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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투어] 음식평론가 황광해와 함께 떠나는 ‘음식인문학 여행’
- 아는 것만큼 보인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알고 나면 그 음식은 다르게 다가온다. 맛도 다르게 느껴지고 음식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음식인문학 여행’은 우리 땅, 우리 음식에 깃든 다양한 인문학적 의미들과 만나는 시간이다. 그 첫 번째로 강원도 음식을 만나러 간다. 황광해 맛 칼럼니스트 막국수, 감자, 옥수수, 시래기는 먹고 싶어서 먹었던 음식이 아니다. 빈한했던 시절, 먹을 것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먹었던 음식이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빈한한 음식은 다이어트 음식이 되었고 강릉, 속초 등 바닷가의 신선한 해물들은 최고급 미식 재료가 되었다. 강릉, 속초를 거치며 가난한 음식, 풍성한 해물을 만난다. 강릉의 반가 음식도 만난다. ◇ 1박 2일 일정 1. 첫날 오전 9시, 강원도로 출발 20명 기준으로 ‘인문학 여행단’이 구성됩니다. 음식평론가 황광해씨로부터 여행길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인원을 20명 정도로 한정하는 이유는 조촐한 분위기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나누시길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2. 첫날 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인제군 용대리 백담사 입구, ‘백담갓시래기국밥’ 용대리는 황태, 두부, 버섯이 유명합니다. 용대리 ‘백담갓시래기국밥’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두부, 버섯이 준비됩니다. 메인 음식은 ‘갓시래기국밥’입니다. 주인이 직접 음식을 마련하고 서빙합니다. 3. 첫날 오후 2시~3시 30분, 속초관광수산시장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돌아봅니다. 인솔 팀과 함께 다니셔도 되고, 자유롭게 다니셔도 좋습니다. 마른 건어물이나 젓갈 등 쇼핑도 가능합니다. 4. 첫날 오후 4시 30분~6시, 교산 허균의 호가 된 ‘교산’과 주문진항, 사천진항 ‘도문대작’을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식객으로 평가받고 있는 허균. 그의 호 ‘교산’은 외갓집인 강릉 ‘교산’에서 따온 것입니다. 아버지 초당 허엽은 삼척부사 시절 ‘초당두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교산’과 ‘도문대작’ 그리고 초당두부와 방풍나물 등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인근의 주문진항, 아름다운 사천진항을 돌아봅니다. 5. 첫날 오후 6시 30분~9시, 강릉 교동 ‘기사문’의 저녁식사 동해안 해산물을 자유롭게 사용해 수준급의 해물요리를 내놓는 ‘기사문’에서 저녁식사를 합니다. 회, 튀김, 조림 요리, 한국식 초밥, 볶음 등등 동해안 해산물을 이용한 풍성한 해물 요리를 만납니다. 와인, 증류 소주, 강릉 ‘버드나무 블루어리’의 수제맥주 등 주류도 제공됩니다. 메뉴는 11월 동해 바다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6. 첫날 저녁, 프리미엄 펜션에서 1박 바다와 산이 보이는 럭셔리한 펜션에서 강원도의 밤을 맞습니다. 1인 1실이 원칙이나 부부, 친구 등 원할 경우 2인 1실로 마련합니다. 숙소 관련 참고. www.pinehill.kr 7. 둘째 날 오전 8시 30분~10시, ‘기사문’의 아침 해장국 아침 해장은 ‘기사문’의 셰프가 마련한 ‘생선누룽지탕’입니다. 시원한 해장국으로 속을 풀고 출발. 8. 둘째 날 오전 10시 30분~12시, 강릉 ‘선교장’ 방문 ‘열화당’ 등 의미가 있는 한옥, 정자 등이 많습니다. 반가의 전통이 살아 있는 ‘선교장’에서 산책을 합니다. 역시 인솔 팀과 동행도 가능하고 자유로운 산책도 가능합니다. 9. 둘째 날 12시 30분~오후 2시, ‘서지초가뜰’의 점심식사 창녕 조씨 가문의 음식입니다. 반가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한 못밥, 질상 등의 이름을 가진 독특한 음식입니다. 깊은 산골의 반가 음식을 만납니다. 10. 둘째 날 오후 2시, 서울로 출발 서울 도착 오후 6시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간단한 간식이 마련됩니다.
- 2016-10-3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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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에이징] 골치 아픈 중년 다이어트 해결법은?
- 이상한 일이다. 간식도 많이 먹지 않는다. 요샌 과일도 잘 입에 대질 않는다. 음식이라곤 하루 세 끼 챙겨 먹는 식사가 전부다. 모임도 이젠 예전 같지 않아 술자리가 많지도 않다. 매일 걸으려 노력하고, 한 달에 한두 번은 가까운 산에 오른다. 그런데 이놈의 뱃살은 변하질 않는다. 어떻게 된 일일까? 중년들이 하는 이런 흔한 고민에 전문의들은 당연하다 말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이고 무엇이 당연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비만전문의로 잘 알려진 365mc 신촌점의 김정은 원장과 의사·한의사 면허를 모두 보유한 예풍의원 백태선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일러스트 윤민철 작가 중년에 접어들어 살찌는 것은 당연하다. 속상한 일이지만 사실이라고 두 원장 모두 입을 모은다. 김정은 원장은 평소같이 생활하면 조금씩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이야기한다. “중년에 접어들면 가장 먼저 갱년기를 겪으면서 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달라져요.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이 줄면 복부지방이 증가하게 되죠. 이와 함께 근육량도 줄어드는데 이런 변화는 기초대사량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해요. 생활습관이 변하지 않는데, 소비하는 칼로리는 줄어든다면 살이 찌게 되는 것은 당연해요. 덕분에 살이 빠지는 속도도 젊은 사람에 비해 느리고요. 따라서 젊은 사람에 비해 감량 목표도 현실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힘들지만 빼야하는 살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이에 대해 백태선 원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간혹 뚱뚱한 사람이 날씬한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외신을 통해 나오기도 하잖아요. 정말 비만이 건강에 직접적으로 치명적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흔히 4종 세트라고 표현하는 고협압, 당뇨병, 고지혈, 통풍과 같은 대사증후군은 비만과 관련이 있고,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 역시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이에요. 미국에서 사망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가 골다공증과 골절인데, 이 역시 체중을 견디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죠. 무릎 관절질환도 당연히 체중과 연관되어 있고. 그러니 결국 건강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체중 조절은 필수라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살을 빼기 위해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달리기? 굶기? 여러 가지 답이 머리 속을 맴도는데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예방이다. 김정은 원장은 안 찌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중년이 되면 살빼기가 점점 힘들어지니 가장 좋은 것은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을 통해서 살이 찌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제일 좋아요. 공부나 교양을 쌓는 자기 관리처럼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꾸준하게 체중이 불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물론 이런저런 노력을 다 했는데도 변화가 없다면 약물치료같은 적극적인 방법을 써야겠지요.” 이에 대해 백태선 원장은 한 가지 조언을 덧붙인다. 다이어트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중년에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생활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의외로 힘이 들어요.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문제는 이 스트레스가 축적되면 다이어트에 성공하더라도 요요를 부르는 방아쇠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에요. 물론 다이어트 실패의 원인도 되고요. 또 무조건 굶는 등 전문적인 정보 없이 하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건강까지 헤쳐요. 다이어트에 실패하면 자책할 가능성도 크고. 어느 정도 노력했는데 큰 성과가 없다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헬스클럽이나 피트니스클럽에서 개인 트레이닝을 받으면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효과를 얻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 원장 역시 트레이너나 영양사 등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다이어트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습관 문제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생활습관 개선과 관련해서 중년들이 가장 실수하는 부분은 음식이다. 김정은 원장은 스스로 어떻게 먹고 있는지 제대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년들의 특징 중 하나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에요. 보통 채소와 과일이 몸에 좋다고 하니까 즐겨드시죠. 하지만 과당이 많은 과일은 다이어트를 어렵게 만들어요. 또 하나는 바로 밥이에요. 보통 하루 세 끼 밥만 먹는데 왜 살이 안 빠지나 하시잖아요? 밥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특히 노후에 집에 두 식구만 살게되면 간단한 반찬 몇 가지와 밥으로만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문제예요. 그 몇 안되는 반찬이 젓갈같이 짠 반찬이라면 최악이죠. 다른 영양소에 비해 탄수화물 섭취만 늘어나는 불균형이 일어나요. 건강하고 체중관리에 도움되는 식사를 하려면 반찬량을 늘리고 밥의 양을 줄이세요.” 실제로 김 원장은 병원에서 환자의 생활습관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식사습관을 점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의 식사 메뉴와 식사량을 점검해서 무엇이 문제인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심각한 경우에는 식단을 지정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여기에 백 원장은 고기에 대한 죄책감을 없애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단백질 섭취에 대해 부정적인 연구결과는 대부분 서구 기준인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섭취량을 따져 보면 결국 한국 사람 식생활 기준으로는 고기 섭취가 부족한 셈이에요. 서양인들과 고기 섭취량이 다르니까. 고기는 걱정말고 드세요.(웃음)” 중년에게 다이어트는 숙명적인 ‘장기전’ 병원에서 환자들의 다이어트를 도울 때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약이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약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많지만, 그것은 전 세계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쏟아붓는 돈의 규모를 모르고 하는 생각이라는 것이 이들이 의견이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올해 800억원에서 1000억원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제약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김정은 원장은 “체중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는 항우울제 같이 부작용을 이용해 처방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공복감을 줄여 식탐을 감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었어요. 하지만 현재 개발되고 있는 신약들은 기초대사량을 증가하거나 지방세포를 줄이는 등의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어차피 약물치료만으로 체중 조절을 완전히 해결할 순 없겠지만,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병행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백태선 원장은 중년 다이어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급증을 버리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에 몸에 딱 붙는 옷들이 흔해진다던가, 마른 연예인들이 인기를 끌면서 정상 체중에 대한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의사와 환자가 생각하는 기준이 완전 다르죠. 중년에게는 중년에게 맞는 기준이 있어요. 또 그 기준까지 체중을 조절하는 과정도 장기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아요.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시간을 갖고 느긋하게 접근하세요”라고 말했다.
- 2016-09-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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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의 맛] ‘황금콩밭’에서 수확한 두부 한 모
- 두부는 꾸밈없는 모양새에 맛도 심심하여 어느 요리에나 잘 어울리고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흔히 만나는 식재료이지만, 제대로 된 두부 맛집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투박한 두부처럼 편안하고 진실한 맛을 자부하는 두부 전문점 ‘황금콩밭’을 찾아갔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방마다 고가구들 정겹게 느껴져 서울 마포구 아현동 골목에 있는 ‘황금콩밭’은 오직 가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숨은 매력이 가득한 공간이다. 큰길가에 있는 가게가 아니기 때문에 발견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겉으로만 보고는 평범한 식당이라 생각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일단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양쪽 벽면에 있는 고가구에 눈길이 갈 것이다. 그러나 진짜 매력은 바깥채로 넘어가는 계단에 올라서고부터다. 바깥으로 나서면 처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돼지머리 조각이 있는 돌 절벽과 그 아래에 있는 가마솥 두 개다. 옛날식 가옥 구조를 그대로 살려 절벽을 ‘ㄷ자’로 감싸고 있는 방들도 정겹게 느껴진다. 방마다 고가구와 그림, 책 등이 세월의 옷을 입고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돌 절벽 아래에는 자그마한 굴이 있는데, 직접 담근 탁주를 숙성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과거 농진청 관련 일을 하며 전국의 ‘정직한 농사꾼’들을 두루 알게 된 주인장이 주메뉴로 두부를 내세운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고기를 자주 먹지 않는 대신 두부를 즐겼던 식습관도 영향이 있었고, 어릴 적 할머니께서 두부를 만드시던 추억도 있지만, 가장 특별했던 것은 윤태현이라는 그의 이름 ‘태(太)’자가 ‘클 태’가 아닌 ‘콩 태’라는 의미로 쓰인 점이다. 콩처럼 단단한 사람이 되라는 아버지의 뜻이 담긴 이름이다. 그렇게 두부에 뜻을 품고 전국의 두부 맛집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의 두부요리점까지 순례하고 돌아온 그는 100회를 거듭한 연구 끝에 현재의 두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콩·소금·물 단 세 가지만으로 탄생하는 두부는 시간, 온도, 비율 등 만드는 이의 비법과 정성이 그 맛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3년 8월 문을 연 이래로 하루도 쉬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두부를 만드는 그는 여전히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두부 맛에 완벽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두부에 사용하는 콩과 소금뿐만 아니라 요리에 쓰이는 각종 채소와 고기, 고춧가루 등도 모두 출처가 분명한 국내산 재료만을 엄선해 맛을 내며 단골에게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새벽 6시께 만들기 시작하는 두부는 오전 11시부터 손님상에 놓인다. 매일 제조하는 두부이지만 가장 맛이 좋을 때 먹으려면 가능한 한 이른 시간에 찾아갈 것을 추천한다. 국내산 재료들로 양념해 담는 김치와 각종 밑반찬도 날마다 준비한다. 고소하고 담백한 두부 본연의 맛을 느끼려면 생두부(1만원)나 두부전(1만2000원), 젓갈을 넣어 맑게 끓인 두부젓국(1만8000원)을 맛보는 게 좋다. 제주산 무항생제 돼지로 만든 보쌈(3만4000원)도 이곳만의 별미인데, 소금에만 살짝 찍어 먹어도 누린내 없이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 소백산 청정지역에서 자란 한우를 작게 썰어 조리한 한우바싹불고기(2만5000원)와 매콤한 두부조림(2만원)을 함께 먹으면 다양한 맛과 식감이 어우러져 두 메뉴를 동시에 주문해 먹는 단골이 많다. 다양한 두부요리가 있지만, 무엇보다 아무런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두부를 먼저 맛볼 것을 권한다. 처음 한 입은 간장이나 김치 등을 얹지 말고 순수한 두부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게 좋다. 그것만으로도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과 함께 콩이 지니고 있던 단단한 영양이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보통 두부요리 전문점에 가면 콩비지를 서비스로 나눠주곤 하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광경을 볼 수 없다. 오로지 두부를 만드는 데 최대한의 영양분을 빼내고, 그야말로 껍데기만 남은 콩비지는 아쉬움 없이 버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대개 콩비지를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 곳은 화학조미료를 넣어 맛을 내게 되는데,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굴레방로 3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에서 도보 5분, 2호선 아현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 운영시간 11:30~22:00 문의 02-313-2952
- 2016-08-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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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유혹 Part 7 맛] “나이가 들었다는 건 제대로 된 맛에 대한 그리움을 찾고자 하는 것”
- 인터넷은커녕 음식에 관한 제대로 된 책이라곤 백파(伯坡) 홍성유(洪性裕,1928~2002) 작가의 한 권뿐이었던 시절이었다. 차도 없이 정보도 없이 시작한 맛집 기행은 전국을 9번 돌면서 3500개의 맛집 자료로 만들어졌다. 기자 출신 음식평론가 황광해(黃光海·59)의 이야기다. 지난 30여 년 동안 잃어버린 옛 맛의 순수성을 찾아 전국을 직접 돌아다니며 타협 없이 자신만의 기준을 세운 그가 말하는 시니어들이 찾는 맛의 유혹과 맛의 가치. 아무것도 없었던 시절, 황광해 작가가 맛집을 찾던 방법은 직접 발로 뛰는 것이었다. “우선 지역 신문을 뒤져서 음식점 기사가 나오면 그걸 백파의 책과 크로스 체크를 했어요. 내용이 일치한다 싶으면 가는 거였죠. 그때는 내비게이션도 없던 시절이었죠. 다리 지나서 초가집이 있고 그 앞에 전봇대 두 개가 있는데 거기서 우회전해서 초록색 지붕을 찾아서… 뭐 이런 설명을 듣고 찾아가곤 했어요.” 황 작가는 외식업 중앙회에 4년째 칼럼을 쓰고 있는 중이다. 중앙회에 등록되어 있는 사람이 총 40만 명, 음식점은 전국에 72만 개가 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은퇴 후 일어나고 있는 창업 붐의 한 단면이다. “과거에는 한 번 음식점을 경영하면 몇십 년을 하니까, 살아남았다면 맛집일 가능성이 컸죠. 요즘은 옛날보다 길은 잘 찾아지지만 맛집은 찾기 더 어려워졌어요.” 가슴으로 만든 음식만 감동으로 남는다 황 작가는 채널A , MBC , KBS 등에서 보여준 깐깐한 맛 평가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의 맛집 선정 기준 역시 까다롭다. “음식은 손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조리사들이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건 남의 걸 보고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말하죠. 벤치마킹은 다른 말로 하면 ‘난 아이디어가 없으니 남의 걸 빼오겠다는 거예요.’ 그건 음식이 머리로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가 원하는 맛집은 손과 머리를 넘어서 가슴으로 만드는 음식이 나오는 뎁니다.” 피카소의 추상적인 그림들은 사전에 충분히 데생이 되야 그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황 작가는 처음부터 가슴으로 만든다고 하면 가짜라고 말한다. “손과 머리로 생각해서 만들고 충분히 익혀야죠. 그 다음이 음식에 대한 헌신, 손님에게 좋은 음식을 주겠다는 정성입니다. 이걸 가슴으로 만든다고 하는 거죠.” 황 작가는 최근 대부분의 맛집은 스킬과 레시피 위주라고 비판했다. 그래서 가슴으로 만드는 부분이 작게나마 있으면 대단한 맛집이라고 보고 있었다. 가슴으로 만드는 건 누가 가르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 황 작가의 지론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주방에서 불만은 레시피대로 하면 힘들고 귀찮고 짜증이 난다는 거예요. 그래서 개선을 한다는 게 대부분은 개악입니다.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좋은 방법을 쓰는 게 아니라 비슷한 음식을 만들고 내 품을 줄이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인정하는 맛집은 만드는 과정을 보면 굉장히 힘들게, 원칙적으로 만드는 곳입니다. 그런 맛집에게 제일 많이 해주는 말이 ‘그러다 병원 간다’는 말이에요. 대부분의 주인들이 수면 부족에 파스를 붙이고 살죠. 맛집들은 그런 집들이죠.” 요즘 음식의 맛은 ‘변질된 맛’ “1970년대를 넘어서면서 조미료와 단맛이 굉장히 보편화됐습니다. 그리고 분유가 널리 퍼지면서 사람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단맛에 길들여지게 됐죠. 1980년대에는 ‘마이카 붐’이 일어나면서 삽겹살을 중심으로 한 돼지고기 문화가 보편화됐어요. 그것들을 경험하면서 자란 이들이 단맛, 감칠맛, 고기 맛에 익숙해서 그게 요즘 맛집의 기준이 됐죠. 신맛 쓴맛은 다 잊혀졌어요.” 과거 사람들은 봄철이 되면 쓴 냉이와 고들빼기를 먹곤 했다. 그 흔했던 고들빼기가 이젠 음식점에서 찾기 힘들다고 황 작가는 개탄했다. 그는 쓴맛을 즐기기 위해 때가 되면 고들빼기 김치를 찾아 식당을 헤맨다. 그런 점에서 그가 보는 시니어들은 맛의 이해 범주가 높은 이들이다. “현재 60대는 대개 1950년대 초중반생들이에요. 이들은 가난해서 분유도 라면도 못 접했죠. 대신 이들은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는 좋은 메주를 먹고 그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그런 음식들을 찾는 건 그냥 옛 맛을 찾는 게 아니고 머릿속에 있는 거예요. 젊은 시절에는 일해야 하니 여러 가지 관심사가 많죠. 그런데 은퇴하면 그 관심사들의 대부분이 사라지고 굉장히 허전해져요. 그때 잊어버리고 있던 그 맛이 생각나고 그 맛을 찾아 몸이 움직이게 됩니다.” 해외에 나간 우리나라 사람들은 첫 번째가 고추장, 두 번째로 된장찌개를 미친 듯이 찾는다. 그걸 보면서 “그 나라를 갔으면 그 나라 음식을 먹어야지 왜 한국 음식을 찾느냐”고 훈계조로 하는 말은 무식하다고 비판했다. “뜨거운 걸 먹어서 시원하다는 건 차갑다는 게 아니라 혈관이 뚫린다는 의미죠. 예를 들어 동남아를 가면 대부분이 습지예요. 거기서 몸이 시원하게 뚫렸으면 좋겠는데 음식에 효소, 효모가 없으니까 소화도 잘 안 되고 안 뚫려서 갑갑해져요. 몸은 뚫리지 않는데 주변에서 뭘 먹어봐도 비싸고 맛있는 거지 효모가 많은 게 아니죠.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음식을 찾게 되는 거예요.” 나이가 들수록 몸에 효모를 채워야 황 작가는 나이가 들었다는 건 제대로 된 맛에 대한 그리움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물리적으로 나이 든 사람의 장을 해부하면 안에 효모가 없다고 해요. 노화가 된다는 건 장 속에 있었던 효모가 없어진다는 의미도 되겠죠.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효모를 채워야 합니다. 특히 한국 사람은 효모를 안 먹으면 안 돼요.” 그는 문명국가에는 세 가지 발효 음식이 있다고 밝혔다. 콩을 발효시킨 ‘두장’, 생선을 발효시킨 ‘어장’, 버터와 치즈를 발효시킨 ‘유장’이 그것이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만 한 밥상에 어장과 두장을 섞어 먹습니다. 젓갈에 김치를 담그기도 하고, 된장과 유산균, 어장이 섞인 찌개를 끓여 먹기도 해요.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그런 음식을 좋아하게 됩니다.” 그는 시니어들에게 추천하는 음식점으로 역시 장맛이 있는 집을 가장 우선순위로 꼽았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밥집을 원하게 됩니다. 그런 밥집 외에 추천할 만한 곳은 국수집입니다. 특히 안동 지방의 국수가 최고예요. 과거에는 이 지방이 아니면 국수 만들기가 어려웠기에 ‘안동국시’라는 말이 생겨났죠. 면에 콩가루가 섞여 들어간 별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음식들, 제대로 만들어진 도토리, 메밀, 청포, 묵 등을 하는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요즘 제주도 음식점들을 많이 찾는 이유가 있는데 제주도 해산물이 괜찮아요.” 타협하지 않는 맛이 철학이 된다 평범하지만 지금은 손이 많이 가서 만들면 비싼 음식들. 지금에 와서 옛 맛을 추구한다는 건 그런 애로사항이 있다. 그러나 그런 맛에 있어서 황 작가는 타협하지 않는다. “‘당신 입맛도 입맛이고 내 입맛도 입맛이다’라고 말하는 건 미적분을 아는 것과 더하기빼기를 아는 것을 같이 여기는 겁니다. 붕어를 입에 넣으면 뱉는 아이와 내가 어떻게 같을 수 있겠어요.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맛을 많이 접할 수 있었겠어요. 요즘 된장, 고추장 먹으면 달죠? 그게 왜 달아요, 매워야지.” 음식은 먹거리에서 문화가 되고, 문화를 넘어서 철학이 된다는 게 그의 이론이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음식이 자신의 몸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플레이팅 좋고 데코레이션이 좋은 음식은 60대가 되면 관심도 없어요. 음식에서 의미를 찾는 나이가 되는 거죠. 그 의미가 아젠다가 되면 철학이 됩니다. 그래서 맑은 음식, 예전에 어릴 때 먹어봤던 음식, 제대로 된 장으로 만든 음식, 이 모든 걸 아울러서 의미가 있는 음식이 중요해집니다.” 곳곳에 널린 게 맛집이다. 맛집이라니 너도나도 한 번쯤 찾아가 본다. 그런데 그 ‘맛’이라는 것을 도통 모르겠다. 맛있다 하니 그냥 맛집이구나 하기 일쑤다. 단맛과 감칠맛만 맛있다고 한다. VVIP를 대상으로 ‘맛 투어’를 가는 황 작가는 시니어 열이면 열 손꼽히는 된장찌개 맛집을 찾아 미식의 즐거움을 누린다고 한다. 쓰고 신 장(醬)맛은 혀에 착착 감긴다. 이제 쓴맛과 신맛을 찾아 떠나보자.
- 2016-06-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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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지에서 생긴 일] '화이트 하우스 온 더 힐'
- 강원 평창군 대화면 백석산 중턱에 ‘화이트 하우스 온 더 힐(White house on the hill’이란 곳이 있다. 인생의 2막을 코앞에 두고 인천과 서울에 살고 있는 필자를 비롯한 일곱 명의 초등학교 동창들이 특별한 계기에 합심해 언덕 위에 화이트칼라로 아기자기하게 지어놓은 팬션이다. 쉬고 싶을 때는 누구든, 언제든 올 수 있는 곳이다. 어느 해인가는 여름 휴가 때 특별히 부부동반으로 이곳에서 함께 보냈다. 이곳은 말 그대로 별유천지였다. 백석산 줄기에서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물소리는 집 앞 다리 밑에서 폭포를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산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 때문에 그냥 마당에 서 있기만 해도 가슴속이 탁 트이고 후련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사방을 둘러봐도 푸르름이 가득해 눈마저 시원하다. 어린 시절, 대개의 농촌 소년이 그랬듯 학교에 다녀오면 바로 뒷산에 올라 소꼴이나 나무 한 등짐씩 지고 내려오곤했다. 그리고 뒷산을 내려오던 중 어스름이 내려온 동네 집집마다 굴뚝에서 저녁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누룽지 익는 냄새가 스멀스멀 코끝을 자극해 오면 내려오는 걸음을 총총 서두르곤 했다. 그런데 어린 시절의 그 친구들이 모였으니 오죽했을까? 각자 일곱 집에서 만들어온 반찬을 펼쳐 놓으니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노각으로 오이상치를 만들고 도토리묵을 사다가 김치 송송 썰어넣고 시원하게 묵창국을 만들었다. 파김치와 오이 무침, 그리고 조개젓갈…. 우리가 어린 시절에 맛보았던 반찬들이 한 상 가득 차려지고 적당하게 삶아진 수육이 올라오면 주고받는 소주 한 잔에 우정(友情)이 새록새록 다져졌다. 저녁을 먹고 모두들 마당가에 나와 앉으니 도시에서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유성(流星)이 흐르고 은하수 건너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 자리, 그리고 전갈자리를 비롯한 별자리들이 눈과 마음을 호강시킨다. 이름 모를 수많은 별을 헤아리고 있자면 밤벌레 소리가 고요한 계곡에 울려퍼지면서 환상의 오케스트라가 연주되고 우리 일행은 관객이 돼 황홀한 휴가지에서의 멋진 첫날 밤을 보냈다. 다음 날, 필자는 동료들과 함께 평창강으로 레프팅하기 위해 출발했다. 간단한 안전교육과 준비체조를 한 다음 평창강의 푸른 물결을 가르며 드디어 보트는 하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미끄러지듯 내려가다가 급한 물굽이를 만나자 보트가 빙그르르 소용돌이 친다. 모두들 비명인지 환호성인지 모를 소리를 질러댄다. 조금 지나 바위 아래로 물살이 뚝 떨어질 때, 기우뚱! 물보라가 머리 위에서 한 바퀴 휘돌아나간다. 격한 비명을 질러대면서도 상기된 얼굴로 합심해 열심히 노를 젓다가 인접한 보트를 만나면 서로에게 물을 뿌려대면서 흥미를 유발하니 스릴도 있고 재미도 있었다. 레프팅이 끝났을 때에는 아쉬움이 남아 다음엔 좀 더 긴 코스로 가자고 모두들 한마디씩 보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대화면에 들러 허기진 배를 시원한 막국수 한 그릇과 메밀꽃동동주 한사발로 채우고 나니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지금도 눈감으면 청정하기 그지없었던 ‘화이트 하우스 온 더 힐’이 스쳐지나간다. 이제는 빛바랜 수첩에서나 꺼내어 볼 추억이 되어버렸지만 머지않아 금년 여름에는 그때의 약속처럼 레프팅 코스가 비교적 길고 스릴 있는 동강의 어디쯤으로 떠날지도 모르겠다.
- 2016-05-3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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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문화] 대장금 요리하던 수라간에서 왕이 먹던 음식 먹어보니...
-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경복궁 소주방에서 식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대장금이 나인 시절 근무했던 궁중의 부엌, 소주방에서 궁중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 비빔밥 도시락과 12가지 반찬이 나오는 수라상 등 왕과 왕비가 먹던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수라간 ‘시식공감’을 사전예약해서 다녀왔다. 도슭 수라상은 왕과 왕비만 받을 수 있는 12첩 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합에 조금씩 담아냈다. 육포장아찌, 더덕구이, 오이송송이, 탕평채 등 우리 전통음식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궁중음식을 1인 상차림으로 내니 귀하게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다. 골동반(비빔밥)은 궁중에서도 즐기던 전통 음식이다. 올리는 나물은 제철에 나는 신선한 것을 썼으며 흰색, 푸른색, 갈색 등 색색의 나물을 섞어 보기 좋게 냈다. 비빔 나물을 따로 담고 달걀지단 대신 달걀찜을 가운데 올려 부드럽게 비벼지도록 한 것이 이채로웠다. 음식 구성도 정갈하고 맛도 좋았다. 전국에서 진상한 식재료로 최고의 주방 상궁이 만든 특별한 음식만 임금님 상에 올랐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장아찌, 젓갈, 마른 찬 등 우리가 먹는 음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함께 간 가족들과 정다운 시간을 보내며 오랜 시간 전승돼 온 우리 음식의 맛과 멋을 체험하는 즐거운 자리였다. 문화재청의 2016 궁중문화축전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수라간 ‘시식공감’은 점심과 저녁, 1일 2회 차려지며 1회 60명 현장 접수할 수 있다.
- 2016-05-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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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사와 함께하는 북人북] 인생을 뜸 들이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 어린 시절 마리 퀴리 이야기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한복선(韓福善·66) 한복선식문화연구원장. 그녀는 허구의 소설보다는 사실적인 전기(傳記)를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소설보다 감동적인 실화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희망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에게 요즘 가장 강력한 희망의 기운을 주는 책은 (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저)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1997년 초판이 나오고 뉴욕타임스 19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도 올랐던 책이지만 그녀는 최근에서야 를 접했다. 올해로 93세인 고모님이 당신의 딸(한 원장의 고종사촌 언니)에게서 2년 전 선물받은 책을 다시 한 원장에게 선물한 것이다. 책에는 ‘사랑하는 엄마에게 드립니다’라는 손 글씨와 함께 고모님의 흔적이 더해져 따뜻함이 물씬 느껴졌다. “어느 날 고모님이 제게 줄 것이 있다며 부르셨어요. ‘나는 떠나야 하니 남기는 것 없이 가야겠다’며 이 책과 동의보감, 한씨 족보, 손수 쓰신 편지를 주셨죠. 자신의 모든 짐을 주변 사람들 각자의 성향에 맞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골라 주셨는데, 이 책이 제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신 거죠. 우리 고모님은 저에게 ‘매일 아침에는 희망에 살고, 낮에는 노력에 살며, 밤에는 반성에 산다’는 붓글씨도 써주셨던 분인데, 이 책을 아주 감명 깊게 읽었다며 두고두고 읽으라고 말씀하셨어요. 아니나 다를까. 정말 두고두고 제게 희망을 주고 도움이 될 만한 책이었죠.” 사랑한다면 칭찬하기 고모님의 붓글씨처럼 책에는 희망, 노력, 반성을 이끄는 메시지가 가득했다. 그녀는 책에 담긴 모든 이야기가 인생의 연륜과 경험을 쌓은 인물들의 실화라는 점에 더욱 감탄했다. 자신과 비슷한 경험,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것들, 이제부터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다짐 등을 떠올리며 책을 읽는 내내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배움과 가르침을 위한 수프’의 한 이야기다. 미네소타 주 성모 마리아 학교의 므로슬라 수녀는 반 아이들에게 급우들의 이름을 백지에 모두 적게 한 뒤, 그 이름 옆에 자기가 생각하는 그 학생의 좋은 점과 훌륭한 점들을 적게 했다. 그리고 다른 종이에 친구들이 말한 그 아이의 장점들을 모두 기록해 다시 나누어 주었다. 훗날 베트남에서 전사한 한 아이의 지갑에서 자신의 장점이 적힌 종이가 나왔는데, 놀라운 것은 그의 장례식장에 온 다른 학생들도 저마다 그 종이를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오래된 종이 한 장을 인생의 보물처럼 여기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난 한 원장은 옛 추억이 떠올랐다. “중학교 때 교생 선생님께서 우리 반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적은 뒤 각자 사귀고 싶은 친구를 화살표로 그어보라고 하셨어요. 그때 많은 친구가 제게 화살표를 줬는데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죠. 이것에서 한 단계 발전된 것이 책에 나온 장점 종이가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칭찬’의 힘을 믿어요. 칭찬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집중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표현이에요. 사실 저는 엄마(궁중음식의 대가 고 황혜성 교수)에게 ‘엄마는 훌륭해’, ‘예뻐’, ‘사랑해’ 이런 말들을 마음에만 간직하고 표현은 못 했어요. 후회를 안 하는 성격인데 그건 정말 후회로 남더라고요. 그래서 딸들에게 ‘너희도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나도 칭찬 좀 해줘’라고 말하곤 하죠.” 묵은지보다는 ‘젊음 겉절이’ 한 원장은 2013년 첫 음식 시집 ‘밥 하는 여자’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음식 시집 ‘조반은 드셨수’를 펴냈다. 음식 시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의 제목과 내용은 모두 음식과 연관돼 있다. 그녀는 음식의 역사와 조리법, 개인적인 추억까지 담아 100년 후에 시집을 보았을 때 우리 음식의 역사와 사회상을 엿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깍둑깍둑’, ‘댕강댕강’, ‘호물호물’ 등 아름다운 우리말이 어우러진 그녀의 시들 중에서 ‘젊음 겉절이’라는 시가 눈에 띄었다. “나도 노인이지만 우리 노인들은 표정이 너무 근엄해요. 무섭기도 하고. 어찌 보면 너무 어른답게 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 노인을 비유하는 단어로 ‘묵은지’를 많이 쓰죠. 하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아요. 묵은지처럼 내가 이렇게 묵었으니 너희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식의 가르침보다는 늘 싱싱한 겉절이를 담가 젊은이들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도 김치나 젓갈을 넣은 겉절이처럼 전통은 전수하지만 오렌지주스를 넣은 겉절이도 괜찮으니 각자 자신만의 겉절이를 담가보라고 하죠. 저 역시 새롭고 싱싱한 나만의 겉절이를 담가서 묵은 훈계보다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공유하려고 해요.” 뜸이 잘 든 차진 인생을 위하여 ‘어둡고 무거운 더듬고 가는 안개 속 세상/ 맛있게 살려고 뜸 들여 가지만/ 다 익지도 못하고 우리 설컹히 가는구나’ 그녀의 시 ‘뜸 들이다’의 마지막 연이다. 뜸을 잘 들여야 인생이 맛있어진다는 그녀. 한 원장의 인생 뜸도 잘 들여지고 있을까? “우리는 아직도 철들지 못하고 인생을 살아가고 있잖아요. 다들 뜸 들이고 있는 과정이죠. 뜸이 다 들고 익으면 성인(聖人)이 되겠지만, 아마 우리는 이 삶이 끝나고 뚜껑을 열었을 때 그 뜸이 잘 들었는가를 알 수 있을 거예요. 사람은 누구나 사사로운 고민과 걱정에 휩싸이게 되잖아요. 아주 작은 일로도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기도 하고요. 그것은 결국 나의 수양이 부족해서죠. 세상에 번잡하고 화나는 일이 얼마나 많겠어요. 하지만 그런 것을 다 내뱉는 것은 오히려 피곤해요. 다른 쪽으로 해소하는 방법이 필요하죠. 저는 그런 것들을 시로 쓰거나 그림을 그리며 뜸을 들이는 편이에요. 지금은 나이도 있으니 저도 뜸이 한 70%는 들었겠죠. 나머지 푹 익히고 싶은 30%는 시와 음식,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채워 가면 되지 않을까요?”
- 2015-09-26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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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도장터관광열차로 1석 3조 혜택 "누려~"
- 전통시장에서 장도 보고 그 지역의 관광지도 함께 여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레일은 중소기업청과 함께 전국 팔도 대표 전통시장으로 떠나는 ‘팔도장터관광열차’를 운행한다고 13일 밝혔다. 팔도장터관광열차는 19일(토)부터 남원공설시장을 비롯해 전국 11개 시장으로 총 50회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열차가 지역 관광지에 도착하면 각 시장에서는 장터체험, 이벤트 및 특판 행사 등 다양한 행사도 선보인다. 관광객들은 팔도장터관광열차로 경제적으로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레일과 중소기업청이 열차 운임, 관광버스, 관광지 입장료, 문화관광해설사 등의 비용을 일부 지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5000원)도 모든 고객에게 무료로 지급한다. 아울러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금액의 30%(100만원 한도)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사용액과 별도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열차는 19일(토) 남원공설시장에 이어 다음 달 10일(토) 안동구시장, 11일(일) 강경젓갈시장으로 떠난다. 이후 운행일정은 코레일관광개발 홈페이지(www.korailtravel.com)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문의는 서울역여행센터(02-3149-3333), 용산역여행센터(02-2639-3638), 코레일관광개발(1544-7755)
- 2014-04-14 10:51