영빈(52) 씨는 “개발자로 20년 넘게 일했는데, 여기에 들어오니 막내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김영빈 씨는 아내와 함께 재직 중이다. 김 씨는 과거 IT 업계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아내에게 감리사 일을 권했다. 15년의 공백이 있던 터라 어려움은 많았지만 아내는 자격증을 취득해 먼저 일을 시작했고, 이후 김영빈 씨가 합류했다. 김 씨는 “우리 부부는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베테랑은 어떤 사연이 있는지 들어보자.
◇“베테랑 노하우 사회에 보탬돼야”
- 백형충 상무
백형충 상무는 오직 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1987년 일을 시작한 그는 금호아시아나의 IT 기업에서 임원까지 하고 은퇴했다. 현재 한국정보공학기술사회 회장이기도 하다.
백형충 상무는 2013년 10월 케이씨에이에 입사했다. 그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 “초반에는 감리를 했다. 더불어 전략산업본부에 속해 사업 전체 기획부터 수주 등의 일을 했다. 최근에는 솔루션사업본부에서 ICT사업 부문장을 맡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발굴, 추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백형충 상무는 2003년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IT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교육만 받고 수석 감리원이 됐다. 백 상무는 일찌감치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유에 대해 “IT 업무가 무척 방대한데, 기술사는 전체 영역을 이해해야 한다. 그동안 했던 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1980, 1990년대에는 직급이 과장 이상 되면 일은 안 하고 결재만 했다. 내 미래의 모습이 저것일까 싶었다”면서 “자격증 취득으로 나 자신의 역량 개발과 함께 후배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백형충 상무는 “제가 환갑 나이인데 주변에 보면 노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30년 넘도록 업계에서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그냥 사장하면 안 된다. 국가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해야 한다. 일하면서 사는 것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비전공자라고 비전문가 아냐”
- 김석범 수석
김석범 수석은 회사 내에서 ‘비전공자’로 유명하다. 다른 말로 풀이하면 비전공자인데 감리 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이다. 김 수석은 경제학과를 전공하고, SK텔레콤에서 1995년부터 20년 넘게 일했다. 특히 그는 SK네트웍스서비스의 게임 서비스를 주도한 대단한 인물이다.
김석범 수석은 개발자들과 일하면서 개발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했고, 배우고자 하는 갈증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2018년 은퇴 후 자바(Java)를 시작으로 개발을 공부하며 개발자를 꿈꿨다. 비전공자로서 공부가 어렵지는 않았을까. 그는 고개를 저으며 “정말 재미있었다. 자존감이 회복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진작 IT 쪽 공부를 안 했을까 많이 후회했다. 내 업무에 접목했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났을 것이다.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거나 사업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개발자로 취업하기는 나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그럼에도 김석범 수석의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그는 IT 업계에서 일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2020년 감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케이씨에이에 입사했다. 김 수석은 “감리사는 기본적인 급여를 주고 업무도 안정적이다”라고 만족감을 표하면서도 “여기에 안주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현재도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조사, 수요 예측 모델 경험을 가지고 그 연장선에서 빅데이터 공부를 하고 있다. 데이터 분야와 감리 직을 연결할 생각도 있고, 또 새롭게 꿈을 찾아갈 생각도 있다.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시니어 직원 없었으면 회사 문 닫았을 것”
- ‘베테랑 중의 베테랑’ 문대원 대표
처음 케이씨에이에 취재 요청을 했을 때도,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도 직원들은 “문대원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문대원(75) 대표야말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고, 대한민국 정보화의 산 역사이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세계적인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019∼2022년 판에 연속 등재되기도 했다. ‘마르퀴즈 후즈후’ 인명록은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달성한 전문가들의 전기 정보를 기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문대원 대표를 만나 정보시스템 감리라는 황무지 분야를 개척하고 베테랑이 되기까지의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문대원 대표는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물리직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과학기술처에 들어갔다. 그다음에 총무처로 옮겨갔는데,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행정 전산화를 하라’는 지시를 하면서 행정전산계획관실이 생겼다. 그곳에서 문대원 대표는 전산화 계획 업무를 맡았다. 우리나라 행정전산망의 기본 계획도 그가 세웠다.
이후 1980년대, 당시에는 정보화를 총괄·조정하는 부처가 없었다. 이에 정부에서는 대통령 비서실 산하에 전산망조정위원회를 만들었다. 각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파견 나왔다. 그중에 물론 문 대표도 있었다. 그는 정보화담당관으로 활약을 펼쳤다.
문대원 대표는 1990년대에는 한국전산원이라는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문 대표는 감리본부장을 맡았다. 그러다가 1997년 대한민국은 외환위기 IMF를 맞았는데, 문대원 대표에게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당시 정부는 공공기관 인원을 감축하고 민간기업으로 업무를 이관했다. 이에 문대원 대표는 마음 맞는 사람을 데리고 나와 감리회사를 차렸다. 그게 바로 케이씨에이다. 1999년 어려운 시기에 설립된 회사는 내실 성장을 이뤄 감리 대표회사로 자리 잡았다. “평생 공무원으로 살고 공공기관에서만 일한 사람인데 돈 버는 법을 알았겠어요? 그런데 벌써 23년이 지났네요. 처음에 감리본부 핵심 요원 10명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현재는 직원이 300명 넘고요. 감리, IT 컨설팅, PMO 등 각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매출도 300억이 넘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문대원 대표는 회사가 성장한 것은 모두 직원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특히 문 대표는 “50·60대 시니어분들이 회사의 주축이다. 감리사는 IT 분야의 최고 자격증이고 경력이 중요한데, 그분들의 노하우가 회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감리란 설계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보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도 중요한 업무입니다. 시니어분들이 경력과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 부분을 잘하신다는 거죠. 잘못된 부분은 지적하고, 컨설팅이나 조언을 전문적으로 해주시죠. 저는 그래서 개발이나 코딩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40·50대부터 이 일을 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고 일에 대한 의지가 강한 분들은 70대까지도 거뜬하게 일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어 문대원 대표는 “시니어분들이 안 계셨으면 케이씨에이는 벌써 문 닫았을 것”이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능력이라는 큰 자산을 가진 시니어들이 나이라는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일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를 안타까워했다.
“50대 후반에서 60대가 되면 다들 은퇴하는 현실이 참 안타까워요. 국가나 사회적으로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시니어분들에게 일할 기회를 드릴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제일 큰 보람이에요. 무엇보다 그분들이 있어서 회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정보화에 앞장선 문대원 대표. 그는 앞으로도 케이씨에이를 통해 자신의 목표를 이뤄나갈 예정이다. 문 대표는 “목표는 대한민국 정보화에 기여하는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이다. 글로벌 사업에도 진출했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보화 기업이 되고 싶다. 현재 목표대로 순항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눈을 반짝였다.
주택연금을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한 온라인 채널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시대인 만큼 고령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의 주택연금 비대면 신청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8월 기준 온라인 신청은 3.27% 수준이다.
주택연금 온라인 신청 시스템은 지난 2020년 8월 오픈했으나, 올해까지 받은 신청 건수는 1671건이다.
또한 인터넷 신청을 통한 주택연금 가입 비율이 꾸준히 줄고 있다. 2020년 5%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48%, 올해는 3.27%로 집계됐다.
주택연금은 주로 노후를 위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가입자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최근 5년간 주택연금 신규가입 현황에 따르면 60대가 1만 7010명, 70대가 2만 3223명이다.
온라인을 통한 가입이 저조한 것은 고령층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대상은 주로 고령층으로, 연금 상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선호해 비대면 신청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환경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고령층이 더 쉽게 온라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신청 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운하 의원은 “인터넷을 통한 가입 신청 업무를 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에 이관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는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일부로 중장년 시민의 일자리 사업을 전담하던 서울시 인생이모작과는 사라졌다. 지난달 서울시가 중장년층의 경제활동, 사회참여, 교육, 여가지원 등의 사무를 복지정책실에서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한다는 조례 개정이 통과되면서 기존 부서 체제가 이달 18일로 끝난 것이다. 이에 해당 과에서 담당하던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기능 축소 및 거처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와중에 최근 SNS 상에는 도심권50플러스센터(이하 도심권센터)의 폐업 주장까지 들리며,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장년 누리꾼들을 통해 공유되는 도심권센터 관계자의 게시글의 내용은 이러하다. “2014년 개관해 올해 9년 차인 우리 도심권센터가 2022년 11년 29일자로 운영 종료될 예정이다. 그날까지 사업 결과 보고와 정산 보고까지 마무리돼야 한다는, 현장의 스케줄을 1도(전혀) 감안하지 않은 통보다”며 “운영 중인 사업은 10월 초까지 조기 종료해야 하고 모집 중이거나 10월을 넘기는 사업은 시작도 못해보고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고, 평생교육국 이관일 뿐 기능의 축소는 없다는 서울시 해명과 다른 현재 상황이 받아들여지질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장년 일자리 분야에서 도심권센터가 갖는 상징성이 적지 않아 이 소식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도심권센터는 2014년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인생이모작지원센터로 설립됐다. 현재 50플러스센터 중에서는 유일하게 구립이 아닌 서울시가 50플러스재단에 민간 위탁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해당 글을 작성한 도심권센터의 관계자는 “지난달 갑작스럽게 운영종료 통보를 받았고, 현재 정신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매우 수습하기 힘들고 혼란스럽다”며 “도심권50플러스센터는 재단 설립 이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곳이다. 9년 동안 일궈온 20여 개 사업들을 조기 종료해야 하는데, 일에 대해서든 사람에 대해서든 명확한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은 상태다. 의미 있던 사업들이 사라져가는 부분이 안타깝고, 어떻게든 센터차원에서라도 잘 마무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최근 기존 인생이모작과 담당자와 해당 업무를 인수인계 받은 평생교육국 담당자는 “아직 도심권센터의 폐업이 결정된 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도심권센터는 내달부터 위탁 연장 기간이며, 그동안 시 담당자를 비롯해 50+재단 및 종로구청과의 논의를 거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위탁 연장 기간은 올해 9월 1일부터 11월 29일까지 90일이다. 앞서 공개된 2019년 민간위탁운영평가위원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지역기반 사업인 센터운영은 자치구 단위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재위탁 기간 중 50+재단으로 고유사업화하거나 구립시설(종로구)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설 폐지를 권고하는 내용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물론 연장 기간 동안 논의를 통해 도심권센터의 거취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심권센터 관계자 역시 이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센터 종료는 기정사실화 됐다고 본다. 안팎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인지하는 상태다”라고 털어놨다. 현재 50+재단의 거취에 대해서도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서울시 또는 종로구마저 위탁 운영을 맡지 않게 된다면 그야말로 도심권센터는 허공에 붕 뜨는 셈이다. 언급한 민간위탁운영평가위원회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과거 종로구청이 서울시의 운영 제안을 거절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 언급되어 있어, 새로운 논의에서 반전이 일어날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박원순 전임 시장의 유산이라는 정치적 배경 때문에, 인생이모작과 폐지와 함께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신임 시장에 의해 배척당하기 시작하는 상징적 사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표류하는 도심권센터의 아슬아슬한 상황에 최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서울시50+인생학교 총동문회 비상대책위원회, 서울시50+커뮤니티 연합회가 팔을 걷어 붙였다.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운영 종료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한 것. 위원회 측에 따르면 현재 1000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해당 서명 운동 결과는 도심권센터 업무 주관 부서인 서울시 평생교육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비상대책위원회 이영욱 회장은 자신의 SNS에 서명 운동을 알리며 “물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다”라고 힘을 모으고 있다. 추후 이들의 물방울이 모여 표류 중인 도심권센터가 정착할 또 다른 터전을 마련할 수 있을지, 서울시 평생교육국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서울시가 민선 8기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중장년의 경제활동 및 사회참여를 지원해온 복지정책실을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한다는 조례 개정이 지난달 11일 입법 예고 후 열흘 만인 21일 통과됐다. 그 과정에서 중장년층의 일자리 사업을 전담하던 인생이모작지원과가 폐지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는 최근 고령화 속도에 발맞춰 지자체마다 중장년 일자리 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비교해, 되레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당시 입법 예고 직후 관련 내용이 화두로 떠오르자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의견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50+는 계속 존재해야 합니다”, “50+는 더 확대되어야 합니다” 등 이들 내용의 주된 키워드는 ‘50+’였다. 여기서 시민들이 말하는 50+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50+재단)을 의미한다. 그 이유인즉 인생이모작과가 폐지되는 상황과 더불어 서울시50플러스재단 업무 담당 부서가 평생교육국으로 바뀐다면 노후 준비 및 일자리 관련 사업이 줄고 단순 교육 관련 사업에 치중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의견서를 제출한 시민 윤 모씨는 “전체 시민의 20% 넘는 중장년의 지원 정책은 상담부터 일자리까지 종합적으로 지원돼야 한다. 중장년층 50+정책을 평생교육으로 이관하면 인생 이모작지원 사업의 범위가 너무 협소화될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 모씨는 자신을 “50+재단의 인턴십, 보람일자리 등의 활동을 통해 제2커리어를 개척하고 있는 은퇴자”라 언급하며 “예정대로 부서가 이관되면 50플러스센터는 여가나 즐기는 장소로 전락할 것이다. 현장을 무시한 채 사무 행정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50+재단은 이제 서울시 중장년에게 많이 알려지고, 매년 많은 시민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잘 경청해 입법을 결정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세계에서 인정 받는 모델 홀대 이유는?
2017년 대한민국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그해 서울시와 50+재단이 50+세대(50~64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95%가 ‘서울시의 50+지원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압도적인 결과였다. 해당 보고서에서 손수호 인덕대 교수는 “단순 생계형 일자리 연계가 아닌, 인생재설계, 커리어모색과 같은 프로그램과 더불어 사회적 지원이나 협동조합과 연계하는 정책들이 사회적 기회는 물론 ‘보람’이라는 가치를 제공해 수혜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이라 분석했다.
같은 조사에서 ‘서울시 50+지원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가장 추천하고 싶은 항목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100세 시대 대비 상담, 교육, 일자리 커뮤니티 등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50+지원시설 확대’(52%)라 답했다. 새로운 일자리 모델 발굴에 대한 의견도 39%로 적지 않았다. 이에 허남철 경기대 초빙교수는 “50+세대에게 중요한 건 다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도전해 나갈 수 있도록 상담, 교육, 일자리, 커뮤니티 지원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 해석한 바 있다.
이러한 시민들의 바람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50+재단은 다양하고 실험적인 인생이모작 프로그램 발굴 및 일자리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중장년 취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서울50+인턴십', '신중년 커리어 프로젝트', '굿잡5060', '50+적합일자리' 등 새로운 분야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50+세대와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을 연계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은 공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높이 평가 받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꼽은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우수사례'에 '서울50+인턴십', '신중년 커리어 프로젝트 ‘굿잡5060’이 선정되기도 했다.
나아가 OECD ‘공공부문 혁신 우수사례’ 선정,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최우수상 수상, WHO 서태평양지역 건강한 고령화 혁신사례 선정 등 해외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에 타 지자체 및 기관에서 앞 다퉈 벤치마킹했고, 2015년 ‘서울특별시 장년층 인생이모작 지원 조례’가 제정된 이후, 서울시 자치구를 포함한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중 68곳이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전국적으로 50+정책을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올해 보건복지부는 50플러스재단을 모델로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하도록 노후준비지원법을 지난달 개정했다. 앞으로 서울의 각 자치구도 지역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하는 업무를 시와 협의해야 하는데 정작 시의 담당 부서는 없어지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경기도만 하더라도 올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50플러스재단 설립을 6개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고, 50~60대의 노후 설계, 평생교육, 취·창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기존 2곳에서 7곳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초 발표한 ‘서울시 50+세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과정을 겪으면서 노후 설계 지원을 위해 가장 필요한 영역을 묻는 항목에서 1위는 건강관리(75.8점)였고, 2위가 일자리(69.1점)로 나타났다. 감염병 우려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일자리 지원에 대한 수요는 예나 지금이나 최고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요구와 달리 오히려 일자리 지원이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하니 50+ 시민들은 불안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해명에 해명, 이제 해결을 위해 재고할 때
입법 예고 게시판을 비롯해 그 원성이 적지 않았으니, 서울시도 이러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마냥 모르지는 않았던 눈치다. 지난 13일 서울시 기획조정실은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사회참여, 일자리 지원 등의 사무를 그대로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하는 것으로 소관 사무의 관할이 변경되는 것이므로 기능 축소는 있을 수 없다”며 “서울시는 평생교육 기능과 연계하여 중장년층 대상의 종합적인 행정 서비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울시의 표면적인 해명은 여론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
15일 홍국표 의원(도봉구 제2지구, 국민의힘)은 제311회 임시회 본회의 오분발언을 통해 관련 사항을 재점화했다. 홍 의원은 “우리 사회 대다수 중장년층이 노후 준비를 위해 일자리를 계속 필요로 하고, 산업현장에서의 기술과 지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중장년을 위한 적극적인 일자리 지원이 요구된다”며 “서울시는 일찍이 중장년 일자리 전담부서(인생이모작지원과, 50+재단)를 설치했고, 중앙정부토 서울시를 벤치마킹해 작년 12월 ‘노후준비지원법’을 개정해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하도록 했다. 중앙정부와의 정책적 공조와 증가하는 중장년층 취업 지원 수요를 고려하면 더욱 지원을 확대해야 하므로 서울시 조직 개편안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서울특별시의회 공식 유튜브채널
박유진 의원(은평구, 더불어민주당)도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평생교육국의 현재 조직도를 보면 산하에 교육정책과, 평생교육과, 청소년정책과, 친환경급식과 등이 있다. 누가 봐도 교육에 특화·집중돼 있는 거지, 일자리 창출의 방향성과는 결이 안 맞는다”며 “중장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어려운 일을 지금까지 묵묵히 해 온 조직에게 더 큰 기회와 열정을 북돋아 줄 구조를 만드는 것이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이지, 결이 비슷하다고 해서 조직통폐합이라는 미명으로 날려벌일 일이 아니라는 점을 꼭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단지 전임 시장의 공들인 치적이라 해서 과감히 날려도 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인생이모작으로 대표됐던 중장년층 취업이나 일자리 창출에 대해 평생교육국이 그만한 역량과 기회를 만들 준비를 갖췄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더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능이 비슷하거나 중복된 투자출연기관 최소 3~4개는 통합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시 투자출연기관 26곳 중 50+재단, 평생교육진흥원, 공공보건의료재단, 기술연구원 등이 주요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에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노동조합 협의회는 일방 통행식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조직 진단과 연구 용역 등을 종합해보면 시민과 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배려와 소통은 없고 오로지 전시성, 홍보성, 경마식 태도 일색이다.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공공 서비스보다 이윤 추구'라는 정책 방향은 시민을 위한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인력재배치는 사업 신설, 축소, 폐지 등 재구조화에 따라 2023년 예산편성과 연계되는 사항으로, 약자와의 동행 등 서울시민을 위한 시정철학이행을 위해 필수적 조치”라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 관계자는 조직 개편과 관련한 이러한 우려에 대해 "업무 축소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닌, 단순 부서 이관이다"라며 "과거 인문학, 교양 위주의 평생교육과 달리, 전직 교육이나 커리어 탐색 등 일자리와 연계된 교육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 담당자들 또한 부서 이동만 있을 뿐 기존의 업무를 이행하는 게 원칙이다"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이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일련의 행보에 자칫 50+세대가 약자로서 뒤처지진 않을지, 과연 평생교육국은 50+세대와 동행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명은 외부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갑자기 ‘삐~’ 소리가 들리거나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는 질환이다. 평생 살면서 인구의 75%가 한 번 정도는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소홀하게 지나쳐선 안 되는 질환들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만성 이명의 경우,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고 나이가 들면서 청력 저하와 함께 악화되거나, 노화로 인한 퇴행성 이명, 귀 손상 등이 올 수 있다. 또 순환기 장애나 성인병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에 건국대학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신정은 교수의 도움으로 이명의 증상과 예방, 치료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20~30대 이명 환자도 증가
대부분의 이명은 50대에 많이 발병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 환자도 많다. 시끄러운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는 습관과도 연관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명 환자는 2014년 28만 여 명에서 2018년 32만 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명 증상이 일부 환자의 경우 미래의 청력 손상이나 치매 같은 뇌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영구적 신경 손상의 징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이명은 소리가 본인에게만 들리는 자각적 이명과 다른 사람에게도 소리가 들리는 타각적 이명이 있다. 자각적 이명은 난청, 중이염, 만성 신장질환 등을 동반해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타각적 이명은 전체 이명의 10~15% 정도를 차지하며 귀 주변을 지나는 혈관에서 나는 소리, 귀와 목 주변 근육의 수축이나 경련에 의한 소리, 턱 관절이나 이관 기능 장애 등 체내 소리가 몸을 통해 귀에 전달되는 경우다. 자각적 이명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정확한 진단을 통해 보다 쉽게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청력저하로 이명 나타나기도
이명은 경도의 청력 저하나 특정 주파수대의 청력 저하가 원인이 돼 증상이 발생 할 수 있다. 이때 대부분의 환자들은 청력 저하 보다는 이명을 더 잘 느끼기 때문에 이명으로 인해 청력 저하가 발생하는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청력 저하로 이명이 발생한 경우로 이명이 커지거나 더 자주 들린다고 해서 이로 인해 청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이명이 잦아지거나 커지는 경우에는 오히려 청력 저하가 진행돼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울과 불안 등 스트레스와 연관
이명은 스트레스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다수의 만성 이명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조사해 보면 이들 중 62%가 우울 장애고, 45%는 불안 장애를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들이 뇌의 흥분을 고조시키고 대뇌피질의 과도한 활동으로 인해 이명이 발생한다고 보고가 있으며, 이는 이명이 단순히 청각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대뇌피질에 의해 뇌의 보상 회로의 문제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즉 몸이 피곤하거나 긴장하는 경우 이명이 커질 수 있으며 충분한 질 좋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였을 때도 이명이 악화 될 수 있다.
또 이명이 지속되면 피로감이 생기고, 수면장애가 동반되기도 하며, 심하면 집중력 장애와 기억력 장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분석에 따른 다양한 치료법
효과적인 이명 치료를 위해서는 이명의 원인을 분석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난청, 메니에르씨 병 외 기타 내과적인 질환들을 감별진단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병행돼야 하며 원인을 명확치 않은 경우에는 인지 행동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아연 결핍과 비타민 B12 결핍은 이명과 관련이 있을 수 있고 은행나무 추출물이 뇌혈류를 개선시켜 이명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멜라토닌 보충을 통해 만성 이명 환자의 수면의 질을 개선시키는 방법도 있다.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은 혈관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이명에 좋지 않으며 현대인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450~599㎎(벤티 사이즈 1~1.5개)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경우 하루 150㎎ 이하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여성보다 이명 발생 확률이 더 낮았다.
다량의 카페인이 이명 위험을 감소시키는 이유를 확실히 설명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중추신경계 자극 역할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다량의 카페인은 위에 염증이나 위산과다를 유발 할 수 있으므로 이 또한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이명은 원인이 다양해 단 한 가지 방법으로 치료하기 어렵다. 이명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소음이 많은 환경을 피하고 금연과 금주가 필요하며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노력하고 건강한 식이습관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건국대학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신정은 교수는 “오감 중에 가장 먼저 발달하는 것이 청각이고, 또 오감을 관장하고 있는 장기 중에서 가장 작고 예민한 것 또한 청각”이라며 “이명을 잘 다스림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의 건강을 미리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장(醬)은 무엇보다 재료와 숙성이 중요해요. 알고 먹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어요.” 된장과 간장이 늘어선 진열대 앞. 백발 노신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전통 장류를 소개하는 이곳은 당연히 수십 년간 부엌을 휘어잡았던 여성들의 영역이라 생각했는데 허를 찔린 기분이다. 게다가 그가 장에 관심을 가진 것은 종심(從心), 그러니까 70세가 넘어서의 일이다. 이런 그를 주변에선 장금이라 부른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이관(李寬·77) 씨의 이야기다.
국내에 장카페, 그러니까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전문적인 카페가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관 씨가 근무하는 이곳은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 위치한 장카페, ‘종로&장금이’.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은 스스로를 ‘장금이’라 부른다. 여기서 그는 국내 전통 장류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 담그는 방법까지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다.
‘종로&장금이’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의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곳으로, 애초에는 봉사활동을 위해 결성된 모임이 발전돼 번듯한 매장까지 생겼다. 지난해 6월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측이 서울시의 노인일자리 공모에 당선되면서 결실을 맺게 됐다.
일흔 넘어 갖게 된 우리 장의 매력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 다니기 시작한 건 2007년 부터예요. 그리고 ‘종로&장금이’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봉사단으로 시작한 2013년이었죠. 사실 이전에는 된장, 고추장을 먹을 줄만 알았지 어떻게 담가야 하는지 알지도 못했어요. 완전히 문외한이었어요. 그전부터 지역에 보탬이 되고 싶어 여러 봉사활동에 참여해왔어요. 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하다, 낙산공원 일대를 책임지는 낙산 지킴이가 되어 미화작업이나 계몽활동을 하기도 했죠. 그러다 우리의 장을 알리는 일도 재미있을 것 같아 이 활동에 뛰어든 것이 인연이 되어 이렇게 장금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웃음)”
그렇다고 이 씨가 음식을 만드는 일과 완전히 무관한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니다. 한때는 식재료를 유통하는 중소기업에 다니기도 했고, 강남 한복판에서 번듯한 제과점 사장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이후 건축재료 유통 등 다양한 사업에도 손을 댔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다사다난, 파란만장했다”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장에 대한 공부는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설렁설렁 할 수는 없었다. 기왕 하는 것 제대로 하고 싶었다. 봉사활동 내용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있었기에 더 철저히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다른 봉사활동 단원들이 장 담그는 것을 도우며 어깨너머로 견학하다가 나중에 종로에 있는 우리 토속음식에 대한 연구소에서 ‘빡세게’ 공부했어요. 학습한 내용에 대해 동료들 앞에서 발표도 해야 했고,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수료증을 주지 않는다 해서 잔뜩 긴장했었죠.(웃음) 이후에는 사찰음식으로 유명한 경남 산청의 금수암 주지이신 대안 스님께 다시 기초부터 배웠어요. 메주를 부수는 정도, 장 담그는 데 적당한 습도 등을 알게 되고 계속 교육을 받으면서 된장이라는 음식에 빠져들었고 재미도 점점 커졌어요.”
여전히 출근하는 삶, 너무 행복
매장이 손님으로 북적이는 편은 아니지만 정성들여 만든 장이라 그런지 단골이 꽤 많다. 이 씨는 “오히려 입맛이 까다로운 중장년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한다.
‘종로&장금이’가 장카페로 변신하면서 봉사활동을 멈춘 것은 아니다. 카페 근무자에 봉사활동 인원이 더해져 총 30명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 봉사자들은 경로당이나 어린이집 등 장 담그는 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이 씨 역시 이러한 교육활동이 즐겁다고 말한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어요. 이제 손주들도 다 커버려서 어린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기회가 별로 없거든요. 2년에 한 번씩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종로장(醬)축제’가 열리는데, 지난해에는 초등학생들이 청국장 체험관에서 맛을 보더니 청국장을 갖고 싶다고 욕심을 내는 거예요. 냄새가 나서 아이들은 싫어할 거 같았는데 말이죠. 그 모습이 어찌나 대견한지 행사에 참여한 보람을 느꼈어요.”
‘종로&장금이’ 카페에 출근하는 인원은 총 15명.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교대로 근무한다. 이 중 남성은 이관 씨를 비롯해 2명뿐이다. 장카페는 기관에서 운영하는 매장 종사자인 ‘시장형’ 일자리에 속한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60세 이상 중 업무에 적합한 지식이나 경험을 갖춘 사람을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초단시간 근로자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3일 출근하고 하루 3시간 근무한다. 시급은 시간당 8000원. 내년엔 최저임금 인상에 맞춰 높아질 예정이다. 매달 손에 쥐는 돈은 많지 않지만 “내게는 큰 돈”이라고 이 씨는 말한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제가 퇴근 전 쓰레기 비우는 걸 봤는데, 미안해서 말을 못 걸었다고. 그래서 그랬어요. 제가 하는 일이 늘 자랑스럽고 떳떳하다고요. 홀에서 손님 시중을 들고 컵을 닦는 허드렛일을 해도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늙어서 일을 한다는 것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일을 해야 사회생활은 물론 건강도 유지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어요. 갈 곳, 일할 거리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매일 아침 ‘오늘은 뭘 할까? 어떻게 시간을 보내지?’ 하고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용산 미 8군이 평택 캠프 험프리로 완전히 이전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주둔한 지 64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2003년 故 노무현 대통령이 9조 원에 달하는 이전 비용을 조건으로 미8군 평택 이전을 요구한지 15년 만이다.
필자는 미8군이 있던 용산에서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보냈다. 그 후에도 근무지는 달랐지만, 미군과 같이 근무하는 한국군인 카투사로 근무했기 때문에 미8군과는 인연이 깊다.
지금은 한국군 부대로 이관한 지역이 많지만, 용산에는 미8군 총사령부 부지 외에도 미군이 주둔한 부대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었다. 필자가 살던 주택가에도 있었다. 미군 부대는 특유의 높은 시멘트 블록 담으로 둘러쳐 있었다. 안쪽은 안 보이지만, 가끔 미군들이 인근에 사는 어린아이들에게 미8군 마크가 들어간 팩의 우유며 초콜릿, 과자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래서 빨간색과 하연색의 팔각 마크는 친숙한 미8군의 상징이었다. 인근에 사는 사람 중에는 미8군 식당이나 군무원으로 근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친구 아버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식당에서 근무한 덕에 그 집에 가면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었다.
필자는 군에 입대하여 증평 훈련소 6주 과정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을 때 카투사로 발령이 났다. 대부분의 훈련병은 새 옷으로 갈아입고 무거운 장비를 담은 더플 백을 메고 나왔는데 카투사로 발령받은 사람들은 맨손으로 훈련소를 걸어 나왔다. 미군이 새 옷과 장비를 지급해주기 때문이다. 훈련소에서 바로 간 곳이 평택 캠프 험프리이다. 미군들이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이다. 여기서 다시 4주간 기초 영어와 교육 훈련을 받는 것이다. 지금의 캠프 험프리는 여의도 5배 규모로 확장하고 건물도 다시 지어 마치 소도시 정도가 되는 모양이다. 전 세계 미군기지 중에 가장 훌륭한 시설을 자랑한다. 북한의 장사정포 사거리에서 벗어나 용산보다 안전하고 인근 오산 공군기지와 더불어 작전 효율도 높아졌다.
제대 후 대학교를 졸업하고 야간 대학원을 다닐 때 정시에 퇴근하는 회사를 찾다 보니 미국 국방성 소속 기관에 잠시 근무한 적이 있다. 카투사에서 익힌 영어 실력 덕분에 USO, 미국 문화원 등 이력서만 내면 합격이었다. 그때만 해도 미8군 드래곤호텔에 드나드는 것만으로도 신분을 자랑하던 때였다. 현직에 있던 고위직 관료들이 드나들었다. 패티킴, 조용필, 신중현 등 우리나라 대중음악인들도 그곳에서 경력을 쌓았다.
용산은 미군기지 때문에 발전이 느렸다. 한강을 건너 남산까지 가는 길에 삼각지부터 미8군이 긴 담을 하고 있어 상권이 끊어진 것이다. 이태원으로 가는 길도 마찬가지이다. 아버지는 용산은 북한이 다시 도발하게 되면 용산은 미8군 사령부와 국방부 등이 있어 가장 먼저 불바다가 될 수 있으므로 멀리 떨어져 살라는 말씀을 종종 하셨다. 국방부가 이전했고 이제 미8군이 떠났으니 용산은 다시 태어날 것이다.
노후의 삶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장수리스크’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준비 없이 맞이하는 긴 노년은 괴로움만 더할 뿐이다. 따라서 나이에 맞는 ‘생애자산관리’가 뒤따라야 하며, 은퇴 직전인 50대뿐만 아니라 30~40대부터 노후필요자산에 대한 적정성 점검과 자산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은퇴 이후에는 노후 기간을 세분화하여 자산의 적정한 인출과 소득의 보완에 신경 써야 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꼽은 시니어가 알아야 할 재무 설계 키워드를 은퇴 전·후로 나눠 정리해봤다.
도움말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PART1. 은퇴 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5565'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기 직전 5년부터 퇴직한 뒤 5년에 해당하는 55세부터 65세 사이의 시기를 말한다. 직장생활을 잘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시기로 매우 분주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인간관계 중심이 회사에서 가정으로 바뀌므로 회사형 인간에서 가정형 인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노후자금 관리도 돈을 모으는 ‘적립’에서 ‘인출’ 중심으로 변화한다.
#2 임금피크 ≠ 인생피크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55세 전후로 임금피크를 실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근무연한이 늘어나면 임금도 상승하는 연공서열방식 임금제도와 달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특정 연령부터 임금이 줄어든다. 임금이 줄어들면 덩달아 퇴직급여도 줄기 때문에 대응을 잘해야 한다. 기업에 따라 임금피크에 해당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전은퇴 교육을 시행하는 곳도 있으니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임금피크 전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전이 달라진다. 자칫 이 시기를 무의미하게 보내면 임금피크가 인생피크가 될 수도 있다.
#3 이중부양
은퇴를 앞둔 50대는 자녀부양과 부모봉양이라는 두 가지 짐을 짊어진 경우가 많다. 그나마 현재 50대는 경제가 고도성장할 때 직장에 다니며 부를 축적하고 노후준비도 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부모 세대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노후를 맞이했다. 게다가 고도성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그들의 자녀 세대 또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상황이다. 부모봉양과 자녀부양이라는 이중의 짐이 50대 어깨 위에 얹혀 있는 셈이다. 게다가 자신의 노후준비까지 하려면 연금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을 통해 기초생활비를 만들고, 여기에 개인연금과 주택연금을 더해 기본 생활비를 마련하자.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퇴직금을 지켜라
우리나라 남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7년으로 OECD 주요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근속연수가 짧으면 이직 때마다 노후자금의 주요 축인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찾아 다른 용도로 활용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후자금 축적에 큰 위협 요인이 된다. 따라서 이직 시 IRP(개인형 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계좌에 이관된 퇴직금은 절대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고,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으로 받는 것이 좋다. 이 경우, 퇴직금을 노후자금의 목적대로 보존할 수 있으며 퇴직소득세 감면 효과(30%)까지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하자.
#5 자녀 리스크 회피
자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나라 부모 세대는 오랜 기간 자녀 리스크에 노출된다. 사교육비부터 결혼자금 지원까지, 생애 지출의 상당 부분이 자녀를 위해 쓰인다. 즉 소중한 자녀가 노후준비의 걸림돌이 되는 것. 2016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5년 내 자녀를 출가시킨 부모의 3분의 1은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노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산(부채, 퇴직금, 개인연금 등)을 활용했다. 자녀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보다는 자녀에게 부담 주지 않는 독립적인 노후를 보내는 것이 결국 자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임을 명심하자.
#6 연금라이프 점검
평균수명 증가로 은퇴기가 길어지면서 필요한 노후생활 자금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소득이 사라지는 은퇴기에도 삶의 질 하락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생활비’를 확보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필수생활비는 살아있는 한 꾸준한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으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적인 국민연금 이외에 종신연금처럼 죽을 때까지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상품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 필수생활비를 연금으로 충당하는 연금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지 점검해보자.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집, 소유 말고 사용하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을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선진국의 경우 가계의 부동산 비중이 약 50%이지만, 우리나라는 70%가 넘는다. 집은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사용하는 개념으로 바꿔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집을 사용하는 것으로 여기면 무리하게 투자해 집을 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7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0억짜리 집을 사기 위해 3억을 대출받는 것보다, 5억짜리 집에 살면서 2억을 연금보장형 상품 등으로 넣어두는 편이 낫다. 10억짜리 집을 사면 이자를 내야 하지만, 5억짜리 집에 살면 이자를 받는 셈인데, 이는 매우 큰 차이다. 여기서 나오는 이자를 노후자산에 톡톡히 활용할 수 있다.
#8 자산관리 분배 원칙 '5533'
5: 총자산의 50%를 금융자산으로! 가계의 총자산 내에서 26% 수준에 불과한 금융자산의 비중을 큰 폭으로 늘리자. 노후에 필요한 것은 정기적인 현금흐름이고, 이를 만들어내는 금융자산을 최소 50%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좋다.
5: 금융자산의 50%를 투자형 자산으로! 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리연동형의 안전형 상품으로는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40%를 훌쩍 넘는 예금자산을 줄이고, 20% 수준에 불과한 투자형 자산의 비중을 늘려보자.
3: 투자형 자산의 30% 이상은 해외자산으로! 투자형 자산에 투자할 때는 해외자산의 비중을 늘려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 증시는 전 세계 주식시장의 2%도 안 된다. 국내 종목에만 집중투자하기보다는 글로벌 분산투자의 개념에서 해외 종목을 30% 이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3: 연금자산은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100세 시대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자산은 결국 연금자산이다. 아무리 많이 잡아야 8% 수준에 불과한 연금자산을 최소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장기보장자산 마련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한 재무 설계는, 늘어난 노년기에 경제적으로 독립된 노후생활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해서는 일정 소득을 제공하는 노후자금기본형성 계획과 인플레이션을 따라가면서 ‘인플레이션+α’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 확대 계획이 필요하다. 노후자금기본형성을 위해 개인형 IRP, 연금보험 등에 대한 이슈가 중요하며, 노후자금자산 확대를 위해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하는 자산관리 전략의 혼용이 필요하다.
*경제활동기 이후 노후생활기 증가: 1985년 13.4년, 2016년 26.8세.
단순히 ‘노후자산관리’라고 뭉뚱그려 말하기엔 은퇴 이후, 즉
#10 '1세대가구형' 생존전략
가구에 대한 개념 변화와 기대수명의 연장, 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의 약화, 에이징인플레이스(Aging in Place)의 개념 등으로 은퇴 후 1인가구나 부부가구 증가가 예상된다. 전통적 방식의 2세대 이상 가구 유형(부모-자녀 세대)은 감소할 것이다. 특히 재무 설계의 목적을 설정할 때 1인 또는 부부가구 중심의 노후자금준비 목적이 이뤄지도록 반영해야 한다. 이는 1세대가구 생존을 위한 노후자금준비 목표에 대한 재점검과 자산관리 재조정으로 이어진다.
* 부양의식의 변화: 부모부양 부담에 대해 가족의 책임 2002년 70.7%, 2016년 30.6%.
* Aging in Place: 연령, 소득, 능력 수준에 관계없이 자신이 살던 집과 공동체에서 안전하고 자립적으로 살고자 하는 욕구.
PART2. 은퇴 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일병식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수명이 늘어났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일본은 75세 이상 고령자 중 30% 이상이 와병 상태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나이가 들면 밥보다 약을 더 많이 먹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늘어난 수명을 병상에서 보내지 않으려면 건강관리에 매진해야 한다. 보통은 아무런 질병이 없을 때 건강을 돌본다는 의미로 ‘무병식재(無病息災)’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이때는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별다른 준비를 안 하고 무리하게 된다. 건강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은퇴하고 나서 체력이 떨어지고 가벼운 질병을 하나 정도 갖게 됐을 때다. 이때부터라도 건강관리에 힘쓰면 장수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일병식재(一病息災)’라 한다.
#2 평생월급
은퇴 후 삶의 시기를 크게 3단계로 나눠 정년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평생월급’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야 한다. 1단계는 정년퇴직 이후부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수령할 때까지다. 월급이 끊긴 뒤 공적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소득공백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퇴직금과 모아둔 금융자산으로 매달 얼마의 소득을 낼 수 있는지 점검해본다. 2단계는 공적연금수령 기간이다. 부부가 받는 공적연금으로 기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을 받는 방법도 고려한다. 3단계는 독거생활 기간이다. 본인이 먼저 사망했을 때와 그 반대의 경우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본다. 이런 점검을 통해 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소득이 얼마나 확보되어 있는지 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며 평생소득을 만들어가야 한다.
#3 딴 지붕 한 가족
자녀들도 나이 든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지만, 부모도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을 반기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아주 먼 곳에 떨어져 살려고도 하지 않는다. ‘방금 끓인 수프가 식지 않을’ 거리에 떨어져 살면서, 프라이버시는 지키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부모·자식 관계가 일상화되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얼굴을 맞대고 사는 전통적인 가족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지붕 아래 살면서 보고 싶을 때만 보는 ‘딴 지붕 한 가족’이 보편화되고 있다.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100세' 보장
민간 건강보험으로 탄탄한 의료비 보장을 해놓은 이가 많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연장돼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며 과거에 해둔 보장이 불충분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비 보장이 80세까지만 되어 있는 경우다. 특히 고령화 후기로 접어들면 간병비도 늘어난다. 이에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의료비와 간병비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5 '4% 인출' 법칙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그동안 저축한 은퇴자산에서 자금을 찾아 써야 하는 은퇴자가 많아지고 있다. 은퇴자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한정된 은퇴자산에서 매년 생활비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알려주는 법칙이 있다. 일명 ‘4% 법칙’이라고 하는데, 은퇴 직전 자산의 4%를 기준으로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을 더해 인출하면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될 우려가 없다는 법칙이다. 인출하고 남은 은퇴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소 달라지겠지만 은퇴자의 생활비 인출 범위를 대략적으로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6 버킷 전략
시니어도 젊은 시절에는 자산운용에 할애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비교적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엔 투자 실패 시 만회할 시간이 부족해 적극적 자산관리를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자산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보유한 자산이 생전에 고갈되는 장수 리스크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때 은퇴자산을 인출 시기별로 나누어 각각 달리 관리하는 이른바 ‘버킷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올해 당장 써야 할 자금은 현금성 자산으로, 앞으로 10년 이내에 꺼내 쓸 자금은 각각의 인출 시기까지 운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보유한다. 나머지 자산은 향후 10년 이상 운용 가능하게 되어 더 적극적인 투자관리를 할 수 있다. 이 방법을 버킷 전략이라 하는데 최근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장수리스크, ‘일’로 대비하자
오래 살게 되는 상황에 대한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반드시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관계와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일’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이 전 세계 1위이고, 이 중 47%, 즉 둘 중 한 명은 절대빈곤을 겪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재능기부 등의 일이라도 하면서 지내는 것이 좋다. 물론 이러한 활동이 가계에 도움이 된다면 금상첨화다.
#8 발품을 팔아야 한다
대부분 금융기관에서는 매월 시장의 동향과 좋은 투자 상품 등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퇴직 후 시간이 여유로운 시니어는 이런 프로그램을 직접 찾아다니며 들어보고,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담당 직원에게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묻고 정보를 얻어 활용해야 한다. 이때 투자 결정을 할 때는 한 사람에게 들은 정보만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 정보를 같은 기관의 다른 직원이나 타 기관 직원에게 반드시 크로스체크하자.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투자 종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담당 직원에게 “왜 올랐나요?”, “왜 떨어졌죠?” 등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다음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합리적 인출전략
기대수명 연장으로 늘어난 노후생활기, 에이징인플레이스의 확산 등에 따른 새로운 영역의 필요노후자금 등이 발생하면서 합리적 노후자금 인출전략 수립이 중요해졌다. 새로운 자산 증가나 소득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보유한 자산으로 여생을 살아가기 위한 인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인출전략 수립에 앞서 보유자산 진단, 예상되는 자산 유출 진단, 노후 라이프스타일 결정 등의 과제가 선행되어야 인출전략 수립이 제대로 이루어진다.
#10 은퇴 후 기간 세분화
100세 시대라 할 정도로 기대수명이 증가하고, 노후생활기도 늘어나고 있다. 시니어 재무 설계에 대한 접근이 바뀌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금까지는 은퇴 후 기간을 하나의 통으로 보고 재무 설계를 추진해왔으나, 이제는 개인의 자산 현황, 활동성 정도, 인생계획 등이 반영된 기간 세분화가 필요하다. 재무 설계는 이러한 분석 아래 시도해야 하며, 아울러 노후자금 인출전략을 세울 때도 주요 자료로 참고해야 한다.
#11 현금 가능한 고정수입 유동화
은퇴는 고정수입 창출에 큰 변화를 발생시킨다.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이, 사업자의 경우 사업소득이 발생하다가, 은퇴 후에는 초기 연금이나 금융자산의 이자소득 등으로 수입이 창출된다. 이후에는 금융자산, 부동산자산 순으로 유동화하여 수입을 창출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가구주 연령 60세 이상 가구에서 부동산자산 비중은 80%에 이른다(2016년 3월 통계청 기준). 이를 노후자금으로 유동화하는 과정은 대부분의 가구가 거치게 될 것이다. 자산 감소와 유동화 시기 점검으로 재무 설계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포털 서비스의 기사 아래에는 하루에도 수천,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린다. 상당수의 댓글은 자극적 표현의 비난이 주를 이룬다. 살다 보면 내가 남기게 되는 디지털 흔적은 생각보다 방대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내 정치적 성향이 바뀌어 특정 정치인을 감쌌던 댓글을 다 지우고 싶다면 혹은 죽기 전 정치적 성향이 다른 자손에게 내가 쓴 댓글들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좋은 기억, 좋은 흔적만 남기고 싶거나 애써 남겨놓은 글과 사진 등의 콘텐츠를 유지하고 싶을 때 보존하는 방법이 있을까.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디지털 장의사, 디지털 유산은 이제 새로운 유망직종에 자주 오르내리는 용어가 됐다. 디지털 장의사란 쉽게 말하면 세상을 떠났거나 곧 떠날 사람들이 살아생전 인터넷에 남긴 다양한 내용을 청소해주는 직업이다. 사람들이 온라인에 남기는 흔적들은 생각보다 방대하고 다양하다. 네이버밴드나 다음카카오의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같은 SNS 서비스에 남겨놓은 것들에서부터 포털 서비스의 카페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써놓은 의견이나 글, 사진들까지 결코 적지 않은 흔적들이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친구와 주고받은 이메일은 가장 대표적인 ‘흔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흔적들을 사후에 어떻게 처리할까 하는 것이다. 임종학(Thanatology) 전문가들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유산을 정리하고 죽기 전 해야 할 것들을 버킷리스트로 적어보는 것만큼이나 신상 정리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잊힐 권리의 행사
만약 ‘잊힐 권리’를 행사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죽기 전 내가 완벽하게 잊히길 원한다면 이메일 등은 스스로 정리하거나 삭제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뉴스에 달린 댓글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작성한 글들은 하나하나 찾아 지우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더구나 오래된 글들은 일일이 찾기도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쓴 글이 남에게 인용되거나 무단으로 발췌되어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되는 경우다. 이럴 때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니기 때문에 발견한다 해도 삭제가 쉽지 않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디지털 장의사다.
온라인 상조회사로도 불리는 이런 기업들은 비용을 받고 의뢰인의 ‘인생’을 온라인에서 지워준다. 대표적인 온라인 상조회사로 알려진 미국의 라이프인슈어드닷컴(www.lifeensured.com)은 가입한 회원이 죽으면 인터넷 정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받아놓은 유언을 확인한 후 고인의 흔적들을 지워준다. 비용은 약 300달러(한화 약 34만원) 정도다.
국내에서는 약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고객이 문의를 해오면 온라인상에서 얼마나 많은 흔적이 검색되는지, 그중 삭제가 가능한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 의뢰인에게 알린다. 비용은 업체마다, 삭제 범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몇십만원에서부터 시작하지만, 유출된 동영상 등은 비용이 수백만원까지 올라간다.
최근에는 삭제 범위를 뉴스 기사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곽상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28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이나 중재 또는 법원 판결로 피해구제가 된 기사에 대한 포털 링크, 원본 기사 삭제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언론계에서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점을 들어 반발하고 있어, 입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디지털 데이터도 ‘유산’
이런 디지털 흔적들은 단지 삭제의 대상만은 아니다. 상속의 대상이기도 하다. IT업계에서 바라보는 디지털 유산은 크게 계정과 데이터 두 가지로 나뉜다. 구글은 2013년 IT업계 최초로 상속제도인 ‘휴면계정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가 대리인을 최대 10명까지 정해 미리 정해둔 기간 이상 접속하지 않으면, 대리인에게 데이터를 이관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권한 상속자는 필요에 따라 계정을 지울 수도 있다. 이와는 별개로 사망자의 개인정보와 사망증명서, 가족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 등으로 법적 검토 절차를 밟으면 계정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게 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사망하면 계정을 미리 정한 ‘상속자’에게 물려주는 상속기능을 2015년 도입했다. 계정 자체를 디지털 유산으로 본 것이다. 사용자가 사후에 자신의 계정을 관리할 사람을 미리 지정할 수도 있다. 사후 계정은 고인을 위한 디지털 추모관으로 사용할 수 있고, 지인들은 추모 글과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이때 고인의 글을 수정·삭제할 수 없고 고인이 나눈 일대일 메시지나 비공개 글 등은 열람 불가다. 상속자의 계정 관리 권한은 양도할 수 없다. 그러나 해외 IT업계의 이런 서비스는 국내에서는 해당사항이 없다.
현행 국내법은 디지털 유산의 상속을 보장하고 있지 않다. 선대의 디지털 자산은 상속인에게도 공개되지 않고 사망이 확인되는 즉시 삭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사용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없게 규정해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유족이 고인의 계정을 상속할 법적 근거는 없는 상태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서는 “상속인에게 피상속인의 계정 접속권을 원칙적으로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계정을 양도하거나 상속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공개된 게시물을 백업해 유가족에게 제공하지만 비공개 글에는 접근할 수 없다. 계정 해제나 탈퇴는 가능하다.
만약 이런 흔적들이 사후에 방치된다면 어떻게 될까? 국내 인터넷 업체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에 따라 1년 이상 접속하지 않은 사용자의 계정은 삭제하거나 분리 보관해야 한다. 포털 사이트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1년 이상 접속하지 않으면 휴면계정으로 분리 보관하고, 그 기간이 3년이 넘으면 메일을 모두 삭제하고, 계정 정보는 초기화한다. 카카오톡은 휴면계정이 된 후 4년 동안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카카오 계정과 개인정보를 모두 삭제 처리한다.
일부에선 계정 정보를 자손에게 전해주고 유지하도록 해도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마치 “죽은 사람이 살아 활동하는 것과 같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디지털 유산 관리
1 가족이 본다고 생각하고, 문제가 될 만한 공개 글은 올리지 않는다.
2 카페나 커뮤니티 사이트 탈퇴 전 게시물을 삭제한다.
3 주민등록번호 클린센터(www.eprivacy. go.kr)를 이용해 불필요한 사이트 탈퇴.
4 사망 전에 상속 범위와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한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
5 상속자가 기본적인 계정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조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