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재취업, 취업, 창업 등을 준비하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중장년이 많다. 이럴 때는 국가지원 정책과 지원 분야를 꼼꼼히 알아보는 것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현직에 있을 때부터 제도를 잘 활용하면 좋다. 관련 기관과 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평균 은퇴 나이는 49세, 희망 은퇴 나이는 71세. 실제 일하는 기간과 일하고자 하는 기간 사이의 격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은퇴 이후를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하다못해 취미로 하더라도 10년 이상 하면 직업이 될 수 있다.
2025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정부도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2019년 전직지원 의무화 법안인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기업, 중소기업 등에 전직지원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재취업, 창업, 창직의 다양한 길이 열리고 있다. 창업진흥원, 전국 37곳의 중장년기술창업센터, 각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에서도 창업에 관한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2023년 4월부터 ‘노인 일자리 실태조사’가 국가승인통계로 공표된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중장년과 노인 일자리 정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장년의 일자리 시장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다양한 경로가 생긴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무엇을 하든 새로운 일을 하려면 역량 강화와 발굴이 필수다. 또한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보기 위해서는 준비도 필요하다. 목표에 따라 어떤 기관을 이용하면 좋을지 둘러보자.
역량 강화 훈련이 필요하다면
학점은행제 국가평생교육원이 주관하는 제도. 효율성이 좋아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중장년에게 적합하다. 새로운 전공 분야를 공부하고 싶거나, 대학원 진학을 위한 학위 취득이 필요하거나, 자격증 취득을 하고 싶다면 학점은행제를 이용해보자.
서울시 기술교육원 만 15세 이상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실습 위주의 기술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재학 중 국가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하면 기능검정료를 지원한다. 1~2월 상반기와 7~8월 하반기에 과정별 수시 모집을 한다.
한국폴리텍대학 평생직업능력개발 대학이면서 공공 직업교육훈련 기관이다. 전국에 35개 캠퍼스가 있다. 신중년특화과정, 여성재취업과정, 전문기술과정 등 비학위 과정과 학위 과정이 있다. 이외에도 실업자과정, 재직자과정 등도 선택할 수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인생 2막을 꾸리고자 하는 50세 이상 세대에게 ‘배움학교’로 통용되는 곳이다. 교육부터 일자리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지원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 강의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취업 준비를 하려면
노사발전재단 노사발전재단은 중장년내일센터(전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해 40세 이상 중장년 맞춤형 고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애경력 설계, 전직 스쿨, 재도약 프로그램 등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와 1:1 컨설팅을 운영한다. 금융센터 업종 특화 전직지원 서비스와 기업 구인 매칭 서비스도 하고 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에게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업교육훈련, 직업상담, 취·창업 연계, 취업 후 사후관리, 경력단절 예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령자인재은행 고용노동부가 만 50세 이상 을 위해 42개의 비영리법인 혹은 공익단체를 지정해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 구인•구직 등록, 직업지도, 취업 알선, 재취업 상담, 직무능력 향상교육 등을 제공한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60세 이상 고령자 구인을 희망하거나 경로당 노인 인력 활용을 위한 공동 작업장을 희망하는 기업과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를 연결한다. 총 68개 직종의 일자리를 알선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지금까지 3만여 명의 훈련생을 배출했다. 취업과 사회활동 지원, 재취업, 실전 인턴십 등을 통해 60세 이상의 취업을 전문적으로 돕는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는 각 지역별로 시니어클럽이 있으며, 노인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서 노인이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장년 새출발 카운슬링 사업 1000명 미만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만 45세 이상 재직자 대상 재취업 상담 서비스다. 특수 형태 근로자나 프리랜서인 중장년도 참여할 수 있다. 직업훈련포털 홈페이지에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하면 된다.
창업을 원한다면
창업에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무료 온라인 창업교육 포털. 예비창업, 창업초기, 창업성장, 재도전 등 단계별로 구성돼 있다. 로그인하지 않아도 수강할 수 있다.
혁신창업스쿨 창업진흥원에서 혁신적인 기술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주고, 실무 등의 체계적인 교육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모두 무료다.
중장년기술창업센터 40대 이상 (예비)창업자를 위한 창업 보육공간이다. 중장년 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창업교육, 네크워킹 공간을 제공해 생태계 활성화 지원, 멘토링 및 사업화 연계 지원 등의 보육지원을 제공한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예비창업자들이 창업 성공에 이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교육 공간 ‘꿈이룸’을 운영하며, 비점포형 창업 체험 공간으로 ‘드림스퀘어’를 운영한다.
예비창업패키지 창업진흥원이 7개월 동안 예비창업자의 사업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제 창업 전 사업하려는 아이템을 제작해 주위 반응을 확인해볼 수 있다. 2020년부터 중장년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Q-net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데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 꼭 봐야 할 홈페이지다. 자격증과 국가기술자격, 국가전문자격 등 정부 산하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증의 자세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중장년워크넷 고용노동부에서 50대 이상 중장년 구직자를 위해 운영하는 맞춤형 일자리 사이트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생애경력 설계 서비스, 전직지원 서비스, 신중년경력형 일자리사업 등을 운영한다. 채용 정보와 취업 뉴스 등 동향을 파악하기도 좋다.
계묘년이 밝았다. 새해를 맞아 변화된 정책 및 제도, 서비스 등에 대해 알아보자.
◇ 연금과 세금
[1] 노령 기초연금 수령 선정기준액 상향
올해부터 혼자 사는 노인 기준 월소득인정액이 202만 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80만 원보다 12% 늘어난 금액이다. 부부의 경우에도 동일한 비율로 증가해 월소득인정액 323.2만 원이면 기초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월소득인정액이란 근로소득, 연금소득 등 실제소득에 금융재산 등 재산환산액을 더하고 각종 공제액을 뺀 액수다. 기초연금을 받으려면 주소지 관할과 상관없이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연금공단지사 방문 또는 온라인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다.
[2] 연금계좌 세액공제 최대 900만 원까지 확대
개인⸱퇴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해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가 400만원에서 600만 원으로 확대됐다. 퇴직연금까지 더한 세액공제 납입한도는 7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수령자부터는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이 12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종합과세 외 ‘15%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3] 과세표준 실거래가 적용,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5년→10년
1월부터 증여로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2023년 증여분부터 취득세 과세표준을 '시가인정액'으로 산정한다.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뒤 적용되는 ‘이월과세’ 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다. 증여받은 부동산을 10년 내 양도할 경우 취득가액은 증여가액이 아닌 증여자의 취득가액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가령 아버지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뒤 10년 안에 팔면 자녀(수증자)가 아닌 아버지(증여자)가 직접 양도한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증여와 관련된 절세가 어려워지며, 세금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4] 종부세 기본공제액 상향, 2주택자 종부세 중과 폐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이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랐다. 1주택자라면 공제 기준이 기존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된다. 아울러 2주택자에 대한 다주택 중과세율 폐지로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2채 보유한 경우 중과세율(1.2~6.0%)이 아닌 일반세율(0.5~2.7%)로 종부세를 내면 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경우 과세표준 12억 원 이하는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며, 최고세율은 6.0%에서 5.0%로 낮아진다. 주택 수에 따라 달리하던 종부세 세부담 상한율은 150%로 일원화된다.
[5]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세액공제 혜택에 답례품은 덤
올해 1일부터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경제 활성화, 주민 복리 증진 등을 위해 도입됐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를 제외한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은 해당 지자체의 취약계층 지원 및 문화·예술·보건 증진 등을 위해 쓰인다. 기부액은 연간 최대 500만 원이며, 금액에 따른 세액 공제를 받는다. 10만 원 이하는 기부금 전액, 10만원 초과는 16.5%를 공제해준다. 기부금의 30% 한도에서 해당 지자체의 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받아볼 수 도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 종합정보시스템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 그밖에
△복권 당첨금 200만 원까지 비과세
△제주 여행객 면세 한도 800달러로 상향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연장(6월 말까지)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 25%로 축소(기존 37%)
△중견기업 통합투자세액공제율 3%→5% 인상
△영화 관람료 소득공제 도입(7월 예정)
◇ 일자리와 평생교육
[6] 최저임금 9620원, 연장근로시간 주 69시간까지 확대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시간당 9160원보다 460원(5%) 올라 9620원으로 책정됐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 시급 1만1555에, 주 소정근로 40시간을 감안해 계산했을 때 총 201만580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면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장에서 적용된다. 연장근로시간의 경우 주 52시간에서 주 69시간까지 탄력적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이로써 하루 11.5시간 근무가 가능해지며, 장시간 노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7] 고령자 고용 연장 논의 시행, 경제활동인구 연령구간 세분화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고용 연장에 따른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한 60세 이상 계속고용 법제 마련 및 한국형 계속고용 제도 도입을 검토를 시작하기로 했다.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 시 중소기업의 공제액을 상향(수도권 1100만 원→1450만 원, 지방 1200만 원→1550만 원), 고령층 채용 지원에 나선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령구간도 고령화에 맞춰 기존 ‘70세 이상’에서 ‘70~74세’, ‘75세 이상’으로 세분화한다.
[8] 생애도약기 평생학습 지원 추진, 재직경력 학점·학위 인정 도입
교육부가 발표한 ‘평생학습 진흥방안’(2023~2027)에 따라 30~50대 국민을 생애도약기로 지정, 학습 시간·비용·콘텐츠·상담 등 종합적 지원을 해나간다.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지원을 위해 관계부처, 지자체, 민간 등과의 협업도 지속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직 경력을 국가에서 학점, 학위로 인정하는 ‘국가 학습경험인정제’를 도입하고 고령층, 저소득층 등 사회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 또한 강화한다.
[9] 50+캠퍼스 40대부터 이용 가능, 동부캠퍼스 개관 예정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플러스캠퍼스가 올해부터 만 40~64세로 이용 대상을 확대한다. 40대 서울 시민을 위한 특화 직업 전화 전문교육을 제공해 일자리 참여 기회를 증대할 계획이다. 기존 서부(은평), 중부(마포), 남부(구로), 북부(도봉)에 이어 올 하반기 동부(광진)캠퍼스 개관을 앞두고 있다.
[10] ‘서울런 4050’ 운영, 디지털동행플라자 조성
기존 평생학습포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서울런 4050’을 통해 중장년의 전직,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3월부터 예정). 참여자 개개인별로 맞춤 컨설팅과 학습을 지원할 100여 명의 ‘온라인 직업훈련멘토단’을 운영한다. 종합적인 지원을 통솔할 인생전환지원센터는 내년 중구 정동에 개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추진을 위한 장노년층 중심의 디지털 교육공간 ‘디지털동행플라자’가 연내 2곳 조성된다(장소 미정).
+ 그밖에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 중장년내일센터로 개편
△플랫폼 종사자 대상 특화훈련 시행(내일배움카드)
△중장년 기술창업 위한 ‘창업·창직 사관학교’ 연내 4개소 운영(2026년 6개소 확대 예정)
75분의 1초. 찰나(刹那)는 이토록 짧은 시간을 의미한다. 그 찰나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우리의 삶이 된다. 최백호는 ‘낭만에 대하여’를 작사·작곡하고 노래한 가수다. 일상에서도 낭만을 품고 살았기에 그는 낭만을 노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쌓여 최백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낭만 가객’으로 등극했다.
최백호는 낭만의 시간과 도전의 시간을 함께 살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획앨범 ‘찰나’를 발매한 그는 젊은 가수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외적인 변신도 시도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신년호 표지를 장식하며 젊은 스타일을 멋지게 소화한 것. 변화의 준비를 마친 최백호가 수놓을 2023년이 기대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에요! 살아온 세월이 다 없어진 것 같지만 그냥 흘러가지 않아요. 어떤 형태로든 다 쌓여 있어요. 그 많은 것이 내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요. 저는 지난해 73세의 시간이 너무 좋았어요. 74세의 시간이 기대됩니다.”
후배들과 협업한 ‘찰나’
기획앨범의 타이틀곡 역시 ‘찰나’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낭만에 대하여’를 잇는 포크송으로 누가 들어도 최백호 노래다. ‘찰나’는 빛났던 순간, 힘들었던 순간 모두 인생을 수놓은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최백호의 세월을 그대로 담은 목소리가 가사와 맞물리며 깊은 울림을 안겨준다.
“제 노래가 원래 좀 그렇기는 해요. 별로 정돈되지 않고 노래가 제 박자에 들어가지 않기도 하고요. ‘찰나’에서는 특히 제 목소리가 가다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나오죠. 나이가 느껴진다는 반응도 많고요. 기획하고 믹싱한 분들이 노래와 맞다고 판단해서 제 목소리를 그대로 살린 것이라 생각해요.”
앨범 ‘찰나’의 수록곡은 총 8곡이다. 최백호는 마지막 곡 ‘책’만 작사쪾작곡하고, 나머지 7곡은 후배들에게 맡겼다. CJ ENM의 신인 작곡가 육성·발굴 프로젝트인 ‘오펜 뮤직’ 출신 작곡가들이 노래를 만들었다. 최백호는 2018년부터 오펜 뮤직의 멘토로 참여했고, 그 인연이 ‘찰나’로 이어졌다.
최백호는 직접 노래를 쓰고 만들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하다. 때문에 그에게 ‘찰나’ 앨범 자체는 실험이고 도전이다. 최백호의 새로운 변화에 후배 가수들이 동참해 힘을 실어줬다. 지코, 타이거JK, 정승환, 정미조, 죠지, 콜드 등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노래의 장르가 달라지니 창법 또한 달라졌다. 최백호는 타이거JK와 힙합곡 ‘변화’를 불렀다. 그는 고음을 소화하며 파워풀한 창법을 보여줬다. 죠지와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개화’를 함께했다. 최백호의 목소리에 신나는 리듬이 붙으니 가사가 주는 설렘이 더해졌다. 최백호는 후배들과의 작업에 대해 “공부도 많이 했고, 깨우친 것도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는 좋은 노래는 쉽고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꼭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깨우쳤어요. 젊은 세대의 노래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이 깨진 거죠. 또 제가 평생 혼자 노래 부르다 보니 하모니를 잘 못 내요. 같이 노래 부른다는 게 어렵기도 했고 공부를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렇게 실력 있는 작곡가들과 가수들이 있어서 K-팝이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됐죠.”
이번 앨범에는 특히 ‘가요계 3대 코’ 막내 지코가 ‘찰나의 순간’ 내레이션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최백호는 “사실 지코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지코 측의 요청으로 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서 지코라는 존재도 알게 되었고, 협업도 이뤄졌다고 한다.
이와 함께 ‘가요계 3대 코’ 최백호, 개코, 지코가 한자리에 모였다. 최백호는 발음하면 최배코가 되어 가요계 3대 코 맏형이 됐다. 세 사람은 올해 힙합곡을 내기로 약속했다. 최백호는 “진짜 부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완전히 새로운 힙합을 해보고 싶다. 이번에 타이거JK와 함께 힙합을 처음 해봤는데 재밌었고, 노래가 들을수록 좋다. 개코, 지코와는 어떤 노래가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앨범은 세상에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여름 최백호의 건강이 악화돼 녹음이 힘든 상황이었다. 최백호는 “그때 의사가 ‘노래를 안 부르고 오래 살든지, 노래를 부르고 일찍 죽든지 둘 중 하나를 하라’고 말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대답은 “선생님, 저 노래 부를게요”였다.
최백호는 자기 몸보다 후배들의 노력을 저버릴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는 “몸이 안 좋다 보니 녹음할 때 아주 예민했다. 후배들을 잘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면서 “지금은 많이 호전됐다.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최백호는 자신이 노래를 부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천생 가수라는 사실 또한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나이 듦의 변화
최백호는 화가라는 직업도 갖고 있다. 59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전시회도 여러 차례 열었다. 최백호는 ‘나무 그리는 화가’로 특히 유명하다. 그는 “나무밖에 그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나무는 계절에 따라 변화할 뿐이지 배신을 하지 않는다”며 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를 밝힌 그는 특별한 나무 이야기를 전했다.
“고향이 부산 기장인데 어머니께서 시골 국민학교(초등학교) 선생님이셔서 사택에서 같이 살았어요. 그 사택에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고향에 갈 때마다 그 나무를 보고 와요. 어머니와의 추억이 가득한 나무죠. 그런데 다른 학교가 들어와서 그 나무를 뽑으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때마침 거기 문화원장과 식사 자리가 생겨서 나무 얘기를 했더니 보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최백호 나무라고 이름도 생겼다죠. 하하.”
최백호에게 어머니는 매우 큰 존재다. 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최백호의 어릴 적 꿈은 어머니처럼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미술에 소질이 많았던 터라 미술 교사를 꿈꿨다. 학창 시절 그는 미대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등록금이 부족해서 재수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당장 잠잘 데가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그는 돈을 벌어야만 했다.
최백호가 선택한 방법은 생계형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부산 라이브 클럽을 3년, 서울 라이브 클럽을 1년 넘게 전전하며 돈을 벌었다. 그러다가 1976년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만든 곡으로 지금도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라고 한다.
“운 좋게 데뷔 앨범이 잘됐지만, 여전히 가난했어요. 기획사에서 돈을 안 줘서 수입이 없었거든요. 28세까지는 하숙비를 못 낼 정도로 너무너무 가난했어요. 29세가 되어서야 돈을 왕창 받고 그 회사를 나와 다른 회사로 갈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데뷔곡 이후 최백호는 이렇다 할 히트곡을 내지 못했다. 30대의 그는 술집을 전전하며 돈을 벌었다. 하루에 술집 일곱 군데에서 일한 적도 있다고. 최백호는 “술도 매일 마시고 정신적으로 망가져 있던 때였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당시 돈은 많이 번 덕분에 최백호는 처음으로 자기 집을 마련했다. 30대 중반에 서울 목동 아파트를 샀다. 최백호는 “그 집이 터가 정말 좋다. 풍수가 좋은 집이다”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 집에서 불후의 명곡 ‘낭만에 대하여’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낭만에 대하여’는 1994년에 나왔는데, 1995년 KBS2 ‘목욕탕집 남자들’에 나오면서 역주행 인기를 끌었다. 20년이 넘은 현재도 여전히 사랑받는 곡이다.
“그 집에서 ‘낭만에 대하여’를 만든 덕에 돈을 많이 벌어 다른 집으로 갈 수 있었죠. ‘낭만에 대하여’는 40대에 만든 곡이에요. 20대에는 만들 수 없는 노래죠. 나이가 들면서 노래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거예요. 노래가 나온 지 20년이 지났는데 사람들이 항상 새로운 노래처럼 반응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신기하고 감사해요.”
나이에 따라 새로운 감성이 생기고 노래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그는 70대에 ‘찰나’를 만났다. 최백호는 “80대에는 또 어떤 멋진 노래를 부를지 기대된다. 나이 먹는 것은 절대 슬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년기일수록 나이 듦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에 대해 그는 일침을 날렸다.
“행복은 선택이라고 하잖아요. 잠들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세요. 99개의 힘든 일이 있었어도 한 가지는 즐거운 일이 있었을 거예요. 오늘 이렇게 즐거운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면 하루가 찬란해지죠. 나이 먹는 것도 똑같이 생각하면 돼요.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머지 시간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2023년, 70대 중반에 접어드는 최백호. 새해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목표가 없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다 도망가는 사주다. 그래서 가만히 기다리는 쪽이다”라고 답했다. 누구에게나 기회의 순간은 오지만, 누구나 그 기회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최백호는 늘 준비되어 있었기에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매 순간, 매일, 매년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다.
“‘낭만에 대하여’에도 탄생 비화가 있어요. ‘낭만에 대하여’를 쓰고 며칠 뒤 조용필 씨의 전 매니저가 앨범을 만들고 싶다면서 저를 찾아왔어요. 그래서 ‘낭만에 대하여’가 세상 밖에 나올 수 있었죠. 참 신기한 일이에요. 어떤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하는데, 그래서 평소에 바른 자세, 진정성을 갖추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느 정도 기본적인 자세가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기회들을 잡았고 지금의 결과를 얻은 게 아닐까요?”
MZ세대(Millennial Z)는 1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 세대를 말한다. 어느 시대에나 있었지만 요즘 MZ세대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작가 김영기는 저서 ‘MZ세대와 꼰대 리더’에서 MZ세대의 특성을 6가지로 요약했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수평적 소통, 빠른 보상(을 원하고), IT 원주민(으로), 사생활(을) 중시(하며), 모바일(에) 연결(돼 있다)”이라고 했다. MZ세대는 ‘공정’을 중시하고, 자기 목소리가 분명하다. 삶을 독립적으로 설계한다. 일터는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발휘하는 곳’으로 본다. 남녀 간 차이도 공정의 틀 안에서 해석한다.
MZ세대의 이런 가치관은 정부 정책과 기업 문화, 정치 문화의 변화를 몰고 왔다. 기업은 수평적 조직 문화 조성, 새로운 리더십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앞다투어 청년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차기 당권주자의 덕목 중 하나로 ‘MZ세대 인기’를 꼽았을 정도다. 이들이 곧 ‘우리의 미래’라는 점에서 이런 대응은 당연해 보인다.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할 ‘요즘 어른’들은 어떤가. “라떼는(나 때는)~” 하면 바로 ‘꼰대’라는 낙인이 찍힌다. 권위주의에 똘똘 뭉친 어른으로 몰린다. 빈곤, 무능의 평가도 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나이가 들면 신체 능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 노화로 인해 상대적 무능력자가 된다”는 등의 주장이다.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의 저자 김용섭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우리는 요즘 애들뿐만 아니라 요즘 어른들도 잘 모른다”며 “4060세대 역시 변화와 진화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0년대 출생)는 사라진 것이 아니고, 거대한 인구 집단으로 경제사회적 영향력도 여전하다”며 “MZ세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뉴식스티’로 거듭났다. 현재 시점으로 재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트렌드 연구 집단 ‘샌드박스네트워크 데이터랩’은 최근 펴낸 ‘뉴미디어 트렌드 리포트 2023’에서 1964년생의 삶을 이렇게 정리했다. “한국전쟁 종식 11년 후에 태어나 높은 경제성장률을 일구는 데 일조했다. 17세에 광주민주화운동을 경험했고, 25세에 서울올림픽을 지켜봤다. 30대에 무선호출기를 사용했고, 35세에 외환위기를 겪었으며, 45세에 스마트폰을 처음 접했다.” 정리하면 ‘60세 어른’은 전후 세대에 태어나 대한민국이 올림픽을 개최한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는 데 일조했다. 그 과정에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이겨냈다. 군부독재를 몰아내고 민주화를 이뤄낸 주역이고, 디지털 전환의 가교를 탄탄하게 놓은 세대다.
통계청이 지난달 내놓은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자.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부채, 소득 수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다. 이를 보면 국내 가계 평균치는 자산 5.47억 원, 부채 0.92억 원, 소득(이하 2021년 기준) 0.64억 원이다. 누가 돈을 많이 버는지, 부자인지 살펴보니 50대가 자산 6.42억 원, 소득 0.81억 원으로 최고였다. 60세 이상은 자산 규모에서 40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5.43억 원이다. 소득은 20대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지만, 연간 4000만 원 이상(0.46억 원) 벌었다. 50대가 가장 부자 세대이고, 60+ 세대도 살 만한 세대라는 결론은 자연스럽다.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고 늘 그래왔다.
50+ 세대의 경제사회적 영향력을 입증하는 연구 자료는 더 있다. 5060세대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자기 집을 가지고 있다(통계청). 순자산 상위 1%의 평균 연령을 살펴봤더니 63.5세다. 60대 비중도 35%나 된다(NH투자증권).
자산만 많은 게 아니다. 50+ 세대는 생각보다 젊다. ‘뉴미디어 트렌드 리포트 2023’의 내용을 인용하면, 20대 여성들이 사용하는 패션 앱 광고 모델로 등장한 대한민국 최초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 씨의 나이는 76세다. 개그맨 유재석, 배우 장동건, 문소리, 오나라, 신하균, 곽도원, 가수 서태지, 박진영 씨 모두 50대다. 생각보다 젊기만 한 것도 아니다. 통계청 인구 추계를 보면, 2023년 50세 이상 인구는 223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3%에 달한다. 5060세대로 좁혀도 31%나 된다.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나이 들기를 거부하는 피터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나이 듦을 거부하며 과거의 삶을 다시 가꾸고, 아이처럼 놀고 싶어 하는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토끼해를 주도할 세대는 MZ세대가 아닌 시니어 세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경제가 나빠지면서 MZ세대는 지갑을 닫고 있다. 50+ 세대는 자산도 많고, 소득도 괜찮고, 여전히 젊고 더 젊어지려 한다. 노동(勞動)이 아닌 노동(老動)의 시대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경험과 높은 완성도를 앞세워 일자리 시장의 주요 공급 세대로 부상하고 있다. 구매력과 노동력을 갖추고 소비력이 왕성한 50+ 세대는 한국 사회의 주류 세대인 셈이다. 그렇다면 정부와 정치권, 기업은 판을 다시 짜야 한다. 청년 정책과 더불어 젊어진 50+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려면 말이다. 당장 시작하기 바란다.
과거만 해도 도배기능사는 공로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이었다. 현재는 기술직으로서 세대 불문 인기가 많다. 이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력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건축 관련 기술 직업 중 가장 대중적인 도배기능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도배기능사는 도배공 또는 도배사라고도 하며, 도배 일을 수행한다. 도배는 건축물의 내부 마무리 공정 중 하나를 말한다. 종이, 천, 플라스틱 재질의 도배지를 건축구조물의 천장, 벽, 바닥, 창호 등에 부착하는 일을 한다. 자, 칼, 솔 등의 공구와 풀, 본드 등 접착제를 사용한다.
도배기능사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한 자’다. 건축공정의 효율성을 기하고 전문적인 도배 기술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제정했다. 1974년 도배기능사 2급으로 신설되어 1999년 도배기능사로 개정됐다.
도배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택, 사무실까지 사람이 사용하는 모든 건물에 필요하다. 최근 신축 아파트 공사가 많이 이뤄지고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로 도배기능사의 전망은 밝다. 중장년층에게 특히 추천하는 이유는 정년이 없으면서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자격증 합격률
도배기능사 시험은 1년에 3회 실시된다. 필기시험은 없고 실기시험만 본다. 나이, 경력에 상관없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자격증 취득에 많이 도전한다.
실기시험은 도배 작업 수행 능력을 보며, 3시간 20분 동안 진행된다. 실기시험에서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받으면 합격이다. 시험은 크게 네 가지 작업을 잘 수행하는지 평가한다. △일반도배지 및 특수도배지 바탕 처리 △각종 도배지 재단 △보수, 밀착 초배 등 각종 초배 작업 △천장, 벽면, 창문 주위 바르기 등 정배 작업이다. 작업이 끝난 후 청소까지 해야 시험이 마무리된다.
시험 응시자는 매년 늘어나지만 합격률은 떨어지고 있다. 2017년까지는 합격률이 50%를 넘었다. 2018년에는 48.5%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36.5%까지 급감했다. 지난해 합격률은 38.8%였다. 응시자는 4182명이었으나 합격자는 1624명으로 집계됐다.
합격률이 낮은 첫 번째 이유는 긴 시험 시간이다. 3시간 20분은 작업을 완성하기에 빠듯한 시간이며, 계속 힘을 쓰기 때문에 체력에 부친다는 것이 수험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과물을 완성하지 못하면 현장에서 가차 없이 실격된다.
두 번째 이유는 깐깐한 평가 기준이다. 결과물을 완성했더라도 화재감지기·스위치·콘센트·전등 덮개의 일부가 제자리에 부착되어 있지 않은 경우, 작업 요소가 누락되거나 치수 오차가 발생한 경우 실격되기 때문에 주의를 기해야 한다. 만만하게 봤다가는 시험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습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보통 수험생들은 도배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에서 2~3개월의 양성과정을 수료한 뒤 시험에 응시한다. 요즘은 여성 도배기능사도 많아지는 추세다. 직업 특성상 섬세함과 꼼꼼함이 필요하고, 미적 감각을 발휘하면 업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양성 교육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사는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을 잘 알아보고 수업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억대 연봉? 일하기 나름
중장년에게 도배기능사를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년이 없는 기술직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교육기관이나 학원을 보면 은퇴 이후 제2의 직업으로 도배기능사를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20·30대와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비율이 50:50으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도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대부분 프리랜서로 일한다. 전문 건설업체나 하도급자의 의뢰를 받아 작업을 수행한다. 자격증이 있으면 건축도장기능사, 방수기능사와 같이 현장관리인 자격도 받을 수 있다. 건설·건축 업계에서 일하는 중장년층이 많기 때문에 자격증 취득 시 유리하다. 실제로 현장관리인 자격증을 위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도 자격증을 따는 추세다.
도배기능사가 인기가 많아진 가장 큰 이유는 벌이가 괜찮다는 여론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도배 일을 시작해 억대 연봉가가 된 사람들의 사연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하기 나름이라는 입장이다.
초보의 일당은 평균적으로 6만~7만 원으로 알려졌다. 2년 이상 하면 준기공으로 인정받고 일당 17만~2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5년 이상 일하면 기공으로 불리며, 일당은 평균적으로 23만 원이다. 한 달에 20일 일한다고 했을 때 460만 원 정도 벌 수 있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직업으로 사계절 내내 수요가 있는 편이다.
도배는 보통 3~4명이 함께 작업하는데 기공이 되면 혼자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경력이 쌓이면 지물포를 창업해 운영할 수도 있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즉 도배기능사는 적성에 맞아 오래 일할 자신이 있다면 수익도 보장되는 직업이다.
한 건설학원 관계자는 “도배기능사는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기쁨이 큰 직업이다. 도배가 깔끔하게 되고 의뢰자가 만족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정년이 없어 오래 일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40·50대도 늦은 나이라는 부담을 갖지 말고 시작하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조언을 전했다.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서 50대의 순자산 보유액, 사업소득 및 평균 자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대별 평균 자산은 50대에서 전년대비 13.2%, 60세 이상에서 11.2%, 40대에서 7.0% 등의 순으로 증가했다. 가구주 연령대가 높을수록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대별 순자산 보유액은 50대 가구가 5억 3473만 원으로 가장 많고, 전년대비 증감률 또한 50대 가구가 14.6%로 가장 높았다.
가구주 연령대별 평균 소득은 50대(8086만 원), 40대(7871만 원) 순이었다. 근로소득은 40대(5728만 원), 사업소득은 50대(1551만 원), 재산소득과 공적이전소득은 60세 이상에서 각각 595만 원, 1031만 원으로 가장 컸다.
한편 올해 3월말 기준 가구주의 실제 은퇴 연령은 62.9세로, 예상 은퇴 연령인 68.0세보다 5년가량 이르게 나타났다.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는 83.1%였다.
은퇴 후 가구주와 배우자의 월평균 적정 생활비는 314만 원으로, 전년대비 8만 원이 증가했다. 가구주와 배우자의 노후 준비가 ‘잘 되어있는 가구’는 8.7%로 소수였으며, ‘잘 되어 있지 않은 가구’가 52.6%로 절반을 넘어섰다.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의 생활비 충당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 ‘여유 있다’(‘충분히 여유 있다’ 포함)는 응답은 10.3%로 전년대비 2.1%p 감소했다. 반대로 생활비가 ‘부족하다’(‘매우 부족하다’ 포함)는 가구는 57.2%로 전년대비 1.6%p 증가했다.
가구주와 배우자가 생활비를 마련하는 방법은 ‘공적 수혜금’(33.6%), ‘공적연금’(30.4%), ‘가족수입 및 자녀 등의 용돈’(22.4%) 순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공적 수혜금’의 경우 전년대비해서는 1.5p%가 감소했다.
흔히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인생이 그렇듯이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 인생이 각양각색이듯이 사랑도 천차만별이다. 인생이 어렵듯이 사랑도 참 어렵다. 그럼에도 달콤 쌉싸름한 그 유혹을 포기할 수 없으니…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헤어질 수 있다면 당신은 사랑에 준비된 사람이다. ‘브라보 마이 러브’는 미숙했던 지난날을 위로하고 남은 날의 성숙한 촉매제가 될 당신의 중년 사랑을 보듬는다.
“전화 주실 줄 알고 기다리다 다시 해요.”
“응… 손님 만나는 중이어서….”
“그랬어요? 그럼 그렇다고 문자라도 주시지… 나는 함께 점심하려고 전화했던 건데.”
“손님과 점심 약속을 했던 터라… 미리 말하지 그랬어?”
“미리 말한다고 약속 잡아주실 것도 아니면서.”
“뭐 어쨌든. 그나저나 잘 지내고?”
“네, 저는 잘 지내요. 조만간 점심 사드리고 싶네요.”
“점심은 무슨. 됐고.”
“그럴 줄 알았어요.”
앞자리에 앉아 있던 예의 그 ‘손님’이 화장실을 가는 척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주는 바람에 통화가 오히려 길어졌다. 점심 식사 중에 그 여자의 전화가 왔지만 일부러 받지 않았다. 그 손님과의 자리가 대단히 중요해서가 아니었다. 핑계 삼아 그 여자의 전화를 따돌리고 싶었을 뿐. 손님이라야 등산을 함께 다니는 동네 지인으로 별 용건 없이 그냥 점심이나 함께하자는 게 다였으니까.
“그렇게 잘 알면서 왜 전화했어?”
“보고 싶으니까 했죠. 얼굴 본 지도 오래됐고.”
“우리가 얼굴 보고 싶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만날 사인가? 아무튼 난 지금 바빠. 그만 끊자고.”
얼굴 보고 싶다며 자유로이 만날 수 없는 사이, 만나면 부담스러운 사이, 껄끄러운 사이. 그렇다, 그녀와 나는 옛 연인 사이다. 눈 씻고 찾으려 들면야 한 자락 추억이야 없지는 않겠지만 그딴 건 찾고 싶지도 않고, 생각할수록 씁쓰레함만 남은 관계. 그런데 그녀는 그렇지 않다는 건가. 잊을 만하면 연락이 오는 걸 보면 아직도 내게 미련이 있다는 거겠지만, 나는 한마디로 노 생큐!다. 안 그러면 또 뭘 어쩔 건데? 지금 와서 내가 뭘 해줄 수 있다고. 헤어진 지 벌써 3년인데.
사업 실패와 연이은 가정 붕괴
그녀는 두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한 100억 정도 가진 재산가다. 굳이 돈을 강조하는 이유는 돈밖에 가진 것이 없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나이는 나보다 몇 살 적다.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다. 그런 조건 좋은 여자가 내게 안달이 나 있는 것이다. 그럼 나는? 얼마나 조건이 좋은 남자길래 그런 잘난 여자가 죽자고 매달리는 거냐고? 나는 수중에 돈 한 푼 없는, 그렇다고 백수건달이나 제비족은 아닌, 어쨌거나 그녀에게 만만하게 보인 50대 중반 독신남이다. 그렇다면 내가 그녀의 세 번째 남편감이냐고? 천만에 말씀! 누구 맘대로!
10년 전 나는 사업에 실패했다. 40대 중반이었다. 그 여파로 아내가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이던 남매를 데리고 미국으로 가버리자 가족들로부터 보기 좋게 버림을 받았다. 물론 내 잘못이 컸다. 외국 유명 브랜드 의류 수입상을 했던 나는 불황을 맞아 기울어가는 사업체를 정리할 기회가 몇 번 있었으나 어떻게든 살려보리라 무모한 고집을 부렸던 것이다. 나를 설득하며 마음 졸이다 못해 인내심이 바닥 난 아내는 반은 홧김에, 반은 살 길을 찾아 미국 친정으로 날아갔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가정과 사업체가 박살났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내는 물론 생이별한 자식들의 소식도 듣지 못하고 있다.
실낱같은 희망도 보이지 않는, 자살할 궁리만 모색하던 처참한 나날이었다. 어떻게 하면 고통 없이 고통 많은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 머릿속은 온통 자살 생각으로 가득 찼다. 1년 후 이혼 서류를 보내온 아내의 요구에 이렇다 할 대꾸나 변명 한마디 없이 응했던 것도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자포자기 탓이었다.
그럼에도 늘그막에 외손주 둘을 경제적으로 뒷바라지해주시는 장인 장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했다. 처가의 형편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았음에도. 어쨌거나 두 아이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게 되었으니 장담할 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보다 장래가 밝아진 게 아닌가. 그 와중에 아내는 나에 대한 원망과 일말의 복수심으로 나와 아이들의 관계를 차단한 것이리라. 나는 나대로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그때는 서로를 이해하고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일단 긍정적인 방향으로 내 삶을 이어가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이렇다 할 일거리도 없고 재기의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간간이 들어오는 경영 계통 강연 수입으로 그때그때 생활비를 벌며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등산과 마음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망한 나에게 다가온 거부의 여인
아, 그녀는 사업상 나의 고객이었다. 내가 쫄딱 망한 것을 알고 호감을 표해온 것이었다. 쫄딱 망한 중년의 남자에게 다가온 거부의 여인. 게다가 한 미모하는 이혼녀. 로또 대박과 맞먹는 행운이 아니냐고? 게다가 아내까지 미국으로 내뺀 상황이었으니. 글쎄, 계속 들어보시라.
나도 처음엔 그녀라는 동아줄을 붙잡고 재기를 꿈꿨다. 그녀를, 아니 그녀의 돈을 통해 회생할 가능성을 탐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녀도 불쌍한 여자다. 그녀의 인간관계, 특히 남자관계는 늘 돈이 중심이었다. 첫 결혼도 두 집안이 서로 돈을 보고 딸과 아들을 교환했던 것이니 애정 없는 혼인 생활이 평탄할 리 없었고, 결국 남편의 외도로 3년 만에 파탄이 났다.
그녀의 두 번째 결혼은 그녀 측에서 오히려 더 많은 돈을 탐냄으로써 이뤄졌다. 20년 연상의 재벌급 홀아비, 그녀로서는 재력적 지위가 급상승하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기쁨도 하늘을 찔렀다. 재물에 마음이 꽂힌 사람들은 더 많은 재물을, 권력을 탐하는 부류들은 더 높은 자리를, 인기몰이에 집착하는 자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무한 인기를 갈구하는 법이니. 사람은 저마다 우상을 모시고 살며, 우상 숭배란 맹목적인 것이지 않은가. 그러니 이미 돈이 그렇게 많으면서도 돈에 집착하고 돈에 갈증이 든 그녀를 탓할 수만은 없는 게 아닌가.
그녀 부부 사이에는 자식이 없어 에너지를 쏟을 곳이라곤 오직 돈에 관계된 것이었기에, 앞뒤 재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업을 벌인 것이 화근이 되어 많은 돈을 잃고 그만 이혼을 당하고 말았다. 두 번째 이혼이었다. 그러고는 나를 만난 것이다. 비록 이혼을 했어도 받은 위자료와 본인 재산 등으로 내게 대줄 수 있는 사업자금은 충분했다.
자, 이런 상황이다. 처음에야 나도 횡재한 기분이었다. 속물이라 욕해도 상관없다. 사실이니까. 거처가 마땅찮았던 나는 바로 강남에 있는 그녀의 80평대 아파트로 들어갔고, 그렇게 우리의 동거가 시작됐다. 1년이 지났을 무렵, 한마디로 나는 그녀에게서 환멸을 느꼈다. 그녀는 오직 돈, 돈, 돈만 알 뿐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돈 타령에, 아마 꿈조차 돈에 대한 것을 꿨으리라.
그녀에게서는 어떤 내면의 향기도, 내적 감수성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함께 사는 동안 책은 고사하고 글 한 줄 읽는 모습을 보지 못했고, 사색에 잠긴다거나 주변이나 일상에서 감동을 느끼는 일도 없었다. 심지어 자연에 대해서도 교감할 줄 모르는 여자였다. 아마도 푸른 여름은 만 원권 지폐로, 노란 가을은 오만 원권 지폐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1년 만에 그녀의 아파트를 나왔다. 들어갈 때도 맨몸, 나올 때도 맨몸. 여전히 집도 절도 없었던 나는 TV 프로그램 속 자연인처럼 어느 산자락 빈집에서 한 달가량 몸을 의지해 있었다. 그 후 낯선 소도시로 흘러들어 친구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작은 강연, 독서 모임 등을 이끌면서 내 입을 먹이며 살고 있다.
나와 그녀의 관계에는 환멸만 남고
혹자는 배부른 투정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내면이니 감수성이니 그딴 게 밥 먹여주냐고. 봉을 잡았으니 빌붙어서 몸이라도 편할 수 있지 않았냐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일단 한번 살아보시라. 입만 열면 돈타령에 무식이 하늘을 찌르는 여자, 나는 열을 준대도 덧정 없다.
만약 그 여자가 그나마 머리에 든 것이 있는 나를 흠모하여 자신에게는 없는 지성이나 교양을 취해보리라는 갸륵함이 눈곱만큼이라도 있었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환멸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애초에 그런 코드가 없었다. 그렇다면 내게서 무엇을 보고, 내가 가진 어떤 점이 그녀를 끌어당겼을까.
돌이켜보면 그녀는 나를 자기 재산 증식시켜주고 관리해주는 머슴 정도로 취급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 어디 가서 재산을 불릴지, 하나보다는 둘이 힘이 되니 속된 말로 만만한 나를 ‘꼬붕’으로 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내게 애초 애정 따위는 없었던 것이다. 하긴 그녀에게 애정 같은 감정과 정서가 있기나 할까. 내가 아는 한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더불어 인간에 대한 신뢰나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했으니. 설혹 내게 사업자금을 대주었다 해도 내가 원하는 일을 자유로이 할 수도 없었을 것이며, 그녀의 이해관계와 연결되는 것에 한해서 허용하는 게 고작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그녀가 지금도 내 앞에서 알짱거리고 있으니 불쾌할 수밖에.
내가 만날 수 있는 여자는 지성, 외모, 상식과 자존감을 갖춘 사람이기가 어려울까? 솔직히 그럴 것 같다. 그런 여자들은 남자 또한 엇비슷한 수준에서 만나고 싶어 할 텐데,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능력 면에서 현저히 기울어져 있으니 두루 괜찮은 여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한쪽으로 치우친 여자들만 꼬인다고 할지. 겨우 한 여자 만난 것을 두고 성급한 일반화를 하냐고? 내가 설마 한 여자만 두고 그러겠나. 그 사이에 두 여자가 더 내게 호감을 표해왔는데 역시 비슷한 여자들이었다. 돈밖에 없고 천박한. 돈 많고 무식한 여자, 돈밖에 모르는 여자들이 꼬이는 것이 내 운명이고 팔자일까.
※✽브라보 마이 러브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지난해 말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은 ‘제2의 인생연구’에서 미국 고령자를 대상으로 ‘노화’의 개념을 재정립했다. 연구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건강, 재무, 관계, 죽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관념과는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그 결과부터 요약하자면, 이전보다 노화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연재를 통해 담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그 네 번째 순서로 ‘관계’에 대해 알아봤다.
AARP ‘제2의 인생연구’에서 미국 중년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인간관계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또는 친구와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평가한 이들은 40대 이하에서 56%였으나, 60대 69%, 80대 85% 등 나이에 비례해 그 수치가 증가했다. 한편 70대와 80대 각각 3%, 2%만이 주변인과 자신의 관계를 아주 낮게 평가하며, 나이에 반비례하는 양상을 띠었다.
미국 노인들은 자신의 관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더 의미 있는 관계로 발전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60대 이상 중장년 세대의 50% 이상이 앞으로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역으로 60세 미만의 중년층에서는 과반수가 보다 의미 있는 관계로의 발전을 기대한다는 반응이었다.
어떤 유형의 관계에서 더 기쁨을 느끼느냐고 묻자, 전 연령대에서 가족을 친구보다 우선시했다. 아울러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두 영역 모두 나이에 비례해 관계에 만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노인병 전문의 루이스 애런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계가 양적으로 축소되면서 질 높은 관계가 형성된다. 대체로 가장 오랜 세월 함께 지낸 배우자나 자녀, 형제 등 가족에게 의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나이 들수록 넓지는 않더라도 핵심적인 관계는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사에 따르면 40세 이상 미국 성인의 35%는 사회적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라 록 AARP 부사장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노년기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며 “직접 만남이 힘들다면, SNS 등을 통해 손주와 소통한다거나, 온라인 동호회에 가입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계를 다져나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대 노인들은 디지털 연락처(이메일이나 SNS 주소 등) 관리도 중요하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관계를 확장하면 위기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사회적 고립감도 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철 심리학 박사는 “나이가 듦에 따라 관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이슈들이 등장한다. 가령 직장 생활을 하면서 왕성하게 넓혀온 인적 네트워크가 은퇴와 동시에 사라지며 일종의 ‘관계 번아웃’을 경험할 수 있다. 또는 자녀의 독립이나 결혼 등으로 인해 겪는 ‘빈둥지증후군’, 배우자나 가까운 친구의 사별로 생기는 ‘상심증후군’ 등 심리적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관계 축소 또는 변화로 인해 자칫 무기력증, 우울증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부분 역시 관계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마음 터놓고 의지할 수 있고, 평소 나의 상태를 살펴줄 가족이나 친구가 꼭 필요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7만 명 넘게 증가했다. 60대 이상이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2년 10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1만 8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7만 7000명(2.4%) 증가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1999년(96만 6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 증가세는 20개월 연속 이어졌지만, 증가 폭은 5개월 연속 둔화했다. 지난 6월 84만 1000명부터 증가 폭이 줄기 시작해 7월(82만 6000명), 8월(80만 7000명), 9월(70만 7000명), 10월까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46만 명으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50대 14만 7000명, 30대 6만 1000명, 20대 2만 8000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40대는 1만 1000명이 감소했다.
10월 60대 이상 취업자는 총 618만 2000명으로 지난 9월 612만 3000명보다 0.96% 늘었다. 50대도 지난 9월 665만 명보다 0.12% 늘어난 665만 8000명을 기록했다. 40대 취업자 수도 지난 9월 631만 명보다 0.09% 증가한 631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20만 1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15만 3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 1000명) 등의 취업자가 증가했다. 제조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은 각각 12개월,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6만 명), 금융 및 보험업(-1만 5000명). 단체 및 개인서비스업(-7000명) 등은 감소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69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 5000명(-12.1%) 줄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4%로 1년 전보다 0.4%p(포인트) 하락했다. 1999년 6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동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19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 8000명(-2.6%) 감소해 20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취업자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경기의 부정적인 부분, 기저효과 등이 반영되며 증가 폭은 둔화했다”면서 “계속 이런 흐름을 이어갈지는 금리, 물가, 환율 등 외부요인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이석증에 걸린 뒤로 가까운 거리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코앞에 있는 병원도 가기 많이 힘들었는데, 우연찮게 동주민센터에 비치된 병원 안심동행서비스 홍보물을 봤고 직원을 통해 서비스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병원 안심동행서비스가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40대 K씨)
서울시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이하 병원동행서비스)가 출시 1년 만에 월평균 이용자 1000명을 돌파했다. 이용자의 92.2%가 50대 이상 1인가구로, 1인가구가 겪는 의료 고충을 해소하는 데에 톡톡한 역할을 해내면서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병원동행서비스는 ‘서울시 1인가구 안심종합계획’에 속해 추진 중인 사업이다. 혼자 병원에 가기 어려운 1인 가구를 위해 병원에 갈 때부터 귀가할 때까지 전 과정을 보호자처럼 동행하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로,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10월 28일 기준 7855명이 이용했다.
서울시가 병원동행서비스의 주요 이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8월부터는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월평균 이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하루 평균 이용자수도 10월 말 현재 67명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올해 초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연령대별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80대 이상 이용자가 32.2%로 가장 많았고, 70대(27.8%), 60대(21.9%), 40~50대(14.6%), 30대 이하(3.5%) 순으로 이어졌다. 지역별 현황으로는 동북‧서북권에서 상대적으로 이용자수가 많았다. 누적 이용건수가 400건을 넘는 자치구는 노원, 성북, 은평, 강서, 강북, 동대문 등이다. 자치구 중에서는 강남구가 769건으로 가장 많은 이용건수를 보였다.
서비스 이용실태를 살펴보면, 오전 시간대(9시 이전~12시) 이용률이 67.4%로 높았다. 이용자의 절반(54.8%) 가량이 3시간 이내 동행서비스를 이용했다. 진료, 입퇴원 등의 이유로 단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약 60%에 달했으며, 투석‧검사‧재활치료 등으로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40%였다.
시는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의 수요증가 배경으로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의 대처가 1인가구의 가장 큰 고충인 만큼, 해당 서비스가 1인가구의 의료 고충 해소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시가 발표한 ‘2021년 서울시 1인가구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연구’에 따르면 1인가구가 혼자 생활하면서 가장 곤란하거나 힘든 점으로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의 대처’(35.9%)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 2017년 1인가구 실태조사(24.1%)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서울시는 작년 시범운영 결과와 시민 의견을 반영해, 시범운영 기간동안 연 6회로 제한됐던 서비스 이용 횟수 제한을 올해부터 폐지했다. 또한 중위소득 100% 이하 시민의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난 9월부터는 ‘1인가구 퇴원 후 일상회복 안심동행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퇴원했지만 돌봐줄 보호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1인가구를 위해 도입한 서비스로, 병원 동행부터 일상회복까지 지원해 공백 없는 돌봄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병원동행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1인가구가 퇴원 후 한시적인 돌봄(집안 정리, 식사 준비, 외출 지원 등)이 필요한 경우 신청할 수 있고, 이용요금은 소득과 관계없이 시간당 5000원이다.
아울러, 시는 서비스 확대, 이용자 증가에 따라 지원 인력 증원과 함께 직무교육, 성과 포상 등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동행매니저, 콜센터 전담상담원 등을 대상으로는 디지털 역량 강화교육과 안전실무 교육 등을 연 2회 이상 실시한다. 매월 자체 평가를 통해 우수 매니저를 선발해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1인가구는 위급‧응급상황 대처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만큼 병원 안심 동행이 실질적 도움이 되는 서비스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병원동행서비스 시행 1년을 맞아 서비스 이용자들의 체험담을 공유하기 위한 ‘수기 공모전’을 개최한다. 오는 11월 1일부터 11월 21일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이용자 가족이나 지인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느꼈던 점을 자유롭게 제출할 수 있다. 중장년, 고령층을 포함해 서면 작성이 어려울 경우, 전문상담원의 안내에 따라 음성으로 본인의 이용 경험을 전달하는 방식의 유선 접수도 가능하다. 공모전 관련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1인가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