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에게는 ‘평범한 삶’을 유지하는 것도 숙제가 된다. 예전엔 일상처럼 해왔던 운전이나 일, 독서, 운동 등도 어느 날부터는 대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초고령 국가 일본에선 최근 시니어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노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운전 능력 자가진단으로 해결
고령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51건에 그쳤던 90세 이상 노인에 의한 교통사고는 2017년 131건으로 늘어나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에서도 고령자 교통사고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3월 JAF(사단법인 일본자동차연맹)에서는 노인의 즐겁고 안전한 운전을 위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연맹이 개설한 ‘고령 운전자 응원 사이트(jaf-senior.jp)’를 통해 공개된 이 프로그램은 안전운전과 면허갱신 등에 필요한 내용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간단한 퀴즈를 통해 운전자의 시각과 인지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운전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연맹 측은 “게임 형식으로 제작돼 즐기면서 훈련을 반복할 수 있고, 운전에 필요한 인지기능 유지와 강화에 일조할 것”이라면서 “사회 문제인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활동을 앞으로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쿄도민의 제2인생 응원 사업
도쿄도(東京都)는 지난 3월 27일, 6개월간의 교육이 진행된 ‘도쿄 세컨드 커리어 학당’의 수료식을 진행했다. 도쿄 세컨드 커리어 학당은, 평생 현역을 위한 두 번째 경력(직업)을 원하는 희망자 중 도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업으로 지난해 10월 시작됐다. 총 112명의 1기 수료생은 두 곳 시설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 기획 실습 강좌 등 51개 수업을 수강했다. 도쿄도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생 중 취업을 원하는 60명의 명단인 ‘시니어 인재 목록’을 기업을 대상으로 공개했다. 도쿄도 측은 “노인에게 취업은 단순히 수익 수단을 넘어 삶의 보람을 얻도록 하고, 사회와의 관계를 지속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특히 “저출산 초고령 사회에서 발생하는 기업의 인력 부족에 시니어의 경험과 인맥은 도움이 되므로 앞으로도 노인이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시니어 아지트 ‘탁구 카페’
최근 일본에선 지자체와 기업, NGO, 의료기관이 힘을 모아 시니어를 위한 아지트 ‘탁구 카페’를 만들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구와나(桑名) 시와 기업 네슬레 재팬, 구와나 시 종합의료센터, 탁구로 건강한 일본 만드는 모임 등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탁구 카페를 거점으로 지역 시니어 등 다양한 계층에게 운동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모임 장소도 되고, 탁구대 등의 시설을 통해 운동 기회를 제공하는 헬스 공간도 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또 필요에 따라 건강 강좌나 요리교실 등의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매로 인한 사회 문제는 고령화 현상이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 중 하나. 뚜렷한 치료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치매 예방이나 치매 환자 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 미국 사회 곳곳에선 치매로 인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 중이다. 그중 눈길을 끄는 몇몇 소식을 간추려봤다.
치매 환자 총기 제한 요구
총기의 나라 미국에선 지난해 적기법(Red Flag Law)이 화두가 됐다. 적기법은 총기 소유주 중 위험하다고 간주하는 인물에 대해 임시 총기 소지 금지령을 내릴 수 있다는 법안이다. ‘위험인물’로 규정되면 갖고 있는 총기도 일시적으로 몰수당할 뿐만 아니라 금지령 해제까지 새 총기를 구매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 법을 시행 중인 주는 2018년 이전까지는 5개 주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월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14개 주로 확대됐다.
최근 미국 의료계에서는 이 법안이 치매 환자에게도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걱정되는 고령 운전자에 대해선 의료기관이 지방정부에 경고할 수 있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고령자 총기 소유주에 대해서는 그런 절차가 없어 우려된다는 것.
실제로 미국노인병학회(AG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미국인 중 27%가 하나 이상의 총기를 갖고 있고, 37%는 총기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또한 치매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중 18%가 총기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망상이나 환각을 겪기 쉬워 우발적인 총격 사건이나 자살 위험이 높다고 연구결과는 경고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노인의학과 캐서린 갈루치 교수는 “노인에게서 차나 총기를 뺏는 것은 정신질환 악화를 막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하고, “환자의 인지기능 장애가 악화되기 전에 가족이 본인과 상의해 위임장 확보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치매 간병 인력 확보 위해 VR 도입
최근 미국에선 치매 환자의 증가로 인한 간호 인력 부족도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간병인을 효과적으로 교육하는 방법으로 VR(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어 관심을 모은다.
24시간 재택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캐어인디드(Care Indeed) 사는 지난달 우리나라의 경우로 보면 요양보호사인, 간병인을 위한 VR 교육 시스템을 도입 중이라고 밝혔다. VR 시스템은 단계별 교육을 진행한다. 가벼운 인지능력 장애를 겪는 초기 치매 환자에 대한 응대법에서부터 좌절감과 분노, 편집증, 우울증을 보이는 중증 치매 환자 대처법을 가르친다. 이 과정에서 간병인이 현실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가상현실을 통해 체험하도록 하는 교육법이다.
회사 측은 “VR 기술을 활용하면 물리적인 위험이 없는 상태에서 다양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어, 동영상이나 문서를 기반으로 한 기존 교육법에 비해 몰입도가 높다”고 설명하면서 “다양한 시각적 학습 정보 제공과 함께 원격 교육 등을 통해 더 많은 간병인 지원자를 교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땅콩과 땅콩버터가 치매 예방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땅콩연구소(The Peanut Institute)는 지난달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마인드 식이요법에 도전한다면 땅콩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마인드(Mind) 식이요법이란 고혈압 환자를 위해 개발된 대시(Dash) 식사법과 지중해식 다이어트를 결합해 만든 방법으로, 녹색채소와 견과류, 콩류, 장과(漿果, 열매)류, 곡물, 생선, 닭고기, 올리브오일, 약간의 포도주를 주로 섭취하는 식사법이다.
이 식이요법을 잘 따르기만 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고령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예방과 진행 지연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영양, 건강과 노화(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 Aging)’에 발표됐다.
땅콩연구소의 사마라 스털링 박사는 “마인드 식이요법에서 권하는 견과류 섭취량을 채우는 것이 쉽지 않은데, 통곡물 빵에 땅콩버터를 발라 먹거나 간식으로 땅콩을 조금 먹는 것만으로도 쉽게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주차장 앞에서 96세 노인이 차량을 후진하다 행인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고가 발생해 고령자의 운전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 98세인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 공도 지난 1월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과 충돌했다. 당시 경찰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것까지 적발해 그는 결국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14년 2만275건, 2015년 2만3063건, 2016년 2만4429건, 2017년 2만6713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의 사고 점유율도 2014년 9%, 2015년 9.9%였으나 2016년 11%, 2017년 12.3%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간은 나이 들어 갈수록 인지 능력과 집중력 그리고 신체의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상적인 활동이 둔해지는 것은 물론 운전 중 교통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견해다.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나면서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는 고령자의 수도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통계에서 보는 것처럼 고령 운전자가 일으키는 교통사고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일이 돼버렸다.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1998년부터 고령자의 운전면허증 자진반납제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산시와 서울 양천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65세 이상 ‘고령자 운전면허증 자진반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이 제도를 시행했는데 지난해 5280명의 고령자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했고 양천구는 지난 1월부터 시행한 결과 한 달 만에 179명이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고 한다.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자에게는 1회에 한해 10만 원이 충전된 선급교통카드를 지원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이런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 이 제도가 다른 자치단체로 확산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
운전면허증이 있는 사람은 언젠가는 고령 운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운전면허증을 반납해도 별 문제가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나이에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해야 하는 이도 있다.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게 하는 것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신호등이 잘 보이게 한다든지 교통표지판의 글씨나 그림을 크게 해서 잘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등 교통 인프라 개선 노력이 따라야 한다.
오늘날의 고령자는 이전 시대의 노인보다 건강상태도 좋고 신체적 연령도 젊다는 것을 본인은 물론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노인 연령 기준을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에도 저항이 그다지 크지 않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초 ‘65세 이상은 고령자’라고 정한 기준을 수정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각종 복지정책을 펼 때 경우에 따라 70세 이상을 노인 기준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며칠 전 우리나라 대법원은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하는 것으로 판결했다. 국민의 평균여명이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늘어난 점과 각종 사회보장 법령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생계를 보장해야 하는 대상을 65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도 지난달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노인 기준의 변경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교통사고를 걱정하는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고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러 구청에 방문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창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60대 후반의 사람들이 사회적 분위기에 눌려 어쩔 수 없이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고 ‘탈면허 노인’이 되는 일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현실을 감안해 현재 고령자 운전면허 자신반납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자치단체의 경우처럼 대상을 65세부터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운전면허 반납에 따라 가정 안팎에서 역할 축소를 우려하는 70대 이상 고령자들이 느끼게 될 상실감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찾아봐야 할 것이다.
겨울 살림 준비의 첫 번째는 난방이다. 우리 조상들도 온돌만으로는 부족해 화로를 이용했다. 자다가 화로를 걷어차서 가끔씩 사고도 일어났다.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던 시절을 벗어나면서 연탄이 겨울철 난방의 주인공이 되었다. 벌거숭이산을 푸르게 만든 공신은 석탄이었다. 하지만 다 타고 난 연탄재 처리가 문제로 떠올랐고 연탄가스로 해마다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연탄가스배출기를 개발해 연통 끝에 달았다. 강제로 연탄가스를 뽑아내도록 해서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정전이 되면 가스배출기가 오히려 연통을 막아 피해를 더 키웠다. 학교에서는 갈탄난로가 인기였다. 그 난로 위에 도시락을 탑처럼 쌓아서 데워 먹던 학창 시절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경제성장의 혜택으로 삶이 윤택해지면서 전기와 가스를 이용한 난방도 점차 늘어났다. 전기는 그 특성상 장점이 아주 많은 연료임에 틀림없다. 첫째, 연료창고가 필요하지 않아 보관이나 운반 걱정이 없고 연탄처럼 재를 남기지도 않아 청소할 일도 없다. 둘째, 켜고 끄는 것이 간단하고 온도조절도 쉽다. 타이머를 이용하면 잊고 있어도 자동으로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하다. 셋째, 청정에너지라서 깨끗하고 연기도 없다. 산소가 없어도 발열이 가능해 밀폐된 바닥에도 전기히터 시설이 가능하다. 넷째, 안전장치를 달아 난방기구가 넘어지면 자동으로 꺼지거나 차단기가 작동해 누전이나 합선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들에는 장단점이 있다. 전기의 단점은 첫째, 형식승인도 안 받고 조잡하게 만든 불량제품이 있다. 일반인이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값이 싸다고 덜컥 구매해 사용하면 안전장치가 미흡해 화재를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 안전인증제품인지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둘째, 전기난방기구 주위에 옷이나 유류 등 인화성 물질이 있으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사용 방법을 잘 모르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온도를 너무 높이면 화상 위험이 있고 너무 약하게 하면 난방 효과가 떨어진다. 넷째, 하나의 콘센트에 문어발식으로 여러 개의 전열기구 코드를 꽂아 사용하면 전원이 차단되는 불편을 겪거나 콘센트나 배선이 발열되어 합선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소방청의 2018년도 화재통계에 따르면, 전기장판이나 전기히터 등 전열기구가 원인이 되어 20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중 58건은 사용자 부주의로 일어났다. 사람과 기계가 잘 조합이 돼야 백퍼센트 안전보장이 가능하다. 자동차가 아무리 잘 정비되어 있다 해도 운전자가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나듯 기구를 사용하는 사람이 사용법을 제대로 몰라도 문제가 발생한다. 전기기구는 반드시 안전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형식승인이 난 제품인지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 사용설명서도 잘 읽어야 한다. 외출할 때 기구를 끄고 나가는 것은 안전의 기본이다.
크고 작은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통계를 관리하는 기관마다 특성이 다르고 복잡해 총망라하기가 어렵지만 인적, 물적 피해가 큰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왜 이렇게 안전사고가 많은가! 모두들 국민의 안전의식을 우려한다. 맞는 말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살면서 안전의식은 후진국 수준이다.
안전관리 현장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에 비추어보면, 지금까지 고도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빨리빨리’ 일을 마치고 ‘경미한 하자는 추후에 처리’하자는 의식이 은연중에 우리 마음속에 박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원리원칙대로 꼼꼼히 일하면 “참 답답한 사람”이라는 뒷말을 듣곤 한다.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같은 법으로도 정하고 회사마다 특성에 맞게 ‘안전작업수칙’을 만들어 운용한다. 규제란 규칙이나 법령, 관습 따위로 일정한 한도를 정해 그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 안전사고를 근원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타율에 의한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속박이라고 생각하면 벗어나려는 심리가 사람들에게 있기 때문에 남의 눈을 피해 잘 지키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지키겠다는 신념이 우선 있어야 한다.
야간에 감시카메라가 없는 도로에 통행 차량마저 없으면 정지해야 하는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그냥 달리는 운전자가 있다. 그런 장소에서 차를 멈추면 ‘참 답답한 양반’이라고 비웃기까지 한다. 한 번의 실수나 잘못된 판단이 사고를 내기도 한다. 도로교통법에는 빨간 신호등이 켜지면 반드시 차를 정지하라고 나와 있다. 야간이든 주간이든 통행 차량이 있고 없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 신호를 지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약속이다. 안전 규정은 강제로 지켜야 하는 규제가 아닌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할 규범으로 뼛속 깊이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안전사고가 근절된다.
규범은 사회구성원의 의식으로 내화되어 외적인 보상이나 처벌이 없어도 순종한다. 규범으로 인해 사회가 안정적으로 굴러간다. 우리가 정한 약속은 우리 모두를 위해 지켜야 하는 규범이지 속박하기 위한 규제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키기 싫어진다.
건설현장에서는 위험물이 도처에 산재해 있어 예기치 못한 사고가 돌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안전사고를 막으려면 안전모와 안전화를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현장일수록 관리감독이 허술해 이행하지 않는 근로자가 있다. “나는 경험이 많아서 이 정도는 괜찮아”, “나는 현장 작업자가 아니고 관리자니까 괜찮아” 하면서 규정을 무시한다. 안전장구 착용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거추장스럽고 답답하다. 그러나 얼마간 참고 견디면 이내 익숙해진다. 안전의식은 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몸속 깊이 배어 있는 습관으로 나타나야 한다.
운전 면허증 갱신 통보서가 집으로 배달됐다. 지금부터 연말까지 신청하라는 내용이었다. 내 운전면허증의 유효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10년 전 운전 면허증 갱신할 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그때쯤 차도 팔았고 나이가 들어가니 운전은 더 못할 것 같았다. 운전 면허증 갱신을 그냥 포기할까? 40년 전 어렵게 따낸 운전면허라 그대로 포기하기는 아까웠다.
그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파견을 앞두고 회사에서는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하라고 했다. 회사에서 총 30시간 운전 실습 쿠폰을 지급했다. 실습을 일곱 번쯤 한 뒤 시험 삼아 실기 시험을 시험 삼아 보라고 회사에서 권유했다. 실기 시험에서 많이들 떨어지니 여러 번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실기 시험을 본 55명이 나 혼자만 합격해 돌아왔다. 일곱 시간 실습 실력으로 말이다. 운전면허 시험에 붙고 나니 회사에서는 쿠폰을 반납하라고 했다. 계속 시험에 떨어져 30시간으로도 모자라는 사람들을 위한 것. 일단 그렇게 빛나는 면허증을 들고 사우디아라비아로 갔다. 막상 도로 주행도 전에 겁부터 났다. 온통 공사판이라 집채만 한 화물 트럭이 쉴 새 없이 질주하니 운전할 엄두를 못 냈다. 여러 번 실기에서 떨어져 충분히 실습하고 늦게 면허를 딴 이들이 더 도로 주행을 무난하게 해냈다. 한적한 현장 내에서는 꽤 운전했다. 사무실과 식당까지 차로 이동을 할 때면 내가 차를 몰았다. 귀국 후 서울 시내 도로 주행 연습을 위해 친구를 태우고 시내 한 바퀴를 돌았다. 운전 요령 및 문제점을 지적해 달라고 했는데 자기보다 운전을 더 잘한다며 왜 함께 탔는지 아리송하다고 했다. 그렇게 내 차를 사서 운전을 하면서 많이 돌아다녔다.
1988년 중소기업 임원이 되니 회사에서 차가 나왔다. 직원들로부터 가끔 차를 빌려 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해서 욕을 먹기도 했다. 그때는 무면허 운전자도 있었고, 기계라는 것이 민감해서 다른 사람 손을 타면 어딘가 후유증도 생겼다. 대학교 때 사진동호회를 하면서 다른 건 다 빌려줘도 카메라만은 빌려주면 안 된다는 철학이 있었다.
내 차가 있을 때 특히 주차 문제가 큰 골칫거리였다. 차 쓸 일도 별로 없지만, 술을 좋아해서 대리운전을 자주 했다. 늦은 밤에 집에 돌아오면 주차할 장소를 찾기 힘들었다. 애물단지이던 차를 처분하고 나니 앓던 이 빠진 느낌이었다. 다행히 서울은 대중교통 발달한 도시이지 않은가. 전철로 어지간한 곳은 다 갈 수 있다. 이번 운전 면허증 갱신은 혹시 운전해야 하는 위급 상황을 대비해서 했다. 이제 내 운전 면허증 유효기간은 2028년까지다. 마지막 갱신이지 않을까. 갱신 신청하고 나서 보름 후에 찾으러 가야 하는데 며칠 미루고 있었더니 갱신된 면허증 찾아가라는 문자가 왔다.
카자흐스탄이 수도를 아스타나로 옮기기 전 수도는 알마티(1929~1997)였다. 지금도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로 손꼽히는 알마티는 카자흐스탄어로 ‘사과’를 의미하는 알마(Alma)와 ‘아버지’를 뜻하는 아타(Ata)가 합쳐진 말로 ‘사과의 아버지’라는 뜻을 지닌다. 예전에는 사과나무가 많아 개울에 사과가 둥둥 떠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도심에는 울창한 나무들이 가옥을 에둘러 싸고 있어 마치 심산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아시아의 알프스’라 불릴 정도로 멋진 ‘톈산’이 있다. 고개만 들리면 도심 어디에서나 시원한 만년설을 볼 수 있는 곳. 한여름, 한낮의 강렬한 햇살도 비껴간다.
알마티는 나무들 천국
필자는 6월 말, 4개월의 동유럽 여행을 시작했다. 4년 만에 또 길 위에 서 있다. 첫 여행지는 카자흐스탄 남동부에 위치한 알마티(Almaty). 이곳은 단지 러시아를 가기 위한 스톱오버를 활용한 기점지다. 여행 시작부터 행운이 따른다. 출발 하루 전, 후배에게 현지민보다 알마티를 더 잘 아는 한인을 소개받는다. 그녀는 이 나라에서 25년을 살았고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매스컴에 무수히 소개된 유명인. 생판 모르는 나라, 도시에서 의지할 곳이 생겨서인지 사르르 긴장감이 떨어진다. 단 한 번도 누리지 못한 ‘호사’이니 얼마나 좋은가? 알마티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 안에서 만난, 카자흐인 여학생의 도움을 받는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 살고 있다는 여학생은 방학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녀의 가족들은 이미 공항에 마중 나와 있었다.
멋진 고리키 바르크(중앙공원) 공원 안에는 스타디움과 호수를 비롯해 테니스 코트, 동물원, 야외수영장, 카페 등 다양한 놀이 시설들이 들어서 있어 볼 만했다. 판필로프 28인 공원은 더 매력적이다. 이 공원에는 이슬람 국가에서는 보기 드문 ‘젠코브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 있다. (구)소련 시대에 폐쇄됐다가 1995년, 러시아 정교회로 반환된 후 1997년부터 다시 성당의 위치를 찾은 곳. 못 하나 사용하지 않았어도 1904년의 대지진을 견뎌냈다. 이 성당은 세계 8대 목조 건축물로 꼽힌다. 또 이 공원에는 제2차 세계대전 순국용사를 위한 ‘꺼지지 않는 불꽃’과 ‘28인의 청동조각상’이 흩어져 있어 소련의 잔재를 느끼게 한다. 옛 러시아의 건축 양식으로 만든 ‘카자흐 민속 악기 박물관’도 눈길을 끈다. 그런데 울창한 숲을 자랑하는 이 도시는 아이러니하게도 공기가 매우 탁하다. 눈으로 볼 때만 싱그러울 뿐 대기가 탁한 이유는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 때문이다. 아무리 나무가 많다 해도 매연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1960~70년대의 우리나라도 이런 환경이었을까?
알마티의 알프스 톈산의 심블락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주요 여행지는 일레 알라타우 국립공원(Ile-Alatau National Park)이다. 언어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알마티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한국 교환학생으로 있었다는 20대 여성과 동행한다. 알마티에서 남쪽으로 약 25km 정도 떨어진 메데우(카작어로 Medeu, 러시아어로 Medeo) 빙상장까지 택시로 이동한다. 해발 약 1500m에 위치한 메데우에 가까워지자 도심에서는 못 느꼈던 바람과 공기가 싱그럽다. 부자들이 산다는 전원주택 단지들도 모습을 드러낸다. 택시가 멈추는 곳, 눈앞으로 만년설이 펼쳐진다. 한여름에도 녹지 않은 채로 눈이 남아 있어 ‘카자흐스탄의 알프스’라 불리는 톈산 산맥(天山山脈, Tian Shan)이다. 중국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에서 키르기스까지 뻗어 있는 길이 2000km, 넓이 400km의 매우 긴 산맥. 톈산의 최고봉이 포베다(7439m) 산이니 그 높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알마티는 칸텡그리(Kan Tengri, 6995m) 산맥의 일부다. 산 이름은 몽골어에서 나왔는데 칸(Kan, Khan 또는 Han)은 ‘왕’이라는 뜻이고 ‘텡그리(Tangri)’는 ‘영혼’을 의미. 즉 ‘영혼의 왕’이라는 뜻을 지녔다. 현지인들은 ‘피의 산’이라는 의미로 ‘칸투(Kan Too)’라 부르기도 한다. 해가 질 때면 산의 북벽이 붉은색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행자들 대부분은 메데우에서 곤돌라를 타고 심블락(카작어로 Shymbulak, 러시아어로 침블락Chimbulak) 스키장까지 올라 만년설을 보고 내려온다. 메데우에서 스키장까지는 약 4.5km. 곤돌라 안의 발아래로 메데우 댐과 세계 최고 높이에 있는 빙상 경기장이 보인다. 2011년 동계 아시안게임, 2012년 반디 세계 챔피언십, 201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가 개최된 곳이다.
질료니 바자르에서 만난 고려인들
심블락에서 다시 시내로 돌아와 국립박물관, 공화당 거리 등을 욕심 없이 둘러보고 찾은 곳은 질료니 바자르(Zelyony Bazar)다. 질료니는 러시아어로 ‘초록’을 의미한다. 과거에 야채와 과일을 주로 판매하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채소 코너에서는 필자와 똑같은 얼굴을 한 아주머니와 맞닥뜨린다. 먼 타국에서 만나는 똑같은 얼굴. 파장을 준비하는 그녀는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고려인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정육부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말 그림이 그려진 정육 코너에는 순대를 닮은 소시지가 많다. 다양한 치즈와 젓갈류 등을 구경하면서 도착한 반찬가게. 그곳에 고려인 상인들이 여럿 있다. 얼굴은 분명 한국인인데 러시아말을 구사하는 고려인 2세 혹은 3세들. 두어 명은 몇 마디 한국말을 구사한다. “아바이가 했던 말인데 난 모르오”라며 무뚝뚝한 함경도 사투리를 쓰는 할머니. 손맛을 인정받았는지 얼굴색 전혀 다른 사람들이 고려인 할머니가 만든 김치를 잔뜩 사들고 떠난다.
사실 알마티에서는 한국인으로 보이는 모습을 한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나게 된다. 카자흐스탄은 130여 개의 민족이 살고 있는 나라다. 분명코 칭기즈칸의 정치적인 영향이 현재로 이어진 것일 게다. 고려인들은 이 도시의 소수민족. 알마티에는 한국인이 약 700명 정도 살고 있으며 이동 인구까지 포함하면 1000명가량 된다고 한다. 동족이라는 본능 때문이었을까? 고려인들을 만나니 눈물이 팽그르르 돌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쨌든 필자는 현재 러시아 여행 중이다. 두 번째 방문한 러시아. 다음 호에는 이 매력적인 나라에 대한 소식을 길 위에서 전하리라.
Travel Data
찾아가는 방법 아시아나 항공이 직항(매주 화, 금)한다. 또 카자흐스탄 항공사인 에어 아스타나(월, 목)가 있다. 편도 6시간 이상이다.
현지 교통 알마티에는 버스, 트램, 지하철의 대중교통 수단이 있지만 대부분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택시 표시가 없어도 길에서 손을 들으면 어김없이 차가 서는데 운전사와 교통비를 흥정해야 한다. 필수적으로 알고 가야 할 ‘어플’이 얀덱스 택시(Yandex. Taxi)다. 가격이 표시되니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택시 운전자의 바가지 상흔을 피할 수 있다. 러시아 권역에서는 거의 통용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음식 정보 주민들 대다수가 이슬람권이어서 돼지고기는 거의 안 먹는다. 양고기와 말고기 등을 주로 먹는다. 꼬치구이인 샤슬릭, 수블리카가 대표 메뉴이고 그 외 스프, 메밀밥, 소고기 구이 등등이 맛있다.
언어 정보 카자흐스탄어가 있지만 대부분 러시아어가 통용된다. 영어 소통이 매우 어렵다.
치안 정보 길에서 경찰들을 거의 볼 수 없다. 그만큼 치안이 안전하다.
날씨 정보 4계절이지만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다. 여름에는 30℃를 웃돌 정도로 덥다. 그러나 기온 차가 크니 걸칠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의 성능과 고장은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여름철의 더위는 차량에 매우 가혹한 조건이 된다. 차량의 세심한 관리로 성능 저하 및 고장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휴가철 장시간 운전은 운전자뿐만 아니라 차량에도 무리가 간다. 때문에 쾌적한 운행을 위해선 여름철 차량관리가 필수다.
에어컨 관리
차량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는 미세먼지가 증가한다. 그러므로 차량의 바닥의 청결과 에어컨 필터를 정기적으로 교체(대략 2년 정도 혹은 주행거리 1만∼1만5000㎞)한다.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심할 때는 차량의 순환 공기를 내부로 설정하여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한다. 에어컨 사용 요령은 시동 후 최대한 Hi 쪽으로 올리고 차량 실내 온도가 내려갔을 때 적정한 곳에 위치시킨다. 운행이 끝나면 에어컨을 끈다. 시동을 걸 때 에어컨이 켜져 있으면 엔진에 무리가 간다. 에어컨 냉매는 에어컨 순환 라인에 이상이 없을 때는 누출이 없으나 순환 라인의 불량으로 냉매가 부족하면 에어컨을 작동시켰을 때 시원하지 않으므로 점검한 후 냉매를 보충한다.
냉각수 점검
엔진 내부에서 연료를 압축해 폭발시킴으로써 힘을 얻어 차량이 운행되기 때문에 많은 열을 발생한다. 그 열을 냉각수와 엔진오일이 엔진 내부를 순환하면서 냉각시켜준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철에는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
냉각수 점검사항
1 냉각수 보조 탱크에 냉각수의 양이 Max와 Min 사이에 있어야 한다. 냉각수 보충과 교환은 깨끗한 물(증류수) 혹은 물(증류수)과 부동액을 5:5 정도 비율로 섞는다. 여름철에 물(증류수)만 보충했다면 겨울철에는 부동액만 보충하여 비중을 조절해 준다.
2 냉각수 온도가 갑자기 상승하면 운행정지 후 점검을 한다. 라디에이터 뚜껑을 열고 냉각수 부족 시 보충한다.
3 냉각수가 정상인데 냉각수 온도가 Hi 일 때 냉각팬과 워터펌프, 팬 벨트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점검한다. 냉각팬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퓨즈를 확인하고 퓨즈에 이상이 없다면, 팬 모터나 수온 센서, 수온 조절기 고장이 원인이다.
배터리 점검
여름철에는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기소모가 많아진다. 오래 사용했거나 방전된 적이 있는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다면 장거리 여행시 교환한다. 시동이 잘 안 걸린다고 무리하게 키 스위치를 작동시키면 기동 모터가 타는 수가 있으므로 10∼15초 이상 계속 작동시키지 않는다. 배터리 수명은 보통 2.5∼4년 정도이다. 단거리 주행으로 시동을 자주 켰다 껐다 할 경우, 전기적 소모가 많을 땐 수명이 단축된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등 전기적 소모가 많으므로 예전보다 배터리 수명이 짧은 편이다.
브레이크 점검
여름철 장거리 운행 전 브레이크 장치를 점검한다. 뜨거운 노면 위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으면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이 가열되어 브레이크 작동이 잘 안 되거나 평상시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지므로 사고의 위험이 크다. 운전자뿐 아니라 차량도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안전용품 준비
비가 오면 시야가 좁아져 위험한 상황이 초래하므로 와이퍼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여름 장마철 와이퍼 불량은 교통사고의 원인이 된다. 와이퍼 브러시의 마멸로 유리창을 긁는다거나 잘 닦이지 않으면 여행 전에 브러시를 교환한다. 그 외 비상 퓨즈, 전구류는 물론 사고나 고장에 대비해 삼각대. 플래시도 준비한다.
타이어 점검
장거리 운행 전 타이어의 공기압과 타이어 상태를 확인한다. 적정 공기압은 연료의 절감뿐 아니라 타이어의 수명을 연장한다. 적정 공기압은 타이어 측면과 자동차 운전석 문틀 부에 부착되어 있다. 타이어를 사용한 지 오래되어 타이어 사용 한계가 지났으면 꼭 교환한다. 고속으로 주행 시 사용한계가 지난 타이어는 타이어 펑크 그리고 빗길에 미끄러져 대형 사고를 발생시킨다.
자동차 실내 확인하기
여름철에 차량의 문을 닫았을 때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한다. 실내에 발화성 물체를 두지 않도록 한다. 특히 어린아이를 실내에 두고 떠나지 않도록 한다.
연료 값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주행거리가 많은 경우 가계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운행 요령에 대해 알아봤다.
시동 전
1. 목적지 정보는 미리 준비
목적지 경로에 대한 사전 준비 없이 여행을 떠나게 되면 주행할 거리가 불필요하게 많아지게 되고 이럴 경우 주행 중 지도를 보며 목적지를 찾게 되므로 위험하기도 하고 시간 낭비까지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여행 전 미리 지도를 점검해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잘 숙지하고 운행한다. 얼마 전 뉴스에서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다 큰 사고가 난 사건을 봤는데 본인의 과실이므로 보험 전액을 받을 수 없다.
2. 무게와 연비의 관계
차에 불필요한 짐을 많이 싣고 다니면 연비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트렁크에 있는 불필요한 짐을 정리해 차를 가볍게 하는 것이 연비 개선의 첫걸음이다. 차에 있는 짐을 반드시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류해 불필요한 물건들은 집에 보관하고 꼭 필요할 때만 가지고 다니도록 한다(삼각대. 공구. 예비 타이어는 필수 지참).
3. 타이어는 적정 공기압으로 유지
타이어의 공기압도 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공기압이 부족한 상태로 주행하면 연료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소모되므로 적정 공기압 유지는 필수다. 차량에 장착된 타이어는 기간이 오래 경과하면 특별한 사고가 없어도 서서히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차량별 타이어의 규정 압력은 약간씩 다르다. 연비를 좋게 한다고 과다한 압력을 주입하면 승차감이 떨어지므로 반드시 규정 압력을 준수한다.
시동 후
1. 불필요한 공회전은 피한다
시동을 걸어놓은 채 일을 처리한다든가 사람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공회전을 오래하면 연료 소비가 많아질 뿐 아니라 환경오염을 가중시키므로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2. 급가속, 급제동을 피하자
가속 페달을 급히 밟을 때 연료 소비 역시 급격하게 늘어난다. 급가속을 계속하면 연료가 추가로 소모될 뿐 아니라 엔진에 무리가 간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번갈아가며 조작하면 연료 소모는 물론 브레이크 패드의 조기 마모를 가져오므로 주의해야 한다. 연료 절감에 가장 경제적인 운전은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 등 이른바 3급에 대한 방지다. 상황에 따라 연료가 2배 이상 소모되기도 한다. 연료 소모뿐 아니라 ‘급’ 자가 들어간 운전을 하면 매우 위험하다.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 급회전, 급차선 변경 등 하나같이 안전운전에 장애가 되는 나쁜 습관이다. 다른 차에 혼동을 일으켜 사고를 유발하기도 하고, 에너지 낭비도 상당하다. 차량 사고를 방지하는 기본 운전은 다른 차량에 내 차의 위치와 추후 운전 방식을 알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방향지시등이나 비상등으로 다른 차량에 내 차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내 차의 정지를 알려주는 비상등도 켜지 않는 운전자가 많다. 이럴 때 다른 차량이 능동적인 대처를 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앞뒤 차의 간격이 좁다 보니 앞차에 사고가 발생하면 몇 대가 연이어 충돌하는 큰 사고로 커진다. 예방과 안전은 한 템포 느린 운전과 여유다. 앞서 언급한 ‘급’ 자가 들어가는 운전을 지양하면 교통사고도 줄이고 연료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3. 정속 운전 = 좋은 연비
흔히 시속 60~80km를 경제속도라 한다. 차량별로 약간씩 다르지만 이 속도 내에서 운행하면 가장 높은 연비가 나오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을 고정해 시속 60~80km로 주행하면 연비는 더욱 좋아져서 같은 거리를 급하게 운행했을 때보다 연료 소모가 월등히 준다. 반드시 경제속도가 아니라 해도 90km, 100km와 같이 규정 속도를 정해 정속으로 주행하면 안전하고 알뜰한 운전을 할 수 있다.
4. 타력 운전과 엔진 브레이크
엔진 브레이크란 내리막길에서 주행 속도보다 낮은 기어를 한 단계씩 서서히 낮게 선택하며 가속 페달 누름 상태를 가감해 동력 손실을 줘 제동력을 얻는 것을 말한다. 고속 주행 중에는 관성과 중력을 이용한 타력 운전을 하고 내리막을 운전할 때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자.
5. 예측 운전
주행 중 신호등이 적색에서 청색으로 바뀌는 시간을 예측해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 서행 시에는 뒤에 오는 자동차의 주행을 방해하지 않는 운행이 필요하다. 차가 멈췄다가 출발할 때는 연료 소모가 많다.
6. 오랜 정차 중에는 기어를 N으로 한다
신호 대기를 하거나 잠시 정차할 때는 괜찮지만 오랜 시간 정차할 때는 기어를 N으로 위치해야 변속 레버를 보호할 수 있다. 또 수동 차량의 경우 불필요하게 클러치나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려놓으면 연료 소모는 물론 브레이크 라이닝 수명이 단축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7. 에어컨 사용은 효율적으로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압축기가 작동하기 때문에 연료 소모가 많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연료가 아깝다고 에어컨을 켜지 않고 창문을 열고 달리면 압력 때문에 자동차에 힘이 필요하게 되고 그만큼 연료 소비가 많아진다. 이럴 때는 에어컨 사용이 오히려 경제적이다
8. 평상시에는 연료를 반으로 채우며 겨울철에는 빙결을 방지하기 위해 가득 채울 것
가솔린 1L의 무게는 0.71kg 경유는 0.8kg이다. 연료의 무게로 인한 연료의 소모도 크다. 자동차에 경고등이 들어올 때 기름을 넣는 경우도 있는데 경고등이 들어올 때까지 타면 자동차 연료 펌프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따라서 경고등이 켜지기 전에 주유를 하는 것이 자동차 수명을 연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경고등이 들어올 경우 차종마다 약간 다르지만 20~30Km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연료의 찌꺼기가 연료 순환 중에 차량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9. 차계부를 만들자
가정에서 가계부를 사용하면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고 알뜰한 살림을 할 수 있듯이 자동차도 차계부를 만들어 차량 관리 및 연료 주입량 등을 기록하고 어떤 운전 방법이 경제적인가를 월별로 비교하면 연료 절감법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엔진오일이나 다른 소모품 교환, 즉 스파크 플러그 등 기간이 경과하면 교환 날짜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차계부 기록은 반드시 필요하다.
손녀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여덟 살이다. 밑으로 두 살 터울인 여섯 살 남동생과 네 살 여동생이 있다. 엄마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이를 셋이나 키우고 있다 보니 며느리는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전업주부로 돌아섰는데도 늘 바쁘다.
우리 세대가 아이들을 키우던 방식과 지금은 매우 다르다. 교육 환경이 참 많이 변했다. 나는 유치원도 못 다니고 바로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자식들은 유치원을 보내고 태권도나 피아노 같은 사설학원을 하나 정도 보낸 기억이 있다. 요즘은 아이들이 불쌍할 정도로 놀 틈이 없다. 우리 집의 경우만 봐도 네 살, 여섯 살은 어린이집에 보내고 어린이집이 끝나면 여섯 살은 발레학원에, 네 살은 집으로 돌아와 엄마랑 그림 맞추기 퍼즐게임을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인 큰 손녀는 학교수업이 오후 1시쯤 파하면 요일별로 영어, 수학, 체육 등 과외공부를 한다. 체육과외라는 말이 생뚱맞아 뭘 하는가 보니 줄넘기 같은 것인데 신기하게도 이런 과외를 받으면 잘한다. 며느리 말에 의하면 남들도 다 하기 때문에 이렇게 발을 동동 구르며 하지 않으면 도저히 다른 아이들을 따라갈 수가 없단다. 못 따라가는 것까지는 좋은데 아이가 기죽어 시들해진 모습은 차마 못 보겠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일 전쟁터처럼 아이들도 바쁘고 며느리도 한눈팔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며느리가 삐끗 다치기라도 하면 난리가 난다. 5분대기조처럼 숨죽이고 기다리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바로 구조요청 전화가 날라 온다. 그럴 때는 걸어가도 안 된다. 숨이 턱에 차도록 달려가야 한다. 아이들을 자동차로 실어 나르는 운전도 해야 하고, 시간 맞춰 학원에 보내는 일도 늘어 할머니 할아버지로서는 현기증이 다 난다.
초등학교 1학년이면 이제 혼자 해야 할 나이다. 혼자서기 훈련을 시켜야 했다. 우선 등굣길에 위험요소를 알려줬다. 큰길을 건널 때는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더라도 좌우를 보고 건너고, 아파트 안에서는 자동차들이 많고 키 작은 아이들을 운전자가 못 볼 수 있으니 뛰지 말 것, 한적한 뒷길은 위험하니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길로 다닐 것, 등하굣길에 친구와 항시 같이 다닐 것 등 이런저런 주의사항을 노래 부르듯 가르쳤다.
아이를 혼자서 내보낼 때는 불안하다. 마음이 놓일 때까지 아이의 동태를 CCTV 보듯 감시 선상에서 볼 필요가 있다. 좋은 방법은 아이에게 휴대폰을 사 주는 것이다. 요즘 휴대폰에는 이런 기능들이 많이 개발돼있다. 문제는 학교에서 수업에 방해가 된다며 아이들이 휴대폰을 갖고 등교하지 못하도록 막아 달아는 가정통신문이 왔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전화벨 소리가 나면 수업에 지장을 준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도 아이의 홀로서기를 위해서는 휴대폰을 사주지 않을 수가 없다. 단, 학교 안에서는 가방 속에 넣고 절대 꺼내지 말 것을 당부했다.
휴대폰으로 아이의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게임을 못 하도록 막는 기능도 있다. 필요한 사람만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지금은 학교에 등교해서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엄마에게 무사히 학교에 왔다는 전화를 하고 수업을 마치고 정문을 나설 때도 전화를 하도록 했다. 앞으로 혼자 등교가 완전히 익숙해지면 이런 전화는 불필요해질 것이다.
피아노학원이나 수학 과외를 갈 때도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움직인다. 하루는 학교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아이에게 전화가 없었다. 궁금한 엄마가 전화를 했다. 한참 후 전화를 받은 아이가 “엄마! 왜 학교로 전화했어요? 학교로 전화하면 선생님께 혼나요” 하더란다. 그날은 등굣길에 친구를 만나 이야기에 열중하다가 그만 엄마에게 전화하는 걸 잊어버렸다고 한다.
휴대폰을 사주고 큰아이로부터 신경을 덜 쓰게 되자 며느리의 하루는 부쩍 여유로워졌다. 집 밖으로 나간 아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우물가에 내놓은 것처럼 늘 불안했다. 아이에게 위험한 자동차나 나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늘 있다.
도시는 사람은 많아도 철저히 개인주의로 고립되어 있다. 남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휴대폰을 매개로 하여 엄마와 아이가 늘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좋다. 빨리 아이가 혼자 생활하는 데 익숙해지고 더욱 안전한 사회가 되어 CCTV 기능을 하는 휴대폰이 없어지는 날을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