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일자리(7)]창업실패 땐 재정건강 ‘합병증’

기사입력 2014-01-16 15:49 기사수정 2014-03-06 18:10

인생후반 5大리스크, 미리 대비를…

▲지난 24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3 서울 시니어 페스티벌’의 ‘슈퍼스타 S’에 참석한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뉴시스

중장년층은 은퇴 이후에 일정한 수입원을 잃게 되면서 재정적 문제로부터 시작되는 각종 리스크와 직면하게 된다. 재정적 문제는 가족의 건강 등 또 다른 문제를 ‘합병증’처럼 몰고오기 때문에 노후 준비를 위한 충분한 자산을 갖추고 있지 않은 은퇴자로서는 지속적인 수입원을 찾아야 한다. 은퇴자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자신이 맞닥뜨릴 수 있는 리스크를 숙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 은퇴연구소는 ‘인생 후반을 좌우하는 5대 리스크’라는 보고서를 통해 각종 리스크를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자들은 수명리스크 이외에도 노후의 재정적 안녕(安寧)을 뒤흔들 수 있는 ‘인생 후반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이 같은 리스크는 황혼이혼, 질병, 창업 실패, 사기 등 은퇴 이후 찾아오는 실패 경험이다. 이는 은퇴자들을 낙담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최근 자영업자의 폐업, 황혼이혼의 증가, 중증질병의 의료비 부담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인생후반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과 경제적 여파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보고서는 평균적인 50대 가구의 은퇴파산 시기를 적어도 3년 이상 앞당긴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2억5000만원을 가지고 55세에 은퇴하면 88세에 은퇴자산이 고갈된다. 하지만 리스크를 겪으면 85세부터 77세까지 은퇴파산 시점이 앞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구체적으로 제시한 리스크는 △은퇴창업 리스크 △금융사기 리스크 △중대질병 리스크 △황혼이혼 리스크 △성인자녀 리스크 등이 있다.

은퇴창업 리스크는 현역에서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이 이어짐에 따라 은퇴자들이 자영업 실패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자영업자 572만명 가운데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같은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사기 리스크는 금융지식 및 투자경험이 부족한 고령자는 고수익의 유혹에 넘어가 ‘금융사기’를 겪을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11년 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한 점에 많은 사람들이 예금 대신 후순위채를 선택했듯이, 사람들은 고수익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중대질병 리스크는 50대 이후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 등의 중증질병뿐만 아니라 치매를 앓게 될 가능성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황혼이혼 리스크는 황혼이혼이 증가함에 따라 외로움과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령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이혼 4건 가운데 1건은 혼인기간이 20년 이상인 ‘황혼이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성인자녀 리스크는 자녀의 독립시기가 늦어지고 결혼비용까지 지원하면서 은퇴자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결혼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경제적·정신적으로 자녀를 지원하는 기간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5가지 참고사항을 제시한다. 먼저 재취업이 우선이고, 창업을 고려한다면 철저히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노후생활비를 버는 것이 주목적이라면 무리한 창업보다는 재취업을 우선시 해야 하며, 창업을 위해서는 1년 이상 철저한 준비단계를 거쳐 창업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금융·투자지식을 쌓고, 단기에 큰돈을 벌려는 조급증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투자위험은 적은데도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대상은 금융사기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대질병에 대해서는 보험상품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은퇴 이후 3대 질병 및 치매를 앓게 될 리스크가 생각보다 매우 크므로 이를 고려해 보험상품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황혼이혼은 은퇴파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마지막으로 자식 문제가 있다. 자식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면 은퇴설계에 포함시키는 편이 좋다. 자녀가 자립할 때까지 충분히 지원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때까지의 생활비 지원 및 결혼비용까지 고려해 은퇴자산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혜령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각 리스크에 특성별로 대비를 한다거나 의사 결정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예컨대 은퇴 후 창업 리스크는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고 1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창업의 경우 은퇴 이전부터 제2의 인생을 설계했을 때 어떤 루트가 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라며 “보험으로 대비를 하는 경우에도 보다 젊었을 때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재무적인 준비를 충분히 해서 은퇴 이전부터 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은퇴 이후의 삶에 관심이 높아지고 여기에 발 맞춰 사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관련 서비스가 많이 시작됐다”며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본인이다.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외부자료를 참고해서 스스로 훈련 등 행동으로 옮길 때 기본 토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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