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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효도관광 어디가 좋을까?
- 패키지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효도 관광으로 온 사람들이 종종 있다. 자녀들이 부모들의 회갑이나 칠순, 결혼기념일 선물로 여행사 프로그램에 돈을 내는 것이다. 그중 중국 상품이 한 사람당 100만 원 내외로 저렴해 인기 있다. 비행기 탑승시간도 유럽이나 미국, 호주 등은 12시간 내외지만, 중국은 두세 시간이면 된다. 음식도 무난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노인들은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효도관광이 자칫 극기 훈련이 될 수 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여행의 즐거움보다 고생이 될 수도 있다. 비가 와서 길이 미끄러우면 낙상 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 이는 뼈가 약한 노인들에겐 큰 위험이다.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중국 여행상품으로 백두산 관광과 장자제(張家界) 여행이 있다. 실제로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백두산은 고산이니 노인들에게는 힘든 코스라며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백두산 서쪽으로 올라가는 코스는 1442개 계단으로 다소 힘겨울 수 있으나 계단의 경사도가 낮아 비교적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정 힘들면 가마꾼에게 신세를 지는 방법도 있다. 북쪽 코스는 거의 천지 부근까지 봉고차가 올라간다. 그래서 힘들 것이 없다. 다만 공항에서 백두산까지 가는 길이 멀어 버스를 오래 타는 것이 고역이다. 어느 비행장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련, 심양, 장춘비행장에서 가는 코스는 버스를 5시간 이상 타야 한다. 가장 먼 대련공항에서는 8시간가량 버스로 가야 한다. 그나마 연길이 3.5시간으로 가장 짧다. 그러므로 백두산 관광은 버스 타는 시간이 긴 것을 빼면 겁먹지 않아도 된다. 장자제도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 중의 하나이다. 가이드 말로는 한 해에 한국인 30만 명이 다녀간다고 한다. 케이블카,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시설이 잘되어 있어 별로 걸을 일이 없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시내 한복판부터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면 올라가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정상에서부터 걸어서 내려오는 코스가 만만치 않다. 워낙 고산이라 계단이 많기 때문이다. 옵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협곡부터 원가계(袁家界), 십리화랑(十里畵廊)을 가는 날은 자그마치 3만 보를 걷는다. 국내에서 평지를 걷기에도 어지간한 체력으로는 힘든 상당한 운동량이다. 비 오고 너무 덥거나 추우면 더 고역이다. 중간에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모노레일도 타지만, 걷는 코스도 많다. 체력이 약한 노인들은 다음 코스는 생략하자거나 쉬고 싶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광지들은 다른 관광객들도 많이 몰려 부득이 새벽 6시부터 강행군을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전에 아침 식사를 끝내야 하므로 바쁘다. 무거운 짐을 끌고 거의 날마다 숙소를 이동하는 일도 쉽지 않다. 저가 여행 상품들은 비행기 출발 시간이나 도착 시간도 새벽 시간이거나 아주 늦은 시간인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활동 시간이 아니므로 바이오리듬이 깨진다. 진정한 효도 관광이 되려면 자녀들이 동반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힘든 일을 도와주고 체력이 모자라 단체로 행동하기 어려우면 따로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에게 해외 관광은 어쨌든 만만치 않다. 여행도 다리 튼튼할 때 다녀야 한다는 말이 맞는다.
- 2018-07-2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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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행’ 떠나는 시니어, 건강에서 교육까지 네 마리 토끼 잡는다
-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해외여행을 떠난다. 그만큼 여행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일상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요즘 TV를 틀면 나오는 여행 프로그램이 부쩍 늘어난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단체여행에서 배낭여행, 저가여행, 테마여행까지 내용도 다양해졌다. 시니어의 은퇴 후 버킷리스트에도 여행은 항상 우선순위다. 최근에는 액티브 시니어를 중심으로 배낭여행이나 장기여행이 붐을 이루고 있다.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시니어의 최근 여행 트렌드를 볼 수 있다. 70대 배우들이 함께 떠난 ‘꽃보다 할배’는 배낭여행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또 ‘윤식당’은 해외에서 살아보는 여행을 꿈꾸게 했다. 이처럼 단순 관광을 넘어 배우고 체험하는 여행에 관심이 높아졌다. 교육과 여행의 꿈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교육 여행’ 시니어 맞춤형 여행의 대표적인 트렌드는 ‘교육 여행’이다. 시니어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교육여행 프로그램으로는 ‘로드 스칼라(Road Scholar)’가 대표적이다. 로드 스칼라는 ‘길 위의 학자’라는 뜻으로 1975년 설립된 미국의 비영리 단체다. 150개국에서 5500개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매해 10만 명 이상이 참가한다. 이 단체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평생교육과 여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탐험하고 모험하며 세상이 하나의 큰 교실이 되는 셈이다. 프로그램은 관심사나 지역 등을 기준으로 선택하면 된다. 관심사 종류는 트레킹부터 사진, 오페라, 조류 관찰, 국립공원 탐방 등 무궁무진하다. 뒤늦게 외국어를 배우려는 시니어도 많다. 노후의 여가시간이 어학을 배우는 데 최적의 조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장기간 살면서 어학연수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서 약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머물면서 언어와 문화를 배우게 해준다. 예를 들면 스페인 세비야에서 스페인어를 배우며 건축, 요리 등을 체험하는 식이다. 머무는 동안 도움이 필요하면 로드 스칼라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손주와 함께 떠나는 세대 간 여행도 인기다. 자연이나 도시 관광뿐만 아니라 손주와 서핑을 배우거나 영화제작도 경험하는 이색 프로그램들이 있다. 주목할 것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별로 활동단계(activity level)와 야외활동단계(outdoor level)가 세분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건강 상태와 여행 취향에 따라서 단계를 선택하면 된다. 프로그램별로 일정, 비용, 건강, 취향의 단계가 있어 개인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혼자 떠나도 외롭지 않은 ‘혼행’ 상품 두 번째 트렌드는 ‘혼행(혼자 여행)’이다. 혼행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오로지 나 자신에 집중해서 언제든 원하는 대로 여행을 할 수 있다. 또 평소 가족과 여행 다닐 때와 달리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여행사인 ‘클럽 투어리즘(Club Tourism)’은 나홀로 여행객들을 위해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맞춤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은 주로 50~70대. 대략 남성이 30%, 여성이 70% 비중을 차지한다. 친구, 가족과 함께 여행하려는 사람의 신청은 받지 않는다. 고객 간에 버스 좌석이나 방을 정하는 일도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 참가자가 모두 혼자 오기 때문에 다른 사람 눈치를 볼 일도 없고 외롭지 않다. 하루 여행부터 해외여행까지 가능하며 60대, 70대 등 연령대별 상품도 있다. 또 여성 한정 여행도 가능하다. 온천, 꽃놀이, 미술관 투어, 크루즈 여행까지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특히 혼자 떠나는 호화 상품의 경우 1인이 2석을 이용하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호텔에서는 1인 1실로 숙박한다. 나홀로 여행객들을 위한 상품은 소규모로 참석 인원을 제한하며,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안내원이 동행하기 때문에 위험할 일도 없다. 세 번째 트렌드는 ‘케어(care) 여행’이다. 시니어는 나이가 들면서 무릎이 안 좋아져 오래 걷기도 힘들고, 건강 문제로 여행을 가고 싶어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들과 걷는 속도를 맞춰야 하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신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여행이 인기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활성화가 안 됐지만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의 클럽 투어리즘은 ‘지팡이와 휠체어로 즐기는 여행’을 주제로 고령자들도 여행을 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유니버셜디자인센터’를 만들어 여행할 때 느끼는 불편한 점도 연구한다. 또한 70세 이상을 위한 ‘편안한 여행’ 상품들은 하루 평균 적게는 한 곳, 많게는 세 곳 정도 투어를 해 일정이 비교적 여유롭다. 숙소에 일찍 도착하고, 아침에도 느지막하게 출발해 여유롭다. 이동 중에도 한 시간 반마다 휴식을 취한다. 장시간 걷지 않으며 버스 참가 인원도 제한한다. 첨단기술로 각광받는 ‘스마트 여행’ 마지막 트렌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smart) 여행’이다. 첨단기술의 발전은 여행과도 밀접하다. 과거에는 책이나 지도 한 장에 의지해 여행을 갔다. 하지만 최근엔 스마트폰의 지도를 활용해 관광지를 찾아다닌다. 앱을 이용한 외국어 번역도 필수다. 일명 ‘스마트 관광’이라 부르는 스마트 여행은 ICT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구축한 뒤 실시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영국 런던박물관이 2010년 만든 ‘스트리트 뮤지엄(Street Museum)’ 앱은 증강현실을 이용해 과거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증강현실은 현실의 배경에 가상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기술이다. 만약 내가 런던의 특정 장소에서 이 앱의 3D 뷰를 선택하면, 현재 위치의 과거 이미지를 볼 수 있다. 또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은 증강현실 기술로 도자기나 조각의 숨겨진 뒷면까지 3D 입체영상으로 보여준다. 고령화로 액티브 시니어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여행 업계는 시니어에 주목하고 있다. 길어진 노년기에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여행이 삶에 가져다주는 활력은 노후를 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앞으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여행이 더 많아진다면 여행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이나영 시니어 전문 칼럼니스트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차의과학대학교에서 고령친화산업학을 전공했다. 한화그룹과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현재 경향신문에서 고령사회 담당 객원기자로 활동 중이며,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를 연재하고 있다.
- 2018-04-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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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두면 쓸모 있는 걷기 꿀 Tip②
- 걷기가 일상의 행위를 넘어 여행이 되려면 나름의 계획성과 준비가 필요하다. 유유자적 도보 여행가를 꿈꾸며 위대한 첫걸음을 내딛기 전 알아두면 쏠쏠한 걷기 정보를 담아봤다. ◇걷기에 대한 소소한 질문들 도움말 범재원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빠르게 걷기vs느리게 걷기, 시니어에게 알맞은 걷기는 무엇인가요? 평상시의 속도 또는 그보다 약간 빠르게 걸을 때 운동 효과가 있습니다. 빠르게 걷다가 무릎이나 종아리, 발바닥이 아프면 걷는 속도와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맨발로 걷기, 몸에 좋은 걸까요? 맨발로 걷는 것이 신발을 신고 걷는 것에 비해 뚜렷한 장점은 없습니다. 오히려 당뇨병 환자는 발바닥 압력이 높아지거나 발에 상처가 나는 상황에 주의해야 합니다. 공복에 걷기 운동 괜찮을까요?지치지 않고 식은땀이 많이 나기 전까지 걷는 것은 대체로 무방하지만, 공복에 걷기 운동을 한 후에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 끼면 오래 걷는 데 무리 없을까요?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큰 마스크일수록 숨쉬기에 다소 불편하고 충분한 산소 공급이 되지 않으므로, 걷는 속도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로도 잘 걸러지지 않으므로,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오래 걷지 않는 게 좋습니다. 평지vs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길, 어떤 길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되나요? 오르막길이 평지에 비해 다리 근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무릎 통증이 있는 분들은 내리막길을 급히 뛰어내려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걷기가 일상을 넘어 운동이 되려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요? 한 번에 30분 이상 평소보다 빨리 걸을 때 운동 효과가 있지만, 평소에 많이 걷지 않았던 분들은 걷는 시간을 서서히 늘려나가야 합니다. 무릎, 허리 등이 안 좋은(수술 경험이 있는) 이들이 걸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요? 무릎 통증이 있는 분들은 내리막길이나 계단을 급히 내려올 때 무릎 관절에 압력이 많이 가해지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허리 디스크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허리를 꼿꼿이 편 상태에서 아랫배에 힘을 주고 걸어야 디스크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뒤로 걷기, 노르딕워킹, 수중 워킹 등 다양한 걷기 중 시니어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은 뭘까요? 뒤로 걷는 것은 낙상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노르딕워킹은 단시간에 충분한 칼로리를 소모하며 자세 유지에도 도움을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수중 워킹은 다리 관절에 부담이 적은 상태에서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영장 풀에 들어가기 전 미끄러운 바닥에서 자칫 넘어지기도 하니 유의해야 합니다. 걷다가 갑자기 통증이 생기거나 쥐가 날 경우 어떻게 대처하나요? 종아리에 쥐가 났을 때는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앉아서 쉬어야 합니다. 발목 스트레칭을 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반복되면 병원에 방문해 근육이나 관절, 허리에 이상이 있는지 진료를 받아봐야 합니다. ◇앱으로 걷는 즐거움 더하기 돈 버는 만보기 ‘캐시워크’ 걷기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다면? 캐시워크는 일반적인 만보기 앱 기능에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한다. 100걸음당 1포인트씩, 하루 최대 1만 보까지 적립할 수 있다. 적립된 포인트는 편의점, 카페, 레스토랑 등 제휴점 쿠폰이나 상품권으로 교환 가능하다. 포인트를 쌓으려면 앱을 켠 채로 다녀야 하는데, 시간당 배터리 소모가 1% 이내이고 데이터 사용량도 많지 않아 마음껏 걸어도 부담 없다. 걸으면서 기부하는 ‘빅워크’ 걸을 때마다 포인트가 적립되고, 모인 포인트만큼 환산된 금액을 기부한다. 절단장애 아동을 위한 의족 마련, 아프리카를 위한 식수 지원 등 다양한 곳에 기부 참여가 가능하다. 거리로 10m당 1눈(noon)이 생기는데, 시속 15km 제한 속도가 정해져 있어 교통수단 등을 이용할 때는 눈이 적립되지 않는다. ‘발자국 기록’ 메뉴를 누르면 걸음 수, 이동 거리, 시간 등과 더불어 기부 이력도 확인할 수 있다. 전국 1000산 걷기 코스 ‘루가’ 걷기를 할 때 주로 등산 코스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유용하다. 전국 500개 길의 1500가지 걷기 코스, 100대 명산을 포함한 전국 1000여 개 산 대표 인기 코스 등을 제공한다. 지역별, 테마별 걷기 추천 코스와 더불어 실제 길을 다녀온 이용자들의 후기와 루트도 공유한다. 물론 내가 직접 다녀온 길을 기록하고 게시하는 기능도 있다. 인터넷이 되지 않아도 지도를 통해 등산로 확인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게임처럼 즐기는 걷기 ‘트랭글’ 조깅, 마라톤, 자전거 등 다양한 모드로 운동 이력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산 또는 봉우리까지 가는 길을 알려주는 ‘등산내비’ 기능이 있어 산에서 길 찾기도 문제없다. 운동 목표를 달성하면 기록 인증 배지를, 전국 5500여 곳 산봉우리에서는 방문 인증 배지를 발급해주는데 차곡차곡 ‘배지함’에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운동 성과에 따라 랭킹이 기록돼 게임처럼 순위 상승을 목표로 즐길 수 있다.
- 2018-04-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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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길·찻길·뱃길로 떠나는 ‘무의바다누리길’
- 탁 트인 전망과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무의바다누리길’ 걷기는 사람들에게 환상적인 코스로 환영받고 있다. 인천시 중구에 위치해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고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하며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시니어에게는 무리가 되지 않는 길이어서 더욱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공항철도는 모든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와 서울역~인천공항역을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1인 좌석제의 직통열차가 있다.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역에 도착하면 용유역까지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역~용유역을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15분 간격으로 무료로 운행하는 열차다. 승용차로 갈 경우에는 배에 승용차를 실을 수 있어 무의도 광명항까지 곧장 갈 수 있다.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무의도행 뱃삯은 성인 1인 왕복 기준 3800원이다. 승용차 승선요금은 한 대당 2만 원이이다. 잠진도에서 배를 타면 무의도까지 약 5분 정도 걸린다. 배 주변으로 날아드는 갈매기 떼에 새우깡을 던져주다 보면 어느새 무의도에 도착한다. 배 도착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는 마을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언덕길을 15분 정도 달리면 소무의도가 바라보이는 광명항에 닿는다. 소무의도 옛 이름은 ‘떼무리섬’. 무의도에서 따로 떨어져나간 작은 섬이란 뜻이다. 소무의도는 면적 1.22㎢, 해안선 길이 2.5㎞의 섬으로 대무의도와 함께 무의도(舞衣島)라 불린다. 과거에 어부들이 짙은 안개를 뚫고 근처를 지나가다 이 섬을 바라보면, 섬이 마치 말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면서 달리는 모습 같기도 하고 선녀가 춤추는 모습 같기도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무의도가 ‘떼무리섬’으로 불린 것은 조선 말기에 간행된 ‘조선지지자료(朝鮮地誌資料)’에 기록되어 있다. 소무의도 여행은 무의도와 연결된 414m의 ‘소무의 인도교’ 앞에서 시작된다. 이곳이 2.5km, 1시간 코스의 둘레길 ‘무의바다누리길’ 출발점이다. 둘레길은 총 8개 구간으로 나눠 소무의도 8경을 스토리텔링화해놓았다. 섬에 들어서면 동편마을 쪽으로 갈 것을 추천한다. 바로 앞 가파른 계단길을 하산 코스로 잡아 전망을 즐기며 내려오는 것이 좋다. 작은 섬이지만 둘레길을 따라 마을길, 숲길, 벼랑길, 밭길, 해변길, 깔딱고개길 등 다양한 길들이 있다. 이 길들을 걸으면 스치는 바람소리, 파도소리에 번잡한 상념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특히 몽여해변길에서 동촌마을과 등을 맞대고 있는 서촌마을 앞 작은 해변이 정겹다. 몽여해변길은 쌍여로 나가는 길목이라는 뜻의 목여가 변해 몽여라 불렸다 한다. 쌍여란 물밑에 있는 두 개의 바윗돌이라는 의미의 순수 우리말로 바닷물이 빠지면 두 개의 바윗돌이 드러난다 한다. 또 안개가 낀 날 섬으로 쳐들어오던 왜구들이 거구의 장군으로 착각해 도망을 치게 했다는 장군바위가 명물이다. 전복을 따던 옛날 해녀들이 휴식을 취하던 섬이라 해서 해녀섬(해리도)이라고 불리는 작은 섬은 소무의도 남쪽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다. 바다를 조망하며 계단길과 숲길을 걸어 섬에서 가장 높은 안산전망대 하도정에 오르면 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반겨준다. 쉬엄쉬엄 올라 산과 바다를 둘러볼 수 있는 무의바다누리길 트레킹은 시니어가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최상의 길이다.
- 2018-04-0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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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막에서 마무리하는 정겨운 시골길 걷기
- 요즘은 훌쩍 여행을 떠나면서 그곳에 걷기 좋은 길이 있는지 먼저 살핀다. 멋진 풍광과 맛난 먹거리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걸으면서 힐링이 되는 여행지를 너도나도 챙기는 추세다. 흐르는 강물이 내려다보이는 울창한 숲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 속에 파묻혀볼 수 있는 걷기 좋은 길이 있다. 육지 안에 있는 아름다운 섬마을 경북 예천의 회룡포(回龍浦) 길은 손 타지 않은 수수함이 매력이다. 이 길을 걸으면 자연에 푹 안기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혹시 액티비티한 놀이를 즐기는 분이라면 근처의 문경에 잠깐 들러 짚라인(zipline)을 타보는 것도 좋다. 공중으로 신나게 미끄러져가는 짚라인을 체험하는 순간의 짜릿함을 추천한다. 아울러 문경 예천의 유명한 순대국밥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산에 오르면 배도 든든하다. 회룡포는 예천에 속하는 아늑한 섬마을이다. 낙동강 지류로 강이 돌아나가는 지형이 마치 용틀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이곳을 볼 수 있는 전망대는 한적한 고찰 장안사 뒤편으로 올라가야 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느릿느릿 숲길을 걷다 보면 드디어 회룡포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오고, 강으로 둘러싸인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물길이 마을을 감싸면서 유유히 흐르고 있다. KBS2 드라마 ‘가을동화’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멀리 마을을 이어주는 뿅뿅다리도 길게 보인다. 다리를 건널 때 발판 구멍으로 물이 퐁퐁 솟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KBS2 프로그램 ‘1박 2일’ 촬영으로 더 유명해진 다리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아름답다. 특히 물안개 낀 날은 몽환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어지는 숲길은 4~5Km의 트레킹 코스다. 가을날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푹푹 밟으며 걸으면 세속의 걱정거리들이 다 사라진다.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어느덧 그 산을 벗어나 비룡교가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다리 중간 전망대에 오르니 바람이 세차다. 상쾌한 공기를 원 없이 들이마신다. 다리 아래 넓은 갈대밭도 풍성하게 반짝인다. 얕고 푸른 강물은 유유히 흐른다. 세찬 바람을 맞으며 강둑을 걸으면 어느새 삼강주막이다. 이 시대 마지막 남은 주막이라 하여 유지 보존하고 있는 곳인데 1900년경에 생겨 2006년 주모 유옥련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영업을 했다고 한다. 그 후 다시 지자체의 노력으로 각종 축제를 열어 오래전의 우리네 삶의 한 풍경을 지켜내고 있다. 낙동강 나루터를 건너온 보부상들이나 과거를 보러 가던 유생들이 주막에 걸터앉아 막걸리 한 잔 마시는 풍경을 혼자서 그려본다. 그리고 양은 주전자 기울여 막걸리 한 사발 마시며 배추전과 도토리묵으로 회룡포의 바람 속을 걸어온 몸을 달래본다. 행복한 여행의 마무리다. 짚라인 경상북도 문경시 불정동 336-3 불정자연휴양림(1588-5219) www.ziplinemungyeong.co.kr 용궁단골식당(용궁순대, 오징어불고기)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읍부리 299-2 (054-653-6126) 회룡포 숲길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회룡포(장안사 주차장(0.5km)→회룡포전망대(0.7km)→용포마을(0.5km)→사림재(1km)→비룡교(1.2km)→삼강주막(1km)) 삼강주막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길 27 (054-650-6395)
- 2018-04-0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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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자고, 소식하고, 매일 걷자
- 어떻게 살고 싶으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하는 대답이 “잘 먹고 잘 살고 싶다” 한다.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막상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빨리 늙고, 병들기 쉬운 생활을 하고 있다. 수면은 부족하고, 칼로리만 높고 영양이 부족한 식사를 하면서, 움직이기를 귀찮아하는 나쁜 습관을 갖고 살아간다. 이런 습관을 버려야 젊고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다. 잠이 보약 누구나 수면 타이밍이 따로 있다. 그래서 수면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야 한다. 잠잘 시간을 놓치면 잠이 안 와 밤새 뒤척여야 한다. 필자도 잠잘 시간을 가끔 놓칠 때가 있는데, 잠이 부족하면 하루 종일 눈이 게슴츠레하고 졸린 느낌이 들면서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다. 기억력도 흐려지고, 피곤해 만사가 귀찮아진다. 이런 상태가 되면 활력이 떨어져 순간적으로 늙는다. 식사는 당뇨 환자처럼 “건강한 식사를 하려면, 일반인도 당뇨 환자처럼 식사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고기, 생선, 채소, 과일, 유제품을 골고루 알맞게 먹어야 하고, 소식을 해야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고기, 생선 종류는 전혀 안 먹으려 한다. 지나치게 거부하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어 오히려 건강이 나빠지고 빨리 늙는다. 필자의 경우, 식구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들어오는 날이면 혼자 저녁식사를 하게 되는데, 상 차리기가 귀찮아서 맘에 드는 반찬 한두 가지만 꺼내놓고 먹는다. 이럴 때는 아무래도 밥을 더 많이 먹게 된다. 전에는 사람들이 필자를 5~6년 정도 더 젊게 봐주곤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나이보다 더 많이 보는 경우도 있다. 나쁜 식습관 때문에 겉늙어버렸다는 증거다. 매일 30분 걷기 나이가 들수록 움직이기가 귀찮다. 그런데 ‘매일 30분 걷기’를 해야 건강하다고 의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걷기만 잘해도 웬만한 병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것을 사람들은 왜 안 할까? 그냥 걷기만 해도 되는 것을! 필자도 움직이기를 매우 싫어한다. 걷기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당뇨 환자의 대열에 낀 것이다. 담당 의사가 ‘소식과 운동’ 처방을 내려줬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혼자 다니기는 싫다. 그렇다고 시간 맞춰 같이 다닐 만한 사람도 없다. 생각다 못해 ‘둘레길 걷기 커뮤니티’에 들기로 했다. 혼자 걷는 것은 귀찮거나 지루하고 싫증나면 그만두기 쉽지만, 단체가 함께 움직이면 한 번이라도 더 참석하게 되고, 더 많이 걸을 수 있어 좋을 것 같아서였다. 처음 몇 번은 힘들어서 그만 다닐까 하는 유혹도 느꼈다. 그러나 지금은 커뮤니티 안에서 걷는 시간이 편하고 즐겁다. 시니어는 조금만 높은 산이나 계단을 오르내리면, 무릎에 무리가 가서 오히려 건강에 안 좋다고 한다. 걷기의 왕초보인 필자가 걸어보니까, 평지나 경사도가 낮은 길이 걷기에 적당하다. 남산이나 석촌호수, 서울대공원이나 어린이대공원, 올림픽공원 같은 공원이 걷기에 좋고, 궁궐 나들이도 좋다. 그리고 멀리 가지 않아도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둘레길을 정해놓고 매일 30분씩 걷는 것도 건강하게 젊음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건강에 안 좋은 습관은 모두 털어버리고, 젊고 활기차게 살았으면 좋겠다.
- 2018-03-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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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무 시인, 늙은 나무가 피우는 꽃은 언제나 젊다
- 60년 만에 돌아온 무술년, 환갑을 맞이한 ‘58개띠’ 이재무(李載武·60) 시인. 음악다방에서 최백호의 ‘입영전야’를 듣고 군대에 다녀온 뒤 청년 이재무가 만난 시는 위안과 절망을 동시에 안긴 존재였다. 자신의 20대를 무모한 소비이자 아름다운 열정의 시간이라 말하는 그는 가난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얼른 노인이 되길 바란 적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이순에 이른 그는 시를 통해 자아를 비춰보고, 지난날을 낭비케 했던 집착과 울컥으로부터의 도피를 바라고 있다. 햇수 나이로 60세에 펴낸 이재무의 시집 ‘슬픔은 어깨로 운다’에는 나이 듦에 대한 시인의 단상을 드러낸 작품들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는 시인의 회한은 시 ‘나는 벌써’에 잘 드러난다. ‘삼십 대 초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았다 오십 대가 되면 일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살겠다 사십 대가 되었을 때 나는 기획을 수정하였다 육십 대가 되면 일 따위는 걷어차 버리고 애오라지 먹고노는 삶에 충실하겠다 올해 예순이 되었다 칠십까지 일하고 여생은 꽃이나 뒤적이고 나뭇가지나 희롱하는 바람으로 살아야겠다/나는 벌써 죽었거나 망해버렸다’ 강렬한 시의 마지막 구절, 한탄 섞인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젊은 시절의 로망과 희망을 놓치고 살아온 것에 대한 자조적인 시인데 공감하는 이가 많더라고요. 우리 세대는 미래 때문에 현재를 유보하거나 죽이는 삶을 살아왔어요.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도 참고 다음에 더 여유가 생기면 먹자, 어디 여행을 가고 싶은데 지금은 갈 형편이 아니니 나중에 가자. 내일, 다음에, 미래에… 그렇게 자꾸 현재의 삶을 미뤄왔죠. 지금 보면 오늘 행복한 사람이 그냥 행복한 사람인 거예요. 내일은 또 내일의 현재를 충실히 살면 되고요. 행복한 하루가 쌓여 행복한 미래가 되는 건데, 우리는 오랫동안 자기희생을 강요하는 삶을 살아왔어요. 그런 삶은 결국 행복하지 않은데 말이죠.” 쌀 한 포대 비우듯 나이를 먹다 시인답게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다채로운 비유의 언어가 흘러나왔다. 인생을 두꺼운 책이라고도 표현하는 그는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기보다는 매일 그날의 행복을 만끽하며 삶의 페이지를 늘려가고 있었다. 한 장 한 장 충실히 더해왔음에도 쪽수(나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책의 두께를 가늠하지 못한다는 그다. “쌀 한 포대 사면 ‘이걸 언제 다 먹지?’ 하잖아요. 의식하지 않고 먹다 보면 어느새 동이 나죠. 나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평소에는 잘 모르다가 새삼 인식하고 나면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 됐구나’ 하니까요. 하루하루는 마디게 가지만 한 달, 1년은 뭉텅뭉텅 빠지는 느낌이 들어요. 숫자를 의식하고 사는 편이 아닌데 올해가 환갑이라고 하니 나이가 실감이 나네요.” 나이 듦에 대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가만 보면 그에게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육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 점이 한둘이 아니니 말이다. “계단이 내 무릎을 연주하는 기분이에요. 관절이 짜증을 부리기도 하고, 나이가 드니 몸의 이음새가 녹슬어 계단을 오르면 소리가 나죠. 몸무게는 자꾸 늘고, 숙면을 하기도 힘들고, 새벽잠도 줄었어요. 집에서 주도권을 빼앗겨 요새는 가사를 전담하고 있는데, 아내 목소리는 커지고 내 목소리는 작아지고. 아, 이게 늙는 건가 싶어요.” 이재무 시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불현듯 ‘늙는다는 건 슬픈 건가?’라는 물음이 생겨났다. 질문을 하면서도 ‘슬프지 않다’라는 답변을 슬쩍 기대했는데, 그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솔직한 심정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요. 그게 슬프거나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막연하고 초조하긴 해요. 내가 언제까지 작품활동을 할 수 있을까? 아직 크게 이룬 것도 없는데 나이만 먹는구나. 요즘은 내 아들이 부러울 정도예요. 돈이 풍족한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원하는 삶을 여유롭게 즐기며 잘 살더라고요.” 건강하고 순수한 사유를 위한 움직임 그는 에세이 ‘집착으로부터의 도피’에 50대 이후 집착과 울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마음공부에 전력을 다하리라는 글을 썼다. 60대를 사는 현재, 여전히 내면의 적들과 완벽히 헤어지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집착과 울컥이 내 안에 길들여지지 않은 짐승처럼 걷잡을 수 없이 튀어나올 때가 있어요. 말과 글대로 삶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의식하면서 살기 때문에 조금은 진일보했겠지만, 죽을 때까지 과제로 남을 것 같아요.” 쉽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걷기를 통해 내면을 다스리고 있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고요히 명상을 해보는 것은 어떨지 묻자 오히려 몸을 가혹하게 해야 정신이 순수해진다고 대답했다. “육체가 편하면 정신은 부패합니다. 몸이 한가할 때 충동적인 것, 탐욕스러운 것이 들어와 타락하기 쉽거든요. 비유적으로 말하면, 호미가 밭에서 놀아야 하는데 허청에 오래 걸려 있으면 녹슬어요. 선박도 항해를 해야 아름답지 항구에만 묶여 있으면 밑창이 썩고 구멍이 나죠. 또 가만히 있는다고 고요한 게 아니에요. 묵언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인데 속은 시끄러울 수 있잖아요. 고요는 내면까지 침묵하는 겁니다. 그게 꼭 몸의 정지를 뜻하지는 않아요. 걸으면서도 충분히 고요할 수 있죠. 방 안에 웅크리고 얻는 사유보다 움직이며 얻는 사유가 더 건강하게 빛난다고 생각해요.” 욕망하는 노인이 아름답다 이재무 시인은 무던히 걸으며 울컥과 집착을 비워내면서도 욕망의 고갈을 경계하고 있었다. 혹자는 나이 들수록 욕망은 추한 것이라 폄하하지만 그는 욕망을 갖고 사는 노인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격려한다. “나무가 늙었다고 피우는 꽃도 나이 든 건 아니잖아요. 고목이 만드는 그늘은 언제나 풋풋하고 피우는 꽃도 늘 싱싱해요.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인간에게 꽃은 욕망이라 생각해요. 주름 많은 몸이라고 해서 왜 욕망이 없겠어요. 태풍에 나무가 쓰러져도 살아 있는 한은 새 이파리를 피우죠. 사람도 죽을 때까지 욕망을 내려놓기 힘들어요. 욕망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욕망이 긍정적일 때 삶이 발전되고, 일상의 에너지로 작용하죠. 노인의 욕망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해요.” 때때로 자신의 세대를 향해 ‘노인’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아직은 입에 붙지 않는 듯 어색함이 묻어났다. 이른바 100세 시대, 예순에 노인이라는 말은 이르게 느껴지는 요즘 세상. 그는 압축 성장한 산업화 시대를 지나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58개띠 세대가 경계인이 됐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58개띠 친구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나는 상징적으로 우리를 전근대·근대·탈근대가 모두 들어 있는 세대라 말하고 싶어요. 등잔불 밑에서 공부하다가 기차를 타고, 이제는 스마트폰을 쓰면서 KTX를 타고 있잖아요. 너무나 빠른 속도로 세상이 바뀌었고 우리는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숨차도록 열심히 달려왔어요. 그런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데 오히려 정체성 혼란을 느끼고 끼인 세대로 지내는 게 안타깝죠. 오늘도 각자 현장에서 윗세대와 아랫세대의 가교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을 58개띠의 무궁한 삶을 기원합니다. 2018년 힘내세요!”
- 2018-01-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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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서 떠올린 영화 두 편
- 늘 생각해 오던 어딘가를 다녀오면 그것이 비타민이 되어 한동안 그 약발이 이어진다고나 할까. 남들처럼 충전이 되고 또 다른 에너지를 얻어내어 다가오는 시간에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하더라도 한동안의 되새김은 분명 활력소가 되어준다. 또한 적어도 그저 궁금했던 것을 마주해 보고 내 현재의 지점을 희미하게나마 알아내는 정도는 되어준다. 독특하기만 한 인도 문화를 단순히 매력으로 바라보는 시선 속의 호기심이나 단순함에는 매체의 영향도 있다. 책 속에서 읽었던 그들의 삶이나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지를 가까이에서 느껴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번 인도 여행에서도 잠깐씩 기억 저편의 이야기들이 떠올려지곤 했다. 까마득한 시절에 보았던 영화 이 있었다. 동화 같은 판타지 스토리에서 아직도 흥얼거려지는 중독성 있는 노래까지 생생히 기억나는 건 인도라는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델리에서 자이푸르를 향해서 끝없이 달리는 들판에서 무심코 이 영화를 떠올렸다. 터덜거리는 버스가 달리는 길 위에서였다. 여자 주인공의 빨간 자동차를 코끼리가 끌어주고 남자 배우가 그 유명한 노래를 부르던 영화 속 모습과 차창 밖의 풍경을 나도 모르게 매치시키고 있었다. 당시 그 낯선 리듬의 인도 음악이 흥미로웠기도 했지만 먼 나라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주었고 훗날 그곳을 여행하기 위한 작은 동기도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도 날씨는 대체로 덥다. 계절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이동을 하면서 한낮엔 간간히 땀이 나고 걷기에 지칠 때가 있었다. 다들 하나라도 놓칠세라 샅샅이 구경하고 바삐 돌아다니지만 그런 부지런함도 욕심도 없는 나는 그늘진 사원 계단에 털썩 앉아 바라보기를 한다. 그러다가 그 계단 앞에서 문득 가 떠올랐다. 불과 몇 년 전에 보았던 영화 의 리즈(줄리아 로버츠)가 일상을 벗어나 자신을 변화시켜나가는 과정이 그려진 이야기다. 물론 이 영화는 헐리우드 영화지만 제목 중에서 '기도하고(Pray)'에 등장하는 지역이 인도에서의 이야기였다. 완벽해 보이는 생활에서 과감히 벗어나 자신을 되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리즈의 이야기다. 이탈리아에서 나만을 위한 한 끼 식사를 하는 쾌락을 즐기고, 인도에선 아쉬람에 머물면서 끝없는 기도로 영적 수행을 거치고, 발리에 가서 평화롭고 균형 잡힌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사랑을 하며 자신을 채워나가는 줄리아 로버츠의 변모해 가는 모습을 본다. 각기 다른 배경과 등장인물들, 바뀌어가는 그녀의 패션과 표정, 그리고 영화 전편에 흐르는 환한 색감이 아름다웠던 영화였다. 무엇보다도 모든 걸 떨치고 과감히 일상을 벗어나는 걸 단행할 수 있는 여건을 누구나 부러워하겠지만 그건 누구나의 현실이 아니라 영화였기에 다행이다. 타지마할을 가는 도중에 들렀던 우물이 있는 낡은 사원에서였다. 거기서 보았던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 중에 영화 속의 리즈가 스쳐갔다. 그녀의 삼색 여정 중의 한 곳인 인도에 내가 있다는 것과 굳이 함께 끼워보는 괜한 억지도 잠깐 재미있다. 그리고 먼지 날리는 들판을 끝없이 달리면서 코끼리와 두 남녀의 이야기와 반복되는 리듬의 노래를 떠오르게 했던 그 옛날 영화 신상(神象)도 내 인도 여행에 몇 번쯤 끼어들었다. 기억 저편의 아련한 이미지나 이야기들이 이렇게 가끔씩 불쑥 나타나 여행길을 슬그머니 재미있게 해준다. 어디서든 무엇이든 엮어내려는 오지랖일지라도 그것이 여행의 묘미를 준다는 건 나만의 즐거움 일수도 있다.
- 2017-12-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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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머니에 손 넣지 말자
-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에 손이 시릴 때가 많다. 주머니에 손을 넣기 마련이다. 그러나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행위다.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손이 역할을 해야 하는데 주머니에 들어가 있으니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때 얼굴이 먼저 땅에 닿을 경우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남자들은 손이 시리지 않아도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다. 일종의 자기 멋이다. 좀 불량스러워 보이게 해 남들이 무시하지 못하게 하자는 의도도 있다. 마찬가지로 넘어졌을 때 위험하다. 손 처리가 좀 멋 적어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는 사람도 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손을 그냥 두자니 어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들은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다. 멋쩍음은 본인 생각일 뿐이다. 작년에 고인에 대한 회고록을 집필한 적이 있다. 고인은 어느 날 술을 좀 마셨고 날씨가 쌀쌀해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가다가 넘어졌다. 치아가 여러 개 손상되었고 그것이 고인의 사인 중 하나가 됐다고 한다. 치아가 한꺼번에 여러 개 손상되자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졌고 당연히 소화도 잘 안 되었다는 것이다. 치료 과정도 힘들었다고 한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약물과 통증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몸이 허약해졌고 감기에 걸려 결국 폐렴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시니어의 동선을 보면 전철 등 계단을 많이 이용한다. 인도도 걸을 때는 불규칙한 보도블록 때문에 언제든 넘어질 수 있다. 이때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있으면 빠른 대응을 할 수 없다. 손이 바깥에 나와 있으면 사고가 날 경우 손으로 땅을 먼저 짚을 수 있다 다리에 힘이 없으면 평지에서도 작은 돌출이나 불규칙한 바닥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시니어는 늘 넘어질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폐경 후 여성들은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넘어졌다 하면 바로 골절상을 당할 수 있다. 하체 운동을 위해 걷기를 한다면 불규칙한 보도블록이 깔린 인도보다는 아스팔트로 만들어진 평탄한 자전거 길이 낫다. 물론 자전거를 조심해야 하지만, 도심에서는 큰 위험이 없다. 손이 시리면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굳이 비싼 장갑을 낄 필요는 없다. 주머니에 손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용도면 충분하다. 비싼 장갑을 꼈다가 잃어버리면 속만 쓰리다. 추운 날 등산이나 걷기를 해야 한다면 아예 두툼한 스키장갑을 끼는 것도 괜찮다. 얇은 장갑은 손을 주머니 속으로 쉽게 들어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움츠린 자세가 된다. 어깨에도 힘이 들어간다. 그런 자세로 하루 종일 다니다 귀가하면 온몸이 쑤시는 경우도 있다. 올바른 자세 유지 측면에서 볼 때도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다니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 2017-12-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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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차산 보물찾기
- 입동을 지나서 겨울로 가는 길목이다.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 회원들과 광나루역에 모여서 아차산에 올랐다. 서울 광진구와 경기 구리시에 걸쳐 있는 나지막한 아차산(295.7m)은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도심 속 여행지다. 전철 5호선 광나루역이나 아차산역, 7호선 용마산역에서 바로 오를 수 있다. 한강과 도시 전경이 어우러진 전망과 흥미로운 유적이 많아 사시사철 사람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아차산은 수고에 비해 얻는 보람이 큰 곳이다. 야트막하고 산세가 험하지 않아 누구나 오르기 쉽고, 등산로가 잘 닦여 아이들과 다녀오기도 좋다. 아차산을 등반하는 코스는 여러 개인데, 아차산 생태공원을 거쳐서 가는 아차산성길과 아차산정상길, 영화사 쪽에서 오르는 고구려정길을 많이 이용한다. 연결된 용마산과 함께 산행을 즐기기도 한다. 아차산성길은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숲 속 오솔길로, 야자 매트가 깔려 걷기가 한결 수월하다. 숲 사이로 복원에 한창인 아차산성(사적 234호)도 살짝 보인다. 아차산정상길과 고구려정길은 오르내리기 편한 나무 계단이다. 곱게 물든 단풍을 감상하며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나지막한 봉우리가 이어진 산등성이에 닿는다. 이곳이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의 각축장이었던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보루성이라고도 불리는 보루는 사방을 조망하기 좋은 낮은 봉우리에 쌓은 소형 석축산성으로, 산성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군사시설을 말한다. 아차산 보루군은 분포지역으로 볼 때 고구려가 5세기 후반에 한강유역을 진압한 후 신라와 백제에게 한강유역을 빼앗긴 6세기 중반까지 한강유역을 둘러싼 삼국의 정세를 규명하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고구려정, 해맞이광장, 아차산5보루 등 전망 좋은 곳이 늘어서 굳이 정상까지 가지 않아도 아차산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한강 쪽으로 사람이 잘 다니지 곳에 ‘3층 석탑’ 이정표가 있다. 보통 석탑은 사찰이나 절터에 무리지어 있다. 헌데 이탑은 보통 사람은 알 수 없는 곳에 홀로 서있다. 역사에 조예가 깊은 박주순 소장의 안내를 받아 풀숲은 한참 걸어서 겨우 찾았다. 마치 손으로 주물러 놓은 것처럼 생겼다. 오늘 찾는 아차산 보물이다. 해맞이광장은 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한강과 간이 어우러진 손꼽히는 명소다. 새해 일출관란 계획을 새워보기를 권하고 싶다. 재밌게도 고구려정과 같이 남서쪽으로 시야가 트인 곳에선 서울 시내가, 동쪽이 바라보이는 곳에선 구리시 전경이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뽐낸다. 아차산 5보루에 서면 모두 아우르는 환상적인 파노라마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아차산은 일출과 일몰이 좋고 야간 산행도 가능해, 더 풍성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나선 길이라면 아차산 자락에 조성된 아차산생태공원을 둘러보자. 연꽃과 수련이 자라는 습지원, 나비정원, 자생식물원 등 여러 가지 생태 체험 학습 공간을 무료로 운영한다. 아차산 정상을 거쳐 영화사 쪽으로 하산하였다. 해물파전과 막걸리 한사발로 즐거운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 2017-11-24 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