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토탈 케어 기업 케어닥과 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이 간병 지원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고 협약식을 진행했다. 지역 거점 내 고령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전문 간병 서비스를 대중화한다는 취지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의료 기관 간병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동시에, 고령 환자 전문 간병을 중심으로 한 시니어 케어 시스템을 상호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환자 회복 및 일상생활 복귀를 위한 지원 및 협력 △간병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간병인 실무교육 △케어닥의 간병서비스 연계 및 보유 자원, 전문인력 지원 △간병크레딧 사업 지원·운영 등을 주요 골자로 협력한다.
이번 협약은 병원 전문 간병 시스템의 기반 확립 및 고품질 간병을 기반으로 한 메디컬 시니어 케어 프로그램 구축을 위한 실질적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케어닥은 의료 기관의 특성에 맞춰 간병인 실무교육 제공을 강화하고, 필수 간병 자원 및 전문 인력의 지원에도 힘쓸 예정이다.
시니어 하우징을 위한 전용 메디컬 케어 및 의료 서비스 프로세스 개발에도 힘을 모은다. 양측은 차세대 어르신 돌봄 거점으로서 시니어 하우징의 중요성에 중점을 두고, 더욱 나은 돌봄 환경 구축을 위한 메디컬 기반 시니어 케어 프로그램 구상에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병원 내 ‘간병크레딧’ 사업 지원에도 나선다. 케어닥 간병크레딧은 독거 어르신 및 취약계층에게 케어닥의 전문 간병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는 제도다. 양측은 향후 서울을 시작으로 각 부속 병원 내 간병크레딧 제도 순차 적용을 검토,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케어닥은 어르신 돌봄 및 간병 품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의료 기관 및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북삼성병원, 강남베드로병원 등 서울 주요 지역 내 병원과 관련 MOU를 맺고 업무 지원 및 협력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역시 전문성 있는 맞춤형 간병 서비스 보급을 목표로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케어닥 박재병 대표는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고령 전문 간병의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진료 현장은 물론 병원 안팎을 아우르는 메디컬 기반 전문 시니어 케어 프로그램을 더욱 적절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의료기관 협력을 통해 고품질 간병 서비스를 공유하고 보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회사 한국에자이가 ‘시니어 서비스 디지털 전환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제로 3월 21일 심포지엄을 진행한다.
양재 더케이 호텔에서 오후 3시부터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급변하는 디지털 기술 환경 속에서 혁신적인 고령층 서비스 구축을 위해 관련 정책 및 서비스 담당자, 기술 R&D 연구자와 기업들 간의 교류의 장을 마련, 최신 동향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니어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기업 및 지자체, 기관의 전문가들이 함께한다.
뇌 건강(Brain Health)을 테마로 한 1부에서는 박영란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의 ‘시니어복지 디지털전화 사례중심의 트렌드’ 발표를 시작으로, 김형원 한국에자이 차장의 ‘스마트 뇌건강 관리 방안 제언’, 유호영 DKI 부장의 ‘스마트경로당을 통한 시니어 서비스 디지털헬스케어 전환’ 발표 및 패널 미팅이 이어진다.
2부에서는 스마트 케어(Smart Care)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2부에서는 김영주 바이오의료기기학과 교수가 ‘IOT 기반 스마트헬스케어’를 주제로 포문을 연다. 이어 박근정 앤씰 팀장의 ‘스마트 숙면 IOT 시스템관리’, 임은채 크리플 대표의 ‘스마트 테이블을 통한 시니어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그리고 정승룡 SK텔레콤 부장의 ‘AI기반 시니어돌봄사업 추진 현황’ 발표를 끝으로 심포지엄을 마무리한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을 주최한 한국에자이는 올해 치매전단계인 경도인지저하 치료제 레켐비 허가를 앞둔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에자이와 함께하는 뇌건강학교’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예고한 바 있다.
SK텔레콤·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AI기반 치매 인식개선 시범사업 시행하는 등 시니어의 뇌 건강 개선 및 관리를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시니어에게 효율적이고도 시의적절한 의료체계 편입에 도움을 주는 ‘치매관리에코시스템’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1000만 노인시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2024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퇴직이나 은퇴를 앞둔 시니어에게 2024년은 인생 2막을 여는 시점으로 더욱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그런 이들을 위한 책 ‘시니어 트렌드 2024’가 출판됐다. 인생 2막의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고(Re Design), 우선순위를 재조정(Re Priority)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시니어 트렌드 2024’의 저자인 최학희는 시니어라이프와 비즈니스를 20년 넘게 연구해온 해당 분야 전문가이다. 시니어라이프비즈니스 대표이자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사무총장이기도 하다. 그는 객관적인 트렌드 지표와 함께 37명의 전문가 기고를 통해 초고령사회 위기를 함께 헤쳐나갈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인 최학희는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고, 상속 분쟁이 이혼소송보다 많아진 세상에서는 트렌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현학적 표현으로 점철된 명백한 사실(Facts)의 나열보다는 더 나은 시니어 삶을 향한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시니어 트렌드 2024’에서는 소음 거리가 되는 트렌드가 아니라, 대안을 찾아보고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책은 ‘글로벌 트렌드, 비즈니스 트렌드, 라이프 스타일’의 세 축을 중심으로 한다. 먼저 ‘글로벌 트렌드’ 관점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고령화 동향을 알아본다. 예를 들어 노인장기요양보험이나 커뮤니티 케어 등의 제도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으로 보이나, 고령 선진국인 일본이나 유럽 등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 기준으로 약 35,000달러에 달하는 등 삶의 질이 높아지자, 북유럽 등의 고령 정책에 눈과 귀를 돌리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두번째 ‘비즈니스 트렌드’는 시니어의 삶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다. 매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고령친화산업 제조·서비스업 실태조사 및 분석 보고서를 실시한다. 이에 따르면 전체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으로 약 72조 원에 달한다. 크게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구분하며, 제조업은 ‘용품, 의약품, 의료기기, 식품, 화장품’을, 서비스업은 ‘요양, 여가, 주거, 급식, 금융’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법과 제도에서 고령친화산업으로 정의한 기준에서 시니어 비즈니스의 현주소를 파악해본다.
세번째 ‘라이프 스타일’ 관점은 시니어의 삶을 제대로 조망해볼 수 있는 접근법이다. 사람의 삶의 조건을 3가지 축으로만 정의한다면, ‘현금 흐름(돈), 건강, 시간’을 들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현금 흐름의 구조는 변한다. 일반적으로 다수의 수입원이 되는 근로소득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며, 노인의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공기관에서 개인에게 지급하는 소득인 공적이전소득은 약 26%에 달한다. OECD 평균 공적이전소득 약 57%에는 훨씬 밑도는 수준이지만, 노인의 삶에 있어 근로소득의 비중을 일부 대체하는 소득원이다.
건강에 있어서도 기대수명은 평균 83세인 반면, 건강수명은 73세다. 건강수명은 기대여명에서 질병과 사고 등으로 인해 일찍 죽거나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이 손상된 기간을 빼고 계산한 건강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기간이다. 무엇보다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시니어의 삶은 더욱 근원적인 문제에 부딪힌다. 상대적으로 일이 줄어들고, 남은 시간을 여가로 대체하는 것이다. 또한, 이전에 비해 줄어든 이동 동선과 사회관계망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줄어든 현금 흐름과 건강 자산을 가지고, 시간 자산을 증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움츠러들기 쉽고 외로운 시간으로 채워지기 쉽다. 보다 세밀하게는 ‘개인적 인연, 사회적 인연, 배움, 나눔, 영성, 유산, 평생학습, 디지털 라이프, 정서적 건강, 소통과 공감 등’이 시간 자산을 구축할 영역이다.
저자인 최학희는 “이 책이 퇴직이나 은퇴 후 삶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이웃과 ‘어울리며’ 나아가 ‘자기다움’을 만드는데 단서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부회장인 박영란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융복합적인 콘텐츠가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는 개인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은 물론 시니어 비즈니스의 성공을 추구하는 기업의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요양서비스의 미래는 정말 로봇에 있을까? 최근 요양서비스의 인프라 부족, 고령화로 인한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한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요양 분야는 지금 로봇 기술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 중이다. 최근 이러한 로봇 도입의 성과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분석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는 20일 ‘100세 시대 노인과 로봇’이라는 주제로 2023 스마트 에이징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남대학교 미래복지융복합연구소가 후원한 이 행사는 로봇, 요양, 복지, 헬스케어 등 실버산업분야 관계자 약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 장민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는 현재 활발하게 도입이 진행 중인 노인을 위한 로봇 기술의 동향을 소개했고,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노인반려로봇의 요양 현장 도입 현황과 쟁점들을, 노영희 강남대 미래복지융복합연구소 교수는 돌봄로봇 도입을 위한 실증 연구 과정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공진용 나사렛대 재활의료공학과 교수는 요양 관련 기관이 로봇기술 도입을 위해 검토해 볼 만한 공적급여 지원 제도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근 교수는 “로봇이 돌봄 업무를 수행하면서, 노인의 정서적, 감정적 영역에 대처 가능할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로봇이 지나치게 노인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지는 않는지 또는 로봇의 외형과 같은 지역마다 다른 정서적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강은경 노원시니어클럽 관장, 조준배 강남종합사회복지관장, 황재영 노인연구정보센터 소장,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류용효 컨셉맵연구소장이 참석해 각 산업 분야의 현황을 공유했다.
행사를 준비한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이번 행사는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각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는 노인을 위한 로봇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효과적인 디지털 포용기술 개발을 위한 노인 분야 현장 의견을 수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하고, “현재 노인을 위한 로봇기술 도입을 위한 다양한 산업적 시도는 있지만, 학문적 교류는 활발하지 않아 이를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더 클래식 500’은 국내 실버타운 중 보증금이 최고가로 유명하다. 개그우먼 이영자가 방송에서 ‘드림 타운’이라고 평가한 이후 인기가 치솟았다. 입주 대기 기간은 평균 2년. 그곳만의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일까.
◇건대입구역, 지리적 특장점
‘더 클래식 500’은 학교법인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다. 지하철 건대입구역의 ‘스타시티’ 상업지구 내 위치한다. 시니어는 무엇보다 의료 서비스가 중요한데, 더 클래식 500 입주 회원은 건국대학교병원 진료 시 필요한 행정지원 서비스 및 최적화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건국대학교병원 헬스케어센터와 연계한 건강검진 서비스와 스포츠의학센터를 통해 과학적이고 차별화된 운동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더 클래식 500 측은 “높은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접근성 및 편리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강북뿐 아니라 강남까지 빠르게 이동 가능한 건대입구역에 위치해 가족 및 지인과의 편리하고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하다. 또한 반경 200m 안에서 대학병원, 백화점, 영화관 및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높지만 서비스는 ‘고품격’
더 클래식 500은 지상 50층과 40층의 A, B 두 개 동 초고층 건물로, 고품격 호텔식 주거 서비스와 헬스케어를 제공한다. 특히 2300㎡ 규모의 최고급 피트니스 클럽과 스파, 골프존 등의 부대시설은 실제 입주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만큼 비싼 실버타운이다. 세간에 알려진 대로 보증금이 9억 원이나 되지만, 입주 대기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 클래식 500 측은 “선호하는 층과 방향, 조망권을 갖춘 해당 세대의 공실 여부에 따라 입주대기 신청부터 실제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달라진다. 1년에서 3년까지 소요될 수 있으나 평균 소요 기간은 2년이다”라고 설명했다.
◇액티브 시니어 문화 교류의 장
더 클래식 500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60세부터 8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액티브 시니어가 거주하고 있다. 직업군 역시 기업인, 전문직, 학자, 법률가 등 다양하며, 현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다. 액티브 시니어답게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더 클래식 500은 이와 같은 입주자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과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외부 나들이 행사, 음악회, 패밀리 파티 등도 주기적으로 개최한다. 또한 스포츠·예술 관련 동호회를 운영해 회원 간의 친목을 도모한다.
일본의 첨단 IT산업을 기반으로 한 요양서비스 등 실버산업의 동향을 점검할 수 있는 행사가 개최된다.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가 주최하는 글로벌 제론테크놀로지 특강, ‘일본의 디지털 기반 실버산업 동향’ 세미나가 오는 10월 11일 강남대학교 살롬관에서 개최된다.
이날 행사는 사사키 노리코 한국시니어케어연구회 이사가 연사로 나서, 일본 내 실버산업 동향 중 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사사키 노리코 이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한국 간 실버산업 분야 교류에 앞장서, 한국 고령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강연 후에는 박영란 강남대학교 교수의 진행으로, 백승엽 네오에이블 대표, 이준호 그레이스케일 대표, 이선엽 케어닥 본부장 등이 참여하는 패널 토의도 진행된다.
이 행사는 강남대학교 융합기술진흥원, 경기 남부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등이 후원한다.
‘신속 배달! 짜장면 한 그릇도 정성스럽게 배달해드립니다.’ 한때 중국집 전단지에는 이런 홍보 글귀가 자주 쓰였다. 그러나 배달 앱과 대행업체 등이 성행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은 ‘배달료를 추가 지불해야 한 집만 가는 신속 배달’이 가능하고, ‘최소 주문 금액을 채워야 짜장면 한 그릇’도 받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이마저도 배달 앱을 문제없이 사용했을 때의 이야기다. 예전보다 수고와 값을 더 치르는 건 분명한 듯한데, 과연 우리 집 문 앞에는 ‘정성스러운 배달음식’이 놓여 있는 걸까?
배달 주문량이 급속도로 증가한 건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식당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배달로나마 외식을 즐기게 된 것. 지난해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신한카드 이용 기준으로 주요 배달 앱 4개 업체의 이용 건수와 이용액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각각 206%와 240% 급증했다. 같은 리포트에서 배달 앱의 연령대별 이용 비중을 보면 40대와 50대는 2019년 전체의 15%와 4%에 그쳤지만, 2년 뒤 24%와 7%로 늘어났다. 이와 비슷한 결과를 두고 배달업계에 중장년이 큰손으로 떠올랐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전체 중장년 인구 대비 사용자 비중은 미지수다.
한편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2019 배달음식, 배달 앱(어플) 관련 U&A 조사’ 결과를 보면 20~30대의 경우 약 60%가 배달 앱 이용 횟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반면, 40~50대는 약 44%로 절반을 밑돌았다. 아울러 ‘나에게 배달 앱은 꼭 필요하다’ 항목에서 20~30대는 2명 중 1명꼴로 ‘그렇다’고 반응했지만, 40~50대는 4명 중 1명만이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주변 사람에게 배달 앱 이용을 추천하는가’를 묻는 항목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종합해보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장년의 비율은 이전보다 증가했더라도, 만족도 측면에서는 미지근한 반응이다. 저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편리성, 가격, 품질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눠봄 직하다. 흥미로운 건 이 세 가지 요소가 배달 서비스를 선호하는 이유와도 상충된다는 점이다.
메뉴 고르다 한 세월, 라면이나 먹고 말지!
“여기 OO빌라 △△호인데요, 짜장면 하나요.” 과거 배달 주문을 할 때면 이렇게 사는 곳 주소와 메뉴만 말하면 상황이 끝났다. 번지수 없이 건물명만으로도 소통되거나, 단골이라면 ‘누구네 집’ 정도로 알아채는 사장님도 있었다. 배달 앱 서비스 초반에만 하더라도 중장년들은 ‘직접 전화를 안 했는데 배달이 잘 올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확한 주소와 연락처, 미리 계산까지 해두기 때문에 주문 오류가 거의 없는 편이다. 오히려 과거 주소를 틀리거나 연락처가 없어서, 배달을 갔는데 현금이 부족해서 등의 이유로 종종 문제가 생기곤 했다.
그러나 문제는 배달 앱 접근이나 주문 상황에서 불편을 겪는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배달 앱 사용자 1위로 알려진 ‘배달의민족’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모바일 앱 접근성 실태조사’에서 국내 다운로드 상위 300대 앱 중 점수 38.9점을 받아 꼴찌인 300위를 기록했다. 해당 연구는 고령자와 장애인의 앱 접근성을 파악하는 척도로 쓰인 만큼, 중장년 배달 앱 사용자의 불편함이 드러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요즘은 배달의민족이 아닌 다른 배달 앱에서도 주문이 만만찮다는 걸 느낀다. 기본적인 메뉴 고르기부터 난항이다. 메뉴가 적은 가게라면 수월하지만, 음식 종류가 많고 선택사항이 많은 곳일수록 손가락은 화면을 스크롤하기 바쁘다. 가령 강남에 있는 한 도시락 전문점의 경우 앱에 등록된 메뉴 가짓수만 90여 개에 이른다. 이 수많은 메뉴 중 겨우 하나 고르고 나면 다음 화면에 추가선택 항목이 나온다. 주로 토핑이나 맛, 사이드 메뉴 등을 고르게 하기 위함인데, 이 또한 기본 메뉴 못지않게 줄줄이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세세하게 챙기기 위한 방편으로 보이나, 앱 주문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에게는 불편함과 피로함만 더해질 뿐이다.
이에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간혹 젊은이들도 앱 주문을 번거롭게 여기거나 힘들어하더라. 중장년은 오죽할까. 밥하기 싫어 편하게 먹으려다 앱 설치부터 주문, 결제까지 고충을 겪다 보면 ‘그냥 라면이나 먹고 말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 키오스크나 테이블 오더는 좀 더 접근성이 쉽고,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용이하다. 그에 반해 배달 앱은 혼자 해내려다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비싼 배달료 부담, 괜한 낭비라는 죄책감 들기도
과거엔 배달료를 지불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배달 대행업체가 등장하면서 음식값과 별개로 배달료가 책정되기 시작했다. 통상 배달 앱에 가게마다 게재된 배달료의 경우 대행업체가 제시하는 금액을 가게 사장님과 소비자가 나눠 내는 격이다. 가게 사정에 따라 사장님이 전액 배달료를 부담하기도 하고, 적당히 나누거나, 오롯이 소비자가 내야 하는경우도 있다.
사실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과거처럼 배달직원을 두려면 부담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일단 오토바이가 있어야 하고, 주차할 공간이 필요하다. 직원을 고용하면 근로계약서를 써야 하고, 만에 하나 사고가 난다면 이에 대한 책임도 뒤따른다.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하면 이러한 부담을 더는 동시에 물리적 한계도 덜해진다. 가령 점심시간 한 시간 동안 주문량이 폭주한다고 할 때, 배달직원 한 명이 처리할 수 있는 배달 건수는 많지 않다. 이에 반해 대행업체를 쓰면 제한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배달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업체들이 배달대행을 선호하고, 이에 따른 배달료가 부과되는 것은 일부분 이해하나 최근 도가 지나치다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다. 심한 경우 배달료가 1만 원을 넘는 곳도 있어,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설문조사를 보면 ‘배달 앱 이용 가격이 합리적이냐’는 질문에 75.5%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배달료에 할인 혜택을 두기도 하는데, 내용을 자세히 보면 주문 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많이 주문할수록 배달료를 인하해준다는 것인데, 이러나저러나 전체 금액이 부담스러운 건 매한가지다. 게다가 최소 주문 금액이라는 기준도 통과해야 한다. 가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1인 식사 메뉴 하나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 따라서 1인 가구거나 혼자 식사해야 할 때는 음료나 불필요한 메뉴를 추가해가며 금액을 채우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치솟는 배달료 문제에 대해 이은희 교수는 같은 경제적 부담이라도 젊은 세대와 중장년이 느끼는 바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이들은 편리함을 대가로 돈을 지불한다고 여기지만, 이러한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들은 자신이 게을러서, 낭비가 심해서 불필요한 돈을 낸다는 죄책감을 갖는 듯하다”며 “가령 10분이면 걸어갈 거리의 가게에 직접 가서 먹거나 포장해오면 몇 천 원은 아낀다는 절약 정신을 발휘하는 분들도 있다. 한편으론 이런 성향이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배달음식을 계속 선호하다 보면 바깥 활동이 덜해지면서 사회성이나 체력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굳이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며 이러한 서비스를 지향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요즘은 배달 앱에 ‘포장’ 기능도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운동 삼아 직접 오가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편리한 배달음식, 위생과 안전도 고려해봐야
배달음식의 특성상 매장에서 갓 나온 음식 만큼의 상태를 기대하긴 어렵다. 팅팅 불어버린 면, 눅눅해진 튀김, 식어버린 국물도 어느 정도 감수한다. 처음 주문하는 곳이라면 맛이 떨어져도 그러려니 한다. 문제는 배달음식의 품질이다. 실제 고객들이 작성하는 리뷰 페이지를 보면 적나라하게 이물질 사진을 올리거나, 불량한 식재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종종 보인다. 이는 식당의 이미지도 나빠질뿐더러, 배달음식에 대한 불신이 싹트는 계기로도 작용한다. 그러나 소비자의 이러한 염려는 기우가 아니다.
실제 배달음식점에 대한 식품위생 관련 적발 건수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배달음식점 대상 단속 결과 식품위생과 관련해 적발한 건수는 2019년 94건에서 2020년 1200건으로 무려 12.7배로 늘어났다. 아울러 식약처 ‘배달 앱 이물 통보 현황’ 자료에 따르면, 배달음식에서 이물이 검출돼 신고된 건수는 2019년 810건에서 2021년 6월 말 기준 2874건으로 255% 급증했다. 가장 많이 나온 이물은 머리카락, 벌레, 금속, 비닐, 플라스틱 순이다.
지난해 열린 국민생활 과학기술포럼 ‘코로나 시대, 배달음식과 국민건강’에서 함선옥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배달음식의 식품안전 이슈를 발표했다. 함 교수는 “배달 앱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배달음식 업체 10곳을 무작위로 조사했더니, 그중 6곳이 위생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이 주방 내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배달음식점 대상 맞춤 규제가 부재하다는 것”이라며 “배달원들이 사용하는 배달용 박스를 살펴보면 관리되지 않아 비위생적인 상태가 많다. 이런 부분에 대한 규정도 필요해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전향숙 국민생활과학자문단 먹거리안전분과위원장(중앙대학교 교수)은 같은 포럼에서 “배달음식이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아졌다. 현재 우리 배달식품의 섭취는 맛, 가격, 편리성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이제는 배달식품이 영양학적으로 충분한가, 위생 상태는 양호한가, 포장 용기의 문제점은 없는가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때”라며 배달음식의 영양 및 품질 등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노인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노인 요양시설 활성화의 일원으로 요양시설 임대 허용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돌봄 종사자들은 사회서비스 시장화의 포문을 여는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건강보험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신 노년층을 위한 요양시설 서비스 활성화 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10명 이상의 노인 요양시설은 건물·토지 소유 사업자만 설치할 수 있고, 임차(돈을 내고 남의 물건을 빌려 씀)와 임대(돈을 받고 자기의 물건을 남에게 빌려줌)는 허용되지 않는다. 임차와 임대의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건물·토지만 가능하다.
정부는 요양 수요 증가에 대응해 임차와 임대의 규제를 풀어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연구 용역을 발주한 데 이어 공청회까지 개최한 것이다.
건보공단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인구에 진입하면 요양 수요가 증가한다”며 “이들 신 노년층은 사는 곳에서 노후 생활을 보내길 선호해 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요양시설 활성화 관련 제도 개선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고령화에 따른 공급난 해결”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가구소득, 소비지출, 저축 부문에서 약 2배가량 이전세대보다 높고 금융자산도 50% 정도 많다. 이날 공청회에서 문용필 광주대학교 교수는 ‘신노년층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요양시설 공급체계 연구’ 내용을 소개하며 “경제적 수준이 되는 일부 신 노년층은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더 나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 현행 표준화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서비스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령화에 따라 장기요양등급 인정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실정이다. 2022년 86만 명 수준인 75세 이상 인정자 수는 2040년 226만 명이 될 전망이다. 주로 시설에 입소하는 중증 환자인 1·2등급 인정자 수는 같은 기간 14만 명에서 37만 명으로 늘어난다. 시설 급여를 받는 장기요양기관의 수는 2008년 총 1700개에서 2021년 5988개로 증가했지만, 노인 인구와 지역 부동산 가격 등의 이유로 일부 지역에서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문 교수는 “임차를 허용해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 공급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맞춤형 시설 서비스를 확대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서 민간 요양시설 임차 허용 정책을 제시했다. 특히 경제력이 높은 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권 지역은 지가가 높아 현재 요양시설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더불어 문용필 교수는 “국공립 시설을 확대하고, 수가 인상을 통해 추가 공급을 유도하는 방안도 함께 필요하다”며 “다만 소요되는 국가 재정을 고려하면 민간 시설 임대 허용을 통한 진입 장벽 완화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민간 요양시설 임대를 전면 허용하면 시설 난립이나 신규 개설·폐쇄 사례 증가로 서비스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되 공급이 부족하고 다양한 욕구가 있는 서울, 광역시 등을 우선 적용하고 비영리법인을 먼저 허용하는 방안이 나왔다. 또 시설 운영자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사전운영계획서 제출 의무화, 폐업 시 입소자 전원 조치에 관한 규정, 4인실이나 1인실, 저소득층 의무 수용 등의 후속 조치도 검토 사항으로 제시했다.
반대 입장 “복지 민영화, 시설 난립 등 우려”
노인복지 전문가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규 사업자의 진입과 퇴출이 더 쉬워져 시설이 더욱 난립할 것이라는 우려다. 현재도 장기요양기관은 개업과 폐업이 빈번히 이뤄지는 실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10인 이상 요양시설의 폐업률은 4.59%(2020년 기준)에 이른다. 임대가 가능한 10인 미만의 노인공동생활가정은 폐업률이 9.11%로 더 높다. 또한 사실상 자영업자인 개입사업자들의 수익 중심의 경영에 따른 영리화 심화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토론에서 “규제는 한 번 뚫리면 다시 되돌릴 수 없고,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거치더라도 대규모 투기적 금융 자금의 시장 진입이 이뤄져 장기요양제도의 근간을 뒤흔들 것”이라며 “약자인 노인들의 주거권을 침해하는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 협회 등은 이날 공청회장에서 요양시설 임대 허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참여연대는 “요양시설 임대를 허용하면 시설의 갑작스러운 폐업, 영세 시설의 난립 등으로 입소 노인의 피해가 매우 커질 것”이라며 “시설이 늘면 노인들이 불필요하고 과도하게 입소하게 돼 장기요양 재정수지가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지난 27일 “민간이 소규모 자본으로도 사회서비스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려는 것으로 입소 노인의 주거 안정성을 저해하고, 시설의 이윤 추구 과도 경쟁으로 비용 부담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공공 노인요양시설 1%라는 척박한 현실에서 서비스의 다양화를 핑계로 공공복지 확대를 포기하고 복지 민영화를 본격화하려는 정부의 꼼수는 비난받아 마땅하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일본에서 일명 ‘콤슨 사태’가 발생했다. 대형 민간노인요양업체 콤슨은 당시 지원금을 횡령하면서 강제 폐쇄 명령을 받았다. 이에 이른바 ‘개호(간호·병수발) 난민’이 속출했다. 또한 영국은 서던 크로스(Southen Corss) 파산으로 3만 1000명의 노인요양시설 입소 노인이 갑작스레 퇴거했다.
경실련은 “노인돌봄을 포함, 사회서비스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국가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라며 “수익이 부족, 민간의 참여가 저조하거나 지역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경우 시장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요한 것은 보편적 장기요양서비스 확충이며,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서는 공공 요양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령사회 속 중장년 인구가 늘어나며 이들 세대를 위한 전유 공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기 남부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이하 행복캠퍼스)는 인생 후반전 일·취미·사회공헌 등을 아우르는 생애전환 플랫폼으로 발돋움 중이다. 특히 ‘캠퍼스’라는 명칭처럼 강남대학교 내에 위치해, 대학생과 교류하며 풋풋했던 시절을 다시 만끽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행복캠퍼스는 1955~1974년생 경기도 주민을 대상으로, 이들 세대의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단순히 프로그램 제공에 그치지 않고, 동년배가 함께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고 노후를 준비하는 지역공동체로 거듭나게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행복캠퍼스 내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비슷한 관심사를 발견한 이들이 함께 동아리를 만들고,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나가는 식이다. 그 예로 이곳 캘리그래피 수강생들은 뜻을 모아 용인세브란스병원 어린이 환우들을 위한 ‘캘리그래피 선물 행사’를 열었고, 치매예방지도사 자격증 취득자 동아리에서는 지역 주간보호센터, 종합사회복지관 어르신을 위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정근 경기 남부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센터장은 “불안한 노후를 함께 고민하고 헤쳐나갈 전우(戰友) 같은 동년배들을 만난다는 점에서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압축성장 시대를 정신없이 살아온 베이비붐 세대에게 성공적인 나이 듦을 준비할 ‘인생 에너지 충전소’를 제공해 기쁘다”고 말했다.
일·취미·사회공헌 세 마리 토끼를 잡다
행복캠퍼스 참여가 망설여진다면 일단 현장부터 찾아가 보자. 캠퍼스로 향하는 동안 교정을 거닐며 얻는 활력과 낭만에 매료될 것이다. 도착하면 도심 속 북카페를 연상케 하는 전용공간이 눈에 띈다. 용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 자리는 커피 한잔하며 책 한 권 읽어봄 직하다. 캠퍼스 생활을 더 알아가고 싶다면 상담을 신청하면 된다. 행복캠퍼스는 학기제로 종합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1학기 3~6월, 2학기 9~11월). 개별상담과 집단상담으로 이뤄지는데, 동년배 상담사를 통해 캠퍼스 활동 등에 대해 들을 수 있다(필요시 전문 상담기관 연계).
행복캠퍼스를 다니면 인생 재설계 및 생애전환 교육(정규 교육) 참여가 가능하다. 일·취미·교양·예술·사회공헌 등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를 반영한 인생 재설계 교육이 이뤄진다. 이 또한 학기제로 운영되고, 1학기 5개 이상 교육과정이 열려 1인당 2개 강좌까지 수강 신청할 수 있다. 모든 수업은 무료이며, 과정별 재료비 및 자격증발급비, 교재비 등은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대부분 수업은 커리큘럼의 70% 이상 수료시 행복캠퍼스 센터장 명의 수료증을 발급하는데, 이후 사회공헌이나 일자리 참여, 동아리 등 사회적 활동으로의 연계도 꾀할 수 있다.
먼저 일자리에 관심 있는 중장년에게는 취·창업 프로그램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모티콘 작가, 스마트스토어 및 디지털 마케터 양성과정 등 교육을 통해 수익 창출 역량을 강화해볼 수 있다. 이케아, 한국야쿠르트, GS편의점 등 기업과 함께하는 취업설명회나 자기소개서쪾이력서 작성 특강 프로그램도 계속해서 발굴 중이다. 만약 창업을 준비하는 경우라면 창업설명회나 관련 프로그램을 비롯해 공유사무실(인큐베이팅)을 통해 사무공간 및 컴퓨터, 프린터 등 각종 집기 사용이 가능하다.
커뮤니티나 사회공헌 활동이 목적인 이들을 위해 그에 따른 서비스도 마련됐다. 현재 운영 중인 동아리는 총 7개(행복캘리, 책사랑, 청춘서당, 채티, 보드라미, 행캠SNS, 하모니 등)로 교육 이수 후 인원을 구성하면 한 학기에 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캠퍼스에서는 동아리 회원들이 당사자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성교육을 통해 외부 기관과 연계하는 ‘중장년 스카우트’를 운영한다. 그밖에 원데이 힐링특강이나 동아리 체험 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중장년이 주도적으로 활동하며 공간을 활용하게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캠퍼스에서 얻은 활력, 갱년기 우울도 떨쳐내 -최혜정(56) 씨
“여자라면 누구나 갱년기를 겪죠. 저도 한 3년은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보냈어요. 다시 활력을 찾고 싶었고, 나를 위한 투자를 해보기로 결심했어요. 주변에 이런저런 기관들을 가봤지만 맞춤한 교육을 찾긴 어려웠죠. 마침 온라인을 통해 행복캠퍼스를 발견했어요. 브이로그, 스마트스토어, 드론 등 제가 원했던 분야의 교육을 강남대학교에서 들을 수 있다니 너무나 기뻤죠. 처음 캠퍼스에 왔을 때 우리 세대를 많이 배려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시설 면에서도 그렇고, 강사나 관리자분들도 중장년이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써주셨죠. 저는 스스로 ‘도저너’(도전+er)라고 말하는데요. 이제 인생의 정오를 갓 넘긴 나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진정으로 내 삶을 사는 건 오십 이후라고 봐요. 많은 동년배가 저와 함께 이곳에서 멋지게 나를 위한 도전을 해나가며, 행복한 후반전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N잡러를 꿈꾸며 두 번째 스무 살을 보내다 -최병준(50) 씨
“아버지 병간호를 한 5년 했어요. 돌아가시기 전에 말씀하시길 ‘지금처럼 살다 은퇴하면 어떻게 되겠냐. 아버지처럼 남겨줄 게 없는 사람 되지 마라. 예전에 너 하고 싶어 했던 글도 쓰고 노래도 만들어봐라’ 하셨는데, 순간 확 깨달았어요. 그 후로 글쓰기를 시작했고,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다니며 블로그도 운영했죠. 꾸준히 하다 보니 책도 냈고, 북클럽을 운영하거나 강의할 기회도 생겼어요. 그러다 행복캠퍼스도 알게 됐죠. 교육 시스템이 훌륭하고, 무엇보다 동아리 활동이 마음에 들더군요. 저는 아직 퇴직 전인데, 인생 2막 ‘N잡러’라는 꿈을 위해 이런저런 자격증을 따며 준비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외형적인 것들 말고 내면을 채워줄 무언가도 필요하잖아요. 그걸 캠퍼스 활동을 통해 얻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느끼는 젊음, 활기, 즐거움으로 마치 ‘두 번째 스무 살’을 사는 것 같아요.”
캠퍼스의 활기 속, 젊은 세대와 교류도 활발
행복캠퍼스의 일부 수업은 강남대학교 강의실을 이용한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20대 학생들을 만나며, 캠퍼스의 활기를 경험할 수 있다. 아울러 대학생들 또한 행복캠퍼스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하거나, 전공 관련 실습(사회복지학과, 실버산업학과, 평생교육학과 전공)을 통해 이곳 중장년과 교류한다. 지난봄 강남대학교 축제가 열리던 날, 행복캠퍼스에서도 세대통합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펼쳐졌다. 바로 ‘2356 세대통합 행캠 페스티벌’이다. 7개 동아리가 운영하는 체험 부스를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와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중장년과 대학생은 너나 할 거 없이 나이를 잊은 채 함께 어울리고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렇듯 자연스러운 세대 어울림이 가능하다는 게 행복캠퍼스의 최대 장점일 테다. 김정근 센터장은 “세대통합 페스티벌 같은 프로그램을 꾸준히 기획하고 실현해나갈 방침”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고령화 이슈는 단지 특정 세대만의 이슈가 아닌, 온 세대가 함께 이해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때문에 다양한 세대가 만나는 물리적·심리적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세대단절을 해소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행복캠퍼스 1학기는 막바지 단계다(6월까지). 방학 중에는 ‘동년배 특강’이 열린다. 9월부터 시작될 2학기 참여를 희망한다면 캠퍼스를 방문해 상담 신청을 권한다.
위치 경기도 용인시 강남로 40 강남대학교 심전2관 9~11층
경기 남부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가 문을 연 지도 3년이 지났다. 20년 넘게 행복한 노년의 삶을 연구해온 김정근 센터장, 그가 그려나가는 행복캠퍼스에 대해 물어봤다.
Q. 중장년의 어떤 특성에 주안점을 두고 캠퍼스를 운영하시나요?
A. 행복캠퍼스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학 내에서 20대 학생들과 어울리며 연령 친화적 생애전환 교육, 동아리 및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는 점인데요. 나이가 들어도 위축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끔 독려하고 있습니다. 또 참여자들이 지역공동체 활동을 통해 나이가 들어도 사회적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자존감과 존재감을 얻길 바랍니다. 아울러 중장년이 행복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자원을 모으는 중추적 전문기관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Q. 이곳에서 중장년과 대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교류하나요?
A. 어찌 보면 부모와 자녀 세대죠. 아직 한국에서는 두 세대가 공적인 장소에서 만나는 일이 드물고 낯선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어색함을 조금씩 해소해보려 합니다. 가령 중장년은 요즘 젊은이가 관심 있어 하는 스마트스토어나 SNS 활용 사진찍기 등을 배워나가고, 대학생들은 부모 세대가 갖는 나이 듦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고 자신의 느낌이나 경험을 공유해나갑니다. 특히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은 이러한 교류를 통해 중·노년층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이해하고 관련 서비스와 제품을 기획하는 데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Q. 행복캠퍼스를 운영하며 더 강화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앞서 얘기한 세대교류를 더 강화할 수 있는 행사나 프로그램을 꾸준히 기획해나갈 계획입니다. 아직 3년밖에 되지 않아 발돋움 단계지만, 지역 내 비영리기업, 영리기업, 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퇴직을 앞둔 중장년이 지역사회 재취업 및 사회공헌, 취미 활동 등을 이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그렇게 ‘노후 준비 리빙 랩(Living Lab)’ 역할을 수행하려 합니다.
Q. 캠퍼스를 찾는 중장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A. 이곳에 오면 노후에 대해 막연히 갖던 고민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해결해갈 수 있습니다. 개인 맞춤형 노후 준비는 물론, 공감대를 느낄 동년배를 만나는 즐거움도 얻게 되죠. ‘혼자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는데요. 행복캠퍼스에 발을 내딛기까지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나이 듦의 불안’을 ‘나이 듦의 기쁨’으로 변화시켜줄 첫걸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일단 한번 와보세요.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초고령사회 일본은 1970년 고령화사회를 거쳐 1995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그 과도기였던 1980년대, 사사키 노리코(74) 前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고국을 떠나 서울로 이주했다. 국내에서는 ‘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던 때였다. 일본의 앞선 경험 덕분일까? 사사키 교수는 일찍이 한국 노인의 삶에 주목했다. 어느덧 2025년 한국의 초고령사회가 전망되는 가운데, 오랜 시간 녹슬지 않게 닦아온 그의 혜안이 빛을 발하고 있다.
사사키 노리코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는 한국시니어케어연구회(KSCS), 일본에서는 인지증예방넷(NPO)에 소속돼 양국을 오가며 고령자의 삶을 연구 중이다. 특히 2008년부터 참여해온 한국시니어케어연구회는 2018년 치매 예방 및 치료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패를 받기도 했다. 연구회원들과 일본의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등을 탐방하며 개발한 ‘모두를 위한 뇌활 쓰리-B’ 프로그램은 현재 국내 30여 개 기관에서 사용하며 노인의 치매 예방을 돕고 있다. 이렇듯 괄목할 성과를 낸 그지만,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평범한 주부에 지나지 않았다. 남다른 점이 있었다면, 한국이 너무나 좋았다는 것? 깊은 애정은 관심으로 뻗어나갔고, 폭넓은 관심은 이내 학구열로 이어졌다.
“처음엔 재미로 한국어 공부를 했는데, 배우다 보니 여기서 대학을 다니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그렇게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했어요. 그때 제가 30대 후반이었으니, 스무 살 가까이 차이 나는 학생들이랑 학교를 다닌 셈이죠. 졸업 후에는 일본에 있는 대학원에 입학했어요. 주로 한국과 일본 사회를 비교하거나, 한국 가족을 주제로 연구했습니다. 당시 대학원 생활을 하며 박영란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를 처음 만났어요. 그 인연으로 저 또한 같은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었죠.”
日 고령자 가족 돌봄 ‘개호이직’ 문제 야기해
사사키 교수는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가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단에 서게 됐다. 일본의 경험과 사례로 커리큘럼의 완성도를 높이고, 연구를 통해 학과의 기틀을 다져나갔다. 7년간 교수로 활동하다 정년 퇴임한 후에는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특별 초청 강연에 나서는 등 여전히 학과 발전에 힘쓰고 있다. 올해 3월 29일에도 그는 ‘초고령사회 일본 시니어 비즈니스 이야기’ 특강을 위해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 강연에 모인 사람은 강남대학교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실버 산업이나 요양 서비스에 관심 있는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 등도 참여해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사사키 교수는 개호 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요양 시설 및 서비스를 소개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온천이나 카지노 형태의 주간보호센터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다채로운 서비스가 지니는 이점이 많음에도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요양 시설보다는 가정에서 노후를 보내길 희망하는 편이라고. 하지만 노인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 저하 문제가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개호이직’이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자리를 그만두는 경우를 말해요. 최근 일본의 개호이직 인구가 20만 명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생업을 포기한 상태다 보니 곧 생계에도 위기가 닥치죠. 다시 취업을 하려고 해도 공백이 있었던 터라 쉽지 않고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간병과 근무를 병행하도록 하는 ‘개호휴업’ 제도도 있지만, 유명무실한 실정입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휴직을 하려면 아무래도 회사 눈치를 보게 되잖아요. 또 막상 개호휴업을 하더라도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기보다는 둘 다 놓치는 경우가 많고요. 이런 악순환을 막으려면 결국 요양 시설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
한국의 경우 요양 시설에 거부감을 보이는 노인이 적지 않다. 이에 사사키 교수는 “적절한 시설의 도움을 받았을 때 노인 당사자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더불어 가족 구성원의 삶이나 재정 상태도 향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즉 무조건적인 회피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다만 요양 시설이나 종사자들에 대한 신뢰 회복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돌봄의 질 향상이 관건이죠. 그래야 노인 스스로 원해서 갈 수 있고, 가족도 믿고 보낼 수 있으니까요. 요양보호사의 경우 두 나라 다 비슷한 문제가 있어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거죠. 교육기관에서 연수받고 자격증 따서 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로는 부족합니다. 취직 전에 충분한 교육과 실습이 이뤄져야 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죠. 일본에는 고령자와 요양 시설 또는 요양보호사 사이에 ‘케어 매니저’가 존재해요. 이들이 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요양보호사와의 소통을 돕기도 하죠. 이러한 제도는 돌봄 서비스 개선을 위해 한국에도 도입됐으면 해요.”
노노케어로 실현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
사사키 교수는 정부뿐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앞서 요양 시설을 기피하는 대다수 노인은 자신의 집이나 살던 지역에서 노후를 보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를 선호한다. 그러한 바람이 현실로 이뤄지려면 마을이 곧 하나의 요양 시설처럼 편의를 제공하고, 주민들이 요양보호사처럼 노인을 배려하는 형태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아울러 그는 고령자에 대한 이해와 공부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최근 소속된 연구회에서 ‘치매 배리어 프리’에 대해 논의했어요. 가령 경증 치매 환자가 불편 없이 이용할 마트나 은행, 도서관 등이 필요한 거죠. 제가 살던 동네도 전에는 치매 노인이 없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한분 한분 인지 저하를 겪더라고요. 이제는 그들과 더불어 살 준비를 해야 해요. 일례로 마을 우체국에서 그곳을 찾은 노인의 증세를 눈여겨보고 치매 진단과 요양 등급 신청 등을 도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알고 보니 그 우체국에서는 치매 고객을 위한 관련 교육을 진행해왔더군요. 그렇게 지역사회가 고령자와 함께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에이징 인 플레이스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는 노인끼리 의지하고 협력하는 ‘노노케어’(老老-care)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사사키 교수 또한 노후 주거 생활을 같은 맥락에서 계획하고 있었다.
“두 동생 부부와 우리 부부, 그러니까 세 쌍의 부부가 한 집에서 여생을 보내려 해요. 저와 첫째 동생은 아이가 없고, 둘째 동생은 자녀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부분이 노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여기진 않아요. 우리끼리는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서로 케어해주자고 이야기해뒀죠.(웃음) 요즘엔 혈육 간이 아니더라도 노인들이 함께 사는 ‘코하우징’이나 공동체 마을 형태도 많아지는 추세예요. 요양 시설에 입소할 게 아니라면 그렇게 서로 정서적으로 위로하고 도움을 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사키 교수는 이밖에도 여생 동안 한국 고령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나겠다는 포부를 들려줬다.
“계속 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노인 복지와 요양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도움이 될 만한 일본의 사례들을 한국 실정에 맞춰 만들어가는 작업도 해나가려 해요. 저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그런 노력을 하고 있으니, 다들 정보도 많이 찾아보시고 삶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행복한 인생을 위해 ‘흘러가는 노후’가 아니라 ‘대비하는 노후’를 사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