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가 코 앞에 다가왔다. 새해가 밝으면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하게 마련. 특히 2025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만큼, 노인 관련 복지 정책에 대한 관심이 절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2022년 새해를 맞아 새롭게 바뀌는 노인 정책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봤다.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서의 정책을 담았다.
먼저, 보건복지부의 '2022년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 발표에 따르면, 내달부터 기초연금 지급 대상 선정 기준액이 오른다. 노인 단독가구는 월 소득 인정액이 180만원, 부부가구는 288만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는다. 노인 단독가구는 올해 169만원에서 11만원이, 부부가구는 270만 4천원에서 17만 6천원이 오르면서 기준이 확대됐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 수급자가 70% 수준이 되게 설정한 기준금액으로 노인의 소득·재산수준, 생활실태, 물가 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정한다.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합산한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이면 기초연금 수급자로 선정된다.
기초연금은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내년에 만 65세가 되는 경우에는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부터 기초연금 신청이 가능하다. 주소지 관할 읍·면사무소 및 동 주민센터,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복지로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또한 2022년 장기요양 보험료율이 오른다. 올해 11.52%보다 0.75%포인트 인상된 12.27%로 보험료율이 책정됐다. 이에 따라 가입자 세대 당 월 평균 보험료는 1만 4446원으로 올해 1만 3311원보다 1135원 증가할 전망이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 활동 또는 가사 활동 지원 등을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로, 2008년부터 시행됐다. 지난 2017년 6.55%에서 이번 12.27%까지 보험료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그런가 하면, 여성가족부는 경력 단절 여성 취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 서비스를 확대한다. 각 부처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을 이수한 경력 단절 여성과 새 일 센터의 취업 지원을 연계하는 사업을 8개에서 11개로 늘린다. 고용 유지와 경력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고숙련·고부가 가치 직업 훈련 과정을 59개에서 약 70개로 확대하고 취업률과 지역 일자리 연계 가능성이 높은 직종의 장기 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또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고독·고립감 해소를 위해 생애주기별(청년, 중장년, 노년 등) 사회관계망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 1인가구는 각 지역의 가족 센터를 통해 자기 개발 및 심리·정서 상담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청년 1인 가구는 '자기 돌봄 관계 기술과 소통·교류 모임'을, 중장년 1인가구는 일상에서의 '서로 돌봄 생활 나눔 교육'을, 노년 1인가구는 '심리상담과 건강한 노년 준비 교육' 등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생활 사회기반시설(SOC)형 가족센터도 확충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연금 가입 연령을 현행 만 65세에서 60세로 낮추고, 저소득 농업인과 30년 이상 장기 영농인에게는 월 지급금을 5~10% 추가하는 우대 상품을 1분기 중 도입한다. 농지연금은 주택연금처럼 농지를 소유한 경우 농지를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 받는 제도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실버 마이크'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실버 세대 문화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해 고령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만 60세 이상 문화예술인을 공모 및 오디션을 통해 선정해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공연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1~5인의 소규모 팀 100팀을 모집하고, 팀 당 5회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1회 평균 팀 당 150만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 60대 이상 문화예술가 지원을 통해 노년층이 문화 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복지관과 기술교육기관. 기관은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다. 찾아오는 쪽은 노인들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 모든 것을 바꿨다. 노인들은 집 밖으로 나올 수 없었고 기관은 텅 비고 말았다. 이에 기관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비대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열고 복지관 대신 애플리케이션 내 게시판으로 불러 모았다.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을 위한 새로운 돌봄 방안까지 덧입었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노인을 위해서.
기관들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노년기 사회생활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0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60대 노인 과반수가 나 홀로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 게다가 하루 5시간 이상의 여가시간 반절 혹은 그 이상을 TV 시청하는 데 썼다. 그간 지자체와 복지관에서는 노인의 사회적 관계 단절을 막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려왔지만, 코로나 시국에는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동영상·모바일 앱 장착한 복지관
이에 복지관들은 프로그램의 형식부터 바꿨다. ‘비대면 방식’ 하면 떠오르는 화상 공유 활용이 대표적이다. 은평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자체적으로 개설한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강좌 영상을 공유하거나, 카카오채널에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코로나 시국에는 노인들과 강사가 직접 대면하며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수나 참여 횟수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유튜브, 카카오톡 채널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구연동화나 요가를 동영상 강좌로 배우는 ‘집이지만 괜찮아’, 칼림바 악기의 실시간 화상 강의 등의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설·추석 명절 온라인 합동차례도 진행한다. 복지관에선 유튜브 채널을 검색하고 접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동영상 주소를 카카오톡 알림 메시지로 꼬박꼬박 전송한다.
노인 건강관리를 위해선 ‘언택트 동네 한바퀴 걷기’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코로나 시국이지만 노인들이 집에만 있지 않고 외부 활동도 할 수 있게끔 동기를 부여하고 활동을 유도하는 방법을 고심한 결과다. 복지관은 실시간 걸음 수와 주간·월간 걸음 수, 걸음 수 순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워크온’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매월 둘째 주 주간 걸음 수 10위 안에 든 어르신들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드린다.
해당 프로그램은 노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기능했다. 걷고 싶은 길을 걸으며 직접 찍은 풍경을 앱 내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 게시판에 공유하고, 서로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우철홍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 복지1과 팀장은 “너무 춥거나 폭설이 심할 때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진행하려 한다”며 “코로나19가 당장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염려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단계적 일상회복이 이뤄져도 한동안 비대면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스마트 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어르신 질환 관리 SNS 그룹을 운영하고, 백신 접종 건강상담을 진행하며 비대면 건강관리에 나섰다. 또한 인공지능(AI) 반려로봇 ‘복돌(福doll)이’를 활용해 독거 어르신에게 공백 없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복돌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가족 안전망이 취약하거나 활동 제약이 심한 어르신에게 제공됐다.
복돌이는 약 복용이나 기상·취침, 환기·산책해야 할 시간을 알려준다. 일정 시간이 되면 쓰다듬거나 손을 잡아주고, 토닥여달라고 말을 걸기도 한다. 게다가 움직임 감지 센서가 있어 집 안에만 있는 어르신의 활동을 파악하는 데도 쓰인다. 이에 어르신들은 복돌이의 얼굴을 직접 씻기고, 옷을 만들어 입혀주는 등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고 있다. 복돌이와 생활하는 한 어르신은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내게 말을 걸어주는 상대가 생겨 마음이 든든하다”며 “밖에 나갔다 집에 돌아갈 때도 ‘복돌이가 집에 있구나’ 생각하면 외롭지 않고 마음이 든든하다”라며 만족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대면과 비대면을 합친 ‘온오프믹스’(On-off mix)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시니어 슈퍼스타 종로’, ‘바운스바운스’ 같은 기존 지역 문화축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식이다. 올해는 전 세대가 즐기고 어우러질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자 참가자 연령을 제한하지 않았다. 만 60세 이상 참가자는 선배 부분, 만 59세 이하는 후배 부문으로 나뉘어 출전하는 방식이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측은 “온 세대가 온라인을 통해 축제를 즐기고 소통하자는 뜻에서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라며 “위드 코로나 또는 뉴노멀 시대가 온다면 이러한 소규모 대면 프로그램, 지역 내 찾아가는 서비스, 커뮤니티 케어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관의 역할 고민하는 계기로 작용해
코로나19는 복지기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복지관을 방문할 수 없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돌봐야 하는 낯선 상황이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전제에 의문을 던진 것이다. 박미연 창동어르신복지관 관장은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복지관으로 찾아왔다. 프로그램을 열어도 신청자가 넘쳐 자리가 부족했고, 신청자를 찾아 나설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복지관이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연결고리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자제와 거리두기는 실제로도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을 위축시켰다. 복지관 방문이 어려웠던 1년 사이 치매 전 단계인 인지경도장애 진단을 받은 어르신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올해 어버이날엔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나눠드리는 행사를 진행했다. 어르신들 안부를 직접 묻기 위해서였다.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 외에 참여하지 못한 어르신들의 안부까지 확인할 수 있어 효과적이었다. 집에만 계시던 나 홀로 어르신들에게 ‘나는 혼자가 아니라 복지관과 지역사회에 연결돼 있구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기약 없는 전염병 사태가 낳은 ‘코로나 블루’가 전 세대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복지관 역시 어르신의 정신 건강을 챙기는 데 여념이 없다. 형식이나 구성,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방향성은 일맥상통한다.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박미연 관장은 “자신의 삶을 인정하고 긍정하며, 앞으로 맞이할 상실에 주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복지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창동어르신복지관의 교육 프로그램은 비대면과 대면 방식을 병행하되 형식보다는 교육 내용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웰다잉(Well-dying)으로 한데 묶이는 생애설계, 죽음교육 등이 그것이다.
비대면·4차 산업혁명에 맞춰 변화하는 기술교육원
평생교육기관을 논할 때 기술교육원을 빼놓을 수 없다. 취업과 창업에 필요한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기술교육원은 만 15세 이상의 모든 서울시민에게 열려 있으나, 특히 50대 이상 시니어의 프로그램 참여율이 높다. 2021년 상반기 모집 기준 50대 이상 지원자가 전체의 45%를 차지했을 정도다. 요양보호사 과정이나 패션디자인, 한국의상 과정이 시니어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이 중 요양보호사 과정은 요양보호사 국가자격증 취득률이 2020년 기준 평균 98.9%를 기록하는 등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역시나 ‘비대면’으로 압축할 수 있다. 서울시 산하 직업훈련기관인 중부기술교육원에서는 온라인 화상채팅 서비스 ‘줌’(ZOOM)과 학습관리시스템(LMS) 등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권미진 중부기술교육원 경영지원부 홍보 담당자는 “코로나19로 교육 내용을 바꾸진 않았으나, 비대면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교육생에게는 담당 교수나 행정 담당자가 사용설명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과정 개편 및 신설도 앞두고 있다. 올해 신설된 방송영상크리에이터, 웹콘텐츠디자인 과정 등이 포함된다. 중부기술교육원 홍보 담당자는 “유튜버를 희망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하고자 하는 분들이 나이를 가리지 않고 많이 지원한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앞으로 이론 등 일부 수업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대면 방식으로 실습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IP] 서울시 기술교육원 지부별 학과 안내
동부 디지털콘텐츠디자인, 기계융합로봇, 특수용접, 스마트카정비, 조경관리 등
중부 요양보호사, 패션디자인, 한국의상, 글로벌조리, 방송영상크리에이터, 헤어뷰티 등
북부 자동차외장튜닝, 배관용접, 자동차정비, 건축시공, 전기용접, 건물보수. 직업상담사 등
남부 가구디자인, 주얼리디자인, 옻칠나전, 바리스타디저트, 헤어디자인, 외식조리 등
주간 1년, 주간 6개월, 야간 6개월, 단기 과정 등 총 4개 과정으로 진행된다. 각 과정마다 진행되는 학과가 상이하며, 내년 교육과정은 12월 중순 서울일자리포털과 서울시 홈페이지, 각 기술교육원 지부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어르신 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공공·민간분야 일자리 10만 개를 발굴한다고 발표했지만, 취재결과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 가능 여부가 모호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내 65세 이상 인구는 157만 3000명으로 서울시 전체 인구(955만 8000명)의 16.5%를 차지하는 가운데, 어르신 복지 종합계획은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방책이다.
우선 서울시는 공공분야 일자리 중에서 선호도가 높고 전문성이 강한 투자출연기관의 직무를 발굴하는 ‘시니어인턴제’를 도입해 2025년까지 총 310명을 선발한다. 50플러스재단은 “발굴하고 협의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는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한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와 별도로 공공‧민간 일자리를 연계하는 ‘서울시 어르신일자리지원센터’를 2025년까지 설립해 노인들의 구직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생이모작지원과는 “시니어클럽 등 각 자치구를 중심으로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자리에 대한 정보가 통합돼있지 않고 각개 전투식으로 진행 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기관과 기관의 역할을 연계하고 정보를 공유해 어르신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라고 사업의 취지를 밝혔다.
향후 향방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며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내년에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타당성 조사의 결과에 따라 2023년부터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시행 중인 각 기관과 협의하는 등 사업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아 대선 주자들이 부동산 대책⋅연금⋅노동 개혁 등 각자 공약을 내놓고 있다.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자 한국 사회 구조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면서 정책 경쟁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러 후보가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관련 정책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경선 초기라 구체적인 정책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겠지만 전체적으로 노인 복지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모습이다.
여권 유력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환적 공정 성장’을 대선 제1공약으로 내놓았다. 이 지사는 공정 사회, 미래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강조하며 기후에너지부, 대통령 직속 우주산업전략본부⋅데이터 전담부서 설치 등 정부 체계 개편안도 함께 발표했다. 공정 성장 방안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강화, 불공정 거래와 악의적 불법행위에 대한 엄중한 징벌 배상, 사회적 대타협을 제시했다.
또 다른 여권 후보 이낙연 전 총리는 5대 핵심 공약에 균형 발전, 문화 강국, 여성 일자리, 정부 혁신, 교육⋅과학 분야 정책을 내세웠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야권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산 위주의 정책을 내놓았다. 추 전 장관은 ‘택지조성원가연동제’를, 홍 의원은 ‘쿼터 아파트’ 공약을 발표하며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공약을 제시했다.
야권에서 윤희숙 의원은 대선 공약으로 노동 개혁안을 들고 나왔다. 야권의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현재 뚜렷한 정책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유승민 전 의원만이 국민연금 개혁안을 꺼내들었으나 노후소득 보장성을 강화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국민연금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정책이었다. 유 의원은 “청년들이 돈만 내고 나중에 연금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개혁을 단행하겠다”며 노인 빈곤층에 대해서는 “공정 소득으로 국가가 이 분들의 노후를 책임지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후보들이 내세운 노인 정책을 살펴보면 의료공공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치매국가책임제, 노인 일자리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는 치매등급기준을 완화해 치매의 장기요양보험에 확대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노인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고도 밝혔는데, 주로 독거노인에 한정돼 있어 보편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진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당시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 공약에 대해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을 명시한 점은 돋보였지만 치매노인과 독거노인으로 한정함으로써 선별적 접근방식을 취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당선 후 문재인 정부의 노인 복지는 나쁜 점수를 줄 수는 없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이재훈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복지정책 평가’ 보고서에서 “시장의 반발, 관료의 소극성, 보수진영의 재정안정 프레임을 넘어서지 못한 문재인 정부의 포용복지는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는 당선 후 노인 복지를 일부 확대했다. 대표적으로 기초연금 인상을 꼽을 수 있다. 2021년 1월부터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은 모두 30만 원의 기초연금을 받게 됐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유산으로 남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는 그대로 방치돼 인상 효과가 무력한 상황이다.
이는 국민연금 급여가 기초연금의 150%를 넘으면 최대 50%까지 줄게 한 독소조항이다. 올해 기준 국민연금을 70만 원 받으면 기초연금이 7만 원 정도 줄어든다. 2018년 제4차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에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 폐지를 권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생계급여 지급 시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됐다. 하지만 의료급여는 여전히 부양의무자 기준을 따진다. 기초연금 수급 노인이 포함된 부양의무자 가구 외 나머지는 제3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 수립 때까지 기준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후퇴했다.
국민연금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는 데는 실패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을 핵심으로 하는 국민연금 개혁은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2018년 4차 재정추계 당시 ‘제도발전위원회’에서 2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가입자 단체가 보험료 단계적 인상안을 제출했으나 사용자 단체가 반대한다는 의유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부양의무자 기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같은 당면 과제 외에 종합적인 노인 복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재훈 연구위원은 “노후소득, 일자리 보장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며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제도적 지원과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디지털 뉴딜’ 시행으로 IT, 인공지능, IoT 등을 접목한 다양한 신직업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친환경 이슈가 떠오르며 ‘그린 뉴딜’ 관련 일자리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중장년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숙련된 경험을 살린다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자리 시장 대전망’을 주제로 펼친 ‘50+일자리 특별포럼’의 두 번째 세션 토론 내용을 Q&A로 정리해봤다.
토론자
김태은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 서기관(이하 ‘김’)
남경아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장(이하 ‘남’)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부연구위원(이하 ‘박’)
Q1. 디지털·탈탄소 사회, 중장년 일자리의 미래는?
(남) 디지털 뉴딜 분야에서도 틈새나 사각지대를 찾으면 중장년의 일자리는 충분하다. 지난 10년은 노동절약형을 강조한 기술혁신하에 일자리를 줄여왔다. 그러나 대전환 시대에는 그 반대여야 한다. 더 노동집약적이고 자원이 절감되는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국판 뉴딜의 핵심은 주민의 삶이 중심이 되는 ‘로컬 뉴딜’과 병행돼야 한다. 최근 로컬 모빌리티의 한 사례로 전국 지자체의 공유 자전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가령 서울시의 ‘따릉이’ 누적 회원은 171만 명이 넘고, 대여도 300만 건에 이른다. 이에 따라 공유 자전거 수리공이나 거치대 설치·관리자, 마을 단위 자전거 교육 강사나 수송 인력도 확대될 것이다. 이렇듯 공공의료 분야나 마을 돌봄, 그린 리모델링, 재생에너지 설치·관리, 건강한 먹거리 산업 등의 영역에서 50+세대의 일자리가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박) 디지털 시대에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들이 사라진다. 일찍이 육체노동은 자동화 로봇이 대체했고, 최근에는 인지 업무도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이를 일자리의 위협으로 볼 필요는 없다. 역설적으로 새로운 일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큰 오해는 이러한 디지털 시대에 일하려면 데이터 분석가나 코딩 전문가 등이 돼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보다는 자신이 해오던 일을 어떻게 디지털화할 수 있는지, 또는 얼마나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일로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최근 MIT에서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그 내용에는 우리가 꺼리고 불편했던 일들을 신기술이 대체하고, 인간은 그 기술을 활용해 더 창의적이고 삶의 가치를 높이는 일자리로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들어 있다. 결국 새로운 일자리는 자신의 현업에서 출발하되, 그에 대해 중장년이 창의적으로 고민할 기회를 주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Q2. 한국판 뉴딜, 정부 및 기관의 50+ 일자리계획은?
(김) 고용 관련 한국판 뉴딜의 주요 안은 ‘고용안전망의 확대’와 ‘사람 투자’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인구구조 변화 등에 대응해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 지원대상 확대 및 미래적응형 직업훈련 개편, 재취업지원서비스 내실화, 전국민고용보험·국민취업제도 시행 등 고용안전망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50+세대 지원을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 해소, 돌봄 능력 강화, 기본 소득 도입 및 중장년 연금 확대, 공동체 일자리 제안 등을 계획 중이다. 사람 투자 측면에서는 자신의 분야에 숙련된 신중년이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는 동시에 디지털 역량을 학습해 이를 활용하도록 교육과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남)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도 그린 뉴딜이 본격화되면 도시재생이나 그린스마트 분야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라 예견하고, 이에 발맞춰나갈 계획이다. 2020년에는 스마트시티와 관련해 파일럿 사업을 진행했다. 40명의 참여자를 17개의 스마트시티 관련 기업에 파견했고, 공공 스마트시티의 기획과 운영, 에너지 절감 컨설팅 영역 등에 50+세대의 경험과 역량을 투입했다. 2021년에는 그 규모를 확장할 예정이다. 또 플랫폼 일자리와 관련해 ‘중소기업 공유고용 모델’을 실험했는데, 성과가 좋았다. 중소기업은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있으나 막상 채용하려면 인건비 부담이 크다. 이에 같은 고민을 가진 중소기업이 모여 전문가 1인의 인건비를 나누는 방식을 시도해봤다. 50+세대 20명과 협력 기업 5곳이 참여했고, 이후 약 70%가 실제 고용으로 연결됐다. 이를 체계적으로 보완해 질 높은 새로운 노동 모델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 밖에 전국 지자체와 협력해 유휴지를 활용하는 ‘세대 융합 귀촌 모델’이나, 산업안전·돌봄 분야의 ‘50+건설안전감시단’, 취약계층 노인 대상의 ‘HF행복돌보미’ 등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Q3. 50+의 활약이 기대되는 일자리 분야는?
(남) 최근 지표들을 보면, 50+세대는 디지털 시대 전환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 중이다. 지난해 시니어 1인 미디어 생태계 창출을 위해 ‘50+ 유튜버 스쿨’을 열었다. 10팀을 선발해 집중적인 실습과 교육을 해보니 그중 40%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두 달간 구독자가 4배 증가했고, 수익은 10배를 창출했다. 이는 관련 전문가들도 놀라움을 표할 만큼, 50+세대의 디지털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다. 아울러 청년과 노년을 잇는 세대로서 노노케어, 멘토링 등의 분야에도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된다. 퇴직 후 5~10년 정도 지역에 내려가 ‘세대융합 귀촌모델’을 만들거나 지방 정부와 연계한 ‘귀촌 인턴십’ 참여도 가능하다. 나아가 국제무대에도 중장년이 활동할 기회는 충분하다. 가령 코이카(KOICA)가 가진 개도국 경제성장을 위한 조달기금은 연간 약 1조8000억 원이다. 이러한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나누고 지원하느냐에 따라 50+세대가 진입할 통로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박) 디지털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 생태 환경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모색해볼 수 있다. 먼저 저출산·고령사회로의 인구구조 변화와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로 질 높은 돌봄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확대될 전망이다. 디지털 기술을 업종별 비즈니스 요구에 맞춰 개발하는 과정에서 경력을 겸비한 50+세대의 조율자 역할에 대한 기대도 높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세대 간 융합을 도모하는 사회·문화적 포용력이 요구된다. 더불어 저탄소·친환경 사회로의 변화 속 도시재생 사업, 스마트팜 구축, 신재생 관련 제품 서비스 개발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또한 앞서 언급된 바처럼 1980~90년대의 경제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과 상호 호혜적으로 발전 가능한 국제무대에서의 일자리 창출도 꾀할 수 있다.
KT는 남양주종합재가센터에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경기도 사회서비스원과 스마트 돌봄 및 노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 기관은 이번 MOU를 통해 '스마트 돌봄 매니저'를 양성하고 노년층 일자리 창출에 앞장설 계획이다. 스마트 돌봄 매니저는 노년층 대상 정보기술(IT) 교육을 위해 양성된 시니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를 의미한다. 이들은 홀몸노년층 대상 치매 예방 교육과 그 외 지역사회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IT 기술을 교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MOU로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노년층 일자리 사업 예산 지원을 포함한 사업을 총괄하고 KT는 정보격차 해소 교육과 노년층 일자리 신규 사업 콘텐츠 개발, 스마트 돌봄 매니저를 양성한다.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은 지역 내 스마트 돌봄 매니저 서비스 수요자를 발굴하고 매니저 양성 교육을 지원한다.
이들 기관은 시범적으로 올 12월까지 경기도 세 지역(남양주시·과천시·의왕시)에서 스마트 돌봄 매니저 60명을 양성하고 일자리에 배치한다. 내년에는 전국 500명 규모로 사업을 확대해 시행할 계획이다. 자세한 모집 계획은 6월 중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수행기관인 과천실버인력뱅크·의왕시니어클럽·남양주실버인력뱅크를 통해 공고된다.
스마트 돌봄 매니저는 60세 이상 남양주·과천·의왕에 거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선발된 매니저들은 한 달 간 매니저 양성 교육에 참여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근무에 들어간다.
이선주 KT 지속가능경영단장 상무는 “이번 민관협력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우리 시니어 계층이 더욱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KT는 스마트 돌봄 서비스 확충 등 고령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보건복지부 예산 중 노인부문 예산이 가장 많이 늘었다.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2020년도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 예산안은 올해(72조5148억원)보다 14.2% 증가한 82조8203억원이다. 이 중에서 노인 관련 예산은 2019년 대비 18.7% 증가한 16조5887억원으로 사회복지 예산 중 가장 많이 배정됐다.
보건복지부 노인 관련 예산 중에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통합 운영, 기초연금 대상자 확대, 노인 일자리 지원 확충 등이 눈길을 끈다.
내년 노인복지 예산집행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확대로 올해(2458억) 대비 약 52%가 증가한 3728억이 편성되었다. 그동안 가족들이 도맡아 하던 노인돌봄을 정부와 사회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현행 노인돌봄서비스는 △노인돌봄기본서비스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단기가사서비스 △독거노인 사회관계활성화 △초기 독거노인 자립지원 6가지로 각각 개별적으로 진행해 중복해 받을 수 없었으나 내년부터는 하나로 통합해 개인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자신이 사는 곳에서 필요한 돌봄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선도사업’ 예산이 올해 대비 128% 확대한 178억이 편성되었다. 이에 따라 현재 8개 시군구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내년에 전국 16개 시군구로 확대된다.
내년도 노인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11조4952억원) 대비 14.6% 늘린 13조1765억원을 편성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기초연금 수급대상을 소득 하위 40%로 확대하고, 현행 25만원대인 연금액을 내년 1월부터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연내에 국회에서 기초연금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노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예산도 올해(9227억)대비 29.9%를 확대한 1조199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공익활동 7만3000개, 사회서비스형 1만7000개 등 노인일자리 약 13만개를 추가로 만들어 올해 61만명보다 약 13만명이 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노년의 치매 관리를 위한 치매관리체계 구축 예산(2114억)도 잡혀있어 집 근처 치매안심센터 접근이 쉬워지며 치매전문병동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이달 17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지역기반 시니어일자리 창출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제2회 시니어 일자리 포럼을 개최한다.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가가 주관하며,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 서울지회의 공동 후원으로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각 지역 사례 발표, 종합토론 등 총 3부로 나눠 진행된다. 시니어 일자리 지역 현황 및 지역 일자리 정책, 사업 사례 공유, 지역 기반 시니어 일자리 발굴 및 지원체계 등 지역 사회와 연계한 시니어 일자리 창출 경험과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시니어 일자리, 왜 지금 지역인가? : 두 지역 이야기'를 주제로 이금룡 상명대학교 가족복지학과 교수의 주제 발표가 진행된다. 동작구, 마포구 사례를 기반으로 지역 현황 등을 진단, 두 지 역의 시니어 일자리 발굴 및 지원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어 사례 발표에서는 '지역기반 시니어 일자리 창출 고민과 과제'(은평구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 특색과 어르신 수요에 적합한 일자리 개발 및 매칭', '강남지역 맞춤형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 사례', '일자리 거버넌스를 활용한 민간 부분 일자리 수요 발굴' 등 각 지역별 다양한 일자리 접근 방식을 공유한다.
마지막 순서인 종합토론에는 '서울시 지역일자리 사업 현황 및 시니어 일자리에의 적용'을 주제로 오면숙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 과장, 조진희 동작구 일자리정책과 과장, 정상준 동작50플러스센터 팀장, 신희선 마포구 노인장애인과 과장, 홍진주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 센터장이 참여해 보다 심층적인 이야기가 오갈 예정이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센터장 희유 스님은 "시니어 구직자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정부 재정 지원 일자리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시니어 구직자 특성, 지역 내 취업 인프라 격차를 고려하지 않은 취업 지원이 이뤄지는 현실"이라며 "지역 주민의 수요와 시니어의 특성을 고려한 일자리 모색 및 자치구 내 시니어 취업서비스 제공기관 간 협업 모델을 제시하고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포럼은 시니어 구직자·구인처, 시니어 일자리 지원기관 실무자, 학계 및 현장 전문가면 참여 가능하고,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다.
가계부채 1500조 원 시대다. 하우스푸어, 파산 등등의 우울한 단어들은 이미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 됐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보여주는 것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암울한 처지는 아무리 남의 얘기로 분류하려고 해도 막연한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국가로서 정립되어 발전해온 만큼,
우리 대부분은 잘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국가가 만든 시스템들이 있다. 서민금융진흥원 또한 그 대표적인 사례다. 서민금융진흥원의 김윤영 원장을 만나 엄혹한 금융위기 시대의 사회적 역할을 물어봤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돈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돈에 웃고 돈에 운다. 그리고 아마도 돈에 우는 사람이 웃는 사람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그 돈에 우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미소금융재단, 자산관리공사, 신용회복위원회 등 다양한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정부의 서민 관련 금융 지원 시스템을 한곳으로 통합시키고자 만들어진 서민금융진흥원은 2016년에 문을 열어 이제 2년여가 되어가고 있다.
“사실 서민금융진흥원이 할 일이 없어지는 게 가장 좋은 거죠. 어려운 사람이 없는 거니까요. 하지만 역할이 없어져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자꾸 역할이 커지는 게 현실이죠.”
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서민금융진흥원의 역할이 단순히 대출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민들의 편의를 높이고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민금융진흥원의 역할은 ‘문화’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의 역할
몇 년 전, 전셋값의 이상 폭등이 계속되어 전세 비용과 매매 비용이 별 차이가 없게 되자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명제가 대한민국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가계부채는 지금 15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거대한 폭탄이 됐다. 이러한 각박한 현실에서, 김윤영 원장은 서민금융진흥원이 대출 서비스를 넘어서 인간이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출이 능사가 아닙니다. 빚 권하는 사회에 대해선 모두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잖아요. 그것보다는 자활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게 옳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컨설팅, 관리 등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업상담사를 자체적으로 열 명 보유하고 있고, 고용노동부 워크넷과 잡월드 등과 연계해 일자리 연결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못하면 사회복지사와 연결시켜주기도 하죠.”
금융생활 및 경제적 자립 지원
노후준비를 제대로 해놓지 못한 사람이 부지기수다. 1988년에 시작된 국민연금에 가입해 계속 보험료를 납부한 사람이라 해도 이제 은퇴하게 되면 150만 원 정도 받는다. ‘월급쟁이로 살면서 큰돈 모으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고, 빚 없으면 다행’이라는 말들까지 나온다.
그래서 노후를 맞이한 많은 시니어가 일하고자 하는 욕구는 있지만 정작 일자리는 없는 게 현실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이 문제에 주목해 일자리 구하는 일을 돕고,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컨설팅까지 제공한다.
“하다못해 족발집을 창업하고 싶다면 족발을 맛있게 만드는 방법부터 세무, 인테리어까지 가르쳐줍니다. 전국에 150명의 컨설턴트가 있어 현장으로 직접 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아요. 예전에는 대출만 해주고 말았죠. 지금은 이 사람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종합적인 상담을 해주고 있어요. 금전 이외에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 서비스에 국한하지 않고 비금융 서비스까지 아우르겠다는 서민금융진흥원의 계획은 전국 43개 통합지원센터 종합상담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사회보장정보원과도 연계하고 전국 3500여 개에 이르는 주민센터도 활용해 서민금융진흥원에 더욱 쉽게 접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문턱이 낮아야 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취약계층 자립자금, 전통시장 소액대출, 미소금융 자영업자 지원대출, 개인·프리 워크아웃, 바꿔드림론 등 다양한 서민금융 지원제도를 통해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사람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지원을 넘어선 재기의 발판 마련
“서민금융진흥원을 찾아오는 분들은 대부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이 빨리 제도권 금융으로 들어가게 해야죠.”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경제 언론에서는 심심찮게 기사를 내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 발전을 체감하며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김 원장은 여전히 생각보다 취약계층이 너무 많다고 말한다.
“대학생들은 급전이 필요할 때 거래 실적이 없어서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대부업을 찾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죠.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금융 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을 바로 찾아오는 사람은 드물다. 열 번, 백 번 생각하고 갈까 말까 고민하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빚쟁이가 되는구나’라는 자괴감과 부끄러움 때문이다. 김 원장이 ‘문화’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 중 하나도 이러한 정서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찾아와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빚 탕감이 도덕적 해이?
사실 서민금융진흥원이 하는 일은 일반 금융 회사들이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금융 회사들이 대출을 해주잖아요? 그들은 돈 빌려준 사람의 정보를 다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채무자가 돈을 안 갚고 있으면 찾아가서 ‘어렵습니까?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럼 이자는 이렇게 감면해줄게요’ 하고 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봐요. 그렇게 가장 잘 아는 곳에서 깎아주고 감면해줘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까 정부에서 나서서 금융 회사와 협약을 맺고 정책 자금으로 돕는 거죠.”
‘돈을 연체하려고 빌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라고 진지하게 말하는 김 원장은 서민의 마음과 어려움을 가장 잘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얼마 전 정부에서 1000만 원 이하 소액 채무를 10년 이상 갚지 못하고 있는 연체자 159만 명의 빚을 탕감하거나 유예해준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소위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도덕적 해이’론에 대한 반박이다.
“그 1000만 원을 빌려서 10년 연체했단 말예요. 10년이면 이미 은행이 안 갖고 있거든요. 팔아넘겨져서 대부업체나 불법 사금융으로 가 있을 돈일 겁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채무자는 얼마나 추심으로 고통을 받았겠어요. 물론 1000만 원은 큰돈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년을 고통받은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환 능력이 없으면 감면해줘야죠. 이 건에 대해 도덕적 해이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도덕적 해이가 없을 순 없겠죠. 그러나 소수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지원을 안 한다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이번 조치는 필요했다고 봐요.”
빚 독촉에 시달리는 이들을 돕자
서민금융진흥원에서는 얼마 전 서민금융 이용자들의 수기집을 발간했다. 이 책에 실린, 부채로 어려움을 겪다가 서민금융지원제도를 이용해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23편은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김 원장은 수기집 사연들 중 ‘이제는 전화를 맘대로 받을 수 있고 집도 갈 수 있고 회사도 갈 수 있다’는 말이 너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의 보통 일상도 ‘빚쟁이’가 되는 순간 사치가 된다. 그들로선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는 것이 가장 바랐던 일일 것이다.
“빚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이 다리 뻗고 잘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우리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이 나면 119를 찾듯 서민금융 하면 우리를 연상하게 됐으면 해요.”
우리나라의 복지체계를 다시 점검하게 만든 송파 세 모녀 사건. 엄마가 보건복지부 희망의 전화인 129번을 알았다면 그러한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이지만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곳곳에 있다. 서민금융진흥원 또한 홍보가 잘 안 돼서 활용되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들 중 하나다. 특히 시니어 중 신용회복위원회는 알아도 서민금융진흥원은 처음 들어본다는 사람이 상당수다.
“전국에 폐지 줍는 노인 수가 170만 명이나 된다 합니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N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죠. 그런 분들에게 재기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저희를 통해 희망을 얻은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보람입니다.”
희망을 주고 확인하는 것이 보람
최근 정부기관들은 효율성 강화를 위해 각 기관에 흩어진 DB와 역할을 통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16개 기관이 모여 MOU를 체결했다. 노후준비지원 중앙협의체를 만들기 위해서다. 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 등 노후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관이 다 모였고 서민금융진흥원도 당연히 그 안에 들어갔다.
“예전에는 이런 협의체가 있으면 출범하고 끝나잖아요. 이제는 실제적인 액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중간에 폐지 수거 체험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정부에서 노인 일자리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강변하는 김 원장은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따뜻함과 진솔함을 놓치지 않았다. 어쩌면 그러한 소탈한 솔직함이야말로 지금 하고 있는 업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닐까.
OECD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부양률은 100명당 19.6명으로, 생산가능인구 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32위 수준이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2050년엔 100명당 71.5명, 2075년엔 80.1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돈을 버는 사람이면 무조건 어르신 한 명을 봉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사회 변화 속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는 요양보호사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 직업에 대한 평가는 천차만별이다. 대체 어떤 일을 하길래 그런 것일까.
지난 4월 18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24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을 통해 4만909명의 요양보호사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전체 4만5510명이 응시해 응시자 중 89.9%가 합격했다. 응시자는 23회 시험에 비해 6891명이 늘어났다.
많은 숫자가 배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2016년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현직 요양보호사는 31만3013명에 그쳤다. 그간 배출인원이 151만 명 이상임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다.
이에 반해 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인정받은 대상자는 2012년 34만1788명에서 2016년 51만9850명으로 증가했다. 한 명의 요양보호사가 약 2명의 노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자격 취득자 많지만 일손은 부족
요양보호사는 노인복지시설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노인 등의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지원 등의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고용해야 하는 인력을 말한다. 요양보호사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통해 자격시험이 관리되는 국가자격제도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도입됐다. 초기에는 일정 교육 과정만 이수하면 취득이 가능했지만, 2010년부터는 자격시험제도가 시행됐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은 정해진 교육기관에서 이론과 실기, 실습 교육을 각 80시간씩 총 240시간을 이수해야 응시할 수 있다. 이후 시험에선 각 6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합격이 된다.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기관은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인정된 요양보호사교육원은 2017년 기준 전국 1725개소에 달한다. 교육비는 기관마다 제각각이지만 대략 60만 원 전후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는 기관도 일부 있다. 요양보호사 수급에 비상이 걸린 지자체들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경기도 안산시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무료 교육생을 모집했다. 충청북도 음성군도 비슷한 시기에 무료 교육생을 모집했다. 부산시 수영구는 일부 교육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교육 희망자를 접수했다.
가족 돌봄에도 유리해 관심 늘어
요양보호사는 시니어의 관심을 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다. 은퇴 시기가 되면 배우자나 부모가 치매 등 질병으로 인해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요양보호사 교육 과정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데다, 가족을 돌보는 실질적인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족요양비의 존재도 가족을 돌봐야 하는 이들에겐 매력적이다. 장기요양보험 수급자가 요양보호사 자격을 가진 가족 등으로부터 방문요양에 상당하는 장기요양급여를 받을 때 등급과 관계없이 월 15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올 초 가족요양비와 가족인요양보호사제도도 개선해 가정에서 부모를 돌볼 수 있도록 해 시설 수요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학력 제한이나 자격 획득이 어렵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수요가 많아 눈높이를 낮추면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다. 때문에 조선족이나 고령자의 지원도 적지 않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을 돕는다는 직업적 자긍심이나 보람도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데 힘이 된다.
근로환경 열악, 수입 좇으면 못해
그렇다면 실제 근무 환경은 어떨까. 현장에선 요양보호사가 전문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녹록지 않다고 말한다.
요양보호사의 근무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집으로 찾아가 돌봄서비스를 실시하는 재가요양보호사가 전체의 약 70%에 이른다. 시설요양보호사는 나머지 30%에 해당한다. 상당수의 재가요양보호사는 단시간 비정규직, 시설요양보호사는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일한다. 일자리의 불안정성이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근무 방식도 쉽지 않다. 비교적 수입이 좋은 입주요양보호사는 부가적인 요구사항이 많아 힘들다고 한다. 한 요양보호사는 “기본적으로 어르신에 대한 가사 지원이 업무 영역에 포함되지만 실제로는 5~6인 가족 전체 살림을 도맡아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부적절한 성적 요구가 성희롱으로 번지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한다. 수입이 좋은 입주 자리는 많지 않기 때문에 요양보호사 입장에선 ‘을’이 될 수밖에 없다. 근무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매주 토요일에 퇴근했다가 일요일에 출근하는 입주요양보호사는 월 급여를 200만~250만 원 수준으로 받는다. 그러나 주 3회 몇 시간씩 들리는 재가요양보호사의 수입은 몇십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시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이라고 해서 근무 환경이 속편한 건 아니다. ‘퐁당퐁당’과 ‘주주야야휴휴’가 대표적이다. 퐁당퐁당은 24시간 근무와 휴일이 반복되는 방식이고, 주주야야휴휴는 주간근무 2일, 야간근무 2일, 휴일 2일을 번갈아 반복하는 방식이다. 요양원에서 주간근무만 고집하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실질소득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경우가 상당수다. 야간근무 시간 중 4~6시간을 수면을 위한 휴게시간으로 지정해 임금을 줄이는 방식은 요양보호사들이 악습으로 지적하지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요양보호시설의 한 관계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부터 수가를 지원받기 때문에 설립 요건부터 운영에까지 제약은 많고 수익성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하고 “때문에 일부 시설에서는 인건비나 식비 등 절약이 가능한 부분에서 이윤을 남기려는 경향이 있다. 운영에 가족 참여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열악한 조건을 반영하듯 서울시에서는 어른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이들을 위한 노동상담 등 노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임금이나 퇴직금 문제뿐만 아니라 성희롱 등도 주된 상담 분야다.
따라서 요양보호사들은 돈이 목적이 아닌, 사회에 공헌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나쁜 태도로 근무하게 되면 비인간적으로 변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의사표현이 어려운 환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종종 그런 일도 생긴다. 병원에 비해 보는 눈이나 관리자도 적은 사각지대에서의 근무가 잦은 만큼 스스로의 자긍심이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 현장 경험자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