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큰 손이 유럽 부동산 시장을 ‘찜’ 하고 있다.
부실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윌버 로스 WL로스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부동산 시장에 베팅할 것을 권고했다고 1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저평가된 부동산 시장이 투자 매력이 있으며 특히 아일랜드와 지중해 등 리조트 지역이 그렇다”고 운을 뗐다. 로스 회장은 “유럽의 리조트 지역은 현재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영국 러시아 독일 부자들이 앞다퉈 부동산을 사고 있으며 유럽 전체 시장의 회복도 여기서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아일랜드 주택 가격은 지난 2007~2012년 57% 하락했으며 스페인은 2008~2012년에 23% 빠졌다. 그러나 부동산 부문, 특히 상업용 부동산은 다른 시장에 비해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하지 않아 쏠쏠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로스 회장은 진단했다.
그는 “아일랜드 대도시의 임대용 1등급 빌딩을 사면 자본환원율이 7.0~7.5%에 이른다”며 “이는 유럽은 물론 글로벌 기준으로 봐도 높은 비율”이라고 강조했다. 자본환원율은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할 때 많이 쓰이는 기준으로 미래 추정 이익을 현재 가치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을 뜻한다.
로스 회장은 “스페인시장도 비슷한 환원율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약 26%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 때문에 부동산 투자를 주저하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해 로스 회장은 “스페인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거리를 직접 거닐게 되면 거지를 잘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이는 스페인 공식 통계가 이른바 ‘회색 경제(Grey Economy)’ 종사자를 집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색 경제는 부업이나 물물교환 등 공식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경제활동을 뜻한다.
영국 런던의 상업용 부동산투자가 2013년에 199억 파운드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동산자문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런던의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투자가 전년보다 47% 증가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전인 2007년의 205억4000만 파운드를 밑도는 수준이다.
FT는 런던 중심 비즈니스 지역에 해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고 전했다. 파운드가 약세를 보이고 영국이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진 영향이다.
빌 타이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런던시티 투자책임자는 “지난해에는 한국 태국 시리아 등의 갈등과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 미국의 부채 문제,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의 리스크를 감안해 투자해야 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4분기에 런던시티와 도클랜드 지역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72%를 차지했다. 부유층이 모여있는 웨스트앤드 지역에서는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75%에 달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지역은 런던시티와 도클랜드였다. 전체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60%는 이들 지역에 집중됐다고 FT는 전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2014년 영국 부동산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타이서 런던시티 투자책임자는 “경기회복에 시장이 회복하고 있다”면서 “공급은 한정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임대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