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물 설명서]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휴가’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산책 삼아 울긋불긋 단풍진 숲속을 거닐거나 서재에서 여유롭게 책 읽는 시간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뙤약볕 아래에서의 골프 라운딩, 땀 흘리며 오르는 등산길을 그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스포츠케이션’을 떠난 MZ세대다.
쉴 때도 운동할래요
스포츠케이션은 스포츠(Sports)에 휴가(Vacation)를 더한 신조어다. 휴가지에서 운동이나 액티비티 활동을 즐기는 경우는 과거에도 많았지만 스포츠케이션에 포함되지 않는다. 스포츠케이션은 휴가보다 운동을 우선시하며, 운동을 위해 휴가지와 숙소를 선택하고 일정, 예산까지 모두 운동에 맞춰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순한 휴식보다 액티비티나 스포츠를 위한 휴가를 즐기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이 지난 6월 MZ세대 4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휴가지에서 ‘액티비티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이는 무려 72.4%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28.8%가 휴가 계획을 세울 때 ‘액티비티 등 즐길거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스포츠케이션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팬데믹이 있다. 해외여행을 갈 수 없고, 여럿이 모이기 어려워서다. 실제로도 골프와 헬스, 등산, 자전거 타기 등 혼자나 적은 인문이 즐기는 스포츠 종목이 인기다.
여기에 MZ세대만의 특징이 더해져 스포츠케이션이 탄생했다. 건강과 자기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세대적 특성이 휴가와 맞닿은 것. 이들은 무기력해지기 쉬운 코로나 시국에도 자신만의 운동 습관을 만들고 공유하는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의 줄임말), 이른 아침 일어나 운동하는 ‘미라클 모닝’을 유행시킨 주역이다.
호텔업계는 ‘호트’(호텔+트레이닝의 신조어)로 화답했다. 호텔 투숙객은 요가, PT, 필라테스, 농구, 카트 라이딩 등의 운동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올여름 호캉스를 다녀온 A씨(26)는 “휴가 기간에 매일 호텔 내 헬스장을 이용했는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MZ세대의 휴가를 책임지다
골프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MZ세대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은 운동인 골프로 눈을 돌린 것이다. 오상엽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4050세대의 전유물이던 골프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시니어의 고급 사교장이나 다름없던 골프장을 ‘핫플’(핫 플레이스)로 만들었다. 사업이나 친목 도모를 위해 골프를 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건강을 위해 몸을 움직이는 ‘운동’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 골프웨어와 아이템으로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며 즐긴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또한 골프장에서의 일상뿐 아니라 휴가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나 유튜브 브이로그로 공유 한다. 실제로 ‘#골린이’ 해시태그는 인스타그램에만 9월 기준 53만7000건이 등록됐다.
골린이(골프+어린이의 신조어)들은 골프 여행을 휴가 방식으로 선택했다. 운동하면서 멋진 풍경을 즐기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킬 수 있어서다. 인천 영종도, 남해, 거제도 등 골프장이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어 휴가지의 선택 폭이 넓은 점도 매력적이다. 이동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 골프 펜션’까지 등장 했다. 이승찬 아체로 빌라&골프 대표는 “장년층 고객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이 펜션을 찾고 있다”며 “1997년생 고객이 친구들과 방문하거나, 젊은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호텔들도 자체 스크린 골프 시설 이용권이나 골프용품 등을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다른 5060세대 전유물인 등산에도 스포츠케이션 바람이 불고 있다. MZ세대 등산객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롯데백화점 올해 상반기 아웃도어 상품 매출에서 2030세대 고객의 매출 신장률이 31%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에 ‘#등린이’ 해시태그가 23만7000개나 등록됐다는 사실 또한 인기를 입증한다.
등린이(등산+어린이의 신조어)들은 주말과 휴가철을 가리지 않고 산에 오른다. 산악회 대신 등산 크루나 등산클럽을 꾸리고 게임하듯 ‘명산 100 챌린지’에 참여해 배지를 모은다. 등산 후 기록을 인증하고 공유하는 것은 물론, SNS 해시태그나 등산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다녀온 등산 코스, 주변 맛집 등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주고받기도 한다. 비닐봉투를 챙겨 쓰레기를 줍는 ‘클린 산행’으로 건강, 휴식, 환경까지 챙기는 ‘일석삼조’ 효과도 누린다. 등산 콘텐츠 크리에이터 조초록은 “거들떠도 안 보던 산을 올여름엔 10번이나 갔다”며 “MZ세대에게 등산은 체력도 기르고 ‘인생샷’을 건질 수 있어 매력적인 취미”라고 말했다.
스포츠케이션은 ‘요즘 젊은 애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장년층 건강관리에서 운동의 중요성은 말하기도 입 아픈 수준이다. 재밌게 건강관리를 하고 싶거나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마냥 누워 있기 질린다면, 올가을 등린이 아들, 골린이 딸과 함께 스포츠케이션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하늘길이 막히고, 해외여행이 위축됐다. 이에 호텔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부대시설을 이용하는 ‘호캉스족’이 늘고 있다. 장기간 누적된 여행 욕구를 개별 공간이 보장되는 호텔에서 푸는 문화가 확산한 셈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명절 연휴조차 고향에 내려가기보다 호캉스로 시간을 보냈다. 여행 플랫폼 야놀자가 이번 추석 연휴(9월 18일~22일, 총 5일)의 국내 여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호텔 이용률이 전년 연휴 대비 40.7% 증가해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이에 발맞춰 호텔업계는 다양한 패키지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실버 호캉스' 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은 가을을 맞아 11만2400여㎡(약 3만4000평) 숲속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도심 라운딩 앤 호캉스’ 패키지를 출시했다. 라운드와 호캉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데다 골프클럽 짐맥클린 골프스쿨 프로에게 개별 레슨을 받은 후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골프는 비거리 300야드, 3개 층 75타석의 완전 자동 티업 시스템을 갖춘 실외 연습장(90분)과 호수와 그린이 펼쳐진 파3 골프장 중 선택 가능하며 11월 30일까지 운영된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필름 카메라로 추억을 남기고 고품질의 LP 음악을 감상하며 아날로그 감성의 호캉스를 즐길 수 있는 ‘폴 인 레코드’ 패키지를 내놨다. ‘레코드(Record)’의 중의적 의미인 기록과 음악이라는 두 가지 테마를 담아 중장년층에게 추억을 선사한다는 설명이다. 패키지 이용객에게 객실 타입에 따라 흑백 필름 카메라와 LP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턴테이블이 제공된다. 오는 11월 21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콘래드 서울은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실버 럭셔리(Silver Luxury)’ 패키지를 선보였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톰 크루즈 등 할리우드 연예인이 다녀간 펜트하우스와 스위트룸에서 숙박하며 서울 야경을 즐길 수 있다. 객실에는 뵈브 클리코 샴페인 1병, 콘래드 서울 타워 모양을 모티프로 하여 만든 시그니처 디저트 타워가 마련돼 있으며 세단 차량 픽업 서비스도 있다. 11월 29일까지 예약 가능하며, 투숙은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가능하다.
건강검진과 호캉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패키지도 있다. 부산미래IFC검진센터는 지난 5월 같은 건물의 아바니센트럴부산호텔에서 숙박하며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HO캉스! 프리미엄 숙박검진 패키지’를 선보였다. 숙박 검진을 통해 검진 전 금식, 식이 조절, 약 복용 등 주의사항을 제대로 지키고 건강 상태를 정확히 체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김대훈 부산미래IFC검진사업부 지원팀장은 “오픈 이벤트로 진행했었던 숙박검진 패키지는 젊은 층보다 중장년층 고객이 비교적 많았다”며 “호텔과 센터가 같은 건물이라 이동이 용이함은 물론이고, 대장내시경을 진행하는 경우 검진 전 금식이나 약 복용 등을 집보다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패키지 진행에 대해서는 “현재 VIP 검진 항목에 한정해 조식을 포함한 숙박권이 포함돼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어르신 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공공·민간분야 일자리 10만 개를 발굴한다고 발표했지만, 취재결과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 가능 여부가 모호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내 65세 이상 인구는 157만 3000명으로 서울시 전체 인구(955만 8000명)의 16.5%를 차지하는 가운데, 어르신 복지 종합계획은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방책이다.
우선 서울시는 공공분야 일자리 중에서 선호도가 높고 전문성이 강한 투자출연기관의 직무를 발굴하는 ‘시니어인턴제’를 도입해 2025년까지 총 310명을 선발한다. 50플러스재단은 “발굴하고 협의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는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한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와 별도로 공공‧민간 일자리를 연계하는 ‘서울시 어르신일자리지원센터’를 2025년까지 설립해 노인들의 구직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생이모작지원과는 “시니어클럽 등 각 자치구를 중심으로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자리에 대한 정보가 통합돼있지 않고 각개 전투식으로 진행 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기관과 기관의 역할을 연계하고 정보를 공유해 어르신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라고 사업의 취지를 밝혔다.
향후 향방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며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내년에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타당성 조사의 결과에 따라 2023년부터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시행 중인 각 기관과 협의하는 등 사업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밀레니얼 사이에서 욜로(YOLO)와 플렉스(Flex)는 저물고, 요즘엔 리추얼(Ritual)이 대세다. 리추얼은 미라클 모닝, 하루에 물 2L 마시기 등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소소한 루틴을 말한다. 무의식적인 습관과 달리 의지와 지속성이 필요한 활동이다. 이러한 현상을 짚어보고 시니어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리추얼 라이프를 소개한다.
최근 리추얼은 MZ세대에게 중요한 삶의 패턴이 됐다. 신한카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리추얼 플랫폼 이용자의 약 90%가 20·30대이며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리추얼 플랫폼 이용 건수는 평균 21% 증가했다. 리추얼은 습관과 달리 의도적인 행위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는 건 무의식적인 습관이지만,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를 계획하는 것은 리추얼이다. 허두영 데이비드 스톤 대표는 “리추얼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면 하나의 루틴이 되며, 루틴이 축적되면 좋은 습관이 형성된다”라고 말했다.
소확성과 공유 문화
직장인 김밀리(27) 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리추얼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실제로 평균 기상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서, 산책 후 아침 식사를 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지인들끼리 습관 모임을 만들어 단체 카톡방에 루틴 인증샷을 남긴다. 저녁에는 리추얼 플랫폼을 활용해 이브닝 요가를 하고, 하루를 정리하며 글을 쓰고 있다.
MZ세대의 리추얼은 소소하되 다양하다. 거창한 목표 대신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 즉 소확성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미라클 모닝이라고 해서 아침부터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눈뜨자마자 이불 개기, 비타민 챙겨 먹기, 책상 앞에 앉아서 창밖 보기 등 사소한 일이라도 규칙과 순서만 있으면 된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 관계자는 “밀레니얼은 변함없는 루틴을 통해 일상을 유지하고, 거창한 목표보다는 사소한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여 만족감을 얻는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의 특징 중 하나는 공유 문화다. #주말루틴, #저녁루틴, #미라클모닝 등 인스타그램의 각종 해시태그를 눌러보면 매일 자신의 리추얼을 인증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챌린지 ◯◯일 차와 같이 도전하고 있는 챌린지의 상태를 기록하고 다른 이들과 공유한다. 예를 들어 나이키런 클럽 챌린지의 경우 시간과 거리가 표시되는 나이키런 클럽 앱 사진을 SNS상에 게시해 인증과 동시에 결과를 남들과 공유한다.
또한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리추얼을 위해 매월 약 6만8000원 정도의 금액을 낼 수 있다고 답했다. 꾸준한 동기 부여를 위해 일정 금액을 먼저 내고 루틴을 실천하면 리워드로 돌려주는 앱을 이용하거나, 루틴 전문가로부터 피드백 서비스를 받는다. 실제로 MZ세대의 21.3%가 챌린지·루틴·습관 형성 앱을 이용 중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0·30세대는 성공보다 성장에 관심이 많다. 일상에서 작은 성취감과 좋은 습관을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라고 말했다.
건강 루틴이 필요한 시니어시니어도 작은 성취가 필요하다. 논문 ‘노인의 자기 성취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성공적인 노화의 중요한 요인이 성취감이다. 자기관리를 통한 성취감이 높을수록 행복한 노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허 대표는 “‘눈 뜨면 이불 개기’와 같이 사소한 행동일지라도 지속해서 성공하면 성취감이 생기고, 성취감은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자신감은 삶의 행복과 더불어 적극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라고 말했다.
시니어는 건강을 챙기는 루틴을 만들면 좋다. 갈수록 건강수명이 줄어들뿐더러 은퇴 후에 루틴이 자연스럽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침 식사와 영양제 루틴을 만드는 것도 괜찮다. 영양, 입맛, 식사량과 식사 시간 등 각자 우선순위를 고려해 식단을 짜고, ‘영양제 하루 한 알 섭취’와 같은 규칙을 스스로 만들면 좋다. 최혁준 화이트 큐브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앱을 활용해 루틴을 만드는 중년들이 생겨났다. 은퇴한 중년은 모닝 루틴, 만보 걷기, 건강식품 섭취 등을 통해 평일 루틴을 만들고 있으며, 전업주부의 경우엔 글쓰기와 같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루틴에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최윤수 프로가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 골프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골프는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에서 손자뻘 선수와 플레이를 펼친 최윤수 프로가 이런 골프 매력을 다시 보여줬다.
지난 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제37회 신한동해오픈이 막을 올렸다. 최윤수는 버디 1개와 보기 9개를 묶어 8오버파 79타를 치며 공동 133위를 기록했다. 성적은 최하위권이었지만 그는 이번 대회 출전으로 2018년 KPGA 선수권에서 작성했던 코리안투어 최고령 출전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1948년생으로 올해 73세인 그는 서른에 프로가 된 뒤 코리안투어에서 11승을 올린 전설적인 선수다. 시니어 무대인 챔피언스투어에선 26승, 만 60세 이상이 참가하는 그랜드시니어 부문에선 19승을 기록하고 있다.
최윤수는 이번 대회에 주최자인 신한금융그룹의 초청을 받고 고심 끝에 출전했다. 그는 “KPGA선수권대회도 3년 전에 마감해 나가야 하나 망설였다”며 “어렵게 결정을 하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아마추어 국가대표인 17세 송민혁과 함께 플레이해 더 화제가 됐다. 송민혁과 최윤수의 나이차는 55년으로, 2018년 제61회 KPGA선수권대회 최윤수-정태양의 51년10개월을 넘는 역대 KPGA 투어 최다 나이차 동반 라운드 기록이다. 송민혁은 “대선배님과 함께 해 영광이었다”며 “선배님의 조언에 제 플레이 스타일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최윤수는 손자뻘 후배의 기량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잘 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체격도 그렇게 크지 않은데 공이 얼마나 멀리 가는지 나와 100m 이상 차이가 난 것 같다”며 “이런 선수들이 있기에 우리나라 골프가 세계적으로 발전하지 않았나 싶다”고 감탄했다.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20대 여대생 A씨가 빠르게 달리던 걸음 속도를 늦추고 숨을 고르며 휴대폰 화면을 본다. 화면에는 A씨가 달린 거리와 시간이 나타난다. 그 옆으로 세 명의 청년이 줄 지어 뛰어가며 ‘파이팅!’ 구호를 외친다. 7월의 어느 밤, 서울 성북천 산책로의 풍경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야외 러닝을 즐기는 MZ세대가 늘어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달리기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앱으로 ‘셀프 훈련’을 하는가 하면, 일면식도 없는 이들끼리 모여 달리기만 하고 헤어지는 독특한 모임도 만들어지고 있다. 동호회나 문화센터 강좌 등 특정 집단에 소속돼 친목을 다지며 운동을 즐기는 중장년 세대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달리기도 앱으로 배워요
“자, 이제 절반 달렸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걸음이 느려질 무렵 귓가에 활기찬 음성이 들려온다. 헬스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아닌 스마트폰 앱 ‘런데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다. 런데이는 난이도와 컨디션별 달리기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트레이닝 서비스로, 운동 기록을 SNS에 공유할 수 있어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성취감을 얻는 MZ세대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런데이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여 개의 인증 게시물이 SNS에 올라오고 있다.
이 앱의 특징은 운동 내내 보이스 트레이닝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초보자 대상 30분 달리기 프로그램에서는 달리기가 처음인 이들에게 응원으로 힘을 북돋아주고, 자세나 호흡법 등 간단한 운동 상식을 알려준다. 몇 가지 멘트가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아닌 실제 트레이닝을 받듯 상황별로 다양한 멘트가 흘러나와 이용자들 사이에서 ‘런총각’이라고도 불린다.
이용자는 앱 내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다른 이들의 달리기 기록과 랭킹도 볼 수 있다. 앱을 이용하는 지인과 친구를 맺으면 지인이 운동을 시작할 때 알림이 전송돼 응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혼자서 하는 운동이지만, ‘따로 또 같이’ 달리는 듯한 경험을 제공해 의욕을 고취하는 셈이다.
나이키의 ‘나이키 러닝 클럽’(NRC)도 유사한 달리기 트레이닝 앱이다. 단거리 러닝, 장거리 러닝, 스피드 러닝 등 달리기 유형에 따른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보이스 트레이닝과 커뮤니티 기능이 동반된다. 다만 초보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아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이들보다는 어느 정도 숙련된 이들에게 알맞다.
초면이지만 같이 뛰어요
앱으로 자신만의 고독한(?) 싸움을 이어나가는 이들이 있는 한편, 여럿이 모여 달리는 ‘러닝크루’도 MZ세대 사이에 유행하는 새로운 러닝 문화다. 인스타그램에서 ‘러닝크루’를 검색하면 18만 건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러닝크루는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 오픈채팅, 소모임 앱 등 SNS를 기반으로 한 달리기 모임으로, 참여 신청부터 일정 조율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언뜻 보면 중장년 세대의 걷기·마라톤 동호회와 유사하게 느껴지지만, 성격과 운영 방식은 반대에 가깝다.
단체 활동과 규율을 중요시하는 기존의 동호회와 달리 러닝크루는 참여와 이탈이 자유로워 일회적 성격이 강하다. 크루에 가입하지 않아도 게스트로 참여 가능하고, 운영진이 아닌 일반 회원도 달리기 모임을 주최할 수 있다. 또 불필요한 친목을 지양해 사담은 최소화하고 정보는 이름 정도만 공개한다. 그래서 다 같이 모이면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달리기를 시작하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끈끈한 결속보다는 적당한 거리감, 느슨한 연대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만남과 헤어짐의 방식은 ‘모임’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지만, 달리기를 할 때만큼은 팀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달리다 지칠 때쯤 서로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으며, 앞서가거나 뒤처지지 않도록 호흡을 맞추며 달린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활동하는 ‘2030청춘러너’의 정주리 크루장은 “함께 달리는 것의 매력은 좋은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다는 데 있다”며 “1km마다 ‘파이팅!’을 외치며 달리면 혼자 뛸 때보다 덜 지치고, 더 힘을 내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SNS에서 유행하는 이색 러닝
플로깅▶가볍게 뛰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뜻한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에서 하체 근력을 사용해 일반 조깅보다 운동 효과가 뛰어나다. ‘줍깅’이라고도 불린다.
우중런▶비 오는 날 달리는 것을 말한다. 더위에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야 확보가 어렵고 부상 위험이 커서 시니어 등 체력이 약한 이들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버추얼런▶참가자가 각각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정 거리를 완주하는 신개념 마라톤을 말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러닝 문화가 확산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56세 김골프(가명) 씨는 6년 차 골퍼인 친구 소개로 골프 세계에 입문했다. 필드에 나선 첫날, ‘오잘공’, ‘구찌’ 등 낯선 단어가 귀에 들렸다. 은어인 듯했지만 다들 웃고 떠드는 분위기에 의미를 묻기도 민망했다. 게다가 정확한 골프 용어도 아니어서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알아보기도 애매했다.
골프는 정식 용어만큼 다양한 은어들이 있다. 기본 용어도 외래어가 많아 자연스레 사용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은어까지 눈치껏 이해해야 한다면 막막해진다. 뜻을 오해해서 잘못 사용하면 황당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의미를 알면 골프 재미도 늘어난다. 이에 브라보가 막 골프에 입문한 ‘골린이’ 시니어를 위해 알아두면 좋은 은어를 소개한다.
먼저 연습장에서 연습만 하다가 필드에 처음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머리 올린다’, 정해진 타수의 2배를 쳤을 때 ‘양파’, 날아간 공이 도로를 맞고 더 좋은 위치로 갔을 때 ‘도로 공사 협찬’ 등이 있다.
‘버디’없이 ‘보기’만 줄줄이 기록한 스코어카드를 작성했을 때 나오는 탄식이 ‘땅만 팠다’다. 아무런 소득 없이 디봇만 냈다는 뜻이다. 아마추어들에게는 ‘변태’라는 말도 통용된다. 행동은 하지 못하고 보기만 한다는 설명이다. 러프만 전전하면 동반자들이 ‘그린피 다 내지마’라고 한다. 페어웨이를 '보호'했으니 그린피라도 할인 받으라는 비아냥이다. 또 홀을 대부분 파로 마치면 파를 많이 먹어 ‘토할 것 같다’는 표현을 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오바마는 ‘오케이(OK)를 바라지 말고 마크를 하라’는 표현이다. 일본어로 입, ‘구찌’는 말로 멘탈이 약한 상대방을 흔들어 놓는 경우에 쓰인다. 첫 홀인 1번홀에서 한 명이라도 파를 하면 동반자들의 스코어를 모두 파로 써주는 ‘일파만파’, 4개 홀 연속 파를 잡았을 때 ‘아우디파’, 5개 홀 연속 파는 ‘올림픽파’, 더블파를 기록하면 ‘양파’다.
‘오잘공’은 오늘 제일 잘 친 공의 줄임말이다. 비슷한 의미로 손님이 제일 잘 친 공 ‘손잘공’, 어쩌다 잘 친 공 ‘어잘공’, 지금까지 제일 잘친 공 ‘지잘공’ 등이 있다.
실제 필드는 지형, 날씨, 습도 등 다양한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연습장과 상황이 다르다. 또 같이 온 동료의 샷에 위축되거나 집중력이 흐려지기도 한다. 이처럼 ‘닭장 프로’는 연습장에서는 프로처럼 잘 치지만, 필드에 나오기만 하면 외부 환경에 의해 스코어 관리가 되지 않는 골퍼를 칭한다.
골프장 캐디들이 쓰는 은어도 있다. ‘피아노맨’은 라운드 내내 동반한 여성 골퍼와 애정행각을 벌이는 남성 골퍼를 지칭했는데, 최근엔 의미가 달라졌다. 캐디에게 스킨십을 시도하거나 심지어 음담패설을 일삼는 ‘진상 골퍼’를 통칭한다.
‘섰다맨’은 말 그대로 가만히 선 채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골퍼를 말한다. 뭐든 캐디가 해 주기를 기다리는 골퍼다. ‘거북이맨’은 진행이 느린 골퍼를 일컫는다. 세 차례 이상 스윙 연습을 하거나 자기 차례가 된 뒤에야 부랴부랴 장갑을 끼고 공과 티를 찾는다. 누가 봐도 죽은(아웃오브바운즈) 공을 계속 찾고 있는 유형도 여기에 속한다.
이 외에도 공이 앞으로 가는 대신 왼쪽으로 또는 오른쪽으로 가는 ‘와이파이’ 유형이 있다. 남은 거리가 조금씩 줄어들어 클럽을 계속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캐디들에게는 까다로운 골퍼다. ‘오늘은 딱피야’라는 말도 캐디들 대화에 자주 등장한다. 딱 정해진 캐디피만 받은 걸 말한다.
골프는 매너를 중시하는 스포츠다. 과도한 은어 사용은 때때로 독이 되기 때문에 적절한 때와 장소를 가려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농담으로 사용한다면 분위기도 완화하고, 즐거운 라운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골프가 ‘짝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도 오히려 골프 인구가 늘자, 골프용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판국이다. 이에 ‘짝퉁’ 골프용품이 기승을 부리면서 시니어 골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국 501개 골프장 이용객은 4673만 명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4170만 명)보다 503만 명(1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인구는 2019년보다 9.8%(46만명) 증가한 515만명으로 추정된다. 탁 트인 필드에서 한정된 인원으로 즐길 수 있어 코로나19 이후 골프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자 골프용품 수요도 치솟고 있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및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상품 중 아동·스포츠 용품 매출이 35.1%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외여행에 대한 제약이 지속되면서 유명 브랜드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고, 골프 관련 상품도 판매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골프용품 수요가 폭증하면서 중국산 짝퉁 제품도 기승을 부리는 모양새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는 17일 “일부 업자들이 유명 브랜드를 모방한 중국산 가짜 용품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6월 있었던 세 차례 단속에서 중국 둥관시에서만 1만 개가 넘는 짝퉁 클럽이 압수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세관에서 적발한 골프용품 가품 건수는 PXG만 3657건에 달했다. 타이틀리스트, 마크앤로나, 캘러웨이, 스카티 카메론, 혼마 등 다른 골프용품 전문 브랜드까지 고려하면 1만 건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청탁용 짝퉁 골프채를 받아 감봉 3개월에 그친 판사 사례도 보도된 바 있다. 수천만 원대에 달하는 골프채가 알고 보니 감정평가액 50만 원에 그치는 짝퉁 물건이었던 것이다. 골프클럽 말고도 골프공, 골프웨어나 클럽의 일부 부품이 짝퉁인 경우도 많다.
온라인 적발 건수는 줄고 있지만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가품이 적발되는 건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해 가품 적발 금액은 PXG만 20억 원이다. 이는 진품 소비자가로 환산하면 6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타이틀리스트와 PXG 등의 유명 골프용품 브랜드들은 전담팀을 꾸려 짝퉁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가품 판매자들은 ‘병행제품’, ‘특별품’ 같은 단어를 기재해 시니어 구매자들을 속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나 쿠팡 등의 오픈마켓, 네이버 밴드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도 가품 판매자의 주된 판매처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정품과 가품은 재질에서부터 차이가 크다”며 “입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가품은 정품 대비 50~60% 싼 가격에 판매되며 SNS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은 가품일 확률이 아주 높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국내 하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6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되며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치명률이 높은 시니어들은 외출을 자제해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15명이라고 밝혔다. 일주일째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와중에 최대 규모의 일일 확진세를 보였다.
4차 유행은 지난 3차 유행에 비해 활동 영역을 공유하는 동일 연령대 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3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4차 유행은 서로 다른 세대 간 접촉을 통한 감염이 뚜렷했던 3차 유행과 달리 동일 연령대 간 접촉을 통한 감염만이 전 연령대에서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4차 유행(6월1일 ~ 7월11일)의 확진자 접촉에 의한 전파는 43.6%로 3차 유행(2020년 11월13일 ~ 2021년 1월20일)의 32.2%보다 11.4% 증가했다.
가족을 통해 감염되는 비중은 61.7%에서 41.9%로 감소했지만, 지인 또는 동료를 통해 감염된 비중은 23.8%에서 40.0%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10대 이하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는 동일 연령대 간 감염 전파 비중이 가장 높았고, 특히 20~30대와 40~50대의 경우 동일 연령대 선행확진자 비율이 각각 19.9%, 23.5%로 높게 나타났다.
이 단장은 “4차 유행의 감염 패턴은 주로 지인·동료들 간의 접촉과 모임을 통한 전파가 있었다. 한 유행이 다시 다른 유행으로 전파하는 경향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 달간 수도권의 코로나19 전파 패턴은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 추세다. 하루 평균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6월 3주 1.3명→6월 4주 1.4명→6월 5주 2.0명→7월 1주 3.1명으로 높아졌다.
이 중 활동성이 높은 20대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1.6명→2.0명→3.8명→5.2명이다.
20대 확진자 급증의 원인으로는 백신 미접종과 함께 잦은 외부활동이 꼽힌다. 방역당국은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학원, 식당, 주점,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다”며 “확산세를 꺾고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해 젊은층을 비롯한 국민의 지속적인 방역 참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를 보면 '서울 마포구 음식점·경기 영어학원' 관련해 지난 6월2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주점·클럽 등 8개 시설과 이용자의 직장 등에서 총 307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환기가 되지 않은 지하공간에서 밀집·밀접한 접촉이 이뤄진 점과 코로나19 증상 발생 기간에 다수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해 감염이 더욱 확산된 점이 꼽힌다.
이 단장은 "최근 클럽이나 주점과 같이 밀집·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과 접촉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받아달라"고 거듭 권했다.
이렇게 4차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감염병에 취약한 시니어들에게는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면역기능이 약해진 시니어는 젊은층보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뿐 아니라, 감염될 경우 중증화될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니어는 백신 접종, 면역력 증강, 방역 수칙 이 3가지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자에게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비용 효율적인 예방책 중 하나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만 접종해도 고령층의 감염 예방 효과가 80%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자는 전반적인 면역기능의 저하로 백신의 효과가 젊은 성인에 비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 뿐 아니라 면역력 증강을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관리하고 건강한 식생활습관을 챙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손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이 집단 감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가급적 외출이나 외부활동을 삼가는 것이 권고된다.
지난 1~3차 유행에도 정부의 신속한 방역 조치와 국민들의 참여로 위기를 넘겼다. 지속되는 4차 유행 확산세도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로 꺾일 수 있을 것이다. 위기 상황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며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는 황혼으로 접어드는 베이비붐 세대가 사회에 뛰어들어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 시기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소위 ‘라떼’로 불리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왕년’이었던 그 시절.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8090 시대의 감성을 듬뿍 담은 영화를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피끓는 청춘 (Hot Young Bloods, 2014)
교련복을 입은 채 덜컹거리는 통학 열차를 타고 학교를 다니며, 스타벅스 대신 맛나당 빵집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두 남녀. 그 모습이 낯설지 않고 익숙하다면, 이 영화 또한 향수에 젖어 즐길 수 있다. 영화 ‘피끓는 청춘’은 1982년 충청남도 홍성의 한 시골 마을, 소위 ‘잘 나가는 애들’이 모인 학교 홍성농고를 배경으로 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일진 영숙(박보영),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 서울에서 전학 온 청순한 여고생 소희(이세영), 그리고 홍성공고 최고의 싸움꾼 광식(김영광) 사이에서 벌어지는 엇갈리는 로맨스를 유쾌하게 그려낸다.
교복 의무화의 마지막 세대인 1982년 농촌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동년배의 추억을 자극한다. 특히 양은 도시락, 롤러스케이트, 나팔바지, 맥가이버칼 등 반가운 소품이 그때 그 시절의 감성을 더욱 생생하게 재현한다. 여기에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까지 더해져 마치 고등학생 버전의 ‘전원일기’를 보는 듯한 재미를 자아낸다. 맑은 이미지로 사랑받은 배우 박보영과 이종석의 연기 변신도 압권이다. 학생들의 사랑싸움이 유치하게 느껴지면서도 왠지 모르게 마음 한쪽이 애틋해지는 작품. 마음만은 ‘피끓는 청춘’이니 너무 상심해 말자.
2.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SAMJIN COMPANY ENGLISH CLASS, 2020)
1982년에서 약 10년 뒤로 시간 여행을 해보자. 장소는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대기업 본사. 이곳에는 토익 600점을 목표로 영어 공부를 하는 고졸 출신 사원 세 명이 있으니, 바로 삼진그룹의 자영(고아성)과 유나(이솜), 보람(박혜수)이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승진을 위해 뭉친 삼진그룹의 말단 여직원들이 회사의 비리를 알게 되고, 그 전말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는다. 실제 사건인 1991년 페놀방류사건을 모티브로 해 현실감을 더한다.
영화는 유니폼을 갖춰 입은 주인공이 대졸 직원들의 믹스 커피를 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여상 나온 여자 직원이라면 능력에 관계없이 커피를 타고 상사의 재떨이까지 비워줘야 했던 그 시절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자영이 심부름을 갔다가 공장에서 폐수가 유출되는 장면을 목격한 뒤로, 상황은 역전된다. 각 주인공은 자신의 특기를 발휘해 회사의 비밀을 캐나간다. 힘없는 말단 직원들의 고군분투로 사회 정의를 도모하는 줄거리는 무모할지라도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여성 연대라는 시대적 메시지를 반영한 점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시니어가 사회의 중추를 이루었던 1990년대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내, 현역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유쾌하게 볼 수 있다.
3. 국가부도의 날 (Default, 2018)
선진국 클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며 샴페인을 터뜨리던 그때, 나라를 뒤흔든 대규모의 경제 위기가 발생한다. 모두가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호황을 기대했지만, 가정이 무너지고 기업은 줄도산을 겪는다. 그 시절 경제 활동의 중심에 서 있던 시니어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은 대한민국의 명암이 동시에 드리워진 시기, 1997년 IMF 사건을 다룬다.
영화는 국가부도의 날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의 과정을 네 인물의 시각으로 그려낸다.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시현(김혜수)이 곧 나라에 닥쳐올 경제 위기를 막으려 할 때 재정국 차관(조우진)은 정치의 판을 바꾸려 하고, 금융맨 정학(유아인)은 배팅의 기회를 노린다.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서로 다른 입장을 지녔지만, 같은 시간 속에서 악전고투를 벌인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IMF 시대를 견뎌낸 모든 이들의 씁쓸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시현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는 여성 원톱 영화로, 배우 김혜수의 열연이 돋보인다.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 흘러나오는 그 시절 앵커의 목소리와 뉴스 소식에 21년 전 금 모으기를 하던 기억이 생생하게 깨어남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