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다양한 암종 중 여성을 괴롭히는 대표주자로 꼽힌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체 한국인에게 발생한 암 중 5위로 많았다.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 지으면 순위는 2위로 훌쩍 올라선다. 총 1만9142명의 여성이 자신의 유방암을 발견했다. 발생 시기도 문제다. 지난해 유방암의 발생 연령은 40대가 가장 많았고, 5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자식들이 수험생이 되거나 대학에 입학하는, 인생에서 소위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갈 때’ 발생하는 셈이다. 남편이 경제력을 잃어 부인이 가장이 되어야 하는 가정이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유방암을 사회적으로도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국립암센터 부속병원 유방암센터장인 이근석(李根碩·51) 교수를 통해 유방암에 대해 시니어가 알아야 할 내용들을 들어봤다.
“그것이 가장 답답한 부분이지요. 정확한 원인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최근에는 유전자 기술이 발전하면서 발병할 확률이 높은 위험군을 어느 정도 가려낼 수 있는 정도는 되었습니다.”
이근석 교수는 유방암의 원인을 설명하면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는 스트레스에서 생활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유방암의 원인은 여성호르몬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성의 일생 중 여성호르몬이 생성되는 초경부터 폐경까지의 가임기 중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면 유방암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어요. 즉 임신과 출산 횟수가 많으면 발병률이 낮아지지만, 상대적으로 임신과 출산 경험이 적거나 없으면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안젤리나 졸리의 선택은 옳았을까?
유방암 예방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사례가 있다. 바로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 그녀는 검사 결과 BRCA 1, 2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돼 유방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자 미련 없이 스스로의 가슴을 절제했다. 외모가 재산인 여배우가 유방암 예방을 위해 사전적 절제술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녀의 선택을 전문의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이 교수는 모든 여성이 유전자 이상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전자 검사를 했을 때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는 5~10% 내외에 불과합니다. 모두가 반드시 해야 하는 검사는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어머니 등 가족 중에 병력이 있다면 검사해볼 것을 권해요.”
유전자 이상이 발견된다면 졸리처럼 사전적 절제를 하는 것이 나을까? 이에 대해 이 교수의 의견은 엇갈렸다.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면 유방암이나 난소암 발병 확률이 60~70% 정도 됩니다. 난소암은 조기진단이 어렵고 증상으로 인해 암이 발견되었을 때는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아 사전 절제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이에 반해 유방암은 발견이 쉬운 부위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사만 하면 조기진단이 가능해요.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미리 약을 먹거나 예방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답답하지만 그래도 사전 절제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유방암 예방의 또 다른 적 ‘비만’
유방암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에 비만도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간혹 가슴 크기에 따라 유방암 발병이 달라지냐는 질문도 받는데, 크기는 사실 발병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나 비만은 영향을 줘요. 비만세포가 많으면 여성호르몬을 만들어내는 효소인 아로마타제 분비가 활성화되거든요. 그래서 시니어는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운동을 열심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극단적인 식단조절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체지방 관리를 위해 채식만 고집하는 등 과격한 관리는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유방암 진단 방법 중 가슴을 압착해 촬영하는 유방촬영술 결과를 가장 신뢰한다. 초음파로도 진단이 되지만 조직의 석회화를 제대로 관찰하는 데는 유방촬영술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자가진단법을 통해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슴은 민감한 부위이다 보니 작은 상태, 조기진단도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간혹 유선의 멍울과 헷갈리기도 하기 때문에 뭐가 만져진다고 해서 모두 암이라 하긴 어렵습니다. 자가진단을 한달에 1회 하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표적치료제 만병통치약 아냐
유방암 치료는 일반적인 암 치료 과정을 그대로 따른다. 암세포를 절제하고, 항암제를 쓰는 화학적 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암의 크기에 따라 방사선 치료는 생략되기도 한다.
“흔히 유방암 수술이라 하면 가슴 전체를 절제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최근에는 의료기술이 발전해 조기진단이 늘면서 부분절제술도 많아요. 이런 경우 수술 후에 재건술을 하지 않아도 수술 전과 외적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어요. 또 암의 크기가 커서 전절제 후 재건술을 할 경우 국민건강보험을 통한 치료비 지원이 되어 부담도 많이 줄었습니다. 다만 유방암의 재발 가능성은 치료 후 2~3년 동안 가장 높기 때문에, 2년 정도 경과를 지켜보고 재건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만병통치약’처럼 관심을 받고 있는 표적치료제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전체 유방암 환자 중 표적치료제에 효과를 보이는 환자는 20%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한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는 효과 있는 치료제예요. 예전에는 다른 유방암에 비해 암세포 증식이 빨라 공포의 대상이었는데, 표적치료제 등장 이후에는 치료가 한결 쉬워졌어요. 물론 이 약만 투여하면 낫는 게 아니라 다른 치료도 병행해야 하지만 그래도 이 약의 등장으로 환자의 생존율이 한결 높아졌습니다.”
가족의 보살핌 중요해
이 교수는 암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환자의 마음가짐과 가족의 도움이라고 말한다.
간혹 유방암 치료를 받고 나면 남편이 아내에게 거부감을 보이거나 심한 경우 외도로 이어져 가정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받았다고 해도 이전처럼 정상적인 부부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편과 부인 모두 꺼리지 말고 전과 다름없는 생활을 영위하실 것을 권합니다. 정서적으로도 좋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결혼 30년 차 부부가 황혼이혼을 할 지경이 되어 저를 찾아왔습니다. 아내는 그동안 남편의 고약한 성격으로 인한 막말과 냉대를 참고 살아온 게 억울하다면서 남은 인생을 좀 더 자신을 위해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그동안 가족을 위해 회사에서 온갖 눈치 보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은퇴 후 힘 빠지고 경제력이 없어지니까 아내의 잔소리와 구박이 서럽고 헛살아온 것 같아 서글프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불행은 과연 아내가 주장하는 대로 성격차이일까요? 아니면 남편이 주장하는 대로 ‘남편을 돈벌어오는 기계로 여겨온’ 아내의 이기심 때문일까요? 답은 둘 다 아닙니다. 결혼에 대해 47년간 3000쌍을 연구해온 부부 관계의 세계 최고 전문가인 존 가트맨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이혼은 성격 차이나 부부 싸움의 내용과 무관하다고 합니다. 불행과 이혼의 가장 큰 원인은 서로 소통하는 방식, 즉 대화하는 방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트맨 박사의 연구 결과와 상당히 일치하는 말입니다.
대화의 기본 3유형
가트맨 박사는 행복한 부부와 이혼하는 부부의 가장 큰 차이는 평소에 얼마나 서로 정서적 소통을 잘하는가, 갈등이 있을 때 얼마나 문제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다루는가에 달렸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부부의 대화는 다음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서로 원수 되는 대화’, ‘멀어지는 대화’, 그리고 ‘다가가는 대화’입니다.
‘원수 되는 대화’란 상대의 말에 즉각 반박하거나 비웃는 말투입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여보, 오늘 미세먼지가 심하다는데 마스크 하고 나가세요”라고 말했을 때, 남편이 “잔소리 좀 그만해! 내가 알아서 할 테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내의 배려를 일축하고 반박하는 원수 되는 대화의 말투입니다. 이런 원수 되는 대화는 상대에게 분노와 적개심을 일으키게 하며 서로의 스트레스를 높임으로써 점점 언성이 높아지거나 대화를 중단하게 만듭니다.
‘멀어지는 대화’란 상대의 말과 상관없는 화제로 바꾸거나 무시하는 말투입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아내에게 “어, 배고프다. 먹을 것 좀 없나?”라고 말하는데 아내가 “이번 주 조카 결혼식 가는 것 잊지 마세요”라며 전혀 상관없는 말을 하는 것이지요. 이런 멀어지는 대화는 말을 꺼낸 사람의 기분을 머쓱하게 만들며 정서적 거리감을 만듭니다. 놀랍게도 외도의 첫걸음은 멀어지는 대화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이런 사소한 대화 방식과 말투가 반복되고 누적될 때 그 영향은 참으로 고통스럽고 불행한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가가는 대화’란 어떤 것일까요? 상대의 말에 관심을 보이며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말투입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여보, 운동하러 나갈까?” 할 때, “좋지. 나도 운동하고 싶었는데”라며 호응하는 것입니다. 연구 결과 ‘다가가는 대화’는 스트레스를 낮추며 서로 한편이 된 것 같은 정서적 유대감을 키우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혼을 초래하는 4가지 ‘독’
갈등하는 부부들은 상대의 입장과 의견, 감정 등을 충분히 듣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압도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말허리를 끊거나 자신의 입장을 밝히거나 조언을 하는 따위는 서로 말해봤자 상처만 받고 피곤함만 가중할 뿐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이 비난이 담기거나 방어적이거나 경멸적인 말은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비난)
•당신은 지금까지 항상, 한 번도, 결코, 절대로, 늘… (비난)
•난 아무 잘못 없는데 왜 만날 나보고 뭐라고 해? (방어)
•우리 집은 너만 고치면 돼. (방어)
•어쭈?! (경멸)
•주제 파악이나 하시오! (경멸)
•복에 겨운 줄 알아! (경멸)
•눈을 흘기거나 피식 비웃음. (경멸)
•침묵 (속으로는 ‘또 시작이군.’) (담쌓기)
•침묵 (속으로는 ‘제발 그만 좀 해.’) (담쌓기)
•침묵 (속으로는 ‘차라리 나가는 게 낫겠어.’) (담쌓기)
이렇게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의 방식을 사용하는 부부들은 결국 94% 이혼으로 끝난다고 합니다. 한 가지씩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비난은 상대의 성격과 인격에 문제가 있다는 투로 말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왜 만날….” 이렇게 말하는 것은 비난입니다. 방어는 책임 전가와 반격으로 “그러는 당신은 뭘 잘했는데?”, “당신도 그러면서 왜 나한테만 뭐라고 하는 거야?”라고 반박하는 태도입니다. 싸움의 불씨를 점점 확산시키지요. 경멸은 상대를 나보다 못나거나 어리거나 하인 취급하는 것입니다. “못생겼다”, “아는 게 없다”, “어쭈, 주제 파악 좀 하시지” 같은 조롱과 비웃음을 섞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은 상대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끝으로 차라리 말 안 하는 게 상책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담쌓기 또한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서로 눈 마주치지 않기, 말 안 하기, 전화기 꺼놓기, 늦게 들어오기, 각방 쓰기, 별거 등은 부부 사이에 감정적 거리감과 단절감을 증폭해 결국 이혼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독이 되는 말들은 부부 사이에 부정적 감정이 쌓이게 만들고 부정성을 키웁니다. 그러면 부부 사이에 감정적 조율이 되지 않고 서로 원망, 탓, 미움, 분노 등으로 더욱더 걷잡을 수 없이 관계가 나빠지고 감정적 거리감과 단절감에 휩싸여 절망과 불행감이 증폭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부부 사이에 공유하는 부정적 감정의 총량이 이혼을 결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부부가 그동안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아 재정 통장을 불리려고 애써온 만큼 서로에게 감사·배려·관심·호감·존중 등 관계의 ‘정서 통장’을 채우는 데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관계가 윤택하고 풍요로워집니다. 연구에 의하면,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들은 다툴 때도 긍정성이 부정성보다 다섯 배 더 많이 보이며, 평소에는 이보다 더 높은 긍정성을 쌓아둔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제로 관계의 긍정성을 쌓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하루에 5~7분 정도로 충분하다니 해볼 만하지 않습니까?
행복한 부부의 소통 방식
그렇다면 행복한 부부들은 어떻게 소통을 할까요? 아니, 불행한 부부라도 어떻게 하면 관계를 다시 신혼 때처럼 다정하게 돌이킬 수 있을까요? 다음은 부부 사이에 긍정성을 높이는 대화 방식입니다.
먼저 말을 부드럽고 조용히, 천천히 하십시오. ‘너’ 또는 ‘당신’으로 시작하지 말고 ‘나’로 시작하는 ‘나-전달법’으로 느낌을 전하고, 욕구 표현을 긍정적으로 하십시오.
•당신을 비난하려는 뜻이 아니고 내가 힘들어서 말하는 거예요.
•나는 ~이 두렵고 걱정이 돼요.
•내가 당신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그렇게 말하니까 야단맞는 기분이 들어. 좀 부드럽게 말해주면 좋겠어.
•부드럽게 말하려 해도 잘 안되네. 다시 해볼게.
신뢰감과 친밀감 증진을 위한 처방
가트맨 박사는 오래도록 행복하고 안정적인 결혼을 하는 부부들은 열정이 아닌 우정지수가 높은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부부 사이에 우정지수를 높이려면 1)사랑의 지도, 2)호감과 존중, 3)다가가는 대화 등 3가지를 실천해보세요.
‘사랑의 지도’를 넓혀나간다
사랑의 지도란 서로의 내면세계를 잘 안다는 것입니다. 서로 무엇을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거나, 어떤 꿈을 지니고 있고, 어떤 상처와 프라이드를 지녔는지 관심을 갖고 물어봐주며 기억하는 것입니다. 배우자의 내면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고자 하는 것이 긍정성(우호감)을 쌓는 기초입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친구를 가장 신뢰하는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경험은 무엇인지, 꼭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요즘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 무엇인지 등 관심을 갖고 모르면 묻는 것입니다. 물론 따지듯 묻는 것이 아니라 애정 어린 관심과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이지요.
남녀의 차이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뇌는 쉬는 방식이 다릅니다.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일부러 못 본 척, 모른 척하는 것은 남성의 뇌가 쉴 때는 전깃불이 나간 것처럼 거의 작동을 안 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여성의 뇌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도 계속 활동을 합니다. 남자가 바쁘게 일할 때의 뇌 활동량과 맞먹을 정도로요. 따라서 남편에게 일을 시킬 땐 한 번에 한 가지씩 간단명료하게, 그러나 부드럽게 요청해야 합니다. 핵심은 비난이나 불평이 아니라 부탁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한 번도 설거지를 해주지 않냐?!”라고 말하는 것은 비난입니다. 부드럽게 ‘나-전달법’으로 요청해보십시오. “저녁 설거지만이라도 당신이 좀 해주면 내가 덜 피곤할 것 같아요”라고 말입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반응은 매우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실천에도 진심으로 고마워하면 서로에게 긍정성이 쌓여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오게 됩니다.
서로의 장점을 찾아라
부부 사이가 나빠지면 서로를 ‘쓰레기’ 취급한다고 합니다. 함부로 대하고 막말을 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할 걸~’ 하면서 후회하기도 하면서 남과 하향비교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선 자신의 장점을 50가지 찾은 후 배우자의 장점을 50가지만 찾아보십시오. 장점을 적다 보면 어느새 ‘소중한 보물’들을 간직한 배우자가 귀하고 고맙게 여겨지고 애틋한 마음이 생깁니다. 외도로 파탄이 나서 별거 중이던 부부에게 장점찾기를 과제로 줘 극적으로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저는 무수히 보았습니다(물론 이후의 상처 치유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요).
고마움을 자주 느끼고 표현하고, 배우자의 단점보다 긍정적인 면을 포착하는 습관을 지니세요. 다가가는 대화를 매일 조금씩 자주 하세요. 또 서로 예민한 부분을 감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가가는 대화(경청과 수용)를 하라
다가가는 대화의 한 예를 들면, 배우자가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서 말할 때 일단 불평과 불만을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배우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골몰하지 말고 먼저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듣고 상대의 관점과 욕구를 이해합니다. 상대의 말을 듣고 감정을 확인한 뒤에는 다음과 같이 응답합니다.
•“정말 힘들었겠네.” (화났겠네, 슬펐겠네, 억울했겠네 등의 감정 수용)
•“당신 입장으로 보면 그럴 수 있겠네….” (관심을 표현하고 입장 수용)
•“나 같아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화가 났을 거야.” (공감)
•“당신은 그 일에 대해 어떻게 하고 싶은데?” (의견 존중)
•(배우자의 제안에 동의한다면) “정말 좋은 생각이네.”
•(상대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런 방법도 있겠네.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지와 협조)
대화 중 질문을 할 때는 따지거나 반박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말 알고 싶어서 묻는 것이어야 합니다. 위협하지 말고 안전감을 증진하는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상대의 적이 아닌 동지가 되는 말이 좋습니다. ‘우리’라는 단어의 위력은 아주 큽니다!
사랑, 열정, 로맨스를 증진하는 방법
구애는 결혼 전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 후에도, 결혼한 지 오래되어도 구애를 계속해야 됩니다. 마치 씨앗을 뿌린 후에 계속 지켜보고 물을 주면서 가꾸듯 관심과 돌봄이 이어져야 관계도 성장하고 꽃이 핍니다. 배우자가 아직도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라는 말을 때때로 상기해줍니다.
•“당신이 나한테 가장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보일 때는…”이라는 말을 해보세요.
•상대가 나한테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시, 노래, 선물, 카드, 문자 등으로 표현하세요.
•신체적, 언어적 사랑의 표현을 자주 하세요(어깨 주물러주기, 발 마사지, 간지럼 태우기 등).
•사랑을 나눌 때 (특히 시작과 끝에) 둘만의 리추얼(ritual)을 만들어보세요(촛불, 와인, 아로마 등).
•다양한 사랑 표현 방법을 찾고 시도해봅니다. 놀이, 선행, 여행, 추억 만들기, 상대의 부모형제에게 잘하기 등도 긍정적 감정을 쌓는 방법에 포함됩니다.
집도 애정을 갖고 가꾸고 돌봐야 망가지지 않듯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부부는 아침에 눈뜨면 먼저 깬 사람이 상대의 손이나 발을 약 20초 주물러줍니다. 아침에 서로 헤어지기 전에 6초간 포옹을 합니다. 왜 6초냐구요? 그래야 여자에게는 옥시토신, 남자에서는 바소프레신이라는 ‘연결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지요. 낮에 한두 번 간단한 문자로 고마움을 표현하고 저녁 때 만났을 때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어?”라고 물어주고 서로 위로해주고 공감해줍니다. 그리고 저녁에 뉴스를 보거나 잠들기 전에 아침에 늦게 일어난 사람이 30초 정도 어깨를 주물러줍니다. 하루 몇 분 정도만 노력을 들여도 ‘정서 통장’은 불어납니다. 이런 정서적 자산이야말로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 아닐까요?
여러분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갱년기나 폐경을 앞둔 중년 여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무엇일까?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해 이들에게 직접 묻고 그 결과를 내놨는데 골다공증이 암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폐경증후군과 뇌졸중이 뒤를 이었다. 여성들이 골다공증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뼈가 부서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알 길이 없고, 흔히 걸릴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수명이 길어진 만큼 몸을 더 오래 사용해야 하는 요즘 액티브 시니어에게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여의도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백인운(白寅運·44) 교수와 함께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봤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똑~ 소리가 나면서 부러지는 거예요. 그것도 허리뼈가. 체중에 의해 척추 압박골절이 오는 경우도 있어요.”
상상만 해도 두렵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뼈가 부러질 수 있다니. 하지만 백 교수는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멀쩡하게 진료실에 걸어 들어온 할머니가 척추 압박골절 상태였던 적이 있었어요. 모두 깜짝 놀랐죠.”
여성은 폐경이 주요 원인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뼛속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뼈가 약해져 쉽게 골절이 되는 질환을 의미한다. 노인 골절의 대표적 원인으로 고령화 사회에서는 특히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도 한다.
“골 조직, 그러니까 뼈는 조골세포와 파골세포를 통해 3~4개월 주기로 생성됐다가 사라져요. 나이에 따라 뼈의 양이 달라지는데 일생 중에 30세 전후가 골량이 최대치인 시기예요. 그 나이를 넘어서면 점점 생성보다 흡수가 많아져 뼈가 약해지는데 그 정도가 유독 심해지면 골다공증이 되는 거죠.”
골다공증은 여성에게 훨씬 많이 나타난다. 50세 이상인 경우 남성은 10% 정도 발병하는 반면, 여성은 40%에 이른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여성호르몬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노화로 인한 노인성 골다공증 외에 여성은 갱년기에 나타나는 폐경 후 골다공증도 발생해요. 여성호르몬이 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과 함께 호르몬 생성이 줄면서 뼈흡수가 급속히 진행되어 뼈가 약해지는 거죠.”
이외에도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다른 질환으로 발생하는 증상을 2차성 골다공증이라 하는데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위나 장 혹은 난소 절제술을 받았거나 거식증, 폭식증 등으로 인한 무월경증이 있는 경우, 영양소 흡수장애나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갑상선 기능항진증, 만성신부전증,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도 골다공증이 나타날 수 있어요. 또 스테로이드나 갑상선 호르몬, 일부 항암제를 투여받는 환자들도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잦은 흡연과 음주 같은 생활습관도 매우 위험합니다.”
자각 없어 더 무서운 병
골다공증이 무서운 것은 환자 스스로가 눈치 챌 수 있는 신호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병이 있는지 알 수 없고, 어느 날 몸의 어딘가가 부러지면서 알게 된다. 실제로 환자 본인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고. 또 치료를 받는 환자는 10% 내외 정도다.
“미리 검사를 받는 것이 좋아요. 보통 여성은 65세 이상일 때, 남성은 70세 이상일 때 검사를 받으라 권고하고 있지만, 아주 건강한 상태일 때의 이야기예요. 내과적 질환 등 위험 요소가 한 가지라도 있다면 조기에 검사하는 게 좋아요. 만약 이 과정에서 정도가 약한 골감소증이 발견되었다면 2년에 한 번, 골다공증이 확진되면 1년에 한 번은 검사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검사 방법은 간단하다. 골밀도 검사가 그것. 흔히 병원에서 촬영하는 CT처럼 검사 과정도 단순하고 한두 시간만 기다리면 검사 결과도 알 수 있다.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 대상자는 5만 원 이하의 검사비만 지불하면 된다. 문제는 뼈가 부러지기 시작하면서 발생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고관절이다.
“보통 많이 부러지는 부위는 척추, 손목, 고관절이지만 골반이나 갈비뼈 골절도 흔해요.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고관절 골절이죠. 사망률이 24%에 달해요. 고관절 골절은 수술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폐색전증이나 폐렴, 욕창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서 위험해집니다. 고령자는 더욱 그렇고요.”
골절이 발생해 병의 존재를 알게 되어도 쉽지는 않다. 일반인에 비해 뼈의 양과 질이 낮기 때문에 치료가 더디기 때문이다. 뼈가 약해 부러진 부위가 치료 과정이나 치료 후에 또 부러질 수도 있다. 온몸이 유리그릇처럼 다루기 조심스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예방·치료하려면 생활습관 바꿔야
백 교수는 골다공증은 예방만큼 좋은 치료가 없다고 강조한다. 수술을 할 수도 없고 약으로 극적인 효과를 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뼈가 가장 많이 생성되는 30대에 되도록 많이 생성되도록 만드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그 이후에도 뼈 생성을 유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칼슘과 비타민D,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죠. 운동도 중요해요. 운동은 뼈를 자극해 뼈 생성을 돕기도 하고, 근육과 균형 감각을 강화시켜 낙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주니까요. 골다공증에는 수영보다는 걷기 같은, 체중이 몸에 전달되는 운동이 좋아요. 다만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시니어에게는 걷기를 추천합니다. 걷기를 오래하면 햇볕을 쬐는 시간이 늘어나 비타민D 생성도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비타민D는 먹는 약이나 주사를 권하기도 한다. 장에서 칼슘을 흡수하는 것을 돕고 뼈의 무기질 침착을 증진시키는 비타민D를 음식이나 햇볕을 통해 얻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에는 보통 생선이나 달걀노른자, 버섯 등이 꼽히고,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하루 비타민D 섭취량은 400IU다. 칼슘은 1000~1500mg이다. 또 발에 걸리는 물건을 치우고, 조명을 밝게 하는 등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낙상이나 이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신약 보험 적용으로 부담 덜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과 함께 선택되는 치료법은 약물 치료다. 비스포스네이트 계열로 대표되는 골흡수억제제는 골다공증 치료에 가장 중심이 되는 약이다. 그러나 간혹 턱관절 괴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며, 오래 먹으면 골흡수만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골형성도 억제하는 부작용이 생겨 다른 약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경구제제의 경우 먹는 방법도 까다롭다. 많은 물과 함께 먹어야 하고, 복용 후에는 30분 동안눕지 않도록 한다. 식도에 약이 걸리면 궤양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장에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날짜를 맞춰 먹어야 하는데 시니어는 깜빡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아예 약 먹기를 포기하는 환자도 있다.
최근에는 골다공증 치료 효과로 주목받고 있는 부갑상선호르몬과 RANKL 단일클론항체 제제가 2016년과 2017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약물치료는 좀 더 쉬워졌다. 부갑상선호르몬은 인슐린처럼 집에서 하루 한 번 주사를 놓으면 되고, RANKL 단일클론항체 제제는 6개월에 한 번 피하 주사로 맞으면 된다. 다만 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골흡수억제제로 1년 이상 치료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백 교수는 골다공증은 결국 예방이 제일이라고 강조한다.
“병원에 올 기회가 있을 때 자신의 뼈 상태를 확인해두시는 것이 좋아요. 정기적인 운동도 잊지 마시고요.”
“싫어, 끊어!” 서울 상계동에 사는 A(56) 씨가 거칠게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요즘 그녀의 일상 중 하나는 얼굴 좀 보자는 지인들의 전화를 거절하는 것이다. 최근 생긴 고민인
요실금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가벼운 기침만 해도 소변이 조금씩 새어나온다. 이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이제는 생리대형 패드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앉아 있던 자리가 젖거나 소변으로 인한 악취를 상대가 알아차리는 것은 감당하기 힘든 공포로 다가온다. A 씨가 두려움에서 탈출할 방법은 무엇일까. 강서미즈메디병원 김종현(金宗鉉·55) 비뇨기과 과장을 통해 그 방법을 알아봤다.
“사회적 암(癌)입니다.” 김종현 과장은 요실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요실금 증상이 심각해지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돼서 스스로 대외활동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심하면 우울증을 앓게 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실금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증상이 아니라 고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배출될 것 같은 응급상황 넘어가려면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배출되는 증상을 말한다. 소변이 몸 밖으로 나오는 상황이 신체적으로 크게 위해를 주지는 않지만, 위생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심각한 질환이라 할 수 있다.
남성에게도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여성에게 나타난다. 발병도 매우 흔하다. 김 과장은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40% 이상은 크고 작은 요실금 증상을 겪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요실금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전체 환자 중 90% 이상은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에 속한다. 이 두 가지만 알면 요실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김 과장은 조언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 근육이 약화돼서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뛰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소변이 새어나오는 증상을 말해요. 심하면 걷거나 살짝 자세만 바꿔도 소변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가장 흔한 요실금인데, 출산과 노화로 인해 소변이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골반근육과 요도 괄약근이 손상되고 약해졌기 때문이에요. 특히 자연분만 과정에서 아이가 커서 난산을 하거나 다산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발병률이 더 높아요.”
또 하나의 주된 원인인 절박성 요실금도 노화와 관련이 있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의 신경이 불안정해지면서 소변이 마려울 때 느껴지는 요의(尿意)가 느닷없이 찾아와 이를 참지 못하고 소변을 지리는 증상이다.
“보통은 40대 후반 50대 초반, 갱년기를 겪고 난 후에 많이 나타납니다. 이 시기의 호르몬 변화와 신경 불안정이 주된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가다 문 앞에서 실례를 해버린다거나, 설거지나 샤워를 하다가 소변이 새어나오는 경우는 절박성 요실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만약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김 과장은 이럴 때 서두르면 더 낭패 보기 십상이라고 말한다.
“일단 동작을 멈추세요. 그리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항문과 질을 최대한 오므리세요. 이 상태를 잠시 유지하면 배뇨근의 수축을 막고 이완시켜 위급한 상황을 넘길 수 있습니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 크게 달라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은 비슷해도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도 완전히 달라진다. 쉽게 표현하면 복압성 요실금은 고장난 수도꼭지를 고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절박성 요실금은 상수도 펌프가 제대로 조절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 근육이 약화돼서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이 골반근육 강화 운동이에요. 흔히 케겔운동이라고 하는 질과 항문을 오므리는 운동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운동을 말로 설명해도 제대로 따라 하는 환자는 절반도 안 돼요. 평상시에 사용하는 근육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인위적으로 해당 근육을 운동시키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체외 자기장 치료나 전기 자극 치료가 대표적이죠. 이 중에서 옷을 벗거나 질 안에 전극을 삽입하지 않아도 되는 체외 자기장 치료가 최근에는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의자 형태의 기구에 앉아 있기만 하면 되니까요. 바이오피드백 장비를 통해 질과 항문 주위 근육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알려주기도 합니다. 제대로 훈련이 되면 집에서도 수시로 운동할 수 있습니다.”
복압성 요실금이 심하거나 단기간에 효과를 얻길 원한다면 약해진 요도괄약근 부위를 수술로 보강하는 방법도 있다. 수술이라고는 하지만 수술시간은 30분 정도이고 하루만 입원하면 된다. 근육 부위에 뒤쪽에 테이프를 삽입해 떠받치는 ‘중부요도슬링’ 수술이 그것이다. 절박성 요실금은 근육이 아닌 신경계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주로 약으로 치료한다. 방광의 배뇨근이 과도한 긴장상태를 유지하며 소변 저장을 제대로 못하는 것을 약으로 완화하는 방법이다. 소변이 충분히 저장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정상적인 배뇨가 이뤄지게 한다.
“환자 나이가 젊다면 3개월 정도 복용하면서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완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세가 좀 있으신 경우에는 혈압약처럼 계속 드셔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요즘 약은 주로 방광에만 작용해서 부작용 없고 오랜 기간 드셔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요실금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선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복압성과 절박성의 치료 방법이 다른 만큼 비뇨기과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이가 많은 시니어의 경우 복압성과 절박성 요실금이 함께 올 수도 있어요. 이럴 때는 한 가지 치료만으로 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환자 상태에 맞게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치료 안 하고 미루면 악순환 반복
골반 근육의 퇴화를 막기 위해서, 혹은 요실금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때때로 케겔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질과 항문을 오므리는 운동으로 5초 정도 힘을 주었다가 빼는 식으로 30번 정도 반복한다. 이렇게 하루 두 번 내지 세 번 정도 하면 효과적이다. 이외의 다른 운동은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진 않는다.
“살이 쪄서 복강 내 지방이 많아지면 복압이 높아져서 복압성 요실금 환자에게 나쁜 영향을 줘요. 문제는 이런 분은 운동할 때 소변이 새니까 집 안에만 있게 되고 그러면 살이 더 쪄서 요실금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점이죠. 이런 경우 수술치료를 해야 운동을 할 수 있어요.”
소변이 자주 나온다고 해서 무턱대고 마시는 물의 양을 줄이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적절한 수분 섭취는 방광의 공간을 확보해 요실금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수분이 부족하면 방광염과 요로결석의 원인이 되고 신장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마지막으로 김 과장은 요실금이 발생하면 삶이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요실금이 생기면 이제 노화가 시작됐다는 생각으로 우울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또 치매의 전조증상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죠. 이제 기저귀를 차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하고요. 요실금 팬티 같은 보조적인 도구를 써도 악취나 피부염 등은 모두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때 치료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시니어가 존엄성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의무라 생각해요. 만약 요실금을 앓고 계시다면 치료를 통해 젊을 때와 다름없는 삶을 사셨으면 합니다.”
노화가 중년에게 무서운 이유는 신체적인 변화가 눈에 보여서가 아니다. 단지 주름이 늘고 흰머리가 늘어서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가능했던 것들이 쉽지 않게 되면서 ‘늙는다’는 공포와 맞닥뜨리게 된다. 더 이상 높은 선반의 물건을 꺼내기 어려워지고, 달려가는 손주를 들어올리기도 버겁다. 숙면 후 아침의 개운한 기상은 젊은 날의 추억처럼 여겨진다. 여성들에게 이런 두려움이 극대화되는 시기가 있다. 바로 ‘갱년기’다. 이 시기를 힘들게 겪어낸 여성들은 한꺼번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고 이야기한다. 피할 수 없는 갱년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방부인과 전문의인 이윤재(李侖哉·37) 자생한방병원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신수(腎水)가 부족해서 그렇죠.”
이윤재 원장은 한방에서 바라보는 갱년기 증상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양방에서는 여성호르몬 부족에 의한 질환으로 해석하지만, 한방에서는 폐경과 함께 몸의 ‘정기(精氣)’라고도 불리는 신수의 부족이 이러한 증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한방에서는 신체의 변화가 숫자
7과 연관이 있다고 보는데, 여성의 경우 14(7×2)세에 첫 생리가 시작되고 49(7×7)세에 천수가 다 돼 폐경을 겪게 된다고 하죠. 그런데 최근에는 아이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성조숙증도 발생하면서 초경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있습니다. 폐경 시기는 큰 변화가 없거든요. 결국 갖고 태어나는 몸의 정기를 사용해야 하는 기간이 늘어난 셈이니 몸에 무리가 될 수밖에 없어요.”
여성 노화 증상의 ‘종합세트’
이 원장은 여성에게 나타나는 갱년기 증상은 발현되는 기간에 따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갑작스레 나타나는 갱년기 급성 증상이 있다. 얼굴이 붉어지거나 울긋불긋한 반점이 나타나는 안면홍조 질환, 땀이 많이 나는 발한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증상들은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급성과 구분되는 갱년기 아급성 증상은 여성의 생식기와 관련이 깊다. 질 점막이 건조해져 위축되거나, 성관계 시 통증이 발생한다. 또 자꾸 가려운 소양증도 나타난다.
만성 증상은 이와는 또 다르다. 근골격계에 통증이 나타나다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심하면 손가락 관절에도 결절이 나타난다. 골다공증도 주요 만성 증상이다. 기억력 감퇴와 우울증이 나타나다 심해지면 치매로 확대된다.
“이렇게 구분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스무 가지가 넘는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도 있어요. 또 한두 가지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인지하지 못했던 다른 갱년기 증상을 찾아내기도 하죠. 증상을 방치하면 병이 심해집니다. 안면홍조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깁니다.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하고요. 관절통을 다스리지 못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질환이 확대됩니다.”
갱년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당사자가 겪게 되는 심리적 충격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도 치료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이 원장은 말한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 과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쉽게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심리적 변화는 화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간기울결(肝氣鬱結)로 인한 간화(肝火)가 대표적이다. 평생을 참으며 살아온 여성의 쌓인 스트레스가 뭉친 기운을 만들고 간 쪽으로 쌓이면서 갱년기와 함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화가 쌓이면 안면홍조나 발한과 같은, 눈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참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내는 심리적 변화를 보이기도 합니다. 손주를 보다가 이 나이까지 왜 애를 봐야 하냐며 느닷없이 화를 내기도 하고, 가족에게 갑자기 전화해 소리를 지르기도 하죠. 실제로 진료실에서는 상담하다 눈물을 쏟는 환자가 비일비재합니다.”
치료 방법 다양, 맞춤치료 필요
양방에서 여성의 갱년기를 치료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의 보충이다. 그러나 여성호르몬 보충이 쉽지 않을 때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유방암과 난소암을 유발하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부모로 물려받은 경우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가슴 절제를 선택한 할리우드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같이 유전자 검사결과 변이가 발견돼 암 발병이 우려되거나 가족력이 있을 때 여성호르몬 치료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이 원장은 설명한다.
“여성호르몬 보충제 사용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할 때는 한방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한방에선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직접적으로 보충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현재의 상태에서 건강을 영위하도록 노력하죠. 즉 갱년기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들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질환별로 한약이나 약침, 뜸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무작정 이러다 말겠지 하며 증상을 방치했다가는 오래 고생할 수도 있다. 증상이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활동적인 삶, 갱년기에 도움
치료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듣다가 바보 같은 질문을 해봤다. 갱년기를 피할 순 없는 것일까. 당연한 답이 돌아왔다. 노화를 피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는 것이다.
“노화를 피할 수 없는 것처럼 갱년기 역시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들은 몇 가지 있죠. 먼저 갱년기 증상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예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갱년기를 겪기 전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에 대해 미리 공부해두면 상황에 처했을 때 겪을 수 있는 심리적 충격을 예방할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40대 중반 전후면 갱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때 노화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겪는 현상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죠.”
갱년기를 극복하려면 육체적으로 ‘액티브 시니어’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 원장은 말한다. 운동과 활발한 생활 등을 통해 기본 체력을 잘 유지하면 골다공증 등 갱년기 증상의 발병 가능성도 낮아진다. 또 근육량이 많으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갱년기 증상으로 인한 급격한 체중 증가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스나 화도 잘 관리해야 한다. 명상, 요가와 같은 활동은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고 체력에도 도움이 된다.
갱년기를 겪는 아내에 대한 남편들의 ‘외조’도 질환 관리에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자녀를 떠나보낸 빈 둥지에서 갱년기를 겪는 여성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여된 역할에 비해 한국 남성들의 기여도는 높지 않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환자들의 상당수는 남편의 이해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애들도 무탈하고, 특별히 힘든 상황도 없는데 왜 유난스럽게 구냐고 하죠. 아내가 아파도 그런가보다 하다가, 감정기복이 심해지면 되레 화를 내요. 감싸줘야 한다는 생각은 못하는 것이죠. 이 고비를 지나 노년기로 접어들면 감정기복은 줄어들게 되어 있어요. 계속되는 것이 아니므로 슬기롭게 갱년기를 보내는 지혜가 필요해요. 위기를 잘 넘으면 함께 건강하게 살면서 아름다운 노년을 보낼 수 있어요. 하지만 갱년기를 겪을 때 배우자와 갈등이 깊어지면 회복되기 어려워요.”
개인 방송 중 진행자가 갑자기 8층 건물 아래로 뛰어내리고, 자신이 낳은 아이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무지막지한 호러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우리 주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다. 이러한 사건의 근저에는 한국 사회를 옥죄고 있는 우울증이란 질환이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서 수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항우울제 소비량은 꼴찌 수준일 만큼 우울증 치료에 인색하다. 2015년에 28개국 중 27위였다. 이런 상황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중병만큼이나 무섭다. 한양대학교병원 정신의학과 노성원(盧聖元·46) 교수를 통해 우울증으로부터 건강한 삶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여성이 주의해야 할 질환 중 우울증이 꼽히는 이유는 단순하다. 기본적으로 여성의 발병률이 높기 때문이다. 남성의 2배 정도 된다. 노성원 교수는 남녀 간 우울증 발생의 차이가 나는 것을 이렇게 설명한다.
“여성은 월경을 통해 매달 호르몬의 변화를 큰 폭으로 겪게 되니까요. 또 출산 역시 엄청난 호르몬 변화를 가져오고, 폐경 전후에도 마찬가지죠. 심각한 감정의 변화를 겪는 생리전 증후군이나 산후우울증, 갱년기우울증 모두 호르몬의 변화가 원인인 우울증 일종이라 보면 됩니다.”
노 교수는 여성이 삶에서 겪는 스트레스 역시 우울증이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목한다. 출산과 육아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갈등 중심에 서 있기도 하고, 오늘날에는 맞벌이 등으로 사회참여 폭까지 넓어지면서 스트레스의 종류와 양이 모두 늘었다는 것이다.
중년의 우울증에는 주목해야 할 키워드가 또 한가지 더 있다. 바로 상실이다. 상실로 인한 대표적인 우울증으로는 빈둥지증후군이 있다. 자녀가 모두 독립하고 집이 텅 비면 해야 할 일이 사라진 것 같은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 또 친구나 친지들이 아프거나 사망하기 시작하면서, 무릎이나 허리 등 활동에 제약을 받는 질환에 걸려도 상실감은 찾아온다. 은퇴로 인한 사회적 지위나 직장의 상실도 마찬가지. 어릴 적 부모를 잃은 영향이 성인이 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갑상선암 수술 후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거나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이 뇌에 영향을 주면서 우울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만큼 우울증은 원인이 다양한 병이다.
치매와 우울증 구분 방법은?
전문의들은 우울증에 맞닥뜨릴 때 나타나는 증상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한다. 가장 큰 증상은 기분의 변화다. 의욕이 사라지고 축 가라앉는 기분이 든다. 생리적으로도 변화가 나타난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식욕도 사라진다. 그러다 사고의 변화까지 일으킨다. 모든 사안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필요 이상으로 걱정이 늘면서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할 경우 허무망상이 심해지면서 자살에 이르기까지 한다.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인지능력 저하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흔히 말하는 ‘총기’가 사라진다.
“기억력이 떨어지면 흔히 치매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울증 치료를 잘하면 명의로 평가받기도 하죠. 치매가 치료된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그러나 치매로 인한 인지능력 장애와 우울증으로 인한 증상은 다소 다릅니다. 치매의 경우는 본인이 잘 받아들이지 못해요. 떠올리려고 노력하죠. 하지만 우울증 환자들은 그런 노력을 귀찮아하고 포기해버려요.”
우울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또 하나의 변화는 느닷없이 나타나는 몸의 통증이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감정을 나타내는 데 적극적인 서구권 사람들에 비해 한국인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우울증 증상도 다소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 노 교수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표현에 서툴잖아요. 특히 남성들은 더하죠. 가면성 우울증은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우울증 환자인 경우를 말해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마음의 이상이 몸의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몸이 아픈데 이런저런 검사를 다 해봐도 도통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는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우울증일 수 있다고 의심해봐야 할 때는 언제일까. 노 교수는 평소에 비해 모든 것이 귀찮고, 우울하고, 입맛도 떨어진 것 같으면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재미있게 보던 TV 드라마가 재미가 없고, 코미디 프로그램을 봐도 웃기지 않고, 평소 관심 있어 하던 주제에도 흥미를 잃어버렸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우울증은 외형적인 변화도 일으킨다. 즉 행동이 느려지고, 외출을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예정되어 있던 약속까지 취소하면서 두문불출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며칠 그러다 말지만, 2주 이상 이와 같은 증상이 지속되면 발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치료는 인내심을 갖고 임해야
그러면 치료는 어떻게 할까. 잘 알려진 것처럼 우울증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약물 치료다.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해주면 우울증 증상이 개선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약물을 통해 보충해준다. 약물 치료를 받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 성분도 아니고 복용 방법도 아니다. 바로 끈기와 인내다.
“우울증 치료제는 약효가 나타나기 시작하려면 2~3주 정도 지나야 하고, 치료를 위해서는 적어도 3개월 이상 복용해야 해요. 또 치료가 되었다고 판단이 되더라도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6개월 이상 드셔야 합니다. 치료 중간에 약을 끊어도 변화가 아주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 전에 이런 부분을 반드시 강조합니다.”
약물 치료 외에 전기나 자기로 뇌를 자극해서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우울증이 심해 당장 극단적 선택을 할 우려가 있는 환자, 약물 치료가 어려운 임산부 혹은 고령의 환자들에게 사용한다. 일주일에 2~3회씩 2~3개월 동안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치료 효과는 높은 편이다. 마취 후 시술하기 때문에 통증 염려도 없다.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자주 걸어라”
우울증처럼 환자들이 의학적인 치료 외의 방법에 매달리는 병은 많지 않다. 그만큼 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크고, 주변에 알리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 교수는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여행이 도움될 것 같지만 우울증 환자에겐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요. 이렇게 좋은 곳에서 나만 비참하다 생각되면 증세만 심해질 뿐이니까요. 술과 담배 역시 중독으로 인한 부작용만 나타날 뿐입니다. 치료 없는 상담도 큰 도움이 안 돼요.”
가장 위험한 것 중 하나는 주변의 조언이다. 의지가 문제라거나 정신 차리라는 등의 충고는 병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섣부른 위로도 마찬가지. 우울증 환자가 주변에 있다면 그저 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노 교수는 조언한다.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우울감을 이겨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이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고 창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여기에 걷기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걷기는 가벼운 우울증에 좋다. 의료계에서 인정한 거의 유일한 자가치료 방법이다. 또 시중에 나와 있는 우울증 관련 서적을 읽어본다면 스스로의 증상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면서 도움이 된다.
드디어 도착한 봄, 봄바람 속 향기와 함께 매력적인 중년의 당신을 위해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준비한 선물!
‘브라보! 2018 헬스콘서트’에 시니어 세대공감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애독자 500분을 선착순 무료 초청합니다. 다채로운 공연과 알찬 건강 강좌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년에 성황리에 개최한 데 힘입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브라보! 2018 헬스콘서트’는 봄꽃이 만개하는 4월 23일 월요일, 오후 2시에 열립니다. 장소는 7호선과 3호선 고속터미널역 바로 앞에 위치한 쉐라톤 서울 팔레스 강남호텔입니다.
강연의 첫 주자로 대한민국 대표 철학자이자 올해 99세를 맞이한 김형석 교수님이 강단에 서십니다. ‘백세시대 건강하다는 것의 의미’라는 주제로 여러분을 맞이할 것입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그야말로 한 세기에 걸친 역사를 체험하신 분입니다. 현재까지도 저서를 출간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열정적인 강연자이십니다. 아흔아홉 현역 철학자의 건강론과 만나실 수 있는 귀중한 기회입니다.
헬스콘서트의 메인 무대는 대한민국 명의 세 분이 책임지십니다. 가볍게 여겨선 안 되는 여성 3대 질환과 호르몬 관련 건강 강좌를 펼칩니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와 여의도성모병원 나혜란 교수, 항노화비만센터 안지현 원장이 각각 ‘10년을 젊게 사는 법’과 ‘중년 여성의 우울증’, 그리고 ‘중년 여성의 비만’ 등에 대해 명쾌하고 담백한 강의를 들려주실 계획입니다.
멋진 공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대한민국 가요계의 대표 아이콘인 가수 양수경과 임수정이 우리들의 추억이 담긴 노래로 시니어의 봄날을 응원합니다.
또한 봄나들이 떠나듯 화려한 드레스 코드의 뉴시니어라이프 소속 모델 30여 명이 품격 있는 런웨이 무대를 펼칩니다.
국악인 권태경의 우리 소리와 가락도 만나보십시오.
당뇨병 예방 활동을 펴고 있는 국내 유일의 당뇨인 공익단체 한국당뇨협회가 ‘브라보! 2018 헬스콘서트’를 후원해줍니다. 오벨리스크 투어, 올인원바이오, 겔라비트 등 기업에서 푸짐한 경품을 증정해줍니다. 또한 전 출연진이 재능기부 차원에서 노(no) 개런티로 참여합니다. 시니어에게 보건·문화예술의 기회를 제공하는 브라보 헬스콘서트는 새로운 기부 모델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봄날이면 꽃잎들이 우리들을 축복하듯이 내려앉습니다.
당싯당싯 꽃잎이 춤춥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준비한 행복한 공간 ‘브라보! 2018 헬스콘서트’에 꽃보다 더 예쁘게 단장하고 오십시오. 기다리겠습니다.
수족냉증은 상온에서도 손이나 발이 차갑고 시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 특히 출산과 폐경을 겪은 중년 여성이 이 질환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겨울철 수족냉증은 손발에 저림이나 동상, 무감각증, 소화장애, 안면홍조 등의 질환으로 확대되기 쉽다. 따라서 수족냉증 환자는 겨울철 세심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족냉증 등 말초혈관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17만2300여 명으로 2010년(16만3600여 명) 대비 5%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60%를 차지했다.
수족냉증은 40대 중반 여성 수족냉증 환자가 많은데 이는 호르몬 변화와 연관이 깊다. 생리, 출산, 폐경과 같은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손발과 같은 말초 부위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자궁의 냉증이 있는 경우 수족냉증이 동반될 수 있다.
대전자생한방병원 김민영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소음인에게서 수족 냉증이 더 쉽게 찾아온다고 해석한다. 소음인의 경우 평소 추위에 약하고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적고 마른 탓에 기초대사량이 낮아서 몸이 차고, 선천적으로 위의 따뜻한 기운이 부족한 기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족냉증을 앓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극복방법으로 “여성들의 경우 남성보다 수족냉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만큼 더욱 세심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날씨가 춥더라도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우고, 반신욕과 족욕을 생활화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노력을 기울인다면 수족냉증과 관련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우선 가볍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 소재의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에는 열 손실이 많은 머리와 얼굴을 모자와 귀마개, 마스크 등으로 가리는 것이 체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성질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찬 성질의 돼지고기와 커피, 탄산음료는 될 수 있는 대로 피하고 콩과 마늘 등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방차 중에서는 생강차가 수족냉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생강은 살균·해독·진통 등의 효과뿐만 아니라 점막의 염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자궁은 생명의 출발점, 여성성의 상징으로 꼽히는 장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말 못할 여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생식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한 이야기를 꺼리는 사회 관습도 문제다. 그러나 감출 수만은 없다. 자궁이나 난소에 발생한 암은 자각증상이 발생하지 않아 병을 키우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시니어 여성이 주의해야 하는 자궁 관련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서울여성병원 산부인과 장호진(蔣昊辰·38) 과장을 통해 알아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골반장기 탈출증. 시니어의 자궁 질환에 대해 묻자 장호진 과장이 가장 먼저 꺼낸 병의 명칭이다. 흔한 자궁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이 아니어서 다소 의아했지만, 장호진 과장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은 여성의 노화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젊은 여성에게도 많이 발생합니다. 오히려 폐경 이후에는 안심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반면에 골반장기 탈출증은 노화가 원인이기 때문에 시니어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산 경험 많은 여성에게 주로 발병
흔히 자궁탈출증이라고도 불리는 골반장기 탈출증은 질 주변에 자궁을 지탱해주는 인대가 약해지면서 중력에 의해 자궁과 방광, 직장 등이 내려앉는 질환이다. 이때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자궁이 질을 통해 내려오게 된다. 심하면 자궁 입구 부분인 자궁경부나 심지어 자궁 전부가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질 밖으로 노출되기도 한다. 이 부위가 속옷에 쓸리면 출혈이 발생하고 걷기도 불편해진다. 설거지를 하고 난 후 고무장갑을 벗을 때 말려 올라와 장갑 안쪽이 노출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골반장기 탈출증은 중년 여성의 골칫거리로 꼽히는 요실금을 동반하기도 해요. 또 증상이 진행돼 자궁이 내려앉은 상태라면 자궁적출술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재발이 잦기 때문이에요. 환자들에게는 평소에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권하고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잘 알려져 있는 케겔 운동입니다. 케겔 운동을 통해 인대와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골반장기 탈출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케겔운동은 미국의 산부인과 의사 아놀드 케겔이 고안한 치골미골근 운동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질과 항문 주변에 힘을 9~10초간 준 뒤 서서히 힘을 빼는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요실금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이라면 특히 골반장기 탈출증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일할 때 쪼그려 앉는 시간이 많은 여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액티브 시니어의 그늘, 난소암
적은 출산 경험이 골반장기 탈출증 발생을 낮추는 요소로 꼽히지만 반대로 불리할 수도 있다. 바로 난소암이다. 난소암 역시 여성 시니어가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 난소암은 60대 전후로 발병률이 가장 높아지고 있는 암종이다.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이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낮다고 말하는 이유는 생리 횟수 때문이에요. 누적 생리 횟수가 많을수록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자연적인 무월경 기간인 임신 횟수가 많다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는 출산율도 낮고 초경은 빨라지는 데 반해 폐경은 늦어지면서 발병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흔히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는 젊게 사는 중년 여성이 늘면서 폐경 시기가 변화한 것으로 보여요.”
난소암은 암종 중에서도 무서운 암으로 꼽힌다. 자각증상이 없어 병을 알아채기가 어려운 데 반해, 주변 장기로의 전이는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조기에 병을 발견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초기인 1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70~80%에 이르지만 3기는 40%, 4기는 20% 이하까지 떨어진다.
난소암은 일반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발견된다. 혹이 발견되면 종양표지자 검사나 MRI를 통해 정밀검사에 들어간다. 암이 확인되었다면 이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선택된다. 최근에는 난소암과 유방암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병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헐리웃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한 뒤 예방적 차원에서 건강한 유방과 난소를 미리 잘라냈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만능 아냐
흔히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는 자궁경부암도 시니어가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다. 사람들은 TV 광고에 나오는 백신만 맞으면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장 과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암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현재 발견된 것은 약 15가지 정도 되는데, 이 중에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것은 7가지입니다. 자궁경부암의 발병 빈도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쌍고점 형태를 띠는데요, 35세를 전후로 높아졌다가 낮아져 65세에 다시 높아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문제는 65세 전후에는 백신으로 예방되지 않는 자궁경부암 종류가 늘어난다는 사실이죠.”
자궁경부암 치료는 대부분 수술로 진행된다. 병이 막 발병한 초기에는 부분절제술로 치료하지만 대부분은 자궁적출술을 선택한다. 암 진행 상태가 심각하다면 방사선 치료도 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본격적인 암의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간이 충분히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정상 자궁경부세포가 암세포가 되는 데는 평균 12.5년이 걸려요. 평소에 건강검진만 주기적으로 하신다면 어렵지 않게 병을 발견하고 완치할 수 있습니다. 혹시 흡연자라면 빨리 담배를 끊으시는 게 좋습니다. 흡연은 자궁경부암 발생을 돕는 대표적 요인으로 꼽힙니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간단하다. 면봉으로 자궁경부의 세포를 채취해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하면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노화와 관련한 자궁 질환의 궁극적인 치료법으로는 자중적출술이 꼽힌다. 흔히 ‘자궁을 들어낸다’로 표현되는 치료법이다. 여성에게서 자궁을 없애면 합병증이나 후유증은 없을까? 이에 대해 장 과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자궁적출이 여성성 빼앗지는 않아
“자궁이 제거된다고 해서 특별한 질환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여성의 몸에 필요한 호르몬은 난소에서 만들어내기 때문이에요. 만약 난소까지 제거해야만 한 경우라면 갱년기가 시작될 수 있는데, 힘든 증상이 동반될 경우엔 호르몬 요법 등을 통해 치료하면 됩니다.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은 뇌혈관에 영향을 줘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폐경 직후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하면 치매 발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의 원인이 된다고 걱정하시는 분도 있는데, 흡연이나 비만보다도 오히려 유방암 유발 위험성이 낮으니까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도 있다 한다. 여성성의 상징이 제거되면서 발생하는 심리 상태로 심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장 과장은 “여성성을 결정하는 것은 자궁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생각과 내가 갖고 있는 무한한 가치를 인정하고 믿으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갱년기 증상을 줄일 수 있는 음식으로는 콩이나 석류, 백수오, 홍삼 등이 꼽힌다. 노후에는 골밀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근력운동과 같은 무산소 운동도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새어 나오는 요실금.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여성을 조사한 결과, 요실금 중 복압성 요실금 여성 환자가 90%에 육박할 정도로 가장 높은 발생 빈도를 보였다. 복압성 요실금이란 복압이 증가하면서 방광의 수축 없이 소변이 새는 증상으로 출산 시 요도 괄약근이 약화되는 것이 주 원인이다. 요실금의 근본적인 문제는 두덩뼈에서 엉치뼈까지 연결되어 내부 방광과 자궁을 지탱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골반저근’ 약화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엉뚱한 치료에 힘을 쏟기도 한다. 요실금이 발생하는 이유와 제대로 된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요실금은 왜 생기는 건가요?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요도로 나오는 증상을 요실금이라고 해요. 요실금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기전이나 상황에 따라 복압성 요실금, 진성 요실금, 급박성 요실금 등으로 나뉩니다. 이 중 복압 상승 시 나타나는 복압성 요실금 환자가 가장 많아요. 복압성 요실금의 가장 큰 원인은 출산과 분만입니다. 기침할 때, 웃을 때, 뛰거나 할 때 소변이 흘러나옵니다. 진성 요실금은 요도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인데, 복압성 요실금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요. 급박성 요실금은 소변이 마려울 때 조절이 안 되는 증상입니다.
요실금 발생 연령은 어떻게 되나요?
최근에는 30~40대 여성들도 요실금 증상을 호소하곤 해요. 갑자기 살이 찌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도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 중고등학생도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도 병원을 찾는 분은 대부분 50~60대 이상의 나이 드신 분이 많긴 하죠. 나이가 들어 요실금이 많이 생기는 이유는 방광, 자궁, 난소 등을 얹고 있는 골반장기들을 지탱하는 근육(골반저근)의 약화 때문입니다. 젊었을 때는 이것을 받쳐주는 힘이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힘이 없어지고 점막이 약해지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거죠.
방광염이나 과민성 방광이 요실금과 관계가 있나요?
방광염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고 과민성 방광은 저장하는 데 문제가 생기는 거라 조금 다르죠. 감각신경들이 과민해져서 자주 소변을 보는 것은 과민성 방광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소변이 마렵고 화장실을 가기도 전에 소변을 흘리기도 해요. 반면 요실금은 힘을 줄 때 소변이 새는 것입니다.
질염도 요실금과 관계가 있나요?
질염은 감염성 질환입니다. 질염이 생기면 가렵고 쓰리고 따가워 아랫배나 골반에 불편함을 줍니다. 이런 증상은 염증의 종류나 심한 정도에 따라, 또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염증은 대개 몸이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몸의 저항력이 떨어지게 되면 생깁니다. 또한 생리 전후나 성관계 후에 올 수 있습니다. 요실금이 있으면 소변이 새어 나오면서 질 쪽에 묻어 따끔거릴 수 있습니다.
노화로 인한 골반 구조 변화로도 요실금이 생긴다고 하던데요?
골반 구조보다 골반 근육과 엉덩이 근육이 기본적으로 다르다는 걸 알 필요가 있어요. 엉덩이 근육은 굉장히 두껍지만 골반 근육은 얇은 근육이 얽혀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골반 근육들이 골반 쪽 장기들을 다 받치고 있어요. 출산이나 나이가 들면 골반이 틀어지고 골반 근육들이 영향을 받습니다. 질 점막, 요도 주변의 염부 조직들의 호르몬이 떨어지고 방광이 빠져나오면서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는 거죠. 그러면서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요실금에 좋은 운동이 있나요?
케겔운동이라고 질 주위 근육을 조였다 펴기를 반복하는 골반근육강화 운동입니다. 그런데 헬스트레이너에게 골반 근육을 수축해보라고 했더니 수축을 잘 못하더라구요. 골반 근육이 내 맘대로 수축이 안 되는 근육이라 이를 보조해주기 위한 자기장 치료도 있어요. 케겔운동이든 자기장 치료이든 운동한 사람이 안 한 사람보다 치료 효과가 더 좋습니다. 어쨌든 제대로 된 기구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실금 치료기가 많던데 효과가 있나요?
시중에 30만원대 치료기가 나온 것을 봤는데, 효과는 미미하게 있겠지만 수천만원대의 병원 의료기와는 좀 다르겠죠. 시중 의료기는 임상실험을 거친 의료기가 드뭅니다. 이를 확인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실금 수술을 꺼려하는 사람도 꽤 많죠?
네, 귀가 얇은 분들은 음식이나 기구 등 이것저것 다 해보고 효과가 없을 때 병원을 찾습니다. 약물치료를 해도 좋아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결국은 수술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요. 수술 후 10명 중 9명은 10년이 지나도 부작용 없이 잘 지냅니다. 요실금은 수술이 최선이고 효과도 가장 좋습니다. 수술비용도 50만원대로 적은 편입니다.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뭔가요?
뭘 먹어야 되고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은 뭔지, 그리고 성관계를 해도 되는지에 대해서도 묻는 분이 많습니다. 골반의 구조적인 문제로 생기는 문제라 음식보다는 수술을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성관계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요실금을 그냥 두면 저절로 좋아지는지 묻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요실금 검사 방법과 대표적인 수술 방법이 있다면?
요실금은 초음파 검사, 내시경 검사 등 정말 진단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클리닉에서 검사하면 오래 걸리지도, 힘들지도 않습니다. 대부분 10분이면 간단히 끝납니다. 수술 방법은 개인의 몸 상태와 원인,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져요. 최근 도입된 TVT, TOT, TVT-O, mini-sling 등의 개선된 수술법은 간단해서 입원도 필요 없습니다. 수술을 망설이던 많은 환자가 이 수술법으로 치료를 했습니다. 환자들 중 요실금 수술을 하면서 이쁜이(질성형) 수술도 같이 해달라고 하는데, 마취 부위가 비슷해서 병행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