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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과 재미를 잡을 수 있는 운동, 파크골프
- 안양천생태공원 파크골프장은 양천구에서 조성한 천연 잔디 구장으로 2018년 5월 2일 개장했다. 구장은 A 코스 9홀과 B 코스 9홀, 총 18홀이다. 홀의 길이는 45m(파3)에서 최고 150m(파5) 코스로 만들어졌다. 안양천생태공원 파크골프장을 찾은 날은 오후 4시. 25℃를 웃도는 날씨에도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많은 골퍼가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분위기는 매우 평화로웠다. 마침 셋이서 치고 있는 팀이 있어 동반해도 되겠느냐고 정중하게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했다. 골프장 규정에는 3명에서 4명이 한 팀이 되어야 한다고 되어있다. 진행을 원활하게 하려는 방편이다. 다행히 실력도 엇비슷해서 즐겁게 라운딩 할 수 있었다. 라운딩 도중 아는 동호인 몇 명을 만나기도 했다. 파크골프의 특성은 전국 수도권 웬만한 구장을 가도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만큼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안양천 구장은 아직은 잔디가 많이 자라지 않아 조금 거칠다. 그러나 대부분 평지이고 지형의 높낮이가 적어서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 지하철 신목동역이 가까이 있어 접근성도 좋다.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아직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른 구장들도 개장 초기에는 대부분 무료로 운영하다가 어느 시점부턴 유료로 전환한다. 파크골프는 배우기 쉽기 때문에 몇 번의 교육만 받으면 라운딩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즐기려면 6개월의 레슨이 필요하다. 골프클럽 한 개와 공 한 개로 티샷부터 퍼팅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이동할 때 편리하다. 체력소모는 골프보다 덜하지만 충분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파크골프의 매력은 바로 이용료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65세 이하는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3000원~ 4000원 정도. 파크골프 동호인 이정남(65) 씨는 “같은 아파트 이웃과 함께 일주일에 3번 이상 안양천생태공원 파크골프장을 찾고 있다. 교육도 이곳에서 무료로 받았으며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구장이 있어 생활에 활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길은, 9호선 신목동역 3번 출구에서 안양천 방향으로 150m 걸어가면 된다. 구장이용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장한다. 음식물은 반입할 수 없으니 주의하자.
- 2018-06-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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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삼월을 누리려거든
- 봄이 힘들다. 혹자는 약동이니, 새싹이니, 희망을 얘기하지만 왠지 필자는 봄이 어렵다. 새 학년 ,새 교실, 새 친구… 어쩐지 3월이면 기지개를 펴야만 할 것 같고, 뭔가 엄청난 시작을 해야 할 것 같은 채무에 맘이 무겁다. 분명 겨울도 나름 살아냈는데 겨울잠에서 방금 깬 아딸딸한 곰 취급이 싫은 게다. 해마다 이런 투정을 했건만 여전히 봄은 오고 또 가기를 60번째란다. 해서 이번 봄은 쫌 바꾸어볼 요량이다. 실컷 기다렸다는 듯 봄맞이를 가볼까 한다. “마뜩지 않던 3월, 이제 누리는 춘삼월로!” 기억 속에 봄 햇살이 좋았던 몇몇 곳이 있다. 능동 어린이대공원 안에 아름드리나무가 늘어선 오래된 산책로, 도심 복판 선릉역 근처의 샤방한 최인아 책방, 그랜드피아노가 놓여 있는 후미진 골목의 Y카페가 그곳이다.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설익은 젊은 날의 어설픔이 배어 있다. 당시 높은 분들의 골프장이었던 그곳의 잔디는 오르락내리락 산책로를 풍성하게 해준다. 짝지와의 악연? 시작, 어린 딸아이의 유년 추억, 불발로 끝난 짠한 연애 감정의 흐린 느낌…. 돌이켜보니 공원보다 기억이 더 그리운가보다. 불문곡직하고 누구에게나 인생의 봄날은 따시고 빛난다. 아~ 봄날이여~ 선릉역 근처 최인아 책방은 최근에 즐겨 찾는 곳이다. 교보나 반디앤루니스, 별도서관은 너무 크고 높다. 내 키를 넘는 서가는 버겁다. 날것의 지식은 부담스럽고 무겁다. 이제 지식은 삶 속에 녹아 있어야 편하다. 책방이 위로가 되는 것은 지식창고에서 오는 대리만족만은 아니다. 글 내용을 차치하고 사각거리며 넘어가는 종이소리, 나무 내음이 남아 있는 책 향기, 오골오골 모여 있는 글자들이 가지런히 놓여 간택을 기다리는 그곳에서 또 다른 권력의 재미를 맛본다. 순전히 나만의 착각이라 할지라도 어쩌랴. 한눈에 쏙 들어오는 전경과 나지막한 2층 공간에 나무 계단이 정겹다. 아담하고 조용한 분위기와 폭신한 의자가 딱 그만이다. 화려한 샹들리에, 입구의 샤방한 철문과 높은 천장. 한때 하우스 웨딩이었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커피 한 잔 놓고 온종일 앉아 있어도 좋은 거실 분위기의 공간이 편안하다. '삶이 힘들 때 권하는 책', '그리울 때 좋은 책' 책갈피로 꽂혀 있는 짧은 단상 몇 구절이 신선하다. 독특한 서가 배치가 이 서점의 개성이다. 어린이대공원이 몸의 쉼터라면 최인아 책방은 머리의 쉼터쯤이라 해두자. 빼곡한 책들 사이에서 봄날 망중한의 사치를 누린다. 초등학교 담벼락과 마주한 ‘Y카페’는 주택가에 자리한 필자만의 은밀한 아지트다. 예전에 대입 준비로 지친 고3 아이들과 기분 전환으로 즐겨 찾던 곳이다. 진한 커피와 푸짐하고 달달한 허니브레드의 생크림이 위로가 되었던 카페다. 어느 날 홀 중앙에 백색 그랜드피아노가 놓이더니 살롱으로 변해갔다. 데스크 앞에 ‘매달 3번째 금욜 저녁에는 라이브공연’이라는 작은 리플렛이 놓여 있었다. coffeezip에서 Y카페로 리모델링되었다는 주인장의 말이다. 그 후 크고 꼬망쥐처럼 들락거리면서 익숙해져갔고, 한때는 출근도장을 찍기도 했다. 한동안 뜸했지만 올봄에는 가볼 작정이다. 그사이 없어진 것은 아닐지…. 젊은 날의 빛나던 봄은 이슬처럼 사라지고, 중후한 2막의 봄날이 내게도 있을는지. 그날은 언제쯤일지. 이런 희망이 해를 더해서 살게 하는 봄의 힘인가보다. 봄날이여 내게 오라~
- 2018-03-1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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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벳푸에서 온천하고, 유후인에서 즐기는 자유여행
-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4대 섬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규슈(九州) 지방. 그중 오이타 현의 벳푸(別府) 시는 예로부터 온천 여관, 온천 욕장으로 번창해 1950년 국제관광온천문화도시로 지정되었다. 한마디로 온천 천국의 도시. 현재 300여 개의 온천이 있다. 시영온천에서는 단돈 1000원의 입장료만 내면 전통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매일 온천욕으로 건강 다지고 심심하면 인근 유후인 시로 나들이 떠나는 재미. 한 달이 후딱 지나간다. 글·사진 이신화 여행작가 (‘On the Camino’ 저자, www.sinhwada.com) 국제 온천관광도시, 벳푸 시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배로 이동하는 일본 여행은 특별하다. 좁은 의자에 앉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비행기 안보다 백번 낫다. 후쿠오카 하카타 항에 내려 텐진에서 점심만 먹고 바로 벳푸 시로 가는 버스에 오른다. 두 시간 정도 달려 가파른 고갯길을 넘어서면 벳푸 시내에 이른다. 뜨거운 온천 열기로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연기가 가득하다. 벳푸에 온 이유는 단 한 가지, 실컷 온천욕을 하기 위함이다.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온천은 츠루미다케 산(1375m)과 약 4km 북쪽에 떨어져 있는 가란다케 산(또는 유황산, 1045m)의 화산 동쪽에 집중되어 있다. 2800개 이상의 원천수가 자연용출되며, 용출량은 일본에서 1위다. 처음부터 온천도시로서 명성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100℃가 넘는 고온의 용출수에 목욕은커녕 빨래도 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화탕지옥(火湯地獄)’의 땅이었다. 이 재앙의 도시를 명품 온천도시로 만든 이가 아부라야 쿠마하치(油屋熊八, 1863~1935)다. 그는 ‘산은 후지, 바다는 세토나이, 온천은 벳푸’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벳푸를 온천도시로 부상시켰다. 벳푸 역 앞 광장에는 ‘벳푸 관광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의 동상이 있다. 300여 개의 온천 천국, 10분 온천욕으로 힐링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목욕용품부터 챙겨 다케가와라 온천(竹瓦温泉)으로 향한다. 벳푸의 300여 개 온천 중에서 내로라하는 시영온천이다. 벳푸 만에서 멀지 않은,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온천은 건물부터 예사롭지 않다. 메이지 시대인 1879년, 한 어부는 해안 근처에서 솟아나는 자연용출장에 간소한 오두막을 지었다. 지붕에 대나무를 얹었다 해서 ‘다케가와라’라는 이름이 붙었다. 1938년에는 중국의 호화로운 기와지붕으로 장식해 재건립했다. 이 건축물은 2004년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었고, 2009년에는 근대화 산업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온천이 생긴 지는 139년의 세월이 흘렀다. 건축물도 80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어 전통의 향기가 폴폴 난다. 입장료는 단 100엔. 간드러지는 목소리의 여자 스태프는 일본식 영어를 구사하면서 이것저것 알려준다. 수건이 필요하냐? 모래찜질은 안 하냐? 신발보관장 코인은 나중에 돌려받는다 등등. 린스 하나만 달랑 사 들고 안으로 들어선다. 세월의 연륜이 느껴지는 실내 인테리어다. 윤기 나는 나무 바닥과 목욕 후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무 테이블. 로비는 천장이 높아 시원하다. 탕 입구는 두 곳으로 구분되어 있다. 한쪽은 모래, 한쪽은 40℃가 넘는 뜨거운 물이 용출되는 자연탕이다. 2층에서 탈의하고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옴팍한 곳에 우물보다 약간 큰 탕이 있다. 찬물을 쓸 수 있는 수도꼭지도 있다. 온천욕 하는 사람들 중에 한국인은 없고 대부분 일본 관광객 또는 동네 할머니들이다. 그들의 목욕 방법을 슬쩍 눈여겨본다. 일단 뜨거운 물에 들어가기 전, 바가지로 물을 퍼서 머리를 감고 몸을 씻는다. 그리고 두어 번 탕 속에 몸을 담근 후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나간다. 길어야 10여 분 정도. 일본 목욕 문화는 10분씩 3회를 하는 것이 건강에 유익하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식 목욕법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일본의 온천욕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법. 그래도 온천수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온도가 높아서인지 몸이 금방 개운해진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옛 유곽 거리를 만난다. 옛날 옛적 전국의 한량들을 불러 모았던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곳. 일본의 속살을 들여다보기 위해 작은 선술집에 들러 구운 닭요리를 안주 삼아 사케를 마신다. 그 재미가 묘하다. 이색 순례, 간나와 지옥 온천 벳푸 여행 코스에 지옥 온천 순례를 빼면 안 된다. 벳푸 핫토(別府 八湯) 중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간나와(鉄輪) 온천 단지. ‘지옥 온천’이라는 이름으로 통칭되는 그곳을 찾은 날 주룩주룩 비가 많이도 내렸다. 여러 형태의 ‘지옥’ 중 일본 국가 지정명소로 채택된 세 곳(바다지옥, 백야지옥, 소용돌이지옥)이 있다. 가장 인기 있다는 바다지옥만 둘러본다. 지옥 온천 중에서 가장 큰 열탕을 갖고 있는 곳이다. 약 1200년 전부터 지하 300m에서 뜨거운 증기와 흙탕물이 분출되고 있다. 200℃라니 말만 들어도 지옥에 온 느낌이다. 그저 구경하고 산책하는 것이 전부.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족욕장뿐이다. 탁한 물에 양말을 벗고 물속에 발을 집어넣는다.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 비가 내려 운치는 좋다. 관광객 특수를 누리기 위해 만들어진 특산품 코너로 간다. 수많은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에서 온천 증기로 만든 간장을 넣어 맛을 낸 푸딩을 사 먹는다. 흑설탕 맛이 나는 푸딩이 별미다. ‘오래된 마을’로 꾸민 ‘새 마을’ 벳푸에서 유후인(由布院)으로 간다. 25km 떨어져 있고 버스로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일본인들이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1위이고 60% 이상이 한국인 관광객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유후인을 배경으로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을 제작했다. 유후인 기차역 앞으로 난 유노쓰보 거리(湯の坪街道)의 첫 느낌이 참 좋다. 아기자기한 숍들이 길 양쪽으로 이어진다. 마치 유럽의 소도시에 온 듯하다. 유후인을 명물로 만든 사람은 1955년 유후인 초대 정장(町長, 우리나라의 면장)을 지낸 이와오 히데카즈(岩男額一). 당시 36세였던 그는 마을재건위원회를 결성해 본격적인 온천 개발을 시작했다. 마을에 들어서는 건물 높이는 11m를 넘지 못하게 했다. 마을 어디에서나 유후다케 산(1584m)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호텔, 골프장 같은 대형 레저시설은 불허했고 60실 이하의 료칸(旅館)만 허가했다. 음식도 유후인에서 생산한 재료로만 만들어 판매하도록 했다. 단체 관광객도 받지 않았다. 그 후 ‘오래된 마을’처럼 꾸민 ‘새 마을’은 엄청난 관광 특수를 누리고 있다. 긴린코 호수도 보고 온천욕도 하고 유후인 역에서 긴린코 호수(金鱗湖)까지는 약 1.5km. 호수까지 걷는 동안 ‘재즈 카페’에서 맛있는 컬럼비아 산 커피를 마신다. 금상을 받았다는 크로켓도 너무 맛있어 두 개나 사먹는다. 크지 않은 긴린코 호수는 차가운 물, 뜨거운 물이 용출되어 만들어졌다. 호수는 아침이면 안개와 이슬을 만든다. 호수 앞쪽으로는 아름다운 미술관 건물이 들어앉아 있다. 하지만 단체 관광객 때문에 어수선하다. 호수를 빨리 벗어나 누루카와 온천(ぬるかわ溫泉)으로 간다. 유후인은 벳푸, 구사쓰에 이어 일본에서 세 번째로 용출량이 많은 도시다. 누루카와 온천은 벳푸의 시영온천보다는 비싸지만 유후인에서는 가장 저렴하다. 샴푸와 보디용품도 있다. 남탕과 여탕은 나누어져 있지만 말이 들릴 정도로 가깝다. 야외 온천탕 중간에 돌이 놓여 있고 칸막이도 만들었다. 울창한 숲은 담 역할을 한다.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인. 료칸에서 머물지 못한 여행객들은 이것만으로 일본식 전통 온천을 체험한다. 훌륭한 일본 가정식까지 먹고 벳푸 시로 되돌아온다. 벳푸나 유후인이나 훌륭한 여행지다. 벳푸 시에서 장기숙박하면서 원 없이 온천욕을 하고 심심해지면 유후인으로 나들이나 하면서 푹 쉴 날은 언제 또 올까?
- 2018-01-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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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 해소에 좋은 ‘파크골프’
- “하루에 한 가지 취미를 즐기면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외국 속담이 있지요. 누구나 현직에 있을 때는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을 하거나 취미를 즐기는 기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년퇴직이든 명예퇴직이든, 퇴직 이후 직장 동료나 후배·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인데, 이런 때일수록 나를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스스로 찾아보고 경험해보려고 노력하셨겠지요. 이런 면에서 저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도 3년 전의 일일 듯싶네요. 퇴직 후 동네 공원에 운동하러 갔다가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허리가 아파서 골프운동을 못하게 되어 파크골프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참 잘한 것 같다”는 동네 형님의 말씀에 귀가 솔깃해져 그분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필자도 어깨가 좋지 않아 골프를 쉬고 있었기에 그분의 소개로 파크골프 운동협회에 가입한 이후 지금까지 즐기고 있습니다. 파크골프(park golf)란 골프와 아주 유사한 운동으로 공원 같은 소규모 녹지공간에서 누구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골프게임입니다. 1983년 일본 북해도 마크베츠 강가의 진달래 코스로 7홀의 간이 파크골프장에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시초는 1998년 진주 상락원 6홀을 시작으로, 2004년 서울 여의도에 9홀을 정식 개장한 한강 파크골프장 이래, 파크골프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그 수요에 발맞춰 파크골프장이 계속 신설되고 있습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에서는 자치구별로 파크교실을 운영하게 하여 무료교육을 실시해왔습니다. 서울시를 예로 든다면 각 구에서 반상회 등 홍보활동을 통해 교육생을 모집, 약 2~3개월(주 1회 또는 2회), 지정된 장소(여의도 한강 파크골프장, 잠실 파크골프장 등)에서 무료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파크골프장은 서울에 5개소를 비롯하여 전국에 총 160여 개소가 산재해 있으며, 9홀을 기준으로 Par 3홀 4개, Par 4홀 4개, Par 5홀 1개로 구성되며, 9홀을 두 번 운동하는 파크골프장이 많이 있으나, 최근 신설되는 파크골프장은 18홀, 27홀,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으로 변화·발전되고 있습니다. Par 3홀 규모는 파크골프장의 시설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티샷을 하는 티잉 그라운드로부터 홀컵까지의 거리가 대략 40~60m, Par 4홀은 70~100m, Par 5홀은 110~150m 정도의 거리이며, 페어웨이 폭은 5~10m 정도입니다. 파크골프는 3세대가 함께할 수 있으며 배우기가 쉽고 공을 치기도 쉬우며 비용도 적게 드는 반면에, 운동은 많이 되며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고 신체에 무리가 거의 없으며 시간이 적게 들어 쉽게 찾아가서 즐길 수 있는 운동이지요. 수년 전 행해진 일본의 어느 대학 연구에 따르면 파크골프 운동의 효과로는, 첫째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사랑을 느낄 때 생성되는 다이돌핀이 왕성해지고, 진통효과가 있어서 행복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으며, 둘째 온몸의 근육이 강화되어 낙상이나 골절이 예방되고, 잔디 위를 걸음으로써 허리나 무릎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셋째 함께함으로써 고독을 해소하는 데 더없이 좋은 운동입니다. 골프운동을 할 때는 운동할 사람과 골프장을 사전에 예약하는 등 신경 쓸 일이 많고 골프장을 찾아 몇 시간씩 이동해야 하고, 운동 후에는 허리도 쑤시고 갈비뼈와 어깨도 아파서 수시로 한의원을 찾아 치료를 해야만 했습니다. 파크골프 운동으로 전환한 이후에는 몸이 아픈 데가 없으며, 운동량은 골프 운동이나 파크골프 운동이나 똑같이 잔디 위를 걸으며 동반자들과 대화를 하며 운동을 하니 골프 운동할 때와 거의 유사합니다. 파크골프에 입문하려면 여러 방면의 길이 있는데 첫째 파크골프 인터넷동호회에 가입하여 동호회원으로 활동하기, 둘째 협회에 가입하여 협회회원으로 활동하기, 셋째 어느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고 개인 스스로 활동하기 등이 있습니다. 세상사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듯이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 본인이 결정할 사항이지요. 필자의 경우를 소개해드리면 협회에 가입하여 협회비도 내고 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회(정기월례대회, 연말대회 등) 또는 전국대회(전국에서 개최)에 나가기 위해 협회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협회에서 주관하는 각종 자격시험에 응시해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일정 자격을 취득한 이후, 강사 또는 심판 자격에 도전하여 자격을 획득한 회원은 강사 또는 대회 심판 요원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협회 회원들 간 상호 친목을 도모하며 생활할 수 있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파크골프와 관련된 단체로서는 (사)대한파크골프협회, 대한파크골프연맹이 있습니다. 필자가 가입한 (사)대한파크골프협회는 2016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통합 대한 체육회 정가맹 단체’로 승인을 받은 단체입니다. 파크골프를 하기 위한 용구와 복장으로서는 파크골프 클럽(채)와 공, 골프 티, 볼마커, 볼 포켓, 모자, 장갑, 골프화, 운동복 등이 필요합니다. 파크골프 클럽은 일반 골프 클럽의 퍼터와 비슷하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파크골프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가까운 소속 구청 생활체육과와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에 문의해보시고 그래도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신 분은 (사)전국파크골프연합회 등에 문의하시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숨 가쁘게 근무했던 현직에서 물러나 이제는 취미 하나 정도는 즐기시는 여유와 함께 제2인생을 살아가셔야 우울증 없는, 건강한 삶을 누리시지 않겠어요?
- 2017-11-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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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형이 완만해 시니어 라운딩에 딱 좋아! 알펜시아 700 GC
- 걷기 좋은 골프장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카트를 타고 이동하기보다는 건강을 위해 동료와 수다를 떨며 걸어보자. 대관령의 선선한 바람과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골프장, 알펜시아 700 GC를 소개한다. 2016년 11월, 경기도 광주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연결되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됐다. 덕분에 강원도 골프장으로의 접근이 한결 수월해졌다. 예전엔 강원도 한번 가려면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서울에서 평창까지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대관령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는 동계올림픽 유치와 사계절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로 건설됐다. 여름엔 수영, 겨울엔 스키를 즐길 수 있고 잘 관리된 골프장까지 갖추었으니 레저활동을 좋아하는 방문객에겐 안성맞춤이다. 당일치기가 무리라면 알펜시아 리조트 내의 인터컨티넨탈 호텔, 에스테이트, 리조트, 콘도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이용해보자. 머무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진 대관령의 아름다운 경치에 흠뻑 빠질 것이다. 국내 최초 레플리카(Replica) 코스 아무리 골프가 좋다고 해도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라운딩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땀에 젖어 딱 달라붙은 옷은 스윙을 불편하게 하고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는 미간을 저절로 찌푸리게 한다. 이런 날씨에도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 있다. 바로 대관령 해발 700m에 자리 잡은 알펜시아 700 GC.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한여름에도 20도를 약간 웃도는 기온과 대관령의 선선한 바람은 이따금 흘러내리는 땀을 식혀준다. 골프 마니아라면 한 번쯤 세계 곳곳의 유명 골프장에서 샷을 날리는 꿈을 꿔봤을 것이다. 알펜시아 리조트 내의 알펜시아 700 GC(72파, 6659야드)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그 꿈을 실현해주는 특별한 골프장이다. ‘골프의 성지’라 불리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의 12번 홀, 골프 전문잡지 가 선정한 세계 1위 코스인 파인밸리의 5번 홀,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의 11번 홀 등 이름난 골프장의 시그니처 홀을 재현해 18홀을 구성했다. 이 중에는 소소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코스도 있다. 1998년 박세리가 US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펼치며 우승을 거머쥔 블랙울프 런의 2번 홀, 최경주가 한국인 최초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잉글리시 턴 골프클럽의 10번 홀 등이다. 알펜시아 700 GC의 또 다른 매력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11번 홀에선 스키점프대를 바라보며 샷을 할 수 있다”며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홀로 꼽았다. 로열 트룬 골프클럽 7번 홀에서 영감을 얻은 11번 홀은 탁 트인 그린과 알펜시아 리조트의 자랑인 스키점프대가 어우러져 알펜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전경을 연출한다. 국내 유일의 바이애슬론 경기장과 스키점프대 등 동계올림픽 시설물을 바라보며 샷을 할 수 있는 골프장은 알펜시아 700 GC가 유일해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8홀을 모두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에서 4시간 반. 큰 언덕이 없고 완만해 산책하듯 라운드하기 좋다. 4번과 14번 홀 앞의 그늘집에선 시원한 음료와 간단한 간식을 구매할 수 있으니 중간중간 체력을 충전하도록 하자. 이용 정보 주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솔봉로 325 전화번호 033-339-3711 이용요금 주중 13만원 주말 16만원 (성수기 16만원) 캐디피 10만원/팀 카트피 8만원/대(5인승) 평일에 방문하는 여성 골퍼에게는 그린피를 25% 할인해준다. 셰프가 꼽은 골프장 대표 메뉴 - 맛과 자연을 담은 황태짬뽕 강원도 대관령의 특산물인 황태를 주재료로 한 황태짬뽕(1만3000원)은 알펜시아 700 GC의 대표 메뉴다. 낮엔 따뜻하고 밤에는 추운 대관령의 큰 일교차는 보들보들하고 고소한 황태 만들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곳의 황태짬뽕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말려진 대관령 황태와 쫄깃한 오징어, 새우, 홍합, 신선한 채소를 곁들여 맵지 않고 부드러운 맛을 담아냈다. 운동 후에 먹는 따끈한 황태짬뽕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총주방장 윤영범씨는 “황태로 우려낸 담백한 맛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황태는 알코올 해독 능력이 뛰어나 숙취 해소에 좋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좋은 음식”이라 소개했다. 황태짬뽕의 뒤를 잇는 메뉴는 뚝배기 오삼불고기(1만3000원). 자연송이가 들어가 향이 일품인 오삼불고기 한 상이면 허기진 배를 충분히 달랠 수 있다.
- 2017-08-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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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에서 만난 사람] 꿈의 은퇴촌, 캘리포니아 라구나우즈 빌리지를 가다
- 미국은 세계에서 실버타운이 가장 발달한 나라다. 자녀가 성인이 되면 독립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독립적인 가족문화 때문일 것이다. 은퇴 후 자식에게 의존하기보다는 내 스스로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시니어들의 의식도 한몫했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에 이미 실버타운이 건설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이름난 대규모 은퇴 단지만 3000여 곳, 이 중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작은 해안도시에 있는 라구나우즈 빌리지는 한인들에게는 꿈의 은퇴촌으로 불린다. 365일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 입맛대로 골라 즐길 수 있는 클럽활동,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년 친구들, 무엇보다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다. 서로를 ‘아름다운 동행자’라 부르는 이곳, 라구나우즈 빌리지의 한인들을 만나봤다. 미스터&미세스 손 “입구를 잘못 들어왔네요. 거기서 기다려요. 미스터 손한테 나가보라고 할게요~” 은퇴촌이라고 만만히 봤다간 낭패다. 라구나우즈 빌리지의 총면적은 2100ac(약 250만 평). 라구나우즈 시(市)의 90%를 차지한다. 여의도 전체보다도 크다. 알려준 9번 출입구를 못 찾아 8번 출입구로 들어간 것이 화근이었다. ‘9’에서 ‘8’이 멀어봤자 얼마나 멀겠냐 했지만 결국 길을 잃었고 기어이 80세의 주인장을 마중 나오게 만들고 말았다. 나무 그늘 밑에 자동차를 대놓고 5분 정도 기다리자 언덕 위에서 골프카트 한 대가 바람을 가르며 달려왔다. 흐트러진 흰머리를 단정히 하며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는 노신사. 미스터 손이었다. GPS를 손에 들고도 길을 잃은 젊은이(?)에게 위로의 말도 잊지 않는다. “여기가 원래 넓어서 찾기가 좀 힘들어요. 하하하.” 손기용(80), 손종숙(75) 부부. 빌리지에서 이들은 미스터&미세스 손으로 불린다. 두 사람은 캘리포니아와 정반대 쪽에 있는 오하이오에서 40년 넘게 소아과 의사, 병리과 의사로 각각 일하다 은퇴를 했고 6년 전 캘리포니아로 이주, 라구나우즈 빌리지의 주민이 됐다. “오래 살았던 오하이오가 익숙하긴 했지만 겨울이 추웠어요. 따뜻한 플로리다로 갈까, 아들이 있는 캘리포니아로 갈까 고민하던 중에 집이 덜컥 팔려버린 거예요. 어디로든 떠나야 했죠. 일단 아들 집과 가까운 이곳 라구나우즈 빌리지에서 월세로 살면서 천천히 결정해보자 했는데, 두 달 만에 집을 샀습니다. 여기가 바로 우리가 찾던 파라다이스였어요!”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은 2300ft2(약 65평)의 크기로 거실과 주방, 그리고 두 개의 침실과 화장실이 있는 예쁜 단층집이다. 2011년 당시 80만 달러에 구입했다. 라구나우즈 빌리지에는 손씨 부부가 살고 있는 단독주택 외에도 콘도와 아파트가 있는데 한인들이 선호하는 어바인이나 플러턴에 비해 주택 가격은 다소 낮은 편이라고. 캘리포니아의 화창한 날씨는 부부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여름엔 더워도 습도가 낮아 상쾌했고 겨울엔 눈이 내리지 않아 운전하기가 좋았다. 10분이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라구나 해변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갈 수가 있었다. 인근 플러턴과 어바인에는 한국 식당과 상점이 넘쳐나니 한국 음식이 그리울 틈도 없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여유 넘치는 빌리지의 라이프스타일이었다. “한마디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골프, 수영은 물론이고 젊은 시절부터 취미였던 사교댄스도 더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였죠. 빌리지에는 200개가 넘는 클럽(동호회)이 있어요. 원하면 어떤 클럽이든 가입할 수 있고 직접 만들 수도 있어요. 여기서는 심심할 일이 없어요.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서로 얼굴도 못 보는걸요. 젊은 시절보다 더 바쁘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합니다.” 남편은 독서와 골프를 즐기고 아내는 하이킹과 합창을 좋아한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부부는 각자 활동하는 클럽이 다르지만 이것만큼은 꼭 같이하자고 정해놓은 세 가지가 있다. 손을 잡고 거니는 저녁 산책, 같은 침대 쓰기, 그리고 벌써 20년을 함께해온 볼륨댄스가 그것이다. 빌리지 안에서 손씨 부부는 춤꾼으로 유명하다. 경력 20년의 수준급 솜씨다. 특히 아내 손종숙씨는 전국 경연에도 참가할 만큼 프로급 댄서다. 어느 해 연말파티에서 백인들도 울고 갈 정도로 멋들어지게 춤을 추는 부부의 모습을 보고 이웃에 사는 한인 부부들이 배움을 자청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세스 손의 댄스교실은 현재 40명이 넘는 학생들이 늦은 춤바람으로 열공 중이다. 부부는 라구나우즈에 들어오기를 두고두고 잘한 일이라 여긴다. 아내에 비해 조금은 소극적인 성격인 손기용씨는 이곳에서 동년 친구들과 격 없이 어울리며 사는 재미를 알게 됐다고 한다. 평생 쓰고 싶어도 못 썼던 모국어를 원 없이 할 수 있는 것도 신나는 일이다. “저녁은 주로 아내가, 아침은 내가 준비합니다. 내가 내린 커피를 마시며 행복해하는 아내의 모습을 매일 아침 볼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지요. 우리는 현재 생활에 아주 만족해요. 둘이 있어서 좋고 친구가 많아서 즐겁습니다.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몰랐을 즐거움이지요. 아내와 나는 이곳이 마지막 종착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해야지요. 스트레스가 건강에 제일 안 좋다는데 여긴 그럴 일이 없어요. 이곳에 살고 있는 최고령 한인은 90이 넘은 분이에요. 10년은 문제없겠지요? 하하하.” 라우나우즈의 이장님, 한인회 김일홍 회장 라구나우즈 빌리지에 한인회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1998년. 당시 회원은 30명 정도였다. 타향살이 이민자들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형님 동생이 되었고 주말이면 다 같이 한집에 모여 바비큐를 먹고 친목을 다졌다. 이후 7명의 한인 회장이 배출되었고 그동안 빌리지의 한인은 700여 가구 1200여 명으로 늘었다. 옛날처럼 오손도손한 분위기는 없어졌지만 한인의 위상은 커졌다. 현재 8대 한인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일홍(79)씨는 초기 한인회가 한인들 간의 친목을 다지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커뮤니티 내 타 인종과의 화합과 클럽활동을 통한 자기계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5년간 이곳에 한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어요. 이대로 가면 빌리지의 한인 비율이 전체의 10%를 차지하게 될 겁니다. 그만큼 커뮤니티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면 좋겠습니다. 매년 빌리지 내에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초청해 기념식과 만찬을 열고 있는데 참으로 뿌듯합니다. 4년 전 만든 한국어 클래스도 아주 인기가 좋아요. 얼마 전에는 아리랑 코리안 문화축제를 열었는데 주민들의 호응이 대단했어요.” 라구나우즈 빌리지에는 동호회 활동을 위한 대규모 연회장인 클럽하우스가 10여 개 있다. 소규모 모임을 위한 크고 작은 미팅룸은 예약만 하면 10~20달러(1만~2만원) 선에서 얼마든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한인들이 주축이 된 클럽도 20여 개나 된다. 김일홍 회장은 클럽활동을 단순한 여가생활에서 더 발전시키려 애쓰고 있다. “목표를 정하고 도전해보자는 거죠. 그 예로 글사랑모임 클럽에서는 2014년부터 라는 수필집을 발간하고 있어요. 회원들의 필력뿐 아니라 편집이나 사진 실력이 매년 발전하는 것을 보며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김일홍 회장은 라구나우즈에서 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 한인회 관련 일은 물론이고 동호회 활동, 관리사무소나 빌리지 내 시설 사용 등 민원 업무도 그의 몫이기 때문이다. 앞서 만난 손기용씨는 김 회장을 알뜰살뜰한 마을 이장님 같다고 했다. 빌리지 안에서 운전하며 가다가도 아는 얼굴을 만나면 꼭 차를 세우고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묻는다. 짬을 내어 아프거나 홀로된 노인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도 살펴야 맘이 편하다. 때로는 라구나우즈 빌리지 가이드가 되어 투어 서비스도 한다. 미국 전역에서 톱 10에 속하는 명성에, 한인이 많이 살다 보니 은퇴자라면 한 번쯤 꿈꾸어보는 라구나우즈 빌리지. 입주 문의는 늘 이어진다. 라구나우즈 빌리지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주택 종류에 따라 3만6000달러(약 3600만원)에서 4만2000달러(약 4200만원)가량의 연수입이 있어야 한다. 일정 금액의 자산도 증명되어야 한다. 월 관리비는 650달러로 골프장, 수영장, 헬스클럽, 클럽하우스 등 빌리지의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시설관리, 조경, 가스, 수도, 케이블TV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김 회장은 빌리지 입주는 어느 정도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지만 미리미리 은퇴 계획을 세운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재력이 은퇴생활의 필수조건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죠. 100세 시대에 은퇴하고 20년, 3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미리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국인들은 자식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경향이 있죠. 지나친 헌신으로 은퇴 후 자신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솔직히 우리 나이가 되면 자식보다 배우자, 친구가 더 소중합니다.” 김 회장은 건강과 재력 외에 성공적인 은퇴생활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은퇴 후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 시간을 어떻게 쓸지 몰라 난감해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돈만이 아닙니다. 평소 좋아하는 운동이나 취미를 준비해놓는 것도 중요해요. 라구나우즈가 최고의 은퇴촌으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열정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완벽하게 만들어놓고 있기 때문이죠. 이곳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다들 바빠요(웃음).” 라구나우즈 빌리지의 많은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포토그래퍼 박성원 작가, 성악가의 꿈을 라구나우즈에서 이루고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소피아 최 회장, 춤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을 모아 7년째 고전무용 춤방을 열고 있는 김영옥씨, ‘김중배의 다이아 반지가 그리 좋더냐’ 훈남 이수일로 변신한 연극반 채한경씨, 고등학교 미술선생님에서 이제는 라구나우즈 미술선생님이 된 이상락씨, 그리고 여전히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고 배려하며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미스터&미세스 손까지…. 라구나우즈 빌리지가 꿈의 은퇴촌으로 불리는 이유는 기막힌 골프코스와 수영장, 럭셔리한 클럽하우스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에는 여전히 꿈을 이루며 살아가는 열정적인 사람들이 살고 있다. 라구나우즈 빌리지가 아름다운 이유다. 라구나우즈 빌리지는?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남서쪽에 위치해 있는 ‘라구나우즈 빌리지’는 라구나우즈 시 안에 있는 은퇴 마을이다. 현재 1만2736세대, 3만6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빌리지 안에는 5개의 수영장과 36홀의 골프코스, 테니스코트, 도서관, 극장, 우체국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있다. 라구나우즈에 입주하려면 조합(HOA – Home Owner’s Association)에 가입해야 하는데 크게 협동조합(Co-Op)과 상호조합(Mutual)으로 나눠져 있다. 협동조합의 경우는 조합이 소유주로서 입주자는 집이 아닌 조합회원권(Stock Certificate)을 구입하면 된다. 상호조합의 경우는 콘도 내부 수리와 관리를 소유주가 책임지고 해야 한다. 상호조합과 협동조합의 가장 큰 차이는 구입한 집을 임대해줄 때다. 협동조합의 경우는 1년 동안 6개월 이상 임대를 줄 수 없다. 상호조합은 임대에 대한 제약이 없다. 따라서 투자를 위한 임대 목적으로 은퇴촌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는 상호조합 콘도를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라구나우즈에 입주하려면 배우자 중 한 사람이 반드시 55세 이상이어야 하며, 집값은 일시불로 지불해야 한다. -------------------------------- 라구나우즈 빌리지 웹 사이트 lagunawoodsvillage.com 한인회 웹사이트 lagunawoodskac.com
- 2017-07-0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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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7월 포도밭에서 열리는 음악콘서트, 국내에도 유명
- 미국산 백색 샤도네이(Chardonnay) 와인의 대표 브랜드로 웬티가 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프랑스에서 샤도네이 포도 묘목을 들여와 와인주조학으로 정평이 나 있는 데이비스 소재 캘리포니아주립대학 팀과 협력해 미국 토양에 맞게 개량하는 데 성공하고, 이를 미국 곳곳의 포도밭에 전수한 본거지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한 가족이 꾸준히 운영해온 웬티 빈야드의 4대째 주인 에릭 웬티(Eric Wente·67)를 수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일본을 들러 말레이시아로 가는 길이었다. 차를 타고 동쪽으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리버모어 계곡에 자리 잡은 지 134년째. 한 번도 주인 바뀐 적 없이 웬티 창업자 가족의 4대와 5대째 후손들이 만들어가는 전형적인 가족 경영 포도밭이다. 미국 서부 와이너리들이 몰려 있는 샌프란시스코 북동쪽 나파 밸리 지역의 파 니엔테(Far Niente) 와이너리가 아기자기한 맛의 아름다운 포도밭이라면, 웬티 빈야드는 영지 내 호주의 프로골퍼 그렉 노먼이 설계한 골프장도 갖고 있는 호방한 느낌의 포도밭이다. 작년 미국 와인 작황은 어떠했나. 2015년이 어려운 해였다면 작년 작황은 2013~ 2014년도 평균치로 회복되었다. 날씨 변화가 상대적으로 심했던 유럽에 비하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와인 작황은 좋은 편이다. 웬티 와이너리의 해외 사업은 어떤가. 현재 5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와인을 판매하는 데 걸림돌이 있는 지역도 적지 않다. 아무래도 와인을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는 미국이다. 대략 미국인 20% 정도가 통상적으로 와인을 마신다고 보면 된다. 외국 가운데 웬티 와인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캐나다이고 한국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와인시장이다. 오바마 정부에서 시도하던 TPP(환태평양파트너십 협정)나 유럽과 미국 간에 논의 중인 TTIP(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 협정)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이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TPP 파기 결정은 너무 안타깝다. 비행기 안에서도 웬티 와인을 만난 기억이 있는데. 마케팅 덕분인지, 품질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덕분인지 많은 항공사에서 우리 와인을 찾고 있다. 캐세이퍼시픽, 유나이티드, 노스웨스트, 한국의 아시아나항공 등에 납품하고 있다. 4대째 가족 경영을 하고 있는데 특별히 좋은 점이 있나. 아들과 딸이 와인 만드는 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니 이미 5대째 경영인 셈이다. 손자가 대학에 들어갔는데 전공에 따라 머지않아 6대째 경영이 가능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가족들은 대부분 떨어져 살고 있는데 우리는 3대가 이래저래 사업으로 얽혀 있어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다. 감사할 따름이다. 포도 수확과 와인 제조에 새로운 기술을 많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포도밭 한가운데에서 바로 포도압축 공정을 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포도를 수확해 처리공장까지 가는 데 걸리는 두 시간을 단축해 15분 만에 현장에서 처리한다. 신선도와 온도 유지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공정이다. 다른 하나는 야간에 포도를 수확하는 과정이다. 캘리포니아 날씨는 저녁에는 매우 선선해 밤 10시경 기온이 섭씨 15도 정도 되었을 때 작업을 시작하기도 하는데 지역에 따라 야간작업 시간을 조정한다.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포도의 품질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 포도 재배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햇볕과 물인데, 물 관리에도 새로운 기술력을 동원했다고 들었다. 물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새크라멘토 강에서 수로를 따라 물을 공급하는데 마침 우리 포도밭에는 골프장도 있어 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효율적 방안을 늘 강구하고 있다. 일례로 적외선 공중촬영을 통해 포도밭과 골프장의 모든 블록에 균등하게 물이 공급되도록 조절한다. 이를 위해 곳곳에 센서 장치를 설치하고 연중 온도와 수분공급량을 측정하여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 운용의 최적화를 도모한다. 웬티 빈야드의 샤도네이는 미국뿐 아니라 유렵 지역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데, 풍미는 조금씩 다르게 느껴진다. 그렇다. 우리 샤도네이는 미국식, 유럽식이라고 말하기보다는 그저 웬티식 고유한 맛으로 평가받고 싶다. 그만큼 대대로 품질 관리에 신경 써왔다고 자부한다. 곧 여름이 오는데 포도밭에서 열리는 음악콘서트 자랑 좀 해보시라. 벌써 30여 년째 운영하고 있다. 매년 7월 중순부터 두 달 동안 10여 차례 콘서트가 열린다. 주로 재즈나 대중음악인데 야외에 무대를 만들고 저녁식사를 겸해서 개최한다. 제임스 테일러, 쉐릴 크로, 링고 스타, 윌리엄 넬슨 등 유명 연주가들이 참여한 바 있다. 얘기 나온 김에 ‘더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 포도밭 안에 상주하는 전문가의 감독 아래 유기농 채소밭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에서 생산한 야채들을 식탁에 바로 올리고 있다. ‘더 레스토랑’의 명성은 한국에도 알려져 있다. 2016년 JTBC 예능 프로그램 샌프란시스코 원정 편에 소개된 바 있다. 에릭은 스탠포드대학을 졸업했다. 아들과 딸도 각각 스탠포드,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하고 부모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온 가족이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와이너리 운영은 영락없이 농부의 일이다. 오랜만에 마주잡은 농부 에릭의 두툼한 손이 믿음직했다.
- 2017-06-0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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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 잘 키우면 노후가 행복해져요”
- 교육 좀 안다는 사람에게 전혜성(全惠星·88)이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녀 자신이 24년간 예일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4남 2녀를 모두 명문대에 입학시킴으로써 자녀교육의 전설적인 대가로 일찌감치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때 화제가 됐던 그녀의 자식들은 지금 교수 또는 미국 정부 차관보로 지내는 등 사회의 최고 엘리트로서 활동하고 있다. 여전히 교육에 있어 현역 활동을 하고 있고 그 와중에 한국을 찾은 전혜성 박사에게서 특별한 교육철학과 인생의 보람에 대해 들어봤다. 무려 24년 동안 예일대학교 교수를 지낸 전혜성 박사는 그녀 자신의 커리어도 커리어이지만 무엇보다도 자녀교육의 대가로 유명하다. 큰딸 고경신씨는 중앙대 화학과 교수였으며, 장남 경주씨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건후생부 장관을 지냈다. 2남 동주씨는 매사추세츠 주립대 의대 교수이며, 3남 홍주씨는 미국 연방정부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차녀인 경은씨도 예일대 법대 교수이며 4남인 정주씨는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야말로 일일이 경력을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미국 이민자 가정이 이뤄낼 수 있는 최고의 엘리트들을 키운 그녀의 자녀교육 철학은 수많은 부모들에게 귀중한 영감이 되었다. 미국 사회에서 그녀는 한국의 위대한 어머니이자 세계적인 사회학자로서 ‘교육의 대모’로 불리며 그녀의 자녀교육법은 오바마 정부의 교육부에 의해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교육의 성공사례로 연구됐다. 골든 에이지, 전혜성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 전 박사는 주미대사관 공사를 역임한 남편 고광림 박사(1989년 작고)와 함께 동암문화연구소(ERI)를 설립,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한-미 문화교류에도 큰 역할을 했다. 저서로는 (1972년), (1982년), (1996년), (2006년), (2010년), (2012년)가 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계속 만들어진 책들은 그녀가 자신을 꾸준하게 단련하는 학자임을 우회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그녀의 공부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녀가 입주한 실버타운은 미국에서 최고급에 속하는 곳으로 총장급을 비롯한 교수 사회의 지식인층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곳에선 사회에서 은퇴했지만 인생에서는 은퇴하지 않은 시니어들이 살아가고 있다. “실버타운에 입주했을 때 미국 사회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간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짐도 풀기 전에 한 할머니가 저에게 한국 문화에 관해 강의해달라고 요청하더군요. 자기가 어시스턴트를 해주겠다고. 알고 보니 헌법 교수였어요.” 그녀가 한국 문화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니 첫 강의에 34명이 등록했다. 그런데 재미있었던 일은 34명 중 70%는 그녀가 아는 사람이거나 지인 또는 자녀들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실버타운 사람들은 그날 아침 를 읽지 않으면 저녁을 먹으러 나가지 않을 정도로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들이었다. 함께 저녁을 먹으면 책 한 챕터는 쓸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갸륵한 라이프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한국 문화 강의를 요청했던 헌법 교수는 겨울에 나가서 깡통을 집어와요. 그걸 팔아서 번 돈을 기증하기 위해서죠. 항상 남루한 옷만 입고 다니는 그녀가 한번은 화려한 옷을 입었길래 어디서 구했냐고 물어보니 중고장터에서 산 옷이라고 하더군요. 가족의 백그라운드가 하버드대 교수들로 이뤄진 집안의 딸이 청빈을 유지하며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거죠.” 휘트니 센터라고 불리는 이 실버타운에는 동아리가 19개가 있다. 음식에서부터 강의 커뮤니티 등등. 전 박사는 계속 배우고 누릴 수 있는 삶이 만족스러워 마치 “천당에 온 것 같다”며 실버타운 생활은 기대 이상이라 했다. “그런데 서울에 왔을 때 실버타운을 가보니 제가 묵고 있는 실버타운과는 너무나도 운영 시스템이 달랐어요. 한국은 사우나와 골프장이 몇 개씩 있지만 호사만 시키는 거지, 사회에 기여를 해서 사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은 없더군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나이 들었다고 하루하루를 그저 흘려보내는 사람은 주변에 아무도 없다며 미국에는 이처럼 독립적으로 시니어들이 자랑스럽게 삶을 연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고 했다. 열정적이되 지치지 않게 평생을 공부하는 사람답게, 전 박사는 공부를 시작하면서 16세 때부터 마음먹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 “해방 후에 감옥에서 우국지사들이 나와서 정치를 했는데, 정책적인 아이디어가 너무 없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해서든 한국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싶었죠. 그걸 위해선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서울여자대학교 설립자인 고황경 박사가 여러 가지 활동을 했지만, 결혼을 안 하니 주변에서 인정을 안 하더군요. 그래서 한국에서 인정받으려면 혼인하고 아이를 낳은 후 박사 학위를 가져야겠구나 하고 결심하게 됐어요.” 이화여대 영문과 2학년을 마치고 미국 유학에 나섰고, 22세가 되던 해에 결혼한 그녀는 고광림 박사와 하버드대에서 최초로 한국학 과정을 신설했다. 사회 참여적 인물로서 그녀의 의지는 그만큼 확고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준비되고 예상한 대로 흘러간 것은 아니다. 전 박사는 자신의 결혼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유교사상이 너무 강한 집안이었어요. 고단했고 할 일도 많았고…. 집을 나가고 싶었던 게 한두 번이 아녔죠. 그런데 내가 선택한 것이니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극복했어요. 더구나 내가 명색이 비교문화 사회구조를 연구하는 사람인데 싶었고(웃음).” 부모는 행동과 실천으로 아이를 설득해야 고통스러웠던 결혼생활 끝에, 전 박사는 ‘이런 도전을 주신 것은 하느님이 필시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 라고 인정하게 됐다고 한다. “바깥의 고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니 스트레스가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사람을 바꾸는 건 어렵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아들을 잘 키워서 며느리들은 편하게 해주자 싶었죠(웃음).” 시간이 흐르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도 일어났다. “아이들은 서양식으로 자랐으니까, 아버지에게 여기가 미국인데 왜 한국식으로 사시냐고 따지는 일도 일어났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난 항상 중간 역할을 하게 됐어요. 나중에 남편이 없을 때 자식들과 함께 지내게 되면 내가 남편 역할을 하기도 했죠.” 전 박사는 본의 아니게 남편 역할을 하게 되는 일이 종종 생기면서 깨달음을 얻었다. 바로 자녀교육에서 ‘아버지는 어떻게 해야 하고 어머니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녀가 보기에 중요한 것은 밸런스였다. “부모 중 한 사람만이 아이를 키우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려면 닦달하고, 쉬게 하고, 사랑도 하고 해야 하니까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부부 두 사람이 공동 목적이 서면 역할 교환이 잘되더군요.” 대를 이어가는 자녀교육 철학 전 박사는 부모의 역할 모델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간단히 말하면 “공부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녀는 말이나 기계적인 지식의 한계를 알고 있었고 지극히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의 중요성을 믿고 있었다. “말의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말로 하면 23%가 전달되고, 몸소 행동으로 실천하면 100% 전달됩니다.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한 거지요. 자녀교육의 핵심은 부모가 열심히, 성실하게, 그리고 봉사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행동으로 보여줬습니다. 가정 내에서 의사소통이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아침식사를 늘 같이하며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꾸준히 귀 기울였어요. 요즘에는 아이들이 우리가 모르는 걸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 하나하나를 한 명의 성인으로 보고 대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가족 공동의 목적을 세워 그걸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방법이 좋겠죠.” 사실 전 박사의 삶의 저변에도 부모님의 존재가 두텁게 드리워져 있다. “어머니는 과거부터 여자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셨어요. 그리고 아무리 똑똑해도 덕망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죠. 아버지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어요. 사실 제가 아버지 어머니에게 약속한 걸 성취하려고 평생을 살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그녀 자신도 부모님의 성공적인 자녀 교육의 영향권 안에서 살아온 사람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녀교육의 철학은 대를 이어 내려오고 있다. 부모가 삶의 목적을 먼저 세워라 미국 최고 대학의 교수이자 여섯 남매의 어머니, 그리고 엄격한 유교 집안의 며느리로 살아야 했던 전 박사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한 삶에서 ‘일과 가족’은 새의 두 날개와 같다고 말하며 자신이 속한 사회와 가족을 한데 묶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제대로 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좋은 아내, 현명한 엄마라면 사회에 대해 그만큼 알아야 하며 일과 가족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 쉽지 않은 모든 것들을 겪어내면서 어떻게 자신에 대한 힐링을 했는지 물어봤다. “나는 의식하지 못하고 한 일인데 그 일이 젊은이들에게 큰 도움이 돼서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나에게 다시 찾아오는 일이 있어요. 정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오죠. 그게 제 자부심을 높여줍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 다른 사람, 후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삶이 그녀가 말하는 가치 있는 삶임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삶의 목적이 뚜렷하고, 자식들과 대화할 수 있는 부모가 되면 아이들이 잘된다”고 말했다. 부모가 자식의 삶의 모범이 되면 자연스레 아이들은 따라온다는 것이다. 성공보다는 성취에 목적을 두고 삶의 목적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그리고 이런 삶이 정립되면 부모와 아이들 인생 모두는 성공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것이야말로 자식을 잘 키우면 노후가 행복해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다. 장수가 악몽이 되는 노후파산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다양한 사회 지표는 우리 사회에 노후파산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누구나 아름답고 행복한 노년을 꿈꿀 수 있지만 아무나 행복수명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녀 교육이든 노후 문제이든 일생을 염두에 두고 계획적으로 삶을 설계해야 한다는 전 박사의 조언이 긴 여운으로 남았다. 서울에 왔을 때 실버타운을 가보니 제가 묵고 있는 실버타운과는 너무나도 운영 시스템이 달랐어요. 한국은 사우나와 골프장이 몇 개씩 있지만 호사만 시키는 거지, 사회에 기여를 해서 사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은 없더군요 신라호텔 룸에서 만난 백발의 전혜성 박사는 다리만 빼고 다 건강하다고 말한다. 한국과 비교해서 실버타운 생활을 얘기하던 중에 그녀는 “오래 사는 것보다 보람 있게 사는 게 더 중요하다”며 “자녀 교육 못지않게 부모의 노후 대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2017-04-2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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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들의 ‘한 달’ 별장 만들기 좋은 도시들①
- 이유 없이 고국을 떠나 외국에서 살겠다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름다운 곳에는 으레 세계적인 부호나 유명한 배우들이 별장을 짓고 살지만 그 도시가 그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일반 여행자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그 도시에서 한 달 정도만 살면 별장과 다를 바 없다. 이번 호부터 아름답고 특별한 별장을 꿈꾸는 시니어들을 위해 유럽의 멋진 도시들을 골라 시리즈로 소개한다. 글․사진 이신화( 저자, www.sinhwada.com) 고요함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소도시 얼마 전 “폴란드에서 사는 것은 어때?”라고 필자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 지인이 있다. 평생 ‘일이 내 삶의 전부’라며 살아온 그도 ‘딴 나라’에서 살 생각은 가끔 하나보다. 처음에는 “영국이 좋을 것 같아” 했다가 “미얀마, 라오스는 어때?”라며 급선회했다. 그러다 이번에는 폴란드를 묻고 있는 것이다. “폴란드는 아닌 것 같아. 체코의 남모라비아 쪽이 더 나아”라고 답변했더니 귓등으로도 들은 척하지 않던 그가 TV의 교양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야 활짝 웃었다. 술 좋아하는 그는 체코 모라비아 지방의 인심 좋은 포도 축제에 홀딱 반한 것이다. 지인이 당장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어떠리. 꿈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삶의 질 차이는 엄청나게 크니까 말이다.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얻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지인이 가고 싶은 나라와 도시가 결정됐을 때 필자가 나서주면 될 일이다. 지인이 홀딱 반한 체코의 모라비아 지방에서 추천하고 싶은 도시는 ‘텔츠(Telc)’다. 필자에게 “체코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어?”라고 묻는다면 단언컨대 텔츠라고 말할 것이다. 사람들의 느낌은 비슷하기 마련이다. 체코의 대표 작가 카렐 차페크(Karel Capek)도 자신의 책 에서 “우리나라에서 텔츠보다 아름다운 광장을 가진 도시는 없다”고 적었다. 체코 관광청도 “텔츠는 예술가들과 몽상가들을 위해 만들어진, 사랑스럽고 연약한 분위기를 내는 도시다”라고 소개한다. 텔츠는 주관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매력이 있는 도시다. 특히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대도시 프라하보다 물가가 50% 싼 모라비아 지역 모라비아의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텔츠는 프라하에서 150km, 브르노에서 서쪽으로 약 70km 떨어져 있다. 관광객이 90%나 되는 복잡한 대도시 ‘프라하’를 벗어나 모라비아의 가장 큰 도시 ‘브르노’에 도착했을 때 체감하는 것은 ‘물가’다. 과장 없이 50% 정도 물가가 싸다. 쉽게 예를 들면 커피 값이나 와인 한 잔 값이 1유로를 조금 웃돈다. 브르노를 떠나 텔츠 역에 도착해 10여 분 정도 걸어 호르니브라나 문을 들어서면 올드 타운의 자하리야슈(Zacharias) 광장이다. 광장 주변에는 엇비슷한 형태의 건물이 삼각형 모양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텔츠는 12세기에 로마네스크 교회의 은신처로 언덕 위(해발 522m)의 늪지에 세워졌다. 처음에는 목조 가옥이었으나 1530년에 큰 화재가 났고 당시의 시장이었던 자하리야슈 폰 노이하우스의 통치 아래 대대적인 재건축에 들어갔다. 가옥들은 르네상스식 석조물로 바뀌었고 타운을 에워싼 성벽과 인공 연못도 요새로 만들어졌다. 그러다 또 한 번 화재가 일어났는데 그때도 같은 방식으로 재건축을 했다. 시장이 사망한 뒤 이 도시는 더 이상 개발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고 그 덕분에 텔츠는 유서 깊은 마을(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될 수 있었다. 텔츠에는 역사적 기념물로 지정된 85개의 구조물이 있다. 바로크, 로코코 건물이 길게 이어진 유네스코 도시 광장 옆으로는 긴 회랑처럼 한 몸으로 붙어 있는 건축물이 길게 이어져 있다. 한 몸이지만 제각각 모양새와 색깔을 달리한다. 건물의 정면은 바로크, 로코코 양식 등으로 장식되어 있고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흰색 등으로 칠해져 있다. 뷔르게하우스(Burgerhaus Nr.15)는 다른 집과 달리 건물에 장식물이 달려 있어 쉽게 눈에 띈다. 또 한 곳은 미하일 베커 시장의 집인 61호 저택이다. 미하엘 베커는 빵 만드는 사람이었는데 훗날 텔츠 시장에 당선되었다. 그의 집은 즈그라피토(sgraffi to) 장식으로 1555년에 개축했다. 즈그라피토는 텔츠 성에서 일하던 조각가가 개발한 공법으로 ‘긁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석회 반죽을 이용한 작품이나 도자기 제작에 많이 응용된다. 이외 59호, 520호, 522호 저택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광장에는 페스트 종식 기념탑인 성모 마리아의 기둥이 있다. 조각가 다비드 리파트에 의해 1718년에 제작된, 이른바 구름 형식의 바로크 탑. 마리아의 탑을 가운데 두고 동서로 각각 6각형 못이 있다. 13세기에 로마네스크로 건립된 후 15세기에 고딕 양식으로 개조됐다는 성령성당도 있다. 영화 등 로케이션 현장 ‘텔츠 성’과 종탑 광장 북쪽으로 가면 텔츠 성과 정원이 있다. 고딕 양식의 성은 여느 지역과 달리 소박하다. 14세기, 자하리아슈에 의해 지어진 이 성에서는 즈그라피토 장식의 벽면과 홀 내의 격자무늬 천장,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다. 1945년까지 리히텐슈타인 포드슈타트슈키 백작이 살았던 이 성이 몰수되자 백작 일가는 오스트리아로 망명했다. 현재 성의 예배당에는 자하리아슈와 그의 아내, 여러 성인들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때때로 음악회가 개최되는 텔츠 성은 영화 촬영지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성 살인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바토리(Bathory, 2008)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성 뒤에는 16세기에 지어진 성 야곱성당의 종탑(60m)이 있다. 종탑은 멋진 ‘뷰포인트’다. 종탑에 오르면 바로크 양식의 쌍 탑이 두드러진 건물이 눈길을 끈다. 1651~1669년에 제수이트회가 세운 예수회 성당과 대학으로 텔츠에서 가장 큰 건물이다. 텔츠의 백미는 올드타운을 양 안으로 감싸 안고 있는 울리츠키와 슈테프니츠키 인공 연못. 도시를 복원하면서 만들어진 ‘물의 요새’는 텔츠를 샛별처럼 반짝반짝 빛나게 한다. 연못 속으로 유영하는 텔츠의 가옥들을 보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밖에 없다. Travel Data 교통 정보 프라하 플로렌츠 역에서 매일 2회(13:55, 16:15) 직행버스가 운행된다. 총 2시간 40분 소요. 브루노를 기점으로 찾으면 편하다. 브루노에서는 기차와 버스가 운행된다. 버스는 완행버스처럼 여러 마을에 정차하므로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여행 포인트 텔츠는 작지만 의외로 즐길 거리가 많아 오래 머물러도 심심하지 않다. 텔츠 성에서는 각종 이벤트가 펼쳐진다. 다양한 레저도 즐길 수 있다. 정원이나 숲길을 따라 트레킹, 하이킹도 할 수 있다. 여름에는 수영, 겨울에는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산악 바이크, 보트놀이를 할 수 있고 낚시도 가능하다. 골프장도 세 곳(www.siskuvmlyn.cz, www.czgolf.cz, www.czgolf.cz/golf-resort-telc)이나 있다. 기타 정보 메인 광장 주변에 호텔은 물론 펜션 등 숙박업소들이 있다. 직접 만든 수제 와인이 유명하다. 토굴 형태의 와이너리도 방문할 수 있다. 인포메이션 직원들이 매우 친절하다. 주변 여행지 브루노, 올로모우츠를 비롯해서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의 여행이 쉽다. 알폰스 뮤샤(Alfons Mucha, 1860~1939)의 개막식에서 만난, 체코 문화원에 있는 미하엘라는 미쿨로브스키를 적극 추천한다. 이곳은 알폰스가 오스트리아에서 고향으로 돌아오다 발길을 멈춘 도시다. 브루노에서 슬로바키아로 가는 길목에는 포도밭이 많다. 가을 수확 시기에 맞춰 가면 금상첨화다. 텔츠 안내 사이트http://www.telc.eu/, http://www.discoverczech.com/telc/index.php4
- 2016-12-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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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란법 시행, 물줄기를 바로 잡아라
- 기대와 우려를 안고 김영란법이 시행되었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확 바뀌었다” 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통 끝에 새문화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많은 시민은 연줄문화에서 개인문화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실개천까지 뒤져서 송사리를 잡아서야 되겠는가? 세상에 공짜 없다 수사대상 공직자가 있는가 하면, 제자에게 음료수 하나 받아든 교수도 신고 되었다. 골프장 예약이 무더기 취소되고, 식사 뒤 밥값을 각자 지불하려고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접대문화를 이끌었던 기업들은 바짝 몸을 웅크린 채 지갑을 닫았다. 예식장·장례식장을 꽉 채웠던 꽃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김영란법이 몰고 온 폭풍과 같은 변화다. 그러나 실개천까지 품어대는 이런 것들은 눈에 보이는 겉모양이다. 법에서는 원칙적으로 금품수수를 금지한다. 이 법을 제안하였던 김영란 교수도 공직자의 ‘청탁거절법’이라고 설명하였다.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3·5·10제 접대한도를 따질 때가 아니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인심이라고 하더라도 과거에도 이런 것으로 문제되거나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강물을 더럽히다가 줄줄이 엮이는 큰 물고기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새 발의 피일뿐이다. 국가개혁을 위하여 ‘세상에 공짜 없다’는 큰 그림을 그리는 의식개조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세상에 ‘순수한 공짜‘가 있다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거래에는 항상 계산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거나 무시하다가 공짜함정에 빠져든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각자내기가 살길이다 각자내기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이미 생활화 되었다. 젊은이들도 각자계산을 당연시하고 실천한다. 은퇴자들은 ‘만원의 행복’을 즐기고 있다. 국정감사장 국회의원들이 식사 뒤 밥값을 각자 지불했다는 소식이 왜 뉴스거리가 되어야 하는가? 시·도지사도 조찬 회동에서 예외 없이 각자내기는 당연하지 않는가? 기자들에게 더는 점심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한다. 교육계 풍경도 달라졌다. 음료수를 비롯해 교사에게 건네려고 가지고 온 선물을 잠시 넣어뒀다가 다시 가져가라는 취지의 물품보관함이 학교에 설치됐다. 담임교사에게 커피나 빵을 대접하는 것도 불법인 바에야 차라리 문제의 소지를 없애자는 취지다. 큰 물줄기를 바로 잡아야 사회 전체의 권위주의적 조직문화가 청산돼야 김영란법이 정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법도 권위주의적 조직문화의 늪에 빠지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갑옷부터 벗어야 한다. 누구도 영원한 갑일 수는 없다. 언젠가는 갑과 을의 위치가 뒤바뀌는 것이 세상사다. 을이라는 반대 입장을 생각하고 실천하면 이 법은 성공하리라 믿는다. 과거 우리나라의 ‘정 문화’에서 선물은 미풍양속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끈끈한 관계 유지 등을 위해 과도하게 주고받고, 접대하는 것이 문제였다. 이런 문화는 필연적으로 부정부패를 낳거나 준법 시스템의 정상적 작동을 가로막곤 했다. 우리사회의 유별난 학연·지연·혈연 등 연줄문화가 빚은 부정청탁 만연도 문제였다. 부정부패 없는 맑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자는 합의 속에 태어난 것이 이 법이다. 세상을 확 바꿀 이 법의 시행초기부터 물줄기를 바로 잡아야 한다.
- 2016-10-13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