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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집에서 '나이 들기'… 노후 평생 살 집의 조건은?
- 많은 사람이 직장 위치, 자녀의 교육 등을 고려해 거주 지역을 결정한다. 그러나 은퇴하거나 자녀가 독립하면 거주 환경을 재정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로망만을 좇아 섣불리 판단하면 낯선 동네와 이웃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대신 원래 살던 집을 가꿔 활용도를 높여보는 건 어떨까? 내 취향과 기준에 꼭 맞는, 실속 있는 개조로 개성 있는 삶을 누려보자. 40·50세대에게 ‘은퇴 후 어디서 살 계획입니까?’라고 물으면 종종 ‘공기 좋은 지역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싶다’거나, ‘실버타운에 들어갈 생각이다’, ‘따뜻한 나라로 이민 가서 푹 쉬고 싶다’ 등의 대답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자연에서 온전한 쉼을 누리고자 전원주택을 지었다가 근처에 병원이 없어 고생하거나, 실버타운을 알아봤지만 보증금이 너무 비싸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 익숙한 지역 풍경과 커뮤니티를 뒤로한 채 ‘한적하고 공기가 좋지만 편의시설은 적절히 갖춰진, 너무 낯설지 않고 적당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을 찾기란 꽤 까다롭다. 그렇다면 노후에 살 집을 어떻게 구해야 할까? 이사나 시설 입주 대신 고려해볼 방법은 주택 개조와 인테리어다. 집을 나의 신체적·정신적·심리적 상태에 맞게 고치는 것이다. 내 집에서 나이 들기 무엇보다도 변화하는 신체적 상태를 고려해 집을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AIP)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AIP는 가진 여건이 변하더라도 살던 집, 연결돼 있던 지역 공동체에서 생활하며 나이 드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가급적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등의 시설로 옮기지 않고, 스스로 돌보며 독립적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20 노인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83.8%가 건강이 유지된다면 현재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했다. 그중 56.5%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거주지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밝혔다. 내 집만을 계속 주장하는 것이 꼭 옳은 방법은 아니겠지만, 개조 계획을 잘 세운다면 안전하게 오랫동안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속해 있던 지역사회 속에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정서적 안정을 느끼는 것은 덤이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민들이 오랫동안 자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일본 정부는 ‘최후까지 내 집에서 산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고령자 주택 리모델링 지원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한다. 문턱을 없애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나 미끄럼 방지 공사, 미닫이문 설치는 기본이다. 지자체가 20만 엔(약 200만 원)까지 보조해준다. 영국의 주택 리모델링 서비스 ‘루비 슬리퍼 솔루션스’(Ruby Slipper Solutions)는 단순 시설 개조뿐 아니라 시공 완료 후 활용 상태를 점검해 보완해준다. 전문 요양보호사 치료 서비스도 원한다면 연계해준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국민을 아우르는 주택 개조 서비스가 마련돼있지 않다. 관련 인테리어 시장 또한 발달돼 있지 않다. 하지만 노화 혹은 인지장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지거나 순발력이 떨어져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나는 아직 건강한데, 집을 벌써 고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기 힘든 시점이 오기 때문에 예방이 필요하다. 작은 요소부터 손본다면 장애 유무나 연령에 관계없이 삶의 질이 높아진다. 건강한 신체를 가진 40대일지라도 문턱을 없애면 걸려 넘어지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화장실에 손잡이를 설치하면 아이의 생활을 도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개조가 고령자뿐 아니라 그 외의 가족에게도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집을 정비할 마음을 먹었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버리기, 정리 정돈과 같은 ‘밑작업’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바닥이나 책상, 의자에 마구 놓아둔 물건은 나를 해치는 흉기가 될 수 있어서다. 일본 부동산·주택 플랫폼 SUUMO에 따르면, 물건이 많을수록 생활이 더 윤택해진다는 환상은 버리는 게 좋다. 언젠가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쌓아두기보다 오히려 비웠을 때 물건을 잃을까 두려운 마음이 없어져 해방감을 얻게 된다. 추억이 쌓인 물건들을 영 버리기 힘들 땐 ‘15분에 27개 버리기’를 제안한다. 타이머를 15분으로 맞춰두고 쓰레기봉투를 든 채 집 안을 돌아다니며 제한 시간 동안 27개의 물건을 버리는 방식이다. 시간과 개수는 마음대로 바꿔도 좋다. 다만 천천히 보거나 오래 고민하지 않고, 물건을 매만지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렇게 ‘8할의 물건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서 집중적으로 비우는 훈련을 반복하면 된다. 흩어진 물건을 잘 정리하고 수납하면 집안일의 효율을 높이고 안전한 이동 동선을 만들 수 있다. 시간은 1회 15분, 하루 5~8회 정도. 옷장, 거실 서랍과 같이 정리할 장소는 하루에 한 군데를 정해 실시한다. 단번에 하려고 하면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정리 정돈을 끝마쳤다면 인테리어를 바꿀 차례다.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인테리어의 모든 과정을 종합 업체에 맡기는 ‘턴키 공사’, 집주인이 직접 자재를 구매하고 시공 전문가를 선택하는 ‘직영 공사’, 직접 시공하는 ‘셀프 공사’로 나뉜다. 개인의 성향과 예상 비용에 따라 방식을 결정하면 된다. 인테리어에 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면 업체에 위임하는 방식이 더 나을 수 있다. 다만 믿을 만한 곳인지 꼼꼼히 살펴보고 계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인테리어 공사 범위와 목적, 원하는 결과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더불어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하면 생활이 안전하고 편리해진다. 자녀의 독립, 사별, 이혼 등으로 혼자 거주한다면 위험에 노출됐을 때 도움을 줄 사람이 없다. 각종 전자제품을 리모컨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고, 집 안 곳곳에 비상호출기를 설치하면 좋다. 자동문이나 센서등은 개인의 반응 시간에 맞게 작동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생활 가전 제품이나 출입문 근처에 움직임 감지 센서를 설치해 두면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들에게 활동 내용이나 위급 상황을 알릴 수 있다. 노후를 윤택하게 해줄 주거 디자인 6가지 신체의 노화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가족 구성원이 떠나거나 은퇴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있을 테다. 다양한 생활 방식을 종합해 50대 이후 세대가 참고할 만한 인테리어를 소개한다. 인테리어 상담 전 해당 내용을 참고해 업체와 소통해보자. 1 활기찬 느낌의 밝은색을 사용하자 젊은 시절과 달리 언제나 활동적일 수 없고 시력도 점점 저하된다. 명도가 높은 색을 사용해 시야를 환하게 만들면 주변의 미세한 물건을 발견하기 쉽고, 태양광이 실내로 가득 들어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기분도 전환할 수 있다. 다만 새하얀 벽은 긴장감을 주기 때문에 노란빛이나 붉은빛을 띠는 흰색을 선택하자. 처마나 벽에 명도 높은 옅은 분홍을 사용해도 좋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부드러운 색을 띠기 때문에 실내에 있는 사람의 안색도 완화된다. 2 촉감이 좋은 따뜻한 소재를 선택하자 석고나 나무 등의 자연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석고는 조습과 항균 효과, 휘발성 유기 화학물의 흡착과 분해 기능이 있다. 더불어 신발을 신거나 걸을 때 주위에 있는 사물에 손을 얹을 일이 많기 때문에 피부에 닿는 가구나 벽지 소재는 차가운 메탈보다 부드러운 나무가 적합하다. 대신 부상을 입지 않게 뾰족하게 튀어나오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 3 안전 대책도 디자인의 일부다 현관이나 복도, 화장실에 난간을 설치하거나, 앞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두는 편이 좋다. 턱과 계단은 되도록 없애고 경사로로 바꾼다. 또한 기초 보수공사나 벽지를 교체할 시기가 됐을 때 난간의 아래와 위에 다른 색 벽지를 붙여보기를 추천한다. 명확하게 난간과 경사로, 방향을 인지할 수 있어 안전하고 인간친화적인 인테리어가 될 것이다. 4 가구의 디테일에도 신경 쓰자 젊은 시절과는 다른 가구 선택 기준이 필요하다. 손잡이는 끌어당기거나 잡을 때 손에 쉽게 들어오는 크기여야 한다. 무게감 있는 의자는 앉을 때마다 끌어내기 힘들고 부담된다. 회전의자 등 앉기 쉽고, 팔걸이가 소매에 걸리지 않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서랍에는 부드럽게 열리고 갑자기 닫히지 않게 조정하는 소프트 클로저를 붙여 약간의 힘만으로도 작동할 수 있게 하자. 5 ‘눈부심’을 피하자 식탁이나 책상 위처럼 직접 빛이 필요한 장소를 제외하고는 간접 조명을 기본으로 한다. 가장 피해야 하는 건 눈부심이다. 저녁 식사부터 취침까지 하루 일과에서 본인이 조금씩 조도를 낮출 수 있도록 해두는 게 좋다. 6 중요한 것은 ‘그 사람’다운 집이다 평생 살 집은 무엇보다 본인에게 맞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의 취향과 필요가 분명하다면 꼼꼼히 계획해 즐거운 공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도예를 좋아한다면 거실의 넓이를 줄이고 작업장을 만든다든가, 음악 감상을 위해 거실을 오디오룸으로 바꾼다든가 말이다. 그동안 바빠서 할 수 없었던 일에 집중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 마음에 드는 것들에 둘러싸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보자. 계획 단계에서 다시 한번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한다. 참고 주거 관련 플랫폼 ‘houzz’(하우즈)
- 2023-05-0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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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령사회, 노인 자립생활 가능한 주거 공간 늘어야”
- 유니버설디자인은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말한다.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은 이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모두를 위한 집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를 짓고 임대주택으로 시장에 공급하는 일을 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는 서울 수유의 다세대주택(16세대)과 망우의 다세대 및 주거용 오피스텔(37세대)이 있으며, 현재 입주민이 살고 있다. 여기에 수락의 연립주택(33세대)을 필두로 창동(28세대)·장안(42세대)의 원룸형 아파트가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는 노약자를 생각한 세심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휠체어의 이동이 편리하게 건물 내에 단차를 없앴으며, 세대부에는 미끄럼 방지 바닥재, 보조의자, 미닫이문 등을 설치했다. 일명 ‘유디 아재’로 불리는 이범재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대표를 만나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를 짓게 된 배경, 그리고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의 주거 공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장애인 인권 향상 운동하다 집 짓기까지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는 장애인, 고령자 등 주거 약자도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집’을 표방한다. 이범재 대표는 “장애인만, 고령자만 살 수 있는 특수 계층을 위한 집이라기보다는 장애인이든 고령자든 누구나 살 수 있는 집이라고 생각한다. 주거 환경을 개선했다는 뜻이 더 강하게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막연히 이범재 대표는 건축 분야 전공자 혹은 관련 일을 오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전혀 아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니 집도 짓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이범재 대표 역시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어 장애인이 겪는 불편함을 잘 알고 있다. 다리가 불편한 그는 “제가 1962년생인데, 과거 우리나라는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까지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굉장히 극성했다. 동년배 중에 저와 같은 소아마비 장애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범재 대표는 장애인 인권에 관심이 많아 시민 운동을 펼쳤고, 장애인인권포럼 대표도 지냈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약 20여 년 전, 일본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국제 전시회를 방문하면서 알게 됐다. 일본은 한국보다 일찍 고령화됐고, 대응도 발 빠르게 마련했다. 그 일환으로 유니버설 디자인도 확산되고 있었다. 이 대표는 유니버설디자인의 존재와 가치에 놀라움을 느꼈고, 국내에도 도입이 시급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그는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 대학생을 대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공모전을 열었다. 공모전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이제는 유명한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범재 대표는 지난 2009년 설립된 IT 분야 최초 사회적기업 ‘웹와치’의 대표이기도 하다. 장애인 IT 전문가 및 비장애인 연구원들이 사용성을 진단하고, 웹접근성 인증마크 발급을 평가하는 곳이다. 이 대표는 장애인 시민 운동을 하다 ‘웹와치’를 차렸고, 또 ‘웹와치’를 통해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이 탄생했다. “저희 회사 ‘웹와치’에 장애인 직원분들이 10여 명 근무하고 계세요. 결혼도 안 하고 혼자 사는 경우도 많아서 그분들을 위해 일종의 기숙사 같은 집을 지어볼까 생각했죠. 그런데 직원분들이 회사 일이 계속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기숙사 개념을 원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기숙사 건축은 무산됐는데, 장애인을 생각한 집이라는 아이템은 남아서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를 설계하게 된 거죠.”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은 2016년에 만들어졌다. 이범재 대표는 “장애인이나 노인들은 아파트보다는 비아파트(단독주택, 다세대 주택)에 사는 경우가 많은데, 노후된 집이 대부분이고 환경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서울시의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사업에 참여했다. 서울시가 토지를 빌려주는 사업으로,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은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집을 공모해 선정됐다. 이 대표는 “총 6개의 사업이 선정돼 2017년부터 집을 지었다. 올해 3개가 더 준공되면 그 당시에 시작했던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가 완공된다”고 설명했다. 노인의 자립생활 가능케하는 거주 공간 이범재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수유 다세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중증 장애인 청년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어머니하고 같이 살던 청년은 자립생활을 하고 싶다면서 입주를 원했다. 처음에 인터뷰할 때 어머니도 같이 오셔서 청년 뒤에 앉아 계셨다. 걱정과 기대가 가득한 모습이셨는데, 저희 어머니 생각이 나서인지 그 모습이 뇌리에 남는다. 청년은 물론 지금도 하우스에 잘 살고 있다. 만족도도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증 장애인 청년의 사례는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다.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는 ‘노약자를 비롯해 여러 계층이 섞여 사는 소셜 믹스’를 추구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노약자의 자립생활, 인디펜턴드 리빙(Independent Living)이 가능·유지되는 것이다. 이범재 대표는 노인의 자립생활이 유지되어야 개인의 행복이 증진되고, 사회적인 비용도 최소화된다고 생각한다. “주거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은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자기 힘을 최대한 발휘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단 거죠. 그게 바로 자립생활인데 사회적 비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자립생활을 못 하게 되면 누군가의 서포트에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되고,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약자의 자립생활을 돕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비용을 최소로 줄이면서 안정성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는 거죠.” 이범재 대표는 노약자의 자립생활을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첫 번째는 자립생활을 하겠다는 본인의 의지이며, 두 번째는 주위 환경이다. 이 대표는 “노약자를 돕는 주거 환경은 공간의 구성, 편의성·접근성을 높인 인테리어 등을 통해 바뀔 수 있다. 지역사회, 서비스의 변화도 필요하다. 서비스란 거동이 불편한 사람한테 필요한 가사도우미의 도움 등을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도봉구에 있는 ‘해심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업해 만든 어르신 맞춤형 공동체주택입니다. 만 65세 이상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노인 25분이 살고 계신데, 그분들의 자립생활 가능·유지가 전제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해심당에서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병원을 가지 않고도 생활이 가능하며, 일자리도 제공 받아 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모델이 많아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만큼, 고령자를 위한 주거 공간이 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범재 대표는 고민이 많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우리 회사는 새로운 유형의 노인 실버타운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니버설디자인은 디자인적인 접근이고, 해심당은 운영적인 접근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경험을 녹여서 노인의 자립생활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 2023-04-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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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맞춤 주거디자인①] “신체 상태와 행동 특성에 맞는 공간 계획 필요”
- 은퇴를 앞둔 사람이라면 ‘여생을 어디서,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본 적이 있을 테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기능이 변화하고,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생기지만 시설 입소보다는 익숙한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20 노인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83.8%가 건강이 유지된다면 현재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56.5%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거주지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다. 이처럼 건강 상태나 경제적 여건이 변하더라도 살던 집, 연결돼있던 지역공동체에서 생활하며 나이 드는 것을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라 한다. 정서적으로는 원하는 장소에서 남은 삶을 보내는 편이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오래 거주하려면 주택을 행동 특성에 맞게 가꾸고, 현재가 아닌 앞으로 변화할 신체 상태에 맞게 개조해야 한다. 신체 능력 저하 예상해 환경 조성해야 미래를 대비해 집을 고치거나 내부를 다시 조성한다면 무엇부터 어떻게 계획해야 할까? 책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거환경 디자인’에 따르면, △방향과 길 안내 △작은 쉼터 제공 △장애물 제거 △기억을 돕는 단서 제공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력과 감각이 저하되면 비슷한 공간 배치나 규칙적인 패턴의 문은 방을 구별하기 힘들게 한다. 거실, 복도, 출입구에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닥재를 색채감 있는 제품으로 고르거나 계단 조명을 사용하면 방향 인지에 도움이 된다. 독특한 가구, 미술품을 배치해둬도 좋다. 또한 가능하다면 사용하지 않는 작은 자투리 공간이나 벽의 모서리, 난간 옆 등을 노인들이 멈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 범위, 근육 통제력, 힘과 인내력이 약화돼 이동 시간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휠체어나 의자가 들어갈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이동 능력이 제한적인 사람들에게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문은 양 여닫이문이나 자동문이 적절하다. 그러나 건물의 특성에 따라 여닫이문은 건물에 압력을 가하는 바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문 위 돌출부나 문 앞에 바람막이 벽 설치를 고려해야 한다. 손잡이나 스위치는 버튼 방식과 같이 손바닥이나 팔로 충분히 조작 가능한 유형이 바람직하다. 의자에 앉거나 서 있는 사람이 몸을 굽히거나 쭉 뻗지 않고도 조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불어 자동문이나 센서등은 개인의 반응 시간에 맞게 작동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종종 자신이 사는 건물이나 방을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시각적 혼란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억의 단서가 될 수 있는 게시판을 달아두면 좋다. 사진, 이름, 방 명칭 등을 넣어 강한 힌트를 제공하는 식이다. 혹은 개인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해 기억을 되살리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전문 업체·서비스 지원의 부재 고령자 복지주택이나 시니어타운 등에 입주하거나 이사하는 것이 아닌, ‘내 집에서 나이 드는 것’은 요즘 노인들의 희망 사항이다. 그러나 고령자, 혹은 고령자가 될 사람들을 위한 주택 개조 업체나 서비스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저소득층의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누구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진희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거환경 디자인’ 저자는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심신 기능, 운동 기능, 시각 기능이 저하돼 자립적으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며 “이들의 독립적 생활을 지원하는 특별한 환경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의 신체적·심리적·행태적 특성을 반영한 실내 환경의 보완과 지원이 적극적으로 요구된다”고 전했다.
- 2023-03-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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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후 60년 삶 준비해야” 日 고령자 절약 해법은?
-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2021년 기준 29.1%로 세계 1위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재수 없으면 100세까지 산다’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60세까지 일을 하다 은퇴해도 120세까지 산다면 60년의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아무리 요즘 노인들이 과거에 비해 젊어졌다고는 하지만, 수입은 줄어들고 물가는 오르고 건강이 나빠지는 고령자에게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공포일 것이다. 지출 가장 많은 식비 총무성의 2021년 ‘가계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부부이면서 일을 하지 않는 가구의 평균 소비 지출은 월 22만 4436엔(약 215만 원)으로 나타났다. 지출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비중은 식비다. 6만 5789엔(약 64만 원)으로 전체의 30%다. 내각부의 2020년 ‘고령자의 경제생활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고령자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지출 TOP5는 식비(59.4%), 보건의료비(33.1%), 교통비와 자동차 관련 비용(25.7%), 주거비(20%), 취미나 레저 비용(19.1%) 순이다. 역시 식비가 지출 1위를 차지한다.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불안을 느끼는 고령자는 60%에 달한다. 불안한 요인으로는 ‘자신이나 가족의 의료·간호 비용’, ‘이사나 유료 노인홈의 입주 비용’ 등이 꼽힌다. 쇼핑과 외식 줄이는 ‘절약 소비’ 2019년 일본 금융청은 노인 부부가 별다른 수입 없이 연금으로만 생활하면 매월 약 5만 엔(약 48만 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약 2000만 엔(약 1.9억 원)을 준비해야 한다고 해, 연금으로 노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불안감을 불러왔다. 이후 노후 준비에 대한 위기감이 한층 불거졌다. 2020년 초 아사히(朝日) 신문에서 신년 기획으로 보도한 ‘장수 시대의 금전 의식’ 기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세대의 70%가 ‘노후 저축을 못 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후 자금에 관해 가장 걱정하는 분야는 ‘질병과 간병’(60%)이었다.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데다 수명까지 길어지면서 ‘절약하는 소비’가 늘어났다. 조사에 따르면 ‘수년 전에 비해 절약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가’에 60%가 ‘그렇다’고 답했다. 70세 이상의 답변은 72%에 달한다. 가장 많이 소비를 줄이는 것은 의복(66%, 복수응답)이었다. 이어 외식(53%), 취미(41%) 순이었다. 앞으로 절약하고 싶은 분야로는 외식(38%), 의류(35%), 식료품(29%)이 꼽혔다. 의료비를 가장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실생활에서 절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결과다. 01 식비 줄이기 식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예산을 일주일 단위로 세운다. 쇼핑하기 전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확인해 중복 구매를 하지 않도록 한다. 쇼핑 목록을 만들어두고 쇼핑은 일주일에 3회 정도 한다. 02 수도·광열비 절약하기 의식하지 않아도 절약할 수 있도록 절수 샤워 헤드나 절수 프레임 등을 사용하면 좋다. 전기요금은 에어컨같이 소비전력이 큰 전자제품에서 줄이는 것이 좋다. 자동운전 모드를 활용하거나 자주 켜고 끄지 않아야 한다. 03 고정비 점검하기 고령 가구는 보험료나 통신비 정리가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나이에 따라 공적 보험을 통해 본인이 부담해야 할 의료비가 낮아지므로 민간 보험은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정리한다. 자동차·화재보험 등은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유선전화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해약하고, 사용하는 휴대폰 요금을 저렴한 것으로 바꾼다. 04 자동차 처분하기 자동차를 보유하면 아무래도 유지비가 꾸준히 발생한다. 물론 자동차가 없으면 이동이 불편할 수 있지만, 지자체에서 고령자 이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로도 충분하다. 고령자에 한해 교통비를 저렴하게 지원하는 등의 지자체 서비스를 잘 둘러보고 자동차를 처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05 연금 미뤄서 더 많이 받기 2022년 4월을 기준으로 하면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일을 하고 있거나 당장 연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닐 경우 65세 이후로 연금을 미뤄서 받으면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70세부터 수령할 경우 42% 증액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06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 조달하기 일본에도 리버스 모기지 제도가 있다.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주택연금과 비슷하다.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빌리는 것. 본인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면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수 있다. 매월 이자를 상환하면 되고, 원금은 ‘이용자가 사망하면 자택을 매각한 뒤 상환’하거나 ‘상속인이 부담한다’는 선택을 할 수 있다. 07 건강수명 늘리기 노후에 가장 많이 드는 비용이 의료비와 간호비다. 결국 건강하면 지출을 줄일 수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경우 9년, 여성의 경우 12년 정도를 의료·간호에 의지해 보낸다. 후생노동성은 매일 10분의 적당한 운동, 하루 70g의 채소 섭취, 금연 등을 추천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검진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 2023-02-2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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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놓지 못하는 부동산, 노인 빈곤 족쇄일까 열쇠일까
- 노인의 삶을 수치화한 통계자료가 발표될 때면 우리나라 노인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된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돈이 없어 우울하기 짝이 없는 여생을 보내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노인이 서러운 삶을 산다고 결론짓기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젊은 세대는 내 집 마련을 꿈도 못 꾼다는데 노인은 자가에서 거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노인은 과연 빈곤한가, 부유한가? ‘부동산 불패 신화’의 주역, 60세 이상 노인은 여전히 노후 대비용 자산으로 부동산을 가장 선호한다. ‘202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자산 중 80.9%가 부동산이었으며, 저축은 13.8%에 불과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도 낮은 비율을 보였다. 또한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2020년 기준 고령 가구가 보유한 주택에서 거주하는 비율(자가점유율)은 75.4%로, 다른 가구 형태에 비해 유독 높다. 부동산 가진 노인은 부유하다? 그러나 ‘노인은 부동산을 가졌으니 부유하다’는 판단은 섣부르다.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아니라 부동산에 묶여 있고, 사회안전망이 부족하다고 인식해 실제로 노인들 역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65~74세 노인 1000명을 재산 규모별로 ‘1500만 원 미만’부터 ‘10억 원 이상’까지 6개 집단으로 나눠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노인들이 느끼는 사회적 불안은 5억~10억 원 미만 집단으로 갈수록 줄어들다가 10억 원 이상 집단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정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윤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돈을 더 벌고 재산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불안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라며 “재산 중에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비상시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곧 노인이 될 4050세대까지 시야를 확장시키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2020 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4050세대의 실물자산 90% 이상이 부동산에 몰려 있다. 이들의 노후 자금 유동성에 제약이 생겨 노인 빈곤을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미 불붙은 노인 빈곤 문제에 부채질하지 않기 위해서는, 4050세대가 나이 들기 전 공적연금과 더불어 부동산 같은 자산을 유동화(현금화)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함을 시사한다. 간혹 집을 팔고 집값이 비교적 싼 지방으로 이사하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83.8%가 건강할 때 현재 집에서 거주하기를 원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5%가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을 정도. 집이 노인에게 거주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거주하던 집을 팔아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리나라 노인이 가장 빈곤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하 빈곤율)은 40.4%다. 빈곤율은 소득이 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2020년 기준 66세 이상 인구의 균등화 중위소득(처분가능소득 기준)은 1809만 원이다. 이보다 소득이 적은 노인이 열 명 중 네 명이라는 뜻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높은 빈곤율의 원인으로는 △부동산 자산을 고려하지 않은 빈곤율 산출 방식 △공적연금의 미성숙 등에 따른 불충분한 노후 준비 △가구 분화(자녀 분가, 황혼 이혼 등) 등이 있다. 소득만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노인 빈곤율 계산법은 줄곧 문제로 지적돼왔다. 노인 빈곤율을 지나치게 높아 보이도록 왜곡해, 실제로는 빈곤하지 않은 고령층을 빈곤층에 포함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센터장은 “경우에 따라 집이나 자동차 등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뒤 실제 월소득과 합산해 계산하는 소득인정액 등을 현금화한다면 더 정확하게 빈곤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성숙한 공적연금 역시 노인 빈곤율을 높이는 주범 취급을 받는다. 공적연금이 일찍이 도입돼 운영된 선진국의 경우 연금 가입자 수가 많고, 가입 시기가 길다. 그만큼 연금에 기여하는 금액이 커서 추후 수령하는 연금소득이 충분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된 지 23년밖에 지나지 않아 상대적으로 미성숙할 수밖에 없다. 강 센터장은 “만족할 만큼의 연금소득을 수령하려면 가입 기간이 30~40년은 돼야 한다”라며 “우리나라는 공적연금 도입이 늦어 선진국에 비해 가입 기간이 짧고, 사각지대 문제 등으로 충분한 가입이 이뤄지지 않아 연금소득이 불충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녀 분가나 황혼 이혼 등 사회적 인식, 문화의 변화로 인한 가구 분화도 빈곤율에 영향을 미친다. 보험연구원 ‘가구 분화에 따른 노인 빈곤과 시사점’ 연구에 따르면 노인과 자녀 세대로 구성된 가구의 월 소득은 407만 원이나, 자녀 세대가 분가하고 나면 월 87만 원까지 떨어진다. 황혼 이혼의 경우 노인 빈곤에 직면할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게다가 그나마 모아둔 노후 자금으로는 자녀의 교육비나 결혼비 등을 충당한다. 조기 퇴직 후 받는 퇴직급여나 공적연금으로는 버거운 수준이다. 이른 시기에 분가가 이뤄지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중장년들이 노후 준비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가구 분화는 70세 이후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빈곤의 늪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져만 간다. 주택연금·주거복지, 빈곤 해결 열쇠 되나 노후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선 개인연금에 세제 혜택을 주거나, 양질의 노인 일자리 확보 등 사회적 측면에서 노후 소득 원천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높은 주택 보유율과 선호 탓에, 부동산이 노후 빈곤의 단기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이 제기됐다. 지난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노후 소득 형성을 위한 조세지원정책’ 보고서는 주택연금을 노후 빈곤의 해법으로 제시한다. 주택연금은 개인연금에 비해 연금 수령까지의 시간이 훨씬 짧으며, 개인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빈곤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공시가격 3억 원 주택을 소유한 60세 주택연금 가입자가 평생 수급할 월 연금액은 63만 6940원, 연간 764만 원이다. 연간 300만 원씩 20년을 기여한 뒤 10년간 수령할 연간 개인연금 소득 744만 원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 역모기지 제도(주택연금·농지연금)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두 연금제도 가입자를 합쳐도 65세 이상 대상자 중 2~3%만이 가입한 상황.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 국민연금 제도 미비 등을 이유로 연금 가입을 하지 않은 노인, 소득은 낮지만 자가를 보유한 노인 같은 ‘빈곤의 차상위층’을 대상으로 주택연금 가입을 지원하면 현재의 노인 빈곤 상황을 비교적 빠르게 비용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택연금은 어디까지나 주택을 보유한 이들만 활용 가능한 제도다. 주택을 보유하지 못한 노인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절대적 빈곤층의 문제는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주보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거복지가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 방식인 월세를 지원하는 것 외에 공공임대주택과 같은 임대주택, 고령자복지주택, 복지·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원주택을 예로 들 수 있다. 주 부연구위원은 “이미 알려진 미국과 일본의 ‘노인 그룹홈’처럼 노인이 살던 지역을 최대한 벗어나지 않고, 같은 지역 내에 거주할 수 있게 하면서 노인이 지역사회와 최대한 분리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삶의 터전을 벗어나 새로운 주거 시설로 이주하는 것을 노인이 원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 현 노인 주거복지 정책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이 보다 보편화된 미국에서는 저소득 노인을 위해 ‘서비스 연계 주택’이라는 대안적 주거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공통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입주 노인의 독립성·자율성이 보장되도록 1인 1실을 지원하며, 서비스 코디네이터를 통해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를 연계한다. 주택 자체적으로도 공동 식사 및 건강 증진, 사회적 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노인에게 경제적 빈곤뿐 아니라 마음 빈곤까지 아우를 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자명해 보인다.
- 2022-12-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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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부동산 30% “고령자 입주 거절” 난민화 가속
- 일본의 노인들이 살 곳을 찾아 전전하는 ‘주택 난민’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에게 집을 임대했다가 고독사하면 사후 처리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로 부동산들이 노인 입주를 거절하기 때문이다. 본지가 지난 9월 ‘日 고령자, 갈 곳 없어 ‘사고물건’ 찾아 전전’ 제하의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갈 곳 없는 노인들은 ‘사고물건’이 된 주택으로 결국 돌고 돌며 '주택 난민'이 되고 있다. 노인 입주 거절하는 부동산 65세 이상 회원의 방 찾기를 전문으로 지원하는 ‘R65부동산’은 전국 부동산을 대상으로 ‘65세 이상 고령자용 임대에 관한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R65부동산은 “고령화율이 높은 일본에서는 고독사로 인한 ‘사고물건’ 증가 우려가 있어 65세 이상의 25%가 임대 주택 입주 거절을 당한 경험이 있다”면서 “주택 난민이 되는 고령자가 증가할 우려가 있어 ‘고령자용 임대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조사 배경을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의 25.7%가 ‘고령자가 입주 가능한 임대 주택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응답 부동산의 28.9%는 관리하는 부동산 중 고령자가 입주 가능한 주택은 ‘20%미만’이라고 답했다. 또한 28.3%는 ‘최근 1년간 나이를 이유로 고령자 입주를 거절한 적 있다’고 답했다. 36%는 ‘거절한 적은 없지만, 불안하다’고 했다. 고령자가 입주한 뒤 불편함을 겪었다고 응답한 부동산은 57.3%였다. 이유로는 1위가 ‘고독사에 의한 사고물건화’(56.25%), 2위가 ‘집세 체납’(42.6%), 3위가 ‘사후처리’(37.5%) 순이었다.(복수응답) R65부동산은 보유한 매물 수가 많은 부동산일수록 공실률을 줄이기 위해 임대에 조금 더 관대한 응답률을 보였지만, 매물이 적은 부동산일수록 나이를 이유로 입주를 거절하거나 고령자 입주는 불안하다는 반응이었다고 분석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해야 R65부동산은 고령자를 입주하지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사고물건’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물건’은 자살이나 살인 등이 일어나 심리적 하자가 있는 주택을 말한다. 사망 이유가 ‘자연사’라면 심리적 하자에 해당하지 않아 원칙적으로는 사고물건이라 할 수 없지만 많은 이들이 ‘노인의 고독사=사고물건’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에 2021년 10월 국토교통성은 ‘택지건물거래업자에 의한 사람의 죽음의 고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고독사 우려로 인해 고령자가 집을 구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본래 부동산 관리업자는 집과 관련한 죽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매입자나 차주에게 이를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자연사 또는 일상생활에서 생긴 불의의 죽음, △자연사 등 이외의 사망이 발생하고 3년을 경과한 물건 △통상 사용하지 않는 집합주택의 공용부분에서 자연사 등 이외의 사망 세 가지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했다. 다만 자연사했더라도 오랜 기간 방치되어 특수 청소 등이 필요한 경우라면 알릴 의무가 있다. 즉 문제는 ‘연고 없는 노인이 사망 후 오랜 기간 발견되지 않은 경우’에 발생한다. R65부동산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사고물건의 정의를 명확화한 것을 참고해야 한다”면서 “고독사로 방치되지 않도록 ‘지켜보기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사후 처리의 경우 사무위임 계약 약정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집세 체납의 경우 치매로 인한 인지능력 저하인 경우가 있으므로 치매라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고령자가 입주 가능한 임대 물건이 늘어나 좋아하는 장소에서 살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2022-11-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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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고가 시니어타운 '불티'... 최고 비용은 '40억 원'
- 2022년부터 일본 전체 인구의 약 5.4%를 차지하는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후기 고령자(75세 이상)로 편입되기 시작한다.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3640만 명)중 절반 이상이 이미 후기 고령자다. 그런데 일본 고령자의 80%는 간호·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고령자다. 일본 정부로부터 노인 돌봄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정받은 이들이다. 따라서 건강한 고령자들의 거주지에 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도심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세우는 시니어타운이나 유료노인홈이 생기는 추세다. 하지만 비싼 입주금을 감당할 수 있는 고령자는 많지 않아 이런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고령자는 매우 제한적이다. 건강한 고령자 위한 유료노인홈 일본에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유료노인홈(우리나라의 실버타운 형태)과 요양시설이 있다. 요양시설은 정부가 정한 기준이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아 항상 시설 입주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이에 민간시설 중에서는 건강한 고령자가 이용할 수 있는 유료노인홈과 고령자 전용 주택이 늘고 있다. 일본의 고령자 주택·시설 통계를 제공하는 타무라 플래닝앤오퍼레이팅(タムラプランニングアンドオペレーティング)의 “고령자 주택 데이터 2022년 상반기호”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 전국의 고령자 주택·시설 종류는 총 14가지로, 총 5만 6741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고령자 주택·시설 14종류는 다음과 같다. 간호 가능한 유료노인홈(介護付有料老人ホーム), 주택형 유료노인홈(住宅型有料老人ホーム), 건강형 유료노인홈(健康型有料老人ホーム), 신고하지 않은 유료노인홈(無届有料老人ホーム), 분양형 케어서비스 제공 맨션(健康型ケア付きマンション), 서비스 제공 고령자용 주택(サービス付き高齢者向け住宅), 경비노인홈·A형·B형(軽費老人ホーム·A型·B型), 케어하우스(ケアハウス), 양호노인홈(養護老人ホーム), 그룹홈(グループホーム), 개호노인복지시설(介護老人福祉施設), 개호노인보건시설(介護老人保健施設), 개호요양형의료시설(介護療養型療養型), 개호의료원(介護医療院) 고령자 전용 주거 시설은 크게 공적 시설과 민간 시설로 나뉘는데, 지자체가 주로 운영하는 공적시설은 대체로 입주금이 없고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를 위한 개호(介護, 간호) 시설이 많다. 민간이 운영하는 시설은 대체로 간호 서비스가 함께 운영되는 형태가 많고 입주금이 천차만별이다. 최근 민간시설 중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주택형과 서비스 제공 고령자용 주택(줄여서 사코슈라고 한다, サ高住)이다. 2022년 4월 기준 주택형은 3만 2003호가 증가했고, 사코슈는 2만 6690호가 늘었다. 주택형 유료노인홈은 건강한 고령자 혹은 스스로 생활은 가능하지만 간호가 필요한 고령자가 입주할 수 있다. 주로 외부 간호 업체를 연계하며 60세 이상부터 들어갈 수 있다. 사코슈는 베리어프리 등이 적용된 고령자 전용 주택으로, 이곳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란 간호 서비스가 아닌 안부 확인 및 생활 상담 서비스, 생활 지원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간호 서비스는 제공·연계하지 않는다. 간호가 필요한 경우 개인별 계약을 해야 한다. 간호·돌봄이 모두 필요하지 않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형 유료노인홈은 전체 유료노인홈의 0.2% 수준으로 매우 적다. 이에 최근에는 ‘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고령자일 것’을 입주 조건으로 내세우는 고가의 유료노인홈과 사코슈가 등장하고 있다. 시니어를 위한 레지던스 ‘파크웰스테이트’ 미쓰이부동산은 ‘시니어를 위한 서비스 레지던스’를 표방하며 수도권 중심으로 ‘파크웰스테이트’라는 시니어타운을 짓고 있다. 대체로 유료노인홈과 사코슈가 혼합되어 있다. 또한 ‘원칙적으로 스스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건강한 만 60세 이상’인 사람만 입주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청한다고 모두 입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 진단을 받는 등 입주 심사를 거쳐야 한다. 현재 운영하는 레지던스는 도쿄에 위치한 ‘파크웰스테이트 하마다야마(浜田山)’가 있으며, 오사카 최대 규모인 ‘파크웰스테이트 센리츄오(千里中央)’, 지바 현의 ‘파크웰스테이트 카모가와(鴨川)’가 있다. 비용은 선급금(또는 임대료 상당액), 월 이용료, 보증금 세 가지를 합쳐 일시금으로 내거나 월세로 낼 수 있는데 금액이 상당하다. 하마다야마는 입주비용이 최소 6288만 엔(약 6억 원)에서 최고 2억 엔(약 19억 원)에 달한다. 카모가와의 입주비용은 1인 기준 최소 2520만 엔(약 2억 4000만 원)부터 최대 6451만 엔(약 6억 2000만 원) 수준이다. 센리츄오는 선급금이 없는 곳부터 5300만 엔(약 5억 원)까지 있다. 입주 금액이 꽤 높지만 ‘파크웰스테이트 카모가와’는(473실 규모) 오픈 전부터 4000건이 넘는 문의가 쏟아졌다. 미쓰이부동산은 오는 2024년 도쿄도 미나토구에 지상 36층, 총 421실 규모의 시니어 레지던스와, 지바시에 28층 617실 규모의 시니어 레지던스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여생 보내는 최고급 유료노인홈 ‘사쿠라비아 세이죠’ 미쓰이부동산의 레지던스보다 더 비싼 유료노인홈도 있다. 도쿄 세이죠학원 역 10분 거리에 위치한 ‘사쿠라비아 세이죠’(サクラビア成城)다. 이곳의 입주 조건은 70세 이상이면서 돌봄이나 정부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다. 사쿠라비아 세이죠의 특징은 전액 선급금으로만 비용을 낼 수 있으며 15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급금으로 내는 입주 비용은 평형이나 층수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입주 후 15년(180개월) 이내에 퇴거하는 경우 필요 경비와 사용료 부분을 제외하고 돌려준다. 만약 15년이 지나고도 거주를 이어간다면, 16년째부터는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계속 지낼 수 있다. 입주 비용은 가장 저렴한 객실이 약 1억 2000만 엔(약 11억 6000만 원)이며 가장 비싼 객실은 약 4억 엔(약 39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 이용료를 매월 30만 엔(약 300만 원) 내야 한다. 높은 비용 때문인지 사쿠라비아 세이죠의 주 이용자는 기업 경영자와 가족이다. 150개의 객실은 항상 만실이며 입주를 기다리는 대기자도 많다. 시설을 둘러보는 이들은 주로 50~60대로 대기 회원이 되려면 보증금 100만 엔(약 967만 원)을 내야 한다. 대기 회원이 되면 입주 가능한 나이인 70세가 될 때까지 사쿠라비아 세이죠에서는 정기적으로 소식지를 보내준다. 레스토랑에서는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메뉴를 제공하며 룸서비스로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레스토랑 내 개인룸을 통해 가족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도예, 회화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할 수 있으며 갤러리를 통해 작품 전시도 즐길 수 있고, 콘서트홀에서는 정기 공연도 열린다. 무엇보다 사쿠라비아 세이죠가 인기 있는 건 이곳에서 여생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일반 유료노인홈들은 간호를 넘어 돌봄이 필요한 경우 요양시설로의 이동이 필요한데 사쿠라비아 세이죠는 자신의 객실에 머물며 돌봄·치료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2022-09-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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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고령자, 갈 곳 없어 ‘사고물건’ 찾아 전전
- 일본의 고령자들이 갈 곳이 없어 시세의 70% 수준으로 거래되는 ‘사고물건’으로 몰리는 반면, 올해 도쿄 신축 아파트 가격은 1억 엔을 넘어서며 ‘억션’(억 엔대의 맨션 줄임말)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자살, 타살, 고독사가 발생한 집을 ‘사고물건’이라고 부른다. 사고물건은 일본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다. ‘엄청 좋은 집이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에 나왔는데 알고 보니 사연이 있었다’는 클리셰가 유명하다. 꺼림칙하다는 이유로 거주를 피하기 때문에 보통 시세보다 30~70%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된다. 일본에서 사망 후 이틀이 지나도 발견되지 않은 사람은 연간 3만 명에 이른다. 일본에서는 고독사가 부동산 시장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힐 정도로 사회적 이슈다. 저렴해야 팔리는 사고물건 최근 사고물건 중개 사이트가 많아지고 있다. 사고물건으로 입주하고자 하는 사람도 늘었지만, 가족·친족이 고독사한 주택 거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집주인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사고물건 정보 공개 사이트의 원조는 ‘오오시마랜드’다. 오오시마 테루 씨가 2005년 직접 빈집을 조사하러 다니며 들은 내용을 작성하면서 시작된 이 사이트는 이제 제보를 통해 외국의 사고물건 주택까지 표시하고 있다. 이런 사이트가 생겨나는 건 주택 매입자나 임차인과의 계약 분쟁을 막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택지건물거래업법’을 통해 입주 희망자에게 해당 주택에 대한 물리적·심리적 결함을 반드시 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고지 지침이 없어, 이를 숨기고 거래했다가 나중에 알게 된 입주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일이 빈번하다. 2021년 국토교통성은 사고물건 고지 범위에 대한 지침안을 정리했다. 중개업자는 3년간 매입자·임차인에게 사고물건이라는 점을 알려야 하지만, 자연사나 일상생활에서의 사고사 등으로 인한 고독사라면 알리지 않아도 된다. 사고물건 세입자는 고령자? 사고물건의 정보가 오픈되기 시작하자 1인 고령가구는 집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혼자 살다 고독사를 했는데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으면 그 집은 사고물건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 임대주택관리협회 조사에 따르면 집주인의 80%는 고령자 입주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고, 한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독거노인의 25%는 입주를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사고물건에서 거주하려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사고물건에 입주하고자 하는 이들은 대개 고령자, 외국인 근로자, 젊은 독신가구 등이다. 집에서 발생한 사고보다 재정적인 할인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인한 빈집 증가가 사고물건 거래 증가로 이어지자 요코하마의 부동산 회사 마크스는 2019년 4월 사고물건 전문 중개 사이트를 열었다. ‘조부쓰(成佛) 부동산’은 사고물건이 어떤 사정으로 빈집이 되었는지 밝히다가 2020년 11월부터는 사고물건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해 되파는 사업도 시작했다. 또한 거래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청소·소독 등이 되었다는 ‘조부쓰 인정서’를 발행한다. 비쌀수록 잘 팔리는 맨션 반면 일본 맨션(일본에서 아파트를 부르는 말)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분양된 수도권 신축 아파트 평균값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비싼 6476만 엔(약 6억 8000만 원)을 기록했다. 도쿄 도심인 23구만 보면 8300만 엔(약 8억 7000만 원)을 넘는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2021년 수도권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00년 무렵 일본의 버블경제 정점기 수준을 웃돌았다. 가격 상승세는 오사카, 후쿠오카 등의 지방 주요 도시 신축 아파트와 도심 구축 아파트로도 확산되고 있다. 도쿄만(灣) 지역의 구축 아파트 가격은 2년 동안 평균 20%가 올랐다. 2012년 아베노믹스 이후 2020년까지 8년 동안 신축 가격이 약 25.4% 올랐다는 걸 생각하면 구축 가격 상승세는 무척 빠른 편이다. 버블경제의 붕괴로 부동산 하락을 겪은 일본에서 부동산은 ‘값이 떨어지는 물건’이지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 준공 순간부터 감가상각이 이어지다가 30년이 넘어야 재건축 기대심리로 인해 떨어지던 집값이 반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의 주택대출 금리는 변동금리 기준 0.5% 수준으로 저렴하지만, 그만큼 대출 심사가 무척 까다로워 아무나 받을 수 없었다. 여차저차 해서 대출을 받았다 하더라도 집값은 계속 떨어지는데 30년 동안 대출금을 갚아야 하니, 시세 차익으로 대출 상환을 계획하기도 어렵다. 결국 결혼, 출산, 은퇴 등 어떤 큰 전환점이 있을 때에야 집을 구매하는데, 최근 일본 은행의 저금리 정책으로 대출이 쉬워지면서 맞벌이 부부의 주택 구입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 2022-09-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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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고령자, "치매 발병 후 늦어, 요양시설 미리 찾아야"
- 일본 고령자들은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개호 시설 입주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설 입주자들은 입주 직전이 아니라 더 이른 시기에 시설들을 알아봤으면 좋았을 거라고 말한다. 건강할 때 미리 여러 조건을 검토해두었다면, 실제 개호 시설 생활을 할 때 만족도가 더 높았을 거라는 의미다. ‘LIFULL시니어’는 개호(介護, 간병) 시설 입주 계기 등의 실태 파악을 위해 시설에 입주한 가족·친족이 있거나 시설 정보 수집을 해봤던 사람을 대상으로 ‘개호 시설 입주에 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LIFULL시니어는 일본 최대 노인 홈·개호(간호) 시설 검색 사이트 ‘LIFULL개호’를 운영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대체로 입주 직전 시설을 검토했다. ‘입주 4~6개월 전’이 18.7%로 가장 많았고, ‘입주 2~3개월 전’ 17.9%, ‘입주 1개월 전’ 15.8% 순이었다. 입주 전 6개월 이내에 어느 시설을 들어갈지 검토해보는 사람이 52.4%로 약 절반인 것. 하지만 이 중 68.7%가 ‘더 빨리 개호 시설 입주를 검토하면 좋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개호 시설을 찾으면서 가장 어려워했던 점은 30.8%가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했으며, ‘희망하는 조건의 시설이 적거나 없다’(28.2%), ‘개호 시설을 어디서 찾을지 모르겠다’(20.8%)고 했다. 나에게 맞는 시설을 적절한 시기에 가려면 입주 시기가 닥치기 전에 준비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시설에 입주를 꼭 하지 않더라도 미리 견학을 해두면 여러 조건을 여유를 가지고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응답자들은 개호 시설 입주를 고려하게 된 계기로 44.2%가 ‘치매 증상’을 꼽았다. 그 외에 병이나 부상이 있었다는 응답은 26.6%다. 치매 발병이 개호 시설 입주 계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응답자의 66.4%는 집에서 살기가 힘들거나 위험한 상황이 되었고 가족에 의한 개호가 어려워서 시설에 입주하게 됐다. 치매로 입주를 고려했다는 응답자들은 ‘돈 관리 불가’, ‘쇼핑 문제’, ‘화의 조절 불가’, ‘사고력 저하’ 등의 치매 증상이 계기가 됐다고 응답했다. 즉 집에서의 일상생활이 어려워진 시기에 개호 시설 입주를 고려한 것. 고스가 히데키(小菅秀樹) LIFULL개호 편집장은 “‘나는 건강하기 때문에 시설에 가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는 점이 개호 시설을 알아보는 시점을 늦춘다”면서 “시설 검토를 할 최적의 타이밍은 본인이 건강하고 판단 능력이 있을 때”라고 강조했다.
- 2022-08-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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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노인 시설 40%, 물가 상승에 요금 인상 '고심'
- 최근 일본 내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일본 노인시설의 40%가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노인 시설의 운영비용이 높아져 문제가 되고 있다. 전국유료노인홈협회가 유료노인홈(요양서비스가 있는 고령자주택) 법인 중 13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중 45%가 “이용료를 인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가격을 올리고자 하는 항목은 식비(63%), 수도광열비(46%), 관리비(42%) 순이었다. 조사에 응답한 사업자는 식재료의 가격 상승으로 위탁 업체로부터 비용 인상을 요청받았다거나, 전기요금이 두 배로 올랐다는 등을 이용료 인상 이유로 꼽았다. 수도, 전기, 가스와 같은 관리요금부터 비누나 종이컵 같은 비품까지 모든 측면에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 유료노인홈은 재활서비스가 있으므로 시설의 특성상 이용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에 조명을 꼭 켜두어야 하고, 재활 후 열사병을 막기 위해 에어컨을 항상 틀어둬야 한다. 올해 1월~4월까지 4개월간 수도광열비는 월 40만 엔(약 380만 원) 가까이 증가했다. 4개월이면 120만 엔(약 1141만 원)이 오른 셈이다. 데이케어 서비스를 위한 차량의 휘발유 비용도 같은 기간 12만 엔(약 115만 원)이 늘었다. 전국유료노인홈협회 마츠모토 미츠키(松本光紀) 사업추진부장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사업자도 이용자를 위해 가격을 올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가격이 오른 적이 없어 요금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사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노인보호시설들은 국가의 개호보험제도를 기초로 요금을 설정하기 때문에, 요금 인상이 자유롭지는 않다. 사실상 시설에서는 단기여도 좋으니 정부의 지원이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용자가 부담하는 가격을 인상하는 건 이용자에게도, 시설에도 부담이기 때문. 실제로 유료노인홈에 입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비용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산에이(三栄) 광고사가 50세~79세의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시니어 1200명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2.4%는 “입주 후 매월 내야하는 비용”을 가장 크게 고려했으며, 59.9%는 “입주할 때 내야 하는 비용”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타카노 타츠아키(高野龍昭) 도요대학(東洋大学) 교수는 “고령자 시설은 개호보험제도에 따라 보수가 낮게 책정돼 엄격한 경영을 하고 있는데, 물가가 오르면 적자 상태로 운영하거나 경영을 계속 할 수 없게 된다”면서 “공적 지원이 없다면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고령자가 나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2022-07-15 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