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하면 요양 시설을 이용하는 시대다. 고령 인구가 750만 명에 이르고 부모와 자식의 동거 비율이 줄어들어 요양 시설에 대한 의식도 개선돼 선호하는 인구가 점차 느는 추세다. 전국에 21,775개의 요양 시설이 들어선 것을 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요양 시설이 생기기는 하지만 자세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안전한 시설을 고르는 것이 만만치 않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전국 요양 시설과 요양사의 전문성, 서비스, 평가 등급을 비교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케어닥’이 지난달 말 출시됐다. 케어닥을 스마트폰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아 설치하면 전국의 모든 요양 시설을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다. 시설 비교, 요양 시설 이용자의 관리 유의사항, 돌봄과 진료 내용뿐만 아니라 시설 이용 후기나 평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시설의 등급만으로는 알 수 없던 각 요양 시설의 의료 사고 유무, 욕창 발생 증감, 환자 1인당 의사. 간호사. 병간호 인력의 수, 등급 변화 등의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 요양 시설의 36.4%가 부실 등급판정을 받았다. 구체적 부실 내용을 보면 ‘안전사고’가 38.1%, ‘보건 위생’이 36.6%, ‘노인 학대’가 19.9%를 차지해 시설을 선택할 때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성이 있다. 입원 후에도 계속하여 관리 사항을 챙겨야 한다. 노인 요양에 관한 검증된 정보나 서비스에 대한 집적된 내용이 없어 각종 민원과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은 결국 요양 시설 이용자의 부담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발 품을 팔거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선택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 앱으로도 요양 시설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맹추위에 시달린 겨울이었다. 그저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두터운 외투를 벗어던지고 가볍게 흙길을 걷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미 트레킹을 즐기는 시니어의 마음은 들로 산으로 가 있을 터. 하지만 막상 길 위에 섰을 때 주의해야 할 불청객이 있다. 걸을 때마다 고통을 유발하는 족저근막염이 그 주인공이다. 모처럼 따뜻해진 봄에 건강한 발로 걱정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더본병원의 김준한(金駿翰·51) 병원장을 통해 알아봤다.
족저근막은 발꿈치 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각각의 발가락을 향해 붙은 두껍고 강한 인대를 말한다. 이 부위는 활처럼 굽은 발의 뼈를 활시위처럼 단단하게 받치고 있다. 이렇게 팽팽한 활시위는 강한 탄성으로 온몸의 체중을 발바닥이 견뎌내도록 하면서,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도 다리를 쉽게 들어 올릴 수 있게 해준다.
무리하면 통증과 함께 발병
족저근막염은 최근 급격하게 환자가 늘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0만 명 수준이었던 족저근막염 환자는 2016년에는 20만 명을 넘어섰다. 5년 만에 두 배로 증가한 셈이다. 의료계에서는 야외활동이 잦은 중·장년층, 즉 액티브 시니어의 출현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움직여보기 위해 산책이나 조깅, 등산을 시작하는 봄은 족저근막염을 치료하는 병원 입장에선 성수기다. 더본병원도 마찬가지라고 김준한 병원장은 말한다.
“봄이면 족저근막염으로 발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확실히 늘어납니다. 봄을 즐기기 위해 오랜 시간 움직이거나, 갑자기 격한 운동을 하다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족저근막염의 발병을 알 수 있는 건 역시 통증이다. 자리에서 일어서다가 혹은 발바닥이 땅에 닿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진다. 심한 경우에는 걷기가 어려워 주저앉기도 한다. 또 처음 걸을 때는 아프다가 얼마간 걷다 보면 괜찮은 경우가 있는데, 통증이 완화된다고 해서 치료를 미루면 병을 키우게 된다.
김 원장이 말하는 족저근막염 발생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은 발의 뼈와 족저근막이 붙어 있는 부분에 발생한 염증 때문입니다. 보통 발의 앞부분보다는 뒷부분, 그러니까 뒤꿈치 안쪽 부위에 많이 발생해요. 이런 염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갑작스럽게 격한 운동을 해 족저근막이 다쳤을 때, 또 하나는 평소 운동 부족으로 인해 족저근막 일부가 탄력을 잃고 굳어버리는 섬유화가 발생했을 때예요. 전자의 경우는 젊은 층에 많고 후자의 경우는 중·장년층에서 대부분 일어납니다.”
무작정 쉰다고 낫는 것 아냐
족저근막염의 통증은 염증이 원인이기 때문에 치료 역시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집중한다. 휴식을 통해 자연치유하는 방법도 있고, 소염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로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김 원장이 추천하는 방법은 체외충격파요법이다.
“갑작스런 운동으로 족저근막염이 발생했을 때는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섬유화가 동반된 족저근막염은 쉰다 해도 잘 낫지 않고 재발할 가능성이 커요. 주사요법은 물리적 생채기를 낼 수 있어 저는 선호하지 않습니다. 특히 운동선수처럼 빠른 치료효과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스테로이드 사용은 신중해야 합니다. 체외충격파요법은 물리적 자극을 통해 치료 부위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자연치유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인데, 효과가 좋은 편입니다. 널리 쓰이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치료를 받을 때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것을 제외하면 장점이 많죠. 수술은 족저근막 부위에 종양이 발생한 경우가 아니면 고려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기능성 신발 잘 보고 골라야
최근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기능성 신발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는 족저근막염의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의가 보기에는 어떨까?
“신발이 걷는 자세를 바르게 해주고 걸을 때 충격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발바닥이 둥근 베어풋(Bear Foot) 형태의 신발은 자연스럽게 발뒤꿈치부터 바닥에 닿으면서 발끝까지 체중 이동이 이뤄지도록 해주죠. 또 깔창이 두텁거나 푹신한 신발은 걸을 때의 충격을 흡수해주기 때문에 족저근막에 전해지는 부하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꼭 특별한 기능성 신발이 아니더라도 이런 특징을 고려해 신발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신발을 선택할 때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는 발의 아치 부분이 높게 만들어진 깔창이다. 김 원장은 이러한 형태의 깔창은 족저근막을 지속적으로 팽창시켜 탄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부분은 바로 슬리퍼나 샌들처럼 뒤꿈치에 고정 장치가 없는 형태의 신발들. 이런 제품은 신발에서 발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발가락 근육을 계속 긴장시키고, 걸을 때 발끝부터 땅에 닿는 나쁜 습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여성들로부터 사랑받는 플렛슈즈도 족저근막염의 적이다. 걸을 때의 충격이 발에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온찜질과 냉찜질 용도에 맞춰야
병이 무섭다고 해서 따뜻한 봄나들이를 미룰 수도 없는 일. 어떻게 하면 쉽게 예방할 수 있을까. 김 원장은 가장 좋은 것은 평소에 꾸준한 운동을 해두는 것이라고 말한다.
“평소에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해 족저근막의 탄성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당한 운동은 족저근막염의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줍니다. 또 허벅지의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 100세까지 신나게 걸을 수 있습니다.”
물론 걷거나 뛰기 전 충분한 준비운동은 기본이다.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근육이나 인대가 놀라지 않는다. 걸을 때 보폭을 평소보다 넓게 잡으면 스트레칭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허리를 곧게 펴고 걸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만약 걷고 난 뒤 통증이 느껴진다면 마사지와 찜질을 해준다.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를 중심으로 발바닥 전체를 손가락으로 누르듯 마사지해주면 좋다. 냉찜질도 통증을 완하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투수가 경기 후 어깨에 얼음마사지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운동 전에 따뜻한 수건이나 물병으로 발을 문질러주면 근육과 족저근막 이완에 도움이 된다고 김 원장은 말한다.
“나이가 들면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체중을 조절하라고 하잖아요. 족저근막염도 마찬가지입니다. 무거운 체중은 족저근막염 같은 발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통해 근력 확보와 체중 조절을 해놓으시면 족저근막염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수족냉증은 상온에서도 손이나 발이 차갑고 시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 특히 출산과 폐경을 겪은 중년 여성이 이 질환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겨울철 수족냉증은 손발에 저림이나 동상, 무감각증, 소화장애, 안면홍조 등의 질환으로 확대되기 쉽다. 따라서 수족냉증 환자는 겨울철 세심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족냉증 등 말초혈관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17만2300여 명으로 2010년(16만3600여 명) 대비 5%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60%를 차지했다.
수족냉증은 40대 중반 여성 수족냉증 환자가 많은데 이는 호르몬 변화와 연관이 깊다. 생리, 출산, 폐경과 같은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손발과 같은 말초 부위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자궁의 냉증이 있는 경우 수족냉증이 동반될 수 있다.
대전자생한방병원 김민영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소음인에게서 수족 냉증이 더 쉽게 찾아온다고 해석한다. 소음인의 경우 평소 추위에 약하고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적고 마른 탓에 기초대사량이 낮아서 몸이 차고, 선천적으로 위의 따뜻한 기운이 부족한 기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족냉증을 앓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극복방법으로 “여성들의 경우 남성보다 수족냉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만큼 더욱 세심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날씨가 춥더라도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우고, 반신욕과 족욕을 생활화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노력을 기울인다면 수족냉증과 관련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우선 가볍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 소재의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에는 열 손실이 많은 머리와 얼굴을 모자와 귀마개, 마스크 등으로 가리는 것이 체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성질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찬 성질의 돼지고기와 커피, 탄산음료는 될 수 있는 대로 피하고 콩과 마늘 등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방차 중에서는 생강차가 수족냉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생강은 살균·해독·진통 등의 효과뿐만 아니라 점막의 염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로봇수술이란 단어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간의 손이 아닌 로봇 팔이 환자의 몸속에서 거리낌 없이 움직이며 수술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런 상상은 SF 영화 속에서 구체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우리 삶 가까이 등장한 로봇수술도 이런 모습일까? 실상은 영화 속 장면과 조금 다르다.
로봇수술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단어가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과 다빈치가 그것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1995년 설립된 회사로 1999년 로봇수술 장비인 다빈치를 세상에 처음 내놨다. 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로봇수술 시장을 석권했다. 우리가 아는 로봇수술에 관한 것은 모두 다빈치에 의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강경(내시경) 수술을 대체하고 있는 대중화된 로봇수술 장비는 다빈치가 유일하다고 보면 된다. 덕분에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27억달러(약 3조원)를 벌어들였다. 다빈치는 현재 4세대 제품까지 출시된 상태다.
국내에서는 2005년 세브란스 병원을 통해 처음으로 다빈치의 로봇수술이 시도됐다. 이후 다빈치는 각 병원에서 앞다퉈 도입하기 시작해 2017년 9월 기준으로 전국 31개 병원에 69대가 설치되어 있다. 장비 도입이 증가하면서 수술 건수도 늘어나 올해는 1만7000건 이상의 수술이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수술도 사람이 하는 수술
로봇수술에 대한 가장 잦은 오해 중 하나는 기계가 집도해 수술을 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로봇수술의 주인공은 의사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로봇수술 장비(환자 카트) 아래에 환자가 위치하면,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신체 부위 근처에 2~2.5cm 정도의 구멍을 낸다. 그곳을 통해 4개의 금속봉 모양의 로봇 팔이 들어간다. 수술 부위에 따라 여러 구멍을 내기도 한다. 4개의 로봇 팔 중 하나는 조명과 카메라가 달려 있어 촬영을 담당하고, 나머지 3개의 팔은 수술에 필요한 다양한 동작을 해낸다. 암 조직을 들어 올리거나 잘라내거나 수술한 부위를 봉합할 수도 있다. 사람처럼 다섯 개의 손가락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수술 과정에서 필요한 사람 손의 동작을 대부분 대신할 수 있다.
이때 의사는 환자와 좀 떨어진 조종장치(수술 콘솔)를 통해 4개의 로봇 팔을 조작한다. 조종장치에 달린 모니터는 확대된 입체 영상으로 치료 부위를 보여주기 때문에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육안으로는 구분이 힘든 혈류를 다른 색으로 보여주는 등 다양한 의학적 정보도 모니터를 통해 집도의에게 제공된다.
다양한 질환에서 우수성 나타나
로봇수술이 의학계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사람 손으로는 도저히 동작이 불가능한 좁은 부위에서도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립선이 로봇수술의 혜택을 보는 손꼽히는 부위인 것은 이 때문. 전립선은 좁은 골반 안에 신장과 방광, 소화기와 함께 몰려 있어 수술이 까다로운 부위다.
이외에도 신장암, 자궁암, 갑상선암, 간암, 구강암 등 각종 암수술과 요관절제술 등 비뇨기과계 질환에서 사용된다. 최근에는 유방암 수술까지 영역을 넓혔다. 겨드랑이를 통해 로봇수술 장비가 암 조직을 제거하면, 유두와 유륜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올 초 세브란스 연구진을 통해 국내 최초로 수술이 시도됐다.
이 중 전립선암, 신장암, 직장암의 로봇수술 치료가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유효성이 있음을 평가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선언한 국민건강보험 혜택 확대로 인해 이들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는 800만~1200만원 정도의 수술비를 절반만 부담해도 된다.
인공지능 수술은 아직, 국산화는 눈앞
수술 과정의 간편함도 로봇수술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 대학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의사가 2~3시간 동안 서서 모니터를 쳐다보며 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라며 “이에 반해 로봇수술은 편한 자세에서 이뤄져 의사가 받는 스트레스가 적고, 환자에게도 장점으로 작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인공지능 수술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일까? 지난달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상암동에 설치한 수술혁신센터 개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게리 굿하트 대표는 “인공지능을 통한 자율수술은 최근 선보이고 있는 자율주행기술보다 훨씬 더 많은 기술적 진보를 요구한다”며 “우선 집도의의 수술을 보조할 수 있는 부분에서 인공지능이 담당할 수 있는 단계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수술 시장에는 국산 제품도 대항마로 등장했다. 바로 미래컴퍼니가 개발한 레보아이(Revo-i)다. 레보아이도 로봇 팔이 4개 달려 다빈치와 비슷한 외형을 지녔다. 레보아이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6월부터 올 초까지 세브란스와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올해 8월에는 식약처로부터 레보아이 제조허가를 취득하고 사업화 준비에 착수 중이다.
필자의 아버지는 건강한 편이었는데 72세에 폐렴으로 돌아가셨다. 운동 중독이라 혹한에도 불구하고 운동하러 나가셨다가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그런데 노인이라 면역력이 약하다 보니 감기가 악화 되어 결국 폐렴으로 번진 것이다. 병원에 입원하고 보름 만에 손 쓸 새도 없이 돌아가셨다.
그래서 폐렴이 무섭다는 것을 알았다. 알아보니 죽을 때는 폐렴으로 죽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병원에 가보니 철마다 무슨 병으로 많이 죽는지 나와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당시 계절이 혹한기이면서 그 달에는 폐렴이 가장 높은 사인이라고 했다.
폐렴은 10세 이하 아동이 잘 걸린다. 감기가 악화 되어 폐렴으로 번지는 것이다. 그리고 노인이 되기 전 까지는 오랫동안 잊게 되는 병이다. 60세 이상이 되면 면역력이 약화 되면서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이 폐에 들어 와 염증이 생기는 호흡기 질환이다. 아이들 폐렴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데 4일 이상 고열이 계속되고 기침과 가래가 일주일 이상 계속되면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인성 폐렴은 고열과 기침도 없다는 것이다. 무기력증과 식욕부진, 근육통 정도라서 흔히 노인성 무기력증이나 몸살 정도로 치부하기 쉽다. 그런 상태라면 당연히 식욕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폐렴 발병을 모르고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노인의 폐렴 사망률은 압도적으로 높다. 폐렴으로 사망하는 경우의 대부분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무서운 질환인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로 보면 예방 접종률이 20%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신이 있다는 것을 아예 모르고 있거나 설마 폐렴에 걸리겠느냐며 태평한 것이다. 병원 기피증이 있어 병원에 되도록 안 가려는 풍조도 한 몫 한다. 병원에 가보면 이것저것 영양제나 피로 회복 주사 등을 권유하는데 그 부류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필자는 매년 가을철에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다. 올해부터 경로대상이라 3가 백신은 무료로 맞을 수 있지만, 올해도 제대로 돈을 내고 병원에서 4가 독감백신을 맞았다. 겸해서 폐렴 백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번에 20만원이라 비싸기는 하지만, 한번 맞으면 평생 유효하다니 비싼 게 아니다. 적어도 폐렴으로 죽을 확률은 떨어지니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것이다. 좀 싼 폐렴 백신도 있다는데 아무래도 백신 약효 유효기간이나 커버할 수 있는 범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독감이나 폐렴이나 백신 주사를 맞았다고 해서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폐렴 백신의 경우도 65%~85% 정도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독감이나 폐렴이나 예방 백신을 맞았는데도 걸라는 경우가 있는데 백신 덕분에 경미하게 지나간다는 것이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대상 포진 예방 백신이다. 병원에 갔다가 통증이 가장 심한 병을 지표로 보여주는 포스터를 보고 대상 포진 백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상포진의 통증이 수술 후 통증이나 산통보다 높게 나타나 있었다. 이것도 역시 20만원으로 비싼 편인데 평생 유효하다는 것이다. 막상 대상 포진에 걸려 고생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충분히 그 가치가 있다. 그런데 정작 예방 백신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노인들은 독감, 폐렴이나 대상 포진에 걸리면 많이 고생한다. 다른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아 잘 안 낫는다고 한다. 이런 병을 앓고 나면 팍삭 늙는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돈 한 두 푼 아낄 일이 아니다. 병원 기피증이 있는 사람들도 적어도 독감, 폐렴, 대상포진 예방 백신은 맞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가 특별히 아픈 데도 없는데 유독 또래보다 성장률이 떨어질 때 흔히 성장 부진을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특정 질병을 나타내는 확실한 증상이나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데 또래보다 성장이 늦고 잦은 피로감을 보이는 등 유독 허약한 체질로 보인다면, 원인 모를 성장 부진이 아닌 소아 갑상선 기능 장애로 인한 성장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소아 갑상선 장애는 갑상선이나 갑상선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뇌하수체가 제 기능을 못해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적게 분비되거나 과잉 분비되는 질환으로 소아에서 발생하는 내분비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성장기 아이들의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호르몬 균형이 깨지며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하는 성장 부진을 보이거나, 또래보다 과도하게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어 8~9세에 고환, 유방 등이 커지는 등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성조숙증으로 발전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진료 현장에도 평소 허약하던 아이가 혈액검사 등을 통해 갑상선 기능 장애 질환을 받았다며 찾아오는 소아 환자들이 늘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갑상선 장애 환자 100명 중 3명, 즉 2.9%가 20세 미만 청소년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주로 성인의 질병으로 인식되던 갑상선 기능 장애가 아이들에게도 늘어나고 있다.
하우연한의원 윤정선 원장은 “소아 갑상선 기능 장애는 발견이 늦고 치료도 더딘 편이라 더욱 보호자의 주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느끼는 불편감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워하고, 갑상선 기능 장애 관련은 매우 다양해 오랜 시간에 걸쳐 매우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자각 증상을 뚜렷하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제때 알기 위해선 검사에 앞서 평소 발육 상태나 증상을 눈여겨 보는 것이 좋다.
갑상선 항진증의 경우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체력 소모가 심해지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 여름철에는 더위를 쉽게 타고 땀이 많이 나며, 평소 가벼운 운동에 숨이 찬다. 또 신경이 예민해 사소한 일에 쉽게 흥분하며 화를 잘 낸다. 학습 능력 또한 집중이 어려워 불안을 자주 호소한다. 흔히 여아에게 자주 일어나며 주로 11~15세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상선 저하증의 경우 열과 에너지 생성에 필수적인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경우로 온몸의 기능이 저하 된다. 이로 인해 유독 추위를 잘 타며 땀이 잘 나지 않고 쉽게 피부가 건조하고 창백해진다. 역시 쉽게 피로해지며 손발이 쉽게 붓고 입맛이 없어지며 잘 먹지 않는데도 몸이 자주 붓는다. 학습에 의욕을 잃고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기억력이 감퇴 되기도 한다. 또 갑상선 항진증은 잦은 설사를 보이지만, 갑상선 저하증은 잦은 변비를 보이는 등 배변 활동에 문제가 생긴다.
흔히 소아 질환의 경우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은 아이들의 몸을 생각해 무조건 적인 약물보다 식품으로 먼저 치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갑상선의 경우 요오드가 장기간 결핍되거나 과다하게 투여되면 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요오드가 함유된 음식을 과잉 섭취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별 효과가 없다.
요오드가 함유된 식품으로는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가 대표적으로, 평범한 해조류 집 반찬에서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오히려 요오드 성분이 다량 함유된 영양제 등은 자칫 과복용 위험이 있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검사를 통해 갑상선장애가 진단된 경우 성인은 조절하는 약물을 처방받고, 정기적으로 갑상선 기능을 검사하며 평생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제력이 약하고 한창 성장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체질에 맞춘 생활습관 교정, 식단 점검 등이 체계적으로 함께 교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조건 약물치료에 의존하기보다 갑상선 기능회복과 바른 성장을 위한 한방치료도 방법이다. 하우연한의원 윤정선 원장은 “호르몬 기능 이상으로 인한 식욕부진은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화로 올라가는 것이 원인이 되기 때문에 열을 내려주는 한약을 통해 아이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갑상선 증상 외에 성조숙증, 빠른 초경, 성장 부진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의 체질에 맞춘 처방으로 전반적인 신진대사와 면역 기능의 균형을 유지해서 소아 갑상선기능장애가 원인이 되는 성조숙증과 빠른 초경, 성장 부진은 한방으로 제때 접근해서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선한 가을이 되면서 조깅이나 등산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야외활동 후 다음 날 아침 발바닥에 찌릿한 통증을 느낄 때가 있다.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1년 동안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 수가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섰다. 딱딱한 신발을 자주 신거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이 걸었을 때 발생하기 쉬운 족저근막염.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철에 주의해야 할 족저근막염의 증상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족저근막염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요?
족저근막은 뒤꿈치부터 발바닥 전체를 둘러싼 단단한 섬유막을 말하는데, 평소에 발의 정상 아치를 유지해주고 체중 부하 상태에서 발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신체활동 시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고 발바닥을 보호해주는 중요한 역할 부위가 족저근막입니다. 지지구조인 근막에 무리가 오면서 염증이 생기거나 짧아지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합니다. 안 하던 운동을 해서 무리를 준다든지 오래 서 있거나 딱딱한 신발이나 하이힐을 신고 오래 걸으면 근막에 무리가 올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주로 발생하나요? 가을철에 환자가 더 많은 편인가요?
중년 여성에게 가장 많고 여성이 남성보다 많습니다.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성호르몬에 변화가 생겨 두꺼웠던 지방층이 얇아지면서 발바닥에 있는 지방층이 쿠션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을철에 특히 환자가 많이 생기는 이유는 족저근막에 무리를 주는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계절이라서 그럽니다. 특히 등산을 할 때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많아 근막이 자극을 많이 받습니다. 가벼운 러닝이나 파워워킹도 체중의 80%에 달하는 하중이 발에 가해지기 때문에 발바닥에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골프를 할 때도 적게는 4km에서 많게는 10km까지 걷게 되는데 이 경우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거나 부분 파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족저근막염의 대표적 증상은 무엇인가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껴지는 통증입니다. 특히 야외활동을 한 다음 날 아침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발꿈치 안쪽으로 찌릿한 통증이 발생합니다. 근막염 초기에는 이런 증상이 생활하면서 완화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얼마 후 같은 증상이 반복되어 나타나곤 합니다. 족저근막염은 재발이 잘되는 병이라서 초기에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척추질환과도 관계가 있나요?
네, 고관절, 척추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통증이 오면 안 아픈 자세로 걸으려 하니 척추협착증하고도 연결이 되는 거죠. 평발인 사람과도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평발은 아치를 이루는 구조가 낮기 때문에 근막이 해야 할 역할이 많습니다.
초기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족저근막염 초기라면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고 통증이 줄어든 후 발바닥과 발목, 종아리 스트레칭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훨씬 빠릅니다. 초기에 병원에서 추천하는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마사지, 찜질 등으로 통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신발 특수 깔창으로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치료, 주사치료 등을 하게 됩니다.
체외충격파치료는 무엇인가요?
체외충격파치료는 체외에서 발생한 충격파 에너지를 이용해, 족저근막의 세포를 자극해 활성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충격파 에너지가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족저근막의 세포들이 활성화되어 혈관을 끌어들이고, 혈류공급이 증가되면 조직의 치유를 도와 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염증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빠른 시간 내에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심해지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압통이 있는지, 발목을 젖혀보고 환자에게 오는 통증이 있는지 진단하고, 골극이 생겼는지도 살핍니다. 뼈의 변화가 없다면 보전적 치료를 하게 됩니다. 보전적 치료는 2~3주 통원치료하면 증상이 많이 호전됩니다. 주로 저주파치료, 물리치료를 하게 됩니다. 심할 경우 수술도 하는데 수술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수술할 경우 어떤 수술을 하게 되나요?
최근 내시경수술로 절개를 하지 않아 수술 후 통증이나 입원 부담에서 자유로워졌어요. 내시경수술은 내시경이라는 특수 카메라를 통해 하는 수술입니다. 주변 조직이나 신경손상 위험성이 크게 감소했고 높은 치료 성공률을 자랑합니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딱딱한 신발을 신거나 맨발로 다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발목을 위아래로 젖혀주면서 스트레칭을 하고 발바닥을 마사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발 마사지 방법은 골프공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골프공을 발바닥 밑에 놓고 발가락 뒤쪽부터 뒤꿈치까지 공을 누르며 천천히 움직이면 됩니다. 강도는 발바닥 근육에 적당히 자극이 가는 정도로 해주고 1세트에 10회씩 2~3세트를 반복해 마사지하면 발의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발목에 도움이 되는 뒤꿈치 쿠션이 들어가는 특수 깔창도 있습니다.
음식을 삼키면 음식물은 구강을 지나고 인두를 지나 후두상부의 후두개가 닫히면 식도로 넘어가 위(胃)로 들어간다. 이때 위 속에 있는 위산이 역류해 식도와 목을 자극하는 증상을 유발하면 역류성 질환이 된다. 역류성 질환은 식도염과 후두염으로 나눠진다. 서로 가까이 있고 상호 관련이 있어서 함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역류로 인한 인후염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매달 40만 명 정도의 인후염 환자가 생긴다. 평소 목이 상쾌하지 않은 당신도 인후염일 수 있다.
역류성 인후염(인후두염)이 무엇인가요?
위의 내용물이 거꾸로 식도로 넘어와 후두와 인두로 역류해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위 내용물 중 위산은 강한 산성화 물질인데 위 점막 이외의 점막, 특히 인후두 점막에 상당한 자극을 주어 염증을 유발합니다. 역류성 인후염은 감염성 후두염의 가장 흔한 원인인데,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환자의 20~30%에 해당됩니다. 후두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반 이상은 이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역류성 인후염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목이 아파요”, “가래가 목에 걸려서 잘 안 나와요”, “목소리가 잠겨요”, “코랑 목 사이에 뭔가 붙어 있어요”, “목 안이 자꾸 마르는 느낌이 들어요”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합니다. 헛기침 또는 마른기침 같은 잦은 기침과 목에 뭐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대표적 증상입니다.
역류성 식도염을 체크할 수 있는 자가진단법이 있나요?
특히 아침에 목이 아프고 쓰린 증상, 목소리가 쉽게 잠기는 증상, 목에 뭔가 걸려 있는 듯한 증상, 목이 답답하고 음식을 삼킬 때 불편함이 느껴지는 증상, 가래는 적지만 만성적인 기침이 계속되는 증상, 명치 부위에서 화끈거리는 것이 치밀어 오르는 듯한 증상 등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역류성 인후염에 잘 걸리나요?
식습관이 불규칙하고 술을 자주 드시는 분, 흡연하는 분들에게 많이 생깁니다. 탄산음료나 탄산수를 좋아하는 분도 인후염 증상이 나타나요. 인후 쪽이 여성호르몬 영향을 받기도 해서 술, 담배 안 하는데도 역류가 많은 분들이 있어요. 특히 노화가 시작되거나 폐경 증상이 나타나는 여성들에게 역류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연세가 있는 분들은 위장이나 간이 헐거워져 식도 괄약근이 늘어나면서 역류의 유병률이 높아집니다.
역류성 인후염 검사는 어떻게 하나요?
CT를 찍어도 이상이 없다는 분도 있는데, 이비인후과에서는 30초 정도 소요되는 후두 내시경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확진은 식도 운동성 검사, 식도 및 인후두의 산도를 측정하는 24시간 산도측정 검사 등으로 합니다.
역류성 식도염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보통 미세한 역류나 산의 영향으로 후두가 먼저 손상이 되고 그다음 식도염으로 나타납니다. 후두염인 사람이 식도염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전부 그렇진 않습니다. 증상도 조금씩 다릅니다. 위가 답답한 현상, 신물이 올라오거나 가슴이 타 들어가는 느낌, 음식이 명치 쪽에 머물고 있는 듯한 증상이 느껴지면 식도염일 경우가 많습니다. 인후염이나 식도염의 약은 같기 때문에 식도염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아와도 증상을 호소하면 약을 처방해주기도 합니다. 만약 소화기 쪽으로 다른 증상이 있으면 내과를 더 방문해보라고 합니다.
역류성 인후염을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요?
환자분들 중에 “혹시 암으로 발전하나요?”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는데 꼭 그런 건 아닙니다. 방치할 경우 만성기침을 하게 돼요. 회의를 하거나 중요한 미팅을 해야 하는데 기침이 자꾸 나온다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요. 또 지하철이나 차 안에서 문이 열려 공기만 바뀌어도 기침을 하는 사람도 간혹 있어요. 심한 분들은 호흡곤란이 오기도 합니다. 환자 중에 전날 과음을 했는데 호흡곤란이 와서 잠을 못 잤다는 분도 있었어요. 역류성 인후염을 오래 방치하면 성대에 영향을 줘서 목소리 변형도 일으키고 양성 혹이 자라기도 합니다.
주로 제산제 처방을 하나요?
예전에는 제산제 처방이 일반적이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Proton Pump Inhibitor) 처방을 많이 합니다. 기존 약물보다 야간 속쓰림이나 가슴이 타는 듯한 열작감(Heart burn) 증상이 거의 없고 초기 치료 효과가 빠릅니다. 소화가 잘 안 되는 환자에게는 소화운동촉진제를 처방하기도 하고, 가래약인 객담 배출약을 같이 쓰기도 합니다. 병원에서는 약 처방과 함께 생활요법을 많이 강조하는 편입니다.
어떤 생활습관이 도움이 되나요?
금연, 금주가 제일 중요해요. 담배 피울 때마다 역류가 일어나는 사람은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해요. 저녁에 먹는 술이나 자기 전 습관적으로 맥주 한 캔 정도 마시는 분도 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요. 너무 꽉 끼는 옷, 특히 허리 부분이 조이는 옷도 인후에 영향을 줍니다.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잠자기 3시간 전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잠잘 때는 상체와 머리를 약 15cm 올리고 자는 것이 좋아요. 지방이 적은 음식을 먹고, 카페인이 많은 커피나 홍차 등을 삼가고 콜라나 사이다 등 청량음료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10년 새 12배 늘어난 ‘성조숙증’이 뭐길래
우리나라에서만 7만5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진료를 받은 성조숙증은 이제 익숙할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을 앓는 아이들은 2006년 6400명에서 2015년 7만5000명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10년 만에 12배가 늘어난 셈이다. 성조숙증이란 쉽게 말해 신체가 너무 빨리 성장해 문제가 되는 질환을 말한다. 여아는 8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고, 남아는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며 사춘기가 시작되는 2차 성징이 나타난다. 성조숙증은 주로 여아들에게 자주 발생하며 발생 후 호르몬 조절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여아는 10세 무렵에 월경을 시작할 수도 있다. 월경은 여자의 몸이 출산할 준비 과정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너무 이른 나이에 시작해선 안 된다. 남아의 경우 키가 다 크기 전에 2차 성징이 시작돼 성장이 멈추기도 해서 남자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 식습관과 위생 수준, 소아비만 증가, 스트레스 등이 조기 발육에 영향을 끼친다고만 알려져 있다.
허약한 뚱뚱이 체질은 위험군!
평소 체질이 약해 잦은 배앓이를 하는 아이들의 경우,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겪는 단체생활로 인해 장염 등에 노출되기 쉽다. 설사, 복통 등을 반복하고 면역력과 소화 능력이 저하되면 식욕부진이 일어나고 이는 영양 섭취 미달로 인한 성장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장내 기능이 약해지거나 식욕부진이 지속되면 전체 ‘면역력’이 약해져 성조숙증 외에도 다른 질병 발생률도 높아진다.
아이들은 학교에서의 단체생활로 아무래도 감염원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평소에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면역력을 보강한다고 전문가와의 상담 없이 이런저런 영양제나 보양식을 마구 먹이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다. 아이들은 아직 성인만큼의 소화력이나 흡수력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일대일 처방이 중요하다. 또 무분별한 항생제 복용 역시 장내 유익균을 감소시켜 오히려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반면 아이가 너무 잘 먹어도 문제가 된다. 요즘에는 체력은 부실하고 덩치만 큰 아이들이 많아졌는데 이는 운동도 하지 않으면서 정크푸드나 서구화된 식습관에 익숙해진 때문이다. 과다한 영양으로 오장육부는 허약하고 몸집만 큰 ‘허약한 뚱뚱이’ 체질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처럼 허약한 체질에 비만이 겹치면 성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럴 경우 성장호르몬 대신 나이에 맞지 않는 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성조숙증을 앓게 되고, 몸은 이미 2차 성징이 일어났다고 착각해 조기에 키 성장이 멈춰버리기도 한다.
만약 우리 손주가 성조숙증이라면
손주가 또래보다 빨리 자라는 것 같다면 먼저 정확한 검사와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 또는 인터넷에 나와 있는 정보로 혼자 섣불리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병을 키우는 상황이 된다.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발병시기, 진행속도, 약물투여 등에 대해 병력 청취를 한다. 이후 신장, 체중, 2차 성징 발생 정도, 색소침착 등에 대한 진찰을 한다. 골연령(骨年齡) 검사는 주로 왼쪽 손목 X선 검사 또는 호르몬 자극검사 등의 임상적 방법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치료에 들어가야 하는데, 양방과 한방의 치료 방법은 차이가 있다. 일반 병원에서는 호르몬 치료를 한다. 대개 4주마다 한 번씩 근육주사로 성선자극호르몬(여성의 난소와 남성의 고환에 작용해 발육과 성호르몬의 생성과 분비 등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한다. 호르몬 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성호르몬을 억제해 성장 속도를 늦추고 골 성숙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것은 2차 성징의 쇠퇴가 일어나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보다 근원원적인 치료에 집중한다. 아이만의 체질적 특성과 성장 속도에 맞는 일대일 맞춤보약을 지어 복용하도록 하거나 약침시술 및 생활관리 처방을 한다. 이는 신체 성장의 정상 속도를 찾아 제대로 맞추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조숙증을 받아들이는 보호자의 태도다.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은 또래와 자신의 몸이 다르다는 사실에 매우 민감할 수 있으므로 따뜻한 말로 차분하게 설명해서 이해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치료하지 않으면 빨리 월경을 시작해서 큰일이 난다거나 약을 먹지 않으면 키 성장이 멈춰버린다는 등의 겁주는 말은 위험하다. 그보다는 “보다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 지금 속도를 맞추는 과정”이라고 설명을 해주는 건 어떨까. 조숙한 신체를 갖게 된 아이들은 또래 집단의 시선에 예민해질 수도 있으니 “달리기 해봤지? 친구들보다 한 걸음 앞섰을 뿐이야, 곧 친구들도 따라올 거야”라는 설명으로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윤정선 한의사
하우연한의원 대표원장, EBS 육아학교 소아청소년과 분야 BEST 육아멘토, 윤스한의원 대표원장,
소아한방 편 공동저자
올 것이 왔다 싶었다. 화장실에서 평소와 다른 시커먼 그것을 보았을 때 말이다. 심상치 않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인과응보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가 떠올린 것은 그동안 살아온 자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의사는 그의 병이 위암이라고 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만난 오성표(吳聖杓·68)씨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는 상부위장관외과 장유진(長有鎭·40) 교수를 만나 두 번째 삶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암 환자가 자신의 병을 인정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친다. 자신의 병을 부정하며 진단을 탓한다. 그렇게 여러 병원을 전전하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분노하면서 다양한 감정의 기복을 반복한다. 그러나 오성표씨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암인지 알기 2년 전쯤에 집안에 힘든 일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2011년쯤이었습니다. 그때 실의에 빠져 매일 술로 살았거든요. 잠이 오질 않으니 자기 전 소주를 들이켰고, 새벽에 잠에서 깨 맨정신이 되면 또 괴로운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침 5시부터 안주도 없이 강소주를 마시기 시작했죠. 그런 생활을 2년 가까이 했으니 몸이 온전할 것이라는 기대는 별로 없었어요.”
게다가 흡연도 문제였다. 아내와 자녀의 잔소리는 수십 년째 이어졌지만 끊기가 힘들었다. 오랜 삶을 살아오면서 몇 번의 위기가 있었고, 그 어려움 속에서 그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담배밖에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씨가 놀라지 않았던 데에는 주변 지인들을 통해 위암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이유도 있었다. 먼저 병을 경험한 선배(?)들은 위암은 이제 치료가 가능해진 병이라고 했다.
몸이 보낸 구원의 신호
그렇게 지내다 혈변을 몇 차례 확인하곤 동네 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암의 진행이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 두 곳의 종양 중 하나는 초기 상태였고, 다른 하나는 1기에서 2기로 막 넘어가려는 상태였다. 의학적으로는 어렵지 않은 상대였다.
어떻게 보면 그의 몸이 ‘혈변’이란 신호를 보내준 것은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위암은 대부분의 경우 초기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조용히 성장하기 때문이다. 위암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소화불량이나 복부의 불편감 정도라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결국 정기적인 검진 정도가 일찍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인데, 오씨는 검진을 적극적으로 챙기기 어려운 자영업자라서 이 점에서도 불리했다.
그렇게 불행 중 다행으로 암의 존재를 알게 된 오씨는 지인 소개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을 찾는다. 수술 날짜를 결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씨의 운명을 좌우할 수술 집도의 장유진 교수를 만난다.
장유진 교수는 서울삼성병원 안지영 교수, 보라매병원 안혜성 교수와 함께 우리나라 위암 분야 여성 외과의사 1세대로 꼽힌다. 그전까지는 남성 의사의 전유물이었던 셈이다. 흔치 않은 여성 외과의사에게 몸을 맡기는 것이 어렵진 않았을까 괜한 염려를 하자, 대수롭지 않다는 오씨의 대답이 돌아온다.
“큰 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여자 의사도 이런 수술을 하는구나 했죠. 얼마나 잘하시길래 여자 의사가 이런 수술을 하실까 하며 별 걱정 안 했어요.”
장유진 교수도 같은 대답을 한다.
“처음 부임할 때 병원 내부에서도 비슷한 걱정을 했죠. 혹시 환자들이 거부감을 보이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말이죠. 하지만 괜한 기우였어요. 환자분들은 선입견에서 훨씬 자유로워요. 어차피 이름을 보고 미리 성별을 짐작하고 오시기 때문에 처음 대할 때 어색함은 없었죠. 오히려 여자 의사라서 꼼꼼하게 더 잘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 같아요.”
수술 난이도 높인 심방세동
하지만 순조로울 것만 같았던 수술에 문제가 생겼다. 외과의들이 꺼려하는 상황 중 하나였다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위의 상태는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어요. 위의 벽은 모두 5개 층으로 이뤄졌는데, 그중 큰 것이 안쪽에서 3개 층까지 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였죠. 암이 발생한 위치도 모두 아래쪽이어서 위 전체를 잘라낼 필요 없이 3분의 2 정도만 절제하면 됐어요. 그런데 문제는 부정맥으로 인한 심방세동이었죠. 심장이 떨면서 피떡이 만들어질 수 있어 피가 굳지 않도록 항응고제를 드셔야 하는데, 수술 부위가 아무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출혈이 계속되면 상황이 좋지 않으니 주의해야 했어요.”
그리고 2013년 9월 9일 그는 수술대에 올랐다. 오씨는 그날을 자세히 기억했다. 워낙 겁이 없고 담담했던 그도 그날만큼은 겁이 덜컥 났단다.
“수술실 바닥은 모양에 신경 쓰기보다 청소하기 쉽도록 되어 있잖아요. 수술 도구들도 많고요. 그것을 보니 예전에 갔었던 소 도축장이 생각나더라고요. 묘한 기분이 들면서 진짜로 내가 수술을 한다는 실감이 났죠. 그리고 마취에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수술 후더라고요.”
수술은 복강경 수술로 진행됐다. 복강경 수술은 끝에 수술 도구가 달린 기다란 막대만을 몸속에 넣어 집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개복 없이 4cm 이하의 크기로만 절개하면 충분하다. 절개 부위가 적어 환자의 회복은 빠르지만, 아무래도 평범한 개복 수술에 비해 까다롭기 때문에 외과의사의 섬세함이 필요한 수술 방법이다.
장 교수는 수술 과정에서 정확한 범위의 림프절을 절제하고 출혈부위를 최소화 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수술은 기대했던 대로 성공적이었다. 걱정했던 출혈도 없었고 회복도 빠르게 이뤄졌다. 항응고제도 다음 날부터 정상적으로 투약할 수 있었다.
위암 수술의 성패는 조기발견
대체 위암은 왜 생기는 것일까? 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암종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조기위암 통계자료를 보면 위암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5만1584명에서 2015년 7만1564명으로 5년 새 약 39%가 증가했다. 또 2015년 기준, 60대가 31%(2만2245명)로 가장 많았고 70대와 5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위암의 원인으로는 몇 가지가 지목되고 있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소금이다. 실제로 서구식 식생활을 하는 나라에 비해 한국과 일본의 위암 환자 비중은 높은 편이다. 찌개, 김치 같은 고염식이나 젓갈 등의 염장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때문이다. 직화나 훈제 같은 조리법도 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발표가 있다.
위암 발병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두 배 정도 많은데, 상대적으로 음주 과정에서 짜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장유진 교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젊은 여성은 비슷한 연령의 남성이나 갱년기가 지난 여성보다 위암 발병률이 낮은 대신, 암이 발생하면 치료가 어려운 ‘반지고리형 암’인 경우가 많다. 의학계에선 이 원인을 여성호르몬으로 지목하고 있다.
장 교수는 위암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발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위암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1기 정도에만 발견되면 우리가 완치라고 부르는 5년 생존율이 97%까지 올라가요. 국가에서도 국가암조기검진사업을 펼치고 있으니까요.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위내시경으로 위 상태를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암은 거의 대부분 수술로 치료한다. 위의 일부를 잘라내는 경우도 있고 위의 위치가 상부에 있거나 암의 진행 상태가 심각한 경우에는 완전히 잘라내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항암 치료제나 표적 치료제가 활용되기도 하지만 위암의 특성상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위 ‘약빨’이 잘 듣지 않는 것이 그 이유다.
위암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치료 수준도 높다. 환자가 많다 보니 의료 현장의 전문의들 경험이 많아 국내 의사들의 위암 수술과 치료 실력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힌다. 그래서 장 교수는 위암 판정을 받으면 반드시 수술 전문가, 특히 소화기외과의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치료 과정이 수술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외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85%나 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소화기내과와 종양내과 전문의들도 치료에 참여한다. 장교수는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차일피일 미루면 병만 키울 뿐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활동적 생활로 긍정적 마음 갖게 돼
흔히 위의 일부나 전체를 잘라내면 잘 먹지 못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 오씨의 경우처럼 3분의 2 정도 잘라낸 사람도 일반인과 비슷한 식사량을 보인다. 오씨 역시 그랬다.
“수술을 하고 나서 처음 한 달 정도는 죽 같은 것만 먹었죠. 하지만 이후부터는 예전처럼 식사를 했어요. 지금까지 평소와 다름없이 살고 있어요. 사실 어려운 수술도 했고, 위의 절반 이상을 잘라냈는데 그 전과 달라진 것을 잘 모르겠어요.”
병원에서도 위암 수술을 하고 난 뒤 환자들에게 잘 먹을 것을 권한다. 영양분 흡수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철분 결핍성 빈혈이나 비타민D 부족으로 인한 골다공증도 걱정해야 한다. 장 교수는 “수술 후 석 달 동안은 영양실조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야 해요. 그래서 무리한 저염식, 특히 소금을 아예 안 쓰는 금염식은 말리죠. 일단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수술한 환자는 가만히 있어도 살이 빠지는데 입맛까지 잃으면 문제가 많아집니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안정이 되면 금염이 아닌 저염식 식사를 권하죠”라고 말했다.
물론 오성표씨의 삶에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술을 줄였다. 그렇게 즐기던 술은 이제 아주 특별한 날에만 한두 잔 마신다. 그리고 새벽에 운동도 시작했다. 특히 다시 시작한 일은 그가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데 도움이 됐다. 그가 지금 하는 일은 차에 이런저런 생활용품을 싣고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등을 다니면서 장사를 하는 것. 옛날로 치면 보부상 같은 일이다. 워낙 활동적인 일이다 보니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특히 여러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일이 가장 즐겁다고 했다. 요즘은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 있다. 교수님은 술은 위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했지만 술에 의지했던 그 시절이 자꾸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특히 친구들을 만나면 늘 말해요. 아무리 속상해도 빈속에 강술은 먹지 말라고요. 안주 ‘좋은 놈’으로다가, 밥하고 같이 먹으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