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인생이 그렇듯이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 인생이 각양각색이듯이 사랑도 천차만별이다. 인생이 어렵듯이 사랑도 참 어렵다. 그럼에도 달콤 쌉싸름한 그 유혹을 포기할 수 없으니…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헤어질 수 있다면 당신은 사랑에 준비된 사람이다. ‘브라보 마이 러브’는 미숙했던 지난날을 위로하고 남은 날의 성숙한 촉매제가 될 당신의 중년 사랑을 보듬는다.
“전화 주실 줄 알고 기다리다 다시 해요.”
“응… 손님 만나는 중이어서….”
“그랬어요? 그럼 그렇다고 문자라도 주시지… 나는 함께 점심하려고 전화했던 건데.”
“손님과 점심 약속을 했던 터라… 미리 말하지 그랬어?”
“미리 말한다고 약속 잡아주실 것도 아니면서.”
“뭐 어쨌든. 그나저나 잘 지내고?”
“네, 저는 잘 지내요. 조만간 점심 사드리고 싶네요.”
“점심은 무슨. 됐고.”
“그럴 줄 알았어요.”
앞자리에 앉아 있던 예의 그 ‘손님’이 화장실을 가는 척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주는 바람에 통화가 오히려 길어졌다. 점심 식사 중에 그 여자의 전화가 왔지만 일부러 받지 않았다. 그 손님과의 자리가 대단히 중요해서가 아니었다. 핑계 삼아 그 여자의 전화를 따돌리고 싶었을 뿐. 손님이라야 등산을 함께 다니는 동네 지인으로 별 용건 없이 그냥 점심이나 함께하자는 게 다였으니까.
“그렇게 잘 알면서 왜 전화했어?”
“보고 싶으니까 했죠. 얼굴 본 지도 오래됐고.”
“우리가 얼굴 보고 싶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만날 사인가? 아무튼 난 지금 바빠. 그만 끊자고.”
얼굴 보고 싶다며 자유로이 만날 수 없는 사이, 만나면 부담스러운 사이, 껄끄러운 사이. 그렇다, 그녀와 나는 옛 연인 사이다. 눈 씻고 찾으려 들면야 한 자락 추억이야 없지는 않겠지만 그딴 건 찾고 싶지도 않고, 생각할수록 씁쓰레함만 남은 관계. 그런데 그녀는 그렇지 않다는 건가. 잊을 만하면 연락이 오는 걸 보면 아직도 내게 미련이 있다는 거겠지만, 나는 한마디로 노 생큐!다. 안 그러면 또 뭘 어쩔 건데? 지금 와서 내가 뭘 해줄 수 있다고. 헤어진 지 벌써 3년인데.
사업 실패와 연이은 가정 붕괴
그녀는 두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한 100억 정도 가진 재산가다. 굳이 돈을 강조하는 이유는 돈밖에 가진 것이 없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나이는 나보다 몇 살 적다.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다. 그런 조건 좋은 여자가 내게 안달이 나 있는 것이다. 그럼 나는? 얼마나 조건이 좋은 남자길래 그런 잘난 여자가 죽자고 매달리는 거냐고? 나는 수중에 돈 한 푼 없는, 그렇다고 백수건달이나 제비족은 아닌, 어쨌거나 그녀에게 만만하게 보인 50대 중반 독신남이다. 그렇다면 내가 그녀의 세 번째 남편감이냐고? 천만에 말씀! 누구 맘대로!
10년 전 나는 사업에 실패했다. 40대 중반이었다. 그 여파로 아내가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이던 남매를 데리고 미국으로 가버리자 가족들로부터 보기 좋게 버림을 받았다. 물론 내 잘못이 컸다. 외국 유명 브랜드 의류 수입상을 했던 나는 불황을 맞아 기울어가는 사업체를 정리할 기회가 몇 번 있었으나 어떻게든 살려보리라 무모한 고집을 부렸던 것이다. 나를 설득하며 마음 졸이다 못해 인내심이 바닥 난 아내는 반은 홧김에, 반은 살 길을 찾아 미국 친정으로 날아갔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가정과 사업체가 박살났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내는 물론 생이별한 자식들의 소식도 듣지 못하고 있다.
실낱같은 희망도 보이지 않는, 자살할 궁리만 모색하던 처참한 나날이었다. 어떻게 하면 고통 없이 고통 많은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 머릿속은 온통 자살 생각으로 가득 찼다. 1년 후 이혼 서류를 보내온 아내의 요구에 이렇다 할 대꾸나 변명 한마디 없이 응했던 것도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자포자기 탓이었다.
그럼에도 늘그막에 외손주 둘을 경제적으로 뒷바라지해주시는 장인 장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했다. 처가의 형편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았음에도. 어쨌거나 두 아이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게 되었으니 장담할 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보다 장래가 밝아진 게 아닌가. 그 와중에 아내는 나에 대한 원망과 일말의 복수심으로 나와 아이들의 관계를 차단한 것이리라. 나는 나대로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그때는 서로를 이해하고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일단 긍정적인 방향으로 내 삶을 이어가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이렇다 할 일거리도 없고 재기의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간간이 들어오는 경영 계통 강연 수입으로 그때그때 생활비를 벌며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등산과 마음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망한 나에게 다가온 거부의 여인
아, 그녀는 사업상 나의 고객이었다. 내가 쫄딱 망한 것을 알고 호감을 표해온 것이었다. 쫄딱 망한 중년의 남자에게 다가온 거부의 여인. 게다가 한 미모하는 이혼녀. 로또 대박과 맞먹는 행운이 아니냐고? 게다가 아내까지 미국으로 내뺀 상황이었으니. 글쎄, 계속 들어보시라.
나도 처음엔 그녀라는 동아줄을 붙잡고 재기를 꿈꿨다. 그녀를, 아니 그녀의 돈을 통해 회생할 가능성을 탐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녀도 불쌍한 여자다. 그녀의 인간관계, 특히 남자관계는 늘 돈이 중심이었다. 첫 결혼도 두 집안이 서로 돈을 보고 딸과 아들을 교환했던 것이니 애정 없는 혼인 생활이 평탄할 리 없었고, 결국 남편의 외도로 3년 만에 파탄이 났다.
그녀의 두 번째 결혼은 그녀 측에서 오히려 더 많은 돈을 탐냄으로써 이뤄졌다. 20년 연상의 재벌급 홀아비, 그녀로서는 재력적 지위가 급상승하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기쁨도 하늘을 찔렀다. 재물에 마음이 꽂힌 사람들은 더 많은 재물을, 권력을 탐하는 부류들은 더 높은 자리를, 인기몰이에 집착하는 자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무한 인기를 갈구하는 법이니. 사람은 저마다 우상을 모시고 살며, 우상 숭배란 맹목적인 것이지 않은가. 그러니 이미 돈이 그렇게 많으면서도 돈에 집착하고 돈에 갈증이 든 그녀를 탓할 수만은 없는 게 아닌가.
그녀 부부 사이에는 자식이 없어 에너지를 쏟을 곳이라곤 오직 돈에 관계된 것이었기에, 앞뒤 재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업을 벌인 것이 화근이 되어 많은 돈을 잃고 그만 이혼을 당하고 말았다. 두 번째 이혼이었다. 그러고는 나를 만난 것이다. 비록 이혼을 했어도 받은 위자료와 본인 재산 등으로 내게 대줄 수 있는 사업자금은 충분했다.
자, 이런 상황이다. 처음에야 나도 횡재한 기분이었다. 속물이라 욕해도 상관없다. 사실이니까. 거처가 마땅찮았던 나는 바로 강남에 있는 그녀의 80평대 아파트로 들어갔고, 그렇게 우리의 동거가 시작됐다. 1년이 지났을 무렵, 한마디로 나는 그녀에게서 환멸을 느꼈다. 그녀는 오직 돈, 돈, 돈만 알 뿐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돈 타령에, 아마 꿈조차 돈에 대한 것을 꿨으리라.
그녀에게서는 어떤 내면의 향기도, 내적 감수성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함께 사는 동안 책은 고사하고 글 한 줄 읽는 모습을 보지 못했고, 사색에 잠긴다거나 주변이나 일상에서 감동을 느끼는 일도 없었다. 심지어 자연에 대해서도 교감할 줄 모르는 여자였다. 아마도 푸른 여름은 만 원권 지폐로, 노란 가을은 오만 원권 지폐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1년 만에 그녀의 아파트를 나왔다. 들어갈 때도 맨몸, 나올 때도 맨몸. 여전히 집도 절도 없었던 나는 TV 프로그램 속 자연인처럼 어느 산자락 빈집에서 한 달가량 몸을 의지해 있었다. 그 후 낯선 소도시로 흘러들어 친구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작은 강연, 독서 모임 등을 이끌면서 내 입을 먹이며 살고 있다.
나와 그녀의 관계에는 환멸만 남고
혹자는 배부른 투정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내면이니 감수성이니 그딴 게 밥 먹여주냐고. 봉을 잡았으니 빌붙어서 몸이라도 편할 수 있지 않았냐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일단 한번 살아보시라. 입만 열면 돈타령에 무식이 하늘을 찌르는 여자, 나는 열을 준대도 덧정 없다.
만약 그 여자가 그나마 머리에 든 것이 있는 나를 흠모하여 자신에게는 없는 지성이나 교양을 취해보리라는 갸륵함이 눈곱만큼이라도 있었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환멸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애초에 그런 코드가 없었다. 그렇다면 내게서 무엇을 보고, 내가 가진 어떤 점이 그녀를 끌어당겼을까.
돌이켜보면 그녀는 나를 자기 재산 증식시켜주고 관리해주는 머슴 정도로 취급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 어디 가서 재산을 불릴지, 하나보다는 둘이 힘이 되니 속된 말로 만만한 나를 ‘꼬붕’으로 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내게 애초 애정 따위는 없었던 것이다. 하긴 그녀에게 애정 같은 감정과 정서가 있기나 할까. 내가 아는 한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더불어 인간에 대한 신뢰나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했으니. 설혹 내게 사업자금을 대주었다 해도 내가 원하는 일을 자유로이 할 수도 없었을 것이며, 그녀의 이해관계와 연결되는 것에 한해서 허용하는 게 고작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그녀가 지금도 내 앞에서 알짱거리고 있으니 불쾌할 수밖에.
내가 만날 수 있는 여자는 지성, 외모, 상식과 자존감을 갖춘 사람이기가 어려울까? 솔직히 그럴 것 같다. 그런 여자들은 남자 또한 엇비슷한 수준에서 만나고 싶어 할 텐데,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능력 면에서 현저히 기울어져 있으니 두루 괜찮은 여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한쪽으로 치우친 여자들만 꼬인다고 할지. 겨우 한 여자 만난 것을 두고 성급한 일반화를 하냐고? 내가 설마 한 여자만 두고 그러겠나. 그 사이에 두 여자가 더 내게 호감을 표해왔는데 역시 비슷한 여자들이었다. 돈밖에 없고 천박한. 돈 많고 무식한 여자, 돈밖에 모르는 여자들이 꼬이는 것이 내 운명이고 팔자일까.
※✽브라보 마이 러브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출현한 팔복예술공장은 여느 문화 공간과 달라 새롭고 재미있다. 무의미하게 보였던 폐공장에 다양한 버전의 예술을 입혀 의미를 돋우었다. 퇴락을 거듭해 지붕조차 없이 골격만 남은 건물들은 그 자체로 예술품에 맞먹는다. 무너져가는 힘으로 간신히 지탱해온 사물들의 우중충한 풍경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퇴적된 시간의 드라마틱한 웅얼거림이 있어 감흥을 야기한다. 변재선 기획운영팀장에 따르면 팔복예술공장은 아예 태어나지 못할 뻔한 상황을 경유했다.
“처음엔 폐공장을 싹 부수고 문화공원을 조성할 것인가, 아니면 예술 향유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 고민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다행히 후자가 채택되었다. 건물을 해체하기보다 활용해 동시대 예술의 창작과 실험을 할 수 있는 예술 공간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재생사업 이전 폐공장 모습은 어땠나?
“거의 폐허였다. 처참했다. 일부 쓸 만한 건물은 산업체들이 빌려 쓰고 있었다.”
초기의 조성 과정에선 신중한 고려가 많았다지?
“서둘러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다. 예술공장의 콘셉트를 설정하기 위해 지역 예술가들과 빈번하고 심도 있는 논의부터 선행했다.”
A동의 경우 빨간색으로 단장한 외관으로 인해 폐공장의 모습이 외려 감춰진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변형을 더 자제했어야 하지 않을까?
“실용성과 기능성을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보완을 했을 뿐이다. 가급적 원래 건물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게 총괄감독 황순우 건축가의 지향이었다. 페인트칠은 방수를 위해 불가피했다. 건물 내부 역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정도의 보완에 그쳤을 뿐이다.”
B동 구역이 인상적이다. 폐건물의 원형 그대로를 볼 수 있어서.
“1980년대 건물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관람객의 관심을 사는 공간이다. 골격만 남은 폐건물도 좋은 볼거리가 된다는 걸 인식하고 돌아가는 것 같다.”
B동 일원엔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예술을 놀이로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을 조성했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요즘 미술관들은 어린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한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환심을 끌어내기 위해 양질의 전시회를 기획하는 건 물론, 미술관 일부를 통째 예술 놀이터로 제공하는 것. 팔복예술공장도 여기에서 예외가 아닌 셈이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의 중요성과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북돋울 수 있는 게 예술이니까.”
개관 이후 4년이 흘렀다. 관람객은 늘어나고 있나?
“전시 작품 교체기를 제외하고 쉼 없이 전시회를 펼쳐왔다. 관람객의 반응이 좋을 수밖에. 이젠 팔복예술공장의 인지도도 매우 높아졌다. 우리는 신진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입주 작가 공모 때 경쟁률이 17:1이나 된다.”
관람 포인트를 말한다면?
“A동으로 입장해서 전시 작품을 관람하고 카페 ‘써니’에서 휴식을 취한 뒤, B동과 외부 경관을 즐기는 게 좋겠다. 대왕참나무 등으로 조성한 정원을 거닐며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도 있고.”
변재선 팀장은 A동 카페에 설치한 대형 인형 ‘써니’를 팔복예술공장의 시그니처 조형물로 꼽았다.
가을이 되면 유독 피곤하고 우울해지는 때가 있다. 이는 계절성 우울증으로 일조량 감소와 관련 있다. 햇볕을 적게 받으면 이른바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생성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기분과 식욕, 수면 조절 등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따라서 세로토닌이 감소할 경우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는 과다 수면이나 무기력증, 우울증을 겪게 된다.
무릎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내슬안 지압
무릎 통증은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나타난다. 이때 ‘내슬안’을 지압하면 원활해질 수 있다. 내슬안은 다리를 90도로 굽혔을 때 무릎 양옆에 움푹 들어간 곳 중 안쪽 지점에 해당한다. 엄지손가락으로 5초간 세게 세 번가량 눌러주면 무릎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치매 예방에 도움 되는 신문혈 지압
치매가 걱정되는 시니어라면 ‘신문혈’을 틈틈이 지압하기를 권한다. 손목이 접히는 부분에 해당하는 신문혈은 새끼손가락과 손목이 연결되는 사이 움푹 들어간 곳에 위치한다. 이곳을 엄지로 30초간 세게 자극하면 심장으로 가는 혈액의 순환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있다. 불안과 초조, 긴장감이 줄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간밤에 내린 비로 배롱나무꽃이 많이 떨어졌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 꽃을 보기란 참 애매하다고는 하나 배롱나무는 가을의 문턱을 넘었어도 붉은 꽃을 보여준다. 요즘 하는 말로 핫핑크 색감이다. 땡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어나기 시작해서 가을까지 피고 지는 식물, 강한 생명력으로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화려한 꽃 호강을 선사한다. 배롱나무꽃을 보려거든 서천이다. 서천의 해안도로를 달리면 배롱나무꽃 길이 우리를 맞아주고 전통 건축과 어우러진 꽃 무리가 운치를 더한다.
빗소리는 주룩주룩 빈 당에 가득한데 / 낮 꿈을 막 깨고 나서 붓을 바삐 찾노니 / 마음이 맑아 절로 사사로운 뜻 없는지라 / 더위 한 번 식혀준 은혜 하늘에 감사하네.
고려 삼은 중 한 분인 목은(牧隱) 이색 선생의 시를 찾아보았다. 충남 서천의 문헌서원은 목은 이색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자 지방 유림들이 뜻을 모은 곳이다. 기록에 따르면 창건 연대는 1594년이고 당시 이름은 효정사였다. 그 후 정유재란으로 소진되었으나 이전하여 광해군 때 문헌(文獻)이라 사액받았다고 전한다. 그러다가 고종의 서원 철폐령으로 사라졌으나 뜻있는 유림들이 복설하였고, 문헌서원 역사마을 조성사업에 따라 현재에 이르렀다.
배롱나무꽃과 함께하는 서원의 품격
서천 솔바람길을 따라 이색 선생 동상이 보이는 정원이 평온하다. 서원의 홍살문을 넘으면 연지 위 경현루의 반영이 잔잔히 흔들린다. 예스러움이 은은한 연못은 배우 박보검이나 유아인이 드라마와 영화를 촬영하던 곳이기도 하다.
널찍한 잔디밭을 걸어 외삼문인 진수문과 정면의 진수당에 들면 양쪽으로 유생 숙소인 동재와 서재가 자리 잡고 있다. 문헌서원(文獻書院)이라는 현판은 진수당 마루 안쪽으로 걸려 있어 들여다보아야 제대로 보인다. 뒤편 돌계단으로 오르면 떡하니 장판각이 중심 잡듯 위치한다.
담장 따라 효정사, 교육관, 영모재, 그 길 안으로 목은 선생의 영정을 보관하는 영당(影堂)을 따로 앉혀 아늑하다. 이색의 선비 정신과 성리학, 그리고 풍류가 깃든 기린산 중턱의 묘소를 바라보며 세월을 거슬러 보는 시간이다. 산수 좋은 수려한 자연 속을 산책하다 보면 옛 어른의 멋과 정취, 정신과 자연관의 교감에 빠진다.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힐링 여행지다. 숲이 감싼 산줄기 뒤편으로 선비의 기개를 닮은 듯 쭉쭉 뻗어 울창한 소나무가 든든하다.
바로 영당 뒤편 노거수 두 그루에서 해마다 여름이면 배롱나무꽃을 풍성하게 피워 올린다. 전통 건축의 지붕 위로 진분홍 배롱나무꽃 무리가 몽글몽글하다. 지난밤의 비바람으로 이미 많은 꽃이 떨어졌지만 배롱나무의 강한 생명력은 계속 이어진다. 아무리 꽃이 붉어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대단한 권력 또한 1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부귀라는 꽃말의 배롱나무꽃은 7~9월까지 계속 꽃을 피워서 백일홍 나무라고도 불린다. 무려 석 달 열흘 동안 피어나니 비바람에 꽃을 좀 떨구었기로서니 그저 슬플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지지대에 의지한 채 노구를 딛고 서서 해마다 꽃을 피워내는 문헌서원의 배롱나무를 본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충분하다.
문헌서원 옆 전통 한옥 숙소
이렇게 고즈넉한 곳에 짐을 풀고 하루나 이틀쯤 쉬며 돌아보는 소도시 여행은 휴식이 된다. 하룻밤 묵어갈 숙소로 문헌서원 전통호텔이 서원 입구에 있다. 정부와 서천군의 전통역사마을 조성사업계획에 따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지은 우리나라 고유의 한옥마을 형태다. 나무를 이용한 서까래와 온돌, 돌을 이용한 기단, 문풍지가 정겨운 두 겹 곁문을 열면 친환경자연 속에 스미듯 지은 옛 가옥의 따스함이 다가온다. 안온하게 스며든 햇살을 받으며 툇마루에 앉아 차를 마시거나 가만히 쉴 수 있는 시간은 가히 ‘득템’이다.
한옥 스테이를 할 경우 미리 예약하면 식사도 가능하다. 문헌 전통 밥상은 모두 지역 제철 농수산물을 사용해 만든 신토불이 건강식이다. 상쾌한 새벽 산책 후 한옥 마당을 내다보며 받는 소박하고 정갈한 아침 밥상은 추천할 만하다.
한산 모시와 소곡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산 모시 짜기. 전통의 맥을 잇고자 서천에서는 모시풀을 처음 발견한 건지산 기슭에 한산모시관을 개관했다. 모시관 담장 아래 푸릇하게 자라고 있는 모시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전시관에서 모시의 모든 것을 관람한 후, 모시 체험과 중요무형문화재 전통직조기능 보유자의 시연 공방도 볼 수 있다. 모시 짜는 여인상이 있는 정원 아래 너른 마당에서는 여행자들이 투호 던지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옛날 백제 유민이 나라를 잃고 한을 달래기 위해 빚어 마신 백제 궁중 술이라고 전하는 한산 소곡주. 보통 추수가 끝난 가을에 빚어서 100일 동안 땅에 묻는다. 술이 독해서 며느리가 젓가락으로 찍어 맛보면 취해서 일어나지 못하고 앉아서 엉금엉금 긴다는 일화는 물론, 조선 시대에 과거 보러 가던 선비가 한산에서 쉬다가 술맛에 눌러앉아 과거 시험장에 가지 못했다 하여 앉은뱅이 술이라고도 전해 내려오는 소곡주다. 취해도 좋을 가을이다.
솔바람 숲 맥문동과 서해 갯벌
다시 꽃구경, 서천의 장항 쪽으로 달리다 보면 장항 송림 산림욕장이 나타난다. 방풍림만으로도 압도한다. 수령 50년 이상 된 해송이 하늘을 가려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 해송 아래 온통 보랏빛 맥문동 물결이다. 이곳에 오토캠핑장이 있어서 공기 밀도 걱정 없이 휴식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해솔밭 산책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기벌포 장항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바다 위로 우뚝하다. 15m 높은 상공에서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상쾌한 시간 속에 서는 것은 멋진 일이다. 이곳 이름이 기벌포 해전 전망대인데 백제의 마지막 해전지였다. 발아래로 해송림이 있고 눈앞에는 서천 바다 갯벌이 있다. 멀리 서해 근대산업의 중흥을 이끈 장항제련소도 보인다.
레트로 장항 골목 여행과 서천 맛집
옛날 기찻길을 지나 장항 골목 여행의 묘미도 쏠쏠하다. 편하게 레트로 흐름대로 놀거나 시대극처럼 양산 예쁘게 쓰고 느린 감성으로 즐기는 여행도 어울릴 듯한 곳이다.
장항에 맛집들이 즐비한 6080 음식 골목 맛나로(路). 특히 홍어탕과 아귀찜이나 탕으로 유명한 식당이 몇 군데 있으니 그중에서 끌리는 곳으로 들어가면 바로 맛집이다. 탕에 향긋한 미나리가 푸짐하다. 식사 후 맛나로 옆 골목을 걷노라면 레트로 분위기가 솔솔 난다. 라테 위에 달고나 듬뿍 얹은 달고나 라테를 먹을 수 있는 명물 카페도 빠뜨릴 수 없다. 때에 따라 체험도 가능하다. 지역의 젊은 청년들이 지역사회 살리기를 위한 건강한 일꾼 역할을 자처했다.
서해 바다를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전통 횟집 또한 장항 부근에 많다. 매일 공급되는 제철 해산물을 이용해 고급스러운 코스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소박한 물회 한 상으로도 바닷가 식사를 만끽할 수 있다. 이제 홍원항 전어가 제철이다.
●Exhibition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 사진전
일정 8월 4일 ~ 11월 13일 장소 그라운드시소 성수
사후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미국 뉴욕 출신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1926~2009)의 사진전이다. 지난해 9월 시작한 유럽 투어 이후 첫 아시아 투어다.
비비안 마이어가 직접 인화한 빈티지 작품과 미공개작을 포함한 사진 270여 점과 생전 사용했던 롤라이플렉스, 라이카 카메라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마이어가 1959년 필리핀·홍콩·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 등을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들이 최초로 공개됐다.
비비안 마이어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여러 가정에서 보모로 일했다. 하루에 필름 한 통씩 50년간 많은 양의 작품을 남겼으나, 생전에 그녀의 사진이 공개된 적은 없었다. 마이어는 영화감독 존 말루프 덕분에 세상에 알려졌다. 말루프는 2007년 마이어의 사진 필름 뭉텅이를 경매장에서 헐값에 사들인 후 2년간 방치하다 사진 일부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네티즌은 그녀의 사진에 열광했다. 이후 마이어는 전시회·사진집을 통해 명성을 쌓았으며,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책과 영화가 나왔다. 마이어의 이야기는 영화 ‘캐롤’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셔터를 누른 마이어는 ‘거리의 사진가’로 불린다. 그녀의 사진에는 위트, 사랑, 빈곤, 우울, 죽음의 이미지가 섞여 있고, 거리에서 만난 수많은 인물들의 다양한 표정이 살아 있다. 마이어는 ‘셀피(Selfie)의 원조’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거리의 쇼윈도나 유리,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주 찍었기 때문이다.
◇이승조 개인전 ‘LEE SEUNG JIO’
일정 9월 1일 ~ 10월 30일 장소 국제갤러리
‘파이프 화가’로 불리는 이승조(1941~1990)의 개인전이다. 국제갤러리에서는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선도한 작가의 주요 작품 30여 점을 소개하며 그만의 굳건한 시각언어를 새롭게 조망한다.
1941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난 이승조는 가족과 함께 남하했고,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모티브는 ‘파이프’ 형상이다. 캔버스에 단순한 형태와 색조 변이로 시각적 일루전(환영)을 만들어내는데, 파이프가 연상된다. 작가의 회화는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동시에 평면성과 입체성, 추상과 구상을 넘나든다.
●Book
◇슬픔이 택배로 왔다(정호승·창비)
“50년 동안이나 이 험난한 세월을 시를 쓰면서 살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정호승의 신작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가 출간됐다. ‘당신을 찾아서’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열네 번째 시집으로, 올해 등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라 더욱 뜻깊다.
이번 시집에는 ‘죽음’에 대한 정호승 시인의 사유가 유독 돋보인다. 시인은 죽음을 새로운 생명의 근원으로 생각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내가 땅에 떨어진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낙과(落果)’), “죽고 싶을 때가 가장 살고 싶을 때이므로/ 꽃이 질 때 나는 가장 아름답다”(‘매화불(梅花佛)’)라고 말한다.
또한 시인은 “사랑하기에는 너무 짧고/ 증오하기에는 너무 길다”(‘모닥불’)고 말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으로 ‘비움’을 제시한다. 시인은 “빈 의자는 비어 있기 때문에 의자”(‘빈 의자’)이고, “빈 물통은 물이 가득 차도 빈 물통”(‘빈 물통’)이며, “빈집은 빈집이므로 아름답다”(‘빈집’)라고 말한다. 담담한 어조로 적어 내려간 시인의 일화들 또한 감동적이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눈물을 자아낸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회한(‘어머니에 대한 후회’)과 나를 꾸짖을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을 서럽게 깨닫는 장면(‘회초리꽃’)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신아연·책과나무)
신아연 작가가 시한부 독자와 스위스까지 동행한 기록을 담은 철학 에세이다. 독자의 죽음을 배웅하고 돌아온 저자는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안락사와 조력사 논쟁으로 뜨거운 우리 사회에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지금 살아남은 승자의 이유(김영준·김영사)
신라면, 요플레, 에비앙 생수 등 일상에서 사랑받는 제품들은 치열한 경쟁의 생존자다. MBC 유튜브 채널의 인기 콘텐츠 ‘돈슐랭’의 진행자 김영준은 F&B 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되는 법을 밝힌다.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에쿠니 가오리·소담출판사)
‘냉정과 열정 사이’의 저자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 장편 소설이다. 섣달그믐 밤 노인 세 명은 함께 목숨을 끊는다. 이 죽음을 계기로 남겨진 자들의 일상도 새롭게 펼쳐진다. 특히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담담하고 섬세한 문체가 돋보인다.
●Stage
◇러브레터
일정 10월 6일 ~ 11월 13일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연출 오경택
출연 오영수, 박정자, 배종옥, 장현성
‘러브레터’(LOVE LETTERS)는 두 주인공 멜리사와 앤디가 50여 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읽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특히 배우 오영수와 박정자, 배종옥과 장현성이 커플 호흡을 맞출 예정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영수와 박정자는 1971년 극단 자유에서 처음 만나 50년 이상 돈독한 우정을 이어온 연극계 동료다. 장현성과 배종옥은 꾸준히 연극무대를 병행해온 실력파 배우들로, ‘러브레터’를 통해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는 소망을 이뤄냈다.
오영수와 장현성은 멜리사의 오랜 연인이자 친구이며 와스프(WAST, White Anglo-Saxon Protestant)라고 불리는 슈퍼 엘리트 ‘앤디’ 역을 맡아 연기한다. 박정자와 배종옥이 연기하는 ‘멜리사’는 적극적이고 솔직한 성격의 자유분방한 예술가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
일정 11월 8일 ~ 2023년 2월 26일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연출 박소영
출연 최호중, 김도빈, 성태준, 조성윤, 박정원, 김현진, 김리현, 김기택 등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관객을 찾는다. CJ 크리에이티브 마인드(Creative Minds)에 선정된 후 2013년 초연했다. 당시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같은 해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며, 무인도에 표류된 남북한 병사들이 ‘여신님이 보고 계셔’ 작전을 펼치며 융화되어가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히스토리 보이즈
일정 10월 1일 ~ 11월 20일
장소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김태형
출연 오대석, 정상훈, 박은석, 김경수, 안재영, 이지현, 견민성 등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는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극작가 앨런 베넷의 대표작이다. 1980년대 영국 북부 지방의 한 공립 고등학교 대학입시 준비반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국내에서는 2013년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이번이 6번째 시즌 공연이다. 인생을 위한 공부를 추구하는 문학 교사 ‘헥터’ 역에는 2019년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열연한 오대석과 함께 정상훈이 새롭게 캐스팅됐다. 옥스퍼드 출신의 역사학 교사 ‘어원’ 역은 김경수·안재영과 재연부터 5시즌까지 ‘데이킨’ 역으로 참여했던 박은석이 출연한다.
가을이 되면 유독 피곤하고 우울해지는 때가 있다. 이는 계절성 우울증으로 일조량 감소와 관련 있다. 햇볕을 적게 받으면 이른바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생성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기분과 식욕, 수면 조절 등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따라서 세로토닌이 감소할 경우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는 과다 수면이나 무기력증, 우울증을 겪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우울증이 시니어에게 무릎 통증과 치매의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노인의 우울감이 무릎 통증과 치매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의 상관관계는 연구 논문을 통해서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BMJ Open’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우울감을 겪는 시니어의 만성 무릎 통증 유병률은 평균보다 약 2.3배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울감의 정도에 따른 만성 무릎 통증 유병률을 살펴본 결과에서도 심각한 우울증이 4.55배로 매우 높게 나타나, 중증 우울증일수록 무릎 통증 정도가 심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척추관절연구소가 동일한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또 다른 연구 논문에서는 우울증 환자군이 우울증을 진단받지 않은 대조군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2배 높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특히 45세에서 64세의 우울증은 치매 위험이 약 2.72배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시니어에게 우울증이야말로 만병의 근원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따라서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다면 의료진의 상담을 받아 2차 질환 발생을 막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증상이 악화돼 무릎 통증과 치매 등으로 이어진 경우라면 악순환이 심화되기 전에 전문적인 치료에 나설 것을 권한다.
먼저 무릎 통증 및 관절염 치료를 위해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치료, 약침치료, 한약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특히 근육의 경혈을 침으로 자극해 통증을 해소하는 침치료는 무릎 관절염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족삼리혈, 위중혈 등 무릎 앞뒤 혈자리에 침을 놓으면 관절 부위의 뭉치고 위축된 근육이 부드럽게 이완되며, 인대와 신경 등 손상된 조직의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여기에 무릎뼈와 연골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한약을 환자의 증상 및 체질에 맞게 처방해 무릎 관절염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
시니어에게 가장 두려운 질환으로 손꼽히는 치매의 경우 공진단 처방이 도움이 된다. 3대 보약으로 유명한 공진단은 노화 억제와 두뇌 기능 향상 효과가 있다. 지난해 SCI(E)급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진단이 노화를 억제하는 장수 유전자인 ‘시트루인1’을 활성화시켜 신경세포의 재생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유래 신경인자와 신경성장인자의 발현 또한 높인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추가로 확인했다.
스스로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갖춰야 하는 것은 운동 습관과 식습관, 수면 습관 세 가지다. 계절성 우울증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햇볕을 충분히 쬐는 것이므로 하루 30분 정도만 산책해도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걷기 운동은 무릎 강화에도 효과적이니 매일 꾸준히 실천할 것을 권한다.
같은 시간대에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불규칙한 식사는 위장 기능을 저하시켜 세로토닌 분비 체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과다 수면 증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기력하게 침대에 자주 누워 있지 않도록 하고, 낮잠은 되도록 30분 이내로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우울감으로 인해 불면증을 겪는 경우 잠들기 2시간 전 따뜻한 물로 샤워해 체온을 높이면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에 도움이 된다.
우울증은 시니어에게 흔한 정신 증상 중 하나다. 은퇴 혹은 사별, 경제적 곤란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하고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액티브 시니어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기반으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을 일컫는 만큼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신경 쓰는 자세가 중요하다.
10월은 야외 활동하기 좋은 청명한 날씨와 단풍 구경 등으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기다. 실제로 10월 중순 경 단풍이 지기 시작해 내장산 기준 11월 7일경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산행 시 실족‧추락, 조난 등 등산 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등산객이 늘어남에 따라 등산 사고 발생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발생한 등산 사고는 총 3만 5185건이며, 2020년에만 8454건으로 457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10월에는 1317건이 발생해 연중 등산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총 743명의 인명피해가 있었으며 이 중 16명이 사망했다. 10월 한 달간 전국 각지에서 국립공원을 다녀간 탐방객은 월 평균치인 231만 명보다 1.8배 많은 410만 명으로 집계됐다.
등산 사고는 발을 헛디디며 발생하는 실족 사고가 491건(37%)으로 가장 많고, 길을 잃고 헤매는 조난 사고 388건(29%), 지병 등 신체질환으로 인한 사고 254건(19%) 순으로 발생했다. 시간대별로는 등산이 어느 정도 진행된 점심시간 이후인 12시에서 15시 사이에 31.6%(416건) 발생했고, 해가 지고 어두워지는 18시 이후의 사고도 17%(230건)로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행정안전부가 안내하는 가을철 등산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수칙은 다음과 같다.
산행을 나서기 전에는 등산로와 산행 소요시간, 대피소, 산악날씨 등의 산행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출발하도록 한다. 산행 정보는 생활안전지도(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에서 ‘생활’, ‘산행안전지도(국립공원)’을 순서대로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산행은 가벼운 몸풀기로 시작하여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고, 산행 중이라도 몸에 무리가 오면 즉시 하산하도록 한다. 산행은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입산이 통제된 위험‧금지 구역은 절대 출입하지 않도록 한다. 가벼운 타박상이나 긁힘 등 사고에 대비해 반창고, 붕대 등이 들어있는 간단한 구급약을 챙기고, 유사시 먹을 수 있는 비상식량도 챙기는 것이 좋다.
오는 8일과 23일, 절기상 한로와 상강을 지나며 풀숲에 이슬이 맺히고 서리가 내리면 등산로가 생각보다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이 역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추분을 지나며 낮의 길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산에서는 생각보다 주위가 빨리 어두워져 조난 등의 사고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해 해가 지기 한두 시간 전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혹 길을 잃었을 경우 헤매지 말고 왔던 길을 따라 아는 곳까지 되돌아오는 것이 안전하다. 갑자기 기온이 낮아지거나 찬 바람이 불 때 덧입을 수 있는 여벌의 옷과 장갑을 챙겨 추위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조상명 행정안전부 안전정책실장은 가을 단풍철을 맞아 산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집 근처의 가까운 야산을 가더라도 주변에 행선지를 알려달라”며 “요즘에는 해가 지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어 자칫 산에서 늑장을 부리다 늦어지면 위험하니, 평소보다 하산을 서둘러 안전하게 산행을 즐기기 바란다”고 말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요즘, 심혈관질환을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심혈관질환은 실제로 가을의 정점인 10월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12~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작스러운 기온 하락이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동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가을철 이후 심혈관질환 환자가 많아지는 이유는 우리 몸이 차가운 날씨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라며 “심혈관은 평소엔 괜찮다가도 갑자기 악화해 건강을 위협하는데, 심할 경우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한다”라고 경고했다.
심혈관질환은 세계 사망원인 1위, 국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도가 높은 질환이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6만 3000여 명(추정치)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
심혈관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여러 가지 이유로 막혀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혈관 안에 콜레스테롤 등 노폐물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것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이 이에 속한다.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심장의 근육(심근)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될 때 심장이 제 기능을 한다. 관상동맥이 막히면(경색) 심근이 괴사하고 심장 기능의 일부가 정지하는데, 이를 ‘심근경색증’이라고 한다. 보통 심장마비로 불리며 돌연사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는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협심증’과는 다르다.
한 해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는 2만 명에서 2만 5000명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2916명)의 7~8배가 넘는 규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심근경색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2만 7066명으로 2017년 10만 600명 대비 4년간 2만 6466명(26.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40대부터 발병하기 시작해 주로 50대 이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40세 미만 환자는 전체의 약 2%에 불과했다.
심근경색증은 원인은 다양하지만, 결국 그 발병 위험을 키우는 것은 흡연을 계속하고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방치하는 좋지 못한 생활 습관이다. 심근경색증 가족력이 있다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족력은 당뇨‧고지혈증‧고혈압 등에 영향을 미쳐 돌연사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장병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을 경우 심장병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이 있으면서 흡연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심근경색 위험이 약 6배 높았다.
심근경색증의 증상으로는 가슴에 통증이 발생하고 숨이 찬다거나, 가슴이 뻐근하고 뜨겁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있다. 특정 부위가 아닌 가슴 가운데가 전반적으로 아플 수 있고, 드물게는 가슴 왼쪽이나 오른쪽, 배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화가 안 되거나 목이 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환자도 있다. 이러한 통증이 15분 이상 지속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1시간 이내에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이 거의 남지 않고, 1시간을 넘어가면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다.
이동재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가족력에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이 있으면 더 위험하고, 흡연이나 비만 역시 심혈관에 악영향을 끼쳐 좋지 않다”라며 “급성심근경색은 발견 즉시 치료를 한다고 해도 사망률이 30~40%가 넘고, 증상이 심각하면 1~2시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심근경색증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간인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재개통해 피가 다시 흐르도록 해야 한다. 심평원은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 생명을 건지기까지의 시간을 120분 이내로 권장하고 있다.
심근경색증의 치료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약물치료와 시술, 수술이다. 환자 입장에서 가장 편한 건 약물 치료지만, 혈관 재개통 확률이 떨어지고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의료진은 신속하게 막힌 혈관을 넓힐 수 있어 시술을 권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스텐트(금속그물망)삽입술로, 막힌 혈관 안에 철사를 통과시켜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라는 금속망을 넣는다.
전문가들은 수술이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과정이 어렵고 회복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시술이 힘든 경우 불가피하게 선택한다. 다리나 유방 쪽 혈관을 잘라 막힌 심장혈관 쪽에 이어주는 관동맥우회술 등을 활용한다.
심근경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활 및 질병 관리가 중요하다.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하며 생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채식과 저염식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적당히 먹고 걱정 없이 푹 자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주면 좋다. 또 심근경색증의 주요 위험요인인 고혈압과 고지혈증, 기타 심장질환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이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높은 사망률에 비해 그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비만이라면 체중을 감량하고,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다면 평상시에 잘 조절하고, 흡연자라면 반드시 금연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9월 21일은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추정 치매 환자 수는 지난해 88만 617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매 유병률은 10.33%에 이르며 예방·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이른바 ‘영츠하이머’가 급증하며 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치매가 젊은 층도 위협하고 있다. 영츠하이머는 젊음(Young)과 치매(Alzheimer)를 결합한 신조어로 젊은 층에서 호소하는 건망증, 기억력 감퇴 등을 일컫는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의존해 스스로 계산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에 해당하며 향후 치매로 이어지는 전조일 수 있으므로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하다.
이처럼 치매의 위험이 커진 상황 속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치매의 기본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다. 치매 극복의 달을 맞아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의 도움말로 기억력을 높이고 치매도 예방할 수 있는 건강법을 알아본다.
■ 치매 예방에 탁월한 ‘인터벌 걷기’, 하루 만 보 걸으면 치매 확률 절반 낮아져
뇌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지금 바로 유산소 운동을 늘리자. 유산소 운동은 치매를 예방하는 데 이롭다. 실제로 WHO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지침 중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이 신체활동이기도 하다. 몸을 움직이면 뇌에 혈액과 산소,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될 뿐만 아니라 각종 신경인자를 자극해 신경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유산소 운동과 치매 예방의 상관관계는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서도 밝혀졌다. 영국 바이오뱅크가 SCI(E)급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9826보를 걷는 사람들은 7년 이내 치매에 걸릴 확률이 50%나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하루에 약 3800보만 걸어도 치매 발병 위험이 2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하루에 1만 보를 걷기 위해서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저강도 운동일지라도 매일 장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지루함과도 싸워야 한다. 걸음 수만을 의식하다가 오히려 근육과 관절에 무리를 줘 부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며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걷기운동으로는 ‘인터벌 걷기’를 권한다.
인터벌 걷기란 강도에 변화를 주면서 걷는 운동법을 말한다. 3분 정도 평상시 속도로 걷다가 3분은 전신에 힘을 주며 빠르게 걷는 방법을 세 번 연속 반복한다. 걷기 강도를 조절하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빠르게 이뤄지며 혈액이 몸 곳곳으로 잘 공급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혈관벽의 탄력을 개선해 뇌졸중 및 치매 예방에 좋다. 신체 균형 발달에도 알맞아 현대인의 고질병인 목·허리디스크(경추·요추추간판탈출증) 관리에도 탁월하다.
■ 집중력 높이는 오미자차로 환절기 치매 예방, 증상 발현 시 공진단 처방 도움
부쩍 시원해진 날씨에 이미 걷기 운동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면 일교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교차가 10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지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지는 탓이다. 이는 기온 차에 취약한 뇌혈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혈압이 급상승해 혈관벽이 터지거나 혈관이 막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뇌졸중 환자 수는 보통 1만 5000여 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초가을, 초봄과 같은 환절기에 매우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평소 뇌혈관에 좋은 음식 등으로 치매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권하는 한방차로는 오미자차가 있다. 오미자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은 두뇌 발달에 도움을 주며 리그난 성분은 건망증을 유발하는 신경독 발생을 막는다. 또한 오미자는 동의보감에 ‘몸을 따뜻하게 하고 폐와 신장을 보한다’고 적혀있어 차로 달여 마시면 환절기 기관지 건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부쩍 심해진 일교차와 함께 치매 증상에 대해 경계하고 의료진을 찾아 주기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노력도 중요하다. 치매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치매가 생기는 원인을 혈액 정체, 영양 부족, 간과 신장의 기능 저하 등 크게 7가지로 분류한다.
이처럼 치매의 원인은 매우 복잡하므로 환자의 체질과 세부증상을 고려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는 한약 처방이 있으며 일대일 맞춤 치료로 빠른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3대 한약으로 불리는 공진단의 기억력 개선 및 노화 억제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진단은 장수 유전자 ‘시르투인1’을 활성화해 대뇌피질 신경세포의 생존율을 높이고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축삭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은 “젊은 층 치매 위험 또한 높아진 상황 속 연령에 관계없이 기억력과 집중력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생활 습관 개선과 전문적인 진료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치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도록 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