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강사 김창옥 교수가 최근 알츠하이머병 의심 진단을 받았다. 50대 젊은 나이에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던 터라 더욱 대중을 놀라게 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알츠하이머병은 치매가 아니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궁금증을 박기형 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치매란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전체 치매 환자의 60~70% 정도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 즉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이상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뇌 질환을 말한다. 병이 진행되면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 치매로 발전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대부분 65세 이후에 발병한다. 이 경우 만발성(노년기)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부른다. 65세 미만에서 발병할 경우 조발성(초로기)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한다. 초기부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은 기억력 감퇴다. 병이 진행되면서 추상적 사고, 문제 해결, 적절한 결정 및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저하된다. 그 외에 성격 변화, 초조 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공격성 증가, 수면 장애 등의 정신 행동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알츠하이머병은 한국인 10대 사망 원인 중 7위에 올랐으며, 2021년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5.6명으로 조사됐다.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만큼, 예방과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Q. 알츠하이머병은 왜 어르신한테 특히 많이 나타나는 건가요?
A. 일반적으로 50세가 넘어가면서 뇌 안에 병리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우리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끈적끈적해지면서 엉켜 쌓이게 됩니다. 이것이 세포 독성을 만들고, 세포 내에 있는 구조물을 망가뜨립니다. 그 대표적인 구조물이 타우 단백질인데, 그것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뇌가 쭈그러들고 위축됩니다. 그러면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변화를 겪게 되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인지 기능 가운데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Q. 건망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전조 증상인가요?
A.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물건을 어디에 놓고 까먹는다든지, 약속을 깜빡 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건망증은 몸이 피곤하다든지 혹은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건망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전조 증상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누군가 옆에서 ‘이런 약속 있었잖아’라고 알려줘도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기억하고자 하는 일이 우리의 뇌 안에 ‘등록’되고 ‘저장’되는 과정을 통해서 필요할 때 ‘인출’하는 능력이 잘 보존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기억이 ‘등록’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본인이 새롭게 경험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됩니다
Q. 어떤 상황일 때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의심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초기 치매 증상이 보이는 분들은 그 사실을 피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망증 또는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분들은 본인의 기억력이나 인지가 예전과 다르다고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 병원에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인 반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초기 치매 증상을 보이는 분들은 ‘병식’이 없으므로 본인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병원에 오시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병원으로 오시는 편입니다. 진짜 중요한 약속을 본인이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할 때, 주변 사람들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할 때 경도인지장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경도인지장애라고 해서 다 치매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경도인지장애의 30% 이상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원인을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Q. 알츠하이머병의 신약 개발 소식이 많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의약품이 있나요?
A.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레카네맙’을 승인했습니다.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라는 뇌 단백질을 제거하는 치료제입니다. 병을 완전히 치료하지는 못하지만 진행을 늦출 수는 있습니다.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가 약물 치료 대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5년 정도면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아밀로이드 병리를 가지고 있지만 증상은 전혀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약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약제가 개발되면 미리 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알츠하이머병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사실 알츠하이머병 자체로 사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인지 기능이 없어지는 것부터 시작해 결국에는 뇌 조직이 파괴돼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들어집니다. 또 증상이 심해지면 이상행동을 보이고 시설로 많이 가게 됩니다. 그러면 많이 누워 있게 되고 외부 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질환에 쉽게 노출됩니다. 결국에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까지 이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좋은 음식과 생활 습관에 대해 알려주세요.
A. ‘MIND’(마인드)라고 불리는 식단을 추천합니다. 지중해 식단과 심장병 환자를 위한 DASH 다이어트법을 통합한 것으로 견과류, 채소, 베리 종류를 많이 먹으라는 식이요법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음식이 짜고 맵기 때문에 염분 섭취를 줄이는 식사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염분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유발하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입니다. 운동은 당연히 해야 하고, 술과 담배는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면 뇌를 활성화해줘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D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바깥 활동을 늘려 햇볕을 쬐는 것도 좋겠습니다.
[도움말 박기형 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기획이사)]
이전보다 보행속도가 느려지거나 물건을 드는 것, 식사, 목욕, 청소와 같은 일상생활도 힘들어진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를 근감소증(sarcopenia)이라 하는데, 낙상과 골절 위험이 증가하고 일상생활 기능 유지가 어려워 다른 합병증까지 유발하는 질병이다. 실제로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최대 2배가량 높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정의한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건강하게 나이드는 ‘웰이이징’(well-aging)과 같은 새로운 개념이 주목받는 요즘, 소윤수 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에게 근감소증의 정의부터 원인, 진단, 치료 및 예방법 등을 물었다.
근감소증은 그리스어로 근육을 뜻하는 ‘사코’(sarco)과 감소를 뜻하는 ‘페니아’(penia)의 합성어다. 주로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근육량의 감소뿐 아니라, 이에 따른 근력의 저하 또는 신체 운동 능력의 저하가 특징적 증상인 질병이다.
WHO는 근감소증을 2016년 국제질병통계분류 제10차 개정판에 병명코드(M62.84)로 정식 등재했다. 한국에서는 2021년부터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8차 개정안에 진단코드를 포함해 질병으로 간주하고 있다. 전국의 70~84세 지역사회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노인노쇠코호트 연구에서 남성은 21.3%, 여성은 13.8%가 근감소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노화가 근감소증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이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뇌졸중, 치매와 같은 뇌신경계 질환, 당뇨, 만성콩팥병 같은 내과 질환이나 암질환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당뇨 환자의 경우, 피에 혈당이 높아져 미세혈관에 혈이 잘 지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말초 쪽의 근육이나 신경에 제대로 영양 공급이 되지 않아 근육 생성이 어려워지면서 근감소증이 발병한다. 관절염을 앓고 있는 어르신의 경우 통증 때문에 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근감소증 유병률이 증가하게 된다.
소윤수 교수는 종아리 둘레가 남성은 34cm, 여자는 33cm 미만일 경우, 근감소증 자가 진단 설문지(SARC-F) 4점 이상이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병원에서는 골격근의 양, 악력과 신체의 운동 기능 측정을 통해 근육의 양과 질을 모두 평가한 후 근감소증 진단을 하게 된다.
근감소증의 대표적인 치료 및 예방법은 운동이다. 소 교수는 “근감소증 치료제는 아직 없기 때문에 예방을 위한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근감소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은 근력강화 운동이다. 근력강화 운동은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 초기에 낮은 강도(한 번에 들 수 있는 최대 무게의 40~50%)에서 시작해 2~3주 간격으로 강도를 올릴 것을 추천했다.
근력운동 외에도 유산소운동, 근력운동(저항운동), 유연성운동(스트레칭), 균형운동 등 다양한 종류의 운동을 조합해서 해야 한다. 소 교수는 “3개월은 꾸준히 운동을 해야 근력 증가나 근비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운동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의 경우,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밴드운동을 시도해보기를 권했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는 65세 이상 노인이 12주간 밴드를 빠르게 당기고 천천히 푸는 탄력밴드 운동을 시행한 결과, 악력 등의 근력이 최대 49%, 걷기 등 간단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있는 정도가 33% 늘었다. 단, 이 운동도 1세트를 12회로 구성해 3세트씩, 일주일에 3회 이상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소 교수는 그 외에도 벽에 기대 스쿼트를 하는 벽스쿼트를 통해, 비교적 쉽게 하지 운동을 하는 방법도 추천했다.
운동 외에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1일 단백질 섭취량이 적을수록 근감소증의 유병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근손실의 방지를 위해 본인의 체중 1kg당 1.2~1.4g, 근성장을 위해서는 1.6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소 교수는 “인체가 근육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단백질 양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 번에 하루 적정량을 모두 섭취하기보다는 하루 세끼에 나눠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치아나 소화능력이 약해져 고기를 많이 섭취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경우에는, 식물성 단백질인 검정콩으로 대체할 수 있다. 검정콩은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두 배 이상 높고 장내 흡수율도 더욱 높은 식품이다. 콩은 종류에 따른 단백질 함량 차이가 적기 때문에, 기호에 따라 다른 콩을 섭취해도 좋다. 단백질 파우더,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두유, 요거트 등의 음료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도 근감소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50세 이후 나이가 들수록 과일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육류나 생선의 경우 살코기 위주로 먹고 포화지방과 설탕을 피하라 권고했다. 아울러 좋은 식단이 혈압 조절 및 심장병, 당뇨병, 암 등의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며, 이를 위해 다음 8가지 식품군을 소개했다.
하나, 베리류
흔히 딸기, 블루베리, 아사히베리 등을 포함하는 베리(Berry)류에는 섬유질, 비타민C 및 항염증, 항산화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중장년 남성은 하루 30g, 여성은 21g의 베리를 섭취하길 권한다. 아울러 베리류는 단기 기억력을 향상하는 등 두뇌 건강에도 효과적이다. 2020년 미국 터프츠대학의 연구진은 50세 이상 2800명이 20년 동안 섭취한 음식을 조사한 결과 베리, 사과, 차와 같이 플라노보이드가 풍부한 음식을 적게 섭취하는 사람에게 치매 발병 확률이 2~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에서는 말린 구기자 열매를 소량 섭취하면 황반변성을 지연하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둘, 짙은 녹색잎 채소
나이가 들수록 뼈가 물러져 칼슘이 필요한데, 이는 저지방 유제품이나 짙은 녹색잎 채소 등을 섭취해 얻는 것이 효과적이다. 케일, 브로콜리, 시금치 등인데, 이들 채소는 섬유질 또한 풍부해 근육 기능을 강화하고 심장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23년 동안 5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덴마크의 대규모 장기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짙은 녹색잎 채소를 섭취한 사람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심장병 위험이 12~26%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올해 신경학(Neur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를 살펴보면, 녹색잎 채소에서 발견되는 항산화제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더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셋, 해산물
연어, 대구, 참치, 송어와 같은 생선은 고령자가 근육을 유지하거나 회복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이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일 5~6온스(140~170g)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생선은 동물성 식품에서만 발견되는 영양소인 비타민 B12의 좋은 공급원이며, 이는 노화가 일어날수록 흡수가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일주일에 2~3번 섭취할 것을 권장하며,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식습관을 통해 대부분 만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약 17% 감소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해산물에는 오메가3도 풍부해 중년에게 더욱 안성맞춤이다.
넷, 견과류와 씨앗
대체로 모든 견과류는 단백질과 섬유소가 풍부해 건강에 유익하고 포만감을 준다. 미시간대학의 20201년 연구에 따르면 핫도그를 먹는 대신 견과류를 섭취한다면 건강한 삶을 26분 더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과도한 섭취는 금물이다. 1일 권장량은 아몬드 24알, 캐슈너트 18알, 땅콩 35알, 반쪽짜리 피칸 15알 정도이다. 아울러 호두나 아마씨, 치아씨드 등에 포함된 오메가3 지방산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뇌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섯, 코티지치즈
코티지치즈란 탈지유 또는 환원탈지유로 만드는 숙성된 치즈를 말한다. 지방 함량은 적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코티지치즈가 근육 단백질 함성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식품이라 언급하며, 선수들도 이러한 이유로 운동 후 종종 코티지치즈를 즐겨 먹는다고 설명했다. 또 코티지치즈에는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하다. 나이가 들수록 골밀도가 감소하는데, 이때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한 식단이 필수로 포함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식단은 폐경기 여성의 뼈 손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여섯, 콩류
일단 콩류는 콜레스테를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섬유질과 단백질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은 것 또한 건강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철, 칼륨,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콩류를 섭취할 때는 통조림이나 절임 형태는 피하고, 말린 콩이나 원물을 익혀 먹는 게 좋다.
일곱, 물
물을 음식이라 봐야 하느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수분 공급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요즘처럼 날이 덥고 습하고 땀을 많이 흘릴 경우, 야외 활동 등을 할 때 충분한 물 섭취는 필수다. 물을 잘 마셔주는 것만으로도 장 기능이 저하를 예방할 수도 있다.
여덟,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맛만 좋은 것이 아니라 몸에도 좋다. 2022년 3월 미국심장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된 약 11만 명을 대상으로 한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최소 2 인분의 아보카도를 섭취하는 사람들은 거의 먹지 않는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국민적 관심이 높고 일상생활에 밀접한 제품에 대한 온라인 허위‧과대 광고 단속에 나섰다. 치매나 관절염 등 노인성 질병명을 기재하거나, 여름철을 맞아 검증되지 않은 불면증‧여드름 개선 등의 효능을 내세우는 허위‧과대광고가 대상이 됐다. 식약처는 각각의 적발 사례들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속 차단을 요청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 및 점검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치매나 관절염 등 질병 예방‧치료에 효능이나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등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온라인 불법행위 94건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집중 점검은 ‘치매’, ‘관절염’ 등 질병명을 광고에 사용해 식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게시물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4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됐다.
주요 위반 내용으로는 식품‧건강기능식품에 △‘치매 예방’, ‘기억력, 뇌 건강 영양제’(20건) △‘관절염’(17건) △‘당뇨병’, ‘혈당 보충제’(20건) △‘천식’(16건) △‘위염’ 등 기타(21건) 표현이 있다. 해당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에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는 부당 광고들이다.
치매의 경우 ‘치매 예방’, ‘아토피 피부에, 치매에 좋은’, ‘기억력, 치매, 뇌 건강 영양제’, ‘#치매 영양제’ 등의 광고 문구가 적발됐다. 관절염은 ‘고관절염 영양제’, ‘관절염 약’, ‘관절약’, ‘무릎 관절약’, ‘#관절 건강’, ‘#연골 영양제’가, 당뇨병은 ‘당뇨병 환자에게 적합’, ‘혈당치 체중감량’, ‘#당뇨병 다이어트 영양제’ 등의 문구를 활용한 광고가 적발됐다.
식약처는 여름철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불면증‧여드름 개선’ 등과 같은 의학적 효능에 대한 허위‧과대광고, 불법의약품 등을 온라인으로 유통‧판매하는 홈페이지에 대해서도 단속에 들어갔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적이 없고, 허가되지 않은 의학적 효능을 거짓‧허위‧과대광고하거나, 불법 제품을 유통‧판매하는 광고와 온라인 홈페이지 586건이 적발됐다.
△‘불면증’ 등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효과를 내세운 식품 부당광고(91건) △무허가 해외 의약품 불법판매 광고(302건) △모기 기피제 허위‧과대광고(54건)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108건) 등이 주요 적발 사례로 꼽혔다.
대부분은 불면증, 피부질환 등 특정 질병에 대한 예방‧치료 효과를 내세운 광고에 해당했다. 식약처는 해당 질병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진료‧처방을 받고, 약사의 조제‧복약 지도를 따른 정확한 용량과 용법에 따라 의약품을 복용할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는 온라인에서 질병의 명칭을 이용해 광고하며 식품 등을 판매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올해부터 네이버, 쿠팡, 티몬 등의 오픈마켓이나 홈쇼핑, 쇼핑몰 등 32곳의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 협력해왔다. 포탈에서 질병명을 검색하는 경우 관련 제품이 노출되지 않도록 ‘금칙어’를 설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식약처 측은 “식품 등 구매 시 제품의 표시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는 한편, 질병명을 이용한 광고로 식품 등을 판매하는 경우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주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적 관심이 높은 제품에 대한 온라인 상 부당 광고 게시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약외품’이나 ‘의료기기’를 온라인에서 구매하려는 경우, 허가된 제품인지, 광고하는 내용이 허가된 사항인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의약외품‧의료기기‧화장품 등에 대한 인허가 정보는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위‧과대광고를 발견했을 경우 불량식품 신고전화로 신고할 수 있다.
특정 음식이나 식단으로 과연 치매를 막을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과 마인드 식단이 인지 기능 저하 예방에 탁월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중해식 식단은 신선한 농산물, 콩류 및 견과류, 생선, 통곡물, 올리브 오일을 권장하는 식단이다. 마인드(MIND) 식단은 이러한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 예방 식이요법(DASH)을 혼합한 것을 말한다. 2017년 5900명 이상의 미국 노인의 식단과 인지 능력을 분석한 한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이나 마인드 식단을 가장 잘 준수한 이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인지 장애 위험이 30~35% 낮게 나타났다. 두 식단에 주요 식재료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다채로운 잎채소와 과일
다양한 영양소와 섬유질이 가득한 잎채소는 노화와 관련된 인지 쇠퇴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이스라엘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200명의 사람을 3개의 식단 그룹으로 나누고 이들의 뇌를 스캔했다. 그 결과 18개월 후 만카이(영양이 풍부한 녹색 식물), 녹차, 호두 등이 풍부한 지중해식 녹색 식단을 따른 그룹의 뇌 위축 속도가 가장 느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통적인 지중해식 식단을 적용한 그룹은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가공육과 붉은 육류를 허용하는 선에서 건강한 식단을 섭취한 그룹은 뇌 부피가 더 크게 감소했다. 특히 이러한 식단에 따른 신경 보호 효과는 50세 이상에서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접시에 담긴 음식이 다채로울수록 두뇌에 좋은 음식이라고 말한다. 2021년 한 연구에서는 약 20년 동안 7만7000여 명의 사람들을 추적했다. 이에 따르면 다채로운 과일과 채소, 초콜릿과 와인 등에 함유된 천연 물질인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식단을 섭취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인지 노화의 징후를 덜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인드 식단에서 특히 베리류를 잘 섭취하는 것은 섬유질과 항산화 물질을 보충한다는 점에서 인지 능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12년 동안 70세 이상 1만6000명을 조사한 한 연구에서는 블루베리와 딸기 등 베리류를 더 많이 섭취한 나이든 여성의 경우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최대 2.5년까지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생선과 견과류 그리고 올리브오일
기름기가 많은 생선은 오메가3 지방산의 좋은 공급원이며, 이는 뇌 건강을 개선하고 노화 관련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웨일 코넬 메디슨의 알츠하이머 예방 프로그램 책임자인 리사 모스코니 박사는 “우리 몸은 스스로 충분한 양의 DHA(도코사헥사엔산)를 생성할 수 없다”며 “우리는 그것을 식단을 통해 공급받아야 한다. 이는 생선 섭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주일에 약 2~3회 섭취하는 정도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견과류와 씨앗류는 인지 능력 저하를 늦추는 식품으로 잘 알려졌다. 수많은 연구에서 견과류, 특히 호두를 많이 섭취할수록 인지 저하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70세 이상 여성 약 1만6000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일주일에 적어도 5인분의 견과류를 섭취한다고 말한 여성이 그렇지 않는 여성보다 인지 점수가 더 높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중해식 식단과 마인드 식단의 주재료인 올리브오일은 인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올해 9만2000명 이상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올리브오일을 많이 섭취할수록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률이 29% 낮고, 전반적인 사망 위험률 또한 8~34%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영양소들이 함유된 보충제도 시중에 적지 않으나, 전문가들은 치매 예방 및 인지 기능 향상을 위해서라면 식단을 통해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모스코니 박사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주요 연구들을 살펴보면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홍보하는 오메가3 보충제 등을 복용해도 실제 인지 기능 저하가 늦춰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아무리 훌륭한 보충제도 건강한 식단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당부했다.
치매 조기검진, 상담, 예방 및 인지 강화 프로그램을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늘(3일)부터 5일까지 서울시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2022 케이(K)-농산어촌 한마당’을 방문하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다수 정부 부처가 함께하는 이번 행사는 국민 건강증진과 농산어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산업 관련 정보와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통합(원스톱) 서비스 스탬프 투어’ 체험관을 마련했다. ‘국민건강증진관’에 위치한 각 체험관은 치매 관리사업 안내, 치매 조기검진, 상담, 치매 예방활동, 인지 강화 프로그램 체험, 기억다방 등 다양한 주제로 운영된다.
치매 조기검진 체험관에서는 치매 간이검사를 받을 수 있고, 검사 결과에 따른 추가 검진 등의 안내가 이뤄진다. 이어지는 치매 상담관에서는 치매 간이검사 결과에 대한 현장 상담, 치매 관련 정보와 돌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치매 예방 및 인지 강화관에서는 치매안심센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음악 치료 등의 치매 예방 활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체험은 현장에 방문하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모든 체험관에 방문해 5개의 스탬프를 다 모은 참여자에게는 하루 300명에 한해 ‘스탬프 부스’에서 이동식 핸드 선풍기를 기념품으로 제공한다. 스탬프를 확인한 후에는 기억다방에서 제조한 커피나 매실차 등의 음료수도 제공될 예정이다.
김혜영 보건복지부 치매정책과장은 “앞으로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필요한 지역사회 치매 관련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연계해 치매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고 가족의 부담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입석 중앙치매센터 센터장은 “치매안심센터에서 제공하는 치매 관리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통해 치매 정책과 사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대상’으로 인식해 애완동물이라 했지만, 이제는 사람과 ‘심적 친밀감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의미로 반려동물이라 부른다. 신문이나 광고에서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는 문구가 심심찮게 보이는 현재, 동물들은 노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참고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 한겨레 애니멀피플)
작은 몸에 올망졸망한 눈으로 한결같이 나만 바라보는 반려동물은 우리 마음의 정화를 불러일으킨다. 성별, 외모, 장애, 경제력 등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으며 비판하거나 질책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최근 강아지, 고양이, 새와 같은 동물을 인생을 나누는 ‘반려’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38만 가구로, 인구로 환산하면 15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펫 택시, 전용 유치원, 장례 서비스, 원격 양육 서비스 등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90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 4000억 원으로 성장했으며, 전문가들은 2027년에는 6조 원으로 2015년보다 3배 이상 확대되리라 전망했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방송사마다 동물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SNS와 동영상 플랫폼에 동물 콘텐츠가 넘쳐난다.
반려동물의 긍정적 효과
우리 사회가 점점 고령화되어가고, 1인 가구가 꾸준히 늘면서 동물은 사람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달래줄 친구이자 가족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반려동물이 사람의 심리와 정서 안정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9년 서울시 취약계층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물을 기르는 청장년 1인 세대보다 노인 부부 세대가 더 높은 심리적 효과를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강아지나 고양이와 함께하면서 책임감 증가, 외로움 감소, 삶의 만족도 향상, 스트레스 감소, 대화 증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반려동물이 노인들의 인간관계와 사회활동을 촉진하는 사회적 윤활유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반려동물과 장기간 생활하면 기억력 감퇴와 인지 능력 저하 등을 늦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려동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식사를 챙겨주고, 산책을 시켜주거나 털을 빗겨주는 등의 행동이 치매 환자의 정신 상태나 기동성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해서다. 미국 플로리다주 제니퍼 애플바움(Jennifer Applebaum) 박사가 50세 이상 1300명의 인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53%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인지 능력 저하 속도가 느렸다. 애플바움 연구원은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과 스트레스 감소의 생리학적 측정(코르티솔 수치 및 혈압 감소를 포함해 장기적으로 인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사이에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반려동물이 인지 저하를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초기 증거”라고 말했다.
동물들은 그저 존재하는 자체로 치유를 일으키기도 한다. 공원에서 짧은 다리로 뒤뚱뒤뚱 걷는 강아지의 뒷모습을 보기만 해도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테니 말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다양한 ‘애니멀 테라피’를 실시하고 있다. 애니멀 테라피란 동물을 통한 치료 방법을 말한다. 활용되는 동물로는 개, 고양이, 돌고래, 소 등 다양하다. 예컨대 난독증 환자의 치료법 중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활동이 있다. 난독증 환자들은 자신이 더듬거리는 것에 대해 깊은 열등감이 쌓여 있거나 주눅 들어 있는 등 평소 자신감이 약한 태도를 보이기 쉽다. 때문에 편견을 가지지 않은 존재인 개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낮아진 자신감을 올려주고, 점차 말을 더듬는 증상을 완화하는 식이다.
또한 일본 정부는 일본 내 유기 동물 문제 해결과 노년층의 건강 회복 모두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올해부터 요양원에 애니멀 테라피를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환경성은 지자체가 보호 중인 개나 고양이를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보내 노인의 심리 치료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별
노년에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거나 계획이 있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반려동물의 죽음이다. 보통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은 15~20년이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정들었던 동물 친구를 마음에서 떠나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식처럼 기른 반려견, 반려묘가 죽어 큰 슬픔을 호소하는 ‘펫로스 증후군’을 겪기도 한다. 특히 노년층은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적고 반려동물을 향한 심리적 의존도가 높아 극도의 우울, 무기력, 자책 등의 감정을 동반할 수 있다.
애니멀피플이 공공의창·한국엠바밍·웰다잉문화운동과 함께 실시한 ‘한국 반려동물 장례 인식조사’를 보면, 펫로스를 경험한 응답자의 과반수가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52.8%)을 꼽았다. 우울증(19.5%), 반려동물 죽음 자체에 대한 부정(18.7%), 죽음에 대한 분노(7.9%) 등이 뒤를 이었다. 아낌없는 사랑을 주던 대상이 떠난 후 밀려오는 그리움과 상실감은 당연하지만, 이를 잘 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관련 책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의 저자 이학범 수의사는 “반려동물과 이별하며 슬픔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거나 기간이 길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심리적·정신적 고통을 겪지만, 수습 절차나 방법은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주변 산에 묻는 행위는 불법이다. 보통 동물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쓰레기봉투에 담아 생활 쓰레기로 배출하거나, 동물병원에 맡겨 의료용 폐기물로 처리한다. 최근에는 오랜 친구를 폐기물로 처리하길 원치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병원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합동 화장을 진행하거나, 반려동물 장례 시설을 이용하는 추세다. 동물 장묘업체는 반드시 이동식 장묘업체가 아닌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된 업체여야 한다. ‘e동물장례정보포털’(eanimal.kr)을 통해 합법적인 업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반려동물을 부탁할 곳도 고민해야 한다. KB국민은행에서는 내가 죽고 나면 누가 내 강아지를 돌봐줄까 고민되는 사람들을 위해 반려동물 신탁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반려동물의 주인인 ‘위탁자’가 사망해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수탁자’인 은행에 자금을 미리 맡기고, 본인이 사망한 뒤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인 ‘사후 수익자’에게 반려동물의 보호 관리에 필요한 양육 자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조건으로 가족 또는 제3자에게 자신의 유산을 일부 상속해놓는 것도 방법이다. 대신 어떻게 돌봐줘야 하는지 등 상세한 내용을 담은 유언장이 있어야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한편 비교적 명확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성장성에 비해 반려인 사망 시 반려동물에게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돌연사, 고독사, 사고, 질병 등에 의해 반려인을 잃고 홀로 남을 반려동물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 마련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치매나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시니어 환자들이 약 대신 스마트폰 앱과 전기 자극으로 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로 대표되는 3세대 치료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아직 임상 중이며 상용화를 앞둔 상황이지만 치매와 당뇨 등으로 치료 범위를 넓히면서 업계 전문가들은 미래먹거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3세대 치료제인 전자약은 미세한 전기 자극으로 뇌신경을 자극해 치료 효과를 낸다. 역시 3세대 치료제에 속한 디지털 치료제는 게임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챗봇, 인공지능(AI)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이를 이용해 우울증과 치매, 뇌전증, 강박장애나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상용화된 사례는 없다.
3세대 치료제 개발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최근 국내 기업 와이브레인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전자약 마인드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우울증 치료에 단독 요법으로 쓰는 전자약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임상에서는 전자약 사용 6주 후 환자군 57.4%가 우울증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국내 기업이 3세대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 장애를 게임처럼 구성된 VR 소프트웨어로 치료하는 뉴냅비전은 2019년 국내 첫 임상 승인을 받았다. KT는 신경정신질환 치료 전자약으로 FDA 승인을 받은 미국 뉴로시그마와 협약을 맺었다. 라이프시맨틱스의 호흡재활용 디지털 치료제인 ‘레드필숨튼’, 빅씽크테라퓨틱스의 강박장애 치료제 ‘오씨프리’ 등이 임상을 시작했거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전자약 기술개발사업에 내년부터 2026년까지 406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치매와 파킨슨병, 당뇨, 희귀질환 분야에서 전자약을 주로 지원한다. 디지털 치료제에선 정서 장애와 자폐 치료에 350억 원, 자폐성 장애 치료에 3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학계와 병원, IT 기업이 함께하는 이 사업에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총 289억 원이 투자된다. 개발되는 플랫폼은 우울증 환자뿐 아니라 우울증을 예방하려는 일반인에게도 제공할 예정이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3세대 치료제는 신개념 치료제로 연구과정에서 겪는 제도적 애로사항이 많다”며 “이를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같은 관계부처와 함께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27일 ‘디지털 치료제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주최한 현대원 서강대학교 교수이자 한국헬스ICT학회 회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디지털 치료제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성장하려면 선진화된 패스트트랙 제도 같은 정부 지원과 학계 R&D 지원 등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열·진통·소염제와 항정신병제, 삼환계 항우울제, 장기 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
65세 이상 고령자라면 이와 같은 약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 건강하기 위해 복용한 약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은 평균 1.9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어르신이 주의해야 할 의약품 정보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고령자가 주의할 의약품으로 해열·진통·소염제와 항정신병제, 삼환계 항우울제, 장기 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을 꼽았다.
①해열·진통·소염제
두통, 관절염, 척추염 등의 통증에 사용하는 해열·진통·소염제는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아세클로페낙 등이 있다.
약을 잘못 먹을 경우 소화불량·속쓰림, 위장관 출혈·궤양같은 위장관계 이상반응, 신장 기능 악화, 혈압 상승, 체액저류에 의한 심부전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들은 가능하면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좋다.
②항정신병제
치매환자의 행동장애, 조현병 등 정신 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이다. 주요 성분으로는 할로페리돌, 아리피프라졸, 클로자핀 등이 있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정좌불안, 입 오물거림이나 눈 깜박임 등의 운동이상증, 졸림과 어지러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항콜린작용으로 인한 졸림, 어지러움, 변비, 체중증가도 항정신병제의 부작용 증상이다. 항정신병제로 인한 부작용은 회복이 늦고 치료가 어려워 예방이 중요하다.
③심환계 항우울제
우울증 치료와 신경병증 통증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주요 성분으로는 아미트리프틸린, 아목사핀, 클로미프라민, 이미프라민, 노르트립틸린 등이 있다.
심환계 항우울제를 잘못 복용할 경우 갑자기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졸림, 변비, 환각 증상도 대표적 부작용이다. 요저류, 착란, 섬망, 환각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심환계 항우울제의 부작용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녹내장이나 불안정협심증, 부정맥,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④장기 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
심한 불안증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이다. 클로르디아제폭시드, 클로나제팜, 디아제팜, 플루니트라제팜 등이 주요 성분이다.
불안을 가라앉히는 약물이기 때문에 진정작용이 과하게 나타나면 인지장애나 섬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복용 후 움직이기 어려워져 자동차 사고나 낙상, 골절의 위험이 있으므로 뼈가 약한 노인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의약품 부작용이 의심될 때는 지체 없이 의사와 약사 등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상사례 발생 빈도도 증가할 수 있으므로 환자 상태에 맞는 세심한 의약품 사용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수면 등이 세계 장수마을 사람들의 건강 비결로 알려져 있다. 사실 ‘밥 먹으면 배부르다’ 식의 당연한 이야기다. 누구든 잘 먹고 잘 자면 면역 기능이 향상돼 질병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이 뻔한 일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삼시세끼는커녕 한 끼 차려 먹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매일 색다른 밥상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눈앞에 차려진다면 어떨까. 첨단 로봇이 아닌, 식단 구독 서비스로도 가능한 일이다.
건강 식단 구독 서비스 ‘그리팅’
‘혈당 조절은 장기전이기에 식사에 한계가 있는데, 식단을 구독하니 선택지가 많아져 스트레스가 사라졌습니다.’ 현대백화점 계열사 현대그린푸드의 건강 식단 구독 서비스 ‘그리팅’을 구독한 40대 김건강(가명) 씨가 남긴 후기다. 그가 선택한 메뉴는 저당식단. 당류와 염분을 최소화하고, 저당 식재료를 3종 이상 활용해 만든 당뇨 예방 식단이다.
‘그리팅’은 이처럼 건강관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원하는 날짜에 식단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종류는 저당식단을 비롯해 한 끼 평균 열량이 450kcal인 칼로리식단, 세계에서 가장 장수 인구가 많은 ‘블루존’(Blue Zone) 국가의 식문화를 반영한 장수마을식단 총 3가지다. 이 중 골라 구독 기간과 끼니 수, 배송 희망일을 택하면 해당 식단을 주 2~3회 받아볼 수 있다. 주문 후 조리되는 상품 특성상 구독 최대 기간은 2주이며, 가격은 한 끼당 8500원이다.
홈페이지 구독 신청 페이지에서 ‘메뉴 미리보기’를 누르면 테마별로 18가지 식단을 살펴볼 수 있다. 해당 날짜를 기준으로 2주간 제공되는 식단이다. 2주 뒤에는 다른 식단이 그 자리를 채운다. 매일 다른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박주연 그리팅사업담당 상무는 “식단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려면 계속 먹을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분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매월 신 메뉴를 개발한다. 일반 식품 제조업체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사업 모델이지만, 자사는 서울아산병원과 아주대병원에 환자식을 제공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한 식단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 식단’을 표방하는 만큼 식단 구성 과정도 까다롭다. 먼저 식단의 특성에 따라 영양 목표를 설계하고, 시기별 어울리는 식자재와 조리법을 연구해 레시피를 완성한다. 그다음 맛, 색상 등의 조화를 고려해 궁합에 맞는 메뉴로 한 끼 식사를 구성한다. 이때 단순히 대중적인 레시피를 차용하는 것이 아닌, 생소한 재료를 활용해 전에 없는 메뉴를 말 그대로 ‘개발’한다. 이를테면 저당식단에는 인슐린 작용을 도와주는 여주와 꾸지뽕이, 장수마을식단에는 산초, 팔각 등 이국적인 재료가 들어간다. 정현정 그리팅Lab 케어식단연구원은 “대개 건강식은 싱겁고 맛없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리팅을 통해서는 다양하고 새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영양뿐 아니라 맛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구독 전 세 끼 분량의 체험판을 주문할 수 있다. 그리팅 오프라인 매장인 ‘영양사의 반찬가게’를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영양사와 1:1 건강 상담을 통해 맞춤형 반찬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여의도점·무역센터점·목동점·판교점 총 5곳에서 운영 중이다. 박 상무는 “앞으로는 건강 식단뿐 아니라 연화식 등 고령 친화 식품과 관련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시니어가 더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팅’이 추천하는 장수 식자재
꾸지뽕_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토종 식물로, 뽕나무를 닮아 ‘굳이 뽕나무’라고 불리며 그 이름이 유래됐다. 혈관 건강에 효과적인 루틴이 뽕잎의 약 18배, 녹차의 68배가량 함유돼 있어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비린내를 잡는 데 탁월해 해물찜, 갈치조림 등 생선을 찌고 조릴 때 꾸지뽕잎 가루를 함께 넣으면 더욱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여주_입에 쓸수록 건강에는 달다! 특유의 쓴맛으로 한의학에서는 ‘고과’(苦瓜)라 불리는 여주는 사포닌 계열의 모모르카로사이드 성분이 풍부해 신체 활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쓴맛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을 것 같지만, 제육볶음이나 소불고기 등 양념 고기 요리에 넣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여주의 쌉싸름한 풍미가 매콤달콤한 고기의 맛을 더욱 살려준다.
당귀_반건조 상태의 당귀는 뜯었을 때 특유의 향을 끈적한 감촉으로 느낄 수 있다. 주로 늦가을부터 봄 새싹이 돋기 전에 캔 뿌리를 건조해 사용한다. 잎이 무성해지면 약의 기운이 잎으로 몰려 뿌리의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관절 통증과 치매 예방에 좋은 데커신 성분이 풍분해 노년기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닭볶음, 주꾸미볶음 등 매콤한 한식 요리에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