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고령인구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반면, 생산가능인구는 지속 감소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불균형은 노동 공급 감소, 취업자 고령화 등 국내 고용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 이니셔티브)는 인구구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중 취업자 고령화 현상에 주목해 ‘부문별 취업자의 연령분포 및 고령화 현황과 시사점: 산업별·지역별 특징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50세 이상을 중심으로 살펴본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산업별로는 저위기술 산업에,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을 제외한 비수도권에 고령 취업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산업별 분석 자료에서 2022년 전체 취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은 고위기술 제조업의 경우 20.2%, 중위기술은 38.7%, 저위기술은 47.6%였다. 세부적으로는 제조업에 속한 산업 중 의류(59.8%), 가죽신발(59.6%), 목재(57.3%) 등의 저위기술 산업에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5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약(15.7%), 전자·컴퓨터·통신기기(18.2%) 등 고위기술 제조업에서는 고령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료를 집필한 김천구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20~30대 인구가 급감하는 인력공급 환경에서 젊은 인력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고위기술 제조업에서 구인난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기준해 보더라도 우리나라 인구 중 20~30대 비중은 2022년 26.3%에서 2050년 15.5%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지역별 분포 자료에서 2022년 기준 취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이 50%를 넘어선 곳은 전남(58.7%), 강원(55.5%), 경북(55.2%), 전북(53.9%), 경남(51.7%) 등 모두 비수도권이었다. 이에 반해 서울(38.5%), 인천(42.6%), 경기(41.7%) 등 수도권과 대전(41.4%), 세종(34.5%) 지역은 50세 이상 취업자 비중이 낮게 나타났다. 고령화 진행 속도 면에서 살펴보면, 지역 중 취업자의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은 강원과 경남이었고, 서울의 경우 지난 10년간 6.8%p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며 타 지역 대비 취업자의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자료 등을 토대로 2050년까지 취업자의 평균 연령 변화를 계산했다. 그 결과 2022년 우리나라 취업자 평균 연령은 약 46.8세이며, 고용률이 2022년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향후 2050년 국내 취업자의 평균 연령은 53.7세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기별로는 2030년 49.0세, 2040년 51.3세 등으로 예측된다. 한편 한국과 OECD국의 인구구조 등을 토대로 비교·분석한 자료를 보면, 2022년 취업자 평균연령 차이는 2022년 4.2세에서 2050년 9.9세까지 벌어진다.
김천구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취업자 평균연령은 2050년 53.7세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OECD국 평균인 43.8세보다 약 9.9세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취업자가 고령화된다는 것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급하는 젊은 인력이 부족해지고, 기업들의 생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정책제언’을 통해 △저출산 대책 효율화 △고령층 생산성 유지 방안 마련 △임금체계 개편 △외국인 전문인력 유입 △지역 특화 미래전략산업 유치와 인력공급 패키지화 등을 제시하며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술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대한상의 SGI 박양수 원장은 “국내 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 주력산업 경쟁력 저하, 지역소멸 등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SGI는 출산율 제고방안, 지역 산업역동성 회복, 혁신인재 공급 관련 연구를 수행하며 국가발전을 위한 통합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년 전 실버 생활체육에 지각변동이 감지됐다. 곧이어 ‘파크골프가 인기’라는 말이 전국 곳곳에서 들려왔다. 반짝 흥행이 아니었다. 파크골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단계적 일상 회복이 되면서 아예 실버 생활체육 주요 종목으로 부상했다. 인근 공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서. 단지 그뿐일까? 현장에서 들은 파크골프의 진짜 인기 이유는 꽤 흥미롭다.
양평교 초입에 들어서며 걱정이 앞섰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성 장맛비가 예고돼 있었고, 서울도 예외는 아니었다.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었지만, 먹구름과 대기를 감도는 꿉꿉함은 양평교 아래 오가는 이 하나 없다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 ‘영등포 파크골프장’ 표지판이 가리키는 쪽을 향해 몸을 틀었다. 그 순간 불안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야말로 ‘줄 서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매일 영등포 파크골프장을 찾는 이는 500여 명. 영등포구파크골프협회 ‘사랑클럽’ 회원 A씨가 전한 인기는 그 이상이다. “파크골프가 정말 인기예요. 말도 못 해요. 체감상으로 매년 두 배씩 느는 것 같아요. 이거 봐요, 치려고 밀려 있는 거!”
영등포뿐만 아니다. 파크골프는 일대 붐을 맞았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회원이 그 방증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20년 4만 5000여 명 수준이던 회원은 2022년 10만 명을 넘어섰다. 2023년 6월 기준으로는 12만 명을 돌파했다. 협회에 등록하지 않고 즐기는 동호인쪾비동호인까지 합하면 그 수는 대략 40만~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 마쿠베쓰 강가에서 시작된 파크골프는 도심 속 공원이나 유휴부지에서 즐기는 게임이라고 해서 ‘공원 골프’(PARK GOLF)라는 이름이 붙었다. 국내에는 2000년 경남 진주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 상락원에 6홀이 들어서며 처음 소개됐다. 실버 세대 생활체육 핵심 종목으로 부상한 건 수년 사이다. 2022년 9월 발표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스포츠 빅데이터 인사이트’ 제13호에 따르면 현재 실버 세대 생활체육 유행은 ‘게이트볼에서 파크골프로 전환’되고 있다.
현장은 클럽 한 개와 공 한 개, 그리고 티만 있으면 누구나 인근에서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의 편의성과 접근성에 열광한다. 몇 천 원이면 즐길 수 있는 저렴한 비용도 현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사랑클럽’ 회원 A씨는 “파크골프가 노인들에겐 최적의 운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운동 여러 가지 해봤지만, 이보다 좋은 운동은 없습니다. 접근하기 좋고, 이용료 저렴하고, 잔디 밟으면서 많이 걷고요.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는 운동이 뭐가 있어요? 고작해야 산책하는 건데, 산책은 지루해서 오래 못 해요. 근데 파크골프는 3시간이고 4시간이고 하죠!” 옆에서 듣고 있던 회원 B씨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장점이 정말 많아요. 마음이 젊어지는 것 같아요. 나이 먹어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삶의 활력이 돼요.”
파크골프가 사랑받는 주요 요인 중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종주국 일본의 파크골프협회는 파크골프가 퍼진 요인에 대해 “경기보다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을 들 수 있다”고 할 정도다. 일반 골프장은 1번 홀에서 티업하면 다른 팀을 만날 수 없지만 파크골프는 한눈에 다 들어오기 때문에 교류가 이뤄지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실제 ‘사랑클럽’은 회원 60여 명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 C씨의 말이다. “하면 할수록 재밌어요. 파크골프를 접하고 사람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자주 보니까 빨리 친해졌지요. 한번 어울리면 아침에 만나서 저녁까지 있다 가기도 합니다. 그게 너무 재밌어요.”
여기에 ‘한국판’ 파크골프만의 매력이 더해졌다. 경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진화해온 것이다. 파크골프는 하프 9홀(파33) 1라운드 18홀(파66)로 진행된다. 파3 네 개, 파4 네 개, 파5 한 개로 기본 제원은 일본과 같다. 차이는 한 홀의 거리다. 위험 방지, 연령이나 남녀 차이에 의한 핸디캡 최소화 등을 위해 거리를 100m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일본과 국내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9홀까지 연장 길이가 500m지만, 국내는 790m까지 가능하다. 파5 홀의 경우 일본은 60~100m, 국내는 100~150m다. 현재 국내는 대개 최장 거리인 150m를 선택하는 추세다.
이경호 대한파크골프협회 사무처장은 “국내 파크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한 요소”로 이를 지목한다. “일본은 ‘놀이’이고 우리는 ‘생활 스포츠’, 나아가 ‘경기’에 가깝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80대 이상이 파크골퍼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우린 연장 길이가 기니까 보다 젊은 세대가 많이 유입됐습니다.”이 사무처장은 배우기 쉬운 점도 파크골프 인구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파크골프는 6개월 정도 열심히 하면 3년, 5년 배운 사람과 대결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이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스포츠는 10년 이상 해야 우승할 수 있어요. 1~2년 바짝 해서는 대회 정상을 꿈꾸기 어렵지요. 그런데 파크골프는 노력 여하에 따라 6개월~1년 만에 전국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이 갖춰지는 운동입니다. 전국 투어를 다니는 분들도 그 수가 상당합니다.”
파크골프는 ‘경기’로 자리 잡고 있다. 대회 규모로 확인된다. 국내 대회 상금이 3000만 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경제 효과는 현장에서 먼저 체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산천어축제를 연이어 취소했던 강원도 화천군은 파크골프 대회를 유치해 특수를 누렸다. 약 한 달간 이어진 대회에 1500여 명의 선수단과 가족이 방문해 지역 음식점, 숙박업소는 물론 편의점과 카페까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이경호 사무처장은 “경제 효과는 두말하면 잔소리”라고 말한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파크골프장에도 라이가 있어요?’입니다.(웃음) 당연히 있지요. 다 다르고 각각의 특색이 있습니다. 대회 당일 처음 가서는 성적을 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보통 연습하러 현장에 일주일 전이나 열흘 전에 가서 현지에 체류하며 꽤 많은 비용을 씁니다. 1억 원을 투자해서 대회를 치른다고 하면, 그 열 배 이상의 경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대회에 나가는 선수만 해도 500~600명입니다. 그 지역에 머물면서 쓰는 돈은 엄청납니다. 지자체에서 계속 유치 신청이 들어오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파크골퍼들에게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클럽’ 회원들은 스포츠로 자리 잡은 파크골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고는 못 삽니다. 대회 나가는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해요. 진짜 장난 아니에요!(웃음)”
현장은 단기적 경제 효과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파크골프가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2007년에 이미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장수 국가군으로 진입했다.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전망이다. 고령자의 진료비, 의료비는 당면한 문제다. 통계청이 2022년 9월 발표한 ‘2022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진료비는 475만 9000원, 1인당 본인 부담 의료비는 110만 6000원에 달한다. 전체 인구 대비 각각 2.8배, 2.7배 수준이다. 반면 생활체육 참여자의 1인당 연관 의료비는 비참여자 대비 절반가량에 그친다. 생활체육 참여만으로 의료 비용 감소에 직접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장은 파크골프가 현재 최일선에 있는 운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랑클럽’ 회원 A씨의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노인들이 집에만 있으면 자식이고 며느리고 손주고 누가 좋아하겠어요? 우리도 다 압니다. 근데 파크골프장에 나오면 운동하고, 여기서 만난 친구들끼리 점심 먹고, 커피 한잔하고, 때론 반주하기도 하고, 내내 놀다가 저녁에 집에 가서는 피곤해서 바로 잡니다. 아프다는 소리도 안 합니다. 아프다고 하면 가지 말라고 할까 봐요.(웃음) 또 실제로도 아프면 못 합니다. 그러니까 파크골프를 하기 위해서 스스로 건강을 잘 챙겨요. 본인 건강하지, 가정의 평화 가져오지, 종국에는 사회적 비용 안 들지. 파크골프는 삼박자를 다 갖춘 운동이라니까요!”
퇴직 후 진로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찌감치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이런저런 자격증을 따보기도 하지만, 적성에 맞을지는 의문이다. 제2직업은 평생 일자리로의 도약을 위한 시작점과 같다. 더욱 신중하게 내게 알맞은 일을 찾는 것이 관건.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상상우리가 제안하는 자가진단 ‘커리어 인사이트 가이드 16’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고, 중장년층 비중은 전체 인구 대비 40.3%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엔 5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중장년 세대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세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인생 2막 설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은퇴 후에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또 그 일을 어떻게 준비해나가야 할지, 우왕좌왕 급한 마음에 섣부른 선택으로 실패를 거듭하거나 좌절을 겪기도 한다.
‘상상우리’는 우리 세대 중장년이 당면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중장년의 경험과 지혜가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교육을 비롯해 취·창업 컨설팅, 온라인 취업 플랫폼 운영 등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상우리는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청년층 못지않게 중장년층의 진로 탐색 및 설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물론 시중에 다양한 진로 진단 도구들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장년 세대에는 적합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중장년의 경우 청년과 달리 개인마다 쌓아온 경력과 경험이 다르고, 가정에서나 사회적으로 처한 상황이 달라 다채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상상우리는 이러한 특성과 성향을 반영한 새로운 진단 도구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그들이 축적해온 노하우와 사례, 전문가들의 연구를 집약해 ‘커리어 인사이트 가이드 16’(Career Insight Guide 16, 이하 CIG 16)을 개발해냈다.
36개의 질문으로 진로 탐색부터 가이드까지
CIG 16은 중장년에게 특화된 진로 성향 진단 도구로,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함으로써 객관적인 진로 파악이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수많은 임상 통계 자료와 연구를 기반으로 신뢰도 높은 표준화된 자료를 마련해, 진로 탐색을 위한 빠르고 효과적인 수행 방법을 제시한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MBTI처럼, 중장년이 진로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4가지 요소(인생 가치, 행동 성향, 경제 조건, 활동 방식)를 기준으로 총 16개 유형에 따라 진로 성향을 분류한다. 진단에 참여하는 이들은 자신의 유형에 적합한 결과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다. 아울러 유형별 일자리 및 구직 활동에 도움이 되는 역량과 교육, 실행 방법을 제안한다.
물론 4가지 기준 외에도 진로를 결정하는 데는 많은 요인이 작용하고, 때로는 외부 환경이나 진단 당시 응답자의 심리 상태에 따라 결과는 상이할 수 있다. 상상우리 측은 “CIG 16 진단 결과로 진로 탐색에 한계를 두지 말고 진로 성향을 파악하는 기초 자료로 삼길 바란다. 나아가 전문 컨설턴트와의 후속 컨설팅으로 자신에게 맞는 진로 목표를 수립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료 제공 상상우리
고령 인구 증가로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연금 시장 개편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퇴직연금 제도를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누고,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등 퇴직연금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약 90%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방치돼 수익률이 연 1% 수준에 그쳐 노후 소득으로는 턱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적연금 고갈 이슈가 매년 쏟아지는 지금, 사적연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해야 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기획 시리즈 [연금 가이드]를 통해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더 깊이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지난 [연금 가이드] 시리즈에서는 퇴직연금 중 기금형에 대해 알아봤다. 다른 국가들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게 유지한데는 기금형 규모가 큰 것도 주요했지만, 한편으로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이 자동 적용된 영향도 컸다. 우리나라도 2022년 7월부터 디폴트옵션을 도입했고, 올해 7월 11일까지 유예기간을 주었다. 오는 7월 12일부터는 퇴직연금 신규 가입자라면 의무적으로 디폴트 옵션을 지정해야 하고, 모든 IRP 가입자에게도 도입된다.
퇴직연금 운용, 어떻게 할까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과 IRP 적립금은 총 124조 1000억 원 규모다. 이 중 실적배당상품에 투자된 금액은 25.8%에 불과하다. 나머지 68%는 예적금 등의 원리금 보장상품에 맡겨져 있으며, 운용 상태를 정하지 않은 대기성 자금이 6.2%를 차지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1~2%에 그치는 이유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와 개인형 IRP 계좌가 있는 사람에게 적용된다. 사용자가 특별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때, 미리 선택한 운용방법으로 자동 운영하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사가 만든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을 보고 고르면 된다. 디폴트옵션 적용 대상자는 4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DB형: 적립도, 투자도 회사가 운영한다. DC형: 적립은 회사에서 투자는 본인이 결정한다. 개인형 IRP: 적립도, 투자도 본인이 한다.
또한 올해 7월부터 퇴직연금 신규 가입자는 의무적으로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한다. 이전 가입자를 위해 각 금융사는 디폴트옵션 선택 안내를 하고 있다. 다만 디폴트옵션을 지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떤 제재가 이뤄지지는 않아 강제사항은 아니다.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된 돈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고용노동부는 상품을 심사해 위험등급별로 나눈 259개의 디폴트옵션 적용 가능 상품을 발표했다. 허용된 상품은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펀드, 단기금융펀드, 사회간접자본(SOC)펀드, 원리금보장형 등이다.
TDF는 투자 목표 시점을 정해두고 시간이 지나면서 위험이 낮은 자산 비중을 늘리는 자산배분 펀드다. 연금 백만장자가 나온다는 미국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은 근로자의 퇴직연금을 생애주기별로 적용하는 TDF로 자동 운용하게 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TDF에 대해서는 다음 기사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밸런스 펀드는 투자 위험도가 다른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한 뒤 금융시장 상황과 자산 가치 변동을 고려해 주기적으로 자산 배분을 변경한다. 단기금융펀드는 단기금융상품 등에 투자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사회간접자본 펀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한다. 원리금 보장상품으로는 예금, 적금 등이 있다.
상품 유형으로 보자면 크게 원리금보장형과 펀드형으로 볼 수 있다. 이 둘을 혼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폴트옵션 상품의 위험도는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등 5단계로 나뉜다. 초저위험 상품이라면 펀드가 편입되지 않은 상품일 것이다. 만약 100% 펀드형으로만 옵션을 구성하는 경우는 TDF나 밸런스펀드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펀드 상품을 고를 때는 위험 등급과 과거 수익률을 잘 살펴봐야 한다. 또한 직장에서 DC형 퇴직연금 가입을 하고, 개인형 IRP를 개설한 근로자라면 두 계좌 각각 디폴트옵션을 설정해야 한다.
“퇴직금 못 잃어” 여전히 예·적금이 편하다면?
내가 스스로 퇴직연금을 어떤 상품에 투자해 수익률을 낼지 결정하기 어려운 근로자라면, 이번에 도입된 디폴트옵션을 보고 금융사가 제시한 상품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그런데 이번 제도 도입에서 ‘원리금 보장상품’이 옵션 중 하나로 포함된 점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려던 이유가 안전 상품에만 모여 있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투자 상품으로 유도해 더 높은 수익률을 내도록 하려던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사례를 들며 원리금보장형 옵션을 넣으면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형 옵션을 넣은 일본은 제도 정착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정부는 2014년 디폴트옵션을 도입했지만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정해두지 않았다. 당시 기업들은 디폴트옵션을 많이 활용하지도 않았던 데다, 도입하더라도 대부분을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두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연금법을 개정하면서 ‘가입자에게 운용 상품을 제시하고 3개월이 지나도 운용상품을 고르지 않으면 상품 선택을 다시 한번 재촉하고, 통지 후 2주가 지나도 운용 지시가 없다면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운용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연금연합회에 따르면 2017년 70.7% 수준이었던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은 2020년 75.5%로 오히려 비중이 더 높아졌다. 디폴트옵션이 있으나 마나 한 제도가 된 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원리금을 손해 볼까 봐 걱정하는 근로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 역시 디폴트옵션에 원리금 보장상품을 넣게 됐다. 옵션 중 하나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하는 근로자라면 다음 내용을 잘 기억해두어야 한다.
원리금보장형은 금리 수준, 만기 시점, 예금자 보호 여부를 잘 살펴봐야 한다. 특히 원리금보장형은 매달 금리가 바뀌기 때문에, 디폴트옵션 설정할 때 금리와 실제 적용할 때 금리가 다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원리금보장형에 만기가 있다는 것이다.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상품은 만기가 없다. 물론 100% 펀드 상품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굴리고 있는 가입자라도 디폴트옵션 적용을 선택해야 하긴 하지만, 사실상 적용될 일은 없다. 100% 원리금보장형으로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거나 일부를 원리금보장형에 넣어둔 경우에만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원리금보장형 만기 후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별도로 하지 않은 돈은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대기성 자금이 된 지 4주가 지나서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금융회사는 2주 뒤부터 디폴트옵션이 적용됨을 알려야 한다. 고지 이후 2주 동안에도 별다른 운용지시가 없으면 해당 만기자금은 디폴트옵션에 따라 운용된다.
“고객님,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합니다.”
기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디폴트옵션 선택 유예기간이 곧 종료된다.(2023년 7월 11일까지) 이에 금융사들은 디폴트옵션을 지정하라는 안내를 하고 있다. 퇴직연금에 이미 가입된 근로자라면 먼저 자신의 퇴직연금이 현재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됐는지 보고, 자신의 연금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해볼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특히 자신의 생애주기, 목표 수익률, 자산 배분 원칙, 장기 투자 원칙, 위험 관리 원칙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100%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한 A 근로자와 70%는 실적배당형에, 30%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한 B 근로자가 있다고 하자. 둘 다 원리금보장형 만기는 10년이라고 가정한다. 이 상태에서 디폴트옵션으로 사회간접자본 펀드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10년 뒤 별다른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A 근로자는 적립금의 100%가 사회간접자본 펀드로 편입되고, B 근로자는 30%가 해당 펀드로 포함된다.
지금까지는 퇴직연금이 별도의 운용지시가 없으면 정기예금이나 금리가 높은 예금에 자동으로 예치됐다. 하지만 오는 7월부터는 자동 재예치 되지 않고 대기성 자금이 된다. 대기성 자금으로 있는 동안에는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은 금리가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 퇴직연금을 정기예금 등에 넣어둔 가입자들은 만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만기 이후 운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 살펴보는 것이 유리하다.
앞서 예시로 든 A와 B 근로자의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10년 후 만기 되어 디폴트옵션이 적용되었더라도 언제든 다른 금융 상품으로 바꿀 수 있다. 제도 적용 후 직접 운용 의사를 가지고 상품을 변경하는 것을 ‘옵트아웃’(opt-out)이라고 한다. 이 경우에는 금융사에 별도의 연락을 하지 않아도 운용 중이던 디폴트옵션 상품을 매도하고 다른 상품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영되고 있던 가입자라면 상품 매도 시 금리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용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해달라’고 디폴트옵션을 선택해 원리금보장상품으로 퇴직연금이 운용되고 있었다면, 상품을 매도할 때 중도해지에 따른 패널티로 약정 금리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폴트옵션 적용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희망하는 가입자에 한해 디폴트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는 ‘옵트인’(opt-in) 제도도 있다.
디폴트옵션이라는 제도는 결국 투자 상품에 넣든, 예·적금에 넣든 적립된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가입자가 선택하는 제도다.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이려면 원리금보장형 비중보다 투자상품 비중이 높아야 한다. 물론 디폴트옵션을 지정했다고 해서 무조건 수익률이 6~8%에 달하는 건 아니다. 이 제도는 퇴직연금을 방치하고 있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상품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원금 손실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입을 모은다. 연금 백만장자가 나오는 미국과 호주를 포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위험자산 비중은 50% 수준이다. 국민연금을 운영하는 공적 연기금 역시 위험자산 운용 비중이 5~60%에 달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어느 해에는 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난다는 것. 오랜 기간 두었다가 노후에 쓸 자산이라는 특성을 생각한다면, 장기적으로 생각해 당장 원금 손실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저출산·고령화가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만 65세 이상인 노인 연령 기준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100세 시대에 노인의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국민연금 재정 고갈 등의 문제가 불거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 이후 40여 년 만에 노인 연령 기준이 바뀌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노인 연령 기준·정년 재검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고령위’)는 지난 3월 28일 회의를 갖고 ‘윤석열 정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7년 만에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다.
정부는 “고령화 심화를 고려하지 않고 인구 팽창기에 도입된 제도를 지속 운영해 재정건전성·지속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다”며 “노인의 사회 참여 욕구, 건강·소득 수준 변화 등을 고려해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연령 기준을 재점검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노인 연령 기준이 만 65세가 된 지도 40년이 넘었다. 1981년 제정된 노인복지법에서 경로 우대 기준이 65세 이상으로 정해지면서다. 그러나 그간 의학 기술의 발달 등으로 노인의 건강 상태가 좋아졌고 노인의 기대수명이 늘어나 노인 연령 기준 상향 목소리가 높다. 노인법지법 제정 당시에는 기대수명이 66.7세였다. 2020년의 기대 수명은 83.5세까지 늘어났고, 2070년에는 기대수명이 91세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의 노인 스스로도 자신을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서울시가 발표한 '2022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노인이 생각하는 노인 연령 기준은 평균 72.6세로 나타났다. 법적 기준인 만 65세보다 7.6세나 많다.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1957년 이전 출생자 3010명을 대상으로 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빠른 고령화와 반대로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올해 950만 명에서 2030년 1306만 명, 2040년엔 1725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올해 3637만 명에서 2030년 3381만 명, 2040년 2852만 명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고령인구를 의미하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26.1에서 2030년 38.6으로 높아진다. 2040년에는 현재의 두 배가 넘는 60.5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70년에는 노년부양비가 100.6까지 치솟을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보고 있다. 생산연령인구 1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하게 되는 것으로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처럼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을 줄이고, 100세 시대인 만큼 일에 대한 욕구가 강한 고령층이 많은 까닭에 정부는 정년 연장도 논의한다. 현재 법적 정년은 만 60세다. 정부는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한 재고용·정년 연장 등 ‘계속고용제도’를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사회 공헌의 욕구가 크고 직무 전문성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수요까지 고려해 사회서비스형·민간형 일자리 비중도 확대할 예정이다.
노인 연령, 70대까지 오를까?
노인 연령 기준이 중요한 이유는 주요 노인 복지 제도가 만 65세 이상을 기준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49개 주요 복지 제도 중 49%인 24개 사업이 65세 이상의 연령을 기준으로 했다. 대표적인 노인 복지 제도는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중교통 무임승차 등 경로우대제, 공공형 노인 일자리, 독감·폐렴구균 무료 예방접종, 이동통신비 감면, 행복주택 공급 등이다.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노인 복지 제도는 지하철 무임승차다. 사회가 고령화 되면서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노인이 많아짐에 따라 지하철 무임승차 인원이 증가해 지자체는 적자난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21년 적자 9644억 원에서 무임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9%인 2784억 원에 이른다. 이에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는 노인 연령 상향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대구시에서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이 수면 위로 올라왔는데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국민 연금 수급 시기이다. 정년이 연장되고 노인 연령 기준이 상향되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도 늦어진다. 국민연금은 제5차 재정 추계 시산 결과 2055년 기금이 고갈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국민연급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면 연금 확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만 59세까지 의무 가입해 만 63세에 수급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령화에 맞춰 수급 개시 연령은 오는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5년마다 1세씩 늦춰지도록 사회적 합의를 봤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족하다며 지난 1월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회에서는 수급 개시 연령을 67세까지로 더 늦추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70세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김원식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 연령의 상향과 노인 노동 시장의 활성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김 교수는 2025년부터 1년씩 연금 수급 연령을 70세로 상향하면, 5년 후인 2030년에는 연간 4분의 1 이상의 급여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김원식 교수는 수급 연령 상향과 함께 현재의 정년 기준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건강수명이 70세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경제활동을 통한 경제적 독립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60세로 돼있는 법정 정년은 상향보다는 폐지가 필요하다고 봤다. 정년이 상향되면 강성 노조의 근로자들에게만 혜택이 주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난해 9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노인 연령 기준을 2025년부터 10년 단위로 1세씩 올리는 단계적 방식을 제안했다. 이를 도입할 경우 2100년에는 노인 연령 기준이 73세가 되고, 노인부양률은 60%가 된다. 이는 65세 기준 노인부양률보다 36% 포인트 낮은 수치다. 다만 이태석 KDI 인구구조대응연구팀장은 “노동 시장과 교육 시장 등 전반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하면 이렇다.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정년 연장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양질의 노인 일자리 확보 없이 노인 기준 연령을 늦추면 노인 빈곤율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통해 답을 찾을 수도 있다. 일본은 국민연금·후생연금의 수급 개시 연령이 65세이며, 정년은 기업이 정년 폐지, 정년 연장(65세까지), 계속고용제도(65세까지 계약직으로 재고용)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은 노령·유족·장애인연금(OASDI)의 수급 개시 연령을 66세 이상으로 규정했으며, 정년이라는 개념 자체를 없앴다. 독일은 법정연금보험 등의 공적연금(GRV)의 수급 개시 연령을 2029년까지 65세에서 67세로 상향하고 정년 역시 2029년까지 65세에서 67세로 연장할 방침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1년 ‘노인 연령 기준의 현황과 쟁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은 단지 복지 재정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한 노인들의 행복한 삶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 세대가 참여해 합의를 도출하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00호 기념] 젊어진 중년들, 후기청년을 말하다 '4059 라이프스타일 및 나이 관련 인식 조사'
수명 120세 시대가 예측되는 가운데 60세는 중년과 마찬가지다. 그런 흐름으로 본다면 4050세대는 청년에 가까운 나이다. 중년도 청년도 아닌 그 사이 어디쯤 존재하는 세대를 말할 맞춤한 표현과 분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지령 100호를 맞아 이들 세대를 '후기청년'으로 정의하고 '4059 라이프스타일 및 나이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후기청년이란 시기상으로는 청년기의 후반을 뜻하는 동시에 '완성되고', '완숙한'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한 본 조사는 2023년 3월 3일부터 6일까지 전국 40~5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당 결과를 통해 후기청년 세대의 삶과 인식을 재조명해본다.
정년 전까지 필요 노후 자산의 상당 부분을 마련해둬야 안정적인 노후가 보장된다 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 따르면 부부 기준 은퇴 후 30년간 필요한 노후 자산 약 7억 800만 원이다. 응답자들이 원하는 노후 자산 수준도 유사한 편(7억 내외 34.6%). 설문조사에 참여한 4050세대에게 노후 자산 준비 정도를 묻자 30% 이하라는 응답이 과반수(63.2%)이며, 4명 중 1명은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자산 준비 방법으로는 저축(44%)을 가장 선호했다.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15.2%), 주식(10.4%) 등 적극적인 투자를 펼치는 경우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철 심리학 박사는 “경제적 여유는 삶의 질을 좌우한다. 자산 마련이 덜 됐거나, 추후에도 확보가 어렵다면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노후 빈곤 문제도 이에 상당부분 기인했다고 본다. 최근 경제 침체로 구조조정 등이 시행되며 생업에서 물러난 중장년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라면 길어진 노후가 공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우울증 치료제인 SSRI* 처방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OECD 국가 중 우울증 유발률 1위인 만큼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일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령자에 대한 항우울제 처방이 늘어 우려스럽다거나, 우울증 약인 줄 모르고 먹는 고령자가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자 항우울제 처방, 현실을 들여다본다.
2017년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31명. OECD 국가 중 1위다. 의사들은 노인 우울증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2021년 기준 한국의 인구 1000명당 항우울제 사용량은 OECD 국가 최저 수준이다. 우울증 유발률과 자살률은 1위인데, 우울증 약 처방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기운 나는 약’, 쉽게 처방되는 항우울제
노인 우울증은 ‘60세 이상 인구에서 발생하는 우울 증상’이라고 따로 정의할 정도로 일반 우울증과는 별개로 다뤄진다. 노인 우울증의 특징은 ‘온갖 병원을 다 가봐도 아프다’는 것이다. 우울 증상이 여러 신체 증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신체적 질환과 동반되어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규만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는 “우울증뿐 아니라 공황장애, 범불안장애와 같은 노년기 불안장애도 늘고 있어 1차 치료제로 항우울제가 처방되고 있다”면서 “내외과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지속되는 원인 불명의 신체 증상이나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 예민도를 낮추기 위해 처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고령 세대는 정신건강의학과(이하 정신과) 약에 대단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정신과에 가보세요’라는 말을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정도다.
권순재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정보이사는 우울증 치료에 대한 문화적·법적 낙인이 치료를 어렵게 한다고 말한다. 정신과 진료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 진단서에 남는 ‘F코드’를 우려해 ‘죽어도 정신과는 못 간다’며 버티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 진단서에 F코드가 남는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환자에게 고지조차 되지 않는다. 권 이사는 “쉽게 처방할 수 있도록 항우울제 처방 영역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정신과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고령자의 우울증 치료는 다방면으로 살펴보고 이뤄져야 하는데, 낙인이 두려워 정신과를 찾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를 보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권 이사는 “사람의 뇌에는 혈류장벽(Blood Brain Barrier)이라는 시스템이 있는데, 대부분의 약물은 이것을 뚫지 못한다. 아세트아미노펜(해열진통제)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그 성분이 뇌에 영향을 줄 위험은 없다는 뜻이다. 이 장벽을 넘는 약을 향정신성 약물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SSRI가 꼽힌다. 노인들은 뇌 혈류장벽이 느슨해져 있기 때문에 부작용에 더 쉽게 노출된다”면서 “아세트아미노펜 하나를 처방하는 것보다 렉사프로(항우울제) 하나를 처방할 때 용량 계산을 더 많이 해야 한다. 항우울제는 뇌에 작용하기 때문에 적은 용량으로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전문적으로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항우울제를 먹는다고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약물을 복용할 확률이 높은 고령자의 경우 한 번 문제가 발생하면 목숨도 위험할 수 있을 만큼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치료 접근성의 명과 암
우리나라 의료 체계에서는 진료 시간이 길수록 병원의 적자도 커진다. ‘3분 진료’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환자를 설득하고 약에 대해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기운 나는 약’으로만 알고 약을 복용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권 이사는 “렉사프로와 같은 대표적 항우울제는 기존에도 타 과에서 처방이 가능했으나 60일이 경과하면 정신과에 갈 것을 권유하고 협진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해당 고시 내용을 없애기로 했다”면서 우울증 치료 접근성의 명과 암을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지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노쇠에 따른 신체 기능 저하는 필연적으로 우울감과 같은 정신건강의학적 문제를 수반한다. 신체형 장애 환자를 진단했지만 SSRI 처방 제한으로 우울증을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런 환자들이 찾는 병원이 주로 내과나 신경과임을 고려하면 SSRI 규제 완화로 고령자 우울증 치료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고령 환자를 진료할 때는 적극적으로 기분장애를 확인하고 약제 처방을 하는 적극적 진료 시도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 역시 고령자는 다약제 복용을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병원을 전전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진료와 부작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우울제가 치매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로 노인 우울증의 40~60%는 인지 기능 저하가 동반돼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면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우울증이 치매를 유발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진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고령 환자분들 중에는 우울한 기분이나 의욕 저하보다 무기력감, 식욕 저하,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 등의 신체 증상으로 우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환자 스스로는 우울증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항우울제 복용에 관해 설득이 필요하지만, 치료 후 신체 증상이 호전되면서 이전의 삶을 되찾고 기뻐하는 분들이 많다”며 치료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SSRI: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우울증 치료 약물 중 하나.
경제협력기구(OECD)는 스페인은 일본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노인이 많은 국가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 2017년에 발표한 ‘불평등 노령화 예방 보고서’(Preventing Ageing Unequally)에서 스페인의 65세 인구 비율이 2050년에 40%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에 근거한 주장이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초고령화시대를 문제없이 헤쳐 나가기 위해 고령층 건강 대책을 시행하고, 취약 계층을 위한 복지 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또한 노인복지청(IMSERSO)을 정부 부처 내 독립 부서로 두고 국민들의 노후를 지원하고 있다. 노인복지청의 사업으로는 1985년부터 이어진 ‘고령자 여행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하며,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스페인 관광지의 교통, 숙박 시설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지난 2일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El País)의 보도에 따르면 여행 상품과 여행지를 다양화해 스페인 내 52개 지방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프로그램은 문화나 자연 경관을 선호하는 노인의 요구에 근거해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사회인권부에 따르면 이로 인해 이용 요금 인상이 이뤄질 수 있지만, 지난해 연금 인상률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스페인 대학들은 55세 이상 시민들을 대상으로 ‘경험자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를 경험과 지식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쉽게 접근하고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대학 내에서 사회적 상호 관계를 형성하고 이어나가게 하고 △노인이 아닌 다른 집단에게도 도움을 줌으로써 사회적으로 연대하는 태도를 취하도록 하는 데에 목표를 둔다. 인문학, 과학, 사학, 예술 분야 등의 강의를 제공하는 이곳의 이름은 노인을 단지 나이든 존재로 보지 않고 그들의 경험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 외에도 지자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고령자 친화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도인 마드리드와 주 도시 바르셀로나의 사례를 살펴보자.
마드리드, ‘영원한 현역’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
스페인에는 기업의 전 임원을 지내고 은퇴한 중년들이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비영리법인 ‘세콧’(SECOT)이 운영되고 있다. 1989년 마드리드에서 처음 설립돼 현재는 스페인 내 도시 외에도 유럽 연합(EU) 22개국의 조직이 모여 30세 미만의 실업자 혹은 실직자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45세 이상 중년의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
세콧 회원은 창업, 마케팅, 기업 경영에 필요한 지식이나 재무 관리 방식 등에 대한 강의를 무급 자원봉사로 제공한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터뷰를 진행하며, 전 직장과 업무를 고려해 업무를 배당한다. 또한 실전 강의를 나가기 전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세 번의 모의 강의에서 통과해야 기업에서 강의할 수 있다.
마드리드 내 자치지역인 트레스 칸토스(Tres Cantos)에서는 지난해 고령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도와 공원 내 벤치, 횡단보도 등을 점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당 사례를 소개하며 60세 이상 지역 주민 50명이 직접 18개 구와 2개 공원의 GPS 사진을 수집해 정비가 필요한 부분을 확인했으며, 휠체어를 이용하는 이웃에게 이동 편의나 접근성에 대해 직접 확인하는 등 사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온‧오프라인서 1인 고령가구 챙기는 바르셀로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시는 2017년 말 기준, 총인구 160만 명 중 65세 이상 30만 명이며 이중 4분의 1은 홀로 거주한다. 시 정부는 홀로 거주하는 노인을 위해 ‘빈끌레스바르셀로나’(VincleBCN)와 ‘내 나이가 어때서?’(Soc gran, i que?) 프로그램을 도시 전역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빈끌레스바르셀로나는 노인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관계를 형성, 강화하고 노인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시행됐다. 행정상 바르셀로나에 주민으로 등록된 65세 이상 주민이 이용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사는 곳이나 관심사가 일치하는 노인들을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어 서로 일상을 공유하고,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참여자는 프로그램과 이름이 같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가족과 친구,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커뮤니티 구성원과 일상을 공유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가 없지만 참여를 희망하는 경우 시에서 기기를 대여해주고 있다. 앱은 노인의 사용 편의를 위해 메시지를 텍스트 외에 음성으로도 입력할 수 있고, 커뮤니티 구성원과의 일정을 기록해 알림을 받을 수 있는 등의 기능이 탑재돼있다. 2021년 10월부터는 청력이 좋지 않은 이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이메일이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WhatsApp) 연동 기능을 추가했으며, 수화가 가능한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게 됐다.
디지털 세대 격차를 없애기 위한 프로그램도 시행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나는 블로거다’(soy blogger). 바르셀로나 시의회의 아동‧청소년‧노인 서비스국의 노인 홍보부서에서 추진하는 시민 저널리즘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바르셀로나 노인들은 소셜 네트워크와 시니어 시민을 위한 시 웹사이트 블로그에 기고하는 자원봉사 기자 및 사진작가로 활동한다. 이들은 활동 전 디지털 및 저널리즘 교육을 사전에 이수한다. 프로그램의 목표는 오늘날 자주 쓰이는 SNS 중 하나인 페이스북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나, 최종적으로는 이들이 직접 도시에 얽힌 콘텐츠를 취재해 제작하고, ‘시니어 웹’(Web de la Gent Gran) 블로그와 바르셀로나 시립 SNS 계정에 올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계정이 운영 중이다.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대한민국. 노인 인구가 많아질수록 만성 퇴행성 질환의 유병률과 함께 노인의 약 복용률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위험 요인에 노출된 노인을 대상으로 약물 복용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1년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0년도 노인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노인(만 65세 이상)의 84.0%는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앓고 있으며 의사의 진단을 받은 만성질환이 있다”고 응답했다. 만성질환 유형은 고혈압이 56.8%로 가장 높았고, 당뇨병, 고지혈증, 관절염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 3개월 이상 의사 처방약을 복용’하는 노인의 비율은 전체의 82.1%였다. 문제는 국내 고령자가 복합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다제약물을 과다 복용한다는 데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9년 기준 보건의료 질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약을 5개 이상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75세 이상 국내 노인 비율은 70.2%로 나타났다. OECD 7개국(핀란드, 스웨덴, 이탈리아, 캐나다, 네덜란드, 포르투갈, 한국) 중 가장 높았다. 7개국의 평균은 48.3%였다.
과다 복용의 문제점은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다제약물 복용자의 약물 처방 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면, 5개 이상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은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대조군보다 부적절 처방률이 33.2%P 높았다.
약의 정의와 고령자 복용 주의점
‘약’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건강에 도움 되는 성분이 포함된 알약 제형의 제품을 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약은 각각의 목적, 성분, 제조법 등에 따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건강식품으로 나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약이라고 부르는 것은 의약품이다.
약사법에서는 의약품을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품 중 기구나 기계가 아닌 것’이라고 정의한다. 의약품은 의사의 전문적인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나뉜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 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여기서 기능성은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해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과 같은 보건 용도에 유용한 효과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의약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식품 또한 다르다. 모든 건강기능식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기능성 원료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내포한 ‘기능성’이 표시되어 있다. 건강식품은 식약처의 인증을 받은 식품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식품을 일컫는다. 효능이나 용량을 표기할 수 없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영양제’는 법적인 용어가 아니다. 평소에 먹는 식단으로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 보통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할 목적으로 만든 제품을 말한다. 영양제에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이 속한다. 효능과 품질 면에서 의약품 영양제가 안전하고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의 10명 중 3명이 영양제를 먹을 정도로 시장이 매우 커진 상태다. 이에 따라 기존에 만성질환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 노인은 영양제가 더해지면서 다제약물 부작용 우려가 커졌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어르신의 특성인 노쇠도 영향을 끼친다. 젊은 사람은 영양제를 많이 먹어도 문제가 없는 반면,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는 어르신에게는 비전형적인 부작용이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윤종률 한림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령자들은 고혈압, 당뇨병 외에도 우울증, 관절염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관련 약을 복용하다 보면 10가지는 금방 넘어간다. 여기에 영양제까지 복용하면 약 종류가 더욱 많아진다”라며 “약을 과다하게 복용하면 약의 성분에 의한 부작용 우려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교수는 “기존에 복용하던 의약품이 있는데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다 보면 몸에서 약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약과 약 사이의 상호작용이 일어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약물 상호작용이란 2종류 이상의 약물을 복용할 때 발생하는 상호작용을 말하며, 약물의 효과가 증폭될 수도 있고 감소될 수도 있다.
윤 교수는 부작용에 대해 비타민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폐암 고위험군이 비타민 E의 토코페롤을 많이 먹으면 폐암 발생률이 오히려 더 높아진다. 위장 장애가 있어 관련 의약품을 먹는 사람이 비타민 C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더 하게 될 수도 있다.”
윤종률 교수는 “고령자일수록 영양제를 먹어서 건강을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지양해야 할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내 몸의 영양소는 약이 아닌 음식으로 챙겨야 한다.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영양소를 생각해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약 복용을 위한 길
정희원 교수는 고령자는 특히 ‘연쇄 처방’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쇄 처방은 어떤 약을 먹은 후 생긴 부작용을 고치기 위해 또 다른 약을 먹는 것을 말한다. “어르신들은 약을 먹어서 모든 증상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마다 전문 의사를 찾아가다 보면 연쇄 처방이 이뤄지고 부작용이 생긴다. 약이 약을 부른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연쇄 처방과 다제약물 복용을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윤종률 교수와 정희원 교수는 자신이 먹는 약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단골 병원이나 약국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특히 식약처에서 나온 ‘어르신 건강지킴이 복약수첩’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복약수첩에 평상시 먹는 약을 적어두는 것이 좋다. 기존과 다른 약을 처방받는 경우 의료진에게 수첩을 반드시 보여주고 상담받기를 권한다.”
근본적으로는 의료 시스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윤종률 교수와 정희원 교수는 입을 모았다. 윤 교수는 “병원에서는 노인 약물 클리닉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 약국에서는 약사가 무조건 의사의 처방을 따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약사가 ‘상호작용이 높은 약을 처방했는데 변경 가능한가’ 등의 의견을 의사에게 수시로 물어봐 약물을 조절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이미 실행하고 있는 시스템이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그뿐 아니라 두 교수는 공통으로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DUR은 의사와 약사가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이다. 문제는 DUR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이는 의료기관에 DUR 도입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DUR을 도입한 의료기관이 적어 발생하는 문제다. DUR 도입을 확산해 고령자의 약물 복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르신 건강지킴이 복약수첩
●질환별 올바른 약 복용
◇고혈압
-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꾸준히 치료받아 적절한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의사와 상의 없이 복용을 중단하지 않습니다.
- 고혈압 약 중 일부는 복용 시 마른기침, 소변량 증가, 쇠약감,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 약사 등 전문가에게 알립니다.
◇당뇨병
- 정기적으로 혈당을 측정해 기록하고, 규칙적인 진찰, 꾸준한 치료를 받도록 합니다.
- 당뇨병 약 복용 중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사탕이나 음료수를 즉시 섭취하고, 나아지지 않으면
즉시 전문가에게 알립니다.
- 혈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약품 복용을 주의합니다. (혈당을 높이는 약물 : 이뇨제, 갑상선 호르몬제, 결핵약, 부신피질 호르몬제, 시럽제)
◇고지혈증
-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하므로 규칙적으로 진찰받고 검사 수치를 기록합니다.
- 고지혈증 약 중 스타틴 계열은 근육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근육통이나 쇠약감이 있는 경우
즉시 전문가에게 알립니다.
- 고지혈증 약 중 일부는 간 기능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간 기능이 약한 분은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고령화 속도 세계 1위. OECD 노인 빈곤율 1위. 하지만 아무도 노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활동적인 시니어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를 이뤄가고 있는 스타트업 ‘내이루리’의 탄생 배경이다.
‘내이루리’는 60세 이상 시니어 배송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물류 정기배송을 대행하는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물류 시장이 앞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본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는 시니어에게 적합한 배송 서비스를 고민했다. 처음에는 ‘실버라이닝’이라는 회사로 시니어가 살아온 동네에서 도보로 배달하는 ‘할배달’ 서비스를 론칭했다. 하지만 불규칙한 배송 주문과 길 찾기의 어려움으로 일을 지속하는 시니어가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시니어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의미를 담아 ‘내이루리’로 사명을 변경하고 ‘옹고잉’이라는 정기배송 및 수거 대행 서비스를 론칭했다.
근속률 90% 실버 배송원
옹고잉 서비스는 2021년 11월 29일 차 한 대로 시작했다. 2022년 10월 기준 옹고잉의 배송원과 보유 차량은 45명과 45대가 됐다. 월 발생 정기배송 물량은 11만 3000인분. 배송 지연율은 0.3%에 불과하다. 내이루리 매출은 2022년 6억 원으로 1300% 성장했으며, 누적 13억 3000만 원을 투자받았다. 정규직 고용률은 90%, 근속률도 90%에 이른다.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는 “자신이 일을 해보고 주변 지인에게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제안한다는 건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것 아닐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단순 일자리 제공뿐 아니라 시니어 배송원을 ‘프로’라고 부르며 그들의 자존감과 성취감도 높여주고 있다.
정 대표는 실버라이닝에서의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정기배송 시장을 공략했다. 같은 업체에 고정 배차를 통해 주기적인 배송을 하는 것으로, 시니어가 예측 가능한 시각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옹고잉 배달원 근무 시간은 3시간, 6시간 중 고를 수 있으며, 하루 4.5시간 근무 기준 월평균 임금은 125만 원 수준이다.
또한 길 찾기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시니어에 특화된 UX, UI를 반영해 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배송 스케줄, 배송 시간 예측, 물품 오배송 방지 등 정기배송 맞춤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전화나 문자 이용만 가능하다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내이루리의 최적 배송 경로 생성 기술 및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 개발 역량을 인정해, 지난해 9월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를 통해 2년간 총 5억 원의 개발·연구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학력이나 소득 수준과 별개로 시니어의 상황 판단 능력과 인지 능력은 아무래도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특정 색깔의 버튼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각인시켜드리고 과정을 단순하게 해 시니어에게 적합한 툴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전국을 넘어 세계로
옹고잉은 정규 배송원을 각 사에 전담 배치해 배송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 또한 배송 외에 음식 용기 수거 서비스나 고객사 요청에 맞춘 케이터링 서비스도 진행한다. 이에 고객사 만족도도 높다. 처음에는 전체 물량의 5%만 주었던 한 고객사는 이제 60%의 물량을 옹고잉에 맡긴다. 업계에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 먼저 찾아오는 고객사도 생겼다. 시니어 배송원 고용을 늘리면서 그만큼 일자리를 더 만들기 위해 고객사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는 다회용기, 세탁물, 폐기물 등 정기 수거·회수 시장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자 한다.
정기배송을 넘어 마지막에는 시니어 인력 매칭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시니어가 배우기에 쉬우면서, 하루에 짧은 시간 일할 수 있되, 생활임금 이상 보장될 수 있는 일자리를 계속해서 발굴할 계획이다. 배송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기업과 시니어를 연결하는 일자리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다. 또한 서비스 지역 역시 전국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최종적으로는 중국 등 고령화가 심각한 동아시아 시장 진출까지 생각하고 있다. 정 대표는 “한 기업이 낼 수 있는 임팩트 크기의 끝까지 가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정현강 대표
“가치있는 일자리를 향해”
“저희의 목표는 ‘부모님께 권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면접을 하면서 많은 시니어분들을 만나보았는데, 단지 생계를 위해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소비하는 가장 가치 있는 방법이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오늘 하루 무엇을 하며 보낼지 고민하다가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외딴 바다에 혼자 떠 있는 섬 같다고도 표현하셨습니다.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고 취미 생활을 할 수도 있지만, 일정한 루틴을 원하셨어요. 그만큼 소속감을 가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는 걸 알았습니다. 간담회에서 감사하게도 ‘우리 회사가 오래가야 한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배송 시장에서 수백만 개의 시니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만큼, 성장을 이어가며 시니어분들이 일을 통해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좋은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옹고잉 배송원이 되고 싶다면?
▶ 옹고잉은 2023년 정규 배송원을 50명에서 1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배송원 신청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울 강남구 시니어클럽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 △옹고잉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 옹고잉에서 배송원으로 일하려면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해 전화와 문자가 가능하면 된다. 또한 운전은 필수다. 배송 서비스 태도가 좋다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지원하면 내이루리에서 3일간 동승 교육을 진행하므로 부담 없이 신청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