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노인이 늘어난 가운데, 최근 5년 새 고령층의 근로소득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비를 위해 일하는 노인이 많아지고 있음에도 노인 일자리 분야의 예산을 축소하는 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연령별 소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0세 이상 고령층의 통합소득은 112조 372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고령층 통합소득액인 64조 4202억 원에 비해 74.4% 증가한 규모다. 같은 시기 전체 연령대의 통합소득액은 26%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상승세가 가파르다.
통합소득이란 한 해에 생긴 개인의 근로소득, 연금소득, 이자소득, 사업소득 등 소득을 합산한 것을 말하는데, 이 중에서 근로소득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고령층의 근로소득은 지난 5년동안 84% 상승해 70조 2416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동안 전체 연령대의 근로소득액은 25.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령층의 통합소득 중 근로소득에 해당하는 비중 역시 커지고 있다. 2017년 59.2%, 2018년 60.5%, 2019년 61.4%, 2020년 62.5%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양새다. 노동을 통한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통합소득 중 연금소득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다. 2016년 35.1%, 2017년 34.1%, 2018년 33%, 2019년 31.8%, 2020년 32.3%로 전반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고령층 상대적 빈곤율은 40.4%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진선미 의원은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심각한 수준이며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일하는 고령층이 많다”라며 “노인 복지 정책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인데 내년 예산안에서 고령층 버팀목인 노인 일자리 분야 예산을 많이 축소한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국민돌봄 시대를 위한 범국가적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2022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 기간 중 진행된다.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가 주최하는 ‘국민돌봄 시대를 위한 범국가적 대응’ 라운드테이블이 오는 25일 오후 1시 30분부터 대구 엑스코 서관 306-A호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시니어 월간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발행하는 이투데이피엔씨가 공동 주관한다.
2019년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82.7세(남성 79.7세, 여성 85.7세)다. 이에 따라 고령 가족의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았다.
이에 이날 회의에서는 디지털전환 시대의 지역사회 돌봄의 새 패러다임을 확인하고 다양한 자원의 연계를 통한 범국가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
이날 김용익 이사장은 ‘지역사회돌봄의 새 패러다임과 고령친화산업의 발전’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이번 회의를 주최 및 주관하는 돌봄과 미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지역사회돌봄을 획기적으로 확대·강화해 ‘돌봄 불안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지역사회 돌봄은 노인, 신체·정신 장애인들이 시설과 병원이 아니라 자기 집에서 보건의료, 사회복지, 요양 서비스를 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특히 돌봄과 미래의 김용익 이사장은 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제19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또한 ‘국민돌봄 시대를 위한 범국가적 대응’을 주제로 좌담회도 연다. 김보영 영남대학교 휴먼서비스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용익 이사장과 인공지능 돌봄 로봇을 출품하는 효돌의 김지희 대표가 패널로 참석한다.
‘2022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는 ‘제6회 국제제론테크놀로지 엑스포&포럼’(IGEF 2022)과 ‘제13회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학술대회’(ISG 2022)가 통합, 진행된다.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20개국의 고령친화 전문가 100여 명이 대구를 방문해 국제 교류의 장을 열고, 세계 각지의 제론테크놀로지 연구자, 정부기관 관계자, 기업인 등 1000여 명 이상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모빌리티 등 100세 시대 첨단 기술 정보를 접하고 공유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또한 ‘2022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와 함께 대구시가 주최하는 ‘대구 액티브시니어박람회’도 연계, 개최된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노인 일자리 예산을 확충하고 노인 일자리 수도 올해보다 3만 개 가까이 늘린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예산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민간형 일자리와 고령자 고용장려금으로 만든 일자리를 포함하면 노인 일자리는 2만 9000개 증가한다고 밝혔다. 전체 노인 일자리 예산은 720억 원 늘었다.
앞서 정부는 공공형 노인 일자리 수를 올해 60만 8000개에서 내년 54만 7000개로 대폭 축소해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지난 5년간 재정지원 직접일자리 규모가 2배 급증하는 가운데 노인 일자리가 쓰레기 줍기, 잡초 뽑기 등 단순 노무의 공공형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일부 고학력의 은퇴 노인들이 원하는 일자리 수요에 부적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고려해 공공형 일자리 수를 줄이는 대신 숙련도가 높은 민간·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3만 8000개, 고령자 고용장려금을 통해 만든 일자리를 5만 200개 각각 늘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내년 전체 노인 일자리 수는 88만 3000개로 올해보다 2만 9000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황순관 기재부 복지안전예산심의관은 “우리나라의 노인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지만 노인 빈곤율도 1위”라며 “노인 일자리는 양이 문제가 아니라 질이 문제로, 이번에 질 좋은 일자리 중심으로 약 3만여 개 일자리를 늘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재부가 말하는 고학력의 은퇴 노인들이 원하는 일자리 수요는 허상일 수도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도 노인 실태 조사 보고서’를 참고해 보면, 전문대학 이상 졸업 학력을 가진 노인들은 전반적으로 노인 일자리 참여율이 낮았다. 노인 일자리 참여경험을 묻는 질문에 대해 89.8%가 신청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향후 참여 의사를 묻는 항목에서도 80.9%가 그러지 않겠다고 답했다. 다른 학력 수준 응답군 중에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전문대학 이상 학력의 노인은 절반 이상(57.6%)이 월평균 근로소득으로 200만 원 이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부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큰 관심도 없고, 높은 수입을 원하는 고학력 은퇴 노인의 입맛을 맞추겠다고 나선 셈이어서, 과연 실현 가능할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행정안전부와 도로교통공단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대비해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의 특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점검 대상 지역을 선정하고, 경찰청과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12일(수)부터 18일(화)까지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지난해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는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발생 비율이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9.8명으로 회원국 평균(7.6명)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1년 전체 보행자 사망자 1018명 중 노인이 601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행정안전부와 도로교통공단은 점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65세 이상 유동인구 △지역별 인구 대비 노인 비율 △전통시장‧노인보호구역 위치 등의 데이터와 교통사고 다발 위치를 복합적으로 분석해 총 60개소의 점검 대상지를 선정했다. 점검 대상에는 2021년 발생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고위험지역 및 노인보호구역 지정 필요 대상이 포함돼있다.
이번 관계기관 특별점검 때에는 안전표지, 속도저감시설 등 교통안전 시설을 진단하고, 보행환경 등에 대한 위험요인 분석을 통해 현장별로 맞춤형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개선방안은 해당 지자체에 전달해 연말까지 개선을 권고한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예산이 부족할 경우 예산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상명 행정안전부 안전정책실장은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노인들의 사회활동 증가로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이번 특별점검을 계기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노인 교통사고 다발지역 등 점검대상 선정에 반영함으로써 교통안전 관리를 보다 과학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국 65세 이상 고령자 3명 중 2명은 자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생활비를 조달하지만, 고용률은 3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65~79세 고령자 중 54%는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2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65세 이상 고령자의 노후준비에 대한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 고령자의 생활비 마련 방법은 본인과 배우자 부담이 65.0%로 압도적이었다. 3명 중 2명이 스스로 생활비를 조달한다.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본인과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고령자 비중은 51.6%에서 65.0%로 13.4%p 증가했다. 반면, 자녀와 친척 지원 비중은 39.2%에서 17.8%로 21.4%p 급감했다.
더불어 지난 10년간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견해는 38.3%에서 27.3%로 감소했다. 가족과 정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37.8%에서 49.9%로 높아졌다. 자식이 부양해주길 기대하는 고령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본인과 배우자가 생활비를 직접 마련하는 경우 수입원은 근로·사업소득이 48.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연금·퇴직금 35.1%, 재산소득 10.5%, 예금·적금 6.2% 순이었다. 고령자 대부분이 직접 일을 해서 버는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34.9%로 전년(34.1%) 대비 0.8%p 상승했다. 고령자의 고용률은 2015년 이후 상승 추세에 있지만, 15세 이상 인구 전체 고용률(60.5%)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65세 이상 취업자의 산업별 비중은 사업·개인·공공 서비스 및 기타(44.0%), 농림어업(25.0%), 도소매·음식숙박업(13.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림어업, 사업·개인·공공 서비스 및 기타는 전체 취업자보다 고령층의 종사 비중이 더 높았다.
고령자 취업자의 직업별 비중은 단순노무 종사자(36.6%)가 가장 높았다. 이어 농림어업 숙련종사자(24.2%), 서비스·판매 종사자(16.8%), 기능·기계조작 종사자(14.1%)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 취업자와 비교하면 단순노무 종사자와 농림어업 숙련종사자의 비중이 매우 높고, 관리자·전문가 및 사무 종사자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령자의 실업률 역시 2018년 이후 상승 추세를 보이며, 2021년은 3.8%로 전년 대비 0.2%p 상승했다. 2020년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소득 분배지표는 상대적 빈곤율 40.4%, 지니계수 0.376, 소득 5분위 배율 6.62배로 2016년 이후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높은 수준에 해당했다.
또한 65~79세 고령자 54.7%는 ‘장래에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12.1%p 증가한 수치다. 취업을 원하는 사유는 생활비에 보탠다는 응답이 53.3%로 가장 많았다.
한편,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순자산액은 2021년 기준으로 4억 1048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094만 원 증가했다. 부동산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9%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 13.8%로 타 연령대에 비해 낮았다.
노후를 준비하는 고령자는 56.7%로 지난 10년간 16.6%p 증가했다. 노후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 48.4%, 예‧적금 17.1%, 직역연금 11.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국민연금은 16.6%p 증가했으나, 예‧적금은 10.4%p 감소했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 고령자는 43.3%로 지난 10년간 16.6%p 감소했다. 이유 1위는 ‘준비할 능력 없음’이 59.1%로 1위를 차지했다. ‘자녀에게 의탁’은 29.0%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7.8%p 감소한 수치다.
우리나라의 고령자 기대여명은 65세 기준으로 86.5세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는 빠르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65세의 기대여명은 21.5년, 75세의 기대여명은 13.3년이다. 전년 대비 각각 0.2년, 0.1년 늘었다.
성별로 나눠 보면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살 것으로 예상한다. 65세 여자의 기대여명은 23.6년으로 남자보다 4.4년 더 길다. OECD 평균과 비교해도 여자는 2.4년, 남자는 1.4년 더 높다. 또한 75세 여자의 기대여명은 14.7년으로 남자보다 3.1년 더 길었다.
고령자의 사망 원인 1위는 여전히 악성신생물(암)로 나타났다. 2021년 65세 이상 고령자 10만 명당 사망 원인별 사망률은 악성신생물(암)이 709.3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심장질환 312.0명, 폐렴 250.3명, 뇌혈관질환 220.6명, 알츠하이머병 92.0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고령자의 암,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은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사망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고령자의 사망 원인별 사망률을 전체 인구 사망률과 비교하면, 암 4.4배, 심장질환 5.1배, 폐렴 5.6배, 뇌혈관질환 5.0배, 알츠하이머병 5.9배 수준이다.
또한 2020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진료비는 475만 9000원, 본인부담금은 110만 6000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만 7000원, 1만 1000원 감소했다. 고령자의 1인당 진료비 및 본인부담금은 전체 인구 대비 각각 2.8배, 2.7배 수준에 해당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을 하는 고령자도 늘어났다. 2020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운동별 실천율은 걷기(42.3%), 유산소 신체활동(33.2%), 근력운동(22.5%) 순으로 나타났다. 근력운동과 걷기 실천율은 전년 대비 각각 4.2%p, 2.4%p 증가했다.
또한 2021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장기요양인정자 비중은 10.3%로 전년 대비 0.6%p 증가했다. 장기요양인정자는 장기요양등급 판정 대상자 중 1-5등급 판정자와 인지지원등급 판정자를 말하며,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지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노인 복지시설 수도 인구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데, 2021년 노인 복지시설 수는 8만 5228개소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다만 노인주거복지시설은 감소 추세였고, 방문요양서비스, 방문목욕서비스, 주·야간보호서비스 등 재가노인 복지시설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10년간 고령자의 장례 선호 방법이 바뀐 사실도 드러났다. 2021년 고령자 본인이 선호하는 장례 방법은 화장 81.6%, 매장 17.8%로 집계됐다. 지난 10년간 장례 선호도는 화장은 24.9%p 증가했지만 매장은 21.0%p 감소했다.
지난해 말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은 ‘제2의 인생 연구’에서 미국 고령자를 대상으로 ‘노화’의 개념을 재정립했다. 연구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건강, 재무, 관계, 죽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관념과는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그 결과부터 요약하자면, 이전보다 노화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연재를 통해 담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그 두 번째 순서로 ‘돈과 일’에 대해 알아봤다.
‘제2의 인생 연구’에 따르면 70세 이상 미국인의 절반 이상은 자신의 재정 상태를 우수하게 평가했다. 이는 근래 미국 중장년이 은퇴 후 저축된 노후 자금에 한계를 느낀다는 여타 보고서들과는 상반된 반응이었다. AARP는 “요즘 시니어들은 저축한 자산이 부족할지라도, 그 안에서 절약하며 생활하는 노하우를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사례자 중 56세 재키 씨는 “예산에 맞추기 위해 늘 절약한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올라 걱정은 되지만, 그만큼 더 엄격하게 생활비를 관리할 계획이다. 절대 내가 가난한 노인이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이러한 노인들의 재정적 현실은 젊은 층의 기대와는 다르게 나타났다. 젊은 응답자의 약 37%는 은퇴 후 사회보장연금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고령 응답자의 94%가 사회보장제도에 의존한다고 밝혔다. AARP는 “오늘날 삶의 패턴을 보면, 성인이 되어 약 40년 일하고 은퇴 후 20년가량 노후를 보낸다. 따라서 20여 년의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저축이 필수”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 시니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박지혜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은 “우리나라 가구 지출 통계에 따르면 고령일수록 평균 가구 지출이 낮아진다”며 “소비 자산에 맞춰 절약한다고 볼 수 있다. 70대에는 외식 등 재량소비 비중이 50대의 절반으로 줄고, 식료품, 주거·관리비, 보건 등 필수재 위주로 소비하며 노후를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45%가 국민연금을 받고 있고,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기초연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사회보장제도에 의존하여 생활하기엔 충분하지 않아 다른 노후 소득원과 생활비를 고려해 은퇴 자금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4%의 법칙이 깨지고 있다
널리 알려진 은퇴 자금 관리법 중 ‘4%의 법칙’이 있다. 은퇴 첫해에 저축한 자산의 4%를 꺼내 쓰고, 이듬해부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만큼만 늘려 쓰면 최소 30년간 자금 고갈 없이 지낸다는 것. 이에 AARP는 최근 유례없이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개인에 따라 4%보다 적게 써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능한 한 저축 기간을 늘리고, 사회보장연금 수령 기간을 연기할 것을 조언했다.
이에 박 연구원은 “노후 자산을 인출할 때 물가상승 위험에 대한 대처와 은퇴 자산의 유지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4%의 법칙을 따르면 은퇴 기간 구매력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단 과도한 물가상승 시 은퇴 자산 소진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으니 초기 인출액을 적절히 낮은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한국의 경우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 개시 나이는 62세에서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조정되고 있다. 희망한다면 정상 수급 시점보다 최대 5년까지 연금을 앞당기거나 늦춰 받을 수 있는데, 그만큼 연금액은 재조정된다.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은 55세부터 수령 가능하므로 퇴직 후 공적연금 수급 전까지 소득 공백기 대비책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은퇴 택하는 美 시니어, 한국은?
한편 많은 미국인이 자신의 예상보다 빨리 은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퇴직자의 57%는 65세 이후 은퇴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82%가 64세 이전에 은퇴를 맞았다. 대다수 응답자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계속 일해야 한다. 개인의 보람, 가치 추구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AARP는 고령 근로자가 더 오래 일하기 위한 과도기적 선택을 했다고 유추한다. 즉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처럼, 제2직업을 위해 제1직업 전선에서 물러나 준비 시간을 갖는 것이다.
한국 시니어들은 어떨까?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평균 49.3세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후 소득활동을 이어가다가 72.3세에 이르러 실질적 은퇴를 한다”며 “특징은 한국이 OECD 국가 중 실질 은퇴 연령이 가장 늦고, 공적연금 수급 개시 후에도 소득활동 지속 기간이 10.3년으로 가장 길다는 것이다. 완전한 은퇴가 늦어지는 것은 경제적 노후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된다는 의미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소득의 일부를 꾸준히 적립해 연금 자산을 최대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국민연금과 관련해 보험료도 올리고 노후소득보장 수준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한국 연금제도 검토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인상하되 기준소득월액 상한도 올려 급여 인상을 제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복자부가 지난 2019년 한국의 공·사 연금제도를 국제적 관점으로 분석해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자 의뢰한 연구 결과다.
보고서는 한국의 국민연금 제도에 대해 두 번의 연금 개혁과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 등으로 발전이 있었지만,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인한 추가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 등을 고려하면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가능한 빨리 합리적인 수준으로 올리고, 60세 이후에도 보험료를 계속해서 낼 수 있도록 의무 가입 연령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준소득월액 상한을 높여 급여 인상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조세지원으로 연금제도 내 재분배 요소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준소득월액은 국민연금 보험료와 급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기준소득월액은 상·하한액을 정해둔다. 국민연금 전체가입자 평균 소득의 최근 3년간 평균액 변동률을 반영해 1년에 한 번씩 조정한다. 지난 7월 1일부터는 상한액이 553만 원으로 높아졌다.(2021년 7월 1일~2022년 6월 30일까지의 상한액은 524만 원)
이에 국민연금 최고 보험료는 전년 대비 2만 6100원이 올라 49만 7700원이 되었고, 최저 보험료는 전년 대비 1800원 인상돼 3만 1500원이 됐다.
이렇듯 기준소득월액의 상한액이 높아지면 일부 가입자의 경우 내야 하는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그만큼 연금을 받을 때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하게 된다. OECD는 기준소득월액의 상한을 높여 더 많이 내고 그만큼 더 받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한 것이다.
OECD가 발간한 ‘한국경제보고서 2022’에서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두 배 이상 올려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98년 이후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
60세 이후에도 보험료를 내도록 하려면 퇴직 연령을 높여야 한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은퇴 연령을 늦추고 그만큼 국민연금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고령자 계속 고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 작업을 통해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재고용 등의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고령인구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연금 고갈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계속해서 오르는 원·달러 환율 때문이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은 한국은행에 원화를 제공하고 외환보유고의 달러로 해외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단기외화자금 한도를 늘리며 해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되는 것.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해외투자 종합 계획서에서 ‘해외 투자 증가에 따른 외화 조달환경 개선’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부양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돼 노인 기준 연령을 높이는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65세인 노인 연령을 10년에 1세씩 올리면 2100년 노인 부양률은 36%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2년 UN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2001년 기준 OECD 평균을 넘었으며, 일본을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가장 기대수명이 높은 국가다. 하지만 합계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출산율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더라도, 2054년이면 일본보다 높은 노인부양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피부양 인구인 유소년과 노인 인구를 생산연령인구로 나눈 총부양률은 2054년 100% 수준으로, 피부양 인구와 생산연령인구가 같아진다는 의미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인구구조대응연구팀장은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65세 노인연령 기준을 유지하면 1954년 이후 우리나라 노인부양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인 개념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까지 우리나라 인구 부양부담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연구팀장은 “아직 인구부담이 현실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노인연령 조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얻기 어렵지만, 2025년 이후 부양률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곧 세계 최고의 인구부담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따라서 지금부터 노인연령 조정을 논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부터 10년에 1세 정도로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하면 2100년도에는 노인연령이 74세가 되고 생산연령 대비 노인 인구가 60%가 되어 현재 기준 대비 36%p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인 연령이 높아지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도 줄어든다. 기초연금과 노인장기요양보험(65세), 국민연금(62세), 노인일자리(60세), 주택연금(55세) 등의 주요 노인 복지 사업 대상 연령 기준도 함께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노인연령 상향은 조정 폭과 시기 결정에 있어 고령 취약계층의 건강과 개선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민간의 기대 형성, 행태 변화, 사회 제도 조정 기간을 감안해 충분한 기간 사전 예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인 연령을 고려할 때 65세, 70세와 같은 자의적 기준이 아니라 복지 수급 기간, 노동 가능 기간 등을 고려한 실질적 근거에 따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효은퇴연령을 늘리려는 노력이 함께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 연령 조정 논의는 현재 인구 부양률이 높은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인구 부양률이 가장 높은 국가인 일본과 이탈리아는 노인부양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높아지는 속도가 둔화하는 추세다.
이 연구팀장은 “일본, 이탈리아, 영국 등의 주요국이 노인 연령을 높일 때는 대폭 상향을 논의한 것이 아니라 10년, 20년의 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노인연령을 높일 계획을 마련했고, 이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한 사회적 합의의 노력이 있었음을 유의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도) 어떤 방식으로 어떤 계획을 통해 노인 연령을 높여갈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령층의 안전과 돌봄이 편리해지도록 적용된 기술을 뜻하는 ‘실버테크’는 요양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IoT를 적용한 밀착형 돌봄, 빅데이터를 분석한 맞춤형 요양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고령화와 독거노인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는 요양·돌봄 서비스의 수요를 이끌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빨라 2035년이면 노인 인구의 47%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요양 서비스 시장은 2012년 2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약 10조 원 규모로 연평균 16.6% 성장했다. 요양·돌봄에 대한 수요 증가는 ‘실버 산업’과 ‘테크’(Tech)의 융합 속도를 높였다.
독거노인 위한 지자체 모니터링
지방자치단체들은 독거노인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다양한 실버테크를 도입하고 있다. 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독거노인의 위험 요소를 감지, 이를 알려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상북도는 ‘마음안심서비스’ 앱을 운영한다.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된 독거노인이 6~72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보호자나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팀 담당자의 휴대전화로 위험신호 문자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구미시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고독사 위험이 큰 1인 가구 90곳에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했다. 가전제품에 Io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플러그를 연결해 전력 사용량과 조도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일정 시간 변화가 없으면 읍면동 사회복지 담당자에게 연락이 간다. 가평군도 스마트 생활형 돌보미 ‘욜빙’(YOLVING)을 독거노인 20가구에 설치했다. 보호자가 설치한 앱과 연결되어 있어 화상통화로 소통할 수 있고, 생활지원사와도 연계된다. 더불어 복약 관리, 치매 예방 놀이, 전자 앨범, 건강 정보 측정도 할 수 있다.
가평군은 올해 8월부터 ‘AI 스피커 스마트 통합 돌봄 사업’을 추진한다. AI 스피커를 설치해 우울증·불안감 해소를 위한 대화를 유도하고, 24시간 위험 요인 감지 시스템을 가동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대구시는 네이버가 개발한 ‘클로바 케어콜’을 활용해 ‘AI 자동 안부 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AI 상담원이 1인 가구 돌봄 대상자에게 주 1~2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복약 등 건강을 점검하고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통화가 되지 않거나 평소와 다르다고 감지하면 담당 공무원에게 신호를 보낸다. 울산시는 독거노인 가구에 활동량 감지기와 출입문 감지기 등을 설치해 활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고양시와 서울시 성동구는 치매 노인에게 GPS가 탑재된 신발 ‘꼬까신’을 무상 보급했다. 실종 치매 노인의 평균 발견 소요 시간은 11.9시간인데, 꼬까신을 착용하면 1.7시간으로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전북 진안군은 치매 고령자에게 미스터마인드의 AI 캡슐을 탑재한 ‘빠망이’ 돌봄인형을 보급한다. 빠망이는 치매안심센터 전문인력과 일대일로 매칭되며, 인지·건강·생활안전·위험 상황 등을 전담인력이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뇌 활동 놀이로 치매 예방을 돕고, ‘돌봄e음’ 앱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도 제공한다.
서울시 관악구는 스마트 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경로당 114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원격 화상 플랫폼으로 여가 복지 프로그램 제공, IoT 헬스케어 기반 건강관리, 실내 스마트팜으로 정서 관리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요양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버테크는 주로 요양·돌봄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동작 감지 센서를 통한 침대 낙상 방지, 수면 센서를 통한 수면 패턴 기록, 체온·호흡·맥박 자동측정 등의 IoT 기술로 이용자의 생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처방·운동·식사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요양 시설의 관리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해 자동화하는 기술들도 개발됐다. 시설마다 다른 관리 시스템과 수작업으로 관리되던 돌봄 정보들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것. 한국시니어연구소의 솔루션 ‘하이케어’는 대표적인 방문요양센터 행정 업무 자동화 시스템이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같이 이용자가 신청해야 하는 일들도 자동화되고 있다. 데모테크 스타트업 ‘스핀택’의 요양복지 청구 자동화 서비스는 출시 보름 만에 예상 수요를 넘었다.
‘LG유플러스’와 ‘넷온’은 한국노인중앙복지회 산하 20개 요양원에 올해 6월부터 지능형 CCTV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이 CCTV는 영상 속 사람 얼굴을 감지해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한다.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 LG유플러스는 이용자의 자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U+스마트레이더’를 활용해 낙상 사고 예방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요양원에서 활용하는 AI는 돌봄인형이나 로봇에 적용된다. AI 돌봄인형은 대화를 통해 고령자의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정서를 돌본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가족에게 전달해 위험을 알린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치매 예방용 로봇 ‘실벗’(SILBOT)은 전국의 치매안심센터와 노인종합복지관의 요양원 등에 공급되고 있다.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ran Robotic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는 요양원,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신문 읽어주기, 함께 운동하기, 함께 게임하기, 물리치료 등의 활동이 가능하며, 물건 이동, 개인 보조 등 이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돕는 일도 한다.
본인에게 맞는 요양·돌봄·용구 서비스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도 성장하고 있다. 방문요양 서비스 온라인 중개 플랫폼 ‘케어닥’은 요양보호사·간병인과 돌봄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해준다. 케어닥은 2018년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전국의 요양병원 시설 안내와 등급을 공개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돌봄 전문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복지 용구 온라인 몰 ‘그레이몰’은 로그인 정보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 자격을 인식, 자동 가격 변경 시스템을 적용한다. 또한 제품 큐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맞춤형 복지 용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의 스마트 돌봄
2021년 기준 일본의 고령층 비율은 20.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만큼 이미 2000년대부터 ‘첨단 변기’, ‘욕창 침대’, ‘간병로봇’ 등의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최근 일본은 어떤 스마트 돌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앞으로의 실버테크 흐름을 알아보자.
1. 정서 채워주는 ‘소셜로봇’
소셜로봇은 간지럼을 태우면 웃고, 손가락을 반복해서 깨무는 등 아주 단순한 기능이 있는 반려로봇이다. 일본 로봇 기업 유카이공학의 ‘쿠보’(Qoobo)는 동그란 쿠션에 꼬리 달린 로봇이다. 얼굴은 없지만 반응형 기술이 탑재돼 있어 동물처럼 꼬리를 흔든다.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선보인 로봇 ‘하무하무’(일본어로 깨무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의태어)는 손가락을 넣으면 깨무는 행동을 반복한다. 고차원적 기능이 아닌 단순한 반복 행동만으로도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2. 일손 덜어주는 ‘간병로봇’
고령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도 부족한 간병 인력이 큰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개발된 것이 간병로봇이다. 간병로봇 개발 업체는 100여 개사로, 15개 정도의 로봇이 상용화됐다. 소니의 ‘아이보’, 소프트뱅크의 ‘페퍼’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보는 돌봄 대상을 입력해두면 집 안을 돌아다니며 카메라와 AI로 돌봄 대상을 찾는다. 만약 홀로 집에 있던 노인이 쓰러지면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고, 가족은 바로 구급차를 부를 수 있다.
3. 욕창 예방하는 ‘로봇침대’
액스로보틱스(Ax Robotics)가 개발한 요양 시설용 로봇침대 ‘해크스’(Haxx)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그물을 통해 욕창을 방지하고, 개인 맞춤으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욕창을 예방하려면 두 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줘야 해 돌봄 직원의 노동이 많이 투입된다. 로봇침대는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이용자의 자세를 바꿔준다. 추후에는 배설 감지, 생체 정보 측정 등의 기술도 탑재할 계획이다.
4. 질식사 막는 ‘넥 밴드’
일본 스타트업 ‘프라임스’는 노인들이 음식물을 잘 삼키고 있는지 확인해주는 ‘넥 밴드’를 개발했다. 노화로 음식 삼키는 기능이 퇴화하면 오연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고 질식사의 위험도 있다. 넥 밴드에 설치된 센서는 음식물이 잘 들어가고 있는지 감지하고, AI는 삼키는 소리를 학습한다. 식사 중 삼키는 횟수와 속도 등의 데이터를 모아 기능 저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5. 추락 사고 예방하는 ‘콜로반’
이디스커버리 업체 ‘프론테오’의 ‘콜로반’은 AI로 노인들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솔루션이다. 이용자의 병력과 복용하는 약 등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수면제나 전도 위험성이 있는지 분석, 일주일 후의 낙상·추락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 수치를 통해 휠체어 이용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콜로반을 사용한 병원에서는 솔루션 도입 이후 낙상 발생률이 2/3 정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6. 익사 방지하는 ‘센서’
노인의 익사 사고 중 90%는 집 안의 욕조에서 발생한다. 1인 가구는 사고가 발생해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씻는 도중에 사고가 나면 급격한 온도차로 인한 심장마비 확률도 높아진다. 내비게이션 업체 JVC켄우드는 화장실 비상발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천장에 부착된 적외선·초음파 센서가 욕조에서 목욕하는 사람을 인식, 익사 가능성이 포착되면 알람을 울린다. 알람에 반응이 없으면 18초 후 자동으로 응급실에 연락하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