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노후를 보내야 하는 4050 후기청년이라면 노후 대비 자산 마련이 고민일 것입니다.
83% ‘노후 준비 되지 않았다’
노후에는 현금성 자산이 필요하지만 자산의 64%가 부동산에 묶여있는데다 연금 준비도 미흡한 상황입니다.
퇴직 후 노후 생활, 얼마나 필요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끊이지 않는 현금흐름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일하지 않고도 매달 받을 수 있는 ‘노후 월급’은 없는 걸까요?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자금,준비 방법부터 관리까지 ‘노후 생존 자금’에서 알려드립니다.
매일 밤 11시, 노후 걱정에 잠 못 드는 시간, 미래를 위한 주사위
주사위처럼 여섯 개의 면으로 구성된 ‘노후 생존 자금’
다이스앳의 QR 주사위를 던져 보세요! 하나의 고민에 6가지의 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면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더 많은 정보에 닿을 수 있도록 책 곳곳에 QR코드를 담았습니다.
‘dice@11pm’(다이스앳)의 두 번째 시리즈
노후 자금 마련 지침서 ‘노후 생존 자금’ 출간!
4050 후기청년의 고민을 덜어드리기 위해 중장년 고품격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다이스앳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노후를 위한 자금 관리 어떻게 할까?’
30세에 입사해 50세에 은퇴하고 90세까지 40년을 보내야 할 여러분의 노후를 위한 자금 준비 가이드.
dice@11pm의 두 번째 시리즈 ‘노후 생존 자금’은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40·50세대의 돈 걱정 없는 100세 시대 미래 설계를 위한 노후 자금 마련 지침서 ‘노후 생존 자금’이 발간됐다.
이 책은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40·50세대를 위해 기획한 콘텐츠 큐레이션 매거진 시리즈 ‘dice@11pm’의 두 번째 책이다.
2025년 우리나라의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긴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40·50 후기청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는 평균 30세에 입사해 50세에 은퇴하고 약 40년의 노후를 보내야 한다. 노후에 가장 큰 걱정은 자금 마련일 것이다.
‘dice@11pm’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노후 생존 자금’은 40·50세대의 은퇴 후 삶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본지의 기획에 ‘신한은행’이 힘을 보탰다.
‘노후 생존 자금’ 편에는 40·50세대의 노후 자금 마련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정보를 빠짐없이 실었다. 노후 자산 관리 트렌드, 노후 대비 자산 준비 방법, 전문가들의 뼈와 살이 되는 조언들을 담았다.
파트1에서는 노후에 필요한 자산은 얼마일지, 나의 자산 현황은 어떤지 점검해볼 수 있다. 파트2에서 점검해보는 머니프로필은 신한은행의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와 은퇴설계 설문조사 등을 참고해 독자의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준점을 제시했다.
자신의 자산이 얼마나 있는지 노후에 어떤 자금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계산했다면, 다음으로 목표를 세우고 자산을 불려 나가거나 절세 등으로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 파트3에서는 40·50세대에게 적합한 자산 관리 트렌드와 자산별 투자 방법을 소개한다. 파트4에는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절약 노하우, 자산별 절세 노하우, 상속·증여 과정에서 알아야 할 절세 방법, 노후 파산 위험을 방지할 예방법 등을 담았다.
노후에 활용할 자산의 기초는 연금이다. 파트5에서는 국민연금뿐 아니라 농지연금, 주택연금, 퇴직연금 등 다양한 연금 활용법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길어진 수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파트6에서는 샘이 마르지 않는 우물과 같은 자산이 무엇인지, 자산을 어떻게 현금화할 것인지, 소득 흐름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또한 40·50세대가 불안한 노후를 더욱 안정적으로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각 분야에서 저명한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최문희 FLP컨설팅 대표,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이관석 신한은행 은퇴솔루션 컨설턴트,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등이 다양한 관점에서 노후 대비 자산 관리 꿀팁을 대방출했다.
파트1부터 6까지 순서대로 따라간다면, 일하지 않고도 매달 받는 ‘노후 월급’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노후 자산 준비 방법을 먼저 보고 싶다면, 책의 앞부분에서 소개하는 ‘자산관리 성향 테스트’를 해보고 추천 페이지부터 읽어도 된다.
책을 보면서 곳곳에 자리한 QR코드를 활용하면 좀 더 구체적인 정보들을 볼 수 있다. 금융상품 정보나 연금 계산 등을 바로 볼 수 있도록 QR코드로 연결해두었다.
본지 편집인은 “은퇴 후 40여 년의 시간이 불안하지 않으려면 노후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자산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다이스앳 ‘노후 생존 자금’ 편에서는 40·50세대를 위한 노후 대비 자산 관리 방법을 다방면으로 소개한다”면서 “다가올 노후가 불안한 후기청년들에게 이 책이 노후 설계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dice@11pm’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 40대 이상의 ‘후기청년’ 세대를 위한 다양한 은퇴·노후 정보를 다룰 예정이다. ‘dice@11pm’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드는 매일 밤 11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주사위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명명됐다. 6개의 면으로 이루어진 주사위처럼 ‘dice@11pm’도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됐다. 책은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무방하다.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숫자처럼 어느 파트를 봐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가 발행하는 중장년 대상 월간지이다. 품격 있는 시니어들이 행복한 노후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강, 금융·자산, 주거, 뷰티,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심사하는 ‘우수콘텐츠 잡지’에 2017년부터 3년간 선정되어, 공공성과 유익함을 인정받았다.
인구구조에 관한 한 낙관론은 없다. 무너지고 있고, 앞으로도 무너질 것이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붕괴’ 할 것이라고.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지금이 우리에게 주어진 일종의 ‘챌린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때의 투자법은 달라야 한다고 했다.
가장 확실한 투자법, 1인 1기
영화 ‘첨밀밀’은 많은 사람들에게 애틋한 감성 로맨스물이지만 김경록 고문에겐 호러물에 가깝다. 주인공 장만옥이 주식 투자에 실패하고 잔고를 확인하며 한숨 쉬는 장면을 김 고문은 공포스럽게 기억하고 있다. “생애 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힘들게 모은 돈을 하루아침에 다 날렸으니 얼마나 안됐어요? 정말 남의 일이 아닙니다.” 김 고문이 더 안타깝게 생각하는 지점은 전 재산을 잃은 장만옥이 안마시술소에 취업하는 신이다. “본인에게 투자했더라면, 조금 더 나은 기술이나 전문성을 길렀더라면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을 겁니다. 돈은 잃을 수도 있고, 누가 훔쳐 갈 수도 있지만 전문성이나 기술은 그럴 수 없어요. 사회가 고령화될수록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입니다.”
김 고문은 1인 1기(1人1技)를 오래전부터 강조해왔다.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7% 이상)이던 2014년, ‘1인 1기’라는 책을 출간하며 “쓸모 있는 기술 하나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그 후 9년여가 지났다.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이상)에 들어선 한국은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전히 그는 기술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고령화는 사회와 국가의 위기를 초래합니다. 잘못 대응하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질 겁니다. 단, 잘 대비해두면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답을 기술, 즉 전문성으로 봅니다.”
김 고문이 제시하는 전문성 기르는 방법은 두 가지. 첫 번째는 자격증 취득이다. 자격증 중에서도 ‘좁은 문’을 통과하라고 조언한다. 손해사정인,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등 취득하기 어려운 국가공인 자격증이 그 예다. 또 다른 방법은 오랜 시간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는 것이다. 실제 그는 후자를 택해 지금도 열심이다. 노후 문제 전문가로 일하며 일본어 능력의 필요성을 느껴 지난해 방송통신대학교 일본학과에 입학했다고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 김 고문은 기술이 스스로를 지켜줄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다. 노후 인생을 바꿀 기회에 다시 한번 고3처럼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 어쩌면 진정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투자라고 말이다. “승부를 해야 할 때는 자기를 던질 정도로 해야 합니다. 한 단계 올라서겠다? 그럴 때는 사투리로 말하자면 ‘오지게’ 승부수를 던져야 합니다.”
‘데모테크’ 투자 3법칙
“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 치즈가 사라지자 한 쥐는 ‘어? 내 치즈, 어디 갔지?’ 하고만 있었고, 한 쥐는 쫄래쫄래 치즈를 찾아갔습니다. 치즈를 찾아간 쥐처럼 하면 됩니다.” 고령화 시대 자산 투자는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물음에 대한 김 고문의 답이다.
그는 투자에 앞서 모든 한계를 넘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적 정년 60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맞추고 있는 고정관념부터 통화나 자산을 국내 기준으로 보는 관점까지 완전히 새롭게 재고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 근거는 인구구조의 붕괴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 독일은 30년 이상, 일본은 15년이 걸렸다. 2018년 고령사회에 들어선 한국은 7년 만인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인구구조가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지탱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 큰일 났다. 붕괴되겠다… 어, 어, 붕괴된다’ 하면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심하게 말하면 자폭하는 셈입니다. 우리 인구구조가 붕괴되면 인구구조가 튼튼한 다른 나라의 자본을 가지면 됩니다.”
김 고문이 최근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자산의 서식지를 옮기라”는 말이다. 경쟁력 있는 기업이 어디에 많은지, 위험이 닥쳤을 때 어디가 충격을 적게 받을지, 충격을 받고서 어디가 회복탄력성이 좋을지 살펴보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글로벌 분산투자하라는 뜻이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기술 혁신이 만나는, 이른바 ‘데모테크’(DemoTech)라는 흐름에 올라타야 합니다. 이 위기 속에서 왜 한 곳에 올인을 합니까?”
1. 한국 혁신 기업에 투자하라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있을 기업이나 섹터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아직 국내엔 자본 차익에 대한 과세가 없습니다. 그 점은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종합지수는 그렇지 않습니다.”
2. 미국 지수에 투자하라
“미국은 경쟁력 있는 기업도 많고, 위험에 충격도 덜 받고, 회복탄력성도 좋습니다. 개인이 개별 종목은 알기 어렵기 때문에 S&P500, 나스닥 등 지수에 투자하는 게 좋습니다.”
3. 인컴형 자산에 투자하라
“특히 배당주는 앞으로 중요해질 겁니다. 국내는 배당을 1년에 한 번 하는 연 배당이 대부분입니다. 그럼 1년 내내 들고 있을 이유가 없지요. 미국은 75% 이상 분기 배당을 하고 있습니다. 배당 주기는 투자자들의 성향을 가릅니다. 인컴형 자산에 주목하고, 이런 점들을 비교해보기 바랍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연금, 누가 핵심만 알려주면 안 되나?’ 많은 사람들이 품고 있는 이 질문에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총대를 멨다. 포인트만 쉽고 빠르게, 복잡하고 어려운 말 하나 없이 정리했다. 유불리를 따져 연금 수령 최고 효율을 얻으려면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
일본 열도를 뒤흔든 베스트셀러 ‘노후파산’은 고령사회의 단면을 가감 없이 다뤄 한국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생활비가 부족해 매 끼니를 걱정하는 비참한 면면을 바라보며 바다 건너 우리네는 공포에 떨었다. 국내 전문가들은 겁에 질리지 말고 교훈을 얻으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연금의 사각지대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연금이란 일정 기간 또는 사망 시까지 매월, 매 분기 등 일정 간격으로 지급되는 금액을 의미한다. 개인이 경제활동을 하는 동안 연금을 적립하다가 주된 직장 또는 직업에서 은퇴한 후 노후 생활을 위해 연금을 지급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본이 ‘3층 연금’이다. 국가가 가입 대상을 강제로 정하는 공적 연금인 국민연금, 직장에서 가입하는 퇴직연금, 개인이 임의로 가입하는 개인연금이 매월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노후를 뒷받침하면 큰 걱정 없이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연금 지급 금액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 소비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금을 적립하고 수령할 때 세제 혜택도 주어진다. 연금에 관심을 갖다 보면 다른 투자로 이어지는 등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노후에는 연금이 효자’라고 불리는 이유다.
기초생활 보장을 위한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만 65세부터 평생 수령할 수 있는 종신연금이다. 소득이 있을 경우 의무적으로 가입되고, 최소 가입 기간 120개월(10년)을 채운 뒤 개시 연령이 되면 노령연금을 매월, 그리고 평생수령할 수 있다. 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더 많이 받는다. 임의가입, 임의계속가입, 추후납부, 실업크레딧 등 가입 기간을 늘리는 방법을 본인 상황에 맞게 활용하면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도 있다.
정해진 시기에 노령연금을 반드시 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5년 당겨 받을 수 있고, 5년 늦춰 받을 수도 있다. 소득이 있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 개시 연령을 미루는 연기연금을 신청하면 1년에 7.2%씩 연금액이 추가된다. 최장 5년 연기 시 36%가 가산 지급된다. 물가 상승에 따른 인상분까지 더하면 연금액은 더욱 커진다. ‘무조건’ 좋은 것은 없다. 연기연금도 마찬가지다. 신청 전 소득, 건강, 생존 확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연기연금의 단점은 건강보험료에 산정된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다 계산해봐야 해요. 회사에 다닐 때는 급여로 건강보험료를 가산하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자산을 다 합산해서 부과합니다. 집, 자동차 전부 다요. 지역가입자로 하는 것보다 직장에서 내는 게 더 적으면 3년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퇴직 후 2개월 내 선택을 해야 합니다. 결국 수령 시점에 본인한테 무엇이 더 유리한지 불리한지 알고 있는 게 중요합니다.” -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퇴직연금’
퇴직연금은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금을 금융사에 적립하고 퇴직 시 근로자가 이를 수령하는 제도다. 적립도 투자도 회사가 운영하는 확정급여형(DB), 적립은 회사가 투자는 본인이 하는 확정기여형(DC), 적립도 투자도 본인이 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뉜다.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와 개인형 IRP 계좌가 있는 사람에게 최근 화두는 디폴트 옵션이다. 디폴트 옵션이란 쉽게 말해 ‘기본값’으로, 사용자가 특별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때 기본값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 금융상품 만기 후 6주간 운용 지시가 없으면 디폴트 옵션이 적용된다.
크게 원리금 보장형 상품, 펀드, 원리금 보장형 상품 또는 펀드가 둘 이상 조합된 포트폴리오 상품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대세는 ‘TDF’(타깃데이트 펀드)다. 은퇴 시점에 맞춰 펀드 내 위험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자산 배분 펀드로 연금에 특화된 상품이다. 상품명 TDF 뒤에 붙어 있는 ‘2035’, ‘2050’ 같은 숫자는 은퇴 예상 연도를 의미한다. 본인의 투자 성향과 예상 은퇴 연도를 대략적으로 가늠해보고 결정하면 된다.
“퇴직연금은 엄연히 노후를 위한 제도인데도 다른 용도로 쓰는 분이 아주 많습니다. 국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00만 원 정도입니다. 퇴직연금으로 1년에 500만 원씩 20년 모으면 1억 원이죠. 30년 모으면 1억 5000만 원입니다. 원금만 그렇습니다. 아무리 운용을 못 해도 은퇴 즈음에는 1억 5000만~2억 원이 모인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퇴직연금을 갑자기 생긴 목돈 정도로 여기는 게 문제예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은퇴 전까지는 건드리는 돈이 아니다’라고 여기고 운용해야 합니다.” -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여유 있는 생활을 위한 ‘개인연금’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가입하고, 금융기관에서 운영하는 연금이다. 은퇴 후 기간은 길어지고 근속 기간은 짧아지면서 개인연금의 필요성은 점점 더 대두되고 있다. 연금 개혁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보완할 노후 소득원도 필요한 상황. 전문가들은 그 대안을 개인연금에서 찾고 있다.
개인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세액공제 효과다. 절세하면서 노후자금을 천천히 만들어갈 수 있다.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 연금저축과 IRP가 있는데, 이를 연금계좌라고 한다. 총 납입은 연 1800만 원까지 가능하다. 2023년부터 세제가 변경되면서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한도를 넘겨 저축한 금액은 이듬해 또는 그 이후로 이월해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재무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보유한 자산? 투자수익률? 앞으로 벌어들일 수입? 최문희 FLP컨설팅 대표는 ‘삶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돈 관리 방법을 물었더니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강조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 최문희 대표가 금융권에 발을 들인 건 보험이었다. 당시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 없었는데, 여러 회사의 보험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재무 설계에서 사람의 심리가 중요하다는 걸 이때부터 어렴풋이 느꼈다.
“생애 전반을 다루는 재무 설계를 하게 된 건, 보험업을 시작한 게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태어나서부터 사망하는 순간까지 모두 다루잖아요. 지금도 그렇지만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부분을 굉장히 터부시합니다. 종신보험이 처음 나왔을 때 이야기인데요. 종신보험은 평생 보장을 해야 하고 원금도 거의 보장이 안 되는데, 죽은 다음에 보험금이 나온다고 하니 사람들이 기존에 생각하던 보험과는 아주 다른 개념이었어요. 고객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려다 보니,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죠.”
최 대표는 금융권 변화의 흐름을 타면서 자산관리 시장이 만들어지는 길을 자연스럽게 따라갔다. IMF가 터지면서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인생에서 생각지도 못한 손실과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기업들이 도산했고, 기업 고객만을 생각했던 은행들도 파산했다. 금융 시장에 ‘자산관리’라는 개념이 싹트기 시작한 순간이다. 그러면서 금융 관련 자격증이 우후죽순 도입됐다. 당시 윤병철 초대 하나은행장이 미국에서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라는 자격증을 들여왔다. 앞으로 종합 자산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최문희 대표는 2002년에 실시된 1회 CFP 시험에 합격하고, 2003년 IFPK라는 회사에서 재무 설계를 위한 발을 내디뎠다.
IMF 이후 일부 기업들이 직원의 자산관리와 재테크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KT 리더십센터와 삼양사 직원 대상 자산관리 교육·상담을 하면서 앞으로 재무 설계가 더 중요해지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비슷한 시기에 증권사나 은행 직원이 아니어도 고객에게 투자상품을 권유할 수 있는 법이 통과돼 재무 설계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도 확장됐다. 최 대표는 CFP 시험 교재를 집필하고 재무 설계에 관한 콘텐츠를 만들며 꾸준히 이론을 다졌다.
“재무 설계 경험이 쌓일수록 삶을 더 깊이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심리상담을 전공하게 됐어요. 돈을 대하는 태도나 그런 태도가 만들어진 심리적 배경에 관심을 갖게 된 거죠. 일종의 재무 심리 치료인데요. 돈에 대한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습관과 태도가 돈에 대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데, 재무 설계에서 이 부분이 중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자산관리 트렌트, 적립에서 인출로
최문희 대표는 심리상담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고 2011년 FLP컨설팅을 설립해 온전하게 독립했다. 재무 설계에서 사람의 마음이 중요할 거라는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100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평생직장이 아니라 평생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연스럽게 자산을 적립하는 것에서 생애주기에 맞춰 인출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자산의 개념에 금전이나 부동산 같은 물적 자산뿐 아니라 삶의 가치나 일자리 같은 인적 자산도 포함하게 됐어요. 특히 노후나 은퇴 설계에서 중요하죠. 과거에는 노후 보장을 위해 3층 연금을 쌓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민연금(1층), 퇴직연금(2층), 개인연금(3층)이죠. 이제는 5층이 됐어요. 4층에는 주택연금, 5층에는 일이 자리하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적 재산을 통해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진 거예요.”
인출이 중요하다는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인식이 크게 달라진 대표적인 자산이 주택이다. 그동안 ‘집’은 살면서 꼭 한 채는 마련해야 하고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당연한 자산이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자녀와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주택은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유동화해야 하는 자산이 됐다.
“상담할 때 집이 너무 중요하다고 하는 고객에게는 왜 그렇게 중요한지 물어봅니다. 들어보면 각자의 이유가 달라요. 나의 성취감을 보여주는 게 집일 수도 있고요. 편안함을 주는 공간인 사람도 있습니다. 나 고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해야 합니다. 나만의 공간이나 가족과 보내는 공간이 중요한 사람은 꼭 도심에 집이 있을 필요가 없겠죠. 사람들과의 교류가 중요한 사람은 교통이 편리한 곳에 집이 있어야 할 테고요. 눈에 보이지 않는 신념과 가치에 따라 노후 생활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죠. 나에게 자산이 왜 중요한가, 돈이란 어떤 의미인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재무 설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자녀, 부모님, 직장이 기준이 되었다면 은퇴 후에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노후 준비, ‘목표’를 ‘숫자’로
삶의 가치를 고민했다면 다음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최문희 대표는 재무 설계에서 목표를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목표를 시간과 금액이라는 숫자로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은퇴 시점을 60세로 가정했다면, 나의 자산을 살핍니다. 현재 내가 가진 자산으로 몇 세까지 얼마의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지 계산해보는 거예요. 은퇴 후 내가 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자산이 부족하다면 계획을 세워야겠죠. 삶의 방향성을 정하고 자산을 점검하다 보면 내 현실을 자각하게 되죠. 이 순간이 무척 중요합니다. 현실을 알면 퇴직금이 얼만지, 국민연금을 몇 세부터 얼마를 받는지, 월급을 좀 더 올릴 방법은 없는지 등을 고민하게 되거든요. 은퇴 시점을 늦추는 방법을 고민하거나, 가진 자산을 유동화하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내가 가진 자원과 삶의 목표 사이에 생기는 차이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게 곧 재무 설계의 시작이다. 자산을 어떻게 움직일지, 어떻게 관리할지, 지출을 어떻게 줄일지 자연스럽게 계획을 세우게 된다. 최문희 대표는 이 과정에서 기존의 제도를 200%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지금까지는 국민연금이 세금이라고 생각해서 다들 기본형으로만 활용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추가납입제도, 임의가입제도 등을 풀옵션으로 활용하면 어떨까요? 임의가입제도를 활용해서 보험료 산정 기준인 기준소득월액 상한액(2022년 기준 553만 원)에 맞춰 보험료를 내는 분들이 늘었어요.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겠죠. 퇴직금도 DC형인지 DB형인지 보고, DC형이라면 추가 납입으로 운영할 수 있어요. 퇴직금을 운용할 때도 절세 혜택들을 잘 이용해야 합니다. 개인연금의 경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요. 비과세 상품들을 잘 살펴야 하죠. 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노후에 받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이렇게 노후 준비를 위한 자산관리 전략을 세웠다면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지출을 줄일지, 목표를 낮출지, 투자를 더 할지 등을 조정하는 것. 자산관리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든 빚을 내서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하나의 자산에 전 재산을 두어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노후 중심 자산관리는 ‘인출이 쉬운 자산’ 비중이 가장 높아야 한다. 연금이 중요한 이유다. 최문희 대표는 마지막으로 “시간은 돈이다. 돈도 시간이다”라고 강조했다.
“인생에서 조급함과 나태함을 가장 경계하라고 합니다. 시간의 힘을 믿어야 한다는 의미예요. 기대수명이 얼마나 될지, 언제 돈을 쓸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복리이자가 얼마인지 등의 개념도 모두 시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시간도 양적 시간, 질적 시간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보지 말고,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가치를 분명히 세우면 시간의 질이 높아질 겁니다.”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정부는 노인 주거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노인 주거 정책은 저소득층 중심이며, 고령자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한계가 지적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약 697만 명이 노년기에 진입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새로운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K-CCRC) 조성이 그 해답으로 꼽힌다.
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K-CCRC)
문재인 정부가 2020년 12월 발표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 중 ‘고령친화적 주거환경 조성’은 고령친화적 주택 공급 확대, 고령친화 커뮤니티 확산을 위한 기반 마련, 고령자의 교통 복지 기반 구축, 총 3개의 추진 과제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고령친화 커뮤니티 확산을 위한 기반 마련은 베이비부머를 위한 주거 정책의 일환으로 ‘(가칭) 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K-CCRC)’ 모형 개발 및 시범 조성 추진을 포함하고 있다.
K-CCRC는 Korean-version 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로서, 베이비부머가 이주하여 지역의 다양한 세대와 교류하며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단지 모형을 말한다. 기존 거주지에서 계속 거주하는 의미의 AIP(Aging In Place)보다 확장된 개념으로서, 더 큰 차원의 공동체 속에서 거주하는 AIC의 개념을 담고 있다.
K-CCRC는 다섯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수도권 대도시 베이비부머(베이비부머의 48.3%가 수도권 거주)가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 △이주한 베이비부머가 지역사회 및 지역의 자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 △지역의 다양한 세대 및 연령층과 교류하는 것 △ 지역에서도 의료·돌봄 등 복합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 받는 것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노후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LH 산하 연구기관인 토지주택연구원은 2021년부터 후속 방안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고, 지난해 ‘초고령사회 선제적 대응을 위한 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K-CCRC) 조성에 관한 기초 연구’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전국적으로 산재한 시니어타운을 포함한 노인복지주택, 저소득층을 위한 고령자복지주택(공공실버주택)과 웰플러스주택, 고령친화주택이 CCRC에 해당하지만, 순수하게 K-CCRC의 사례로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본의 생애활약마을 사업을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소개했다. 도쿄권을 비롯한 각 대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가 그들의 희망에 따라 지방이나 지역의 도심지구나 중심 시가지에 이주하고, 지역 주민이나 다양한 세대와 교류하면서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을 보내며, 필요에 따라 의료·개호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베이비부머 74.9% “K-CCRC 이주 의향 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지난 6월에는 ‘초고령사회 대응 K-CCRC(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의 정책 추진과 계획 모형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행했다. 베이비부머 74.9%가 K-CCRC 이주 의향이 있다는 유의미한 결과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수도권 거주 베이비부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남녀 각 500명, 전기 베이비부머(1955~1964년생)와 후기 베이비부머(1965~1974년생) 각 500명, 거주 지역은 서울과 서울 외 수도권(비서울) 각 500명이 응답했다.
응답자의 87.6%는 공동주택에 거주했으며, 거주 유형은 자가가 71.1%, 임대가 28.9%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은 약 500만 원이었으며, 72.5%가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였다. 자산 규모는 가구당 평균 자산 5.47억 원보다 훨씬 많은 평균 8.35억 원이다. 학력과 소득 등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의 중산층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은퇴 후 또는 가까운 미래에 비수도권 지역에 K-CCRC가 조성된다면 이주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물음에 응답자의 74.9%가 이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은퇴 후 안정된 노후생활’ 22.6%, ‘고령자를 위한 여러 복지시설’ 21.2%, ‘안전한 고령친화 생활공간’ 18.6% 순으로 나타났다. 이주 시기는 은퇴 후 연금 수익이 보장되는 시점인 ‘노인연금수령 연령 65세 이후’가 55.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K-CCRC 이주 의향이 없는 25.1% 251명에게 이유를 묻자 36.3%가 ‘의료복지서비스 시설 여건’이라고 꼽았다. 그 뒤를 ‘일자리 마련 및 취업 지원 여건’ 15.9%, ‘대중교통 접근성 여건’ 13.5% 등이 이었다. 이러한 이주 저해 요인이 개선된다면 이주 의향이 없는 251명 중 22.7%인 약 57명은 이주하겠다고 답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K-CCRC의 방향을 도출했다. 먼저, 대상은 고령자뿐만 아니라 중장년, 청년, 아동 양육 가구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은 인구감소율과 고령화율이 높고, 고령친화 시설 공급률과 고령자 경제활동 및 일자리 지원율 그리고 의료 자원 공급률이 낮은 지역들이 적합하다. 입지는 지역사회와 연계 또는 교류에 용이한 도심 또는 도심 근교이어야 한다.
시설 구성은 독립주거, 돌봄주거, 돌봄시설, 돌봄병원, 주간돌봄센터(재가센터), 어린이돌봄센터(어린이집), 입주민지원센터로 이루어질 수 있다. 추가 시설로 고령자의 경제 활동을 위한 취업지원센터(민간 및 공공일자리), 지역사회 교류를 위한 여가·문화·체육시설, 생활편의시설 등이 포함되면 좋다.
무엇보다 보고서는 “이러한 시설들은 지역사회와 분리되지 않고 반드시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체계 또는 사회관계망 내에서 작동하도록 입주민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초기의 계획대로 K-CCRC 조성을 통해 초고령사회와 지역 불균형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노후에 얼마가 있으면 될까요?”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는 이 질문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현금흐름 세계에서 가장 불확실한 건 ‘내가 몇 살까지 살지 모른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평균 은퇴 나이 50세, 국민연금 수령 나이 약 65세, 은퇴 후 1년 내 정규직 재취업률 9%, 기대수명 83세, 노인 빈곤율 OECD 1위. 노후를 두렵게 하는 숫자들이다. 부모 부양에, 나의 노후 대비에, 자녀 부양까지 어깨가 무거운 중장년에게 100세 시대란 불안에 가깝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숫자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물론 노후를 위한 현금흐름 만드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
우물과 곳간, 무엇이 우선인가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살기 위해서는 ‘OO억 원’이라는 곳간 자산을 마련해 평생을 꺼내 쓰는 게 유리한지, 죽을 때까지 퍼 올릴 현금 우물을 만드는 게 유리한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좋은 건 곳간과 우물 자산을 둘 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둘의 균형이 맞으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우리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정말 우리가 100세까지 살아야 한다면, 은퇴 후 50년의 생을 한 바퀴 더 돌아야 한다. 그렇다면 죽을 때까지 마르지 않는 우물이 꼭 있어야 한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우물형 자산이 노후 준비에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우물 자산은 국민연금, 주택연금, 연금보험 등으로 종신 형태의 연금 자산이다. 김 상무는 “곳간 자산은 ‘곳간이 먼저 비느냐, 내가 먼저 죽느냐’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자산관리에서는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연금 자산은 처분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형태다. 또 자산을 다 쓰기 전에 내가 먼저 죽으면 어떡하나 걱정한다. 김 상무는 부동산에 돈이 묶이는 건 괜찮지만 우물에 자산이 묶이는 것을 걱정하는 건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을 깔고 앉은 노후는 자린고비 같은 삶일 수 있다.
다만 우물을 어떻게 만들지는 계획과 설계가 필요하다. 김동엽 상무는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가진 자산이라는 건 부득이한 경우에도 계속 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우물을 얼마나 깊게 팔지, 폭은 어떻게 할지는 본인의 상황에 맞게 계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물을 너무 깊게 파면 현재 자금이 너무 많이 묶이고, 너무 얕게 파면 노후에 자금이 먼저 고갈될 수 있다. 이 우물의 자산을 평생 죽을 때까지 쓸 것인지, 기간을 정해두고 쓸 것인지도 중요한 전략이다. 김 상무는 “자산을 적립하고 쌓아가는 과정에서는 덩어리 자산, 즉 곳간을 채우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도 “은퇴 후 곳간의 자산을 얼마나, 어떻게 우물 자산으로 전환할 것인지는 추후에 고민해봐야 하는 지점”이라고 짚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우리는 생각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노후 설계를 할 때 평균 수명이 아니라 20% 생존확률 연령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존확률 연령에 따르면 1980년생 기준 다섯 명 중 한 명은 평균 101세까지 산다. 강 대표는 “52세에 은퇴해 평균 수명인 83세까지 산다고 해도 31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자산의 90%가 현금 유동성이 없는 부동산이고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도 65세 이상 인구에서 절반뿐”이라면서 “수입이 있는 일이든, 취미든, 사회공헌이든 평생 현역으로 살아갈 마음을 가지고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노후에 어떤 삶을 살 것이며 적정 생활비는 얼마일까?’에서 시작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전문가에게 묻지만 답은 자신에게 있다. 전문가들은 다가올 노후를 겁낼 필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부터 포기하지 않고 하나씩 만들어가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된다는 조언이다.
금융업에 몸담은 지 50년. 투자자들에게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의 원칙을 전하고 노후 설계의 필요성을 전파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76세인 지금도 현장에서 1년에 170번 이상의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산관리 방법을 전하는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의 이야기다.
강창희 대표는 한국거래소에서 시작해 대우증권을 거쳐 현대투신운용사와 굿모닝투신운용사 대표직을 역임했다. 이후 미래에셋증권 그룹 부회장 겸 은퇴연구소장으로 9년을 일했다. 지금은 9년째 사회공헌 조직인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금융업에 첫발을 들일 때만 하더라도 자신이 은퇴 교육이나 노후 설계 교육을 하고 있으리라 상상도 못 했다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노후자산 관리에 대해 물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연금
노후 대비 자산관리는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세 가지 자산을 잘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세 가지 자산은 실물자산, 금융자산, 인적 자산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산관리라고 하면 “몇 억이 있으면 노후가 충분하냐” 묻지만, 강창희 대표는 100세 시대에 이 질문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자산관리라고 하면 돈을 버는 것만 생각하는데, 주어진 상황에 맞춰 사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자산관리에 포함됩니다. 절약도 자산관리라는 의미지요. 매달 받는 연금이 있는지,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균형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 인적 자원 관리를 잘해서 내 몸값을 높이고 있는지, 내 수준에 맞춰 생활하고 있는지 등이 중요합니다.”
노후에 얼마가 필요할지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시골에서 사는가 도시에서 사는가, 1인 가구인가 4인 가구인가, 어떤 취미를 즐기는가, 여행을 1년에 몇 번 갈 것인가 등 노후에 어떤 삶을 보낼 것인가에 따라 필요한 생활비 수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강창희 대표는 ‘몇 억이 있어야 노후가 준비됐다’는 고정관념을 조금씩 바꿔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얼마를 준비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생활수준을 어디에 맞출 건지가 중요합니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 사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이것을 ‘경제적 자립’이라고 합니다. 노후 생활비가 모자란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다면 노후 대비 자산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연금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퇴직연금을 굴리면서 자산관리의 기본 지식을 쌓아가야 한다.
“1980년대 우리나라 노인의 72%가 자녀의 도움으로 수입을 충당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14%가 자녀의 도움을 받습니다. 연금을 준비해서 30년 동안 매달 300만 원씩 받으면 12억 원 정도의 예산이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걸 돈이라고 생각 안 해요. 20~30대 직장생활 시작과 동시에 3층 연금이라고 하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준비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3층 연금을 준비했다면 농지연금, 주택연금 등 공적·사적 연금으로 최소 생활비를 확보하는 것이 노후 대비 자산관리의 시작입니다. 대부분의 국민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소 생활비를 공적·사적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준비를 하는 나라가 선진국이에요.”
부동산·금융자산 균형 찾아야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은 대부분 실물자산, 그중에서도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 65세 이상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80~90%에 이른다. 강창희 대표는 주택연금 등을 꼭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는 노인 대국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는 빈집이 넘쳐난다. 자식들은 부모의 집을 상속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웃돈을 얹어 집을 팔아야 할 처지까지 왔다. ‘아사히신문’은 지금의 부동산(不動産)은 부(負)동산이 됐다고 진단했다.
“마이너스 동산 시대가 왔다는 거죠. 과거 수명이 짧았을 때는 자식에게 집을 물려줘도 됐지만, 부모가 90세가 되면 자식도 60대입니다. 노인이 노인에게 집을 물려주는 셈이죠. 일본 경제가 한동안 침체된 이유 중 하나가 노노(老老) 상속입니다.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젊은이들에게 자산이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70이 넘어 집을 상속하는 것보다 주택연금으로 생활비를 받아 손주 학비에 보태주는 게 더 나을 수 있어요. 10억 원 가치의 집에 살아도 현금이 없으면 빈곤한 노인입니다.”
자식에게 부양을 기대할 수 없고, 자식을 부양할 수도 없는 시대다. 강 대표는 오히려 나이 들수록 고층 아파트에 살지 말라고 조언한다. 고독사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비싸고 평수 넓은 아파트보다 걸어서 장을 볼 수 있고, 문화시설이 가깝고, 병원이 가까운 작은 평수의 집으로 다운사이징하고, 차액은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는 것. 이제는 집을 자산의 관점으로 봐야 할 때가 왔다.
더불어 위험관리도 시작해야 한다. 노후 파산의 원인으로 꼽히는 다섯 가지 리스크는 은퇴 창업 리스크, 금융사기 리스크, 자녀 리스크, 건강 리스크, 황혼이혼 리스크다. 40대라면 건강관리가 우선이다. 중대 질병보험 등으로 의료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자녀 리스크 관리도 이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교육비, 자녀 결혼 비용을 어떻게 준비하고 쓸지 계획하고 자녀의 경제적 자립심도 키워줘야 한다. 강 대표는 자녀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없다면 증여를 서두르는 게 답은 아닐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평생 일할 각오를 하라
50대가 넘어서면 앞서 말한 부동산 자산의 비중을 점차 금융자산으로 이동해야 한다. 부동산을 안고 있는 상태에서 집값이 떨어지고 부채가 많다면 ‘하우스푸어’(House Poor)가 될 수 있다.
“부채를 줄이고 어떻게든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반반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계자산의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것이죠. 다음으로 할 일은 퇴직하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는 거예요.”
최소 연금이 준비되었다면 인적 자본에 투자해야 한다. 몸값을 올리라는 이야기다. 강창희 대표는 세 가지 자산 중 인적 자산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는 평생 현역”이라고 강조했다. 옥스퍼드대학교의 마틴스쿨은 2033년까지 현재 존재하는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직업이 사라지는 시대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일이 생기는 시대이기도 하다.
“창직의 시대가 오는 겁니다. 기왕이면 청년 세대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 세대가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일을 할 수밖에 없어요. 요즘은 퇴직하고도 2~3개의 직업을 가지게 되죠. 지금부터 퇴직 후에 할 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얼마를 버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핵심입니다.”
미국에는 약 200만 개의 NPO(제3영역의 비영리단체)가 있다. NPO는 정부나 기업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 노후가 준비된 미국 은퇴자들은 현역 시절 받았을 수입의 3분의 1만 받고 NPO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 강 대표는 노후 준비가 다 되어 있어서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어도 일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76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후에는 3대 불안이 있습니다. 돈, 건강, 외로움이에요. 우리는 은퇴 후의 삶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확실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저는 은퇴 후 살아갈 시간을 ‘퇴직 후 12만 시간’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엄청나게 긴 후반 인생을 무얼 하며 살아야 할지 준비해야 하는 거예요.”
강창희 대표는 “준비되지 않은 노후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일할 능력이 있고 의향이 있다면 충분하다는 것.
“지금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게 아니고, 평생 현역으로 살아갈 마음가짐으로 하나씩 준비해나가면 행복한 노후를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누구나 한 번쯤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기를 꿈꾼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땅을 찾아 계약하고, 집을 의뢰할 회사를 찾아 건축을 완료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정설처럼 굳어 있을 정도다.
홈트리오는 그 10년을 3년으로 줄여주기 위해 힘쓴다. 전원주택 전문 종합 건설회사로서 건축 설계부터 시공까지 한꺼번에 진행하되, 하자보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간 30채만 시공한다. 집이라는 근본적인 가치를 탐구하고, 집요하게 연구하는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세 사람이 만나 2018년 문을 열었다. 홈페이지, 유튜브, 각종 SNS를 통해 홈트리오가 지은 주택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계약과 동시에 공사 단계는 물론이고 설계비, 인허가비, 부대비용 등을 포함한 예상 총 건축비를 온라인에 올려뒀습니다. 건축주가 현장을 직접 찾지 않아도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사진을 함께 첨부해 뒀죠. 예비 건축주들은 각 자재의 가격이나 인건비 등을 대략 파악할 수 있습니다.”
홈트리오의 주 고객층은 3040세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원주택은 일정 수준 이상 자산을 쌓아둔 노년층의 전유물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단독주택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었다.
“노년층은 물론이고 3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까지 젊은 세대들도 단독 주택에서 살고 싶어 해요. 내 생활 방식에 맞게 공간을 구상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마당이 있으니 어린 자녀를 둔 부부나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지내기 좋아요. 부모님께 집을 선물하기 위해서 건축을 의뢰하는 분들도 계세요. 최근에는 도심형 전원주택이라고 해서 아파트와 거의 비슷한 생활권이지만, 탁 트인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형태도 주목받고 있어요.”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지만, 무턱대고 건설회사에 의뢰하는 것은 금물. 내 성향에 단독주택이 잘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해당 시장과 절차에 관한 공부도 필수다. 하지만 넘쳐나는 의견과 정보 중 제대로 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터. 홈트리오는 집을 짓고자 하는 예비 건축주들을 위해 관련 서적도 꾸준히 출판하고 있다.
“집짓기는 환상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전 재산을 들이는 건축주들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 부분은 알고 있는 게 좋죠. 홈트리오가 홈페이지나 브런치, 유튜브를 통해 건축과 관련한 기본 지식을 전하려 하는 이유입니다. 최소한 사기를 당하거나 말도 안 되는 집을 짓는 것 정도는 방지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건축업자는 사기꾼’이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그럴수록 정직하게 짓고 투명하게 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꾸준히 업계에서 노력하면 전원주택 시장이 여러모로 개선될 거라 믿습니다.”
은퇴 후가 걱정되긴 하는데, 노후자산 관리를 해야 한다고 듣긴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잘 왔다. 막막한 마음에 자료를 찾아봤지만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어서 덮어버린 경험이 있다면, 역시 번지수 잘 찾았다. 당신을 노후자산 관리로 연착륙시켜줄 ‘가장 쉬운’ 가이드를 시작한다.
“재수 없으면 오래 산다는 말이 있죠? 아니요. 이젠 그냥 오래 삽니다. 장수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예요.”
지난 7월 ‘Age, Age, Age 나이, 세대, 시대’ 강연자로 나선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의 말에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다들 표정이 좋지 않으시네요? 으하하하.” 눈치 빠른 김 교수의 넉살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지만 강연장 내 수백 명의 표정은 금세 심란해졌다.
뒤숭숭한 마음을 달랠 자료를 찾기 쉽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1년 기준 남자 80.6세, 여자 86.6세, 평균 83.6세로 집계됐다. 사망 빈도가 가장 높은 연령을 나타내는 지표인 최빈 사망 연령은 여자 기준 90세를 넘긴 지 이미 3년이 지났다. 여기에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 1위라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낮은 탄식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와, 큰일 났다!”
이때 ‘큰일’이란 요컨대 먹고살 걱정이다. 고도성장의 이면에는 ‘시니어 보릿고개’가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40.4%로 나타났다. 노인 자살률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수년째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50대 이상 퇴직자는 대체로 노후자금 관리를 못 한 채 은퇴를 맞고 있다. 지난 7월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퇴직한 50세 이상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퇴직 전 미리 준비하지 못해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응답자 가운데 37.5%가 재정 관리라고 답했다.
고령화와 저성장, 저금리라는 세 바퀴가 착착 맞물려 돌아가는 불확실성의 시대. ‘스피드와 효율의 민족’ 한국인에게 노후자산 관리란 우선순위에 밀린 그 어딘가에 내팽개쳐져 있다. 그리고 은근한 불안을 안기고 있다.
-STEP 1-
노후자산 점검하기
행동주의 학습이론의 선구자로 불리는 심리학자 스키너는 노년을 ‘낯선 타국’이라 했다. “노년이 슬금슬금 찾아와 무방비 상태인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사실 사람들이 고의적으로 노년이 찾아오는 것을 외면하기 때문일 경우도 많다”고 말이다. 여기서 ‘노년’을 ‘노후자산 관리’로 치환해도 큰 무리는 없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은 “본인의 노후자산 현황을 잘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도 구체적인 방법론의 결여를 현장에서 수없이 목격한 인물이다. “보통 노후가 가시적으로 보여야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많이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잘 모르고 사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은퇴 전문가들은 막막할수록 점검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본 중에 기본은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확인이다. 예상 수령액을 눈으로 보는 것부터(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내 연금 조회’를 해보면 예상 수령액을 알 수 있다) 자산관리는 시작된다. 그다음은 보험이다. 80세 만기 상품에 가입해 있지는 않은지 보장 내역을 살펴야 한다. 십수 년을 납입하고도 보장 못 받는 불상사가 실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늦기 전에 체크해보고 만기 구조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부채 상환 계획도 고민해봐야 한다. 부동산 담보대출이 클수록 더더욱 사전 점검은 필수다. 부채 규모, 대출 금리, 상환 기간 등을 살피고 은퇴 전까지 어떻게 갚아나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노후자산 준비 현황을 전체적으로 살필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이나 금융회사에서 제공하는 노후 진단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손쉽게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김진웅 소장은 주기적으로 이 과정을 반복하라고 조언한다. 건강관리하듯 자산도 계속해서 들여다봐야 나아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대부분 노후자산을 점검하지 않고 사는데, 평소에 신경 써야 합니다. 문제가 없는지, 더 나아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자산구조가 좋아지죠. 연구소에서 조사해보면 실제 그렇습니다. 동일 소득 구간, 동일 연령대에서도 자산을 관리한 사람과 관리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무척 큽니다.”
-STEP 2-
현금흐름으로 노후 설계하기
이쯤 되면 나오는 단골 멘트가 있다. “그래서 얼마면 돼?” 이어질 상황을 유추하기도 어렵지 않다. “7억? 10억? 그런 돈이 어딨어? 당장 먹고살기 바빠 죽겠는데… 아휴, 모르겠다.”
은퇴 전문가들은 ‘노후를 위해 얼마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이런 오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상건 센터장은 핵심을 놓치고 있다고 했다. “노후자산을 규모로 설계하는 방법이 있고 현금흐름으로 설계하는 방법이 있는데, 지금은 현금흐름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게 정설입니다. 핵심은 재산이 얼마 있느냐가 아니거든요. 죽을 때까지 돈이 안 떨어지는 게 핵심이죠.”
100세시대연구소의 ‘THE100 REPORT’에서도 노후자산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4대 노후자산 관리 전략 중 첫 번째가 바로 ‘노후자산의 패러다임을 목돈 중심에서 소득(현금흐름) 중심으로 바꾸자’다.
노후소득의 기본은 연금이다. 노후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연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면 은퇴 기간에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김진웅 소장의 예시는 이렇다. “은퇴하려면 10억 원이 필요하다고들 합니다. 그 10억 원 중 상당 부분은 연금으로 커버됩니다. 국민연금을 예로 들겠습니다. 20년 이상 가입한 사람은 평균 수령 금액이 현재 100만 원 조금 안 되는 수준입니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100만 원으로 어림잡고, 그걸 25년 받는다고 가정하면 3억 원입니다. 10억 원 중에 3억 원은 국민연금으로 커버되는 거예요.”
남은 금액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그리고 배당, 채권, 리츠(부동산투자신탁) 등 인컴형 자산으로 추가 소득을 올려 보완해나가면 된다. 기존 자산을 재조정하는 방법도 있다.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을 활용할 수도 있고, 소일거리를 찾을 수도 있다. 이상건 센터장은 생각해보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고 이야기한다. “적정 은퇴 생활비라는 게 추상적입니다. 그런데 이건 확실합니다. 한번 생각해보는 사람이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여기, 은퇴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놓치는 맹점 하나가 있다. 바로 은퇴 후 지출 감소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 소비가 시간이 흐를수록 눈에 띄게 감소한다고 했다. 10년 단위로 끊어서 보면 50~60%씩 크게 감소하는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설령 10억 원을 목표로 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7억~8억 원으로도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때 3억 원을 국민연금이 해결해주면 3억~4억 원으로 버젓이 살 수 있다. 이만하면 두 번째 단골 멘트가 나올 타이밍이다. “그러니까, 그게 없다고….”
전문가들은 이를 ‘불편한 진실’이라 한다. 실제 우리나라 예비 은퇴자가 확보한 금융자산 수준이 그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김진웅 소장의 말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가구별 금융자산 확보 수준이 1억 1000만~1억 2000만 원밖에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돈이 그래도 3억~4억 원 있으면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계산이 나오는데, 실질적으로는 현저히 부족하다는 거죠.”
김 소장은 비교적 젊을 때부터 자산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라고 말한다. “결국 자산관리는 혜택을 현재 누릴 것이냐, 미래에 누릴 것이냐 하는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노후자산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다면 그때부터는 현재의 나를 위한 축 하나, 노후를 위한 축 하나. 두 축을 가져가야 합니다.”
이상건 센터장은 ‘돈의 크기’에 집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노후자산 관리에서 방점을 자산이 아닌 노후에 찍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가 금융과 재테크 분야 전문가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은근한 울림이 있다. “은퇴 후를 설계하면서 하는 가장 큰 실수는 노후자금을 다다익선으로 보는 겁니다. 돈 버는 게 어디 쉽나요? 쉽지 않습니다. 큰돈이 없더라도 자기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삶의 정체성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소비하고 구입함으로써 자신을 표현하는 시대입니다. 그럴수록 자기 삶의 방식에 대한 심사숙고가 필요합니다. 돈 없는 노후는 비참합니다. 그걸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연금으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야죠. 하지만 무턱대고 돈을 좇으면 위험합니다. 돈만으로 노후가 준비된다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