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우리나라 사계절 중에서 여름철 건강관리가 가장 힘들다고 했다. 요즘 같은 폭염에 지치고 땀을 많이 흘리면 체력 소모가 많다. 필요한 영양을 반드시 보충해줘야 한다. 당분이 많이 첨가된 찬 음료나 아이스크림 같은 얼음 종류의 음식은 위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적당한 조절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참외나 수박처럼 수분이 많고 시원한 과일로 대체하는 게 좋다. 요즘은 사계절 언제든 과일을 먹을 수 있지만 제철 과일의 맛과 영양은 따라올 수 없다.
참외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천연 항산화제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해서 나쁜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걸 막아준다. 풍부하게 들어 있다는 엽산은 특히 씨가 붙은 부분에 많다. 식이섬유도 나트륨을 제거해주고 활성산소를 억제, 제거한다고 알려져 있다.
수박은 수분이 엄청 많아 수분 보충, 피부 보습에 좋다. 이뇨작용 효과도 커 나트륨 등 노폐물 제거와 부기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과 리코펜, 칼륨과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수박의 단맛과 비타민C는 피로 해소를 도와준다.
참외와 수박은 무더위를 이기는 여름철 대표 과일이다. 참외와 수박을 이용한 손쉽고 간단한 음식으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해본다. 특별한 추가 재료도 필요 없고, 냉장고에 남아 있는 채소들을 활용하면 된다.
♧참외 샐러드
재료: 참외, 게맛살(또는 닭가슴살), 무순, 방울토마토
드레싱: 레몬즙, 까나리액젓, 올리브오일, 설탕, 매실청, 다진 마늘, 다진 견과류
*참외 외의 채소나 소스 재료는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대체하면 된다.
♧참외 냉국
재료: 참외, 오이, 방울토마토
국물: 물, 국간장, 설탕, 매실청, 소금, 파, 통깨
♧참외 피클
재료: 참외, 설탕, 소금, 식초, 물, 월계수 잎, 향신료 약간
*분량의 재료를 끓여 식힌 후, 슬라이스해서 병에 담아둔 참외에 붓는다. 냉장보관.
♧이국적인 수박 주스 ‘땡모반’
재료: 수박, 얼음. 레몬즙 또는 탄산수. 소금. 꿀 또는 올리고당, 사이다
*블렌더에 재료를 넣고 갈아준 뒤 컵에 3분의 2쯤 담고 나머지는 사이다로 채운다.
수박은 잘라서 먹는 맛도 있지만 주스로 마시는 것도 좋다. 태국 음료인 수박주스는 ‘땡모반’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한 번쯤은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이국적인 음료를 만들어보자.
외국 분위기로 꾸민 집에서 기내식을 먹고 이국적 요가와 유명 해외 여행지를 관광하며 현지 음식을 즐긴다? 언뜻 들으면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인터넷만 연결되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늘길이 막힌 탓에 올해 휴가가 아쉬운 당신을 위해 ‘랜선 해외여행’을 소개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해외 여행길이 막혀 올해는 여름휴가를 집에서 보내야 할 형편이다. 하지만 집콕, 방콕만 하고 있기엔 너무 아쉬운 시간. “힐링은 여행으로 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그래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찾아봤다.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해외여행이 잔뜩 검색된다. 이제 떠날 일만 남았다. 랜선 타고 떠나는 ‘집콕 해외여행’이다.
◇아침은 간단하게 ‘브런치’로
여름휴가가 시작됐다. 아침식사는 가볍게 준비할 수 있는 ‘에그드랍 샌드위치’, 그리고 따뜻한 차 한 잔으로 하는 건 어떨까. 호텔 조식만큼은 아니지만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고 맛도 훌륭하다. ‘폰타나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사용해 유럽 정통 오리지널 머스터드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샐러드를 곁들여도 좋다. 이들 재료와 상품은 G마켓이나 옥션 등 오픈마켓에서 구하면 된다. 마켓컬리 등 새벽 배송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준비할 수 있다. 외국산 유명 커피나 차 역시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어, 해외에서 맞이하는 아침 분위기를 즐기는 건 어렵지 않다.
◇해외 분위기에서 즐기는 ‘랜선 요가’
아침식사를 마친 후에는 요가를 즐겨보자. 구독자가 161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보호 뷰티풀’(Boho Beautiful)은 해외 여행지를 배경으로 요가 영상을 제공한다. 시청자는 20분 동안 이국적인 배경과 음악을 보고 들으며 마치 해외에서 요가를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원하는 부위 운동과 복부 식스팩 만들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업데이트되고 있으니, 맘에 드는 영상을 골라 동작을 따라하면 된다.
◇방 안에서 맛보는 ‘기내식’
모처럼 해외여행 분위기를 냈으니, 점식식사는 기내식으로 해결하자. 편의점 CU에서는 코로나19로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기내식 콘셉트의 도시락을 준비했다. 항공사가 종교나 개인적 신념 등으로 특정 음식을 먹지 않는 고객을 위해 다양한 기내식을 준비하는 것처럼 이 상품도 입맛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게 했다. 은박 용기 하나에 다양한 음식이 담겨 나오는 기내식 특유의 감성을 그대로 살려 알루미늄 용기를 사용했다. 상품명도 ‘포크 플리즈’, ‘치킨 플리즈’, ‘비프 플리즈’로 실제 기내식 느낌을 살렸다.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을 활용해 온라인 주문도 할 수 있으니 집 안에서 편리하게 즐겨보자.
◇내 방에 꾸미는 ‘해외 여행지’
이제 방 안을 해외 여행지로 꾸며보자. 디자인 상품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의 ‘여행 데꾸테리어’ 기획전을 살펴보면 다양한 해외 브랜드 인테리어 소품을 찾을 수 있다. 여행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가전제품과 유럽풍의 취미용품들도 만날 수 있다. 데꾸테리어는 ‘데스크 꾸미기’와 ‘인테리어’를 합성한 신조어다. 빈티지 소품으로 유명한 브랜드 ‘하이타이드’와 ‘툴스 투 리브바이’도 해외 여행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소품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어 활용해볼 만하다.
◇본격적으로 떠나는 ‘랜선 여행’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보자. 먼저 유튜브를 통해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이탈리아 베네치아 등 각국의 유명 관광지를 실시간으로 방문하면 된다. 특별한 공연이 펼쳐지는 것도 아닌데, 뉴욕의 타임스퀘어를 비추는 유튜브 채널 ‘어스캠 라이브’(EarthCam Live)에는 해외여행에 목이 마른 수백 명의 사람이 접속해 대화를 나눈다.
◇‘가상현실’로 만나는 체험 투어
가상현실(VR)을 체험할 수 있는 영상도 준비해보자. 체코관광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 운동부터 VR 투어, 오페라 등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타히티관광청도 VR 영상 등을 선보이는 디지털 캠페인을 웹사이트와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 중이다.
◇현지 레시피로 만든 ‘로컬 푸드’
아침에는 브런치를, 점심에는 기내식을 먹었으니 저녁에는 해외 음식으로 배를 든든히 채워보자. 집에서 즐기는 해외여행인 만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메뉴로 고른다. 베트남이나 태국 등 동남아여행에서 맛볼 수 있는 ‘똠양꿍’은 어떨까. 현지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리되 쉽게 요리할 수 있는 레시피로 알아봤다. 식재료는 동남아 식재료 인터넷 쇼핑몰인 아시아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두바이에서 뛰고, 스위스에서 오르고
저녁식사도 했으니 이번엔 트레킹을 해볼까. 해외 관광청들은 주요 여행지의 풍경을 홍보하는 캠페인 영상을 대부분 공개하고 있다. 두바이관광청은 이국적인 중동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알 시프와 사막을 보여주고, 황홀한 경험을 선사하는 스카이다이빙 등의 액티비티를 소개하고 있다. 스위스관광청도 산악 마라톤이라 불리는 트레일 러닝을 감상할 수 있는 영상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영상을 통해 6만5000㎞의 하이킹 트레일을 즐길 수 있다.
◇맥주와 해외여행 ‘영화 속으로’
해외 유명 도시가 나오는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전 세계를 둘러볼 수 있는 ‘꾸뻬 씨의 행복 여행’, 지구 반 바퀴를 돈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만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느낌이 충만한 ‘레터스 투 줄리엣’ 등을 보며 잠시 랜선 해외여행을 떠나보자. 영화를 감상하며 세계 맥주를 마시는 재미도 쏠쏠하다. 중국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칭따오’, 맥주 여행의 성지 독일의 ‘에딩거’, 체코를 대표하는 맥주 ‘필스너’, 집에서 즐기는 네덜란드 생맥주 ‘하이네켄’ 등을 추천한다.
◇내년엔 ‘누구랑 어디로’ 떠날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코로나19 종식 후 찾아갈 해외 여행지와 함께 떠날 사람을 생각해보자. 이왕이면 마음이 맞는 이를 찾아본다. 여행 플랫폼 트래블메이커의 ‘현지인 테스트’는 일종의 여행 심리 테스트다. 진단표는 취향과 성향에 알맞은 해외 도시들을 추천해준다. 제시된 문항은 총 12가지. 선택을 기반으로 한 결과 페이지는 최적의 동행자 유형도 알려준다.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만든 요리를 ‘사찰음식’이라 한다. 자칫 맛이 덜하거나 심심할 것이라 오해하지만, 다양한 레시피와 플레이팅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우리 몸에 좋은 식재료를 활용한다면 더욱 건강한 한 상이 완성된다. 슈퍼푸드를 가미한 퓨전 사찰음식 레시피를 소개한다.
여름을 맞아 체중 감량에 도전하고 있다면 틈틈이 아몬드를 섭취해보자. 비타민E, 불포화지방산, 마그네슘, 철분 등을 비롯해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은 물론 다이어트할 때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도 고루 채울 수 있다. 단, 칼로리가 적지 않기 때문에 하루 섭취량은 30g(20~30알)을 넘지 않도록 한다. 원재료 그대로 간식처럼 즐겨도 좋지만 요리나 반찬, 디저트 등에 활용하면 고소한 풍미를 더할 수 있다.
아몬드 가지구이
재료 아몬드, 가지, 참기름, 참깨, 땅콩버터, 올리브오일, 간장, 설탕, 레몬주스, 물
1 가지는 깨끗이 씻은 뒤 길게 반으로 갈라 물에 1분 정도 담가둔다.
2 가지를 꺼내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뒤 참기름 1큰술을 두른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3 아몬드 5알, 참깨 3큰술, 땅콩버터 1½큰술, 간장 1큰술, 물 2큰술, 올리브오일 1½큰술, 설탕 1/2큰술을 블렌더에 넣고 곱게 갈아준다.
4 마지막에 레몬주스 2큰술을 넣고 한 번 더 갈아준 뒤 체에 거른다.
5 아몬드 5알을 잘게 부숴 소스에 넣고 가지와 함께 담아낸다.
아몬드 참나물 무침
재료 아몬드(갈아둔 것으로 준비), 참나물, 된장, 참깨, 참기름, 굵은 소금
1 참나물 200g을 줄기와 잎 부분을 2등분해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2 끓는 물에 굵은 소금 1큰술을 넣고, 참나물 줄기를 먼저, 그다음엔 잎을 추가로 넣어 데친다.
3 찬물을 미리 받아둔 뒤 데친 참나물을 헹궈 물기를 조금 남기고 짜준다.
4 된장 1/2작은술, 참기름 1/2작은술, 참깨 1/2작은술, 아몬드가루 1/2작은술을 넣고 소스를 만든 뒤 참나물에 버무려준다.
✽참나물 대신 시금치나 고구마줄기, 그밖에 제철 나물을 활용해도 좋다.
아몬드 영양찰떡
재료 아몬드, 콩, 팥, 대추, 밤, 설탕, 쌀가루, 멥쌀가루, 소금, 물
1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콩과 팥(100g씩)을 끓는 물에 찬물을 부어가며 삶는다.
2 대추 5알은 채 썰고, 깎은 밤은 4등분, 아몬드는 2등분해 설탕 3큰술을 넣고 버무린다.
3 쌀가루 500g과 멥쌀가루 50g, 소금 1/2큰술을 섞어 큰 체에 한 번 내려 부재료와 잘 섞는다.
4 냄비에 물 2컵을 붓고 찜판을 올려 물에 적신 면보를 깔아준다. 면보에 준비한 재료를 담은 뒤 다시 덮고 찐다.
5 30분가량 지나 다 익으면 모양 틀에 넣어 굳혀 완성한다.
요리연구가 겸 식품공학 박사인 이종임 원장(Scook청담 이종임한식연구원)과 암 전문의인 박영요 한림병원 혈뇨방광암센터장 부부. 맛과 건강 모두 놓치지 않을 이들이기에 종종 ‘어떤 건강식품을 먹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대답의 핵심은 약보다는 매 끼니를 신선한 제철 음식으로 챙기라는 것, 그리고 중장년기의 식사는 젊은 시절과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도움말 및 레시피 제공 이종임 Scook청담 이종임한식연구원 원장 참고 도서 ‘어른의 식탁’(이종임 저·다봄)
이종임 원장 부부가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먹는 것은 등푸른생선구이와 된장찌개, 미역국이다. 모두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다’는 점도 이들 식단의 특징이다. 이 원장은 아침 식사로 큰 접시에 제철 과일과 채소를 가득 담아 요구르트와 함께 든든하게 먹는다. 이렇게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채우는 덕분에 그 흔한 비타민조차 찾지 않는다고. 또 마요네즈나 케첩 등 시제품 소스나 드레싱 대신 해마다 담근 간장과 된장, 매실청, 장아찌 등으로 중장년기에 잃기 쉬운 ‘밥맛’을 돋운다.
신혼 때는 남편 박영요 센터장도 흰쌀밥과 고기를 즐기고 조미료 들어간 음식을 좋아했으나 나이 들면서 웰빙 식단으로 바뀌었단다. 젊어서는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도 기본 체력과 소화력 덕분에 별 탈이 없지만, 중년 이후에는 몸이 바로 이상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한 끼 한 끼 내 몸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잘 따져 골라 먹고,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나이가 들면 미각이 떨어져 음식 간이 점점 강해지므로 약간 싱거운 정도로 간을 맞추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소금이나 간장 등을 적게 사용하는 대신 깨를 갈아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하거나 레몬, 식초 등으로 신맛을 가미하면 나트륨 섭취는 줄이고 맛은 살릴 수 있다. 또 시제품이나 조미료를 쓰기보다는 ‘짜지 않은 양념장’을 직접 만들어 활용해도 좋다.
중장년기 많이 먹어야 할 것들
중장년기 근육량 및 근력 손실은 전체 신체 활동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기초대사량 저하와 체지방 증가로 이어진다. 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비만할 경우 대사증후군 위험이 무려 8배나 늘어난다. 따라서 중장년기에는 ‘단백질 섭취’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끼 식사에 3대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이 55:25:20일 때 이상적이다. 중장년기엔 단백질 비중을 높여 40:40:20 선까지 조정하는 것이 좋다.
육류를 섭취할 땐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택하고, 튀김보다는 구이나 찜, 조림 등으로 조리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더 완벽하게 함유한 고기·생선·달걀 등 동물성 단백질은 70% 정도, 콩·두부·우유·된장 등 식물성 단백질은 30% 정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한 끼에 체내에 흡수되는 단백질은 20~25g으로, 세 끼에 나눠 먹는 게 효과적이다. 밥에 단백질 식품을 섞어서 먹어도 좋다. 서리태밥, 두부밥, 달걀밥, 아보카도밥, 퀴노아밥, 전복밥 등을 추천한다.
제철에 나는 각종 컬러푸드(채소와 과일)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중년 이후엔 한 끼 정도를 밥 대신 고구마, 감자, 단호박 등 채소와 과일로 대체해도 괜찮다. 채소와 과일은 대부분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비타민과 미네랄,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같은 항산화 물질인 파이토케미컬도 많다. 이러한 성분은 만성질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 들수록 채소, 과일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다. 단, 당뇨 환자는 당 함량이 적은 과일을 먹어야 한다. 당근, 토마토, 피망 등 화려한 색깔의 채소와 뇌 기능 향상과 면역력 제고에 도움을 주는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 역시 반드시 챙겨야 할 식품이다.
중장년기 적게 먹어야 할 것들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중년 이후에 밥 속 당질을 과하게 섭취하면 복부비만을 유발하고, 이는 체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해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을 부른다. 밥을 많이 먹으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지므로 한 끼에 80g 정도만 섭취하는 게 좋다.
빵과 면 위주의 식단도 줄여야 한다. 밀가루 음식을 만들 때 부드러운 촉감을 위해 넣는 글루텐은 소화를 방해한다. 소화되지 않은 글루텐은 몸 속 면역계를 교란하고 장내 환경을 나쁘게 해 복통, 설사, 변비, 복부 팽만 등을 일으킨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면 장 기능 및 영양분 흡수 저하를 초래하고, 중장년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빵을 끊기 힘들다면 너무 달거나 기름에 튀긴 것보다는 담백한 빵을 과일, 채소 등과 함께 먹길 권한다.
만약 소화력에 문제가 있고 설사가 자주 반복된다면 일단 소식(小食) 습관을 가져보자. 어떤 약보다도 좋은 치료 방법이다. 중장년 남성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설사를 동반한 만성소화불량은 소식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여름철에도 찬 음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시간에 천천히 음식을 먹으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
중장년 건강을 지키는 양념장 레시피
# 맛간장
재료 양조간장·채수 2컵씩, 청주·흑설탕·갈색 쌀물엿 1/2컵씩
채수 건백만송이버섯 8g(15개), 다시마 3장(5×5cm), 양파 1/2개, 대파 1대, 배·사과 1/4개씩, 마른 홍고추 1개, 마늘 1통, 생강 1/2톨, 파뿌리 2개, 물 5컵
1. 채수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큼직하게 썰어 준비한다.
2. 냄비에 물 5컵을 붓고 썰어놓은 ①의 과일과 버섯, 채소를 넣는다. 한소끔 끓인 후 중불에서 30~40분 정도 더 끓여 고운체에 걸러 채수를 만든다.
3. 냄비에 ②의 채수와 그 외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중불에서 10분 정도 더 끓여 맛간장을 4컵 정도 만든다.
4. 완성된 맛간장은 식힌 뒤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2개월 정도 보관한다.
✽맛간장은 불고기를 재우거나 각종 샐러드드레싱과 볶음요리에 두루 활용하면 좋다.
# 만능매운양념장
재료 고춧가루 6큰술, 고추장·매실청·갈색 쌀물엿·국간장·깨소금·참기름 2큰술씩, 건새우가루 1큰술, 다진 마늘 3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청주 5큰술
1. 고춧가루, 고추장, 매실청, 쌀물엿, 국간장을 혼합한다.
2. 1에 깨소금, 참기름, 건새우가루, 마늘, 생강, 청주를 넣고 혼합한다.
3. 고루 잘 섞어 만든 만능매운양념장을 하루 정도 숙성한다.
4. 3을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용한다.
✽만능매운양념장은 매콤한 볶음, 조림, 탕 요리 등에 쓰인다. 오징어볶음이나 생선조림을 할 때 2인분 기준 3큰술 정도 넣으면 된다.
# 만능고기양념장
재료 양파과일즙(양파·배·사과 1/4개씩) 3/4컵, 맛간장 2컵, 다진 마늘 3큰술, 깨소금·참기름 2큰술씩, 후추 1/2작은술
1. 양파와 배, 사과는 껍질을 벗겨 적당히 썬다.
2. 1의 양파와 과일을 믹서에 곱게 갈아 체에 밭쳐 즙을 꼭 짠다.
3. 맛간장에 2의 양파과일즙과 기타 양념을 넣어 잘 혼합한다. 이때 참기름은 넣지 않는다.
4. 3을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불고기를 재울 때는 2인분 기준으로 4큰술 정도, 갈비찜을 할 때는 5큰술 정도 넣으면 된다. ✽보관할 때는 참기름을 넣지 않길 권한다. 오래 보관할 경우 향이 약해지므로 양념장을 사용할 때 첨가하는 게 좋다.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만든 요리를 ‘사찰음식’이라 한다. 자칫 맛이 덜하거나 심심할 것이라 오해하지만, 다양한 레시피와 플레이팅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우리 몸에 좋은 식재료를 활용한다면 더욱 건강한 한 상이 완성된다. 슈퍼푸드를 가미한 퓨전 사찰음식 레시피를 소개한다.
레시피 및 도움말 디알앤코 R&D총괄 장대근 셰프 스타일리스트 곽영신 그릇 협찬 덴비
여름이 되면 따사로운 햇볕을 머금어 빨갛게 익은 토마토가 제철을 맞이한다. 토마토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항산화 물질 등을 함유해 동서를 막론하고 남녀노소 즐기는 건강 식재료 중 하나다. 간단히 샐러드나 주스 등으로 즐겨도 좋고, 든든한 한 끼 식단으로 구성해도 된다. 치즈를 대신해 담백한 두부를 넣은 카프레제와 새콤한 열무국수, 두릅 김치 등 다양한 요리에 토마토를 활용해보자.
토마토 두부 카프레제
재료 토마토, 방울토마토, 두부, 민트, 들기름, 유자청, 올리브오일, 타임
1. 토마토 1/2개를 반달 모양으로 슬라이스한다.
2. 두부 1/4모를 1cm 두께로 썰어 손질한 토마토와 엇갈리게 겹쳐 놓아준다.
3. 방울토마토 2알을 4등분하고, 두부는 1.5cm 크기로 사각썰기해 약불에 노릇노릇 굽는다.
4. 들기름 1큰술, 올리브오일 1큰술, 유자철 1/2큰술을 섞어 소스를 만든다.
5. 준비한 카프레제 위에 소스를 뿌리고 타임을 올려 마무리한다.
토마토 열무국수
재료 토마토, 메밀면, 열무김치, 참기름, 간장
1. 메밀면 1인분을 삶아 얼음물에 헹궈 물기를 빼둔다.
2. 열무김치를 4cm 크기로 잘라 국물과 함께 준비한다.
3. 삶은 메밀면에 토마토 1/4개를 슬라이스해 함께 넣는다.
4. 간장 1/2작은술, 참기름 1/2작은술을 넣고 버무려 완성한다.
✽열무김치: 열무 1단을 물 1.5ℓ에 소금 1/2컵을 풀어 절인 뒤 양파(1/4개), 마늘(1큰술), 새우젓(1/2컵), 홍고추(2개), 매실청(1/2컵), 밀가루풀(1컵), 고춧가루(1컵)를 넣어 버무린다.
토마토 두릅 김치
재료 토마토, 두릅, 사과, 양파, 고춧가루, 마늘, 생강, 찹쌀풀, 매실액
1. 두릅 200g을 손질해 끓는 물에 30초가량 데친 뒤 찬물에 씻어 물기를 빼둔다.
2. 사과 1/4개와 양파 1/4개를 물 50㎖와 함께 믹서에 갈아준다.
3. 갈아둔 재료에 고춧가루 1/2컵, 마늘 1/2큰술, 생강 1/2큰술, 찹쌀풀 2큰술, 매실액 50㎖를 넣어 양념을 만든다.
4. 물기를 뺀 두릅에 토마토 1/4개를 썰어 양념과 함께 버무려 완성한다.
#초록의 집 (엑스날러지 저 · 한즈미디어)
자연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집과 아름다운 정원을 꾸민 집들을 소개한다. 집의 크기나 햇볕에 상관없이 늘 초록 식물을 즐길 수 있는 집과 정원의 사례를 다양한 사진과 도면 등으로 보여준다.
#숲으로 가면 깨닫는 것들 (이시형 저 · 자음과모음)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에게 이젠 천천히, 때론 멈춰 설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잠시 멈춤'을 제안하며 도시문명과 떨어진 고요한 자연 속에서 잠시 멈춰 기다릴 것을 권한다.
#아무튼, 여름 (김신회 저 · 제철소)
1년 내내 여름만 기다리던 저자가 여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처럼 써내린 스물두 편의 에세이가 담겼다. 휴가, 여행, 수영, 낮술, 머슬 셔츠, 전 애인 등 여름에 관한 다채로운 소재를 다뤘다.
#여름을 지나가다 (조해진 저 · 민음사)
2015년 문예중앙에서 출간됐던 조해진의 장편소설로, 오늘의 작가 총서 리뉴얼 판으로 다시 나왔다. 사회의 그늘에 주목하며 여름이 깊어지는 시간, 고립된 이들과 버려진 공간에 대해 말한다.
#인퓨즈드 워터 (조지나 데이비스 저 · 테이스트북스)
과일, 채소, 허브 등을 넣어 우려낸 물로 알려진 ‘인퓨즈드 워터’ 레시피북. 첨가하는 재료에 따라 맛과 향은 물론 그 효능까지 다르게 나타나는 인퓨즈드 워터 50가지를 상세히 소개한다.
#삼림욕의 행복 (멜라니 추카스브래들리 저 · 이봄)
자연에 굶주린 현대인들을 위한 산림욕 가이드. 저자는 “산림욕은 자연에서 보내는 고요한 시간의 유익한 경험”이라 말하며 흙과 나무가 있는 곳 어디서든 자연을 즐기도록 방법을 일러준다.
#음식의 위로 (에밀리 넌 저 · 마음산책)
‘뉴요커’의 편집자였던 저자가 인생이 절망스러웠던 순간 음식으로부터 위로받았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리를 통해 삶을 되돌아보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더불어 사는 법을 터득해나간다.
여수엑스포역은 관광지 철도역으로는 만점짜리 자리에 있다. 열차에서 내려 역 구내를 빠져나오자마자 엑스포 전시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 왼쪽에서는 쪽빛 바닷물이 넘실댄다. 일정이 바쁜 사람들은 열차 도착 시각에 맞춰 역 앞에 긴 줄로 늘어서 있는 택시를 바로 잡아탄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끌리듯 엑스포 전시장으로 직진한다. 높낮이 없이 평평하게 설계된 전시장 길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걸어도 걸리는 곳이 없다. 시니어들에겐 맞춤 산책길이다. 자기도 모르게 왼쪽에 있는 바다 쪽으로 접근해 걷게 된다.
조금 걷다 보면 왼편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조그만 섬 하나가 눈에 잡힌다. 소문 난 오동도다. 전시장 끝자락에서 이어지는 다리가 있으니 그 섬에 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만만한 섬! 천천히 걸어도 30분가량이면 다 돌 수 있다. 이 섬이 소문난 건 동백꽃 덕분이다. 동백꽃은 한창 피어나는 겨울보다는 지기 시작하는 초봄에 장관을 이룬다. 바닥에 무리를 이뤄 떨어져 있는 빨간 꽃송이와 꽃잎들은 처연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우리 인간들에게도 질 때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라고 충고하는 듯하다! 그 교훈을 실감
나게 체득하려면 동백꽃이 떨어지는 3~4월께 오동도를 다시 찾아야 한다.
실비로 먹는 ‘시골밥상...’ 식당
오동도 구경을 마치고 나올 때쯤이면 뱃속에서 신호가 오게 마련이다. 더욱이 이곳이 맛의 고장 여수임에랴! 오동도 앞에서 돌산으로 가는 해상 케이블카 탑승장 바로 밑에 음식점들이 즐비해 있다.
8000원짜리 여수 가정식 백반을 파는 ‘뚱땡이 할머니의 밥상 시골밥상’ 집은 언제나 손님이 차고 넘쳐 끼니때는 이용이 쉽지 않다. 칠순을 넘긴 뚱땡이 할머니와 마흔도 채 안 돼 아이를 넷이나 출산한 ‘애국자’ 따님이 운영한다. 맞은편 엠블 호텔 투숙객들도 이 식당을 많이 찾는단다.
특별한 반찬은 없지만, 하나하나 간을 잘 맞춘 맛깔스러운 반찬들과 매일 바뀌는 국 종류 때문에 밥 한 그릇을 더 시키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식사를 끝낸 자리엔 종업원이 큰 통을 들고 가서 남은 ‘아까운’ 반찬들을 모두 담는다. 음식 재활용을 않는다는 걸 손님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좁은 자리가 꽉 차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 사진도 못 찍고 문전에서 아쉬운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아쉽기는 뚱땡이 할머니와 따님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문 앞에 서서 손님을 그냥 보내는 눈빛에 미안함과 아쉬움이 가득하다.
진남관 앞 ‘서울해장국’ 식당
그렇다고 애써 맛집을 다시 찾아야 한다면 여수가 아니지. 이순신(李舜臣) 장군이 전라좌수영(全羅左水營)의 본영으로 사용하던 진남관. 그 오른쪽 앞과 길 건너편 거리에 여수의 오래된 먹자골목이 있다. 모두 다 소개하고 싶은 맛집들이다. 그중에서도 시민들이 많이 찾는 ‘서울해장국’이 있다.
아니, 맛집 고장 여수에서 엉뚱하게 옥호를 ‘서울~~’로 쓰다니! 그러나 사실 이상할 게 없다. 수십 년 전 여수가 관광지로 채 발돋움하기 전에 개업했으며 그 당시만 해도 서울은 대단한 동경의 대상이었기에. 마치 50, 60년대 서울의 빵집과 양복점 등의 이름으로 뉴욕, 파리, 런던 등을 많이 썼던 것처럼.
이 식당은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한다. 바싹 말린 우거지를 장어로 국물 맛 낸 된장국에 넣어 푹 끓여낸 우거지국, 바삭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콩나물국, 두툼한 선지국은 모두 한 그릇에 6500원, 돼지고기를 아낌없이 넣은 김치찌개(8천 원) 등이 하나같이 별미다. 이 식당은 특히 밑반찬에 들이는 정성이 남다르다. 그 때 그 때 구워주는 생김을 찍어 먹게 집간장과 양념간장을 함께 내주고 갓 만들어 내오는 숙주나물, 고추멸치볶음, 계란부침 등도 모두 싱싱하고 맛깔스럽다.
주인 할머니와 따님이 조그만 식당을 무려 종업원 10명가량을 쓰며 운영한다. 김 굽는 직원, 식재료 다듬는 직원, 우거짓국 끓이는 직원, 김치찌개 끓이는 직원 등이 제각각이다. 맛집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불친절은 찾아볼 수 없고 직원들이 손님상을 수시로 체크하며 모자란 반찬은 알아서 채워주는 친절함까지 보인다. 손님들이 저마다 이 식당 칭찬하기에 바쁘다. 팔순이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 선짓국을 들고 계신다. 궁금해서 말을 붙여보았다. “40년 단골이지. 맛도 맛이지만 정성이 들어간 건강식이고 배고프던 시절 추억을 떠올려 더 좋지.” 여러모로 완벽한 맛집인 셈이다.
그 밖에도 복춘식당, 조롱박 등 여수의 별미를 즐길 수 있는 맛집들이 이 일대에 많다. 서대회, 아귀찜, 아귀탕, 생선 내장탕, 돌게장, 삼치회 등이 주메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의 많은 아귀찜 식당과는 비교도 안 되게 풍부한 아귀를 넣은 아귀탕이 1만 원. 둘이서 다 먹기 부담스러운 양의 아귀찜도 2만 원 미만이다. 마산 일대가 주산지로 알려진 아귀는 여수에서 더 풍족하게 요리된다. 여수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삼치의 선어회는 여수의 특징적인 음식 중 하나다. 처음 접하면 물컹한 식감에 다소 거부감을 느끼지만 익숙해지면 삼치회만 찾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 구이로 먹는 삼치 머리는 클수록 맛이 좋다.
진남관. 이순신광장. 장군섬
식사를 마치고 여수의 상징인 진남관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 있는 이순신 광장을 ‘참배’ 할 차례다. 여수를 하루만 둘러봐도 곳곳에 있는 이순신의 흔적을 발견하곤 새삼 놀라게 된다. 심지어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가 거처했던 곳까지 여수에 있고, 거북선을 건조하고 수리하던 ‘선소’도 세 곳이나 있다. 어머니 처소는 보존작업이 마쳐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띄엄띄엄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는 그 앞에 새로 이순신 공원 조성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심지어 실재하지 않은 소설 속 인물까지 끄집어내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 ‘점잖은’ 여수 시민들은 ‘이순신 자원’을 그리 요란하게 활용하지 않는다. 기자도 여수를 몇 번 찾기 전까지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전 전라좌수사로 여수에 부임해 곳곳에 이렇게 많은 흔적을 남긴 줄은 알지 못했다.
이순신 장군은 사후에도 여수민들을 여러모로 ‘살려주고 있는’ 중이다. 거북선 빵집, 이순신 햄버거 등 여수 상가의 옥호 중 이순신과 거북선이 가장 많이 활용된다. 여수민들의 충무공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 역시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전에도 사후에도 나라와 국민을 위한 충정이 한없는 불멸의 영웅은 여수에서 그 숨결이 가장 생생하게 느껴진다.
진남관은 2020년 봄까지 보수 일정이 잡혀있어 내부 관람이 금지돼 있다. 광장의 장군 동상 앞에 실물 크기로 지어졌다는 거북선도 기자 일행이 찾았을 때는 수리 중이어서 입장을 할 수 없었다. 관람객이 너무 많아 수시로 보수를 해야 한단다.
진남관 입구와 장군 동상 너머 장군섬에 이르는 곳까지 장군의 위세가 당당하게 뻗쳐져 있는 일대를 보는 것만으로 성웅 충무공에 대한 참배를 대신해야 했다. 참고로 해방 즈음까지는 장군 동상 앞에까지 바닷물이 들어차 있었단다.
종포공원 거쳐 오동도 가는 길
이순신 광장에서 오동도 방향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자산공원이 있는 방향으로 나지막한 언덕길을 거쳐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몇 해 전부터 여수의 포장마차 촌으로 유명해진 종포공원을 거쳐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다. 우선 종포공원부터 걸어보기로 한다.
이 일대는 여수의 오래된 바닷가 놀이터 중 하나다. 지금은 공원으로 명칭이 붙여져 있지만, 낚시꾼이 모여들고 고기잡이배가 들락날락하던 곳이다. 그래서 지금도 바로 옆에 새벽마다 경매가 열리고 종일 생선 판매가 이뤄지는 선어 시장이 있고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낚시꾼들도 간간이 모습을 보인다.
몇 년 동안 성시를 이루던 포장마차 촌은 인근 하멜기념관 옆으로 옮겨졌다. 정비 차원이었던 모양인데 아직은 포장마차 촌의 모습으로 보기엔 익숙하지 않다. 행정력도 자연스러움에 초점이 맞춰져야 바람직한데...
종포 공원 일대에 펜션 서너 곳이 있고 펜션 부근에 맛집이 꽤 늘어서 있다. 포장마차와는 구분되는 식당들이다. 여수 특산물 중의 하나인 돌문어 식당이 많다. 돌문어삼합, 돌문어라면 등등. 진화한 여수 음식 종류 중 하나는 해산물을 활용한 라면 요리다. 이 돌문어 식당엔 점심때부터 줄이 늘어서 있다. 젊은 층이 많다. 돌문어라면 뿐만 아니라 해물라면, 돌문어삼합 등 새로운 메뉴가 계속 개발되고 있다. 돌문어라면 1만 원, 네 사람이 먹어도 남을 정도의 푸짐한 돌문어삼합은 3만9000원.
기자도 몇 년 전 여수에 와서 라면 요리를 ‘개발’했었다. ‘꼴뚜기 라면’. 시장 아지매한테 1만 원만 주면 한 접시 가득 주는 꼬록(여수에선 꼴뚜기를 꼬록이라고 부른다)을 특별한 레시피 없이 라면과 함께 끓여주면 색다른 국물 맛을 내는 아주 맛깔스러운 라면이 완성된다. 강추!!!
몰포 나비와 나비 반도 여수
자산공원은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공원이다.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걸어 올라가기에 좀 힘이 들기 때문이다. 관광버스들도 코스로 잘 잡지 않는다. 그러나 노인 체력으로도 천천히 걸어 올라갈 만 하다. 아침저녁으로 산이 아름다운 자색으로 물든다 하여 자산으로 이름 붙여진 그 산속 공원엔 여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또 생뚱맞은 이름의 전시관이 하나 있다.
곤충체험관인데 이름하여 ‘빠삐용(나비) 전시관’이란다. 여수에 빠삐용 전시관이라니.. 입구에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 역을 맡았던 미국 배우 ‘스티브 맥퀸’의 사진이 걸려 있다. 여수에 빠삐용? 생각해보고 거듭 생각해 봐도 생뚱맞다!
전시관에 들어가 설명을 들어봤다. 여수시의 전직 공무원 한 분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집념으로 나비를 채집해 개인적으로 만든 전시관이다. 시에 기증해 지금은 시가 운영하고 있다. 수많은 나비 표본 중에서 대표적인 전시물이 저 멀리 중남미 원산의 몰포나비. 푸른 금속성 광택이 나는 아름다운 몰포나비와 그 나비 모양을 빼닮은 여수반도 그림이 나란히 전시돼있다.
아하! 그제야 조금 몰포나비 채집자의 의도가 이해될 듯했다. 그는 이렇게 상상의 나래를 폈음 직하다.
“지구 저편에서 몰포나비가 너울너울 날아와 한반도 끝자락에 앉았다. 여수반도다!”
여수의 강남이라는 웅천에서
여수에서는 걷다가 가끔 시내버스도 타볼 만하다. 2층 관광버스도 좋지만 무작정 시내버스를 타고 한가롭게 시내를 돌다 보면 대충 여수 시내의 윤곽이 들어와 다음날 일정에 참고하기에도 좋다.
물어물어 버스 몇 번 갈아타고 여수의 강남이라는 웅천지역으로 갔다. 고급 아파트촌이 있고 인공 해변이 조성돼있으며 입구 상가엔 여수답지 않게 주차난이 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서울 사람들에겐 식상한 풍경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구원은 ‘예울마루’다. 전시회와 음악회를 수시로 여는 이 건물은 여수 산단에서 매출을 많이 올리는 어느 대기업이 외국인 건축가에 설계를 맡겨 지어서 시에 기부한 것이다. 건물 외벽 없이 자연 친화적으로 지어 건축물 문외한이 보기에도 시원하다. 건물 바깥쪽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있는 것도 특이한 모습이다.
예울마루 관람을 마치고 15분가량 옆의 산길을 돌아 걸어가면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짓고 수리했다는 선소가 나온다.
이순신 장군의 또 다른 작품 ‘선소’
이 선소는 여수반도를 에워싼 바다의 ‘골목길’ 맨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적군에게 노출되지 않는 장소를 고른 것이다. 실제로 가까운 웅천 쪽에서도 선소는 보이지 않고 웅천의 바다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촌에서도 이곳이 보이지 않는다. 입지 선택이 탁월했던 셈이다. 그러니 여유롭게 안정적으로 거북선을 짓고 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거북선과 수전의 각종 전략 외에도 이순신 장군의 지모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순신 장군은 영국의 넬슨 제독과 함께 세계 해전사에서 최고의 명장으로 기록된다. 러일전쟁을 일본의 승리로 이끈 일본의 제독 도고 헤이하치로가 이순신 장군에게 존경을 표한 것도 거북선 뿐만 아니라 해전 전술, 주민 친화력, 그리고 선소 운영 능력 등을 보았기 때문이다. 충무공께 새삼스러운 존경의 묵례를 보내고 이번엔 선소 길 건너의 그 유명한 보리굴비 식당으로.
명사들이 찾는 여수의 보리굴비 식당 ‘석정’
굴비 하면 영광 굴비, 법성포 굴비다. 그런데 여수에 명사들도 즐겨 찾는 보리굴비 전문식당이 하나 있다. 옛 여천 지역, 여수 시청 부근에 있는 석정 식당이다.
이 식당도 덕장은 법성포에 두고 있다. 법성포에서 굴비를 말려 여수로 가져와 조리한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굴비 정식엔 굴비와 함께 해물 보쌈김치, 여수산 각종 나물 등 17가지의 반찬을 내놓고 직원이 각 테이블을 돌면서 먹기 좋은 크기로 굴비를 찢어 준다. 기름기 잘잘 흐르는 보리굴비 속살, 군침이 돈다. 보리굴비 정식 2만 원. 여수엑스포 준비위원장을 지낸 전 건설교통부 장관 강동석 씨, 지금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윤정희, 백건우 씨 부부 등 명사들이 오래된 단골이란다.
여수에서 11월에 열렸던 세계한상대회 때의 에피소드 한 토막. 대회기간 중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온 참가자들이 각자 이 식당을 찾았다가 우연히 만나는 일이 몇 차례 있었단다. 각국 한인들에게까지 이 식당 소문이 났다는 식당 측의 자화자찬이다.
식당 판매보다는 전국에 보내는 택배 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선물 포장된 다섯 마리에 택배비 포함하여 6만5,000원, 10마리 세트는 12만5,000원.
구여수와 신여수
여수시청이 있는 구 여천지역과 구 여수를 잇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내륙 쪽 버스들이 다니는 길과 바닷가로 이어지는 길이다. 웅천지역을 지나 구 여수로 가는 길목 왼쪽에 한국화약 소유 대지가, 있으며 그 건너편엔 여수반도에서 가장 탁 트인 넓은 바다가 있다. 트레킹 코스로 개발하든지 아니면 대단위 리조트로 개발할 만한데, 웬일인지 방치되고 있다. 띄엄띄엄 바닷가 길을 둘러 가면 구 여수의 전통 항인 국동항이 나온다. 옛 여수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국동항엔 항상 낚싯배들이 수백 척 정박해있고 경매장에선 새벽마다 활발하게 경매가 이뤄진다. 바로 앞 경도엔 미래에셋이 경도 리조트 재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경도는 골프장과 함께 여름 한 철 먹거리인 하모(갯장어의 일본말)의 주산지이다. 경도와 고흥 일대의 하모를 최고의 갯장어로 꼽는다. 경도 안엔 하모를 회와 샤부샤부(일본말. 유비끼라고도 함)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있다. 혹자는 일본사람들처럼 갯장어에 기름이 끼는 7월 이후엔 맛이 별로라고도 하고 혹자는 그때의 하모 맛이 일품이라고도 한다. 정답은 없고 각자 취향에 따르면 될 일이다.
자매식당 등 국동항의 맛집들
그러나 여름철이건 겨울철이건 바닷장어 요리를 꾸준히 하는 식당들이 여수에 많다. 특히 국동항 주변엔 갯장어를 통째로 끓여 내놓는 통장어탕 식당이 몇 곳 있다. 그중에서 여수 시민들 사이에서도 소문 난 자매식당을 찾았다.
장어를 잘라서 국 끓이는 게 아니라 통째로 넣어 끓인 후 손님상에 내와서 종업원이 국자로 장어를 으깨서 먹기 좋은 크기로 나눠준다. 된장 국물에 우거지를 넣어 장어 맛과 함께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일반적으로는 토막 낸 장어를 숙주나물을 넣어 함께 끓여 내놓는다. 통장어탕 14000원, 장어 소금구이 2만 원을 받는다.
여수에 가장 많은 식당이 장어탕 식당과 돌게 간장게장 식당이다. 장어탕 식당은 수산시장 안, 시청 주변, 시내 곳곳에 있다. 그중 자매식당이 가장 생명력이 있다는 여수 지인들의 전언이다. 이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내놓는 멍게 젓갈이 또 일품이다. 자꾸 더 달라는 손님이 늘어나 포장 판매를 시작했단다. 한 통(3kg)에 3만 5000 원, 택배비 4000원이란다.
여수의 수산시장
여수에는 수산시장이 몇 곳 있다. 수산시장, 특화시장, 교동시장, 선어시장. 그중 수산시장이 중앙시장 격이다. 몇 년 전에 이 시장에 큰불이 나서 시장이 완전히 전소했었다. 주변의 지원과 상인들의 복구 노력에 힘입어 업그레이드된 새 시장 모습으로 태어났다.
시장 내 수십 곳 되는 활어 판매대에서 펄펄 뛰는 생선을 잡는 활발한 모습은 장관이다. 생선 잡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이 매우 좋다는 어느 보고서에 전폭적으로 공감하게 된다.
물새횟집 아지매. 수십 년간 온 가족이 이 업에 종사해왔단다. 종포공원 옆에 자그마한 건물도 소유하고 있다. 재빠르고 시원시원하게 생선을 잡고, 손님과 흥정도 시원시원하게 하며, 횟감은 그야말로 맛깔스럽게 썰어낸다. 전문가가 따로 없다. 일본 시장 상인들과 일 합을 겨루게 해봤으면 좋겠다. 여기서 회를 떠 가져갈 수도 있으나,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2층 식당으로 올라가 상차림 값으로 한 사람당 4,000원과 매운탕값 5,000원을 주고 식사를 한다. 서울의 가락시장, 노량진 시장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실비다. 생선 산지이니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세 명이 싱싱한 돔, 갑오징어, 농어, 삼치 등 각종 회를 남길 정도로 푸짐하게 먹고도 6만 원 미만을 냈다.
시내의 실비식당 ‘와사비’
게장 골목 소개는 생략한다. 여수의 전통적인 먹거리 중의 하나인 간장게장 식당들은 이제 시설과 메뉴에서 한 등급 더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신 시내의 횟집 한 군데를 더 소개하고 여수의 맛집 소개를 마친다. 여서동 네거리 근처의 ‘와사비’식당. 옥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름 때문에 최근 곤욕을 치렀단다. 얼마 전부터 보는 시선들이 좀 누그러지더란다.
옥호를 ‘고추냉이’로 바꿀 생각은? 이제 겨우 정착단계인데요... 이 식당은 문 연 지가 몇 해 되지 않았다. 6년 전께 문을 열자마자 여수에서 오래된 횟집들을 제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유는 초간단. 남자 사장이 새벽에 바다에 나가 직접 생선을 잡아 오고 여수 주변에서 구하기 어려운 건 통영 등지로 달려가 구해와서 오후부터 바쁘게 회를 만든다. 혼자서 몇 사람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게 몇 년을 일해 얼굴이 수척해졌을 정도다. 부인은 서비스 메뉴를 개발하고 상차림을 연구하는 한편 수시로 주방에 들어가 남편과 주방 보조 여인을 돕기도 한다. 이들의 노력은 상차림과 회접시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 식당도 갈치회, 삼치회가 일품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회 한 접시에 4만 원에서 6만 원이면 세 사람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맛집 몇 곳을 소개했지만, 여수의 장점은 어느 식당에 가든 다른 지방에 비해 만족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식당마다 자부심이 대단하고 음식에 들이는 정성이 손님들 눈에도 보일 정도다. 전통인지, 요즘의 트렌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특히 엑스포 이후 시설과 함께 식당들의 자세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먹방과 인터넷에서 칭찬은 많이 받고 악평은 덜 받는 곳, 여수가 됐다.
오동도 입구의 일출
여수에서 일출을 보는 장소로는 돌산섬 일대를 많이 꼽는다. 그중에서도 섬 끄트머리의 향일암(向日庵)은 일출로 유명해진 곳이다. 정동진과 함께 일출 사진이 워낙 많이 나돌아다녀 우리는 다른 곳에서 일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여수 현지의 정보로는 요즘 오동도 입구의 일출이 장관이란다.
새벽에 일어나 이틀을 기다렸다. 해는 우리의 애를 태우면서, 햇살만 내려보내 고기잡이배들을 비춰줄 뿐이었다. 붉게 솟아오르는 태양 대신에 빛줄기만 담았다. 일정상 일출 장면 촬영을 포기하고 서울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철수하면서 여수 지인에게 일출 촬영을 간곡히 당부했다. 간곡히 간곡히 거듭 부탁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일출 사진이 메일로 왔다.
쌩큐 오 선생!
쌩큐 여수!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만든 요리를 ‘사찰음식’이라 한다. 자칫 맛이 덜하거나 심심할 것이라 오해하지만, 다양한 레시피와 플레이팅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특별한 메뉴에 건강 밸런스까지 생각한 제철 사찰음식 한 상을 소개한다.
레시피 및 도움말 디알앤코 R&D총괄 장대근 셰프 스타일리스트 곽영신
장소 협찬 키프레시(성신여대점) 그릇 협찬 덴비 코리아
입추가 있다지만, 8월까지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남은 여름도 기운차게 보내려면 몸 보양은 필수다. 말복도 챙길 겸 닭고기와 전복 등을 이용해 퓨전 사찰음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삼계탕 재료를 활용해 닭가슴살 스테이크에 갖은 한약재를 넣어 만든 영양찹쌀밥을 곁들인다. 여기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전복에 은은한 허브향을 입힌 로즈메리 전복찜을 더해보자. 제철 과일인 참외, 수박, 청포도로 맛을 낸 샐러드가 입맛을 돋워준다. 후식으로 자두청을 곁들이면 위장까지 편안한 한 끼를 마무리할 수 있다.
삼계스테이크&영양찹쌀밥 찹쌀(2컵)을 30분 정도 불린 뒤 대추, 인삼, 감초, 도라지, 오가피, 목이버섯과 소금을 더해 끓는 물에 중불로 30분가량 끓이며 살살 젓는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충분히 달군 뒤 닭가슴살(250g)을 10분 정도 중불에 굽는다. 이때 후추를 한 꼬집 뿌려준다. 완성된 닭가슴살 스테이크와 영양찹쌀밥을 그릇에 올려 플레이팅한다.
참외과일샐러드 참외(1개)와 수박(1조각), 청포도(3알)를 깨끗하게 씻어 손질한다. 지름이 짧은 부분을 기준으로 참외를 반으로 가른 뒤 밑동과 씨를 제거한다. 남은 참외와 수박은 0.5cm 크기로 사각썰기해준다. 청포도는 3등분으로 작게 자른 뒤 씨를 제거한 참외 안에 소복하게 담아낸다.
로즈메리 전복찜 파(1/4대)와 홍고추(1개), 파프리카(30g)를 깨끗하게 씻어 0.5cm 크기로 어슷썰기한다. 손질한 전복(3미) 윗부분에 칼집을 3개 정도 내고 소금, 후추로 간한다. 찜통 바닥에 로즈메리, 파, 홍고추, 파프리카를 깔고 전복을 올려 20분 정도 쪄낸 뒤 검은깨를 솔솔 뿌려 완성한다.
자두청 자두의 씨를 빼고 4등분 해준다. 세척한 유리병 안에 자두를 담은 뒤 매실청과 자두를 1:1 비율로 넣어 2주 이상 서늘한 곳에 재워둔다. 완성된 자두청에 탄산수를 부으면 새콤달콤한 자두에이드로도 즐길 수 있다.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만든 요리를 ‘사찰음식’이라 한다. 자칫 맛이 덜하거나 심심할 것이라 오해하지만, 다양한 레시피와 플레이팅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특별한 메뉴에 건강 밸런스까지 생각한 제철 사찰음식 한 상을 소개한다.
레시피 및 도움말 디알앤코 R&D총괄 장대근 셰프 스타일리스트 곽영신
장소 협찬 키프레시(성신여대점) 그릇 협찬 덴비 코리아
초복, 중복이 있는 7월. 여름철 보양 재료로 많이 쓰이는 인삼을 활용해 수제비를 만들어보자. 깔끔한 야채 육수에 쌉쌀한 인삼 향이 더해져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든든한 한 끼를 원한다면 채소밥으로 속을 채운 깻잎롤을 곁들여 먹는다. 매실과 단무지로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장아찌도 반찬으로 궁합이 잘 맞는다. 원기 회복과 위장 활동을 돕는 차조로 오메기떡을 만들어 후식으로 즐겨도 좋다.
인삼수제비 무(1/4개)와 애호박(1/3개)을 1.5cm 크기로 자른 다음 1/4씩 한입 크기로 썰어준다. 밀가루에 물을 조금씩 부어주며 수제비 반죽을 한다. 이때 수제비에 간을 하려면 소금을 약간 첨가한다. 냄비에 무, 애호박, 인삼(2뿌리), 물(350㎖)을 넣고 중불에 10분간 끓인다. 육수를 끓이는 동안 청·홍고추(각 1개)와 대파(1/3대)를 어슷썰기로 썰어준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수제비를 떼어 넣는다. 썰어놓은 야채를 마저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다(소금 대신 간장도 가능). 수제비가 익을 때까지 중불에 끓여 완성한다.
매실단무지장아찌 매실(60g)을 깨끗이 씻어 씨를 빼고 과육만 남긴다. 손질한 매실을 햇빛에 2일 정도 말린 뒤 고추장을 발라 서늘한 곳에서 2주 정도 숙성시킨다. 단무지(40g)를 2cm 크기로 잘라준다. 숙성된 매실장아찌에 준비한 단무지와 고춧가루(반 큰술), 참기름을 넣고 버무려낸다
깻잎롤 세척한 당근(1/3개), 브로콜리(1/4개), 만가닥버섯(1/4팩)을 잘게 다진다. 다진 채소들을 약불에 3분 정도 볶는다. 이때 아스파라거스도 살짝 구워둔다. 밥(150g)에 볶은 채소와 참기름, 검은깨를 넣어 비빈다. 깻잎을 깔고 비빈 채소밥을 넣어 김밥처럼 말아준다. 깻잎롤을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잘라주고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만가닥버섯을 곁들여 플레이팅한다.
오메기떡 찹쌀(2컵)과 차조(70g)를 씻은 뒤 수분을 살짝 빼주고 약불에 50분 정도 쪄준다. 쪄낸 찹쌀과 차조에 소금물로 간을 하고, 쫀득쫀득해질 때까지 치댄다. 완성된 떡을 사각 틀에 넣고 모양을 잡아 마무리한다.
무더운 여름의 한복판 7월, 시원한 음료 한잔하며 읽을 만한 신간을 소개한다.
◇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공저ㆍ위즈덤하우스)
71세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와 할머니의 행복한 노후를 응원하는 손녀 김유라가 함께 쓴 에세이다.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온 박막례의 인생 전반전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전향한 뒤 펼쳐진 인생 후반전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느 날 치매 위험 진단을 받고 온 박막례를 ‘그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한 손녀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며 할머니와 호주 여행을 결심한다. 그렇게 시작된 동행이 두 사람의 인생에 전환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들의 여행기 영상은 조회수 100만을 훌쩍 넘겼고, 이를 계기로 박막례는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차세대 유튜브 스타로 떠올랐다. 박막례는 “부침개처럼 인생이 확 뒤집혔다”고 호쾌하게 말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70여 년 인생을 충실히 살아온 그녀 스스로가 만든 결실임을 깨닫게 된다. 더불어 손녀 김유라가 관찰한 할머니의 삶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느낄 수 있다.
◇ 할매의 탄생 (최현숙 저ㆍ글항아리)
‘할배의 탄생’의 저자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가 이번엔 대구의 한 산골짜기 마을에 사는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농촌, 젠더, 노년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투리와 정제되지 않은 언어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 100세 철학자의 인생, 희망 이야기 (김형석 저ㆍ열림원)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행복한 삶의 중요 조건으로 ‘성장하는 인생’을 꼽았다. 그런 그가 제안하는 성장하는 삶 속 진짜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에 대해 ‘인생의 조건’, ‘행복한 인생을 위하여’ 등 총 4부로 나눠 설명한다.
◇ 나만의 시크릿 홈카페 (예나 저ㆍ레시피팩토리)
레시피 제공뿐만 아니라 홈카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홈카페 추천 도구, 식재료, 식기를 비롯해 예쁜 얼음 만드는 법, 풍성한 우유 거품 내기 등 저자만의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한다.
◇ 전원주택 짓고 즐기며 삽니다 (정문영 저ㆍ청림Life)
은퇴 전 전원생활의 로망을 이룬 저자가 경험을 통해 터득한 좋은 땅 보는 법, 건축주가 알아야 할 예산 설정법, 시공업체 선정기준 등을 공개한다. 전원주택 구매자를 위한 99가지 체크리스트 등 유용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