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삼성은 갤럭시 S1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장을 흔들었다. 이때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서영철 스프링소프트 대표는 복지관에서 오려낸 신문지로 학습하고, 콩자반을 젓가락으로 일일이 옮기던 노인을 보며 생각했다. ‘디지털 시장의 발전에 어르신도 동행해야 하지 않을까.’ 서 대표의 따뜻한 시선이 해피테이블을 탄생시켰다.
스프링소프트에서 개발한 해피테이블은 인지 능력 향상과 시니어 여가활동 증진을 위한 기능성 게임 스마트 테이블이다. ‘노인용 디지털 콘텐츠가 없고 어르신이 즐길 제대로 된 여가 프로그램이 없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다.
게임으로 즐기는 인지 향상 선순환
스프링소프트는 어르신에게 해피테이블을 소개할 때 인지 향상의 기능을 알리기보다 “그냥 게임 한번 해보시라”고 말한다. 이재현 스프링소프트 대리는 “어르신들이 교육을 받거나 숙제를 하는 형태의 일에 ‘난 환자가 아니’라고 거부감을 나타내는 편”이라며 “숙제나 교육이 아니라 해피테이블을 여가 생활처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인지 능력이 향상되기를 바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해피테이블에는 크게 게임, 건강 체조, 인지 평가 게임, 레크레이션, 영상 자료실 콘텐츠가 있다. 인지 향상 기능성 게임은 50개가 있으며 경쟁, 협동, 힐링, 학습 4가지로 나뉜다. 어르신의 인지 능력과 취향에 따라 맞춤형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테이블은 32인치와 43인치 두 가지로 최대 4명이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앉으면 끝에서 끝까지 손이 닿지 않는 크기이다 보니 협동 게임의 경우에는 “거기, 거기 눌러요!”라며 자연스럽게 대화하게 된다.
인지 평가 게임은 중앙치매센터에서 제공하는 인지선별검사(CIST)를 바탕으로 내레이션과 캐릭터를 이용해 이야기 형식으로 진행하도록 개발했다. 기존 지면 검사가 아니라 게임 형태로 진행하면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인지 8대 요소와 치매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다. 결과 데이터는 스프링소프트가 제공하는 관리자 페이지로 전달되며, 평가를 토대로 부족한 인지 요소를 강화할 수 있는 해피테이블 게임을 추천한다. 이 대리는 “게임과 평가를 반복하면서 인지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 우리가 제시하는 ‘해피테이블 솔루션’이며, 스프링소프트가 지향하는 선순환 구조”라고 말했다.
해피테이블은 전국의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주야간보호센터, 요양원, 경로당 등 320여 개 기관에 520대가 설치돼 있다. 서울시의 경우는 모든 치매안심센터와 시립노인종합복지관에 도입됐다. 기관에서 관리자가 맞춤형 인지 관리를 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진행한 회원은 약 6000명이며, 비회원까지 포함하면 약 1만 명의 어르신이 해피테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이재현 대리는 “이용자 게임 플레이 시간이 약 1만 6700시간에 이른다”면서 “어르신을 위한 인지 향상 콘텐츠는 ‘지속성’이 중요한데, 게임 형태로 즐기다 보니 인지 훈련을 지속할 수 있고 인지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어르신들의 호응을 얻어 지난해 9월에는 장충체육관에서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 주최로 해피테이블을 이용한 ‘스마트 경진대회’가 열렸다. 48개 회원 기관의 2500여 명의 어르신이 참가해 ‘두더지 혼내주기’, ‘풍선 터트리기’, ‘생선을 잡아라’ 세 가지 게임을 진행하고 심사 후 서울시장상과 협회장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의 열띤 반응으로 현장이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현재 나온 해피테이블 3.0버전 다음으로 출시 예정인 3.5버전에는 ‘같이 하기’와 ‘영상 자료실’ 기능이 추가된다. ‘같이 하기’는 멀티 게임(장기・오목・고스톱)으로 기관끼리 혹은 기관 내에서 기기와 기기를 온라인으로 연결, 상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영상 자료실’에서는 유튜브를 볼 수 있다. 기관에서 교육을 위해 영상을 사용할 때 장소를 옮기거나 TV•컴퓨터와 같은 다른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영상 활용이 가능하고, 어르신이 보고 싶은 영상을 찾아보며 여가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향후에는 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어르신들도 집에서 해피테이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향후 선보일 예정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혼자 살고 있는 이애순(90) 씨. 1인가구상담헬퍼 사업을 비롯해 사회의 여러 도움 덕분에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지만, 좁은 방을 가득 채우는 따스한 미소가 큰 보탬이 됐을 것이다. 마땅치 않은 환경에서도 무기력함을 떨치려는 그에게 되레 희망이 비쳤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동. 촘촘히 들어선 빌라와 상점들 사이 자칫 지나치기 십상인 고옥. 시멘트를 덕지덕지 덧바른 계단을 오르면 낡은 나무 현관들이 늘어서 있다. 그중 살짝 열린 세 번째 문 사이, 활짝 웃고 있는 이애순 씨가 보였다.
“어서 와요! 반가워. 오늘은 손님이 많이 왔네. 혼자 살고 있어 적적한데,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아.”
이 씨는 30년 넘도록 혼자 지냈다. 30대 초반에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자식 넷을 키워냈다. 청소노동자로 일하면서 치열하게 버텼다. 명절 때나 자녀들과 연락이 닿긴 하지만 서로 형편이 여의찮아 막내딸을 제외하곤 자주 만나지 못한다.
“남편이 하늘나라 갔을 때가 우리 막내 아장아장 걸을 즈음이었지. 애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만 보는데 어떡하겠어요. 열심히 돈 벌어야지. 할 줄 아는 것도 없어서 청소 일로 평생을 먹고살았어. 가끔 껌 팔러 다니고. 이제 옛날 일은 다 잊어버리려고 해요. 생각만 해도 너무 힘들거든. 자꾸 떠올리며 가슴 아파봐야 소용없기도 하고. 얼마나 고생스러웠는지 자세히 말도 못 해요. 오죽했으면 한쪽 귀가 먹어버렸을까요.”
맞춤형 서비스로 개선된 생활
이애순 씨는 적적할 때면 근처 시장을 한 바퀴 돌며 사람 구경을 한다. 그러나 오래 걷지는 못한다. 일하며 상한 무릎은 몇 년 전 수술을 받았다. 짧은 산책이 끝나면 TV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노래를 듣는다. 특히 가수 임영웅의 애틋한 노랫말은 삶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줬다. 노래 제목이나 정확한 가사는 잘 모르지만 마음을 채우기에는 충분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이 씨처럼 혼자 사는 노인의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홀몸 노인 비율은 20.8%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무렵 상황은 더 심각했다. 관련 기관과 커뮤니티 센터가 문을 닫은 탓에 홀몸 노인을 포함한 1인 가구가 사회 안전망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생겼다. 서울시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좀 더 면밀히 보호하기 위해 1인가구상담헬퍼 사업을 진행했다.
1인가구상담헬퍼 사업은 참여자로 선정된 1인가구상담헬퍼가 주거 환경이나 경제 상황이 열악하거나 정서적으로 고립되는 등 다인 가구에 비해 열악한 중장년 1인 가구를 발굴하고, 주기적으로 전화·방문해 안부를 확인한다. 사회와 단절된 채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정서를 살피고,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게 돕는다.
잊고, 나아가기
이 씨는 해당 사업으로 조금 더 나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를 살피는 1인가구상담헬퍼 참여자에 따르면, 그는 수혜자 중 비교적 몸과 마음이 건강한 편이라고 했다. 거동이 불가하거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고립 상태가 더욱 심화되고 삶의 의지가 떨어져 식사, 취미, 인간관계에 관한 욕구가 없는 상태에 이르기도 한단다.
계절이 지나도, 명절에도 그의 일상은 여전하다. 가족과 만나 멀리 나들이를 가거나 명절 음식을 먹지는 않지만 속상하거나 서운한 기색은 없다. 욕심을 부리기보다 주어진 삶에 집중하며 평탄한 일상을 보내고 싶다는 이애순 씨다.
“혼자 사는 집에 매번 찾아주어 고맙지. 다들 친절하게 대해주니까 낯설지도 않아요. 와서 뭐가 필요한지, 어떤 부분이 힘든지 다 물어보고, 필요한 게 있으면 갖다주더라고. 전기장판이 고장 났었는데 새 걸로 바꿔줬어. 그저 내 다리가 걱정이지. 언제까지 걸을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야. 지금은 모르는 게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요 앞 상가 아가씨한테 물어보기도 하는데, 몸 상태가 나빠지면 그럴 수가 없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살아 있음에 감사해. 친절한 분들 덕에 긴 하루 중에 즐거운 시간이 늘 있네.”
만남을 뒤로하고 낡은 문을 나서려는 찰나에도 이 씨는 그를 찾은 사람들의 손을 꼭 잡아주거나 끌어안았다. 특유의 밝은 미소와 따뜻하고 긍정적인 마음이라면, 충분히 현재에 충실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구직난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에게 정년 연장은 취업 과정의 걸림돌로 느껴질 수 있다. 평균 수명 증가와 저출산・고령화, 은퇴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사이의 공백 등을 이유로 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결국 청년층의 밥그릇을 뺏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뒤따르기도 한다.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이들은 “법으로 정년을 연장할 경우 취업을 원하는 청년에게 큰 장벽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청년들 역시 불안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20대를 대상으로 ‘청년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6명(63.9%)은 ‘정년 연장이 청년 신규 채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말 정년 연장은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위협할까? 다양한 보고서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세대 갈등의 진실을 알아봤다.
Point 1 노동총량설의 모순
‘노동총량설’이라는 이론이 있다. 정해진 수의 일자리를 고령자들이 차지할 때 남는 일자리가 줄어 다른 연령층의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이는 고령자가 계속 일하면서 기업의 소득을 확대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배제했다. 고령자를 몇 년 더 고용한다고 해서 청년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단순히 생각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고령자 1명의 정년을 연장했을 때 청년(15~29세) 고용은 0.2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의 2020년 보고서를 들어 정년 연장을 반대하기도 한다. 물론 OECD 기준 청년층은 15세에서 24세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5~19세가 대부분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고, 남성은 병역의무로 취업 나이가 더 늦기 때문에 분석 대상을 다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Point 2 중·고령층과 청년층의 다른 특성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청년 고용과 중·고령층 고용의 대체 관계’에 따르면, 고용 시장에서 청년층과 중·고령층은 서로 대신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고령층과 청년층의 일자리가 상호 보완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0대와 60대가 원하는 일이나 잘하는 일이 다를 뿐 아니라, 실제로 배치되는 직종과 업무에도 차이가 있어서다. 청년층은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 교육 전문가, 경영 및 회계 관련 사무직 등에서, 고령층은 농축산 숙련직, 운전 및 운송 관리직, 청소 및 경비 관련 단순 노무직, 가사 음식 및 판매 관련 단순 노무직 등에서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
두 계층이 겹치는 직종은 조리 및 음식 서비스직, 매장 판매직 정도다. 사업장에서 개인의 특성에 맞게 분업이 잘 이뤄지고 있다면, 중·고령층 일자리를 줄여도 이 자리를 청년층이 메운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2013년 법정 정년 연장이 사업체의 고용 규모에 미친 영향’ 논문에서는 한국의 정년 연장 법안이 주로 고령층 근로자와 대체 관계에 있는 중장년층 근로자의 고용을 감소시킨다고 말한다.
Point 3 취업 시장 속 줄어드는 청년 수
정년 연장을 지금부터 준비한다 해도 수많은 난제 탓에 실제 제도가 시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저서 ‘인구 미래 공존’을 통해 시행 시기를 2028년경으로 추측한다. 2020년대 후반 정년 연장이 되었을 때 사회생활을 시작할 청년은 2000년 이후 출생아이다. 이들은 1990년대 출생 청년층에 비해 그 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취업 경쟁률이 지금보다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이 시기가 청년 노동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년 연장의 적기’라 말한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노동 시장에서 두 세대 간 대체성이 높지 않다고 언급했지만,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과 사업장에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지 모른다고 인식한다. 아직 노사정의 ‘임금 조정’에 대한 논의가 명확히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년 연장 정책이 유의미하려면 ‘고령자의 임금을 낮춰 근로 기간을 연장함으로써 기업의 고용 부담은 줄이고, 청년의 채용에 피해가 없는 형태’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대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정년 연장의 청년층 일자리 효과’ 연구에서 “장년층의 임금을 낮춰 수용하면 기업의 부담과 청년층 고용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고, 두 연령대가 부딪힐 이유도 없다”며 “임금 조정이 되지 않은 채 정년만 연장할 경우, 기업의 일자리 수요는 늘지 않는데 장년층을 계속 고용해야 하므로 청년층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정부와 노동계, 경영계 모두 ‘정년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차가 존재한다. 노동계는 줄곧 ‘법정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고, 경영계는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는 계속고용 방안을 모색 중이나 아직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국의 노동 시장에서 계속고용이 가능하려면 노사정 간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 초 ‘제4차 고령자 고용 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에 초고령사회 대비 계속고용 논의를 요청했다. 그러자 한국노총은 ‘법정 정년 연장만이 답’이라며 논의에 불참했다. 이후 8월, 2033년까지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내용의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대한 국민 청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사노위 의사결정 구조상 노동계나 경영계 위원 중 과반수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의제 설정 및 의제별 위원회를 구성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경사노위는 지난해 7월 전문가 중심의 ‘초고령사회 계속고용연구회’(이하 계속고용연구회)를 발족했다. 노동 시장, 노동법, 연금, 복지, 직업훈련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관계 부처가 참여해 논의를 진행했다.
계속고용연구회 공동 좌장을 맡고 있는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은 “계속고용에는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재고용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다만 노동계가 주장하는 법정 정년 연장은 부작용이 많다고 생각한다. 노사정 논의를 통해 현재 노동 시장과 노사관계 특성을 고려한 계속고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 정년 연장의 부작용
계속고용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덕호 상임위원은 급속한 고령화로 사회의 노동력 손실이 발생하고, 이는 성장률 저하로 이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두 번째로는 은퇴 후 연금 수급 시점까지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을 꼽았다. 우리나라 55세 이상 65세 미만 인구의 고용률은 66.3%로, 일본 76.9%, 독일 71.8%에 한참 못 미친다. 세 번째 이유는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 개인의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법정 정년 연장이 아닌 계속고용을 논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만의 특수한 노동 시장 때문이다. 김덕호 상임위원은 “우리나라는 통상 해고가 굉장히 제한적이며, 은퇴 시기에는 생산성에 비해 임금 수준이 매우 높아진다. 입사 시기 대비 은퇴 시기 임금을 보면 유럽은 1.6배, 일본은 2.1배, 한국은 2.9배 수준이다. 정년을 연장하면 기업이 그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때문에 임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노동 시장의 구조가 양극화되는 것도 생각할 지점이다. 1차 노동 시장은 대기업과 공기업의 정규직, 2차 노동 시장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이다. “청년들이 2차 노동 시장에서 훈련받아도 1차 노동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연장을 주장하는 노조가 있는 곳은 대부분 1차 노동 시장이라 정년을 늘리면, 청년들의 취업의 문이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김 상임위원은 말했다.
또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법정 정년과 상관없이 60세 이후에도 계속고용을 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한다. 대기업의 평균 정년 연령은 60.2세지만,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은 61.5세다. 김덕호 상임위원은 “법정 정년 연장은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를 심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기성세대의 욕심으로 미래 세대를 좌절케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사정 사회적 논의 필요
정부는 일본의 정년 연장 방식을 좋은 선례로 보고 있다. 일본은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고령자 고용확보 조치’를 통해 사실상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한다. 기업은 정년 연장, 정년 폐지, 계속고용 중 어느 한 가지 형태로든지 고령자를 고용해야 한다. 이 중 계속고용은 종래의 근로관계를 청산한 후 재고용하는 것으로, 임금 수준 등을 포함한 근로 조건에 변화가 발생한다. 일본 기업 81.2%는 계속고용 제도를 활용하고 있으며, 2005년 52%였던 60~64세의 취업률이 지난해 73%까지 올라갔다. 정부는 임금 체계 개편이 일본의 성공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경사노위 계속고용연구회는 올 상반기 ‘계속고용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본 방향은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조기 은퇴를 막고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은퇴 전에 직업전환 훈련을 통해 전문직을 수행할 역량을 키우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김 상임위원은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정년 연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의 20%는 도산하는 경우가 많고, 금융계는 희망퇴직을 원한다. 실제로는 정년이 되기 전에 퇴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정년 연장 이전에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한국노총이 지난해 11월 13일 경사노위에 복귀한 터라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월 14일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를 통해 사회적 대화의 시동이 걸렸으며, 이르면 올 1월 본위원회를 개최해 의제별 위원회 구성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김덕호 상임위원은 “방법론에는 시각차가 있지만, 초고령사회의 계속고용 방안을 노사정이 대화로 마련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세대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계속고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년 60세가 법제화된 지 어언 10여 년. 국민연금 수급 연령과 연계한 법정 정년 연장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전에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몇 살부터 노인일까? 왜 그 나이가 노인일까? 과연 나이로 차별해도 될까?
‘몇 살’부터 노인일까? 노인을 정의하는 일반적인 연령 기준은 65세다. 우리나라에서는 1981년 노인복지법을 제정하며 경로우대 기준을 65세 이상으로 정했다. 세계도 노인을 정하는 나이에 대해선 이견이 크지 않다. 국제연합(UN)은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를 구분하는 연령 기준을 65세로 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로 분류하고,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까지 치솟으면 초고령사회라 한다. ‘몇 살부터 노인일까?’라는 질문은 이제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질문을 조금 바꿔보면 난이도가 꽤 올라간다. 그럼 ‘왜’ 65세부터 노인일까?
연령주의와 연령 차별
“혹시 연령주의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최성재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가 취재 취지를 들은 뒤 맨 처음 한 말이다. 정년 연장 논의에 앞서 노인을 정의하는 기준 나이부터 짚고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인=65세’의 기원은 프로이센 왕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철의 재상’이라 불리는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1889년 세계 최초로 공적 연금제도를 시행하며 사회보장제도의 기틀을 마련했다. 자본주의 확산으로 사회주의 역풍이 불고 노동운동이 득세하자, 그 투쟁 의지를 꺾기 위해 연금보험을 도입한 것이다. “일정 연령까지 일한 뒤 퇴직하면 연금으로 생활하도록 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비스마르크는 본인 나이를 토대로 70세 이상이면 수급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만들었어요. 문제는 비스마르크가 굉장히 건강한 사람이었다는 거죠. 그때까지 산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당시 70세면 굉장한 장수예요.”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친 프로이센은 1916년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낮춘다. 이후 공적 연금을 도입한 나라들이 프로이센을 따라 사회 은퇴와 연금 수급 연령을 65세로 정했다. “지금도 선진국에선 노인을 정하는 일반적인 연령이 65세입니다. 그런데 왜 65세인지에 대해서는 그 근거가 별로 없습니다. 애초에 비스마르크 나이를 기준으로 했고, 그게 너무 많아서 낮춘 것뿐이니까요.”
우리나라는 노인을 65세로, 정년을 60세로 본다. 2013년 4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정년 60세가 법제화됐다. 그전까지 정년은 개별 기업이 자율로 결정쪾운영했다. 정관에 따라 40~50대에 퇴직해야 했고, 심지어 결혼하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정년의 최저기준을 마련하고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했다.
여기까지 꽤 논리적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머리도 굳고 몸도 노쇠해진다고 생각한다. 최성재 교수는 이를 연령주의(연령에 따라 고정관념을 갖거나 차별하는 사상의 표현이나 과정)라고 지적한다. “사람은 개인 차이가 굉장히 심합니다. 정년 제도는 개인차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거예요. 나이로 모든 사람을 동일하게 판단하는 거죠. 근본적으로는 나이가 많아지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인데, 그 근거는 찾을 수 없습니다. 65세를 노인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생산성은 보상이나 업무 분위기 등 다른 요인에 의해 훨씬 더 많은 차이가 납니다. 오히려 그런 연구 결과는 아주 많아요. 나이 가지고 일률적으로 생산성을 논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상당히 희박합니다.”
고령자고용법의 역설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변호사 역시 취재 취지를 듣고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정년 연장을 논하기 전에 근로계약 기본 원칙을 설명한 이유다. “근로관계에서 기본 원칙은 ‘기간제로 맺는 계약을 제외하고 사용자는 근로자를 기간에 정함 없이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정년 문제에 해당하는 이들은 전부 기간에 정함 없이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입니다. 그런 근로자에 대해서 나중에 정년으로 제한한다는 것은, 즉 기간을 제한한다는 의미입니다.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념에 비춰볼 때 기본적으로 정년 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나이에 따른 생산성 저하는 법적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영역에 있다. 근로계약상 노무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수 없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61세 1일째부터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59세에도 정상적으로 일했고 60세에도 정상적으로 일한 사람의 능력이 61세가 됐다고 갑자기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점이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정년 60세 의무화를 정한 법의 목적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고용자고용법 제1조(목적)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이 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하는 고용 차별을 금지하고, 고령자가 그 능력에 맞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촉진함으로써, 고령자의 고용안정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입법 취지는 제한이 아니라 보장이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정년
학계가 비논리성을 지적하고 법조계가 법리적 부당함을 꼬집어도 여전히 우리네 인식 속 ‘나이’에 의한 판단은 상당히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 나이에 유독 민감한 나라다. 연령주의와 연령 차별이 머릿속 깊은 곳까지 뿌리내리고 있다. 그래서 나이를 이유로 취직이 안 돼도, 해고를 당해도 대부분 당연하게 받아들이곤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분위기다. 팍팍한 현실이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를 보이고 있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 독일은 30년 이상, 일본은 15년이 걸렸다. 2018년 고령사회로 들어선 한국은 7년 만인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시니어 보릿고개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40.4%로 나타났다. 노인 자살률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 와중에 기대수명은 2022년 기준 남자 79.9세, 여자 85.6세, 평균 82.7세로 집계됐다.은퇴 후 20년 넘는 노후가 기다려지기보다 두려워지는 것이다.
최근 정년 연장을 외치는 이들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한 법제화를 요구한다.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맞지 않아 연금을 받을 때까지 3~5년 동안 소득이 없는 ‘연금 크레바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최소한의 생계를 보전할 수 있도록 소득 공백기를 없애달라고 호소한다.
논쟁은 제쳐둔 채, 그 요구가 받아들여진다 해도 근본적인 의문은 남는다. 65세여야 하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나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차별해도 되는가? 김기덕 변호사는 이렇게 반문한다. “국민연금을 61세부터 받을 수 있다고 하면, 60세에 퇴직하는 것이 합당한가요? 그 논쟁으로 돌아가도 문제는 풀리지 않고 계속 존재합니다. 나이를 65세로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정년 문제의 본질은 이것 하나입니다. ‘연령에 따라 차별해선 안 된다.’”
도움말 최성재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변호사
사단법인 대한노인회가 산하 시니어 정보화사업단과 함께 8일 경기 용인 지역 9곳에서 대한노인회 권고 표준모델이 담긴 스마트 경로당의 문을 열었다. 대한노인회의 주도 아래, 6만8000개 경로당을 하나의 표준모델로 통합·공유하는 ESG 플랫폼 구축사업인 ‘시니어 정보화사업’의 일환이다.
해당 사업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경로당 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노인들을 플랫폼 중심으로 연결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노후를 보내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업단은 2021년부터 정부와 일부 지자체 중심으로 구축된 스마트 경로당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왔다. 사업단은 실사용자인 경로당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시범 시설을 마련했다.
이날 문을 연 스마트 경로당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3곳(수지 복지센터,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아파트, 신봉마을 LG자이1차아파트) △기흥구 3곳(기흥 노인복지관, 신동백 롯데캐슬에코1단지, 탑실마을 대주피오레아파트1단지) △처인구 3곳(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5단지, 사암리 경로당, 포곡읍 두계로)로 총 9곳이다.
경로당에는 전국의 경로당들을 하나로 묶을 전국 네트워크 기반의 키오스크가 설치됐다. 전국 경로당뿐 아니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 1층에도 운영된다. 키오스크에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화상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어르신을 위한 뉴스, 맞춤형 건강정보, 정부와 지자체의 복지정책 등도 실시간 공급한다. 3D 뎁스 카메라를 활용한 동작인식 기술로 어르신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곧바로 인지 능력 개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술도 탑재됐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강희성 부총장은 “코로나를 겪으며 노인 세대가 타인과 교류할 기회가 더욱 줄어든 만큼 해당 사업을 통해 경로당이 어르신들의 사회적 연결 핵심 거점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스마트 경로당 사업이 기관별 각개전투식 추진이 이루어지면서 공공예산 중복지출, 콘텐츠 격차, 불량서비스 납품, 연계 불가 등의 문제점들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기존 문제들을 보완해 점차 사업을 안정화 하겠다”고 전했다.
최운 스마트경로당 정책위원장은 “대한노인회가 직접·운영 관리하는 시니어 정보화 사업이 순차적으로 자리 잡게 되면 어르신들이 커머스,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등 폭넓은 분야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확대될 것”이라며 “노인들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여 노후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단은 올해 27개 지자체를 시작으로 대한노인회가 권고한 표준안 중심의 스마트 경로당 권고모델을 전국 7만여 경로당으로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표준안이 담긴 모바일 플랫폼도 상반기 중 구축, 300만 회원들에게 배포한다.
2024년 정부가 발표한 노인일자리 규모는 103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를 예정이다. ‘제3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종합계획’(이하 ‘노인일자리 종합계획’)에 따라 ‘약자복지 지원’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양질의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확대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발행한 ‘고령사회의 삶과 일’의 ‘2024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주요 안내’에서는 “유형별로는 공익활동형 4만6000개, 사회서비스형은 6만6000개, 민간형 3만5000개가 늘어난다. 베이비붐·신노년 세대를 대비하는 일자리인 사회서비스형과 민간형 일자리의 증가분이 전체 일자리 증가분 14만7000개의 70%인 10만1000개다. 노인일자리 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유형별 일자리 수로 예측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인일자리 종합계획에 따라 노인일자리 사업량이 확대되며, 이에 소요되는 예산도 4862억 원이 증액된다. 지난해 대비 31% 증액된 금액으로 2조 262억 원에 이른다. 아울러 일자리 수당 2018년 이후 6년 만에 인상됐다. 기존 대비 2만~4만 원(+7% 수준) 더해질 방침이다.
공익활동형 일자리 단가는 27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사회서비스형은 71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4만 원 인상된다. 늘어나는 일자리 수를 담당하는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종사자 수도 1220명을 증원하여 6520명까지 늘린다. 다만 최저임금 및 물가 상승 수준 등을 고려한 공익활동 활동비 인상과 노인일자리 수행기관과 담당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도 지속 추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2024년 새롭게 추진할 주요 일자리 분야를 4가지로 갈무리했다. △경로당 등 노인여가시설 지원 분야(건강관리·치매예방프로그램 등)에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활용 △폐지수집 노인을 노인일자리사업 대상자로 흡수(개인 욕구 및 특성 파악 후 희망자에 한해) 후 노인복지서비스 제공 △취약계층 급식지원사업(경로식당) 대상자 확대 및 이에 따른 인력(조리·배식·위생 관리 등)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로 공급 △타 부처 및 공공기관과 협력한 노인일자리 창출 확대. 대표적인 예 ‘늘봄학교 돌봄지원 서비스’(교육부), ‘시니어 안전점검원’(국토부), ‘경찰서 급식지원사업’(경찰청) 등
아울러 민간일자리 확대에 따라 취·창업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식사 및 세탁 서비스 분야 인프라 지원 사업을 통해 시장형사업단 육성을 지원하고, 지역 내 1인 노인가구의 일상생활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참여 노인과 기업의 노인일자리 접근성 향상 및 업무의 효율화를 위한 취업형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운영할 예정이다.
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은 ‘고령사회의 삶과 일’ 권두사를 통해 “노년기 일과 사회 활동에 대한 수요를 단순히 연령으로 나눠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현 노년층에 비해 높은 교육수준과 능숙한 디지털 활용능력을 보유하고, 노후준비는 불충분하여 전문성을 발휘하는 노동에의 참여 욕구가 상대적으로 높다. 한편 현 노년층은 고용시장 재진입이 어려운 근로 취약계층이 대다수로, 민간 영역의 취·창업도 필요하나 복지적 차원에의 사회활동도 더욱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권두사 말미에 노인일자리사업이 당면한 주요 정책과제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노인일자리사업의 중장기 수요추계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 정책 목표 수립 △노년기 노후소득 보장 및 자아실현의 두 가지 정책목표를 중심으로 한 노인일자리사업의 질적 내실화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유형 다양화 및 민간분야 취·창업 노인일자리사업 활성화 △지역거버넌스 기반 노인일자리 수행체계 개발, 사회적 경제 조직 등 수행기관 다변화를 통한 노인일자리사업 전달체계의 지속가능성 확보 △노인일자리 법적 근거 강화, 근거 기반 정책 수립의 통계 구축, 민관협력 강화 등 노인일자리 정책 인프라 확충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령화 대응 정책에서, 나아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고령화 대응 정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행복한 노년의 동반자로서, 노인일자리사업의 사명과 책임을 다시금 새겨보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참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고령사회의 삶과 일’
대한노인회와 대한노인회정보화사업단이 각 분야 전문 기업들과 손잡고 300만 회원과 전국의 모든 경로당을 하나로 묶는 ‘스마트경로당 대한노인회 권고모델’의 콘텐츠 공급사로 연합뉴스가 참여한다. 이를 위해 콘텐츠 공급 주관사인 이투데이피엔씨는 4일 연합뉴스와의 계약을 정식 체결했다. 이로써 콘텐츠 공급사는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경제신문 ‘이투데이’, ‘연합뉴스’ 총 3개 사로 확대됐다.
이투데이피엔씨는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 10월 대한노인회중앙회와 대한노인회정보화사업단, 블록오디세이, 씨유박스 등이 참여한 ‘대한노인회 시니어정보화사업단 공동사업’ 업무제휴 협약에 참여했다. 또한 지난해 말 대한노인회정보화사업단과 ‘스마트경로당 대한노인회 권고모델’에 적용되는 뉴스피드 콘텐츠 제공 서비스 업무 위탁계약을 맺고 모든 콘텐츠 공급사와의 계약을 주관하게 됐다.
이투데이피엔씨 김종훈 대표는 “전국 7만여 경로당에 설치될 키오스크를 통해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의 콘텐츠를 제공하게 돼, 보다 수준 높은 뉴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이를 시작으로 전국 경로당 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노인회 시니어정보화사업단 공동사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2021년부터 추진해온 ‘스마트 경로당 사업’의 단일 표준안을 마련, 전국 6만8000여 개 경로당에 정보화 기기와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보급한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투데이피엔씨는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 발행사로 2015년부터 축적된 고령자를 위한 복지, 금융, 생활, 문화 분야의 콘텐츠를 이번 사업을 통해 제공한다.
2024년 새해를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 달라지는 정책 및 제도,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까?
[1] 최저임금 인상
2024년 최저임금은 지난해 9620원보다 2.5% 인상돼 9860원이다. 이를 소정 근로 40시간과 유급 주휴 수당 8시간 포함 월급으로 환산하면 2023년 201만 580원에서 206만 740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2] 건강보험 및 퇴직연금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율은 7.09%로 동결, 노인장기요양보험료율은 소득대비 0.9182%(건강보험료액 대비 12.95%)로 인상됐다.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업장이 최소 적립금 미달 시 직전 사업연도 종료 후 1년 이내에 해지하지 못할 경우 부여됐던 재정안정화계획서 작성·통보 의무 규정이 삭제된다. 다만 적립금 최소 적립 미이행 시 사업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3] 6+6 부모육아휴직제 시행
생후 18개월 이내인 자녀를 돌보기 위해 부모가 동시 또는 순차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부와 모 각각 첫 6개월에 대한 육아휴직급여를 월 최대 200~450만 원 지급한다.
[4] 노인 일자리 수당, 기초연금 지급액 인상
노인 일자리 수당은 6년 만에 월 2~4만 원 인상된다. 교통도우미, 보육시설 봉사 등 공익형 노인일자리는 월 30시간 기준 27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학습 보조, 공공행정 지원 등 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는 월 60시간 기준 59.4만 원에서 월 63.4만 원으로 늘어난다. 기초연금(65세 이상, 소득하위 70%)은 월 32.3만 원에서 33.4만 원으로, 지급 인원은 665만 명에서 700.6만 명으로 확대한다. 노인 일자리 수당과 기초연금을 동시에 수급할 시 62~97만 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5] 돌봄 서비스 확대
기사, 병원동행 등 신체 제약이 큰 중점 돌봄 독거노인 약 5.7만 명 대상 돌봄 서비스는 월 16시간에서 20시간으로 늘린다. 독거노인, 조손가구 등 사회취약계층의 안전을 관리하는 응급안전 관리요원 수는 696명에서 766명으로 확충된다.
[6] 기타 사항
△보훈 보상금, 참전 명예 수당 확대
△육아휴직 기간 12개월 > 18개월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 또는 사업장 적용
△산재보험 적용 대상 노무제공자 범위 확대: 공제 모집인, 방과후학교 교사 추가
*편집자 주: 국민의 30% 가까이가 65세 이상인 나라, 일본.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합니다
일본 개호(돌봄) 시설 및 사업소에서 발생한 노인학대가 850건이 넘었습니다.
지난 22일 후생노동성(보건, 복지, 노동 분야 관할)은 돌봄 시설 및 사업소 종사자에 의한 노인학대 조사 결과를 공표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2022년도 노인학대는 856건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과 비교하면 15.8%(117건) 증가한 수치입니다.
지자체 상담 및 통보 건수 역시 2021년 대비 16.9% 증가한 2795건으로 역대 최다를 갱신했습니다. 그중 학대를 받아 8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대는 대부분 특별양호노인홈(노인 요양 시설) 등 입소 시설에서 발생했습니다. 신체적 학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피해자는 여성과 요개호도(일본의 요양 등급 개념)3 이상인 노인에게 집중됐습니다.
학대 발생 요인(복수 응답)은 ‘교육·지식·돌봄 기술에 관한 문제’가 56.1%로 가장 많았습니다. ‘직원의 스트레스나 감정 컨트롤 문제’, ‘조직 풍토나 직원 간의 불화 및 관리체제’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학대가 확인된 856건 가운데 182건은 과거 같은 문제를 빚은 시설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다 철저한 재발 방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