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최근 고령자의 고립을 막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간호 혹은 케어 서비스가 아니다.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마치 손주와 같은 역할을 하는 대학생들이 일상을 돕는 서비스다.
일본의 고령자들은 손주와 소통하며 디지털을 배운다. 소통을 위한 방법으로 직접 만나는 이들이 가장 많기는 하지만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들이 꽤 늘었다. 하루메쿠 생활방식 시니어 연구소(ハルメク 生きかた上手研究所)의 '시니어 여성과 손주의 관계에 관한 의식과 실태조사'에 따르면 디지털을 활용한 소통이 늘고 있다.
'직접 만난다'는 응답이 99.2%로 가장 많았지만 '전화'가 77.1%, 'LINE'과 '메일'이 57.5%, 'zoom 등의 온라인 통화'가 52.3%로 이어졌다.(복수응답) 이전 조사와 비교하면 'LINE'과 '메일'은 10.5% 늘었고, '온라인 통화'도 20.5% 증가했다.
손주와 소통하면서 손주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준다는 시니어는 56.4%, 손주에게 배우는 시니어는 42.6%였다. 손주에게 배우는 내용으로는 최근 학교 교육과 지식(34.7%), 게임(30.5%), 애니메이션과 만화(30.5%), 스마트폰이나 PC 사용법(20.9%) 순이었다. 손주로부터 디지털 관련 정보를 배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손주가 없는 고령자는 어떨까? 손주의 역할을 하는 대학생이 방문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플랫폼이 있다. 2020년 창업한 이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못토메이토’(もっとメイト)다.
손주 세대의 ‘친구 서비스’
베스트 파트너(best partner)라는 의미의 ‘못토메이토’는 2020년 ‘짝궁 서비스’를 선보였다. 손주 뻘 되는 대학생들이 독거 고령자의 ‘친구’가 되어주는 서비스다. 못토메이토를 운영하는 미하루(MIHARU)의 아카기마도카(赤木円香) 대표는 고령자의 고독감을 해소해주고,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한다. 기존에 있는 가사 대행 혹은 간호 서비스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해소하고 싶었단다.
못토메이토의 친구들은 고령자를 방문해 이야기 파트너, 스마트폰 강의, 외출 동행, 필요 서류 작성, 집안 정리, 쇼핑 지원, 온라인 예약 대행 등을 돕는다. 서비스 기본요금은 시간당 5500엔(약 5만 원)이다. 시간을 연장하면 추가 비용을 낸다. 비용이 적지 않지만, 재 신청률은 90%에 이른다.
못토메이토 활동을 할 수 있으려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면접 통과율은 17%에 불과하다고. 면접에 통과하고도 미하루가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행동지침 이해, 호스피탈리티 연수, 업무 연수를 마친 뒤 3회의 동행 연수를 마쳐야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친구라고 불리는 대학생들은 견습생부터 아이언,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로 직위를 부여받고, 수준에 따라 기본요금의 30~40%를 받아간다.
친구는 고객 진료기록 카드를 가지고 방문하는데, 카드에는 대화 소재 140여 개 문항이 적혀있고, 방문마다 3~4개의 문항 답변을 채워야 한다. 미하루는 이 정보를 데이터화해서 고객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고령자의 고민과 가치관을 누적해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미하루의 ‘못토메이토’는 닛케이에서 발간하는 잡지에서 ‘미래의 시장을 만드는 100대 기업’(2023)으로 선정됐다. 또한 여러 투자자로부터 6000만 엔의 투자를 받았다.
간호를 받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고령자들은 ‘간호 인력’이 집으로 와 돌봄을 받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마도카 대표가 미하루를 창업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나 가족의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고립되지 않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일. 못토메이토의 사명이다.
마도카 대표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자 3600만 명 중 절반은 노화에 의해 신체 능력 저하를 느끼는 프레일(frail) 단계에 있지만, 핵가족화로 인해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없는 이들이 많다”면서 “간호가 필요한 게 아니라 자립하고 있기에 건강, 경제력, 거처, 자존심 네 가지를 유지하면서 고령자의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프레일 단계의 고령자 지원이 부족한 만큼 못토메이토가 그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미국 손주와 노인의 우정 '파파'
손주뻘인 대학생과 고령자를 매칭해 고령자를 돌보는 플랫폼이 일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파파'(PaPa)라는 플랫폼이 2017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파파에서 노인과 매칭 된 대학생은 노인과 병원에 동행하거나, 가사를 돕거나, 디지털 기술을 가르쳐준다.
파파를 만든 대표 앤드류파커는 '고령자의 주변에 있고, 동료가 되어주는 존재'로서 대학생들이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서비스를 출시한 이유는 고령자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일본 매체들이 못토메이토를 조명한 것은 미국처럼 일본에도 이런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앤드류 파커 대표는 고령화가 많이 진전된 일본에서 기회를 봤다고 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는 만큼, 일본의 정부나 지자체 기관과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은 창업기업(사업 개시 후 7년 이내)의 특성을 조사하는 ‘창업기업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세부 자료에 나타난 중장년 세대의 창업 실태는 어떠한지 항목별로 자세히 들여다봤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창업기업 수는 307만 2000개다. 이중 40대 이상 중장년층 창업기업은 239만 3000개로 전체의 77.9%에 해당한다. 청년층 창업기업은 67만 5000개였다. 즉, 중장년 창업기업이 청년층보다 3.5배가량 많은 셈이다. 전체 창업자의 연령은 50대가 31.3%로 가장 많았고, 40대 30.2%, 30대 17.8%, 60대 이상 17.1%, 20대 이하 3.7% 순이었다.
과반수 중장년 창업자는 취업 상태에서 창업을 진행했다고 응답했다(△40대 65.4% △50대64.8% △60대 이상 66.3%). 창업기업에 종사하는 고용자 또한 중장년이 대다수였다. 전체 고용인원 361만1672명 중 중장년은 305만 4581명으로 84.6%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도 전체 988.5조 원 중 83.3%인 823.3조 원을 중장년 창업기업이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중장년 창업 준비 기간 1년 미만, 창업 교육 경험 '없음' 대다수
보고서에서는 창업을 단계별로 분류했다. 먼저 창업준비단계를 살펴보면, 중장년 창업자의 경우 평균 1년 미만의 준비기간을 거친다. 전 연령대 중 가장 긴 준비기간을 거친 것은 50대로 11.2개월이다. 40대는 10.2개월, 60대는 10.7개월 동안 준비했다고 응답했다. 대체로 창업 아이템 및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본인을 꼽는 등, 중장년의 88% 내외가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에는 창업 관련 프로그램과 정부 지원이 점차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관련 교육을 경험한 이는 많지 않았다. 중장년 창업자의 약 85%가 교육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40대 85.0% △50대 86.2% △60대 이상 84.8%). 창업 시 소요자금에 대해서도 정부 출연금·보조금이나 정부 융자·보장을 통해 조달한 경우는 5% 미만이었다. 중장년의 경우 정부 출연금·보조금을 활용한 이는 1%대에 그쳤다.
실제 중장년 창업자의 약 70%는 창업 장애요인으로 ‘자금 확보의 어려움’을 꼽기도 했다. 창업 실패 및 재기에 대한 두려움도 적지 않았는데(전 연령 평균 35~45%), 오히려 60대 이상에서 이러한 우려는 가장 낮았다(35.1%). 4명 중 1명꼴로 지식·능력·경험의 부족을, 5명 중 1명은 창업 성공 시까지 경제활동 문제를 장애요인이라 말했다.
역설적으로 이들이 창업 동기 또한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다. 중장년의 절반 이상은 더 큰 경제적 수입을 위해 창업을 하게 됐다고 응답했다(△40대 54.0% △50대 52.8% △60대 이상 51.3%). 장기 전망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거나(11~13%), 취업난 및 직장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느껴(11~12%) 창업을 선택한 중장년도 일부 있었다. 별다른 선택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창업을 시작한 경우(16~19%)도 적지 않았다.
◇ 60대 이상 창업자 온라인 홍보 활용률 17.3%, 전 연령대 중 최고
중장년의 경우 약 95%는 자기자금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금액별로 보면 창업 시 소요된 자금의 경우 60대 이상은 약 4억 276만 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이는 20대 이하가 들인 창업 자금 약 1억 8011만 원의 2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30·40대의 경우 2억 8000만 원대로 비슷했고, 50대는 약 3억 4418만 원을 투자했다.
다음으로 창업실행단계 및 성장단계를 살펴보자. 중장년 창업자의 경우 대다수 창업이후 부채가 적지 않았다. 40대는 자산 중 76.1%가 부채로, 전 연령대 중 부채 비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60대 이상이 72.0%, 50대가 66.8%로 뒤를 이었다. 반면 손익계산서에서는 40대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8.7%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50대와 60대 이상은 7.2%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에 참여한 중장년 창업자의 약 64%는 ‘이번 창업이 첫 번째’라고 응답했다. 40대 이상 창업자들의 전체 창업 횟수는 1.4회로 모두 동일했으며, 2회 이상 창업한 경우는 2.2%로 같은 수치를 보였다. 5회 이상 창업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0대에서 가장 많았으며(0.5%), 이는 어느 정도 연령에 비례한 결과로도 읽힌다.
창업기업에 대한 홍보마케팅 활동에 대한 항목에서는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중장년 창업기업의 4분의 3 이상이 별다른 홍보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활동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홍보가 가장 많았는데, 40대 이상 중장년에서는 연령대와 반비례하는 양상을 보였다. 60대 이상 창업자의 온라인 홍보 활용률이 17.3%로 전 연령대에서도 가장 높았고, 40대는 13.0%, 50대는 16.7%가 같은 방식을 활용했다.
영업 방식을 살펴보면 직접영업을 택한 중장년이 87% 내외였고, 위탁영업은 1%대로 극 소수였다. 이들은 제품 및 서비스의 판매·제공 경로를 오프라인을 중심에 두고 있었다(△40대 91.9% △50대 91.8% △60대 이상 88.7%). 온라인을 택한 경우는 40대 이상에서 60대가 1.3%로 가장 높았고, 전체 중 40대가 가장 낮았다(0.6%).
한편 창업기업실태조사는 국가승인통계(제142016호)로 매년 작성·공표되고 있다. 2020년을 기준으로 한 이번 조사는 예년과 달리 프리랜서, 1인 미디어, 전자상거래 등도 새롭게 대상에 포함했다. 창직, 온라인창업 등 다양한 형태의 창업가들이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4060세대의 비중이 높다는 점, 전 연령대 대비 60대 이상의 온라인 판로 개척 및 홍보 활동이 적지 않은 점 등 중장년 창업가의 활약이 돋보이는 결과다.
창업은 퇴직 후 중장년이 재취업 다음으로 많이 고려하는 생계 수단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1년 발표한 ‘창업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생기업 창업자 중 72%가 중장년(40대, 50대, 60대 이상)이다. 그러나 희망만 품고 창업의 세계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하다. 퇴직금을 비롯해 노후자금을 창업에 투자한다면 실패할 경우 타격이 크기 때문에 준비 과정에서부터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라고 묻는 이들에게 창업 전 두드려야 할 ‘돌다리’를 소개한다.
‘소수 창업가의 특징’을 저술한 경영학자 히스리치와 브러시는 창업을 ‘재정적·심리적·사회적 위험을 감수하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금전적인 보상과 개인적 만족, 독립심을 누리기 위한 창조의 과정’이라 정의 내렸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시간과 노력’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중장년의 취업 및 진로 방향 설정을 돕고 있는 권미경 커리어컨설팅 대표에게 예비창업자로서 검토해야 할 요소와 세워야 할 전략에 관해 물었다.
Q. 최근 중장년 창업의 가장 흔한 업종 형태는 무엇입니까?
중소벤처기업부의 통계자료를 보면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입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비자발적 창업이 25.7%라는 겁니다. 불가피하게 창업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사람이 적지 않아요.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죠. 실패할 경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창업 전 어떤 준비를 먼저 해야 할까요?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우선 ‘목적지’를 정해야겠죠. 흔히들 인생을 항해에 비유합니다. 사람들은 각자 바라는 최종 목적지를 정하고, 안정적으로 도착하고자 항로를 선택하죠. 이때 항로대로 가기 위해 세우는 계획을 ‘생애 설계’라 할 수 있습니다.
Q. 생애 설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우선 인생 그래프를 한번 그려보길 추천합니다. 인생에서 잊지 못할 사건을 작성하고, 그 시기가 언제인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해당 사건이 인생에서 마이너스였는지 플러스였는지 점수로 표시하고 그래프를 그려보는 거예요. 그러면 나이별 과업이 한눈에 보여요. 앞으로 실천해야 할 일을 작성하는 게 마지막입니다. 삶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며 계획하는 방식이죠.
Q. 자신의 흥미와 강점을 파악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의외로 본인의 흥미와 강점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워크넷에서 직업 선호도 검사나 창업 적성검사를 통해 창업 적성을 알아볼 수 있어요. K스타트업 홈페이지에서도 창업 역량 자가진단 키트를 제공합니다. 창업사업 통합정보관리시스템으로 접속해 역량을 점검하고 부족한 점을 진단해보세요.
Q. 아이템을 선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면요?
수익성과 안정성, 성장성 3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업종 시장 수요가 충분한지, 투자 대비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하죠.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투자 대비 월 3~4% 수익이 생길 경우 수익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총 투자 비용을 2~3년 사이에 회수할 수 있다면 좋겠죠. 안정성과 성장성을 확보하려면 ‘반짝 아이템’은 피하고, 철저한 트렌드 분석을 통해 사회적·도덕적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선정하시길 바랍니다.
Q. 중장년 예비창업자가 주로 하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산업연구원의 ‘시니어 기술창업 발전과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신중년의 창업 애로사항 첫 번째는 창업 자금 확보(42.3%), 2위는 판로 확보와 안정적 수익(25.2%), 3위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15.3%)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업 초기부터 정부의 지원정책을 활용해 자금지원만이 아닌 교육, 멘토링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받아보세요.
Q. 쉬운 창업은 없겠습니다만,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갖춰야 불황기에도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까요?
규모가 크든 작든 전반에 걸쳐 세밀한 부분까지 창업자가 기획하고 운영해야 해요. 직원 관리, 자금 관리, 고객 관리에 대한 자신만의 원칙이 필요합니다. 인원을 고용해 이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초기에는 창업자가 모든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결정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창업 후 사업을 유지하려면 본인이 하는 일의 가치를 홍보하고 소득 창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싫든 좋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사업 관계망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해요.
Q. 계묘년을 맞아 새 마음 새 뜻으로 창업을 꿈꾸는 중장년에게 응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중장년은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젊은 세대보다 자본이 확보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과하게 확신을 갖고 시대적 흐름을 등한시하는 등 유연성이 떨어지는 결정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과신이 고집 형태로 표출된다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겠죠. 취미가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되, 적당한 자신감으로 꿈꾸던 목표에 도달하시기 바랍니다.
전직, 재취업, 취업, 창업 등을 준비하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중장년이 많다. 이럴 때는 국가지원 정책과 지원 분야를 꼼꼼히 알아보는 것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현직에 있을 때부터 제도를 잘 활용하면 좋다. 관련 기관과 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평균 은퇴 나이는 49세, 희망 은퇴 나이는 71세. 실제 일하는 기간과 일하고자 하는 기간 사이의 격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은퇴 이후를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하다못해 취미로 하더라도 10년 이상 하면 직업이 될 수 있다.
2025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정부도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2019년 전직지원 의무화 법안인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기업, 중소기업 등에 전직지원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재취업, 창업, 창직의 다양한 길이 열리고 있다. 창업진흥원, 전국 37곳의 중장년기술창업센터, 각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에서도 창업에 관한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2023년 4월부터 ‘노인 일자리 실태조사’가 국가승인통계로 공표된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중장년과 노인 일자리 정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장년의 일자리 시장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다양한 경로가 생긴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무엇을 하든 새로운 일을 하려면 역량 강화와 발굴이 필수다. 또한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보기 위해서는 준비도 필요하다. 목표에 따라 어떤 기관을 이용하면 좋을지 둘러보자.
역량 강화 훈련이 필요하다면
학점은행제 국가평생교육원이 주관하는 제도. 효율성이 좋아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중장년에게 적합하다. 새로운 전공 분야를 공부하고 싶거나, 대학원 진학을 위한 학위 취득이 필요하거나, 자격증 취득을 하고 싶다면 학점은행제를 이용해보자.
서울시 기술교육원 만 15세 이상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실습 위주의 기술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재학 중 국가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하면 기능검정료를 지원한다. 1~2월 상반기와 7~8월 하반기에 과정별 수시 모집을 한다.
한국폴리텍대학 평생직업능력개발 대학이면서 공공 직업교육훈련 기관이다. 전국에 35개 캠퍼스가 있다. 신중년특화과정, 여성재취업과정, 전문기술과정 등 비학위 과정과 학위 과정이 있다. 이외에도 실업자과정, 재직자과정 등도 선택할 수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인생 2막을 꾸리고자 하는 50세 이상 세대에게 ‘배움학교’로 통용되는 곳이다. 교육부터 일자리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지원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 강의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취업 준비를 하려면
노사발전재단 노사발전재단은 중장년내일센터(전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해 40세 이상 중장년 맞춤형 고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애경력 설계, 전직 스쿨, 재도약 프로그램 등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와 1:1 컨설팅을 운영한다. 금융센터 업종 특화 전직지원 서비스와 기업 구인 매칭 서비스도 하고 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에게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업교육훈련, 직업상담, 취·창업 연계, 취업 후 사후관리, 경력단절 예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령자인재은행 고용노동부가 만 50세 이상 을 위해 42개의 비영리법인 혹은 공익단체를 지정해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 구인•구직 등록, 직업지도, 취업 알선, 재취업 상담, 직무능력 향상교육 등을 제공한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60세 이상 고령자 구인을 희망하거나 경로당 노인 인력 활용을 위한 공동 작업장을 희망하는 기업과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를 연결한다. 총 68개 직종의 일자리를 알선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지금까지 3만여 명의 훈련생을 배출했다. 취업과 사회활동 지원, 재취업, 실전 인턴십 등을 통해 60세 이상의 취업을 전문적으로 돕는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는 각 지역별로 시니어클럽이 있으며, 노인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서 노인이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장년 새출발 카운슬링 사업 1000명 미만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만 45세 이상 재직자 대상 재취업 상담 서비스다. 특수 형태 근로자나 프리랜서인 중장년도 참여할 수 있다. 직업훈련포털 홈페이지에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하면 된다.
창업을 원한다면
창업에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무료 온라인 창업교육 포털. 예비창업, 창업초기, 창업성장, 재도전 등 단계별로 구성돼 있다. 로그인하지 않아도 수강할 수 있다.
혁신창업스쿨 창업진흥원에서 혁신적인 기술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주고, 실무 등의 체계적인 교육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모두 무료다.
중장년기술창업센터 40대 이상 (예비)창업자를 위한 창업 보육공간이다. 중장년 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창업교육, 네크워킹 공간을 제공해 생태계 활성화 지원, 멘토링 및 사업화 연계 지원 등의 보육지원을 제공한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예비창업자들이 창업 성공에 이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교육 공간 ‘꿈이룸’을 운영하며, 비점포형 창업 체험 공간으로 ‘드림스퀘어’를 운영한다.
예비창업패키지 창업진흥원이 7개월 동안 예비창업자의 사업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제 창업 전 사업하려는 아이템을 제작해 주위 반응을 확인해볼 수 있다. 2020년부터 중장년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Q-net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데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 꼭 봐야 할 홈페이지다. 자격증과 국가기술자격, 국가전문자격 등 정부 산하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증의 자세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중장년워크넷 고용노동부에서 50대 이상 중장년 구직자를 위해 운영하는 맞춤형 일자리 사이트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생애경력 설계 서비스, 전직지원 서비스, 신중년경력형 일자리사업 등을 운영한다. 채용 정보와 취업 뉴스 등 동향을 파악하기도 좋다.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를 향해 가면서, 생산연령인구는 감소 중이다. 이에 따라 고령자 고용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50년 장례인구 추계’에 따르면 2020년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전체 인구의 72.1%인 약 3738만 명이다. 그러나 2050년이 되면 생산연령인구는 2419만 명(51.1%)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와 반대로 고령자의 비율은 높아지고 기대 수명 역시 높아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태어난 아이들의 기대 수명은 83.5년이다. 이와 같은 추세 속 고령자들은 계속 근로를 원한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전국 60세 이상 일하는 노인 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노동자 대다수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다. 특히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정작 기업들은 고령자 고용에 관해 부담스러워하는 실정이다. 고 연차일수록 임금이 높은데 그에 비해 일의 효율성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 역시 이러한 배경으로 도입됐지만, 최근 대법원의 판결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 고령자 고용에 대한 인식 제고가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정부 등 곳곳에서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노사발전재단은 최근 ‘기업담당자 대상 2022년 재취업지원서비스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재취업지원서비스는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1000인 이상 기업의 사업주가 이직이 예정된 근로자의 재취업, 창업 등을 위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4차 산업혁명과 기술변화,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 등을 통해 중장년 퇴직·이직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재취업지원서비스는 급변하는 노동시장에서 중장년층이 안정적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중장년의 경험과 지식이 사회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고용노동부는 최근 ‘고령인력 활용을 위한 사업주 가이드북’을 발행한 바 있다. 고령인력을 활용하면 좋은 점과 이를 돕는 제도에 대해 소개했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고령자는 55세 이상인 사람을 말한다.
가이드북에 실린 ‘2019년 중소 중견기업의 중장년 채용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장년 채용으로 인한 장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인 이상 중소·중견기업 238곳은 중장년 채용이 업무 역량 향상, 조직문화 개선 등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도움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충성심, 성실성으로 일하는 분위기 쇄신’이 29.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축적된 경험, 노하우 전수로 업무역량 제고’가 27.8%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업무효율성 제고와 조직문화 개선’이 16.0%, ‘매출 증가,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이 15.3%,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조직융화 제고’가 11.1%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의지가 높은 고령인력을 활용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고령자의 고용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고령자는 지원받는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일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인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령자 고용을 돕는 제도로는 대표적으로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이 있다. 만 50세 이상 구직자를 신중년 적합직무에 채용하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근로자 1인당 우선지원대상기업은 80만 원, 중견기업은 40만 원이 지원된다.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정년 이후 계속 고용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도 있다. 고령자는 일하는 시간을 유연하게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도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한 중소·중견기업 사업주에게 임금감소액보전급, 간접노무비를 지원한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중장년에 대한 수요는 점점 증가할 전망이다. 많은 기업들이 고령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정부의 제도를 적극 활용할 때다.
고령이 된 창업주들에게 최대의 관심사는 바로 가업 승계다. 사전에 가업 승계를 위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상속세로 인해 2세대 경영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1세대 경영자가 가업 승계 시 알아두면 좋은 사항을 소개한다.
현재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고령의 창업주들은 가업 승계에 관심이 많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0 중소기업 가업 승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표 중 1세대 경영자는 57.2%를 차지했고, 60세 이상 경영자는 63.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전히 현업에서 은퇴하지 않고 종사하는 고령의 CEO가 많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의 최대 관심사는 가업 승계다. 실제로 가업 승계의 중요성에 동의한 이는 76.2%에 달했다.
가업 승계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기업의 소유권 또는 경영권을 승계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가업 승계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벽이 존재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업 승계의 어려움으로 꼽은 1순위는 막대한 ‘조세 부담’(94.5%)이었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막대한 상속 및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불가피한 주식 매각이 이루어지면 후계자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어려움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500억 원짜리 공제
흙수저 출신으로 자수성가해 중소기업의 대표가 된 김가업 씨는 은퇴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가업 승계를 위해 후계자를 선정했지만, 막대한 상속세가 부담스럽다. 이를 줄이는 방안을 찾다가 가업상속공제를 알게 됐다. 공제를 무사히 가업승계를 할 수 있을까?
가업상속공제는 김가업 씨처럼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을 위한 제도다. 다만 김가업 씨가 사망한 이후에 쓸 수 있다. 이 제도는 원활한 가업 승계를 위해 상속인의 상속세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 중소기업 혹은 중견기업을 운영할 경우 최대 500억 원까지 상속공제가 가능하다. 가업의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200억 원, 20년 이상은 300억 원, 30년 이상은 500억 원까지 가능하다.
가령 3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의 상속재산 가액을 600억 원으로 가정했을 때 가업상속공제를 통해 얼마나 세금을 줄일 수 있을까? 단, 상속인 자녀는 1명이고 일괄공제만 있는 경우로 생각한다. 국세청이 실시한 모의 계산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를 활용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약 284억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해당 공제를 활용하면 약 41억 원만 내면 된다.
막대한 공제 금액은 장점이지만,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피상속인은 10년 이상 동안 발행주식 총수의 50% 이상을 보유한 최대 주주여야 한다. 또한 피상속인은 ▲전체 가업 영위 기간 중 50% 이상의 기간, ▲10년 이상의 기간, ▲상속 개시일로부터 소급하여 10년 중 5년 이상의 기간 중 하나의 기간 내 대표이사로 재직해야 한다.
상속인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18세 이상인 거주자로서 상속 개시일 전 2년 이상 직접 가업에 종사해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을 10년 이상 운영하는 게 어렵다. 실제로 10년 이상 버티는 곳이 많지 않다. 또한 피상속인과 상속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므로 공제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공제 이후 사후 의무 규정도 있다. 위반 시 해당 기간만큼 추징금을 내야 한다. 통상적으로 ▲ 가업용 자산을 20% 이상 처분한 경우, ▲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상속인의 지분이 감소한 경우, ▲기준 고용 인원에 미달한 경우 등을 대표적인 사후관리 의무 이행 위반 사유로 규정한다. 다만 지난해부터 사후 의무 규정이 다소 완화됐다.
일단 사후관리 기간이 10년에서 7년으로 축소됐다. 사후관리 요건 중 하나인 고용 유지 요건이 ‘정규직 근로자 인원’ 또는 ‘총급여액’ 중 한 가지만 법에서 정한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완화됐다. 7년간 근로자 평균 인원은 최대 120%에서 100%로 완화됐고, 같은 기간 평균 급여액은 100% 이상을 유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가업 승계 시 알면 좋은 세금 상식
연부연납 ▶ 상속세를 줄이는 것이 힘들다면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 납부 시기를 늦춰서 일시 납부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인 연부연납제도는 5년에 걸쳐 6회로 분할납부를 한다. 가업 상속 재산의 경우 요건 충족 시 상속세를 최대 10년에 걸쳐 11회 또는 20년에 걸쳐 21회로 나누어 낼 수 있다.
증여세 과세특례 ▶ 증여세 과세특례 요건은 가업상속공제와 비슷하다. 증여자 조건으로 ‘중소기업 등의 가업을 10년 이상 경영한 60세 이상의 부모’ 등이 추가돼 있다. 일반적인 증여와 달리 누진세율(최대 50%)을 적용받지 않고 과세표준 30억 원까지 10%, 100억 원까지 20%의 증여세율을 적용받는다. 일반 증여세의 세율이 최대 50%인 것과 비교했을 때 이점이 있다.
주식 할증 평가 배제 ▶ 보통 최대 주주 등이 보유하는 주식 및 출자지분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외에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다. 최대 주주의 지분에 대해 주식 가액의 20%를 할증 평가한다. 하지만 가업 승계를 돕기 위해 중소기업 최대 주주의 주식분 등은 이를 상속받거나 증여받는 때에는 할증 평가를 하지 않는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50~64세 퇴직자 10명 중 6명이 퇴직 후 인생 3모작을 위해 재취업보다는 '창직'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직은 기존 노동시장으로의 재취업이 아니라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이면서 경제적 소득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의미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26일 이같은 내용의 50+세대의 실태 조사·분석 심층보고서를 발표했다.
재단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50+세대 일·활동 지원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이들의 특성을 명확히 규명할 필요성을 느껴 2019년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만50세부터 64세까지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서울 거주자 806명을 대상으로 △일과 활동 이력 △생애 주된 일자리 퇴직 후 일과 활동 실태 △소득 △소비 △자산 △부채 △삶의 질 △노후준비 등 8개 영역을 질문했다.
재단은 결과에 따라 주된 일자리부터 퇴직 후 일자리까지 생애경력 경로를 유형화했다.
분석 결과, 조사 대상자의 생애경력 경로 유형은 △중소기업 정규직 유지형(38.3%) △중소기업 재직 후 자영업 이동형(14.8%) △대기업 재직 후 자영업 이동형(20.8%) △자영업 유지형(10.0%) △직업혼재형(16.7%) 등 크게 5개 집단으로 구성됐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정규직 유지형은 대부분 중소기업 정규직 재직 연수가 길고 이후 공공기관 또는 개인 사업체로 경력을 변경하는 경향을 보였다.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대기업 재직 후 자영업 이동형은 대기업 정규직 재직 분포가 가장 많으며, 이후 개인사업체의 자영업으로 경력을 변경했다.
중소기업 재직후 자영업 이동형의 경우 약 28세의 이른 나이에 일을 시작해 약 40세에 주된 일자리를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 유지형의 경우 주된 일자리부터 개인사업체·자영업 형태로 일생의 경력을 형성했다.
직업혼재형의 경우 중소기업, 개인사업체, 정규직 및 자영업의 고용형태가 균형적으로 분포했다.
재단은 이를 바탕으로 퇴직 후 인생재설계를 위해 노력하는 진로준비행동도 유형화했다. 그 결과 창직추구형(64.27%), 생계형(24.69%), 활동추구형(11.04%) 등 크게 세 집단으로 조사됐다.
50+세대의 진로준비 유형별 그룹 중 가장 규모가 큰 창직추구형은 적극적인 구직 행동을 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창업·창직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이들은 장기 근속한 도시의 사무직 직종으로 남성의 비중이 특히 높았으며, 다양한 사회관계망을 통해 구직준비행동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퇴자에게 창직은 자신의 경험, 기술, 능력, 흥미, 적성을 살려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생계형은 비자발적 퇴직 비중이 39.2%로 집단 중 가장 높았다. 생애주기에 걸친 일자리 개수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활동추구형의 경우 자아존중감이 가장 높게 나타난 집단으로, 퇴직 후 재취업이 아닌 노동시장 은퇴와 사회공헌 활동을 원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이번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서울시 50+정책 수립과 사업 추진에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김영대 대표이사는 “50+세대에 꼭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 대상자인 50+세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서울시 50+정책 및 사업 수립 과정에서 50+세대 실태 조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 보다 체감도 높은 정책 수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을 뒤로는 신록이 사태처럼 일렁거리는 큰 산. 앞쪽엔 물고기들 떼 지어 노니는 냇물. 보기 드문 길지(吉地)다. 동구엔 수백 살 나이를 자신 노송 숲이 있어 오래된 마을의 듬직한 기풍을 대변한다. 겨우 2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였으니 한눈에 살갑다. 마을 여기저기로 휘며 돌며 이어지는 돌담길은 야트막해 정겹다. 이 아늑한 산촌에 심히 고생을 하는 농부가 있다.
경기도 일산에 살았던 그는 특별한 준비 없이 귀농했다. 귀농을 좀은 만만하게 봤을까? 혹은, 매사 서둘러 일단 일을 저질러놓고 보는 배짱의 소유자일까?
물론 그가 무작정 시골로 내려온 건 아니다. 내려오라! 연로한 부모님께서 먼저 사인을 보내왔더란다. 그럴 즈음 그의 건강도 좋지가 않았다. 해서, 으라차차, 가자, 고향으로 내려가자! 그렇게 결연히 부르짖으며 아내와 함께 귀향을 했던 모양이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만 같은 산촌의 포실한 경관과 공기를 일용한 양식처럼 취하며 살아온 지 어언 5년. 박병각 씨(63, 영농조합법인 알토팜 대표)의 낯빛은 들판에서 타 구릿빛이다. 몸엔 땀내가 배었으니 그의 일상적인 근로의 양이 어느 정도인가를 직감할 수 있다.
도시에선 갖가지 직업을 편력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박 씨는 한때 교수생활을 했다. 기업체 중견간부로도 일했다. 돈을 실컷 벌겠다고 맘먹고 통신장비 관련 업체를 창업하기도 했다지. 비록 꽃을 피우진 못했지만. 귀농 직전까진 번역 사업을 했다. 박병각 씨의 말에 따르면, 그는 이재에 밝지 못한 사람이다. 몇 번의 기회가 왔으나 어여삐 머물러주지 않았단다. 그러나 다양한 직종을 거쳤으니 갖가지 노하우가 실하게 쌓였을 것이다. 빛은 빛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질주의 돛대 역할을 하는 법. 때로는 순항으로, 때로는 난항으로 건넌 세상이 그에게 응분의 기량을 증정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머리와 몸에 축적된 실력을 다 끌어올려 농사에 쏟아 부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이 아직 방문하지 않았거나, 자신의 저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않은 탓일까? 농사는 제자리걸음이다. 물심양면의 불황이 자심할 테지. 애초 “거의 빈털터리로 내려왔다”고 하는데, 귀농 5년 사이에 뭐 별반 늘거나 불어난 게 없는 모양이다. 싱글벙글 낙천적인 미소가 얼굴에 피부처럼 붙어 있지만, 5년간 들판에 쏟은 땀방울을 생각하면 내심 긴장감이 들솟을 게다.
“귀농할 때 별다른 준비 없이 내려왔어요. 우선은 건강부터 챙기고 보자는 생각뿐이었죠. 그럼에도 첫해부터 농사를 지은 건 부모님께서 경작하시던 농토가 있어서였어요. 밭 2000평에다 참깨를 심었어요. 기대치만큼의 수확이 나오질 않더라고. 현재는 규모가 늘어 1만 평입니다. 콩을 주 작물로 하고, 찰수수와 레드비트도 재배합니다. 양봉도 하고요. 그러나 타산을 맞추기는 여전히 힘들어요.”
“적자를 보는 거예요?”
“당연하죠. 초보 농부의 자세로 그저 열심히 노력하지만 농사라는 게 참 어렵다는 걸 실감합니다. 사실, 귀농 5년 차인데도 적자를 본다면 얼른 떠나는 게 현명해요. 하지만 저에겐 희망이라는 게 있어요. 나름 최선을 다해 농사를 하기에 결국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리라는 낙관, 그런 거.”
“부진한 농사, 그건 사전 준비를 소홀히 한 사필귀정 아녜요?”
“그런 측면도 있죠. 시행착오가 없지는 않아요. 그래서 요즘 제가 남들에겐 준비를 철저히 해오라고 당부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농사란 여러 면에서 한계에 봉착하게 되더군요. 그 무엇보다 기후 조건에서 자주 한계를 느낍니다. 농부의 능력보다 하늘과 땅의 조력이 더 중요한 변수라는 거. 농부가 직접 유통에 나서야만 하는 구조도 벽으로 다가와요.”
농부란 숭고한 신앙인에 가깝다
대지를 일구는 농부란 시를 쓰는 시인과 다를 바 없다. 방울방울 진땀 뿜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무심히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영감을 짜내느라 머리칼을 쥐어뜯는 시인처럼, 농부 역시 비와 바람을 주재하는 하늘의 협찬을 간절히 기도한다는 점에서. 그러나 농부의 하늘은 더 절대적이다. 더위와 추위와 서리, 가뭄과 홍수와 태풍, 이 모든 자연의 순환과 횡포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게 농사이지 아니한가.
“농부란 ‘숭고한 신앙인’에 가깝다고 봅니다. 처음엔 몰랐으나 농사를 지으며 그걸 알았어요. 시골 사람들이 아는 게 농사뿐이라 그냥저냥 농부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투철한 가치관이 아니고선 뜻을 이루기 어렵다는 걸 그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한평생 농사를 지어온 어르신들도 기후의 혼란과 변덕 앞에선 속수무책이에요. 그런데 저는 이제 겨우 5년. 정착까지는 아직 멀었어요. 아마도 10년은 흘러야 자리가 잡히지 않을까. 끙.”
“건강은 좋아지셨고?”
“농사일이 워낙 많아서 건강이고 뭐고 돌볼 틈이 없는 것을.(웃음)”
“농림축산식품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귀농 5년 차 농가의 평균소득이 3898만 원이라고 해요. 이거 믿을 만한 소식일까? 제가 만난 귀농인들은 흔히들 고전하고 있었어요.”
“정부의 공식 통계이니까 그러려니 해야겠죠. 그러나 가처분 소득이 아니고 매출액 기준의 산정이라 봅니다.”
“선생의 농사는 아직 불안정한 상태예요. 만약에 말이죠, 누군가 귀농을 하려 한다면 뜯어말리시려나?”
“흠. 텃밭농사 정도가 이상적이죠. 농사를 직업으로 삼는다는 건 사실 위험합니다. 전적으로 농사 하나에 생계를 걸 경우엔 더 어려워질 수 있어요. 시행착오의 연속일 수 있으니. 그렇다고 무작정 두려워할 일도 아녜요. 귀농이란 본질적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일입니다. 자연의 방식에 부합하는 신념으로 산다면 만족을 누릴 수도 있죠.”
“자연의 방식이라는 건 순응의 태도? 있는 그대로 자족하는 거?”
“제가 아무런 준비 없이 귀농했지만 한 가지는 가슴에 새기고 내려왔어요. 비우자! 이제부턴 비우고 살자! 그런 마음가짐 말이죠. 도시에서 가졌던 과욕이나 비즈니스 마인드 대신 빈 마음으로 살자는 거. 한마디로, 돈벌이 목적보다는 비우려고 귀농한 겁니다.”
마음을 비우는 일은 밥그릇을 뚝딱 비우는 일과 달라 내공이 필요하다. 흔히들 마음 비우기에 관심을 두지만 비울수록 마음은 허기로 보챈다. 매사 비우려는 건 어엿한 지향이지만, 진정 비우기도 전에 고프고 슬퍼 떨리는 게 삶이지 않던가. 먹고사는 일의 고역과 경쟁은 거의 항구적인 숙명이니 말이다. 하지만 부진한 농사는 이 비우기를 쉬 구현하게 하는 기묘한 견인차란 말인가? 박 씨는 농사 부진에 그다지 조바심치지 않는 것 같다. 들어오는 게 없으니 굳이 채울 것도 없으며, 따라서 비우고 살고자 하는 신념을 관철하기가 오히려 용이하다는 투의 얘기를 하고 있으니.
치레가 없어 푸근한 농가주택
귀촌이든 귀농이든, 그게 종전과는 전혀 다른 삶으로 들어가는 일이기에 모두들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생판 낯선 객지보다는 가급적 연고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농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귀농자의 53%, 귀촌자의 37%가 고향, 또는 사소하나마 연고 있는 시골에 둥지를 틀었다. 연고 덕분에 적응과 정착이 더 수월할 거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연고지로 이주하더라도 크고 작은 애환은 따개비처럼 들러붙는다. 박 씨는 이웃들에게 그가 도시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를 아예 밝히질 않았다. 자칫 오해와 편견을 심어줄 수 있어서.
“고향이라는 단 하나의 근거를 앞세워 귀농하는 건 바보 같은 짓입니다. 중요한 건 어디로 내려가느냐보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충분히, 구체적으로 연구하는 일이에요. 만약 돈벌이에 목적을 둔 귀농이라면 더 치열하게 공부를 해야죠. 일테면 선택한 작물의 재배조건, 생산한 농산물의 유통 환경 등을 심도 있게 파악해야 합니다. 이모저모 의지대로 살기 쉽지 않은 게 시골이라 보면 됩니다. 이건 제 경험에서 우러난 얘기들이에요.”
“반면교사로 삼으라는 말씀?”
“바로 그거! 저는 도시가 싫었어요. 힘겨웠어요. 그렇다면 도피성 낙향일까? 그렇게 물으실지 모르지만, 기꺼이 내려왔으니 탈출이라 해두죠. 충분한 준비보다는 도시를 벗어난다는 사실에 생각이 쏠려 있었어요.”
“이 마을에 와서 저는 두 가지에 놀랐어요. 하나는 수려한 마을 풍치이고, 다른 하나는 선생께서 농약을 쓰지 않는 농사를 처음부터 고수해왔다는 점이에요. 일반 관행농법보다 몇 곱절 더 어려울 무농약 농사에 어떻게 착안하셨죠?”
“아하. 당연하고도 간단한 이유가 있어요. 내 가족들이 먹을 음식에 농약 성분이 섞인다면? 그런 자문을 하면 답이 빤할 수밖에. 남의 가족들을 생각해도 마찬가지예요. 물론 작물이 병들어갈 때 약은 필요합니다. 그럴 때면 저는 화학적 농약 대신 자연에서 얻어온 재료들로 만든 농약이나 퇴비를 사용해요. 공장 농약 외 대안이 없다면 이미 농사를 포기했을 겁니다.”
“괴산군 귀농귀촌인 협의회장을 맡으셨죠? 귀농귀촌 실태에 환하겠어요. 실패 사례엔 어떤 게 있죠?”
“대체로 귀농이 아닌 귀촌 케이스가 만족도가 높습니다. 실패자엔 두 부류가 있어요. 첫째는 준비가 덜 된 상태로 덜커덕 귀농했다 망치고 돌아가는 경우, 둘째는 적막한 시골에서 우울증을 얻고 쓸쓸히 떠나는 경우.”
대책 없는 전원 판타지를 꿈꾸는 그대여, 그냥 도시에 사시라! 그는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다. 귀농귀촌의 실상이 꽤나 알려진 요즘엔 얼간이 같은 짓을 하는 사람이 드물다. 맹목적이거나 낭만적인 환상을 가지고 냅다 시골로 들이닥치는 우행은 생고생을 자초하는 지름길이니까. 문제는, 인류를 구원할 듯한 기세로 머리를 싸맨 준비와 연구를 선행하더라도 허무한 귀결에 닿을 수 있다는 점일 테지. 특히나 어려운 건 역시나 주민과의 융화 문제.
“시골의 자연환경이 파괴되었듯 인심도 변했어요. 합리성이 결여된 시골 분들이 많다는 것도 유념해야 합니다. 그들은 합리나 법리보다는 마을의 관습적 불문율을 중시해요. 여기에서 텃세 문제가 야기되죠. 그러나 그걸 불편하게 여기면 안 됩니다. 텃세를 메시지로, 우리의 규율 안으로 들어오라는 메시지로 읽어야 해요. 이건 불변의 풍습이에요. 일단 불문율을 존중, 선선히 마을에 녹아들어간 뒤 바꿀 걸 바꾸는 노력을 하는 게 순서이지 않겠어요?”
그의 거처는 오래되고 소박한 농가주택이다. 꾸밈이 없어 담백하다. 치레가 없어 푸근하다. 앞뜰과 뒤란엔 향이 번진다. 갖가지 꽃나무를 심어둬서다. 항아리들은 불룩한 배통을 두드리며 저희들만의 밀어를 속닥거린다. 지붕 위를 가로지르며 노래하는 가수는 박새구나.
아무런 결함이 없는 평화. 집 안팎에 그런 기운이 남실거린다. 밤이면 창으로 들이친 별들이 부부의 침실을 염탐하려나? 박 씨에 따르면 부부가 각방을 쓰는 행위는 죄악에 가깝다. 그는 농사에 시달린 나머지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아내의 손가락 열 개에 송구스럽다. 농사엔 여자들이 해치워야 할 일들이 많다. 그는 그게 또 미안하다. 아마도 그는 다정다감으로 아내를 자주 살살 녹일 것 같다. 하지만 아니란다. 밖에서만 다정한 처신을 한다는 게 아닌가. 아내 최선희 씨(63)의 얘기를 들어볼까?
“보기와는 다른 남편이에요. 도무지 제 말을 들어주질 않아요. 양봉을 만류했으나 기어이 시작하는 식으로요. 이젠 아예 단념하고 삽니다.(웃음) 귀농 얘기 좀 할까요? 농사 경험 없이 덤벼들어 참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지요. 한마디로 아직은 답이 없어요. 그러나 이젠 도시에서 다시 살기 싫어졌어요. 시골에만 있는 맑은 공기와 순수한 자연, 손수 기른 깨끗한 먹거리들. 그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이미 개선된 걸 느껴요. 게다가 부부가 함께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연풍성지가 가까이에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어쩌면 모든 게 축복이죠.”
우리 곁에 있으나 우리가 자주 잊고 지내는 그 사소한 축복들. 고달픈 일상의 굽이에서 축복을 느낀다면 그건 잘 산다는 증빙이겠지. 삶을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두려울 게 없겠지. 귀농은 아찔한 모험일 수 있지만, 삶은 단 한 번 주어진 복주머니이겠고.
박병각 씨가 주는 귀농 준비 Tip
•귀촌인이야 집 사서 취미생활을 즐기면 그만이지만 귀농엔 고난이 많다. 사전 준비를 단단히 하자. 돈만을 목적으로 삼기보다 여의치 않을 경우, 자급자족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가치관을 확고히 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최소한의 생활자금은 미리 비축하고 귀농하자. 아울러 극도로 지출을 자제하자. 자금 회전이 안 될 경우 빼도 박도 못할 상황에 봉착하기 쉬운 게 귀농이다.
•굳이 집 사지 말라. 컨테이너 하나로 시작하는 게 좋다. 농토도 사지 말라. 묵은 전답을 빌리면 된다. 비싼 농기계도 살 필요 없다. 임대하면 된다.
•반드시 부부 합의로 함께 내려오는 게 옳다. 만에 하나, 가족공동체가 깨진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박원식 소설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와 동대학원 졸업. 광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오랫동안 자연과 문화에 관한 글을 써왔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대상을 좋아할수록 아득해지는 미스터리가 늘 그를 궁리하게 만든다.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안목을 얻는 일의 요원함을 실감한다. 그가 즐기는 것은 산촌의 적막, 암자의 풍경소리, 낯선 여행지의 선술집, 우연한 만남 등이다. ‘천년 산행’, ‘암자에서 듣다’, ‘산골로 간 예술가’ 등의 저서가 있다.
미국의 예금 금리가 올랐고 우리나라도 예금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최저 금리다. 금리를 낮추어 경기 부양을 시도했지만 경제가 살아났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망해야 할 기업은 망해야 한다. 낮은 생산성과 적자 기업을 낮은 금리로 겨우 기업 목숨을 부지하다가 결국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더 크게 망했다. 낮은 금리로 빚을 내어 부동산을 사고 빚을 내어 창업에 뛰어들다보니 가계부채는 1.000조를 훌쩍 넘어섰다. 앞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줄도산이 우려되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간다.
금리 인하의 역습으로 근로 소득 없이 알량한 퇴직금에서 나오는 이자 소득만으로 생활하는 노인의 삶은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1억 원의 즉시연금 이자가 반 토막이 되어 30만 원 대에서 17만 원 대로 주저앉았다. 은행 이자를 받아도 세금 15.4%를 제하면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일본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라고 겁을 주고 우리나라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으라고 한다. 이제는 저축의 시대가 아니고 투자의 시대라고 한다. 투자의 위험은 스스로 감수해야 하고 그 위험을 직시하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 경제 공부를 하라고 하지만 노인들에게 이제 와서 경제 공부를 하라는 것은 소수의 노인에게만 해당될 뿐 대부분 노인으로서는 감당 못할 소리다. 부동산이나 증권투자도 위험부담이 높아서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노인은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를 증가하기 보다는 낮은 이자만큼 허리띠를 더 졸라 맬 뿐이다. 낮은 금리가 소비를 진작시킬 것이라는 이론은 노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금리가 낮다보니 불빛을 찾는 불나방 모양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더 준다는 곳을 찾아 다닌다. 그러다보니 자식들이나 친척들이 사업을 해서 더 많은 이자를 주겠다고 빌려가서는 뒤는 내 몰라라하는 똥배짱에 속절없이 당한다. 어찌 동방예의지국에 영수증 없이 돈을 빌려준 자식과 송사를 벌린단 말인가. 부동산 임대 수입이 최고라며 상가 구입을 꼬드겨 막상구입하면 임차인을 못 찾아 빈 상가에 관리비만 물어주고 있다. 기획부동산은 노인의 돈을 요리하기 쉬운 먹잇감으로 보고 밤낮으로 하이에나처럼 덤빈다. 새로운 유망산업이라고 투자만 하면 놀고 이익금을 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피 같은 돈을 날리고 눈물짓는 노인들의 사연을 들을 때 마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가난한 노인들이 가난하게 된 원인 중에 자기 돈을 허망하게 날린 사람이 많다. 은행금리가 낮아지면 노인의 돈은 갈 길을 잃고 방황하다 허망하게 날린다.
인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강하고 오래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의 노인 빈곤 국가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 율은 45.1%로 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5%보다 3배 이상 높고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라고 한다. 자식들을 위하고 조국 근대화를 위해 먹을 것 못 먹고 입을 것 못 입고 열심히 살아온 노인세대가 왜 가난에 시달리는지 근원을 파악해야 함에도 그 근원은 외면하고 현 실태만 파악해서 극빈자로 취급해주고 일정액을 지원해 주는 것으로 정부는 할일 다 했다고 손을 놓는다.노인들이 갖고 있는 돈을 보호해 주지 않으면 이들은 금방 극빈자 대열에 합류한다. 극빈자가 된 후 쌀을 주네 지원금을 주네 하지 말고 극빈자로 떨어지는 원인을 파악하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노인이 갖고 있는 돈을 보호해 주기위해서도 65세 이상 노인의 비과세 예금 한도를 대폭 높여야 한다.
가난하게 사는 노인을 전수 조사하여 왜 가난의 나락에 떨어졌는가를 파악하고 이를 교훈삼아 후배세대들이 똑 같은 수순을 밟지 않도록 계도해야 한다.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고 노인이 가난하게 된 원인을 알아야 탁상 대책이 아닌 실질적 구체적 대책이 마련된다. 젊어서 열심히 일한 노인이 왜 지하실 단칸방에서 가난과 질병과 고독과 싸워야 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빈곤층의 노인을 지원하는 제도는 있지만 빈곤층으로 떨어지기 전의 예방책이 없음을 개탄한다.
# 퇴임후가 더 중요했습니다
미국 노인이 땅을 치며 통한의 눈물을 흘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가 95세 생일날 쓴 일기입니다.
“65세에 정년퇴임했습니다. 별 고민 없이 안락한 여생을 즐기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95세 생일 잔치때 얼마나 통한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퇴임 후 30년의 삶은 가장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죽기만을 기다리는 삶, 덧없고 희망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지금부터 어학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나중에 왜 95살 때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반면, 1인 방송 ‘도전 365’(www.wing365.com)대표 심현용씨(사진 ·62)같은 꿈을 실현하는 도전적인 삶도 있습니다. 심씨는 사업을 하다 외환위기 타격으로 PC방을 전전하는 바닥 인생까지 갔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이젠 SBS TV ‘하우머치’의 1인 창조기업 1호에 방송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습니다. 서울시 소셜방송 자키 등 여러 일을 합니다.
그는 캠핑카에 카메라를 싣고 전국의 행사장, 이슈의 현장, 축제, 세미나 등을 현장 생방송합니다. 기업-단체 등의 의뢰를 받아 유료방송도 하고, 후배들 교육도 합니다. 1인 방송 경력 14년차이고, 세월호 사건 생중계는 1주일간 누적 시청 180만명에 최고 동시접속 7만명도 기록했습니다. 그의 무기는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혹은 소셜미디어)입니다. 그는 촬영한 영상을 유스트림-아프리카TV-올레 IPTV-다음 TV 등에 올리고, 나아가 블로그-페이스북-트위터를 통해 추가로 알립니다. 1인 미디어로서 당당하게 활동합니다.
두 사례중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꿈 실현에 도전하면 젊음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팔순이 넘어서도 청년처럼 활동하는 이어령 박사가 좋은 스승입니다. 필자는 여러번 뵈었는데…이 박사는 “나는 계속 꿈(비전)을 꾸고있어서 늙지않는다”고 말합니다.
# SNS를 무기로 새 출발하세요
시니어의 새 출발은 SNS를 무기로 시작하셔야 합니다. 이젠 국민의 71%(50대는 63%,60세 이상은 14%)가 스마트 기기를 쓰기 때문에, SNS활용이 손쉽습니다. 움직이면서도 SNS 콘텐츠를 보고, 내 글과 사진도 올릴수 있는 시대입니다. 게다가 한국은 SNS 세상에의 진입이 늦었습니다.
“우리는 네이버, 다음도 있고 싸이월드도 있다”고 자만하는 사이, 패러다임이 전혀 다른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유튜브, 구글플러스,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뒤늦게 뛰어들었습니다. 따라서 개도국 사람들보다 SNS 활용이 뒤지고 있고, 한국은 10대~20대도 초보자라 할 수 있습니다. 시니어라고 해서 SNS를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 시리즈 칼럼과 함께 소셜미디어 세상을 여행하시면서, 1년만 열심히 하면 젊은이 못지않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강사나 나눔활동, 소규모 창업 등 여러 기회를 잡을수 있습니다. 최근 1~2년새 50대 이상의 SNS 활용이 아주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SKT가 지난해 4월 한달에 SNS를 한번 이상 쓴 사람을 조사해보니, 50대 SNS 이용자가 66만여명으로 10대의 60만명을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톡을 연장자들도 많이 쓰면서 생긴 변화로 보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3 정보문화 실태조사’에서도 50대 이상의 디지털 생활이 급격히 활성화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카톡의 영향으로 ‘실시간 메시지 서비스’이용률이 50대의 경우 2012년 63%에서 2013년 81%로 뛰었지요.60세 이상도 32%에서 68%로 급등했습니다. SNS 이용률은 50대 39%, 60세이상 22%로 높아졌습니다.
# SNS에 도전해야하는 이유 SNS에 왜 도전해야 할까요
첫째, 내 경쟁력과 콘텐츠로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시니어에게는 세상에 전해 줄 경험과 지식이 있습니다. SNS는 그걸 효율적으로 전파해주는 도구이며 나도 당당한 ‘1인 미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지식 나눔이나 컨설팅 등으로 봉사도 할수 있습니다. 내 브랜드가 생깁니다. SNS에 내가 올려논 경험과 지식은 검색을 통해 후대들에게도 활용됩니다.
둘째, 남에게 도움이 되면 내가 행복해집니다. 행복감은 나에게 건강을 주며, 늘어난 활동과 교류도 건강을 선물합니다.
셋째, SNS는 내 관심분야 정보를 습득하는 무료 통로입니다. SNS에서 관심 분야 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으로 친구를 맺으면, 전문가가 글-사진을 올릴 때마다 내 SNS 방에 자동배달돼 옵니다. 넷째, SNS에는 모임활동이 많아 인적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습니다. 연락이 끊겼던 옛 친구들도 찾게해줍니다. 외로움에서 벗어납니다.
다섯째, 수입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나만의 콘텐츠가 있으면, SNS 기반으로 수입을 올릴 수도 있는 시대입니다. 강사활동을 하거나 책도 내고, 1인 창업도 가능합니다.
여섯째, SNS를 열심히 하면 나도 몰랐던 나의 강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의 글 솜씨, 사진 솜씨 등을 알게되고, 키우게 됩니다. 이 시리즈 칼럼을 통해 여러 SNS도 소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워크 도구들도 소개하겠습니다. 매번 짭짤한 스마트폰 앱 하나씩을 미니로 소개합니다. 여행을 시작하실까요?
김일 소셜미디어나눔연구소장/본지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