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약 없이 안전하게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 유니버설 디자인은 우리 일상 곳곳에 녹아 있다. K-커피로 불리며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믹스커피가 그 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믹스커피를 흘리지 않고 뜯으려면 가위가 필요했다. 이제는 이지컷(Easy Cut) 선을 따라 뜯기만 하면 된다. 손가락 힘이 없어도, 가위가 없어도 누구든 쉽게 뜯을 수 있다. 그저 뜯기만해도 하루가 달달하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성별, 연령, 국적, 신체 조건, 장애 유무 등의 차이가 상관없도록 설계한 디자인이다. 다른 사람의 배려나 도움 없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인의 체력, 이동 능력, 인지 능력 등을 고려해 반영한다. 다양성을 생각하는 디자인이라는 의미다. 접근성 높이는 유니버설 디자인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구조의 변화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다문화가정으로 육아 주체가 다양해진 점을 꼽을 수 있다. 최근 공공기관에는 육아편의공간에 대한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남자화장실 내에 기저귀 교환대가 없어 불편하다거나 수유실에 남자가 들어갈 수 없어 아빠가 주 양육자인 경우 이용이 어렵고, 엄마도 필요할 때 아빠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불편하다는 등의 민원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는 인구에서 가장 많은 구성원 혹은 건장한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디자인한 것들이 많다. 경제성장 시대에 빠르게 많이 공급하기 위한 표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 인구가 늘었고, 다문화가정도 많아졌다. 사회 구성원이 다양해지면서 ‘사람’을 중심으로 디자인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최령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장은 “유니버설 디자인의 목표는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소외되는 사람 없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가치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우리는 ‘약자’라는 개념을 따로 떼어 생각하기 때문에 ‘약자‘도’ 편리하게’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처음부터 다양성의 영역으로 생각한다. 최 센터장은 “우리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다”면서 “결국 사회적 비용을 크게 낮추는 역할을 하는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고령화를 겪고 있는 많은 나라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의 도입은 필연적이다. 공공기관은 모든 국민의 접근성을 높일 의무가 있다. 공공시설이나 서비스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앞장서서 적용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공공기관의 모든 웹사이트에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을 담고 있는 웹접근성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일본은 2018년 ‘유니버설 사회 실현을 위한 시책의 종합적 일체적인 추진법’을 제정했다. 모든 국민이 장애 유무나 나이에 관계없이 기본적 인권을 향유할 수 있는 개인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이념을 법에 담았다. 우리나라는 2022년 1월 유니버설 디자인 기본 법안이 처음 발의되었고,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행정안전부에서는 공공청사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로널드 메이스 교수가 처음 만든 개념을 기반으로 한 ‘유니버설 디자인 7가지 원칙’을 안내하고 있다. △누구든지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접근과 사용이 가능한 크기와 공간을 확보한다 △적은 신체 활동으로도 사용 가능하도록 한다 △오작동에 대한 대응을 통해 안전한 사용을 유도한다 △사용자의 환경에 맞는 유연성을 확보한다 △쉽고 이해 가능한 간결한 사용법을 마련한다 △사용자의 상황에 관계없이 알기 쉬운 정보를 제공한다는 원칙은 유니버설 디자인이 필요한 사회 곳곳에 적용할 수 있다.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필요한 디자인 이 디자인을 통해 불편함을 가장 많이 해소할 수 있는 이들은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 인구의 20%가 65세가 넘는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고령자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고, 이동성을 높인다. 이동이 편리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활동하게 되니 건강해지고,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정서적 문제에도 도움이 된다. 살던 동네에서 친구들과 오래도록 함께하고, 살아온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은 이들의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안전과도 직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계단 난간에 설치된 안전바가 스테인리스일 경우 한여름에는 뜨거워 손을 델 수도 있다. 한겨울 영하 1℃ 이하 날씨에 얼어붙은 안전바를 급하게 잡으면 위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노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바 겉부분을 목재나 플라스틱으로 마감하도록 권장한다. 노화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는 고령자들은 샤워실과 세면실이 투명 유리로 분리된 화장실에서 유리벽을 구분하지 못한다. 화장실에서 잦은 부딪힘으로 멍이 생기고 낙상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경우 거울과 유리벽 테두리를 액자처럼 표현하거나, 바닥과 벽면의 색을 다르게 구분하거나, 세면대와 변기 같은 위생기기 색상을 다르게 하는 등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CUD)을 적용하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인도와 도로 사이의 턱 높이도 안전과 직결된다. 휠체어 이용자, 유아차 이용자, 보행보조기 이용자 등 바퀴 달린 이동수단을 사용하는 이들의 사고 원인이 되곤 한다. 자동차의 출입을 편리하게 하려고 인도와 도로의 높낮이 차이를 줄인 기울어진 인도 역시 보행자가 쉽게 넘어질 수 있는 구조다. 도로의 횡단보도를 높인 고원식 횡단보도는 이런 안전 문제를 고려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사례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 및 이동수단이 장애물 없이 지나갈 수 있고, 도로에서는 방지턱 역할을 해 횡단보도 앞에서 차량이 속도를 줄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요양원이나 실버타운에서도 공간과 공간 사이 바닥의 턱을 없애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는 향후 무인 로봇이 돌아다닐 미래를 생각할 때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20년 정도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이 늦다”며 “어떤 식으로 디자인해야 할지 방법도 필요성도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 사회에서 가장 많은 유니버설 디자인 수혜자는 고령자분들이기 때문에,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직접 느낀 불편함을 창의적인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니어 전문가가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2022-11-01 09:46
-
- 시력과 치매의 연관성 "백내장 등 안과 질환 적극 치료해야"
- 미국은퇴자협회(AARP)에 따르면 시력 장애와 치매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ARP는 근간의 연구를 통해 시력 문제를 치료하는 것이 나이가 들며 발생하는 기억력 및 사고력 감퇴 요인을 낮출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시력 문제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잠재적으로 치매의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존스 홉킨스 공중보건대학에서 치매와 인지 저하를 연구하는 재니퍼 딜 연구원은 “알츠하이머를 퇴치하는 약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정 가능한 위험 요소’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며 “최근 연구를 통해 시력 저하 문제를 치매의 수정 가능한 위험 요소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시력 장애를 겪고 있다. 이중 70~80%는 알맞은 안경을 쓰거나 백내장 수술을 통해 쉽게 교정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 캘리포니아 대학 전염병학자 윌라 브레노위츠는 “충분히 예방 가능한 문제임에도 많은 노인들이 제대로 시력을 교정하지 않거나 백내장 수술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며 “시력 문제를 해결하면 무엇보다 노년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결과적으로 치매를 예방하거나 쇠퇴를 늦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력뿐만 아니라 청력 역시 치매 위험성에 기여하는 감각 요소로 알려졌다. 2020년 랜싯 위원회(Lancet Commission) 보고서에 따르면 인지 문제와 오랫동안 연관되어 온 청력 상실은 치매의 수정 가능한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치매 사례의 약 9%를 차지한다. 연구원들은 시력 또한 청력과 동일한 매커니즘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이 시력 상실이 유사한 연관성을 가질 수 있음을 발견한 것은 최근 몇 년 동안이다. 2021년에 연구원들이 개인을 관찰하지만 치료를 제공하거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찰 연구에 대한 여러 가지 대규모 분석에서 시력이 손상된 노인이 결국 인지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안과학회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시력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인지 장애가 있을 확률이 66% 더 높고 치매에 걸릴 확률이 109% 더 높았다. 한편 지난해 말 미국 의사협회 내과학 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는 백내장 제거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이 그렇지 않은 동일 연령대보다 추후 치매 진단을 받을 확률이 30% 낮다는 내용이 실렸다. 연구원들은 “눈은 뇌의 연장선인 신경 조직이다. 따라서 신경 퇴행이 발생하면 눈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화 및 인간 발달 연구를 진행하는 듀크대학교 의과대학 헤더 휘트슨 소장은 “시력이 저하되면 청구서 지불이나 레시피 읽기 등 일상적인 작업이 더 어려워져 뇌가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잠재적으로 다른 사고 및 기억 작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빼앗길 수 있다”며 “시각이든 청각이든 감각의 결핍으로 인해 뇌의 일부가 수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물론 시력이 저하됐다고 해서 무조건 치매로 연관 짓거나 의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확실성이 아닌 위험성 측면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하며 “현대 의학으로 시력 개선은 어렵지 않을뿐더러,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잠재적인 치매 요인까지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2022-10-07 17:04
-
- 시니어 위한 디자인 “두려움 없애는 명확함이 핵심”
- “스토어에서 앱 깔고 들어가서 로그인하면 돼.”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요즘은 너무나 흔하게 사용하는 말이지만,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이 한 문장은 마치 외국어와 같다. 조금 더 쉽게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할 수는 없는 걸까? 고령층은 스토어가 뭔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어디에 설치하라는 것인지, 로그인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소로 작용한다. 아날로그가 익숙한 이들에게 디지털은 마치 새로운 언어와도 같다. 그럼에도 고령화 시대 고령 인구가 많아지고 있기에, 이들의 디지털 편의를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이슈다.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는 대신 고령자의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 디자인을 반영한 고령층 전용 모바일 뱅킹 앱을 내놓는 이유다. UX 디자인은 ‘감성 중심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산업디자인 영역에서 강조되다가, 스마트폰이 급성장하면서 IT 업계에서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노년층의 육체적·심리적 상태에 대한 연구는 공간을 넘어 모바일로 연결되었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는 김현지 UX 콘텐츠 매니저와 ‘고령층을 위한 UX 디자인’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UX 디자인을 적용해 고령층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주거 공간을 만든다면, 어떻게 달라야 할까요? 고령층이 생활하기 적합한 주거 공간은 ‘누구나 살고 싶은 공간’입니다. 공간을 통해 세대를 인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기에 베리어프리 디자인을 적용할 때는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장애물이 없도록 하는 데만 집중했어요. 사회적 약자를 지나치게 배려한 나머지 그들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설문조사를 해보면 실제 고령층은 ‘고령자를 위해’ 고안된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아요.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특별 대접을 받고 싶어 하지 않더라고요. 베리어프리 디자인은 이를 보완해 계속 진화했고, 이제는 ‘유니버설’(Universal) 디자인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디자인이면서, 고령층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요. 주거 공간은 어린이나 성인도 부주의하면 다칠 수 있는 곳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고령층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요. 아이를 위해 집 안 모서리마다 스펀지로 감싸두는 것처럼 사소한 장애물을 없애는 거죠. 문턱을 없애거나, 욕실과 거실의 단차를 없애거나, 욕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재질 타일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요. 첨단 기술은 꼭 필요한 곳에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작은 제품만으로도 고령자의 삶의 패턴이나 건강을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은 고령자 주거 공간에 꼭 필요한 기술입니다. 캐나다의 스타트업 ‘젠다카디언’(XandarKardian)은 레이더 기술로 사람을 99.9%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한 제품을 만들어요. 화재경보기처럼 생긴 박스형과 테이블에 둘 수 있는 스탠드형이 있는데요. 카메라나 마이크 없이 레이더만 사용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도 가능합니다. 고령 1인 가구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가 느릴 수 있는데요. 고령자가 거주하는 공간에 센서를 설치하면 실시간으로 사람의 움직임을 파악해 데이터로 상태를 체크할 수 있습니다. 집 전체를 바꿀 수 없을 때는 이런 제품이 도움이 됩니다. 요즘 짓는 아파트는 집 안 곳곳에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데요. 이 기술들이 이용자의 안전이나 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설치되는 것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Q 키오스크나 모바일 앱이 늘어나면서,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층을 위한 ‘단순한’ UX·UI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위한 모바일 UX 디자인을 할 때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한가요? ‘어포던스’(Affordance) 디자인으로 새로운 제품·기능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입니다. 조사를 해보니 고령층이 새로운 기기나 모바일을 사용할 때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기능을 잘못 눌러 갖고 있던 정보나 자료가 사라지거나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그러니 휴대폰을 바꿔도 아는 기능만 사용하게 됩니다. 기능이나 화면이 단순하다고 사용이 쉬운 건 아닙니다. 단순함보다는 ‘명확’해야 합니다. 이해하기 쉬운 명확한 디자인으로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죠. ‘어포던스’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이에요. 서비스나 시스템을 만들 때 사용자가 보기만 해도 직관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대략 짐작해 사용하게끔 하는 디자인입니다. 어포던스 디자인이 잘 되어 있다면 처음 보는 제품·서비스여도 이전의 경험으로 추론해 사용할 수 있어요. 사람은 볼록 튀어나와 있는 버튼을 누르고 싶은 심리가 있는데요. 예를 들면 컴퓨터 자판이 그 심리를 이용해 디자인된 제품이죠.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터치스크린보다 버튼을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디지털에서 그 기능을 강조해야 할 때는, 누를 때마다 진동이 울리는 ‘햅틱 기능’을 강화해 버튼 누르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또한 노화에 따른 신체적·심리적 변화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고령층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만 넣거나, 폰트 사이즈를 키우는 등의 고려이지요. 다만 상품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마케팅하느냐는 조금 다른 문제예요. 고령층을 고려해 만든 앱이어도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면, 단순한 기능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어필할 수 있거든요. Q 사용자 경험이 잘 반영된 UX 디자인 예시가 있을까요? 최근 2~3년 동안 사용한 앱 서비스 중에서 사용자 경험이 가장 좋았던 건 영국 핀테크 회사인 ‘리볼트’(Revolut)의 ‘리볼트 온라인 뱅킹’이에요. 한국의 토스를 떠올리면 되는데요. 모바일 뱅크 앱은 다른 어떤 앱보다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고 명확해야 합니다. 3년 전 처음 이 계좌를 개설할 때 ‘한 페이지에 한 가지’(One Thing Per Page)로 디자인된 페이지가 최소 10개 이상은 되었던 것 같아요. 과정이 매우 명확했고, 매 페이지마다 제가 은행 계좌 개설을 제대로 해나가고 있다고 안심시켜주었습니다. 한 화면에 한 가지 행동만 집중하게 하는 디자인은 매우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특히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필요한 요소라는 걸 느꼈는데요. 노년의 신체적 변화를 고려한 원칙이더라고요. 나이가 들수록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수용하기가 힘들어지거든요. 뇌에서 메시지를 전송하는 데 관여하는 화학물질이 줄어들고, 신경세포에서는 이런 화학적 메시지에 대한 수용체 일부가 손실되기 때문인데요. 신경세포가 줄어들면 다소 느린 반응을 하거나, 어떤 작업을 마치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능력, 단어를 상기하는 능력과 같은 정신 기능의 쇠퇴는 만 70세 이후 기억 용량이 줄어들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한 페이지에 한 가지’ 원칙을 모바일 앱 디자인에 적용하는 건 노화를 경험하는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이죠. 물론 이로 인해 전체 과정이 길어질 수 있어요. 두 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는 열 가지 단계를 하나씩 보여주면 열 페이지가 되니까요. 이런 문제는 UX 디자인 설계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습니다. 진행 바(Precessing Bar)를 통해 현재 내가 전체 단계 중 어느 단계를 진행하고 있는지 보여주거나, 질문이 몇 개 더 남았는지 알려줄 수 있어요. 혹은 각 페이지에서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으로 화면을 이탈하려는 사용자를 붙잡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구글, 애플 같은 빅테크 회사에서 이런 메시지를 전문적으로 쓰는 ‘UX 라이터’(UX Writer)의 역할이 무척 커지고 있어요. 김현지 디자이너가 전하는 시니어를 위한 모바일 UX 디자인 Tip 1. 시력을 고려한다 시력의 변화는 만 40세부터 시작된다. 나이 들수록 색채 시력이 떨어져 비슷한 색을 구별하기 어려워지고, 파란색 음영은 희미하게 보인다. 고령층이 쨍한 컬러를 좋아하는 이유다. 색상 대비 비유 검사가 필요하다. 중요한 아이콘의 색상은 푸른 계열을 피하고, 메시지 전달을 강조하고 싶다면 색상보다 폰트의 크기와 굵기를 사용하자. 2. 인지 변화를 반영한다 인지적 변화는 개인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크지만 자연스럽게 퇴화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기억, 주의력, 의사결정을 고려해 디자인한다. 기억력·주의력이 약해지면 멀티태스킹이 어렵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므로 한 화면에 여러 기능을 넣지 않아야 한다. 고령층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익숙한 디자인, 레이아웃, 색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신뢰가 필요한 서비스라면 전문가 의견을 노출해보자. 3. 운동 제어 능력 나이 들면 ‘노인성 진전’으로 인해 손떨림 현상을 겪는다. 따라서 화면 아이콘이 너무 작거나 복잡하면 안 된다. 손가락 태핑이 다른 운동 능력보다 늦게 감소해 스마트폰 터치 인터페이스가 고령층에게 더 적합하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텍스트 보내기와 같은 수준의 과도한 손가락 태핑을 해야 하는 디자인은 금물이다. 김현지 UX 콘텐츠 매니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에서 디자인 요소와 공간 만족도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실리콘밸리 테크 미디어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여행을 좋아해 프리랜서 여행 작가로도 일했다. 저서로는 ‘아이와 함께 런던’, ‘한 번쯤은 아일랜드’, ‘아일랜드 홀리데이’가 있다.
- 2022-09-19 09:26
-
- 수면 시간 짧을수록 치매에 발병 가능성 높아
-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인지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70~81세 여성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알츠하이머병 관련 국제학술지 연구(Alzheimer Dis Assoc Disord)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이면 7시간 이상인 경우보다 기억력, 주의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떨어졌다. 입면이나 수면 유지 혹은 규칙적인 수면이 어려운 등 불면 증상이 있어도 인지기능 점수가 전반적으로 더 낮았다. 국제수면의학저널의 연구(65세 이상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 대상)에서는 수면시간이 6.5시간 미만인 사람은 10년 후 인지기능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5~12세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제심리학회 조사에서도 수면시간이 짧은 경우 인지기능과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대학교의료원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수면시간이 짧아질수록 치매 유발 단백질이 뇌에 침착돼 인지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수면장애의 원인은 단순한 불면증에서부터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 다양하므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수현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 치매일 때 뇌에 여러 가지 이상 단백질이 축적되는데, 뇌를 청소하는 역할을 하는 '글림프 시스템'은 이런 단백질들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이 시스템은 깊은 잠을 자는 동안에 단백질과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잠을 잘 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인 불면증에는 적절한 수면제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고 수면 무호흡증에 의한 불면증의 경우 수면제가 수면무호흡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해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잠을 잘 자기 위한 기본원칙 1.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난다. 2. 잠자는 환경이 조용하고 환하지 않도록 하며, 너무 덥거나 춥지 않도록 한다. 3.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되, 자기 전 지나친 운동은 피한다. 4.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나 음식은 피한다. 5. 자기 전에 흡연이나 음주를 피한다. 6. 자기 전 따뜻한 목욕은 도움이 될 수 있다. 7. 허기진 상태나 과식은 피한다. 8. 잠자리에서 시계를 보거나 휴대전화, TV, 책을 보는 것은 피한다. 9. 잠이 오지 않거나 중간에 깼을 때는 일어나 다른 일을 하고, 잠이 오면 잠자리로 가도록 한다. 10. 밤에 밝은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출처: 대한수면연구학회)
- 2022-09-15 17:59
-
- AI가 고령자 돌보는 미래 눈앞, "기술에 체온 더해져"
- 로봇은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린 노부인 곁을 지키며 대화를 나눈다. 부인을 걱정하는 표정을 짓기도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 부인을 위해 설계하고 만든 로봇 ‘스필리킨’ 덕분에 노부인은 옛 추억을 되새기고, 의지하다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로봇은 부인의 배려심 깊은 간병인이자 대화가 잘 통하는 동반자가 된다. 이는 2015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을 올린 연극 ‘스필리킨’의 줄거리다. 실제 로봇과 사람 배우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 연극의 설정이 영 낯설게만 느껴지는가. “2030년 100세 시대를 맞아 전통사회의 효(孝) 개념이 흔들리고, 함께 노인이 되는 자식을 대신해 기계가 노령화되는 인간 사회를 떠받친다.” 배일한 KAIST 녹색교통대학원 연구교수는 지난해 12월 ‘로봇 미래 예측 2030 석학 간담회’에서 ‘2030 미래 로봇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초고령화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인공지능(AI) 로봇 기술로 인구 구조의 취약점을 증강 보완하자는 주장이 담겨 있다. 간병인 혹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돌봄로봇 도입은 더는 별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생활 패턴 분석해 “약 드실 시간입니다” KT는 ‘AI 케어로봇 시니어’ TV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광고는 79세 김정문 씨와 케어로봇 다솜이의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다솜이는 김 씨에게 기분이 어떤지, 뉴스를 틀어드릴지 묻는다. 저녁 식사 시간을 알려주거나, 날이 좋을 때는 가벼운 운동을 권하기도 한다. “어르신, 약 드실 시간입니다.” 미리 설정해둔 약 복용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고, 김 씨와 끝말잇기 놀이를 하며 단어를 주고받는다. 영락없는 간병인의 모습이다. 케어로봇 ‘다솜이’는 영상통화, 데이터 통합 관리, 돌보미 연결, 식사·복약·운동 지도, 응급 알림, 말벗 기능, 활동 감지 및 음악 감상, 커뮤니티 기능까지 제공한다. 유익함을 인정받아 수원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250가구, 경북 영덕군 홀몸 어르신 200가구에 보급되는 등 지자체 어르신 복지에 활용되고 있다. 용인시에서는 비대면 AI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인 ‘용인 실버 케어 순이’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순이는 DNX가 2020년 출시한 AI 돌봄로봇이다. 순이와 함께하려면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밴드를 손목에 차야 한다. 약통, 전자레인지, 변기, 리모컨 등 집 안 곳곳에 터치패드 형태의 센서를 부착하는 준비도 필요하다. 기상 및 식사, 복약, TV 시청, 운동 등의 활동이 언제 이뤄지는지 생활 패턴을 감지하고 분석하는 ‘터치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약통에 부착된 센서에 이용자인 어르신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자체 애플리케이션인 ‘마실대학 터치케어’에서 데이터를 파악해 AI 스피커 순이가 알림 음성을 재생하는 식이다. 용인시는 2020년 홀몸 어르신 1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사업을 통해 어르신의 생활 패턴을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6주간 생활 패턴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걸음 수가 약 900보 늘어났으며, 새벽 시간대에 TV 시청 시간이 평균 71% 감소하고 밤 10시 이후 야식을 먹는 횟수도 35% 줄어든 것. 강부금 용인시 복지여성국 노인복지과 주무관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DNX 측과 논의해 서비스를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AI가 전화 걸고, 냉장고로 안부 확인해 AI가 어르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대화하는 등 자유롭게 소통하기도 한다. 네이버가 올해 5월 정식 오픈한 ‘클로바 케어콜’(CLOVA Carecall)이 이에 해당한다. 클로바 케어콜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1인 가구에 AI가 주 1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건강 등의 주제로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서울, 인천, 대구 등의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해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지자체 담당자는 통화 관리 도구를 통해 완료된 통화와 미응답 통화 등 전체 통화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건강, 수면, 식사, 운동, 외출 등 각 카테고리별로 불편 사항이 담긴 답변도 빠르게 확인 가능하다. 특히 2주 연속으로 미응답하거나, 답변 내용 중 특이사항 혹은 긴급 상황이 의심되는 경우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게 별도로 표시하고 있다. 단순히 건강 체크를 하는 수준을 넘어 정서적으로도 케어할 수 있는 것이 클로바 케어콜의 특징이다. 실제로 클로바 케어콜을 통한 AI와의 상호작용은 홀몸 어르신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효과를 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부산 해운대구 거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열 명 중 아홉 명이 서비스 이용 후 ‘위로를 느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약 95%는 계속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하는 등 이용자의 만족도도 높았다. 최근엔 국내 자유대화형 AI 서비스 중 최초로 ‘기억하기’ 기능이 추가됐다. 지난 대화 내용 중 주요 내용을 요약 및 기록했다가 “코로나 걸린건 좀 어떠세요?”, “혈압약은 잘 챙겨드시고 계신가요?”라고 질문하며 대화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 네이버는 통화 종료 후에는 답변 내용을 기반으로 상태를 업데이트해 지자체의 돌봄 업무를 돕겠다고 설명했다. 가전제품이 돌봄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냉장고나 로봇청소기를 통해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마트싱스 홈 케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기능을 추가했다. 이제 미리 설정해놓은 시간 동안 냉장고 문이 계속 닫혀 있으면 등록된 가족의 스마트폰으로 알림 메시지가 전송돼, 이용자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거주하는 어르신이 평소보다 오래 냉장고 문을 열지 않을 경우 몸이 아프거나 거동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이 기능은 2018년 이후 출시된 스마트싱스 연동 가능한 냉장고에서 이용할 수 있다.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를 통한 패밀리 케어 기능은 지난해부터 제공되고 있다. 스마트싱스 홈 케어 서비스 중 ‘패밀리 케어’ 항목에 청소기를 연결해두면, 이용자가 “하이 빅스비, 도와줘”라고 외쳤을 때 청소기가 이를 인식해 미리 설정해둔 가족의 스마트폰으로 푸시 알람을 보내는 식이다. 알람을 받으면 ‘우리 집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원격으로 로봇청소기를 이동시키며 집 안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기술, 떠나고픈 욕구까지 채운다 기술은 돌봄과 의료의 영역을 넘어 이동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도 맡는다. 직접 걸을 수 있도록 돕거나, 운전 시 사고를 예방하는 방식으로 어르신의 곁을 지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전기를 통해 근육과 관절을 제어함으로써 일상생활과 근육 발달을 도와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하는 근육 위치에 패치를 착용하고 움직이면 시스템이 사용자의 동작 의도를 파악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제어해 근력을 보조한다. 이 장치는 특정 동작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신체 활동에 적용 가능해 어르신의 근감소증이나 재활인의 활동, 보행 장애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TRI가 삼육대학교와 위탁연구를 통해 고령자를 대상으로 2년간 탐색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신체기능평가 점수가 향상되고, 근육 사용률이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었음이 나타났다. 또한 보행 속도가 빨라지고 근육량이 증가하는 등 보행이 더욱 정상화되는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이완희 삼육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는 “상용화되면 근쇠약 고령인의 맞춤형 재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다다른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를 예방하기 위한 운전 보조 제품이 인기다. 2018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일본에서 운전 실수를 방지해주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페달 조작 실수로 인한 급발진을 방지하는 제품부터 운전자의 얼굴을 모니터링해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행동을 하는 경우 경고음을 내는 장비가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KOTRA는 당시 기술 발전에 따라 AI, 사물인터넷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운전 보조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이는 곧 현실이 될 예정이다. 2050년까지 자사가 판매하는 차와 관련된 사망 사고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혼다는 운전자의 신체를 분석하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5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이번 기술 개발로 고령 운전자에게 사고 위험을 알려주는 동시에 몸 상태의 변화를 인지하는 계기가 된다”라고 적었다. 교통신호에 대한 운전자의 반응이 늦어지는 경우는 녹내장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이러한 신체 상태의 변화를 AI가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알리면 녹내장이나 치매를 조기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사고 방지 기술이나 심박 측정, 동공 추적 등을 통해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감지하는 헬스 케어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현대차가 2018년에 출시한 넥쏘 자율주행차에는 탑승객의 건강 정보를 전문의에게 전송해 실시간으로 건강 진단을 받는 기술이 탑재됐다. ETRI는 “향후 운전을 못 하는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가 달리는 검진센터 역할을 하거나, 스스로 병원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 개발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실현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 2022-09-08 08:41
-
- 중장년 건강관리, 실버테크로 기술적 도약 이뤄
-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술을 일컬어 실버테크(Silver Tech)라 한다. 과거엔 기술이 좋아도 사용자의 접근성이 떨어져 무용지물이 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친화력이 강한 시니어가 늘면서 실버테크도 더욱 각광받는 추세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화두인 만큼, 치매를 비롯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예방에 쓰이는 다양한 기술을 살펴봤다. Step 01. 진단테크 ◇ 치매 진단 간단하게, 알츠가드 디지털 치료제 전문기업 ‘하이’의 ‘알츠가드’(Alzguard)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초기 치매 환자를 선별하는 경도인지장애 자가진단 프로그램이다. 디지털 도구로 소비자의 생리학적 데이터를 측정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술이 핵심이다. 기존의 바이오마커가 특정 혈액이나 소변, DNA를 측정하듯, 디지털 바이오마커는 IT 기기로 대상자의 디지털 정보를 수집해 질환을 선별한다. 먼저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받은 뒤 7가지 영역의 인지 능력 검사를 진행하면, 목소리(보이스마커), 동공 움직임(아이트래커), 심박수 변화(HRV) 등을 분석해 진단을 내린다. 알츠가드의 경우 초기 치매 환자를 88% 정확도로 선별하는데, 사례가 축적될수록 인공지능을 통한 예측도는 더욱 높아진다. 현재 순도 높은 데이터를 위해 치매안심센터나 기업을 중심으로 보급 중이며, 차후 일반 소비자를 위한 공유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 치매 분석과 건강관리, 알츠윈 알츠하이머를 이겨내겠다는 뜻을 담은 ‘알츠윈’(Alzheimer+Win)은 디지털 헬스 케어 기업 세븐포인트원의 인공지능 비대면 치매 진단 솔루션이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10여 년간 3차례, 총 2000여 명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해 그 실효성을 인정받았다. 2021년 7월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알츠윈 기반 기술의 정확도는 일반 의료진에 의한 ‘MMSE’(간이 정신 상태 검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알츠윈은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치매 초기에 저하되는 언어유창성 능력 등을 평가해 치매 위험 진단 시 지역치매안심센터나 의료기관과 연결해 선별검사와 치료를 신속하게 돕는다. 아울러 네이버와 합작해 ‘알츠윈 인지케어콜’을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지 건강관리까지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 Step 02. 치료테크 ◇ 톡으로 인지 기능 개선, 새미톡 경도인지장애로 손상된 인지 기능의 재활과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다. 중장년에게 친숙한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인지 훈련과 더불어 인지 기능 저하 여부도 진단받을 수 있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채널에서 ‘새미톡’을 검색 후 ‘채널 추가’ 버튼만 누르면 된다. 특별한 장치 없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활용함으로써 디지털 표적치료제의 장점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해당 서비스는 유료로 30일 9900원, 1년 5만 9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기업용 B2B 상품도 있다. ◇ 인지 훈련 로봇, 보미 현재 치매를 근본적으로 낫게 하는 약물은 없는 상태로, 비약물적 치료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로봇인지치료센터에서는 치매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을 통한 인지중재치료를 제공한다. 센터에서 활용하는 일명 손자로봇 ‘보미’는 환자의 얼굴, 목소리, 동작을 인식하고, 로봇을 손자처럼 기르는 개념을 접목했다. 일상에서 필요한 인지 기능 향상을 돕는다. 실제 경도인지장애 단계 환자들이 보미를 활용한 5개 프로그램을 4주간 하루에 60분씩 이용했을 때 대조군보다 작업 기억력이 더욱 향상된 것이 입증됐다. 보미는 환자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해 밥을 주게끔 하고(미래 기억 훈련), 장 보러 가서 사야 할 물건을 기억하고 계산하며(기억력 및 계산 능력 훈련), 보미가 원하는 옷을 맞게 입혀주는(시공간 능력 훈련) 등의 행위를 통해 인지력 향상을 돕는다. Step 03. 예방테크 ◇ 손쉬운 인지 훈련, 슈퍼브레인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로완’의 ‘슈퍼브레인’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후원으로 각계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된 인지 훈련 프로그램이다. 인지 중재 치료에 기반 하여 경도인지장애환자, 경도·중증도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행위평가 신청 후 비급여 처방 및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하다. 슈퍼브레인은 미국, 유럽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Finger 프로그램)을 한국 어르신 눈높이에 맞게 기획했다. 재미있고 친숙한 생활 속 콘텐츠를 한눈에 확인하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AI 치매 중재 시스템을 통해 인지능력 변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시간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한다. 최성혜 인하대학교 교수팀이 임상에서 인지 학습과 혈관 위험인자 관리, 운동, 영양, 동기 등 5개 영역에서 다중 중재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재가형(인터넷 기반)과 기관형으로 구분해 50여 개 병·의원,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등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아울러 지난해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치매 예방 관리를 위한 각종 디지털 콘텐츠 및 솔루션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 VR 기술로 우울증 개선, 센텐츠 가상현실과 의료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케어 솔루션 ‘센텐츠’는 9단계로 조정된 인지 자극 콘텐츠가 35주 과정으로 구성됐다. 기존 가상현실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은 회상요법을 접목해 개발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VR 회상요법’이란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노인의 기억 속 과거 환경을 구축해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경험하게 하는 방법인데, 이를 통해 우울증 및 치매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2018년 MIT 연구팀은 VR 회상요법이 노인의 정신 활동을 자극해 고립감을 해소하고, 인지 능력 등을 향상시킨다고 밝혔다. 센텐츠 사용자들은 머리에 VR 기기를 착용하고 고향, 계절, 풍경 등 50여 가지 스토리를 가상 경험함으로써 과거를 회상하고 기억력을 증진할 수 있다. 현재 가정방문 요양 서비스 패키지에 포함하거나, 데이케이센터 등에 그룹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버테크 아이템 1) 스마트 기저귀 어르신이 사용하는 기저귀에 센서를 부착해 기저귀의 오염 정도를 파악하도록 설계됐다. 센서등과 스마트폰 알림을 통해 기저귀를 언제 갈아야 하는지 알려줘 욕창이나 요로감염, 발진 등 2차 질병을 예방한다. 2) 꿈의 자전거 자전거 사이클을 이용해 가상현실을 주행하며 기억력 증진 및 근력 향상과 치매 지연에 도움을 주는 기기다. 실내에서 사용해 안전하고, 주행 방향이나 속도 등의 조정이 가능하며, 훈련 데이터를 관리해 환자의 재활 능력을 수치화할 수 있다. 3) 톡톡스틱 음성 안내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지팡이다. 넘어지거나 낙상할 경우 지팡이가 이를 감지해 내장된 스피커와 스마트폰을 통해 SOS 전송 및 음성 도움 기능을 제공한다. 또 사전 등록한 보호자에게 위치 전송이 가능해 실종 사고 등에도 대처할 수 있다. 4) 스마트 벨트 노인의 보행 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다. 김광일 분당서울대 노인병내과 교수가 노인의 보행 속도 저하에 따른 근감소증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에 활용했다. 보행 속도 외 사용자의 허리둘레, 과식 및 활동 습관 등도 확인 가능하다.
- 2022-09-01 08:18
-
- 美 시니어 여성 절반 연령차별 겪어, 건강에도 악영향
- 미국은퇴자협회(AARP)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니어 여성 3명 중 2명가량이 정기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으며, 이는 노후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여성 6643명을 대상으로 한 해당 조사에서, 50세 이상 여성들은 가장 많은 차별을 겪는 부분으로 다름 아닌 ‘연령차별’(Ageism)을 꼽았다(48%). 그밖에 인종·민족·피부색, 체중, 성별, 사회 계층에 대한 차별도 겪고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차별을 장기간 경험할 시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 연구에 따르면 불안, 우울증, 심리적 고통, 비만, 고혈압 및 약물 남용 등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최근 자료에서는 이러한 차별과 아프리카계 및 라틴계 미국인의 인지 능력 저하와도 관련 있다고 보고했다. AARP 조사에서도 정기적으로 차별을 경험한다고 응답한 이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현재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고령 근로자에 대한 고정관념 미국에서 직장 내 연령차별은 1967년부터 불법이지만, AARP 조사에 따르면 많은 고령 근로자가 이러한 차별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의 약 30%가 나이 때문에 차별을 받는다고 말한다. 이는 고령 근로자의 능력에 대한 오해, 사회 집단 분리, 교육 또는 승진 기회 감소 등 다양한 형태를 보였다. 미네소타대 공중보건대학의 사회노년학자 테티아나 쉬피 교수는 “대부분 여성이 직장에서 연령차별을 경험하며, 이는 가장 사회적인 차별 유형 중 하나다. 고용관리자 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편견을 고치기 위한 훈련 등을 진행하지만, 연령에 대한 고정 관념과 차별적 태도는 여전히 공공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직접 목격한 사례에 따르면, 젊은 사람들의 경우 고령 근로자가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여기며, 회사 입장에서도 나이가 많은 직원을 뽑길 꺼린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실에 반해 다양한 연구에서 고령 근로자에 대한 고정 관념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직무 수행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향상되며, 노인들은 충성도, 신뢰성, 리더십 및 조직 기술, 문제 해결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령차별, 우울증ㆍ고혈압 등 심신 건강에 악영향 한편 차별은 여러 심리적 문제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차별을 자주 겪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성인보다 정신 장애 진단을 받을 확률이 약 25% 더 높고 심각한 심리적 고통을 겪을 확률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쉬피 교수의 연구는 연령차별과 높은 우울증 비율 및 낮은 삶의 만족도 사이의 연관성을 밝혔다. 쉬피 교수는 “모든 유형의 차별은 매우 직접적인 방식으로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며 “이러한 차별로 인한 스트레스는 고혈압, 심장병 및 만성 질환을 포함한 신체적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심하면 수명까지 단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기적으로 차별을 받는 경우 대처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음 솔루션을 실천해볼 것을 조언했다. 차별에 대처하는 방법 [1] 자기 관리를 실천하라. 연구에 따르면 마음 챙김 명상, 일기 쓰기, 운동 과 같은 활동 은 지속적인 차별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심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강점에 집중하라. 미국 심리학회에 따르면 자신에 대한 핵심 가치, 신념 및 강점에 집중하면 편견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 어려움을 극복하면 더 탄력 있고 미래에 대한 도전에도 능숙하게 대처 가능하다. [3] 지원을 요청하라. 차별을 경험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지원 그룹에 가입하면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외로움을 덜 수 있다. 이미 불안이나 우울증을 겪고 있다면 심리학자나 치료사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4] 믿음을 바꿔라.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 관념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심리적 고통과 관련이 있다. 인종, 민족 또는 나이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재구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연령차별과 관련하여 무의식적인 연령 고정 관념을 식별하고 나이가 들어감의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할 것을 권장한다. [5] 행동을 취하라. 어떤 사람들에게는 차별에 항의하기 위한 조치나 행동을 취하는 것이 카타르시스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공식 불만 제기, 법적 조치, 집회 조직 또는 다른 사람을 차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제정하기 위한 공직 출마 등도 포함될 수 있다.
- 2022-07-27 13:22
-
- 정부, 코로나 재유행 대비 요양시설 면회 막고 4차접종 당부
-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 당국이 고위험군 보호에 나섰다. 지난 4월 30일부터 허용됐던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의 대면 면회를 다시 중단하고, 4차 접종을 당부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늘부터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의 대면 면회가 중단된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조정해왔던 감염취약시설 면회는 약 석 달만에 다시 중단됐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다수 밀접해있는 요양병원‧시설에서는 최근 4주간 총 24건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400명이 확진됐다. 정부는 또한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4차 접종에 참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6일부터 4월 30일까지 3차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구성원 약 151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4차 접종군 감염 예방효과는 20.3%, 중증화 예방효과는 50.6%, 사망 예방효과는 53.3%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재유행에 대비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한 중증‧사망 예방을 목적으로 세부 접종 계획을 세웠다. 50대 연령층 전체,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감염취약시설(장애인‧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중 3차 접종을 완료하고 4개월(120일)이 경과한 이들이 권고 대상이다. 4차 접종 기저질환자 대상 질환은 다음과 같다. 만성폐질환(천식, 간질성폐질환, 폐색전증, 폐고혈압, 기관지확장증, 만성폐쇄성폐질환), 심장질환(심부전, 관상동맥질환, 심근병증, 허혈성심질환, 심장판막질환, 선천성심장병), 만성간질환(간경변, 비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질환, 자가면역성 간염), 만성신경계질환(치매, 파킨슨병, 중증근무력증, 근육병, 다발성경화증, 뇌성마비 및 기타 마비성증후군, 간질), 자가면역질환(전신성홍반성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뇌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암, 낭포성섬유증, 당뇨병,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BMI지수 30 이상의 비만, 활동성 결핵이다. 이외에도 상기 기준에 준하는 기저질환자 및 면역저하자로서 4차 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접종 가능하다. 현재 미국, 호주 등의 국가에서는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4차 접종 대상 확대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호주에서는 BA.4, BA.5 신규변이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4차 접종을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고하고 있다. 해외에서 진행된 연구도 4차접종의 효과성을 증명해냈다. 캐나다 장기요양시설 입소자(캐나다 온타리오주, 626개 장기 요양시설 60세 이상 거주자 6만 1344명)를 대상으로 한 4차 접종 효과 분석 결과, 백신 효과는 매 접종마다 증가했으며 미접종자 대비 4차접종의 감염 예방효과가 49%, 중증(입원 또는 사망) 예방효과가 86%로 나타났다. 한편 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초에 집계된 국내 신규확진자의 약 97%는 과거 코로나에 한번도 걸리지 않은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디언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병률이 높은데, 재택근무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이 중단되면서 기존에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고령층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증상이 약해 재감염 됐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 2022-07-25 14:48
-
- 치매 예방에 탁월한 식단은 따로 있다?
- 특정 음식이나 식단으로 과연 치매를 막을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과 마인드 식단이 인지 기능 저하 예방에 탁월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중해식 식단은 신선한 농산물, 콩류 및 견과류, 생선, 통곡물, 올리브 오일을 권장하는 식단이다. 마인드(MIND) 식단은 이러한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 예방 식이요법(DASH)을 혼합한 것을 말한다. 2017년 5900명 이상의 미국 노인의 식단과 인지 능력을 분석한 한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이나 마인드 식단을 가장 잘 준수한 이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인지 장애 위험이 30~35% 낮게 나타났다. 두 식단에 주요 식재료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다채로운 잎채소와 과일 다양한 영양소와 섬유질이 가득한 잎채소는 노화와 관련된 인지 쇠퇴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이스라엘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200명의 사람을 3개의 식단 그룹으로 나누고 이들의 뇌를 스캔했다. 그 결과 18개월 후 만카이(영양이 풍부한 녹색 식물), 녹차, 호두 등이 풍부한 지중해식 녹색 식단을 따른 그룹의 뇌 위축 속도가 가장 느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통적인 지중해식 식단을 적용한 그룹은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가공육과 붉은 육류를 허용하는 선에서 건강한 식단을 섭취한 그룹은 뇌 부피가 더 크게 감소했다. 특히 이러한 식단에 따른 신경 보호 효과는 50세 이상에서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접시에 담긴 음식이 다채로울수록 두뇌에 좋은 음식이라고 말한다. 2021년 한 연구에서는 약 20년 동안 7만7000여 명의 사람들을 추적했다. 이에 따르면 다채로운 과일과 채소, 초콜릿과 와인 등에 함유된 천연 물질인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식단을 섭취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인지 노화의 징후를 덜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인드 식단에서 특히 베리류를 잘 섭취하는 것은 섬유질과 항산화 물질을 보충한다는 점에서 인지 능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12년 동안 70세 이상 1만6000명을 조사한 한 연구에서는 블루베리와 딸기 등 베리류를 더 많이 섭취한 나이든 여성의 경우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최대 2.5년까지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생선과 견과류 그리고 올리브오일 기름기가 많은 생선은 오메가3 지방산의 좋은 공급원이며, 이는 뇌 건강을 개선하고 노화 관련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웨일 코넬 메디슨의 알츠하이머 예방 프로그램 책임자인 리사 모스코니 박사는 “우리 몸은 스스로 충분한 양의 DHA(도코사헥사엔산)를 생성할 수 없다”며 “우리는 그것을 식단을 통해 공급받아야 한다. 이는 생선 섭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주일에 약 2~3회 섭취하는 정도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견과류와 씨앗류는 인지 능력 저하를 늦추는 식품으로 잘 알려졌다. 수많은 연구에서 견과류, 특히 호두를 많이 섭취할수록 인지 저하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70세 이상 여성 약 1만6000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일주일에 적어도 5인분의 견과류를 섭취한다고 말한 여성이 그렇지 않는 여성보다 인지 점수가 더 높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중해식 식단과 마인드 식단의 주재료인 올리브오일은 인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올해 9만2000명 이상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올리브오일을 많이 섭취할수록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률이 29% 낮고, 전반적인 사망 위험률 또한 8~34%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영양소들이 함유된 보충제도 시중에 적지 않으나, 전문가들은 치매 예방 및 인지 기능 향상을 위해서라면 식단을 통해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모스코니 박사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주요 연구들을 살펴보면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홍보하는 오메가3 보충제 등을 복용해도 실제 인지 기능 저하가 늦춰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아무리 훌륭한 보충제도 건강한 식단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당부했다.
- 2022-07-05 16:27
-
- 불면증 줄여주는 식물성 멜라토닌, 함량 꼭 확인해야
- 나이가 들수록 하루를 주기로 변하는 생체리듬인 일주기 리듬이 빨라진다. 한밤중에 나와야 할 멜라토닌이 초저녁부터 나와 일찍 잠들게 되고, 그만큼 빨리 사라져 새벽잠이 없어진다. 잠을 잘 이루지 못해 불면증을 호소하는 노년층이 많아지는 이유다. 잠 못 드는 밤, 멜라토닌 때문? 우리 뇌에서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불면 예방에 도움을 준다. 멜라토닌은 시신경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조절된다. 날이 어두워지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점차 늘어나고, 새벽 2시~4시쯤 최고조로 분비돼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다 아침 해가 뜨면 햇빛을 받으면서 분비량이 줄어든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멜라토닌의 양은 줄어든다. 50대는 20대의 절반, 60대는 3분의 1밖에 분비되지 않는다. 멜라토닌이 줄어드니 잠이 줄어들고, 잠을 못 자니 멜라토닌 생성이 안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은 수면 장애 등을 겪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7년 56만 명에서 매년 증가해 2021년에는 68만 명을 넘어섰다. 게다가 여름이 되면 숙면은 더 힘들어진다. 실온이 25도가 넘어가면 체온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더위는 각성 상태를 유발해 멜라토닌 분비를 줄인다. 열대야에 잠을 설치게 되는 원인이다. 갱년기에 잠을 못 자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갱년기가 오면 호르몬이 종합적으로 줄어드는데 이때 멜라토닌도 감소하게 된다. 멜라토닌 꾸준히 보충하기 멜라토닌은 수면뿐 아니라 수면 중 몸에서 일어나는 많은 생체활동에도 관여한다. 따라서 노년기 건강을 위해서는 멜라토닌을 꾸준히 보충해주면 좋다. 멜라토닌의 수면 외 임상으로 검증된 효능을 보면 간에서의 해독기능을 돕고, 근육의 스트레스를 낮추고, 피부 산화스트레스를 회복시키며, 신장 세포 손상 재생, 방광 기능 촉진, 새로운 뼈 생성, 말초신경의 생성 촉진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적으로 체내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멜라토닌을 만들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단계마다 철분, 마그네슘, 엽산, 비타민, 아연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필요하다. 합성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균형 맞춰 섭취하지 못하면 체내에서 충분한 양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멜라토닌 영양제를 별도로 먹어주면 체내의 멜라토닌 합성을 도울 수 있다. 최근에는 쌀겨, 자주개자리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멜라토닌이 출시되고 있다. 식물성 멜라토닌과 멜라토닌 합성에 필요한 트립토판 이노시톨 등을 함유한 건강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더 좋다. 수면에 문제가 있거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할 때,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로 불면증이 있을 때는 멜라토닌만 섭취하기보다 복합 영양소가 함유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좀 더 도움이 된다. 다만, 식물성 멜라토닌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멜라토닌이 몇mg인지 확인해야 한다. 멜라토닌 함량이 너무 적어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수면 건강에 효과를 보려면 1mg 이상의 멜라토닌이 함유된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또 트립토판과 테아닌, 이노시톨 등 전환 영양소가 함유돼 있는지, 자연 유래 원료를 사용했는지 등을 함께 고려하면 좋다.
- 2022-06-30 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