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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 여기자가 간다] 연인과 함께 하는 연말, 압구정 '부띠끄 블루밍' ②
- 연인들의 계절 '겨울'이다. 추운 겨울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라면 '쌩쌩' 부는 바람도 차갑게 느껴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은 '배가 든든해야'(?) 추위도 덜 타는 법. 사랑하는 연인과 보내는 시간들을 더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맛집 2탄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맛집 역시 연말연시를 맞아 연인과 함께하기 좋은 곳으로 선정했다. 쓸쓸한 솔로독자분들은 이번까지만 참아주시길. 기자가 이 곳을 처음 찾게 된 것은 결혼 2주년 기념일 때문이었다. 아기를 낳기 전 남편과 둘만 보낼 수 있는 마지막 결혼기념일을 평소와는 다른 근사한 곳에서 지내고 싶었던 것. 마지막(?) 이었기 때문에 고려된 것 딱 2가지였다. 맛과 분위기! 한 번쯤 가격은 생각하지 말아보자라는 마음으로 고른 곳은 2곳이었다. 하지만 막상 가격을 무시하기 어려운 월급쟁이였던 탓에 나름 합리적인 가격의 '부띠크 블루밍'을 선택했다. 이 곳을 다시 찾게 된 것은 프로포즈를 고민하는 후배기자 때문이었다. 평소 맛집 전문가(?)로 알려진 탓에 종종 맛집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프로포즈를 위한 장소인 만큼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부띠크 블루밍'을 추천했다. 사전 답사를 겸해 이번에는 후배 '남'기자와 함께 '부띠크 블루밍'을 찾았다. 부띠크 블루밍은 요즘 곳곳에 체인점이 생기고 있는 '블루밍 가든'의 고급(?)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예약 손님만을 받기 때문에 간판도 따로 없고 메뉴도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코스 구성에 따라 A 혹은 B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코스의 구성은 주기적으로 바뀐다고 한다. 특히 이곳은 때에 맞는 제철 재료를 적절히 활용한 메뉴 구성이 탁월하다. 자리에 앉았다. 조용하고 우아한 분위기다.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깔끔한 테이블 셋팅이 눈길을 끈다. 미리 예약해 놓은 런치 A코스를 기다린다. 첫 음식은 영양 후레쉬 햇 무화과와 푸아그라 테린이다. 푸아그라의 눅진한 맛과 햇 무화과의 달콤한 맛이 산뜻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어 금파우더, 아마란스, 보리새우를 곁들인 레드멜론 까르파치오가 나왔다. 붉은 호수에 피어 있는 한송이 꽃과 같은 모습이다. 상큼한 스프가 입맛을 당기고 진한 향이 느껴지는 보리새우가 맛의 끝을 장식한다. 야채피클, 레몬드레싱, 요거트 스노우를 곁들인 낙지 샐러드다. 볶음 요리의 재료로만 생각했던 낙지를 샐러드로 먹으니 새롭다. 요거트 스노우의 상큼함도 독특한 느낌이다. 다음은 랍스터를 곁들인 버터넛 스쿼시 벨루떼. 진하고 부드러운 호박스프에 잘 조리돼 특유의 달큰한 맛이 강조된 랍스터가 곁들여졌다. 계절야채와 토마토 퓨레를 곁들인 신진도산 꼴뚜기 찜과 오리 콩피로 맛을 낸 크림 소스 스파게티가 뒤를 이었다. 신선한 계절 야채들의 아삭함과 쫄깃한 꼴뚜기 찜의 식감이 좋았으며 파스타는 단품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메인 요리를 먹기에 앞서 소르베를 먹고 입맛을 정리했다. 카포나토로 속을 채운 오크라와 토마토 콩피를 곁들인 참도미 구이가 나왔다. 사실 우리가 먹는 생선 요리는 회와 조림, 구이로 한정돼 있다. 게다가 조림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양념이 가미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곳에서 먹은 도미요리는 참 새롭다는 느낌이었다. 바삭하게 구운 껍질 속의 살결은 부드럽고 담백했으며 소스는 그 맛을 더 돋구어 주고 있었다. 우리나라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 오크라도 새로웠다. 이제 기다렸던 스테이크다. 트러플 페이스트와 햇양파 구이를 곁들인 한우 등심이다. 투박한 나무 접시위에 섬세하게 장식된 스테이크는 보여지는 것 만큼이나 맛도 좋았다. 고기 상태도 훌륭했으며 구워진 정도도 알맞았다. 마무리는 과일을 곁들인 치즈케익이었다. ▶문기자 ★★★☆ '맛'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예전 달리 요즘에는 음식의 시각적인 면도 상당히 강조되고 있다. '눈으로 먹는다'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 이곳의 음식들이 바로 그랬다. 입과 함께 눈으로도 즐길수 있었던 것.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플레이팅은 음식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하지만 음식의 기본은 뭐니뭐니 해도 맛! 맛도 매우 훌륭했다. 국내산 제철 재료를 이용해 서양식 요리법으로 만들어낸 요리는 익숙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맛으로 입을 즐겁게 했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게 코스의 구성이 다양하게 이뤄진 것도도 만족스러웠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랍스터 요리였다. 차가운 음식들로 미각을 깨우고 이어 나온 따뜻한 랍스터 요리는 깨어져 있던 미각을 살포시 감싸는 느낌었다. 달콤한 호박스프를 먹고 난뒤 한 입 베어 문 랍스터는 호박스프와는 또 다른 단 맛으로 입 맛을 자극했다. ▶김기자 ★★★★ 익숙하지 않은 서양식 코스요리가 조금 부담스러웠다. 만만치 않은 가격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특별한 날 하루 쯤은 이런 곳을 방문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맛이 좋았다.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활용해 평소 접하지 못한 맛을 느낄 수 있던 것은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좋았던 메뉴 하나를 꼭 집기 어려울 정도로(물론 재료에 따른 호불호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훌륭한 음식들이었다. 식사 시간만 1시간이 훨씬 넘는다는 소리에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시간을 두고 차례로 음식이 나와 음식 하나하나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고 대화 역시 많이 나눌 수 있어 좋았다.
- 2013-12-3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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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 여기자가 간다] 연인과 함께 하는 연말, 홍대 '투쉐프' ①
- 쓸쓸한 '솔로'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연인들의 계절 크리스마스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사랑하는 연인과 맛있는 식사를 하며 보내는 시간은 생각만해도 행복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 장소가 뭐가 그리 중요하겠느냐만 그래도 1년에 한 번 쯤은 분위기 좋은 곳에서 사랑을 속삭여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분위기만 고려해 터무니 없이 비싼 음식점에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화려한 겉모습이 맛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처럼 비싼 돈을 내고 부위기를 잡으려다 '본전' 생각에 속만 상할 수는 없는 법. 이에 '맛집' 블로거들이 찾는 레스토랑 중 합리적인 가격의 코스요리 식당을 2편으로 나누어 소개보고자 한다. 비용이 비용이니 만큼 이번에는 여기자 4인방이 아닌 '2인조 여기자'가 식당을 찾았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핫플레이스는 단연 '홍대'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자랑하면서도 인디 문화 특유의 독특함과 자유로움을 간직한 곳. 이 곳의 음식점들 역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곳이 많다. 이번에 찾은 투쉐프도 마찬가지다. 이름이 투 쉐프인 이유는 이름 그대로 두 명의 쉐프가 운영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특히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코스 요리를 시키면 콜키지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음식값에 콜키지까지 무료라니 당연히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곳이다. 기자들이 투쉐프를 찾은 시간은 점심시간. 평일 낮인 탓에 조용하다. 물론 크리스마스 당일에 이런 분위기를 기대할 수 는 없겠지만 말이다. 인테리어는 역시 세련되고 깔끔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코스요리를 시켰다. 무려 스테이크가 나오는 코스 임에도 불구하고 5만원을 넘기지 않는다. 살짝 불안함이 감돈다. 한국사람들의 고질병이다. 비싼게 더 좋다고 느껴지는(?).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 소스가 뿌려진 드레싱과 함께 식전 빵이 나왔다. 담백한 맛의 흰 빵과 건포도가 씹히는 빵 2종류다. 사실 본 기자들이 엄청난 미식가는 아닌 탓에 빵으로 이 식당의 수준을 감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담백하고 고소한 빵 맛에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은 단호박 수프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도저히 싫어할 수 없는 맛이다. 수프 다음은 샐러드. 신선한 채소들의 상큼함과 듬뿍 뿌려진 치즈의 진한 맛이 조화롭다. 수프와 샐러드로 입맛을 돋구고 다음 음식을 기다렸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만큼 코스 요리에 파스타가 포함돼 있다. 페투치네 보다 넓은 파파르넬리다. 함께 식사를 한 기자는 수제비같다는 표현을 했지만 깊고 눅진한 맛은 수제비의 맛과 전혀달랐다. 파스타를 먹은 뒤 오렌지 소르베가 나왔다. 서양식사에서 소르베는 메인메뉴가 나오기 전 입맛을 새롭기 하기 위해 나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과즙을 얼려 만든다. 기대하던 메인 메뉴 등심스테이크다. 가장 맛있게 구워달라고 부탁한 굽기로 나온 스테이크는 가격이 싸다고(?) 우려했던 것을 기자의 얄팍한 편견을 확 날려버렸다. 소스야 어차피 맛을 돋구는 부수적인 요소일 뿐. 고기 자체의 맛이 훌륭했다. 적당히 구워진 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고기의 감칠맛을 충분히 담고 있었다. 기대 이상이었다. 후식으로는 크렘 브륄레와 커피가 나왔다. 특히 크렘 브륄레 훌륭했다. '와사삭' 부서지며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첫 맛을 안겨주는 설탕 층 아래 부드럽고 향긋한 푸딩의 조화는 입안 가득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자 이제 평가의 시간. ▶문기자 ★★★☆ 강남의 모 식당에서 먹은 10만원이 넘는 코스 요리가 생각났다. 사람 얼굴보다 큰 접시에 (조금 오버해서) 내 엄지손톱만한 음식들이 나오던 그 곳. 이름을 외우기도 어렵던 그 식당의 메뉴들을 먹고 나니 음식 맛은 생각나지 않았다. 다만 부담스러울 만큼 큰 접시와 이름 모를 재료들로 만들어진 소스들이 그려낸 화려한 그림들이 눈앞에 남았다. 합리적인 가격의 코스요리! 이곳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강점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스테이크를 먹기전 나왔던 파스타가 다소 무거웠다는 것. 고기를 먹기 전인 만큼 좀 더 가벼운 스타일의 파스타가 어울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기자 ★★★ "있어야 할 건 다 있고요, 없을 건 없답니다 투쉐프~" 미안하다. 갑자기 노래를 불러서. 투쉐프의 코스 요리를 맛보고 든 느낌을 표현하는데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한 가격 책정과 그에 맞는 딱 적절한 맛. 이정도 가격에 이런 코스 요리를 제공할 수 있는 레스토랑은 흔치않다. 다만 본 기자가 비싼 돈을 주고 서양 코스 요리를 먹는 것은 우리가 흔히 먹을 수 없는 재료들을 가지고 한식과 다른 조리법으로 통해 만들어낸 색다른 맛을 보고 싶어서다. 이런 점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 2013-12-31 1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