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던 퇴직은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30년간 은행에서 근무한 민찬기(58) 씨는 IMF 외환위기 이후 경영실적이 나빠진 은행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2003년 일자리를 잃었다. 살면서 위기를 느낀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심각한 생활고가 시작됐다.
중·고교에 다니던 두 자녀의 학원 수강을 중단시켜야만 했고 후두암을 앓고 있던 아버지에게 치료비조차 드릴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후 대책은 무슨…. 사치이지.’ 게다가 나이 많은 실직자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하루라도 빨리 일자리를 찾아야만 했다. 그렇게 민 씨는 취업 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다.
◆취미 살려 창업 도전
민 씨는 그동안의 경력을 토대로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여러 번 퇴짜를 맞았다. 일자리 신문, 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리면 연락이 오는 곳은 주로 정수기나 전자제품 같은 제품 판매나 다단계 판매, 보험 영업 혹은 도산 위기 직전의 중소기업이었다.
아스팔트 포장업체에 들어가 몇 년간 영업도 해 봤지만 회사가 다른 기업에 팔리면서 다시 실직자가 됐다. “일자리를 구해보려 했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고 은행원 경력으로는 경쟁력이 없었어요. 여러 곳에서 재취업 연락이 와도 결국 전자제품 판매 영업 및 보험 영업뿐이었어요.”
그는 취업시장에서 고배를 마시며 이렇게 지쳐 가느니, 재취업에 대한 미련을 접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승부를 걸어보자고 마음먹었다. 지난 30년간 은행에서 근무하며 키워 온 취미는 운동이었다. 은행 업무가 주로 앉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담배와 술을 끊는 등 건강한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피트니스 원리, 역학, 물리 등을 생활 속에서 관찰하고 익히면서 자연스럽게 헬스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운동 경력 20년. 그는 트레이너 못지않은 베테랑 운동 전문가가 됐다.
민 씨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생각했다. ‘앞으로 고령화 시대를 살아나가려면 지금 당장의 수입에 연연하지 않고 20~30년 후를 내다봐야 하지 않을까.’ 그는 고령화 시대에 경제활동을 하려면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신만의 특화된 장점을 살려 창업한다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마침 은행에 다니면서 따뒀던 운동처방사 자격증이 생각났어요. 수중에 돈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만의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1인 창조기업’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죠.”
창업 아이템은 그동안 틈틈이 연구해 온 ‘운동 각’을 활용한 운동처방.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중견전문인력 고용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소상공인진흥원의 시니어 창업 지원기관인 ‘시니어 비즈플라자’를 알게 된 것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이곳에서 창업 관련 교육과 멘토링 서비스, 시설, 경영 및 회계자문 등의 지원을 받아 전문 컨설턴트가 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갔다.
◆차별화된 ‘운동처방’으로 승부
일반적으로 운동처방이라고 하면 부상 후의 재활치료를 떠올리지만 민 씨의 생각은 달랐다. 병이 발생하기 전의 예방 차원에서 실시돼야 하는 것이 운동처방이며 그의 사업도 여기서 출발했다.
몸의 움직임 즉, 행동의 구조가 올바르지 못하면 신체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움직임 스타일에 따른 알맞은 기울기의 운동, 이를 ‘운동 각’이라고 정의했다. 운동 각에 의한 영향을 잘 활용함으로써 몸 안의 여러 장기를 운동시킬 수 있고 불편하거나 약한 부위에 개선 효과를 충분히 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멘털 피트니스’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정신까지 포함해 예방적 차원에서 개개인의 신체 스타일을 감안한 운동법을 고안했죠. 그리고 이를 토대로 힐링 숙면, 성공적 재취업과 창업을 위한 운동처방과 건강관리, 시니어를 위한 운동처방과 건강관리, 해피웰 운동처방, 생태적 분석을 통한 운동처방, 운동일지 관리 등 강의 및 컨설팅 콘텐츠를 차근차근 만들어 나갔습니다.”
운동처방 관리 자료인 생태적 분석 설문지와 운동일지의 저작권 등록, 몸의 균형 각도를 측정하는 운동 각 측정기기의 디자인 등록, 남성용 운동기구인 전립선 마사지용 볼기구 발명과 특허 출원 등은 모두 그의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다.
민 씨는 시니어 비즈플라자 창업과정 수료 후 준비기간을 거쳐 2010년 12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민찬기 운동처방연구소’를 열었다.
그는 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장 적합한 운동 종류, 방법, 횟수 등을 설명해 준다. 일상생활의 나쁜 습관으로 병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 주는 ‘건강 도우미’ 역할을 하는 셈이다. 현재 학교, 사회복지관, 공공기관, 기업 등을 중심으로 건강관리 강연을 하고 있으며 퇴직자들에겐 창업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강연을 통한 재능기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민찬기운동처방연구소의 월평균 매출은 200만원이 좀 넘는다. 고수익은 아니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베풀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크다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이 그저 즐겁고 행복하다는 그의 다음 계획은 뭘까.
“토털 원스톱 방식의 체형관리 운동센터를 오픈해 국민 건강에 일조하고 후진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특히 운동센터의 프랜차이즈화를 구축해 베이비부머 세대가 저비용 기술형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요.”
인도네시아에서 기술 교육을 하던 60대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봉사단원이 불의의 사고로 한쪽 팔다리를 잃은 제자가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7일 코이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부 스마랑의 한 기술학교에서 자동차 기술을가르치던 정익재(66) 씨가 제자인 아리스만(20)의 사고 소식을 접한 건 2013년 3월.
아리스만은 부친의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다 고압선에 감전됐지만 어려운 경제사정 탓에 병원조차 가지 못한 채 민간요법에만 의존하고 있었다.
정씨는 아리스만 집을 찾아 오른쪽 손발이 오그라들고 피부가 녹아 뼈만 앙상해있던 제자를 보고 난 뒤로 어떻게든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무엇보다 사고로 절망에 빠져 있던 아리스만이 무척이나 걱정됐다고 했다.
정씨는 코이카 인도네시아 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하는 한편 아리스만의 가족을 설득해 그해 11월 제자가 현지 병원에서 첫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사고가 난 지 9개월째가 돼서야 첫 치료가 이뤄진 터라 아리스만의 오른쪽 손발은 이미 썩어가고 있었고, 수족을 자르는 절단 수술로 이어졌다.
정씨는 실의에 빠진 아리스만에게 희망을 되찾아주고 싶었고, 이때 코이카 본사와 협력병원인 한강성심병원이 아리스만의 치료를 돕겠다고 나섰다.
작년 12월 인도네시아를 떠나 한국에 온 아리스만은 서울 영등포의 한강성심병원에 입원했고, 신경치료와 함께 의족과 의수를 제공받아 재활치료에도 나섰다.
관심과 사랑 속에 집중 치료를 받은 뒤로 아리스만에게도 변화가 일어났다. 사고 이후 어둡기만 했던 아리스만의 얼굴에 웃음이 돌아온 것.
이달 3일 2년간의 코이카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정씨는 병원에서 활짝 웃던아리스만과 재회했고, 사제의 얼굴에 온통 미소가 번졌다.
정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고를 당했던 아리스만은 미래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지만 의족과 의수 덕분에 기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뒤로 코이카와 병원에 무척 고마워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보람된 일이었다”고 겸손해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자동차 기술 관련 일을 했던 정씨는 퇴직 뒤로 의미 있는 일을찾다 2012년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이 돼 인도네시아 봉사 길에 올랐다.
1948년생인 그는 당시 코이카 봉사단원 중에서도 나이가 가장 많은 축에 속하는‘실버 봉사단원’으로 꼽혔다.
조기진단 예방이 절실 …치매 연구, 어디까지 도달했나
박희순(58, 가명) 씨는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놓고 청소기를 돌리다가 냄비를 태우거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가기 전 항상 휴대폰을 챙기지 않아 다시 식당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최근에는 은행에서 현금을 찾으려는데 갑자기 비밀번호를 잊어서 당황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닭볶음 요리도 20년 동안 해왔는데 맛이 늘 다르고 음식 솜씨도 예전 같지 않다.
박 씨의 이러한 경도인지장애 증세는 알츠하이머와 노화증세, 건망증과는 다르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겪어도 치매를 의심하는 경우는 드물다. 단순 노화 증세로만 여기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치매를 발견하고 증상을 늦추는 치료를 받으면 이후에 나타날 증상 발현 시기를 늦출 수 있고 생존 기간도 늘릴 수 있다. 따라서 기억력 감퇴가 시작됐을 때 빨리 검사를 받아보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첫째도 예방, 둘째도 예방, 셋째도 예방’이듯 치매는 조기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시와 구청이 운영하는 치매지원센터를 찾으면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치매 선별 검진을 받고, 치매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신경·심리 검사와 문진 과정 등을 거쳐 인지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치매는 한 가지 질환이 아니라 70가지 이상의 다양한 병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상태로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이나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국내 치매연구 의료진들은 약물개발과 신 약재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개발되고 있는 약재들을 포함해서 여태까지 나온 모든 약재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약간 늦출 수 있거나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치료를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지, 그 어느 것도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병 자체를 치료할 수 있도록 고안되고 만들어진 약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20년 동안 인지능력 특히 병의 초기와 중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약재들이 개발됐다. 이러한 약재들이 현재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있는 환자들의 일차적 치료 약물로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항산화제 (Ant ioxidant),항소염제 (Anti-inflammatory drugs), rine), 아리셉트(Aricept),엑셀론 (Exelon) 등이 치료 약물들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현재 사용 중인 치매치료약도 통틀어 4가지에 불과하다. 2003년에 마지막으로 치매 치료 신약이 출시된 지 벌써 10년이 흘렀지만, 일부 5년이다, 10년이다 말들은 무성하다. 하지만 새 치료제 개발은 아직은 감감 무소식이다.
◆조기 진단부터 치매연구 완전 정복을 꿈꾸다
비록 아직 한계는 있지만 최근 치료법들이 상당히 발전했고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등 크게 변화된 치료 연구가 활발해졌다.
치매는 일부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제외하면 근본적인 치료제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세포에 들러붙은 베타아밀로이드란 단백질이 내뿜는 독성물질이 뇌신경세포를 파괴해서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 단백질이 뇌신경세포에 붙는 이유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우리 뇌 세포에서는 아밀로이드 단백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정상적으로는 제거 효소에 의해 깨끗이 없어진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제거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혈관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더 감소하게 된다.
한설희 광진구치매지원센터장은 “아밀로이드 제거능력이 떨어지면 점차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여서 신경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고 결국 신경세포가 죽어 없어져서 알츠하이머병이 생깁니다. 따라서 최근에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소위, 알츠하이머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치료 효과가 확실하게 증명된 치료제는 없습니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의 혈관 위험 인자를 관리하는 것이 아밀로이드를 적게 생기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효과가 입증된 아밀로이드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 까지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평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매는 전조 증상이 있다. 다른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치매 역시 조기 발견이 중요한 만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다. 주변 사람들이 느끼기에 이전에 비해서 기억력이 확실히 떨어졌다면 주의해서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약물연구 미약하지만 신약 적용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앞 서있는 편이다.
현재 전 세계 치매 치료제 시장은 연간 50억 달러(5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에는 90억 달러(9조 5000억원)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시장은 1000억~1700억원에 그치고 있지만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치료제 시장이 증가하면서 치매연구 관련 산업도 부상하고 있다.
치매환자 가족 전문 하우스, 치매 재활 로봇, 치매전문 요양사 양성 프로그램, 위치 추적장치, 인지치료 지도사, 혈액으로 알아보는 치매진단 치트기 등 관련 사업들이 줄지어 나올 예정이다.
줄기세포와 의료기기, 치매 예방 백신, 치매 환자의 뇌에 전기 자극을 줘서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연구 등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임상 연구와 뇌영상 연구 앞서다
다양한 치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한국형 치매 정복을 위해 의료진들이 발 벗고 나섰다. 우리나라에 비해 선진국에서는 치매연구의 진전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한국 알츠하이머치매 뇌영상선도연구’ 사업은 국내 우수 치매 센터들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및 혈관성 치매 환자들의 신경심리검사, MRI, PET 등 임상적 지표를 수집해 한국형 치매의 특성을 파악한다.
이번 연구는 총 6년간 진행될 예정이며 1차 연도에는 연구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2년차부터는 대상자 모집과 임상 연구를 동시에 진행한다.
또 한국 알츠하이머 뇌영상선도연구가 완성되면 미국, 유럽, 일본 등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 간 자료 호환성으로 인해 글로벌 치매 공동연구가 활성화될 예정이다.
특히 임상 연구와 뇌영상 연구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앞서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치매 연구는 연구기간이 길고 많은 대상자를 필요로 하지만 MRI, PET, 생물학적 표지자 등 여러 자료를 동시에 이용해 적은 대상자로도 정확하고 역동적인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설희 센터장은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현재는 증상이 없더라도 향 후 10년 이내에 알츠하이머병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예측해주는 아밀로이드 PET영상이 개발되어 연구용으로 사용 중입니다. 그러나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정부에서도 체계적인 연구설계와 모든 임상데이터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연구자들의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이 이뤄져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치매 연구 의료진들은 말한다.
◆뇌지도 연구 분야에 막대한 투자>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때 조기 발견한다면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때문에 여러 연구를 통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서북병원 송인향 과장은 “경도인지장애는 7~8년 전부터 신호가 나타난다고 본다면 알츠하이머 치매는 20년 전부터 알츠하이머의 발병 신호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수치가 보이기 시작한다”며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알츠하이머의 발병 전에 나타나면 훗날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치매 증세가 보이기 15~20년 전부터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적돼 나중에 없애봐야 소용이 없다. 때문에 치매는 조기 진단과 초기부터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연구한 DTI진단법은 경도 인지장애 전 단계에서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경도 인지장애의 전 단계는 자신은 기억력이 낮아졌다고 느끼지만, 실제 인지능력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오는 사람을 말한다. DTI진단법은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경도 인지장애로 갈 것인지,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치매까지 갈 것인지를 기존의 진단법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신경과양동원 교수는 “아마 DTI를 통한 조기진단법은 기존의 진단법보다 3~4년 정도 일찍 치매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암세포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인류에게 치매 정복이 과연 가능할까?
그러나 이미 도전은 시작됐고 불가능한 영역에 도착하기 위한 진전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정부 주도의 치매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2003년부터 작년 2013년까지,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무려 10년에 걸쳐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 사업단’을 진행했다. 투입된 비용만 1,000억 원에 달해 사실상 정부 최대 연구개발사업이었다.
서울대학교 김경진 교수가 이끌었으며 여기에 속한 서울대 의대 묵인희 교수의 연구팀은 치매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여 국제 특허를 받는 성과까지 얻었다. 이 10년에 걸친 사업은 그 전까지는 대학, 병원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뇌연구를 통합하여 진행할 수 있게끔 했고 그간 국내 뇌연구의 수준 향상에 막대한 기여를 한 걸로 평가 받는다.
◆통합적 치매 기초연구 절실…복지가 아닌 의학적으로 치매연구 이뤄져야
여기까지가 1단계였다. 2단계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2단계 과제는 아예 ‘치매 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 및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 사업’으로, 치매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연구적 역량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서 향후 5년간 250억~300억 원이 투입되며 서울대학교 이동영 교수(서울시광역치매센터장)가 총괄 책임자로, 서울대‧조선대‧삼성서울병원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2016년까지 ‘한국인 표준 뇌지도’를 구축하고 2017년에는 조기진단 시범서비스 기반도 마련한다.
뇌는 의학이 다른 장기만큼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여전한 미지의 영역이다.
그러나 치매 치료를 위해서는 뇌 자체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이번 사업의 한 축인 ‘치매 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에서는 뇌 영상 장비들을 활용하여 한국인 표준 치매 예측 뇌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인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에서는 혈액과 유전체 같은 체액을 기반으로 하는 조기진단 바이오 마커(표적지)를 만든다. 둘 다 치매 조기 예측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MRI, PET 등을 통한 외부 측면에서의 예측이라고 한다면 후자의 경우는 그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혈액검사를 통한 치매 예측을 지향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유전체 측면에서의 연구를 병행하여 치매의 가족력적 측면을 파악하여 세대와 세대를 잇는 장기 대책의 초석도 마련하고자 한다.
KIST는 혈액검사를 이용한 치매 조기 진단법에서도 상당한 연구 성과를 거뒀다. 현재 치매 진단은 과정이 복잡하고, 오진(誤診)도 많다. 혈액으로 치매 진단이 가능해지면 간단한 건강검진만으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된다.
KIST에 따르면 로봇을 활용한 치매 예방·치료, 혈액을 이용한 조기 검진, 치매 원리 연구는 모두 세계 최초의 성과로 각각 저명한 국제 저널에 논문 게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류성곤 강동구치매지원센터장은 “치매는 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질병입니다. 치매 치료는 뇌가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때문에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사회적 비용과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며 “손을 쓸수 없는 상태에 있는 환자들을 사회적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의학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조기 예방, 조기 치료가 활발해질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류 센터장은 복지 개념 보다는 의학적 차원에서 치매를 접근해 간다면 치매 연구 발전에 영향이 커질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 치매연구 의료진과 기초연구의 공동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통합적 치매 기초연구를 통해 기반구축 사업으로 지원한다면, 복지차원이 아닌 의학차원에서 치매 예방과 조기진단이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최근 독일이 여행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의 유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적ㆍ경제적으로 안정을 누리고 있어서다. 국제평가 기관인 ‘안홀트 Anholt’의 2013년 국가브랜드지수 조사 결과, 독일은 세계 50개 국가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위치를 기록할 정도로 국가 이미지가 좋았다.
독일은 노인이나 장애인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로도 유명하다. 중장년층이 가면 좋은 독일의 여행지는 어디가 있을까. 독일관광청에 추천을 받아봤다.
◇바트 크로이츠나흐(Bad Kreuznach)
프랑크푸르트에서 비스바덴(Wiesbaden)을 지나 서쪽으로 약 8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트 크로이츠나흐는 심신이 지친 여행객에게 최적의 휴식처다. 독일에서 가장 좋은 휴양지 중 하나로 알려진 바트 크로이츠나흐에서는 치료와 회복에 효과가 있는 라돈 테라피 요법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바트 크로이츠나흐는 온천 치료와 관광에 최적화 돼 있다. 이곳의 삶은 도시와 휴양지의 생활이 마치 하나처럼 데 어우러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방문객은 면역력을 높이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주로 이곳을 찾는다. 특히 자연적인 안전 수치 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라돈 테라피 요법은 100년 동안 이어져 왔으며 류머티즘과 각종 염증을 치료하는 효능을 보여 왔다.
바트 크로이츠나흐의 라돈 테라피 요법은 건조하고 먼지가 전혀 없는 지하 수은방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공기 중에 자연스레 흐르는 라돈 가스를 몸에 해롭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 시간 동안 마시며 머무른다. 이러한 흡수 테라피는 특히 체내 순환이 불규칙하고 불안정한 시니어에게 적합하다. 다양한 레저와 휴식 시설이 맞닿아 있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건강 요법 체험 후 바트 크로이츠나흐 시내와 주변에 있는 관광명소를 둘러보며 하루 일정을 마무리해도 좋다.
◇비스바덴(Wiesbaden)
비스바덴은 무려 26개의 온천이 밀집 되어 있는 도시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곳에 있는 이곳은 19세기 무렵 헤센 연방주의 주도이기도 했다. 비스바덴의 첫 정형외과 수술 시설은 1836년에 개원했다. 이 도시가 오랫동안 의술의 중심에 서 있었던 데는 온천의 역할이 컸다.
비스바덴은 19세기에 온천 휴양지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공작 소유였던 이 마을에는 20세기 초에 이미 여러 개의 건강 클리닉이 운영됐고, 온천 마을로 전 세계에서 유명세를 떨쳤다. 오늘날 온천은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의학적 온천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비스바덴에는 수많은 전문 병원과 재활센터가 있다. 이들은 류머티즘이나 정형외과 치료의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다.
비스바덴은 다양한 의료 시설이 있을 뿐 아니라 호텔마다 온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건강 여행지다. 카이저-프리드리히와 아우캄탈에 있는 온천 시설들은 방문객들이 휴식을 취하며 안정을 찾게 해 준다.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와 시설을 모두 갖춘 덕분에 비스바덴은 최고의 휴가지로 각광받게 됐다. 또한 비스바덴은 독일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찾아가기가 편리하다. 모든 관광객들이 좋아할 만한 오락 및 레저 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것도 비스바덴의 자랑이다.
가수 션이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1억원을 기부한다.
션은 4일 서울 종로구 신교동에 있는 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비영리재단인 푸르메재단을 방문해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푸르메재단과 함께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기금마련을 위한 '만원의 기적'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션은 지난해 1km당 1만원 적립을 기준으로 1만km를 달려 1억원을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를 실천했다. 션은 1년동안 달리기, 사이클, 수영 대회 참여와 그 연습량을 합해서 1만km를 완주하겠다고 계획했고 3개의 철인 3종경기, 3개의 7km마라톤, 14개의 10km마라톤 등 총 20개의 대회에서 완주하고 이를 위한 연습량을 통해 목표를 달성했다. 그 결실로 푸르메재단에 1억원을 기부할 수 있게 됐다.
기부금 전달에 앞서 션은 3일 트위터에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션은 "3개의 발톱이 빠지고 뛰기 싫은 날도 있었지만 뛰고 또 뛰었더니 1년 동안 1만km를 뛰었다. 하루 500명 정도의 장애어린이들이 와서 치료받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그려나갈 수 있는 공간. 저는 이 기적의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만원의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루에 만원씩 일년동안 365만원을 기부하는 만원의 기적, 그런 마음이 1만개가 모이면 어린이 재활병원이 지어진다. 2014년에도 장애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더욱 열심히 뛰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은 재활병원 부족으로 치료시기를 놓친 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국내 최초의 통합형 장애어린이재활병원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건립될 이 병원은 올 2월 착공돼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 이 재단의 홍보대사로 위촉되며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은 션은 같은해 11월 아내 정혜영의 이름으로 이 재단에 약 2011만원을 기부한데 이어 이듬해 2월부터 하루에 만원씩 365일 365만원을 기부하는 '만원의 기적'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 씨 가족의 비극을 계기로 사각지대에서 곪아있던 '노인 치매'가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이투데이는 [유병장수 시대의 그늘, 치매] 시리즈를 통해 치매환자 실태와 가족의 애환을 점검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① 한류스타도 비켜가지 못한 50만의 비극
② 폭식에서 실종까지…치매의 모든 것
③ 구둣솔로 양치질을 해도 치매 아니다?
④ 80대 치매부모와 60대 간병자녀…고령화 가족의 눈물
⑤ 정부 대응 기다리느니…치매 공포, 이렇게 대처하자!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 20대 중반 여성 A 씨는 시도때도 없이 자꾸만 밥을 주시는 할머니가 걱정이다. 할머니는 현재 치매 판정을 받은지 1년째인데 기초적인 일상 생활을 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으나 하루에도 몇 번씩 손녀인 A 씨에게 밥을 먹으라고 밥상을 차려주는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다.
#60세 아버지를 둔 직장인 남성 P 씨는 나날이 늘어가는 아버지의 난폭함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P 씨의 아버지는 치매 초기에 발생한 기억력 저하 증상은 물론 요즘들어 자꾸만 혼자 벽을 치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가도 아버지는 혼자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거나 소리없이 사라지는 등 돌발행동을 보이기도 한다고. P 씨는 아버지의 치매 때문에 온가족이 웃음기를 잃어가고 있다며 대처 방법을 고민했다.
#50대 주부인 L 씨는 3년째 남편의 병수발을 들고 있다. 그는 남편이 치매와 함께 뇌손상으로 장애 판정을 받으면서 병원에서 병간호를 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않아 요양원을 보내지 못하고 집에서 인지치료와 운동치료를 하고 있다. 3년간 재활 병원을 다니며 수술비와 간병인비 등을 쓰다보니 현재 L 씨는 집도 담보로 내놓은 상태다.
위의 사례들은 치매 증상을 겪고 있는 치매환자 가족들이 한국치매가족협회에 올린 생활수기다.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치매. 더이상 간과할 수 없을 만큼 흔한 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치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대응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초기 증상과 합병증 등 치매에 대한 정보를 모아 봤다.
치매는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의 'dementia'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처럼 치매는 정상의 지적능력을 유지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사고력 등의 지적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러한 진행성 치매는 뇌의 질환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병률이 증가한다.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은 기억력 저하다. 초기에는 건망증처럼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을 못하거나 자신이 한 말을 까먹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초기 증상이 심해지면 무관심, 우울증, 불안 등을 호소하는 정신행동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의 현저한 저하가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정신행동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치매 중증 현상은 정신적ㆍ신경학적 증상을 비롯해 각종 신체적 질병으로 나타난다. 정신행동 이상의 경우 성격변화, 우울, 망상, 환각, 공격성, 폭식, 수면 장애 등 성격이나 정서, 행동 문제가 포함된다. 신경학적 증상은 편측운동마비, 편측감각저하, 시야장애, 안면 마비, 발음 이상, 보행장애, 삼키기 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은 낙상, 욕창, 호흡 곤란, 폐렴, 요로 감염, 패혈증 등 신체적 질병과 합병증을 일으켜 병세를 악화시킨다. 이로 인해 치매 중증 환자는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고 합병증이 심해지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