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를 선망하던 시대가 있었다. 차량의 증가를 운전자가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던 시절. 그때만 해도 운전면허증은 우월함의 상징이었다. 미래에도 그런 시대가 올까.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바로 최근 유행하는 드론 얘기다. 이제 드론은 사람을 나르고, 농기계로 쓰고, 짐을 배달하고, 군사용으로도 쓰인다. 현재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드론을 보면 자동차 문화가 시작되던 시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자동차도 처음 나왔을 땐 지금의 용도를 상상하지 못했다. 드론도 그렇다.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이런 급격한 성장은 시니어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할까.
드론을 정확히 정의하면 무선전파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를 뜻한다. 드론 하면 떠올리게 되는, 프로펠러가 여러 개 달린 형태의 비행체 외에 정찰이나 지상목표물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맡고 있는 군용 무인비행기도 드론에 속한다. 우리가 드론이라고 생각하는 비행체는 항공안전법상 무인비행장치에 속하는 무인멀티콥터다. 프로펠러가 여러 개 달려 멀티콥터라고 부르는데 장비에 따라 대개 4~6개의 프로펠러가 작동한다.
드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계기는 역시 기술 발전 때문이다. 과거 드론 형태의 원격조정 비행체는 제 몸 하나 띄우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늘로 날아올라도 조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원격조정 헬리콥터는 동호인 사이에서도 난이도가 최고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조종이 어렵다. 그러다 약 5년 전부터 드론이 일반인에게 보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카메라를 거뜬히 싣고 날아올랐고, 방송용 헬리콥터에 사람이 타고 촬영한 것보다 떨림 없는 안정된 화면을 제공했다. 적재할 수 있는 무게도 늘고, 조종이 쉬워지면서 드론의 용도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방제 조종사 성수기에 연소득 올려
대표적인 드론 관련 직종은 역시 영상이나 사진 촬영 분야와 연관이 있다. 이미 드론을 활용한 항공촬영 업체가 여러 곳 성업 중이다. 일반 방송촬영뿐만 아니라 기업 홍보용 영상, 지도제작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쓰인다.
또 다른 유망 직종 분야는 농업. 그중에서도 드론을 활용한 농약 살포가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농업용 드론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드론 조종사의 평균 연봉이 약 1억원에 이른다는 발표도 있었다. 상용 드론 시장의 세계 최강국으로 불리는 중국은 넓은 농토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본은 농촌의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드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방제용 드론의 도입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부터 농약살포용 드론을 ‘무인항공방제기’로 분류해 정부융자지원 대상 농기계로 등록시키고 있다. 아직은 중국산 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국산 업체들도 하나둘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선 드론을 이용한 수요가 늘면서 “3개월 일하면 1년 쉬어도 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능숙한 드론 조종사는 월 소득이 300만~50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농약 살포시기가 정해져 있고, 아직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 일부 지자체에선 공동구매 형식으로 지역 농민을 대신해 드론 방제업체와 일괄 계약하기도 한다. 산업용 드론은 12kg이 넘으면 자격증 소지자만 운용이 가능하다. 농가에서 정부 융자를 통해 드론을 구매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운용하려면 자격증을 따야 하는 등 쉽지 않다.
농약 살포에 드론 활용이 선호되는 데에는 시간 절약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한몫하기 때문이다. 농민 5~6명이 하루 종일 살포해야 하는 면적을 드론은 한 시간이면 방제한다. 게다가 사람이 뿌리는 방식은 농약이 비처럼 떨어져 농작물의 윗면만 도포가 되지만, 드론으로 방제할 경우 강한 바람으로 와류가 발생해 농약이 앞뒷면에 골고루 묻는다. 면적당 농약 사용량도 줄일 수 있어 토양 관리에도 유리하다.
국내에서 대표적 드론 개발 기업으로 알려진 바이로봇의 홍세화 이사는 “방제용 드론은 아직 모든 조정을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하는 수준이지만,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은 방제 지역의 위치나 면적을 사전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농약이 살포되고, 살포된 양까지 빅데이터로 기록해서 농작물의 생육까지 관리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로봇에선 완구용 드론 생산뿐만 아니라 어린이 대상의 드론 코딩 교육도 하고 있는데, 드론의 위치, 고도, 동선, 비행시간 등을 프로그래밍해서 드론 동작을 제어하는 것이다. 이런 코딩 방식이 산업용 드론에 적용되기 시작하면 방제 등 드론을 응용한 각종 작업이 간편해진다.
이 밖에도 드론은 사람 손이 미치지 못하는 여러 분야에 쓰인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드론 조종자를 미래 유망 직업으로, 한국고용정보원은 5년 내 부상할 새로운 직업으로 선정했을 정도. 군이나 경찰, 소방 등 공공기관에서 드론 운용 전문가 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수색이나 정찰, 구조 작업에 드론이 쓰이고 원자력 발전소 같은 주요 건축물 점검이나 교통 상황 분석 등에도 활용된다.
자격증 취득 비용은 300만원 선
기본적으로 완구나 경량 드론은 비행 가능 지역이라면 누구든 날릴 수 있다. 그러나 12kg이상의 무게가 나가는 드론은 초경량 비행장치 비행자격증명 중 무인회전익비행장치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14세 이상의 운전면허나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한 수준의 신체검사증명이 있는 사람이면 지원할 수 있다. 또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이 지정한 기관에서 20시간 이상 비행 경력을 쌓아야 한다. 파일럿의 숙련도를 인증받은 비행시간으로 구분하는 것과 비슷하다. 비행시간을 쌓기 위한 비행은 교관 입회 하에 휴일과 날씨가 안 좋은 날을 제외한 날 중 낮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획득하기는 어렵다. 비교적 시간 여유가 많은 시니어가 자격증 취득에 유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격증 취득은 학과시험을 본 후 항공이론 구술과 실제 비행시험을 거쳐야 한다. 자격 취득을 위한 지정 교육기관은 항공교육훈련포털(www.kaa.atims.kr)을 통해 찾을 수 있다. 조종자격 취득 희망자는 포털을 통해 국내 모든 전문교육기관의 교육과정이나 교육기관에서 이수한 교육이력 및 증빙자료, 자격증명 취득 방법 등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올해 자격을 획득한 인원은 지난 2월까지 총 1536명. 그간 전문교육기관이 부족해 배출 인원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각종 규제혁신, 조종교관 요건완화, 교육기관 설립지원 등을 통해 전문교육기관이 확대돼 지난해 교육수용 가능인원 994명에서 두 배가량인 17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수강생이 부담해야 할 교육비는 기관마다 다르지만 국가자격증 과정은 약 300만원 내외다.
시니어 취미로도 안성맞춤
전문가들은 드론이 시니어에게 알맞은 분야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직업이 아닌 취미로 즐길 수도 있고, 또 맘만 먹으면 충분히 수익 사업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한국드론교육협회 이재윤 대구시협회장은 “시니어들이 드론을 배우고 나면 집중력도 늘고 손주나 다른 가족에게 아직 늙지 않았음을 자랑하는 계기로도 삼는다”며 “드론 조종이 산책이나 운동을 유도하고, 치매예방 등 교육 외적인 효과도 있어 노인대학 등에서 학과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드론은 잘 알려진 촬영이나 방제뿐만 아니라 드론의 유지 보수, 강사 등 다양한 직업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며, 조종교관자격 취득이나 숙련도를 확보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부산인적자원개발원과 함께 시니어드론기술창업스쿨을 운영했던 동의대학교 임환섭 교수도 “모집과정에서부터 시니어가 상당히 높은 관심을 보였고 결과도 성공적이었다”며 “드론과 관련한 창업에 성공한 분과 수료생들의 취업 소식을 접했는데, 보람과 함께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또 방제업계 관계자들은 만약 귀촌을 고려하고 있다면 지역 주민들의 인심을 얻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귀촌의 성공은 지역 주민들과 어떻게 관계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드론 방제 기술이 있다면, 연고가 없거나 마을발전기금을 내놓지 않아도 환영받는 존재가 될 거라는 이야기였다.
이런 상상해봤을 것이다. 하늘을 나는 상상. 아직 인간이 직접 하늘을 날 수는 없지만, 드론은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줄 신호탄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드론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드론은 너무 작동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Nope! 레저용 드론은 몇 시간만 배우면 금방 즐길 수 있다.
벌이 ‘웅웅거린다’라는 뜻을 가진 ‘드론(Drone)’. 바야흐로 드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드론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 수많은 기업이 드론을 이용해 사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드론은 일반인들의 생활에까지 깊숙하게 침투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도미노피자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미국 내에서 드론을 이용해 택배서비스를 시범 활용하는 데 성공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도 드론을 띄워 무선인터넷 중계기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산업 전반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드론이 앞으로 산업과 일상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상상하기도 힘들다.
지마켓에 따르면 1~5월 드론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나 증가했을 정도로 그 인기가 폭발적이다. 6월 첫째 주에는 완구 검색순위 중 드론이 1위를 차지해 레저나 취미용으로도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드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저 높은 창공에서 도시의 전경을 찍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창공을 가르는 드론에 스트레스를 담아 높이 날려버리자. 식상한 취미에 찌들어 있던 신중년의 생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신중년들에게 추천하는 이유
드론은 여러 가지 이유로 신중년에게 추천할 만하다. 첫 번째는 어렸을 적 품었던 기계에 대한 로망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드론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을 만큼 조작이 쉽기 때문이다.
둘째는 재미있으니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여기에 써야 한다. 당장 드론을 사서 컨트롤러를 잡으라.
셋째,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 드론을 잡고 놀다보면 자연스럽게 손주들의 관심은 드론과 당신에게 가 있을 것이다. 손주와의 밀당은 드론으로 가능하다. 넷째, 은퇴 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삼을 만 하다. 최근 드론 스쿨이나 드론협회를 찾아 드론 수업을 듣는 인원 중 절반은 신중년이라고 한다. 취미도 취미지만 제 2인생의 새로운 활로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건축일을 하는 한 신중년은 매일 들어가는 건축 공정을 촬영해 홈페이지에 올리거나 부동산 홍보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 드론은 어디서 배울까?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드론스쿨은 이론 교육에서 실습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신중년을 맞이할 채비를 갖췄다. 이론 교육은 항공법과 드론 일반론을 시작으로 드론의 발전 흐름과 세팅법까지 진행한다. 교육장 내에 마련된 실내 체험장과 근처 공원에서 다양한 기종의 드론을 날릴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입문 과정은 2시간 이상 진행되며, 강의자가 3년 넘게 촬영하면서 얻은 경험과 안전한 비행 등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입문 과정에 이어 중급, 고급 과정도 준비돼 있다.
◇ 드론 Best 4
- Syma X5C 쿼드콥터
네티즌 사이에서는 일명 ‘국민드론’으로 손꼽힐 정도로 입문자용으로 인기인 드론이다.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데다 영상촬영까지 가능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초보자가 사용하기 쉬운 저감도 모드와 고감도 모드 2가지가 지원이 된다. 기본 배터리로 비행은 약 7분 정도 가능하다. 가격 7만원
- 드론파이터
국내업체 ‘바이로봇’에서 제작한 드론파이터다. 기체가 크지 않아 휴대가 간편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나사가 없이 조립과 분리가 가능해 입문자가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사용자들 사이에서 아무것도 몰라도 바로 비행이 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조작법이 쉽다. 드론파이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배틀기능이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기체를 날릴 때 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해 상대기체를 6번 맞추면 착륙시키는 시스템으로 배틀을 할 수 있다. 가격 12만 8천원
- 팬텀3 프로페셔널
깔끔한 외관에 금색 띠를 두른 것이 눈에 띈다. 거기에 1200만 화소의 4K 카메라가 장착돼 항공촬영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른 기종은 ‘호버링’(제자리에 떠 있는 기능)을 수동으로 해야 하지만, 팬텀3는 GPS를 이용한 자동 호버링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한 GPS 시스템과 함께 GLNASS시스템을 듀얼 적용해 최소 36개의 인공위성이 기체의 위치정보와 비행경로를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가격 163만원
- 인스파이어1
카본 재질의 프레임과 윤기 나는 하얀색 바디는 마치 에일리언을 연상시킬 만큼 인상적이다. 본체 옆의 랜딩 기어는 이륙할 때 위로 들어 올려진다. 이것은 이 기체에 달린 1200만 화소의 4K 카메라로 360도 촬영을 가능하게 한다. 낮은 지역, GPS가 없는 지역, 실내에서 비행을 할 때 시각 및 초음파 센서 스캔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정확하게 이동할 수 있는 비전 포지셔닝 기능도 갖추고 있다. 중급자 이상에서는 팬텀3와 함께 베스트 셀링 드론으로 손꼽힌다. 가격 380만원
협조 한국드론협회, 드론스쿨(www.droneschoo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