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디지털 뉴딜’ 시행으로 IT, 인공지능, IoT 등을 접목한 다양한 신직업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친환경 이슈가 떠오르며 ‘그린 뉴딜’ 관련 일자리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중장년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숙련된 경험을 살린다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자리 시장 대전망’을 주제로 펼친 ‘50+일자리 특별포럼’의 두 번째 세션 토론 내용을 Q&A로 정리해봤다.
토론자
김태은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 서기관(이하 ‘김’)
남경아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장(이하 ‘남’)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부연구위원(이하 ‘박’)
Q1. 디지털·탈탄소 사회, 중장년 일자리의 미래는?
(남) 디지털 뉴딜 분야에서도 틈새나 사각지대를 찾으면 중장년의 일자리는 충분하다. 지난 10년은 노동절약형을 강조한 기술혁신하에 일자리를 줄여왔다. 그러나 대전환 시대에는 그 반대여야 한다. 더 노동집약적이고 자원이 절감되는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국판 뉴딜의 핵심은 주민의 삶이 중심이 되는 ‘로컬 뉴딜’과 병행돼야 한다. 최근 로컬 모빌리티의 한 사례로 전국 지자체의 공유 자전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가령 서울시의 ‘따릉이’ 누적 회원은 171만 명이 넘고, 대여도 300만 건에 이른다. 이에 따라 공유 자전거 수리공이나 거치대 설치·관리자, 마을 단위 자전거 교육 강사나 수송 인력도 확대될 것이다. 이렇듯 공공의료 분야나 마을 돌봄, 그린 리모델링, 재생에너지 설치·관리, 건강한 먹거리 산업 등의 영역에서 50+세대의 일자리가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박) 디지털 시대에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들이 사라진다. 일찍이 육체노동은 자동화 로봇이 대체했고, 최근에는 인지 업무도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이를 일자리의 위협으로 볼 필요는 없다. 역설적으로 새로운 일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큰 오해는 이러한 디지털 시대에 일하려면 데이터 분석가나 코딩 전문가 등이 돼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보다는 자신이 해오던 일을 어떻게 디지털화할 수 있는지, 또는 얼마나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일로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최근 MIT에서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그 내용에는 우리가 꺼리고 불편했던 일들을 신기술이 대체하고, 인간은 그 기술을 활용해 더 창의적이고 삶의 가치를 높이는 일자리로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들어 있다. 결국 새로운 일자리는 자신의 현업에서 출발하되, 그에 대해 중장년이 창의적으로 고민할 기회를 주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Q2. 한국판 뉴딜, 정부 및 기관의 50+ 일자리 계획은?
(김) 고용 관련 한국판 뉴딜의 주요 안은 ‘고용안전망의 확대’와 ‘사람 투자’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인구구조 변화 등에 대응해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 지원대상 확대 및 미래적응형 직업훈련 개편, 재취업지원서비스 내실화, 전국민고용보험·국민취업제도 시행 등 고용안전망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50+세대 지원을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 해소, 돌봄 능력 강화, 기본 소득 도입 및 중장년 연금 확대, 공동체 일자리 제안 등을 계획 중이다. 사람 투자 측면에서는 자신의 분야에 숙련된 신중년이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는 동시에 디지털 역량을 학습해 이를 활용하도록 교육과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남)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도 그린 뉴딜이 본격화되면 도시재생이나 그린스마트 분야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라 예견하고, 이에 발맞춰나갈 계획이다. 2020년에는 스마트시티와 관련해 파일럿 사업을 진행했다. 40명의 참여자를 17개의 스마트시티 관련 기업에 파견했고, 공공 스마트시티의 기획과 운영, 에너지 절감 컨설팅 영역 등에 50+세대의 경험과 역량을 투입했다. 2021년에는 그 규모를 확장할 예정이다. 또 플랫폼 일자리와 관련해 ‘중소기업 공유고용 모델’을 실험했는데, 성과가 좋았다. 중소기업은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있으나 막상 채용하려면 인건비 부담이 크다. 이에 같은 고민을 가진 중소기업이 모여 전문가 1인의 인건비를 나누는 방식을 시도해봤다. 50+세대 20명과 협력 기업 5곳이 참여했고, 이후 약 70%가 실제 고용으로 연결됐다. 이를 체계적으로 보완해 질 높은 새로운 노동 모델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 밖에 전국 지자체와 협력해 유휴지를 활용하는 ‘세대 융합 귀촌 모델’이나, 산업안전·돌봄 분야의 ‘50+건설안전감시단’, 취약계층 노인 대상의 ‘HF행복돌보미’ 등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Q3. 50+의 활약이 기대되는 일자리 분야는?
(남) 최근 지표들을 보면, 50+세대는 디지털 시대 전환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 중이다. 지난해 시니어 1인 미디어 생태계 창출을 위해 ‘50+ 유튜버 스쿨’을 열었다. 10팀을 선발해 집중적인 실습과 교육을 해보니 그중 40%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두 달간 구독자가 4배 증가했고, 수익은 10배를 창출했다. 이는 관련 전문가들도 놀라움을 표할 만큼, 50+세대의 디지털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다. 아울러 청년과 노년을 잇는 세대로서 노노케어, 멘토링 등의 분야에도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된다. 퇴직 후 5~10년 정도 지역에 내려가 ‘세대융합 귀촌모델’을 만들거나 지방 정부와 연계한 ‘귀촌 인턴십’ 참여도 가능하다. 나아가 국제무대에도 중장년이 활동할 기회는 충분하다. 가령 코이카(KOICA)가 가진 개도국 경제성장을 위한 조달기금은 연간 약 1조8000억 원이다. 이러한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나누고 지원하느냐에 따라 50+세대가 진입할 통로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박) 디지털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 생태 환경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모색해볼 수 있다. 먼저 저출산·고령사회로의 인구구조 변화와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로 질 높은 돌봄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확대될 전망이다. 디지털 기술을 업종별 비즈니스 요구에 맞춰 개발하는 과정에서 경력을 겸비한 50+세대의 조율자 역할에 대한 기대도 높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세대 간 융합을 도모하는 사회·문화적 포용력이 요구된다. 더불어 저탄소·친환경 사회로의 변화 속 도시재생 사업, 스마트팜 구축, 신재생 관련 제품 서비스 개발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또한 앞서 언급된 바처럼 1980~90년대의 경제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과 상호 호혜적으로 발전 가능한 국제무대에서의 일자리 창출도 꾀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해 마음가짐은 예년과 달라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와 한계로 기존의 생활 방식을 고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한 해의 동향을 잘 읽고 대응하면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2021년 전망 중 시니어가 알아야 할 핵심 트렌드를 알아보자.
도움말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겸 심리학 박사
자료 출처 엠브레인 패널 빅데이터, 2021 트렌드 모니터, 이지서베이(조사 대상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 20대~50대 각 250명)
Chapter2. #여가 #건강 #편의
[1] 여행의 새바람 ‘스테이케이션’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한 마음을 휴가를 통해 풀고자 하는 마음은 20대(61.3%) 다음으로 50대(56.3%)가 강했다. 실제 조사에서 코로나19로 여행 제한이 계속된다면 장기휴가를 집에서의 휴식(69.7%, 중복응답)이나 근교 드라이브(55.1%) 등으로 즐기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즉 올해 휴가철도 집이나 근처에서 휴가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Senior Point 은퇴 후 해외여행을 계획한 이가 많았을 터. 아쉽지만 당분간은 휴식과 힐링에 집중한 ‘캠핑’을 즐기면 어떨까. 실제 ‘해외여행을 못 가는 현시점에서 캠핑은 최고의 대안이 될 것’(51.6%)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캠핑도 마냥 안전하지는 않겠지만, 사람이 붐비는 곳보다 자연 친화적인 장소라면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2] ‘면역력’은 ‘건기식’에 맡길래
코로나19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에 대한 관심도 고조됐다. 관련 조사에서 1차 베이비부머는 건기식을 가장 잘 챙겨 먹는 세대로 나타났다(46.5%). ‘비타민C’(71.7%)와 ‘유산균 제품’(70.1%)의 섭취가 주를 이뤘고, 가장 기대되는 효과로 ‘면역력 강화’를 꼽았다. 바이러스 염려로 면역력 향상이 강조되며, 건기식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추세다.
Senior Point 건기식이 건강에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절대적인 신뢰는 금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5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건기식 섭취를 통해 건강을 지킨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76.2%). ‘건기식은 신뢰할 수 있다’(44.3%)는 의견도 전 세대 중 가장 많았다. 일각에선 건기식의 오·남용 문제도 제기되는 만큼 효능과 성분 등을 잘 따져보는 등 현명한 섭취 요령이 필요해 보인다.
[3] 알고 보면 오래된 습관 ‘구독 경제’
중장년들은 ‘구독 경제’를 얼마나 이해할까? 1차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단 6%만이 이 용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서비스나 상품을 제시하자 ‘이용 경험’이 있다는 소비자가 적지 않았다. 이들의 구독 서비스 이용 경험을 보면 ‘TV 유료방송’(51%), ‘정수기’(48%), ‘유무선 인터넷’(41.5%), ‘신문 구독’(36%) 순이다. 즉 이미 구독 경제를 누려온 것이다. 이렇듯 구독 경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주목받던 시장이며, 비대면 서비스 등이 활성화되며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Senior Point 기성세대는 ‘소유’ 중심의 소비에 익숙하다. 이들은 구독 서비스 역시 기존의 상품을 ‘저렴한 방식’으로 소비하는 것에 그친다(정수기, 안마의자 등). 그러나 구독 경제를 잘 누리려면 소유보다는 경험과 체험 중심의 ‘사용가치’를 느껴야 한다. 개념이 어렵다면 한 예로 ‘넷플릭스’를 즐겨보길 권한다. 사실 유선방송이나 케이블 TV와 비슷한 형태다. 물리적으로 잡히는 게 없어도, 유익한 시간을 산다는 가치를 체감하는 것이 구독 경제 이해의 첫걸음이다.
구독경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구독 경제는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공급자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예전에는 신문이나 잡지를 정기 구독으로 받아 보았다면, 이제는 음악이나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다. 코로나19 이후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신규 구독 서비스 이용자 수는 2019년 2분기 기준 270만 명에서 2020년 1분기 기준 1580만 명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세계 구독경제 규모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 소비, 유행 주기 단축 등으로 2020년 5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례 1]
소비자 한ㅇㅇ씨(여, 40대)는 스마트 다운로드+음악 감상(30일마다 자동결제) 상품의 3개월 무료체험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배우자 카드 정보를 입력함. 이후 결제 관련 고지가 없어 신경 쓰지 않다가 약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배우자를 통해 계속 자동결제된 것을 확인함.
[사례 2]
소비자 김ㅇㅇ씨(남, 50대)는 모바일로 스마트공인인증서 서비스에 가입했다가 바로 해지를 하려고 했으나 09시~18시 내에 전화로만 가능하다고 하여 해지하지 못함. 다음날 전화로 해지를 하려고 하니 상담원은 통신사에서 확인서류를 발급받아 제출하라고 함.
구독경제의 활성화가 이전보다 편리한 일상을 만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편리한 만큼 단점도 존재한다. 위의 사례처럼 다크 넛지(Dark nudge)가 발생한다. 다크 넛지란 팔꿈치로 툭툭 옆구리를 찌르듯 소비자의 비합리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상술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시간을 들여 최저가를 찾아 결제하려고 하면 추가 비용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2년 10개월간(2017년~2019년 10월)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다크 넛지 관련 소비자상담 건수는 총 77건이었다. 유형별로는 해지수단을 제한함으로써 해지 포기를 유도하는 ‘해지 방해’가 38건(49.3%)으로 가장 많았고, 무료이용 기간 제공 후 별도 고지 없이 요금을 결제하는 ‘자동결제’가 34건(44.2%)을 차지했다. 이외에 사실과 다른 한시적 특가판매 광고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압박 판매’가 4건(5.2%), 가격에 대한 착오를 유발하는 ‘가격오인’이 1건(1.3%)으로 뒤를 이었다.
◆ 알 권리 보호, 이용한 만큼, 해지는 간편하게
구독경제는 잠김 효과를 활용한다. 잠김 효과란 소비자가 일단 어떤 상품 또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상품 또는 서비스로의 수요이전이 어렵게 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구독 경제 서비스는 고객 충성도 확보를 위해서 일정 기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 후 자동으로 구독 대금이 청구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3일 금융위원회는 ‘구독경제 금융 소비자 보호 방안’을 발표했다. 구독경제 시장에서 무료 체험을 통한 가입 유도 후 유료 전환 일정을 알리지 않거나, 해지 및 환불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금융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료전환, 해지, 환불의 모든 과정에서 카드·계좌이체 결제 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호하고, 이용한 만큼 부담하고, 간편하게 해지할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구독경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표준 약관을 제안했다. 유료전환, 해지, 환불 등과 관련하여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약 사항을 구체화했다. 기존에는 무료 및 할인 이벤트 기간 종료 전, 소비자에게 대금 청구 일정을 안내하지 않거나 단순하게 이메일로만 통지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무료 이용 기간 제공 후 유료로 전환하는 구독 경제 앱 26개 중 유료 전환 예정을 고지하는 앱은 2개에 불과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되는 경우, 전환 시점을 기준으로 최소 7일 전에 서면, 음성 전화, 문자 등으로 관련 사항을 통지하도록 약관에 명시했다. 무료 이벤트뿐 아니라, 할인 이벤트가 종료되어 정상 요금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애초에 가입 시 유료 전환을 알렸더라도, 이와 별개로 유료 전환 7일 전 다시 안내하도록 했다.
한편 해지가 쉽지 않고, 환불 절차가 미흡했다. 가입 절차는 수월하지만, 해지 절차는 링크나 관련 안내를 찾기가 쉽지 않아 민원이 자주 생겼다. 환불도 마찬가지였다. 이용내역이 단 한 번이라도 있으면 1개월 치 요금을 부과하고 환불도 불가하도록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환불을 카드 결제 취소나 계좌이체로 하지 않고 포인트로 지급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바일 앱,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간편한 절차로 해지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해지 가능 시간도 연장했다. 해지 전에 대금을 납부하였다면 카드 결제 취소, 계좌이체 등을 통해 즉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환불 선택권을 충분히 부여하도록 설정했다.
구독경제 업체는 직접 신용카드가맹점이 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결제대행업체의 하위사업자로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 하위사업자의 경우 정기결제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약관이 별도로 없다. 규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없었다. 금융위는 결제대행업체의 하위사업자에 대해서도 소비자에게 정기결제 등 거래조건을 명확히 알릴 의무 등을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규율할 방침이다.
시행령 개정사항은 2021년 1분기 입법 예고를 통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시행령 개정 추진과 함께 관련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 약관, 결제대행업체 특약, 금융결제원 CMS 약관 등을 개정할 계획이다.
30년 넘게 구독하던 신문은 끊고, 넷플릭스를 새로 구독 신청했다. 이용해보니 신세계다. 예전에는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이 있으면 방송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속력으로 집으로 달려가곤 했다. 드라마 ‘모래시계’가 귀가시계라는 별명은 얻은 것도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방영시간에 맞춰 집으로 귀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넷플릭스 같은 동영상 플랫폼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무제한 볼 수 있게 되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재밌게 보고 나서 ‘슬기로운 감방생활’까지 내리 보았다.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왜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 비오는 날 보고 싶은 ‘미드나잇 인 파리’나 존엄사를 다룬 ‘밀리언 달러 베이비’ 같은 웰메이드 영화도 많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넷플릭스처럼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아 쓰는 경제활동을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라고 한다. 오래전 신문을 구독 신청해 읽고 우유, 야쿠르트 등을 배달받아 먹던 세대에게는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다. 그러나 구독경제는 그 대상을 제품에 한정하지 않는다. 커피나 빵, 김치 등 식음료는 물론 세탁소, 편의점도 구독이 가능하다. 자동차도 월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월 자동차를 바꿔 탈 수 있고 심지어 집 구독 서비스도 있어 매달 새로운 집을 경험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구독경제가 어디까지 갈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지경이다.
구독경제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구독 서비스가 등장했다. 그러면 나는 얼마나 구독경제에 가까이 가 있는 걸까.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밀리의 서재’라는 책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 책을 읽고 있다. ‘밀리의 서재’를 구독한 뒤 책은 서점에서 구매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거라는 고정관념이 사라졌다. 월정액을 내면 보고 싶은 책을 무제한 마음껏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인기 있는 책도 자주 업데이트돼 요즘같이 서점이나 도서관 가기 힘든 때에 이용하기 안성맞춤인 서비스다. 월 2900원만 내면 배송비 없이 새벽배송 또는 당일배송을 받을 수 있는 ‘쿠팡’도 정기구독 중이다. 주로 생수와 커피, 기타 생필품을 산다. 동영상 편집 앱 ‘키네마스터’도 구독하고 있다.
앞으로 구독 서비스는 더 다양해져서 세상의 모든 것이 이 시스템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 한다. 온라인 결제나 스마트폰 활용이 익숙지 않은 사람은 서비스 혜택을 누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포노 사피엔스 시대, 스마트폰 사용이 힘들다며 중년의 나이 탓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 이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도 스마트폰을 다루는 기술이 필수인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봄기운이 확연하게 느껴지자 건강과 몸매관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다이어트 수요가 넘쳐나는 데 반해, 피트니스클럽 등을 찾는 발걸음은 뜸하다. 사람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다중이용시설을 회피하고 있어서다. 이에 과거와 달라진 다이어트 풍경이 주목받고 있다.
반재상 바노바기 성형외과 대표원장은 “부쩍 올라간 기온으로 옷이 얇아지고, 몸매 관리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집에서도 체형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어느 때보다 심신의 건강을 위해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집에서 30분, 홈트레이닝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집에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확.찐.자 예방 홈트레이닝’을 제시했다. 총 9가지의 동작으로 이뤄진 이 홈트레이닝은 국민체력100 홈페이지에 등록된 운동방법을 조합했다. 신체기능과 정신 건강 유지를 위한 이 운동은 하루 30분씩 실시하면 된다. 자세한 운동방법은 국민체력100 안내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채널 홈트레이닝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약 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제이수란’ 채널은 효과가 빠른 동작 위주의 홈트레이닝 채널이다. 최근 헬스장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집에서 빠르게 따라 할 수 있는 5분 홈트, 부위별 홈트 등 간단하지만 효과가 좋은 동작 위주의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바디리프팅으로 건강한 탄력을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체지방을 줄인 후에 몸에 탄력을 주면 신체 비율을 좋게 만들어주고 한층 더 건강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개학 연기 및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해 체중이 변화해 피부가 복원력을 잃고 탄력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건강함이 느껴지는 탄탄한 몸매를 위해 바디리프팅으로 처진 피부를 끌어올리고 탄력을 개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앱 활용 하루 딱 7분
앱을 활용하는 방법도 인기다. 홈트레이닝 앱인 ‘7분 운동’은 유료 앱임에도 다운로드 수가 300만 회를 넘었으며 4.8점의 평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7분 운동 앱은 일일 기초대사량을 높여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는 12가지의 동작을 30초씩 실시하게 도와준다. 또한 하루 7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과 운동 사이 간격에 부담이 없어 운동 초보자들도 무리 없이 시도가 가능하다.
◇온라인 PT 프로그램
온라인 PT 서비스로 조금 더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도 있다. ‘마이다노’는 스마트폰 앱 기반의 다이어트 코칭 서비스다. 온라인에서 전담 코치가 밀착해 운동 프로그램과 식단을 제공하고 코칭 하는 PT 서비스인 마이다노는 코로나 사태 이후 수강 문의가 일평균 20% 늘었다. 마이다노는 올 1월 20일 코로나19의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월 수강생이 1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4300명) 대비 1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킹덤’ 효과로 K-콘텐츠의 글로벌 인지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실내 활동이 늘며 국내외 콘텐츠 수요가 증가한 상황. 언택트(Untact) 시대가 판매자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양질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수혜가 기대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가구당 주말 TV 시청 시간이 지난 2월 627분, 3월 647분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분, 69분 늘었다”며 “글로벌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의 신규 구독자 증가폭도 두드러진다. 최근 OTT 대세화와 홈코노미족 증가로 콘텐츠 소비 방식이 변화하며 ‘플랫폼’보다는 ‘콘텐츠’를 보유한 사업자들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플랫폼 아우르는 글로벌 제작사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올 1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1238억 원, 영업이익을 1.8% 늘어난 112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호실적이다. 매출액은 OCN 수·목극 부재 등 편성시간과 제작매출의 감소가 예상되지만, 주력 금·토·극들이 넷플릭스에 판매되는 등 유통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이를 메이크업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하이 바이 마마’ 등 주력 금·토극이 시청률 호조와 더불어 넷플릭스에 동시 방영되며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3월 넷째주 기준으로 넷플릭스 글로벌 트래픽 5위를 기록 중이다. 아시아 한정이 아닌 글로벌 기준의 순위권에 들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또한 매분기 2편의 동시 방영과 1편의 오리지널 공급이 기대되고, 이는 전년 대비 넷플릭스향 공급 작품 수가 40% 증가한 것에 해당한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가 스튜디오드래곤의 확실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대작 오리지널도 대부분 스튜디오드래곤이 수주해 양적·질적으로 넷플릭스와의 끈끈한 관계가 포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비계열 물량도 KBS 주말극과 SBS 금·토극 ‘더킹: 영원의 군주’ 등 상반기에만 2편을 기획·제작한 상황이다. 캡티브를 보수적으로 플랫으로 가정해도 올해 프로젝트 수는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33편이 가능할 전망이다. 글로벌 인지도 높은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OTT로의 콘텐츠 판매 가격에 대한 협상력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에는 HBO 오리지널까지 가세할 예정이다. 이미 기획·개발에 착수한 상태로 이르면 하반기 중 제작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tvN·OCN을 기반으로 넷플릭스, HBO 등 글로벌 OTT, 국내 기타채널까지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글로벌 제작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타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수요에 대한 대응 역량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 원을 유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각각 목표주가 11만 원, 10만 원을 내놨다. 지난 8일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종가기준 7만4900원이다.
가격 대비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우수한 이른바 가성비가 마케팅의 핵심이었다. 최근에는 가성비에 더해 감성을 자극하는 기법, 감성비가 떠오르고 있다. 가성비가 마케팅의 기본이 돼 버리니 다른 탈출구가 필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감성비가 마케팅 새 기법으로 등장한 것이다.
칠레산 와인 '1865'가 감성비 마케팅으로 골퍼들에게 히트했다. ‘18홀을 65타로’라는 뜻을 제품 이름에 담았기에 골퍼들의 사랑을 받았다. 개성을 중시하고 활발한 SNS 이용 등 자기표현에 적극적인 소비자 경향이 증가하면서 구매를 충족시키는 핵심 요소로 등장했다. 감성비는 비용이 구매자의 감성에 얼마나 충족시키는가에 초점을 둔다.
감성비 마케팅은 비단 음식이나 생활용품에 국한하지 않는다. 잡지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실린 내용이 잡지값보다 가성비가 많아야 했다. 인터넷이 발달하여 온라인으로 모든 내용을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시대여서 지면으로 된 잡지의 구독자를 늘리기는 만만치 않다. 이제 온라인으로 충족되지 않는 지면 잡지의 편집과 마케팅에 감성비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점프슈트를 입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방미가 소녀처럼 웃었다. 특유의 눈웃음, 그리고 다부진 몸매, 허스키한 목소리로 팬들의 마음을 흔들며 데뷔한 40년 전의 얼굴 그대로라면 믿겠는가. 부동산 관련 책을 출간하고 저자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는 요즘 ‘BangmeTV’ 제작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맨 얼굴로 그날그날의 이슈와 생각을 이야기하면 할수록 재미와 의미가 더해지는 작업이란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는 여자 방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봤다.
MBC 2기 공채 개그맨으로 1978년 연예계에 데뷔한 방미는 1980년 ‘날 보러 와요’로 한국 가요계를 휩쓸었고 동명의 영화 출연료를 종잣돈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 해외 부동산까지 성공, 서울 강남은 물론 제주도까지 섭렵하며 큰 부를 쌓았다.
“1983년 LA 공연차 미국을 방문한 뒤 해외 진출과 비즈니스를 꿈꿨어요. 그러다 1993년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발표한 후 연예계를 떠났고 미국 뉴욕으로 갔어요. 2007년 거기서 이모가 하던 주얼리숍 등을 운영하면서 뉴욕, 로스앤젤레스, 하와이 등의 부동산에 투자했어요. 성공을 거둔 건 맞아요. 이 모든 것들이 근검절약하고 노력한 덕분이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어요.”
연예인을 하면 돈 좀 벌 수 있을까 하고 시작했다는 그녀는 그동안 전심전력하며 열심히 살았던 젊은 날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육십의 나이가 믿기지 않았다.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에 호탕하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 너무 반갑다.
사람들은 아직도 감칠맛 나는 그녀의 노래를 듣고 싶어 한다. 그녀를 ‘날 보러 와요’를 부른 1980년대 인기가수로만 여기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2007년에 가수생활 종료를 선언하고 재야의 부동산 투자 고수로서 활약한 지 오래다.
언니, 아직 죽지 않았다요?
서울 신사동 카페에서 만난 그녀는, 지금 한국 사회는 뭔가 안 풀리고 답답한 상태라며 쓴소리를 한다. 그 답답함이 너무 싫어서인지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그녀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그런 시원시원함이 나이를 거스르는 듯한 그녀의 외모와 잘 어울렸다.
방미는 2018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BangmeTV’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 삶의 이야기, 헬스, 부동산 투자, 정치에 대한 얘기들을 풀어내는 출구다. 그런데 그녀의 채널은 댓글을 달 수 없게 해놨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맥락 없는 비난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나를 꼴 보기 싫어해요. ‘너는 뭐냐. 뭔데 잘난 척이냐’라는 식으로 말하죠. 하지만 저는 전혀 신경 안 써요. 버닝썬 사건처럼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잘난 척하는데 알고 보니 ‘바지사장’인 경우 많잖아요? 심지어 나를 사기꾼이라고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세금 안 내고 사기꾼이었으면 가만 놔뒀겠어요?”
그녀의 솔직 담백함은 지독히 가난했던 ‘흙수저’ 시절을 극복한 자신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되는 듯싶었다.
“어린 나이에 너무 어렵게 살다가 출세를 하고 돈을 벌고 명예를 얻었죠. 돈을 벌기 시작한 건 ‘날 보러 와요’를 부를 무렵이었고, 버는 대로 저축했어요. 시작과 동시에 계획을 잘 짰어요. 돈에 대한 플랜을 말이죠. 적금을 부어 오백만 원을 모으면 차를 사고 전세를 얻을 수 있겠다 하는 식으로 구상이 늘 있었죠. 그게 습관이 됐어요. 그렇게 지금까지 계획에 맞춰 살아왔죠.”
물론 그녀의 삶이 생각한 대로 흘러간 것은 아니다. 스스로를 “젊었을 때는 굉장히 싸가지 없었다”라고 표현하는 그녀는 20여 년 전, 믿었던 사람에게서 1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기를 당한 적이 있다. 그때 그녀는 ‘내가 사람 하나는 잘 본다고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하고는 자신의 교만함을 반성하고 깨닫게 됐다고 한다.
잘 하는 일 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계획을 중시하는 방미답게 오래전부터 유튜브 방송도 차근차근 준비했다. 사실 그녀는 유튜브를 하기 전에 이미 10년 넘게 블로그 ‘악질 방미’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었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가수를 그만뒀어도 ‘연예인’이라는 자신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번 연예인은 영원한 연예인이죠. 방미가 죽으면 신문에 ‘가수 방미’라고 기사화될 테니까요. 그러니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가볍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행사를 하거나 신곡을 또 내기는 싫었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블로거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또 다른 모험을 하며 그녀는 제작, 연출, 각본, 진행 등 실로 다양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현재 구독자 수는 1만6000여 명.
“아직 폭발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고 있어요. 50대, 60대가 시청자의 주류이다 보니 구독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분위기는 아니예요. 그게 좀 아쉽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제가 여전히 무대 체질인 거 같기는 해요. 유튜브를 하면 신나거든요.”
유튜브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고 싶은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특히 비중을 두고 방송을 하는 분야는 재테크다.
“제가 현물은 잘 모르지만 부동산은 40년간 발로 뛰면서 많은 정보를 얻었어요. 그래서 알려줄 게 많아요. 20년은 한국에서, 20년은 미국에서 부동산 투자를 하며 보냈으니까요.”
‘나는 해외 투자로 글로벌 부동산 부자가 되었다’
사실 방미는 그동안 세 권의 책을 낸 저자이기도 하다. 그녀가 가장 최근에 낸 책은 ‘나는 해외 투자로 글로벌 부동산 부자가 되었다’로,
5월 초에 발간되어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보를 쉽게 얻기 힘든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내용을 다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그녀가 실제로 수익을 낸 지역들을 예로 들어 비자 발급, 관련 용어 설명, 미국의 각 지역 정보에서부터 수수료와 세금까지 다양하고도 실전적인 투자 정보를 담고 있다. 해외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그녀는 지금도 국내외를 오가며 지내고 있지만 현재는 청담동에서 거주하고 있다. 사무실은 압구정동에 있다. 그리고 작년에 제주도에 리조트도 마련했다.
“해외에서 살다 보니 한국에 왔을 때는 꼭 자연을 충분히 느낄 수 이 있는 곳이어야 하더라고요. 이장희 ‘형’(그녀는 이장희에게 노래 ‘주저하지 말아요’를 받으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도 울릉도에 사는 이유가 그래서일 거예요. 산과 바다 등 자연을 보면 충만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부동산 관련 책을 출간한 의미까지 듣고 나니 부동산 투자가로서의 방미가 궁금해졌다. 특히 제주도는 10여 년간 계속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었기에 그녀가 전문가로서 제주도의 부동산 가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슬쩍 듣고 싶었다. 독자들을 위해 제주도 투자에 대한 그녀만의 노하우를 청했다.
제주도 투자, 이것만은 명심하라
“제주도는 집을 잘 선택해야 해요.”
그 이유는 중국인들이 이미 많은 땅을 선점했고 매체의 영향으로 제주도 붐까지 일어나면서 난개발을 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 속에 지어진 집들이 문제점이 많다는 게 방미의 진단이다.
“제주도는 섬이고 초원이다 보니 야생동물, 바퀴, 개미 등 벌레가 많아요. 그리고 하수구 등 배수 문제도 있고요. 나이 들어서 거기 가서 영원히 살겠다? 그건 무리라고 봐요. 제주도 초원에서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죠. 그런데 가서 막상 살면 한 달도 못 견뎌요.”
방미는 제주도에서의 집은 세컨드하우스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세컨드하우스로 살 때 제주도의 분위기를 한껏 내보겠다고 검은 화산석으로 치장한 집을 사는 사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말리고 싶어요. 제주도 돌은 TV에서나 다른 사람 집 보면서 감상하고, 정말 편하고 세련된 집을 선택해야 해요. 집 밖으로 나갔을 때 KFC도 있고 스타벅스도 있는 편의성이 있는 곳에 마련하는 게 좋아요.”
그녀는 사방이 펼쳐져 마치 그림 같은 풍광을 자랑하는 곳은 오히려 불편함이 많다고 지적했다. 밖으로 나오면 바로 문화를 즐길 수 있고 편리함이 있는 곳, 인프라 접근성과 재밋거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재야의 부동산 고수로서 한마디
“그래서 제주도는 바닷가 바로 앞에 있는 집을 사면 안 돼요. 그건 하와이도 그래요. 철칙인데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고.”
바닷가 앞에 있는 집에는 필연적으로 벌레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습한 날씨가 많은 섬에서 바닷가까지 앞에 있으면 생활 환경이 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제주도는 쉬려고 가는 곳이지 고생하려고 가는 게 아니라는 게 그녀의 관점이다. 얘기를 듣고 보니 그녀가 주택이 아닌 리조트를 선택한 것이 당연해 보였다. 리조트나 레지던스는 청소와 식사 등 필요한 서비스들을 기본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투자처로서의 제주도는 지금 어떨까? 그녀는 제주도의 부동산 경제 사정이 현재 최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되려 그렇기 때문에 투자처로서의 가치는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눈여겨보고 있어요. 올 하반기가 투자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삼방산 밑 지역과 서귀포 중문 관광단지 쪽이 괜찮아 보여요. 삼방산은 요즘 방송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예전부터 핫한 곳이었어요.”
최소한 10년 계획을 세운다
부동산 투자에서 전문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그녀를 보니 현재의 방미에게 가수로서의 욕구는 더 이상 없다고 봐도 좋을 듯했다. 사실 그녀는 꼭 참석해야 할 행사가 있어도 가서 노래는 절대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설 수 있는 무대들은 이제 후배에게 물려줘야죠. 그 자리 외에도 내가 활동할 수 있는 자리들이 있을 테니까요.”
가수로서 최선을 다한 시절이 있기에 후배의 자리를 뺏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인간에 대한 배려와 정의(正義)가 느껴졌다. 그렇다면 가수가 아닌 부동산 투자 강의를 하는 방미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제 강의료가 1000만 원이에요. 그렇게 금액을 정한 건 강의를 꼭 들으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시라는 의미도 있지만 너무 비싸니까 부르지 말라는 의미도 있어요. 하지만 정말 의미가 있는 자리에서 강연을 할 때는 돈을 받지 않으려고 해요.”
그녀는 삶을 충분히 즐겼다고 말한다. 해외에서의 삶도 풍족했다. 뉴욕에서 10년 번 돈으로 LA에서 5년 동안 즐겁게 살았다. 이제 그녀는 4~5개월은 한국에서, 3개월은 미국에서, 나머지는 여행을 하며 여생을 보낼 생각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잘살았어요. 이제 내일모레가 칠십(?)인데 인생 정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봐야죠. 그러니 더 돈을 벌겠다, 다시 노래 좀 불러볼까 하는 욕심은 없어요.”
방미는 모든 계획의 단위가 최소한 10년이라고 했다.
내 마음대로 ‘브라보 마이 라이프’
그녀는 유튜버 활동이 큰 욕심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매력이 있단다. 그걸로 돈을 벌기는커녕 되려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며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으니 그 정도 자유는 당연하지 않냐는 게 그녀의 말이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쉬운 길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10년 동안은 내 맘대로 살고자 해요. 이제는 나한테 투자를 하고 싶어요. 우선 충분히 잘 멋지게 쓰고 행복해지는 데 집중하자, 그러니 미리 고민하지 말자는 생각이죠.”
물론 늘 계획하고 사는 게 습관이 된 그녀가 모든 걸 내려놓을 리는 없다. 우선 유튜브 구독자 수를 올해 말까지 3만 명 정도까지 늘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스튜디오를 만들고 싶어요. 강연과 세미나, 공연, 요가, 운동, 놀이터 등이 가능한 만남의 공간을 마련하고 싶은 거죠. 요즘 시니어는 예전에 비해 훨씬 건강해요. 베네피트에 공감하며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브라보는 젊은 애들이 잘 안 하는 말이다. 진정 우리 나이여야 할 수 있는 말”이라면서 멋지게 정리해버리는 방미는 그야말로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고 외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의 ‘브라보’스러운 미래 계획은 또 어떻게 세울지 궁금해졌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가? 비몽사몽간에 리모컨을 집어 들고 TV부터 켜지는 않는가? 하지만 몸이 늘어지면서 오히려 더 피로함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젠 TV 시청 대신 다른 아침 습관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른 아침은 황금 같은 시간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고요한 시간을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귀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그저 흘려보내고만 있다면, 조용히 눈을 감고 아침을 여는 기분 좋은 음악과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사운드 힐링, 고요함 속에서 눈뜨기
현대인들은 각종 소음에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 발전에 따른 강렬하고 화려한 자극들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 이럴 때 잠시라도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알파파가 증가돼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고 집중력이 강화된다. 또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돼 우울증, 식욕 부진 등을 방지할 수 있다.
자연의 소리가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영국 브라이튼앤서섹스 의과대학 연구팀이 실험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소리를 들려준 후 뇌의 변화와 과제 수행 능력을 관찰한 결과, 인공적인 소리보다 자연의 소리를 들었을 때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 변화를 보인 것이다. 특히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긍정적 효과가 높았는데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를 단 몇 분 들었는데도 몸에 변화가 나타났다. 부드러운 선율의 음악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감소시켜준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고요한 아침, 자연의 소리와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명상에 잠겨보고, 차분히 하루를 계획해보자. 이렇게 아침 시간을 활용한다면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특히 청각 명상은 청력이 약해지는 것을 늦춰주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더 효과적이다. 편한 자세로 앉아 범종이나 시계 등이 내는 규칙적인 소리나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불필요한 생각을 멈추는 게 청각 명상법이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리는 유튜브(YouTube)에서 ‘자연 소리’, ‘ASMR’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쉽게 찾아 들을 수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오디오클립’도 오디오북, 팟캐스트, 자연 ASMR 등 다양한 소리 콘텐츠를 제공한다. 앱을 설치하면 더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루의 컨디션을 결정하는 아침, 이제는 좋은 소리와 함께 깨어나보자.
아침이 기다려지는 음악 서비스도 있다. 매주 목요일 아침, 새로운 음악과 이야기를 배달해주는 ‘오디티 스테이션’. 음악 편지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대중가요와 팝송부터 밴드 음악, 클래식, 최신 대중가요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한다. 음악 편지를 받고 싶다면 ‘오디티 스테이션’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이메일만 작성하면 된다. 홈페이지에서는 지난 음악 편지도 보고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추천 채널
월간 소리 풍경
우리 고유의 소리를 찾아 전국 각지를 여행하는 사운드 매거진이다. 소리와 함께 직접 촬영한 사진과 글을 통해 보고 듣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강릉 오죽헌의 대나무 숲 바람소리, 봄나물 뜯는 소리, 시원한 계곡물 소리 등 듣는 것만으로도 이른 아침 숲속에서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듯한 느낌이 든다. 현재 구독자가 8000명에 달하며, 매주 월요일 그달의 주제에 맞는 자연의 소리, 우리 고유의 소리를 들려준다.
[뮤직테라피] 소리에 음악을 입히다
스튜디오 톤즈(STUDIO TONES)가 운영하는 채널로 말 그대로 소리에 음악을 입힌 색다른 음악을 연재한다. 세수하는 소리, 밥 짓는 소리, 비·바람·파도 소리 등 일상과 자연의 소리에 멜로디를 입혀 매주 목요일에 한 곡씩 연재한다. 편안하고 감성적인 선율에 매료되어 6000명에 달하는 사람이 구독 중이다. 자연(1, 2편), 일상(1, 2편), 아이, 반려동물, 비, 시간 등 총 8개 시리즈로 나뉜 100여 편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매일 아침 듣고 싶은 소리가 있는가 하면 정말 피하고 싶은 소리도 있다. 바로 알람 소리다. 아침형 인간이 되어보리라 매번 다짐하지만, 알람이 울릴 때면 이불 속으로 더 파고들곤 한다. 아침에 몸을 일으키는 게 유난히 힘든 사람들을 위해 색다른 알람 앱을 소개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스마트 알람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잠을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 알람 앱 ‘좋은 아침입니다’는 알람 기능은 물론 수면 패턴까지 분석해준다. 잠자고 있는 동안에도 매트리스의 진동을 감지해 깨어 있는 시간과 선잠, 깊은 잠 등을 기록한다. 자고 일어나면 수면 리포트로 잘 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수면 목표도 설정할 수 있고, 축적된 정보는 한 주 단위로 통계가 나온다. ‘알람 범위’ 설정 기능도 있어 최적의 시간에 기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상 시간을 오전 6시에 맞춘 후 알람 범위를 10분으로 설정하면 5시 50분에서 6시 사이에 알람이 울린다. 숙면에 도움을 주는 모닥불 타는 소리 등도 들려준다.
잘 잤니?
매일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는 뮤직 알람
매일 같은 알람 소리가 싫증나거나, 이미 익숙해져버린 알람 음악 때문에 기상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앱이 있다. 바로 알람 앱 ‘잘잤니?’이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동그란 판을 LP판처럼 돌려서 알람이 울릴 시간과 요일을 설정하면 매일 다른 알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지난 알람 음악은 화면을 왼쪽으로 넘겨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다시 들을 수도 있다. 잠에서 깨며 다양한 음악도 들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여자들보다 많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입을 쫙! 하고 벌렸다. 집 안방을 빼곡하게 차지한 아이들(?)의 정체. 스튜디오 사무실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은 때깔 요망진 것들! 바로 형형색색 다양한 모습의 화장품이다. 그렇다면 주인은 여자? 아니 남자다. ‘댄서킴’으로 불리던 개그맨 김기수가 웃음보따리가 아닌 화장 도구를 들고 나와 대박을 터트렸다. 들어는 봤는가? 뷰티크리에이터 김기수! 어둠 속에서 ‘예뻐지고 싶다!’를 외치던 남자들이여, 이제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와 김기수와 함께 꽃단장 한번 제대로 해보자.
화장하는 남자의 편견을 깨다
웃기는 일로 오랫동안 사람들 앞에 섰던 김기수. 그가 2016년 11월 말, 세련된 화장을 하고 나와 자신을 뷰티크리에이터라고 소개했다. 뷰티크리에이터란 소위 화장을 통해 ‘예뻐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 그는 현재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com)와 포털사이트의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꾸미고 가꿔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전파한다. 개인 채널과 SBS 모비딕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진행 중.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억 뷰 돌파!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그의 동영상을 시청했다는 뜻이다. 이 여세를 몰아 작년 말 SBS 연애대상에서 모바일 아이콘 상과 한국분장예술인협회에서 주는 메이크업 어워드를 수상했다. 올 초 화장법 노하우를 담은 책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출간했고 3월 말에는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화장 제품도 출시한다.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의 한 방송에서도 김기수를 찾아왔을 정도이니 인기는 상상 그 이상. 대세 중에서도 대세가 바로 맨즈(남자) 뷰티크리에이터 김기수다.
불모지를 앞서 걷는 펭귄의 길을 택하다
개그맨이 아닌 뷰티크리에이터로 전향을 하고 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는 그 과정이 어찌 보면 홧김(?)으로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김기수는 무대 화장을 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악성댓글에 시달렸다고. 특히 어머니를 욕하는 것은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중국에서 클럽 DJ로 활동하던 시절이었어요. 제가 트렌스젠더가 됐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어요. 트랜스젠더가 됐네, 돌려 깎기를 했네, 성괴(성형괴물)네. 일주일 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에서 제 이름이 내려오지 않는 거예요.”
김기수의 성 정체성에 대한 논란은 늘 있어왔지만 자신의 발언으로 성 소수자들이 눈총받을까 말을 아꼈단다.
“나는 그저 내 화장 실력으로 얼굴을 가꾸어서 무대에 올라간 건데 왜 중국 성괴 같다고 그러지? 제가 당시 칩거하고 힘들어하니까 지인과 팬들이 ‘오빠 화장하는 거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보세요’라고 하는 거예요. 저도 유튜버(동영상 사이트에 영상을 올리는 사람) 남성분들의 젠더리스 메이크업(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화장)을 많이 눈여겨봤었어요. 그럼 나도 저렇게 해볼까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컴퓨터를 잘 다루지도 못했지만 제대로 해볼 생각에 영상 편집을 배워나갔다. 한 달 동안 하루에 한 시간 자면서 영상을 올렸다. 첫 영상을 올리고 난 뒤 일주일 동안 댓글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저 정도의 화장 실력이라면 자랑할 만하네?’ 했고, 저를 싫어하던 사람들이 팬으로 돌아서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어요.”
김기수는 자신이 뷰티 채널을 시작하고 1년 사이 사회적으로 맨즈 뷰티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맨즈 뷰티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고 화섹남(화장하는 섹시한 남자), 잘생쁨(잘생기고 예쁨)이라는 신조어도 김기수의 등장과 함께 생겨났다. 남성이 당당하게 멋져지고 예뻐지는 시대를 김기수가 열었다고 해도 실로 과언은 아니다. 그는 대열 앞에 서서 걸어가는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 바로 자신이라 생각한다.
“누군가가 저에게 화장을 하지 말라 하면 지금 제 일을 그만두라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남자가 이렇게 화장을 하고 있는데 그 정도의 루머가 또 돌지 않는다면 나는 이일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에요. 관심이 있어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구나. 물론 처음에는 분했어요. 활동을 접을 생각도 했고요. 무엇보다 지금은 저에게 많은 질문을 하십니다. 남자분들도 용기를 내서 화장법에 대해 묻고요. 그런 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이 제 일이죠.”
분장실 옆 아역 탤런트, 화장에 눈뜨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언제부터 화장에 관심이 있었던 것일까? 뜬금없이 왜? 남자 개그맨이? 그리고 근육 팍팍 보이면서 클럽 DJ를 하는 남자가 언제부터 화장에 심취했을까?
“중학교 때부터 아역 탤런트를 했는데 그때 화장에 관심이 생겼어요. 야외 촬영 현장에서 평범한 중년의 엑스트라 두 분이 트레일러에 마련된 간이 분장실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아름다운 사람이 돼서 나오는 거예요. 너무 놀라웠어요. 쇼킹했어요. 그곳이 마치 마법 상자처럼 보였어요. 불꽃이 막 파파팍! 튀는 느낌?(웃음)”
촬영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계속 분장실을 드나들었다.
“그랬더니 분장사 누나가 저에게 선크림하고 크림을 주더라고요. 써보라면서요. 다음 날 그걸 바르고 현장에 나갔는데 감독님이 ‘야, 너 왜 이렇게 예뻐졌냐?’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대사 한마디 더 주시더라고요. 자신감이 붙었다고나 할까요? 그다음부터 선크림에 맞는 수분크림과 립스틱을 찾고 또 뭔가 발견하고. 코덕(화장품과 덕후의 합성어) 생활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어린아이였음에도 주위의 시선 때문에 다락방에 숨어 화장을 했다. 그때만 해도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극명했다.
“지금도 남성이 화장하는 걸 이상하게 보는 면이 있지만 그때는 더 심했죠. 남자는 화장을 하면 안 된다 뭐 이런 거요. 저 어렸을 때는 크림 바르고 밖에 나가는 남자가 몇 안 됐어요. 저 혼자 그냥 다락방에서 뭐든 발라보고, 어울리는 색을 찾아보면서 저만의 재미에 푹 빠져버렸어요. 어떻게 그렇게 숨어서 했는지 나도 참 기특해.(웃음) 그렇게 30년 동안을 해왔고, 지금 빛을 발하고 있는 거죠.”
남자들이여! 당당히 화장대 앞에 서라!
김기수가 갑자기 목소리를 죽이며 기자에게 물었다.
“요즘 시니어 남성분들 등산 배낭에 뭐가 들어 있는 줄 아세요?”
바로 BB크림이랑 틴트란다. 모두가 그렇다는 뜻은 아니고 꽤 된다는 말. 그들은 곧바로 목적지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다. 공중화장실에 들러 BB크림과 틴트를 바른 뒤 산행을 시작한다. 그것을 어떻게 알았냐 했더니 뷰티크리에이터로 일하다 보니 그런 얘기들이 너무나 잘 들려온다 했다. 김기수의 채널 구독자 중 BB크림 바르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50대 중반의 남성도 있었다. 올리브영 맨즈뷰티 코너를 서성이는 시니어 남성에게 제품을 권해드리기도 했다.
“사실 남자들이 그루밍하는 것에 편견이 있으면서도 관심들은 다 가지고 계세요. 제가 예약하려던 눈썹 문신 전문점은 3개월 이후나 돼야 예약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80%가 남성 손님이고요. 성형외과 전문의와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실 리프팅 하러 오시는 중년 남성들이 꽤 많다고 해요. 그렇게들 몰래몰래 자기 관리하면서 화장을 하는데 저는 왜 안 되는 거죠? 관심은 있으면서 대놓고 표현하지 못하는 거뿐이잖아요.”
요즘 김기수의 개인 채널에는 남성들을 위한 화장법을 모아 따로 분류해놓았다.
“3년 동안 취직 안 됐던 남성분이 제가 알려드린 화장을 한 뒤 면접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어요.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이에요. 붙었다고 하잖아요. 요즘은 자기관리 잘하는 남자가 칭송받는 시대예요. 깨끗한 인상 주는 게 나쁜 게 아니잖아요.”
제발 좀 꾸미고 멋져지고 싶은 남자들이 숨지 말고 나와서 당당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