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등에게 주변 시세의 60~80% 금액으로 주거를 공급하는 서울리츠 행복주택 320세대 모집이 시작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는 은평구 101세대, 종로구 45세대, 서대문구 33세대 등 17개 지역에서 입주자를 모집한다.
이번에 공급되는 행복주택은 고령자 66세대, 청년 172세대, 신혼부부 81세대, 대학생 1세대 등이 배정됐다.
공급물량은 재공급 33단지 243세대 및 입주대기자 16개 단지 77세대다.
이번 행복주택은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모두 인근 지역 시가의 60~80%로 산정됐다. 같은 면적이라도 공급 대상자에 따라 금액은 차등 적용된다.
면적별 평균 보증금과 임대료는 다음과 같다. 전용 29㎡ 이하는 보증금 6700만 원에 임대료 23만 원, 전용 39㎡ 이하는 보증금 1억 2600만 원에 임대료 44만 원, 전용 49㎡ 이하는 보증금 1억 5000만 원에 임대료 53만 원이다.
행복주택에 신청하려는 고령자는 65세 이상이어야 하며, 주민등록등본 상 1인 가구라면 본인이 무주택자여야 하며 연금을 포함한 월 소득이 385만 4000원 이하여야 한다. 또한 자산은 3억 35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만약 주민등록등본 상 함께 거주하는 가족이 있다면 가족 모두가 무주택자여야 하며 인원수에 따라 소득 금액 기준은 다르다.
더욱 자세한 신청자격 사항은 27일 오후 4시 이후 SH 홈페이지 공고모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청약 신청은 6월 7일 화요일부터 6월 9일 목요일까지 SH공사 홈페이지(www.i-sh.co.kr)에서 인터넷 모바일 청약으로 가능하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청약이 어려운 사람은 6월 9일 목요일 SH공사 본사 2층 강당에서 방문 접수를 할 수 있다.
중장년층이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전시를 소개한다. ‘광고’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읽는 전시 ‘광고, 세상을 향한 고백(告白)’이다.
대중문화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그중에서도 광고는 그 시대의 소비문화, 유행 등을 볼 수 있는 거울이다. 우리나라는 광고 문화가 특히 발달했다. 30초짜리 광고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문화를 주도했고, 세월이 지나도 광고는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광고, 세상을 향한 고백’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광고를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깊이 있게 설명하는 전시다. ‘고백’은 우리말로 ‘아룀’으로 우리나라에서 ‘광고’라는 단어를 본격적으로 쓰기 이전에 사용된 용어다.
이 전시의 특별한 점은 ‘실감형 영상전시’라는 점이다. 전시는 아나몰픽 기법(특정 지점에서 착시효과로 입체감을 극대화하는 기법)을 활용했다. 벽면과 미디어 큐브 기둥에 영상을 투사해 광고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 1부와 2부 전시가 진행 중인데, 각각 상영 시간이 7분으로 소개돼 있다. 실감형 영상 전시이기 때문에 전시는 매우 입체적이고 생동감이 넘친다. 과거를 추억하면서 전시를 관람하게 되기 때문에 전시 시간이 짧다고 느껴질 정도다.
먼저 전시 1부는 ‘광고합니다’로 광고에 담긴 시대별 소비문화의 변화를 들여다본다. 첫 번째 근대와 신문물 시대는 개항기 때로 광고를 보면 신문물의 도입과 함께 의약품에 관한 관심이 높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 금계랍, 국산 소화제 활명수 광고가 많았다.
더불어 일제강점기 당시 양복, 화장품, 조미료 등 소위 근대문물의 광고는 식민지의 소비 욕망을 자극했다. 1920~30년대에 외국의 영향을 받아 유행한 화려한 패션과 스타일 등을 광고를 통해 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두 번째 광복과 재건 시대는 1950~60년대를 말한다. 광복과 6⸱25전쟁을 경험한 후 일상회복을 위해 노력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필수품 광고가 주류를 이룬다. 최초의 국산 치약 광고가 나왔으며, 라면은 영양식품으로 소개됐다. 본격적으로 광고가 대중에게 친숙해진 때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1970년대에는 아파트의 대중적 보급으로 주거환경이 변화하면서 가전제품 광고가 인기를 끌었다. 가사노동 시간을 줄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라는 중산층의 생활양식을 강조했다. 1970년대 말, 국산 자동차 광고는 당시에 유행하던 ‘마이 카(My Car)’ 문구로 샐러리맨의 욕망을 부추겼다.
마지막으로 1990년대 초 광고는 개인·개성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소비와 유행에 민감한 신세대의 문화가 반영됐다. 패션과 화장품, 삐삐와 휴대폰과 같은 품목들은 단순히 제품이 아닌 문화를 소비한다는 전략으로 신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어 1990년 후반 신세대의 관심은 인터넷이 만든 사이버공간으로 옮겨졌고, 초기 인터넷 광고와 이동 통신 광고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특히 1990년대 광고가 현재의 중장년층에게 익숙해서 반가움을 산다. 타키온, 걸리버 등 추억의 휴대폰 광고들이 등장한다. “같이 들을까?”로 유명한 SKY 광고도 나와 눈길을 끈다.
2부 전시 제목은 ‘그래, 이 맛이야!’로 시기별 식품 광고를 통해 대중의 음식 소비문화를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시대에는 조미료 광고, 광복과 6·25 전쟁 이후에는 밀가루 광고가 많이 등장했다. 밀가루가 영양가가 높고 여러 용도로 활용 가능한 재료임을 알리는 데 광고의 초점이 맞춰졌다. 설탕과 분유는 영양식품으로 소개됐다.
1960년대는 밀가루 식품 광고가 본격화된다. 정부의 혼분식장려운동으로 밀가루 식품이 우리 식생활의 주류가 됐기 때문. 특히 국수와 국수 기계 광고 등에 혼분식장려 문구가 적극적으로 나타난다. 1960년대 초 출시된 라면은 당시 혁명적인 식품으로 주목받았고, 카레라이스가 쌀의 대용식으로 떠올랐다.
1970~80년대는 경제성장과 함께 식료품의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된다.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조미료⸱제과⸱통조림과 같은 품목들이 가정의 식탁을 차지했다. 텔레비전 광고에서는 CM송이 크게 유행했다. 오란씨, 롯데 껌, 브라보콘 CF 등이 이에 해당한다. CM송이 유행하면서 광고를 따라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광고 문화는 더욱 발전했다.
이어 서울올림픽(1988)과 해외여행완전자유화(1989)를 거치며 외국문화와 외식이 유행했다. 점차 선진국의 식생활과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추구함에 따라, 패스트푸드⸱베이커리⸱패밀리레스토랑 등의 외식문화가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국내 식품기업의 해외 진출,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의 음식도 세계 속에 확산되고 있다.
한편, 3부와 4부는 올 하반기 공개된다. 3부 '참 곱기도 하구나'는 패션과 화장품 광고, 4부 '기적인가 기술인가'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은 전자제품 광고에 주목한다.
전시가 열리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광화문 역 인근에 위치한다. 광화문 일대로 나들이를 갈 때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들러 추억 여행에 빠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40세 이상 중장년 10명 중 6명은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이들 중 66.5%는 본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이른바 ‘N잡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벼룩시장이 40대 이상 6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0.3%가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35.5%는 ‘1년 이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으나 현재는 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으며, ‘아르바이트 경험이 전혀 없다’라는 응답자는 4.1%에 그쳤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66.5%는 본업과 최소 1개 이상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N잡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75.2%, 여성의 56.5%가 현재 N잡을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N잡을 시작한 시기는 코로나19 발생 이후(7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이 아르바이트하는 이유는 역시나 ‘돈’이었다. ‘추가 수입이 필요해서’라는 답변이 38.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생계유지를 위해’(25.2%), ‘용돈 마련을 위해’(15.3%), ‘노후 준비를 위해’(5.4%) 순으로 이어졌다. ‘은퇴 후 시간 여유가 생겨서’(5.4%)나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서’(4.5%) 아르바이트를 택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적지만 ‘하고 싶었던 일을 경험해보기 위해’(2.6%), ‘사회 참여를 위해’(1.3%)라고 답한 응답자도 있었다.
중장년이 가장 많이 아르바이트 업종은 운전·배달·물류(택배, 대리운전, 배달대행 등)(19.5%)이었다. 요리·서빙(음식점, 카페, 패스트푸드 등)(14.4%), 서비스(청소, 전단지 배포, 휴게소, 주유소 등)(13.4%), 사무직(12.8%), 매장관리·판매(12.5%)가 근소한 차이로 2~5위를 차지했다.
중장년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74만8000원, 주당 근무시간은 18.4시간으로 집계됐다. 남성의 월평균 아르바이트 소득은 80만4000원, 여성은 69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75만2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50대 73만6000원, 60대 이상 73만8000원이었다.
업종별 소득을 살펴보면 간호·요양 직종이 월평균 96만4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생산·건설·노무(91만9000원), 운전·배달·물류(80만7000원), 매장관리·판매(79만4000원), 사무직(75만9000원), 서비스(75만7000원) 순으로 이어졌다. 문화·여가·생활 분야 직종은 월평균 급여가 56만4000원으로, 가장 낮은 월 소득을 기록했다.
주당 근무시간이 가장 긴 업종은 간호·요양(24.9시간)과 생산·건설·노무(22.7시간)로, 업종별 월 평균 소득에 이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매장관리·판매(21.6시간), 사무직(20.2시간), 상담·영업(19.3시간), 서비스(19.1시간) 순으로 이어졌으며, 교육·강사(13.7시간)의 주당 근무시간이 가장 짧았다.
그러나 법의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는 중장년들도 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장년 아르바이트 근로자의 23.3%는 올해 법정 최저임금인 9160원보다 낮은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직종별로는 요리·서빙(35.6%), 매장관리·판매(33.3%), 미디어(보조출연, 촬영보조 등)(33.3%)에서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를 받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높았다.
또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도 절반에 가까운 45.4%에 달했다. 특히 생산·건설·노무(71.4%), 미디어(66.7%), 서비스(64.3%), IT·인터넷(62.5%)의 경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작성했다는 응답자의 약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기심이 많다. 원체 돌아다니길 좋아해 여행을 자주 다녔다. 흥미가 생긴 분야는 끝까지 파고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공부하는 아빠’, 한의사 문성택 씨는 6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을 만날수록 아쉬웠다. 식사만 잘 챙겨도 훨씬 나아질 텐데. 나이 들어서도 내 집, 집밥을 고집하는 부모님을 향한 걱정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실버타운을 발견하자마자 생각했다. 이거다!
남편 문 씨가 아내 유영란 씨를 설득했다. 전국 실버타운 중 스무 군데를 추려낸 목록과 함께. 남편의 끈질김에 두손 두발 다 든 아내도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하고 함께 견학을 다녔다. 벌써 6년 전 일이다. 직접 다녀보니 ‘노인들 가둬두고 막 대하는 요양 시설’, ‘현대판 고려장’ 정도의 취급이 말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실버타운이야말로 나이 들어 고생하지 않고도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편견 때문에 노후 거주지로 고려조차 않는 게 안타까워 동영상을 제작해 올린 것이 공빠TV의 시작이다.
처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때만 해도 입주자 정원을 채운 실버타운이 거의 없었다. 이제는 실버타운마다 대기자가 수두룩하다. 입주하려면 최소 몇 달, 몇 해는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견학을 위해 방문한 실버타운에서 ‘공빠TV’를 보고 입주를 결심했다며 반가워하는 이들도 종종 만난다. 실버타운의 이미지 제고를 이끈 주인공, 공부하는 아빠 문 씨와 공부하는 엄마 유 씨에게 실버타운에 대해 물었다.
실버타운을 고를 때 무얼 체크해야 하나?
먼저 ‘일반 아파트형’이 아닌 ‘업체 관리형’인지 확인한다. 직접 분류하고 정의 내린 개념 중 하나인데, 업체 관리형은 운영사 측에서 고용한 직원들이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실버타운이다. 반면 아파트형 실버타운은 아파트와 똑같은 형태에 60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으나,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이 없다. 시설만 존재할 뿐 정작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일반 아파트형은 거르는 게 좋다. 다음은 보증금을 잃을 위험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화로 전세등기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혹은 보증보험을 들 수 있는지 꼭 물어보도록 하자. 직접 방문 시엔 직원들 수가 충분히 많은지, 태도는 어떠한지도 눈여겨본다. 그 다음으로 식사가 건강식으로 운영되는지, 시설과 프로그램 운영 현황이 어떤지 체크한다. 시설만 있을 뿐 관리가 안 되거나, 막상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버타운 과대광고에 속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운영자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운영자가 누구인지, 경영 마인드가 어떠한지, 그동안 어떻게 운영해왔는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경매’, ‘부도’, ‘파산’과 관련 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역시 직접 방문하기다. 직원들과 입주자들의 모습이 어떠한지, 실버타운 내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
실버타운에 들어가면 안 되는 유형도 있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자신의 집과 요리를 너무 좋아하는 분들이다. 고집 센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실 이런 분들이야말로 실버타운에 일찍 들어갈수록 더 오래 살 수 있다. 자가를 갖고 매일 직접 요리하며 밥 차려먹는 게 은근 고생스러운 일이라 늙기 십상이다. 두 번째는 경제력이 약한 분들. 부부 기준 실버타운 생활비는 월 200만~300만 원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실버타운에 입주할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매달 지불해야 하는 생활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알뜰실버타운, 즉 고령자 복지주택을 추천한다. 세 번째로는 공동생활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이다. 실버타운에는 공동생활 공간이 무조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느낀 실버타운의 단점은 무엇이었나?
우선 좁다. 보통의 실버타운 전용률은 공동생활 공간을 제외하면 50% 내외다. 높아봐야 70%인데, 이마저도 많지 않으니 입주 초반에는 생활 공간이 좁게 느껴질 수 있겠다. 나이 제한도 아쉽다. 현재 실버타운 입주가 가능한 나이는 만 60세 이상이다. 또한 보통 80~85세가 넘어가면 암묵적으로 입주가 제한된다. 실버타운은 일찍 들어갈수록 건강과 비용 모든 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에, 노인을 위한다면 미국처럼 만 55세로 제한 연령을 낮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비싸게 ‘느껴진다’는 점. 월 300만 원을 생활비로 한 번에 지출하려니 비싸게 느껴지지만, 자가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관리비, 식비, 운동 등의 취미 활동에 쓰이는 지출을 모두 합치면 크게 차이 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버타운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만 60세 이상 인구는 약 12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그런데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세대는 고작 1만 세대에 불과하다. 즉 0.1%의 선택받은 사람만이 실버타운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할수록 이 점이 가장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실버타운을 택해야 할 이유는?
독신과 부부 등 가구 형태와 무관하게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아예 모르고 있거나,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유튜브로 좋은 실버타운을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알리고, 입주율을 높여서 실버타운이라는 사업 자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실버타운을 포함한 실버 사업은 사실 돈이 안 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잘 운영되는 모범 사례가 생긴다면 실버타운 공급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버타운을 이용할 예비 입주자 입장에서도 실버타운 증가는 좋은 일이다. 양질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건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니까.
지금 당장 입주할 수 있다면 어느 실버타운을 선택하겠는가.
현재 분양 중인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택하겠다. 고급형인 데다 막 지어진 신축 건물이고,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용률도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보증금으로 자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가평의 청심빌리지, 강남에 있고 최신축 건물을 자랑하는 더시그넘하우스도 좋다. 언급한 곳들 말고도 살아보고 싶은 곳이 많아 고민이다. 빨리 60세가 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최대한 다양한 실버타운에서 직접 살아보며 이점을 누리고 싶다.
[TIP] 공빠TV가 추천하는 시니어 유형별 실버타운
부부 동반 입주형 부부가 입지와 주변 시설, 가성비, 전용률 등 다양한 요소 중 어떤 것을 기준으로 두느냐에 따라 갈린다. 가성비와 전용률 면에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를, 입지나 대형 병원 접근성 면에서는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를 추천한다. 각종 인프라가 구축된 도심에 살고 싶거나 신축 시설을 이용하고 싶다면 서울의 더시그넘하우스가 좋겠다.
무조건 럭셔리형 90식으로 환산한 의무식과 2인 가구 부부 기준으로 생활비를 따졌을 때 1위는 더클래식500, 2위가 삼성노블카운티다. 서울 2호선 건대입구역에 있는 더클래식500은 건국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건너편에 건국대병원이 있고, 주변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있어 실버타운으로는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삼성에서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 역시 최고급 실버타운으로, 행정구역은 용인이지만 수원 영통역과 가까우며 청명산과 기흥호수를 조망할 수 있어 전원형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1인 입주형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남성 가구에게는 입지와 가성비를 기준으로 용산 하이원빌리지,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서울시니어스 강남타워를 추천한다. 문화 시설이나 쇼핑 시설 유무,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여성 가구에게는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 성북 노블레스타워, 가평 청심빌리지가 안성맞춤이다.
가성비 추구형 보증금이나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한 전원형 실버타운이 좋다. 보증금이 저렴한 곳을 원한다면가평 청심빌리지(보증금 2000만 원), 미리내실버타운(보증금 5000만 원)이 좋다. 생활비가 저렴한 곳으로는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월 80만 원), 김천 월명성모의 집(월 90만 원)을 추천한다.
반려동물 동반형 현재 반려동물 동반 입주가 허용된 곳은 없다. 그러나 부산 오시리아의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시작으로 신축 실버타운에서는 가능해질 것이다.
서울시가 IoT(사물인터넷) 기술로 위기상황을 감지해 고독사를 예방하는 ‘스마트 플러그’를 올해 2000가구에 추가 설치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플러그는 TV와 전자레인지 등 자주 사용하는 가전제품 플러그를 멀티탭 형태로 연결해 사용하는 장치다. IoT 기술이 전력량이나 조도를 감지해 24~50시간 동안 변화가 없으면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에 위험 신호를 전달한다. 복지플래너는 전화나 방문을 통해 상황을 확인하고 대상자별 긴급 조치를 취한다.
서울시는 2020년 10월부터 중장년층 등 고독사 위험 1인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플러그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2709가구에 3351개 스마트플러그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1년 4개월 동안 4만6974건의 위험 신호가 감지됐고, 이중 알코올 중독이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1인가구 154건에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번에 2000가구에 추가 설치되면 스마트플러그가 설치된 가구는 모두 4700가구 이상으로 확대된다. 시는 9일까지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수요를 파악하고, 이달부터 지원에 나선다. 설치 대상으로는 지난해 실시한 '중장년 1인 가구 실태 조사'에서 발굴한 고독사 위험가구 약 3만 6265명을 우선한다. 자치구에서 자체적으로 파악한 가구에도 설치할 예정이다.
안현민 서울시 지역돌봄복지과장은 "고독사 위험 가구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긴급 조치가 가능한 스마트플러그 설치를 통해 사회적 고립가구에 대한 촘촘한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우리보다 고령화가 먼저 진행돼 고독사에 관한 정책적 대안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일본소액단기보험협회는 5000명 이상의 고독사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독사 조기 발견을 위해 ‘인연’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KT가 AI 케어 서비스를 통해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나섰다. AI 케어 서비스는 인공지능(AI) 스피커인 ‘기가지니 LTE2’를 기반으로 응급상황 대응지원은 물론 말동무까지 해주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사투리도 정확히 알아듣는다.
통계청의 주요 인구지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25년 인구 5명 중 1명(20.6%)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2035년에는 인구 10명 중 3명(30.1%)이 65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독거노인 비율도 5명 중 1명에 달한다.
이에 노령인구 돌봄을 위한 대처 방안이 필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KT는 AI 케어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27일 밝혔다. ‘기가지니 LTE2’에 ABC(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플랫폼을 접목한 AI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유선 인터넷이 설치돼 있지 않은 가정에서도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독거노인이 응급상황 시 “지니야 살려줘”라고 외치면 KT 텔레캅-119 연계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구조가 가능하다. 또한 KT는 복약알람, 인지장애 예방용 게임을 통한 건강관리, AI 말벗대화, 지니뮤직, KT CS 전문 상담사와의 대화를 통한 외로움 해소를 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AI 케어 서비스는 응급알림 기능 등을 바탕으로 실제 구조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 동래구 온천1동에서 발생한 어르신의 출혈사고에 이어 3월 광주 서구 및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에서 기가지니 LTE2 단말에 응급호출이 발생했고 지역 행복 복지팀 또는 KT 텔레캅-119 연계 대응으로 신속하게 구조했다.
KT는 지난해 4월 광주광역시 서구 내 독거노인 100가구를 대상으로 AI케어 서비스를 시작했고 대전, 부산, 나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현재 전국 지자체 564가구에 AI 돌봄 서비스를 공급 중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이 관리하는 요양보건시설 200개소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시설 내 독거노인 등에 제공하는 AI 케어 서비스를 모두 합쳐 KT가 제공하고 있는 스피커는 약 2500대에 달한다. 어르신들이 현재까지 AI 스피커에 말을 건 발화 횟수는 약 17만 건을 넘겨 일평균으로는 약 10건에 달한다고 KT가 설명했다. 어르신들은 “오늘 날씨 어때”, “지금 시간 몇 시야”, “음악 틀어줘” 등 발화를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협력 지자체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기가지니 LTE2 기반 AI케어 서비스 외에도 케어로봇 다솜이, AICC(AI 기반 고객센터) 등을 활용한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KT DX플랫폼사업본부장 김영식 상무는 “KT는 ESG 경영 실천 책임은 물론 대한민국의 고령화, 돌봄인력 부족 등 사회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AI 케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KT가 보유한 디지털 플랫폼 역량을 적극 활용하여 돌봄 분야의 디지털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시니어의 보이스피싱·스미싱 피해 금액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불법 중계기를 이용해 070 번호를 010으로 바꿔 보이스피싱(이하 전화금융사기) 범행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070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잘 받지 않아 통화가 어려워지자, 010으로 번호가 바뀌어서 보이도록 불법 중계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전화금융사기는 일단 피해자가 전화를 받으면, 범죄자의 말에 현혹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전화 자체를 받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끼 문자’ 역시 실제 금융기관이 보내는 문자메시지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코로나 민생경제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아 대출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미끼 문자가 많다.
경찰은 금융기관은 절대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문자메시지에 안내되어 있는 상담 전화번호를 바로 누르기보다, 해당 금융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를 검색해서 전화 연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문자에 포함된 인터넷 주소(URL)를 누르면 악성 앱이 설치되면서 휴대전화 주소록 등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주소는 절대 누르지 말고 백신 프로그램으로 정기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화금융사기 피해 건수는 2067건으로 전월 대비 300건 넘게 늘었으며, 피해액은 499억 원으로 24% 증가했다. 경찰은 “새로운 수법이 나타났을 때 언제든 피해가 크게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절대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에 자리 잡고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지능정보기술이 활용되는 등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50대와 60대의 인터넷뱅킹·인터넷쇼핑 이용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함께 국내 가구와 개인의 인터넷 이용환경(컴퓨터, 모바일) 및 이용률 등을 조사한 '2021 인터넷이용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구 인터넷 접속률(99.9%)은 전년과 거의 비슷했으나 개인 인터넷 이용률(93%)은 전년 대비 소폭(1.1%p) 증가했다.
연령대 별로는 3∼9세, 60대 이상에서의 인터넷 이용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5년 전과 비교해보면 3∼9세의 인터넷 이용률(92.0%)은 8.1%p, 60대(94.5%)는 12.0%p, 70대(49.7%)는 17.9%p 증가했다.
인터넷 서비스 활용처의 경우 10대는 교육과 온라인 게임, 20∼30대는 클라우드와 금융상품 거래, 40∼50대는 인터넷 쇼핑·뱅킹, 60대 이상은 동영상·소셜미디어(SNS)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령대로 보면 인터넷쇼핑(73.7%)과 인터넷뱅킹(77.9%) 이용률은 각각 3.8%p, 1.4%p 늘어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의 인터넷쇼핑 이용률은 41.2%로 9.8%p 증가했다. 50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84.9%로 5.8%p 늘었다. 이용률 증가폭이 전 연령층의 평균 증가폭을 크게 웃돌았다. 중장년층의 인터넷 경제활동 참여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체 연령대에서 온라인으로 식재료·음식(57.1%), 생활·주방용품(49.1%), 가구·인테리어 용품(24.2%) 등을 주문하는 비율도 전반적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생활방식 변화로 인해 대다수 국민들이 QR코드(86.7%), 무인 주문(72.1%), 배달앱(63.5%) 등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다.
보험·주식 등 금융상품거래(24.5%) 또한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30대의 증가폭이 35.3%로 두드러졌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보유한 이용자가 건강관리 기능을 사용하는 비율은 69.8%로 전년 대비 12.2%p 높아졌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AI(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인식 및 이용 경험을 신규로 조사했다. AI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국민은 32.4%로, 주거편의(12.6%), 미디어(11.3%), 교통 분야(9.5%)에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는 전국 2만 5144가구 및 만 3세 이상 가구원 6만 30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1500명에게 스마트기술 도입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데다 가격 부담을 느끼고 스마트기기 설치를 꺼렸던 소상공인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부는 ‘소상공인 스마트상점(지능형상점) 기술보급사업’에 참여할 소상공인 1500명을 오늘(8일)부터 5월 13일까지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소상공인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은 소상공인이 사업장에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과 같은 지능형(스마트)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소비·유통 환경의 디지털화에 대응하고 경영혁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상점가와 업종별 협·단체를 통해 1만 7000여 개의 소상공인 점포를 대상으로 키오스크, 스마트미러, 서빙로봇 등 스마트기술이 적용된 기기를 2020년부터 지원해왔다.
스마트미러, 키오스크 등이 대표적인 도입 사례다. 스마트미러를 활용한 미용실에서는 가상현실 및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미러를 통해 고객이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가상 체험한 후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하는 식이다.
이번 사업은 그간 상점과 협·단체를 통해서만 신청하는 구조로 지원받을 수 없었던 개별 소상공인도 직접 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선정된 소상공인은 최대 500만 원(일반형)에서 1500만 원(선도형)까지, 기술 도입비용의 70%를 지원받는다.
해당 사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소상공인은 5월 13일까지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 전용 홈페이지 또는 이메일로 신청서를 접수하면 된다. 지난 2월 상점가와 협·단체 소속으로 신청한 경우 중복 참여는 제한된다.
박치형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관은 “소상공인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소비패턴과 경영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 활용은 필수다”라며 “역량 있는 소상공인의 점포가 스마트상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 돼, 안 바꿔줘. 바꿀 생각 없어. 빨리 돌아가.” 천종호 판사의 유명한 어록 중 하나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8년 연속 소년 재판을 담당하며 때로는 서슬 퍼런 호통으로, 때로는 뜨거운 눈물로 비행 청소년의 곁을 지켜왔다. 2018년 법원 정기 인사로 소년부를 떠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어른들의 방임과 학대, 가난 등으로 인해 내몰린 소년범이 삶을 새로 빚어내도록 돕고 있다.
2017년 인천 초등학생 유괴 살인 사건, 같은 해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2018년 인천에서 갓 졸업한 초등학생이 또래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등 최근 몇 년간 이슈가 됐던 소년 범죄들은 소년범 처벌 강화, 소년법 폐지, 촉법소년 연령 하향 등의 논쟁에 불을 지폈다. 게다가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의 세계적 흥행과 맞물리면서 이에 관한 여론이 또다시 들끓기 시작했다.
‘소년심판’은 실제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년 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극화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단순히 가해자나 피해자, 엄벌주의 혹은 온정주의에 그치지 않고 개인과 가족,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다각도로 그린다. 대신 기존 가정법원의 소년부를 소년형사합의부로 명명했고, 현재 소년 재판이 판사 혼자 단독재판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한 명의 부장판사와 두 명의 배석판사가 소년보호사건과 소년형사사건을 모두 담당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천종호 판사는 ‘소년심판’ 제작진에게 자문을 한 장본인이다. 극 중 심은석 판사 역할을 맡은 배우 김혜수 또한 천 판사의 동영상과 책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처벌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
소년과 천종호 판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소년범들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훈계하고 교화하는데 힘썼으며, 열악했던 소년 재판의 실상을 조명해 개선하려 했다.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하는 가해 청소년을 향해 “안 돼, 안 바꿔줘. 바꿀 생각 없어. 빨리 돌아가”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주목받았다. 이 장면은 아직까지 인터넷에서 회자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앞에 선 비행 청소년들의 눈물에 흔들리지 않고 엄중한 처벌을 내린다 해서 ‘사이다 판사’, ‘천10호’라 불렸으며, 반성의 기미가 없는 아이들에게 호통을 치기도 해 ‘호통 판사’라는 별명도 붙었다.
천 판사가 소년 재판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하루에 약 100명을 담당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한 아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3분. 이름 한 번 부르고, 죄목을 확인한 후 앞으로 그러면 안 된다고 당부하고 나면 끝이다. 때문에 호통은 고작 컵라면 하나 끓이는 짧은 순간 동안 강한 울림을 주기 위한 궁여지책이었을 터. 잘못을 저지르고도 뉘우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호통 치료’는 꽤 효과적이다. 그냥 목청만 대충 높이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아이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담겼기 때문이리라. “사실 재판정만큼 호통과 안 어울리는 장소도 없어요. TV나 드라마에서 정숙하라고 외치며 법봉을 두드리는 판사를 상상하신 분들에게는 제가 호통 치는 모습이 더욱 낯설어 보이겠죠. 평소에는 다소 내성적인 편입니다. 혼자 조용히 지내는 걸 좋아하고, 마음도 약해요. 그저 아이들이 다시는 법정에 서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호통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호통을 치는 것은 보통 경미한 범죄로 집에 다시 돌려보내는 아이들을 위한 방법이다. 중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호통 대신 그에 맞는 처벌을 내린다. 천10호라는 별명도 소년원에 2년 동안 보내는 가장 무거운 10호 처분을 많이 내린다는 의미에서 파생됐다. “아이들에게 미움을 사거나 원망의 말을 듣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죠.” 그의 호통은 가장 기본 의무인 보호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부모들, 교육자로서 아이들을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사태를 수수방관하거나 제 몸 사리기에만 급급한 선생님들에게도 향한다. “우리 사회가, 부모들이, 어른들이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으면 어떡합니까!”라면서 말이다.
근본 원인이야 어찌됐든 일단 부모와 가족에게 심려를 끼치고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것은 소년 자신이다. 그래서 스스로 ‘잘못했다’고 말하게 한다. 법정에 와서 판사의 이야기만 수동적으로 듣기 보다 스스로 무엇이든 해보게 하는 것이 반성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다. “보통 부모를 향해 꿇어앉고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라거나, ‘사랑합니다’를 열 번 정도 외치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내뱉지만 한 번, 두 번 외치다 보면 밖으로 돌던 말이 그 소년의 마음속에 들어가는 것이 느껴져요. 덩달아 부모의 마음에도 울림을 주죠. 그런 뒤 소년과 부모를 껴안게 하는데 그럴 때면 대부분 울음을 터뜨립니다. 서로 부둥켜안고 법정이 떠나가라 엉엉 소리 내 우는 가족도 있어요.”
내던져진 비행 소년의 현실
말로 안 되는 아이들에게는 시나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나온 ‘그 남자’라는 노래를 개사해서 읽게 시키기도 한다. ‘그 아이가 그대를 사랑합니다. 늘 그림자처럼 그대를 따라다니며 그 아이는 언제나 울고 있어요.’ 이 방법은 소년 재판 담당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서 배운 뒤 바로 실천했다. 아이가 자기 마음을 간접적으로라도 표현하게 하려는 의도다. 물론 법정을 나선 후 부모와 자식이 언제 화해했냐는 듯 다시 돌아설지도 모르지만, 찰나의 순간에라도 마음의 씨앗을 심어주면 조금씩 나아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을까 해서다.
사실 판사들에게 소년재판부 부임은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할 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 판사는 가해 학생들의 대변인을 기꺼이 자처한다. “소년들과 이렇게 진하게 얽힐 줄 몰랐죠. 저 역시 달동네에서 자라면서 극에 달한 가난과 사회의 무관심에 상처받았던 적이 있어요.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경험 덕에 위기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째서 비행을 저질렀는지,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그 배경과 맥락을 누군가 헤아려준다면 충분히 달라질 거라 믿습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이 봤고요. 소년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책임감이 커집니다.”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보호자나 가족의 보호 아래 있는 아이들은 비행을 저질렀을 때 도움을 받아 피해자에게 변상 혹은 용서를 받고 경찰 단계에서는 훈방 조치를, 검찰 단계에서는 기소유예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소년 법정까지 오는 것이다. 이들은 보통 가정 해체, 애착 손상, 가난을 겪고 있다. 죄목을 살펴봐도 경제적 곤궁으로 인한 생계형 범죄가 대부분이다. “전체 소년 사건 중 흉악범죄는 1%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9%의 아이들은 살인, 폭력, 성폭행 등 중범죄와 분명히 차이가 있어요. 슈퍼에서 과자를 훔치다 법정에 서는 아이도 많죠. 스스로 보호할 힘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주위 환경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보호해 줄 어른이 없고, 좋은 동행이 되어줄 친구가 적은 상태에서 아이가 올곧게 성장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일지도 몰라요. 죄를 지으면 물론 벌을 내리겠지만, 저에게는 소년들에게 세상을 알려줘야 할 책임이 있고, 판결 이후 찾아올 삶까지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소년범을 둘러싼 가정과 사회의 보호력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경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은 보호자가 잘 관리해 재범을 막으라는 취지로 1호 처분을 하는데, 가정이 붕괴된 아이들은 갈 곳이 없다 보니 소년부 판사들이 처분에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천 판사는 대안이 될 수 있는 청소년회복센터(사법형 그룹홈)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만나 설득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국가와 사회가 움직이지 않으니 정말 답답했죠. 직접 차를 몰고 다니며 고생하는 바람에 이명을 얻었지만, 아이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 결과 2016년 청소년복지법 개정을 통해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이라는 이름으로 제도화됐고, 2019년 1월부터 국가의 예산 지원을 받게 됐어요. 하지만 아직 시설들이 민간에 의존한 채 운영되고 있고, 국가가 운영하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기 때문에 차차 보완이 필요합니다.”
좋은 어른이 좋은 소년을 만든다
현재 대한민국은 소년범을 만 10세 미만의 범법소년, 만 10~14세 미만의 촉법소년, 만 14~19세의 범죄소년 등으로 구분한다. 촉법소년은 형사책임 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더라도 형사처벌을 하지 않고, 가정법원이 소년원으로 보내거나 보호관찰을 받게 하는 등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이보다 어린 범법소년은 아예 보호처분도 내리지 않는다. 범죄소년은 형사처벌이 가능하지만, 살인과 같은 흉악범죄를 저질러도 형량은 최대 20년으로 제한돼 있다. 이렇다 보니 합법적인 처벌 면제를 악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는 데다 더욱 잔혹해지는 범죄 수위 탓에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거나 소년법을 폐지해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천 판사는 환경을 마련하지 않고 무작정 보호처분 기간을 늘리거나 형사처벌을 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소년범에 대한 교화 가능성은 무시한 채 이른 나이에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면 오히려 사회성을 잃고 더 나쁜 범죄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소년 보호처분을 다양화하고 수용 시설을 증설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을 통틀어 소년교도소가 1개, 소년원이 10개로 인구 대비 시설 수가 턱없이 부족해요. 전국의 소년범을 한곳에 모아두면 다 한 패거리가 되어 출소하게 되는 상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처벌을 강화할 거라면 수용 시설이 먼저 증설돼야 합니다. 출소 이후 저소득층과 빈곤층 아이들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교육과 보호를 병행할 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해요. 국가가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재편할 수 없으니 청소년회복센터 같은 ‘대안 가정’ 제공을 확대해 아이들의 비행성을 낮추는 방식으로요. 그게 더 현실적이라 봅니다.”
많은 이가 소년범을 둘러싼 주제에 대해 빠르게 불타올랐다가 쉽게 식는다. 예컨대 “피해자를 위해서 가해자를 엄벌해야 해”라든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니 교화하면 돼” 등 여러 의견이 충돌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린다. 그러나 소년범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천 판사는 말한다. “비행이라는 거푸집을 벗기고 나면 삶의 부조리와 폭력 앞에 아무런 보호막 없이 내던져진 아이들의 유약함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비행 내용과 범죄 내용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이 그렇게 되기까지의 실상을 어른들이 헤아려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소년범은 악으로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위기에 처한, 길러진 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