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백발에 환한 웃음의 소유자 리송 씨는 65+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신장이 패션모델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좋은 신체 비율과 패션 감각,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대회 분위기를 압도했다. 당당한 포즈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가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살면서 모델 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3년 전부터 50년 지기 고교 동창 사진반 친구들이 모델을 서달라고 해서 시작했죠.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은 내면을 끌어내는 작업이더라고요. 70년 살아오면서 꺼내놓을 감정이 많았어요.”
리송 씨를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주름을 지우지 말라고 당부했다. 예쁜 모습이 아닌 ‘인간 리송’으로 보이길 바랐다.
“예쁜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주름에 살아온 인생의 방향이 잡히잖아요. 하회탈 같은 모습을 원했죠. 긍정의 주름이요.”
작년에 성대하게 친구들과 함께 고희연을 치렀다는 리송 씨. 지금까지 평생 주부로 살았는데, 앞으로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밀도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칠십이 넘고 나니 제대로 시니어가 됐구나 생각했어요. 오롯이 나만을 생각하면서 작년 4월에 시니어 전문 모델학원인 제이액터스에 등록했어요.”
리송 씨는 자신이 시니어라고 해서 연령에 맞는 옷을 따져서 입지 않는다. 시니어의 참모습은 관록과 연륜에서 보이는 내면의 아름다움에서 뿜어져 나온다고 믿는다. 결코 옷의 선택이 아니라고 했다.
“시니어 모델만의 영역이 있죠. 키가 크고 주름 하나 없는 모델이 필요하면 젊은 모델 중에서 찾아야겠죠?(웃음)”
이번 시니어모델선발대회에 앞서 현대백화점에서 주최한 ‘시니어패셔니스타콘테스트’에서는 1500명 지원자 중 10명 안에 들기도 했다는 리송 씨다.
“저는 100%의 긍정을 가지고 삽니다.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죠. 10개가 아니라 2개를 가져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순간적으로 나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표지 모델을 하고 싶고, 온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니어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키가 작아서 모델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런데 시니어는 신장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용기를 얻었어요. 백화점 책자에서 시니어 모델 화보를 보면서 ‘아, 이렇게 나이 들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남편도 이 일을 추천했어요. 옷 고르고 입는 거 좋아하니까 도전해보라고요.”
55+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인 최애리 씨는 이번 모델대회 이후 한 패션 브랜드의 룩북 촬영을 마쳤다고 했다.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로 살아왔기에 시니어 모델로서 무대를 밟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사회생활의 시초가 됐다.
“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정말 기대 안 했어요. 55+ 부문에서 나이가 가장 많았거든요. 제 머리 색깔이 백모에 가까워요. 나이 드는 게 결코 슬픈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뭔가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능력을 발휘해보고 싶어요.”
어렸을 때 꿈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델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옷 입는 것을 좋아했고, 예쁘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연예인도 하고 싶었고 미술 혹은 무용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집안의 반대가 따랐다. 그 시대에는 다 그런 분위기였다.
“아이들 키울 때는 양장학원에 다녔어요. 바지랑 셔츠, 제 원피스도 만들어 입었어요. 그땐 남편이 제가 집에서 살림하는 것을 더 원했어요. 대신 남편은 제 취향에 맞춰서 모던 댄스도 배웠고요, 등산도 하고 자전거도 같이 탔습니다. 제 잠재의식 속에 있는 모든 것은 접어두고 가정에 충실했죠.”
요즘은 평생 친구 해준 남편에게 살짝 미안하단다. 퇴직 후 남편 또한 시간을 잘 보내고는 있지만, 예전만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다.
“남편이 정말 많이 응원해줍니다. 지난번에는 촬영이 새벽 1시에 끝났는데 데리러 왔어요. 지금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기고 싶어요. 욕심 안 내고 잘하고 싶습니다.”
제1회 KMA시니어모델선발대회 대상 수상자인 이로익 씨. 훤칠한 키에 맑은 피부, 은빛 머릿결을 자랑하는 것으로 보아 평생 모델로 살았을 것 같은 인상. 하지만 그는 성공한 전문 기업가로 인생 전반전을 살아왔다.
“한국경제신문사의 자회사 대표로 오래 일했습니다. 한일 합작 회사도 만들고요. 중국 상하이에서 한스상해유한공사를 만들어 10여 년 일했습니다. 광고대행사를 할 때는 월간지도 발간하고, 광고 대행 일도 했죠. 딸에게 사업을 맡기고 모델 쪽으로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젊은 시절에도 모델과 연예계 쪽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군 제대 뒤에 한 모델 선발대회에 출전해 최우수상을 받아 모델계 입성 목전까지 갔다. 그러나 정치가였던 아버지의 반대로 꿈을 접고 평범한 일을 택해 지금껏 살아왔다. “제 키가 180cm입니다. 또래에 비하면 크죠. 청바지를 즐겨 입는데 다리가 길어서 외국 브랜드를 입어야 좀 편합니다. 그런데 시니어 모델로 대성하려고 했는지 중학교 때부터 머리가 세기 시작했어요.(웃음)”
현재 이로익 씨의 머리는 완전 백발. 특이하게 머리카락 뿌리 부분을 검은색으로 염색했다.
“요즘 젊은이들 보니까. 머리카락을 하얗게 염색하더라고요. 그런데 머리가 자라나면 검정 머리가 올라오잖아요? 젊음이 솟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럼 나도 그렇게 해볼까? 그래서 안쪽을 검은색으로 염색해서 덮었는데 마음에 듭니다. 머리를 좀 더 길러볼 생각이에요.”
1년 6개월 전 은퇴하고 나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다양한 운동을 하며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아왔다는 이로익 씨. 앞으로 자신의 재능을 기반으로 봉사도 하고 시니어 모델을 넘어 엔터테이너로서의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나이 드는 게 경쟁력인 시대, 멋을 아는 시니어가 주목받는 가운데 11월 15일 ‘2019 제1회 KMA시니어모델선발대회’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문화홀에서 개최된다.
(사)한국모델협회가 주관하는 ‘제1회 KMA시니어모델선발대회’에는 700여 명이 예선 지원 접수하여 성황을 이뤘다. 지난 10월 22일과 23일 양일간 시니어 모델 전문 엔터테인먼트 제이액터스에서 치러진 1차 예선을 통해 120명을 선발했으며, 11월 8일에 2차 예선으로 본선 진출자 30명을 확정했다.
(사)한국모델협회는 “이번 대회가 즐겁고 행복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시니어 모델에게 올바른 모델 생활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며 나아가 모델의 입문과 활동 지원까지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회를 통해 발굴되는 시니어 모델은 소은영, 김칠두의 뒤를 시니어 뷰티와 패션 리더로서 시니어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9 제1회 KMA시니어모델선발대회’는 롯데백화점, 구스앤홈, 제이액터스, 하늘농가, 오민크리에이터, 크리스탈드레스, 포튼가먼트, 사라앤수 등이 협찬한다.
낡고 늙음이라는 고정 관념을 끊어내고 시니어 모델로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두 사람을 만났다. 시니어 모델 최초 서울 패션위크 무대에 오른 소은영(제이액터스·75) 씨와 최근 핫한 모델 김칠두(더쇼프로젝트·64) 씨다. 늦은 데뷔이지만 내공 가득 담아 시니어의 멋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두 사람. 그들만의 패션 포인트와 패션 피플로서의 삶을 엿봤다.
인생, 이러니 참 살아볼 만하지 않은가.
최근 SNS를 보다 보면 신인 모델이라는데 하얗게 세어버린 긴 머리와 수염 덥수룩한 사나이가 눈에 띈다. 패션모델 데뷔 1년차 김칠두. 시니어 모델이라기보다는 아주 늦게 데뷔한 신인 모델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우 16만 명이 훌쩍 넘은 지도 오래. 그의 SNS에 쓰인 젊은 팬들의 댓글을 보면 중후함에서 나오는 특별한 스타일에 대한 칭찬 일색이다.
원래부터 내가 제일 잘나갔다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면 머리에 ‘잘생겼다’란 네 글자가 박힌다. 환갑이 훌쩍 넘었고 조만간 어르신 교통카드도 나온다는데 멋짐 폭발은 감출 수가 없다. 호피 무늬 아우터에 챙 넓은 중절모, 긴 수염 휘날리며 압구정 거리를 걸으니 런웨이가 따로 없다. 모델 워킹 수업 세 번 만에 2018년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키미제이(KIMMY.J) 모델로 섰다는데 어느 별에서 왔는가.
“젊었을 때는 집에서 혼자 포즈 연습 좀 했습니다. 그래서 무대에 서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알아주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알고 보니 20대 초반 무교동의 한 의상실에서 2년여 일했던 경험이 있다고. 옷에 대한 관심 혹은 옷 잘 입게 된 계기를 물으면 그 시절로 자꾸 거슬러 올라간다고 했다.
“당시 패션 스타일을 배우면서 일했어요. 앙드레 김 선생님이 나오신 국제복장학원도 좀 다녔고요. 그때가 기성 제품이 나오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의상실 경기가 하락세여서 2년만 하고 일을 그만뒀죠. 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가정 형편상 복장학원을 더 이상 못 다녔지만 관심은 늘 패션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패션 쪽 일을 그만두고 나니 그 후로 모델에 관심이 생기더군요. 모델 경연대회에 나가서 입상도 했죠. ㈜태창 전속모델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패션모델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이번에도 그는 꿈을 접어야 했다.
“먹고사는 게 바빴거든요. 그 당시의 모델은 돈 없으면 못하는 직업이었어요. 결혼하고 나서 여유가 생겨서 남대문 커먼플라자에서 여성의류 도매 장사를 했어요. 제가 직접 디자인을 해서요. 그때만 해도 전문모델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옷 잘 입는 비결 따로 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을 품고 있었으니 패션 센스는 자연스레 장착됐을 뿐이다. 옷이건 액세서리건 김칠두 씨가 고르고 찾아서 입었다. 대부분 가정에서 남편 옷 고르는 임무가 아내 몫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저는 저만의 코디를 합니다. 주로 흰색을 좋아해서 입고 말이죠. 옷 잘 입는 방법은 자기 스스로 감각을 키우는 거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지 않나요? 저는 잡지나 영화를 많이 봐요. 요즘은 인스타그램에도 정보가 많이 올라오니까 눈길이 가는 스타일은 한참 보면서 숙지합니다. 트렌드를 체감하려고요.”
TPO(시간·장소·상황)에 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옷을 맞춰 입는 거도 중요하죠. 모델하기 전에 식당을 할 때는 머리도 길고 해서 주로 개량한복을 입고 일했습니다. 고깃집이나 한식당을 주로 해왔으니 분위기를 맞춘 거죠. 지금과 같은 캐주얼은 입기 힘들었어요. 마른 체격을 고려해서 풍성한 옷을 자주 입습니다. 바지는 통은 넓지만 밑이 좁아지는 것을 고릅니다.”
환갑 넘어 패피에 합류하다
그의 패션 화보를 보면 나이가 무색할 정도다. 10대 후반에서 30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인터넷 쇼핑몰, 여성 잡지 등에서도 그의 이미지를 원한다.
“원래 옷 선택할 때 시니어용, 주니어용 가리지 않아요. 요즘 트렌드에 맞춰서 입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입어보는 게 아니라 제 스타일의 옷들이니 새로울 게 없죠. 화보 촬영 전에 콘셉트 등에 대해 사진작가와 얘기를 나눠요. 또 작가들이 뭘 원하는지 저 스스로 콘셉트를 찾고 빠르게 숙지하려고 합니다. 룩북(화보) 촬영이 너무 좋아요.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직은 좋은 것들뿐입니다.”
‘패완얼’ 김칠두
최근 건강관리를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는 김칠두 씨. 먹어도 찌지 않는 체질이기에 특별히 운동을 해본 적은 없단다.
“몸 관리라는 거 안 해봤어요. 소속사 아카데미에 일주일에 두 번 나와서 워킹과 동작 등을 반복해서 연습하고요. 소속사 대표님과 지인들이 요가를 권해서 배우게 됐죠. 제 나이에 피트니스센터에서 무거운 거 드는 거보다 훨씬 좋겠더라고요.”
모델 일과 몸 관리를 하면서 쇼핑도 꾸준히 한다. 평택에서 살다 재작년 말 서울로 이사 오면서 동묘 지역을 선택했다.
“그곳에 옷들이 많잖아요. 제가 워낙 좋아하니까 이사도 그곳으로 했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바로 이거였다.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하는지?
“네.(웃음) 잘생겼다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우리 연배에 나만큼 잘생긴 사람 별로 못 봤어요. 너무 자화자찬했나요?”
그렇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
낡고 늙음이라는 고정 관념을 끊어내고 시니어 모델로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두 사람을 만났다. 시니어 모델 최초 서울 패션위크 무대에 오른 소은영(제이액터스·75) 씨와 최근 핫한 모델 김칠두(더쇼프로젝트·64) 씨다. 늦은 데뷔이지만 내공 가득 담아 시니어의 멋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두 사람. 그들만의 패션 포인트와 패션 피플로서의 삶을 엿봤다.
인생, 이러니 참 살아볼 만하지 않은가.
Q. 패션에 관심이 많았나?
처음부터 옷을 잘 입었던 건 아니다. 어렸을 때 동생이 그림을 그렸는데 옆에 있다 보니 색 배합에 관심이 생겼다. 일본에서 들여온 패션 잡지도 오래전부터 봐왔다. 그러다가 옷에 관심이 많아졌다. 친구들이 치마나 바지를 못 입겠다고 하면 수선집에 가지고 가서 새로운 옷으로 만들어 입었다. 집 앞에 나갈 때 그냥 나가는 법이 없다. 어디를 가도 단정하게 챙겨 입고 나간다. 젊은 시절의 옷도 장롱에 그대로 있다. 가끔 입고 나가면 그때처럼 마음이 젊어지는 느낌이다. 시니어 모델로서 늘 당당하게 옷을 입는다.
Q. 모델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일흔두 살에 시작했으니 올해로 4년 차다. 어렸을 때 배우 김지미 씨가 나를 동생같이 예뻐했다. 탤런트가 되고 싶었는데 집안이 엄해서 평생 전업주부로 살았다. 일흔이 넘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고민했다. 집에 앉아서 TV 보고, 친구 만나서 밥만 먹을 수는 없어서 나만의 길을 찾아보려고 했다. 탭댄스와 한국무용을 배워봤는데 적성에 맞지 않았다. 인터넷 검색으로 내 나이에 할 만한 활동들을 찾아봤다. 그러다가 시니어 모델 전문 교육기관인 제이액터스를 알게 됐다. 내가 젊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초반에 걱정이 좀 됐지만 잘할 자신이 있었다. 정말 열심히 했다. 딱 내 일이다 싶었다. 모델계에 발을 내딛는 순간 내 도전도 시작됐다. 재밌다.
Q. 나만의 원포인트 패션 비법이 있다면?
단연 스카프다. 대형 박스 2개에 스카프가 가득 들어 있다. 셀 수 없이 많다. 옷을 입을 때 스카프를 늘 염두에 두고 스타일링을 한다. 액세서리도 원래 크거나 화려한 것을 안 했는데 도전해보고 있다. 깔끔하고 캐주얼한 옷을 많이 입는다. 남들은 못 입어도 나라면 소화할 수 있는 옷이 좋다. 스카프도 매보면서 말이다. 스카프 하나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니 정말 좋은 패션 아이템이다. 친구들 옷을 가끔 골라주면 친구 남편들이 더 좋아한다. 옷을 고를 때 나이 고려는 안 해봤다. 브랜드도 전혀 신경 안 쓴다. 단돈 1만~2만 원짜리도 내가 입으면 남들이 명품이라고 생각한다.
Q. 시니어 모델 최초 타이틀이 있다던데?
2017년 서울패션위크 박종철 디자이너 무대에 섰다. 시니어 모델로는 최초였다. 시니어 모델의 무대 위 워킹과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며 오디션에 붙여주셨다. 다 남자 모델이었고 여자는 나 하나였다. 12cm 킬힐을 신고 런웨이에 설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했다. 청심환을 먹고 겨우 오를 수 있었다. 지금도 계속 무대에 서고 있다.
Q.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모델 일을 한다고 해서 급격하게 살을 뺀 적은 없다. 내 생각에 다이어트가 좀 필요하다 싶을 때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체중이 50kg을 넘어본 적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꼭 스트레칭을 하고 한 시간 정도 되는 거리는 무조건 걷는다.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하체 근력을 키우는 스쿼트는 아침저녁으로 50번 씩, 하루 100번은 꼭 채운다. 피트니스센터는 성격에 맞지 않아 깨끗하고 좋은 목욕탕을 찾아 일주일에 세 번, 3시간 정도 있다 온다. 물속에서 걷고 스트레칭도 하고 말이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7시 반에는 꼭 잘 차린 아침식사를 한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편이다.
Q. 모델로서 도전하고 싶은 스타일은?
시니어 모델 하면 단연 카르멘 델로피체 아닌가. 나는 일흔이 넘었는데도 흰머리가 안 난다. 그녀처럼 해보기 위해 탈색을 했다. 이제 머리를 좀 길러 제대로 스타일링을 해보고 싶다. 국제무대에도 나갈 수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한국을 대표해서 어디든지 가고 싶은 의욕은 많다. 기대나 희망이 없으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나이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큰 무대에 서보고 싶어 건강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제는 나를 위해 살 시간이다. 내 인생을 어떻게 끝까지 마무리하느냐, 그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