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하면 추어탕부터 떠오르나? 그럴 사람이 많겠다. 널리 이름난 향토음식이니까. 소리의 본향으로도 유명한 게 남원이다. 동편제 판소리 가왕 송흥록과 명창 박초월을 길러낸 민속국악의 옥토이자 산실이다. 광한루와 지리산도 남원의 얼굴이다. 이래저래 여간한 고장이 아니다.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길 게 많다. 여행자들의 기쁜 순례지다. 최근 새로운 명소로 떠올라 사람들을 줄줄이 끌어들이는 똘똘한 공간이 하나 있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하 ‘김병종미술관’)이 바로 그렇다. 요천강변 춘향테마파크 안에 있다.
8월의 땡볕이 가혹하다. 게다가 마스크로 입과 코를 틀어막고 돌아다녀야 하니 이거 참 ‘병맛’이다. 세상은 알고 보면 아름다워 희망과 긍정을 노래할 가치가 충분하지만, 요즘은 뭐 좀 그렇다. 물심양면의 불황으로 모두 시난고난, 실의에 빠진 도스토옙스키의 표정처럼 우울하다. 의연한 건 자연이다. 사위로 펼쳐지는 자연 풍광이 싱그러운 김병종미술관으로 들어서자 생기가 돋는다. 야산 언덕배기에 있는 미술관 저 멀리로 지리산 연봉이 보인다. 천하제일 방랑 나그네인 구름이 살랑살랑 산을 넘는다. 흰 구름 사이로 드러나는 새파란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것처럼 순수하다. 미술관 인근에서도 푸른 숲이 술렁거린다. 자리 한번 옳게 잡았다. 이 미술관은 전원형 미술관이다.
김병종미술관은 2018년 3월에 개관했다. 한국화가 김병종이 기증한 작품 400여 점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이후 길차게 자라는 대나무처럼 성장했다. 별로 주목받지 못해 서러운 게 소도시에 있는 미술관이다. 김병종미술관은? 다르다. 개관 이래 다녀간 관람객이 17만여 명에 이른다. 유별나게 화려하거나 거대한 미술관이 아님을 감안하면 이변에 가깝다. 내실과 매력을 갖추면 지방 미술관에도 근사한 피드백이 돌아온다는 걸 입증했다. 작가의 예술과 대중의 일상이 겉도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었다. 명소로 떠오른 까닭이 이렇게 완연하다. 미술관을 통해 남원을 홍보하고, 지역 발전의 동력 하나를 보태고자 한 설립 주체 남원시의 의도가 빗나가지 않은 셈이다.
올봄 이 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1~2022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명소들의 탐방객 숫자 등 빅데이터를 근거로 고른 이 ‘100선’에 든 미술관은 세 개다. 김병종미술관 외에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원주의 뮤지엄 산이 뽑혔다. 한국의 열악한 문화적 풍토를 병증으로 진단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다. 미술관에도 관광지처럼 일쑤 인파가 몰려드는 게 아닌가. 억눌린 일상의 출구를 예술작품에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아무려나 김병종미술관은 탕탕 기세 좋게 행진한다.
그렇다면 이 미술관은 무엇을 연료로 항진하나? 우선 김병종의 작가적 무게가 헤비급이다. 그는 자기만의 날개를 휘저어 미술의 창공을 비상하는 화가다. 재미와 재치로 터진 실밥 없이 잘 바느질한 스테디셀러 ‘화첩기행’으로도 지명도가 높다. 호젓하고 청명한 분위기에 감싸인 미술관의 입지와 미니멀한 노출콘크리트 건축물의 미감도 감성을 자극해 호감을 산다.
무엇보다 물 정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무와 잔디로 채운 정원의 일부는 평범하지만 조경의 축을 이룬 물 정원은 기발하다. 사각형 수조 형태의 얕은 못 다수를 계단식으로 배열해 만들었다. 그 절묘한 물 공간 복판으로 난 동선을 따라 건물로 진입하게 돼 있는데, 관람객들은 이 대목에서 가벼운 설렘 이상의 매혹을 느끼게 마련이다. 잔잔한 수면엔 햇살이 아롱지며 연신 신비한 무늬를 그린다. 물에 드리워진 나무와 구름과 하늘의 그림자는 유령처럼 미묘해서 아름답다. 굴레가 없어 자유롭고 무방비 상태로 완전한 게 물이다. 그래서 상선약수(上善若水)다. 목줄 매단 강아지처럼 끌려다니는 삶일지라도 내면에 물의 정신을 담고 살면 견딜 수 있다. 이렇게 물의 정원은 물을 명상하고 삶을 돌아보게 한다. 낭만과 추억을 길어 올리게 한다. 그러라고 만든 공간이겠지.
동화책처럼 쉽게 읽히는 작품들
2층으로 지은 건물 안에는 전시장 세 개가 있다. 당연하게도 김병종미술관에서는 김병종 외에 다른 작가들의 기획전도 빈번하게 열린다. 지금은 김병종의 기증 작품 특별전 3차 시리즈 ‘생명의 숲과 바다’전(10월 17일까지)이 펼쳐진다. 기증 작품 중 90여 점이 나왔다. 대다수가 미공개작이라 애호가들의 구미에 맞을 전시회다.
화가란 다르게 보는 눈과 다르게 생각하는 머리를 장착한 존재다. 현상의 외피를 걷어내고 본질을 발굴해 캔버스에 옮긴다. 자신만의 인생관과 심미안으로 세상의 행간을 읽는 것인데, 김병종의 초기 작품 ‘바보 예수’ 시리즈는 흑인 예수를 그리는 등 사회의식을 드러냈다. 사뭇 독자적인 수묵 기법을 구사해 국내 화단은 물론 유럽 일각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그는 ‘생명’을 화두 삼아 자연을 그리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경을 헤맸던 경험이 야기한 전환이었다. 이번 특별전에 걸린 작품 대부분이 이 시기에 그려졌다. ‘생명 작가’라 불리기 시작한 시절의 그림들이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김병종의 그림을 보자면 그건 환희이자 순수이며, 존엄이자 행복이다. 신이 고안해 삼라만상에 고루 주입한 사랑의 발현이며, 비루하거나 고통스러울 일이 없는 화평의 지속 상태다. 흥미로운 건 술술 읽히는 동화책처럼 쉽게 다가오는 그림이라 감정이입이 쉽다는 사실. 아이들, 꽃, 학, 토끼, 닭, 물고기, 산, 물, 구름 등이 등장하는 화폭마다 소박하고 밝고 따뜻하다. 심지어 어린아이가 장난으로 휘갈긴 그림처럼 천진하다.
딱한 건 그림을 보는 사람 쪽이다. 그림은 생명의 생명다운 힘으로 저토록 아름다운데 나의 삶은 왜 피폐하지? 그런 상념, 문득 들솟기 십상이다. 우리는 모두 오욕칠정의 탁류를 헤엄치는 가여운 존재이지 않던가. 그러나 그쯤에서 멈추면 멍청이의 잡념일 뿐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성격이 좋아진다. 김병종의 그림을 바라보면 막힌 가슴이 어느덧 열린다. 잃어버린 동심과 행복을 돌아보는 사이에 삶의 쇠사슬 같은 게 풀려나가는 기분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김병종의 환한 그림이 주는 자극과 감흥의 약발이 이렇게 세다. 가슴속에 고인 불만과 불안을 털고 돌아가게 한다.
정부가 ‘위드(with) 코로나’로의 전환 조건으로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의 백신 접종 완료율 90% 이상 달성을 제시했다. 위드 코로나는 신규 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해, 일상과 방역을 병행하는 방역 체계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전략 전환을 하려면 고령층은 90%, 일반 성인은 80% 이상 예방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전환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정 청장은 “새로운 변이가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하고 의료 체계가 어느 정도 준비가 되는 시점”이라며 “예방 접종률을 10월 말까지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하루 빨리 일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0시 기준 1차 접종률은 52.7%, 2차까지 마친 접종 완료율은 26.0%다. 이 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 완료율은 60.4%다. 지난 2월 접종을 시작해 접종 개시 6개월이 됐지만 아직 70%가 안 되는 수준이다. 90%가 되려면 400만 명 가까이 더 맞아야 한다.
한편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더라도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나 방역수칙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 생각이다.
정 청장은 “방역전략을 전환해도 어느 정도까지 거리두기나 방역수칙을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제일 마지막까지 유지해야 하는 개인 방역수칙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올해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가 오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3일간 온라인과 전화접수 등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예매 첫날인 31일은 만 65세 이상 고령자나 장애인복지법 등록 장애인만 예매할 수 있다.
예매 대상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 17일부터 22일까지 6일 동안 운행하는 무궁화호 이상 모든 열차의 승차권이다.
PC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정보화 취약계층을 위해 예매 첫날인 3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나 장애인복지법 등록 장애인만 예매할 수 있다.
고령자나 장애인이 철도회원이면 PC나 모바일 등 온라인으로 ‘명절 승차권 예매 전용 홈페이지’ 로그인 후 예약할 수 있다. 비회원은 철도회원으로 가입하거나 전화접수(1544-8545)로도 예매할 수 있다. 다만 전화접수는 선착순 1000명만 받는다.
9월 1일과 2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노인·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온라인으로 예매할 수 있다. 1일은 경부·경전·동해·충북·경북·동해남부선, 2일은 호남·전라·강릉·장항·중앙·태백·영동·경춘선 승차권 예매를 시행한다.
예매매수는 1인당 왕복 8매(1회당 4매 이내)까지 가능하다. 다만 장애인·경로 대상 전화접수는 왕복 6매(1회 3매)로 제한한다.
예약한 승차권은 9월 2일 오후 3시부터 5일 자정까지 반드시 결제해야 한다. 결제하지 않은 승차권은 자동 취소돼 예약 대기 신청자에게 배정된다. 전화접수는 결제기간 내 신분증 확인 후 역에서 발권한다.
다만 올해 추석 승차권 사전예매는 승객 간 거리두기를 위해 창 쪽 좌석을 우선 발매한다. 이번 예매에 포함되지 않은 내측 좌석은 9월 중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따라 판매 여부가 결정된다.
입석은 운영하지 않고 KTX 4인 동반석은 순방향 1석만 발매한다.
판매되지 않은 잔여석은 2일 오후 3시부터 역 창구·홈페이지·코레일톡 등 온·오프라인에서 일반 승차권과 동일하게 살 수 있다.
예매 시작 직후에는 많은 고객이 동시에 집중되어 접속이 지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이나 장애인은 명절 예매 전용 홈페이지에서 사전 여행정보를 미리 저장하고, 예매 당일 불러오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국철도는 대규모 이동이 예상됨에 따라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열차 내 거리두기 및 방역 강화에도 나선다.
정왕국 한국철도 사장직무대행은 "역사는 하루 4회 이상 방역소독하고 승하차 고객 동선을 분리해 접촉을 최소화하겠다"며 "코로나 상황이 엄중한 만큼 열차 안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음식물 취식 금지와 대화자제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세한 안내는 철도고객센터(1544-7788)에서 받을 수 있다.
여름은 피부를 빨리 늙게 만드는 자외선 지수가 높은 계절이다. 강한 자외선과 높은 기온은 모세혈관을 확장한다. 모세혈관이 확장되면 진피층의 탄력 세포가 파괴되면서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늘어나게 된다. 또 자외선은 진피층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 콜라겐의 합성을 방해하고 단백질 분해 효소의 합성을 촉진해 노화를 가속한다. 이미 생성된 주름은 개선이 어려우므로 평소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피부 노화에 이렇게나 치명적인 자외선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는 탓에 선크림 바르는 데 소홀해진다. ‘어차피 가려지니까’라는 마음에서다. 정말 마스크만 믿어도 괜찮을까?
보통 KF94와 같은 마스크는 SPF(자외선 차단지수)가 7 정도다. 시중에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가 SPF50인 것을 고려한다면, SPF7 정도로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야 한다. 마스크가 어느 정도 자외선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는 얘기다.
또 입과 코, 턱은 마스크에 가려지지만 이마와 콧등, 눈가 등은 자외선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햇빛에 노출된 부위는 자연스럽게 피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기미와 주근깨가 생기기 쉽다. 마스크를 쓰더라도 마스크 사이로 빛이 들어가 색소침착이 일어날 수도 있다.
도리어 마스크 때문에 얼굴에 기미와 주근깨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흰색 마스크를 쓰면 마스크가 자외선을 반사하면서 눈가나 콧등이 그을릴 수 있는데, 스키장에서 흰 눈이 햇빛을 반사해 피부가 잘 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결국 피부를 위해서라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흰색 마스크보다는 검은색 마스크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어두운 색상일수록 밝은색보다 자외선을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자외선(UVB)을 차단하는 데 유리하다. 검은색 마스크가 하얀색 마스크보다 피부에 직접 닿는 자외선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자외선을 많이 흡수할수록 마스크 내부의 온도·습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피부 트러블이 쉽게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마스크 재질도 자외선 차단에 영향을 미친다. 보통 천의 밀도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 숨쉬기 편한 마스크일수록 천의 밀도가 낮아 자외선 투과율이 높을 수 있다.
허식 일산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얇은 치과용 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는 자외선을 충분히 차단하기 어렵다”며 “합성 섬유가 면이나 반합성 섬유인 레이온보다 자외선 차단율이 높아 면 마스크는 자외선을 차단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에 젖은 천은 자외선 차단 능력이 떨어지므로 마스크가 젖으면 새 마스크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 중 하나라는 옛말이 있다.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건강한 치아로 잘 씹는 능력은 단순히 밥 먹는 즐거움을 주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니어의 씹는 능력(저작 능력)이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잘’ 씹으면 건강 오고 ‘못’ 씹으면 건강 달아난다
노년기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고른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이때 빠질 수 없는 능력이 씹는 능력이다. 무언가를 씹는 행위는 턱 근육을 발달시키고 침 분비를 도와 소화를 원활하게 한다.
반면 잇몸 질환이나 구강 기능의 저하로 씹는 것이 불편해지면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로 이어질 수 있고, 영양 불균형까지 초래한다.
잘 씹는 능력은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동안 외모를 원하는 노인에게도 필수 조건이다. 음식물을 씹을 때 쓰는 저작근이 얼굴 피부의 탄력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근육을 덜 사용해 얼굴 근력이 떨어지면 얼굴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나이 들어 보이기 십상이다. 저작근은 목·어깨·허리 등 여러 근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잘 씹지 못하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음식물을 잘 씹지 못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잘 씹지 못하는 노인의 우울증 발생률이 잘 씹는 노인의 2배 가까이 높다는 것이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전혜진 교수와 군산대학교 식품생명과학부 두미애 교수 연구진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노인 3747명의 음식물을 씹는 저작 기능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72.65세의 노인들을 씹는 데 문제가 있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 치아나 틀니, 잇몸 등 구강 문제로 음식물을 씹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스스로 답한 노인들은 41.2%에 달했다.
우울증 평가도구(PHQ-9)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씹는 데에 문제가 있는 노인군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우울증 유병률이 약 1.945배 높았다. 성별과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도 드러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2.206배, 저소득자가 고소득자보다 1.332배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잘 씹지 못하면 먹는 즐거움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영양 상태가 악화되고,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어 근육량이 감소하는 등의 결과를 낳는 것으로 진단했다. 단백질 섭취가 노년기 우울증 발병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과관계가 드러난 셈이다.
두미애 교수는 “씹는 문제가 있는 노인 중에서도 소득이 낮고 여성일 경우, 단백질 섭취가 적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았다”며 “씹는 데 문제가 있으면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노화와 관련한 질병을 앓을 확률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노년기 근육량 증가와 보존에 도움이 되고, 앞선 연구에서 낮은 근육량은 우울감과 연관돼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씹는 문제는 식이 조건을 악화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면서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에서는 노년기 저작 기능 상실 여부가 인지장애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임플란트 등으로 빠진 치아를 재건하지 않은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장애위험이 2.74배 높았으며, 어금니가 없을 경우 인지기능 장애가 생길 위험도 커졌다.
이 외에도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약 3배 높아지며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씹는 활동이 줄면 근육을 움직이며 뇌를 자극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바른 칫솔질과 입 체조로 노년기 구강 건강 지키자
그렇다면 노년기 구강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잘 씹기 위해서는 건강한 치아가 필요하고, 치아 건강은 건강한 잇몸이 뒷받쳐준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지만, 이 역시 잇몸이 건강해야 가능한 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잇몸병을 앓는 환자 중 55~59세 연령대가 가장 많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잇몸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칫솔질을 올바르게 하고,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하는 등 꾸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입안이 건조하다고 느끼는 노인들이 많은데, 건조한 구강도 치주질환의 발생 원인 중 하나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에탄올이 없는 치약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침 분비 입 체조’를 소개했다. 혀를 위‧아래‧좌‧우로 움직이고, 입안에서 시계 방향‧반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측에 따르면 입 체조는 구취 제거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마스크 속 입냄새가 고충인 노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4차 유행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대규모 ‘돌파 감염’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부진해 집단면역을 빠르게 형성하지 못한 영향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돌파감염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기장군에 위치한 요양병원 관련 누적 확진자는 48명(환자 41명, 종사자 5명, 가족 접촉자 2명)으로 이 중 돌파감염은 4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AZ 백신 접종자는 40명이고, 나머지 2명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이들은 대부분 올해 3월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뒤 5,6월께 2차 접종까지 받은 접종 완료자였다.
최근 요양병원을 비롯한 요양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서울·부산·경남·대전·인천 등 거의 전국의 요양원·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권덕철 중난재난안전대책본부제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요양원과 실내체육시설 등에서의 집단감염이 발생하여 다시 확산세로 돌아설 조짐마저 보인다"고 말했다.
집단돌파감염이 여러 차례 발생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백신 무용론’이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요양병원·요양원의 집단돌파감염 사례 증가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했다고 본다. 질병청 관계자는 "AZ 백신이 델타 바이러스에 효과가 낮다는 연구가 있는 점, 접종 후 시일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고, 고령 노인의 백신 면역 반응이 활발하지 않은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이소라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입원환자 대부분이 고령에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분들이어서 항체 생성률이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병원 안에서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고 환기마저 잘 되지 않았던 상황이라 집단감염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돌파감염이 잇따르는 원인 중에는 최근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델타 변이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맞고 있는 백신의 경우 사태 초기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를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의 델타 변이 유행을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백신 항원과 현재 유행하는 델타 변이 항원과는 차이가 있다”라며 “인플루엔자 백신만 해도 매년 변이 바이러스를 고려해 백신의 항원을 바꾸는데 지금 코로나는 여전히 기존 바이러스를 토대로 개발한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요양원·요양병원의 집단감염이 증가해도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8일 0시 기준 치명률은 1.01%로 떨어져 1% 미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부산·경남 지역 요양원·요양병원 돌파감염자 중 위중·중증으로 악화한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오는 10일 0시부터, 22일 24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개장 중인 지역 해수욕장은 이 기간 중 모두 폐장된다.
50대 중장년 남성 A 씨는 요즘 거울을 보는 시간이 예전보다 길어졌다. 요즘 따라 부쩍 세월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이 신경 쓰여서다. 최근 친구 몇 명이 눈썹 문신을 했다며 자랑을 해왔다. 다 늙어서 무슨 문신이냐며 쓴 소리를 했는데, 요즘 거울을 볼 때면 빈약하고 정돈 안 된 자신의 눈썹이 자꾸 신경 쓰인다.
남성은 꾸미지 않는다는 과거의 편견과 달리, 남성들도 외모관리에 관심을 갖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가 왔다. 이 중 남성 시니어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눈썹’이다.
반영구화장을 전문으로 하는 ‘리앤채움’이 제공한 ‘2014/2018 대한민국 동안 시술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부터 40대까지의 남녀 1080명 중 ‘반영구 화장을 하거나 고민한 적이 있다’에 응답한 남성 비율이 2014년에는 10.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66%로 무려 6배 이상 증가했다. 조사를 담당한 최상미 상담실장은 “최근 내원 고객의 여성과 남성 비율이 6:4”라며 “특히 50대 이상 남성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중년의 남성 국회의원들이 눈썹 문신을 하고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중에게 ‘좋은 인상’, ‘젊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국회의원들도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외모에 신경 쓰는 추세다.
그런데 하필 눈썹에 더 힘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눈썹, 인상에 얼마나 큰 영향 주나
보통 사람들은 누군가의 눈썹 숱이 적거나 비어있으면 약하다는 인상을 받고, 눈썹이 진하고 두꺼우면 인상이 강해 보이는 인상을 받는다. 누구나 쉽게 느끼는 특성이다.
미국성형외과학회 존 퍼싱 박사팀은 얼굴에서 눈썹모양, 눈꺼풀, 피부, 주름 등이 상대방의 인상과 분위기를 결정하는데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전형적인 젊은 여성 한명의 얼굴 사진을 16가지 형태로 변형시켜 연구대상자 20명에게 보여주고 0~5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눈썹 모양과 위치, 아래 위 눈꺼풀, 피부, 주름 등이 변형된 이 사진들에는 피곤함, 행복, 놀람, 화남, 슬픔, 혐오, 두려움 이렇게 7가지의 감정표현이 드러나 있었다. 변형된 사진에 나타난 감정표현이 강해보일수록 5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도록 했다.
각 사진에 대해 매겨진 점수와 표정을 바꾸지 않은 원본사진을 보고 매겼던 점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상대의 인상과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눈썹이 다른 얼굴 요소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총수와 정치인들에게 이미지 컨설팅을 해주는 강진주 퍼스널 이미지 대표는 “눈과 눈썹은 인상을 강하게 해 주는 주요 요소”라며 “유명 연예인 중에 눈썹이 희미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하면서, 눈썹과 눈이 인상에 끼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
심지어 눈썹이 인상을 좌우하는 데에 눈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자들은 얼굴을 알아보는 데 눈과 눈썹 중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느냐를 조사했다. 익숙한 사람의 얼굴 사진에서 눈이나 눈썹을 지운 다음 ‘누군지 알아보겠느냐’고 피 실험자들에게 물어본 것이다. 그러자 눈보다 눈썹을 지웠을 때 해당 인물을 알아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눈썹 문신은 어떻게 이뤄지나?
반영구 눈썹문신은 눈썹 관리를 위해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시술이다. 매일 눈썹을 그리지 않아도 원하는 모양의 눈썹을 유지할 수 있는 간편함 때문이다.
반영구 눈썹문신은 피부의 표피 기저층에 색소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시술을 받으면 평균 2~3년간 시술된 상태가 유지된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점차 연해지기 때문에 보통 ‘리터칭’을 받아 더 오랫동안 깔끔한 눈썹 상태를 유지한다. 한 번 시술을 받으면 꽤 오랜 시간 유지가 가능하여 매일 눈썹을 그리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가장 큰 장점이다.
눈썹 문신 시 유의할 점
눈썹 문신은 개인마다 다른 얼굴 형태에 맞춰 눈썹 디자인을 한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눈썹은 사람마다 굵기, 모양, 길이, 진한 정도, 각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짙게 시술하기보다는 개인의 얼굴형이나 비율에 맞게 시술해야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서다.
또 메이크업에도 유행이 있듯이 눈썹 디자인에도 유행이 있다. 따라서 유행만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얼굴형이나 비율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찾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잘 모르겠다면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진행한다.
눈썹 문신 시술을 결정했다면 마지막으로 개인화된 맞춤형 디자인을 제안해 주는 곳인지, 안전한 도구를 사용해 시술하는 곳인지 따져봐야 한다.
영구적인 방법이 있을까?
눈썹 문신은 반영구적 화장 시술이다. 시간이 지나면 색 빠짐이 일어나면서 정기적으로 재시술을 해야 한다. 영구적으로 진한 눈썹을 유지하고 싶다면 눈썹이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눈썹이식은 탈모 치료와 같은 원리로, 뒷머리의 모낭을 눈썹에 옮겨 심는 시술이다. 눈썹 숱이 많이 없는 경우 추천하는 방법으로, 문신에 비해 입체감이나 결이 자연스러운 점과 영구적인 유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눈썹과 유사한 실제 모발로 직접 눈썹을 심는 방식이라 자연스러운 미용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머리카락을 옮겨 심기 때문에 2~3주에 한 번씩 자란 부분을 가위로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운 단점이 있다.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나이 마흔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외모는 삶에 대한 태도나 자세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외모를 관리하는 것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자신감을 키워 당당한 사회 활동을 유지시켜 주는 자신을 위한 관리다. 몸과 마음을 깔끔하고 건강하게 가꿔 여생을 당당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시니어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을 오가는 승객 7명 중 1명은 65세 이상 어르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일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공항으로 피서를 떠나는 어르신들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결과다.
29일 공항철도와 인천공항공사(공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인천공항 1, 2터미널 역을 이용한 승객은 28만97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9155명보다 3.8% 늘었다. 인천공항 터미널 역을 승차·하차한 승객 수를 모두 합한 수치다.
이 중 65세 이상 어르신 수는 3만922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293명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일 평균 이용객 수는 1453명으로 지난해 752명보다 93.2% 늘었다.
65세 이상 어르신은 돈을 내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어, 서울과 인천 같은 수도권 지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에 피서를 나오는 것으로 해석된다.
낮 최고기온이 섭씨 35도를 웃돌며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공항 터미널 실내 온도는 섭씨 24도에서 26도를 유지해 쾌적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 점이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에 취약한 노인들이 공항 터미널을 찾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공사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이들이 입국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대책마련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에 급격하게 늘어난 어르신 공항 피서객들이 해외 입국자와 접촉해 확산이 더 커지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데 따른 조치다.
공사는 제1터미널 4층 전망대 비선루와 교통센터 주변, 제2터미널의 홍보관, 버스 터미널이 공항 터미널에서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지역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터미널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주를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는 어르신에게는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 또 공항 내에서 소란을 일으킬 경우 엄중 대처할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을 찾는 어르신들 대부분이 오전 시간대 무의도와 을왕리 등을 다녀온 뒤 날씨가 뜨거운 정오 시간대에 공항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입국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관련기관들과 협의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두 달 사이(5월 20일~7월 17일)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자가 총 436명이며, 이 중 열사병 추정 사망자가 6명에 달한다고 19일 질병관리청(질병청)이 밝혔다. 사망자는 모두 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사망자는 강원에서 3명, 경북·경기·서울에서 각 1명이 신고됐다.
질병청에 따르면 사망자는 50대·60대·80대로 폭염경보가 내려진 날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50대 여성은 17일 길바닥에 쓰러진 것을 행인이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사망했다. 60대 남성은 16일 실외작업장에서 일하던 중 의식을 잃었고, 80대 여성은 홀로 밭일을 하던 중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올해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장소를 보면 건설현장, 논·밭 등 실외가 85.5%였다. 화기를 사용하거나 냉방이 적절하지 않은 식당, 집 같은 실내가 14.2%였다. 구체적으로 건설현장과 제조·설비현장 같은 실외작업장이 43.3%(193명)로 가장 많았다. 논·밭 13.1%(57명), 길가 10.8%(47명), 공원·운동장 6.0%(26명), 식당과 실내작업장 4.6%(20명), 집 3.9%(17명) 순이었다.
발생 시간대는 오후 2~5시가 37.2%, 오전 10시~오후 2시가 33.5%였다. 남성 환자가 78%로 여성보다 많았으며, 4050세대가 44.0%, 기저질환자는 39.2%에 달했다.
폭염 재난 위기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된 12일 이후 약 1주일간 열사병 추정 사망자가 3명 신고됐다. 일평균 환자 신고도 3.5명에서 36명으로 급증했다.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마스크 착용이 온열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분과 65세 이상 어르신과 만성질환자는 온열질환과 코로나19에 모두 취약하므로 폭염 시 낮 시간대 작업과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물·그늘·휴식 3대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공사장, 논·밭, 비닐하우스 같은 고온의 환경에서 일하는 작업자는 사전에 충분하게 물을 마시고, 가급적 2인 1조로 움직여달라고 권고했다. 또 어지러움과 두통, 메스꺼움을 느끼면 즉시 그늘이 있는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실외에서는 2m 이상 사람 간 거리두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장소를 택해 잠시 마스크를 벗고 휴식할 것을 권했다. 폭염 시 마스크 착용이 체온 상승 등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에서는 물을 수시로 마시되, 술은 체온을 상승시키고,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하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6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되며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치명률이 높은 시니어들은 외출을 자제해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15명이라고 밝혔다. 일주일째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와중에 최대 규모의 일일 확진세를 보였다.
4차 유행은 지난 3차 유행에 비해 활동 영역을 공유하는 동일 연령대 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3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4차 유행은 서로 다른 세대 간 접촉을 통한 감염이 뚜렷했던 3차 유행과 달리 동일 연령대 간 접촉을 통한 감염만이 전 연령대에서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4차 유행(6월1일 ~ 7월11일)의 확진자 접촉에 의한 전파는 43.6%로 3차 유행(2020년 11월13일 ~ 2021년 1월20일)의 32.2%보다 11.4% 증가했다.
가족을 통해 감염되는 비중은 61.7%에서 41.9%로 감소했지만, 지인 또는 동료를 통해 감염된 비중은 23.8%에서 40.0%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10대 이하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는 동일 연령대 간 감염 전파 비중이 가장 높았고, 특히 20~30대와 40~50대의 경우 동일 연령대 선행확진자 비율이 각각 19.9%, 23.5%로 높게 나타났다.
이 단장은 “4차 유행의 감염 패턴은 주로 지인·동료들 간의 접촉과 모임을 통한 전파가 있었다. 한 유행이 다시 다른 유행으로 전파하는 경향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 달간 수도권의 코로나19 전파 패턴은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 추세다. 하루 평균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6월 3주 1.3명→6월 4주 1.4명→6월 5주 2.0명→7월 1주 3.1명으로 높아졌다.
이 중 활동성이 높은 20대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1.6명→2.0명→3.8명→5.2명이다.
20대 확진자 급증의 원인으로는 백신 미접종과 함께 잦은 외부활동이 꼽힌다. 방역당국은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학원, 식당, 주점,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다”며 “확산세를 꺾고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해 젊은층을 비롯한 국민의 지속적인 방역 참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를 보면 '서울 마포구 음식점·경기 영어학원' 관련해 지난 6월2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주점·클럽 등 8개 시설과 이용자의 직장 등에서 총 307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환기가 되지 않은 지하공간에서 밀집·밀접한 접촉이 이뤄진 점과 코로나19 증상 발생 기간에 다수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해 감염이 더욱 확산된 점이 꼽힌다.
이 단장은 "최근 클럽이나 주점과 같이 밀집·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과 접촉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받아달라"고 거듭 권했다.
이렇게 4차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감염병에 취약한 시니어들에게는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면역기능이 약해진 시니어는 젊은층보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뿐 아니라, 감염될 경우 중증화될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니어는 백신 접종, 면역력 증강, 방역 수칙 이 3가지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자에게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비용 효율적인 예방책 중 하나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만 접종해도 고령층의 감염 예방 효과가 80%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자는 전반적인 면역기능의 저하로 백신의 효과가 젊은 성인에 비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 뿐 아니라 면역력 증강을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관리하고 건강한 식생활습관을 챙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손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이 집단 감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가급적 외출이나 외부활동을 삼가는 것이 권고된다.
지난 1~3차 유행에도 정부의 신속한 방역 조치와 국민들의 참여로 위기를 넘겼다. 지속되는 4차 유행 확산세도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로 꺾일 수 있을 것이다. 위기 상황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며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