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착취는 선진국형 사회문제 중 하나다. 고령자가 많고 연금 제도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더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금융착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 사실을 숨기거나 자신이 금융착취를 당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노인 파산으로 이끄는 금융착취에 대해 알아봤다.
#사례1 기초생활수급비로 살아가고 있는 70대 A씨는 몸이 불편해지면서 은행 방문이 어려워졌다. 그러자 아들 B씨는 통장 관리와 현금 인출을 돕겠다고 나섰다. 어느 날 자동이체 등록을 해둔 공과금이 연체됐다는 고지서가 날아왔다. 당황한 A씨는 곧장 은행으로 달려갔다. 그의 기초생활수급비는 매달 아들 B씨의 통장으로 자동이체되고 있었다.
#사례2 무릎 수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진 80대 C씨는 혼자 살고 있어 간병인 서비스를 신청했다. 딸처럼 어려운 일도 마다 않고 정성껏 자신을 돌봐주는 간병인 D씨가 고맙고 신뢰감이 높아지자, C씨는 장보기, 생활비 관리, 금융기관 방문 등을 맡겼다. 자연스럽게 통장과 인감을 맡겼는데, 어느 날 C씨의 자녀는 C씨의 통장 잔고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간병인 D씨가 전 재산을 가져간 것. 하지만 D씨는 “허락을 받고 정당하게 쓴 돈”이라며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선진국에서는 노인 금융착취에 대해 사회적·개인적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금융착취에 대한 조사나 대응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포괄적으로 경제적 학대에 대한 조사만 이뤄지고 있다. 경제적 학대는 가까운 사람을 사칭해 재산을 빼앗는 것, 보이스피싱, 강제적인 방문판매나 텔레마케팅 등 매우 넓은 범위를 아우른다.
금융착취는 노인의 재산과 권리를 빼앗는 행위를 말한다. 가족·지인 등 다른 사람이 당사자의 허락 없이 의도적으로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행위다. 그리고 이것이 직접적으로 당사자에게 금전적 손해를 끼치는 상황을 일컫는다.
금융착취는 신뢰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부모 재산은 내 재산’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고, 부모 역시 자녀와의 경제적 독립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를 책임지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금융착취가 벌어지고 있다는 인식조차 갖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가해자가 가족인 경우에는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849만 명 중 약 2만 5000명이 ‘경제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지만 그중 신고를 한 사람은 431명에 불과하다. 또한 가해자는 아들(60.4%), 딸(10.8%), 배우자(9.4%), 가족이 아닌 타인(5.8%)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80대에서 가장 많은 금융착취가 발생했으며, 돈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이뤄졌다.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고령층의 경우 질병 등으로 신체적・정신적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고 금융거래 관련 정보 습득이 어려워 가족·지인·간병인 등에 의한 금융착취에 노출되기 쉽다”면서 “금융착취는 새로운 장수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사례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착취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본인 허락 없이 임금, 연금, 임대료, 재산 등을 가로챈 경우 △본인 허락 없이 저축, 주식 등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사용한 경우 △본인 허락 없이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해 사용한 경우 △본인 허락 없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빌린 돈을 갚지 않은 경우다.
오영환 사무총장은 금융착취로부터 고령층을 보호하려면 고령자 스스로 방어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금융착취 예방 교육을 받아야겠지만, 금융회사의 주체적인 보호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노인학대’ 중 하나로 ‘경제적 학대’를 정의하고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복지 영역에서 이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갑작스럽거나 비정상적인 예금 출금, 이체, ATM을 통한 반복적인 예금 출금, 관계가 없는 해외 수취인과의 자금이체·송금, 가족·친인척·간병인 등의 노인 고객을 대리한 금융 거래는 전형적인 금융착취 모습”이라면서 “이를 파악하고 조치할 수 있는 곳은 금융기관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수입이 줄어들고 생활비를 절약하는 노인의 경제활동은 지출 현황이 대부분 일정한 편이다. 평소 동네 슈퍼마켓이나 약국에서 지출되던 것이 어느 날 자동차나 명품 가방 구매로 이어진다면 갑작스럽게 다른 소비 형태를 띤 셈이다. 오 사무총장은 금융기관에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면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보호자에게 알릴 수 있어 금융착취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금융착취에 관한 모니터링 시스템, 상담 혹은 신고 창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오 사무총장은 “고령층의 금융 생활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금융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금융착취에 대한 금융기관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짚으면서 고령층뿐 아니라 금융기관 직원에게도 금융착취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착취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기 전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착취는 주로 가족・지인 등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에 추후 이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돈을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미리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아무리 믿을 만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통장이나 도장을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넘겨주면 안 된다. 만약 부득이하게 통장 관리를 타인에게 맡겨야 한다면 사용 내역을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이 나빠져 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해야 하는 경우에는 각종 대금이 자동이체되도록 설정해두자.
또한 금융권에서 보이스피싱 등을 막기 위해 일정 금액을 설정하고 그 이상 인출 시 거래를 정지하는 서비스나, 사전 등록 보호자에게 통보하는 통장 관리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
돈을 빌려준다면 반드시 빌려준 금액, 빌려간 사람 이름, 빌려준 날짜를 기록해둬야 한다. 특히 가족 사이에서 생활고를 이유로 휴대폰 요금이나 자동차 할부금을 갚아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돈을 자의로 준 것인지 타의로 빼앗긴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록을 남겨두는 게 도움이 된다.
재산에 관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공증인이나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문서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면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한 뒤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금융착취가 발생했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초기에 대처하도록 하자.
“노후에 얼마가 있으면 될까요?”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는 이 질문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현금흐름 세계에서 가장 불확실한 건 ‘내가 몇 살까지 살지 모른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평균 은퇴 나이 50세, 국민연금 수령 나이 약 65세, 은퇴 후 1년 내 정규직 재취업률 9%, 기대수명 83세, 노인 빈곤율 OECD 1위. 노후를 두렵게 하는 숫자들이다. 부모 부양에, 나의 노후 대비에, 자녀 부양까지 어깨가 무거운 중장년에게 100세 시대란 불안에 가깝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숫자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물론 노후를 위한 현금흐름 만드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
우물과 곳간, 무엇이 우선인가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살기 위해서는 ‘OO억 원’이라는 곳간 자산을 마련해 평생을 꺼내 쓰는 게 유리한지, 죽을 때까지 퍼 올릴 현금 우물을 만드는 게 유리한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좋은 건 곳간과 우물 자산을 둘 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둘의 균형이 맞으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우리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정말 우리가 100세까지 살아야 한다면, 은퇴 후 50년의 생을 한 바퀴 더 돌아야 한다. 그렇다면 죽을 때까지 마르지 않는 우물이 꼭 있어야 한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우물형 자산이 노후 준비에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우물 자산은 국민연금, 주택연금, 연금보험 등으로 종신 형태의 연금 자산이다. 김 상무는 “곳간 자산은 ‘곳간이 먼저 비느냐, 내가 먼저 죽느냐’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자산관리에서는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연금 자산은 처분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형태다. 또 자산을 다 쓰기 전에 내가 먼저 죽으면 어떡하나 걱정한다. 김 상무는 부동산에 돈이 묶이는 건 괜찮지만 우물에 자산이 묶이는 것을 걱정하는 건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을 깔고 앉은 노후는 자린고비 같은 삶일 수 있다.
다만 우물을 어떻게 만들지는 계획과 설계가 필요하다. 김동엽 상무는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가진 자산이라는 건 부득이한 경우에도 계속 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우물을 얼마나 깊게 팔지, 폭은 어떻게 할지는 본인의 상황에 맞게 계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물을 너무 깊게 파면 현재 자금이 너무 많이 묶이고, 너무 얕게 파면 노후에 자금이 먼저 고갈될 수 있다. 이 우물의 자산을 평생 죽을 때까지 쓸 것인지, 기간을 정해두고 쓸 것인지도 중요한 전략이다. 김 상무는 “자산을 적립하고 쌓아가는 과정에서는 덩어리 자산, 즉 곳간을 채우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도 “은퇴 후 곳간의 자산을 얼마나, 어떻게 우물 자산으로 전환할 것인지는 추후에 고민해봐야 하는 지점”이라고 짚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우리는 생각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노후 설계를 할 때 평균 수명이 아니라 20% 생존확률 연령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존확률 연령에 따르면 1980년생 기준 다섯 명 중 한 명은 평균 101세까지 산다. 강 대표는 “52세에 은퇴해 평균 수명인 83세까지 산다고 해도 31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자산의 90%가 현금 유동성이 없는 부동산이고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도 65세 이상 인구에서 절반뿐”이라면서 “수입이 있는 일이든, 취미든, 사회공헌이든 평생 현역으로 살아갈 마음을 가지고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노후에 어떤 삶을 살 것이며 적정 생활비는 얼마일까?’에서 시작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전문가에게 묻지만 답은 자신에게 있다. 전문가들은 다가올 노후를 겁낼 필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부터 포기하지 않고 하나씩 만들어가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된다는 조언이다.
은퇴 후가 걱정되긴 하는데, 노후자산 관리를 해야 한다고 듣긴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잘 왔다. 막막한 마음에 자료를 찾아봤지만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어서 덮어버린 경험이 있다면, 역시 번지수 잘 찾았다. 당신을 노후자산 관리로 연착륙시켜줄 ‘가장 쉬운’ 가이드를 시작한다.
“재수 없으면 오래 산다는 말이 있죠? 아니요. 이젠 그냥 오래 삽니다. 장수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예요.”
지난 7월 ‘Age, Age, Age 나이, 세대, 시대’ 강연자로 나선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의 말에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다들 표정이 좋지 않으시네요? 으하하하.” 눈치 빠른 김 교수의 넉살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지만 강연장 내 수백 명의 표정은 금세 심란해졌다.
뒤숭숭한 마음을 달랠 자료를 찾기 쉽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1년 기준 남자 80.6세, 여자 86.6세, 평균 83.6세로 집계됐다. 사망 빈도가 가장 높은 연령을 나타내는 지표인 최빈 사망 연령은 여자 기준 90세를 넘긴 지 이미 3년이 지났다. 여기에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 1위라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낮은 탄식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와, 큰일 났다!”
이때 ‘큰일’이란 요컨대 먹고살 걱정이다. 고도성장의 이면에는 ‘시니어 보릿고개’가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40.4%로 나타났다. 노인 자살률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수년째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50대 이상 퇴직자는 대체로 노후자금 관리를 못 한 채 은퇴를 맞고 있다. 지난 7월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퇴직한 50세 이상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퇴직 전 미리 준비하지 못해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응답자 가운데 37.5%가 재정 관리라고 답했다.
고령화와 저성장, 저금리라는 세 바퀴가 착착 맞물려 돌아가는 불확실성의 시대. ‘스피드와 효율의 민족’ 한국인에게 노후자산 관리란 우선순위에 밀린 그 어딘가에 내팽개쳐져 있다. 그리고 은근한 불안을 안기고 있다.
-STEP 1-
노후자산 점검하기
행동주의 학습이론의 선구자로 불리는 심리학자 스키너는 노년을 ‘낯선 타국’이라 했다. “노년이 슬금슬금 찾아와 무방비 상태인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사실 사람들이 고의적으로 노년이 찾아오는 것을 외면하기 때문일 경우도 많다”고 말이다. 여기서 ‘노년’을 ‘노후자산 관리’로 치환해도 큰 무리는 없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은 “본인의 노후자산 현황을 잘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도 구체적인 방법론의 결여를 현장에서 수없이 목격한 인물이다. “보통 노후가 가시적으로 보여야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많이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잘 모르고 사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은퇴 전문가들은 막막할수록 점검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본 중에 기본은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확인이다. 예상 수령액을 눈으로 보는 것부터(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내 연금 조회’를 해보면 예상 수령액을 알 수 있다) 자산관리는 시작된다. 그다음은 보험이다. 80세 만기 상품에 가입해 있지는 않은지 보장 내역을 살펴야 한다. 십수 년을 납입하고도 보장 못 받는 불상사가 실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늦기 전에 체크해보고 만기 구조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부채 상환 계획도 고민해봐야 한다. 부동산 담보대출이 클수록 더더욱 사전 점검은 필수다. 부채 규모, 대출 금리, 상환 기간 등을 살피고 은퇴 전까지 어떻게 갚아나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노후자산 준비 현황을 전체적으로 살필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이나 금융회사에서 제공하는 노후 진단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손쉽게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김진웅 소장은 주기적으로 이 과정을 반복하라고 조언한다. 건강관리하듯 자산도 계속해서 들여다봐야 나아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대부분 노후자산을 점검하지 않고 사는데, 평소에 신경 써야 합니다. 문제가 없는지, 더 나아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자산구조가 좋아지죠. 연구소에서 조사해보면 실제 그렇습니다. 동일 소득 구간, 동일 연령대에서도 자산을 관리한 사람과 관리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무척 큽니다.”
-STEP 2-
현금흐름으로 노후 설계하기
이쯤 되면 나오는 단골 멘트가 있다. “그래서 얼마면 돼?” 이어질 상황을 유추하기도 어렵지 않다. “7억? 10억? 그런 돈이 어딨어? 당장 먹고살기 바빠 죽겠는데… 아휴, 모르겠다.”
은퇴 전문가들은 ‘노후를 위해 얼마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이런 오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상건 센터장은 핵심을 놓치고 있다고 했다. “노후자산을 규모로 설계하는 방법이 있고 현금흐름으로 설계하는 방법이 있는데, 지금은 현금흐름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게 정설입니다. 핵심은 재산이 얼마 있느냐가 아니거든요. 죽을 때까지 돈이 안 떨어지는 게 핵심이죠.”
100세시대연구소의 ‘THE100 REPORT’에서도 노후자산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4대 노후자산 관리 전략 중 첫 번째가 바로 ‘노후자산의 패러다임을 목돈 중심에서 소득(현금흐름) 중심으로 바꾸자’다.
노후소득의 기본은 연금이다. 노후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연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면 은퇴 기간에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김진웅 소장의 예시는 이렇다. “은퇴하려면 10억 원이 필요하다고들 합니다. 그 10억 원 중 상당 부분은 연금으로 커버됩니다. 국민연금을 예로 들겠습니다. 20년 이상 가입한 사람은 평균 수령 금액이 현재 100만 원 조금 안 되는 수준입니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100만 원으로 어림잡고, 그걸 25년 받는다고 가정하면 3억 원입니다. 10억 원 중에 3억 원은 국민연금으로 커버되는 거예요.”
남은 금액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그리고 배당, 채권, 리츠(부동산투자신탁) 등 인컴형 자산으로 추가 소득을 올려 보완해나가면 된다. 기존 자산을 재조정하는 방법도 있다.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을 활용할 수도 있고, 소일거리를 찾을 수도 있다. 이상건 센터장은 생각해보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고 이야기한다. “적정 은퇴 생활비라는 게 추상적입니다. 그런데 이건 확실합니다. 한번 생각해보는 사람이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여기, 은퇴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놓치는 맹점 하나가 있다. 바로 은퇴 후 지출 감소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 소비가 시간이 흐를수록 눈에 띄게 감소한다고 했다. 10년 단위로 끊어서 보면 50~60%씩 크게 감소하는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설령 10억 원을 목표로 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7억~8억 원으로도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때 3억 원을 국민연금이 해결해주면 3억~4억 원으로 버젓이 살 수 있다. 이만하면 두 번째 단골 멘트가 나올 타이밍이다. “그러니까, 그게 없다고….”
전문가들은 이를 ‘불편한 진실’이라 한다. 실제 우리나라 예비 은퇴자가 확보한 금융자산 수준이 그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김진웅 소장의 말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가구별 금융자산 확보 수준이 1억 1000만~1억 2000만 원밖에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돈이 그래도 3억~4억 원 있으면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계산이 나오는데, 실질적으로는 현저히 부족하다는 거죠.”
김 소장은 비교적 젊을 때부터 자산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라고 말한다. “결국 자산관리는 혜택을 현재 누릴 것이냐, 미래에 누릴 것이냐 하는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노후자산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다면 그때부터는 현재의 나를 위한 축 하나, 노후를 위한 축 하나. 두 축을 가져가야 합니다.”
이상건 센터장은 ‘돈의 크기’에 집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노후자산 관리에서 방점을 자산이 아닌 노후에 찍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가 금융과 재테크 분야 전문가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은근한 울림이 있다. “은퇴 후를 설계하면서 하는 가장 큰 실수는 노후자금을 다다익선으로 보는 겁니다. 돈 버는 게 어디 쉽나요? 쉽지 않습니다. 큰돈이 없더라도 자기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삶의 정체성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소비하고 구입함으로써 자신을 표현하는 시대입니다. 그럴수록 자기 삶의 방식에 대한 심사숙고가 필요합니다. 돈 없는 노후는 비참합니다. 그걸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연금으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야죠. 하지만 무턱대고 돈을 좇으면 위험합니다. 돈만으로 노후가 준비된다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전 세계가 빠르게 고령화 되어가는 가운데, 노인의 평안한 삶을 영위하는 방법 중 하나로 ‘고령친화도시’ 조성이 꼽히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인 고령화와 도시화 추세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가기 위해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GNAFCC) 프로젝트를 2007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WHO에서는 고령친화도시에 대해서 “나이가 드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 도시,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살기 좋은 도시, 평생을 살고 싶은 도시에서 활력 있고 건강한 고령기를 위하여 고령자들이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도시”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 지자체 47개,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가입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회원 인증은 WHO가 정해놓은 8대 영역에 적합해야 받을 수 있다. 8대 영역은 △외부환경과 시설 △교통수단 편의성 △주거환경 안정성 △여가 및 사회활동 △사회참여 및 일자리 △사회적 존중 및 통합 △의사소통 및 정보 △건강 및 지역사회 돌봄이다.
2023년 5월 기준 전 세계 51개국, 1455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대표적인 고령친화도시로 미국 뉴욕, 일본 아키타 시가 꼽힌다. 우리나라는 47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가입된 상태다. 국내에서는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첫 번째로 가입한 서울시가 롤모델로 통한다.
서울시는 고령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일찌감치 고령친화도시 조성에 관심을 뒀다. 2010년 노인 실태·욕구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과제를 개발하고, 노인복지 조례를 제정했다. 또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문가를 비롯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2013년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했다. 서울시의 고령친화도시 핵심 내용은 고령자의 자기결정권이 존중되며, 사회적으로 배제되지 않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2016년에 가입한 부산광역시는 공동체 활성화를 지원하는 도시 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부산시는 프랑스 파리처럼 ‘15분 도시’ 개념을 도입했다. 집에서부터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15분 이내에 출퇴근과 의료 상업 등 일상생활이 모두 가능한 도시를 말한다. 15분 도시와 연계해 노인을 위한 모임 공간 하하(HAHA)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2017년 도 단위 최초로 가입한 제주도는 사람 중심, 상생·통합, 네트워크, 행복 등 4가지를 핵심가치로 하고 있다.
“국가 지원 필요” 의견도
표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지자체의 고령친화도시 비전 대부분은 ‘건강하고 활기찬 100세 도시’이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노인복지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고령친화도시 1기, 2기 계획을 실행한 뒤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하는 절차를 따르고 있다. WHO의 8대 영역이 기준이다 보니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 과정 등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각 도시마다 10~20%의 차별성도 존재한다.
현재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전라북도를 예로 들 수 있다. 전라북도는 식품산업 중심지로서 고령친화식품 육성에 주력한다. 고령친화 은퇴자 체류 도시 모색 계획도 세웠다. 자연환경 자원이 우수하고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해 은퇴자 체류 도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고령친화도시 조성 사업은 지자체별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법률상 마련돼 있지 않아서 예산 등 지원이 어렵다는 지적도 불거졌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연숙 국민의힘 위원은 국가가 고령친화도시를 지정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6월 대표 발의했다.
최연숙 의원은 “세계 주요 도시들이 고령층의 활력 있는 노후생활을 위해 각종 시책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고령친화도시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가 63개에 불과하다”며 “고령화 시대에 국가가 노인 정책을 지방자치단체에만 맡겨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고령인구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반면, 생산가능인구는 지속 감소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불균형은 노동 공급 감소, 취업자 고령화 등 국내 고용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 이니셔티브)는 인구구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중 취업자 고령화 현상에 주목해 ‘부문별 취업자의 연령분포 및 고령화 현황과 시사점: 산업별·지역별 특징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50세 이상을 중심으로 살펴본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산업별로는 저위기술 산업에,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을 제외한 비수도권에 고령 취업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산업별 분석 자료에서 2022년 전체 취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은 고위기술 제조업의 경우 20.2%, 중위기술은 38.7%, 저위기술은 47.6%였다. 세부적으로는 제조업에 속한 산업 중 의류(59.8%), 가죽신발(59.6%), 목재(57.3%) 등의 저위기술 산업에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5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약(15.7%), 전자·컴퓨터·통신기기(18.2%) 등 고위기술 제조업에서는 고령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료를 집필한 김천구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20~30대 인구가 급감하는 인력공급 환경에서 젊은 인력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고위기술 제조업에서 구인난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기준해 보더라도 우리나라 인구 중 20~30대 비중은 2022년 26.3%에서 2050년 15.5%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지역별 분포 자료에서 2022년 기준 취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이 50%를 넘어선 곳은 전남(58.7%), 강원(55.5%), 경북(55.2%), 전북(53.9%), 경남(51.7%) 등 모두 비수도권이었다. 이에 반해 서울(38.5%), 인천(42.6%), 경기(41.7%) 등 수도권과 대전(41.4%), 세종(34.5%) 지역은 50세 이상 취업자 비중이 낮게 나타났다. 고령화 진행 속도 면에서 살펴보면, 지역 중 취업자의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은 강원과 경남이었고, 서울의 경우 지난 10년간 6.8%p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며 타 지역 대비 취업자의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자료 등을 토대로 2050년까지 취업자의 평균 연령 변화를 계산했다. 그 결과 2022년 우리나라 취업자 평균 연령은 약 46.8세이며, 고용률이 2022년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향후 2050년 국내 취업자의 평균 연령은 53.7세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기별로는 2030년 49.0세, 2040년 51.3세 등으로 예측된다. 한편 한국과 OECD국의 인구구조 등을 토대로 비교·분석한 자료를 보면, 2022년 취업자 평균연령 차이는 2022년 4.2세에서 2050년 9.9세까지 벌어진다.
김천구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취업자 평균연령은 2050년 53.7세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OECD국 평균인 43.8세보다 약 9.9세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취업자가 고령화된다는 것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급하는 젊은 인력이 부족해지고, 기업들의 생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정책제언’을 통해 △저출산 대책 효율화 △고령층 생산성 유지 방안 마련 △임금체계 개편 △외국인 전문인력 유입 △지역 특화 미래전략산업 유치와 인력공급 패키지화 등을 제시하며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술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대한상의 SGI 박양수 원장은 “국내 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 주력산업 경쟁력 저하, 지역소멸 등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SGI는 출산율 제고방안, 지역 산업역동성 회복, 혁신인재 공급 관련 연구를 수행하며 국가발전을 위한 통합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모두를 위한 디자인으로 알려지며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말로 하면 ‘보편적 설계’라고 하는데, 이 개념은 교육 분야에도 도입됐다. 바로 ‘보편적 학습 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다. 장애가 있든 없든, 나이가 많든 적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전 생애에 걸친 평생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평생을 특수교육에 몸담아온 이한우(56) 국립특수교육원 원장이 생각하는 모두를 위한 평생교육과도 같다.
보건복지부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의 연령별 장애 분포에서 65세 이상 비율은 49.9%로 절반에 달했다. 2008년(36.1%) 이래 수치가 꾸준히 증가하며, 75세 이상 초고령 장애인의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아울러 40세 이상은 88.1%로, 장애인 10명 중 9명은 중장년임을 알 수 있다. 고령화에 따라 중장년 장애 인구가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고령자는 시력·청력·인지력 등의 감퇴를 겪기에 장애 등록 여부를 떠나 불편을 호소하며, 돌봄과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한다. 역으로 장애 학생 중에서도 이와 유사한 요구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단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장애 학생과 노인을 위한 지원책에는 일치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장애 학생에게 유용한 서비스는 노년층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TV 리모컨만 해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꼭 필요하지만 이젠 다들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도구잖아요. 거동에 문제가 없더라도 직접 TV 모니터의 전원을 누르러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또 휠체어 이동을 위해 계단 대신 경사면을 설치한다고 불편해지는 게 있나요? 그렇게 유니버설 디자인이나 관련 서비스는 모두에게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죠. 혹여 사고로 또는 나이가 들어 장애를 겪게 된다면 나를 위한 것이 될 수 있고요. 통계를 보면 선천적 장애와 후천적 장애 중 후자가 90% 이상입니다. 건강하다고 해서 등한시할 수 없는 거죠. 그런데도 여전히 이러한 지원을 장애인을 위한 혜택처럼 여겨 반대하거나 불필요하게 느끼는 이들이 있습니다.”
장애 학생 위한 콘텐츠, 고령자에도 효과적
올해 2월 교육부는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방안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모두를 위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립특수교육원도 이에 발맞춰 디지털 기반 장애 학생 맞춤형 교육 지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팬데믹 시기에 구축했던 클라우드 기반 장애 학생 원격교육 플랫폼 기능을 개선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화면 확대·대체 텍스트,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실시간 자막,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쉬운 화면 조작, 지적장애 학생을 위한 이용자 인터페이스(UI) 단순화 등을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이한우 원장은 이러한 기술이 노년층을 위한 서비스에도 활용 가능하리라 예상했다.
“최근 북유럽에서는 사회 서비스 패러다임이 ICT 기반으로 급변하면서 복지 기술(Welfare Technology) 개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립자조, 사회적 네트워크, 건강관리 서비스 접근성 등을 아우르는 복지 기술은 장애 학생과 고령층 모두에게 편리하게 활용 가능하죠.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 원에서 개발한 플랫폼 설계 원리가 노년층을 위한 웹사이트 구축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봐요.”
국립특수교육원에서는 이외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 개발 및 보급에 힘쓰고 있다. 무인정보단말기 교육용 콘텐츠도 그중 하나인데, 이 원장은 장애 학생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도움을 받은 자료라고 덧붙였다.
“하루는 햄버거를 사러 갔는데, 주문을 받지 않는 거예요. 봤더니 키오스크(무인 주문 기계)가 있더군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나서 우리 원에서 비대면 무인서비스 확대에 따라 선제적으로 개발했던 장애학생 무인정보단말기 교육용 콘텐츠가 생각났습니다. 나도 한번 같은 콘텐츠로 학습해보기로 했죠. 시니어인 제가 보기에도 어렵지 않게 잘 설명돼 있었어요. 올해는 SK텔레콤에서 협력 사업으로 서울, 경기 특수교육기관에 강사와 무인정보단말기를 제공해 준 덕분에 학생들이 직접 우리 원이 개발한 콘텐츠를 실습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교실에서 PC나 모바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애 학생의 경우에는 실제와 유사한 무인정보단말기로 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니까요. 그런 과정이 우리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봐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이제는 키오스크로 주문하기 자신 있습니다.(웃음)”
일찍이 이 원장은 해당 콘텐츠가 노인층에도 보급할 만한 유용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지난해에는 시니어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강사들을 대상으로 그 효과성을 검증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단다.
“강사분들 반응이 뜨거웠어요. 우리가 개발한 콘텐츠를 꽤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셨죠. 막연히 도움이 되리라 여겼지만, 현실적으로도 활용도 높은 콘텐츠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보시게끔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장애학생 교수학습 지원 사이트 에듀에이블에 공개해 두었습니다.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니 시니어 대상 디지털 교육 등에 널리 쓰였으면 합니다.”
장애 자녀도 언젠가는 자립해야
최근 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가 아이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보도되며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같은 처지인 장애 자녀 부모들은 안쓰러움을 표하며 녹록지 않은 현실을 토로했다. 보통 자녀가 성인이 되면 양육 의무에서 벗어나지만, 이들 부모의 사정은 좀 다르다. 때문에 자신의 노후에 대한 막막함과 더불어 성인기 자녀에 대한 미래도 막연해하곤 한다. 이러한 현실을 잘 아는 이 원장 역시 보탬이 될 만한 지원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아무리 사랑하지만 장애 자녀를 오랜 기간 보살피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최근 성인기 장애 자녀를 둔 중장년 부모를 대상으로 필요한 지원에 대해 조사한 연구 결과, 각 연령대에 필요한 실제적인 정보 제공과 평생교육 프로그램 및 기관 확대 등을 원하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장애가 심한 학생은 학교를 졸업하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학령기에 습득한 기능조차 유지 못하고 퇴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이정표를 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우리 원에서는 ‘온맘’(장애 자녀 부모지원 종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맘 사이트에는 영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장애 자녀의 전 생애에 걸친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다. 그밖에 2018년에는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를 개원해, 장애인 평생교육 사업도 본격 추진 중이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국립특수교육원과 교육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만 19세 이상 장애인 학습자 2550명에게 1인당 35만 원의 ‘장애인 평생교육이용권(바우처)’을 지원하는 사업도 시행한다. 이 원장은 일련의 사업 진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장애 학생의 평생학습을 꿈꾸며, 이를 실현하는 데 디지털 기술이 매개체가 되리라 내다봤다.
“통계를 보면 장애인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0.9%로, 비장애인의 참여율(40%)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게 현실입니다. 장애인에게 평생교육은 학습의 의미를 넘어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통합에 기여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게 하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죠. 그런 가운데 장애인 평생학습 분야에서 ICT 기술이 도움을 줄 부분은 무궁무진합니다. 기존 교육에서의 물리적 제약을 없애주는 것만이 아니라 교수자와 학습자 간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학습자를 위한 챗봇, 지체장애 학습자를 위한 메타버스 아바타 등 ICT 기술은 장애인의 사고와 경험을 확장해줍니다.”
AI 보조교사 등장, 그럼에도 필요한 건
코로나로 인해 디지털 대전환을 맞으며 교육 분야에도 ICT 기술이 빠르게 침투했다. 최근 디지털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 원장은 1990년대 특수교사 시절부터 디지털을 접목한 교육에 관심이 많았단다. 덕분에 2020년 코로나 위기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현장을 지원하는 대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요즘에 코로나 학번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저는 코로나 원장입니다.(웃음) 취임했을 당시 코로나 상황이었던지라 대응과 후속 조치 준비에 온 힘을 다했죠. 코로나 시기 특수학교와 특수학급 학생들은 비장애 학생과 달리 ‘우선 등교’ 대상이었다는 것 아시나요? 방역 업무와 더불어 장애 학생의 배움을 위해 많은 선생님들이 고군분투하셨습니다. 가정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죠. 무엇보다 아이들도 학교에 가려고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나섰잖아요. 다들 애쓰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선생님의 목소리, 학부모의 요구, 학생들의 눈높이를 헤아리며 현장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그렇게 3년이 지나고 보니,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도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모든 특수교육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믿음이 굳건해졌습니다.”
디지털 패러다임 속 이 원장의 ‘특수교육 가족’이라는 표현이 유독 살갑게 느껴졌다. 챗GPT 등의 출현으로 AI 보조교사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교육만큼은 사람 간의 유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 6월 교육부에서는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학생별 맞춤형 수업을 디자인하는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교사가 AI 엔지니어가 되라는 건 아닙니다. 적어도 학생들을 잘 이해하고 가르치는 데 AI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AI는 수업 과정에 최적화된 교수 학습자료를 검색해 학생 수준에 적절하도록 조합하고 반복적인 평가를 대행하는 역할 수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장애 학생의 개별 요구에 정교하게 반응하는 교수 역량은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특수교사만의 고유 전문성입니다. AI가 잘하는 부분은 도움을 받으면서 교사는 개별 요구를 반영한 수업 기획, 학생의 사회성 제고, 정서 관리, 인간적 유대감 형성 등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겠지요. 워낙 빠른 속도로 발전해가기에 단정할 순 없지만, AI 보조교사와 잘 협업할 수 있다면 지금은 불가능했던 교육의 영역도 구현해내는 멋진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수년 전 실버 생활체육에 지각변동이 감지됐다. 곧이어 ‘파크골프가 인기’라는 말이 전국 곳곳에서 들려왔다. 반짝 흥행이 아니었다. 파크골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단계적 일상 회복이 되면서 아예 실버 생활체육 주요 종목으로 부상했다. 인근 공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서. 단지 그뿐일까? 현장에서 들은 파크골프의 진짜 인기 이유는 꽤 흥미롭다.
양평교 초입에 들어서며 걱정이 앞섰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성 장맛비가 예고돼 있었고, 서울도 예외는 아니었다.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었지만, 먹구름과 대기를 감도는 꿉꿉함은 양평교 아래 오가는 이 하나 없다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 ‘영등포 파크골프장’ 표지판이 가리키는 쪽을 향해 몸을 틀었다. 그 순간 불안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야말로 ‘줄 서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매일 영등포 파크골프장을 찾는 이는 500여 명. 영등포구파크골프협회 ‘사랑클럽’ 회원 A씨가 전한 인기는 그 이상이다. “파크골프가 정말 인기예요. 말도 못 해요. 체감상으로 매년 두 배씩 느는 것 같아요. 이거 봐요, 치려고 밀려 있는 거!”
영등포뿐만 아니다. 파크골프는 일대 붐을 맞았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회원이 그 방증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20년 4만 5000여 명 수준이던 회원은 2022년 10만 명을 넘어섰다. 2023년 6월 기준으로는 12만 명을 돌파했다. 협회에 등록하지 않고 즐기는 동호인쪾비동호인까지 합하면 그 수는 대략 40만~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 마쿠베쓰 강가에서 시작된 파크골프는 도심 속 공원이나 유휴부지에서 즐기는 게임이라고 해서 ‘공원 골프’(PARK GOLF)라는 이름이 붙었다. 국내에는 2000년 경남 진주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 상락원에 6홀이 들어서며 처음 소개됐다. 실버 세대 생활체육 핵심 종목으로 부상한 건 수년 사이다. 2022년 9월 발표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스포츠 빅데이터 인사이트’ 제13호에 따르면 현재 실버 세대 생활체육 유행은 ‘게이트볼에서 파크골프로 전환’되고 있다.
현장은 클럽 한 개와 공 한 개, 그리고 티만 있으면 누구나 인근에서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의 편의성과 접근성에 열광한다. 몇 천 원이면 즐길 수 있는 저렴한 비용도 현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사랑클럽’ 회원 A씨는 “파크골프가 노인들에겐 최적의 운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운동 여러 가지 해봤지만, 이보다 좋은 운동은 없습니다. 접근하기 좋고, 이용료 저렴하고, 잔디 밟으면서 많이 걷고요.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는 운동이 뭐가 있어요? 고작해야 산책하는 건데, 산책은 지루해서 오래 못 해요. 근데 파크골프는 3시간이고 4시간이고 하죠!” 옆에서 듣고 있던 회원 B씨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장점이 정말 많아요. 마음이 젊어지는 것 같아요. 나이 먹어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삶의 활력이 돼요.”
파크골프가 사랑받는 주요 요인 중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종주국 일본의 파크골프협회는 파크골프가 퍼진 요인에 대해 “경기보다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을 들 수 있다”고 할 정도다. 일반 골프장은 1번 홀에서 티업하면 다른 팀을 만날 수 없지만 파크골프는 한눈에 다 들어오기 때문에 교류가 이뤄지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실제 ‘사랑클럽’은 회원 60여 명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 C씨의 말이다. “하면 할수록 재밌어요. 파크골프를 접하고 사람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자주 보니까 빨리 친해졌지요. 한번 어울리면 아침에 만나서 저녁까지 있다 가기도 합니다. 그게 너무 재밌어요.”
여기에 ‘한국판’ 파크골프만의 매력이 더해졌다. 경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진화해온 것이다. 파크골프는 하프 9홀(파33) 1라운드 18홀(파66)로 진행된다. 파3 네 개, 파4 네 개, 파5 한 개로 기본 제원은 일본과 같다. 차이는 한 홀의 거리다. 위험 방지, 연령이나 남녀 차이에 의한 핸디캡 최소화 등을 위해 거리를 100m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일본과 국내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9홀까지 연장 길이가 500m지만, 국내는 790m까지 가능하다. 파5 홀의 경우 일본은 60~100m, 국내는 100~150m다. 현재 국내는 대개 최장 거리인 150m를 선택하는 추세다.
이경호 대한파크골프협회 사무처장은 “국내 파크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한 요소”로 이를 지목한다. “일본은 ‘놀이’이고 우리는 ‘생활 스포츠’, 나아가 ‘경기’에 가깝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80대 이상이 파크골퍼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우린 연장 길이가 기니까 보다 젊은 세대가 많이 유입됐습니다.”이 사무처장은 배우기 쉬운 점도 파크골프 인구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파크골프는 6개월 정도 열심히 하면 3년, 5년 배운 사람과 대결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이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스포츠는 10년 이상 해야 우승할 수 있어요. 1~2년 바짝 해서는 대회 정상을 꿈꾸기 어렵지요. 그런데 파크골프는 노력 여하에 따라 6개월~1년 만에 전국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이 갖춰지는 운동입니다. 전국 투어를 다니는 분들도 그 수가 상당합니다.”
파크골프는 ‘경기’로 자리 잡고 있다. 대회 규모로 확인된다. 국내 대회 상금이 3000만 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경제 효과는 현장에서 먼저 체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산천어축제를 연이어 취소했던 강원도 화천군은 파크골프 대회를 유치해 특수를 누렸다. 약 한 달간 이어진 대회에 1500여 명의 선수단과 가족이 방문해 지역 음식점, 숙박업소는 물론 편의점과 카페까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이경호 사무처장은 “경제 효과는 두말하면 잔소리”라고 말한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파크골프장에도 라이가 있어요?’입니다.(웃음) 당연히 있지요. 다 다르고 각각의 특색이 있습니다. 대회 당일 처음 가서는 성적을 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보통 연습하러 현장에 일주일 전이나 열흘 전에 가서 현지에 체류하며 꽤 많은 비용을 씁니다. 1억 원을 투자해서 대회를 치른다고 하면, 그 열 배 이상의 경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대회에 나가는 선수만 해도 500~600명입니다. 그 지역에 머물면서 쓰는 돈은 엄청납니다. 지자체에서 계속 유치 신청이 들어오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파크골퍼들에게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클럽’ 회원들은 스포츠로 자리 잡은 파크골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고는 못 삽니다. 대회 나가는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해요. 진짜 장난 아니에요!(웃음)”
현장은 단기적 경제 효과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파크골프가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2007년에 이미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장수 국가군으로 진입했다.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전망이다. 고령자의 진료비, 의료비는 당면한 문제다. 통계청이 2022년 9월 발표한 ‘2022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진료비는 475만 9000원, 1인당 본인 부담 의료비는 110만 6000원에 달한다. 전체 인구 대비 각각 2.8배, 2.7배 수준이다. 반면 생활체육 참여자의 1인당 연관 의료비는 비참여자 대비 절반가량에 그친다. 생활체육 참여만으로 의료 비용 감소에 직접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장은 파크골프가 현재 최일선에 있는 운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랑클럽’ 회원 A씨의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노인들이 집에만 있으면 자식이고 며느리고 손주고 누가 좋아하겠어요? 우리도 다 압니다. 근데 파크골프장에 나오면 운동하고, 여기서 만난 친구들끼리 점심 먹고, 커피 한잔하고, 때론 반주하기도 하고, 내내 놀다가 저녁에 집에 가서는 피곤해서 바로 잡니다. 아프다는 소리도 안 합니다. 아프다고 하면 가지 말라고 할까 봐요.(웃음) 또 실제로도 아프면 못 합니다. 그러니까 파크골프를 하기 위해서 스스로 건강을 잘 챙겨요. 본인 건강하지, 가정의 평화 가져오지, 종국에는 사회적 비용 안 들지. 파크골프는 삼박자를 다 갖춘 운동이라니까요!”
인생의 반이 흘러서 마음이 촉박하지만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막막한 중년들이 있다. 자식이나 부모를 돌보느라 또는 너무 바쁘게만 살아서 스스로가 없어진 기분이 드는 경우도 많다. 고민이 쌓이면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는데 독서치료와 문학치료가 그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지만 들어줄 사람이 없거나 괜한 걱정을 끼칠까 봐 묻어두고 있지는 않은가. 보건복지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60~69세의 우울증 경험률은 전 연령에서 세 번째로 높은 11.9%를 차지했고, 70세 이상은 13.6%로 가장 높았다. 나이가 들수록 걱정이 많아진다는 것이 괜한 말이 아님을 입증하는 셈이다. 현재 마음의 상황이 심각하지만, 해결 방법을 잘 모르겠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는 방법이 있다. 인식이 좋아지는 추세지만 아직도 ‘정신건강의학과’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할 다른 상담소를 찾기도 하는데 그중에서 독서 심리상담을 받으러 오는 중년이 많아지고 있다.
내담자가 받는 독서치료 과정
독서치료는 소설, 에세이,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사용해 상담을 진행한다. 책뿐만 아니라 시청각 자료를 쓸 때도 있다고 하는데, 문맹인 노인이 쉽게 매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래를 사용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독서치료사는 내담자의 고민과 상황을 들은 후 그에 맞는 책을 선정한다. 처음부터 책으로 바로 접근하는 건 아니다. 이동희 예담상담심리연구소 소장은 “당일에 충분한 시간 동안 내담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과정에서 적절한 책을 떠올립니다. 그다음에는 내담자에게 상담 날짜 전까지 해당 책을 읽어오라고 말씀드리죠”라고 말했다.
상담 당일에는 내담자와의 대화로 상태를 파악하고 책의 전체적인 느낌을 묻는다.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를 통해 내담자의 속마음에 있는 현재 상황을 살핀다.
이동희 소장은 “책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 내담자는 책에 관해 얘기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얘기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책을 통해 힘든 마음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죠. 독서치료는 일반적인 독서와 다르게 독서치료사가 내담자의 엉킨 실타래 같은 마음을 정확히 풀어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책을 이용한 심리상담이기 때문에 딱딱하게 진단받는 느낌이 덜하다. 책의 결말에 다다르면 내담자에게 등장인물과 같은 선택을 할 것인지 혹은 변화를 줄 것인지 질문을 하면서 내담자의 새로운 생각을 이끈다.
이동희 소장은 독서치료를 받은 내담자에 대해 “연구소에 적게는 일곱 살부터 많으면 일흔셋의 어르신까지 찾아와요. 특히 중장년층도 많이 찾고 있는데 엄마로 살다가 내가 없어진 느낌을 받은 주부, 미혼으로 살다가 어느 순간 외로움을 느낀 중년 등 다양하죠. 독서치료를 통해 다들 새로운 계획에 도전하거나 마음이 성장하기도 했습니다”라고 얘기했다.
그림책과 설화로 상담받는 중년들
긴 글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상담사에게 그림책이나 단편소설 등의 짧은 글을 요청하면 내담자는 독서치료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림책으로 상담하는 조난영 휴심리상담연구소 소장은 중장년층 내담자가 처음에는 그림책 치료를 꺼렸다고 얘기했다.
“그림책은 애들이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어요. 동화책의 주 독자층은 어린이지만 그림책은 전 연령이 포함되거든요. 사실 다른 개념입니다. 글보다 그림 비중이 많아서 내담자가 책을 미리 읽고 오지 않아도 돼요. 내담자의 출석률이 좋은 편이죠.”
상담사는 그림책을 구연하듯 읽기도 하는데, 내담자가 부담을 갖지 않고 상상력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옛이야기인 설화를 이용한 문학치료도 쓰이고 있다. 설화는 누구나 편히 즐길 수 있는 문학이며, 그 속의 지혜가 고민을 해소하기도 한다. 배진형 상담연구소 마음이야기공방 소장은 “‘떠나보내기’, ‘부모 돌보기’ 등의 중년기 발달 과업과 관련하여 설화를 선정한다”라고 말했다. 설화는 현대소설만큼 세세하지 않기 때문에 빈틈이 있다. ‘이야기 만들기’라는 문학치료 과정에서 그 빈틈을 채우며 내용을 재구성한다. 배진형 소장은 그 과정에 대해 “익숙한 방식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죠”라고 덧붙였다.
남성에게 발병하는 암 3위를 차지한 전립샘암은 남성의 생식 기관인 전립샘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노화가 큰 영향을 끼치는 질환으로, 60대 이상 환자가 94.8%에 달한다. 중년 남성이 조심해야 하는 질환, 전립샘암에 대한 궁금증을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전립샘은 방광 아랫부분에서 요도를 반지처럼 감싸고 있는 밤톨 모양의 남성 생식 기관이다. 정액의 구성 성분인 전립샘액을 생산해 요도를 통해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전립샘암은 이러한 전립샘에 암세포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전립샘비대증과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전립샘비대증도 중년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전립샘이 점점 커져서 그 정도가 심해지면 요도를 눌러각종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전립샘비대증이 전립샘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두 가지 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는 종종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전립샘암 진료 인원은 2017년 7만 7077명에서 2021년 11만 2088명으로 45.4%(3만 5011명) 증가했다. 그중 60대 이상이 5만 8404명으로 94.8%에 이른다. 1인당 진료비는 382만 3000원으로 2017년 305만 2000원에서 25.3% 증가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흔한 질환인 전립샘암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고령, 가족력, 생활양식 등의 요인이 발병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국내 전립샘암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로 노인 연령층의 급격한 증가, 식생활 서구화, 그리고 PSA(전립샘특이항원) 검사를 비롯한 진단 기술의 발달 등이 거론된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샘암의 5년 생존율은 95.2%다. 사망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암이 아닌 전립샘암은 ‘순한 암’으로 불린다. 그러나 발병 초기에 증상이 없는 전립샘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데, 3기 이상 진행되면 생존율이 30% 아래로 떨어진다. 때문에 전립샘암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Q. 초기에는 배뇨 증상 문제도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전립샘암 발병 사실을 알 수 있을까요?
A. 전립샘암과 배뇨 증상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전립샘은 요도를 둘러싸듯이 존재하기 때문에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전립샘이 커지면서 배뇨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변을 보기 힘들거나 소변 횟수가 잦아지는 증상, 잔뇨감, 야간뇨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립샘암이 더욱 진행되면, 혈뇨가 나오거나 통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전이암으로 진행되면 뼈 전이에 의한 통증 및 골절, 척수 압박에 의한 마비 등이 발생합니다.
Q. 전립샘암이 3기 이상 진행된 후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을 것 같습니다. 이에 따른 위험성이 궁금합니다.
A. 우리나라 전립샘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약 47.1%의 환자가 3기 이상에서 진단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증상을 동반한 전립샘암은 3기 이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때가 되면 완치가 어렵고 예후가 나빠집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SA라는 좋은 검사를 받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어 조기에 암을 진단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PSA가 국가암검진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이 관심을 갖는 것이 좋겠습니다.
Q. 전립샘암 치료는 수술이 가장 좋은 방법인가요? 로봇 수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는데,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초기 전립샘암의 경우 적극적 감시요법을 시행합니다. 치료가 반드시 필요할 때는 수술 혹은 방사선 치료 등을 합니다. 수술은 전립샘을 완전히 제거하고 잘린 요도와 방광을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요즘은 로봇 수술이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국내 환자 10명 중 9명이 로봇 수술을 받고 있습니다. 시야 확보와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기 전립샘암에서도 로봇 수술이 개복 수술만큼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Q. 전립샘암의 또 다른 치료 방법인 방사선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A.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전립샘 조직에 전달해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으로, 초기 전립샘암에서는 수술과 유사할 정도로 효과가 높습니다. 진행성 전립샘암에서는 호르몬을 차단하는 호르몬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초기 환자에게 방사선을 내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시드(Seed)라는 쌀알 정도 크기 안에 담아 종양이 위치한 전립샘 안으로 삽입해 치료하는 브라키테라피(근접 방사선 치료)가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치료 후 2~3일이면 바로 퇴원 가능하며,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고기 위주의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 전립샘암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 사실인가요? 그렇다면 전립샘암 환자는 채식만 하는 게 좋을까요?
A, 고기 중심의 고지방 식습관은 전립샘암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인자입니다. 육류를 완전히 금할 필요는 없지만 소쪾돼지고기, 치킨, 피자 등에 많이 함유된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올리브유, 들기름 등의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식습관 외에 전립샘암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알려주세요.
A.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립샘암을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꾸준한 운동은 도움이 됩니다. 일부 연구에서 흡연이 전립샘암의 진행과 관계 있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으므로 금연도 좋은 방법입니다.
“입주까지 5년은 기다려야 한대요.”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서는 롯데건설의 실버타운 ‘VL 르웨스트’가 최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최고 경쟁률 205대 1을 기록했다. 배우 노주현 등 유명 인사도 관심을 보였다. ‘VL 르웨스트’처럼 도심형 고급 실버타운은 평균적으로 2년에서 5년은 기다려야만 입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실버타운(시니어타운) 열풍이 불고 있다.
실버타운 왜 수요 증가했나
실버타운이란 사회생활에서 은퇴한 고령자들이 집단적 또는 단독적으로 거주가 가능하도록 노인들에게 필요한 주거 및 휴양·여가시설, 노인용 병원, 커뮤니티센터 등 서비스 기능을 갖춘 노인주거단지를 말한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고령친화주택에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다.
실버타운은 입주 보증금을 내고 달마다 이용료를 내는 임대형과 분양형으로 나뉜다. 분양형은 부동산 사기로 이어진 경우가 생기면서 2015년부터 신규분양은 금지됐다. 입지에 따라서는 1세대 전원형, 2세대 도심형, 3세대 도심 근교형으로 나뉜다.
보건복지부의 노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노인 10명 중 8명은 노인 단독가구다. 이 중 부부가구는 58.4%, 독거가구는 19.8%에 해당한다.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건강·경제적 안정, 개인생활 향유 때문’이라고 62%가 응답했다. 과거와 달리 자녀의 부양을 받지 않아도 된 그들이 거주할 공간을 찾다 보니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실버타운에서 살게 되면, 지금처럼 혹은 더 이상으로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인의 수요와 다르게 전국의 실버타운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20년 기준 전국의 실버타운은 38개소였다. 현재 국내 만 60세 이상 인구는 약 12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그런데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세대는 전국 기준 1만 세대에 불과하다. 즉, 수용력이 0.1%도 안 되는 상황인데, 실버타운에 입주를 원하는 사람은 늘어나니 평균 2년~5년의 대기 시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오랜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실버타운에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실버타운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로 ‘식사’를 꼽는다. 나이가 들수록 균형 잡힌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에는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뿐만 아니라 실버타운에는 건강관리를 위한 물리치료실과 부속 의료기관, 운동시설 등이 있다. 서예실, 도예실, 노래 연습실 등 취미·여가 시설도 있으며, 대부분의 실버타운은 목욕탕, 사우나를 갖추고 있다.
실버타운의 입주 가능 연령은 만 60세 이상이다. 부부가 입주를 원한다면 부부 중 한 명만 60세 이상이어도 입주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실버타운은 생활비를 100% 본인이 부담한다는 점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를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비싸지는 실버타운, 소외당하는 중산층
그렇다면 실버타운에 입주하고 싶다면 얼마나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할까. 가장 먼저 입주 시 목돈이 필요하다. 임대형 실버타운이라면 입주 보증금이 필요하고 자가 소유형 실버타운은 주택 구입 비용이 든다. 매달 내는 생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식비다. 실버타운마다 의무식 제도가 있다. 식사를 하든, 하지 않든 일정한 식비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월 생활비에는 식비와 함께 공동시설 유지 및 관리 비용과 직원 인건비, 화재보험료 등이 들고, 주 1~2회 청소 비용도 포함된다. 그 외에 전유부분에 대한 공과금과 개인별로 사용하는 비용은 추가로 내야 한다. 상하수도 요금, 전기요금, 급탕비, 인터넷 사용료, 케이블 TV 시청료, 전화 요금 등이 해당한다.
즉, 실버타운에서 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보증금과 생활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정확한 비용은 실버타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서울 소재 실버타운은 부부 기준으로 봤을 때, 보증금 4억~6억 원에 생활비 300만~400만 원 정도가 든다. 경기권이나 지방은 월 생활비가 200만~3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지방의 경우 생활비가 100만 원 대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입주 대기까지 타면서 인기를 끄는 고급 실버타운의 비용은 ‘억’ 소리가 난다. 고급 실버타운 중 베스트로 꼽히는 곳은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더 클래식 500’이다.보통 1인과 부부 기준이 다른데, 이곳은 1인 부부 모두 보증금이 9억 원이다. 여기에 약 500만 원의 월 생활비가 든다. 또한 ‘VL 르웨스트’는 보증금 7억 5000만 원, ‘삼성 노블카운티’는 보증금 3억 2000만 원에 해당한다.(1인 기준)
더욱이 올해 실버타운 사업은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약 7000세대가 입주 될 예정이다. 앞서 말한대로 ‘VL 르웨스트’가 분양되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는 4차 입주자를 모집한다. 또한 대형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 엠디엠그룹의 계열사 엠디엠플러스도 실버타운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을 짓고 있으며, 연내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고급 대형 실버타운이 연이어 조성되는 것에 따라 ‘중산층이 소외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에서는 실버타운에는 경제적인 지원을 안 하지만,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노인복지주택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중산층 소외 지적을 의식한 듯, 정부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실버타운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2027년까지 매년 1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것. 특히 서울시는 서울형 실버타운 ‘골드빌리지’를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