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장애인활동지원급여의 신청자격을 규정하고 있는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제5조를 개정해 내년부터 65세 미만 노인성 질환이 있는 장애인도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정 전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제5조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노인 등을 활동지원급여 신청자 격에서 배제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65세 미만의 장애인 가운데 치매·뇌혈관성질환 등 노인성 질환이 있는 사람에 대해 일률적으로 활동지원 신청자격을 제외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2022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법을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복지부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65세 미만 노인성 질환자의 활동급여 신청을 허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따라서 내년부터 노인성 질환으로 인해 장기요양보험을 이용하는 65세 미만의 등록장애인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게 돼 장애인 활동지원 대상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2021년 기준 65세 미만 노인성질환자인 등록장애인은 2만5368명이다. 이 중 약 2700여 명이 장기요양에 더해 활동지원급여를 추가로 이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65세 미만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요양급여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활동 지원급여를 신청하는 경우,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결과 활동지원급여 필요성이 인정될 때 장기요양급여에 더해 활동지원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활동지원 수급자가 65세 이후 장기요양급여 수급자로 전환된 경우에도 장기요양급여에 더해 활동지원급여를 지원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 장애인 활동지원 수급자가 65세가 돼 장기요양 수급자로 전환될 경우, 최중증장애인 등의 급여량이 대폭 줄어드는 문제점을 인지해 제도적으로 보완됐다.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는 일상생활·사회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활동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그 가족의 돌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도입됐다. 6~65세 미만 등록 장애인 중 신체기능과 자립생활 능력 등을 평가한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결과 활동지원등급 판정을 받은 자를 대상으로 지원한다. 활동지원급여와 특별지원급여로 나뉘며, 활동지원급여로 최소 약 60시간(88만9000원)에서 480시간(710만5000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활동지원등급이란 기능상태, 사회활동, 가구환경 등 서비스 필요도를 평가해 1~15구간으로 구분된다.
복지부는 연내에 관련 전산시스템 및 지침 등을 정비하고, 내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예산을 추가 확보해, 해당 제도 개선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염민섭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이번 제도 개선은 장애인이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노인성 질환을 겪어 노인에 해당하는 분들에 대해 보다 촘촘한 장애인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노인성질환으로 장기요양을 이용하고 계시는 약 2700분의 장애인들이 추가로 활동지원급여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수록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때문에 노년층에게 주거 공간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즐거운 노후를 위해서는 어떤 주거 형태를 선택해야 할까? 노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주요 시설들의 특징과 차이점을 소개한다.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노인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주변의 도움 없이도 여생을 잘 보낼 주거 공간이다. 나이가 들어 점차 기력이 약해지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분가한 자녀가 연로한 부모를 집으로 다시 모신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대안을 찾게 되는 이유다. 보통 노년층이 이용할 수 있는 맞춤 주거 시설은 요양원, 요양병원, 실버타운, 양로원 등이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차이가 있으므로 노인의 몸 상태에 맞춰 신중하게 고를 필요가 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
별다른 지병은 없지만 스스로 식사나 거동이 불편하다면, 요양원이 적합하다. 요양원은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노인을 요양보호사가 24시간 보조하지만 주사를 놓거나 수술을 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의사는 상주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방문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정도로 관리가 이루어진다.
요양원은 입소를 원하는 사람의 거주지 관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해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아야만 입소가 가능하다. 등급은 총 5개로 분류된다. 입소비와 요양보호사의 간병비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적용되므로 대상자가 20%를 부담하면 된다. 그 외 약물 처방이나 기타 진료가 필요할 경우는 외부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고, 이 비용은 모두 본인 부담이다.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했지만 노인성 질환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요양원 대신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다. 빠른 치료와 퇴원이 목적인 대학병원·종합병원 등 급성기 병원과 달리, 요양병원은 만성기 환자를 위한 병원이다.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하며 집중 치료를 한다. 대신 요양병원은 요양보호사가 상주하지 않아 필요 시 개인이 고용해야 하므로 요양원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 간병비는 개인 간병이냐 공동 간병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공동 간병은 한 명의 간병인이 몇 명의 환자를 돌보는지 알아봐야 한다.
양로원과 실버타운
양로원은 의료나 요양이 아닌 주거를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 몸이 불편할 경우 도움을 구할 의사나 요양보호사 등이 상주하지 않는다. 종류로는 무료, 실비, 유료 세 가지가 있다. 무료와 실비 양로원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노인장기요양등급과 상관없이 입소 가능하고, 한 숙소를 여러 명이 사용한다. 무료 양로원은 무연고자 혹은 기초생활수급권자 노인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100% 비용을 지원한다. 실비 양로원은 노인복지법시행규칙 제14조 1항의 2에 따른 실비보호 대상자가 정부에서 지원하는 비용을 뺀 일정 생활비를 부담하고 입소할 수 있다. 비용은 월 48만 원 정도다.
유료 양로원은 실버타운을 말한다. 건강하고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는 만 60세 이상이 입주한다. 건강진단서와 의사 소견서를 요구하는 곳도 있다. 가사 서비스와 식사가 제공되고, 수영장·헬스장·도서관·당구장 등 편의 시설에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실버타운은 위치에 따라 크게 도심형, 근교형, 전원형(휴양형)으로 나뉜다. 흔히 ‘산 좋고 물 좋은 곳이 제일’이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전원형 실버타운을 고르는 것은 금물이다. 가족이나 친구가 자주 찾아온다면 도심·근교에 있는 시설이 적합하다. 반대로 평생을 전원에서 살아왔거나 전원생활에서 위안과 안정을 찾는다면 전원형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것이 맞다.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실버타운은 시설 수준과 서비스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보증금을 포함해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므로 계약 전 충분히 둘러보기를 권한다.
이외에도 정부에서 저소득층 노인을 지원하는 ‘고령자복지주택’(공공실버주택)이 있다. 주택과 사회복지 시설이 복합 설치된 주거 시설이다. 입주 조건은 ‘공공주택이 만들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다. 해당자 중 우선순위를 정해 입주자를 선발한다. △1순위는 국가유공자 또는 그 유족, 광주 5·18민주유공자 또는 그 유족, 특수임무유공자 또는 그 유족, 참전유공자 △2순위는 생계급여 수급자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 △3순위는 해당 세대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 근로자 가구 월평균 소득의 50% 이하인 사람이다. 다만 지자체별로 선정 기준이 상이할 수 있으니 주민센터에 문의해 시설 입주자 모집 공고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KBS 공채 38기 한상헌 아나운서가 최근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에 위치한 포천노인전문 요양센터에 방문해 기부금과 물품을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포천노인전문 요양센터는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 이래 현재까지 운영 중인 노인전문 요양센터로, 시설 내에서 어르신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있다.
포천노인 요양센터 관계자는 “한상헌 아나운서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센터를 방문해 많은 기부금과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생활 물품을 전달했다”며 “직접 봉사활동을 하며 어르신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민 그의 선행이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상헌 아나운서는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라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나눔을 실천하게 되었다”며 “센터에 지속해서 기부와 봉사도 이어가면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도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상헌 아나운서는 현재 KBS1 주말 정오 뉴스와 KBS1 라디오 매주 월요일~금요일 밤 한상헌의 스포츠 스포츠를 통해 시청자와 청취자를 만나고 있다.
2040년 65세 이상 인구 35%, 3명 중 1명이 노인인 시대가 머지않았다. 혼자서는 생활이 어려운 노인이 늘어나면서 도시에서의 요양 시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내가 살던 동네 주변에서 생활 케어를 받으며, 언제든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 아픈 노인이 가는 병원 같은 시설로만 인식되던 요양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서 각종 규제로 묶여 있던 요양 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삶의 질 높이는 ‘도심형’ 요양원
요양원에서 생활하더라도 언제든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날 수 없는 걸까? 인생의 대부분을 도시에서 보낸 이들이 고령 인구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도심형 요양 시설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다. KB골든라이프케어에서 운영하는 도심형 요양원 위례 빌리지와 서초 빌리지에 들어가고자 하는 대기자는 1500명이 넘어간다. 각 정원이 132명, 80명인 것을 감안하면 무척 높은 수요다. 2023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3호점 은평 빌리지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상욱 KB골든라이프케어 본부장은 “도심형 요양원의 특징은 자식들이 퇴근하면서 들렀다 갈 수 있을 정도의 생활권에 있다는 것”이라면서 “생활하는 공간으로서 이용자가 내 집처럼 지내면서 원할 때 언제든 친구도 만날 수 있는 도심형 요양원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KB 빌리지는 병원이 아니라 내 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환경 설계를 했다. 외관부터 주택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고, 어떤 방이든 창문을 열면 맞바람 치는 구조로 만들었다. 온도에 민감한 고령자에 맞춰 자동온도조절 시스템을 도입했고, 천장과 바닥 모두 난방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장 큰 특징은 ‘유닛케어’다. 설립 초기부터 한국 맞춤형인 ‘K-유닛’을 개발한 전문가와 함께했다. 기존 요양원처럼 복도형으로 만들지 않고, 아파트처럼 거실을 중심으로 주변에 방을 배치해 한 층을 하나의 유닛으로 지정한 것. 병원처럼 침대에서 식사하는 게 아니라 거실에 모여 이용자들이 함께 밥을 먹는다. 입주자들의 이동을 도우려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구조지만, 운영자의 효율성보다는 사용자의 편리성을 생각했다.
이 본부장은 “서울시의 요양 시설 공급은 수요 대비 50% 수준이고, 저소득층을 위해 구청이 운영하는 복지 개념의 요양원이 많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앞으로 75세 이상 후기고령자가 많아지면 중산층의 장기 요양 수요도 더 다양해질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두세 군데를 후보로 두고 나에게 맞는 시설을 찾아갈 수 있도록 요양 시설도 다양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움직이기 시작하는 요양 산업
KB손해보험은 국내 보험사로서는 유일하게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해 요양 서비스 산업에 뛰어들었고, 최근에는 신한라이프에서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현실적인 제약이 커서 보험사와 같은 민영기관이 요양 산업에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현행법으로는 10인 이상의 요양 시설은 소유자와 경영자가 같아야 한다. 땅도 건물도 운영자가 소유해야 하는 것. 임대 방식으로는 사업을 할 수 없으니 도심에 요양 시설 하나 지으려면 200억~3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게다가 대도시는 이미 개발이 이뤄진 곳이 많아 요양 시설 지을 토지를 찾기도 쉽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너무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상욱 본부장은 “도심에 요양원을 지으려면 너무 많은 돈이 드는데, 그로 인해 이용료가 높아지면 이용자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SH나 LH와 같은 주택공사에서 지자체와 함께 재개발이나 신도시 계획 설계를 할 때, 요양 시설이 들어갈 수 있는 땅을 공급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멀리 보면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지원도 더 확대돼야 한다. 일본은 노인 주거 형태라면 어떤 시설이든 사회보장제도가 적용되어, 요양 시설뿐 아니라 고령친화주택, 아파트 등 노인을 위한 주거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 고령자의 주거 선택 폭이 넓다. 특히 보험사들이 요양 서비스 산업에 진출하면서 요양 시설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회 안전망 역할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장기요양보험제도의 혜택을 받으려면 장기요양기관으로 지정받은 곳만 가능하다. 또 보험수가도 4인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요양 시설이 4인실로 이루어져 있다. 노년기에 부부끼리 혹은 혼자 생활하는 고령자의 생활 패턴을 고려하면 요양원도 1~2인실이어야 집과 같은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지만, 그렇게 되면 개인 부담금이 높아지는 상황. 따라서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사회보험제도의 수가가 1~2인에 맞춰져야 할 필요가 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이들의 관심사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를 반영한 요양 시설이 많아지려면 다양한 기업이 시장에 참여해야 하지만, 운영과 평판 리스크가 큰 산업의 특성상 기업의 진입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제약까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요양원 설치 소유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요양 서비스 관련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하며 요양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 정부는 2018년부터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 지역사회통합돌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커뮤니티케어란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돌봄을 제공하는 지역 주도형 사회 서비스 정책을 말한다. 커뮤니티케어의 도입 배경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우리나라는 2026년에 어르신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노인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돌봄(케어)은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 그러한 가운데 2017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르신 57.6%는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답했다.
이 같은 사회상을 반영해 정부는 커뮤니티케어 정책을 마련했다. 정부의 로드맵은 △2022년까지 선도사업 시행 및 핵심 인프라 확충 △2025년까지 커뮤니티케어 제공 기반 구축 단계 △2026년 커뮤니티케어 보편화라는 단계적 확대 방안이다.
4대 핵심 요소는 주거, 건강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 연계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주거’다. 커뮤니티케어 자체가 자신이 살아온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노후를 보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에서 출발했다.
케어안심주택이란?
주거 정책의 핵심은 케어안심주택이다. 노인이 사는 곳에서 건강관리를 받고 각종 돌봄 서비스를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말한다. 지역사회 복귀에 필요한 주택이 부재한 경우나 열악한 주거 환경에 처한 경우에 제공된다.
입원 치료 후 살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방문의료·요양·돌봄 등의 케어를 필요로 하는 노인, 시설 보호를 받고 있으나 커뮤니티케어를 통해 지역사회 이웃과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노인,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지만 돌봄 서비스 부족으로 입원의 위험성이 있는 노인 등이 대상이다.
정부는 2018년 당시 새롭게 공급하는 노인 공공임대주택은 모두 케어안심주택으로 확보한다고 밝혔다. 이에 2022년까지 노인 공공임대주택은 약 4만 가구가 공급된다. 14만 가구의 영구임대주택은 케어안심주택으로 탈바꿈된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케어안심주택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실버주택’과 ‘다가구매입임대주택’,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지원주택’ 등이 있다. 각 지자체는 LH, SH와 연계해 주택을 만들고 있다.
공공실버주택은 사회복지 시설이 설치된 영구임대주택을 의미하며,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다가구매입임대주택은 지역사회 다가구 주택을 매입해 저소득층·장애인 같은 주거 취약계층 대상에게 해당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 사업이다.
지원주택은 주거 취약계층이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거 및 관련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임대주택 정책 사업을 말한다. 케어안심주택은 내부 구조 또한 노인들의 낙상 방지를 고려해 맞춤형으로 만든다.
정부는 우리나라 설정에 맞는 케어안심주택 모델을 찾기 위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선도사업을 실시했다. 16개 지자체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보배안심주택은 대표적인 우수 사례로 꼽힌다.
보배안심주택에는 9가구가 살고 있다. 입주자 대부분 80대 고령이며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다. 보증금 400만~500만 원에 월 임대료 21만~27만 원을 낸다. 사회복지사가 매일 입주민의 건강을 확인하고, 물리치료사, 한의사, 약사 등의 방문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도시락 배달과 세탁물 처리, 문화 활동 등 다양한 돌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의료·돌봄 서비스 연계 중요
커뮤니티케어가 실시된 지도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선도사업도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보건의료 시스템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경락 유원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케어안심주택이 노후 주거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다만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한국형 케어안심주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덴마크처럼 24시간 케어가 가능해야 한다고 의견을 낸 바 있다.
덴마크는 24시간 긴급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긴급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75세 이상 후기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예방적 방문 건강관리를 실시해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이 보다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커뮤니티케어는 물리적인 주거 공간 확보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가 중요하다. 이주열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지난해 대한병원협회지 ‘병원’에 기고한 글에서 “영국 및 북유럽 국가들의 지역사회에서 노인 돌봄이 가능한 것은 필요할 때 건강상담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1차 의료기관 중심의 주치의 제도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건강의료 서비스와 요양·돌봄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가정의학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으로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지역 방문진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방문간호 서비스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장기요양보험 간호사는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대한가정의학회도 일반 1차 의료기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노숙인의 일상생활에도 적잖은 생채기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하거나 일자리 구하기, 사회복지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일 ‘2021년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5년마다 실시하는 노숙인 실태조사는 2016년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5월부터 7월 사이 거리·노숙인 이용시설(종합지원센터, 일시보호시설)의 거리 노숙인, 노숙인 생활시설(자활·재활·요양시설)의 입소 노숙인 및 쪽방 주민을 대상으로 집계조사 및 심층 면접조사가 이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의 어려움 정도를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일을 하거나 일자리 구하기’ 항목이 2.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의료서비스 이용하기’ 항목(1.6점), ‘사회복지시설 이용하기’(1.3점) 역시 어려움이 많았던 항목으로 집계됐다.
소득수준은 5년 전과 사실상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노숙인의 1년간 월평균 소득은 2016년 53만5000원, 2021년 53만6000원이었다. 이는 노숙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으로 소득보조(49.2%)를 택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주거지원(17.9%), 의료지원(12.4%), 고용지원(6.8%)이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재난지원금 수령률은 시설 입소 여부에 따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시설 입소 노숙인의 재난지원금 수령률은 중앙정부 90.9%, 지방정부 85%인 반면, 거리 노숙인의 수령률은 각각 43.6%, 28.8%에 그친 것.
사회복지서비스 이용률도 2016년 조사치보다 더 감소했다. 긴급복지생계급여와 직업교육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 이용률이 2016년보다 떨어졌다. 특히나 현물지원의 경우 2016년 88.2%에서 2021년 60.2%로, 주거지원은 43.2%에서 17.2%로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노숙인들은 일자리 지원이 부실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일자리를 얻는 데 가장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한 노숙인의 40.9%가 ‘필요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답했다. 건강 회복 지원(24.5%), 취업 알선 또는 구직 정보 제공(12.4%)이나 일정한 주소지 확보(11.4%)를 요구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노숙인 대상 복지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반영할 예정이다. 현재 일자리 지원을 위해 거리노숙인특화 자활사업을 통해 연간 300여 명의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 노숙인 자활시설을 통한 구인정보 제공, 자활기업 참여를 독려하는 식이다.
지난 3월에는 노숙인의 의료이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 1년간 제1·2차 의료급여기관을 노숙인진료시설로 확대 지정했다. 또한 거리 노숙인에 대한 의료급여 지원기준을 명확히 정해 거리 노숙인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했다.
곽숙영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나타난 노숙인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이 복지정책의 수립·시행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기존 노숙인 복지사업을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열일곱 살 시츄 초롱이는 김성호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가족이다. 집 안 곳곳에 초롱이 물그릇이 놓여 있고, 깜빡임이 덜해 시력 저하를 막는 전등이 설치돼 있다. 벽에 뚫린 통로 덕분에 초롱이는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엄마 책상 밑 공간’을 편히 드나들 수 있다. 미끄럽지 말라고 집의 바닥재에는 코팅까지 했다. 집이란 ‘가족’의 행복에 맞춰 구성되는 공간이다. 노견이 행복한 집에서는 노인도 행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성호 교수를 만났다.
초롱이를 위한 집의 모든 시설은 초롱이 아빠이자 초롱이의 반려인간 김 교수가 직접 고안한 것들이다. ‘초롱이에게 좋은 건 사람에게도 틀림없이 좋다’는 굳은 철칙의 발현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휴먼 애니멀 본드’(Human Animal Bond) 개념을 강조했다. 동물과 사람, 두 주체 모두 행복해야 유대로 인한 효용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왜 입양하려고 할까요? 대다수 사람들은 조건 없는 사랑이라고 답해요. 실제로 사람이 강아지를 쓰다듬을 때 사랑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죠. 재밌는 건 강아지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상호 유대적인 관계가 동물과 사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죠.”
그가 보는 이상적인 반려동물 양육은 주인과 애완동물이라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반려로서의 상호 돌봄이다. 사람이 개를 돌보는 것 같지만 사실 개도 사람을 돌보고, 사람이 고양이를 보호해주는 것 같지만 고양이로부터 보호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 김 교수 역시 동물복지 전문가로서 여러 반려동물 돌봄 및 복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비슷한 사례를 숱하게 목격했다. 우울증 때문에 두문불출하던 어르신이 강아지를 기르면서 안정을 되찾고, 강아지를 매개로 주변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 말이다.
취약계층 반려동물 지원책 찾아야
반려동물과의 유대가 가장 많이 필요한 집단은 외로운 사람, 특히 독거노인들이다. 그러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동물을 들이는 순간 이들은 취약계층이라는 이름의 벼랑 끄트머리에 놓이고 만다. 유대가 끈끈하게 형성됐지만 서로를 제대로 돌볼 수 없어 위험 상태까지 치닫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가 칭하는 취약계층이란 단순히 경제력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반려동물 돌봄 문제에서의 취약계층은 동물을 제대로 돌봐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거동이 불편해 충분히 산책시키기 어려운 상태거나, 양육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노인들은 대표적인 취약계층에 속한다. 사전 준비가 부족하고 신체·경제적 조건이 미달인 경우가 많아, 입양 후 얼마 안 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취약해진다는 것.
그는 이미 유대를 맺고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취약계층을 탓하는 대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입양 전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취약하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 예를 들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코로나19에 취약한 상태지만 환자는 아니잖아요. 손 잘 씻고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면, 즉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주면 감염되지 않을 거예요. 비용 면에서도 예방주사가 치료비보다 훨씬 싸지 않나요? 동물복지도 마찬가지예요. 취약점을 조금만 메워줘도 위험한 상태에 빠지지 않을 테고, 이건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유익한 흐름이 될 겁니다.”
가성비 좋은 복지, 동물 돌봄 지원
김 교수는 인간과 반려동물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9년 전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왔던 때에 비하면 동지가 제법 늘어나 뿌듯한 마음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듣는 척도 안 했어요. ‘사람한테 쓸 돈도 없는데 동물한테 돈을 쓰라니 미쳤냐’는 소리나 들었죠. 3년쯤 지나니까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다며 찾아오고, 사회복지사들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찾아오더니, 이제는 기업 측에서 자문을 구하러 와요. 최근 4~5년 사이 의식 변화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느끼죠.”
그는 곧 마당개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봉사단을 꾸릴 예정이다. 또한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 지원 봉사단을 만들어,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이들이 충분히 애도하고 상실의 아픔을 다스릴 수 있도록 상담 등을 지원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반려동물 돌봄에 대한 지원은 가성비 좋은 복지 수단이므로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 한다.
그는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반려동물 돌봄 품앗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들끼리 산책 모임을 갖거나, 급한 일 있을 때 반려동물을 맡아 돌봐준다. 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 자택에 머물며 나이 들길 원하는 시니어 트렌드와 겹치면서도 그가 자주 언급하는 커뮤니티 케어의 사례와 흡사하다.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는 도시락 배달 봉사할 때 반려동물용 사료를 같이 챙겨드려요. 이 봉사를 동네 사람들이 하면 안부 인사라도 한 번씩 더 주고받게 되고, 서서히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동네 커뮤니티가 살아나는 거거든요. 소소하지만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고무적입니다.”
[TIP] 고령자 위한 양육 단계별 ‘반려동물 노노(老老) 케어’
01 반려동물을 맞이하기 전
자신의 상황과 경제적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꼭 반려동물을 들여야겠다면, 고령 반려인에게 적합한 반려동물을 택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반려견 종류는 로봇 강아지다.
02 나이 든 반려동물을 돌볼 때
ㆍ진료 및 치료비 지출을 고려해 여유자금을 미리 준비하기를 권한다. 가능하면 일찍 반려동물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반려동물 나이가 일곱 살을 넘기면 반드시 정밀 건강검진을 시행해야 한다. 이후 매년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치과, 안과 검진을 받으며 건강검진 기록을 잘 정리해 보관하도록 하자. 이외에도 식습관이나 배변 상태, 작은 행동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해야 한다.
ㆍ극도로 춥거나 더운 날씨에는 산책을 피하고, 무리한 운동은 삼가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이 부딪힐 수 있는 장애물을 치우고 미끄러운 바닥에 카펫을 까는 등 집 안 환경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
ㆍ반려동물을 서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온·오프라인 지인들을 만들어두자. 혹은 지자체나 동물보호단체에서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나 지원을 활용하라. 주변에 도움 청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ㆍ반려동물 동반 시설(요양원이나 시니어 하우징 등)을 찾아보자. 해당 시설의 반려동물 관련 규정과 비용을 꼼꼼히 확인해 가장 적합한 곳이 어디인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ㆍ반려동물과 가급적 시간을 많이 보내고,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어두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여행을 다니며 추억 쌓기를 권한다. 평소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주고 소통하는 것도 잊지 말자.
03 요양원 입소나 장기 입원 등으로 반려동물과 헤어져야 할 때
ㆍ믿을 만한 지인을 미리 확보해두도록 하자. 반려동물과 헤어진 후에도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면 더욱 좋다. 절대 온라인 광고나 인수업체에 비용을 내고 동물을 보내면 안 된다. 혹 입양을 보내게 된다면 신중하게 판단하고 반드시 입양비를 받아야 한다.
ㆍ반려동물을 보낼 시설을 찾는다면 공신력 있는 동물보호단체나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 중에서 선택한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보건 정책으로 ‘치매 국가책임제’가 꼽힌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치매를 개별 가정이 아닌 국가 돌봄 차원에서 해결하는 정책이다. 치매 국가책임제의 지난 5년간 성과를 돌아보는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치매 관련 공약을 짚어봤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65세 이상 국내 노인 인구는 708만 명으로, 그중 치매 환자는 73만 명이었다. 2020년에는 84만 명으로 치매 환자가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2030년에는 치매 환자가 13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치매 국가책임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치매는 다른 질환과 달리 환자 본인의 인간 존엄성도 무너지고 생존까지 위협받을 뿐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고통받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이 공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2017년 9월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치매지원센터 확대 △치매안심병원 설립 △노인장기요양보험 본인부담 상한제 도입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 △치매 환자에게 전문 요양사를 파견하는 제도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치매 국가책임제 5년의 성과
정부는 치매 국가책임제 발표 이후 전국 256개 시·군·구에 지역사회 치매 관리 거점 기관으로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하고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인력이 팀을 이뤄 상담과 진단, 예방 활동, 사례 관리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도 시행 전까지는 서울과 경기도, 일부 광역단체에서만 50개 정도의 치매지원센터(치매안심센터 옛 이름)가 운영됐다. 제도 시행 이후 치매 환자 등록에 속도가 붙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치매 환자 2명 중 1명은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치매안심센터 치매 환자 등록률은 55.2%였다. 등록된 환자는 총 50만 2933명에 달했다. 2018년 치매안심센터 등록률은 42.5%, 2019년 51.9%, 2020년 53.4%, 2021년 55.2%로 증가했다.
각 지자체의 치매안심센터는 지역사회 치매 관리 체계의 거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치매 국가책임제의 여러 사업이 지역사회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으며, 질적으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지난 2월 대한치매학회 빅데이터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지역사회에서 치매 환자를 관리하는 기간은 평균 5.98년이었다.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치매 관리를 받는 비율은 △고령일 경우 △소득이 적은(소득 하위 40%) 경우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경우 △기저질환이 많은 경우에 뚜렷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치매 환자의 의료비 절감을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0월 건강보험 제도 개선을 통해 중증 치매 환자의 의료비 부담 비율을 최대 60%에서 10%로 대폭 낮췄다. 이에 2021년 8월 기준 약 7만 4000명의 중증 치매 환자가 혜택을 받았으며, 1인당 본인부담금은 126만 원에서 54만 원으로 평균 72만 원이 낮아졌다.
2018년 1월부터는 신경인지검사와 자기공명영상검사(MRI) 등 고비용 치매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2020년 12월 기준 35만 명이 본인부담 경감 혜택을 받았다. 1인당 평균 약 17만 원이 줄었다.
2022년 윤석열 정부의 과제
그러한 가운데 2020년 9월에 발표된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1~2025년)은 치매 국가책임제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제4기 국가치매관리위원회’가 출범했다.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치매 관리에 대한 주요 정책을 심의한다.
제4차 정책의 비전은 치매 환자와 가족,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행복한 치매 안심사회 실현이다. 치매 관리 전달 체계의 효율화 및 공급 인프라 확대, 치매 환자도 함께 살기 좋은 환경 조성 등의 정책 기반 강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정책을 잘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윤석열 당선인도 대선 공약 당시 ‘치매’를 언급했다. 그는 “요양·간병에 대한 국가 지원의 사각지대로 인해 부모님 간병비 부담과 간병 서비스 질적 수준에 대한 국민의 걱정이 심각하다”며 “국민의 부담을 국가가 함께 책임지고 요양·간병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은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 △현행 가족돌봄 휴직 최장 90일, 가족돌봄 휴가 최장 10일로 되어 있는 요양·간병 가족돌봄 휴가·휴직 기간 확대 △맞춤형 돌봄계획 국가의 책임 설계 및 지원 △간병 서비스 품질 인증 등 장기 요양 서비스 선진화 △치매 등 노인 질환 예방 지원 강화 등의 공약을 내놨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 노인 건강관리 및 돌봄 서비스 확대’, ‘다양한 형태의 고령 친화 주거환경 조성’, ‘문화·여가 바우처 지원으로 노인 사회참여 활성화’를 공약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2025년이면 대한민국이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다. 치매 문제가 더욱 심화될 만큼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이 실효성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 이 기사는 4월호 지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예전에는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대상’으로 인식해 애완동물이라 했지만, 이제는 사람과 ‘심적 친밀감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의미로 반려동물이라 부른다. 신문이나 광고에서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는 문구가 심심찮게 보이는 현재, 동물들은 노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참고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 한겨레 애니멀피플)
작은 몸에 올망졸망한 눈으로 한결같이 나만 바라보는 반려동물은 우리 마음의 정화를 불러일으킨다. 성별, 외모, 장애, 경제력 등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으며 비판하거나 질책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최근 강아지, 고양이, 새와 같은 동물을 인생을 나누는 ‘반려’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38만 가구로, 인구로 환산하면 15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펫 택시, 전용 유치원, 장례 서비스, 원격 양육 서비스 등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90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 4000억 원으로 성장했으며, 전문가들은 2027년에는 6조 원으로 2015년보다 3배 이상 확대되리라 전망했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방송사마다 동물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SNS와 동영상 플랫폼에 동물 콘텐츠가 넘쳐난다.
반려동물의 긍정적 효과
우리 사회가 점점 고령화되어가고, 1인 가구가 꾸준히 늘면서 동물은 사람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달래줄 친구이자 가족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반려동물이 사람의 심리와 정서 안정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9년 서울시 취약계층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물을 기르는 청장년 1인 세대보다 노인 부부 세대가 더 높은 심리적 효과를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강아지나 고양이와 함께하면서 책임감 증가, 외로움 감소, 삶의 만족도 향상, 스트레스 감소, 대화 증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반려동물이 노인들의 인간관계와 사회활동을 촉진하는 사회적 윤활유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반려동물과 장기간 생활하면 기억력 감퇴와 인지 능력 저하 등을 늦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려동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식사를 챙겨주고, 산책을 시켜주거나 털을 빗겨주는 등의 행동이 치매 환자의 정신 상태나 기동성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해서다. 미국 플로리다주 제니퍼 애플바움(Jennifer Applebaum) 박사가 50세 이상 1300명의 인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53%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인지 능력 저하 속도가 느렸다. 애플바움 연구원은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과 스트레스 감소의 생리학적 측정(코르티솔 수치 및 혈압 감소를 포함해 장기적으로 인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사이에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반려동물이 인지 저하를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초기 증거”라고 말했다.
동물들은 그저 존재하는 자체로 치유를 일으키기도 한다. 공원에서 짧은 다리로 뒤뚱뒤뚱 걷는 강아지의 뒷모습을 보기만 해도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테니 말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다양한 ‘애니멀 테라피’를 실시하고 있다. 애니멀 테라피란 동물을 통한 치료 방법을 말한다. 활용되는 동물로는 개, 고양이, 돌고래, 소 등 다양하다. 예컨대 난독증 환자의 치료법 중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활동이 있다. 난독증 환자들은 자신이 더듬거리는 것에 대해 깊은 열등감이 쌓여 있거나 주눅 들어 있는 등 평소 자신감이 약한 태도를 보이기 쉽다. 때문에 편견을 가지지 않은 존재인 개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낮아진 자신감을 올려주고, 점차 말을 더듬는 증상을 완화하는 식이다.
또한 일본 정부는 일본 내 유기 동물 문제 해결과 노년층의 건강 회복 모두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올해부터 요양원에 애니멀 테라피를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환경성은 지자체가 보호 중인 개나 고양이를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보내 노인의 심리 치료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별
노년에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거나 계획이 있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반려동물의 죽음이다. 보통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은 15~20년이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정들었던 동물 친구를 마음에서 떠나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식처럼 기른 반려견, 반려묘가 죽어 큰 슬픔을 호소하는 ‘펫로스 증후군’을 겪기도 한다. 특히 노년층은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적고 반려동물을 향한 심리적 의존도가 높아 극도의 우울, 무기력, 자책 등의 감정을 동반할 수 있다.
애니멀피플이 공공의창·한국엠바밍·웰다잉문화운동과 함께 실시한 ‘한국 반려동물 장례 인식조사’를 보면, 펫로스를 경험한 응답자의 과반수가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52.8%)을 꼽았다. 우울증(19.5%), 반려동물 죽음 자체에 대한 부정(18.7%), 죽음에 대한 분노(7.9%) 등이 뒤를 이었다. 아낌없는 사랑을 주던 대상이 떠난 후 밀려오는 그리움과 상실감은 당연하지만, 이를 잘 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관련 책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의 저자 이학범 수의사는 “반려동물과 이별하며 슬픔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거나 기간이 길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심리적·정신적 고통을 겪지만, 수습 절차나 방법은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주변 산에 묻는 행위는 불법이다. 보통 동물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쓰레기봉투에 담아 생활 쓰레기로 배출하거나, 동물병원에 맡겨 의료용 폐기물로 처리한다. 최근에는 오랜 친구를 폐기물로 처리하길 원치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병원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합동 화장을 진행하거나, 반려동물 장례 시설을 이용하는 추세다. 동물 장묘업체는 반드시 이동식 장묘업체가 아닌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된 업체여야 한다. ‘e동물장례정보포털’(eanimal.kr)을 통해 합법적인 업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반려동물을 부탁할 곳도 고민해야 한다. KB국민은행에서는 내가 죽고 나면 누가 내 강아지를 돌봐줄까 고민되는 사람들을 위해 반려동물 신탁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반려동물의 주인인 ‘위탁자’가 사망해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수탁자’인 은행에 자금을 미리 맡기고, 본인이 사망한 뒤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인 ‘사후 수익자’에게 반려동물의 보호 관리에 필요한 양육 자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조건으로 가족 또는 제3자에게 자신의 유산을 일부 상속해놓는 것도 방법이다. 대신 어떻게 돌봐줘야 하는지 등 상세한 내용을 담은 유언장이 있어야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한편 비교적 명확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성장성에 비해 반려인 사망 시 반려동물에게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돌연사, 고독사, 사고, 질병 등에 의해 반려인을 잃고 홀로 남을 반려동물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 마련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노인 돌봄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장기요양요원의 노력을 격려하기 위해 장기요양요원 한시지원금 20만 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국내 장기요양기관 직접 돌봄 종사자는 약 36만 명이고, 코로나19 대응 추가경정예산은 총 735억 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한시 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다. 공단은 신청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3일 뒤 지급 대상에게 순차적으로 지원한다.
지급은 지난 31일 시작됐다. 공단은 첫날인 지난 28일 신청한 6만 9천 명에게 한시 지원금을 지급했다.
지급 대상인 직접 돌봄 종사자는 노인요양시설 및 재가시설(방문요양, 방문목욕, 주야간·단기보호, 방문간호),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물리(작업)치료사), 치과위생사가 포함된다.
단, 해당 사업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직접 돌봄 종사자들의 돌봄 노고를 격려하는 수당적 성격으로 가족 관계인 수급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인 장기요양요원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은성호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그간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 애쓰신 장기요양요원들께 한시지원금을 오늘 처음으로 지급하게 됐다”라면서 “앞으로도 차질 없는 신청 및 지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요양기관도 신청 기간에 적극적으로 한시지원금을 신청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