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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맞춤 주거디자인①] “신체 상태와 행동 특성에 맞는 공간 계획 필요”
- 은퇴를 앞둔 사람이라면 ‘여생을 어디서,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본 적이 있을 테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기능이 변화하고,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생기지만 시설 입소보다는 익숙한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20 노인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83.8%가 건강이 유지된다면 현재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56.5%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거주지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다. 이처럼 건강 상태나 경제적 여건이 변하더라도 살던 집, 연결돼있던 지역공동체에서 생활하며 나이 드는 것을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라 한다. 정서적으로는 원하는 장소에서 남은 삶을 보내는 편이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오래 거주하려면 주택을 행동 특성에 맞게 가꾸고, 현재가 아닌 앞으로 변화할 신체 상태에 맞게 개조해야 한다. 신체 능력 저하 예상해 환경 조성해야 미래를 대비해 집을 고치거나 내부를 다시 조성한다면 무엇부터 어떻게 계획해야 할까? 책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거환경 디자인’에 따르면, △방향과 길 안내 △작은 쉼터 제공 △장애물 제거 △기억을 돕는 단서 제공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력과 감각이 저하되면 비슷한 공간 배치나 규칙적인 패턴의 문은 방을 구별하기 힘들게 한다. 거실, 복도, 출입구에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닥재를 색채감 있는 제품으로 고르거나 계단 조명을 사용하면 방향 인지에 도움이 된다. 독특한 가구, 미술품을 배치해둬도 좋다. 또한 가능하다면 사용하지 않는 작은 자투리 공간이나 벽의 모서리, 난간 옆 등을 노인들이 멈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 범위, 근육 통제력, 힘과 인내력이 약화돼 이동 시간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휠체어나 의자가 들어갈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이동 능력이 제한적인 사람들에게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문은 양 여닫이문이나 자동문이 적절하다. 그러나 건물의 특성에 따라 여닫이문은 건물에 압력을 가하는 바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문 위 돌출부나 문 앞에 바람막이 벽 설치를 고려해야 한다. 손잡이나 스위치는 버튼 방식과 같이 손바닥이나 팔로 충분히 조작 가능한 유형이 바람직하다. 의자에 앉거나 서 있는 사람이 몸을 굽히거나 쭉 뻗지 않고도 조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불어 자동문이나 센서등은 개인의 반응 시간에 맞게 작동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종종 자신이 사는 건물이나 방을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시각적 혼란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억의 단서가 될 수 있는 게시판을 달아두면 좋다. 사진, 이름, 방 명칭 등을 넣어 강한 힌트를 제공하는 식이다. 혹은 개인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해 기억을 되살리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전문 업체·서비스 지원의 부재 고령자 복지주택이나 시니어타운 등에 입주하거나 이사하는 것이 아닌, ‘내 집에서 나이 드는 것’은 요즘 노인들의 희망 사항이다. 그러나 고령자, 혹은 고령자가 될 사람들을 위한 주택 개조 업체나 서비스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저소득층의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누구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진희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거환경 디자인’ 저자는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심신 기능, 운동 기능, 시각 기능이 저하돼 자립적으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며 “이들의 독립적 생활을 지원하는 특별한 환경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의 신체적·심리적·행태적 특성을 반영한 실내 환경의 보완과 지원이 적극적으로 요구된다”고 전했다.
- 2023-03-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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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의 약 복용 정답은? “영양제보다 음식으로 관리해야”
-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대한민국. 노인 인구가 많아질수록 만성 퇴행성 질환의 유병률과 함께 노인의 약 복용률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위험 요인에 노출된 노인을 대상으로 약물 복용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1년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0년도 노인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노인(만 65세 이상)의 84.0%는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앓고 있으며 의사의 진단을 받은 만성질환이 있다”고 응답했다. 만성질환 유형은 고혈압이 56.8%로 가장 높았고, 당뇨병, 고지혈증, 관절염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 3개월 이상 의사 처방약을 복용’하는 노인의 비율은 전체의 82.1%였다. 문제는 국내 고령자가 복합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다제약물을 과다 복용한다는 데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9년 기준 보건의료 질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약을 5개 이상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75세 이상 국내 노인 비율은 70.2%로 나타났다. OECD 7개국(핀란드, 스웨덴, 이탈리아, 캐나다, 네덜란드, 포르투갈, 한국) 중 가장 높았다. 7개국의 평균은 48.3%였다. 과다 복용의 문제점은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다제약물 복용자의 약물 처방 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면, 5개 이상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은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대조군보다 부적절 처방률이 33.2%P 높았다. 약의 정의와 고령자 복용 주의점 ‘약’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건강에 도움 되는 성분이 포함된 알약 제형의 제품을 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약은 각각의 목적, 성분, 제조법 등에 따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건강식품으로 나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약이라고 부르는 것은 의약품이다. 약사법에서는 의약품을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품 중 기구나 기계가 아닌 것’이라고 정의한다. 의약품은 의사의 전문적인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나뉜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 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여기서 기능성은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해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과 같은 보건 용도에 유용한 효과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의약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식품 또한 다르다. 모든 건강기능식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기능성 원료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내포한 ‘기능성’이 표시되어 있다. 건강식품은 식약처의 인증을 받은 식품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식품을 일컫는다. 효능이나 용량을 표기할 수 없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영양제’는 법적인 용어가 아니다. 평소에 먹는 식단으로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 보통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할 목적으로 만든 제품을 말한다. 영양제에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이 속한다. 효능과 품질 면에서 의약품 영양제가 안전하고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의 10명 중 3명이 영양제를 먹을 정도로 시장이 매우 커진 상태다. 이에 따라 기존에 만성질환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 노인은 영양제가 더해지면서 다제약물 부작용 우려가 커졌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어르신의 특성인 노쇠도 영향을 끼친다. 젊은 사람은 영양제를 많이 먹어도 문제가 없는 반면,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는 어르신에게는 비전형적인 부작용이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윤종률 한림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령자들은 고혈압, 당뇨병 외에도 우울증, 관절염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관련 약을 복용하다 보면 10가지는 금방 넘어간다. 여기에 영양제까지 복용하면 약 종류가 더욱 많아진다”라며 “약을 과다하게 복용하면 약의 성분에 의한 부작용 우려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교수는 “기존에 복용하던 의약품이 있는데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다 보면 몸에서 약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약과 약 사이의 상호작용이 일어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약물 상호작용이란 2종류 이상의 약물을 복용할 때 발생하는 상호작용을 말하며, 약물의 효과가 증폭될 수도 있고 감소될 수도 있다. 윤 교수는 부작용에 대해 비타민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폐암 고위험군이 비타민 E의 토코페롤을 많이 먹으면 폐암 발생률이 오히려 더 높아진다. 위장 장애가 있어 관련 의약품을 먹는 사람이 비타민 C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더 하게 될 수도 있다.” 윤종률 교수는 “고령자일수록 영양제를 먹어서 건강을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지양해야 할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내 몸의 영양소는 약이 아닌 음식으로 챙겨야 한다.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영양소를 생각해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약 복용을 위한 길 정희원 교수는 고령자는 특히 ‘연쇄 처방’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쇄 처방은 어떤 약을 먹은 후 생긴 부작용을 고치기 위해 또 다른 약을 먹는 것을 말한다. “어르신들은 약을 먹어서 모든 증상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마다 전문 의사를 찾아가다 보면 연쇄 처방이 이뤄지고 부작용이 생긴다. 약이 약을 부른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연쇄 처방과 다제약물 복용을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윤종률 교수와 정희원 교수는 자신이 먹는 약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단골 병원이나 약국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특히 식약처에서 나온 ‘어르신 건강지킴이 복약수첩’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복약수첩에 평상시 먹는 약을 적어두는 것이 좋다. 기존과 다른 약을 처방받는 경우 의료진에게 수첩을 반드시 보여주고 상담받기를 권한다.” 근본적으로는 의료 시스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윤종률 교수와 정희원 교수는 입을 모았다. 윤 교수는 “병원에서는 노인 약물 클리닉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 약국에서는 약사가 무조건 의사의 처방을 따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약사가 ‘상호작용이 높은 약을 처방했는데 변경 가능한가’ 등의 의견을 의사에게 수시로 물어봐 약물을 조절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이미 실행하고 있는 시스템이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그뿐 아니라 두 교수는 공통으로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DUR은 의사와 약사가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이다. 문제는 DUR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이는 의료기관에 DUR 도입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DUR을 도입한 의료기관이 적어 발생하는 문제다. DUR 도입을 확산해 고령자의 약물 복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르신 건강지킴이 복약수첩 ●질환별 올바른 약 복용 ◇고혈압 -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꾸준히 치료받아 적절한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의사와 상의 없이 복용을 중단하지 않습니다. - 고혈압 약 중 일부는 복용 시 마른기침, 소변량 증가, 쇠약감,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 약사 등 전문가에게 알립니다. ◇당뇨병 - 정기적으로 혈당을 측정해 기록하고, 규칙적인 진찰, 꾸준한 치료를 받도록 합니다. - 당뇨병 약 복용 중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사탕이나 음료수를 즉시 섭취하고, 나아지지 않으면 즉시 전문가에게 알립니다. - 혈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약품 복용을 주의합니다. (혈당을 높이는 약물 : 이뇨제, 갑상선 호르몬제, 결핵약, 부신피질 호르몬제, 시럽제) ◇고지혈증 -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하므로 규칙적으로 진찰받고 검사 수치를 기록합니다. - 고지혈증 약 중 스타틴 계열은 근육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근육통이나 쇠약감이 있는 경우 즉시 전문가에게 알립니다. - 고지혈증 약 중 일부는 간 기능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간 기능이 약한 분은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 2023-03-0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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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명의료결정제도 5년… 웰다잉 관심 높였다
-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막는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 지 5년이다. 2월 현재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는 160만 명을 달성했다. 실제 의료기관에서 연명의료 중단이 이행된 건수는 26만 건을 넘어섰다. 이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진 것을 의미하는 데, 안락사와 존엄사를 합법화하지 않은 우리나라는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남아 있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기준 및 절차를 마련해 국민이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지난 2018년 2월 4일 시행됐다. 연명의료 중단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는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를 해도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이 임박한 상태에 있다고 의학적 판단을 받은 환자를 말한다. 의사가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이행하는 경우, 환자 본인의 의사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또는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해 확인한다. 그러나 환자가 의식불명이거나 충분한 의사 표현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환자 가족 2인 이상에게 일치하는 진술을 받고,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인이 논의해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등록자 수가 160만 명을 넘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나중에 아파서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됐을 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혀두는 서류다. 19세 이상이면 작성 가능하며,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방문해 작성하면 된다.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환자 또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연명의료의 유보 또는 중단에 관한 의사를 남겨 놓는 것을 말한다. 환자의 의사에 따라 담당 의사가 작성한다. 말기환자 또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인지 여부는 해당 환자를 직접 진료한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의 전문의 1인이 동일하게 판단한다. 국민 10명 중 8명, 연명의료 원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과 연명의료결정제도 참여 의료기관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국민 모두가 생애 마무리에서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정착되고 나아가 확산되도록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향 정책관은 “최근 행복한 노년기와 존엄한 죽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만큼 연명의료결정제도를 더욱 알려 많은 국민이 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명의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더라도 생명 연장만을 위한 연명의료를 받을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81.7%가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중 45%는 ‘절대 받지 않겠다’, 36.7%는 ‘받지 않을 것 같다’고 나타났다. 노인 세대의 연명의료에 대한 생각도 비슷했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도 노인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연명의료를 반대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85.6%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매우 반대하는 강력한 의견이 46.0%에 달했다. 그러나 이에 비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노인은 4.7%에 불과했다. 조력 존엄사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서는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만 연명의료 중단을 허용하고 있다. 안락사와 조력 존엄사는 모두 불법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6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력 존엄사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고통을 겪는 말기환자 중 스스로의 의사로 조력 존엄사를 희망하는 경우, 결정 기구를 거쳐 의사의 도움을 받아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력 존엄사를 도운 담당 의사에 대해서는 형법상 자살방조죄를 적용하지 않는다. 존엄사는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투약한다는 점에서 안락사와 구별된다. 안락사는 의사가 약물을 환자에게 투여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연명치료 중단 등을 포괄한다. 조력 존엄사에 대해 여론은 대체로 찬성 쪽이다. 개정안 발의 후 한국리서치가 국내 성인 1000명에게 조력 존엄사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18%였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의 찬성 비율이 86%로 가장 높았다. 조력 존엄사 입법화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자기 결정권 보장’(25%),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권리’(23%), ‘가족 고통과 부담’(20%) 등이 꼽혔다. 조력 존엄사 입법화 반대 이유로는 ‘생명존중’이라는 응답이 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악용과 남용의 위험’(27%), ‘자기 결정권 침해’(15%) 등이 뒤따랐다. 의료계에서는 조력 존엄사가 생명 경시 풍조를 조장할 수 있다며 거센 비판을 가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학회는 법안이 발의 되자 “조력 존엄사에 대한 논의 이전에 존엄한 돌봄의 유지에 필수적인 호스피스 시설과 인력의 확충,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 기회 확대, 임종실 설치 의무화, 촘촘한 사회복지제도의 뒷받침에 대한 실질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장문을 냈다. 웰다잉이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가치, 품위를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연명의료결정제도 시행으로 웰다잉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소규모 안락사’라고 부른다. 웰다잉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다만 부정적인 우려를 낳지 않도록 사회적인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 2023-02-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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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되나?… 노인 무임승차 속사정
- 서울시가 8년 만에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인상할 예정이다. 이번 요금 인상은 지방자치제(이하 지자체)의 교통약자 지하철 무임수송 제도와 연관 깊다. 노인과 장애인 등 노약자는 지하철을 무임승차 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지자체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적자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가 늘어나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만큼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되나 지난달 24일 서울시는 “시는 지하철·버스 요금을 올해 4월 올리는 것을 목표로 다음 달 중 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심의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시는 300원과 400원 인상안을 각각 제시한다. 현재 서울 대중교통 일반 요금은 카드 기준으로 지하철이 1250원, 시내버스는 1200원이다. 이번에 요금이 인상되면 2015년 6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이번 요금 인상은 올해 정부 예산안에서 지방자치단체 도시철도 PSO(공익서비스에 따른 손실 보전 지원) 예산이 제외된 데 따른 것이다. PSO 예산은 노인과 장애인 등 노약자 무임수송에 따른 비용을 보전해주기 위해 책정된다. 정부는 그간 철도산업발전 기본법 제32조에 근거해 코레일에만 PSO 예산을 지원했다. 서울교통공사 등 각 지자체에서는 예산 지원을 줄곧 주장했으나, 지난해 정부는 코레일에만 3979억 원을 지원하는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1월 24일 지방자치단체 도시철도 손실 보전분 3585억 원을 추가로 반영해 총 7564억 원의 수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본회의에서 다시 뒤집혔다. 교통위의 수정안이 아닌, 코레일 손실 보전만 반영한 정부의 원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요금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자체가 적자를 겪고 있는 가운데, 무임수송제도를 이용하는 교통약자의 80%는 노인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1958년생이 만 65세가 되고 노인이 많아짐에 따라 더 이상의 요금 유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13개 광역·기초 지자체로 구성된 전국도시철도운영 지자체협의회에 따르면 전체 지하철 공기업들의 2017~2021년 연평균 당기순손실은 1조 3509억 원이다. 이 가운데 무임수송 손실은 5504억 원으로 40%를 차지한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교통공사의 같은 기간 연평균 당기순손실은 7458억 원, 무임수송 손실은 43%인 3236억 원이다. 설상가상 코로나19로 승객이 줄면서 적자가 심해졌다. 2019년 5865억 원에서 2020년 1조 1137억 원, 2021년 9644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적자에서 무임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29%(2784억 원)다. “절충안 마련되어야” 목소리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지자체의 고민은 깊다. 노인 지하철 무임수송은 강행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중단할 수 있다. 그러나 40년간 중앙정부 주도로 시행한 일종의 복지 제도를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제도를 변경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노인 지하철 무임수송은 1984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 지시로 도입됐다. 이후 국가유공자, 장애인, 독립유공자 등으로 확대됐다. 도입 당시만 해도 전국의 노인 인구 비율은 5.9%에 불과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노인의 비율은 18%에 이른다. 노인 지하철 무임수송은 임의규정이다. 노인복지법 제26조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65세 이상인 자에 대해 공공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해 이용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장애인 지하철 무임수송은 강행규정으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러나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자체가 노인 무임수송을 중단을 도입하기에는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 노인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2018년 보건복지부가 전국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지하철 무임승차에 대해 67.6%(매우 동의 11.7%, 동의 55.9%)가 ‘유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가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15년 발표한 자료를 통해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는 노인 활동을 증가시켜 자살 및 우울증 감소, 교통사고 감소, 의료비 절감 등 총 3361억 원의 편익을 발생시킨다”고 분석했다. 즉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예산 지원이 힘들다면, 정부 차원에서 절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화 사회인 만큼 무임승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노인의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2021년 서울연구원은 “노인 연령을 기존 만 65세에서 만 70세로 상향할 경우 무임손실을 최대 34%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밖에 노인의 무임승차 이용을 복잡한 출퇴근 시간 이외에 가능하도록 지정하거나, 한 달에 일정 시간만 이용 가능할 수 있도록 한도제를 적용하자는 의견도 제시된다.
- 2023-02-0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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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돌봄, 지역사회가 열쇠다 ①] 고령자 사회적 역할ㆍ교류에 힘 쏟는 미국
- 나이가 들어가며 노화를 겪는 몸은 돌봄을 필요로 한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노인의 나라에서 돌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돌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OECD는 2040년 우리나라가 2040년에 세계에서 요양 서비스 인력이 가장 부족한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치를 냈다.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빨라 벌어진 일인데, OECD는 2040년까지 노인돌봄인력을 140% 이상 충원해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게다가 노인 스스로가 대표적인 노인돌봄시설인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등의 장기요양기관 입소를 원치 않는다. 노인 스스로가 지역 사회를 떠나기 싫어하는 것은 다양한 통계자료로 검증된 사실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83.8%가 건강할 때 현재 집에서 거주하기를 원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이들은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다. 살던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그간 맺어 온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서 정서적 안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에 주목한다. 서울연구원의 도시사회연구실 연구위원들은 책 ‘노인을 위한 동네-고령친화 지역사회 만들기’에서 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고령친화사회’의 열쇠가 노인의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동네에 있다고 말한다. 지역사회 안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이 노인에게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 그러나 저자들이 책에서 짚었듯, “하나의 정책만으로 오랜 시간 고성장 산업화에 맞춰 형성되어 온 우리 도시와 동네가 금세 노인도 행복한 삶터로 바뀔 수 없다.” 노인이 집을 떠나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삶의 직접적 공간이 되는 지역사회가 ‘노인이 살기 좋은 동네’로 재편돼야 한다는 것. 이에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은 취약계층인 고령층을 위해 어떤 지역사회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차례는 미국이다. WHO 기준 맞춰 운용, 뉴욕‧포틀랜드 참고해야 세계보건기구(WHO)는 노인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대해 일찍이 관심을 표한 바 있다. WHO는 2006년부터 ‘고령친화도시’ 프로젝트를 시행해오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세계적 문제로 대두된 고령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도시에서 거주하는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교통, 주거, 사회참여 등 8개 영역, 84개 세부항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에 부합하는 지역에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부여한다. 지난해 말 기준 51개국, 1445개 도시가 가입해 상호 교류 중이며, 국내에는 서울 도봉구, 영등포구, 마포구, 전라북도 완주군 등 40개 지자체가 가입 완료된 상태다. 지난 2007년 ‘고령친화 뉴욕’ 정책을 발표한 뉴욕시는 2010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고령친화도시에 가입했다. 이에 걸맞게 뉴욕은 고령자에게 친절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책들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고령친화 안전도로조성사업을 통해 버스정류장의 휴식시설을 늘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택시 바우처를 개발하는 식이다. 또한 고령자 커뮤니티 지원 사업을 통해, 고령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고령친화지구’로 지정하고 교통 편의나 사회적 교류 활동 등을 지원한다. 포틀랜드의 사례도 눈여겨 봄직하다. 2006년 미국에서 최초로 WHO 글로벌 고령친화 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일한 도시로, 현재까지도 주택, 교통, 디자인 등 물리적 환경에 중점을 두고 보다 고령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한 시 정책을 펴고 있다. 지역사회 내 50세 이상 중장년이 어린이를 가르치는 튜터링 자원봉사 프로그램 역시 성과를 내고 있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중장년 튜터 97%가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 중 57%가 읽기 쓰기 능력이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으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주택 수리비 지원하고 대중교통 시설 정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제사회보장리뷰’ 2022 가을호에 실린 ‘미국의 고령친화 지역사회 정책’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도 WHO의 기준에 근거해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는 노인이 거주하는 집 안의 위험 요소를 줄이고, 주택의 안전 및 기능을 향상함과 동시에 주택을 소유한 저소득층 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에 연 3천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한다. 프로그램은 화장실의 미끄럼을 방지하고 단차를 제거하거나, 안전바‧손잡이를 설치하고, 보조의자나 가정용 리프트를 두는 식으로 진행된다. 집을 수리할 금액을 마련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도 있다. 농무부는 △거주지 중위소득 50% 미만이며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실거주자이고 △62세 이상 노인에게 보조금을 지급한다.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자는 최대 1만 달러, 대출 받을 자격이 인정된 노인은 대출금 4만 달러를 합쳐 최대 5만 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노인 대상 교통 지원 프로그램은 ‘미국노인법’(Older Americans Act)에 기초한다. 고령자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에 의한 노인 교통 지원 프로그램은 노인과 장애인의 이동성을 보장하기 위해 교통수단이 부족한 지역의 비영리기관에 예산을 지원한다. 예산은 교통수단의 유지‧보수, 휠체어 관련 장비 구매, 대중교통 운행 시간표와 같은 정보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분야에 쓰인다. 이러한 교통 지원 프로그램은 노인을 돌보는 가족 요양인도 이용할 수 있다. 미국노인법의 ‘가족 요양인지지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이외에도 가족 요양인에게 상담이나 자조모임, 요양자 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은 60세 이상 노인이나 알츠하이머‧치매 환자를 돌보는 18세 이상의 가족 요양인 혹은 55세 이상의 친척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당연해진 사회, 인터넷 요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비대면 사회 교류를 돕는 곳도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021년 ‘EBB’(Emergency Broadband Benefit)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 노인에게 매달 최대 50달러의 인터넷 요금 할인을 제공했다. 프로그램의 자격 요건을 충족한 이용자들은 노트북이나 컴퓨터를 구매할 때 최대 100달러의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 다양한 방면에서 고령자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미국이지만 한계는 있다. ‘미국의 고령친화 지역사회 정책’ 연구의 저자는 “동‧서부의 큰 도시에만 정책이 몰려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작 시골에 사는 노인들은 지원 프로그램이나 혜택에서 빗겨나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고령화를 대비해야 할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 2023-01-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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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묘년 중장년 취·창업 성공, “지원 제도를 노려라”
- 전직, 재취업, 취업, 창업 등을 준비하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중장년이 많다. 이럴 때는 국가지원 정책과 지원 분야를 꼼꼼히 알아보는 것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현직에 있을 때부터 제도를 잘 활용하면 좋다. 관련 기관과 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평균 은퇴 나이는 49세, 희망 은퇴 나이는 71세. 실제 일하는 기간과 일하고자 하는 기간 사이의 격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은퇴 이후를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하다못해 취미로 하더라도 10년 이상 하면 직업이 될 수 있다. 2025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정부도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2019년 전직지원 의무화 법안인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기업, 중소기업 등에 전직지원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재취업, 창업, 창직의 다양한 길이 열리고 있다. 창업진흥원, 전국 37곳의 중장년기술창업센터, 각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에서도 창업에 관한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2023년 4월부터 ‘노인 일자리 실태조사’가 국가승인통계로 공표된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중장년과 노인 일자리 정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장년의 일자리 시장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다양한 경로가 생긴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무엇을 하든 새로운 일을 하려면 역량 강화와 발굴이 필수다. 또한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보기 위해서는 준비도 필요하다. 목표에 따라 어떤 기관을 이용하면 좋을지 둘러보자. 역량 강화 훈련이 필요하다면 학점은행제 국가평생교육원이 주관하는 제도. 효율성이 좋아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중장년에게 적합하다. 새로운 전공 분야를 공부하고 싶거나, 대학원 진학을 위한 학위 취득이 필요하거나, 자격증 취득을 하고 싶다면 학점은행제를 이용해보자. 서울시 기술교육원 만 15세 이상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실습 위주의 기술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재학 중 국가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하면 기능검정료를 지원한다. 1~2월 상반기와 7~8월 하반기에 과정별 수시 모집을 한다. 한국폴리텍대학 평생직업능력개발 대학이면서 공공 직업교육훈련 기관이다. 전국에 35개 캠퍼스가 있다. 신중년특화과정, 여성재취업과정, 전문기술과정 등 비학위 과정과 학위 과정이 있다. 이외에도 실업자과정, 재직자과정 등도 선택할 수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인생 2막을 꾸리고자 하는 50세 이상 세대에게 ‘배움학교’로 통용되는 곳이다. 교육부터 일자리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지원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 강의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취업 준비를 하려면 노사발전재단 노사발전재단은 중장년내일센터(전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해 40세 이상 중장년 맞춤형 고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애경력 설계, 전직 스쿨, 재도약 프로그램 등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와 1:1 컨설팅을 운영한다. 금융센터 업종 특화 전직지원 서비스와 기업 구인 매칭 서비스도 하고 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에게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업교육훈련, 직업상담, 취·창업 연계, 취업 후 사후관리, 경력단절 예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령자인재은행 고용노동부가 만 50세 이상 을 위해 42개의 비영리법인 혹은 공익단체를 지정해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 구인•구직 등록, 직업지도, 취업 알선, 재취업 상담, 직무능력 향상교육 등을 제공한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60세 이상 고령자 구인을 희망하거나 경로당 노인 인력 활용을 위한 공동 작업장을 희망하는 기업과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를 연결한다. 총 68개 직종의 일자리를 알선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지금까지 3만여 명의 훈련생을 배출했다. 취업과 사회활동 지원, 재취업, 실전 인턴십 등을 통해 60세 이상의 취업을 전문적으로 돕는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는 각 지역별로 시니어클럽이 있으며, 노인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서 노인이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장년 새출발 카운슬링 사업 1000명 미만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만 45세 이상 재직자 대상 재취업 상담 서비스다. 특수 형태 근로자나 프리랜서인 중장년도 참여할 수 있다. 직업훈련포털 홈페이지에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하면 된다. 창업을 원한다면 창업에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무료 온라인 창업교육 포털. 예비창업, 창업초기, 창업성장, 재도전 등 단계별로 구성돼 있다. 로그인하지 않아도 수강할 수 있다. 혁신창업스쿨 창업진흥원에서 혁신적인 기술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주고, 실무 등의 체계적인 교육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모두 무료다. 중장년기술창업센터 40대 이상 (예비)창업자를 위한 창업 보육공간이다. 중장년 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창업교육, 네크워킹 공간을 제공해 생태계 활성화 지원, 멘토링 및 사업화 연계 지원 등의 보육지원을 제공한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예비창업자들이 창업 성공에 이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교육 공간 ‘꿈이룸’을 운영하며, 비점포형 창업 체험 공간으로 ‘드림스퀘어’를 운영한다. 예비창업패키지 창업진흥원이 7개월 동안 예비창업자의 사업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제 창업 전 사업하려는 아이템을 제작해 주위 반응을 확인해볼 수 있다. 2020년부터 중장년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Q-net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데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 꼭 봐야 할 홈페이지다. 자격증과 국가기술자격, 국가전문자격 등 정부 산하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증의 자세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중장년워크넷 고용노동부에서 50대 이상 중장년 구직자를 위해 운영하는 맞춤형 일자리 사이트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생애경력 설계 서비스, 전직지원 서비스, 신중년경력형 일자리사업 등을 운영한다. 채용 정보와 취업 뉴스 등 동향을 파악하기도 좋다.
- 2023-01-0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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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해 사망·노인일자리 축소… 중장년 분야 2022년 10대 뉴스
- 2022년도 역시 다사다난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고, 국민MC 송해도 세상을 떠났다. 10월 29일에는 비극적인 이태원 참사도 있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는 연말을 맞아 중장년 관련 2022년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공식 취임했다. 1960년생인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출신의 첫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썼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대통령실 이전 논란, 이태원 참사 등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4개 여론조사기관 공동 NBS(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잘하고 있다’(매우+잘함)라는 긍정적 평가는 34%를 차지했다. ‘잘못하고 있다’(매우+못함)라는 부정적 평가는 56%였다. 특히 60대(52% 대 44%), 70대 이상(61% 대 26%)에서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중장년층의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확인케 했다. ◇노인 일자리 축소 논란 정부는 2004년부터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을 시행, 만 60세 이상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 2023년도 예산안이 공개됐는데, 노인 일자리 수는 올해 84만 5000개보다 2만 3000개 줄은 82만 2000개였다. 그중에서도 정부는 공공형 일자리를 올해 60만 8000개에서 내년 54만 7000개로 6만 1000개로 대폭 축소했다. 공공형 일자리 참여자는 기초연금을 받는 저소득층 노인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정부의 정책은 노인빈곤율 심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정부는 노인 일자리가 축소된 것이 아니라는 견해다. 공공형 일자리는 줄였지만,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는 3만 8000개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송해 별세 “전국노래자랑!” 일요일 아침마다 들리던 송해의 힘찬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국민 MC’ 송해가 지난 6월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백세 인생의 아이콘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 송해의 사망은 대한민국에 슬픔을 안겼다. 송해는 1988년부터 34년간 KBS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았다. 국내 최장수 MC를 넘어 지난 4월 ‘최고령 TV 음악 경연 진행자’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송해의 후임으로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유독 슬픈 소식이 많았다. KBS ‘가족오락관’을 25년간 진행한 또 다른 ‘국민 MC’ 허참과 ‘원조 월드 스타’ 배우 강수연도 세상을 떠났다. 해외의 유명인들도 세상을 떠나 별이 되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9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피살 사건으로 세상을 떠났다. ◇부동산 시장 급락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급등하던 부동산이 꺾였다. 올해 들어서만 부동산 가격이 10% 이상 급락했다. 과거 부동산 침체기와 달리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서울 강남 아파트에 대한 수요마저 줄었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전세 가격 10% 하락 시 4만 가구가, 40% 급락 시 13만 가구가 보증금을 돌려받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부동산 규제 정책을 마련했다. 8·12%로 설정된 다주택자 대상 취득세 중과세율은 4·6%로 완화한다. 내년 5월까지 한시 유예 중인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조치는 일단 1년 연장한 후 근본적인 개편 방안을 찾기로 했다. ◇고독사 증가 한국의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고독사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더욱이 고독사 10명 중 5명은 50· 60대의 중년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보건복지부는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실태를 조사한 것이다. 고독사 사망자는 지난해 3378명으로 2017년 2412명보다 40.0% 증가했다. 노년층보다 50·60대 중장년층 남성의 고독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가 1001명(29.6%)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981건(29.0%)으로 뒤를 이었다. 50·60대 중장년층이 60% 가까이(58.6%) 차지한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전체 사망자는 고연령층일수록 많지만 고독사는 50대~6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50대 남성은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익숙지 못하며 실직·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희망퇴직 시작 금리 인상으로 올해 큰 실적을 거둔 시중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적극적인 감원에 나섰다. 최대 5억 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내년 초까지 약 2000명의 은행원이 짐을 쌀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은행은 한 번 들어가면 정년까지 다닌다는 이른바 ‘철밥통’ 직장으로 여겨졌다. 디지털 전환 바람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앱 비대면 서비스 이용객이 늘면서 인력 효율화를 노려야 하는 은행의 상황과 핀테크 기업 등 인터넷 은행으로 이직하고 싶어하는 은행원들의 바람이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상은 은행권에 국한된 것은 아니어서, 2023년에는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9월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황동혁 감독), 남우주연상(이정재)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했다. 비영어권 작품이 시상식에 후보로 오른 것도 상을 받은 것도 모두 최초였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 문화의 새 역사를 썼다. 우리의 전통 놀이문화가 외국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K-컬처의 위상이 더욱 드높아졌다. ◇ 이태원 10·29 참사 지난 10월 29일 이태원에서는 악몽 같은 참사가 발생했다. 핼러윈을 즐기기 위한 엄청난 인파가 몰렸지만,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 총 158명이 사망했고, 196명이 부상을 입었다. 희생자 대부분이 2~30대 젊은이들로, 어린 자녀를 둔 중장년들을 더욱 비통케 만들었다. 10·29 참사는 정부가 이전과는 다른 대응 태도를 보이면서, 영정 없는 분향소, 뒤집힌 근조 리본, 희생자 표현 사용 금지, 마약 부검 등 다양한 논란을 낳기도 했다. 희생자의 이름과 영정이 공개된 합동 분향소는 참사 후 한 달이 넘은 지난 14일에야 차려졌다. 현재는 분향소 설치를 반대하는 일부 보수단체 항의의 대상이 되면서 조롱과 멸시가 도를 넘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누리호 발사 성공 올해 우리나라는 7대 우주 강국으로 우뚝섰다. 지난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에 성공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도 8월 5일 발사에 성공, 달 궤도에 안착했다. 누리호 프로젝트는 2010년 3월 시작돼 2022년 6월 발사에 성공하기까지 장장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총예산 1조 9572억 원이 투입됐다. 누리호의 성공 뒤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250명의 피, 땀, 눈물이 서린 노력이 있었다. 성공의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기주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체계팀장은 “2002년 나로호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우주연구원이 되었고, 벌써 20년이 지났다. 나로호, 누리호 발사체 개발을 하면서 연구·개발하는 모든 것이 우리나라 우주 개척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 자긍심으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다”면서 감격의 소감을 본지에 전한 바 있다. ◇월드컵 16강 진출 ‘2022 월드컵’에 대한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친 국민을 위로해줬다. 이번 월드컵은 카타르에서 열려 경기가 늦은 밤 또는 새벽에 진행됐지만 많은 국민은 경기를 시청하면서 대한민국을 응원했다. 이번 월드컵에 대한 열기는 2002년 월드컵에 비교할만하다. 그때의 추억을 안은 중장년층은 특히 열광했다.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한국은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축구 강국을 이기고 얻은 성과로 대한민국의 저력을 입증했다.
- 2022-12-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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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놓지 못하는 부동산, 노인 빈곤 족쇄일까 열쇠일까
- 노인의 삶을 수치화한 통계자료가 발표될 때면 우리나라 노인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된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돈이 없어 우울하기 짝이 없는 여생을 보내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노인이 서러운 삶을 산다고 결론짓기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젊은 세대는 내 집 마련을 꿈도 못 꾼다는데 노인은 자가에서 거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노인은 과연 빈곤한가, 부유한가? ‘부동산 불패 신화’의 주역, 60세 이상 노인은 여전히 노후 대비용 자산으로 부동산을 가장 선호한다. ‘202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자산 중 80.9%가 부동산이었으며, 저축은 13.8%에 불과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도 낮은 비율을 보였다. 또한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2020년 기준 고령 가구가 보유한 주택에서 거주하는 비율(자가점유율)은 75.4%로, 다른 가구 형태에 비해 유독 높다. 부동산 가진 노인은 부유하다? 그러나 ‘노인은 부동산을 가졌으니 부유하다’는 판단은 섣부르다.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아니라 부동산에 묶여 있고, 사회안전망이 부족하다고 인식해 실제로 노인들 역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65~74세 노인 1000명을 재산 규모별로 ‘1500만 원 미만’부터 ‘10억 원 이상’까지 6개 집단으로 나눠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노인들이 느끼는 사회적 불안은 5억~10억 원 미만 집단으로 갈수록 줄어들다가 10억 원 이상 집단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정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윤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돈을 더 벌고 재산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불안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라며 “재산 중에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비상시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곧 노인이 될 4050세대까지 시야를 확장시키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2020 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4050세대의 실물자산 90% 이상이 부동산에 몰려 있다. 이들의 노후 자금 유동성에 제약이 생겨 노인 빈곤을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미 불붙은 노인 빈곤 문제에 부채질하지 않기 위해서는, 4050세대가 나이 들기 전 공적연금과 더불어 부동산 같은 자산을 유동화(현금화)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함을 시사한다. 간혹 집을 팔고 집값이 비교적 싼 지방으로 이사하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83.8%가 건강할 때 현재 집에서 거주하기를 원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5%가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을 정도. 집이 노인에게 거주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거주하던 집을 팔아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리나라 노인이 가장 빈곤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하 빈곤율)은 40.4%다. 빈곤율은 소득이 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2020년 기준 66세 이상 인구의 균등화 중위소득(처분가능소득 기준)은 1809만 원이다. 이보다 소득이 적은 노인이 열 명 중 네 명이라는 뜻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높은 빈곤율의 원인으로는 △부동산 자산을 고려하지 않은 빈곤율 산출 방식 △공적연금의 미성숙 등에 따른 불충분한 노후 준비 △가구 분화(자녀 분가, 황혼 이혼 등) 등이 있다. 소득만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노인 빈곤율 계산법은 줄곧 문제로 지적돼왔다. 노인 빈곤율을 지나치게 높아 보이도록 왜곡해, 실제로는 빈곤하지 않은 고령층을 빈곤층에 포함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센터장은 “경우에 따라 집이나 자동차 등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뒤 실제 월소득과 합산해 계산하는 소득인정액 등을 현금화한다면 더 정확하게 빈곤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성숙한 공적연금 역시 노인 빈곤율을 높이는 주범 취급을 받는다. 공적연금이 일찍이 도입돼 운영된 선진국의 경우 연금 가입자 수가 많고, 가입 시기가 길다. 그만큼 연금에 기여하는 금액이 커서 추후 수령하는 연금소득이 충분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된 지 23년밖에 지나지 않아 상대적으로 미성숙할 수밖에 없다. 강 센터장은 “만족할 만큼의 연금소득을 수령하려면 가입 기간이 30~40년은 돼야 한다”라며 “우리나라는 공적연금 도입이 늦어 선진국에 비해 가입 기간이 짧고, 사각지대 문제 등으로 충분한 가입이 이뤄지지 않아 연금소득이 불충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녀 분가나 황혼 이혼 등 사회적 인식, 문화의 변화로 인한 가구 분화도 빈곤율에 영향을 미친다. 보험연구원 ‘가구 분화에 따른 노인 빈곤과 시사점’ 연구에 따르면 노인과 자녀 세대로 구성된 가구의 월 소득은 407만 원이나, 자녀 세대가 분가하고 나면 월 87만 원까지 떨어진다. 황혼 이혼의 경우 노인 빈곤에 직면할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게다가 그나마 모아둔 노후 자금으로는 자녀의 교육비나 결혼비 등을 충당한다. 조기 퇴직 후 받는 퇴직급여나 공적연금으로는 버거운 수준이다. 이른 시기에 분가가 이뤄지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중장년들이 노후 준비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가구 분화는 70세 이후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빈곤의 늪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져만 간다. 주택연금·주거복지, 빈곤 해결 열쇠 되나 노후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선 개인연금에 세제 혜택을 주거나, 양질의 노인 일자리 확보 등 사회적 측면에서 노후 소득 원천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높은 주택 보유율과 선호 탓에, 부동산이 노후 빈곤의 단기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이 제기됐다. 지난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노후 소득 형성을 위한 조세지원정책’ 보고서는 주택연금을 노후 빈곤의 해법으로 제시한다. 주택연금은 개인연금에 비해 연금 수령까지의 시간이 훨씬 짧으며, 개인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빈곤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공시가격 3억 원 주택을 소유한 60세 주택연금 가입자가 평생 수급할 월 연금액은 63만 6940원, 연간 764만 원이다. 연간 300만 원씩 20년을 기여한 뒤 10년간 수령할 연간 개인연금 소득 744만 원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 역모기지 제도(주택연금·농지연금)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두 연금제도 가입자를 합쳐도 65세 이상 대상자 중 2~3%만이 가입한 상황.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 국민연금 제도 미비 등을 이유로 연금 가입을 하지 않은 노인, 소득은 낮지만 자가를 보유한 노인 같은 ‘빈곤의 차상위층’을 대상으로 주택연금 가입을 지원하면 현재의 노인 빈곤 상황을 비교적 빠르게 비용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택연금은 어디까지나 주택을 보유한 이들만 활용 가능한 제도다. 주택을 보유하지 못한 노인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절대적 빈곤층의 문제는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주보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거복지가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 방식인 월세를 지원하는 것 외에 공공임대주택과 같은 임대주택, 고령자복지주택, 복지·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원주택을 예로 들 수 있다. 주 부연구위원은 “이미 알려진 미국과 일본의 ‘노인 그룹홈’처럼 노인이 살던 지역을 최대한 벗어나지 않고, 같은 지역 내에 거주할 수 있게 하면서 노인이 지역사회와 최대한 분리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삶의 터전을 벗어나 새로운 주거 시설로 이주하는 것을 노인이 원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 현 노인 주거복지 정책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이 보다 보편화된 미국에서는 저소득 노인을 위해 ‘서비스 연계 주택’이라는 대안적 주거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공통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입주 노인의 독립성·자율성이 보장되도록 1인 1실을 지원하며, 서비스 코디네이터를 통해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를 연계한다. 주택 자체적으로도 공동 식사 및 건강 증진, 사회적 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노인에게 경제적 빈곤뿐 아니라 마음 빈곤까지 아우를 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자명해 보인다.
- 2022-12-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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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 문제 해법은?… ‘귀한 아이’ 고령자가 함께 돌봐야
- 독일 청소년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독일 어린이의 약 40%는 평균 4명 이상의 조부모에게 돌봄을 받고 있다. 이는 생물학적 조부모와 사회적 조부모를 모두 포함한 숫자다. 한국의 경우 ‘할머니가 아이를 돌본다’고 하면 혈연관계를 떠올린다. 당연시하는 이 관계가 현재 황혼육아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육아 돌봄 공백 시 가족 내, 특히 조부모에게 도움을 청하는 구조가 만연해진 것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70년 유소년(0~14세) 인구는 7.5%, 고령인구(65세 이상)은 46.4%에 이른다. 아이가 1명일 때, 노인은 6명이 넘는 상황. 생물학적 조부모 최대 4명을 제외하고도 2명의 노인이 사회적 조부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론적으로 적은 수의 아이를 많은 수의 노인이 돌본다면, 특정인에게 가중되던 황혼육아 부담은 줄어들 것이다. 물론 현실화하기엔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지난달 본지는 독일과 영국 현지 조부모의 손주 돌봄 실태와 지원책을 보도했다. 한국과의 가장 극명한 차이는 ‘황혼육아의 자율성’이었다. 의무가 아닌 선택에 의한 조부모 육아가 가능하려면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또 해외 사례와 비교할 때 한국 황혼육아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외 정책 접목? 한국에서는 ‘그림의 떡’ 먼저 독일의 ‘조부모 육아휴직’을 살펴보자. 대상자 조건은 부모가 미성년자거나 직업훈련 중인 경우, 동시에 조부모가 손주와 한집에 살면서 유급 노동을 하는 상황이다. 육아휴직 제도 내의 세부 항목으로, 독일 내에서도 기준이 까다롭고 현실적인 수요가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사회 분위기나 직장 문화로 인해 육아휴직을 온전히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독일 사례에 착안해, 일부 부모에게 유명무실한 육아휴직을 차라리 조부모가 이용하면 어떨까?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국무총리 산하) 기획조정본부장은 “부모에겐 유리하지만 조부모에겐 불리해 보인다”며 “대체로 황혼육아 당사자는 할머니다. 현실적으로 60대 전후 정규직 여성이 드물다. 곧 은퇴할 이에게 육아휴직 기간을 보장해주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부모(자녀) 입장에서는 정상 근무하며 급여도 모두 받고 자녀 돌봄도 해결할 수 있으니 확실히 혜택이다. 한편으로 육아휴직에 대해 선택권을 주는 차원에서는 괜찮다. 다만 여기서 조부모가 취할 이득이 없다. 자신의 급여도 줄고, 직장에서 눈치도 봐야 하고, 힘든 육아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백선희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 회장(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조부모의 육아휴직이 가능해진다면 자칫 황혼육아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육아휴직 제도는 (기간이나 수당 등) 형식적으로는 잘 되어 있을지 몰라도 남성의 참여율이 저조하고, 일하는 여성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조부모 육아휴직이라는 선택권이 생긴다면 남성의 육아참여가 증가하지 못하고 여성(엄마)의 육아 부담이 다른 여성(할머니)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혼육아 기간을 연금 혜택으로 주는 영국의 정책에 대해 이 본부장은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손주 육아가 복병이 되지 않으려면 육아 정책과 노인 복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연금 혜택 등 탄탄한 복지로 경제적 기반이 안정된 노인이라면 황혼육아를 보람과 기쁨으로 여길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빈곤하고 불안한 상황이라면 현실적으로 손주 돌보는 일이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영국 노인의 황혼육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복지 수준에 기인했다고 본다.” 수당은 임시방편, 공보육 신뢰가 근본 영국과 독일의 경우 연금이나 세금 혜택 등으로 조부모 육아를 지원하지만, 직접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정책은 없다. 한국 역시 서울시(2023년 예정)와 서초구, 광주광역시 등 일부 시·구 단위에서만 조부모 수당 지급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사회적으로 조부모 육아의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수당 정책 마련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백 회장은 “조부모 수당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조부모를 위한 혜택으로 보이지만, 자칫 ‘수당도 주는데 할머니가 손주를 봐야지’라는 식으로 황혼육아에 당위와 책임을 부여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까지 조부모 수당이 도입되지 않은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 또한 “수당 지급은 가장 일차원적이고 손쉬운 해결 방법”이라며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아직 조부모 수당에 대해 완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내년부터 시행하는 서울시의 조부모 돌봄 수당 정책이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조부모의 육아 참여를 사회가 인정하고, 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의미에서는 일시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이 조부모에게 육아가 전담되는 기재로 변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두 전문가는 황혼육아는 ‘책임’이 아닌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기적으로 강도 높은 육아보다는 일시적이고 부담 없는 육아가 바람직하다고. 자발적이면서 즐거운 손주 돌봄이 늘어난다면 자연스레 조부모 관련 정책은 필요성을 잃게 될 것이다. 개인이 선택적으로 어려움 없이 하는 일에 정부가 보상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이런 구조를 만들려면 조부모의 육아 시간은 단축하고, 공보육 돌봄 시간이 늘어야 한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공보육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백 회장은 “보육시설이 양적으로 증가했지만 질적으로는 아직 미흡하다. 아동학대 문제 등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부모들은 ‘믿고 맡길 어린이집’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결국 자녀가 어릴수록 믿을 수 있는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신뢰할 만한 우수한 보육시설이 주변에 있다면, 조부모에게 육아를 부탁하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이들을 위한 노인의 사회적 일자리 참여 영국의 경우 돌봄 공백이 발생했을 때 내니(유모) 또는 베이비시터를 통해 해결하는 양육자가 많았다. 독일에는 ‘랜드 그랜드’ 등 대안 조부모 찾기 플랫폼도 나타나는 추세다. 이 본부장은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사회 구성원에게 아이를 믿고 맡긴다는 점이 한국 사회와 크게 다르다. 보육기관과 더불어 지역민 간에 신뢰가 형성돼야 결국 사회적 돌봄이 가능하다”며 “누구든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주어져야 육아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너나 할 것 없이 바쁘고 힘들다. 사회 구성원의 여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육아 문화는 크게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의 육아 문화는 여성의 육아 참여도가 높은 현실을 말한다. 엄마에게 주어지는 의무를 덜기 위해 할머니가 해결사로 나서는, 가족 내 또 다른 여성에게 육아가 전가되는 부분이 문제로 지적된다. 두 전문가는 가족 내 돌봄 해결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한다. 즉 지역사회 또한 육아를 함께 책임져야 바람직하다는 것. 독일에서는 지역마다 마더센터를 두고 3대를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 돌봄 문제와 독거노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며 사회적 돌봄의 좋은 예로 떠오른다. 백 회장은 이러한 독일 사례에 착안해 육아를 접목한 노년기 사회적 일자리 참여와 자원봉사 활동을 제안했다. “기관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구연동화를 한다거나, 전통놀이를 가르치는 등 지역사회 돌봄에 일조하면서 보람을 찾는 활동이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고학력자에 재능 있는 시니어도 많다.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활동을 개발해보면 좋겠다. 이미 영유아 돌봄과 관련된 노년기 사회적 일자리들도 개발돼 시행하고 있다. 이제는 가족이 돌봄의 책임을 모두 지는 형태가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돌보는 사회가 돼야 한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조부모 육아참여가 아닌 ‘사회적 돌봄’을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2022-11-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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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부동산 30% “고령자 입주 거절” 난민화 가속
- 일본의 노인들이 살 곳을 찾아 전전하는 ‘주택 난민’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에게 집을 임대했다가 고독사하면 사후 처리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로 부동산들이 노인 입주를 거절하기 때문이다. 본지가 지난 9월 ‘日 고령자, 갈 곳 없어 ‘사고물건’ 찾아 전전’ 제하의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갈 곳 없는 노인들은 ‘사고물건’이 된 주택으로 결국 돌고 돌며 '주택 난민'이 되고 있다. 노인 입주 거절하는 부동산 65세 이상 회원의 방 찾기를 전문으로 지원하는 ‘R65부동산’은 전국 부동산을 대상으로 ‘65세 이상 고령자용 임대에 관한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R65부동산은 “고령화율이 높은 일본에서는 고독사로 인한 ‘사고물건’ 증가 우려가 있어 65세 이상의 25%가 임대 주택 입주 거절을 당한 경험이 있다”면서 “주택 난민이 되는 고령자가 증가할 우려가 있어 ‘고령자용 임대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조사 배경을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의 25.7%가 ‘고령자가 입주 가능한 임대 주택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응답 부동산의 28.9%는 관리하는 부동산 중 고령자가 입주 가능한 주택은 ‘20%미만’이라고 답했다. 또한 28.3%는 ‘최근 1년간 나이를 이유로 고령자 입주를 거절한 적 있다’고 답했다. 36%는 ‘거절한 적은 없지만, 불안하다’고 했다. 고령자가 입주한 뒤 불편함을 겪었다고 응답한 부동산은 57.3%였다. 이유로는 1위가 ‘고독사에 의한 사고물건화’(56.25%), 2위가 ‘집세 체납’(42.6%), 3위가 ‘사후처리’(37.5%) 순이었다.(복수응답) R65부동산은 보유한 매물 수가 많은 부동산일수록 공실률을 줄이기 위해 임대에 조금 더 관대한 응답률을 보였지만, 매물이 적은 부동산일수록 나이를 이유로 입주를 거절하거나 고령자 입주는 불안하다는 반응이었다고 분석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해야 R65부동산은 고령자를 입주하지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사고물건’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물건’은 자살이나 살인 등이 일어나 심리적 하자가 있는 주택을 말한다. 사망 이유가 ‘자연사’라면 심리적 하자에 해당하지 않아 원칙적으로는 사고물건이라 할 수 없지만 많은 이들이 ‘노인의 고독사=사고물건’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에 2021년 10월 국토교통성은 ‘택지건물거래업자에 의한 사람의 죽음의 고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고독사 우려로 인해 고령자가 집을 구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본래 부동산 관리업자는 집과 관련한 죽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매입자나 차주에게 이를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자연사 또는 일상생활에서 생긴 불의의 죽음, △자연사 등 이외의 사망이 발생하고 3년을 경과한 물건 △통상 사용하지 않는 집합주택의 공용부분에서 자연사 등 이외의 사망 세 가지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했다. 다만 자연사했더라도 오랜 기간 방치되어 특수 청소 등이 필요한 경우라면 알릴 의무가 있다. 즉 문제는 ‘연고 없는 노인이 사망 후 오랜 기간 발견되지 않은 경우’에 발생한다. R65부동산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사고물건의 정의를 명확화한 것을 참고해야 한다”면서 “고독사로 방치되지 않도록 ‘지켜보기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사후 처리의 경우 사무위임 계약 약정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집세 체납의 경우 치매로 인한 인지능력 저하인 경우가 있으므로 치매라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고령자가 입주 가능한 임대 물건이 늘어나 좋아하는 장소에서 살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2022-11-22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