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보다. 하지만 대부분 막연하게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좌절하기 십상이다. 이들의 문제는 은퇴를 앞두고 그 이후의 삶을 위한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수도권의 55세 이상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는 은퇴 전까지 노후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은퇴 준비를 했더라도 40대 이전에 준비한 경우는 5%에 불과했고, 그나마 50대에 은퇴준비를 시작한 경우도 16%에 그쳤다. 응답자의 61%는 은퇴 준비를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은퇴에 대처하지 못한 이들의 경우 인근에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부서 및 센터를 찾으면 가장 손쉽게 재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에 대비해 재취업 프로그램 등을 준비·시행해 왔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은평구 녹번동에 베이비붐 세대의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개관했다. 지원센터는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은퇴 세대들에게 재취업·창업 등을 지원하고 사회공헌을 원할 경우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연령별, 소득·지식 수준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는 △인생설계 △사회공헌·재능나눔 △창업 △재취업 등 4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또 서울시는 ‘종로고령자취업알선센터’에서 55세 이상 서울시 거주자 및 이들을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구직·구인 알선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구인처에서도 근무조건과 함께 인력을 요청하면 이와 매칭을 하고 있다.
아울러 각각 구청에서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서초구청은 지난 2일 베이비부머를 위한 은퇴 후 전직교육 특강을 진행했다. ‘서초구 베이비부머는 RESTART↗ 한다’ 주제의 특강은 취업비법, 자기소개서 작성법, 취업 지원기관 사업설명 및 상담 등 3부로 구성됐다.
서초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이 밖에 금융전문가 양성과정이라는 취업프로그램이 지난 4월부터 국비지원사업으로 진행 중”이라며 “또 ‘중장년층 전직스쿨’ 프로그램을 오는 9월 3일부터 11일까지 시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중장년층 전직스쿨은 노사발전재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취업교육을 하고 컨설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이 밖에 반포도서관에서 ‘현장속취업정보은행’을 통해 취업상담를 하고 있다”며 “둘째·넷째 목요일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둘째 주는 노사발전재단에서 와서 상담, 컨설팅 등 중장년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천구청도 지난달 26일 지역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인 ‘Digital Contents Making’(웹개발자 및 웹디자인) 전문가 과정 수료식을 가졌다. 해당 교육 프로그램은 포토샵, 일러스트, 홈페이지 제작 등 쇼핑몰 창업에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됐으며, 교육인원의 절반은 베이비붐 세대로 알려졌다.
금천구청 관계자는 “사업은 베이비붐 세대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오는 8월 5일부터 2기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며, 7월부터 접수한다. 교육생 중 반절이 베이비붐 세대”라고 설명했다.
동대문구청은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구청은 베이비부머 및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자전거 정비 기술’ 교육을 사회적기업인 ‘신명나는 한반도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에 위탁해 시행 중이다. 상반기 교육은 24명을 대상으로 상·하반기로 나눠서 총 410시간 동안 시행했으며, 19일 완료 예정으로 현재 하반기 교육생을 모집 중이다.
아울러 50여명의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인생설계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6회에 걸쳐 시행되며 은퇴 후 사회공헌 활동이나 제2의 직업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의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전문적 시행기관을 찾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직업전환과 은퇴 후 재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베이비부머를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 2기를 운영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같은 프로그램 3기 지원자를 15명 모집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베이비붐 세대의 재취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맞춤형 구직 스킬을 교육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기간은 다음달 19일부터 23일까지다.
파주시는 지난 2기 교육 종료 후 수료자를 대상으로 파주시청 일자리센터 전문상담사가 취업지원 개인상담을 통해 원하는 기업과의 알선을 비롯한 동행면접 등 적극적인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 교육 신청자격은 접수일 기준 주소지가 파주시이며 1954년 1월 1일생부터 1962년 12월 31일 사이에 출생한 시민이다.
경상남도 역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후 노후 설계를 돕기 위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경남 베이비부머 은퇴설계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아카데미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위한 노후설계, 재취업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창원권, 진주권, 김해·양산권 등 3개 권역에서 개최되는 아카데미는 은퇴 후 생애설계 전략, 재취업 전략, 자산·변화 관리 등을 주제로 한 강연과 전문 컨설턴트의 개인상담으로 구성됐다. 부대행사로는 무료 건강검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자영업자 A(58세)씨는 얼마 전부터 허리에 통증을 느껴왔다. 잠깐 아프고 말 것이라고 생각했던 통증은 지속됐고, 다리까지 저려오며 불편함은 더해 갔다. 이에 허리디스크라고 예상한 A씨는 병원을 찾아 척추관협착증을 진단받았다. 병원에서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이 이러한 증상을 허리디스크로 오해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A씨의 경우처럼 대부분 사람들은 허리에 통증이 계속되면 가장 먼저 디스크를 떠올린다. 하지만 두 질환은 발생 원인과 치료법이 달라 진단을 통해 정확한 병명을 확인 후 알맞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구별법에 대해 바른세상병원 송준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의 조언을 들어봤다.
디스크는 앞으로 허리를 숙일 때, 척추관협착증은 걸을 때 증상 더 심해져…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는 발병 원인부터 다르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를 보호하고 뼈를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는 디스크가 빠져나와 척추를 관통하는 신경을 눌러 통증이 생긴다. 디스크는 퇴행성인 경우도 있지만 바르지 못한 자세와 외부 충격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며 뼈 사이 관절 부위나 인대가 두꺼워지며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생긴다. 허리디스크가 노인뿐만 아니라 바르지 못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학생과 직장인,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는 젊은 층에서도 많이 나타난다면,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한다.
보통 사람들이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구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사 증상 때문이다. 두 질환 모두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이어지는 통증과 저림이 주 증상이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걸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지 아닌지를 확인해 보면 어떤 질환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걷는 것과는 상관없이 허리부터 발까지 통증과 저림이 느껴지지만, 척추관협착증은 걸으면 그 증상이 더 심해진다. 허리를 숙였을 때의 통증정도로도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앞으로 숙일 때 통증과 저림이 더 심해지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완화된다. 어르신들이 걷다가 쭈그리고 앉아 쉬거나, 유모차 및 보행기구에 몸을 앞으로 기대서 걷는 이유가 척추관협착증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원인에 따라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두꺼워진 뼈를 줄여주는 수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질환모두 조기발견으로 약물치료나 수술 없이 치료 받는 것이 좋다. 만약 증상이 심해 수술을 받는 경우, 허리디스크는 빠져나온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인공디스크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는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 눌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꺼워진 뼈를 절제하여 압력을 줄여주는 감암술 등을 진행한다. 송 원장은 “퇴행성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노화로 인한 질병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증상이 있는데도 오랜 시간 방치하면 감각장애, 배뇨장애가 나타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도움말 : 바른세상병원 송준혁 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
우리나라 국민들이 올해 우리 경제 희망요인으로 일자리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전국 성인남녀 100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희망 요인에 대해 응답자의 31.7%가 ‘일자리 증가’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높은 수출 경쟁력(25.0%)’, ‘주식·부동산 시장 회복(22.6%)’, ‘한류 등 콘텐츠 경쟁력 강화(11.0%)’, ‘남북 관계 개선(9.7%)’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체감경기 회복을 위해 가장 집중해야 할 정책으로는 ‘서민물가 안정(38.4%)’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일자리 확대 지원(27.3%)’, ‘복지 확대 지속(12.1%)’, ‘부동산 대책 강화(11.6%)’, ‘부채 상환 부담 완화(10.5%)’ 순이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여성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제적 행복감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20대의 행복감이 46.5로 가장 높았으며 60대 이상의 행복지수는 40.1로 2010년 상반기 이후 3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40을 넘어섰다. 60대 이상의 경제적 행복감이 상승한 것은 기초연금 등 노인복지 향상의 결과로 추정된다.
남녀별로는 여성의 행복지수는 0.1포인트 상승한 42.7, 남성은 1.7포인트 하락한 38.4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전문직과 공무원의 행복감이 각각 60.0, 55.6으로 가장 높고 기타·무직과 자영업자가 각각 31.7, 34.4로 가장 낮았다.
소득이 많을수록 행복지수도 높아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인 집단은 61.5로 2000만원 미만인 집단(31.3)의 두 배 가까이 됐다. 마찬가지로 자산이 많을수록 경제적 행복지수가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 조사에서 41.4를 기록했던 경제적 행복지수는 하반기 조사에서는 국내 경제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전기보다 0.8p 하락한 40.6을 기록했다.
연구원은 “국민이 일자리 확대에 기대를 갖고 있는 만큼 정부는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하고 구직자들이 원활하게 고용시장에 진입하고 안정화될 수 있도록 ‘공공 차원의 일자리 매칭과 관리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감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물가를 안정화시켜야하는 만큼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대중교통 요금, 식료품 가격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인상 시기 분산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접할 때마다 유난히 신경이 쓰이는 소식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침몰이다. 세렝게티 초원의 누 떼처럼 자영업 전선에 마구 뛰어들었다가 부나비처럼 산화하는 모습이 그렇다. 대박은 언감생심이고, 악어에게 물려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사실을 베이비부머는 뻔히 알고 있다. 그런데도 신줏단지나 다름없는 은퇴자금을 탁류에 올인하고 있다. 독배라도 마셔야 할 만큼 상황이 절박한 것이다.
부도 현황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만기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당좌거래가 정지된 자영업자의 절반 가량(47.6%)이 50대였다. 부도 자영업자 가운데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4.0%, 2012년 47.0%로 높아지며 베이비부머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전체 자영업자 수는 줄었지만 50세 이상 자영업자는 월평균 3만명씩 늘었다. 새로운 직장을 찾기가 힘들어져 그동안 벌어둔 자본으로 소규모 자영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덕분에 50대 취업률이 높아졌다. 그러나 실상은 망해나가는 곳보다 신장개업한 곳이 더 많은 잔혹한 현실의 신기루일 뿐이다. 1년을 넘긴다 해도 47%는 창업 3년 안에 휴폐업하고 있다. 수입 역시 입에 풀칠하기 힘들 정도의 호구지책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에서 산아제한정책이 도입되기 직전인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경험한 이들은 농업세대와 정보통신세대를 잇는 가교세대이기도 하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1946~65년)나 일본의 단카이 세대(1947~49년)처럼 유난히 인구가 많다.
그러나 알고 보면 불쌍한 ‘알불 세대’다. 나이로 보면 딱 50대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인생의 정점을 찍고 있어야 할 시기이지만 정작 속은 시커멓다. 현재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 안팎이다. 대다수 베이비부머는 이미 제2의 인생을 시작했거나 조만간 직장에서 짐을 싸야 한다는 뜻이다. 2016년 실행되는 60세 정년의 혜택을 1958년생 개띠부터 누릴 수 있지만 신분이 보장된 공공기관 등을 제외하면 실제 누릴 수 있는 베이비부머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똘똘한 퇴직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국민연금이 나오는 만 60세까지 7년간 수입이 없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소득절벽’ 에 시달려야 한다.
또 베이비부머는 100세 시대를 살게 될 첫 세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30~40년의 기나긴 여생을 대비하기는커녕 사교육비, 자녀 취직 준비, 자식 분가 등 자녀 뒷바라지에 미래를 저당 잡히고 있다. 쓸 돈은 많은데 재취업은 어렵고 거의 전재산을 담아놓은 부동산은 얼어붙었고, 이자는 워낙 낮아 그나마 벌어놓은 돈을 까먹고 지내야 할 판이다 보니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창업에 나서게 된다. 잔혹한 무전장수(無錢長壽)의 악순환 고리에 걸려드는 것이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에서 베이비부머 인구가 대략 715만명 정도 되는데 이 중 100만명쯤 되는 고소득층과 200만명쯤 되는 중간 소득층을 제외한,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400만명 이상이 불안한 노후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비부머의 잇따른 파산은 그들이 몰고 올 은퇴쇼크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50대는 봉양할 부모와 부양할 자녀, 심지어 돌봐줘야 할 손주까지도 있다. 가계의 기둥인 것이다. 베이비부머의 침몰은 곧 중산층 가계의 붕괴로 이어지며 나라경제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 1000조원의 경고등이 켜진 가계부채는 물론 소비, 투자, 부동산 등 전방위적인 후폭풍이 우려된다.
베이비부머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실버푸어 문제가 고질화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비부머는 6년 후인 2020년부터 65세 고령층에 진입하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13% 정도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45%가 빈곤층에 속한다. 노인 1인 가구의 경우 무려 77%가 빈곤층이다. 노인복지 예산도 GDP의 1.7%로 멕시코 등과 함께 바닥권이다. 6년이란 훌륭한 대비기간이 있는 셈이다.
베이비부머의 연착륙은 청년실업처럼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다름없다. 대책 없이 고령층에 진입하기 전에 연금 활성화 등 노후소득보장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인생 이모작 지원과 사회안전망 강화는 물론 이들의 경험을 살리는 정책적 노력도 경주해야 한다.
5060세대는 노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1순위로 건강(76.1%)을 꼽았다. 재산이나 부(15.4%), 여가활동 및 삶의 질(6.9%), 부부 또는 이성 간의 관계(1.6%)가 뒤를 이었다. 노년에는 건강에 따라 삶의 질에 큰 차이를 보이므로 건강이 곧 행복이라는 인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일에 대한 욕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회가 주어지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응답이 88.8%로 가장 많았다. 특히 스스로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50·60대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는 사이트 오픈을 기념해 한길리서치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50~60대 성인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50·60대 생활 의식’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35%P) 결과를 발표했다.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한국 50대 장년층의 퇴직 후 일에 대한 인식 및 욕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50대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은퇴 전까지 이직한 경험이 없는 400명 중 91%는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원했다. 수많은 은퇴자가 일을 원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현재 50대가 이전 세대보다 자아실현 욕구가 강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와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5060세대의 취업과 창업은 급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50대와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는 각각 27만명, 22만2000명 증가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 증가 폭은 5년 전(2008년·1만8000명)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8월 기준 50대 자영업자 수는 총 175만6000명에 달한다. 159만5000명(2009년)→160만8000명(2010년)→169만7000명(2011년)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2년엔 처음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30% 이상을 점하며 창업 열풍을 주도했다.
50·60대는 자신이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 건강만 놓고 봤을 때 일할 수 있는 나이 상한선을 묻는 질문에는 36.5%가 ‘70~74세’라고 답했다. 이어 ‘65~69세’(33.1%), ‘64세 이하’(15.4%), ‘75~79세’(10.9%), ‘80세 이상’(4.1%) 순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나이인 70대 중반까지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부도를 낸 자영업자(개인사업자) 가운데 50대는 2명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퇴 연령에 본격 진입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대거 창업에 나서고 있지만 준비 없는 창업으로 '파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창업으로 더욱 불우한 노후를 맞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만기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내고 당좌거래가 정지된 자영업자는 29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만 50∼59세(1954∼1963년생)의 자영업자는 141명으로 전체의 47.6%를 차지했다.
부도 자영업자가 71명(23.9%)인 40대나 73명(24.6%)인 60대 이상 연령층의 2배 수준이다.
부도 자영업자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1년에는 부도 자영업자 중 50대의 비율이 44.0%였고 2012년에는 47.0%였다.
이는 본격적으로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1955∼1963)의 창업이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부도를 낸 50대 자영업자 중 베이비붐 세대는 91.5%인 129명이었다.
또 지난해 전체 자영업자 수는 줄었음에도 50대 자영업자는 증가세가 이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50대 자영업자 수는 178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3만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는 5만6천명이 줄었다.
문제는 이들이 충분한 준비 없이 은퇴한 뒤 대출을 얻어 치킨집· 음식점·제과점 등 과당 경쟁 업종에 진출, 벌이가 신통치 못하다 보니까 부도를 내거나 폐업하는 등 상당수가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 실패는 부채문제로 이어져 중산층이 대거 저소득층으로 내몰릴 우려를 낳는다"면서 "시간선택제 등 재취업할 일자리를 늘리고 창업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꽃다운’ 30대와 ‘성숙한’ 40대를 일과 가족, 회사 선후배와의 관계에 바친 한국의 5060세대는 인생의 황혼기를 어떻게 맞이하고 싶을까. 청춘, 건강, 자기계발, 자신감, 성취감, 도전정신, 베풂 등이 정답을 찾을 키워드다.
이들 신중년층은 스스로가 실제 나이보다 5∼10년 젊다고 생각하고 있고, 건강과 외모 관리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에너지가 충만하고 청년못지 않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소비와 여가 생활을 적극적으로 즐기는가 하면 자기계발이나 사회 문제에도 적극 나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역 시절 사회의 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을 자랑으로 여길뿐 아니라 은퇴 후에도 가치 있는 존재로 남고 싶어 하는 게 대한민국 5060세대들의 속내다.
이같은 사실은 고품격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가 창간을 기념해 전문조사 분석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50~60대 생활 의식’이란 설문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특히 5060세대의 정체성과 관련된 조사에서는 50·60대가 지나온 삶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는지, 나이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느끼는지, 노년의 삶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등 50·60대의 ‘정체성 현주소’를 가감없이 엿볼 수 있었다.
◆5060세대 47.7%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살겠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그동안 가족을 위해 살아온 5060세대가 향후 남은 인생에 대해서는 자신을 위해 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누구를 위해 살 것인가’란 질문에 우리나라 5060세대의 절반 가까이(47.7%)가 ‘나 자신을 위해 살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내가 아껴온 사람들을 위해 살 것‘이란 응답률도 52.1%를 차지해 내 가족을 위해 여전히 헌신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지만 자기 삶을 찾겠다는 인식도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오로지 가족들만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이전 세대 의식과 상당히 달라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91.3%가 ‘가족이나 주변의 그 누군가를 위해 살아왔다’고 응답했으며 이중 ‘자식을 위해 살아왔다’는 응답이 86.4%에 달했다. ‘나 자신을 위해 살아왔다’고 한 응답자는 8.7%에 불과했다.
“이젠 나를 위해 살겠다”는 중년층의 의지는 최근 생활·여가·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新)중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중년은 60~75세까지의 연령대를 일컫는 신조어로, 점점 커지는 이들의 소비 파워를 겨냥해 롯데백화점은 상위 20% 고객 중 60대 이상 고객층 10만여명을 특별 그룹으로 집중 관리하고 있으며, GS샵은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신중년 전용 쇼핑몰 ‘오아후’를 운영하고 있다.
신중년층들의 영화 사랑도 뜨겁다. 그만큼 다양하게 취미-여가활동에 나서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 35만명에서 2013년 590만명으로 16배 정도 증가했다. LG경제연구원은 현재 전체 인구의 12%가량(611만명)인 신중년층이 전체 총소비의 18%(122조5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5060세대는 지나온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의견을 많이 보였다. ‘나는 오늘날까지 열심히 살아왔나’라는 질문에 96.2%가 ‘그렇다’고 했다. ‘하는 일에 성공했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응답(64.9%)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5060대 60.1% “나는 아직 청춘”
우리나라 50·60대 10명 중 6명꼴로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60세대의 60.1%가 ‘나는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몸매나 건강·젊음 유지를 위한 노력’을 묻는 질문에 ‘그런 편’(71.2%)이라는 답이 응답자의 3분의 2를 넘었고 ‘자기계발 및 자신을 위한 투자’를 묻는 질문에도 ‘그런 편’(54.8%)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스스로 젊은 세대 못지않은 신세대라고 여기는 50·60대도 적지 않았다.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면 교체하고 싶다’는 답변이 33.1%에 달했다. 최근 중·장년층의 스마트기기 이용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스마트폰 기능을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활용하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스마트기기를 잘 다루는 신세대 중·장년을 요즘엔 ‘실버티즌’으로 부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50대 이상에서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은 2011년 9.5%에서 2012년 46.8%로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도 23.4%에 이른다. 또 ‘수영복이나 비키니를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다’는 50·60대도 25.7%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지금의 5060세대가 삶의 과정 동안 경제적·문화적으로 급속한 발전을 목도한 세대로서 젊음과 창의성을 중요시하고 성취감과 자긍심을 갖고 있으며 학습 의지도 높다는 점이 사실로 증명됐다. 사회·경제 전문가들은 이처럼 활동적이며 소비 성향이 강한 중년층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 부르며 기존 50~60대 시니어와 구별하고 있다.
적극적이고 진취적·도전적 성향이 강한 특성을 지니는 세대이지만 나이 드는 것에 대해서는 ‘서럽고 힘들다’(52.5%)고 토로했다. 반면 ‘개의치 않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47.5%에 달했다.
그렇다면 5060세대가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나이는 몇 세일까. 가장 많은 55.2%가 70∼74세는 돼야 노인 세대로 진입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65∼69세’라는 응답은 15.6%였고 ‘75~79세’는 17.5%, 80세는 넘어야 한다는 답변이 8.7%, 64세 이하라는 답은 4.7%였다. 법적으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한 것과 달리 50·60대 다수는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5060세대 10명 중 5명 “자식에게만 상속하지 않을 것. 기부도 하겠다”
올해 쉰아홉 살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는 자신의 막대한 재산의 극히 일부분만 세 자녀에게 물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추산한 세계 4위 거부(巨富)인 여든 네 살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역시 평소 자식들에게 그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느낄 만큼의 재산만 물려주고 싶다고 말해왔다. 535억 달러(약 59조8130억 원)의 재산을 지닌 버핏은 벌써 재산의 상당 부분을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빈곤 퇴치 전문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헌납했다.
한국 중년층의 재산 사용에 대한 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과 같이 세계적 거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5060세대가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의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산 상속 또는 사회 기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3%가 ‘전액 자식에게 상속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나누어 상속도 하고 기부도 할 것’이라는 대답도 46.6%에 달했다.
이는 산업화·민주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중년 세대의 사회관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년에 자식을 위해 살아온 인생을 계속 살기 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 삶의 가치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자식에 대한 재산 상속 시기를 묻는 질문에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자식에게 상속할 의사가 있는 50·60대의 76.9%가 ‘사망 시에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망 시가 아닌 경우 본인의 나이 몇 세에 상속할 것인가란 질문에 ‘80세 이상’을 꼽은 경우가 3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70~74세’(30.8%), ‘75~79세’(22.4%), ‘65~69세’(12.2%), ‘64세 이하’(2.8%)가 뒤를 이었다.
자식에게 미리 상속을 해주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세태이다 보니 60~70대 부모들도 늦게까지 재산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하며 경제적인 주도권을 오래 유지하면서 자식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연구소 홍형식 소장은 “지금의 5060세대는 나이는 들었지만 독립적이고 왕성한 사회 활동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여유를 즐기며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한다”며 “시대 변화에 둔감하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 데 거부감이 강한 전통적인 이전 세대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재테크-여가활동 순
5060세대는 노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1순위로 건강(76.1%)을 꼽았다. 재산이나 부(15.4%), 여가활동 및 삶의 질(6.9%), 부부 또는 이성 간의 관계(1.6%)가 뒤를 이었다. 노년에는 건강에 따라 삶의 질에 큰 차이를 보이므로 건강이 곧 행복이라는 인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일에 대한 욕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회가 주어지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응답이 88.8%로 가장 많았다. 특히 스스로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50·60대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한국 50대 장년층의 퇴직 후 일에 대한 인식 및 욕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50대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은퇴 전까지 이직한 경험이 없는 400명 중 91%는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원했다. 수많은 은퇴자가 일을 원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현재 50대가 이전 세대보다 자아실현 욕구가 강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와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5060세대의 취업과 창업은 급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50대와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는 각각 27만명, 22만2000명 증가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 증가 폭은 5년 전(2008년·1만8000명)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8월 기준 50대 자영업자 수는 총 175만6000명에 달한다. 159만5000명(2009년)→160만8000명(2010년)→169만7000명(2011년)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2년엔 처음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30% 이상을 점하며 창업 열풍을 주도했다.
50·60대는 자신이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 건강만 놓고 봤을 때 일할 수 있는 나이 상한선을 묻는 질문에는 36.5%가 ‘70~74세’라고 답했다. 이어 ‘65~69세’(33.1%), ‘64세 이하’(15.4%), ‘75~79세’(10.9%), ‘80세 이상’(4.1%) 순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나이인 70대 중반까지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장년층은 은퇴 이후에 일정한 수입원을 잃게 되면서 재정적 문제로부터 시작되는 각종 리스크와 직면하게 된다. 재정적 문제는 가족의 건강 등 또 다른 문제를 ‘합병증’처럼 몰고오기 때문에 노후 준비를 위한 충분한 자산을 갖추고 있지 않은 은퇴자로서는 지속적인 수입원을 찾아야 한다. 은퇴자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자신이 맞닥뜨릴 수 있는 리스크를 숙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 은퇴연구소는 ‘인생 후반을 좌우하는 5대 리스크’라는 보고서를 통해 각종 리스크를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자들은 수명리스크 이외에도 노후의 재정적 안녕(安寧)을 뒤흔들 수 있는 ‘인생 후반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이 같은 리스크는 황혼이혼, 질병, 창업 실패, 사기 등 은퇴 이후 찾아오는 실패 경험이다. 이는 은퇴자들을 낙담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최근 자영업자의 폐업, 황혼이혼의 증가, 중증질병의 의료비 부담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인생후반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과 경제적 여파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보고서는 평균적인 50대 가구의 은퇴파산 시기를 적어도 3년 이상 앞당긴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2억5000만원을 가지고 55세에 은퇴하면 88세에 은퇴자산이 고갈된다. 하지만 리스크를 겪으면 85세부터 77세까지 은퇴파산 시점이 앞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구체적으로 제시한 리스크는 △은퇴창업 리스크 △금융사기 리스크 △중대질병 리스크 △황혼이혼 리스크 △성인자녀 리스크 등이 있다.
은퇴창업 리스크는 현역에서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이 이어짐에 따라 은퇴자들이 자영업 실패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자영업자 572만명 가운데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같은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사기 리스크는 금융지식 및 투자경험이 부족한 고령자는 고수익의 유혹에 넘어가 ‘금융사기’를 겪을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11년 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한 점에 많은 사람들이 예금 대신 후순위채를 선택했듯이, 사람들은 고수익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중대질병 리스크는 50대 이후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 등의 중증질병뿐만 아니라 치매를 앓게 될 가능성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황혼이혼 리스크는 황혼이혼이 증가함에 따라 외로움과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령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이혼 4건 가운데 1건은 혼인기간이 20년 이상인 ‘황혼이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성인자녀 리스크는 자녀의 독립시기가 늦어지고 결혼비용까지 지원하면서 은퇴자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결혼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경제적·정신적으로 자녀를 지원하는 기간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5가지 참고사항을 제시한다. 먼저 재취업이 우선이고, 창업을 고려한다면 철저히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노후생활비를 버는 것이 주목적이라면 무리한 창업보다는 재취업을 우선시 해야 하며, 창업을 위해서는 1년 이상 철저한 준비단계를 거쳐 창업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금융·투자지식을 쌓고, 단기에 큰돈을 벌려는 조급증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투자위험은 적은데도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대상은 금융사기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대질병에 대해서는 보험상품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은퇴 이후 3대 질병 및 치매를 앓게 될 리스크가 생각보다 매우 크므로 이를 고려해 보험상품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황혼이혼은 은퇴파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마지막으로 자식 문제가 있다. 자식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면 은퇴설계에 포함시키는 편이 좋다. 자녀가 자립할 때까지 충분히 지원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때까지의 생활비 지원 및 결혼비용까지 고려해 은퇴자산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혜령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각 리스크에 특성별로 대비를 한다거나 의사 결정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예컨대 은퇴 후 창업 리스크는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고 1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창업의 경우 은퇴 이전부터 제2의 인생을 설계했을 때 어떤 루트가 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라며 “보험으로 대비를 하는 경우에도 보다 젊었을 때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재무적인 준비를 충분히 해서 은퇴 이전부터 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은퇴 이후의 삶에 관심이 높아지고 여기에 발 맞춰 사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관련 서비스가 많이 시작됐다”며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본인이다.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외부자료를 참고해서 스스로 훈련 등 행동으로 옮길 때 기본 토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