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연금·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소득에도 건강보험료를 부과하고, 피부양자 자격 요건에도 반영하는 내용을 검토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산정과 피부양자 자격 요건 평가에 사적연금 소득을 반영하는 방안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노후 자금으로서 연금 제도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늘어나는 사적연금 반영해야
감사원은 최근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건강보험료 산정 및 피부양자 자격 인정 시 공적연금뿐 아니라 사적연금도 포함한 연금소득 전체를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적연금 소득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면 다른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것.
현재는 건보료 산정 및 피부양자 인정 소득 기준으로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소득만 반영하고 있다.
사적연금 소득 규모는 2013년 1549억 원에서 2020년 2조 9953억 원으로 늘었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사적연금에 건보료를 매기면 건강보험 재정에 도움이 된다. 2020년 사적연금 소득이 연 500만 원 이상인 55세 이상 지역가입자는 4만 469명이다. 사적연금 소득 금액은 4882억 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재산정 해보면 총 348억 원이 추가 부과된다.
만약 사적연금에도 보험료가 부과된다면, 지역가입자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합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는 2단계 건보료 부과체계가 새로 개편돼 피부양자 자격 요건도 강화된 상황이다.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공적연금 소득 반영률도 높아진 데다 사적연금까지 반영한다면 많은 이들이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늦춰 연금을 몇만 원 더 늘렸다가,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면서 월 20만 원이 넘는 건보료를 내야 하느냐는 민원이 이미 속출하는 상황이다.
건보료, 사적연금 소득반영은 '시기상조'
보건당국의 이번 조치에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사적연금 확대 장려 정책이 아직은 제 역할을 할만큼 시장에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국민연금만으로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하자, 사적연금에 세제 혜택을 주며 사적연금 확대를 장려해왔다. 2022년 세제개편안에서도 사적연금 세제 혜택을 확대했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연금저축 세액공제 납입 한도를 4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올리고,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을 합친 세액공제 납입한도는 700만 원에서 800만 원으로 늘린다. 세액공제율은 총급여액 5500만 원 이하는 15%, 초과는 12%를 적용한다. 연금저축 적립액은 2021년 12월 말 기준 160조 원에 이른다.
올해 4월부터는 퇴직연금뿐 아니라 퇴직금 제도가 적용되는 모든 근로자의 퇴직급여를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인 IRP로 의무 지급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퇴직연금 가입자만 퇴직금을 받을 때 IRP 계좌로 받아야 했다. 개인연금 계좌 가입자도 늘리고, 이를 통한 퇴직연금 운용도 유도한 것.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운용 수익률이 낮아 계좌를 해지해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더 낫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를 도입하기도 했다.
여기에 보건복지부가 금융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면서, 퇴직금이나 자금을 금융소득으로 굴리기보다 사적연금으로 투자해 노후 준비도 하면서 절세도 하려는 사람이 늘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아직 사적연금은 노후 안정성을 높이는 제도로서 시장에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다. 보험연구원(KIRI)은 “장수하는 고령사회, 준비와 협력(I): 사적연금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초고령사회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사적연금의 역할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OECD 회원국 평균인 15.3%를 크게 웃도는 43.4% 수준이다. 공적연금만으로는 이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사적연금 활성화를 통한 노후 안전망 준비가 시급하다.
특히 공적연금은 국민연금의 넓은 사각지대, 낮은 급여 수준, 재정 불안정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어 정부 재정을 통한 재원 조달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에서도 제도 가입을 장려해온 것. 하지만 KIRI는 취약계층의 사적연금 가입률이 낮고, 퇴직연금은 이직 과정에서 적립금 대부분이 해지된다고 지적했다. 연금으로 수령하기보다 일시금으로 받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IRP 계좌 해지율은 97.3%에 이른다.
사적연금 활성화가 우선
우리나라는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수준이 낮은 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험료 납부액 대비 세제 지원 수준은 OECD 12개국 평균인 26%보다 낮다. 퇴직연금 기준으로 확정급여형(DB)이 17%, 확정기여형(DC)이 14% 수준이다. 면세자의 납부보험료에 세제 혜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가입 유인도 떨어지고, 연금화를 유도할만한 세제 혜택도 크지 않다.
또한 2021년 만 55세 이상 퇴직급여 대상자 중 연금수령 비율은 4.3%에 불과하다. 또한 적립금이 적을수록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사람이 많았다. 결국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은 여전히 노후 소득보장 제도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셈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 사적연금이 공적연금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려면, 개인이 스스로 준비할 수 있게 끔 사적연금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건보료 산정 기준에 사적연금을 소득으로 반영하게 되면, 사적연금 사적연금 활성화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금은 미래에 받는 월급 같은 것인데 사적연금 가입으로 오히려 실질 가처분소득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면, 건보료 산정 수준 이하에 해당할 연금소득자 까지 가입유인을 감소시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미 운용되고 있는 퇴직연금도 연금화가 안 된다는 문제가 있는데, 오히려 일시금 수령을 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향후 건보재원 충당을 위해 추가적 복지재정 확충도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타 제도에 미칠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소득공제, 세액공제 등 세제 인센티브로 충격을 완화하는 정책을 함께 실시하는 등 제도간 부정적 파급효과가 크지 않도록 정책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제도가 제대로 성숙할 때까지는 다른 재원 확충 방법은 없는지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전문가 등 협의체를 마련해 충분한 사회적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과 생활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시와 경기도가 소득이 불안정한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사업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 설립한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SR센터)를 통해 취약계층 등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SR센터는 중소형 폐전자제품·폐휴대전화 등 폐금속 자원으로부터 유가물을 추출해 자원화하는 시설로,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시광산(Urban Mining)' 사업을 위해 설립했다.
SR센터를 운영하는 '에코시티서울'은 올해 6월 기준 유급 근로자 총 58명 중 66%에 해당하는 38명을 취약계층(저소득, 장애인, 고령자, 노숙인, 한부모 등)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기업 최소 의무 고용 비율 30%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또한 채용 심사과정에서 동점자가 있을 경우 취약계층을 우선 선발했다. 센터 근로자 중 정규직은 91%로 입사 1년 미만의 직원을 제외한 모든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 중 취약계층의 5년 이상 근무 비율은 78%로 직장 내 만족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비슷한 나이대 중 60세까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꼽았다.
경기도는 도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노인 일자리 사업을 추진한다. 도는 코로나19에 따른 활동 중단으로 참여 시간이 부족한 노인 일자리 사업 참가자에 대해 1인당 배정된 활동 시간을 모두 소진할 수 있도록 근로 시간 연장 활용을 안내했다.
더불어 올해 노인 일자리 사업 목표치인 9만 3751명 중도 포기자 발생 등에 따른 불용예산을 활용하면서 4700여 명을 추가 모집해 일자리를 확대한다. 기존 노인 일자리 사업 수행기관을 현재 185개에서 추가 확보하고 경기도형 좋은 노인 일자리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사업 확대에 관한 내용을 지난 6일 ‘2022년 노인일자리 사업 시·군 온라인 정담회’에서 시·군에 공유한 바 있다.
40세 이상 혼자 사는 중장년의 삶의 만족도가 가족과 같이 사는 다인가구 중장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돈보다도 외로움이 가장 큰 문제였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게재된 홍성표 가톨릭대 조교수와 임한려 서울대 연구교수가 연구·조사한 ‘중고령자 1인가구 삶의 만족도 변화 및 영향요인 분석’에 이 같은 결과가 담겼다.
연구진은 만 40세 이상 중장년 중 1인가구 표본 1378명과 2인 이상 다인가구 표본 6382명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삶의 만족도 변화를 살펴봤다. 영향 요인은 성별, 소득, 중장년(40~64세) 여부, 교육수준, 자기존중감, 자원봉사 참여 등이 있다. 이 요인들은 1인가구, 다인가구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르면, 중장년 1인가구의 삶의 만족도 지수는 2017년 3.42→2018년 3.44→2019년 3.43→2020년 3.36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다인가구 중장년의 삶의 만족도도 3.61→3.60→3.60→3.56으로 하락했지만, 1인가구보단 높게 나타났다.
성별에선 여성 1인가구 비율(79.1%)이 남성(20.9%)보다 훨씬 높았지만, 삶의 만족도 수준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인가구도 남성이 여성보다 삶의 만족도 수준이 낮았다.
평균 소득은 중장년 1인가구는 1368만 원, 다인가구는 5235만 원이었다. 이번 조사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소득은 중장년 1인가구의 초기 삶의 만족도는 높여줬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삶의 만족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중장년의 노후준비는 신체적 노후준비, 경제적 노후준비, 사회적 노후준비로 구분할 수 있다. 삶의 만족도와 결과를 도출한 결과 상대적으로 신체와 사회적 노후준비에 비해 경제적 노후준비의 영향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자아존중감은 1인가구, 다인가구 중장년 모두의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울은 1인가구와 다인가구 중장년층 모두에게 초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경제 상황 등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참여, 건강, 심리적 자원 등의 영향도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중장년이 노년층(65세 이상)보다 삶의 만족도 수준이 낮았다. 특히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중장년 여부가 초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쳤다. 자원봉사, 근로활동은 중장년 다인가구에는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1인가구는 특별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구진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배우자와 사별, 사회적 활동 감소, 건강 악화, 노인빈곤율 증가 등 상황에 놓이는 중장년층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장년 1인가구의 경우 근로활동, 자원봉사 참여보다는 자아존중감이나 심리적 회복을 위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공동체주택 터무늬있는집의 대표인 김수동 작가는 본지에 “혼자 사는 사람 중에도 사회관계망이 잘 형성되어 있고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도 많다. 연구 결과는 사회관계망이 취약하고 고립되어 있는 1인가구의 문제를 시사한다고 보는데, 고립으로 이어지게 하는 주거 환경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인가구라고 하더라도 마을이나 지역사회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살 수 있도록 지원되어야 한다. 그런 사례도 많이 늘고 있다. 그리고 가족의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인이 아니어도 내가 원하는 사람과 특별한 관계를 맺었을 때 가족으로 인정해주는 가족 다양성이 실현되어야 한다”라면서 “즉, 주거 다양성, 가족 다양성, 지역사회 복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자 우리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노숙인지원주택 38호를 추가 공급해 노숙인의 지역 사회 복귀를 돕는다. 해당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선에 도전하면서 선언한 ‘약자와의 동행’ 정책의 일환이다.
서울시 노숙인지원주택은 정신 질환 및 알코올 의존으로 독립에 어려움을 겪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이다. 단순히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입주 및 상담 △주택 시설 관리 △공과금 및 임대료 연체 관리 등 주거 유지 △입주자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사회복지서비스 △건강관리 △취업 상담 및 재정 자립 지원 △지역사회 커뮤니티 연계 등을 돕는다.
노숙인지원주택의 주거 유형은 세대 당 전용면적 15~30㎡ 내외의 원룸형 연립 주택으로, 입주 보증금 300만 원에 임대료는 월 10~30만 원 수준이다. 입주 기간은 2년마다 갱신해 최대 20년까지 계약할 수 있다.
서울시는 초기 입주 보증금이 부족한 노숙인들이 금전적 어려움 때문에 입주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이랜드 재단의 후원을 받아 지원주택 입주 보증금 호당 300만 원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입주 신청 자격은 월 평균 소득이 2021년 도시 근로자 월 평균 소득의 50%(월 224만 8479원) 이하이면서 정신 질환 또는 알코올 의존증을 보유한 무주택 1인 가구 노숙인이다. 시설의 서비스 이용 관리 기록이 없는 노숙인도 노숙인종합지원센터의 추천을 받아 신청이 가능하다. 올 하반기 노숙인지원주택 모집 공고는 11월에 있을 계획이다. 신청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자활지원과 또는 SH공사매입주택공급부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서울시는 ‘약자와의 동행’을 전면에 내걸고 관련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오세훈 표 복지 모델을 실현할 ‘약자와의 동행 추진단’을 시장 직속 정규 조직으로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민선 8기 서울시정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입법 예고를 거쳐 14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약자와의 동행 추진단’은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대상별 지원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신규 사업 발굴 및 각 실·본부·국에 흩어져있는 기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6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0 고령화연구패널(KLoSA)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나이가 많을수록 희망 은퇴연령과 일에 대한 욕구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은퇴계획 연령을 분석한 결과, 응답자들은 평균 70.5세에 은퇴를 희망하고 있었다. 연령대별로는 △59세 이하 66.5세 △60~64세 69.5세 △65~69세 72.8세 △70~74세 77세 △75~79세 81.6세 △80세 이상 86.1세에 은퇴를 계획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은퇴하지 않겠다’라고 응답한 비중은 전체적으로 44.2%였는데, 59세 이하는 38.5%, 80세 이상에서는 61.4%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계속 일하겠다는 응답 비중이 높게 나왔다. 즉, 나이가 많을수록 일에 대한 욕구와 의지가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직업별로 나눠 살펴본 결과에서는 ‘농림, 임업 및 어업 숙련근로자’의 은퇴 희망률이 가장 높았다. 특히 이들의 경우 다른 일을 하겠다는 ‘이직’ 의사는 전혀 없었고(0%), 일을 완전히 그만두고 싶다는 비율(4.6%)은 전 직업군 중 가장 높았다.
이에 한국고용정보원 고령사회연구팀 안준기 박사는 "보통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평균 53세 정도에 퇴직하고, 이후 재취업하여 노동시장에서의 완전 은퇴는 평균 71세 가량에 이뤄진다"며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해당 설문의 경우 연령이 높아질수록 아직 완전 은퇴하지 않고 노동시장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응답자인 셈이다. 60세가 넘어가면 재취업 비중은 줄어들고 점진적으로 완전 은퇴하는 비중이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고연령인 이들이 왜 노동시장에 아직 남아있는가를 살펴봐야 하는데, 이는 대부분 경제적인 사유로 나타난다. 즉, 생계 및 경제적인 사유 등으로 노동시장에서 완전 은퇴하지 못하고, 건강이 허락하는한 지속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은퇴 생활 만족도, 15년 전 대비 약 20% 상승
반면 취업전선에서 물러난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살펴보면, 실제 은퇴자들의 평균 연령은 67.5세로 나타났다. 남성은 68.6세, 여성은 66세로 남성이 여성보다 다소 높았다. 은퇴자들의 주된 은퇴 사유로는 ‘건강 문제’가 가장 많았다(40.8%). ‘정년퇴직으로’(16.1%), ‘일하기 싫어져서’(11.1%), ‘더 많은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해’(8.6%)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이들 은퇴자를 대상으로 은퇴 이후 생활에 대해 조사한 결과, 과거에 비해 만족한다는 비율이 적잖이 상승했다. 2006년 고령화연구패널 1차 조사에서는 은퇴에 대해 불만족하는 비중이 44.4%였는데, 2020년(8차)에는 22.6%로 낮아졌으며, 만족한다는 응답은 2006년 51.6%에서 2020년 70.3%로 상승했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2년마다 조사한 수치를 보면 은퇴에 대한 만족도 추이는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양태를 보였다.
아울러 연령대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65~69세 은퇴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전체 응답자중 ‘매우 만족’이라 응답한 비율이 10.2%로 유일하게 두 자리 수를 넘었고, 만족한다는 비율도 72.7%였다. 반면 59세 이하의 만족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64.1%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은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으며, 학력과 소득 수준에 비례해 은퇴 생활 만족도가 증가했다.
안준기 박사는 "현재 지속적으로 불만족 비중이 줄어들어, 만족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며 "첫째, 은퇴 후 은퇴자들은 바뀐 생활 패턴(직장생활에서 기타활동)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은퇴 초반에는 소득이나 소비, 생활 패턴의 변동으로 인해 은퇴에 대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생활에 적응하게 되어 만족도는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 과거에 비해 은퇴에 대한 준비를 어느 정도 마련한 상태에서 은퇴를 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근래 들어 본인의 노후 생활을 위해 국민연금 가입 비중이 증가했고, 개인 연금 가입 등에 대한 비중 또한 증가했다"며 "소득대체율이 충분하진 못하지만 이러한 재정적 노후 준비 및 제 2의 인생설계 등의 은퇴 준비 과정의 개선이 은퇴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진단했다.
일본의 공적연금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연금 이슈와 닮았다. 매년 현역 세대가 내는 연금 보험료율은 오르는데 지난 4월 공적연금 제도가 개편되면서 수령액은 줄었다. 공적연금 기금 고갈 위기론까지 나오자 일본 국민은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격인 일본의 공적연금(국민연금, 후생연금)은 매달 급여에서 18.3%를 떼어간다. 한국의 두 배다. 그런데 은퇴 후 65세에 국민이 받는 돈은 한국보다 조금 더 많거나 비슷하다. 연금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연금 보험료는 매년 올랐는데 연금을 받는 나이는 늦추고 있다.
공적연금 보험료, 14년간 매년 올라
일본에서는 20세 이상이면서 일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의무적으로 월 1만 6610엔(약 16만 원)의 국민연금을 내야 한다. 직장에 취업하면 후생연금까지 통합해 낸다. 올해 4월 기준으로 65세에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월 28만 4409엔(약 272만 원)을 받는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은 30년에 걸쳐 연금 개혁을 시도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때인 2004년 가장 큰 개혁이 이뤄졌다. 2003년 13.58%였던 공적연금 보험료율을 2017년까지 14년 동안 매년 0.354%포인트씩 인상하기로 한 것.
연금 지급액은 물가와 임금 변동에 따라 정해지는데 이를 반영하는 기준도 낮췄다. 소득대체율은 은퇴 전 벌어들이는 소득 대비 은퇴 후 받는 연금 수령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보통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소득대체율은 약 65~70% 수준으로 본다. 일본은 개혁 당시 명목소득대체율을 기존 60%에서 2040년까지 50%로 줄이기로 했다.
또한 기초연금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 재정은 부족한 부분을 세금으로 최대 절반까지 보조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를 늦추는 정책을 도입했다. 아베 신조 정권 때인 2019년에는 월급을 받는 경우 70세 이후에 연금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연금기구는 올해 4월부터 공적연금을 받는 나이를 65세 이후에서 10년 미루는 ‘75세 플랜’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물가 오르고 연금 줄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금리 인상, 원유 가격 상승 등으로 일본의 생활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이를 반영한 공적연금이 개편되면서 연금 수령액이 전년보다 0.4% 줄었다. 고마무라 고헤이(駒村康平) 게이오대학 교수는 일본 공영방송 NHK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공적연금이 현역 세대가 낸 보험료를 고령자 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이상 지급액을 낮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 구조에서는 보험료를 높이지 않으면서 지급액도 줄이지 않는 정책을 유지한다면 지금 연금을 받는 사람도, 추후에 연금을 받을 사람도 결국 최종 연금 수령액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에서는 현역 시절에 낸 보험료만큼을 노후에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이 늘었다. 2019년 일본 금융청이 ‘2000만 엔 부족’이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연금이 고갈되고 있다고 분석하자 불안감은 더 커졌다.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노후에 받을 연금을 계산해보는 게 유행하기 시작한 이유다.
NHK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40년 동안 전액 낸 사람은 2022년 기준 65세부터 75세 3개월까지 받아야 자신이 낸 만큼 받아갈 수 있고, 후생연금도 같은 기간 낼 경우 65세부터 75세 5개월까지 받아야 한다. 40년 동안 내고 최소 10년을 받아야 우리가 생각하는 ‘본전’에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연금 더 받으려면 일해야
일본 정부는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는 동시에 고령자가 일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관련법을 개정해 일본 기업들이 ‘70대 고용 노력 의무’를 다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재직 노령연금’ 제도도 손봤다. 재직 노령연금은 60~64세에 일하는 사람의 월 수입액이 28만 엔(약 267만 원) 이상이면 추후 받을 수 있는 연금을 줄이는 제도다. 올해부터는 월수입이 47만 엔(약 449만 원) 이상인 고령 근로자에 한해 수령 연금액을 줄인다. 또한 올해 10월부터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노동자도 후생연금에 가입하기 쉽도록, 501명 이상의 사업소에 근무하는 사람만 가입 가능했던 조건을 101명 이상으로 낮췄다.
또한 후생노동성은 QR코드를 통해 자신이 지금까지 낸 보험료를 바탕으로 몇 살까지 일했을 때 얼마의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공적연금 시뮬레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몇 세부터 연금을 받는 것이 좋을지 예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험료를 내는 국민의 관점에서는 본전을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공적연금은 저축이 아닌 ‘보험’의 개념으로 노후 경제 위험을 대비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미요시 케이(三好圭) 후생노동성 총무과장은 “내가 낸 원금을 다 받지 못하면 손해라는 논의는 의미가 없다”면서 “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공적 구조가 갖추어진 것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12일부터 퇴직연금제도(DC‧IRP)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된다. 1%대에 머무르는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한 방침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저금리 환경임에도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으로 86% 이상 운용돼 왔다. 고용노동부는 그 배경으로 가입자(근로자)의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무관심, 금융에 대한 전문성 부족을 꼽았다. 이 탓에 최근 5년간 퇴직연금 수익률은 1%대에 머물렀다.
이에 정부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여 근로자 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전지정운용제도를 도입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위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제도가 도입됐다.
사전지정운용제도란 가입자의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가입자가 사전에 정해 놓은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퇴직연금제도 운영 경험이 풍부한 미국, 호주, 영국 등 서구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가입자의 적절한 선택을 유도해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는 것이 사회적 책무라는 인식이 작용한 덕분이다. 이에 적극적으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 가입자를 위해 도입했으며, 실제로 위 국가의 사전지정운영방법은 연 평균 6~8%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퇴직연금사업자는 근로자가 운용을 지시하지 않는 등 퇴직연금에 무관심한 경우를 대비해 자동으로 적용되는 운용상품을 미리 정해둬야 한다. 원리금보장상품이나 펀드(집합투자증권)로 구성할 수 있으며, 고용노동부장관 소속 심의위원회의 사전심의와 고용노동부 승인이 필요하다.
기업은 사업자가 제시한 사전지정운용방법을 근로자대표 동의를 받은 뒤 도입하고, 근로자(가입자)는 퇴직연금사업자로부터 사전지정운용방법 정보를 제공받아 그중 하나의 상품을 사전지정운용방법으로 지정하게 된다. 이때 퇴직연금사업자는 근로자에게 손실 가능성을 명확히 설명하고, 근로자의 의사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등의 보호 절차를 지켜야 한다.
사전지정운용방법(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거나, 사전지정운용방법으로의 운용을 원하면 적용하게 된다. 또한, 사전지정운용방법으로 운용하던 중에도 언제든지 근로자가 원하는 다른 방법으로도 운용 지시가 가능하다. 고용노동부 측은 선택권 보장과 퇴직연금사업자 간 경쟁을 제고하기 위해 운용 현황 및 수익률 등을 공시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사전지정운용제도를 통한 퇴직연금의 효율적 운용으로 수익률이 제고되어, 근로자의 노후소득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적연금을 월 167만 원 이상 받으면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를 더 내야 한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크게 직장가입자, 피부양자, 지역가입자로 나뉜다. 이 중 피부양자는 직장에 다니는 가족이 내는 보험료로 함께 보험 혜택을 받는다. 피부양자라면 건강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물론 피부양자가 되려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 소득 기준, 재산 기준, 부양요건 기준에 맞아야 한다.
오는 9월 건보료 부과체계가 개편되고 나면 당장 11월부터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강화된 피부양자 자격 조건
새로 개편되는 2단계 건보료 부과체계에서는 피부양자 자격 요건이 강화된다. 연소득 3400만 원 이하까지는 피부양자 자격이 됐지만, 이제는 2000만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더불어 사업소득이 있는 경우에도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 사업자등록증이 있고, 기본공제금이나 필요 경비를 제외한 사업소득이 1원이라도 발생한다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상가를 구매해서 노후를 준비하는 시니어라면 이번 개편으로 건보료가 오를 수 있다. 상가를 구매한 뒤 임차를 통해 사업을 할 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적용을 받으려면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었다면, 지역가입자 전환이 됐을 때 어느 정도의 건보료가 발생할지 알아보고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면 연간 500만 원 이상의 사업소득이 발생할 경우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재산세 기준도 강화된다. 재산세 과세표준이 5억 4000만 원 초과하고 소득이 1000만 원 초과하면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았던 조건은 재산세 과세표준 기준이 높아져 3억 6000만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에서 제외된다.
이 때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의 60%를 과세표준으로 삼는다. 공시가격 9억 원의 아파트에 살면서 국민연금으로 매달 90만 원 이상을 받는다면, 지금은 피부양자이더라도 오는 11월부터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이 경우 매 월 예상 보험료는 20만 원이 넘는다.
지역가입자, 연금 소득반영율 올라
지역가입자는 합산소득에 따라 건보료가 부과된다. 합산소득은 금융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 등을 포함한다. 그런데 이번 개편에서는 연금소득을 반영하는 비율도 높아진다. 공적연금 소득 반영률이 30%에서 50%로 올라가는 것.
그러니까 이전에는 연금을 100만 원 받았을 때 30만 원만 소득으로 인정이 됐다면, 이제는 50만 원까지 소득으로 본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오를 수밖에 없다. 연간 수령하는 공적연금 액수는 변하지 않지만, 건보료는 1.5배 정도 오르게 된다.
연금소득에서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의 사적연금은 제외하고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금의 소득 반영률을 높인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피부양자 자격을 많은 이들이 상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가입자 중 피부양자는 1809만 명으로 35.2% 비중을 차지한다. 정부는 이번 2단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사람이 59만 명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1단계 개편 때는 36만 명이 자격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2단계 개편으로 피부양자 조건에서 탈락하는 사람의 보험료를 자동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신의 예상 건강보험료를 더욱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를 보거나 문의를 해보면 알 수 있다.
올해 NH투자증권 100시대연구소가 진행한 ‘중산층 서베이’에 따르면 중산층의 73.1%는 은퇴하는 시점에 은퇴자산을 연금으로 수령하고 싶다고 답했다. 실제 지난해 만 55세 이상 퇴직연금을 개시한 계좌 중 연금으로 수령한 비중은 4.3%로, 대부분 일시금 수령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 소득공백기에 활용하기 가장 좋은 자산은 퇴직연금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퇴직연금을 효과적으로 수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6월 발행된 ‘THE100 리포트’를 통해 그 전략을 살펴봤다.
하나, 연금 수령으로 절세하기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의 30%를 할인한 연금소득세로 부과되는 직접 절세효과가 있다. 퇴직연금은 인출 방법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20년간 일하고 2억 원의 퇴직금을 수령할 예정이라면, 이때 일시금으로 수령했을 때 퇴직소득세는 5.24% 지방소득세 포함 세율이 적용돼 1048만 원의 세금이 한 번에 부과된다. 이와 달리 연금으로 지급받는다면 퇴직소득세의 70%인 733만원을 연금 수령 기간 동안 나누어 낼 수 있다. 세금을 한꺼번에 내지 않아 과세이연 효과도 생긴다. 아울러 연금 수령 기간을 늘리면 퇴직소득세를 더 아낄 수 있다. 실제 연금수령연차 11년 차부터는 퇴직소득세의 40%를 할인해준다.
둘, 연간 연금수령한도 이내로 수령하기
연금수령한도 이내로 수령 시 연금소득세로 세금 절감이 가능하다. 연금소득세는 자금의 원천에 따라 퇴직금은 퇴직소득세의 70%, 세액공제 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은 연령별 5.5~3.3%로 절세효과가 있다. 연간 연금수령한도는 연금계좌 평가액을 11-연금수령연차로 나눈 금액에 120%를 곱한 값이다. 최초 연금 수령일이 속한 해부터 1년 차로 계산한다. 이때, 연금수령을 신청하지 않아도 연금수령연차는 경과된다. 연금 수령연차가 1인 경우, 10년 이상으로 연금을 수령해야 연금소득세로 절세 받을 수 있다. 단, 2013년 2월 28일 이전 퇴직연금에 가입된 것을 증빙한 경우 연금수령연차가 6부터 시작되어 5년 이상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셋, 재무 상황에 맞게 지급방식 선택하기
은퇴 후 발생할 수 있는 재무적 상황을 예측하고 이에 따라 연금 지급 방식을 정한다. 먼저 ‘기간지정형’은 일정 기간 연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현재 적립금 평가액을 잔여 연차로 나누어 지급액이 결정된다. 지급액은 수익률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정해진 기간에 지급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금액지정형’은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적립금이 소진될 때까지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고 최종 회차에 잔여 금액을 지급한다.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반면, 운용성과가 부진하면 조기에 적립금을 소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넷, 인출 순서와 세금 염두에 두기
IRP계좌는 자금 원천에 따라 인출 순서와 세금이 다르게 부과돼 인출 계획을 세우기 전 염두에 둘 점들이 있다. 먼저, 세액 공제를 받지 않은 개인부담금액은 가장 먼저 비과세로 인출된다. 이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연금 인출 시에도 과세하지 않는다. 또, 퇴직 소득 DC계좌의 퇴직 전 운용수익이 포함된다. 연금 수령한도 내에서 연금을 수령하면 1~10년 차에 퇴직소득세의 70%, 실제수령연차 11년 차부터 퇴직소득세의 60%를 연금소득세로 부과한다. 퇴직 소득은 인출 후 금액과 상관없이 전액 분리과세로 과세가 종결된다. 아울러 근로 기간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개인이 부담한 금액과 운용수익을 고려한다. 이 금액은 연금으로 인출하면 수령 연령에 따라 5.5~3.3% 지방소득세 포함 의 세금을 부과한다. 이때 연간 1200만원을 초과 인출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 과세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초과 금액뿐만 아니라 연금수령액 전체에 대해서 종합과세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다섯, 상품매도 방식을 고려한 IRP 운용
퇴직연금에서 연금지급재원인 예수금 마련을 위한 상품 매도 순서가 정해져 있다. 가장 먼저 매도되는 자산은 현금, 그 다음은 예·적금, 원리금 보장 ELB, 발행어음 등과 같은 원리금보장상품이다. 이후 실적배당형 상품 수익증권, 파생결합사채, 실물유가증권 채권, 주식이 상품 매도 순서에 따라 매도된다. 이때 채권과 ETF는 자동매도 불가 상품으로 직접 주문해야 한다. 먼저 매도되는 현금 및 원리금 보장상품에 2~3년치 연금액을 유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잔여 퇴직적립금은 본인의 투자성향과 희망 수익률에 따라 주식형 자산과 채권형 자산에 비중을 나누어 운용할 수 있다.
100세시대연구소 한세연 수석연구원은 해당 리포트를 통해 “소득공백기에 정기적인 현금 흐름으로 활용하기에는 퇴직연금이 가장 적합한 자산”이라며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수령해 절세 혜택을 최대한 누리길 바란다. 연금을 수령하고 남아 있는 적립금을 운용해 수익을 늘리고자 노력한다면 퇴직연금으로 보다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말에 퇴직 예정인 권 씨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연내에 개편 예정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개편의 주요 골자는 국민건강보험료 결정에 적용되는 소득과 재산의 기준, 그리고 피부양자 자격 조건의 변동이다. 권 씨는 퇴직한 선배들로부터 가장 신경 쓰이는 지출이 국민건강보험료라는 말을 듣고, 본인 퇴직 후 재취업 여부에 따른 국민건강보험료 부과 기준 등이 궁금해 상담을 요청해왔다.
권 씨가 퇴직 후 재취업을 하면 현재처럼 직장가입자가 된다. 직장가입자는 고용 기간 1개월 미만인 일용근로자와 현역병 등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의 근로자 및 사용자와 공무원 및 교직원이 대상이다. 직장가입자의 국민건강보험료(이하 보험료)는 당사자 개인별로 부과되며, 보험료의 부과 기준은 ‘소득’이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는 ‘보수월액보험료’와 ‘소득월액보험료’로 구성되며, 보험료율은 6.99%(2022년 기준)로 동일하다. 보수월액이란 직장가입자가 당해 연도에 받는 보수 총액을 근무 월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소득월액은 직장가입자의 보수외소득(이자, 배당, 사업, 근로, 연금, 기타소득)을 말한다. 소득월액이 연간 34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소득월액보험료를 부과한다. 소득월액보험료를 적용하는 소득 금액은 소득 종류에 따라 이자, 배당, 사업, 기타소득은 100%, 보수외근로소득과 연금소득은 30%를 반영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첫째, 소득월액보험료에 적용되는 소득은 수입 금액에서 필요경비를 공제한 금액이다. 둘째, 금융소득(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은 연간 1000만 원이 넘을 경우 전액 반영하지만 연간 10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전액 미반영한다. 셋째, 연금소득은 현재 공적연금(국민연금 및 직역연금)만 반영하며,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 등 사적연금은 반영하지 않는다. 올해 7월 국민건강보험제도 개편안이 시행되면 소득월액 부과 기준 보수외소득은 연간 2000만 원으로 하향되며, 보수외근로소득 및 공적 연금의 반영률은 30%에서 50%로 인상된다.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에는 장기요양보험료(12.27%, 2022년 기준)가 부과된다.
예를 들어 권 씨가 퇴직 후 재취업해 연간 보수 총액 6000만 원을 받고, 금융소득이 연간 1200만 원, 상가 임대소득이 연간 5000만 원, 연금저축의 연금 수령 금액이 연간 1000만 원일 때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국민건강보험료 예상은 위와 같다.
피부양자의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직계존속(배우자의 직계존속 포함), 직계비속(배우자의 직계비속 포함)과 그 배우자, 형제자매 중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며 소득 및 재산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만 해당되며 별도의 보험료 납부의무가 없다. 피부양자가 되기 위해서는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 모두를 충족해야 한다. 소득 기준은 연간 합산소득이 34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다만,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거나 사업자등록이 없더라도 연간 사업소득이 500만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재산 기준은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인 경우와 형제자매인 경우는 기준이 다르다.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인 경우를 알아보자. 재산세 과표가 9억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재산세 과표가 9억 원 이하이지만 5억 4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연간 합산소득이 1000만 원 미만이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만약 재산세 과표가 5억 4000만 원 이하이면서 소득 기준(연간 합산소득 3400만 원 이하)을 충족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인 경우에는 30세 미만이거나 65세 이상 혹은 해당 법률에 따른 장애인이거나 국가유공자 등이면서 재산세 과표가 1억 8000만 원 이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피부양자 자격 여부를 판단할 때는 개인의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부부라고 하더라도 소득이나 재산을 합산하여 계산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부가 모두 피부양자가 되려면 부부가 각각 소득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권 씨가 퇴직하고 재취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장가입자인 아들의 피보험자가 되려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권 씨의 부인은 전업주부다. 피부양자가 되려는 사람이 기혼자인 경우에는 부부 모두 소득 기준을 우선 충족해야 한다. 즉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연간 합산소득이 3400만 원을 초과하거나 사업자등록증 보유 등의 이유로 소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부부 모두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소득 기준에 의한 기혼자의 피부양자 자격 판단은 상호 종속적이다.
이제 재산 기준에 대해 알아보자. 소득 기준과 달리 재산 기준에 의한 피부양자 자격은 상호 독립적으로 판단한다. 만약 권 씨가 연간 합산소득이 1000만 원 이하(소득 기준 충족)이면서 재산세 과표가 9억 원 이하면 권 씨 부부 모두 아들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권 씨의 재산세 과표가 6억 원이면서 연간 합산소득이 2000만 원이라면 소득은 3400만 원 이하(소득 기준 충족)라 하더라도 재산 기준인 ‘5억 4000만 원 초과 시 연간 합산소득 1000만 원 이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권 씨는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부인은 소득과 재산이 없기 때문에 직장가입자인 아들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피부양자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도 2022년 7월 개편된다. 소득 기준은 현행 34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인하되고, 재산 기준 ‘5억 4000만 원 초과 시 연간 합산소득 1000만 원 이하’는 ‘3억 6000만 원 초과 시 연간 합산소득 1000만 원 이하’로 변경될 예정이다.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와 보험료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와 그 피부양자를 제외한 가입자를 말한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산정에 소득만 반영하는 것에 비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소득, 재산(자동차 포함)별로 부과 점수를 정하고 부과 점수당 금액(2022년 205.3원)을 곱하여 보험료를 산정한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세대 단위로 산출하여 세대주에게 부과된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소득은 97등급으로 나누고, 연간 소득이 1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소득최저보험료(1만 4650원)를 납부한다. 지역가입자의 소득평가율은 직장가입자의 연간 합산소득에 대한 기준과 같다. 토지, 건축물, 주택, 선박, 항공기와 전월세가 대상인데, 전월세는 30%만 반영하고 재산 규모에 따라 1350만 원에서 3350만 원의 기본공제를 해주며 60등급으로 나눈다. 자동차는 배기량 등을 기준으로 11등급으로 나누는데, 올해 7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개편되면 배기량에 관계없이 차량가액 4000만 원 이상 차량만 보험료 부과 대상으로 한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에는 직장가입자와 마찬가지로 장기요양보험료(12.27%, 2022년 기준)가 부과된다.
국민건강보험제도는 2022년 7월 1일부터 개편될 예정인데, 직장가입자, 피부양자의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 그리고 지역가입자와 관련된 주요 개편 내용을 요약하면 위의 표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