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 아침, 부지런히 일어나 나를 위한 커피 한잔을 내린다. 은은한 커피 향이 가득한 부엌 테이블에 앉아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기분 좋게 마주한다. 좋아하는 음악 중 산뜻한 아침과 잘 어울리는 노래를 골라 재생하고, 직접 내린 진한 아메리카노를 음미한다. 바쁜 아침에도 오롯이 나를 위한 공간에서 나만의 취향과 여유를 만끽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코로나19 시대가 되면서 집이 ‘주거’라는 기본 역할을 넘어 일과 여가 등 새로운 기능을 더한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으로 변화하고 있다. ‘홈카페’ 역시 레이어드 홈의 한 종류로,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겨났다.
지난해 5~6월 커피전문점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줄어든 반면, 가정 내 커피 소비는 오히려 늘었다. 홈카페의 인기에 힘입어 커피 수입액도 크게 증가했는데, 지난해 커피 수입액은 전년 대비 11.48%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홈카페는 5060 신중년 사이에서도 핫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전국 50세 이상 남녀 3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팩트피플스 조사에 따르면, 5060세대의 62%가 최근 1년 이내 커피머신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안한 공간에서 즐기는 커피의 맛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홈카페’를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무려 453만 개의 관련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유리컵을 가득 채운 뽀얀 우유 사이로 천천히 퍼지는 에스프레소 한잔부터 슈거파우더를 잔뜩 뿌린 핫케이크와 과일을 곁들인 플레이팅, 그리고 카페 분위기 가득한 인테리어까지. 집에서 내린 맛있는 커피와 직접 만든 디저트, 그리고 본인 취향의 감성적인 인테리어로 카페 분위기를 내면 홈카페가 완성된다.
사람들을 매료시킨 홈카페의 매력은 무엇일까. 구독자 5만 명을 보유한 시니어 인플루언서이자 책 ‘친애하는 커피씨’의 저자 허미경 작가는 매일 집에서 두 잔의 커피를 내려 마시며 홈카페를 즐긴다. 허 작가는 홈카페의 매력으로 다음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커피를 손수 내리는 과정과 시간을 ‘나’를 위한 선물로 느낀다. 바쁘게 지내다 보면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종종 잊게 되는데, 자신을 위한 커피를 준비하는 동안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자신에게 정성을 들인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카페’라는 공간이 주는 장점을 집에서도 누릴 수 있다. 그는 “따뜻한 조명과 그윽한 커피 향, 햇살 가득한 창가처럼 카페가 가진 공간적 특성은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위안을 준다”며 “이런 공간이 집에 있으면 자기만의 고유성을 더한 특별한 홈카페에서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경제적 이점이다. 그는 “한 달에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를 계산해보니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커피머신을 사고도 남더라”며 “이렇게 생각하다 커피머신을 세 대나 샀다”고 고백했다. 이어 “가족에게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기분 좋은 추억도 쌓아, 결과적으로 커피머신 구매는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홈카페 인플루언서의 커피 즐기는 노하우와 팁
홈카페는 오직 ‘나’를 위한 카페이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 한잔과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인테리어라면 충분하다. 그럼에도 홈카페에 처음 입문하는 시니어를 위해, 홈카페 인플루언서에게 홈카페를 즐길 수 있는 노하우와 팁을 물었다. 약 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홈카페 전문 유튜버 ‘세론’은 홈카페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맛있는 커피’를 꼽았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선 먼저 본인 입맛에 맞는 질 좋은 원두가 필요하다. 상태가 좋은 원두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생두를 볶아 원두로 만드는 과정인 ‘로스팅’ 날짜를 확인해야 한다. 커피 향기 성분은 15일이 지나면 50% 손실되므로, 로스팅 날짜를 확인하고 신선한 원두를 구매하기를 권한다. 또 원두는 원산지에 따라 풍미가 다른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원두를 찾아 커피를 즐기면 된다.
커피추출기로는 반자동 커피머신보다 ‘핸드드립’을 추천했다. 핸드드립은 분쇄된 원두에 손으로 직접 물을 부으면서 커피를 걸러내는 방식으로, 종이 필터와 종이 필터를 받쳐줄 ‘드리퍼’만 있으면 돼 초기 자본이 덜 든다. 드립식 머신으로 뽑는 커피보다 쓴맛이 덜하고 커피 맛이 더 부드러운 장점도 있다.
카페인에 민감한 시니어에게는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원두를 추천했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SWP) 방식으로 카페인을 제거한 원두를 사용하면 되는데, 이는 화학물질 없이 순수 물로만 카페인을 제거한 원두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즐기고 싶은 시니어에게는 우유와 휘핑크림, 그리고 생크림과 설탕으로 만든 우유 거품을 활용하기를 추천했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으면 라테가 되고, 거기에 우유 거품을 더하면 부드러운 카푸치노가 완성된다. 이처럼 우유, 우유 거품 등으로 변화무쌍한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우유 거품은 생크림 100g에 설탕 10g을 넣고 세게 저어 거품을 내주면 거품기 없이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이어 우유를 못 마시는 시니어에게는 라테에 우유 대신 두유를 넣으면 더 고소하게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으면 과일청을 활용해 달달한 티를 즐기기를 권했다. 과일청은 제철 과일을 썰어 설탕에 절인 후 숙성 기간을 거치면 완성되는데, 이렇게 한번 만들어두면 따뜻한 차나 시원한 에이드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소 심심할 수 있는 홍차에 레몬청을 넣으면 달달한 ‘레몬 홍차’가 되고, 밋밋한 얼그레이티에 자몽청을 넣으면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자몽 얼그레이티’가 완성된다.
남보다 ‘나’를 의식한 홈카페가 성공한다
‘홈카페’라고 해서 남을 따라 거창하게 꾸미거나 어려운 메뉴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된다면 성공적인 홈카페는 완성된다. 눈에 띄게 예쁜 인테리어나 고급스러운 커피머신보다는 좋아하는 공간의 특징이나 디저트 취향과 같은 나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하다.
허 작가는 식물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을 담아, 베란다를 작은 식물정원으로 꾸미고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다. 작은 조명을 두어 밤에도 운치 있는 카페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는 “제가 홈카페를 꾸민 것처럼 집을 꾸미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집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감성 한 스푼만 얹어도 충분히 멋진 홈카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근사하게 홈카페를 꾸미지 않아도, ‘나’의 취향을 조금이라도 곁들인다면 누구든지 자신만의 홈카페에서 마음의 여유와 평온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맥락에서 허 작가는 홈카페가 시니어에게 꼭 필요한 공간이라며 적극 권했다. 중장년층은 그동안 바쁘게 살아오느라 자신에게 소홀한 시간을 보내왔고, 의식적으로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소홀하기 쉽다.
홈카페를 꾸미는 과정은 그동안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나’의 취향을 알아가도록 돕고, 홈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차를 준비하는 과정은 나에게 손수 지어 먹이는 따뜻하고 정갈한 밥상과도 같다. 홈카페가 그동안 열심히 살아오느라 놓치고 있었던 소중한 ‘나’의 가치를 다시 알아갈 기회를 선사한다는 의미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 시니어들이 홈카페를 통해 집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즐기고,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로 기분전환도 하며,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으로 마음의 평화도 찾는 일석삼조의 기회를 누리기를 기대한다.
시니어를 위한 특별한 홈카페 메뉴
홈카페 전문 유튜버 ‘세론’이 시니어에게 추천하는 특별한 레시피를 소개한다. 자세한 레시피는 세론의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커피를 즐기고 싶은 날, ‘아인슈페너’ 아메리카노와 같은 블랙커피에 휘핑크림이 듬뿍 올라간 커피다. 블랙커피와 크림을 섞지 않고 분리된 채로 마시는 것이 특징인데, 블랙커피와 크림을 함께 맛보면서 부드러운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날, ‘애플 시나몬 블랙티’ 홍차와 계피, 사과를 끓여 만든 차다. 사과의 단맛이 살짝 느껴지고 계피와 홍차 향이 좋아, 마음이 안정되고 기분도 좋아진다. 우유를 넣어 밀크티로 마셔도 맛있다.
친구들을 초대해 특별한 차를 내주고 싶은 날, ‘다즐링 레몬’ 따뜻한 다즐링(인도의 홍차 생산지) 홍차에 레몬청을 넣은 차다. 홍차를 우려낸 다음 레몬청만 넣으면 되는 간편한 레시피로 특별한 차를 즐길 수 있다. 홍차와 레몬의 조합이 은은하고 새콤하니 잘 어울린다.
손주들과 디저트를 함께 먹고 싶은 날, 상투과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구리볼’이다. 앙금과 아몬드가루, 달걀, 세 가지 재료를 섞어 팬에 짜서 굽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레시피에,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맛까지 완벽하다. 밀가루와 버터가 들어가지 않고 반죽 과정이 어렵지 않아 강력 추천한다.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갈등이 극심해진 가운데 청년들과 소통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시니어들이 있다. 과연 그들의 소통 노하우는 뭘까?
윤여정
배우 윤여정은 MZ세대의 워너비로 손꼽힌다. 그들을 열광시킨 그녀의 화법은 직설적이지만 권위적이지 않다. 배우로서 높은 위치에 올랐지만 상대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어른으로서의 권위도, 장황한 잔소리도 없다. 짧고 명확한 전달력과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가 돋보인다.
백종원
요리연구자 겸 외식사업가 백종원은 요식업계 사람들에게 냉정하게 조언한다. 다만 권위가 아닌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해 진심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세심한 관찰을 통해 원인을 진단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밀라 논나
70대 유튜버 장명숙은 유튜브 채널 ‘밀라 논나’를 통해 MZ세대와 소통한다. 젊은 세대의 고민에 진심 어린 공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존댓말을 쓰며, 개인의 주체성에 초점을 맞춘 조언을 건넨다.
60대 중년의 신동원 씨는 과거와 사뭇 달라진 명절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어렵다. 10대 중반까지만 해도 재롱을 부리며 장난치던 조카들이 20~30대가 되면서 어른들과의 대화를 피하는 분위기다. 젊은이들이 하도 ‘꼰대’라고 흉본다기에 그렇게 안 보이려고 나름 노력하며 다가가는데도 조카들 반응은 제법 서운하다. 나이 든 사람끼리 앉아 뻔한 대화를 나누기보다 다양한 세대와 어울리며 진솔하게 소통하고 싶은데, 가족인데도 참 어렵기만 하다.
사실 다른 세대와 소통한다는 건 매우 힘든 주제다. 2021년 3월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세대갈등 인식에 관한 질문에 세대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85%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최소 78% 이상의 응답자가 세대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세대갈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전 연령대에 보편적으로 공유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세대갈등 극복 전망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세대갈등이 지금보다 심각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44%, 지금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응답은 46%로, 10명 중 9명이 현재도 심각한 세대갈등이 앞으로도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세대가 다르면 상대를 경쟁과 갈등의 대상으로 여긴다. 최근 언론에서는 세대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진다며 호들갑이다. 그런데 세대갈등은 어느 시대나 있었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람이 태어나고 늙어가는 과정에서 시대는 계속 발전하고 변한다. 같은 시대를 사는 것 같아도 각 연령대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세상이 다르고 생각도 달라진다. 이를 독일의 미술사학자 핀터(W. Pinter)는 ‘동시대의 비동시대성’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문제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사상이나 취향이 옳고 우월하다고 생각할 때 발생한다. 영국의 유명 소설가 조지 오웰은 “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세대갈등은 이런 착각에서 시작된다.
소통하려면 ‘워딩’부터 달라야
유난히 다른 세대와의 소통이 어려워 답답해하는 시니어들이 있다. 다른 세대를 탓하기보다 시니어들이 무엇을 피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화법으로 살펴본다.
기성세대가 젊은이들과 이야기할 때 자주 나오는 ‘나 때는 말이야’는 유행어나 다름없다. 2030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다음이 어떻게 될지 뻔해서다. 보통 ‘나 때는 말이야’ 하고 시작되면 상대를 위한 조언보다는 권위와 경험을 내세운 일방적 훈계에 그치기 쉽다. 기성세대는 자신의 과거 경험이 현재나 미래 사회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하고 싶다면 자신의 경험을 문제해결의 한 방법으로 제시하며 부드럽게 얘기하는 게 좋다.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답정너’ 태도도 안 된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민주사회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미 스스로 답을 정해놓고 질문하는 시니어들이 있다. 이는 질문의 형태를 취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지식을 뽐내는 화법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때는 편견 없이 상대의 대답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해요) 상대가 궁금해하지 않는 주제에 대해 자기 이야기를 끊임없이 늘어놓는 대화법은 듣는 이를 지치게 한다. 상대가 묻지 않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면 듣는 이의 반응을 고려하며 잘 소통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말을 짧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음으로 자신보다 어리고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권위주의적으로 말하는 대화법은 듣는 이에게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준다. 명령형 말이나 강압적인 말투, 일방적인 주장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권위적인 어투’는 취업사이트 ‘사람인’에서 실시한 직장인 비호감 말투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상대와 동일한 인격체로서 대화를 나눌 때 원활한 소통이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성적, 연애, 연봉, 결혼과 같은 사적인 주제는 가족 사이에서도 조심해야 할 민감한 주제이므로 신중해야 한다. 친인척끼리 이런 얘기도 못 하나 싶은 시니어도 있겠지만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무례한 질문이 될 수 있다. 이는 곧 소통 단절로 이어진다.
한국가정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며 가족소통 전문가로 활동했던 김대현 소장(현 중년행복연구소 소장)은 등산을 예로 들며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숨을 헐떡거리며 산을 오르는 등산객은 등산을 마치고 내려가는 하산객을 보고 묻는다.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하산객은 웃으며 거의 다 왔다고 답한다. 이후 한참을 올라도 정상이 보이지 않자 등산객은 거짓말한 하산객이 미워진다. 사실 하산객이 기억하는 등산 과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미 왜곡됐다. 하산객의 시간과 등산객의 시간은 서로 다르다. 세대 간 소통이 바로 이와 같다. 한창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년과 그 시기를 마치고 여유를 찾은 중년이 느끼는 세상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에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쉽게 불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김 소장은 세대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이청득심’(以聽得心)을 강조한다.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는 말이다.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쓴소리는 얼마든지 밖에서 듣고 있다. 부모와 집안 어른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 휴식처가 되어주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기분 좋게 세대 간 소통법
다른 세대와 기분 좋게 소통하려면 우선 다른 세대를 일반화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예의가 없어”, “산업화 세대는 고리타분해”와 같이 자신의 경험으로 다른 세대를 일반화하면 편견이 생긴다. 같은 세대여도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다. 일반화의 오류는 세대갈등을 조장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다음으로 누군가와 소통할 때는 연령대와 상관없이 타인을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 뻔한 이야기 같아도 이를 놓치고 마음대로 상대를 평가하며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이 많다. 서로의 생각과 취향이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선한 호기심으로 무례하지 않게 질문한다. 미국의 한 수필가는 “우주가 인류에게 준 두 가지 선물.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인류 발전의 큰 원동력이자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에너지가 바로 사랑과 질문의 결합이라는 뜻이다. 이경랑 SP&S컨설팅 대표는 사랑이 결합된 호기심을 ‘선한 호기심’이라고 정의한다. 단순한 호기심은 무례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애정을 바탕으로 한 선한 호기심은 대화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선한 호기심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전제로 한다.말하기 전에 이 질문이 상대에게 불쾌함이나 당혹감을 줄 수 있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또 공감하며 경청한다. ‘공감적 경청’은 나의 사고체계 속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준거를 바탕으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공감적 경청의 자세는 나와 다른 세대와 대화를 나눌 때 굉장히 중요해지는데, 서로 생각이 달라 불통이 쉽게 일어나서다.
마지막으로 간결하게 이야기한다. 간결한 말만큼 전달력이 좋은 화법은 없다. 말이 길면 오히려 핵심을 잃기 쉽다. 짧고 굵게 내 생각을 전하는 게 좋다.
이렇게 다른 세대와 대화할 때 더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세대별로 경험한 세상과 생각·행동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Z세대의 손주, 대학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에 고군분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조카, 돈 아깝다며 외식을 한사코 거절하는 베이비붐 세대 어머니. 특정 세대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각 세대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다. 따라서 다른 세대와의 무심한 소통은 오해를 야기하고 불통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그런데 사실 이런 대화법은 세대를 뛰어넘어 대화 예절에 속한다. 최근 ‘웰에이징’(Well-aging)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살기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의미다. 웰에이징의 방법으로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을 흔히 얘기하지만 신체의 웰에이징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마음과 태도의 웰에이징이다. 나보다는 상대를 배려하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는 것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웰에이징의 시작이다. ‘말’은 사람의 ‘성품’을 드러내는 만큼 상대를 배려하며 품격 있는 대화를 이어가는 시니어의 모습은 진정한 웰에이징을 증명한다.
청년세대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상대방을 그 자체로 존중하는 태도다. 그들은 나이와 지위를 가지고 상대를 아랫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누구나 동등한 입장으로 인정하고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 소통한다면 연령대와 관계없이 즐겁고 따뜻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듯, 청년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기를 원한다면 겸허하고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올 추석 동년배끼리 뻔하고 지루한 대화를 나누기 싫다면, 다양한 세대와 공감하며 그들의 눈높이로 소통을 시도해보자.
시니어 빅3의 인플루언서 소통 노하우!
세대갈등의 중심엔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간의 갈등이 극심해진 현대사회에서 청년들과 원활히 소통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시니어들이 있다. 그들의 비결은 뭘까.
윤여정 ‘권위적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태도’
70대 윤여정은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의 워너비다. MZ세대를 열광시킨 윤여정의 화법은 직설적이지만 권위적이지 않다. 70대 배우로 높은 위치에 올랐지만 상대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또 젊은 세대에게 완성된 어른으로 보이길 원하지도 않아 솔직하고 자유롭다. “젊은 사람이 왜 재미없게 살아? 인생 길지 않아. 그냥 즐겨!” 70년 넘은 인생에서 얻은 자유분방한 태도를 유쾌하게 건넨다. 그의 이야기에는 어른으로서의 권위도, 장황한 잔소리도 없다. 그저 자유롭고 솔직한 자신의 생각, 짧고 명확한 전달력,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가 존재할 뿐이다.
밀라논나(장명숙) ‘닮고 싶은 멘토의 대화법’
70대 유튜버 장명숙은 ‘밀라논나’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MZ세대와 소통한다. 밀라노에서 유학한 최초의 한국인인 그는 패션에 대한 팁 또는 진로, 취업, 결혼 같은 젊은이들의 고민에 조언을 던지며, 2030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인기 비결은 조곤조곤하게 전하는 ‘인생 상담’이다. 이 상담은 세 가지 측면에서 그동안 기성세대가 하던 조언과 차이가 있다. 첫째, 그는 70대의 나이에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고민에도 진심 어린 공감을 전한다. 둘째, 그는 청년 시청자들에게 조언을 전할 때는 물론, 손주뻘의 연예인과 대화를 나눌 때도 언제나 존댓말을 사용한다. 셋째, 그는 사회의 기준보다 개인의 주체성을 존중한다. 예컨대 직장 상사의 괴롭힘으로 힘들어하는 청년에게 “못 견디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직장을 나오라”고 말하며 “내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 어려운 직장이 있냐”, “나약하게 굴지 마라”처럼 개인의 주체성보다 한국 사회 기준으로 조언하던 기성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백종원 ‘상대를 움직이는 소통법’
요리연구자이자 외식사업가 백종원은 요식업계 최고의 위치에서 업계 사람들에게 냉정하게 조언한다. 자칫하면 ‘꼰대’라고 불릴 수 있는데 그는 MZ세대의 공감과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소통 비법은 세 가지다. 첫째, 자신의 비책부터 말하기보다 상대의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관찰한다. 둘째, 관찰로 원인을 진단하고 이에 따른 처방을 원포인트로 내린다.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고 핵심을 짚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셋째, 권위가 아닌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해 진심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절대 특권의식을 바탕으로 상대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이 없다. 예컨대 잘못된 고집을 꺾지 않는 상대와 소통할 때도 권위보다는 요리 대결로 자신의 솔루션을 몸소 입증한다.
2020 도쿄패럴림픽 개회식, 손을 흔들며 입장하는 우리 선수단 모습에서 한국의 자부심과 아름다움이 뿜어 나왔다. 은은한 분홍빛의 훈색 저고리 자켓과 대님바지, 호랑이 문양과 금빛 동정까지, 유니폼 곳곳에 우리 전통의 멋스러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선수단 단복은 전통적인 기존 스타일에 편안함을 더했다.
최근 한복은 전통한복과 개량한복으로 단순하게 나뉘던 과거와 달리, 신(新) 한복, 패션 한복, 모던 한복 등 다양한 이름과 디자인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이 중 시니어들을 사로잡는 키워드는 바로 ‘생활한복’이다.
생활한복은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한복을 재해석했다. 한복이 대중화하고 생활화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비단저고리 대신 한복셔츠와 한복자켓을, 긴 속치마 대신 허리치마와 원피스로 부담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최근 생활한복이 패션계와 의류산업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생활한복? 개량한복과 뭐가 달라?
‘생활한복’은 이전부터 ‘개량한복’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하게 알려져 있다.
생활한복과 개량한복은 전통한복을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바꿔 입는 한복이라는 점에서 같은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용어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근대화를 맞이해 한복의 실용성과 변화를 강조하면서 ‘개량한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개량’이라는 용어는 ‘나쁜 점을 보완해서 고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개량한복이라는 단어는 ‘뭔가가 나빠서 고친 한복’이라는 의미를 담게 된다. 개량한복의 출발점인 전통한복은 불편함이 있을 뿐 ‘나쁜 것’은 절대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개량한복’은 지양해야 하는 용어로 인식됐다.
‘생활한복’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 중반부터 여러 사람들이 쓰기 시작하다가 1996년 12월 문화체육부가 ‘한복입기’를 추진하면서 공식용어로 지정했다. 생활 속에서 편하게 입도록 한 한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상복으로 생활화하는 '생활한복'
최근 생활한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끈 대표적인 대중스타는 총 23개의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다. 이 그룹은 지난 2018년 발표한 ‘아이돌’(IDOL) 뮤직비디오에서 전통 기와 무늬를 새겨 넣은 퓨전한복을 의상으로 선택했다. 이후에도 멤버 슈가의 솔로곡 ‘대취타’의 뮤직비디오, 2020년 9월 출연한 미국 NBC 인기 프로그램 ‘지미 팰런쇼’에서도 한복을 선보이며 한국의 멋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화려한 무대의상으로 쓴 한복 외에도 일상에서 생활한복을 입으면서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19년 멤버 정국은 일본 오사카 공연을 위해 출국 시 생활한복을 입고 공항에 나타났다.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사복패션’으로 생활한복을 선보이며, 한국 전통의상의 편리함과 멋을 전 세계에 홍보한 셈이다.
지난 8월 24일 2020 도쿄패럴림픽 개막식에서는 우리 선수단이 한복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면서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림픽 역사에서 처음 선보인 한복 유니폼이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면서도 편안해 보이는 단복은 우리 선수단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한복은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날에만 입는 ‘행사복’의 특성이 강하다. 그런데 최근 생활한복은 이런 개념을 넘어 실제 일상에 가까워지며 친숙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교육부는 지난 2019년 2월부터 업무협약(MOU) 체결해 ‘한국교복 보급 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강진 작천중학교와 예천 대창중학교 등 16개 학교 2300여 명이 한복교복을 입었다.
또 문체부와 한복진흥센터는 한복의 생활화와 시장성을 넓히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한복근무복을 개발했다. 문체부는 지난 5~6월에 문화역서울284 아르티오에서 한복근무복 전시회를 개최하고, 한복근무복으로 한복 생활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복근무복은 일반 국민 또는 관광객과 만날 기회가 많은 문화예술기관에 시범적으로 먼저 보급하고 있다. 이후 여행업·숙박업 등 근무복을 통해 한국적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기관과 단체 등과 협업해 순차적으로 보급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떠오르는 생활한복, 인기 비결은?
생활한복 대표 브랜드 ‘돌실나이’의 김남희 대표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생활한복에 대한 뜨거운 인기 이유로 ‘K-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꼽았다.
K-팝을 중심으로 우리 문화가 세계로 확산하며 K-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자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국인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드러내고, 한국 문화를 세계적으로 더 알리려는 바람에서 우리의 전통의상인 한복을 더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향력이 큰 한류스타들의 한복착용은 더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인터넷 검색 추이를 나타내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6월 말 기준 전 세계 ‘한복(Hanbok)’을 키워드로 검색한 횟수가 최근 1년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명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가 뮤직비디오에서 한복을 선보인 ‘How You Like That’이 발매된 직후다. 블랙핑크의 한복 착용이 평균적으로 45점에 불과했던 검색 점수를 100점까지 급증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
정국의 생활한복 패션 역시 파격적인 연쇄효과를 일으켰다. 정국이 입은 생활한복 브랜드 ‘지장사’는 정국의 공항패션이 공개된 이후 공식 온라인 쇼핑몰 서버가 다운됐으며, 한 달 이상 배송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최근 연이은 ‘동북공정’ 논란도 생활한복 열풍에 영향을 미쳤다. 동북공정은 중국이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자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추진한 역사, 문화 왜곡 연구 프로젝트다. 중국 정부는 한국 고대사와 한국 고유 문화를 자국의 역사와 문화에 편입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며, 지속적인 논란을 만들고 있다.
지난 2020년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 인플루언서가 “한복이 중국 한족의 전통의상인 ‘한푸’를 베꼈다”는 주장을 펼쳐 공분을 일으켰다. 이어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전통 문화에는 명나라 양식의 유물이 남아 있으며, 의류 문화 유물은 중국과 같다”며 “이것이 한복의 역사적 진실”이라고 주장하며 한복을 중국 문화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 논리를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0년 방영된 중국 명나라 배경의 한 중국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갓과 망건을 쓰고 나왔다. 같은 해 중국에서 제작한 모바일 게임에서는 한복을 중국 전통 의복이라 소개하면서 역사를 왜곡하기도 했다.
이러한 동북공정은 국내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에 더 큰 불을 지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6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대형 전광판에 김영진(차이킴) 한복 디자이너가 제작한 한복이 담긴 광고를 띄웠다.
이 같은 중국의 부당한 논리로부터 ‘K-컬처’를 지키고 한복 알리기에 대중들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내 누리꾼들은 SNS에 한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는 ‘#한복챌린지’를 잇따라 올리며, 한복이 한국 고유 문화라는 사실을 세계에 알렸다.
대중의 이러한 관심은 국내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최초로 생활한복을 출시한 ‘스파오’의 신제품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와디즈에 따르면 스파오의 생활한복은 펀딩 목표치의 1만7000%에 달하는 펀딩액을 받을 정도로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처럼 생활한복은 업계와 대중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돌실나이의 김 대표는 “국가 경쟁력은 우리 문화에 대한 정체성과 애정이 뚜렷할 때 생긴다”고 말했다. 생활한복이 대중의 관심이 잠깐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현상을 뛰어 넘어, 우리 문화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정체성을 담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니어들이 다양한 업계와 기업 광고 모델로 발탁되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광고 모델은 젊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이 같은 시니어모델은 동년배인 시니어뿐 아니라 MZ세대까지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지난 4월 배우 윤여정을 광고 모델로 세웠다. 지그재그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광고 영상 ‘니들 맘대로 사세요’ 영상은 468만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최근 광고 중 가장 인상 깊고 가장 힙하다’, ‘내 손으로 찾아서 본 광고는 처음이다’ 같은 호평을 받았다.
지그재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온 윤여정의 삶처럼 패션이든 인생이든 자신에게 무엇이 어울리는지 직접 시도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야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모델로 정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5060 시니어 모델 8명으로 구성된 인플루언서 그룹 ‘아저씨즈’와 손을 잡았다. 시니어 패션 콘텐츠를 다루는 ‘더뉴그레이’가 기획한 아저씨즈의 인스타그램과 틱톡 팔로워는 10만 명을 넘어설 정도다.
아저씨즈 멤버 8명은 바버·시리즈·라코스테 등 브랜드 8곳에 각각 매칭돼 각자 담당한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화장품 브랜드 리더스코스메틱은 지난 2월 배우 강부자와 함께한 광고 영상을 게재했다. 자자의 ‘버스안에서’라는 노래를 개사해 ‘부자의 버스안에서’를 탄생시켰으며, 강부자는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등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들과 마주했다.
시니어의 영향력은 유통업계까지 확장되고 있다. 햇반컵반은 지난 4월 배우 나문희를 모델로 발탁해 ‘명탐정 컵반즈’ 캠페인을 선보였다. 탐정이 된 나문희가 햇반컵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형 콘텐츠다.
광고 영상 마지막에 나문희의 대표 출연작 ‘거침없이 하이킥’의 유명한 대사인 ‘호박고구마’를 오마주한 ‘햇반컵반햇’이라는 음성이 나오는 재미 요소를 더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시니어 모델들의 인기가 치솟는 까닭은 은퇴 후 사회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세에서 75세까지의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 인구가 크게 늘어난 데 있다. 또한 다양성을 추구하고 재미를 쫓는 20-30대 취향까지 저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CJ 제일제당 관계자는 배우 나문희를 기용한 이유에 대해 “나문희는 최근까지도 거침없이 하이킥 명대사로 유튜브 내에서 주목받고 있었다”며 “소비자 선호도 조사 결과 특히 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드러나 모델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MZ세대는 세계관(시나리오를 이루는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이라는 개념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광고를 시리즈로 구성했다”며 “기대한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사전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까르르 웃는 소리, 뭐라 외치는 높고 맑은 아이들 목소리가 저 아래 공원에서 들려온다. 그 소리가 창문을 열게 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잘 열지 않는 창을 목을 빼고 내려다본다. 아이들이 마주 앉아 그네도 타고, 잔뜩 매달려 빙글빙글 빨리빨리 돌아가고도 있다. 겁이 나는데, 아니 걱정이 되는데 아이들은 겁도 없이 타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며 잘도 돌아간다.
우리 아파트는 가족공원을 안고 있어서 좋다. 오명가명 아이들 노는 모습, 젊은 부부가 아이들 노는 걸 바라보는 모습을 보는 게 참으로 좋다.
우리 손자 두 녀석은 이제 이 공원에 오지 않는다. 4,5학년 때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온 형제, 이젠 고등학생이 된 것이다. 농구나 축구를 하러 친구들과 더 큰 공원으로 가거나 혼자 방에서 게임을 한다. 우리 집에 와서도 꾸뻑 인사 후 그냥 그대로 게임에 빠진다. 가끔 옆에 앉아 아이의 휴대폰을 조심조심 들여다본다. 옛날 전차에서 신문을 읽을라치면 옆 사람이 종종 같이 읽으려 하는 듯해 무척 싫었던 기억이 나서다. 할 수 있으면 배우고 싶기도 하고 도대체 어떤 것이길래 정신없나 들여다보지만 노상 총을 들고 달려가는 전쟁터, 금방 돌아앉고 만다.
너덧 살 때 우리 집에만 오면 틀림없이 “하니1), 우리 꼭꼭 숨어라 하자!” 눈 반짝이던 녀석들, 고작 거실에 방 둘, 샤워실이 있는 화장실, 부엌 지나 뒤로 가면 빨래터, 작은 식모방이 있고 작은 화장실이 하나 더 있어서 숨을 곳은 뻔한데 두 녀석은 숨바꼭질하자 했다.
내가 벽에다 얼굴을 박고 “하나 두우울 세에에엣 네에에에엣 다아서어어엇…” 하는 동안 옷장 안, 침대 아래, 커튼 뒤, 식탁 아래, 의자 뒤, 둘이 엉겨 붙어 같이 숨느라 바쁘다. 아무리 그래도 하니는 어디 숨었는지 금방 안다. 한 번도 숨기 놀이 같이한 적 없는 하지도 애들이 잘 숨나 열심히 본다. 소파 옆에 잘 숨도록 슬쩍 가려줄 줄도 안다.
하니, 이윽고 “간다!” 외친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알뚤도 꼭꼭 알란도 꼭꼭” 노래도 한다. 그러고는 괜히 엉뚱한 곳으로 가서 “어! 여기 아니네! 어디 숨었지? 방귀도 뀌지 말고 웃지도 말고 꼭꼭 숨어라” 한다. 침대 밑에 납작 엎드린 두 녀석, 들킬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에 숨 멈추고 있을 때 하니는 일부러 저 뒤 빨래터로 가서 큰 소리로 “아이고! 없잖아?” 했었지.
다시 내려다보니 군인들 서너 명이 씩씩하게 걸어간다. 외출 나온 모양이다. 유쾌하게 웃더니 갑자기 놀이기구로 간다. 애들 틈에 끼어 빙빙 돌아간다. 군인인 걸 잊은 듯! 입대 전 학생으로 돌아간 듯! 문득 우리 손자들 같아서 재미있고 반갑다.
“여보!” 할아버지를 부른다. 우리 내외는 군인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말없이 내려다본다. 할아버지도 안다. 왜 불렀는지. 우리 두 아이들, 몇 년 후 군인이 될 것이고, 휴가 나와 하니 하지를 찾아와 “충성!” 하며 경례를 붙일 것이다. 여드름이 사라진 얼굴은 거무튀튀 건강한 색깔이고, 어깨는 반듯해져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진짜 사나이가 된 아이들이 눈물겹도록 대견하고 또 대견할 것이다.
창문을 닫고 돌아선다. 미세먼지가 생각난 것이다. 잠시 그 군인들은 어디로 갔을까 생각해본다. 어디든 다섯 명이 넘으면 안 된다는 걸 알 테지? 이게 노파심이다. 어린애들과 섞여 빙빙 회전놀이기구를 즐긴 기분으로 이 친구 저 친구 다 모이라 하고 만나러 가는 건 아니겠지?
나는 오랜 팬데믹으로 인해 졸업식도 없이 고등학생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너무도 측은하다. 내가 중학교 졸업하던 날, 우리 식구는 아버지 따라 중국집에 짜장면 먹으러 갔었지. 행복이란 별게 아니었지. 아, 그래. 그 짜장면! 얼마나 맛있었던가!
그리고 기대에 차서 고등학교에 간 첫날, 담임선생님을 뵙고, 새 친구들을 만나고, 자리를 정하고, 새 교과서를 받아올 때, 난 아주 다른 느낌을 받았었지. 어른의 세계로 한 발짝 들어선 기분 아니었던가? 집에 와선 스스로와 한 굳은 약속도 써 붙이고, 책상 정리도 새로 했었지. 그렇게 새날을 향해야 한다는 나는 현실을 모르는 구시대 노인일까?
그도 그럴 것이 비대면이라는 놀라운 수업으로 백석의 시, 충담사의 찬기파랑가, 서경별곡 그리고 훈민정음해례본, 아관파천을 배운다니 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가 프린트한 것을 보고는 그 난해한 콘텐츠에 그만 놀라버렸다. 우리 아이들이 이 엄청난 한자어 낱말들을 과연 알까? 선생님은 잘 설명해주셨을까? 이 역시 노파심이리라.
얘들아, 사실 신라 향가나 고려 속요 모른다고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니야. 그렇지만 책 읽은 얘기, 영화 본 얘기, 어젯밤 꾼 꿈 이야기를 나눌 친구는 만나야지. 멀리 있어도 옛날 그 어느 날에 공부하자고 한 약속을 잊지 않고 있는 친구, 그런 친구를 나도 고등학교 때 만났단다. 아, 그러니까 얘야, 너와 내가 한 약속이 또 생각나는구나.
알뚤, 네가 5학년 때였지? 할머니와 나눈 약속, 빨간 차!
“너네 빨간 차, 참 예쁘다. 이 담에 이런 차 할머니한테 사줄래?” 내가 말했더니 넌 얼른 그러겠다고 했어. 그 이후 가끔 묻곤 했지. 넌 그때마다 빨간 차 하니한테 사주겠다고 했어.
나는 이제 그 약속을 더 묻지 않는다. 고등학생이 된 네가 지금도 기억할 것을 알아서다. 대학생에서 군인으로, 사회인으로 성장해, 나를 앞세우고 빨간 차 보러 가는 날을 상상해본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게 언제일까는 군더더기.
언제가 아니면 어떠니. 넌 약속을 했고, 코로나 괴물은 도무지 사라질 줄 모르는데. 그리고 빨간 차는 내 마음속 주차장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면 됐잖니.
1) 큰 손자가 아기 때 할머니를 ‘하니’라고 불렀다. 아기는 ‘할머니’라 말한 것이지만 어른들 귀에는 ‘하니’로 들렸다. 할아버지도 ‘하지’라고 불렀다.
안경자·이찬재 41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한 시니어 인플루언서 부부로, SNS에 손주 사랑을 담은 글과 그림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그림 에세이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를 펴냈다.
심장을 울리는 음악과 조명이 쏟아지는 런웨이에서 시니어 모델들이 당당한 워킹을 선보였다. 그날을 위해 갈고닦은 몸과 마음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발산하는 모습에서 나이는 의미가 없었다. 외려 어린 모델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연륜과 내면의 성숙함이 품격을 더했다. 그들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대회장에서는 평범하게 차려입은 이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화이트 슈트, 밝은 브라운 윙팁 구두, 투명 테 안경, 가죽 재킷, 탱크톱, 보타이 등 저마다 특색 있는 차림새를 한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각자의 개성을 맘껏 뽐내니 누가 나이가 많고 적은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백발이었다. 백발마저도 세월의 상징이 아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액세서리처럼 보였다.
국내 최고 권위의 시니어모델선발대회
3월 13일 토요일 저녁, 잠원한강공원에 자리한 선상 카페 그랜드모스에서 KMA 한국모델협회가 주최한 제2회 시니어모델선발대회가 열렸다. KMA 시니어모델선발대회는 한국모델협회가 주관하고 아시아모델페스티벌조직위원회, 한국모델콘텐츠가 함께하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다.
본 대회 참가자는 45PLUS, 55PLUS, 65PLUS 세 부문으로 나뉜다. 45PLUS는 1967~1976년생, 55PLUS는 1957~1966년생, 65PLUS는 1956년 이후 출생자가 대상이다. 1차, 2차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는 부문당 10명씩 총 30명이었다. 본선 대회는 본래 지난해 12월 11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3차례 연기되어 이날 개최되었다. 안전을 위해 무관중 대회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임주완 한국모델협회 회장을 비롯해 도신우 모델센터인터내셔날 회장, 오민 뷰티아트 디렉터, 한지일 모델 겸 배우, 노충량 모델 겸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디렉터, 백학기 영화감독, 이화선 슈퍼모델 겸 한국모델협회 이사, 양지혜 뷰티&라이프 인플루언서 등 국내 패션·문화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심사위원으로 초대받았다. 이날 심사위원단은 총 27명으로 꾸려져 여느 대회보다 공정하고 세밀한 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대회는 모델 겸 배우 박재훈과 김태연이 진행을 맡았다. 박재훈 진행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모델협회는 대회 취소까지 고려했으나, 여러 시니어 모델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굳은 결의와 다짐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며 “힘들게 치러진 만큼 이번 대회가 시니어 모델들에게 희망이 되고 행복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연 진행자는 본 대회 예심 심사 소감을 “매년 해가 거듭할수록 심사하면서도 놀란다. 끼와 재능과 열정이 가득한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임주완 회장은 축사에서 “제2회 시니어모델선발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함께해 준 귀빈들,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 미루고 미루다 출전하게 된 시니어 모델들에게 고맙다. 한국모델협회는 키즈 모델부터 학생, 주니어, 젊은 모델, 시니어 모델까지 아우르며, 모델들의 처우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해 결집하고자 한다”며, “마스크 잘 써주길 부탁하며 끝까지 응원 부탁드린다. 모델들의 워킹을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신우 회장은 “우리 모두는 2020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모델들도 마찬가지다. 런웨이는 아예 사라졌고, 정말 힘든 시기를 거쳤다. 그러나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본 대회를 열어 굉장히 행복한 순간이다. 2021년은 시니어 모델들의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안미려 한국메이크업전문가 직업교류협회 회장은 “와서 보니 장소가 예뻐서 시니어 모델 대회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도전하는 삶은 참 아름답다. 운을 거꾸로 뒤집으면 공이 된다고 한다. 공을 많이 들이면 그에 못지않은 운이 따른다고 한다. 시니어 모델들은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에 시니어 모델이라는 운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렇게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고, 나도 시니어인데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여자로서, 남자로서 아름다움을 계속 지켜나간다는 것은 본인의 자존감과 관계있다고 생각한다. 이 대회가 날로 발전해서 우리나라의 기둥과 같은 대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무대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이 단체복과 브랜드 패션쇼를 진행했다. 1회 대회 본선 진출자와 KMA 키즈모델선발대회 입상자들이 축하 공연을 했고, 참가자들이 드레스, 턱시도 패션쇼를 선보였다. 의상은 두칸, 자렛, 제이에이, 크리스탈드레스, 포튼가먼트에서 협찬했다.
외모와 내면의 멋을 두루 갖춘 시니어 모델 탄생
심사위원장인 도신우 회장은 심사에 관해 이렇게 총평했다. “올해가 제2회 대회인데, 작년보다 수준이 많이 향상된 듯하다. 시니어 모델은 연륜이 있다.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몸과 얼굴에서 풍기는 아름다움과 멋이 중요하다. 내면의 아름다움과 건강미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갖춘 이들을 중점적으로 보았다.”
도신우 회장은 향후 시니어 모델의 발전 가능성을 이렇게 전망했다. “시니어 모델이 지금 굉장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제2의 인생을 산다는 분들, 젊었을 때 이루지 못한 꿈을 다시 이뤄보고 싶은 정열적인 분들이 많다. 나이를 먹어도 젊게 살고 싶고, 아름답게 살고 싶고, 멋있게 살고 싶은 게 누구나의 욕망일 테다. 참가자들은 그걸 실현하고자 나온 분들이다. 아마 전 국민이 시니어 모델에 관심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여러 여건이 많이 좋아졌고, 이제 100세 시대이고 앞으로 120세까지 살 수 있으니 나이를 먹는다는 건 하나의 숫자에 불과하다. 마음과 건강, 경제적인 면에서의 여유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그로써 결국은 우리나라 전체 문화 수준이 올라간다고 본다. 그래서 아름답게 살고 멋있게 살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시니어 모델들이 앞으로 각광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화선 모델은 심사 총평과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심사했는데, 심사하러 왔다가 외려 자극을 많이 받았다.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존경심을 갖고 심사했다. 각자 살아온 시간이 있으니까 그 삶의 모습이 다 보이는 게 신기하다. 시니어 모델은 그 사람만의 연륜, 내공, 향기가 더 짙게 묻어나온다. 이것이 시니어 모델만의 차별화 요소인 듯하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심사했다.”
임주완 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미뤄져서 출전자들한테 미안하다. 그래도 열정이 지금까지 식지 않았고, 마침내 개최하게 되었다. 시니어 모델들이 이 대회로 인해 자신감과 활력을 얻고, 중년의 삶에서 행복을 찾는다. 거기에 대회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대회는 심사위원단이 27명으로 폭넓게 꾸려져 눈길을 끌었다. 임주완 회장은 “공정성을 높이고,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점을 고려해 심사위원들을 많이 모셨다. 여러 전문가들이 최고의 모델을 뽑기 때문에 어느 대회보다 투명하게 진행하고자 공들였다”고 말했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대상 박정윤, 65PLUS루비상 김사라, 55PLUS사파이어상 박종훈, 45PLUS에메랄드상 오명란, 특별상인 베스트워킹상 김은주, 협찬사상인 대게나라상 권영채, 제이에이상 유제숙, 지저스모델아카데미상 이혜진, 오픈오디션SNS상 백근영, 동안미소한의원상 정순원. 수상자 전원은 트로피와 상금을 받고, 패션쇼 광고 모델 혜택을 부여받는다.
대상 수상자 박정윤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대상은 상상도 못 했다. 너무 큰 상을 받아서 수상 순간 무척 행복했다. 주변에서 시니어 모델에 도전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는데,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몇 번을 고사했다. 한데 자꾸 듣다 보니 한 번쯤 해볼까 싶은 마음에서 학원에 갔다. 그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열심히 하다 보니 이 일에 매력을 느꼈고, 나랑 잘 맞다는 느낌이 들어 정말 열심히 했다. 부산과 서울을 여러 번 오가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기쁨이 더 크다. 앞으로 참된 시니어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45PLUS 에메랄드상을 수상한 오명란 씨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모델이 학창 시절 꿈이었는데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대학생이 되자 시간이 많아져서 뭘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에, 지인들이 늦게라도 도전해보라고 권유해서 시작했다. 아직도 심장이 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큰 상을 받아서 기쁘고 감동이다. 앞으로 서울패션위크 무대에도 서보고 싶고, 밀라노에서도 런웨이를 해보고 싶다. 늘 배우는 자세로, 외적인 아름다움과 내면의 지혜로움을 채워가려고 노력하겠다.”
‘집콕’ 생활로 근사한 옷 한 벌 차려입고 나갈 일 없는 한 해였지만, 이번 연말만큼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1년 동안 몸과 마음을 괴롭힌 ‘코로나 블루’는 벗어 던지고, 멋진 옷을 차려입은 뒤 모델처럼 카메라 앞에 서보는 거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패션계에서 알아주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의 개성 만점 코디를 살펴보자. 그녀들의 위풍당당한 포즈도 함께 참고한다면 브라보 독자들도 ‘인생 숏’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기본 아이템만으로 근사하게
린다 라이트(Linda Wright)
프랑스 파리의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 ‘크림슨 캐시미어’ 오너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과거 모델 활동을 했으며, 랄프 로렌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구글에 그녀의 이름을 입력하면 ‘패션 스타일’이란 키워드가 뒤에 따라 붙을 정도로 남다른 패션 감각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룩으로 차분하고 근사한 멋을 내고 싶을 땐 린다 라이트의 스타일링을 주목해보자.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파리지앵 스타일’의 정석을 따르는 그녀는 코트나 데님 진, 스웨터 등 기본 아이템만으로 근사한 멋을 뽐낸다. 특히 그녀의 패션은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오너답게 겨울에 더 빛을 발한다.
라이트는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배합하는 ‘톤앤톤’ 스타일링으로 자칫하면 심심해보일 수 있는 코디의 매력을 끌어올렸다. 갈색 카디건 위에 카멜색 코트를 걸쳤고, 카키색 니트에는 같은 색 모자와 유사한 톤의 체크 슬랙스를 착용했다. 때로는 캐시미어 숄이나 스카프를 둘러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더했는데, 이 역시 의상과 비슷한 색감으로 맞췄다. 캐시미어 하나만으로 실용성과 멋,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강렬한 레드로 시선 집중
린 슬레이터(Lyn Slater)
미국 뉴욕 포드햄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겸 패션 블로거. 키가 작거나 나이가 많아 코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코디 팁을 제안하는 블로그를 운영한다. 2014년 뉴욕 패션 위크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찍힌 코디 사진 한 장으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됐다.
린 슬레이터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수많은 코디가 올라와 있지만, 그중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하는 붉은색 계열의 옷차림이었다. 쨍하고 강렬한 레드 컬러 의상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강해 평소에는 자주 착용하기 힘들다. 하지만 연말 모임, 파티 등 특별한 날 포인트로 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색이다.
슬레이터는 이 어렵고도 매혹적인 색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그녀는 붉은 색상 아우터나 원피스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이와 어울리는 검정색 아이템을 매치했다. 가방과 신발을 검정색으로 통일하거나, 마젠타색 퍼 코트 안에 시크한 블랙 원피스를 입는 식이다. 톡톡 튀는 색과 차분한 색이 함께 어우러지니 개성 있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한 벌이 완성됐다.
2% 부족한 날엔 모자를
주디스 보이드(Judith Boyd)
정신의학과 간호사로 일하며 8명의 손주를 키우다 70대에 현역 모델로 데뷔했다. 32년간 함께한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패션 철학을 표현하고 기록하는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신경 써서 옷 한 벌 갖춰 입었는데 어딘가 2% 부족해 보이거나 유난히 착장이 밋밋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땐 잡화나 액세서리에 힘을 줘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모자는 작은 변화만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는 효자 아이템이다. 또 추운 겨울엔 보온 효과도 있고, 탈모가 있는 시니어는 간단하게 콤플렉스를 감출 수 있다.
해외에선 이미 알아주는 모자 마니아가 있는데, 바로 주디스 보이드다. 그녀 사진엔 모자가 빠지는 법이 없다. 특히 1930년대 신사의 상징이었던 ‘탑 해트’, 중세시대의 귀족을 떠오르게 하는 ‘피더 해트’ 등 빈티지 모자를 애용한다. 주로 옷의 색상과 패턴에 맞춰 통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스타일링하며, 볼드한 귀걸이로 시선을 분산한다. 시대를 거스르는 패션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개성을 뽐내고 싶은 날엔 그녀의 모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자신감을 입자
그레스 가넴(Grece Ghanem)
캐나다 몬트리올의 패션 인플루언서. 미생물학자로 일하다 현재는 개인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님에도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클럽 모나코와 세포라 등 뷰티·패션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아 협업을 진행했다.
나이에 걸맞은 옷이 있다는 것도 다 옛말이다. 귀를 살짝 덮는 단발머리가 매력 포인트인 그레스 가넴은 그야말로 ‘에이지리스’(Ageless)의 아이콘이다. 인스타그램 피드 속 나이를 뛰어넘는 과감한 패션과 그에 어울리는 당당한 포즈를 보고 있으면, 그녀의 나이가 몇 살인지 따지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가넴의 변신에는 한계가 없다. 슈트 한 벌 빼입고 다리를 쩍 벌리며 남성적인 포스를 풍기는가 하면, 가슴이 파인 아찔한 블랙 원피스에 호피 무늬 코트를 걸치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뽐내기도 한다. 강렬한 색감의 퍼 재킷도 거침없이 걸치고 현란한 패턴의 블라우스와 바지, 등이 훤히 드러난 스웨터 등 젊은 세대조차 쉽지 않은 아이템도 멋지게 소화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의 패션에서 얻을 수 있는 팁은 바로 당당하게 입는 ‘자신감’이다.
우리나라도 2026년에는 65세 이상의 노인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초고령 사회.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많다. 개인, 사회, 국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우선 알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시니어 전문잡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5년 전부터 건강과 에이지리스에 대한 헬스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는 것은 전문잡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5회째를 맞는 올해는 ‘액티브 시니어 시대의 해피에이징’이라는 주제로 9월 22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유튜브 채널 ‘브라보 잼잼 TV’를 통해 세미나 내용이 송출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임을 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오프라인 세미나를 웨비나 방식으로 변경 진행했다. 품격 높은 세미나를 위해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국내 대표 인플루언서 다섯 분이 초빙돼 활기찬 노년에 관한 강연이 시작되었다.
1부에서는 정신과 의사이며 노년에도 활발한 저술과 강연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 의사 이시형 박사가 ‘최고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박사는 서두에서 우리나라 ‘코로나19’의 방역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 면역력 향상에 대한 관리는 다소 부족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쥐들을 섭씨 2℃의 추위에 노출하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지만 휴식이라는 시간을 적절히 줬더니 오히려 추위에 더 강해졌다는 실험 결과를 소개하면서 인간에게도 적절한 스트레스와 휴식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인식하거나 즐기면서 하는 일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도 했다. 어부는 스트레스를 받지만 취미로 즐기는 낚시꾼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것이다. 이 박사는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남들과 경쟁이나 내기를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결과에 너무 집착하면 조급, 무리, 부정을 저지르게 되니,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삶을 살아야 떳떳하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고 했다.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정직한 삶을 살아야 건강하다는 얘기였다. 또 직장에서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지만 직장이 있어 고맙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때로는 포기할 줄도 알아야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부에서는 대한민국 최초의 의사 출신 의학 전문기자인 홍혜걸 박사가 ‘팬데믹 시대, 행복하게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의 첫머리에서 홍 박사는 자신을 애연가로 소개하면서 어느 날 폐를 CT로 찍어봤는데 흰 빛깔의 작은 징후가 발견된 얘기를 해줬다. 괜찮다는 의사의 말만 믿고 술과 담배를 계속하면서 지내다가 암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느끼고 술과 담배를 끊고 건전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전한 생활 덕분에 그 후 더 이상 암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홍 박사는 코로나19 시대에는 편안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박을 해서 돈을 땄을 때처럼 흥분해서 날뛰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삶을 살면 안 되고 어린 시절 어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스르르 잠이 오며 행복해지는,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얼룩말은 주변에 사자들이 우글거리지만 맹수가 덤벼들기 전까지는 유유자적 풀을 뜯는 삶을 살기 때문에 위장이 늘 깨끗하다고 한다. 홍 박사는 승부에서 이기려고 흥분해서 날뛰는 아드레날린의 삶은 인간을 빨리 죽게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살려면 착한 사람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과감히 정리하라고 말한다고 했다. 복잡한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단순하고 진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홍 박사는 특히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기억에서 정리하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사례를 얘기해줬다. 애완견을 키우면서 생활의 제약을 받는 것도 많지만 새로운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또 빌 게이츠가 쓰는 휴대폰이 유별난 제품이 아니니 더 이상의 부를 좇지 말고 좋아하고 행복해지는 일을 하라고 했다. 좋은 차를 타면서 아픈 사람보다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하게 사는 사람이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거라는 얘기였다.
제3부에서는 59세에 대장암과 신장암을 이겨낸 산부인과 의사 ‘산타홍클리닉’ 홍영재 원장의 ‘뷰티풀에이징 라이프’라는 주제의 강연이 시작됐다. 홍 박사는 행복한 삶, 건강한 삶을 늘 생각한다며 잠을 잘 자는 삶, 세로토닌적 삶을 강조했다. 잘 웃고 하루에 열 번, 스무 번 감사하다는 말을 사람과 물건에게 하면 뇌에 긍정적인 회로가 생겨 행복해진다고 했다. 인간의 건강은 95% 감정에 달려 있어 흥분하지 않는 편안한 감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물의 색에는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컬러푸드를 염두에 두고 음식을 섭취하라고 강조했다. 붉은색의 토마토, 수박이 몸에 좋고 노란색의 호박은 해독의 왕. NASA의 우주식량으로 각광을 받는 고구마는 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황금덩어리에 비유되는 청국장은 혈관을 청소하고, 맵고 달콤한 양파와 암을 잡는 자주색 가지도 좋은 식재료라고 추천했다.
4부에서는 한창 자생한방병원 원장이 ‘젊은 척추, 섹시한 척추, 건강한 척추’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한 원장은 시니어에게 흔한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무릎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을 수술 없이 한방으로 치료하는 한의사다. 척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척추는 모두 23개 관절의 복합체로 우리 몸을 지탱하는 뼈대다. 퇴행성이 진행되면 척추디스크는 줄어들고 수액이 흘러나온다. 이 과정이 더 진행되면 척추협착증까지 진행된다. 진단 결과를 보고 치료 방법을 논하기 전에 왜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지 그 원인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걷기란 참 좋은 운동이지만 제대로 걷지 않으면 골반도 굳어지고 허리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잘 걸으려면 배에 힘을 주고 허리를 반듯하게 하고 걸어야 한다. 한 원장은 시니어들은 물에서 걷는 것이 좋고 음주와 흡연은 척추에 아주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또 뼈 건강을 위해 단백질을 챙겨먹어야 하는데 소화기능이 약한 시니어는 어류나 두부를 먹으라고 했다. 한 원장은 특히 무엇을 먹고 좋아졌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라고 조언했다. 나이가 들면 척추의 퇴행은 필연이다. 잘 때는 똑바로 누워 자는 것이 척추에 좋다. 스마트폰을 너무 오래 사용해 거북목 환자가 많다는 점도 시대상을 반영한다.
5부에서는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대표이자 대한성(性)학회 회장은 ‘브라보 마이 러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시니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하며, 섹스에 대한 오해 등 ‘성과 인간’에 대한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들려줬다. 강의 첫머리에서는 젊은 여자를 탐하는 신윤복의 춘화도를 사례로 들면서 복상사 이야기, 젊은 여종을 통해 회춘을 꿈꾼 양반들의 생활상을 그림을 통해 소개했다. 배 원장은 노인의 성이라고 특별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노화는 시간 경과에 따라 일어나는 1차 노화와 흡연, 운동 부족 등으로 일어나는 2차 노화로 구분되는데, 개인에 따라 성적 능력도 달라질 뿐이라고 했다. 성적 능력은 나이보다는 개인의 건강이 좌우한다는 얘기였다. 노인이 되면 성욕과 오르가즘이 저하하고 윤활액도 감소하지만 애정 표현에 따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노년은 성 호르몬이 감소하기 때문에 성적 흥분이 약해지는데 오르가즘 빈도가 높은 사람이 수명도 길다고 했다. 또 규칙적인 성 생활은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자존감을 고양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혼자가 된 시니어의 경우 성적 파트너가 없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과 섹스를 할 때는 성병 예방을 위해 콘돔이 꼭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성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유산소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담배와 술은 줄여야 한다고 했다. 용불용설이 성 생활에도 적용되므로 양보다 질적인 성 생활을 주문했다. 손을 잡아주고 애무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인체의 면역력이 증가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 사랑하는 사람이 더 필요한데, 성 기능 향상을 위한 보충 음식이나 시판되는 약들도 적절히 사용하면 좋다고 했다.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하는 웨비나는 디지털 서비스를 잘 다루는 액티브 시니어들에게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강의 중 질문을 남기면 강의 말미에 맞춤 답변을 해줬다. 온택트가 미숙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강의 내용은 유튜브를 통해 반복해 들을 수 있어 학습 효과를 높여줬다. 나도 세 번을 반복해 들으면서 확실히 이해를 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해피에이징’, ‘액티브에이징’, ‘스마트에이징’의 나이 근육을 키워주고 대한민국 시니어의 삶을 응원하는 ‘헬스 콘서트’가 100회를 넘어 쭈욱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건강과 에이지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헬스 콘서트’ 온택트 세미나를 진행한다.
헬스 콘서트는 ‘액티브시니어 시대의 해피에이징’이라는 주제로 오는 9월 22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유튜브 채널 브라보잼잼TV를 통해 국내 대표 인플루언서들이 활기찬 노년에 관해 강연할 예정이다.
1부(오후 2시 10분~40분)에서는 국민의사 이시형 박사가 ‘최고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이 박사는 최근 ‘면역혁명’이라는 책을 내고 “코로나19, 결국 면역력 싸움입니다!”라며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이어 2부(2시40분~3시 10분)에서는 대한민국 최초의 의사 출신 의학전문기자인 홍혜걸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가 ‘팬데믹 시대, 행복하게 사는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홍혜걸 기자는 일찍부터 코로나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해 이목을 끈 바 있다.
3부(3시20분~50분)에서는 홍영재 원장이 ‘뷰티풀에이징 라이프’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59세에 대장암과 신장암을 이겨낸 산부인과 의사로 유명한 홍영재 원장은 78세의 나이듦의 품격을 고스란히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 터닝 포인트의 진짜 삶을 꽃피우게 된 스토리를 펼칠 예정이다.
4부(3시50분~4시20분)에서는 한창 자생한방병원 원장이 ‘젊은 척추, 섹시한 척추, 건강한 척추’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한창 원장은 시니어에게 흔한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무릎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을 수술없이 한방으로 치료하고 있다.
5부(4시20분~50분)에서는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이자 性 전문가가 ‘브라보 마이 러브’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시니어도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섹스에 대한 오해 등 ‘성性과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성학자 SEXOLOGIST로서 쉽고 재미있게 강의를 할 예정이다.
이번 라이브스트리밍으로 진행하는 웨비나는 디지털서비스를 잘 다루는 액티브시니어들에게 ‘해피 에이징’, ‘액티브 에이징’, ‘스마트 에이징’의 나이 근육을 키우는 대한민국 시니어의 삶을 응원하는 온택트 세미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헬스 콘서트’는 시니어 공감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주최하며 올해로 5회째를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