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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거운 상속 부담, 세제 개편으로 잡힐까?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상속세 개편 방안에 대한 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용역 내용을 11월에 논의할 예정이다. 재계에서 상속세율 인하를 주장해 온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약 2조 원의 주식을 처분한 것이 논란이 되면서 세 부담이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상속세 납부자가 앞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세제 개편 논의에 불을 지폈다. 지난 6일 국회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상속세 과세 체계에 대해서 검토해 보고해달라는 부대의견이 있었다. 정부가 여러 가지 양쪽 의견을 다 들어서 과세 체계 개편 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세제 개편에 대한 뜻을 내비쳤다. 이후 지난 17일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열리는 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상속세 개편안이 안건에 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세소위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위원회로, 세금 관련 법안을 집중적으로 심의하는 곳이다. 현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조세소위에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1999년 세법 개정 이후 22년 만에 상속세 개편 방안이 수면 위로 오른다. 쟁점은 크게 상속세율과 상속세 부과 방식이다. 끊임없이 논의 선상에 오른 것은 상속세율이다. 한국의 최고 상속세율은 50%로, 55%인 일본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세법 개정 당시 과세표준 30억 원 이상에 대해 최고 50%의 세율을 매기는 체계가 22년째 유지되고 있다. 특히 최대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물려줄 때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일반 주식보다 가액을 20% 높게 평가한다. 이런 이유로 재계는 계속해서 상속세율 인하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상속세 납부자는 극소수이고, 상속세는 각종 공제 항목이 있으므로 실질세율은 명목세율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상속세 납부 대상자가 늘어날 것이라 치더라도 각종 공제 혜택을 고려하면 이들이 실제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연도별 상속세 과세자 비율은 평균 2.5% 내외이다. 소수의 부자들을ㅡ 위한 감세라는 논의를 피할 수 없다. 또 해당 보고서에서 “실효세율 측면에서 각종 공제제도나 소득세와 관계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다른 나라와 단순비교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상속세 부과 방식 개편도 논의 선상에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4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는 상속인을 기준으로 상속 시 유산 취득세로 전환하는 문제를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속세 부과 방식은 크게 유산세 방식과 유산 취득세 방식이 있다. 현행 한국 상속세는 상속인 재산 전체에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 방식이다. 유산 취득세는 각각 유족이 받은 재산별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인데, 누진세율 적용에 따른 세 부담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현재 상속세를 부과하는 OECD 22개국 중 한국, 미국 등 5개국을 제외한 17개 국가가 유산 취득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유산 취득세로 전환하게 되면 상속세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만약 유산세를 유산 취득세로 바꾸게 되면, 단순히 하나의 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상속 체계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당연히 증여세 체계와의 정합성 문제와도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세 방식을 유산 취득세로 개편하려면 상속세는 물론 소득세까지 세제 전반을 손봐야 한다. 유족 사정에 따라 다른 유산 배분 비율을 일일이 따져 세금을 부과해야 하고, 상속세를 덜 내는 방향으로 유산을 위장 배분하는 것도 감시해야 하기 때문에 과세 당국 업무가 늘어난다는 부담도 있다. 유산세를 유산 취득세로 개편하고자 할 경우 세제 개편 소요가 크므로 현 정부보다 다음 정부의 과제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또 세 부담이 과해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과 부자를 위한 감세라는 의견이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초 연구용역 결과가 나와도 현 정부 내 개편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 2021-10-2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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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면역력 Yes! or No!
-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 면역은 필수인데, 잘못된 상식과 습관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고, 올바른 면역 상식을 소개한다. 면역력은 높을수록 좋을까? No! 높은 면역력을 건강의 지표로 여기지만, 오히려 독이 될 때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현상으로 잘 알려진 사이토카인 폭풍이 바로 그 예다. 사이토카인 폭풍 외에도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과잉으로 인한 대표적인 사례다. 고기를 먹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No! 치아와 잇몸이 약한 시니어는 씹기 힘들고 소화가 어려워서 육류 섭취를 꺼린다. 하지만 육류를 통해 섭취하는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50세 이후 단백질을 체중 1kg당 하루 1.2g 정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면역력 향상에 찬물 샤워가 좋다? Yes! 찬물 샤워가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찬물 샤워를 하면 백혈구 수가 늘어나고, 이는 각종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찬물 샤워는 혈액 속도를 느리게 만들기 때문에 노인, 심장병 및 고혈압 환자는 피해야 한다. 저체중은 감염병에 취약하다? Yes! 저체중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다. 특히 저체중 노인은 영양소 섭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면역 세포의 기능이 약해지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백신 후유증 클수록 면역이 생긴다? No! 백신의 부작용과 효능은 무관하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상 반응의 정도에 따른 백신 효과의 차이는 없었다. 수면이 백신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Yes! 수면이 백신 효과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이런 효과는 독감 주사, H1N1 독감 주사, A형 간염 주사와 같은 다른 백신 주사에서도 관찰됐다. 백신 접종 당일에는 평소보다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 2021-10-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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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도 잊게 만드는" 최근 볼만한 공연ㆍ전시는?
- ●Exhibition ◇에릭 요한슨 사진전 Beyond Imagination 일정 2022년 10월 30일까지 장소 63아트 스웨덴을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은 사진가이자 리터칭 전문가다. 그의 작품은 여타 초현실주의 작가의 작품처럼 단순한 디지털 기반의 합성 사진이 아니다. 그는 작품원(園)의 모든 요소를 직접 촬영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세계를 사진 속에 가능한 세계로 담아낸다. 요한슨은 상상의 풍부함이나 표현의 세심함, 특히 포토샵을 이용한 이미지 조작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디어로 탄생한 요한슨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느껴볼 수 있으며, 다양한 연출로 구성된 여러 포토존을 통해 에릭 요한슨의 작품 속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요한슨은 해학과 풍자를 내포한 현실 세계에 대한 비판과 상충적 개념의 이미지 충돌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안겨준다. ◇상상의 정원 일정 11월 28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상상의 정원’은 조선 후기 ‘의원’(意園) 문화에서 탄생했다. 18~19세기 조선의 문인들은 경제적 형편에 제한받지 않고 마음껏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의원, 즉 ‘상상 속 정원’을 경영했다. 동시대 ‘의원’을 염두에 둔 이번 덕수궁 프로젝트에서 작가들은 정원의 역사, 실천을 다시 생각하면서 다양한 초점을 지닌 열린 정원을 만들어낸다. 각 작품은 자체로 이야기가 있는 하나의 정원이면서 동시에 서로 조화와 긴장 관계를 이루며 더 큰 정원을 구성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통 정원은 기존의 자연을 최대한 살리면서 담의 안과 밖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인위적인 조경을 최소화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즐기도록 조성해 동선도 자유롭다. 방문객은 다음에 이어지는 작품 설명 순서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마치 전통 정원을 산책하듯 덕수궁을 느긋하게 거닐며 작품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Book ◇50 이후, 더 재미있게 나이 드는 법 (스벤 뵐펠·갈매나무) 우리는 100세 인생이 더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된 시대를 살고 있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은 이제 괜한 수사가 아니다. 밀라논나도 윤여정도 청년들의 롤모델을 넘어 자신의 분야에서 인생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50대라고는 믿기 힘든 ‘동안’을 자랑하는 셀럽들의 이야기가 이제 놀랍지도 않으며, 50은 인생의 고작 절반을 상징하는 숫자가 됐다. 50세 이후, 즉 중년이 길어지고 있다. 보통 70세가 가까워질수록 암과 심혈관 질환 또는 심리 질환 같은 문명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데, 이때 삶의 질은 50세 이후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나이 들어서도 자신을 가꾸며 젊게 생활하려는 ‘신중년’(Young-Old)으로서의 삶이 인생 후반기를 좌우한다는 뜻이다. 독일에서 사회 경제 분야와 연계해 선구적으로 노화 연구를 개척해온 스벤 뵐펠(Sven Voelpel)은 중년의 건강관리가 노화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 ‘늙지 않는 7가지 공식’(마음가짐, 식사, 운동, 수면, 호흡, 이완과 휴식, 사회관계)을 정리해 책으로 엮었다. 학문 연구와 사례를 바탕으로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법을 담은 이 책은 2020년 독일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로 많은 독자의 관심을 받았다. 유튜브 등을 통해 그는 재치와 활력 넘치는 모습으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몸소 보여준다. 선구적 노화 전문가가 제안하는 과학적 일상 루틴 가이드에 따라, 인생 후반기를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보자. ◇다산의 철학 (윤성희·포르체) 빠르게 변화하며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내게 알맞은 속도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기에만 급급한 우리에게 이 책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다산의 철학을 보여준다. ◇면역 습관 (이병욱·비타북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보완통합의학 권위자인 이병욱 박사는 이럴 때일수록 면역과 개인 위생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삶을 고치는 암 의사 이병욱 박사가 말하는 올바른 면역 습관에 귀 기울여보자. ◇나는 내 딸이 이기적으로 살기 바란다 (정연희·허밍버드) “딸아 처음부터 너는 너였단다. 누구의 딸, 아내, 며느리, 엄마가 아닌 네 이름으로 살아가기를.” 눈부신 삶을 살아갈 사랑하는 딸에게 엄마로서, 한 시대를 먼저 산 여성으로서 ‘누구의 딸, 아내, 엄마가 아닌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라는 애정 어린 당부를 전한다. ●Stage ◇지킬 앤 하이드 일정 10월 19일~2022년 5월 8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데이빗 스완 출연 류정한, 홍광호, 신성록, 윤공주, 아이비, 선민 등 국내 최초 스릴러 로맨스 뮤지컬로 150만 관객을 열광시키고 가슴 설레며 기다리게 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킬앤하이드’는 1886년 초판된 영국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선과 악, 인간의 이중성을 ‘지킬과 하이드’라는 인물을 통해 조명하는 작품이다. 무대를 압도하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더불어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극대화하는 연출로 관객에게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다. ‘지킬앤하이드’는 2004년 초연 이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누적 공연 횟수 1410회, 누적 관객 수 150만 명,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 95% 등 압도적인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리어왕 일정 10월 30일~2022년 11월 21일 장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출 이현우 출연 이순재, 소유진, 지주연, 오정연, 서송희, 이연희 등 아름다운 시적 표현으로 인간 존재와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아우르는 ‘리어왕’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압도적인 걸작이라 평가받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와 올해 데뷔 65주년을 맞은 연기의 거장 이순재, 대문호와 대배우의 역사적인 만남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금껏 수많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출해온 이현우 교수가 기존의 공연에서 간과됐던 부분까지 면밀히 분석해 셰익스피어 본연의 ‘리어왕’을 선보일 예정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일정 10월 8일~11월 21일 장소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김봉건 출연 박해미, 김예령, 고세원, 임강성, 임주환, 태항호 등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초연 직후인 1948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미국 남부 명문가 출신의 한 여성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급변하는 미국 사회, 특히 남부 상류사회의 쇠퇴와 산업화 이후를 다소 충격적으로 전개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공연은 각색을 통해 주요 인물들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묘사해 더욱 밀도 높게 극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 2021-10-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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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으로 본 자가면역질환 살리는 법
-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질병에 걸리기 쉽다. 시니어들이 많이 앓는 류머티즘 관절염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흔히 자가면역질환이라 부르는데, 종류가 다양하며 치료가 어려워서 난치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재동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장을 만나, 자가면역질환의 특징과 치료에 대한 한의학적 관점을 들어봤다. 한의학에서 면역(免疫)은 역병을 면할 수 있는 저항력을 일컫는데, 건강한 면역을 위해서는 자연의 이치를 알 필요가 있다. “건강한 면역력은 에너지 순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신체의 원리는 우주와 같다. 우주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원리로 돌아간다. 즉 태양의 뜨거운 기운(火)은 땅으로 내려오고, 땅의 수증기(水)는 반대로 하늘로 올라가서 비를 뿌리고, 이를 통해 만물이 자라난다. 예를 들어 인체에서 심장은 ‘화’의 기운을 가지며, 신장은 ‘수’의 기운을 갖는다. 심장을 통한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고, 신장을 통해 호르몬의 균형이 잘 이루어지면 건강한 신체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을 막는 체내의 독소를 배출하고, 호르몬이 불균형하지 않게 해야 한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병으로 알려졌다. 한의학에서는 자가면역질환을 어떤 식으로 정의하고 있을까? “한의학에서는 자가면역질환을 피의 관점에서 본다. 혈액은 몸을 순환하면서 독소를 배출하고 영양을 공급하는데, 자가면역질환은 순환장애로 인해 나쁜 피가 발생했을 때 생긴다. 예를 들어 체내 순환을 막는 지방이 증가하면 피가 탁해지고, 호르몬이 부족하면 피가 걸쭉해진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피가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이러한 혈액을 어혈(瘀血)이라 부른다. 우리 몸은 면역을 통해 외부의 적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기능에 고장이 나면 어혈을 적으로 착각하고 공격하며 염증을 유발한다. 어혈이 특정한 관절의 활막에 붙어서 일어나는 병을 류머티즘 관절염이라 부르며,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다. 달라붙는 부위에 따라서 달라지므로 자가면역질환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양생(養生)을 위하여 한방에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접근 방식이 양방과 다르다. “양방과 한방은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다. 흔히 양방에서는 자가면역질환을 과잉 면역 반응으로 정의하고, 염증을 발견하고 그 통증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료의 중심을 증상으로 보고 진통제나 억제제를 통해 완화하고자 한다. 이와 다르게 한방은 몸에 중심을 둔다. 증상이 나오는 이유는 피의 순환과 밀접하므로, 순환장애가 생기는 원인을 소화 기능, 심폐 기능, 비뇨 기능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알맞은 요법을 통해서 치료한다. 궁극적으로는 탁해진 피를 맑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은 중년 여성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류머티즘 환자의 80%가 40대에서 70대 사이의 여성이다. “중년 여성은 갱년기를 지나면서 호르몬의 변화가 찾아온다. 더불어 여성은 매월 생리를 하는 만큼 혈액의 변화가 왕성하다.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류머티즘 관절염은 피가 탁해져서 발생하는 질병이므로 피를 맑게 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봉독 약침과 건칠단을 활용한다. 봉독 약침은 꿀벌에서 채취한 벌의 독을 정제하여 주사기로 혈 자리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벌의 독에는 아파민, 멜리틴 등 염증을 완화하고 피를 맑게 하는 성분이 있다. 건칠단은 마른 옻나무인 건칠을 활용한 약인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인 우르시올을 제거한다. 모두 피를 맑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끝으로 생활 습관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의학에서는 면역력 강화를 위한 양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양생이란 생명력을 강화하는 방식인데, 이를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실제로 건강의 75%는 생활 습관 개선에 달렸다. 다만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게 좋다. 무조건 운동이 좋다고 해서 과하게 할 필요는 없다. 때에 따라서는 과한 운동이 염증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피를 맑게 하는 데는 생수가 효과적인데, 소화 기능이 안 좋다면 찬 생수는 추천하지 않는다. 늦게 자더라도 일정한 시각에 일어나 생체 리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양생의 비결은 알맞은 생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데 있다.” 유형별 면역력 올리는 습관 소화 기능_소화가 안 되는 사람은 손발이 차고 늘 피곤하다. 이런 경우엔 엔진의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고급 휘발유를 조금씩 자주 넣는 게 좋다. 밀가루 음식과 찬 음료는 멀리해야 한다. 과식이나 급하게 먹는 것도 좋지 않다.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차라리 낫다. 순환 기능_순환 기능이 떨어지면 물만 먹어도 붓고, 몸이 늘 무겁다.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푸석푸석함을 느낀다. 이런 경우엔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 과잉은 지방으로 축적된다. 지방은 혈액순환을 막는다. 대신 두부, 콩, 생선, 토마토, 오이 등을 섭취하면 좋다. 비뇨 기능_비뇨 기능이 떨어지면 뒷골이 자주 당기고, 입이 자주 마르며, 충혈이 자주 생긴다. 이 경우엔 음식보다 수면이 중요하다. 호르몬이 잘 생성되는 황금 시간대는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인데, 이때 자는 것을 권한다. 하체 운동을 하면 호르몬 분비에 좋다.
- 2021-10-1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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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향전 사랑 이야기가 어린 광한루원
- 그런데 광한루원의 본색은 ‘춘향전’과 무관하다. ‘춘향전’ 스토리의 한 배경으로 차용됐을 뿐이다. 독자적인 조성 역사와 미적 가치를 지닌 조선 중기의 빼어난 원림이라는 데 광한루원의 본질이 있는 것이다. 그럼 주객전도? 마치 곁다리처럼 끼어든 ‘춘향전’의 사랑 이야기가 대중에게 각인돼 조선 원림으로서의 드높은 가치는 사뭇 뒷전으로 밀린 게 아닌가. 사실 광한루원이 ‘춘향전’의 배경 장소로 사람들에게 부각되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광한루원과 ‘춘향전’의 연관성을 표 나게 드러낸 최초의 구조물인 사당 ‘춘향사’가 들어선 때가 불과 90여 년 전이니까. 광한루원의 600여 년 역사에 비하면 새 발의 피 같은 연원이다. 춘향사 건립 이후 현대에 이르러선 춘향관, 월매집, 완월정, 전통놀이체험장 등을 꾸미고, ‘춘향제’를 흐벅지게 펼치면서 본격적인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이건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국가적 문화유산인 조선 원림이 관광을 위한 갖가지 시설물들과 맥락 없이 뒤섞이면서 정체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진 게 아닌가. 일부 전문가들은 정색하며 상업주의를 자제하라고, 원림의 본질과 원형을 유지하는 일에 공을 들이라고 일갈한다. 그도 그럴 것이 광한루원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 대부분이 이곳을 마치 ‘춘향전’ 영화의 세트쯤으로 여기며 즐기다가 돌아간다. 유심히 살펴보고 감동을 누릴 만한 멋진 조선 원림을 두 눈으로 보고서도 정작 또렷이 인식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다시 눈여겨보는 관점이 필요할 텐데, 관광 소재로 들어앉은 시설물들을 시야에서 걷어내고 원림 풍경을 바라보는 게 좋겠다. 광한루원은 중심 누각인 광한루(보물 제281호)와 그 일원에 조영된 관아 원림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관아가 주도해 본때 있게 조성한 이 원림의 스케일은 상당히 웅장하다. 깨알처럼 섬세하게 구사한 디테일로 아름답다. 유례가 드물도록 거대한 조선 원림이다. 특히 광한루는 고유한 건축 메커니즘으로 빼어나 갈채를 받을 만하다. 지방 관아가 지은 누각으로는 진주의 촉석루, 밀양의 영남루, 삼척의 죽서루, 평양의 부벽루 등이 있지만, 광한루를 개중 으뜸으로 친다. 광한루는 조선의 명재상 황희가 남원에서 유배를 살며 지은 작은 누각 광통루(廣通樓)에서 유래했다. 이 광통루를 남원부사 민여공이 1434년에 증축한 게 지금의 광한루다. 광한루라는 이름은 1444년 전라감사 정인지가 지었다. “아하, 여기가 바로 달나라의 미인 항아가 산다는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로구나!” 이렇게 찬탄한 정인지가 광한루라 이름 붙였던 거다. 투박하면서 묵직한 기운을 뿜는 돌기둥들에 떠받쳐진 광한루는 월궁(月宮)을 상징한다. 천상의 궁궐인 셈. 이렇게 천상계를 지상으로 끌어내렸다. 천상계에 흔전만전 지천으로 뿌려진 것은 별인데, 광한루 전면의 너른 연못은 다름 아닌 은하수를 상징한다. 은하의 못 가운데에선 세 개의 섬을 만들어 신선이 산다는 전설의 삼신산을 표상했다. 네 개의 홍예로 만들어진 오작교는 견우성과 직녀성이 칠월칠석에 만나는 다리다. 베를 짜는 직녀에게 필요한 도구인 지기석은 연못 속에 넣었고, 견우를 위해서는 은하수를 건널 때 쓰일 배 하나를 만들어 수면에 띄웠다. 관아원림이란 한마디로 고을의 벼슬아치들이나 오고가는 시인 묵객들이 회포를 풀며 노닌 야외 정원이다. 산수엔 오고감이 없지만 인간사는 살면 살수록 시들어 덧없다. 옛사람들은 이곳에서 달과 별을 끌어안고 우주적으로 부푼 상상력을 즐기며 야유회를 즐겼다? 그렇게 봐야 할 것 같다. 벼슬이든 공부든 지상의 질서와 규율에 속박될 수밖에 없는데, 그들은 이곳에서 정신의 나래를 자유롭게 펼친 것이다. 원림은 원래 자연과 소통하고 싶은 선비들이 지닌 갈망의 산물이다. 이 점에서도 광한루원은 빼어나다. 오늘날엔 원림 곁으로 대로와 강변 둑이 생겨 경관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저 옛날엔 숲과 강, 멀리 지리산 자락까지 한눈에 쓸어 담을 수 있는 자연의 도가니였다. 관광지처럼 번잡하다고 만만하게 볼 원림이 아니다. 답사 Tip 광한루원 연못가에 어우러진 거목들이 예스럽고 웅숭깊은 운치를 자아낸다. 500살 남짓한 나이를 지닌 버드나무, 팽나무, 능수버들 등 오래 산 나무들의 거쿨진 자태를 보라! 이곳이 아니고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 2021-10-1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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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역력에 관한 오해와 진실
- 코로나19 바이러스 출현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면역은 우리 몸에 침투하는 바이러스와 같이 해로운 물질에 대항하는 천연 방패 역할을 한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 면역은 필수인데, 잘못된 상식과 습관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고, 올바른 면역 상식을 소개한다. 면역력은 높을수록 좋을까? (X) 높은 면역력을 건강의 지표로 여기지만, 오히려 독이 될 때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현상으로 잘 알려진 사이토카인 폭풍이 바로 그 예다. 이 현상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 물질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사이토카인 폭풍 외에도 바이러스와 싸우는 림프구가 많아지면 면역 과잉으로 인한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한다. 고기를 먹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X) 치아와 잇몸이 약한 시니어는 씹기 힘들고 소화가 어려워서 육류 섭취를 꺼린다. 하지만 육류를 통해 섭취하는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50세 이후 단백질을 체중 1kg당 하루 1.2g 정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따라서 면역력 강화를 위해 매일 일정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은 “빈혈이 심한 경우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쇠고기 등의 붉은 고기가 괜찮다”라고 설명했다. 면역력 향상에 찬물 샤워가 좋다? (O) 찬물 샤워가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온수 샤워 그룹보다 냉수 샤워 그룹이 감기 같은 질병에 걸릴 확률이 29% 정도 낮았다. 찬물 샤워를 하면 백혈구 수가 늘어나고, 이는 각종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찬물 샤워는 혈관 수축을 일으켜 혈액 속도를 느리게 만들기 때문에 노인, 심장병 및 고혈압 환자는 피해야 한다. 저체중은 감염병에 취약하다? (O) 저체중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다. 특히 저체중 노인은 영양소 섭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면역 세포의 기능이 약해지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저체중인 사람의 폐결핵 발생 위험은 정상 체중인의 2.4배다. 박 원장은 “저체중 개선을 위해서는 단백질 및 지방 섭취와 더불어 근력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백신 후유증 클수록 면역이 생긴다? (X) 백신의 부작용과 효능은 무관하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상 반응의 정도에 따른 백신 효과의 차이는 없었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구 결과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의 심각도와 항체 형성은 특별한 관련이 없었다”며 “부작용 발생 시 우려하지 말고 타이레놀 등 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수면이 백신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O) 수면이 백신 효과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영국의 의학 저널 ‘란셋’(The Lancet)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백신을 맞은 후 4시간 이하의 수면은 백신 효과를 낮추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이런 효과는 독감 주사, H1N1 독감 주사, A형 간염 주사와 같은 다른 백신 주사에서도 관찰됐다. 백신 접종 당일에는 평소보다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접종 당일 잠을 충분히 자기 위해서 일주일 전부터 일정한 시각에 일어나는 연습을 하면 좋다.
- 2021-10-0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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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면역력, 스마트 숙면으로 챙긴다
- 평균 수명을 80년으로 잡았을 때 잠으로 보내는 시간은 약 26년. 전 생애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게다가 성인의 3분의 1은 수면장애를 겪는다니, 일생 3분의 1을 불면이나 수면 부족으로 인해 고통받으며 질 낮은 삶을 이어가는 셈이다. 설상가상 2년째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잠의 질은 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수면장애 환자는 코로나19 발발 전인 2018년에 비해 1년 만에 13%나 증가해 2019년에는 64만 명 이상에 이르렀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니라 해도 통상 수면장애 환자는 연간 8%씩 증가하는 추세다. 잠자리에 들었지만 30분 이상 뒤척이며, 가까스로 잠이 들었다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고 새벽을 맞는 일이 반복된다면 수면장애로 진단한다. 이런 현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수면장애자로 분류한다. 가뜩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세계 평균 수면 시간 8시간 22분에 비해 한국은 7시간 51분이다. 잠이 부족한 경우 다음 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면역력이 떨어지며 수명과도 직결된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화두는 면역력이다.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개인의 면역력에 달렸다. 흔히 말하듯 잠은 보약 정도가 아니라 치료제인 셈이다. 각종 성인병과 치매 예방 등 건강의 관건은 질 높은 수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수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잠을 부르기 위해 우유 한 잔 마신다거나 따끈한 욕탕에 몸을 담그는 수준을 넘어, 숙면에 대한 갈급함을 IT 기술에 접목한 결과다. 질 높은 수면을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슬립테크(Sleeptech : 잠과 기술의 합성어),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 잠과 경제의 합성어)라는 말이 생겨나며 바야흐로 수면 경제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가 집계한 수면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2조 원에서 2019년엔 3조 원으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통해 불면을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슬리포노믹스는 숙면의 가장 기본이 되는 침구류를 비롯해 숙면을 돕는 가전기기 개발, 수면 앱 등 다양한 해법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 숙면을 위한 솔루션을 살펴보자. ▶스마트 워치 도대체 얼마를 자야 충분히 잤다고 할 수 있을까. 나의 적정 수면 시간은 얼마일까. 많이 잤다고 해서 질 높은 수면이라고 할 수 있을까. 스마트 워치는 적정 수면 시간 및 부족한 수면, 깊은 수면 등을 분석, 파악하여 맞춤형 수면을 관리해준다. 가속도 센서를 장착해 자주 뒤척거리면 ‘얕은 수면’으로 측정하고, 움직임과 심박수가 함께 떨어져 있다면 ‘깊은 수면’으로 인식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그 밖에 24시간 심박수 및 스트레스 모니터링, 혈중 산소 포화도 측정에 의한 수면 무호흡증, 건강 평가와 헬스 기능을 제공한다. ▶숙면 알리미 IoT 이불 밑에 깔아두기만 하면 수면 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IoT 숙면 알리미’ 기기도 있다. 일종의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상품으로, 수면 중 호흡, 맥박, 뒤척임 수를 측정해 수면 패턴을 분석하고, 수면의 질을 점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잠이 들면 불을 자동으로 끄는 기능, 냉난방 시스템 조절 장치도 함께 제공된다. ▶수면 목걸이 미세한 전자기 신호를 이용,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는 원리로 만들어진 목걸이나 클립 형태 제품. 낮 동안의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숙면으로 유도한다. 집중력, 기억력,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모드 선택도 가능하다. 비접촉 신경 자극 방식이라 피부에 직접 닿지 않아 수면 시 착용해도 부담이 없다. ▶스마트 침구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 중 하나인 코골이 감지 기능이 있는 침대가 출시되었다. 코 고는 소리가 감지되면 머리 부분을 자동으로 높여주는 센서를 장착했고, 발이 놓이는 부분을 따스하게 데워주는 기능도 있어 편한 잠을 잘 수 있게 한다. 수면 중 몸의 움직임에 따라 침대 각도가 달라지면서 침대와 몸의 일체감을 주어 잠자리를 편하게 하는 전동 침대, 안고 자면 수면 호흡과 리듬을 안정적으로 유도하는 로봇 베개도 출시됐다. 잠든 채 에어컨, TV 등을 꺼주는 기능도 갖췄다. ▶인공지능 베개 스스로 높이 조절을 하는 베개. 수면무호흡증 등을 방지하기 위해 코 고는 소리를 감안해 기도를 확보해주는 기능과 목 부분 높이를 조절하는 기능을 갖췄다. 최대 6단계까지 조절 가능하다. 잠이 깨지 않고 코골이로 인한 호흡곤란 증상을 겪지 않게 하는 원리로 제작되었다. 연동된 앱을 통해 수면 시간과 코골이 정도 확인 등 수면 데이터를 주간, 월간, 연간으로 집계해 보여준다. 장기간 건강관리 측면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다. ▶수면 안경 일주일을 기준으로 매일 아침 2시간 동안 착용하면 밤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 수면에 관여하는 호르몬은 멜라토닌으로, 항염증·항노화 작용을 하며 면역력을 높여주고 바이러스를 억제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잠을 설치게 된다는 점이다.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검붉은 계열 조명이 도움이 된다. 푸른 계통의 조명은 각성 상태를 강화하여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할 수 있다. 이 원리를 이용해 안경의 녹색 자연광을 내뿜는 장치가 멜라토닌 분비를 조절, 밤에 집중적으로 활성화하도록 했다. 해외여행 때 시차 적응에도 유용하다. ▶숙면 앱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감각 쾌락반응) 약 10년 전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유통되기 시작했다.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과 수면을 유도하는 앱으로, 고즈넉한 숲속의 텐트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려주거나,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 연필로 글씨 쓰는 소리, 잔잔한 바람 소리, 모닥불의 자작자작하는 소리, 고요한 물가나 경쾌한 파도 소리 등 자연 및 익숙한 생활환경에서 빚어지는 소리를 설정하여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잠으로 들어가는 길을 안내한다. 휴대폰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편 숙면용 음악만 제공하는 콘텐츠도 있다. ASMR는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있을 때 더 효과적이다.
- 2021-10-0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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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조름한 갯내음, 시흥 갯골생태공원
- 아침부터 비가 뿌렸다. 그저 창밖으로 비를 바라보며 가라앉은 마음으로 있기에는 내 안에서 스멀스멀 삐져나오는 것이 있다. 그래, 흩뿌리는 가랑비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 이럴 땐 뛰쳐나가 보는 것도 방법이다. 갯골생태공원의 소금창고 소금기 까슬하고 끈적하게 깊은 골이 파인 갯골이었다. 지금은 빗물이 가득 고여 흘러가고 있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에는 옛 염전의 풍광을 그대로 보여주는 둑길을 따라 푸르거나 붉은빛으로 자라고 있는 염생식물들이 비를 맞고 있었다. 생태공원 곳곳에서 자라고 있는 칠면초, 나문재, 퉁퉁마디… 바닷물을 먹고 자라는 염생식물과 각종 어류와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어서 국가습지보호구역이기도 하다. 붉거나 푸른 풀들이 얼핏 화려하기까지 하다. 바닥에서 자라는 아무 잎이나 뜯어서 맛을 보면 짭조름하다. 소금이 귀하던 그 옛날 가난한 이들은 염생식물로 소금을 대체하기도 했다 하니, 우리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금과 염전의 위력을 되짚어보게 된다. 이곳 갯골생태공원에 전시된 붉은색의 ‘가시렁차’는 일제강점기에 소금을 실어 나르던 협궤열차였다. 가솔린을 연료로 가릉가릉 하는 소리를 내며 달렸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염전 구석구석에 깔린 궤도는 가까운 수인선 기차역까지 소금을 운반하기 위한 특수 목적의 철도였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되던 소금은 일본의 수탈이고 약탈이었다. 서해 간석지가 발달해서 농경지나 염전으로 이용했던 곳. 이 일대의 갯벌이나 토질, 그리고 해수의 염도와 일조량 등의 중요한 조건이 잘 맞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해방 이후에도 이 소금밭으로 생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한때 소금값이 만만찮던 시절에는 40개 정도였던 소금창고가 보물창고였다 한다. 현재 갯골생태공원에 남아 있는 2동의 소금창고 원형은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되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늠내길 시흥 갯골생태공원은 시흥 늠내길 4개 코스 중 2코스 갯골길에 해당된다. ‘늠내’는 고구려 시대의 ‘뻗어나가는 땅’이라는 의미로 시흥의 옛 지명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사방으로 탁 트여서 정말 그 말이 어울리는 느낌이다. 비까지 내려주어 풍경도 마음도 촉촉하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안개가 끼면 안개 속의 풍경대로, 날씨의 변수에 따른 정직한 풍경이 눈앞에 있다. 내 안의 뻣뻣함도 스르르 풀어진다. 갯골을 끼고 펼쳐진 풍광에 흠뻑 스며들어가는 순간이다. 비 내리는 갯골의 뿌연 모습은 서서히 빠져들기 딱 좋은 풍경이다. 처음엔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안개비였다. 하지만 갯골생태공원에 들어설 때는 우산을 써야 했다. 우산을 들고 천천히 걷기에 적당한 분위기다. 안개처럼 내리던 비가 제법 뿌려서 카메라가 젖을까봐 급기야 가슴팍에 숨기듯 끌어안았다. 전망대에 올랐다. 흔들림이 감지된다. 구조적으로 풍하중에 대한 흔들림이 허용치 내로 시공되었다는 안내문을 읽었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느낌이 지금 눈앞의 풍경과 어울린다. 22m의 6층 목조 전망대 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 갯골의 전경이 안개처럼 뿌옇게 한 겹 가려져서 신비롭다. 아스라함이 수증기처럼 피어오르는 풍경이다. 생태공원을 둘러싼 너른 평야, 수로 밑으로 물이 가득 고여 흐르는 갯골, 비를 받아들이고 있는 생태공원의 해수 풀장, 빗속을 걷는 사람들… 흔들 전망대 공중에 높이 붕 떠서 빗속의 풍경에 마음껏 압도되었다. 시흥 늠내길은 4코스가 있다. 이 중에서 이날 2코스를 걸어보려고 마음먹었던 터다. 안개비로 시작한 비가 갈수록 제법 내려서 핑곗김에 갯골생태공원 산책으로 마쳤다. 빗속에서 갯골생태공원을 걸으며 상쾌함과 신선함을 흠뻑 맛보니 다소 가라앉았던 기분이 어느새 날아갔다. 연꽃테마파크 관곡지(官谷池) 드넓은 연밭에 홍련과 백련이 고고하게 자태를 뽐내는 시절. 여름이 시작되고 장마까지 겹치는 즈음 연밭에 들어서면 늘 후끈하던 기억이 있다. 폭염의 강렬한 태양 아래서도 연(蓮)은 우아한 멋을 지닌 채 물 위에서 기품을 보여준다. 연꽃 개화 시기가 되면 얼른 떠올려지는 곳, 관곡지(官谷池), 갯골생태공원에서 멀지 않다. 수도권에서도 찾아가기 쉬워서 일출 무렵의 새벽이나 비가 내리면 비를 받아들이는 연꽃을 보러 나서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또한 한밤중에 고고한 자태로 대관식을 하고 한여름 밤의 꿈처럼 장렬하게 사라지는 빅토리아 연(蓮)의 마지막을 지켜보기 위해 몰려들기도 한다. 여전히 비가 오다 말다 한다. 역시 비를 맞는 연못의 풍경이 제맛이다. 개망초꽃이 새하얗게 피어난 둑길을 지나면 양옆으로 연밭이 펼쳐진다. 진흙을 딛고 맑은 얼굴로 여기저기 피어나 존재감을 보여준다. 수면 위로 삐죽이 모습을 내민 봉오리와 화사하게 만개한 연꽃들이 연밭을 채우고 있다. 몇 군데 물이 고인 웅덩이에는 갖가지 수생식물들과 수련이 청초하다. 가끔씩 저어새가 넓은 날개를 펼치고 푸드덕 날아올라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우리나라 서해안에서만 번식하는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이곳 연밭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걸 간간이 볼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205호 멸종위기 1급 보호조류다.) 관곡지는 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로 지정된 조선 세조 때의 연못이다.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농학자 강희맹이 명나라에서 가져온 연꽃씨를 이곳에 심은 것이 시초였다. 관곡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잇고자 시흥시에서는 연꽃테마파크를 조성했고, 그 덕에 해마다 잘 자라고 잘 피워내는 연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연밭 한편에 강희맹 선생의 묘역이 있으며, 연지 사적비와 은휴정이라는 정자와 문중 가옥이 있다. 후손들이 관리하는 개인 사유지니 함부로 행동하지 않도록 명심할 것. 잔디마당에는 설치 조형물 등의 볼거리가 있는데 요즘 출입이 가능한지는 확인해볼 일이다. 숲속 소래산길 소전미술관 연꽃을 둘러보다 비가 많이 내리거나 햇볕이 뜨거울 때는 주변에 미술관이 있음을 떠올릴 것. 관곡지에서 자동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도자 테마 박물관인 ‘소전미술관’이 소래산 자락에 호젓하게 자리 잡고 있다. 숲속에 둘러싸인 미술관 앞의 넓은 정원이 비에 젖어 푸릇푸릇하다. 1층과 2층에 고려청자와 분청사기, 조선시대 백자가 전시되어 있어서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다. 선이 아름다운 도자기의 단아함과 다양한 용도의 작품들을 둘러보는 특별한 시간이다. 2층에서는 특히 창문을 통해 바라보이는 야외 정원의 푸르름이 가슴을 촉촉하게 한다. 야외 정원의 조각품들과 미술관 풍경의 운치는 가랑비 덕분에 더할 나위 없이 신선하다. 매주 토요일이면 오전 11시~오후 5시에 아트 마켓이 열린다고 한다. 주변에 요즘 핫한 카페가 있으니 연꽃테마파크와 미술관을 함께 볼 겸 겸사겸사 들러볼 만하다.
- 2021-09-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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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의 정원 건너 그림 속으로
- 남원 하면 추어탕부터 떠오르나? 그럴 사람이 많겠다. 널리 이름난 향토음식이니까. 소리의 본향으로도 유명한 게 남원이다. 동편제 판소리 가왕 송흥록과 명창 박초월을 길러낸 민속국악의 옥토이자 산실이다. 광한루와 지리산도 남원의 얼굴이다. 이래저래 여간한 고장이 아니다.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길 게 많다. 여행자들의 기쁜 순례지다. 최근 새로운 명소로 떠올라 사람들을 줄줄이 끌어들이는 똘똘한 공간이 하나 있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하 ‘김병종미술관’)이 바로 그렇다. 요천강변 춘향테마파크 안에 있다. 8월의 땡볕이 가혹하다. 게다가 마스크로 입과 코를 틀어막고 돌아다녀야 하니 이거 참 ‘병맛’이다. 세상은 알고 보면 아름다워 희망과 긍정을 노래할 가치가 충분하지만, 요즘은 뭐 좀 그렇다. 물심양면의 불황으로 모두 시난고난, 실의에 빠진 도스토옙스키의 표정처럼 우울하다. 의연한 건 자연이다. 사위로 펼쳐지는 자연 풍광이 싱그러운 김병종미술관으로 들어서자 생기가 돋는다. 야산 언덕배기에 있는 미술관 저 멀리로 지리산 연봉이 보인다. 천하제일 방랑 나그네인 구름이 살랑살랑 산을 넘는다. 흰 구름 사이로 드러나는 새파란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것처럼 순수하다. 미술관 인근에서도 푸른 숲이 술렁거린다. 자리 한번 옳게 잡았다. 이 미술관은 전원형 미술관이다. 김병종미술관은 2018년 3월에 개관했다. 한국화가 김병종이 기증한 작품 400여 점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이후 길차게 자라는 대나무처럼 성장했다. 별로 주목받지 못해 서러운 게 소도시에 있는 미술관이다. 김병종미술관은? 다르다. 개관 이래 다녀간 관람객이 17만여 명에 이른다. 유별나게 화려하거나 거대한 미술관이 아님을 감안하면 이변에 가깝다. 내실과 매력을 갖추면 지방 미술관에도 근사한 피드백이 돌아온다는 걸 입증했다. 작가의 예술과 대중의 일상이 겉도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었다. 명소로 떠오른 까닭이 이렇게 완연하다. 미술관을 통해 남원을 홍보하고, 지역 발전의 동력 하나를 보태고자 한 설립 주체 남원시의 의도가 빗나가지 않은 셈이다. 올봄 이 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1~2022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명소들의 탐방객 숫자 등 빅데이터를 근거로 고른 이 ‘100선’에 든 미술관은 세 개다. 김병종미술관 외에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원주의 뮤지엄 산이 뽑혔다. 한국의 열악한 문화적 풍토를 병증으로 진단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다. 미술관에도 관광지처럼 일쑤 인파가 몰려드는 게 아닌가. 억눌린 일상의 출구를 예술작품에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아무려나 김병종미술관은 탕탕 기세 좋게 행진한다. 그렇다면 이 미술관은 무엇을 연료로 항진하나? 우선 김병종의 작가적 무게가 헤비급이다. 그는 자기만의 날개를 휘저어 미술의 창공을 비상하는 화가다. 재미와 재치로 터진 실밥 없이 잘 바느질한 스테디셀러 ‘화첩기행’으로도 지명도가 높다. 호젓하고 청명한 분위기에 감싸인 미술관의 입지와 미니멀한 노출콘크리트 건축물의 미감도 감성을 자극해 호감을 산다. 무엇보다 물 정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무와 잔디로 채운 정원의 일부는 평범하지만 조경의 축을 이룬 물 정원은 기발하다. 사각형 수조 형태의 얕은 못 다수를 계단식으로 배열해 만들었다. 그 절묘한 물 공간 복판으로 난 동선을 따라 건물로 진입하게 돼 있는데, 관람객들은 이 대목에서 가벼운 설렘 이상의 매혹을 느끼게 마련이다. 잔잔한 수면엔 햇살이 아롱지며 연신 신비한 무늬를 그린다. 물에 드리워진 나무와 구름과 하늘의 그림자는 유령처럼 미묘해서 아름답다. 굴레가 없어 자유롭고 무방비 상태로 완전한 게 물이다. 그래서 상선약수(上善若水)다. 목줄 매단 강아지처럼 끌려다니는 삶일지라도 내면에 물의 정신을 담고 살면 견딜 수 있다. 이렇게 물의 정원은 물을 명상하고 삶을 돌아보게 한다. 낭만과 추억을 길어 올리게 한다. 그러라고 만든 공간이겠지. 동화책처럼 쉽게 읽히는 작품들 2층으로 지은 건물 안에는 전시장 세 개가 있다. 당연하게도 김병종미술관에서는 김병종 외에 다른 작가들의 기획전도 빈번하게 열린다. 지금은 김병종의 기증 작품 특별전 3차 시리즈 ‘생명의 숲과 바다’전(10월 17일까지)이 펼쳐진다. 기증 작품 중 90여 점이 나왔다. 대다수가 미공개작이라 애호가들의 구미에 맞을 전시회다. 화가란 다르게 보는 눈과 다르게 생각하는 머리를 장착한 존재다. 현상의 외피를 걷어내고 본질을 발굴해 캔버스에 옮긴다. 자신만의 인생관과 심미안으로 세상의 행간을 읽는 것인데, 김병종의 초기 작품 ‘바보 예수’ 시리즈는 흑인 예수를 그리는 등 사회의식을 드러냈다. 사뭇 독자적인 수묵 기법을 구사해 국내 화단은 물론 유럽 일각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그는 ‘생명’을 화두 삼아 자연을 그리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경을 헤맸던 경험이 야기한 전환이었다. 이번 특별전에 걸린 작품 대부분이 이 시기에 그려졌다. ‘생명 작가’라 불리기 시작한 시절의 그림들이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김병종의 그림을 보자면 그건 환희이자 순수이며, 존엄이자 행복이다. 신이 고안해 삼라만상에 고루 주입한 사랑의 발현이며, 비루하거나 고통스러울 일이 없는 화평의 지속 상태다. 흥미로운 건 술술 읽히는 동화책처럼 쉽게 다가오는 그림이라 감정이입이 쉽다는 사실. 아이들, 꽃, 학, 토끼, 닭, 물고기, 산, 물, 구름 등이 등장하는 화폭마다 소박하고 밝고 따뜻하다. 심지어 어린아이가 장난으로 휘갈긴 그림처럼 천진하다. 딱한 건 그림을 보는 사람 쪽이다. 그림은 생명의 생명다운 힘으로 저토록 아름다운데 나의 삶은 왜 피폐하지? 그런 상념, 문득 들솟기 십상이다. 우리는 모두 오욕칠정의 탁류를 헤엄치는 가여운 존재이지 않던가. 그러나 그쯤에서 멈추면 멍청이의 잡념일 뿐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성격이 좋아진다. 김병종의 그림을 바라보면 막힌 가슴이 어느덧 열린다. 잃어버린 동심과 행복을 돌아보는 사이에 삶의 쇠사슬 같은 게 풀려나가는 기분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김병종의 환한 그림이 주는 자극과 감흥의 약발이 이렇게 세다. 가슴속에 고인 불만과 불안을 털고 돌아가게 한다.
- 2021-09-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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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건강 위협하는 ‘가을장마’ 슬기롭게 이겨내는 법
- 때 늦은 장마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통상 8월 말에서 10월까지 집중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기상 현상을 뜻하는 ‘가을장마’는 다음 달 초까지 충청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이번 가을장마에는 태풍까지 겹쳐 기상청은 폭우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가을장마가 오면 수확을 앞둔 농가에 많은 피해를 미치기 때문에 예로부터 가을장마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다. 비구름이 물러나면 덥고 습해지는 여름철 장마와 달리, 가을장마가 지나가면 날씨가 선선해지고 일교차가 커진다. 이번 여름이 워낙 무더웠던 탓에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을 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노화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시니어들은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면역력 낮은 시니어, 일교차 심할수록 체온 조절 신경 써야 나이가 들어 노화가 시작되면 면역력을 비롯한 신체기능이 떨어진다. 면역력은 피부와 호흡기 등으로 들어온 외부침입자를 막아내는 힘이다. 일교차가 커지면 신체가 외부 온도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때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낮은 노인은 감기 같은 감염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져 주의해야 한다. 기온 자체보다는 급격한 기온 변화 때문에 몸이 항상성을 잃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외출 시 얇은 옷을 챙겨 몸이 바깥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장년층 피부는 노화로 인해 온도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얇은 겉옷을 챙겨 체온 조절을 잘 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표한 가을철 건강관리 방법에 따르면 목덜미 부분을 약간 따뜻할 정도로 감싸는 방법으로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잘 때는 긴소매 잠옷을 입어 새벽에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습하고 어둑한 날씨에 찾아오는 우울증·곰팡이성 질병 조심 비가 오랜 기간 많이 내려 습해지면 곰팡이가 활동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곰팡이가 배출하는 미세한 포자는 알레르기나 호흡기 질병,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무좀과 완선, 비염, 구내염 등도 곰팡이가 원인인 질병이다. 전문가들이 꼽은 노인들이 장마철에 가장 주의해야 하는 피부질병은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과 사타구니의 완선이다. 노인들은 피지선과 피부면역체계 등의 기능이 약해 곰팡이성 질병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김수영 을지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특히 당뇨병 환자는 무좀 같은 곰팡이성 질환 때문에 고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곰팡이로 인한 피부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피부를 잘 씻고 말려줄 것을 권한다. 옷과 양말 등을 세탁하고 나면 햇볕에 말려 곰팡이가 번식하지 않도록 한다. 욕실, 주방이나 여름 내 사용한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밀폐된 옷장 등 집안에서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곳도 관리가 필요하다. 장마가 길어지면 우울증도 심해진다. 뇌의 호르몬 분비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수면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세라토닌과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마철에는 쉽게 피로해지고 불면 증세까지 나타나기 일쑤다. 낮에 졸리고 밤에 잠이 오지 않는 수면장애는 우울증과도 연관이 깊다. 잠을 잘 못 자면 우울증 발생 위험이 2~3.5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소처럼 일어나서 낮에 졸려도 20분 이상 자지 않는 등 신체리듬을 정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커피나 홍차 같은 카페인 음료를 적게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또 전문가들은 비 오는 날일지라도 노인들이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맨손체조와 근력운동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천둥이 치면서 내리는 비인 우레비가 내리면 가급적 야외 운동을 피해야 한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비가 오더라도 밖에 나가 산책하고, 실내에서는 조명을 밝게 유지하면 우울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2021-08-23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