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가장 가까운 철길이 강원도 강릉 정동진이라고 했다. 달맞이고개에서 동해남부선 열차를 봤을 때 이 철길은 바다와 두 번째로 가까울 거라로 생각했다. 빨간 무궁화열차가 바다에 닿을락 말락 실랑이하듯 달렸다. 그 낭만적인 풍경을 다시 보고 싶어 다음 열차를 한참 기다렸던 적이 있다. 이제 그 철길에 새 해변열차가 달린다.
동해남부선은 역사의 뒤안길로
옛 동해남부선의 역사가 파란만장하다. 부산~포항을 오갔던 동해남부선 열차는 1935년 일제가 개통했다. 자원을 수탈하고, 일본인이 해운대를 편하게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해방 후 무궁화호가 부산~울산~경주~포항을 오가며 오랫동안 서민의 발이 돼주었다. 2013년 동해남부선을 이설해 복선 전철화했다. 기존 철로를 복선화하려면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설된 동해남부선은 2016년부터 영덕까지 가는 동해선으로 편입됐다. 동해남부선은 그렇게 영영 사라졌다.
동해남부선 노선 중 해운대 미포~청사포~송정 구간은 바다와 가까워 아름다운 철길로 꼽혔던 곳이다. 이 구간을 재활용할 방안을 두고 관련 기관과 전문가들이 고심했다. 레일바이크, 산책로, 자전거길, 노면전차 등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최종적으로 해변열차, 스카이캡슐, 산책로, 쉼터가 어우러진 철길 공원 ‘블루라인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2015년 9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드디어 올해 10월 해변열차를 개통했다. 철로 옆에는 덱 보행로인 그린레일웨이를 놓았다. 미포~청사포 구간에는 공중 레일을 설치해 스카이캡슐을 운행한다. 11월 말 개통할 예정이다.
영화 ‘해운대’와 미포의 추억
약 6년 동안 열차가 다니지 않던 철길에 다시 열차가 다닌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미포로 향했다. 미포는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포구다. 미포의 ‘미’는 꼬리 ‘尾’ 자를 쓴다. 아름다울 ‘美’ 자를 써도 억지스럽지 않은 바닷가다. 미포에서 초승달처럼 해안선이 고운 해운대해수욕장과 동백섬, 광안대교, 오륙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미포가 유명해진 계기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해운대’(2009) 덕이 크다. 피서객 수백만 명이 모인 해운대해수욕장에 초대형 쓰나미가 시속 800km로 밀려와, 미포 횟집 거리와 미포 건널목 일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뛰어난 CG 기술로 참혹한 재해 현장을 실감나게 표현한 장면이 생생하다.
미포 건널목의 실제 풍경은 고요했다. 건널목이 있는 언덕길의 끝은 바다였고, 바다 한가운데 오륙도가 떠 있었다. ‘땡땡땡’ 다급한 종소리가 언덕에 울려 퍼지면 차와 오토바이들이 건널목 앞에 섰다. 차단봉이 내려오고, 잠시 뒤 무궁화열차가 쌩하니 지나갔다. 열차 너머로 미포 앞바다가 반짝였다.
바다와 해송과 사람을 만나는 해변열차
지금 미포 건널목은 흔적만 남았다. 옛 건널목에서 청사포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해변열차 출도착역인 미포정거장이 나온다. 이국적인 모양의 해변열차가 기다린다. 빨강, 노랑, 파랑, 초록색 넉 대의 열차가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해변열차의 객차는 2량이며, 좌석이 창을 향해 두 줄로 배열돼 있다. 객차 앞뒤에는 독립된 4인 좌석이 있다. 줄을 빨리 서면 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해변열차는 미포정거장을 출발해 달맞이터널, 청사포, 다릿돌전망대, 구덕포를 지나 송정정거장까지 약 5.4km 구간을 달린다. 시속 20km 내외로 천천히 달리므로 풍경을 여유롭게 즐긴다. 철로 옆 보행로를 걷는 사람들이 열차가 지나갈 때 손을 흔든다. 열차 탑승객도 손을 흔들어 화답한다. 열차 안에서 바다, 솔숲, 어촌마을 구경하는 것 못지않게 사람 구경도 흥미롭다. ‘도심 속 해변열차’ 콘셉트가 해변열차의 매력 포인트인 것 같다. 보행로와 철로 사이에는 펜스가 설치돼 있고, 건널목 구간에는 안전요원이 지키고 있어 안전하다.
열차가 달맞이터널을 지나자 안내방송이 나온다. “해운대 달맞이고개 해월정 앞바다는 동해와 남해의 경계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11시 방향으로 대마도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부산 앞바다는 동해일까, 남해일까 묻는 퀴즈에 이제는 정확하게 답할 수 있다.
등대가 아름다운 청사포와 다릿돌전망대
해변열차 자유이용권을 사면 맘에 드는 정거장마다 내려 관광하고 다시 탈 수 있다. 청사포정거장에 내려 청사포를 천천히 둘러본다. 청사포는 일출과 초저녁 달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포구 너머 빨간 등대, 하얀 등대가 연인처럼 서 있는 풍경도 그림 같다. 바닷가에는 오래된 조개구이집이 늘어서 있다. 이곳의 조개구이는 양념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가리비, 키조개 같은 큰 조개에 모차렐라와 양파를 듬뿍 넣은 고추장 양념을 얹어 굽는다.
청사포정거장에서 다릿돌전망대정거장까지는 가까워 걸어갈 만하다. 다릿돌전망대는 청사포 마을의 수호신이라는 푸른 용을 형상화해 유선형으로 만들었다. 높이가 20m, 길이는 72.5m에 달한다. 전망대를 상공에서 보면 용이 꿈틀대며 바다로 들어가는 것 같다. 전망대 끝자락에는 반달 모양의 강화유리를 설치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다릿돌이란 이름은 전망대 앞으로 펼쳐진 암초들이 징검다리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졌다.
다릿돌전망대를 지나면 기암괴석이 많기로 소문난 구덕포가 나온다. 철길가에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 카페, 숙박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도착점인 송정은 부산의 3대 해수욕장이라 불린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서핑 성지로 인기 있다. 추운 겨울에도 서퍼들을 볼 수 있다. 바닷가 주변이 해운대보다 한적해 송정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바다에서 보는 부산 야경
송정에서 다시 미포로 돌아오니 해 질 녘이다. 부산은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이므로 야경 유람선을 타보기로 했다. 6시 10분 배가 첫 야경 유람선이다. 겨울에는 오후 6시 전에 해가 지므로 야경 보기에 좋은 시간이다. 승객이 혼자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손님이 많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유람선이 출발하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진다. 해운대 바닷가에 늘어선 고층 빌딩과 호텔, 동백섬의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신도시 마린시티가 휘황찬란한 빛을 내뿜는다. 그 빛이 수면에 비쳐 황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야경에 방점을 찍은 것은 광안대교다. 해상에 건설된 국내 최대 규모의 2층 현수교로 높이 비상하는 갈매기를 형상화했다. 국내 기술진이 만든 다리여서 의미가 크다. 밤이 되면 10만 가지 이상의 색상을 표현하는 조명이 광안리 바다를 보랏빛으로 수놓는다.
뒤에 앉은 청년들이 “와 광안대교 야경 진짜 쩐다. 유람선 탄 건 신의 한 수다. 살아 있어 다행이다”라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런 멋진 야경은 처음 본다는 뜻이리라. 젊은 나이에 유람선에서 부산 야경을 봤으니 행운이라면 행운이다. 유람선이 광안대교 밑을 통과해 다시 미포로 돌아온다. 승선 시간 5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 이모(78) 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힘들다. 두 달이 넘도록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 코로나19 검사에 병원 진료까지 받았다. 그런데 감기가 아니라 천식이었던 것. 나이가 든 탓에 감기 회복 속도가 느려졌다고 여긴 게 화근이었다. 특히나 요즘 같은 겨울에는 증상이 심해져 대화를 하다가 어느 순간 숨이 찰 정도로 상태가 나빠져 외출도 쉽지 않다. 올겨울 이 씨의 가장 큰 바람은 추위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겨울철 동장군이 위세를 떨치는 날이면 천식으로 고생하는 시니어가 많다. 천식이란 폐 속 예민해진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거나 기침이 나오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보통 3~4월 봄철 환절기와 10~12월 겨울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특히 겨울에는 시니어 천식 환자가 크게 증가한다. 찬 공기와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노인들의 기관지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천식 환자 수는 월 평균 9만 명과 10만 명 사이를 오가다 1월(13만6886명)과 12월(12만7639명)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3주 이상 기침한다면 ‘천식’ 의심
천식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호흡곤란이 동반되며 ‘쌕쌕’ 하고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야간에나 운동 후 기침이 더욱 심해진다면 천식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만성화되기 전에 전문의를 찾아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기침이 시작된 이후 3주 이상 계속된다면 천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나 올해 겨울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만큼 시니어들은 기관지 건강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
한방에서는 천식을 목에서 소리가 나고 호흡이 급박한 증상이라는 의미로 ‘효천’(哮喘)이라 부른다. “천식은 원인이 천 가지라 천식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발 요인이 다양한데 한의학에서는 ‘담’(痰)을 주요 원인으로 본다. 담이란 몸 안의 체액이 정상적으로 순환되지 못하고 탁하고 걸쭉하게 변성된 것을 말한다. 따라서 한방의 천식 치료는 담을 제거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둔다.
담은 기도점막에 염증을 발생시켜 발작과도 같은 기침과 호흡곤란을 유발해 항염증 작용이 뛰어난 한약재 위주로 처방하는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 또한 침과 뜸을 이용해 기혈순환을 촉진하고 체내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음으로써 호흡기를 강화하는 치료도 진행된다.
무엇보다 천식은 재발이 잦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 폐에 영구적인 손상이 남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대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천식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평소 주의만 잘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다. 영국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도 천식을 앓았지만 세계적인 선수가 됐고, 수영선수 박태환이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우선 담배와 술은 끊는 것이 좋고 자극적인 냉동, 인스턴트 음식 섭취는 최대한 피한다. 또한 매트리스나 이불, 자동차 시트, 쿠션 등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은 항상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철엔 감기를 조심해야 하므로 온도는 22℃, 습도는 50%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영 효과적, 저녁 운동은 피해야
호흡기를 튼튼하게 만드는 운동도 필요하다. 수영을 비롯한 수중운동은 기도의 수분 상실이 가장 적기 때문에 천식 환자들에게 제일 적합한 운동이다. 천천히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도 시니어에겐 호흡기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 알맞다. 단, 공기가 차거나 건조할 때 운동하는 것은 되레 천식을 악화할 수 있으므로 새벽이나 늦은 저녁시간의 운동은 피하자.
추운 날씨라도 환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각종 오염물질이 섞인 바깥 공기에 비해 실내 공기가 더 깨끗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실내 공기가 더 나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날씨정보를 체크한 후 공기 질이 좋은 날에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옷장, 서랍 등을 함께 열어둬 천식 유발인자가 실내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한다. 또한 노년의 동반자인 애완동물을 기르는 시니어도 많은데, 동물의 털도 천식을 일으키는 유발요인 중 하나이므로 천식 환자는 애완동물을 집 안에서 키우지 말 것을 권한다.
시니어의 경우 치료와 평소 관리를 이어가다가도 천식 증상이 크게 줄어들면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완치를 속단해서는 안 된다. 오랫동안 증상이 없다가도 특정한 요인에 의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겨울을 건강히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도록 천식 재발과 악화를 막기 위한 관리에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
배우자와의 사별 후 극심한 슬픔에 잠겨 고인의 길을 따라간 이들의 사례를 종종 접한다. 그 밖에 가족이나 친구, 반려동물, 애착했던 인물(연예인이나 정치인 등)의 죽음 뒤 황망한 심정을 떨치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비극은 대개 상심증후군의 악화로 일어나곤 한다. 죽음이 아닌 물리적 단절이나 소외 등으로 같은 증상을 겪기도 하며, 특히 자녀 문제로 인한 상심 증상은 빈둥지증후군이라 일컫는다.
도움말 김동철 심리학 박사(김동철심리케어 원장)
심리학적으로 상심증후군은 애도(哀悼) 증상과 비슷해, 애도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랑했고, 많은 것을 함께했던 사람, 즉 배우자와의 사별은 가장 큰 상심을 안긴다. 일반적으로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애도기간을 보낸 후에도 극도의 슬픔이 지속되거나 눈물이 나고, 이전처럼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다면 상심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인과 생활하면서 몸에 밴 습관이 바뀌어야 상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보통 6개월 정도면 뇌가 새로운 습관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마다 함께했던 추억이 떠올라 슬픔에 잠기기도 해, 1년 정도 지나야 회복 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애도기간을 거친 뒤에도 상심이 가시지 않고, 무기력증, 우울증, 분노 등이 동반되거나 면역력 저하 등 신체적 질환까지 나타난다면 곧장 병원이나 심리센터를 찾는 것이 좋다. 상심증후군은 자살과 관계된 척도로 검사가 이뤄질 만큼 위험한 증상으로, 주변에서도 유심히 살피고 도움을 줘야 한다.
사별 아닌 부재도 상심증후군 불러와
# A(68·여) 씨의 남편은 몇 해 전 치매 진단을 받고 결국 요양원에 들어갔다. 요양원은 외진 곳에 있었고, A 씨는 거동이 불편해 남편을 쉽게 볼 수가 없다. 은퇴 후에 일상을 함께 나누던 남편과의 생이별로 그녀는 무기력해졌고 삶의 무의미함마저 느낀다.
A 씨처럼 꼭 사별이 아닌, 배우자의 부재로도 상심증후군을 앓을 수 있다. 특히 치매나 다른 중병으로 온전한 대화와 교감이 어려운 상태에서 홀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면 사별 못지않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상심을 겪게 된다. 심해지면 망상장애나 정신분열증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면역력 저하를 비롯한 섭식장애, 근육통, 탈모 등 신체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젊은 시절보다 중장년기에 사별(또는 부재)을 겪었을 때 상심증후군에 취약하다. 버팀목이었던 존재가 사라지면서 일상이 무의미하게 느껴져 자신의 삶마저 비관하게 되기 때문이다. 중장년기는 직장생활이나 양육 등의 의무가 줄어드는 시기로 미래 목표의 가치가 흐려져 더욱 무기력해질 수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누구에게나 사별은 예고된 이별과 다름없다. 상심증후군 예방법 중 하나는 언젠가는 맞이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미리 생각해보고, 그에 따른 준비를 해두는 것이다. 꼭 유서를 쓰거나 심각할 필요는 없다. 가령 “내가 죽으면 통장은 OO에 뒀으니 찾으면 돼”, “당신이 먼저 떠나면 난 고향에 내려갈까 해” 등 자연스럽게 죽음 이후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상심을 완화할 수 있다. 또, 이별의 아픔을 겪었더라도 작은 목표라도 세워 생활 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한 달짜리 체크리스트를 만들거나, 하고 싶은 일을 버킷리스트로 정리해보는 것도 좋다. 만약 이러한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
사회적 빈 둥지 함께 겪는 아버지들
# 은행 지점장 출신 B(66·남) 씨는 퇴직과 동시에 인맥이 줄줄이 끊기며 자연스레 약속과 모임도 줄어들었다. 거금을 들여 유학을 다녀온 아들은 진로 문제로 B 씨와 다투더니 독립하겠다며 집을 떠났다. 노후자금도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그는 한없이 우울하다.
자녀의 독립으로 상심과 외로움을 느끼는 증상은 빈둥지증후군이라 한다. 주로 갱년기 여성이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도 이러한 증상을 보일 때가 있다. 특히 퇴직 후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소외를 당하면서 ‘사회적 빈둥지증후군’을 호소하는데, 여기에 자녀 문제로 가정에서의 빈둥지증후군까지 겹치면 증상이 악화된다. 그렇다고 전업주부의 증세가 덜한 것은 아니다. 사회생활 대신 아이와 밀착해 육아에 몰입해온 엄마들은 자녀가 떠났을 때의 충격과 슬픔이 더욱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만약 갈등이나 배신, 반항심으로 자녀가 떠났다면 부모의 상심은 훨씬 크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이 있거나, 배우자가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상황을 겪는다면 증상 회복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빈둥지증후군 역시 예측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자녀 독립 후 계획’을 미리 세워두면 좋다. 또, 자녀가 물리적으로 멀어졌을 뿐 아주 자신을 떠났다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 늘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여기는 마음의 유대가 중요하다. 실천적 방법으로는 ‘봉사활동’이 있다. 자식에게 헌신했듯, 누군가를 돕는 일로 상심을 달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은 가급적 지속가능하면 더욱 좋다. 무엇보다 누구의 부모가 아닌 오롯이 자신의 인생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빈 둥지를 새로움으로 채운다면 상심은 눈 녹듯 사라질 수 있다.
‘집콕’ 생활로 근사한 옷 한 벌 차려입고 나갈 일 없는 한 해였지만, 이번 연말만큼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1년 동안 몸과 마음을 괴롭힌 ‘코로나 블루’는 벗어 던지고, 멋진 옷을 차려입은 뒤 모델처럼 카메라 앞에 서보는 거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패션계에서 알아주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의 개성 만점 코디를 살펴보자. 그녀들의 위풍당당한 포즈도 함께 참고한다면 브라보 독자들도 ‘인생 숏’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기본 아이템만으로 근사하게
린다 라이트(Linda Wright)
프랑스 파리의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 ‘크림슨 캐시미어’ 오너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과거 모델 활동을 했으며, 랄프 로렌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구글에 그녀의 이름을 입력하면 ‘패션 스타일’이란 키워드가 뒤에 따라 붙을 정도로 남다른 패션 감각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룩으로 차분하고 근사한 멋을 내고 싶을 땐 린다 라이트의 스타일링을 주목해보자.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파리지앵 스타일’의 정석을 따르는 그녀는 코트나 데님 진, 스웨터 등 기본 아이템만으로 근사한 멋을 뽐낸다. 특히 그녀의 패션은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오너답게 겨울에 더 빛을 발한다.
라이트는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배합하는 ‘톤앤톤’ 스타일링으로 자칫하면 심심해보일 수 있는 코디의 매력을 끌어올렸다. 갈색 카디건 위에 카멜색 코트를 걸쳤고, 카키색 니트에는 같은 색 모자와 유사한 톤의 체크 슬랙스를 착용했다. 때로는 캐시미어 숄이나 스카프를 둘러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더했는데, 이 역시 의상과 비슷한 색감으로 맞췄다. 캐시미어 하나만으로 실용성과 멋,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강렬한 레드로 시선 집중
린 슬레이터(Lyn Slater)
미국 뉴욕 포드햄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겸 패션 블로거. 키가 작거나 나이가 많아 코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코디 팁을 제안하는 블로그를 운영한다. 2014년 뉴욕 패션 위크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찍힌 코디 사진 한 장으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됐다.
린 슬레이터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수많은 코디가 올라와 있지만, 그중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하는 붉은색 계열의 옷차림이었다. 쨍하고 강렬한 레드 컬러 의상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강해 평소에는 자주 착용하기 힘들다. 하지만 연말 모임, 파티 등 특별한 날 포인트로 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색이다.
슬레이터는 이 어렵고도 매혹적인 색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그녀는 붉은 색상 아우터나 원피스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이와 어울리는 검정색 아이템을 매치했다. 가방과 신발을 검정색으로 통일하거나, 마젠타색 퍼 코트 안에 시크한 블랙 원피스를 입는 식이다. 톡톡 튀는 색과 차분한 색이 함께 어우러지니 개성 있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한 벌이 완성됐다.
2% 부족한 날엔 모자를
주디스 보이드(Judith Boyd)
정신의학과 간호사로 일하며 8명의 손주를 키우다 70대에 현역 모델로 데뷔했다. 32년간 함께한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패션 철학을 표현하고 기록하는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신경 써서 옷 한 벌 갖춰 입었는데 어딘가 2% 부족해 보이거나 유난히 착장이 밋밋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땐 잡화나 액세서리에 힘을 줘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모자는 작은 변화만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는 효자 아이템이다. 또 추운 겨울엔 보온 효과도 있고, 탈모가 있는 시니어는 간단하게 콤플렉스를 감출 수 있다.
해외에선 이미 알아주는 모자 마니아가 있는데, 바로 주디스 보이드다. 그녀 사진엔 모자가 빠지는 법이 없다. 특히 1930년대 신사의 상징이었던 ‘탑 해트’, 중세시대의 귀족을 떠오르게 하는 ‘피더 해트’ 등 빈티지 모자를 애용한다. 주로 옷의 색상과 패턴에 맞춰 통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스타일링하며, 볼드한 귀걸이로 시선을 분산한다. 시대를 거스르는 패션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개성을 뽐내고 싶은 날엔 그녀의 모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자신감을 입자
그레스 가넴(Grece Ghanem)
캐나다 몬트리올의 패션 인플루언서. 미생물학자로 일하다 현재는 개인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님에도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클럽 모나코와 세포라 등 뷰티·패션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아 협업을 진행했다.
나이에 걸맞은 옷이 있다는 것도 다 옛말이다. 귀를 살짝 덮는 단발머리가 매력 포인트인 그레스 가넴은 그야말로 ‘에이지리스’(Ageless)의 아이콘이다. 인스타그램 피드 속 나이를 뛰어넘는 과감한 패션과 그에 어울리는 당당한 포즈를 보고 있으면, 그녀의 나이가 몇 살인지 따지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가넴의 변신에는 한계가 없다. 슈트 한 벌 빼입고 다리를 쩍 벌리며 남성적인 포스를 풍기는가 하면, 가슴이 파인 아찔한 블랙 원피스에 호피 무늬 코트를 걸치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뽐내기도 한다. 강렬한 색감의 퍼 재킷도 거침없이 걸치고 현란한 패턴의 블라우스와 바지, 등이 훤히 드러난 스웨터 등 젊은 세대조차 쉽지 않은 아이템도 멋지게 소화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의 패션에서 얻을 수 있는 팁은 바로 당당하게 입는 ‘자신감’이다.
인간은 왜 다른 동물처럼 몸에 털이 많지 않을까요? 인류학자들은 땀 배출을 용이하게 하여 노폐물 배출과 체온 조절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진화 과정을 통해 인간의 피부가 다른 동물과 달리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이 된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따뜻한 외투를 두른 듯한 북금 곰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철이 다가와 외부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올겨울에도 우리 피부는 차갑고 건조한 외부 환경과 싸워야 합니다. 이런 겨울철에 조심해야 할 피부 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피부건조증
겨울철에는 습도가 낮아져 피부의 신진대사가 약화되고 지방 분비가 적어져 피부를 통한 수분 증발이 증가되어 피부건조증이 나타납니다. 초기에는 미세한 비늘을 동반한 홍반이 나타나다가 더 진행하면 피부가 갈라지기도 합니다. 또 나이가 들면 점차 피지선의 분비 기능이 떨어져 피부건조증과 가려움증에 더욱 시달리게 됩니다. 이럴 때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며, 겨울철 실내에서는 가벼운 옷차림,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실내공기 환기와 가습기 등을 이용해 적정 습도를 유지해주면 좋습니다.
우리는 흔히 피부 좋은 사람을 보면 아기 피부 같다고 표현합니다. 보송보송한 피부가 좋은 피부의 표본인 셈입니다. 아기 피부와 성인 피부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수분 유지 능력입니다. 피부 노화 방지는 이 수분을 어떻게 유지하는가가 생명입니다. 건조한 겨울철에 피부 보습이 특히 중요한 이유입니다.
# 안면홍조
일상생활에서 화가 나거나, 부끄러움을 느낄 경우 또는 흥분했을 때 우리는 감정 변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얼굴이 붉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정상적인 생리현상을 넘어 지속적으로 자주 얼굴이 붉어진다면 안면홍조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얼굴의 양 볼은 외부에 늘 노출되고 혈관 분포도 많아 홍조가 잘 나타나는 부위입니다. 특히 겨울철 외부의 찬 공기 때문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피부 고민 중 하나입니다. 추운 바깥 날씨에 피부가 자극을 받으면 자율신경계 반응이 일어나 혈관들이 수축돼 체온을 보호하다가 따뜻한 실내로 들어가면 모세혈관 확장으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안면홍조 증상을 완화하려면 적절한 실내외 온도차 조절이 필요합니다. 과도하게 실내 온도를 올리지 말아야 합니다. 또 혈관에 자극을 주는 짠 음식, 뜨거운 음식 등도 피해야 합니다. 가능한 한 피부에 직접적으로 자극을 주는 상황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제 바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외에 알코올도 안면홍조의 원인이 됩니다. 당뇨병이나 갑상선 장애 등 혈액순환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나 일부 약물에 의해서도 얼굴이 붉어질 수 있습니다. 여드름, 접촉피부염,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피부 질환과 안면홍조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반드시 피부과 진료를 통해 원인이 되는 피부 질환을 치료해야 합니다. 안면홍조증은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치료를 받고 원인 차단과 악화 요인 배제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 한랭두드러기
찬 공기, 찬물, 얼음 등에 피부가 노출된 후에 나타나는 두드러기로, 낮은 온도에 있다가 다시 체온이 올라갈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겨울철, 외부에 노출되는 부위에 자주 나타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드러기 종류 중 하나이며, 다른 두드러기와 마찬가지로 피부의 비만세포가 자극을 받아 히스타민 분비가 증가되고 이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면서 발생합니다. 차가운 자극을 받은 몸 일부에만 올라오기도 하고 전신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콩 정도 크기로 볼록 올라온 홍반이 특징이며 심한 가려움이 동반되지만 대부분 3~4시간 내에 흔적 없이 치유됩니다.
병력 청취로 별다른 검사 없이도 진단이 가능하지만, 유발검사(ice cube test)로 쉽고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장년층에서 한랭두드러기가 처음 발생한 경우에는 피부과를 방문해 류머티즘, 암 등 다른 동반 질환 여부를 체크하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은 항히스타민제 복용으로 진정이 되며, 심할 경우에는 계속 약 복용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예방은 원인이 되는 추운 환경을 피하는 것입니다.
겨울철 피부 보호는 보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 유지가 필요하며, 외부와 실내 온도 차이가 너무 나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실내 온도는 20~23℃, 실내 습도는 40~45%가 적절합니다. 샤워는 주 3회 10분 내외로 끝내고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샤워가 끝난 후에는 충분한 보습제를 발라 보습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피부장벽 유지를 위한 이러한 노력들이 겨울철 피부 질환 예방의 첫걸음이며 건강한 피부를 지키는 비결입니다.
천 개의 아침 (메리 올리버 저·마음산책)
국내에서 첫 출간되는 메리 올리버의 시집. 아름다운 자연 예찬,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일상에서 느끼는 기쁨과 감사 등 메리 올리버의 세계를 관통하는 36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저·문학동네)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6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 총 여덟 가지 이야기가 일인칭 주인공인 ‘나’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짐 로저스 저·리더스북)
세계 3대 투자자 짐 로저스가 경기 침체 시대 부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세계 경제 패권에 대한 날카로운 예측과 더불어 불황일수록 수익을 얻는 투자 원칙과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이제 은퇴해도 될까요? (데이브 휴즈 저·탐나는책)
은퇴 준비가 막연하게 느껴지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도서. 은퇴 후 겪는 정서적 변화부터 이에 대한 대처 방법, 결혼 생활 노하우까지 은퇴 후 생활 전반에 필요한 조언을 건넨다.
우리 땅 돌 이야기 (이승배 저·나무나무)
지질박물관 관장인 저자가 아름답고 가치 있는 우리나라의 돌을 지역 별로 소개한다. 할머니가 오래 전 이야기를 해주듯, 돌에 얽힌 옛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외유뇌강 1 (이지명 저·램프앤라이트)
치매 예방을 위한 두뇌 트레이닝 교재. 계산, 단어 추론, 크로스 퍼즐, 문장 완성 등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통해 좌뇌와 우뇌를 골고루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운수 좋은 날’은 운세 전문 사이트 '운세사랑'으로부터 띠별운세 자료를 제공받아 읽기 쉽고 보기 좋게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 쥐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길흉이 반복되는 운이니 집안에서 전과같이 지내면 무사하리라. 경거망동하여 일을 행할 시에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니 가급적이면 행하지 말고 은인자중함이 길한 괘이다
• 84년생 : 연인이냐 친구이냐를 모르니 갈등만 생긴다.
• 72년생 : 하든 일을 꾸준히 밀고 나가면 성사된다.
• 60년생 : 멀리 바라보고 일을 추진하면 오늘은 침체되어도 좋아진다.
• 48년생 : 잘되는 것 같아도 결실은 답답하리라.
◈ 소띠 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물이 썩고 있다면 방죽을 터트려도 물꼬를 틔워야한다. 움켜지고 있는다고 모두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은 것과 같으니 때가 되고 시가 되면 스스로 크게 될 우려가 있으니 큰 손실이 가지 않은 선에서 타협점을 찾으라.
•85년생 : 개혁을 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에 임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73년생 : 승진 합격 할 운이나 불리한 면도 있으니 좋은 상사를 만나도록 하라.
•61년생 : 과감하게 버릴 것은 버리고 새로운 정신을 불어넣을 것.
•49년생 : 가정이 태평하나 앞날을 위하여 다시 돌아 보라.
◈ 호랑이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하루 볕에도 음지와 양지가 서로 바뀌는 법이니 자만은 금물이다 비록 운기가 길하여 현실에 이익은 있을 것이나 훗날을 기약해 자만은 금물이다. 가벼이 일신을 움직이지 말것이니 복이 더욱 가중된다.
•86년생 : 친구와 약속을 잘 지키고 일단 결정한 일은 밀고 나가라.
•74년생 : 친구와 좋은 재수를 같이 나누니 재물도 명예도 좋다.
•62년생 : 경영하는 일은 잘 안 되고 도와주는 사람 없으니 마음만 공허하다.
•50년생 : 버려 둔 것이 우연히 재물이 되어 들어온다.
◈ 토끼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큰 방죽도 개미 구멍으로 무너지는 것이니 잘 살펴 처리해야 한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사사로운 일로 인해 큰 화를 부를지 모르니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넘기지 말고 잘 살핌이 길할 것이다.
•87년생 : 책 속에 구슬을 얻으니 지혜가 솟아나고 상 받을 일이 생긴다.
•75년생 : 도와주는 사람이 사방에 많으나 자신이 받을 복이 약하다.
•63년생 : 가슴 졸이든 사건이 합의되어 해결되나 방심은 금물이다.
•51년생 : 가슴에 근심은 있으나 자손의 경사로 이름이 빛난다.
◈ 용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때가 맞지 않아 운수가 막혔으니 분수 지키고 기다리면 곤란을면한다. 운기가 흉흉하니 경거망동은 금물이며 자중하는 가운데 때를 기다림이 길한 괘다. 먹구름은 다시 사라질 것이니 너무 자책하지 말라.
•76년생 : 가볍게 생각한 것이 구설을 불러일으키니 일에 세심한 주의를 하라.
•64년생 : 목마른 용이 물을 마시니 풀리는 운이 서서히 온다.
•52년생 : 목전에 사소한 이익을 탐하지 말고 후환을 조심하라.
•40년생 : 흉 신이 침노하니 처 자리에 액이 있으니 잘 돌보고 미리 막아라.
◈ 뱀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한 겨울에도 따뜻한 봄볕 같은 양지가 있어 추위를 녹여 준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어려움에 봉착하였어도 뜻하지 않은 도움이 나를 찾아 작은 해결을 볼것이니 너무 심려하지 말라.
•77년생 : 마음이 혼란하니 불편한 일들이 많아 짜증만 나는구나.
•65년생 : 파도가 밀려오듯 재수가 둥둥 떠도니 잘만 잡으면 내 것이다.
•53년생 : 옛 부하들을 불러 대접하면 막힌 일이 풀리고 새로운 일이 생긴다.
•41년생 : 천금을 희롱하는 운이나 자손 중에 근심이니 액을 풀어 주라.
◈ 말띠 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한가지 걱정은 다 가지고 사는 인생이니 상심을 버리고 일어서라. 돌부리에 넘어져도 재빨리 일어나는 모습이 필요한 시기이다. 오뚜기의 지혜를 배울 것이니 어찌 운기가 늘 나쁘다고 하겠는가. 희망을 가져라.
•78년생 : 갈등 느끼지 말고 사랑이든 돈 문제든 간에 밀고 나가면 성사된다.
•66년생 : 새로운 일로 마음도 안정되고 재수도 평평하다.
•54년생 : 수고를 아끼지 말라 내던진 만큼 들어오니 손해볼 것 없다.
•42년생 : 많은 것을 바라지 않으면 자식들이 좋은 소식을 준다.
◈ 양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웃음 뒤에 숨은 칼날을 조심해야 좋은 재수를 얻는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방해자가 발생하니 주의하여 잘 살핌이 길함을 유지 할 것이다. 도처에 나를 해하는 이로 가득하다.
•79년생 :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큰 계획을 세우라.
•67년생 : 변동 수, 움직일 때가 왔다. 나가서 구하면 힘은 들어도 얻어진다.
•55년생 : 누수현상이 일어나니 손 재를 조심하라.
•43년생 : 정신이 혼미해지는 운이니 결정은 뒤로 미루는 것이 좋다.
◈ 원숭이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상,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꽃을 찾는 나비가 길을 잃은 격이니 주위를 잘 살펴보라.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니 이는 길함 속에 망동에서 비롯될 것이다. 항상 자중하여 행하라.
•80년생 : 벼슬에 임하는 운이니 좋은 곳에 취직 연락이 온다.
•68년생 : 협동하면 열리는 운이니 이름을 사방에 떨친다.
•56년생 : 횡재수가 없으면 슬하에 경사가 있으리라.
•44년생 : 할 일은 많고 자본 문제로 어려움을 당할 때이다.
◈ 닭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상,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매화가 열매를 맺는 격이니 기다리든 일이 결과를 내놓는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좋은 일이 발생할 것이며 이익 또한 배가되어 나를 기쁘게 할 괘이다..
•81년생 : 의지할 곳이 없으니 모든 일은 내 손으로 해결하라.
•69년생 : 기분 상하든 그 일이 오히려 나를 구해내는구나.
•57년생 : 새로 시작하는 일은 역술 인에게 자문을 구하라.
•45년생 : 안 되는 일에 목을 매지 말고 털고 일어서면 좋은 일이 생긴다.
◈ 개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상,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격이니 노력만 잘 하면 운수는 길하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노력하는 가운데 일거양득의 기회를 잡을 것이다. 안일한 생각은 버리고 매진하라.
•82년생 : 재능은 인정받으나 이성 문제가 힘들게 된다.
•70년생 : 대들보가 무너져도 재수는 길하다.
•58년생 : 운이 열려지니 침체되던 일들이 하나씩 풀려간다.
•46년생 : 문서에 이익이 있으니 움직이면 좋은 운이다.
◈ 돼지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중, 건강운 : 상)
오늘의 일진은 맑은 밤에 달을 보니 천지가 명랑하다. 만사가 여의하니 태평성대를 이룸과도 같다 하겠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니 길함이 가득해 복이 깃든다.
•83년생 : 애태우든 일이 길이 보이니 마음이 가볍다.
•71년생 : 계획하든 일을 밀고 나가면 재수 길하니 잘 열린다.
•59년생 : 새 일로 마음이 분주하니 건강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47년생 : 계약 건은 성사되나 손재수를 조심해야 일이 풀린다.
●Exhibition
◇헬로, 스트레인저!
일정 12월 19일까지 장소 하자센터
‘낯설다’는 감각은 무엇인가? 익숙함이 자연스러운 자극을 마주했을 때 받는 감각이라면, 낯섦은 자연스럽지 않은 자극에 대한 불편한 느낌이다. 전시 ‘헬로 스트레인저’는 이런 낯선 감각에 집중해 우리 사회의 여러 고정 관념을 세 작가의 그림책으로 살펴보게 한다. 인간을 비커에 담아 실험하는 쥐 그림 등 어딘가 낯설고 기묘한 작품들을 통해 당연하게 여겨온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한다.
◇황금광시대 : 1920 기억극장
일정 12월 27일까지 장소 일민미술관
신문과 잡지를 통해 1920~30년대 경성의 모습을 돌아보고 이를 오늘날의 시선으로 재구성한다. 1920년대 문화주택의 뼈대를 표현한 ‘픽션 픽션 논픽션’, 100년 전 살롱을 재현한 ‘클럽 그로칼랭’, 가상현실(VR)과 신문 아카이브를 결합한 ‘구보, 경성, 방랑’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조선희의 장편소설 ‘세 여자’ 속 잡지 편집실을 재구성한 전시작도 만날 수 있다.
◇박래현 : 삼중통역자
일정 2021년 1월 3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20세기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박래현을 재조명한다. 회화, 판화, 태피스트리 세 가지 매체를 넘나들며 활약한 그녀의 예술 세계를 총 4부에 걸쳐 소개한다. 1부에서는 현대 한국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2부는 화가 김기창의 아내이자 네 자녀의 어머니였던 작가가 생활과 예술 사이에서 고뇌했던 모습을 살펴본다. 3부는 세계 여행을 하고 이국 문화를 체험한 뒤 그린 추상화를, 4부에서는 판화와 태피스트리 기술을 익히고 동양화의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 작가의 마지막 도전을 조명한다. 총 138점의 작품과 아카이브 71점이 출품됐다.
●Book
◇오늘의 기분과 매일의 클래식 (조현영 저·현암사)
클래식은 듣고 싶지만 언제 어떤 곡을 들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가이드북. 운전할 때, 외로울 때, 낮술을 즐길 때 등 다양한 상황, 기분에 따라 어울리는 클래식을 적재적소의 맞춤형으로 추천해준다.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이지혜 저·파람북)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클래식을 들어야 할까? 클래식 해설가 이지혜가 계절에 맞게 들을 수 있는 클래식 33곡을 소개한다. 곡에 대한 인문학적 해설도 포함돼 있어 보다 깊이 있는 교양을 쌓을 수 있다.
◇임동혁의 모망 뮈지코 (임동혁 저·서울음악출판사)
세계 3대 콩쿠르를 석권한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엄선한 피아노 악보집. 총 17곡이 실려 있으며, 곡마다 임동혁이 직접 감수한 연주 포인트가 적혀 있다. 부록으로 A2 사이즈 브로마이드도 제공한다.
●Movie
◇인생은 아름다워
개봉 12월 예정 장르 뮤지컬 감독 최국희 출연 류승룡, 염정아, 박세완, 옹성우
자신의 마지막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아내 ‘세연’과 그녀의 황당한 요구에 마지못해 과거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영화다. ‘극한직업’, ‘명량’,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네 편의 천만 영화에 출연한 류승룡과 JTBC 드라마 ‘SKY캐슬’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은 염정아가 첫 부부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배우들이 직접 노래 부르고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중현의 ‘미인’, 이문세의 ‘조조할인’,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토이의 ‘뜨거운 안녕’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흥겨운 노래 속에 담긴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과 따뜻한 가족애가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서복
개봉 12월 예정 장르 드라마 감독 이용주 출연 공유, 박보검, 조우진 등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겨야 하는 임무를 맡은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과 동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죽음을 앞둔 기헌과 영원 속에 갇힌 복제인간 서복의 아이러니한 만남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믿고 보는 두 배우 공유와 박보검의 감성 가득한 브로맨스가 기대를 모은다. 특히 박보검은 영화 ‘차이나타운’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한층 성숙해진 연기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용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제
개봉 12월 10일 장르 멜로 감독 김종관 출연 한지민, 남주혁
일본의 원작 소설과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고 집 안에만 갇혀 살던 ‘조제’와 평범한 청년 ‘영석’의 아름답고도 쓸쓸한 사랑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설레면서도 두려운 조제와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민 영석의 따스한 사랑이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애틋한 연기로 호평받은 한지민과 남주혁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Stage
◇노트르담 드 파리
일정 2021년 1월 17일까지 장소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연출 질 마으 출연 안젤로 델 베키오, 하바 타와지, 다니엘 라부아 등
추한 외모를 지닌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와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세속적 욕망에 휩싸여 갈등하는 사제 ‘프롤로 주교’의 이야기를 담은 불후의 걸작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프랑스 오리지널 내한 공연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15세기 파리의 혼란한 사회상과 부당한 형벌제도, 이방인들의 소외된 삶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1998년 초연 후 오늘날까지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며, 초연 당시 프롤로 역을 맡은 오리지널 캐스트 다니엘 라부아를 국내 최초로 만나볼 수 있다. 거대한 세트장과 100kg이 넘는 대형 종 등 30t에 달하는 무대 장치가 압도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오리지널 배우들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프랑스 원어로 선보이는 감미로운 넘버가 잊지 못할 무대를 선사한다.
◇듀엣
일정 2021년 1월 31일까지 장소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
연출 이재은 출연 박건형, 문진아, 정철호 등
미국 대표 극작가 닐 사이먼의 작품으로, 추운 겨울을 포근하게 해주는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성공한 작곡가 ‘버논 거쉬’와 신인 작사가 ‘소냐 왈스크’의 톡톡 튀는 사랑 이야기를 담는다. 2인극이지만 어색한 첫 만남부터 오해와 갈등, 사랑에 빠지는 순간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두 남녀의 변덕스러운 심리를 짜임새 있게 그려내 단 두 명의 배우만으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작은 아씨들
일정 12월 20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출 오경택 출연 이연경, 이혜란, 서유진, 전예지 등
남북 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 성격이 각기 다른 네 자매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우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전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가족 간 온정을 아끼지 않는 마치 가(家) 여성들의 따뜻한 마음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는 관객들에게 시공간을 초월한 감동과 위로를 전한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고전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습도가 제법 높았던 날이었다. 다녀온 지 시간이 좀 지났어도 머체왓 숲길은 아직도 가슴 깊이 스며들어 있다. 지금도 그 숲이 그대로 느껴지는 건 단지 안개비 뿌리던 날의 감성이 보태져서는 아니다.
햇살 쏟아지는 한낮이거나 숲이 일렁이며 바람소리 윙윙거리는 날이었다 해도 신비롭던 풍광의 그 숲은 여전히 내게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숲은 저만치서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다. 수수한 풍치에 끌리듯 다가갔다. 거길 걷는 이들의 오롯한 순례는 머체왓이기에 가능했다. 빼곡했던 숲의 적막함 속으로 걸어 들어간 발걸음 소리마저 자연 속에서 일부가 되었다. 머체왓 숲은 그런 곳이었다. 오감이 열리던 그날의 시크릿한 숲의 언어를 기억한다.
머체왓 숲은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있다. 머체왓이란 낱말은 제주도민에게도 익숙지 않다. '머체'는 '돌이 엉기성기 쌓이고 잡목이 우거진 곳', '왓'은 '밭'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이다. 이를테면 돌과 나무가 우거진 척박한 숲길이라는 뜻이다. 오르내림 경사의 난이도도 거의 없는 쉬운 길인데도 말 그대로 군데군데 이끼 낀 돌무더기가 있고 쭉 평탄하지는 않다. 제주엔 무수한 오름과 둘레길이 있지만 이처럼 손이 덜 탄 머체왓 숲길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가롭게 걸을 수 있다.
입구 안내판의 머체왓 숲 프로그램과 숲길 안내도를 들여다본다. 희망자는 체험 프로그램이나 숲길 탐방코스별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숲길은 두 개의 코스가 있다.
1코스는 머체왓 숲길(느쟁이왓 다리- 방애 혹- 제밤낭 기원 쉼터- 조록낭길- 전망대- 옛집터- 서중천 전망대(다리)- 숲터널- 올리튼물- 연제비도를 돌아 6.7㎞, 약 2시간 30분),
2코스는 머체왓 소롱콧길(방사탑 쉼터- 움막 쉼터- 편백낭 쉼터- 소롱콧 옛길- 중잣성- 편백낭 치유의 숲- 오글레기도- 서중천 습지- 숲터널- 전망대(다리)부터는 1코스와 중복되는 6.3㎞, 약 2시간 20분).
그 외 남쪽으로 3㎞의 서중천 탐방로가 있다. 진입하다 보면 저류지 공사를 하는 곳이 있어 코스를 조정할 수도 있다. 그런데 머체왓 숲길은 지난번 태풍 복구 작업으로 탐방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걸어놓았다.
머체왓 소롱콧 숲길에 들기 전, 눈앞에 새하얀 메밀밭이 펼쳐졌다. 마치 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문장처럼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한 그 광경이었다.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은 아니었지만 초입의 드넓은 목장지대 초원을 뒤덮고 자잘하게 피어난 메밀꽃이 비에 젖어 촉촉했다. 고립무원처럼 적막하던 숲에 젊은 남녀 한 팀이 들어서니 비로소 자연과 사람의 어우러짐이 조화롭다.
소롱콧길은 일대의 지형지세가 작은 용(龍)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코’의 의미는 ‘코지’, ‘곶’의 의미로 해석된다고 한다. 서중천 주변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 둘레로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서 피톤치드의 숲 내음이 늘 고여 있는 듯하다. 빼곡한 숲 틈으로 가끔씩 하늘이 열리고 조금씩 걸어 들어갈수록 청정 숲은 마치 제주의 속살로 파고드는 듯 신비로웠다.
그 길을 걷다 보면 초원을 지나 온통 숲인데도 돌담이 가끔 보였다. 밭을 둘러친 돌담을 밭담, 무덤 둘레의 돌담을 산담이라 하는데 경계를 짓기 위함이라고 한다. 집과 집을 구획하는 울담, 전통 초가의 외벽에 쌓은 축담 등 역할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지닌 돌담들은 경계의 의미를 넘어 있는 그대로를 삶 속에 끌어들인 제주 사람들의 혼이 담긴 것이라 할 수 있다.
밭 한가운데 돌담이 둘러친 묘지가 독특했다. 자손들이 밭을 매다가 "할무니이~" 하고 불러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잠깐 쉬면서 할머니에게 가슴속에 담아둔 고자질도 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돌무덤이 어쩐지 정겨워 보였다.
조금씩 비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숲길은 고요했다. 이끼와 고사리가 자라는 길을 걷다가 오래된 고목 아래 펼쳐진 젖은 평상에 앉아봤다. 이따금씩 이렇게 쉼터가 나타나고 숲놀이를 할 수 있도록 배려된 공간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나무에서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고 길 옆 아래에선 저속으로 흐르는 서중천의 물소리가 들려왔다. 숲의 운치와 편백나무 향의 상쾌함으로 머리가 맑아지는 게 느껴진다.
가만히 앉아 바라보는 숲과 초원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된다. 어디서든 바다를 볼 수 있는 제주에서 이렇게 작은 냇물을 끼고 걷는 소소한 맛이라니, 그저 좋다. tvN 예능 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에 머체왓 숲이 나왔을 때 배우 공효진이 "여기 가만히 있으니까 정신이 사납지 않고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니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미지의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신비로운 숲, 인적 없이 적막해도 생동감이 넘친다. 곳곳에서 꿈틀거리는 생명력도 느껴진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건강한 기운이다. 마음껏 숨을 쉬어도 안전한 곳. 자연이 주는 자비로움에 둘러싸여 복 받은 느낌이다. 요즘 너무 흔해져버린 힐링이란 말을 이곳에서는 쓰고 싶지 않다. 머체왓이나 소롱콧처럼 제주만의 토속적인 말이 따로 없을까. 초원, 꽃, 나무, 하늘, 구름, 빗방울, 돌, 물, 바람까지 제주 근원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숲이다.
이토록 순수한 머쳇골에도 제주의 역사가 서려 있음을 상기할 일이다. 진입로에 들어서자 시비가 눈에 띈다. 비석에 '시비를 세우는 뜻'이라는 글이 있다. "한남리 머쳇골은 제주 역사 속에 '잃어버린 마을이다'. 초등학교 시절까지 머쳇골에 살았다는 문태수(78세) 씨는 ‘4.3 이전까지는 조상 대대로 대여섯 가구가 목축업을 하며 살아왔다’라고 회고했다. 오승철 시조시인은 머쳇골 집터의 무늬, 4.3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을 증언하는 '터무니 있다'라는 시로 2014년 오늘의 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에 한남리 주민들과 서귀포문인협회에서는 '잃어버린 마을'의 기억을 복원하고 제주 역사의 한 페이지로 복원하기 위해 이 비를 세운다. 이것은 뜻있는 다양한 작가들의 재능기부로 제작되었다“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오승철 시조시인의 시 '터무니 있다'도 새겨져 있다.
홀연히/ 일생일획/ 긋고 간 별똥별처럼/ 한라산 머체골에/ 그런 올레 있었네/ 예순 해 비바람에도 삭지 않은 터무니 있네// 그해 겨울 하늘은/ 눈발이 아니었네/ 숨바꼭질하는 사이/ 비잉 빙 잠자리비행기/ 중산간 마을 삐라처럼 피는 찔레// 이제라도 자수하면 이승으로 다시 올까/ 할아버지 할머니 꽁꽁 숨은 무덤 몇 채/ 화덕에 또 둘러앉아/ 봄 꿩으로 우는 저녁
아름다운 제주가 아픔의 땅이기도 한 것을 숲길을 잠깐만 걸어도 알 수 있다. 원시의 자연을 내어주며 쉬다 가라고 숲은 말하지만 그 안에는 뼈아픈 통증도 새겨져 있다. 발걸음을 늦추고 놀멍, 쉬멍, 걸으멍 정글 탐험하듯 미로와 같은 길을 걸으며 그들을 기억한다. 머체왓의 생생한 자연 속에 풍덩 빠져서 치유의 시간을 만나며 삶의 에너지를 얻고 가벼워지는 곳, 기어이 다시 올 수 있도록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의 한 구절처럼 또 다른 길을 남겨두었다.
*머체왓 숲길 방문객지원센터: 서귀포시 남원읍 서성로 755
주변에 가볼 만한 곳과 맛집
△머체왓 식당
머체왓 식당은 머체왓 숲길 지원센터와 같은 건물에 있다. 주변엔 식당이 없고 오직 여기뿐이다. 그렇다고 밥상이 허술하지 않다. 오리백숙이나 옥돔구이 정식처럼 한상 차림도 있지만 단품 메뉴도 있다. 반찬이 깔끔하고 정갈하다. 맛도 괜찮다. 줄 서서 먹는 맛집보다 이렇게 그 자리에서 길 가던 사람에게 먹을 만한 밥 한 끼 내어주는 집이 정겹다. 머체왓 식당이 그런 곳이다(머체왓 숲에 들면 음주가무, 흡연, 음식물 반입, 취사 행위가 금지된다). -서귀포시 남원읍 서성로 755
△보룡제과
성산읍으로 나오면 시내에 유명한 빵집이 마주 보고 있다. 그중 보룡제과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오랜 역사를 보여주듯 클래식한 빵집의 분위기가 친근하다. 시그니처 마늘바게트를 비롯해 가격도 합리적이고 서비스도 후하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2747-28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글라스 하우스’
머체왓에서 성산으로 나왔다면 섭지코지에 한번 들러보는 건 어떨지. 성산일출봉 옆 섭지코지는 제주엘 가면 누구나 가보는 곳 중 하나다. 게다가 영화나 드라마 촬영 단골 장소이기도 하다. 그곳에 멋진 건축물이 제주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바로 글라스 하우스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이 제주에 제법 많은데 그중 글라스 하우스는 제주의 자연과 풍광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제주의 햇살과 바다와 바람을 은유적으로 시각화했다는 건물 앞에서 인생 샷을 찍거나 실내의 전망 좋은 카페에 들러봐도 좋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46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시비(詩碑) 거리
성산포를 사랑한 이생진 시인의 시비공원이 성산포 해안에 조성되어 있다. 성산 일출봉이 건너편으로 보이고 제주의 바닷바람과 햇살이 시비 위로 뿌려지는 곳. 오가는 이 별로 없는 그 바닷가에 지나듯 들러 시인의 시를 천천히 읽어본다면 여행의 기억이 더 풍성해진다.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305-1
예로부터 ‘아름다운 산천은 영남 제일’이라던 진주. 의기 논개의 충절이 전해져오는 역사 도시 진주로, 해마다 늦가을이면 한 해 꽃 농사를 마감하려는 ‘꽃쟁이’들이 전국에서 몰려옵니다. 남덕유산에서 발원해 진양호로 흘러들었다가 진주시를 서에서 동으로 감싸 도는 남강(南江)변 바위 절벽에 곧추선 야생화를 보기 위해서지요. 이름하여 진주바위솔이 숱한 야생화 동호인들이 ‘천 리 길’을 마다치 않고 찾아와 만나고자 애태우는 주인공입니다.
국내에 자생하는 10여 종의 바위솔속 식물의 하나로, 솔잎을 닮은 뾰족한 잎이 원을 그리며 촘촘히 나고 그 가운데 촛대에 꽂힌 초 모양의 꽃차례가 불룩 솟는 등 외형은 다른 바위솔류들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뚜렷한 차이로 각별한 주목을 받습니다. 우선 개화 시기입니다. ‘진주라 천 리 길’이란 대중가요가 말하듯, 서울에서 천 리나 남쪽으로 내려왔기 때문인지 꽃 피는 시기가 한 달가량 늦습니다. 경기·강원 등지의 바위솔이나 좀바위솔, 포천바위솔, 정선바위솔 등의 꽃차례가 이미 말라비틀어진 10월 하순 막 피기 시작해 11월 중순에나 만개하니, 11월 이후 이렇다 할 야생화가 없어 아쉬워하는 꽃쟁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게 당연하겠지요.
예쁘고 독특한 형태의 잎 또한 상아색 꽃 못지않은 진주바위솔의 매력입니다. 바위에 납작 붙은 잎은 꽃차례가 쑥 솟은 뒤에도 그대로 남아 있는데, 둥글게 층층이 돌려난 모양이 켜켜이 쌓은 제사 음식처럼 정갈하고 단정합니다. 잎 하나하나는 길이 1~3.5cm, 너비 0.5~1.5cm의 주걱 모양인데, 가운데 끝이 뾰족하게 튀어나왔습니다. 색은 기본적으로 녹색이지만, 가장자리와 뾰족한 끝부분은 짙은 자주색입니다.
가지를 치지 않아 하나의 개체에 하나의 꽃차례가 달립니다. 각종 도감은 그 길이가 5㎝ 정도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10㎝ 이상의 것이 상당수 눈에 띕니다. 하나의 꽃차례에 100여 개의 자잘한 꽃이 다닥다닥 달리는데, 1㎝ 미만인 개개의 꽃마다 5장의 꽃잎과 5개의 암술, 그리고 자주색 꽃밥이 달리는 10개의 수술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라 뭐라 해도 진주바위솔의 최대 매력은 바로 자생지의 풍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진주 남강을 굽어보는 바위 절벽에 붙어서 사는 오뚝이 같은 모습에서 작지만 당당한 진주바위솔을 엿본다고 할까요. 다만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른 강물을 마주하고 있는 바로 그 서식 환경 때문에, 진주바위솔을 찾아가도 선뜻 만나지 못해 애태우는 상황이 벌어지곤 합니다. 바위라고는 하지만 조금만 힘을 가하면 부스러지는 석회암인 데다 그 아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여서, 아차 하는 순간 바위 벼랑에서 물속으로 직행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Where is it?
“분포: 한국(경남 진주, 지리산)”.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나오는 짤막한 설명이다. 정선바위솔의 정선이나 포천바위솔의 포천 등과 마찬가지로 국명에 진주라는 지명이 들었으니 진주가 주요 자생지다. 남강을 막아서 만든 진양호(晉陽湖) 일대 바위 절벽 곳곳에 자라는데,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곳은 진양호공원 내 호숫가다. 명승지인 촉석루 아래 남강변 절벽에서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