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이 MZ세대 사이에 메신저 기능을 넘어 자기표현의 수단, 온라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놀잇거리로 활용되고 있다. ‘멀티 프로필’로 숨겨둔 개성을 표현하는가 하면, ‘오픈채팅’으로 관심사가 비슷한 이들과 관계를 맺는 이들도 있다. 카톡을 단순 안부 확인용으로 사용했던 시니어에게는 신선한 광경이다.
프로필 하나로 무한변신!
요즘은 ‘부캐’(부캐릭터)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은 트로트 가수 ‘유산슬’, 음악 프로듀서 ‘유야호’ 등 매회 모습을 달리하며 인기를 끌고, 개그우먼 김신영은 ‘둘째이모 김다비’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MZ세대는 카톡으로 자신의 부캐를 드러내고 있다. ‘멀티 프로필’을 통해서다.
멀티 프로필은 카톡의 프로필을 대화 상대별로 다르게 보여주는 기능이다. 이를테면 비즈니스로 만난 그룹에는 업무용 사진을, 가족이나 친구를 상대로는 사적인 사진을 올려놓는 것이다. 프로필을 만든 다음 공개할 상대를 친구 목록에서 직접 지정하는 방식으로, 앱 내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에 가입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MZ세대 다수가 멀티 프로필을 ‘덕질’(팬 활동)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멀티 프로필’을 검색하면 “사회적 체면과 덕질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엄청난 기능”이라는 한 누리꾼의 유쾌한 평이 나온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인 간호사 A씨(26)도 그 의견에 공감하며 “그동안은 억지로 팬심을 숨겼는데, 가까운 사람끼리만 공유하니 취미 생활이 한층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그녀의 일반 프로필에는 단정한 증명사진이 올라와 있는 반면, 덕질용 프로필에는 BTS 사진이 가득 차 있다. 팬 활동을 별난 취미로 보는 사회적 시선에 감춰야 했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멀티 프로필로 표출하는 셈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변신에 대한 욕망이 있다. 형체가 아닌 이념이 될 수도 있고, 상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가령 A에게는 유능하고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반면, B 앞에서는 유쾌한 면모를 드러내고 싶은 심리도 비슷한 이치다”라며 “카톡의 멀티 프로필 기능은 이런 변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라고 말했다.
카톡에도 만남의 광장이?
MZ세대에게 카톡은 새 친구를 사귀는 ‘만남의 광장’이기도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하면 시니어는 주로 포털 사이트 기반의 카페를 떠올리지만, MZ세대는 ‘오픈채팅’ 기능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채팅’ 탭에 접속한 뒤 화면 우측 상단 돋보기 옆 말풍선 아이콘을 누르고, ‘오픈채팅’ 버튼을 터치해 접속할 수 있다.
오픈채팅은 ‘단톡방’(단체 카톡방)의 공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관심사나 나이대가 비슷한 익명의 이용자들이 모여 주제별로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3월 전국 17개 시·도 만 15~40세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MZ세대가 가장 많이 참여하는 오픈채팅의 주제는 일상, 경제·금융, 게임, 자기계발 순이었다.
대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지만, 대화가 금지된 독특한 방도 있다. 일명 ‘고독한 ○○방’이다. 빈칸에는 유명인의 이름이 들어간다. 오픈채팅 안에서 자리 잡은 재미있는 팬덤 문화로, 팬들끼리 모여 소통 없이 특정 연예인의 사진만 공유하는 공간이다. 글자를 써서 보내면 가차 없이 퇴장당한다.
도통 익숙하지 않은 소통 방식에 MZ세대만을 위한 기능인가 싶지만, 시니어 전용 모임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오픈채팅 검색창에 ‘5060’, ‘신중년’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채팅방 목록이 나타난다. 친목 도모부터 자기계발 모임, 취미 생활 공유 등 주제도 꽤 다양하다. 은퇴 후 연락하는 사람이 줄어 적적함을 느꼈다면, 다시 활력을 찾을 기회. 노란 말풍선 안에서만큼은 나이를 잊고 요즘 애들처럼 놀아보는 건 어떨까.
이모티콘도 구독 시대
메신저의 재미를 더해주는 또 다른 기능은 이모티콘이다. 표정과 행동을 읽지 못하는 채팅방에서 생생하게 감정을 드러낼 수 있어 활용도가 높지만, 단품당 2500~3750원 선이라 무한정으로 구매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제는 월 구독료(3900원)를 내면 15만 개의 이모티콘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채팅방에 입력한 텍스트를 토대로 이모티콘이 자동 추천돼 눈 아프게 찾을 필요도 없다. 갖고 싶은 이모티콘이 많아 고민이었다면, 커피 한 잔 값으로 귀여운 ‘소확행’을 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가입 방법 카톡 ‘더보기’ 탭 터치→‘이모티콘’ 터치→화면 좌측 상단 줄 세 개 그림 터치→‘이모티콘 플러스 자세히 보기’ 터치→‘카카오톡 지갑’ 가입 후 구독 신청
MZ세대와 뉴노멀의 등장, 코로나 팬데믹으로 결혼문화도 크게 바뀌고 있다. 애지중지 키운 딸과 아들이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 시니어들은 걱정부터 앞선다. 결혼 준비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부터 자녀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지까지….
요즘 젊은이들은 자립심이 강해 스스로 준비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의존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부모가 자녀의 결혼을 모른 척하고 싶어도 모른 척할 수 없는 셈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7월호는 커버스토리에서 코로나19로 소규모‧고급화하고 있는 ‘2021 웨딩 트렌드’와 자녀를 품에서 떠나보는 과정에서 빠질 수 없어 알아두면 좋을 ‘혼주 에티켓’을 소개한다. 또 자녀 결혼에 필요한 예물과 혼수, 신혼집 마련에 필요한 꿀팁에 허니문 변천사도 알려 준다.
평생 화두 ‘동반성장’ 의지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상생 염원을 담은 오톨도톨한 점자혼용 명함을 제시하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표지와 기사로 만날 수 있다. 정 이사장이 들려주는 참 좋은 시절, 그때는 그랬지 추억 속 이야기에 빠져보면 어떨까.
한줌의 늦깎이 역사 소설가 오세영 씨는 데뷔작 '베니스의 개성상인'에서 '자산어보'로 돌아왔다. 역사란 퍼즐의 이음새를 자신만의 결로 다듬어 모나지 않은 그림으로 완성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그를 만나 북인북 코너를 구성했다.
‘경북 최대의 농지 면적과 적극적인 귀농귀촌 정책을 완비한 상주시’를 가보고 싶은 귀농귀촌 우수 지자체로 소개한다. 오래전부터 쌀, 누에, 곶감의 도시로 유명한 상주시는 다른 어떤 도시보다 농업 도시로서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농업 혁신 도시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상주시의 귀농귀촌 여건과 정책 지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구해줘 부동산에서는 ‘아파트 말고 꼬마빌딩으로 노후준비’를 이야기한다. 대출 규제와 고강도 중과세, 집값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아파트 말고 빌딩을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빌딩 선호 추세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빌딩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꼬마빌딩이 궁금한 독자를 위한 알찬 내용이 담겨 있다.
슬기로운 보험생활에서는 기존 가입 보험의 숨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보험 리모델링’을 소개한다. 보험 리모델링은 보험 가입 구조나 기능 개선을 통해 위험관리의 가치를 올리는 행위다. 시니어들을 보험 리모델링에 따라 노후 의료비를 대비가 달라질 수 있다.
1985년 강변가요제에 발표돼 선풍적 인기를 끈 노래가 있다. 임석범과 김복희가 마음과 마음이라는 듀엣으로 부른 ‘그대 먼 곳에’가 주인공이다. 36년이 지난 지금도 아내와 함께 마음과 마음을 이끌며, 음악과 라이브 카페, 유튜브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임석범을 만났다.
이 외에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 7월호는 꿈에서라도 함께 살아보고 싶었던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브라보 마이 러브, 명나라 고관 대작의 집에서 벌어지는 운우지락이 그려진 중국 춘화 이야기를 담은 재미있는 性인문학, 고급 취미에서 재태크로 변신하고 있는 아트테크를 소개한 생활 속 법률 상식, 차려 먹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오는 장수 밥상을 알려주는 이달의 구독, 먼 길 가다 만난 나무처럼 맑은 청주(淸州)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느린 여행, 닭과 전복을 활용한 이색 보양 레시피를 담은 엄마가 엄마에게 같이 시니어들이 재밌고 알차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을 가득 실었다.
시니어 전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 7월호는 전국 서점과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다.
중장년 일자리, 재취업과 창업만이 대안일까? 최근 ‘긱 잡’(Gig Job, 정규직 대신 필요에 따라 임시로 계약을 맺는 일자리)이 늘어나면서 능력을 거래하고 판매하는 ‘재능마켓’이 구직난 속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중장년이 알아야 할 재능마켓을 소개한다.
자료 탤런트뱅크, 클래스101 제공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희망퇴직자가 늘어나면서 전문직에 종사했거나 고(高)스펙·고학력을 갖춘 중장년들이 고용 시장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30~40년 경력과 전문성을 보유했음에도 알맞은 직장을 찾지 못해 전혀 다른 직무로 임금을 낮춰 재취업하거나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이 같은 중장년 일자리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지자 재능마켓을 비롯해 ‘긱 잡’을 활용한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특정 능력이나 기술이 필요한 사람과 해당 능력을 보유한 개인을 징검다리처럼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킨지는 2025년까지 긱 잡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가 전 세계 GDP의 약 2%에 해당하는 2조7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전 세계 프리랜서 시장은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통합 금융 솔루션 기업 페이오니아 코리아가 지난해 발표한 ‘2020 글로벌 프리랜서 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프리랜서 노동 인구의 70%가량이 18~3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55~64세는 3%, 65세 이상은 1%에 불과했다. 실제로 ‘크몽’, ‘숨고’ 등 재능 매칭 플랫폼 이용자도 대부분 젊은 세대다. 반면 수입은 55세 이상이 젊은 세대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특히 55~64세 프리랜서의 평균 시급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36달러로, 전 세계 프리랜서 평균 시급보다 15달러 많았다.
경력이나 스펙에 따른 임금 체계가 프리랜서 시장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비추어 볼 때, 재능마켓은 수십 년간 쌓아온 능력과 기량을 뽐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의 장이다. 나이가 들면서 1일 8시간 소위 ‘풀타임’(Full Time) 근무가 체력적으로 버거운 이들에게도 솔깃한 대안이다. 기업에 소속되어 임금을 받는 근로 형태에 익숙한 중장년층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트렌드를 거스를 수 없다면 트렌드에 편승해 기회를 잡는 것도 방법이다.
◇ 시니어 경력, 중소기업이 산다 ‘탤런트뱅크’
최근 MZ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을 겨냥한 인재 매칭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의 ‘탤런트뱅크’가 대표적이다. 탤런트뱅크는 지식과 경험을 고루 갖춘 ‘시니어 전문가’를 기업의 요구 사항에 맞게 매칭하고 필요한 기간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마케팅 분야의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신상품 출시를 위해 해당 분야에 수십 년 경력이 있는 전문가를 일정 기간만 한시적으로 고용하는 방식이다. 시니어 전문가는 전문 분야에 맞는 일자리와 경력에 따른 높은 임금을 얻고, 기업은 특정 기간만 업무를 맡겨 채용 및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1년 2월 기준 약 3000명의 시니어 전문가가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모두 중소기업 임원, 대기업 팀장 이상 등 한 분야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쌓은 고스펙 인력이다. 직업은 프리랜서가 가장 많지만, 기업에 재직 중이거나 사업을 운영하며 전문가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일회성 단기 자문부터 월 단위의 중·단기 프로젝트, 아웃소싱 등의 형태로 업무를 수행한다. 가장 많이 의뢰한 분야는 △마케팅 △경영전략·신사업 △영업·구매·유통 △IT △엔지니어링 △재무·투자 △인사·총무 순이다.
시니어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지원자가 홈페이지에서 프로필을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이후 기업과 전문가를 중개하는 프로젝트 매니저(PM)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지원자의 전문성을 검증하고, 1:1 인터뷰를 거쳐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이때 해당 분야의 전문성뿐 아니라 타인과의 소통 능력과 인품을 겸비했는지도 확인한다.
탤런트뱅크에 따르면 현재까지 8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성사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기업의 재의뢰율이 60%가 넘는다는 사실이다. 이 가운데 회계·재무·관리 부문에서 6개월간 자문을 수행하면서 획기적인 매출을 달성해 억대 연봉을 받으며 임원으로 채용된 사례도 있다. 단기 프로젝트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개인과 기업 모두 윈윈(Win-win)하는 일자리를 창출한 셈이다.
공장환 탤런트뱅크 프로젝트 매니저는 “플랫폼 노동자라고 하면 단순노무직만 연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일도 긱 경제를 활용할 수 있다”며 “고용을 보장하는 시대가 지난 만큼 중장년층도 새로운 고용 형태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탤런트뱅크의 시니어 전문가, 이렇게 일했다!
단기 자문 실버 사업을 준비 중인 금융 대기업 A사는 사업 진출에 필요한 전략 등 제반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자문이 필요했다. 이에 신사업 경험이 풍부한 S대 MBA 출신 전문가는 단기 자문을 통해 사업 계획, 비용, 수익 최적화 모델 등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전반적인 가이드를 제시했다.
진행 방법 보고서+1시간 설명회 비용 50만 원
프로젝트 전화 응대 과다 및 데이터 부재 등 업무 비효율이 발생한 콜센터 B사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IT 보안 업체 총괄 및 시스템 개발 등의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를 매칭했다. 전문가는 콜센터 데이터 분석, 운영 방안 제시 등을 통해 기업 내 경영 이슈를 해결했다.
기간 2개월 근무 형태 30회 방문 컨설팅 비용 총 900만 원
아웃소싱 C사 경영관리팀은 팀 내 분야별 업무 현황을 파악하는 등 조직 내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 30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경영관리를 담당한 전문가를 아웃소싱 형태로 고용했다. 전문가는 재무·인사 등 분야별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총망라하고, 직장 내 교육을 병행해 전문지식을 전수했다.
진행 방법 5개월 풀타임 비용 월 500만 원
◇ 중장년 크리에이터 도전, ‘클래스101’
자신이 가진 재능과 기술, 비법 등을 기업이 아닌 불특정 대상에게 전수하는 방법도 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통해서다. 대표적으로 MZ세대에게 각광받고 있는 ‘클래스101’은 기존 온라인 교육 시장의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통해 크리에이터와 수강생을 연결하고 있다. 음악·미술·운동 등 취미 관련 강의부터 부업·재테크 노하우, 업무 능력 향상 등 일 잘하는 방법, 인문·사회·예술을 비롯한 교양 강의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2021년 2월 기준 1200개가 넘는 클래스가 개설되었으며, 누적 크리에이터 수는 7만5000명이 넘는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은 ‘N잡러’(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사람)를 꿈꾸는 이들에게 기회의 땅 같은 곳이다. 수강생은 평소 관심 분야를 심도 있게 공부해 부업이나 창업을 도모할 수 있고, 크리에이터는 한 분야에서 쌓아온 커리어를 살려 부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의를 통해 얻는 수익은 꽤 쏠쏠하다. 클래스101에 따르면 강의 개설 첫 달 크리에이터의 평균 수익은 약 650만 원이며, 그중 가장 인기 많은 크리에이터 3인의 월 평균 수익은 무려 1억6000만 원에 달한다.
온라인을 활용한 플랫폼인 만큼 20~30대 크리에이터가 대다수지만, 중장년 크리에이터도 분야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36만 명의 회원 수를 보유한 재테크 카페 운영자 송창희 대표는 가난했던 젊은 시절 직접 투자 공부를 하며 자산을 불렸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부동산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20년간 방송작가로 일한 이윤영 작가는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양갱 와인 디렉터, 오중석 사진가, 이양지 요리연구가 등 각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이들이 크리에이터로 활약 중이다.
강의는 연령과 직업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만들 수 있다. 강의 개설은 두 달 정도 걸린다. 먼저 제작하려는 강의가 얼마나 인기를 얻을 수 있는지 일주일간 수요 조사를 진행해 반응을 살핀다. 이후 수강신청이 시작되면 일주일 동안 실제 판매 추이를 분석해 제작 여부를 결정한다. 계약 기간에 꾸준히 수익을 정산할 수 있을지 파악하고,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강의를 개설하는 것이다. 해당 과정을 거쳤음에도 수익을 얻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은 클래스101 측에서 지불한다.
은퇴 후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이라면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강의를 수강해보는 것도 의미 있다. 자기계발을 통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실제로 며느리가 만든 브이로그 영상을 보며 ‘작은 영화’ 같다고 느낀 60대 이나경 씨는 클래스101을 통해 영상 편집 강의를 수강하고 시니어 유튜버로 새 도전을 시작했다.
재능이 돈이 되는 시대, 수십 년의 관록으로 빚어낸 중장년의 전문성과 지식은 긱 잡 시장에서 탐날 수밖에 없는 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그 규모와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은퇴 후에도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재능의 값어치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PLUS+] MZ세대 인기 프리랜서 마켓 ‘크몽’
2012년 문을 연 국내 최초 재능 프리랜서 마켓 ‘크몽’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MZ세대의 놀이터다. 전문가로 등록하면 디자인부터 IT·프로그래밍, 영상·사진·음향, 마케팅, 통·번역, 문서·글쓰기 등 무형의 재능을 판매할 수 있다. 또 사주와 궁합까지 사고팔 수 있다. 최근에는 특정 분야에 대한 자신의 노하우를 담은 ‘전자책’ 출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자책은 전문 분야에 대한 정보를 글로 작성한 뒤 PDF 파일로 공개하는 것으로, 한 번의 출간으로 소소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은 대략 1000원부터 3만 원까지 다양하다. 전문 분야가 아니라 ‘안구건조 이겨내는 노하우’, ‘하루 생산성 극대화하는 방법’ 등 자신만의 비법을 담은 이야기도 전자책으로 만들 수 있으니, 타인과 공유하고 싶은 특별한 경험이 있다면 도전해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