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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50세대 ‘제2직업’을 위한 일자리 지침서 ‘라이프타임 잡’ 출간
- 4050세대는 지금 직장에서 퇴직하면 몇 년을 더 일해야 할까? 근로자의 평균 퇴직 연령은 49세 그러나 이들이 희망하는 은퇴 나이는 73세다. 무려 24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최근 비자발적 조기퇴직이 늘면서 이러한 시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평생 현역시대’에 살고있는 4050세대의 두 번째 인생을 위한 ‘제2직업’ 지침서 ‘Lifetime Job’(평생 일자리)이 최근 발간됐다. 이 책은 본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4050세대를 위해 기획한 콘텐츠 큐레이션 매거진 시리즈 ‘dice@11pm’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Lifetime Job’ 편에서는 정부의 중장년 일자리 정책부터 다양한 전직 사례, 노후에 추천되는 직종 정보, 창업을 위한 고려사항 등이 담겨있다. 창간 후 8년간 중장년 독자의 건강하고 희망찬 노후에 대해 고민해온 본지가 그동안 취재하고 발굴한 정보가 집대성됐다. 여섯 개의 각 파트에는 트렌드와 가이드, 체험과 전문가의 이야기를 다각도로 녹였다. 정부기관과 지자체, 교육기관,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일자리·서비스 정보를 담았다. 책 곳곳에 있는 QR코드를 활용하면, 지면의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더 많은 정보에 닿을 수 있다. 먼저, 파트1부터 파트3에서는 취업에 대해 얘기한다. 파트1에서는 최신 중장년 취업 트렌드를 조명했다. 디지털 시대에 각광받는 N잡러에 대해 알아보고, 취업 전문가 20인이 꼽은 유망직업도 소개한다. 파트2는 취업 실전 편이다. 경력을 살려 재취업하는 법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전달한다. 취업 기관 제도부터 이력서 작성법, 취업 컨설턴트의 조언까지 모두 아우른다. 파트3에서는 ‘기술이 있으면 평생 일 할 수 있다’는 말을 입증하는 기술직에 대해 소개한다. 중년이 취득하면 좋을 국가기술자격증과 기술직에 대해 알 수 있다. 파트4에서 파트6까지는 창업에 대한 부분이다. 파트4는 창업을 꿈꾸는 중년을 위한 창업 가이드라고 할 수 있다. 창업 준비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며, 독립창업과 프랜차이즈 창업 중 무엇이 자신한테 맞는지 알 수 있다. 파트5에서는 디지털 시대에 뜨는 온라인 창업 성공법과 함께 새로운 직업을 개척하는 창직에 대해 소개한다. 파트6에서는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기술창업의 세계를 파헤쳤다. 본지는 ‘dice@11pm’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 40대 이상의 ‘후기청년’ 세대를 위한 다양한 은퇴·노후 정보를 다룰 예정이다. ‘dice@11pm’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드는 매일 밤 11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주사위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명명됐다. 6개의 면으로 이루어진 주사위처럼 ‘dice@11pm’도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됐다. 책은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무방하다.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숫자처럼 어느 파트를 봐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발행하는 이투데이피엔씨 김종훈 대표는 “후기청년의 노후 준비를 위한 콘텐츠 큐레이션 매거진을 발간하게 되어 기쁘다. ‘늦은 노후 준비’로 불안해할 40대 이상의 후기청년의 미래설계에 도움이 될 책이라고 자신한다”면서 “노후 준비를 위한 금융, 거주 등의 정보를 담은 시리즈를 연이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가 발행하는 중장년 대상 월간지이다. 품격 있는 시니어들이 행복한 노후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강, 금융·자산, 주거, 뷰티,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심사하는 ‘우수콘텐츠 잡지’에 2017년부터 3년간 선정되어, 공공성과 유익함을 인정받았다.
- 2023-07-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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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건강과 여가를 “한 큐에”… 고령자 취미로 포켓볼 인기
- 운동은 노년 건강을 유지하는 수단 중 하나로 중요하다. 최근 운동 중에서 포켓볼이 노년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있다. 포켓볼은 여럿이서 즐길 수도 있고, 건강뿐만 아니라 성취감도 얻을 수 있어서다. 고양시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은 해당 흐름에 맞춰 포켓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켓볼은 테이블의 6개 구멍(포켓) 안에 공을 넣는 스포츠로 당구 종목 안에 포함된다. 대한당구연맹에서 소개에 따르면, 당구에는 크게 세 가지 종목이 있다. 그중 Pool(풀)이라고 부르는 것이 포켓볼이다. 포켓볼은 8볼, 9볼, 10볼 경기로 구성된다. 8볼 경기는 15개의 숫자가 적힌 목적구와 수구를 가지고 하는 게임이다. 큐대를 사용해서 7개의 자기 그룹의 공을 모두 넣고 마지막 8번 공을 넣어야 승리한다. 9볼, 10볼 경기는 각 명칭 숫자에 맞는 목적구와 1개의 수구를 가지고 진행한다. 기본적으로 포켓볼은 각각 지정된 포켓 안에 넣어야 하는 규칙이 있다. 그러한 만큼 포켓볼은 집중과 계산의 기술이 중요하다. 인기가 많아서 예약을 기다려야 한다는 덕양종합노인복지관의 포켓볼 수업은 6개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노인은 한 당구대당 4인 1조로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에 참여한다. 포켓볼 수업은 기초‧활용 반으로 각각 개설되어 있어서 수준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처음 기초반에 들어가면 강사는 줄무늬 공과 색 공이 무엇인지부터 기본적인 자세와 일반적인 규칙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활용 반 노인들은 평균적으로 포켓볼을 1년 이상 해왔다. 활용 반에 들어가면 기술적인 부분을 더 다루거나 게임을 하면서 상황에 따른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신채원 덕양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노인은 포켓볼 수업을 통해서 경기 기술을 습득하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포켓볼을 처음 배운 어르신들도 수업하면서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기도 한단다. 취미로 즐기는 여가의 목적을 넘어서서 삶의 목표가 뚜렷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취미로 시작한 포켓볼로 대회에 출전까지 한 사례도 있다. 과거 이곳에서 수업받은 이숙자 씨는 고양시장배 어르신당구대회에서 우승했다. 2022년에는 포켓볼 수업을 받은 회원들이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서 뉴8볼 75세 이상 부문 금상을 탔다. 신 사회복지사는 “회원들은 노인복지관의 시설을 이용하거나 근처 당구장에서 연습하신다고 알고 있다. 복지관에서 공적인 모임을 만들지 않아도 다들 마음이 잘 맞으니까, 동호회로도 이어진다. 친구를 사귀면서 웃음이 많아지고 몸이 건강해졌다는 말을 들을 때 사회복지사로서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포켓볼 수업의 사례에서 보듯, 체육활동이 주는 영향은 적지 않다.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70세 이상의 67.2%가 꾸준한 체육활동으로 신체적 건강을 유지했다. 참고로 전 연령 중에서 가장 높은 효과를 봤다. 체육활동이 정신 건강 유지에 효과가 있냐는 질문에는 50대 기준으로 60.4%가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그 이상의 나이는 적어도 57%가 넘게 효과를 보았다. 대부분의 노인종합복지관에는 운동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있다. 수업을 신청하고 싶다면 홈페이지 내에서 프로그램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수강 신청과 수강료를 내는 방법은 기관마다 다르기에,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 안내를 확인하거나 전화하면 된다.
- 2023-07-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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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무더위 날려주는 다양한 성공기
- 셀럽시대 김정섭 · 한울아카데미 셀러브리티와 명성 연구의 이정표가 될 방대한 종합 학술서다.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동서양 명사들의 명성과 관련한 자기 성찰과 발언을 풍부하게 수록했다. 돈 버는 로컬 야나기하라 히데야 · 더가능연구소 지역 컨설턴트인 저자의 참여로 인구 4000명의 작은 마을이 ‘잘 버는 마을’로 성장했다. 저자는 지역관광 마케팅은 성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성백화점 상품 박물지 최지혜 · 혜화1117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1920~30년대 경성의 백화점을 조선 근대화의 상업적 최전선으로 해석했다. 각 층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초점을 맞춰 그 시절 경성을 돌아본다. 어쩌다 보니 지구 반대편 오기범 · 포스트락 인기 블로거 ‘오끼’의 10만 원으로 시작한 31개국 366일간의 세계일주 여행기다. 중동, 유럽, 아프리카를 거쳐 북미에 이르기까지 여행 에피소드가 유쾌하다.
- 2023-07-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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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가 이빨 빠진 호랑이? 유튜브라는 새 이빨을 달다
- 은퇴 선배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집 안에서든 집 밖에서든 내 편이 없어.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라는 말이 딱이지.” 20년간 국회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김상호 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앞으로의 인생이 막막하기만 하던 어느 날, 치과 의자에 누워 임플란트 시술을 받다 문득 생각했다. ‘요즘은 기술도 좋아졌는데, 이빨이 빠졌다고 옛날만 그리워하고 있을 게 아니라 임플란트를 해서 새 이빨로 힘차게 살면 되지 않나?’ 김상호 씨는 그렇게 유튜버 ‘임플란트 타이거’로 새롭게 태어났다. 임플란트 타이거의 ‘내편TV’는 정부의 제도, 복지정책 등 몰라서 못 받는 혜택을 쉽게 설명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다. 공문서에 쓰이는 언어에 익숙한 그로서는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전문 분야를 고른 셈이다. “시니어나 저소득층 같은 사회적 취약계층은 유용한 정보를 모를 뿐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할 때 어디를 찾아가야 하는지조차 몰라요. 게다가 은퇴 후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부 정책이나 제도 관련한 용어를 읽기 어려워한다는 걸 알았어요. ‘이거 되겠는데’ 싶었죠.” 내편TV의 콘텐츠 제작은 영상이 주가 되는 타 유튜브 채널에 비해 간단하다. 조용한 환경에서 스마트폰으로 녹음하고, 자료가 되는 문서를 캡처해 화면을 구성하고, 거기에 녹음해둔 음성을 붙여 컷 편집을 하면 끝난다. 귀찮은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일명 ‘귀차니즘’ 성향 덕분에 개발해낸 포맷이다. 영상용 촬영을 안 해도 되니 어디서나 영상 제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덕분에 언젠가 김 씨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한 달 살기를 한다 해도, 내편TV 콘텐츠는 계속해서 업로드될 것이란다. 내편TV의 성공 이후 포맷, 콘텐츠까지 그대로 따라 하는 유튜버가 왕왕 생겼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정보성 채널 1세대가 겪어야 할 숙명쯤이라 여기고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데에만 집중한다. 이를테면 여행 기간 내 올라가야 할 콘텐츠를 미리 제작해 업로드 일정을 예약해두고 여행을 떠나는 식이다. 이때는 미리 만들어야 하니, 5월의 종합소득세 신고 관련 정보처럼 시기를 타는 정보보다 그렇지 않은 것들 위주로 영상을 제작한다. “제 채널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많이 사라지면서 역으로 수혜를 본 케이스죠. 그래서 당시에 우후죽순으로 내편TV의 형식을 따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처음에는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이제는 신경 쓰지 않아요. ‘처음이라 선례를 따라 해보는구나’라고 생각하죠.” 유튜브 코리아에서 선정한 유튜버 50인에 선정되었고, 내편TV 구독자 60만 명 달성을 앞두고 있는 김 씨는 새로운 정보 제공 채널 ‘어그래TV’를 지난 5월 개설했다. 그의 실제 지인들과 통화하며 나눈 음성을 따 영상화함으로써 생활 밀착형 언어로 생활 정보 혹은 시사 상식을 전달하는 것이 콘셉트다. 아직 성장세는 미미하지만 내편TV의 성공 경험을 믿고 꾸준히 운영해보려 한다. 조만간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국가 부처의 국민소통실과 협업해 정책과 제도를 안내하는 영상을 만들 예정이고, 또 유튜버가 되는 방법에 대한 책을 내기 위해 원고 작업을 하고 있다. 튼튼한 새 이빨을 갖춘 호랑이는 도전을 멈출 기미가 없어 보인다.
- 2023-06-2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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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 서비스에 문화를 더하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 개소
- 재취업을 앞둔 중장년이라면 ‘중장년내일센터’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담당 커리어컨설턴트를 통해 생애경력설계 및 구직·전직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총 30여 곳이 마련돼 다채로운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부터는 중장년내일센터에서 좀 더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전국 17개 중장년내일센터를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이하 청춘문화공간)으로 지정, 쾌적하고 품격 있는 공간에서 중장년을 위한 문화·고용 서비스 제공할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연간 3만 여 명의 중장년이 150시간 내외 인문·예술·문화 프로그램을 즐기게 된다. 노사발전재단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 최성희 책임 컨설턴트는 “청년 특화 공간에 비해 중장년을 위한 공간은 부족한 편이다. 때문에 개인의 삶을 돌아보고 동년배들과 교류할 만한 장이 많지 않다. 청춘문화공간은 고용부와 문체부가 중장년이 삶의 활기를 찾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중장년이 홀가분히 자신의 현재 삶과 미래를 위한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공간과 서비스가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11월 서울중장년내일센터와 부산중장년내일센터에서 청춘문화공간을 시범 운영, 중장년 인문·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참여자들에게 기분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달 31일 부산 동구에 위치한 청춘문화공간이 개소식을 열고, 운영을 개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사전에 신청한 중장년 100여 명이 함께 참석했다. 권수영 연세대 연합식학대학원 교수의 특별강연 ‘지금 미래를 준비하라’와 가수 최백호의 ‘낭만콘서트와 중장년과의 대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부산에 이어 서울, 경기 등 지역별 청춘문화공간도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청춘문화공간에서는 중장년이 문화를 통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지식함양 △심리치유 △인간관계 △인생설계 △인문탐구 △문화향휴 △직업전환 등 7가지 카테고리를 △강의형 △체험형 △커뮤니티형 △탐방형 등으로 나눠 다채롭게 운영한다. 올해는 은퇴 전후 중장년을 대상으로 인생 2막 설계를 돕는 단기, 중기, 장기 프로그램을 혼합해 진행할 계획이다. 최성희 책임 컨설턴트는 “그동안은 경력관리 및 이·전직을 위한 재취업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구직 활동에 필요한 역량강화 내용 중심의 콘텐츠가 많았다. 청춘문화공간으로 통합 운영되는 올해부터는 생애경력설계뿐만 아니라 삶 전반을 조망하도록 인문, 여가, 문화 예술에 이르는 다양한 콘텐츠로 채워갈 예정이다. 이전까지는 재취업을 향한 목적과 몰입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앞으로는 도전의 기회를 마련하기 전 재중천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도 발돋움하리라 기대한다”며 달라진 부분을 설명했다. 달라진 것은 콘텐츠만이 아니다. 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물리적인 변화도 꾀했다. 지난해에는 독서실 형태의 PC 공간을 지원해 개인 경력 관리와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개발형 테이블과 안락한 가구를 배치해 카페테리아 같은 분위기가 물씬 난다. 방문객들은 달라진 공간에서 다른 동년배들과 자유롭게 교류하며 편안한 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가오는 6월 말부터는 출판문화진흥원이 서가(書架)를 마련해 공간이 더욱 풍성하게 꾸며진다. 최 컨설턴트는 “40세 이상 중장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서가에서 책도 보고, 매월 진행되는 청춘문화 강좌들도 들으며 활력을 충전하시길 바란다. 아울러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전문 컨설턴트들이 운영하는 중장년내일센터 생애경력설계, 전직스쿨, 재도약 프로그램 등 경력관리 서비스에도 적극 참여해보면 좋겠다. 일단 편안한 마음으로 가까운 중장년내일센터를 한 번 들러보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장년내일센터는 지난해 9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내 일 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해 경력목표에 따른 4개 유형(전직준비형, 재취업준비형, 창업도전형, 경력개발형)의 맞춤형 서비스 및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중장년의 직업역량 증진을 위한 ‘내 일 부스터’ 등을 통해 개인의 역량을 진단, 이에 따라 적합한 교육 과정에 참여하도록 지원한다. 올해 청충문화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비롯해 사업주 대상 일자리 컨설팅 및 맞춤형 훈련, 채용지원까지 통합 서비스를 지속·확대할 방침이다.
- 2023-06-1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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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최고의 골프호텔 미쉬리펀
- 아프리카의 중심 국가 모로코에는 60여 개의 골프 코스가 있어, 최근 새로운 골프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각광받고 있다. 2018년 10월에 개장한 미쉬리펀(Michlifen Resort & Golf Hotel, 파72, 6671m, 6055m)은 잭 니클라우스가 무려 5번이나 직접 와서 세심하게 설계한 북아프리카 최초의 IMG 관리 골프장이다. 삼나무로 둘러싸인 작은 스위스 원래는 바위였던 부지 위에 골프장을 만들어 매우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페어웨이와 작은 바위들이 한데 어우러져 링크스만의 풍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무가 거의 없어 더욱 그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코스 외부는 산과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특히 삼나무가 가득하다. 삼나무는 레바논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인공으로 심은 것이고, 이곳은 자연적인 삼나무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다. 미쉬리펀(Michlifen)은 현지어로 ‘큰 눈발이 날리다’(Big Snow Flakes)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골프장의 가장 큰 특징은 위치다. 이곳이 위치한 도시는 모로코의 이프란(Ifrane)으로, 페스(Fez)와 메크네스(Meknes)를 잇는 아틀라스 산맥을 등지고 있어 모로코에서는 작은 알프스로 불리는 곳이다. 모로코라 하면 더운 기후와 사막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빼곡한 침엽수림과 설경, 호수까지 즐길 수 있는 웅장한 경치를 자랑한다. 빠른 그린 스피드에 당황 그린 스피드가 12피트를 넘어, 이보다 빠른 곳에서는 못 쳐본 것 같다. 그린의 엘러베이션도 심해서 볼을 세울 수 없을 정도였으며, 더욱이 오후 늦게는 바람이 불면서 그린이 건조해져 그린 스피드가 더 빨랐다. 페어웨이는 켄터키블루와 윈터 그래스인 라이그래스를 9월 중순부터 식재했으며, 그린과 티잉 구역에는 벤트그래스를 식재했다. 파크랜드 타입이며 링크스의 모습도 보인다. 해발 1650m에 지어져 거리가 일반 코스보다 더 나갈 수 있다. 9번 홀 티잉 구역 앞은 바로 천 길 낭떠러지다. 멀리 그린 왼쪽으로 크고 멋진 클럽하우스가 있다. 슬라이스는 곧 절벽 아래다. 16번 홀에 와서야 비로소 포레스트가 나타난다. 허허벌판만 나오다 이 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17번 홀(파3, 161m, 137m)과 18번 홀(파4, 384m, 346m) 왼쪽으로는 거대한 절벽이, 오른쪽으로는 그린 오크 숲이 이어지면서 천하의 멋진 장면을 연출해낸다.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진다. 두 홀의 티잉 구역에서 멀리 보이는 클럽하우스는 동화 속에 나오는 언덕 위의 집처럼 환상 그 자체다. 페어웨이는 너울거리는 셰이핑을 보여주며 살며시 오르막 홀로 그랜드 피니시다. 이처럼 광활하고 아름다운 선율과 감동을 안겨주는 홀이 얼마나 있었던가. 골프호텔은 71개의 객실과 스위트룸을 갖췄다. 30m 길이의 실내외 수영장, 헬스클럽,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스파와 온천, 그리고 레스토랑이 있다. 최고급 대리석과 원목으로 꾸며진 호텔은 명품 가구와 도자기가 곳곳에 장식되어 있어 5성급이라는 명성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속으로 월드 골프 어워즈(World Golf Awards) 시상식에서 모로코 최고의 골프호텔, 2022년 아프리카 최고의 골프호텔로 선정되었다.
- 2023-05-2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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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 길 옆 층층의 기암괴석 경이로운 경남 고성
- 남쪽 바다의 새벽, 시루섬이 잠긴 바다가 어슴푸레하다. 수평선 위로 떠오른다는 아침 해는 간데없다. 심상찮은 기후와 미세먼지 나쁨 수준도 한몫했다. 간밤에 뿌린 비로 하늘이 맑아졌으려나 했지만 새벽이 되어도 구름에 잔뜩 가린 채 신비롭다. 작은 해변가 시루섬은 고성 상족암군립공원 해안 끄트머리에 그렇게 무심히 비경을 숨기고 있었다. 경남 고성군 시루섬은 떡시루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근래 들어서는 케이크섬으로 불리기도 한다는데,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이름이 어디 이뿐이랴. 밀물과 썰물에 따라 섬과 육지로 바뀌는 모습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드는 곳이다. 끊임없는 자연의 변화 속에서도 오직 그곳에 그림처럼 떠 있는 시루섬은 잔잔한 물속에서 또 하루를 시작한다. 바다 냄새를 품은 새벽 공기가 가슴 깊이 파고들어 시원하다. 고요한 바다 위에서 숱한 세월을 보낸 시루섬은 푸르스름한 어둠 속에 잠겨 있다. 지금도 여전히 탄성이 절로 나오는 일출과 일몰은 물론이고 한밤이면 별을 좋아하는 이들이 찾아드는 곳, 그렇게 우주의 신비를 담아 언제나 명장면을 연출하는 섬이다. 시루섬은 세월을 켜켜이 쌓은 듯한 암벽으로 이루어진 산이 에워싸고 있다. 물이 들고날 때마다 사람들은 맨손으로 해조류를 집어 올린다. 갯바위에 걸터앉아 바다낚시의 즐거움을 낚아 올리는 낚시꾼의 모습도 더러 보인다. 겨우내 무채색 색감이던 바다에서 상큼한 초록의 파래가 흐르는 물 따라 빗질하듯 씻겨 내려가는 모양 또한 시원하다. 해변가는 수천수만 년을 구르고 굴러 반질반질한 몽돌들로 가득 채워졌다. 무수한 세월이 담긴 바윗돌이 지나는 나그네에게 걸터앉도록 자리를 만들어주고, 날마다 파도를 만나며 오늘도 시루섬을 이룬다. 시루섬 몽돌해변의 여유로운 풍경과 새벽 공기의 개운함은 비길 데가 없다. 바다 건너편으로 솟아오른 작은 섬들이 마주 보인다. 시루섬 오른쪽 뒤로 보이는 섬은 봄이면 분홍빛 진달래가 화사한 사량도다. 크고 작은 다도해 중에서 시루섬 왼쪽으로 봉긋이 솟은 두 개의 섬이 질매섬이다. 섬사람들은 가슴을 닮았다 하여 유방섬이라 부른다. 날 좋은 때는 이곳에 앉아 섬 사이로 떠오르는 유방일출(乳房日出)과 다도해의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고 하니 한시름 놓고 일출을 보고 싶을 만하다. 물이 완전히 빠졌을 때의 시루섬은 태곳적을 연상시킨다. 직접 가까이 다가가 시루떡처럼 쌓이고 쌓인 바위 위를 걷고 섬의 풍광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시선 닿는 모든 것이 바다와 하늘이고, 그 사이에 자리한 섬과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을 품은 몽돌과 바위다. 수억 년의 시간을 간직한 섬의 속살을 바닥까지 들여다보고, 갯바위로 연신 파도치는 바다 풍광은 가슴을 뛰게 한다. 거룩한 세월이 담긴 시루섬이다. 태곳적 순수한 자연을 들여다보면서 가슴 벅찬 시간이다. 동해 최북단 강원도에 고성이 있고, 이 땅의 남쪽에는 경남 고성이 있다. 남해의 바닷가 마을 고성은 근처에 통영이 있고 사천과 진주가 둘러 있어서 먼저 언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행지로서 고성을 말할 때 오히려 주변 지역이 등장하기 일쑤다. 이를테면 시루섬에 이어서 고성의 다른 지역이 아닌 삼천포 쪽으로 여행 노선을 잡기도 하는 걸 보면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경남 고성의 가치를 찾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났다. 시루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성 상족암군립공원의 명승지 상족암과 인근 덕명리 일대의 공룡 발자국 화석지는 고성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발자국이 남아 있는 화석 산지인 상족암군립공원은 1억 년이 넘는 시간을 선명하게 간직한 신비로운 지역이다. 핫플레이스라며, 멋진 포토존이라며 사람들이 몰리는 곳과는 확연히 다르다.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본다면 실속 있는 여행지가 고성이다. 해안 풍광이나 수려함의 극치 또한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절경이다. 남해의 바닷가 제전마을 입구에서 시작되는 해변길 옆으로 층층의 기암괴석을 지난다. 제전항 입구의 해변에는 바지를 걷어 올린 채 소라를 줍고 모래놀이를 하며 노니는 아이들이 보인다. 따뜻한 남쪽 바다다. 모래톱 옆으로는 언제적 화석인지 모르는 너른 바위가 몇 겹씩 겹쳐서 펼쳐져 수억 년 전의 위용을 뿜어낸다.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무 산책로가 길게 이어져 있고, 데크 아래로 내려가 해변의 화석과 바다를 만난다. 공룡 발자국이 이상할 것 없을 만큼 화석으로 남은 암반과 돌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공룡이 이렇게 이동했구나 하면서 발자국 따라 너도나도 발을 대보기도 한다. 이렇듯 상상 속 세계가 현실이 된다. 경상남도 청소년수련원 앞 몽돌해변까지 가면 누구나 바다로 내려선다. 바다를 앞에 두고 갯돌이 굴렀을 시간을 가늠해보는 몽돌밭이다. 여행자들이 하나씩 쌓아 올린 돌탑이 해안 풍경을 이루었다. 층층마다 담긴 소망은 민속신앙이나 종교를 초월한 맹목적인 믿음이다. 누구라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가만히 돌 하나 얹는다. 몽돌해변에서 바라보는 봄 바다, 널따란 암석이 층을 이루어 마음대로 쭉쭉 뻗친 모양새로 파도를 맞고 있다. 낮은 언덕을 오르내리다 보면 남쪽 바다의 최고 절경 고성 상족암(床足巖)이다. 떨어져서 보면 밥상 다리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 상족암은 무수한 암반이 겹겹의 층을 이루었다. 푸짐하게 밥상을 차려내도 천년만년 견딘 굳건한 상다리가 휠 염려는 없겠다.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해안의 상족암은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 주변 일대를 모두 포괄하는 상족암군립공원이다.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이자 천연기념물 제411호다. 수억 년 퇴적층의 지각변동으로 생겨난 기묘한 모습을 보면 단박에 압도된다. 대형 구들장이 겹겹이 층을 이룬 듯한 암벽 속으로 뚫린 동굴 또한 신비롭다. 고작 백 년쯤 겨우 사는 인간들이 수억 년의 세월을 견딘 동굴 속을 찾아들어 신기한 듯 들락날락한다. 그 옛날 선녀들이 옥황상제에게 바칠 금의를 짜고 목욕을 하던 선녀탕이 웅덩이가 되어, 사람들은 일렁이는 실루엣과 함께 사진 찍기에 열을 올린다. 태고의 동굴 밖으로는 물보라를 일으키며 유람선이 지나가고 봄 바다 위로 윤슬이 빛난다.
- 2023-05-2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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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일운동의 역사, 스토리텔링으로 다크 투어리즘 변신
- 자타공인 한국 문화 지킴이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믿는다. 울림을 주는 홍보 영상, 잘 정리된 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일을 어언 30년 가까이 해보니 깨달은 점이다. 기존의 방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더 효과적인 방식을 찾았기 때문에, 그는 2019년부터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저는 역사학자가 아니라 홍보학자입니다.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자 노력해왔어요. 누군가 제게 가장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현장’이라고 답할 겁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자타공인 한국 문화 지킴이다. 주변국의 역사 왜곡 시도에 항의하고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홍보 영상을 만들거나 독립운동 유적지에 비치할 안내서를 발간하고 한국어 간판을 제작해 기부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서 교수는 일 년 중 여섯 달은 해외에 있을 정도로 출장이 잦다. 그는 아무리 일정이 빡빡해도 여유 시간으로 반나절 정도는 꼭 마련해둔다고 한다. 관리를 전혀 받지 못해 방치돼 있거나, 이름은 알려져 있으나 안내 시설 등이 노화돼 찾기 힘든 유적지가 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 교수는 다니면 다닐수록 관리가 부족한 지역이 많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했다. 하지만 유적지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방문이 필요하다.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면 현지에서도 해당 장소를 관리하기 위해 신경을 쓰게 되고, 관리가 잘 된 유적지를 방문해 좋은 인상을 받은 관광객들은 입소문을 내며, 그로 인해 점차 방문객이 늘어나는 흐름이 만들어지기 때문. 이러한 선순환이 많은 유적지에서 동시에 일어난다면, 시민들의 전반적인 역사 인식도 향상되는 결과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그가 다크 투어 분야에 뛰어든 것은 2019년. 여태 해오던 일을 확장시켜 ‘이제는 내가 직접 나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지를 돌며 직접 보고 느낀 점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보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뜻이 맞는 여행사를 찾은 그는 직접 다녔던 루트 그대로 여행 코스를 짰고, 다달이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에 재능기부 차원에서 참여하며 정성을 들였다. 지금까지 서 교수와 함께하는 여행사 ‘자유여행기술연구소 투리스타’ 역시 실비만 받고 다크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홍보학자, 현장에 직접 나서다 첫해의 성공으로 시즌2를 계획하던 2020년 2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아쉬움을 삼키며 온라인으로만 활동해야 했던 서 교수는 지난 2월 말, 3년 만에 오프라인 다크 투어 프로그램 ‘항일운동 역사투어’를 진행했다. 삼일절을 기념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라 목적지는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도로 결정했다.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주민만 스무 명이 넘고, 그 후손들은 일 년 내내 태극기를 걸어둔 채 생활해 ‘항일의 섬’, ‘태극기의 섬’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곳이다. 함경도 북청군, 부산시 동래군과 더불어 국내 3대 항일운동 성지로 불리지만 인지도는 훨씬 낮다는 점이 아쉽던 차, 이번 기회에 소안도를 제대로 소개해보리라 마음먹은 것. “이번에는 45인승 차 한 대를 빌렸어요. 이 차만 다 채워도 성공이라고 생각했죠.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일본 하시마 섬(군함도)에 대한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고, 배우 송혜교 씨의 후원으로 해외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를 소개하는 안내서를 온·오프라인으로 발간하는 등의 활동이 매체를 통해 많이 소개되면서 다크 투어에 관심 갖는 분위기가 고조되던 2019년과는 상황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웬걸, 막상 신청을 받아보니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함께할 분들을 ‘선정’해야 했어요. 놀랄 수밖에 없었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소안도의 항일운동 유적지를 찾아온 것은 처음입니다.” 소안도에서 만난 지역 해설사의 한마디는 서 교수를 포함한 모두의 마음에 큰 울림을 남겼다. 그는 40여 명과 함께 소안도 외에도 국내 최대 강제노동 지역인 ‘옥매광산’, 안중근 의사 위패가 있는 ‘해동사’를 찾았다. 사람들은 설명을 들으며 함께 분노하고 슬퍼했다. 성공적인 다크 투어의 필요조건으로는 좋은 스토리텔링이 있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를 방문해 그곳에 대한 단편적인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역사적 사건이 일어날 당시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어땠는지, 우리 조상들은 하필 이 지역에서 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잘 짜인 하나의 이야기처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 교수는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역사적 사건 발발 당시의 현장 사진을 큰 종이에 출력해오기도 하고, 지역 해설가를 섭외하기도 한다. 좋은 스토리텔링을 위한 사전 준비가 탄탄해야 관광객들이 현장에서 더욱 감명받고, 그렇게 느낀 교훈을 오래도록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적재적소에 더해지는 서경덕 교수의 너스레는 분위기가 과열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또 일정이 끝난 뒤 지역 대표 맛집에서 여행의 고단함을 해소하는 시간을 꼭 가졌다. 아무리 의미와 교훈이 중요한 여행이라도, 여행만의 잔재미를 느낄 구간 또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는 역사학자도 아니고, 여행 전문가도 아니에요. 역사적 지식을 어떻게 해야 잘 홍보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죠. 다크 투어를 통해서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깨닫고 교훈을 얻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핵심은 입소문이죠. 그래야 좋은 후기들이 퍼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유적지를 찾고, 그렇게 우리의 소중한 유적지를 지켜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소안도를 함께 방문했던 분들도 ‘SNS 홍보단’이라고 부르면서 많이 공유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앞으로 3년이 적기인 이유 서경덕 교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내 유적지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명소를 돌아보는 여행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홍보 방식으로 다크 투어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떠올린 갈래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오히려 K-콘텐츠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제 해외여행도 자유로워졌으니 그 어느 때보다 우리나라에 관심을 갖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으리라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예상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2025년까지의 행보가 중요해요. 그들이 관심 있어 하는 먹거리, 화려한 경복궁, 대도시 서울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당신들이 관심을 가지는 우리나라에는 사실 이런 아픈 역사도 있습니다’ 하고 유적지도 방문하게끔 하는 거죠. 당장 올해는 정전 70주년이자 한인 이민 120주년이에요. 그러니 한국전쟁과 연관 있는 배우들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진행하거나, 유해 발굴 현장을 외국인이 직접 방문하는 식의 프로그램을 기획해도 괜찮겠죠.” 공식적인 행사나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아쉽겠지만, 그렇다고 귀중한 시기를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다. 그는 자신이 진행한 다크 투어 코스를 SNS에 모두 공개하고 있다. 한국 문화 알림이로 유명세를 탄 서 교수의 개인 SNS 계정을 구경하던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한 번이라도 더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다크 투어는 굉장히 효과적인 홍보 방식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참여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3040 부부가 아이와 함께 가족 여행으로 다른 지역을 방문할 때 그 지역의 유적지를 짧게나마 다녀오는 일이 일상화됐으면 해요. 이런 문화가 자리 잡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저도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 2023-05-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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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보다 관심, 역사 새기는 해외의 다크 투어리즘
-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뉴욕 911 메모리얼파크, 체르노빌 원전사고 지역 등은 연간 수백만 명이 다녀가는 세계적인 명소다. 같은 장소라도 눈으로만 보는 관광에 치중하기보다는 비극의 역사를 조명하고 마음에 되새긴다면 다크 투어리즘의 교훈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우리 역사와 연관됐거나 인접한 지역이라면 그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난다. 이에 착안한 해외 다크 투어리즘 스폿 두 곳을 소개한다. [1] 독일: 베를린, 분단의 아픔을 기억하다 분단의 상처를 지녔다는 점에서 독일은 한국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 그런 독일의 역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구조물이 바로 ‘베를린 장벽’이다. 이 베를린 장벽 동쪽에 조성된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서는 1990년 전 세계 예술가들이 참여한 100여 점의 벽화를 만날 수 있다. 얼핏 보면 장난스러운 그림들 같지만 저마다 아픔과 희망, 평화의 메시지를 내포한다. 관광객들은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그림 속 포즈를 따라 하는 등(특히 ‘형제의 키스’가 유명하다) 야외 갤러리를 즐긴다. 다만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반달리즘의 영향도 적지 않아, 2009년부터는 복원과 보존을 위한 작업을 병행 중이다.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서 멀지 않은 브란덴부르크 문 근처에는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유대인 대학살 추모공원)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희생된 유대인 600만 명을 기리는 공간으로, 추모의 의미로 각기 다른 높이의 콘크리트 비석 2700여 개를 조성했다. 미로처럼 느껴지는 이 공간에서 사람들은 비석 위에 걸터앉거나 눕는 등 자유로운 모습이다. 경건함과는 거리가 먼 행동으로 보이지만, 오랜 시간 머물며 역사를 되새기게끔 몇몇 비석의 단을 의도적으로 낮췄다고 한다. 때문에 (무덤도 아닐뿐더러) 에티켓에는 어긋나지 않는다고. 그밖에도 독일은 ‘발길 닿는 곳곳이 다크 투어리즘 스폿’이라 할 정도로, 거리마다 역사를 기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장소가 즐비하다. [2] 일본: 나가사키, 원폭의 잔해로부터 참상과 마주하다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는 핵무기가 폭발한 지점이나 피복 중심지를 뜻하는 용어다. 최근에는 뉴욕에서 발생한 9·11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를 일컫기도 한다. 그러나 ‘그라운드 제로’라는 말이 처음 쓰인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원폭) 피복 지점을 가리키면서였다. 당시 1945년 8월 12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일본은 9월 2일 정식 항복했다. 전쟁은 종료됐지만, 원폭으로 인한 고통과 상흔은 오래 남았다. 그 참상을 기록하고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 바로 나가사키 원폭낙하중심지공원과 평화공원 그리고 원폭자료관이다. 원폭낙하중심지공원 한쪽에는 피복 당시 지층이 그대로 남아 있다. 고열로 녹아내린 유리병이나 식기 등이 눈에 띈다. 인근 원폭자료관에는 폭격 당시 피해를 실감케 하는 자료들이 보관돼 있다. 공원과 자료관 사이에는 조선인 희생자 추모비도 보인다. 당시 사망한 조선인은 1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낙하중심지의 북쪽 언덕에는 평화공원이 조성됐다. 전쟁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맹세와 세계 평화를 위한 소망이 담겼다. 한편 한국인으로서는 원폭을 계기로 해방과 독립을 맞았기에, 참상의 잔해를 마주할 때 마음이 불편한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을 잘 소화하고 곱씹어보는 과정도 중요하다.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한 가슴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그것이 시공간을 넘어 다크 투어리즘이 주는 교훈이다. 유형별 해외 다크 투어리즘 스폿 ㆍ전쟁 일본 나가사키 원폭자료관, 미국 게티즈버그 국립군사공원, 베트남전쟁박물관, 태국 칸차나부리 국립묘지, 하와이 USS 애리조나 국립기념관 등 ㆍ항쟁·학살 체코 바츨라프 광장, 사이판 만세절벽, 캄보디아 투올슬랭 대학살박물관, 중국 하얼빈 안중근의사기념관, 아르메니아 인종학살추모관 등 ㆍ노동 역사 세네갈 고레섬, 노르웨이 산업노동자박물관, 영국 셀라필드 원자력단지, 프랑스 노르파드칼레 광산,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소금광산 등 ㆍ재난·재해 일본 고베항 지진 메모리얼파크,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사고 지역, 미국 시애틀 언더그라운드 투어, 아일랜드 타이타닉 벨파스트 박물관 등 ㆍ격리·수용 싱가포르 창이교도소와 박물관, 미국 알카트라즈 감옥, 인도 바라나시 화장터, 호주 교도소 유적, 남아프리카공화국 로벤섬 등
- 2023-05-1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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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린, 악(惡)을 연기해 배우로 거듭나다
- 작품 속 캐릭터를 보고 실제 배우의 성격을 오해할 때가 있다. 배우 최수린(49)은 악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터라 실제로도 까칠하거나 차가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실제의 그는 작품 속 모습과, 머릿속 막연한 생각과는 180도 달랐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천성이 선한 사람이었다. 5월 봄날의 햇살을 꼭 닮은 그의 해맑음은 연기로는 나올 수 없는 본연의 것이다. 최수린은 과거 MBC ‘밥줘’, KBS 2TV ‘내사랑 금지옥엽’ 등에서 얄미운 캐릭터를 맡아 연기했고, 근래 작품에서는 주로 못된 시어머니 역할을 소화했다. 최근 작품인 KBS 2TV 일일드라마 ‘태풍의 신부’에서도 그는 비슷한 역할로 등장했다. 최수린은 사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MBC 사극 ‘김수로’와 ‘마의’에서는 선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다. “악녀 연기, 시어머니 연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그냥 제게 들어온 캐릭터를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을 뿐이고, 그 역할들이 연이어 나오거나 대중의 눈에 띄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까지 맡은 역할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은 없어요. 다만, 늘 제 연기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편견 탈피한 여배우 행보 1995년 SBS 드라마 ‘까치네’로 데뷔한 최수린은 베테랑 배우다. 활동한 지 거의 30년 차가 되어가는 그는 지난해부터 부쩍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제2의 전성기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다. KBS 2TV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서 밉상 시누이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강렬하게 찍은 후, ‘태풍의 신부’로 기세를 이어갔다. ‘태풍의 신부’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전성시대에 1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최수린이 연기한 ‘태풍이 엄마’ 남인순은 미워할 수 없는 악녀였다. 자기 자식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엄마지만, 사랑스럽고 허당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다. 최수린은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남인순을 표현했고, 시청자들에게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남인순을 연기하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배우가 여러 감정선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만나기란 쉽지 않거든요. 여자로서 질투, 돈과 자식에 대한 집착과 사랑,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심리를 골고루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연기를 하면서 몰입도 많이 했고, 즐거웠습니다.” 최수린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연기 호평과 함께 ‘젊은 엄마’라는 평도 많이 들었다. 그는 어린 나이부터 ‘어머니’나 ‘시어머니’ 역할을 맡아왔다. 최수린은 “20대와 30대 때 나이에 맞는 젊은 역할을 연기하지 못했다. 30대 때는 이미 40대, 40대 때는 50대 역할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배우 중에서는 나이대가 높은 캐릭터 또는 누군가의 엄마 역할을 기피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수린은 이런 편견을 깨는 반전의 행보를 펼치는 셈이다. 여기에는 그만의 스토리가 있다. 최수린은 1994년 SBS 1기 공채 MC 출신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그러다 배우로 전향했는데,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그는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았고 연기 제안도 거의 없었다. 그게 많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30대가 되면서 최수린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서른 살에 아들을 낳고 배우로 복귀한 그는 본격적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최수린은 “항상 일이 간절했다. 나이대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연기를 못 한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역할을 선택할 처지도 아니었고,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를 낳은 후 30대가 됐고, 젊은 역할을 맡기에는 애매한 상황이 됐어요. 그때 제가 살을 원 상태로 다 빼지 못해서 좀 통통했거든요. 아예 머리도 볶아버렸고, 실제보다 나이가 많은 역할을 맡게 됐죠.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009년에 ‘내사랑 금지옥엽’을 만났어요. 다른 제작진분들은 다 반대했는데, 작가님이 저를 추천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좋은 결과가 나왔고, 저한테도 터닝포인트가 됐죠.” 그렇게 최수린은 실제보다 나이 많은 역할도, 악한 캐릭터도 마다하지 않았다. 항상 최선을 다했고, 죽기 살기로 연기했다. 일을 하면서, 작품이 쌓여가면서 점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과 애정도 생겼다.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요즘 생각해보면 연기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그래서 계속 하는 거예요. 저는 연기를 하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무슨 역을 맡든지 그저 잘 해내고 싶었고, 잘한다는 칭찬의 말을 듣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드라마로 인해 다음 드라마가 이어서 들어오기를 바랐죠. 그래서 욕심을 과하게 부릴 때도 있었는데, 그러면 연기가 미워 보이더라고요. 배우는 연기할 때 완급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명상 통해 온화함 찾아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그는 어떤 일을 했을까. 최수린은 “미술 쪽 일, 뭔가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예상치 못한 답변을 했다. 그리고 “워낙 그림 그리고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미대 진학을 생각했다. 특히 자개장을 좋아해서 나전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 전통문화예술을 잇는 전수자들이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설명을 이었다. 최수린의 이야기를 들으며 언제 진로를 바꾸게 됐는지 궁금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배우를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열 살 많은 친언니이자 배우인 유혜리의 영향도 조금은 있었다. 그러나 정작 유혜리는 동생의 내성적인 성격을 걱정하며 배우 활동을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고등학생 때 마음먹은 대로 배우를 하게 됐죠. 저도 처음에는 제 성격이 연예계 활동을 하기에는 맞지 않다고 느꼈어요. 연기를 하면서 내성적인 성격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저의 모든 것을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내성적인 사람은 평소에 표현을 많이 하지 않지만 연기라는 기회를 통해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내성적인 편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연기를 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성격이 중화됐고, 나를 표현하는 방법도 좀 능숙해진 것 같아요.” 얘기를 나누어 보니 최수린의 성격은 내성적이라기보다는 온화하다는 표현이 맞아 보인다. 그의 일상 또한 단조로우면서도 건강하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체감한다”는 최수린은 건강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꾸준한 운동과 식단을 통해 몸 관리를 하고 있다. 요리를 좋아하는 터라 한식 위주로 건강하게 식사하는 편이다. 마음은 명상을 통해 다스리고 있다. “만약 누가 저를 기분 나쁘게 하면, 저는 그 사람한테 뭐가 기분 나빴는지 다 말했어요. 그러면 상대방한테 상처를 주게 되니까 결국 제가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한마디 더 할 걸 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말을 줄인 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죠. 그리고 스트레스는 명상을 통해 풀어요. 명상을 한 지는 5년 정도 됐어요. 눈을 감고 내 마음에 있는 더 큰 세상을 보는 게 명상이에요. 저는 매일 하고 있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얼한 연기하는 배우 되고파 이처럼 평온한 일상과 달리 연기할 때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소리도 지르고, 울고, 누군가의 뺨을 때려야 할 때도 있다. 최수린은 역할에 워낙 몰입하는지라 감정 소모도 심한 편이라고. 그래서 그는 작품을 마칠 때마다 훌쩍 여행을 다녀온다.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보내주고 온전한 나로 돌아오는 시간이다. “이번에 ‘태풍의 신부’를 마치고는 헝가리, 체코,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는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면 오랜 시간 머무는 편이에요. 관광지도 너무 열심히 돌아다니지 않고 일상을 지켜요.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하고 운동하고, 식사도 천천히 하고요. 여행을 통해 내 마음의 중심을 찾는다는 생각이 커요. 여행을 다녀오면 차분하게 마음 정리가 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최수린은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려고 한다. 친구나 가족과 대화할 때, 지나가는 행인의 모습 등에서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표정이나 감정이 있다. 그는 그것들을 연기에 투영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최수린의 배우로서 목표는 ‘리얼(Real)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슬플 때, 또 어떤 사람은 즐거운 순간에 기가 막힌 톤이 나오더라고요. 그 예상치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또 저는 고향이 안성이거든요. 어렸을 때 들었던 사람들의 말투, 느꼈던 정서, 그런 것들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실생활에서 연기를 배우는 거죠. 배우는 사람에게 공감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감정에 공감해야 자연스럽게 연기로 나오는 거죠.” 최수린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항상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는 겸손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높이 평가하지 않으며 세상만사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120세 시대이니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만큼, 최수린도 찬란한 미래를 설계해본다. 늘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고, 인간적으로는 버킷리스트를 이루며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단다. “저는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스카이다이빙도 해보고 싶고, 어학 공부를 해서 새로운 언어를 마스터하고 싶기도 해요. 50대는 친구들끼리 여행을 많이 다닐 때라고 하던데, 이제 성인이 된 아들하고도 같이 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함께 같은 걸 보고 느끼면서 배우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하고 싶은 것을 하시면서 인생을 즐기면서 사세요.”
- 2023-05-09 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