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외상•심뇌혈관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서비스 이제 권역•지역별 책임의료기관서 치료 받으세요.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지역에 큰 병원이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권역•지역별 책임의료기관 지정을 추진하고 지방자치단체(시•도)와 함께 필수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한다고 18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의 효과적 제공을 위해 구분한 17개 권역(시도)과 70개 지역(중진료권) 중에서, 올해 14개 권역과 15개 지역부터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을 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한다. 책임의료기관은 권역과 지역 내 정부지정센터(응급•외상•심뇌혈관질환센터 등), 지역보건의료기관 등과 필수의료 협의체를 구성하고 퇴원환자 연계, 중증응급질환 진료협력 등 필수의료 협력모형을 만든다.
필수의료 서비스는 △응급•외상•심뇌혈관 등 중증의료 △산모•신생아•어린이 의료 △재활 △지역사회 건강관리(만성질환, 정신, 장애인) △감염 및 환자안전 등을 말한다.
이번 책임의료기관 지정은 2018년 10월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과 지난해 11월 발표한 '지역의료 강화대책'의 후속 조치로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 사업' 등을 통해 추진된다.
◇ 권역•지역 책임의료기관 지정 = 권역책임의료기관은 권역 내 필수의료 협력체계를 총괄•조정하고 지역의료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권역별 1개소를 지정한다.
올해는 12개소 국립대병원을 지정해 14개 권역에서 사업을 수행한다. 1개소당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 사업비 총 4억 원(국비 50%, 지방비 50%)이 지원된다. 내년부터 나머지 권역을 대상으로 인근 국립대병원을 지정하거나 사립대병원을 공모할 계획이다.
지역책임의료기관은 지역 내 필수의료 문제를 발굴하고, 기관 간 협력을 연계•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별 1개소를 지정한다.
올해는 70개 지역 중에서 15개 지역의 지방의료원을 공모하여 공공병원부터 지정하며, 1개소당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 사업비 총 2억4000만 원(국비 50%, 지방비 50%)이 지원된다.
지원자격은 종합병원급 지방의료원 중에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관련 진료과목 등을 갖추는 것이 요건이다. 복지부는 2월 17일부터 오는 3월 16일까지 지방의료원이 제출한 사업계획서, 병원 역량, 시도의 지원계획 등을 평가하고 3월 말에 선정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나머지 지역에 단계적으로 공공병원을 추가 공모하고, 공공병원이 없는 지역은 공익적인 민간병원을 공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필수의료 협력체계 구축 및 협력모델 개발 = 권역과 지역 내 필수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도는 공공보건의료위원회, 책임의료기관은 필수의료 협의체를 구성•운영 한다.
시도 위원회는 부 자치단체장 주관으로 책임의료기관장, 정부지정센터장, 시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며, 필수의료 협력과제 우선순위 선정과 공공보건의료계획 등을 심의한다.
필수의료 협의체는 권역•지역별로 책임의료기관장 주관으로 정부지정센터, 소방본부, 보건소 등으로 구성되며, 기관 간 협력을 위한 처리과정(프로세스) 마련, 정보공유와 시스템 구축방안 등을 조정한다. 협력체계를 통해 책임의료기관은 퇴원 후 유지•회복, 병원 전 단계•치료 등 필수의료 협력모형을 개발하고, 권역/지역 내 필수의료 문제에 대한 진단과 개선계획을 수립한다.
권역책임의료기관은 2019년부터 실시한 급성기 퇴원환자 지역 연계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중증응급질환 이송•전원과 진료협력을 강화하는 협력모형을 신규로 개발할 계획이다.
지역책임의료기관은 중진료권 단위에서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사업을 필수로 수행하고, 권역책임의료기관의 협력사업에 참여하는 권역-지역 간 협력체계를 구축 한다.
◇ 사업 수행체계 = 권역 및 지역책임의료기관에는 필수의료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전담조직으로 ‘공공의료본부’와 사업전담부서를 설치한다.
공공의료본부는 원장 직속으로 설치했 부원장이 본부장 역임하고, 본부 산하에 정부지정센터, 공공보건의료사업실 등 필요부서를 연계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본부 산하에는 필수의료 협력 및 사업수행을 위한 전담부서 신설하고, 단계적으로 의사•간호사•(의료)사회복지사•연구원 등 전담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책임의료기관이 모든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지역 내에서 필수의료 협력모형(모델)을 만들어가고, 지역보건의료기관 간 협력을 활성화하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책임의료기관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지역의료기관 간 협력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를 확대하는 등 필수의료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젊음의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풋풋함과 설렘.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눈빛에서 간절함과 진지함이 묻어나는 사람들. 인생 중흥기를 준비하는 취업동아리 ‘세듀50플러스’를 만났다.
취업동아리 ‘세듀50플러스’를 만나러 간 곳은 노사발전재단 서울서부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이들이 모인 스터디 룸으로 들어가니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교육’과 관련해 임순열 씨의 시범 강의가 한창이었다. 임순열 씨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교육 분야’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전문 강사를 준비하고자 하는 회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 자료를 준비해왔다. 세듀50플러스는 지난 6월 말 노사발전재단과 사학연금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했던 전문강사양성과정에 교육생으로 참여했던 사람들로 구성된 취업동아리다.
이근희 6월 25일 시작해서 5일간 수업을 받았어요. 교육이 끝나고 난 뒤 노사발전재단에서 취업과 관련한 커뮤니티를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당분간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모이는 장소나 스터디에 필요한 것들을 논의했죠.
교육을 들었던 30명 중 25명이 동아리에 들어와 매달 만남을 이어갔다.
김현준 처음에는 별다른 명칭 없이 말 그대로 ‘취업동아리’였습니다. 그런데 50플러스남부캠퍼스에서 ‘단체설립지원프로젝트’ 공모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어차피 커뮤니티가 형성됐으니 우리도 전문적인 목적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지원하기로 했어요. 확실하게 함께할 사람만 모이자고 해서 15명이 모였습니다. 저희에게 맞는 단체명도 필요했어요. 그래서 시니어(Senior)의 ‘Se’와 교육(Education)의 ‘Edu’를 합친 ‘세듀’에 50세 이상을 뜻하는 ‘50플러스’를 붙여 시니어 강사를 준비하는 취업동아리 ‘세듀50플러스’가 됐습니다.
단체설립지원프로젝트에 힘을 쏟았지만 뚜렷한 활동 실적이 없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신 50플러스남부캠퍼스 커뮤니티지원단에 지난 9월에 선정됐다.
유남열 50플러스남부캠퍼스에서 50만 원을 지원해주셨습니다. 우리 멤버들의 발전을 위해 도서구입비로 사용했습니다. ‘회사생활예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90년생이 온다’를 함께 읽고 독서토론도 했어요. 책을 통해 미래의 교육생이나 수강생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지식의 지평을 넓히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전문강사 교육과정을 통해 만나기는 했지만 재취업, 창직 등도 실현하려고 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이들은 노사발전재단이나 50플러스남부캠퍼스에서 모인다. 멤버를 구성하고 보니 개개인 모두 전문성을 갖고 살아온 인물들이었다.
장필규 퇴직하고 나서 힘든 상황을 다 겪은 분들입니다. 그런데 전문성과 열정 하나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습니다. 전문 인력들이 모인 만큼 공유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활동하는 분도 있고 아직 활동을 안 하는 분도 계십니다. 일단 어디에 나가든지 강의를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것은 대단한 힘이죠. 무료라도 자꾸 해보다 보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해서 추진한 것이 콘텐츠 구축을 위한 4가지 프로젝트예요.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교육,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인성 교육 그리고 다문화 가정 교육입니다.
서미숙 주제마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있어요. 오늘 시범강의를 하신 임순열 선생님이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교육을 맡으셨고,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은 장필규 선생님, 인성 교육은 김석현 선생님이 담당자이십니다. 다문화 가정 교육은 정하지 않았어요.
권은경 자료 조사는 멤버들이 함께합니다. 동영상 편집이나 PPT 중 각자 잘하는 분야를 맡아서 제작하고 합쳐서 하나의 공동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어요. 제 생각에는 콘텐츠가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너무 다른 것 같아요. 일단 빨리 공동 콘텐츠를 만들어서 멤버들이 활용하도록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임순열 선생님이 시강을 했어요. 이 교육 콘텐츠는 내부 공유만 가능합니다. 단, 기본 틀을 흐리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취향에 맞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박원규 오늘 회칙도 다 정했어요. 공유한 교육 콘텐츠를 가지고 강의 나갔을 때 수입이 발생할 경우 10%는 후원금으로 동호회에 내는 것으로 했어요. 각자의 전문성을 토대로 한 공동 콘텐츠를 항상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무료로 강의해도 좋고 멤버들이 제각각 그 결실이 당장은 보이지 않더라도 차근차근 단단하게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세듀50플러스 활동을 하면서 점점 활동 영역을 넓히는 멤버가 늘어나고 있다. 총무 유남열 씨는 한 대학에서 청년 진로 상담을 시작했고, 임순열 씨도 강의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 장필규 씨는 사회복지사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이근희 대표의 경우 젊은 시절 본업이었던 영어 관련 강의 쪽으로 길을 열고 있다. 이들은 세듀50플러스 활동 외에 직무와 관련해 유익한 강의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찾아다닌다.
김석현 지금까지 각자 어떤 분야에 몸담아왔고 뭘 잘할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눠왔습니다. 서로에게 어떤 인맥이 있는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요. 언제든 사람이 필요 할때 연결할 수 있는 저희만의 인맥 네트워크가 점차 형성되고 있어요. 사실 우리가 이렇게 만나 동아리를 만든 지 6개월 정도밖에 안 됐는데 꽤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서미숙 ‘천직 여행’이란 말이 참 좋아요. 젊을 때 만난 첫 번째 직업이 그냥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면, 그다음부터는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다니는 거래요. 잘할 수 있고, 즐겁고, 나한테 큰 무기가 되는 일이 천직인 거 같아요. 돈을 떠나서 진짜 내 일을 찾아가는 과정인 거죠.
장필규 시니어는 배워서 남 줘야 합니다. 그리고 죽기 살기가 아니라 즐기면서 살아야 해요. 일을 구하더라도 매일이 아닌, 유연하게 자기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죠. 중요한 것은 앞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일입니다. 영업도 하고 마케터도 되어야 합니다. 어디든 다니면서 도움도 받고 청하면서요. 다변적인 세일즈맨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준비된 강사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돕겠다는 것. 강사의 길을 넓히기 위해서 어떤 형태로든 모체를 키울 생각이다. 앞으로도 ‘세듀50플러스’의 성장은 물론,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평범한 세일즈맨의 일생이었다. 그저 그 누구보다 안정적이고 무난한 삶을 원하는 이 시대의 가장.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 또 하루를 지내다 보니 어느덧 베이비붐 세대라는 꼬리표와 함께 인생 후반전에 대한 적잖은 고민을 시작해야 했다. 지금까지 숨죽이고 조용히 살았으면 됐다 싶어 너른 멍석 위에 윷가락 시원하게 던지듯 직장 밖으로, 세상 밖으로 나와버렸다. 전반전 인생이 무채색이었다면 후반전은 돌고 도는 윷판 속에 수만 가지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다는 윷놀이연구소의 조광휘(趙光彙·56) 소장을 만났다.
용산구 효창원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멀지 않은 오래된 주택가 한 모퉁이에 윷놀이 연구소가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벽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긴 윷판이 부착돼 있고 박스와 작은 선반마다 윷놀이 세트가 눈에 들어왔다.
“집이랑 가까워서 이곳에 연구소를 차렸습니다. 월세도 싸고요.”
한복을 입고 반갑게 많이 하는 조광휘 소장은 찾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시원한 물과 커피를 내놓았다. 그저 명절이 되면 누군가 어디선가 꺼내 달력 뒤를 펴서 도, 개, 걸, 윷, 모 윷판을 매직펜으로 그려놓고는 동전 혹은 바둑알 색으로 편을 나누어 윳놀이를 한다. 언제부터 윷판 그리는 것을 기억해놓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다들 잘도 그린다. 윷판 위에 말을 올리고 놓는 것도 수준급. 다들 알고 있는 이 윷놀이에 무슨 매력이 어떤 새로운 점이 있어 윷놀이 연구소까지 열었는지 궁금했다.
“저는 베이비붐 세대의 끝자락인 1963년생입니다. 부산 출신으로 KB국민은행에서 27년 6개월 동안 일하다가 2017년 희망퇴직했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전환점을 윷과 함께 맞이했습니다.”
그가 회자될 때 불리는 직함은 바로 우리나라 1호 윷놀이전문강사(노사발전재단 금융센터 전문강사 양성과정 인증). 30년 가까이 고객 응대하던 친절한 행원이 한판 흥겨운 윷놀이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알리는 사람이 되어 나타났다.
“뭘 좀 준비하고 회사 밖을 나왔어야 하는데 사실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입행할 때 130명이 들어갔는데 현재 29명이 남아 일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좀 많으면 빨리 퇴직하더군요. 그리고 지점장까지 오른 사람들도 회사생활을 마감하고요. 지점장이 안 된 사람들은 오래 근무를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받아오던 임금의 반을 받으며 정년까지 일하는 임금피크제를 선택하든가 아니면 퇴직을 하는 거죠. 팀원 내에 계속 남아 있는 동기들은 여러 가지 사연 때문에 근무를 선택한 거죠. 저는 지점장은 아니고 팀원으로 퇴직했습니다. 굳이 진급 못한 이유를 굳이 따지자면 상급자에게 잘하는 방법을 잘 몰랐습니다.(웃음)”
은행의 지점에서 일한다는 것은 영업과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다.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가 있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로 정년까지 근무하는 선배들의 뒷모습은 아련하기만 했다. 어제까지 선배 대우 잘해주던 후배도 임금피크제로 보직이 변경된 선배에게 색안경 끼고 행동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저렇게까지 이곳에서 일해야 할까?’ 하는 의문과 회의감마저 들었습니다. 희망퇴직도 기간에 대한 보상이 있거든요. 특별 퇴직금이 있었어요. 제 인생을 생각해보니까 60세에 은퇴하면 할 수 있는 것도 못할 거 같았어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 하고 은행을 나왔습니다. 인생 후반전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실 별생각 없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한 우물과도 같은 직장을 박차고 나왔으니 솔직한 마음으로 앞이 캄캄했다. 은행에 다니면서 땄던 자격증은 금융기관이 아니면 써먹을 곳이 없었다. 새 삶을 살려면 옛것을 버려야 했다. 지금까지 했던 것 말고 무엇을 하고 싶었고 어떤 것을 추구했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었다.
“구직활동을 해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잖아요. 이력서도 내고 면접도 보고 시험도 보러 다녔습니다. 백세시대이다 보니 제가 노노(老老)케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쪽 일을 하려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필요하더라고요. 자격증의 필요함을 느꼈다면 현직에 있을 때 땄겠지만 그때는 조직에 충성하기도 바빴습니다. 주5일 근무제가 되어 시간이 많아졌다지만 자기계발하는 친구가 주변에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스트레스 많은 직종이기도 하죠. 돈을 다루고 고객을 대하는 일이요. 지금은 비대면이 많지만 저는 온전하게 대면하는 은행원의 삶이었죠. 아무 대책 없이 인생 2막을 생각한 것이 후회스럽긴 합니다.”
은행 생활에서 윷놀이를 발견하다
윷놀이에 대한 관심은 은행원 시절부터 있었다고 했다. 조직에 있을 때 서무파트 담당을 많이 하다 보니 야유회나 체육 행사 계획을 도맡게 됐다.
“1박 2일 혹은 당일 코스로 계획을 짤 때마다 윷놀이를 포함했습니다. 소통 놀이로요. 은행에 팀이 4개였는데 토너먼트로 윷놀이를 하면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때마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놓았는데 사람들 표정이 정말 행복해 보였어요.”
퇴직 후 보통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하는 활동 중 하나는 실질적인 구직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부에서 인가한 단체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다.
“공덕동에 있는 노사발전재단에 좋은 프로그램이 많았어요. 그중 하나가 금융전문강사 양성과정이 있었어요. 처음 1주 과정을 마치고 나니 저더러 5분 스피치를 준비하라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스피치를 준비할 때 재무관리, 은퇴설계, 노후관리 등을 대부분 고르더라고요. 저는 금융강사가 되어보겠다는 절박함이 없었고 실업 급여를 받으려고 간 거였어요. 그래서 그냥 자유롭게 윷놀이로 주제를 정했습니다.”
은행에 다닐 때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마이크 잡고 말해본 적이 없었다. 50세 넘어 도전 과제가 생겼다. 남들 앞에서 뭔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 바로 프레젠테이션이었다.
“금융전문강사 강습을 받고 스피치를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신경써보지 않았던 것을 배웠어요. 윷놀이로 5분 스피치를 했더니 잘했대요.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 뒤 심화과정 있다고 해서 들었는데 이번에는 15분 스피치를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그때도 윷놀이가 주제였다. 반응이 또 좋았다.
“15분 스피치 마치고 나서 며칠 후에 노사발전재단 강원센터에서 2시간 강의를 해보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제가 2017년 1월에 퇴직했는데 그해 8월 윷놀이로 첫 강의를 했습니다. 정말 짧은 기간에 강사로 서게 됐습니다. 어느 누구 앞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삶을 살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데 제가 강사로 사람들 앞에 섰습니다.”
윷판에 우리 역사와 삶을 담다
처음에는 어떻게 두 시간 동안 강의할까 걱정했는데 나중에는 시간이 모자랐다.
“말을 놓는 윷판에는 29개의 밭이 있습니다. 꺾어지는 곳은 모퉁이 밭이라고 해요. 윷판은 하늘의 북극성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북두칠성이기도 하고, 땅위의 밭이기도 합니다. 윷판을 골똘히 보면서 그 안에 스토리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를 인터넷 검색으로 동서남북을 잡아 배치해서 윷판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근대사와도 접목했는데 그게 백범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였어요. 그분들 일대기의 키워드를 윷판에 담았어요.”
윷판은 세상의 이치와 역사, 지도, 절기를 적절히 담아 설명할 수 있는 스토리보드였다.
“첫 강의에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강의를 하니까 두 시간이 거짓말처럼 지나갔습니다. 스토리를 담은 윷판을 제작해 윷놀이 세트로 17개나 출시했죠.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데 교육기관에서 관심을 가지고 구매하시더라고요. 오늘도 주문받아서 납품해야 해요. 기자님 가시면요.(웃음)”
윷놀이연구소의 든든한 조력자는 바로 노사발전재단에서 함께 금융전문강사 과정을 들었던 동기들이라고 했다. 과정을 모두 이수한 13명 중 10명이 윷놀이연구소 연구원으로 들어와 같이 의견을 나눈다고 했다.
“노인대학처럼 인원이 많은 곳에 가면 200에서 300명 정도 되니까 혼자 가서는 감당을 못해요. 연구원 분들이 같이 가서 윷놀이 심판도 하고, 진행도 하십니다.”
물론 강사비가 발생하면 함께 나눈다. 앞으로 윷놀이 관련 강사 자격증도 만들 생각이다.
“SNS에 윷놀이 전문 강사라고 띄워놓았는데 딴지거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거 보니 제가 1호가 맞나봐요.(웃음) 인터넷을 쭉 훑어봤는데 예전에도 윷놀이가 너무 좋은 전통놀이니까 판을 키우려고 노력했던 분이 좀 있었나봐요. 수요가 따라주지 않으니 중도에 그만두셨더라고요.”
윷놀이판을 벌여놓았으니 할 일이 많기도 많다. 우리 전통놀이라고는 하지만 윷놀이에 관련한 제대로 된 자료가 없다.
“구한말이던 1895년 미국 민속학자 스튜어트 컬린 교수가 한국, 중국, 일본의 놀이를 정리해서 쓴 ‘한국의 놀이(Korean Game)’에 보면 ‘한국의 윷놀이는 전 세계에 걸쳐 존재하는 수많은 놀이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라는 기록이 있어요. 아직까지도 이를 반박하는 논문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윷놀이가 인도문화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인도에도 윷이라는 것이 있더라고요. 동물 뼈로도 많이 하고요. 윷놀이는 원래 조개로 했는데 고동으로도 할 수 있어요. 제대로만 정리하면 윷으로 대단한 발견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윷을 제대로 만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말하는 조광휘 소장.
“몰라요. 윷에 미쳤습니다. 하루가 정말 즐겁게 갑니다. 일단 윷놀이는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옛날에도 우리와 함께했고 먼 미래에도 남아 있을 거예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합니다. 며칠 전에 윷 문화와 관련한 자료를 찾아보려고 민속박물관에 갔다가 천문도에 대해 강연하는 80대 강사를 봤습니다. 솔직히 내용보다도 나이 들어서 강의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나도 저렇게 가야겠다. 그때 딱 영감을 받았습니다. 나는 이제 다른 것을 안 본다. 윷놀이만 보자. 은퇴하고 오십 훌쩍 넘어 발견한 제 인생 최고의 아이템이 바로 윷입니다.”
인생을 2모작도 아닌 5모작까지 치르고 지금은 6모작을 준비 중이라는 사람, ‘N잡러’ 장필규 행복 제1연구소 소장은 1955년생으로 정확히 베이비붐 시대의 한복판에서 태어난 100% 베이비부머다. 그는 요즘 프리워커로서 고용노동부 내공강사, 노사발전재단 전문강사, 경기도 6차산업 현장 코칭 컨설턴트, 인천농촌융복합 현장코칭 전문위원 등 다섯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그야말로 정년이라는 단어가 의미 없는 삶을 영위하는 셈. 장차 6모작을 넘어 9모작까지 완성하는 게 꿈이라는 그가 말하는 인생 후반기의 삶과 잡(job)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제 인생의 4모작은 50플러스재단 컨설턴트였고, 5모작은 N잡러로 활동하는 지금이죠. 이제 6모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시니어에게 일은 새로움과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여행하듯이 즐거움을 찾는 거지요.”
‘N잡러’ 장필규 씨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일하고 있다. 현재 그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 노사발전재단, 지방자치단체의 컨설턴트와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9모작을 최종 목표를 두고 6모작을 준비하기 위해 직업상담사,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있다.
“환갑을 넘어 케어를 받아야 할 사람이 사회복지사 공부를 한다고 집사람이 잔소리를 하네요.(웃음) 그런데 저와 같은 나이대에도 취약 계층이 있을 거예요. 제 연배의 장애인이나 소외 계층을 위한 삶을 살고 싶은 거죠. 예전에 거창에서 일할 때 요양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나도 머지않아 그분들과 같은 입장이 될 텐데 이야기 들어주고 도와주니 즐겁더라고요.”
퇴직 없는 삶 위한 평생현역 꿈꿨으나…
그의 이름에는 베풀 장(張), 도울 필(弼)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다. 어쩌면 그의 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줄 때 베풀고 도와주라는 의미로 새긴 게 아닐까. 현재 그의 모습은 이미 숙명처럼 정해져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1년 두산그룹 계열사인 배합사료 회사 두산곡산에 취직하면서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한강의 기적’이 펼쳐지던 시기였고 그의 삶 또한 대기업 직장인으로서 안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면서 그도 사회적 환경에 따른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그에게 던져진 자리는 두산종합식품 식품사업 부문의 김치공장 관리부장. 고민을 했지만 결국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김치공장으로 간 그는 관리부장, 공장장을 거치며 10여 년간 김치 제조의 일선에서 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사 주인이 바뀌는 일이 일어났다. 두산이 식품사업 부문 전체가 대상에 매각될 때 그는 6년 후배가 상사로 승진하는 것을 보게 된다.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그는 대상 소속으로 2년 정도를 더 지내다 2008년 4월에 퇴직한다.
끊임없는 도전, N잡러로 거듭나다
54세의 나이, 인생 1막이었던 대기업 직장인으로서의 27년은 끝이 났다. 삶에 대한 허무감과 삶을 유지해야 한다는 고통이 동시에 밀려왔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치주염 수술을 여섯 번이나 받아야 했던 그는 수술 후 재취업을 도와주는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 찾아가는 것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이력서 작성법, 면접 스킬 등을 교육받은 그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농업 최고경영자 경영대학원 과정에 합격한 뒤 몇 번의 테스트까지 통과하며 마침내 울진농수산물유통농업회사법인 대표로 취임했다.
그러나 그토록 고생하며 올라간 자리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았다.결국 대표 자리를 그만둔 그는 마침 일본 회사와 울진군의 합작 회사인 울진로하스코리아에서 대표 제안을 해와 CEO로서 3년을 지냈다.
“인생 2막의 과정은 지방에서 CEO로 일을 하며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면서 재무 문제도 해결되고 가족관계는 물론 건강도 좋아졌죠.”
울진로하스코리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는 2012년 말부터 일자리희망센터를 찾고 취업박람회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마침내 농촌진흥청에서 마케팅 전문위원으로 인생 3막을 펼쳤다. 이곳에서 5년간 근무하며 농가 500곳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어 서울시 50플러스재단, 노사발전재단, 고용노동부 등지에서 강사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4막의 장을 펼쳤고 진정한 N잡러가 되었다.
수입 적더라도 즐거움 주는 천직 찾아야
“이제 베이비부머들은 잡(job)이 아니라 워크(work)를 해야 해요. 워크는 천직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천직을 찾아야 오래 즐겁게 할 수 있으니까요.”
그에게 시니어 구직자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묻자 제2인생에서는 일이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이 놀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지난 삶의 궤적을 돌아보면 이해가 가는 말이다. 수입은 적더라도 길게 오래할 수 있는 천직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하는 그가 N잡러로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 나이에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나의 직업 가지고는 안 됩니다. 적어도 세 개 내지 다섯 개는 가지고 있어야 과거 연봉의 절반 정도가 되죠. 특히 시니어는 공부를 위한 비용이나 손주들 용돈, 네트워크 유지비 등 지출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가 또 강조하는 것은 사고의 유연성, 관계의 유연성이다.
“적을 만들면 안 됩니다. 제 주위를 보면 어떤 사람과는 케미가 맞지 않다고 안 만나는 사람들이 있어요. 물론 그건 취향이기에 좋다 나쁘다 판단을 내릴 순 없죠. 다만 기왕이면 유연성을 갖고 적을 만들지 말아야 평화롭고 품위 있는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열린 마음, 유연함으로 세상 대하기
그런데 삶의 부침들을 겪으면서도 마음의 유연성을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에게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걸까?
“어느 접점에 있든 열린 마음을 실천하는 겁니다. 역지사지라고 하죠.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불편한 일이 많아져요.”
인터뷰를 하면서 보니 그는 도전적이라기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에 가까웠다. 그런 성품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쟁취해온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결과도 그의 열린 마음 덕분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박사학위를 가진 시니어도 일에 대한 욕망이 뜨거워요. 그런데 한국인은 디테일에 약해요. 그래서 매뉴얼이 있어도 막상 긴박한 상황이 되면 제대로 써먹지 못합니다. 습관화가 안 된 게 문제입니다. 그걸 극복하려면 계속 반복하고 고치고 훈련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는 구직을 하려면 ‘어떻게’에 관한 디테일한 액션 플랜을 짜서 지속적인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테스트에 통과하며 자신의 자리를 잡은 그이기에 신뢰가 갔다.
나를 제대로 알아야 천직을 찾을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에는 그도 구직자 입장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는 구직자들을 상담하는 입장이 되었다는 게 삶의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양쪽을 다 경험해본 그에게 두 입장에 대해 물어봤다.
“구직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들은 고객 니즈에 맞게 세분화, 효율화되고 향상되어야 해요. 그런데 그런 시도가 진행되다가도 중간중간 끊기더라고요. 그게 아쉽죠. 그리고 구직자들의 입장을 보면, 그래도 구직을 위해 오는 사람들은 열정이 있는 거예요. 흔히 퇴직하면 ‘또 직장생활을 해야 해?’, ‘날 찾아주는 데는 없어’ 하며 의욕이 없는 경우가 많죠. 목표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퇴직하는 순간 놔버리는 거예요. 물론 그럴 수 있어요. 그러나 그건 자신에게나 가족에게나 무책임한 거죠. 그런 심리를 어떻게 끌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봐요.”
그는 은퇴자 혹은 퇴직자들이 자기진단을 해보고 자신에게 어떤 일이 적합한지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렇게 자신을 파악하고 일을 찾다 보면 현실의 갭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그걸 인내하는 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인 중에 20년 동안 독일 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이 있는데, 그가 말하길 ‘결론은 나를 찾게 되더라’ 하더군요. 나를 찾는 노력을 하고 준비하면 일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인내심을 키우기 위해서 주위의 긍정적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욕심의 분모 줄이면 행복이 찾아온다
자신이 이 사회에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할 때 더욱 의욕이 생기는 사람이 있다. 그는 100세 김형석 교수가 자신의 건강 비결로 ‘평생 손에서 일을 놓지 않은 것’이라고 한 말을 다시 전한다.
“사람은 일이 있어야 삶을 유지할 수 있어요. ‘60~65세가 자신의 황금기였다’는 김형석 교수님 말에 공감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N잡러 장필규 소장은 자신의 행복을 충분히 누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복론을 소욕지족(少欲知足)에 비유했다. 행복해지려면 욕심의 분모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욕심의 분모를 자꾸 키우면 내려놓기가 안 되는 사람이에요. 100분의 60과 60분의 60을 비교해보세요. 후자는 60만으로도 부족함이 없죠. 이렇듯 분모를 줄이면 60분의 60이 1이 되듯 가벼워집니다.
‘1’과 ‘일’처럼 디테일하고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 때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결국 ‘1’과 ‘일’처럼 은퇴 후 행복하게 살게 해줄 수 있는 놀이와도 같은 것이죠.”
노후에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면 많고 적음을 떠나 돈과 건강, 관계, 여가 등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강조하는 그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의식하지 않고 여행하듯 사는 게 진짜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담대하고, 여유롭고 자유로웠다.
“언니, 거기에 간장 좀 더 넣어야겠다.” “언니, 일단 양파 먼저 넣고 볶아.” ‘동생’의 지시에 ‘언니’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다른 주방의 모습과는 뭔가 달라 보인다. 주방 경력이 수십 년은 되어 보이는 중년 여성들이지만 중심에 선 조리장의 한마디 지시에 모두 집중한다. 만들어내는 것은 간단한 반찬이지만, 이들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어 주방에 서 있다. 서대문시니어클럽 반찬배달 서비스 ‘야미야미’의 조리장 이재경(李載敬·63) 씨는 “만들수록 신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야미야미’는 서대문구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인 서대문시니어클럽이 지난해 10월 서울시의 ‘어르신 일자리 시범사업’에 응모해 선정된 ‘신규 시장형 일자리 사업’이다. 쉽게 설명하면 중장년이 중심이 되어 반찬을 만들고 배달하는 서비스다. 서울시의 예산이 사업 시작을 위한 마중물이 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매출은 중장년을 위한 일자리를 유지, 확대하는 데 사용된다.
서대문시니어클럽의 어르신 일자리 사업은 ‘야미야미’ 외에도 또 있다. 이동식스팀세차 서비스인 ‘취익취익’과 시니어빨래방 ‘뽀송뽀송’이다. 모두 집 앞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라는 데 공통점이 있다.
‘야미야미’의 반찬 판매는 올해 1월부터 시작됐는데 반응이 좋다. ‘서대문시니어클럽’의 카카오플러스친구를 통해 한 달 단위로 주문을 받고 있으며, 주문하는 가정이 200곳 가까이 돼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을 정도. 판매 가격은 반찬 두 가지가 들어간 한 세트가 5000원이다. 일반인 대상 판매뿐만 아니라 지역 민관 복지협력 조직 등의 기금을 받아 저소득 어르신이나 장애인 가정에도 반찬을 전달하고 있다.
이 반찬들은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 내에 꾸며진 조리실에서 만드는데, 조리장 이재경 씨와 5명씩 교대로 출근하는 조리원 11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몰래 양념 넣는 언니들 고집에 당황
좋은 뜻으로 신나게 시작한 일. 출발도 기분 좋았을 것 같은데, 이 조리장은 의외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한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어요. 그냥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여러 차례 했어요. 모두 주부라서 주방 경력은 많지만 식당 경험은 없다 보니 서툰 부분이 많았어요. 맛만큼이나 눈으로 보이는 것도 중요한데 재료를 다듬는 방식이나 크기가 다들 제각각이어서 힘들었죠. 다들 본인 방식대로 조리를 하려는 고집도 강했고요. 심지어는 제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몰래 양념을 넣는 일도 있었어요.(웃음) 처음 6개월 정도는 소리를 하도 질러서 목이 늘 쉬어 있었죠.”
게다가 현재 근무자 중 이 씨의 나이가 가장 어리다. 초창기에 겪었을 어려움이 짐작되었다.
“그래도 이제는 절 인정해주고 믿어줘서 업무의 틀이 잡혀나가고 있어요. 서로 많이 친해졌고 제 요청대로 잘 따라줘요. 언니들도 일하는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며 재미있게 일하고 있어요.”
이 씨가 조리장으로 선발된 것은 요리 경력 때문. 백화점 일식당에서 상자형 일식 도시락에 들어가는 한식 반찬 만드는 일을 10년 넘게 한 것이 참작되었다.
“원래 요리를 좋아했지만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안 했죠. 어릴 때부터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집안 대소사에 필요한 음식을 도맡아 하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어요. 집들이 때 남편 직장 동료를 대접하거나 지인들을 초대하는 정도였죠. 음식 장사는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서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요리를 좋아하면서도 젊을 때는 작은 화장품 가게를 운영했어요.”
그러다가 2000년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엔 심심풀이 삼아 자격증 시험에 도전했는데, 한 번에 덜컥 합격하면서 제대로 일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이후 입사한 식당에서 강산이 한 번 바뀔 세월만큼 일했다. 요리를 즐기는 성격이 빛을 발한 셈이다.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하기는 했지만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일을 그만두었을 때 이제 다시는 식당하고의 인연은 없을 줄 알았어요. 60세까지만 일을 하자는 생각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휴직을 하고 집에서 쉬다 보니 너무 심심하더라고요. 여가를 즐기기 위해 여행도 다니고 이것저것 많이 해봤는데 즐겁지 않았어요. 결국 누워서 TV만 보게 되고, 점점 무기력해지더군요. 어느 날 박차고 일어나 집을 나섰는데 그때 알게 된 곳이 서대문시니어클럽이었어요. 말 그대로 죽지 않으려고 나왔죠.(웃음) 지금은 ‘야미야미’에서의 생활이 삶의 윤활유가 됐어요. 업무도 자리 잡히고 주변 평도 좋으니 즐거울 수밖에 없죠.”
이 씨를 포함한 이들이 받는 시급은 서울시 생활 임금을 기준으로 한 1만148원이다. 예전 식당에서 일할 때 임금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 그렇다고 해서 책임감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이 씨는 설명한다.
‘노후의 일’ 나를 위해서 필요해
“매일 반찬 두 가지가 들어가는 작은 상자를 300개씩 만들어요. 조리하는 반찬은 모두 6가지이고요. 12시에 출근해서 배송 나가시는 분들이 오는 4시까지 다 만들어내려면 쉴 틈이 없어요. 월요일에 해야 할 일 생각에 일요일 밤에는 잠을 설치곤 했죠. 재료는 빠짐없이 준비했는지, 조리 순서는 어떻게 잡아야 할지 구상이 끝나야 안심이 되니까요.”
메뉴는 서대문시니어클럽 사회복지사가 정하면 이 씨의 의견을 더해 조정하는 방식이다. 고객 중 상당수가 맞벌이 가정이다 보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반찬이 인기가 높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찬은 배송원들이 차량이나 오토바이, 도보 등의 방식으로 가정에 배달한다.
“가끔 함께 일하시는 분들을 통해 맛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거나 레시피를 알고 싶어 할 때 가장 즐거워요. 집에서 혼자 음식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잖아요. 특히 일하는 여성들은 더욱 그렇고. 야미야미가 그런 분들의 짐을 덜어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 씨는 나이가 들었다고 집에서만 있겠다는 중장년의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사람은 움직여야 살아요. 활동량이 있어야 활력을 유지할 수 있어요. ‘야미야미’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일석이조예요. 많은 돈은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도움도 되고,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는 삶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다른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야미야미 사업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도 밝혔다. 사업이 커지면 중장년이 일할 기회도 그만큼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였다.
“이 일은 하면 할수록 신명이 나네요. 제가 만든 반찬에 흡족해하시는 분들도 있고 또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도 도울 수 있으니까요. 야미야미는 이제 막 시작한 사업이지만 열심히 하면 2호점, 3호점도 탄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야미야미가 늘어난다면 중장년들이 함께할 수 있는 일자리도 더 생겨날 테고요. 이렇게 좋은 일자리를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충남 아산 출신의 A(81세) 씨는 11세에 부모를 모두 여의고 홀로 상경했다. 사업가인 모 독지가 눈에 띄어 그 밑에서 일하게 되었고, 고생 끝에 독립해 제조업과 부동산 중개업으로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 지금은 큰아들에게 대표 자리를 물려준 탄탄한 중견기업과 강남 소재 빌딩 3채, 아파트 등을 가지고 있다. 부인이 몇 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나기는 했지만 아들 둘, 딸 셋, 10여 명의 손자녀, 증손녀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A 씨는 사소한 것들을 자주 잊어버리곤 했다. 단지 기억력이 조금 떨어진 것이겠지 했는데 그로부터 1년 뒤 알츠하이머병 확진을 받고 약을 먹기 시작했다. 요즘은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주위 사람들은 물론 가족도 거의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
A 씨 가족의 분란은 약 6개월 전 둘째 딸이 간호를 핑계로 A 씨 집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둘째 딸이 재산을 제멋대로 처분하자 나머지 형제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여기에 빌딩 3채를 포함한 전 재산을 둘째 딸에게 주겠다는 A 씨의 유언장이 작성되자, 나머지 가족은 법정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A 씨는 현재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고 자신을 둘러싸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가족들은 세 패로 나뉘어 자신이 아버지를 모셔야 하고 법률 대리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재산을 먼저 받은 사람은 돌려놓고 유언장도 무효로 해야 한다며 싸우고 있다.
자녀들은, 그의 건강이 어떤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어떤 치료가 필요하고 어떨 때 가장 행복해하는지 관심이 없다. 아버지를 생각하는 척하지만, 상속이 이뤄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온 신경이 쏠려 있을 뿐이다.
이런 막장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먼 훗날의 일이거나 남의 집만의 이야기일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필자가 서울가정법원에서 3여 년간 담당했던 성년후견제도 관련 사건은 약 1500여 건에 이른다. 몇백만 원의 임대아파트 보증금이 재산의 전부인 경우부터 몇조 원의 재산을 가진 대기업 총수 사례까지 다양했다. 싸우는 양상도 A 씨 가족과 거의 비슷했다. 의사, 법조인, 교수, 대기업 임원이라 해도 갈등하는 모습이 똑같은 걸 보면, 돈에 대한 욕심은 배움, 지위 고하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이 든다.
2013년 7월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된 성년후견(成年後見)제도는 질병, 노령, 장애 등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 때문에 자신의 사무를 스스로 처리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을 다른 사람(후견인)이 돕는 제도다. 정신적 문제의 원인으로는 치매나 뇌출혈 등 뇌병변이 가장 많고, 조현병 같은 정신병이나 발달장애도 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무는 재산에 관한 것도 있지만, 거주지나 치료 방법을 결정하고, 사람을 만나고 전화 수신이나 우편 수령 등과 같은 신변에 관한 것도 있다. 정신적 문제의 정도에 따라, 혼자서는 사무를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중한 경우에 개시되는 ‘성년후견’과 몇몇 사무에 한해 도움을 줘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한정후견’으로 나뉘고, 특정 사무에 대해서만 지원을 해주는 ‘특정후견’도 있다. 후견을 받아야 할 사람(피후견인)에게 정신적 문제가 생기기 전에 후견인을 누구로 할지, 후견인에게 어떤 권한을 줄지에 대해 계약을 통해 미리 정해둘 수도 있는데 이를 ‘임의후견’이라고 한다.
가족들 중 피후견인과 정서적으로 가장 가깝고 피후견인을 잘 돌볼 수 있는 사람이 후견인이 되는 게 일반적이다. 가족이 추천하는 사람이 후견인이 되는 게 바람직하지만, A 씨의 경우처럼 서로 후견인이 되겠다고 싸우는 경우는 변호사나 사회복지사 같은 전문가가 선임되기도 한다.
자신이 선택한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재산을 관리하고,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재산이 자녀들에게 독이 아닌 복이 되게 하고 A 씨 가족과 같은 진흙탕 싸움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치매 등 정신적인 어려움은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하려면 보험을 들듯 임의후견 계약을 미리 체결해두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자녀들이 다투지 않도록 재산을 신탁회사에 맡겨두고, 사망한 후 자신이 정해둔 조건에 따라 재산이 사용되고 처분되도록 미리 신탁계약을 체결해놓을 수도 있다. 존엄하고 아름다운 삶의 정리를 위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유언장(훗날 자녀들의 분쟁을 방지하려면 현재의 정신건강 상태를 증명하는 진단서를 첨부해두는 것이 좋다)을 미리 작성해두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평생을 바친 가업이 있다면 누구에게 언제 승계할지, 과다한 세금을 어떤 방식으로 줄여야 할지, 후계자 교육이나 기업 구성원 사이의 갈등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치밀한 전략을 세워 체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김성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002년부터 판사로 활동. 2015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한정후견개시사건을 담당했고, 2018년부터 2019년 2월까지는 상속재산분할사건, 이혼과 재산분할 등에 관한 가사항소사건을 담당하는 합의부 재판장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상속, 후견, 가사 분야에 있어서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건강한 에너지가 샘솟는 석주화 씨의 모습을 보면 70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노인이 닮고 싶은 멘토’가 되는 것이 바람이라는 그녀는 노노케어 분야 전문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국가자격증인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를 비롯해 민간자격증인 인지행동심리상담사, 노인두뇌훈련지도사 등 석 씨가 취득하고 수료한 자격증 개수는 무려 37개에 이른다.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가 현재의 진로를 택하기까지는 나름의 계기가 있었다.
“15년 정도 아파트 총무를 맡았는데,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얘기 들어주고 분쟁 생기면 조율해주는 게 일이었어요. 그러느라 아침에 나가면 오후 늦게까지 수다를 떨다 오는데 어쩐지 허탈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기왕 말 잘한다는 칭찬도 꽤 들었겠다, 그럼 상담사가 되어볼까? 하고 관련 교육을 받고 봉사활동을 했어요. 그런데 마음만 앞섰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하려니 과정이 어려울 수밖에요. 무엇이 적성에 맞을지 깊이 고민해보니 복지 쪽이 좋겠더라고요. 그럼 제대로 공부부터 하자, 하고 학점은행제로 사회복지학과 과목들을 이수하기 시작했어요.”
상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지만 노노케어 분야로 무게가 실린 건 바로 어머니의 치매 때문이다. 그리고 때마침 유한킴벌리 ‘시니어 케어 매니저’로도 활동할 기회가 찾아왔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어머니를 이해하고, 한편으로는 다른 어르신들을 부모처럼 보살펴야겠다고 생각했죠. 중요한 건 나도 언젠간 그들처럼 늙게 된다는 거였어요. 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도 여겼습니다.”
석 씨는 자신의 경험을 말하며 부모를 모시는 중장년에게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가족을 위해 쓰이는 만큼 돈벌이가 아니더라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제가 어르신들을 위한 일을 하기 때문에 모순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병든 부모를 안심하고 맡길 만한 곳을 찾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부모를 직접 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효도도 하고, 지원금도 받고, 나의 노후에도 도움이 되니 그야말로 일석삼조 아닐까요?”
◇ 노인복지·돌봄 자격증 도전자를 위한 석주화 씨의 Tip
❶ 종종 치매를 앓는 노인들의 경우 돌발 행동이나 욕설을 내뱉기도 하는데, 이에 당황하지 않는 순발력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하고, 좋지 않은 말은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의연하게 웃어넘기자.
❷ 남을 돕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소홀해지기도 하고 자칫 일의 방향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때때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보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등 마음을 되새겨보는 게 좋다.
❸ 기관이나 센터 등에 소속돼 노인의 신체 활동을 돕거나 병수발 등을 하기 위해서라면 ‘요양보호사’ 자격증만 있어도 되지만, 놀이나 체험, 인지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면 ‘사회복지사’를 비롯해 관련 민간자격증을 더 준비해놔야 한다.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노인복지·돌봄’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건강한 노인이 요양 단계의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 또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자원봉사 등에 관심을 갖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 준비할 만한 자격증으로는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이 대표적이다.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준비하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취득 후 활동으로 이어졌을 때 얻는 보람이 큰 분야다. 실제 ‘2018년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만족도 및 인식도 조사결과’에서도 요양보호사 세부 직무 만족도에 대한 물음에 ‘사회발전 기여’(89.0%)와 ‘보람 및 자긍심’(87.7%) 항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대체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장애 노인을 상대해야 하므로 체력은 물론 정신건강 관리도 중요하다.
PART1. 국가자격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는 국가자격증에 속하며, 관련 학점을 이수하거나 실습시간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취득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단, 두 가지를 모두 따려면 ‘사회복지사’를 먼저 준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공인된 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 이수 후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하는데, 개인의 이력에 따라 교육시간이 상이하다. 관련 국가자격증(간호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간호조무사 등)이나 경력(재가노인복지시설, 간병요양기관 등 관련 종사 경험 1년 이상)이 없는 경우 이론, 실기, 실습과정을 합해 총 24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라면 이수과정이 총 50시간으로 대폭 줄어든다.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를 모두 준비할 때는 시간 절감 차원에서 사회복지사를 먼저 취득하는 것이 요령이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사회복지사를 따고 난 뒤 요양보호사까지 도전하는 이도 적지 않다. 한 가지 염두에 둘 점은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다 자칫 둘 다 놓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즉 요양보호사 취득만을 원한다면 애써 사회복지사를 준비하기보다는 관련 경력을 쌓거나 수업을 모두 이수하는 편이 낫다.
사회복지사 자격 등급은 본래 1, 2, 3급으로 나뉘었으나 2017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는 3급 자격이 폐지됐다(기존 취득자는 사용 가능). 1급은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2급은 대학원, 대학교, 전문대학 졸업자로 일정 과목을 이수한 경우 취득 가능하다. 관련 학위가 없다면 학점은행제를 통해 해당 과목을 이수하거나 양성교육과정 수료를 통해 대체할 수 있다. 2급에 해당하는 요건을 만족해야 1급 국가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사회복지 분야 전공자가 아니라면 학점이수 조건을 채우고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몇 년은 투자할 각오를 해야 한다. 지난해 사회복지사 시험 현황을 살펴보면 50대(24.3%)와 60대 이상(19.8%) 응시자의 합격률이 절대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30대(23.6%)와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낮지 않은 상황이다. 시험 자체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요양보호사 시험은 합격이 수월한 편이다. 지난해 시험 응시자 수(9만8369명)와 합격자 수(8만6662명)가 가장 많은 50·60대의 합격률은 88.1%로 나타났다. 눈여겨볼 점은 70대 이상 응시자 현황이다. 젊은 세대는 주로 취업 준비 등을 목표로 자격증을 따지만, 중장년 세대는 부모, 배우자 등 환자인 가족을 돌보기 위해 취득하는 이가 많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가 장기요양보험 1~5등급에 해당하는 가족을 수발하고 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 요양보호사’의 경우 실제 돌봄 시간과 관계없이 하루 1시간, 월 20일을 인정해주며 직장 근로자가 아니라야 가능하다. 요양 대상자의 나이, 질환(치매) 정도 등에 따라 인정 시간 및 환산 금액이 다르다.
요양보호사 직무 만족도는?
‘2018년도 장기요양 제도 만족도 및 인식도 조사결과’(국민건강보험)에서 요양보호사의 직무 만족도 부분을 살펴보면 ‘불만족(매우 불만족)’을 드러내는 이는 10%가 채 되지 않았다. 만족도에 대한 세부 항목에서는 ‘사회발전 기여’(89%)가 가장 높았고, ‘임금 및 수당’(24.7%)이 가장 낮았다.
PART2. 민간자격
노인요양시설이나 데이케어센터 등에서는 노인들의 신체 활동을 돕는 일 외에도 인지기능과 체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촉감놀이나 체조 등의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다면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 외에 추가로 민간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노인두뇌훈련지도사, 실버레크리에이션지도사, 노인미술심리상담사, 실버건강지도사 등 관련 분야의 다양한 민간자격증이 있으며, 비교적 취득 과정도 어렵지 않다.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집에서 생활하기가 어려워서 가족과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노인들 곁을 24시간 지켜주는 곳이 있다. 바로 요양원. 지난 3월 오픈한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를 방문해 시니어로서 노후를 어디서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하면서 꼼꼼히 살펴봤다.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는 서울시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도심형 요양원이다. 지난 3월 8일 오픈한 이 요양원은 최신식 건물에 총 130개의 침상을 갖추고 있다. 오픈한 지 이제 불과 1개월 정도밖에 안 지난 시점에 벌써 60여 명이 입소해 있으며 꾸준하게 입소가 진행중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의 목표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과 보호자에게 안심과 신뢰와 희망을 주는 데 있다. 요양원 건물 입구로 들어서자 통유리에서 들어오는 자연 채광으로 실내 공간이 밝고 넓고 쾌적해 보여 좋았다. 특히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새집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염려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건축 자재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고 실내 공기질 관리까지 염두에 두고 건물을 지었다는 설명을 들으니 더 신뢰가 갔다. 환한 미소로 맞이해준 곽혜련 원장의 안내에 따라 유닛을 돌아봤다. 입소자 어르신들은 민요강사의 프로그램 진행으로 간단한 부채 율동과 창을 따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들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유닛을 살펴볼 때 입소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오밀조밀하게 잘 갖춰진 최신식 시설이 마음에 쏙 들었다. 곽혜련 원장은 제일 먼저 인간 중심 케어에 대한 개념을 설명했다.
“인간 중심 케어 모델이란 첫째, 어르신이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자신답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함은 물론 자기결정권과 선택권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고 둘째,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구성해 ‘전문적인 케어’ 서비스를 하고 셋째, 입소자 한 분 한 분을 위한 ‘맞춤 케어’ 서비스를 하며 넷째, 최고의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하고, 편안하고, 깨끗한 환경을 항상 유지하는 것입니다.”
집에서는 각자만의 라이프스타일이 있지만 시설에 입소하면 그곳에서 짜놓은 시간에 맞춰 생활해야 한다. 그러나 KB골든라이프케어는 요양원 시스템에 맞춰 어르신들을 케어하는 게 아니라 입소자 한 분 한 분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돌보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입소자가 늦은 아침시간까지 더 자고 싶을 때는 더 잘 수 있고,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는 그대로 누워 있어도 된다. 또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꾀해 어르신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케어를 실천하고 있다.
내 집 같은 편안한 환경
시설 배치의 콘셉트는 내 집 같은 분위기다. 실내로 들어가자 거실이 눈에 들어왔고 그다음엔 침실이 보였다. 130개의 침상을 8개의 유닛으로 나눈 방에는 희망채, 행복채, 소망채 등 친근감이 드는 이름을 붙였다. 요양보호사는 근무지 변경 없이 유닛별 전담제로 일한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요양원은 복도형 침실배치로 병원형 구조로 운영을 하고 있으나 이곳은 소규모 유닛을 만들어 유닛이 집의 개념이 되는 집과 같은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친환경 소재를 이용하고 베리어프리 설계를 도입했으며, 유니버셜디자인의 가구를 배치했다. 특히 건물 전체를 아우르는 공조시스템을 설치해 실내 공기의 질을 관리하는 것은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간호 및 의료 서비스의 질도 강화해, 간호 인력이 365일 24시간 대기하면서 케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는 3명의 전문가가 어르신의 기능회복 및 유지를 위한 재활치료를 제공하면서 입소자를 돌보고 있으며, 취미 활동 및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복지사가 프로그램 운영에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구성을 가능한 한 다양하게 짜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강사를 초빙한다. KB골든라이프케어 빌리지에서는 입소자를 모두 한곳에 모아놓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유닛 별 운영을 함으로써 입소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식단도 어르신의 상태와 식성에 맞춰 짠다. 소위 맞춤형 식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입소해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은 이 같은 식단에 대해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 특히 유닛 내에서 직접 밥을 지어 제공함으로써 마치 내 집에서 밥을 해서 먹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입소자들과의 대화
생활채를 돌아보던 중, 햇볕이 따스하게 비추는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어르신을 만났다. 궁금한 사항들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셨다.
“어르신, 이곳에서의 생활이 어떠신지요?”
“사람들이 친절하고 음식도 정갈해 입맛에 맞는 것은 물론 잠자리도 편해요.”
“혹시 외롭지는 않으세요?”
“솔직히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까운 곳에 딸이 살고 있어 거의 매일 찾아오니 그다지 외롭지는 않아요.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도 읽을 수 있고 신문도 읽을 수 있으니 이만하면 행복한 것 아닌가요?”
외롭거나 불편한 점이 그래도 한두 가지 있겠지 해서 여쭤봤는데 어르신은 행복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당신 자서전에 사인까지 해서 기어코 한 권을 선물로 내어줘서 감사함을 느끼며 자리를 떴다.
다른 유닛에서는 아내와 함께 입소한 87세의 어르신을 만났다. 시설에서의 생활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또 여쭤봤다. 시설은 좋은데, 입소자들끼리 소통하는 게 어렵다고 했다. 어르신은 입소한 지 이제 1개월밖에 안 돼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각 유닛 거실에 마련된 케어 스테이션에는 어르신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요양보호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중 한 요양보호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황선복(59세) 요양보호사는 요양원의 방침대로 맞춤형 1대 1 케어를 목표로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분들의 근무 여건은 어떠신지요?”
“업무가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봉사정신과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근무 환경은 좋은 편이에요. KB골든라이프케어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타 요양원에 비해 근무 환경이 한결 좋습니다.”
지역 주민 위한 커뮤니티센터 운영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는 준공 과정에서 일어난 주민들과의 마찰을 풀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좀 더 활용도 높은 복지공간으로 쓰이길 바라는 주민들의 욕구와 충돌한 것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역 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주민들과 협의했고, 그 결과로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 1층에 지역 사회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센터를 마련했다. 넓고 채광이 좋은 커뮤니티센터는 앞으로 지역 사회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임, 프로그램 활동, 강의, 행사 공간 등 다양한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커뮤니티센터 옆으로는 데이케어센터가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었다. 데이케어센터는 4월 30일 개소를 한다는 소식이다. 데이케어센터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야간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안심하고 가족을 맡길 수 있는 곳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는다. 가족이 돌볼 상황이 안 되면 결국 시설로 들어가야 한다. KB 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는 도심형 요양시설이다. 요양원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외딴곳에 위치해 있으면, 가뜩이나 가족과 떨어져야 있어야 하는 상황을 힘들어 하는 입소자들이 더 고립감이 들 수밖에 없다. 도심형 요양시설의 장점은 입소자들이 마치 마을회관으로 마실 가듯 가까운 곳에서 지낼 수 있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고, 가족들도 입소자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 한걸음에 달려와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넓은 통유리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옹기종기 모여앉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며 행복해하는 입소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자도 요양원으로 들어갈 시기를 짐작해봤다.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 (안경자, 이찬재 저ㆍ수오서재)
인스타그램 ‘drawings_for_my_grandchildren(손주들을 위한 그림)’을 통해 SNS 스타로 알려지면서 ‘BBC’, ‘가디언’ 등 해외 유력 매체들이 주목한 이찬재, 안경자 부부의 이야기를 담았다. 2015년 브라질에서 함께 살던 자녀와 손주들이 갑작스레 한국으로 돌아갔고, 부부는 허전한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달래기 시작했다. 당시 그들의 나이는 74세. 낯설고 어려웠던 SNS는 언제 어디서든 손주들과 손쉽게 교류할 수 있는 특별한 매개체가 됐다. 부부는 아이들과 추억하고 싶은 소소한 일상,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교훈 등을 공유했다. 그렇게 쌓인 그림편지들은 한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로 널리 퍼졌다. 오랜 시간 SNS를 통해 전했던 감동을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거창하거나 특별하지 않지만 따뜻함이 스민 노부부의 글과 그림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가족 사랑이 담겨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와카미야 마사코 저ㆍ가나출판사)
‘세계 최고령 앱 개발자’이자 ‘노인들의 스티브 잡스’로 알려진 와카미야 마사코의 인생철학을 담았다. 82세에도 호기심을 잃지 않고 스스로 재미있어하는 일에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즐거운 노후의 희망을 선사한다.
나이 든 부모와는 왜 사사건건 부딪힐까? (그레이스 리보 외 공저ㆍ한마당)
30년 가까이 노인과 그 가족을 돌보는 사회복지사로 일해온 저자가 노년기 부모들의 모습을 6가지 행동 유형으로 설명한다. 자녀 세대가 겪는 갈등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보여준다.
버선발 이야기 (백기완 저ㆍ오마이북)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들려주는 우리 시대 민중사상. 자본주의 사회구조 속에서 피, 땀, 눈물로 얼룩진 세월을 살아온 서민들, 그럼에도 자유와 희망을 되찾고자 했던 이들의 힘찬 몸짓이 ‘버선발’이라는 한 인간의 삶에 녹아 있다.
완경기, 그게 뭐가 어때서? (프랑스 카르포 외 공저ㆍ온)
월경, 피임, 결혼, 임신, 출산 그리고 완경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몸과 삶에 대해 그렸다. 일기 형식으로 한 여성이 태어나 완경에 이를 때까지 겪는 다양한 일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여성을 둘러싼 궁금증에 대한 전문가의 소견까지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