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란하이 골프클럽은 2020년 영국 골프 매체에서 선정한 ‘최고의 골프 코스 톱 100’ 평가에서 중국 1위, 아시아 5위, 세계 92위에 올랐다. 중국 골프장으로는 유일하게 세계 100대 코스에 진입한 최고의 코스로 인정받고 있다.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했으며, 2011년 링크스 코스, 2013년 포레스트 코스를 개장했다.
2016년 7월 중국 평안은행이 란하이 골프클럽을 인수한 후 링크스 코스는 호주 OCCM디자인사의 2년에 걸친 완벽한 개조를 통해 ‘양쯔 듄스’(Yangtze Dunes)로 바뀌었다. 3년 만의 방문에서 변모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정통 스코틀랜드 링크스 타입으로 변모했다.
란하이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 2층과 3층에는 23개의 최고급 5성급 럭셔리 스위트룸을 갖추고 있어, 진정한 힐링과 휴식이 가능한 최고급 골프장이다. 객실 크기도 100㎥에 가까운 엄청난 규모다.
참고로 중국 상하이에서의 라운드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 상하이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라운드 비용이 비싼 지역에 속하고, 대부분 코스가 회원제여서 회원 동반이 아니면 라운드가 거의 불가능하다. 라운드 비용은 회원 게스트의 경우 주중 1380위안(약 24만 원), 주말 1880위안(약 33만 원)이다.
양쯔강의 아름다운 경관 매력적
푸둥공항에서 65km 지점의 충밍도에 위치하며, 차량으로 50분 거리다. 충밍도는 타이완과 하이난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이며, 양쯔강이 바로 바다로 이어지는 마지막 하류 지역이다.
양쯔강 밑으로 터널을 9km, 중간 작은 섬인 장흥도 6.5km, 다시 상하이 양쯔강대교를 10km 지난다. 재미있는 체험이었다. 상하이 육지에서 섬까지 25.5km를 지나는 것이다. 양쯔강은 총 길이가 6300km로 그 폭도 매우 넓다.
두 코스 모두 그린은 벤트 그래스를, 페어웨이는 버뮤다를 식재했다. 양쯔강 지류가 코스에 전체적으로 진입해 있으며 바다와 인접해 세찬 바람과의 일전을 불사해야 한다.
코스에서 강을 직접 접할 순 없으며 바람이 많다. 모든 폰드는 양쯔강 물이어서 깨끗하게 흐르고 있다. 라운드 중간에 매 9홀마다 과일과 음료를 제공한다. 겨울에는 생강차, 여름에는 녹두차를 제공하는 등 골퍼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2018년 재공사로 약점 사라져
양쯔 듄스(파72, 7484야드/6896야드) 코스는 2018년 리노베이션을 마친 후 중국 최고의 코스로 평가받고 있다. 개편 과정에서 그린을 개선하고 미적・전략적 관점에서 벙커링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원래 디자인의 약점을 극복했다. 여러 홀에서 양쯔강대교를 바라볼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끝없이 펼쳐지는 벙커들과 웨이스트 벙커들은 키 큰 식물인 파인 페스큐가 가득한 러프와 더불어 스펙터클한 장관을 연출한다. 9.5피트의 그린 스피드와 세차게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으로 도전적인 라운드가 될 것이 분명하다.
모든 홀에서 1m를 넘어 2m에 가까운 언듈레이션과 엘리베이션이 심한 페어웨이, 플랫한 지면이 없는 큰 언듈레이션의 그린, 벙커 주변과 페어웨이 주변에 가득한 페스큐 그래스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경험을 선사한다.
4번 홀(파4, 418야드/359야드) 페어웨이 오른쪽 큰 폰드는 14번 홀 그린 뒤, 15번 홀 티 박스 뒤를 따라 양쯔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3번 홀과 마주 보는 6번 홀 사이의 큰 폰드와 4번 홀 페어웨이 오른쪽의 폰드가 유일한 물길이다. 티 박스가 가장 높다. 레귤러 티에서 바라보는 멋진 내리막 뷰가 환상적이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은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였다. 오른쪽으로 멀리 양쯔강과 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12번 홀(파4, 432야드/423야드) 페어웨이 깊은 골의 티 샷 랜드(Tee Shots Land)를 잘 확인해야 한다. 티 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오면 깊은 페어웨이와 높은 벙커가 방해해, 전략적인 공략이 절대 필요한 홀이다.
14번 홀(파3, 189야드/159야드)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11번 홀처럼 에덴 그린을 만난다. 그린 중간 이상을 보고 충분히 길게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볼은 그린 앞에서 그린 밖으로 흘러내릴 수 있다. 그린 앞에 놓인, 이 코스에서 가장 크고 깊은 3m 높이의 벙커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좋다. 벙커 안으로 내려가면 침목을 이용해야 한다. 그린 뒤 작은 지류가 15번 홀 티 박스 뒤를 거쳐 양쯔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18번 홀(파4, 486야드/440야드)을 마치는 시간에 해가 어스름하게 지고 있었다. 그린 위에서 돌아본 황금빛 태양에 반사된 페어웨이의 황홀경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프리카의 중심 국가 모로코에는 60여 개의 골프 코스가 있어, 최근 새로운 골프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각광받고 있다. 2018년 10월에 개장한 미쉬리펀(Michlifen Resort & Golf Hotel, 파72, 6671m, 6055m)은 잭 니클라우스가 무려 5번이나 직접 와서 세심하게 설계한 북아프리카 최초의 IMG 관리 골프장이다.
삼나무로 둘러싸인 작은 스위스
원래는 바위였던 부지 위에 골프장을 만들어 매우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페어웨이와 작은 바위들이 한데 어우러져 링크스만의 풍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무가 거의 없어 더욱 그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코스 외부는 산과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특히 삼나무가 가득하다.
삼나무는 레바논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인공으로 심은 것이고, 이곳은 자연적인 삼나무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다. 미쉬리펀(Michlifen)은 현지어로 ‘큰 눈발이 날리다’(Big Snow Flakes)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골프장의 가장 큰 특징은 위치다. 이곳이 위치한 도시는 모로코의 이프란(Ifrane)으로, 페스(Fez)와 메크네스(Meknes)를 잇는 아틀라스 산맥을 등지고 있어 모로코에서는 작은 알프스로 불리는 곳이다. 모로코라 하면 더운 기후와 사막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빼곡한 침엽수림과 설경, 호수까지 즐길 수 있는 웅장한 경치를 자랑한다.
빠른 그린 스피드에 당황
그린 스피드가 12피트를 넘어, 이보다 빠른 곳에서는 못 쳐본 것 같다. 그린의 엘러베이션도 심해서 볼을 세울 수 없을 정도였으며, 더욱이 오후 늦게는 바람이 불면서 그린이 건조해져 그린 스피드가 더 빨랐다.
페어웨이는 켄터키블루와 윈터 그래스인 라이그래스를 9월 중순부터 식재했으며, 그린과 티잉 구역에는 벤트그래스를 식재했다. 파크랜드 타입이며 링크스의 모습도 보인다. 해발 1650m에 지어져 거리가 일반 코스보다 더 나갈 수 있다.
9번 홀 티잉 구역 앞은 바로 천 길 낭떠러지다. 멀리 그린 왼쪽으로 크고 멋진 클럽하우스가 있다. 슬라이스는 곧 절벽 아래다.
16번 홀에 와서야 비로소 포레스트가 나타난다. 허허벌판만 나오다 이 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17번 홀(파3, 161m, 137m)과 18번 홀(파4, 384m, 346m) 왼쪽으로는 거대한 절벽이, 오른쪽으로는 그린 오크 숲이 이어지면서 천하의 멋진 장면을 연출해낸다.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진다. 두 홀의 티잉 구역에서 멀리 보이는 클럽하우스는 동화 속에 나오는 언덕 위의 집처럼 환상 그 자체다. 페어웨이는 너울거리는 셰이핑을 보여주며 살며시 오르막 홀로 그랜드 피니시다. 이처럼 광활하고 아름다운 선율과 감동을 안겨주는 홀이 얼마나 있었던가.
골프호텔은 71개의 객실과 스위트룸을 갖췄다. 30m 길이의 실내외 수영장, 헬스클럽,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스파와 온천, 그리고 레스토랑이 있다. 최고급 대리석과 원목으로 꾸며진 호텔은 명품 가구와 도자기가 곳곳에 장식되어 있어 5성급이라는 명성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속으로 월드 골프 어워즈(World Golf Awards) 시상식에서 모로코 최고의 골프호텔, 2022년 아프리카 최고의 골프호텔로 선정되었다.
중국 상하이의 미란호골프장은 2004년 여름 정식으로 개장했으며, BMW 마스터스가 열렸던 마스터스 코스(천연공원, Natural Park)와 잭니클라우스 코스(산림 코스, Forest)로 이루어진 36홀 코스다. 골프장 전체에 1000여 개의 지하 배수 시설을 갖춰 비가 온 후 30분 이내에 라운딩이 가능하며, 천둥번개 센서 시스템을 구비해 골퍼들의 안전한 경기 운영을 돕고 있다.
골프 코스 외에도 골프장 내에 274개 객실을 보유한 5성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어 골프장 이용도 편리하고, 최고급 호텔 서비스를 제공한다. 빅토리아풍 외관을 갖춘 클럽하우스에는 커피숍, 시가바, 사우나, 휴게실 등을 갖췄다. 홍차오공항에서 45분, 푸둥공항에서 1시간 거리이며, 인민광장에서는 25㎞ 정도 떨어져 있다.
2011년 우승 상금 200만 달러의 ‘상하이 마스터스 대회’에서는 매킬로이가 우승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2012~2015 ‘BMW 마스터스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선수들을 한데 모으는 데 성공했으며, 700만 달러의 큰 상금으로 중국 골프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거리는 모두 그린 앞까지를 나타내므로 실제로는 매 홀마다 10야드에서 20야드는 더 봐야 한다. 전체 캐디는 190명이라고 한다.
자연의 특징을 살린 마스터스 코스
마스터스 코스(파72, 7259야드)는 상하이 마스터스와 BMW 마스터스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으며, HSBC 대회가 열리는 서산골프장과 더불어 상하이를 대표하는 명문 골프장으로 자리 잡았다. 회원제 코스로 반드시 회원을 동반해야만 라운드가 가능하다. 그린 스피드는 10피트를 넘나들며 기복이 심해(75%) 어려운 그린이다.
105개에 달하는 벙커는 골퍼들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게 한다. 특히 벙커가 길고 커서 실제 개수보다 훨씬 많아 보인다. 잔잔한 호수 주변으로 형형색색의 수생식물을 볼 수 있으며, 큰 벙커와 난도 높은 레이아웃으로 도전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골프장 설계다.
3번 홀(파5, 496야드) 티 박스 왼쪽부터 멋진 돌과 작은 물길이 이어진다. 300~350야드 앞에서 페어웨이를 가르고 오른쪽으로 이어지며 큰 호수를 이룬다. 드라이버가 짧거나 세컨드 샷이 거리가 나지 않으면 슬라이스에 유의해야 한다.
7번 홀(파5, 516야드) 레이디 티 박스 앞의 오른쪽부터 거대한 모래땅과 링크스 풀이 150야드 이상 이어진다. 이 모래땅과 풀은 8번 홀과 공유하기도 한다. 그린 주변이 온통 벙커이기 때문에 정확한 샷이 매우 중요하다.
14번 홀(파4, 426야드)과 15번 홀(파5, 545야드), 16번 홀은 긴 벙커들이 길게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18번 홀(파4, 407야드) 그린 앞 물과 벙커들이 위협적이다. 그린 오른쪽에는 BMW 마스터스 대회를 위해 관중석을 고정으로 만든 곳이 그대로 남아 있다. 2012~2015 네 차례에 걸친 BMW 마스터스 대회의 영광을 느껴볼 수 있다.
산림 표방하는 잭니클라우스 코스
잭니클라우스 코스는 산림 코스(Forest)를 표방하며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의외로 나무가 많지 않으며 물이 많은 평지 코스다. 기후와 토양의 문제로 잘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 골프장 측 설명이다.
잭니클라우스 코스(파72, 6240야드)는 티 박스가 3개만으로 되어 있다. 레귤러 티와 시니어 티, 그리고 레이디 티다. 후반 홀은 파3, 파4, 파5가 각각 3개씩 구성되어 있다. 물론 6240야드지만 실제로는 모든 거리가 그린 앞까지여서 300야드 이상 추가해야 하므로 결코 짧은 레귤러 티는 아니다.
2번 홀(파4, 440야드) 실제로는 460야드 이상 길고, 페어웨이가 좁으며 좌우에 OB가 있다. 페어웨이 오른쪽에 일직선으로 길게 이어지는 큰 나무들이 모처럼 산림 코스의 면모를 보여준다.
6번 홀(파4, 381야드) 페어웨이가 넓지만 220야드 지점 페어웨이 한가운데 작은 벙커가 자꾸 눈에 거슬린다. 그린 앞에는 벙커가 장사진을 치고 있다. 또한 그린이 좁고 가로로 길게 있어 부담스러우며, 정지가 되지 않을 만큼 지속적인 오르막이다.
16번 홀(파5, 505야드) 페어웨이 왼쪽은 벙커들이 연속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긴 물길이 그린 오른쪽까지 이어지는 멋진 레이아웃이다. 위험도가 높아 그린에 공이 올라갈 때까지 신중한 샷이 필요하다.
18번 홀(파4, 400야드) 보기 드문 멋진 아일랜드 홀이다. 티잉 구역 앞 오른쪽부터 커다란 호수가 페어웨이를 따라 넓고 길게 이어지면서 오른쪽에 있는 그린을 완전히 덮어버리는 완벽한 아일랜드 홀이다. 아름다움과 공포가 공존하는 홀로, 그린 뒤에 자리한 멋진 호텔과 클럽하우스가 더욱 빛난다. 두 개의 그린으로, 왼쪽 그린은 480야드다. 주말이면 이것을 이용한다고 한다. 오른쪽 아일랜드 그린을 이용하면 너무 밀려서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9번 홀(파4, 418야드), 18번 홀(파4, 407야드)은 페어웨이 중간에서 바라본 클럽하우스와 호텔의 화려하고도 웅장한 모습과 함께 BMW 대회용으로 썼던 마스터스 코스의 갤러리 하우스가 아직도 그 영광을 재현하는 듯한 멋진 코스다. 기회가 된다면 꼭 라운드해볼 것을 강추한다.
인도네시아 빈탄섬에는 세 개의 그림 같은 코스가 있다. 세계 100대 코스에 오른 리아 빈탄, 아름다움으로 명성을 떨치는 라구나 빈탄, 그리고 오늘 소개할 빈탄 라군이다. 1996년에 개장한 빈탄 라군 골프장(Bintan Lagoon)은 빈탄의 세 개 골프장 중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그 다음해인 1997년에 라구나 빈탄이, 1998년에 리아 빈탄이 차례로 개장했다.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가 설계한 시 뷰(Sea View) 코스는 비교적 평탄하고 물을 많이 끼고 있는 아름다운 코스다. 이안 베이커(Ian Baker-Pinch)가 설계한 우드랜드(Woodlands) 코스는 거리는 비교적 짧지만 자연을 그대로 이용한 탓에 산세의 기복이 심해 어렵다. 주변의 리아 빈탄보다 더 난이도가 있다.
방문한 당시엔 수시로 장대비가 내리다가 거짓말같이 맑은 날씨가 이어졌다. 다른 빈탄의 골프장과 마찬가지로 코스 전체가 정글 속에 페어웨이와 그린을 앉혀놓은 듯하고 일부 홀은 바다를 접목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시 뷰 코스 1번 홀 좌측으로는 30여 개의 타석이 준비된 연습장이 있다. 캐디는 전체 70여 명이며 36홀 규모로는 많지 않은 수다.
빈탄 라군 골프장은 자체적으로 255명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싱가포르와 빈탄섬을 연결하는 왕복 페리를 하루에 두 차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빈탄 라군은 잘 준비된 호텔과 다양한 먹거리가 큰 자랑이다. 일식당과 중식당은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뷔페 식당인 FIESTA에서는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태국, 인도 등 7개 국가의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며, 한식도 단체 관광이나 골퍼들이 찾을 땐 어김없이 준비한다고 한다. 호텔 내의 미니 마트는 멀리 외부로 나가지 않아도 다양한 일상용품과 간식거리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413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은 4개의 레벨로 구분하여 고객의 취향과 가격대를 맞추었으며, 방 3~4개를 갖춘 25개 동의 빌라도 구비해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나이트클럽이 저녁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MOJO CAFE가 아침 6부터 밤 11시까지 제빵류와 커피 등을 판매한다. TERAC라는 양식당은 맥주는 물론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어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거의 24시간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다.
이안 베이커의 우드랜드 코스
이안 베이커의 우드랜드 코스는 페어웨이도 평탄한 곳이 드물고 업앤드다운이 매우 심한 도전적인 코스라 할 수 있다. 페어웨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내리막 경사진 1번 홀처럼 많은 홀이 어려운 코스 레이아웃이다. 그리고 코스 전체가 무성하고 키가 큰 나무들로 페어웨이 주위를 꽉 채운다. 가히 정글 속에 앉혀놓은 페어웨이와 그린을 느낄 수 있다.
3번 홀(파4, 337m)은 티 샷 할 때 내리막 후 세컨드 샷은 다시 오르막인 우드랜드 코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린 앞쪽의 좌우와 왼쪽의 벙커가 홀을 어렵게 느끼게 만들었다.
6번 홀(파4, 315m)은 그린 앞에 두 개의 커다란 벙커가 나란히 있어 매우 부담스럽다. 내리막 홀로 그린 80m부터 그린 앞까지는 다시 오르막이다. 재미있으면서 어렵다.
8번 홀(파5, 444m)은 티 샷 할 때 내리막으로 그린 앞 8~40m 왼쪽의 9번 홀 티잉 그라운드 앞과 공유하는 호수가 위협적이다. 호수 옆 오른쪽에 있는 큰 나무 한 그루가 그린을 공략 할 때 부담스럽다. 그린 앞의 긴 벙커와 좌우 벙커도 위협적이다. 세컨드 샷이 짧으면 내리막에 걸려 어려워진다.
16번 홀(파5, 450m)은 내리막으로 멀리 좌우로 멋진 벙커가 무성하고 길게 이어지는 나무숲과 더불어 아름답게 펼쳐진다. 전형적인 포레스트 스타일 홀이다. 세컨드 샷부터 오르막으로 우드랜드 코스의 모습을 잘 보여주면서 도전성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홀이다. 원숭이들이 종종 돌아다닌다.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시 뷰 코스
거장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코스로 전반 9홀은 이안 베이커가 설계한 우드랜드 코스만큼이나 울창한 수림을 갖고 있다. 후반 9홀은 울창한 수림과 물,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코스다. 특히 12번 홀은 바다와 리조트 그리고 그린이 잘 조화된 홀로 잭 니클라우스의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9번 홀과 18번 홀의 절묘한 배치는 더욱 이를 뒷받침한다.
11번 홀(파5, 492m)은 멋진 내리막 홀로 페어웨이와 그린 뒤로 멀리 바다가 펼쳐진다. 그린 앞 140~150m에서 페어웨이를 가른 10m 폭 물길이 있어 세컨드 샷에 유의해야 한다.
12번 홀(파3, 142m)은 그린 뒤로 바다가 펼쳐지며 그린의 멋진 돌들이 바다와 조화롭고 아름답다. 홀 오른쪽으로는 멋진 바위들과 모래사장이 길게 이어지며 400여 개의 호텔과 페리 선착장과도 함께 펼쳐지는 멋진 홀이다.
18번 홀(파4, 361m)은 멋진 내리막으로 그린 앞 왼쪽에 100m 벙커와 해저드가 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그린 오른쪽 뒤 클럽하우스가 멋지다. 왼쪽은 9번 홀이 같은 모습으로 함께 병렬하고 있다. 멋진 대비가 돋보인다.
아름다운 인도네시아의 섬 빈탄에서의 4일간 라운드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기회가 되는 대로 나머지 두 코스도 소개할 예정이다. 아름다운 비치와 울창한 정글 속에 앉혀놓은 아름다운 골프장과 휴양처로, 숙박을 비롯한 다양한 시설과 서비스는 누구나 한 번쯤 와봐야 할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2020년 골프 월드는 뒤죽박죽이었다. 매년 4월에 열던 ‘마스터스’를 84년 만에 처음으로 11월에 연 것이 대표적이다. 그 바람에 덕을 본 선수가 두 명 나왔다. 한 명은 최저 타수 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더스틴 존슨이다. 더스틴 존슨은 늦가을에 촉촉하게 젖은 오거스타 내셔널(마스터스를 매년 여는 골프장) 그린을 장타와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공략해 나흘 합계 20언더파를 기록했다. 종전 최저타 기록은 타이거 우즈와 조던 스피스가 갖고 있던 18언더파다. 더스틴 존슨의 기록은 늦가을에 비가 흠뻑 내려 그 악명 높은 오거스타 그린이 딱딱함을 잃은 덕분임이 분명했다.
참, 내 정신 좀 보라. 제목은 최고령 기록 어쩌고 해놓고 엉뚱한 길로 새서 한참 가고 있다. 새해 첫 글의 주제는 독자도 보다시피 ‘최고령 기록과 에이지 슈팅’이다. 더스틴 존슨이 대회 중계 화면을 독차지하다시피 한 그 대회에서 내가 눈여겨본 선수는 따로 있다. 언뜻언뜻 비칠 때마다 진심으로 응원했다. 그는 바로 베른하르트 랑거다. 나는 2019년 마스터스에서 만 62세로 컷 통과를 한 그가 2020년에도 선전하기를 바란 것이다. 결과는 어땠냐고? 그는 내 바람을 훌쩍 뛰어넘어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바로 마스터스 역사상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세운 것이다. 만 63세로. 랑거는 1957년생이다. 나흘간 합산한 최종 성적도 빼어났다. 공동 29위. 2019년에는 컷 통과 후 맥이 풀렸는지 컷 통과자 중 최하위를 기록했는데 말이다. 랑거 또한 더스틴 존슨과 마찬가지로 ‘11월에 열린 마스터스’의 수혜자다. 왜냐고? 마스터스를 예정대로 4월에 열었다면 랑거가 컷 통과를 해도 최고령 기록을 달성하지는 못했을 테니까.
랑거의 최고령 마스터스 컷 통과 기록에 내가 환호한 이유는 또 있다. 랑거는 2019년 주로 활동하는 미국 PGA 투어 챔피언스(시니어 투어)에서 시즌 중반 갑자기 부진에 빠졌다. 그는 그해 마스터스 컷 통과를 한 직후 대회부터 몇 개 대회에서 죽을 쒔다. 마스터스에 진을 뺀 후유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때 ‘시니어 투어를 지배하던 랑거의 시대가 끝났다’는 내용의 칼럼을 여러 골프 칼럼니스트가 썼다. 그때 내 생각은 어떠했는지는 애독자라면 잘 알 것이다. 모른다고? 흑. 애독자가 아니거나 내가 아직도 철저하게 무명이라는 얘기다. 나는 ‘랑거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큰소리를 친 칼럼을 바로 이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썼다. 못 믿겠다면 2020년 3월호 베른하르트 랑거 편을 찾아보기 바란다.
2020년에는 마스터스가 열리기 직전 다른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도 멋진 기록이 나왔다. 1956년생 프레드 펑크가 버뮤다 챔피언십에서 컷 통과를 한 것이다. 세상에 만 64세에 말이다. 64세 이상일 때 PGA 투어 대회에서 컷 통과를 한 선수는 프레드 펑크를 빼면 딱 세 명뿐이다. 누구누구냐고? 모두 다 내가 이 칼럼에 소개한 이들이다. 바로 잭 니클라우스와 샘 스니드, 그리고 톰 왓슨이다.
놀라운 선전을 거둔 베른하르트 랑거와 프레드 펑크가 밝힌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독자도 이미 알 것이다. 바로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꿈을 꾼 것이다. 꾸준한 운동이 비결 아니냐고? 맞다. 그런데 꿈을 꾸면 훨씬 더 꾸준하게 운동하게 된다. 만 60세로 한국과 일본 시니어 투어 무대에서 뛰는 김종덕 프로는 40세 때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은 뒤 20년째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한 적 있다. 집에서 TV를 보더라도 아령을 든다고 말이다.
그래 김용준 프로 당신 얘기가 다 맞다고 치자. 그렇다면 “시니어 골퍼인 우리는 무슨 꿈을 꾸면 좋을까?” 하고 묻는 독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순전히 참고하라고 내 목표를 살짝 밝힌다. 골프에서 내 목표는 에이지 슈터(age shooter, 나이보다 더 적은 타수를 기록한 골퍼)가 되는 것이다. 명색이 프로 골퍼라면서 목표가 우승이 아니고 에이지 슈팅(age shooting, 나이보다 더 적은 타수를 기록하는 것)이냐고? 흑! 맞다. 나이보다 더 적은 타수로 한 라운드를 마치는 그 에이지 슈팅 말이다. 에이, 김 프로 당신이야 프로 골퍼니까 에이지 슈팅이 가능할지 몰라도 어디 우리 같은 레크리에이션 골퍼가 가능하겠냐고? 일단 에이지 슈팅은 나도 장담 못한다. 그리고 독자에게는 ‘변형 에이지 슈팅 기준’을 소개한다. 변형 에이지 슈팅 기준이라고? 첨 들어본다고? 당연하다. 내가 세계 최초로 내놓는 것이니까. 변형 에이지 슈팅이란 바로 ‘전성기 핸디캡을 현재 나이에 더하고 그 점수보다 더 낮게 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창때 핸디캡이 ‘12’이고 지금 나이가 칠십이라면 ‘82’를 에이지 슈팅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어떤가? 세계 최초로 제안하는 ‘변형 에이지 슈팅’이라는 콘셉트가. 혹시 변형 에이지 슈팅을 하고 나서 옆 사람이 그런 게 어디 있냐고 깎아내리기라도 하면 꼭 김용준 프로가 만든 개념이라고 당당하게 말해주기 바란다. 변형 에이지 슈팅. 영어로는 ‘모디파이드 에이지 슈팅’(modified age-shooting)쯤 되려나? 그 기록을 달성하면 ‘변형 에이지 슈터’이고.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KPGA 경기위원.
독자는 몇 살에 골프를 시작했는가?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하다가 뜻대로 안 돼서 지금은 손을 놓았다고? 그렇다면 지금부터 들려주는 얘기를 듣고 꼭 용기를 내면 좋겠다.
내 아버지 김정홍 옹은 2014년 늦가을에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진짜로 평생 처음. 그는 1940년생이다. 메이저 대회 세계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와 같은 해에 태어났다. 그런 그가 골프를 시작한 것은 만 74세 때. 갑자기 골프를 치기로 작정한 이유는 나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동년배 중에 골프를 치는 이가 몇 있어서 어울리기 위해서라고 짐작만 했을 뿐. 아버지는 이듬해 봄에 친구들과 필드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당시에 아마추어치곤 기량이 상당했던(실은 기량이 상당하다고 착각했던) 나는 아버지에게 그립부터 가르쳤다. 그리고 클럽 페이스가 상당히 많이 닫힌 드라이버를 구해서 선물했다. 초보 골퍼가 고통받기 마련인 슬라이스로부터 조금이라도 빨리 구해내기 위해서였다. 아버지가 스윙을 제대로 익히는 것만으로 슬라이스를 완전히 극복하기에는 몇 달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버지는 골프에 빠져들었고 입문 후 6개월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했다. 진짜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한 시간 가까이 말이다. 나는 아버지에게 한꺼번에 너무 오래 연습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허리를 이따금 삐는 그가 무리할까봐 걱정이 됐던 것이다. 그는 틈이 나면 내게 샷을 배우고 또 혼자서 그것을 익혔다. 진짜 연습다운 연습을 한 것이다. 연습은 한자로 익힐 ‘연’, 배울 ‘습’ 아닌가?
그렇게 6개월이 지났다. 드디어 아버지가 친구들과 필드에 나가기로 한 날이 다가왔다. 이삼 일 전 나는 시뮬레이션 골프 연습장(흔히 말하는 스크린 골프)에 그와 함께 갔다. 실전을 대비해서. 그리고 거기서 부자간 라운드를 했다. 결과는? 그는 109타를 쳤다. 정말이다. 파3인 13번 홀에서는 파도 하나 잡았고. 나는 몇 타나 쳤냐고? 버디 6개 보기 2개로 68타를 쳤다. 그것도 챔피언티에서 대회 모드로 놓고.
아차, 얘기가 딴 길로 샜다. 다시 내 아버지 얘기로 돌아가자. 며칠 뒤 그는 아침 느지막이 데리러 온 친구들과 경기도 용인에 있는 모 골프장으로 첫 필드 라운드에 나섰다. 나는 그날 오후 내내 결과가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라운드가 끝났을 무렵부터 전화를 할까 말까 몇 번이나 망설였다. 그러다가 밤에 집에서 만났을 때야(그렇다 나는 아버지와 한집에 산다) 그에게 물었다. “오늘 재미있게 치셨어요?”라고. 혹시 속이 상했을지도 몰라 ‘몇 타나 쳤냐?’라는 질문은 꾹 참았다. 그런데 곧이어 나온 대답에 나는 눈이 커졌다. 아버지는 “친구들이 연습장 등록해야겠다고 하면서 가더라”고 말했다. 그날 아버지는 레드티에서 98타를 쳤다고 했다. 흔히 숙녀들이 주로 쓴다고 해서 레이디티라고 한다. 그러나 주니어도 쓰고 노신사도 쓰기도 하니 레드티가 더 멋진 표현이다.
98타! 나는 믿어지지 않았다. 독자는 처음 필드에 나간 날 몇 타를 쳤는가? 나는? 셀 수 없이 많이 쳤다. 볼도 무수히 잃어버렸고. 그런데 칠순이 넘은 아버지가 생애 첫 라운드에서 ‘파백’을 하다니. ‘파백’은 100타를 처음 깨는 것을 말한다. 게다가 친구들이 연습장에 등록하겠다며 간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그가 ‘내뿜은’ 장타가 부러워서였다고. 그제야 돌이켜보니 그랬다. 시뮬레이션 골프 연습장에서 아버지의 드라이버 티샷은 160m 가까이 나갔다. 그보다 100m 이상 더 멀리 보내는 나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아버지의 친구들이 볼 때는 입이 떡 벌어지는 거리였던 것이다.
아들에게 골프를 배웠다고 하니 친구들이 더 부러워했다고 한다. 당시 싱글 핸디캡퍼(평균 핸디캡이 한 자릿수인)인 아들이 그해 10월에는 급기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선발전을 통과해 프로 골퍼가 된 것은 애독자라면 다 아는 얘기다. 첨 듣는다고? 그렇다면 아직 애독자 인증을 하기엔 멀었다. 이미 10회 남짓 나간 이 칼럼을 첫 회부터 찾아서 읽어보기 바란다.
내 아버지가 늦깎이로 화려하게 골프 월드에 입문한 것은 순전히 행운 덕분만은 아니다. 그는 첫 라운드를 준비하는 6개월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골프를 수련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이지만 마음을 열고 상수(上手)로부터 조언을 듣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고. 어디 자식에게 조곤조곤 물어보기가 쉬운가?
내 아버지와 동갑인 잭 니클라우스는 지난 9월에 미국 미주리주에서 열린 페이슨밸리컵 때 이벤트 행사에 출전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아일랜드 홀인 파3에서 타이거 우즈 등과 니어리스트(티샷으로 볼을 홀에 가장 가까이 붙인 선수가 이기는 것)를 겨뤘다. 등이 약간 굽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니클라우스는 거뜬하게 볼을 그린에 올렸다. 그를 보며 6년 전 내 아버지가 골프채를 처음 잡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골프에 나이는 없다. 몇 살에 시작하든 의지만 있다면 실력이 향상된다.”
내가 한 말이 아니다. 벤 호건(Ben Hogan)이 한 말이다.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KPGA 경기위원.
활짝 웃어보라. ‘씨익’ 하는 정도로 말고. 눈가에 주름이 잡히고 입꼬리가 위로 올라갈 때까지. 그렇게 얼마나 오랫동안 웃을 수 있는가? 열까지 셀 동안 그 미소를 유지할 수 있는가? 나는 못하겠다. 제법 잘 웃는 편인데도 그렇다. 조금 지나면 웃는 것인지 찡그린 것인지 모르게 돼버린다. 정말 즐거운 일이 있다면 오래 웃는 게 가능할까?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열 넘게 세도록 여전히 웃고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온 얼굴로 웃는 웃음을 ‘뒤센 스마일’이라고 한다. 19세기 프랑스의 학자 기욤 뒤센이 붙인 이름이다. 뒤센이 연구해보니 (하회탈처럼) 눈가에 주름이 잔뜩 잡히고 입꼬리도 저 위까지 올라간 미소가 진짜 웃음이더란다. 물론 뒤센이 하회탈을 알 리는 없지만.
골퍼 얘기만 하더니 느닷없이 웃음 얘기냐고? 이번 주인공이 바로 프레드 커플스(Fred Couples)이기 때문이다. 프레드 커플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그가 짓는 미소다.
1959년생인 커플스의 별명은 ‘필드의 신사’다. 흔히 ‘젠틀하다’고 말하는 그 신사 말이다. 독자는 ‘신사’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혹시 근엄함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라고 별다르랴. ‘신사라면 역시 묵직해야 한다’는 통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늘 이를 드러내고 웃는 커플스 별명이 신사라니? 왜 그럴까? 그건 딱딱함이 신사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사라면 정장을 멋지게 차려입고 근엄한 표정을 지어야 했던 시대가 있었다. 왜 그랬는지 궁금할 것이다. 바로 그 시절의 사진 기술이 지금과 다른 탓이다. 필름 비슷한 것에 화상이 맺힐 때까지 한참 시간이 걸리던 시절 얘기다. 신사가 사진 한 장 남기려면 두 시간 넘게 움직이지 않고 한 자세로 있어야 했던 시절. 아이고 차라리 초상화를 부탁하고 말지. 그 긴 시간 동안 활짝 웃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옆에서 웃겨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그 시절 신사 숙녀들 사진은 늘 무표정할 수밖에.
그러다가 신기술이 나왔다. 셔터를 한 번만 누르면 필름에 화상이 맺히는 카메라와 필름이 나온 것이다. 그 카메라 회사 이름을 굳이 밝히지는 않겠다. 독자가 다 아는 업체 중 하나다. 신기술은 혁명을 불러왔다. 사람들이 짓는 표정에 말이다. 이제 순간의 표정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웃으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근엄한 표정이 신사 숙녀의 필수조건에서 밀려나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그래서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한결같이 미소 짓는 프레드 커플스를 ‘신사’로 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의 미소를 무심코 넘기던 내가 놀란 것은 지난해의 일이다. 2019년 PGA 투어 챔피언스 ‘딕스 스포팅 굿즈’ 대회 마지막 날이었다. 커플스는 그날 데일리 베스트(선수 중 성적이 가장 좋았다는 얘기)를 치며 클럽 하우스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서너 조 뒤에서 경기하고 있던 더그 배런(Doug Barren)과 동타였다. 이 대회 전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철저한 무명 선수 더그 배런인지라 나도 내심 연장전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아니면 배런이 실수를 해서 커플스가 우승을 하거나.
배런의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PGA 투어에서만 15승을 거두고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13승을 거둔 대가 커플스도 얼굴이 달아올랐다. 몇 년 만에 우승 기회가 온 것 아닌가? 배런이 몇 홀만 남겨두자 커플스는 연습 그린으로 갔다. 그리고 퍼팅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연장전을 대비한 것이다.
그런데 배런은 15번 홀에서 먼 거리 버디 퍼팅을 떨어뜨리면서 한 타를 달아났다. 그는 16번 홀에서도 홀 가까이 붙여 기회를 잡았으나 버디 퍼팅을 놓치고 말았다. 이어지는 17번 홀은 긴 파3. 보기가 숱하게 나온 아주 어려운 홀이었다. 거기서 배런이 그림 같은 하이브리드 샷으로 홀에 바싹 붙여 버디를 낚았다. 두 타 차. 마지막 홀 배런 티샷이 페어웨이 왼편에 아슬아슬하게 떨어졌다.
곧이어 연습 그린에서 짐을 싸서 철수하는 커플스가 화면에 잡혔다. 그런데 커플스는 활짝 웃고 있었다. 저렇게 큰 승부에서 우승을 다툴 기회가 날아갔는데도 말이다. 흔히 속되게 말하는 ‘썩소’가 전혀 아니었다. 남을 의식해서 짓는 억지웃음(뒤센 미소와 비교해 팬암 미소라고 한다)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날 그의 샷 못지않게 인상적인 그의 미소 때문에 나는 커플스 스토리를 찾아봤다. 그러고는 미소에 감동했을 때보다 더 많이 놀랐다. 그가 전성기인 1992년에 33세 나이로 마스터즈 대회를 우승했기 때문이었냐고? 그가 PGA 투어에서만 컷 통과를 500번이나 했기 때문이었냐고? 특히 마스터즈 대회에서는 무려 서른 번이나 컷 통과를 해서 서른일곱 번 컷 통과한 잭 니클라우스에 이어서 2위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냐고? 아니다. 내가 놀란 건 그의 개인사에 슬픔과 아픔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커플스는 한 번 이혼했다. 그런데 전 부인은 그와 헤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시간이 조금 흘러 겨우 슬픔을 이겨낸 커플스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 재혼했지만 곧 별거하게 된다. 무슨 일인지 별거 중인 부인도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커플스는 또다시 깊은 슬픔에 몸부림쳤다. 그 무렵 커플스는 허리를 크게 다쳤다. 마음의 병이 몸을 망쳤을 거라고 짐작해본다. 그는 평생 진통제를 복용하며 살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그런데도 해맑은 미소를 세상에 보낸다.
한없이 부드러운 스윙을 자랑하는 스윙 교과서 커플스가 더 위대해 보이는 것은 바로 그 미소 때문이다. 프레드 커플스는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웃는 건지도 모른다. 독자와 나 우리의 미소는 어떻게 비칠까?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KPGA 경기위원으로, 골프채널코리아에서 골프 중계 해설을 맡고 있다.
“그 사람들 아직도 골프 칩니까?”
우스갯소리이지만 뼈가 있었다. 그것도 굵은 뼈가. 2013년 개리 플레이어(Gary Player)가 한 말이다. 플레이어는 1935년에 태어났다. 2013년이면 그의 나이 78세 때였다.
독자들 중 플레이어가 말한 ‘그 사람들’이 누군지 알아맞히면 진정한 골프 애호가로 인정하겠다. 잘 모르겠다고? 그러면 힌트를 주겠다. ‘그 사람들’은 플레이어가 전성기 내내 도전했지만 넘어서지 못한 벽이다. 이쯤 되면 웬만큼 골프를 아는 사람은 짐작이 될 것이다. 그렇다. ‘그 사람들’은 바로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와 아놀드 파머(Arnold Palmer)다.
2013년에도 플레이어는 필드에서 강력한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에이지 슈팅(자기 나이보다 더 적은 타수로 18홀을 마치는 기록)을 밥 먹듯 한 것은 물론이다. 60대 타수도 수시로 기록했다.
반면 그보다 여섯 살 많은 파머는 골프 행사에 얼굴만 내밀다시피 하는 처지였다. 참고로 파머는 2016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플레이어보다 나이가 더 많은 파머는 그렇다 치자. 그럼 니클라우스는? 니클라우스는 1940년생으로 플레이어보다 다섯 살 적다. 그런 니클라우스도 당시 플레이어에 비하면 기량이 훨씬 떨어졌다. 물론 파3 콘테스트 같은 이벤트 대회에 나와 샷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렇다면 왜 플레이어는 그 사람들이 “아직도 골프를 치느냐?”고 물었을까? 세 사람의 스토리를 훑어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플레이어와 니클라우스 그리고 파머는 전성기가 상당 부분 겹쳤다. 그래서 ‘라이벌’로 불리긴 했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니클라우스와 파머를 제대로 넘어본 적이 없다. 성적이 단적으로 이를 보여준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플레이어는 24승을 올렸다. 니클라우스는 73승, 파머는 62승을 거뒀다. 물론 플레이어가 다른 투어에서 우승한 것까지 합쳐서 무려 100승 이상을 기록한 걸 폄하하려는 게 절대 아니다. 그는 메이저 대회만 아홉 번이나 우승한 위대한 골퍼다. 다만, 플레이어는 동시대 두 거장에게 끊임없이 도전하고 좌절하기를 거듭했다.
“아직도 골프 치느냐?”는 말은 그가 마음속으로 꼭 꺾고 싶었던 라이벌을 나이가 들어서야 마침내 제쳤다는 ‘한풀이’성 발언 아니었을까?
플레이어가 그 말만 툭 내뱉은 건 아니었다. 말의 속뜻을 절감하게 하는 ‘다른 어떤 것’도 함께 보여줬다. 바로 ‘바디 이슈’(The Body Issue)라는 잡지에 상반신 누드 사진을 실은 것이다. 그것도 표지모델로 ‘보란 듯이’. 사진을 봤을 때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팔순이 다 된 몸이 그렇게나 탄탄할 수 있다니. 그는 식스 팩을 자랑했다. 아무리 운동선수 출신이라지만 대단했다. 나도 모르게 내 배를 내려다봤다. 그 해 나는 마흔이 살짝 넘은 나이였다. 플레이어 ‘영감님’ 배와 비교했을 때 내 기분이 어땠을까? 흑. 독자 상상에 맡기겠다.
잡지에는 “플레이어가 매일 1000개씩 윗몸일으키기를 한다”는 내용도 실렸다. 아침저녁에 각각 500개씩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1000개라니! 내가 평생 한 윗몸일으키기는 그가 한 달 동안 한 숫자에도 못 미쳤다.
플레이어가 얼마나 단단한 복근을 갖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얘기는 나중에 다른 곳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뛰는 미셸 위(Michelle Wie)가 한 말이다.
“내가 열여덟 살 때 개리 플레이어 할아버지를 만났다. 플레이어 할아버지가 자기 배를 쳐보라고 했다. 주먹으로 힘껏 배를 쳤다. 그런데 바위를 치는 느낌이었다. 주먹이 너무 아팠다.”
미셀 위는 1989년생이다. 그가 플레이어를 만났을 때가 18세였다면 2007년이다. 플레이어가 이미 칠순이 넘었을 때다. 키 182cm에 운동으로 다져진 장타자 미쉘 위가 주먹으로 내 배를 힘껏 친다면? 아! 상상만 해도….
이 정도면 플레이어의 몸은 ‘타고난 것 아닐까’ 하고 지레짐작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키가 168cm로 단신이다. 반면 니클라우스와 파머는 장대하다. 플레이어는 작고 약한 몸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10대 때부터 꾸준히 피트니스를 했다고 한다. 그가 평생 흘린 땀의 보상을 황혼기에 톡톡히 받고 있는 셈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84세의 나이로 여러 이벤트 대회에 참가했다. 얼굴만 비친 게 아니라 진짜 경기를 했다. 내가 PGA 시니어 투어 중계 해설을 맡으면서 그가 하루 경기를 다 소화하는 걸 봤다. ‘배스 프로샵 레전드 오브 골프대회’였다. 그는 등이 예전보다 살짝 굽기는 했다. 두어 해 전 아들이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속을 썩이더니…. 안타까웠다. 그래도 여전히 시원하게 아이언을 뿌렸다. 유머감각도 넘쳤다. 골프와 마찬가지로 인생 승부도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 개리 플레이어 선생이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올해도 그가 경기하는 모습을 해설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제법 큰 사업을 하다가 아예 골프의 길로 나섰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경기위원 교육과정 최고단계 타스(TARS, Tournament Administrators and Refree’s School)를 최우수 성적으로 수료했다. 그때 한 공부를 밑천으로 현재 KPGA 경기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평소 말이 앞선다고 욕을 먹는가 싶더니 그 재주를 살려 방송인으로도 변신했다. 골프채널코리아에서 골프 중계 해설을 맡고 있다. 골프쇼 ‘필드 위의 사냥꾼’에 출연해 예능 기질도 뽐내는 중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청라국제도시내 주상복합용지(M1블록) 1개 필지를 입찰방식으로 공급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용지는 면적 6만9205㎡, 용적율 310%(주거 206%)로 주거부분은 건축연면적의 70%미만으로 허용된다. 85㎡초과 주상복합아파트 1082가구를 건축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매각 후 계약 해제된 토지로 공급예정가격은 1737억(3.3㎡당 829만원)이다. LH는 특히 최초 공급예정금액인 2017억에서 280억원을 인하해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대금납부 조건도 5년 무이자할부로 대폭 완화했다.
이번 주상복합용지는 주운수로(수변공원)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편익시설이 밀집된 청라국제도시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일반건설업체에 공급하는 마지막 남은 공동주택용지로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LH 관계자는 전했다.
입찰신청은 오는 18일부터 19일까지 LH 토지청약시스템을 통해 신청 가능하고, 계약체결은 3.24에 실시될 예정이다.
한편 청라국제도시는 1781만6000㎡, 3만3000여세대 규모로 계획된 인천경제자유구역사업지구로, 현재 2만 1000여 세대가 입주한 상태다. 특히 오는 4월 투자유치가 확정된 하나드림타운이 계약과 동시에 착공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 본사, 콜센타, 연수원 등 상주인원 7000여명이 근무하는 금융허브로 개발될 예정이다.
교통여건은 지난해 6월과 7월에 인천공항고속도로 청라IC 개통과 청라~강서간 BRT 운행 개시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다. 청라IC를 이용하면 여의도까지 30분이내 도달이 가능하고, 3월 경인고속도로 직선화도로와 4월 인천공항철도 청라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또한, 지구내에 잭니클라우스가 설계한 27홀의 테마파크형 골프장이 오픈했고 달튼외국인학교와 초중고교 12개 학교가 개교한다.
특화시설인 동서 3Km, 남북 1.5km의 주운수로 일부 구간이 완공된다. 공원면적만 69만3000모인 중앙호수공원이 6월 개장을 준비중이다.
분양신청ㆍ입찰관련 자세한 사항은 청라영종사업본부 청라사업단 판매보상부 (032-540-1784)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