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우마 서먼이 출연한 코미디 영화 ‘워 위드 그랜파’의 개봉 소식이 전해지면서 로버트 드 니로의 필모그래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965년 영화 ‘맨해탄의 세 방’으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13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그는 할리우드 최고참급 배우로서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푸근한 미소가 일품인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 내공을 엿볼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인턴 (The Intern, 2015)
창업 1년 반 만에 큰 성공을 이루고 완벽한 삶을 사는 CEO ‘줄스’(앤 해서웨이)는 어느 날 동료 직원으로부터 시니어 인턴십 공고를 올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회의에 올라온 안건 중 하나였지만, 고령의 노인을 직원으로 두고 싶지 않은 줄스는 내심 못마땅해한다. 한편 한 직장에서 40년 동안 근속한 뒤 은퇴 생활을 즐기고 있는 70세 ‘벤’(로버트 드 니로)은 시니어 인턴십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내민다. 이후 당당히 재취업에 성공한 벤은 인턴으로 일을 시작하고, 줄스는 예상치 못한 위기의 순간마다 벤의 도움을 받게 된다.
영화 ‘인턴’은 30대 젊은 CEO 줄스가 70세 노인을 인턴으로 채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는 직원들이 고민에 빠질 때마다 지혜로운 조언으로 더 나은 길로 안내하는 길라잡이 인턴 ‘벤’을 연기한다.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앤 해서웨이와 연륜이 묻어나는 로버트 드 니로의 명품 연기가 나이 차를 초월한 ‘특급 캐미’를 선사한다. 소소한 즐거움과 감동, 위로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2. 오 마이 그랜파 (Dirty Grandpa, 2016)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딕 켈리’(로버트 드 니로)는 40년간 함께한 아내의 장례식을 마치고 손자 ‘제이슨’(잭 에프론)에게 자신을 플로리다로 데려다줄 것을 제안한다. 매년 아내와 플로리다 여행을 가곤 했는데, 면허가 정지되어 운전할 수 없다는 것. 제이슨은 결혼식을 앞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었지만, 딕의 막무가내 요구에 하는 수 없이 그와 동행한다. 열정 넘치는 할아버지와 앞뒤 꽉 막힌 손자의 여행은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제이슨은 계속해서 골치 아픈 상황에 휘말린다. 결국 딕의 거침없는 일탈에 동참하기 시작한 제이슨은 뜻밖의 추억을 하나둘 쌓아가고, 여행 속에 숨겨진 딕의 특별한 의도를 알아챈다.
영화 ‘오 마이 그랜파’는 할아버지 ‘딕’이 앞만 보고 살아가는 손자에게 인생의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 즉흥 여행을 제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나이 많은 시니어가 젊은 세대의 인생 멘토가 되어준다는 점은 영화 ‘인턴’과 유사하지만, 이 작품에서 로버트 드 니로는 ‘인턴’의 젠틀한 신사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유쾌하고 화끈한 할아버지로 변신한다.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았던 그간의 행보와는 달리, ‘19금 농담’을 마구 쏟아내며 거침없이 망가지는 로버트 드 니로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3. 아이리시맨 (The Irishman, 2019)
1950년대 트럭 운전사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 니로)은 트럭으로 운반하던 고기를 빼돌리는 일을 하다 경찰에 적발되어 고소를 당한다. 하지만 운 좋게도 필라델피아 일대를 주름잡은 마피아 ‘러셀 버팔리노’(조 페시)의 도움을 받아 무죄 판결을 받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러셀의 오른팔로 일하기 시작한 프랭크는 뛰어난 일 처리 능력으로 조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 되고, 러셀은 프랭크에게 트럭 운전사 노조 ‘지미 호파’(알 파치노)를 소개한다. 마피아 보스와 행동대장, 노조위원장까지 세 사람은 세력 확장을 위해 서로를 돕지만, 어느 날의 사건으로 인해 속고 속이는 암살극이 벌어진다.
영화 ‘아이리시맨’은 미국의 대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은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개봉 당시 화제를 모았다. 로버트 드 니로는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 등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초창기 대표작에 출연했던 배우로, 아이리시맨이 두 사람의 9번째 협업작이다. 로버트 드 니로뿐 아니라 알 파치노, 조 페시 등 깊은 내공을 갖춘 노장 배우들 대거 등장해 마피아 영화의 진수를 선보인다.
최근 모 대학에서 외로움의 경험에 대한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질문은 “어떨 때 가장 외로움을 느끼느냐?”로부터 시작된다. 외로움을 느낄 때 어떤 반응을 보이고, 외로움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무었을 하느냐로 질문을 닫는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그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구분해서 답을 달라고 했다.
“지금 외로우세요?”라는 질문을 불쑥 받고 보니 당황스럽다. 코로나19가 인간관계를 훼방하고 있다. 이런 사태가 장기화되니 너나없이 마음속의 작은 외로움이 꿈틀거린다. 국어사전에는 외로움을 “혼자가 되어 적적하고 쓸쓸한 느낌”이라고 정의한다.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내 나이까지 오버랩되며 더 쓸쓸한 느낌이 밀려온다.
정호승 시인의 시 ‘수선화에게’는 외로움에 대한 시상을 잘 표현했다.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린다고 하지 않는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문화심리학자인 김정운 씨는 자신의 저서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통해 사람은 외로움이 존재의 본질이니까 격하게 외로워보라고 말한다. 또 그러려면 사람도 좀 적게 만나고, 바쁠수록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혼자 있을 때는 가끔씩 외롭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나보다. 특히 우리가 처음 경험하는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구하면서 또 다른 외로움을 강요한다.
직접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외로움의 강도가 가장 큰 것은 배우자나 가족을 잃은 뒤에 찾아오는 감정이라고 한다. 그다음은 퇴직이나 졸업 등 집단에서의 이탈과 자식이 부모 품을 떠나면서 받는 빈 둥지 증후군이다. 나도 심하게 외로움을 느꼈던 적이 있다. 30여 년간 다닌 직장에서 정년제도의 덫에 걸려 비명 한 번 못 질러보고 혼자가 되었을 때다. 아침에 허둥대며 출근하지 않아도 돼서 ‘룰루랄라’ 할 줄 알았는데 막상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허망하고 외로웠다. 유효 일자는 지났지만 겉은 멀쩡한 빵을 들고 먹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사람처럼 무기력해졌다.
최근 그때와 비슷한 경험을 또 했다. 주말마다 이용하던 테니스장이 코로나19로 폐쇄되자 식사를 하며 정담을 나누던 여러 모임들이 취소되었다. 나는 주말의 남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했고, 이제 뭘 하며 지내나 고민에 휩싸였다. 혼자 산행이나 도보여행도 해봤지만 함께할 사람이 없어 외로웠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불안과 외로움은 점점 커져만 갔다.
안 되겠다 싶었다. 바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재취업을 했다. 급여도 낮고 지방근무도 해야 하는 작은 업체였다. 그 뒤 주말부부로 지내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혼밥’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저녁이면 불 꺼진 빈방에 들어가기가 싫다. 젊은 동료들과도 잘 지내지만 순간순간 외롭다는 걸 느낀다. 대화는 해도 마음은 닫고 있는 게 보인다. SNS에서 맺어진 사람들도 많지만 서로 친한 척만 할 뿐이다. 그들에게 100만 원을 빌릴 자신이 있냐고 물어보면, 없다.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김소월의 시 ‘나그네’의 한 구절이다. 그렇다고 말을 하니 더 그런 것 같다. 아프다고 소리치면 더 아프고, 보고 싶다고 말하면 더 보고 싶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잊고 더 바쁘게 살려고 노력한다. 살아보니 외로움도 맷집처럼 면역력이 생겼다. 궁하면 통한다고 지독하게 외로워보면 반작용으로 이겨내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인간은 공동생활을 하지만 개별 생명체다. 언젠가는 누구나 혼자 남게 된다.
동호회 모임도 만날 때는 만남에만 열중하고, 모임이 끝나고 헤어지면서 외롭다는 말을 하지 말자. 외롭다는 말을 하면 더 외로워진다. 어차피 겪어야 할 코로나19 위기를 혼자 있는 기회로 삼자. 책도 읽고 공부도 하자. 밝은 햇빛을 받으며 걷고 신선한 공기도 맘껏 마셔보자. SNS 활동도 열심히 하고 줌(Zoom)으로 화상회의에도 적극 참석해보자. 인터넷 세상에 순응하고 따라가야 외로움이 덜하다. 외로움의 맷집을 길러야 한다.
자식들이 결혼해서 집을 떠나도, 다니러 온 손자들이 재잘거리다 돌아가도 잠시잠깐 허전함을 느끼고 이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시니어의 연륜이야말로 외로움의 면역력이다. 하루하루 바쁘고 보람 있게 보내자.
“근무 첫날은 쥐가 날 것처럼 다리가 저렸습니다. 계속 서 있어야 하거든요. 안 해봤던 일이라 몸 이곳저곳이 아프다고 아우성을 치더라고요. 그만둬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이것조차 못하면 앞으로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죠. 4일째 되니 아픈 곳이 없어지고 진즉 일을 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일하는 순간순간 최상의 기쁨을 느낍니다.” 30년 만에 재취업에 성공, CGV 인턴십으로 근무하는 김기영(61) 씨는 일을 시작한 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 나이에 일? 큰 기대 없이 구직
김기영 씨와의 대화는 시종일관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보이지만 차근차근한 말씨로 달라진 삶에 대해 풀어내는 모습이 단단해 보였다. 땅속에서 오래도록 씨앗으로 있다가 싹을 틔워 한 뼘 정도 자란 나무가 그려졌다.
노사발전재단 울산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이진아 컨설턴트가 그녀를 처음 상담했을 때 취업에 대한 의지는 있어 보였지만 자신감이 떨어져 보였다고 한다. 이 나이에도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제대로 준비도 못한 채 일자리희망센터를 방문한 김 씨, 그것이 그녀 인생에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켰을까?
“작년 말 남편이 정년퇴직을 해 집에서 얼굴을 맞대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보통 문화센터, 구청에서 진행하는 강좌를 수강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모두 문을 닫는 바람에 갈 곳이 없어졌어요. 이래저래 답답했습니다. 수십 년을 일하다 이제야 쉬게 된 남편에게 잔소리를 할 수는 없어 답답함을 참고 있을 수밖에요. 어느 날 친구가 동구 새로일하기센터에 구직 등록을 하면 일거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더라고요. 사실 못 미더웠지만 신청을 했어요. 돌파구가 필요했거든요.”
호텔 룸메이트 교육에 관심이 있었지만 침대보 하나 가는 것도 힘들어하는 자신을 볼 때 포기가 답이었다. 경력도 없지, 체력은 약하지, 그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의심이 계속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구직 등록을 한 지 두 달 만에 CGV 시니어 인턴십 활동을 해보라는 연락을 받았다. 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두 줄짜리 이력서 들고 노사발전재단 울산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방문
CGV 시니어 인턴십 관련 핸들링은 울산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서 진행했다. 김기영 씨는 이력서를 가지고 방문했다. 결혼 전에 5년간 은행에서 근무했던 경력과 문화센터에서 컴맹 탈출 교육을 받다 흥미를 느껴 땄던 컴퓨터 자격증 내용을 적은 두 줄짜리 이력서였다.
첫 상담을 했던 이진아 컨설턴트는 이력서 내용을 보충하고 자기소개서를 꼭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기소개서에 고용주가 원하는 바를 충족할 수 있는 경험과 의지를 꼭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코칭 포인트였다.
“극장에서의 근무는 서비스 정신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김기영 씨가 짧은 기간이지만 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기본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봤어요. 고객 응대 서비스를 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자기소개서를 쓰도록 조언했지요.”
이진아 컨설턴트는 긴 경력 단절로 인해 재취업에 대해 불안해하는 김 씨에게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자신감을 되찾도록 계속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그러자 점점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면접 스킬을 코칭받고 CGV 면접에 응한 그녀는 결국 최종 합격통지를 받았다.
CGV 극장에서 일하며 기분 좋은 에너지 흡수
출근해서 하는 일은 입장 티켓 확인, 고객 퇴장 후의 간단한 청소다. 하루 5시간 일하고 30분의 휴식시간이 있다. 출근 첫날에는 내내 서 있었던 탓에 다리가 아파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날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조태임 컨설턴트에게서 전화가 왔다. 힘들긴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해보겠다는 이야기를 한 후 전화를 끊었다. 4일째부터는 아픈 것이 사라졌다. 그 후로는 만족도 최상이다. 취업 후에도 일자리희망센터의 관리는 지속되었다.
“근무를 시작한 후 조태임 컨설턴트가 2~3일에 한 번꼴로 전화를 해서 힘들지는 않은지, 어려운 점은 없는데 꼼꼼하게 묻고 관리해주고 있어요. 덕분에 취업을 하게 되어 고마운 마음이 큰데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힘까지 불어넣어주니 더할 수 없이 감사해요.”
젊은이들과 함께 일하는 즐거움도 크다고 했다.
“같이 일하는 젊은이들한테 ‘노인네들 데리고 일하니 힘들지요?’라고 물으면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없다며 기꺼이 가르쳐줘요.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궁금증을 해소하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어요.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좋은 에너지를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져요.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어떤 일이든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100세 시대라는데, 70세까지는 일해야 하지 않을까요?”
찾고자 하면 일자리 정보는 많다.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할 일은 널려 있다. 오랫동안 경력이 단절된 사람이라도 자신처럼 딱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식물을 좋아하니 조경 관련 자격증을 따서 연관된 일을 해보고 싶어요.”
오늘은 오후 근무가 있는 날이라며 출근을 서두르는 그녀는 일에 대해 100% 만족한다고 했다. 근무 9개월 5일의 인턴십 계약기간이 끝나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김 씨에게 CGV 인턴십은 삶의 질과 방향을 바꿔놓은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 낸 작은 용기가 불러일으킨 나비 효과다. 조금씩 도전해서 앞으로 한 걸음씩 더 내디뎌갈 그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 노사발전재단 울산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서는 취업상담, 교육, 일자리 연결의 세 가지 업무를 진행한다. 취업상담을 통해 예전에 하던 일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파악해 가능한 훈련과 교육정보를 알려주고 워크넷에 구직 등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생애경력설계, 전직지원서비스, 일일직업체험(타일시공, 드론 촬영 등)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개인의 직업 역량을 찾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김기영 씨처럼 구직 단계에 방문하면 이력서, 자기소개서, 면접 스킬 등 구직활동에 필요한 실용정보를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취업 후의 관리까지 진행한다.
은퇴 후에도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노년층을 의미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다.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액티브 시니어를 우리말로 바꿔 ‘활동적 장년’으로 선정했다. 런던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과정 수업 도중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당신이 100년 산다고 가정할 때, 소득의 약 10%를 저금하고, 최종 연봉의 50%를 가지고 은퇴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인가?” 학생들은 곧바로 계산을 했다. 답은 80대였다. 일순간 강의실은 조용해졌다. 80대까지 지금과 같은 업무 강도로 일해야 한다니….
런던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린다 그래튼과 앤드루 스콧이 함께 쓴 ‘100세 인생- 저주가 아닌 선물’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장수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 교육-일-퇴직으로 이어지던 전통적인 3단계 삶의 모습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앞으로는 은퇴와 정년이라는 개념이 없어지고 70세 혹은 80세까지 일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금의 나이가 몇 살이든 우리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시대를 선도적으로 살아가고 제2의 청춘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처럼 다가오는 노년의 꿈을 계획하고, 노후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누구인가?
은퇴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100세 시대, 아무 준비 없이 은퇴하기엔 여생이 너무 길다. 은퇴 후 노후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면,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액티브 시니어를 롤 모델로 추천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미국 시카고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버니스 뉴가튼이 “오늘의 노인은 어제의 노인과 다르다”고 말하며 만들어낸 신조어다. 뉴가튼 교수는 55세 정년을 기점으로 75세까지를 젊은 노인(young old)으로 구분했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은퇴 후에도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세대로 가족 중심에서 벗어나 자기중심의 삶을 영위하면서 자기개발과 여가활동, 사회적 관계 맺기 등을 적극적으로 한다. 기존의 시니어가 노년을 인생의 황혼기로 인식했다면, 액티브 시니어는 노년기를 새로운 인생의 시작으로 생각한다. 자신이 실제 나이보다 5~10년 젊다고 생각하고, 진취적으로 삶을 사는 세대다.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액티브 시니어의 공통점은 자신이 무엇을 했을 때 행복한지 알고 노년의 삶을 준비한다. 다시 말해 미래의 삶에 대한 자기 기준이 명확하게 정립돼 있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길거리 화가가 된 60세 여성, 의상 공부가 하고 싶어 다시 대학을 간 80세 여성, 40세에 사진을 취미로 배워 10년 후 프랑스에서 전시회를 연 50세 남성, 자식을 다 키우고 60세에 요식업을 시작한 남성 등, 이들은 은퇴를 제2의 인생 시작점으로 설정했다. 은퇴 이후의 삶을 자녀 세대에 의존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통해 스스로 노후를 대비했다. 이들은 못다 이룬 꿈을 성취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꿈이 반드시 거창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면서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는 이들은 항상 활력이 넘친다. 그래서 액티브 시니어라 부른다.
시니어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액티브 시니어들처럼 노후를 잘 준비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노후를 아직 준비하지 못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지난 5월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에서 발간한 보고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에 따르면, 퇴직자의 평균 생활비는 월 252만 원이다. 또 대부분의 퇴직자들이 경제활동을 못하면 1년 내 형편이 어려워질 것을 걱정했다. 이분들께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현금 흐름을 유지할 것을 권유한다. 재취업이나 소자본 창업, 주택연금 등을 통해 소득을 유지하는 다양한 방법도 있다. 아직 퇴직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노후 준비를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다가오는 미래는 먹고만 사는 시대가 아니다. 보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소득, 취미, 일자리, 관계, 건강 등 행복을 주는 요소들이 골고루 갖추어질수록 좋다. 자신만의 삶의 기준들을 정하고 장기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행복만큼이나 미래의 행복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후 준비 Early Design, Self Planning!
고령화가 심각해질수록 사회적으로 노인 문제도 점점 커질 것이다. ‘100세 인생’을 한 편의 드라마로 보면 주인공의 행복과 불행은 결국 작가이자 감독인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시니어 당신에게 무엇을 준비했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제대로 예측하고 준비한다면, 장수는 저주가 아니라 선물이고 축복이다. 주체적으로 제2, 제3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주위를 살펴보면 노후 준비를 위한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주최하고 ㈜드림업컨설팅이 주관하는 ‘2020 해피에이징 교육캠페인’도 그중 하나다. 노후준비문화 확산을 위해 액티브 시니어를 주제로 진행 중인 ‘해피에이징 교육캠페인’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올해로 6년째 진행하는 무상교육 프로그램이다. 사회공헌적 취지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초고령사회에 대비할 수 있도록 노후 준비의 중요성을 고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고령 사회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개인 스스로 노후를 대비해 ‘Early Design, Self Planning’하는 것이다.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의 확산이 필요한 시대다. 지금 당장 준비해야 늦지 않다. 당신도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와 ㈔한국방역협회는 19일 ‘시니어 구직자 취업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구직자 맞춤 방역전문가 직무훈련 개발' 및 '훈련 진행을 통한 인력 양성', '방역전문 인력의 현장 취업 지원' 등을 상호 협력하게 된다.
어르신 일자리 일자리를 발굴하고 시니어 맞춤 교육을 추진하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방역전문가 훈련’을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 수요가 증대되는 방역분야에서 시니어 일자리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
‘방역전문가 훈련’은 만 50세 이상 서울 거주 구직자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한 무료 교육과정이며, 7월 6~7일 교육을 실시한다. 훈련 내용은 재취업의 자세 방역전문가의 이해, 방역·소독 실무, 위생해충의 생태 및 방제, 소독장비의 종류 및 사용법이다.
훈련과정 중 현장실습을 통해 실제 소독 장비를 다뤄볼 기회를 제공하고, 수료 후에는 구직상담, 구인정보 제공, 사후관리를 통해 시니어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한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희유 센터장은 “㈔한국방역협회의 전문성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어르신 구직자가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며 “서울시고령자취업알선센터와 연계하여 방역전문가를 양성하고 어르신 구직자 일자리 시장을 확대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방역협회 홍원수 회장은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와의 협약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방역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국에 부족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자 한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양 기관이 협력하여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훈련 참여를 희망하는 구직자는 전화 또는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홈페이지 교육신청 게시판을 통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훈련 일정은 코로나19 확산방지 및 예방조치로 변경될 수 있다.
‘네 신랑 아직도 직장 다니느냐? 요즘 젊은 애들도 취직 못 해 난리인데 정말 너 남편 대단하다.’
아내가 친구에게서 들었다는 그 말을 전해 들으면 어깨가 으쓱해진다.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예순을 넘어 정년퇴직하고 새로운 직장을 잡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첫째의 걸림돌이 건강이다. 공장이나 아파트를 짓는 건설현장에서 인력 부족이라 하면서도 나이 든 사람을 꺼린다. 기술력 때문에 꼭 필요한 사람도 병원 의사가 발행한 ‘일을 시켜도 좋다’는 건강진단서를 요구한다.
건강이라고 하면 ‘아놀드 슈워제네거나 실베스터 스탤론’처럼 근육질의 몸매를 떠올리지만 노동력이 있어야 하는 건설 현장마저도 힘든 일을 하려는 근육질의 몸은 필요 없다. 땅을 파는 삽질은 '포클레인(Poclain)‘이라는, 기계가 한다. 철근 같은 무거운 물건을 높은 곳에 올리려면 사람이 보는 것이 아니라 타워 크레인( tower crane)이 머리 위를 빙빙 돌면서 금방 해치운다. 힘든 일은 대부분 기계가 해치우니 경험 많고 노련한 나이 든 사람이 환영받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시니어의 약점은 파워가 아니라 사실 민첩성이다. 건설현장에서도 힘이 부족한 게 아니라 순발력에서 젊은이에게 밀린다. 잘 넘어지고 순간적인 판단력이 둔하고 위험에 대처하는 안전에 문제가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안전이다. 공사현장에는 크고 작은 위험이 새벽 안개처럼 스멀스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좁은 철근 위를 걸어야 한다. 발에 걸리는 장애물도 많고 갑자기 옆에서 돌발흉기도 튀어나온다. 귀가 어둡지 않아야 작은 위험한 소리(예: 가스가 새는 소리, 불타는 소리 기계의 파열음 등)를 듣는다. 순간 집중시력이 좋아야 넘어질 것 같은 물체를 볼 수 있고 튀어나온 못이나 삐딱한 받침대 등 위험인자를 발견하여 몸을 틀어 피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지혜는 늘지만 오감은 떨어진다. 한마디로 몸이 둔해진다. 필자가 오래 했고 즐기는 테니스라는 운동도 구력(球歷)이라는 연륜이 있다. 상대의 약점을 빨리 간파하고 효과적인 공격에 구력이 작용하지만 상대의 빠른 공에는 발걸음이 느려 속수무책이거나 설령 공을 쫓아갔다 하더라도 마지막에 몸을 돌려 공을 받아칠 균형 감각이 떨어져 실수한다. 인정하기 싫지만 젊은 사람들보다 민첩성이나 순발력이 늦음은 고백한다. 속도감이 있는 운동경기에서 승부에 지는 가장 큰 이유는 힘이 아니라 순발력과 민첩성에 있다.
나이 들어도 현역으로 오래 근무하기 위해서는 헬스장에서 파워를 기르는 것 못지않게 청력과 시력 등 오감을 제대로 유지하기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눈감고 한쪽 발로 오래 서기. 호각소리에 빨리 반응해서 몸 틀어보기, 작은 소리를 들으려 청력 집중해보기, 눈동자 굴리고 일정 지점에 시선집중하기, 입 안에 있는 음식 맛을 느끼고 맞춰보기를 해보면 작음 몸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모 방송사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보폭 넓혀 걷기’가 방영되었다. 나이가 들면 걷기가 어려워지면서 자연히 균형을 잡기 위해 보폭은 좁아진다. 평소의 보폭보다 10cm 넓히는 걸음을 걸으면 근육이 활성화되고 균형 감각도 좋아진다. 평소 균형감각과 민첩성을 위해 자기만의 운동법을 개발해서 그런 운동을 해보자. 보폭을 넓히고 빨리 걷는 습관이 필요하다.
평생 살면서 가질 수 있는 직업이 몇 가지나 될까? . 흔히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 어떤 일을 했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첫 직장에서 시작한 일이 두 번째 일로 이어지고 다시 세 번째로 이어진다. 그래서 옛말 틀리지 않는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큰 항공사에서 일하다 적성을 찾아 연관 기업인 여행사로 이직했다. 마침 이곳이 대규모로 여행 상품을 밀어내던 곳이 아니라 소그룹 맞춤 여행을 전문으로 하던 곳이었다. 이곳에서 여행업의 기본과 고객과의 관계까지 알토란같이 배우며 즐거웠다. 육아로 공백기를 가졌던 6년이 지난 후, 다시 재취업을 거친 끝에 마침내 2008년에 창업했다.
현재 본업은 여행 카운셀러(?), 트래블 카페 오너(?), 여기에 여행작가 협동조합 설립에 여행작가들의 출판물 발간까지 계획하는 콘텐츠 생산자다. 메종 인디아 인도 여행 책방 전윤희 대표를 만났다. 아마 전윤희 대표의 다음 번 전업 혹은 창업 명함은 작가 아닐까 싶다. 하여간 재미있다. 그녀의 창업 스토리를 살펴본다.
전윤희 대표는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당시 여성들에게 선망의 직업이던 항공사 승무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전 대표는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비행기를 타고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직업은 뭔가 생산적인 일이 아니라 내가 소비된다는 느낌이 들었단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던 직장을 그렇게 2년 만에 그만두고 나왔다.
전 대표가 항공사에서 일하던 90년대 중반에는 한국에서 해외여행 붐이 폭발적으로 일어났던 때다. 전 대표는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앞으로는 한국에서 해외여행이 급증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자 항공사를 그만두고 여행사를 찾아갔다. 그것도 흔히 말하는 대규모 회사가 아니라 신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었다. 지금은 없어진 씨에 프랑스란 여행사에서 유럽과 북미, 남미, 아시아, 일본 전 세계 여행상품 중 맞춤 여행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여행사 일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는 전 대표는 한창 여행 카운셀링 일에 빠져있을 때 결혼과 육아로 약 6년 정도 가정에서 아이 키우기에 전념하며 자연스럽게 여행과 멀어지게 됐다. 아이가 유치원 들어갈 때까지 6년의 기간은 인생에서 힘들었던 기간. 아이가 유치원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되자 부지런히 일할 곳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경단녀(?)의 재취업이 쉽지는 않았다고. 다행히 여행업은 전문직 여성에게 문호가 열려있는 편이라 6년 전의 경력으로 다시 ‘블루 하와이’라는 하와이 전문 맞춤여행사에 재취업했다.
첫 창업의 계기가 특별한 것이 있었나?
아이들을 키우다 재취업한 후 4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다. 여행사의 특성상, 고객과의 밀접한 관계가 중요한데 아무래도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다 보면 뭔가 수익이나 이런 개념이 자꾸 들어가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나도 해주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더라. 나만이 서비스할 수 있는 그런 특별한 여행 상품을 만들고 싶었다. 여행 코스와 일정 등을 잘 만드는 것도 일종의 상품 생산이다. 특히 여행은 콘텐츠의 질이 매우 중요한데 여행상품을 좀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자꾸 커지고… 그러면서 내가 직접 해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행사와 북 카페는 어떤 콘셉트로 함께 운영하는 건지?
여행하다 보니 결국 여행이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사는 일상의 공간이 아니라 낯선 곳에서 만나는 사람에 대한 관계였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좀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트래블 카페를 하게 됐다.
처음 창업했던 길 투어리즘은 꽤 운영이 잘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9년을 운영했다. 사무실도 두 곳이나 두고 카페까지 정말 9년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살았다. 그러다 보니 완전 내 몸과 영혼이 소진했더라.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더 이상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창업을 했을 때만 해도 내가 굉장히 목표지향 주의적인 인간형이라고 생각했다. 사업도 잘됐고 고객들 만족도가 높아서 평판도 좋았다. 근데 그것도 어느 한계가 있지… 어느 순간 사람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일들이 닥쳐오자 임계점을 넘어 내가 폭발 직전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매각을 하게 됐다.
다시 창업한 게 이제는 인도 여행상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다. 규모가 줄었다.
아! 그러고 보니 나는 계속 사이즈가 줄어들고 있네. 대기업 항공사에서 중소기업 여행사, 소규모 자영업…. 근데 그중에서도 인도 여행 상품만 취급하고 있으니… 하지만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사실 메종 인디아는 이전에 운영하던 회사에서 홈페이지 정도만 만들어서 갖고 있던 것이었다. 회사를 매각하면서 아예 이 홈페이지도 정리하려던 것인데…. 같이 일하던 직원에게 그냥 넘겨주면서 해보라고 권유했더니 겁이 난다며 못하겠다고 하더라.
이왕 만들어놓은 홈페이지니 그냥 두자 하는 마음으로 오픈해 놓고 있던 것이었다. 일 년을 쉬는 동안 그냥 휴식 겸 인도와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며 인도에 대해 더 많은 애정을 느끼게 됐다. 인도의 관광 자연만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홍차, 영화, 음악, 그리고 그들의 출판물까지 접하게 되면서 좀 더 전문적으로 인도를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메종 인디아, 인도 여행서점(책방)을 열어보자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여행사나 서점은 아닌 것 같다. 구체적인 운영 방향은?
무엇보다 콘텐츠 생산에 비중을 든 책방이다. 말처럼 인도 여행서점이다. 지금은 인도 여행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행 인문학으로 콘셉트를 넓혀서 책을 갖추고 있다. 관련 서적을 약 400여 권 비치해 도서관의 기능과 책방의 기능을 겸하고 있다.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서점 한 벽면 액자에 붙은 글귀가 떠올라 물어봤다. 저희가 필사 여행 모임을 하는데 그곳에서 저희 고객분이 캘리그라피로 써서 주신 말씀이다. 우리 책방에 딱 맞는 것 같아 벽에 걸어놓고 있는데 볼 때마다 행복하다.
단순히 음료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이곳에서는 매주 다양한 소모임이 열린다.
예를 들면 고전 읽기 책모임인 ‘명작클럽’, 읽고 있는 책이나 읽고 싶은 책을 손으로 써나가는 ‘필사 여행’, 요즘 유행하는 여행 드로잉을 배울 수 있는 ‘드로잉 클래스’, 할리우드에 견주어 발리우드로 불리는 인도 영화 감상 클래스, 한 달에 한 번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치유 타로’ 시간을 마련해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이렇게 콘텐츠를 건전하게 소비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여행을 기획하고 또 떠난다. 그 과정에서 충분히 공부하고 탐구하면서 여행을 다녀오면 만족도도 훨씬 높아지고 끈끈해져서 또 다른 공간을 연구하고 떠나게 된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생산된 콘텐츠를 보다 의미 있게 묶어내고 전시하고 그런 일로 발전해나가려고 한다.
그래서 올해에는 좀 더 콘텐츠 생산을 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신경을 많이 쏟을 예정이다. 여행서점에서 작가와의 대화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여행기를 책으로 묶는다든지… 보다 의미 있는 작업을 기획하고 있어 요즘 다시 일하는 것이 행복해지고 있다. 여러 가지 쏟아지는 아이디어를 마구마구 실행해볼 참이다.
코로나로 여행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그러잖아도 타격이 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코로나가 안정돼도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근데 또 우연히 최근 인도에서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문의가 심심찮게 들어온다. 인도의 상류층에서 특히 한국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유학이나 무역 등의 문의가 높아진다. 뭔가 내가 지금까지 했던 아웃바운드에서 인 바운드 여행으로 다른 분야를 개척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음… 내가 사업하는 게 지긋지긋해져서 완전히 매각하고 일 년을 쉴 때였다. 물론 일 년이라는 휴식이 충분하지는 못했지만 간혹 고객분들이 자꾸 다시 여행 사업을 안 할 것이냐고 물어볼 때마다 내게 자문한 것이 있다. 내가 어떤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하면 첫째,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인가? 둘째, 내가 하고 싶은가? 셋째, 그 일이 나를 필요로 하는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뭔가 생산해내는 즐거움이 있어야 했다. 다행히 일을 열심히 해서 그간 비축해두었던 자금도 좀 있었고 이제부터는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그걸로 의미 있는 일을 해나가고 싶다.
물론 메종 인디아만으로 운영하는 데는 현재는 부족하다. 두 달에 한 번씩 10여 명 내외의 인도 맞춤 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뜻밖에 인도가 MICE 산업도 발전해있고 다양한 콘퍼런스도 많아서 이런 수요도 꾸준한 편이다.
지금 이렇게 콘텐츠를 차곡차곡 생산해나가면서 비로소 푹 쉬면서 힐링 된다는 느낌이 든다. 이래서 카페가 정말 살롱문화의 정수라고 하는 것 같다. 사람들 만나면서 관계도 깊어지고 인생도 깊어지는 느낌이다.
‘메종 인디아’
창업 시기: 2017년 5월
제품 및 서비스: 커피, 인도 홍차, 여행 서적 및 여행 상품, 소규모 모임 공간 대여
점포 면적: 11평
입지 조건: 서초구 방배로23길 31-43 메종 인디아 1층 (바로 옆에 방배동 공영 주차장)
‘아빠 오늘부터 출근한다.’
‘재취업 축하해요! 안녕히 다녀오세요.’
집안 식구들의 대답을 귓전으로 흘리며 쾅! 하고 현관문을 닫고 쿵쾅쿵쾅 힘 있게 내딛는 구둣발자국 소리를 내보는 것이 재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퇴직한 시니어의 속마음이다. 기술을 갖고 있으면 평생직장은 없지만 평생직업인으로 살 수 있다. 기술이 있다는 증명이 기술 자격증이다. 그러나 그 기술은 현장에 기반을 둔 최신기술이어야 한다. 해마다 기술자격자는 변화된 기술에 대한 교육을 받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기술 자격증을 직접 활용하지 않는 즉 장롱 자격증에 대해서는 교육의 의무가 정지된다. 기술계에서 오래 떠나있으면 기술능력은 퇴보한다.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이미 지난 기술은 더 이상 기술이 아니다.
서울 광장동에 사는 김성수(65세,가명) 씨는 공대를 나오고 30년간 대기업에서 마지막에는 임원으로 승진까지 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술자격인 기술사 자격을 30대 초반에 취득할 만큼 젊어서는 기술력이 탄탄했다. 그는 점점 승진하여 수백 명의 부하직원을 거느리며 그들의 보직 배치와 승진의 전권은 김성수 씨 손에 있었다. 점점 기술자면서 기술 현장과는 멀어져갔고 회사의 경영진의 한사람으로 변해있었다. 그는 사람 관리능력은 향상했겠지만 기술력은 정체된 아니 퇴보한 오늘의 기술현장을 모르는 옛날기술자에 불과했다.
김성수 씨는 퇴직하면 이곳저곳에서 스카웃 제의를 해 올 것으로 믿었다. 최악으로 급여만 반 토막으로 줄인다면 일할 곳은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퇴직하자 그를 부르는 전화벨은 별로 울리지 않았다. 대기업체는 나이제한에 걸렸다. 소규모업체는 북치고 장고치고 일인다역을 소화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그는 너무 커버렸다. 자랄 때로 다 자란 큰 나무를 이식해서 자기 정원에 심으려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기술사라는 자격증의 힘으로 중소업체에 기술고문으로 취업했다. 일감을 수주해 오는 일도 그가 해야 할 일이었다. 영업능력은 인맥이 중요한데 그가 알고 있는 인맥은 이미 은퇴를 하고 다른 자리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일감을 그에게 줄 이유는 없었다. 밑에 직원들이 만들어준 보고서를 검토하고 결재를 오래 해왔기 때문에 그 스스로는 아래한글 정도만 해봤지 액셀이나 워드, 파워포인트 등 문서 생산능력이 부족했다. 남들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된 문서를 만들지 못했다. 현장의 기술도 변화되고 향상되어 그가 하는 말은 옛날이야기처럼 허공을 맴돌았다. 결국 스스로 자격지심에 사표를 던지고 말았다. 현장에서 너무 멀리 떠나버린 무늬만 고급기술자로 현장에서 환영받지 못한 일반적 사례에 불과 하다.
기술자로서 재취업에 성공하려면 현장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의과대 교수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환자를 직접 대면하고 수술실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로 대접받는다. 김성수 씨는 기술직이면서도 현장을 잊고 사무실에서만 앉아 부하 직원들의 인사관리만 해 왔기에 현장 기술력은 옛날기술자에서 머무르고 만 것이다. 영국인이면서 30여 년간 한국에 산 어떤 분이 웃으면서 한국에 와서 한국말만 했더니 영어를 잊어버렸다고 영국 사람임에도 영어 배우러 영어학원에 다녀야겠다는 말을 했다. 모국어도 오래 쓰지 않으면 점점 잊어버리는데 변화하는 현장을 잊어버린 기술은 환영받지 못한다.
세상에 변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기술도 변화하고 진화한다. 현장에 있었던 기술자는 건강만 하다면 재취업에 별 어려움이 없다. 현장을 떠나 오랜 시간 사무실에서 행정업무만 다루던 사람은 서류상 경력으로 인정받아 스펙은 화려해도 면접에서 낙방을 한다. 옛날 기술만 알고 있는 옛날 기술자는 현재로는 기술자가 아니다. 현재에 살면서 옛날 이야기하는 사람을 아무도 채용하려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회사에서 승진이 되어 직접 현장 업무를 하지 않게 된다면 도서관에서 책을 통해서도 신기술을 늘 새롭게 익혀야 한다.
은퇴한 시니어도 젊은 세대처럼 돈을 번다. 만족스런 일자리에 재취업한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자산투자로 매달 고정수입을 올리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안정을 추구하던 이들의 투자 성향도 공격적인 태세로 전환됐다. 활기찬 투자 성향은 이제 젊은 세대 못지않다.
소득 창출의 대표적인 방법은 ‘일자리’다. 노동활동은 급여라는 현금과 교환되고 이 돈은 소비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은퇴 후 고정수입이 사라지면 노후를 고민하는 시니어가 늘어날 것이다. 그동안 노후준비에 충실했다면 고민을 덜 수 있겠지만, 그래도 100세 시대를 풍요롭게 보내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공격적인 투자
은퇴 이후에 직장을 구하는 ‘시니어 취준생’이 늘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눈에 띄는 건 자신에게 투자하고 자격증을 얻어 일자리를 찾는 시니어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자기계발을 통해 취업을 준비하는 모습이 젊은 세대와 흡사하다. 그동안 관심이 많았지만 먹고사느라 평생 미뤄온 일에 뛰어드는 도전정신도 돋보인다.
하지만 은퇴 후 일을 하는 건 또 한 번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지만, 재취업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자신에게 투자하는 건 젊은 세대와 닮았으나 나이에 따른 한계를 넘어서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래도 열정만큼은 젊은 세대 못지않다. 체력은 달리지만 도전하고 성취하려는 의지는 넘친다. 금융투자시장에 뛰어들어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중위험·중수익 이상의 금융상품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들의 과감함은 젊은 세대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공격적인 성향이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금융상품에 투자해 주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시니어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들의 투자는 과거에 비해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게 특징인데 그 이유는 초저금리 시대의 영향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중위험·중수익’으로 간 투자 성향
초저금리 시대를 넘어 마이너스금리 시대가 멀지 않았다. 이제 은행에 돈을 맡기면 보관료를 내야 하고, 돈을 빌린 사람은 그보다 적은 돈을 갚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전 세계 거래 국채의 3분의 1이 마이너스 금리다. 자산을 늘리기는커녕 지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시대에 은퇴를 한 시니어라면 과연 은행의 예·적금으로 만족스런 노후를 설계할 수 있을까. 시니어들의 투자 성향이 공격적으로 바뀐 배경이다.
과거에는 원금을 잃어버리지 않는 안전 투자가 노후 대비의 밑바탕이었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고개를 젓는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연금만으로 희망하는 노후를 충족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이에 시니어들은 노후를 대비해 모아둔 금융자산을 활용해 지속적인 소득을 낼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상품 투자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100세시대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THE100리포트’를 살펴보면 시니어들은 가격변동에 따른 자본손익보다 이자, 배당 등으로 구성되는 인컴(income)에 주목한다. 금융에서 인컴이란 매매와 상관없이 자산을 보유하는 동안 꾸준히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익으로 채권 이자, 주식 배당, 부동산 임대수익 등이 해당된다. 인컴자산은 다른 위험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편이지만, 원금손실의 리스크가 있는 ‘중위험·중수익’으로 분류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펀드에 5억 원을 투자한 A(66세) 씨는 3개월마다 600만 원가량의 배당금을 받고 있다. 해당 펀드는 5년 만기 상품으로 4~6%의 배당수익률을 자랑한다. 또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B(63세) 씨는 지수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내리긴 하지만 통상 매달 3~4%의 이자를 받는다. 3억 원을 투자한 B씨의 배당금은 월 100만 원 정도다.
해외 고배당주도 체크해볼 만하다. 최근 블룸버그가 분석한 주요 국가의 배당수익률은 러시아(6.6%), 호주(5.6%), 영국(4.3%), 대만(4.1%), 홍콩(3.7%), 스웨덴(3.6%), 싱가포르(3.6%), 프랑스(3.0%), 독일(3.0%), 중국(2.9%), 일본(2.2%)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1%다.
인컴투자는 현재의 금융투자 환경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절한 투자전략이다. 은퇴 후 자산관리 관점에서도 좋은 투자전략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은퇴자산을 활용한 투자는 크게 손실을 보면 복구할 수 있는 시간과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인컴자산의 종류와 특징
대표적인 인컴자산은 채권이다. 채권은 발행 시점부터 앞으로 받게 될 이자와 원금이 확정돼 미래의 현금흐름을 예측하기 쉽다. 일정 수준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기대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자라면 신흥국 국채, 하이일드 채권 등이 적합하다. 반대로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투자자는 선진국 국채, 투자등급 회사채 등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이 좋다.
주식도 꾸준히 발생하는 수익인 배당이 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이지만 몇 년 사이 배당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아지면서 ‘고배당주’가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고배당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내 주식의 배당수익률은 주요 국가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이다. 반면 글로벌 고배당주는 더 많은 인컴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부동산이나 인프라 시설 등 대체투자자산을 통해서도 인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자산을 보유하는 동안 계속 얻을 수 있는 부동산 임대수익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임대수익은 개인이 직접 투자해 얻을 수 있고, 부동산 펀드나 리츠(REITs)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활용하면 소액으로도 가능하다. 리츠는 주식시장에서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총 9회에 걸쳐 알아봤다. 이번 호에는 연재 마지막 순서로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인기·유망 분야에 대해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9년 6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간한 국가기술자격 통계 연보에 따르면, 국가기술자격의 응시자와 취득자는 매년 늘고 있다. 중장년층 역시 제2직업을 위한 스펙 마련을 위해 다양한 자격증에 도전하는 추세다. 2018년 기준 50대 자격증 취득자 수는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60세 이상의 경우 무려 30%가 증가하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취업 지원 누리집 워크넷 기준 자격증과 관련된 구인 건수는 28만1675건(23.8%)으로 4건 중 1건가량은 채용 시 자격증을 요구하거나 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구인 건수가 많은 자격이 대체로 취득자도 많은 상황이다. 이를 토대로 고용노동부는 취업이 잘되는 자격 10선(구인 공고가 많은 자격 기준)을 [표1]과 같이 발표했다.
구인 공고와 별개로 2018년 기준 자격 취득 현황을 보면 30대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지게차운전기능사 취득이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더라도 50세 이상의 취득 종목 1위는 지게차운전기능사였다. 한식조리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등은 그 뒤를 이었다.
PART1. 국가공인자격
상위를 차지한 자격에 해당하는 업종들의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자격증 취득자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앞서 소개한 목록에는 없지만 근래 들어 주목받는 국가공인자격 중에는 ‘드론(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교통안전공단)가 있다. 올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미래가 온다 새로운 직업이 뜬다’와 ‘4차 산업혁명 시대 내 직업 찾기’ 등에서도 드론전문가는 유망 직업으로 손꼽혔다. 단순히 촬영 도구의 일부가 아닌 재난 현장에서 사람을 수색하거나, 먼 섬에 택배를 보내고, 논밭에 비료를 뿌리는 등 다양한 업무에 접목이 가능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드론 자격 취득자, 드론 장치신고 건수, 사용자 업체 수 등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그 활용 범위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자격증 돋보기] 드론전문가가 하는 일은?
크게 드론조종사와 드론개발자로 구분한다. 드론조종사는 드론에 부착된 촬영 장비를 조작해 항공 촬영 및 측량, 농약 살포, 택배, 군사용 무인기 조종 등의 업무를 맡는다. 드론체험교실 등 관련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드론개발자는 새로운 드론을 개발하거나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에 힘쓴다. 군사, 촬영, 스포츠, 관측, 정보통신, 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응용 장치를 개발한다.
2018년 각종 자격증 취득 현황에서 1순위를 기록한 지게차운전기능사의 경우 전체 취득자 3만6441명 중 남성이 3만5819명으로 98%를 차지했다. 그에 반해 여성의 경우 상위 5개 종목 중 1위 한식조리기능사를 제외한 4개 종목이 모두 미용사 자격이었다(미용사 일반, 네일, 피부, 메이크업 순). 물론 두 자격증 모두 젊은 층이 주를 이루지만, 제2직업이나 창업을 위해 관심을 두는 중장년도 적지 않다. 다만, 합격률이 높지 않은 편이고, 실기가 중요한 분야인 만큼 기술을 익히고 실전에서 발휘하기까지는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3D 프린터 관련 자격에 주목하라
지게차운전기능사나 미용사의 경우 오랜 세월 익히 알려진 자격이라면, 드론처럼 새롭게 뜨는 자격이 있다. 바로 3D프린터운용기능사다. 3D 프린팅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제조, 건설, 의료, 로봇,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모형 제작이나, 부품과 제품을 만들기 위해 3D 프린터를 사용하며 응용 분야가 확대됐다. 이에 관련 제조업체나 콘텐츠 사업도 많아졌고, 3D 프린터 산업 시장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세계 각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3D 프린터 산업 육성과 전문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며, 2018년부터 3D 프린터 관련 자격증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1회 시험 결과만 놓고 보면 아직 중장년에겐 자격증 취득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전도유망한 분야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PART2. 민간자격
과거에 비해 기술이 발달하면서 매해 새로운 직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과거 유망했던 직업들은 하나둘 퇴보하거나 사라지고, 관련 분야에 종사했던 중장년들은 더 이상 경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이에 자신의 커리어에 접목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자 다양한 민간자격을 준비하는 이가 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간한 ‘미래가 온다 새로운 직업이 뜬다’를 살펴보면 신체 건강을 넘어서 정신과 마음 건강까지 살피는 직업들이 눈에 띈다. 웰빙, 힐링,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반영된 결과다. 모바일건강관리코치, 음악치료사, 식생활지도사, 라이프코치, 수면컨설턴트, 자살예방상담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중장년의 경우 직업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취미 또는 자신의 심신 건강을 위해 이러한 자격증에 도전하는 이가 많다. 그 밖에도 애견산책도우미, 김치소믈리에, 유품정리사, 조부모-손자녀 유대관계 전문가, 층간소음관리자, 디지털장의사 등이 새로운 직업으로 소개됐다. 이들 직업에 도전하려면 관련 민간자격을 찾아보게 되는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홈페이지 민간자격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치면 수많은 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들이 나온다. 이 중 취득을 목적으로 한 자격을 고를 때 다음 사항을 확인해보면 좋다.
민간자격 취득 시 꼭 확인할 사항
첫째, 민간자격의 등록 여부와 공인 여부, 광고에 나온 문의처가 해당 자격을 등록한 업체와 동일한지 확인하기.
둘째, 검정료 외 교재비나 수강료가 있는지, 취득 이후 별도의 등록비나 회비 등을 요구하지 않는지, 변심 또는 불만 등의 이유로도 환불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셋째, 광고 내용과 같이 실제 자격이 활용되고 있는지 본인이 취업하려는 곳에 직접 문의해 확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