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 송혜교는 화사한 부케와 함께 남편 송중기의 팔을 잡고 버진로드를 걸었습니다. 최고의 신부가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은방울꽃 다발로 이뤄진 부케 때문이었죠. 그래서 이달의 주제도 대표적인 봄꽃으로 꼽히는 은방울꽃으로 정했습니다.
Tip
1 먼저 그레이컬러와 그린컬러를 사용하여 꽃에 음영을 넣으면서 형태를 명확히 합니다. 흰 꽃을 표현할 때는 자연스럽게 잎과 겹치게 하여 흰 꽃이 드러나도록 구성을 합니다. 꽃과 줄기를 어느 정도 채색한 후 이파리는 하이라이트 부분을 제외하고 밝은 그린으로 전체적으로 곱게 칠합니다. 2 이파리를 채색할 때 밝은 그린 한 톤으로 명암을 충분히 표현합니다. 그런 다음 어두운 부분은 좀 더 어두운 그린으로 촘촘히, 밝은 부분은 가볍고 부드럽게 채색합니다. 줄기의 디테일도 붉은 느낌이 들도록 밝은 브라운 톤과 그린 톤으로 묘사합니다. 3 이파리의 밝은 부분을 강조하려면 라이트 옐로를 하이라이트 부분에 곱게 채색하여 밝은 색감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형광빛 그린을 부분적으로 덧칠하면 이파리에 생기를 줄 수 있습니다. 바깥쪽 잎의 밝은 부분은 그레이 톤이 섞인 그린으로 채색하고, 가운데 잎의 진한 부분은 진한 블루 톤을 덧칠하여 표현할 수 있습니다. 잎의 완성도에 맞추어 꽃 부분도 더 채색하여 완성도를 높입니다.
*** 직접 칠해 볼 수 있는 도안은 를 구매하시면 손쉽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이해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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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실내환경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과 신구대학교식물원 보태니컬아트 전문가 과정의 겸임교수이며 한국 보태니컬 아트 작가협회(KSBA)와 보태니컬아트 아카데미 ‘련’의 대표다. 영국 보태니컬 아트 작가협회(Society of Botanical Artist)의 Annual Exhibition 2017에 참가하는 등 국내외 각종 전시에서 활동 중이다.
시골의 봄은 담장 너머에서 오고, 도시의 봄은 처녀의 옷차림에서부터 느껴진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 이젠 바꿔야겠다. 도시의 봄을 알리는 중년의 패션 그리고 컬러.
요즘 속속 론칭되는 브랜드들을 보면 유난히 강조하는 단어가 있다. 뷰티는 물론이고, 패션, 주얼리 업계에도 ‘에이지리스(Ageless)’라는 단어가 브랜드 소개에 꼭 들어간다. 전통적으로 패션을 구분하던 ‘나이’라는 것을 없애고, 20대이든 60대이든 공히 즐길 수 있는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시니어들이 트렌디해졌다! 몇 해 전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윤여정에게 패션의 비결을 묻자 그녀는 “김민희와 같은 옷을 사는 것”이라고 답했다. 에이지리스 브랜드들은 20대가 입어도 전혀 촌스럽거나 고리타분해 보이지 않고, 60대가 입어도 딸 옷을 입고 나온 것 같은 어색한 느낌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을 원한다. 이 둘 사이의 교집합에는 ‘컬러’가 있다.
중년의 패션 그리고 컬러
“젊은 사람들이 메이크업으로 피부 혈색을 돋운다면, 시니어들은 옷으로 그 역할을 대신 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에이지리스 브랜드, 모에(MOE)의 패션 정보팀 김록현 팀장의 말이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립스틱 컬러를 꼽으라면 단연 ‘말린 장미빛’이다. 전지현이나 송혜교 같은 톱스타들이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 립스틱 컬러는 젊은 여자들 사이에서는 필수품이나 다름없다. 레드보다는 우아하고, 핑크보다는 성숙한 이 컬러가 이번엔 패션으로 왔다.
“꽃을 좋아하는 건 나이와 상관없이 여자들의 공통된 코드인 것 같아요. 소녀적인 감성을 즐길 기회가 제대로 없는 시니어들에게 이번 봄에는 말린 장밋빛 컬러를 립스틱이 아닌 옷으로 추천해요.”
김록현 팀장의 말처럼 이 미묘한 핑크 컬러는 마치 핑크빛 브러셔를 바른 것처럼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중학생에게나 어울릴 법한 치기 어린 핑크가 아니다. 마치 세라믹에 도색을 한 듯 우아하게 스며들어 있는 말린 장밋빛의 옷들은 기존의 옷들과도 여유롭게 매치된다(옷장을 열어봐라. 대부분의 옷이 그레이, 베이지, 화이트 같은 뉴트럴 계열이라면 이 말린 장밋빛이 스며들기에 어색하지 않다).
“사실 시니어층은 트렌드에 맞춰 많은 양의 옷을 사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옷을 수년간 입는 쪽이죠. 이럴 때는 시즌 컬러를 잘 골라서 스카프나 아우터, 카디건 정도로 추가하면서 변화를 주는 것이 합리적인 쇼핑의 팁이에요.”
이번 봄 외투 쇼핑에 나서기 전 뷰티숍에 가서 ‘말린 장밋빛’의 정체를 반드시 눈으로 확인하고 가길. 그 옷이 매장 포스터 속 어여쁜 모델보다 당신을 더 싱그럽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의 컬러는 무엇일까. 패션 매거진 의 임건 에디터는 ‘올리빈(olivine) 그린’이라는 낯선 컬러를 추천했다. 감람석이라 불리는 올리빈은 쉽게 설명하면 물 빠진 카키 컬러와 유사하다.
“한국 남자들이 제일 편하게 생각하는 컬러가 네이비와 그레이죠. 그 컬러들에서 한발 나아가려면 올리빈은 탁월한 선택이에요.”
얼핏 군복을 연상시키는 컬러이지만 그보다는 덜 ‘야생적’이다. 종종 날것과 같은 컬러는 사람 몸에 붙질 않아 옷과 사람이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이 그린은 누가 입든 수년간 같이 살아온 옷처럼 몸에 착 달라붙는다.
“이번 봄 아웃 포켓이 달린 셔츠나 블루종 재킷, 치노 팬츠에 이 올리빈 컬러가 많이 활용됐어요.”
매해 가장 유행할 만한 컬러를 꼽는 팬톤(미국 색채 전문 기업) 역시 2017년의 컬러로 그리너리(greenery)를 선정한 바 있다. 식상한 네이비와 그레이의 조합에 이 발음도 우아한 올리빈 컬러를 스포이트처럼 떨어트려보자. 분명 화사한 봄을 처녀들보다 빨리 뽐낼 수 있을 것이다.
살다 보면 ‘조금씩 다름’의 멋을 알게 된다. 느리지만 약간씩 방향을 틀어가며 도전해나가는 것의 기쁨이 있는 것이다. 이번 봄 당신의 컬러 팔레트에 이 미묘한 컬러가 더해지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일단, 해봐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